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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월 새 학기부터 전국 초·중·고등학교에서 수업 중 학생의 스마트폰 사용이 법적으로 원칙 금지된다. 교실 내 스마트기기 사용을 둘러싼 갈등이 반복돼 온 만큼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는 긍정적 평가도 나오지만, 세부 운영을 학교 자율에 맡기면서 현장 혼선과 민원이 오히려 늘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제20조의5 신설)에 따른 것이다. 법은 수업 중 스마트기기 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수거·보관 방식과 쉬는 시간 사용 여부 등 구체적인 운영 기준은 학교 학칙으로 정하도록 했다. 교육부는 학칙 정비를 위해 8월 31일까지 유예기간을 뒀으며, 그 전까지는 학교장 결정에 따를 수 있도록 했다. 예외 규정도 포함됐다. 장애 학생 등 특수교육이 필요한 경우 보조기기 활용을 허용하고, 교육적 목적이나 긴급 상황 대응 등 필요 시 교원의 판단에 따라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문제는 ‘학교 자율’이 곧바로 학교별 규정 차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미 현장에서는 쉬는 시간 사용을 허용할지, 전원을 끄고 개인 보관할지, 담임이 일괄 수거할지 등을 두고 학교마다 기준이 엇갈리고 있다. 서울 A중학교 B교사는 “수업 중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는 것 자체는 동의하지만, 쉬는 시간까지 어디까지 제한할지를 두고 학교마다 갈릴 수밖에 없다”며 “학생들이 ‘옆 학교는 되는데 왜 우리는 안 되냐’고 하면 결국 교사가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교총이 지난해 12월 전국 153개 초·중·고교 사례를 조사한 결과, 모든 학교가 수업 중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고 있었지만 운영 방식은 제각각이었다. 쉬는 시간 등 수업 외 시간 사용을 허용한 학교는 85개교(55.6%), 금지한 학교는 68개교(44.4%)였다. 휴대전화 소지를 허용한 147개교 가운데 일괄 수거 방식은 90개교(61.2%), 개인 보관 방식은 57개교(38.8%)로 나타났다. 교사들은 법 시행 이후 갈등이 더 커질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경기 C고등학교 D교사는 “휴대전화를 제출하라고 하면 공기계나 서브폰을 숨겨오는 학생들도 있다”며 “단속 과정에서 교사와 학생 간 마찰이 더 잦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수거·보관 과정에서 분실이나 파손 문제가 생길 경우 책임 소재가 불명확하다는 점도 부담으로 꼽힌다. 교총은 “정부가 원칙만 세우고 실행 책임은 학교에 떠넘겼다”며 표준학칙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학교 자율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마다 여건이 달라 세부 표준 학칙안을 일괄 마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수업 중 스마트기기 사용 금지는 법령에 명시된 원칙인 만큼 기본 방향에서 큰 혼선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예외 규정까지 지나치게 세부적으로 명시하면 학교장과 교원의 생활지도 권한과 재량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교육부는 현장 지원을 위해 스마트기기 관리 유형별 학칙 예시안을 마련해 2월 말까지 배포할 방침이다. 전원 차단 후 가방 보관, 비행기 모드 유지, 분리 보관함 활용 등 다양한 방식이 포함될 예정이다.
포트폴리오의 시대다. 대학 졸업장 하나로 다 해결되던 세상은 지났고, 이젠 진학하는 데도 자신의 노력과 역량을 증명할 자료가 필수다. 이런 흐름 속에 등장한 것이 바로 디지털 배지.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위변조가 어렵고, 종이 서류에 비해 발급, 관리가 편하다. 배지 수집 과정에서 느끼는 성취감도 높아 교육부에서는 2023년 직업계고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해, 대학과 초·중등 교육은 물론, 성인·평생교육과 교원 연수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엔에프타임(대표 박민기·사진)의 '써티'는 이 분야에 도전하는 젊은 스타트업이다. 짧은 업력에도 세계 표준(1EDTECH)과 교육부 규격에 맞는 디지털 배지로 고려대, 인하대 등 대학 기관과 충북교육청, 초·중등학교, 지자체, 기업 등에서 만만찮은 실적을 쌓았다. 써티의 가장 큰 장점은 업무 편의성이다. 대량의 각종 증명서 발급과 전달이 데이터 업로드와 클릭 몇 번이면 끝난다. 종이 수료증 발급 시 케이스 제작, 문서 인쇄, 발송 등 신경 쓸 일이 많은 것과 대조된다. SNS나 이메일 전송으로 업무가 마무리되니, 찾아가지 않은 상장이나 수료증 더미가 학교 사무실 공간을 점거할 일도 없다. 참가자 모집부터 프로그램 안내, 명단 관리, 디지털 배지 발급, 후속 관리로 이어지는 연계 시스템 구축도 가능하다. 단순한 이미지가 아닌 블록체인이므로 위변조를 예방할 수 있고, 발급 내역이 DB화 되어 관리가 편하다. 발급 후 오류가 발견된 경우엔 즉각적 회수나 재발급이 가능하다. 비용도 줄어든다. 디지털 배지 발급 비용은 건당 100원 정도로, 상장이나 수료증 등을 케이스에 담아 전달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다. 엔에프타임은 행정 비용을 최대 82%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디지털 배지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낯설어 보일 수 있다. 특히 기성세대는 더 야속하게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디지털 배지의 정보를 종이 상장, 수료증 형태로 출력하는 기능을 넣었다. 박민기 대표는 이런 생소함의 문제는 오래지 않아 해소될 것으로 봤다. 특히 젊은 세대는 스팀, 구글 플레이 등 게임 플랫폼을 통해 배지 문화를 이미 경험해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재밌어한다는 설명이다. 디지털 배지는 받는 사람에게도 장점이 많다. 우선, 특정 단계에 올라서거나 결과를 낼 때마다 개성 있게 디자인된 배지를 쌓아가는 재미가 있다. 사용자 반응에 민감한 게임 업계에서 일찍이 배지 개념을 도입한 이유다. 경력 관리 면에서도 여러 기관에서 거둔 성취를 한곳에 깔끔하게 모아볼 수 있고, 자소서나 학생부, 이력서에도 바로 첨부할 수 있다. 써티는 사용자가 축적한 경험을 쉽게 잘 표현할 수 있도록 디지털 배지 기반의 AI 문장 자동 생성 기능도 추가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써티를 ‘책장 안에서 잊혀가는 노력의 정수와 추억을 꺼내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라고 소개했다. 그는 “최근 교육부에서 추진하는 디지털 배지 확산 사업에 따라 교육 인증 방식이 바뀌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가 교육 현장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하는 데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 종이 증명서를 대신하는 것을 넘어, 교직원에게는 쉽고 편리한 업무 경험을, 학생들에게는 노력의 결실을 쌓아가는 성취감을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학교 인근에서 혐오 표현동반집회·시위가 반복되면서 학생들의 학습권과 정서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교육환경보호구역이라는 제한된 공간임에도 현행 법 체계로는 이를 효과적으로 규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교육당국과 경찰 간 협력체계 구축과 관련 법률 정비가 시급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12일 발간한 현안분석 보고서 ‘교육환경보호구역에서 ‘혐오집회’ 규제, 어떻게 가능한가?’를 통해 교육환경보호구역에서 혐오집회 문제를 어떻게 규율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입법·행정적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최근 일부 학교 인근에서 특정 집단을 비하하거나 적대감을 조장하는 집회가 이어지며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학생들이 통학 과정에서 혐오적 문구와 구호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정신적 충격을 받을 수 있고, 수업 분위기나 학교 운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보고서는 집회·시위의 자유가 헌법상 기본권이라는 점에서 규제 논의가 자칫 과도한 제한으로 흐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회의 자유는 원칙적으로 보장돼야 하지만, 학생 보호라는 공익이 명확히 충돌하는 경우에는 제한 가능성도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다. 보고서는 “집회·시위의 자유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핵심적 기본권”이라며, 규제 입법은 명확성과 비례성을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현행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 학교 주변 집회로 학습권 침해 우려가 발생할 경우 학교장의 요청을 근거로 경찰이 집회 금지 또는 제한을 통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해당 규정이 충분히 작동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학교가 집회 신고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하거나 경찰과 교육당국 간 협조 체계가 미비해 제한 통고가 늦어지는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학교 현장에서는 “집회가 신고된 사실조차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규제 강화를 위해 법률 개정뿐 아니라 실무적 보완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경찰과 교육청, 학교가 집회 신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 사전 대응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교육환경보호구역 내 집회가 예정된 경우 교육청이 이를 조기에 파악하고 학교에 통보할 수 있어야 하며 필요할 경우 학교장이 경찰에 금지 또는 제한을 요청할 수 있도록 절차를 구체화해야 한다는 제안이 담겼다. 또한 보고서는 교육환경보호구역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 개정 가능성을 검토했다. 학교 주변 유해시설을 규제하는 기존 법 체계만으로는 혐오집회와 같은 사회적 갈등 상황을 직접적으로 다루기 어렵기 때문에교육환경 침해 요소에 집회·시위 문제를 어떻게 포함할지 입법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보고서는 교육환경보호구역만을 별도로 규제하는 방식이 근본 해법이 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혐오 표현과 혐오 선동의 문제는 학교 주변에 국한되지 않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혐오집회 자체를 규율할 수 있는 사회적·법적 기준 정립이 병행돼야 한다는 취지다. 끝으로 보고서는 해외 사례를 언급하며 다수 국가에서는 혐오 표현 자체를 법률로 제한하거나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폭력 선동을 엄격히 규제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혐오집회가 학교 앞에서 벌어지기 전에 이미 사회적 규범과 법적 장치에 의해 제어될 여지가 크다는 것이다. 김범주 국회입법조사처입법조사관은 “교육환경보호구역에서의 혐오집회 문제는 학습권 보호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경찰과 교육당국 간 정보 공유 시스템을 구축하고, 집회 제한 요청 절차를 명확히 하는 등 입법적·행정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12일 ‘2026년 학생맞춤통합지원(학맞통) 체계 구축계획’을 발표하고 관리자 중심 운영, 기존 위원회 통폐합 등 재구조화, 지역마다 ‘학맞통센터’ 설치 등 계획을 공개했다. 한국교총은 즉시 입장을 내고 이라고 전면 재설계를 요구하고 나섰다. 교총은 “방향성에는 공감하나 학교의 일차적인 책임과 역할만 강조하면서, 현장 요구 대책인 시·도교육(지원)청을 중심으로 한 외부 전문기관 주도의 실효성 있는 지원 방안은 제대로 드러나 있지 않다”며 “공교육 붕괴를 가속화하는 정책”이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이번 계획의 핵심 쟁점은 학교와 담당 인력의 역할 범위 설정 문제인데, 교육부는 전담 인력이나 보조 인력에 대한 구체적 지원 방안 없이 ‘관리자 중심의 협업 구조’라는 모호한 로드맵만 제시하면서 현장의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교총은 “이미 관리자가 총괄·조정을 수행하는 상황에서 추가 지원 없이 구성원의 협업만을 강조하는 것은 결국 교사들에게 서로 업무를 미루게 만드는 고통을 강요하는 것이자, 학교 공동체를 파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존 체계의 재구조화 과정’도 새로운 행정부담으로 떠오르고 있다. 학맞통 자체가 기존 사업을 통합·재구조화하는 과정이라 하더라도 위원회 정비, 역할 재설정, 운영 절차 마련 등을 ‘알아서 하라’는 식은 현장 피로도만 높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 상반기부터 적용해야 하는 ‘학교 내 논의 절차 마련’ 지침에 대해서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또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빠졌기 때문이다. 고위기 학생 지원을 위한 교육지원청 및 외부기관 연계 역시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교육지원청과 지자체 주도의 실질적인 관리와 지원 등 학교밖 지원체계 작동의 명확성이 핵심이지만 이 역시 확실치 않다는 것이 현장 목소리다. 교총은 “학교는 위기 학생을 조기에 ‘발굴하고 의뢰’하는 역할에 집중하고, 진단·치료·복지 등 전문적 영역은 국가와 지자체, 교육청이 전담하는 시스템으로 재설계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주호 교총 회장은 “이미 학교는 과도한 행정업무로 신음하고 있는데, 이번 계획은 학교에 행정기관의 역할에 이어 복지기관의 업무까지 얹어놓은 꼴”이라며 “도대체 교사들이 어떻게 아이들의 배움과 성장에 집중하라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학맞통이 학교에 무한 책임을 지우는 민원처리기관이나 복지센터로 전락시키는 정책으로 남아서는 안 된다”면서 “체제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라면 그에 걸맞게 학교의 운영 현실을 반영한 명확한 역할 구분과 지차제·교육청에서 제대로 운영하기 위한 충분한 대책을 먼저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생님 말씀하고 우리 아이 말이 다르네요.” 전화기 너머로 학부모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학교에서 저희 아이만 자주 혼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안 좋네요.” 학교의 설명에 선뜻 동의하지 않는 학부모를 만나면 교사는 당황합니다. "아, 제가 말씀드리려 했던 건 이런 의미였는데, 어머님께서는 다르게 받아들이시는 것 같네요”하는 난처한 상황이 생깁니다. 학교와 학부모 사이에 신뢰가 부족한 경우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과거의 부정적 경험, SNS에서 본 학교 갈등 사례, 또는 다른 학부모에게서 들은 이야기들이 쌓여서 학교에 대한 불신이 만들어집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일반적인 접근법으로는 통하지 않습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불신의 근원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어머님께서 학교를 신뢰하기 어려우신 이유가 있으실까요?”직접 물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과거에 다른 학교에서 부정적인 경험이 있었는지, 이번 일과 비슷한 일을 겪은 적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불신 원인 파악이 시작 어떤 학부모는 자신이 학창 시절 겪은 부당한 대우를 떠올립니다. "어렸을 때 선생님한테 억울하게 혼난 적이 있거든요”처럼 이야기하지요. 또 어떤 학부모는 첫째 아이를 키우며 학교와 갈등을 겪은 경험이 있어서 둘째를 키우면서도 그 기준으로 학교를 바라봅니다. 이런 과거 경험이 현재 상황에 겹쳐지면 불신은 증폭됩니다. 이렇듯 불신의 뿌리를 알면 대응 방향이 보입니다. 많은 경우, 학부모의 불신은 아이를 제대로 봐주지 않는다는 불안에서 옵니다. 이럴 때는 아이에 대한 구체적인 관심을 갖고 지도하고 있음을 분명하게 이야기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지난주 목요일 미술 시간에 민지가 정말 집중해서 그림을 그리더라고요”, "오늘 아침에 친구를 도와주는 모습을 봤습니다”등 구체적인 날짜와 상황을 말하면 학부모는 ‘이 선생님은 우리 아이를 보고 있구나’라고 느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소한 것들도 메모해두는 습관이 필요하겠지요. 다음은 투명하게 모든 것을 공개하는 것입니다. 신뢰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학교가 뭔가 숨기는 게 있다는 의심이 생기기 쉽습니다. "이 부분은 제가 직접 보지 못해서, 다른 학생들의 진술을 들었습니다”, "이건 중립적인 의견으로 말씀드린 것입니다. 아이가 잘 자라주고, 학교에서 잘 지내주길 기대하는 마음에서 말씀드렸습니다”처럼 부드러우면서도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오히려 신뢰를 만듭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증거를 함께 확인하는 것입니다. "어머님, 제 설명만으로는 부족하실 것 같아서 관련 자료를 보여드리겠습니다.”학생 관찰 기록, 다른 학생들의 진술, 상황이 발생한 시간과 장소를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때 다른 학생의 익명을 보장하되,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한 이후 말하고 있음을 설명하는 것이 좋습니다. 교사의 말만 믿으라고 하지 말고, 구체적인 자료를 보며 사실을 확인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여기 제가 관련해서 기록했던 내용입니다. 3교시 쉬는 시간, 복도에서 두 학생이 다투는 것을 목격했고, 당시 옆에 있던 세 명의 학생이 같은 내용을 진술했습니다.”이렇게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학부모도 교사가 학생에 대한 편견 없이 중립적으로 말하는 것임을 알게 됩니다. 신뢰를 회복할 방법을 함께 찾는 것도 중요합니다. 학부모와의 작은 약속을 지키는 것부터 시작이지요. "내일 아침 등교 시간에 아이 상태를 확인하고 문자 드리겠습니다”, "이번 주 금요일까지 관찰해보고, 학급에서 관계적인 문제가 없이 잘 지내는지 정리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처럼 구체적인 약속을 하고 지키는 것입니다. 소통 통해 신뢰 쌓아야 학교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학부모는‘또 안 지키겠지’라고 하기 쉬운데, 한 번, 두 번, 세 번 약속을 지키면‘아, 이 선생님은 말한 대로 하시는 분이구나’라고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큰 신뢰는 이런 작은 약속들이 쌓여서 만들어집니다. 일관성을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번 주에 했던 말과 다음 주에 하는 말이 다르면,‘역시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이 더 강해집니다. 학생이나 학부모에 대한 말에서 같은 기준, 같은 원칙을 계속 유지해야 합니다. "저번에는 괜찮다고 하셨잖아요”,“저번에는 안 된다면서요”라는 말을 듣지 않으려면, 처음부터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고 그것을 지켜야 합니다. 학부모의 불신을 완전히 해소할 수 없을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어머님께서 학교를 믿지 못하시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아이를 위해서는 가정과 학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를 목적에 둔다면 협력할 수 있지 않을까요?”라고 말합니다. 완전한 신뢰가 아니어도, 아이를 위한 협력은 가능합니다. 학교와 신뢰가 부족한 상황에서 교사는 지치고 힘듭니다. 하지만 그 불신 뒤에는‘내 아이가 소외되면 어떡하지’라는 불안이 있습니다. 이런 불안을 이해하고, 투명하게 소통하고, 작은 약속을 지키며 천천히 신뢰를 쌓아가는 것.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것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김성효 전북 군산동초 교감 상처받지 않으면서 나를 지키는 교사의 말 기술 저자
중대재해처벌법 공포 이후 주민 개방을 꺼리며 ‘문을 걸어 잠근’ 학교 수영장과 체육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이른바 ‘학교안전 3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추진된다. 학교시설 개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 책임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전문기관 중심의 예방형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조정훈 간사(국민의힘)은 11일 학교와 주민이 함께 사용하는 학교 실내 수영장과 체육관 등 체육시설의 안전관리 체계를 처벌 중심이 아닌 예방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비롯한 학교 안전 관련 3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현행 중대재해처벌법은 공중이용시설 범위에서 교육시설을 제외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가 주민에게 개방하는 실내 수영장과 체육관 등 실내 체육시설이 교육시설 제외 대상에 포함되는지 여부가 법문상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 때문에 주민이 안전사고를 당할 경우 학교장이 중대재해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현장의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체육시설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학교 체육관이 지역주민의 생활체육과 건강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으며 교육부가 추진 중인 수영장·체육관 등 학교복합시설 사업 역시 중대재해처벌법 해석 논란이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조 간사가 대표발의한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안은 중대시민재해 요건인 공중이용시설 범위에서 제외되는 교육시설에 학교가 학생 또는 교직원 외 주민에게 개방하는 실내 체육시설을 포함한다는 점을 명확히 규정했다. 이를 통해 학교 체육시설 개방을 장려하려는 목적이다. 함께 발의된 ‘교육시설 등의 안전 및 유지관리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교육시설 안전관리 체계를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재편하는 내용을 담았다. 개정안은 현행 ‘한국교육시설안전원’을 ‘교육시설관리공단’으로 전환해 학교시설 개방·운영, 유지관리, 폐교 활용, 시설정보 통합관리 등 교육시설을 종합 관리하는 전문기관으로 재편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교육감이 교육시설 안전 및 관리 사업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전담기관을 지정·운영할 수 있도록 해 개별 학교에 책임이 집중되는 구조를 개선하고 안전관리의 전문성을 강화하도록 했다. ‘지방공기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지방공기업 사업 적용 범위에 교육시설 안전 및 유지관리 사업을 추가하는 것이 핵심이다. 교육감이 지정한 전담기관이 전문적 안전관리를 수행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함으로써 학교시설 개방 확대와 복합화 등 환경 변화에 보다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다. 해당 법안은 교육시설법 개정안과 연계된 구조로 함께 추진된다. 조정훈 간사는 “학교 체육관 개방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하지만 많은 교장 선생님들은 시설 개방에 따른 안전사고, 민원, 소송 등 책임 부담을 크게 느껴 개방을 꺼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입법을 통해 학생과 교육을 책임지는 자리에 주민 안전사고에 대한 과도한 부담까지 얹지 않도록 한 것”이라며 “개별 학교가 아닌 전문기관이 체계적으로 안전을 관리하고 학교는 교육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BS가 수능 연계교재 ‘수능특강’을 eBook으로 전 과목 발행하고, 문항별 해설과 강의를 한 번에 제공하는 통합 서비스를 시작한다. 종이 교재 중심 학습에서 디지털 기반 학습으로 이동하는 흐름 속에서, 수험생들의 학습 편의성과 비용 부담을 동시에 낮추겠다는 취지다. EBS는 12일부터 ‘2027학년도 수능특강’ 전 과목 eBook을 발행하고, 채점 서비스와 문항별 해설·강의 연계 기능을 포함한 고도화 서비스를 본격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eBook 서비스의 핵심은 ‘문항별 원스톱 서비스’다. 교재에 수록된 문항 코드를 터치하면 정답과 해설은 물론, 해당 문항과 연결된 EBSi 강의까지 즉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수험생들이 문제를 풀다 해설지를 따로 찾거나 강의를 검색해야 했던 과정을 줄여 학습 흐름을 끊기지 않게 하겠다는 설명이다. 강의에는 국어 윤혜정, 수학 정유빈, 영어 주혜연, 한국사 김준우, 사회탐구 박봄, 과학탐구 김청해 등 주요 영역 대표 강사진이 참여했다. EBS는 문항 단위로 필요한 강의만 선택해 학습할 수 있어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채점 기능도 새롭게 도입됐다. 수험생이 eBook에서 답안을 입력하면 성적을 확인하고 학습 상태를 관리할 수 있도록 했으며, UI·UX도 개선해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학생들의 사용성을 높였다고 밝혔다. 구독 모델도 강화했다. EBS는 교재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달 28일까지 ‘첫 달 990원’ 이벤트를 운영한다. 월 최대 1만5900원 수준의 구독 상품을 990원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한 ‘2027 수능패스’ 구독권을 통해 2026년 11월 19일 수능일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EBS는 해당 상품이 월간 구독 대비 최대 26%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구독 이용자는 수능특강뿐 아니라 5월 출간 예정인 수능완성, 모의고사 시리즈 등 EBS 교재 500여 권을 제한 없이 열람할 수 있다. 필기 환경 연동도 확대됐다. EBS는 대표 필기 앱인 굿노트(Goodnotes), 국내 에듀테크 플랫폼 스콘(SCONN)과의 연동 기능을 강화해, 별도 PDF 변환 과정 없이도 익숙한 필기 앱에서 교재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EBS 관계자는 “수능 개편 전 현행 교육과정으로 치러지는 마지막 시험인 만큼, 수험생들이 문항 단위의 세밀한 학습 기능과 합리적인 구독 모델을 통해 효율적으로 입시를 준비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며 “고도화된 eBook 서비스를 통해 교육 격차 해소와 공교육 보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2027 수능특강’ eBook 및 구독 서비스 관련 정보는 EBS 교재사이트와 공식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교육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영역 등 절대평가 출제위원 중 교사 비중을 절반 수준으로 늘리고, 현직 교사의 난이도 점검 역할을 추가한다. ‘교육평가·출제지원센터’ 설립 추진에 이어 ‘인공지능(AI) 활용 영어 지문 생성 시스템’도 개발된다. 교육부는 2026학년도 수능 영어 난이도 조절 실패 관련 원인과 관련해 지난해 12월 파악한 내용을 바탕으로 이와 같은 개선 방안을 11일 발표했다. 당시 수능 영어 1등급 비율은 역대 최저인 3.11%로 고난도 문항의 난도가 지나치게 높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영어 영역 1~3등급 비율과 평균 점수는 2025학년도 수능과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수능 출제·검토위원 섭외부터 출제·검토까지 전 과정을 조사한 결과 영어 영역은 출제 과정에서 타 영역 대비 지나치게 많은 문항이 교체됐다. 지문 전체 교체 기준으로 총 19문항으로, 국어 1문항과 수학 4문항에 비해 상당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난이도 점검 등 후속 절차에 연쇄적인 차질로 이어졌다는 것이 교육부의 판단이다. 이 과정에서 검토위원의 의견도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 교육부는 향후 안정적인 출제 난이도를 유지하기 위해 우선 영어 등 절대평가 영역은 교사 출제위원 비중을 50%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수험생의 학업 수준을 충분히 반영한 적정 난이도 출제를 위해 결정됐다. 출제위원 중 교사 비중(나머지는 교수 등으로 구성)이 45%인데 비해, 영어 영역은 33%에 그쳐 수험생의 실제 학업 수준을 반영하여 출제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출제·검토위원 선발 과정에서 역량 및 전문성에 대한 검증이 부족했던 것으로도 확인됐다. 2025학년도 수능부터 공정성 확보를 위해 수능 출제·검토위원은 수능 통합 인력풀에서 무작위 추출하는 방식으로 위촉하고 있지만, 전문성에 대한 심층적인 검증 부족이 출제 안정성을 저해한 요소로 분석됐다. 출제·검토위원 선발 시 무작위 추출 방식은 유지하되, 인력풀 중 무작위 추출된 인원 내에서 수능·모의평가·학력평가 출제 이력, 교과서·EBS 교재 집필 이력 등을 면밀히 확인해 전문성을 심층적으로 검증할 수 있도록 변경된다. 시·도교육청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 출제위원의 인력풀 명단도 포함될 전망이다. ‘영역별 문항 점검위원회’도 통합·신설되고, 현직 교사로 구성돼 교육과정 외 출제 여부 점검 중심 역할인 ‘수능 출제점검위원회’에 난이도 점검 역할이 추가된다. 또한 수능 출제 때 민간 숙박시설 임대 문제가 안정적인 출제 환경 조성을 저해한다는 판단하에 ‘교육평가·출제지원센터’가 설립된다. AI 활용 영어 지문 생성 시스템도 개발해 출제 소요 시간 단축, 난이도 예측, 유사 문항 검토 등에도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추진된다.
후학교 운영이 부진한 지역일수록 교육부 특별교부금 지원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재정지원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취약지역의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마련된 재정이 오히려 지역 간 격차를 확대하는 구조로 굳어지고 있다는 비판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부산 서구·동구)은 10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방과후학교 운영현황 및 최근 5년간 지역교육현안 수요 특별교부금 배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방과후학교 운영 하위권 학교가 위치한 지역 상당수가 평균 이하의 특별교부금을 지원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곽 의원 분석에 따르면 광역단체별 방과후학교 운영 하위 10개교가 위치한 102개 기초자치단체 중 특별교부금 교부 규모가 평균보다 낮은 지역은 60개로 절반을 넘었다. 최근 5년간 방과후학교 운영 상위 10개교가 위치한 지역의 평균 특별교부금은 239.9억 원이었으나 하위 10개교가 위치한 지역은 155.2억 원에 그쳤다. 특히 인구감소지역과 농어촌지역이 포함된 광역단체일수록 격차가 더 크게 나타났다. 인구감소지역이 포함된 광역시 가운데 부산·대구·인천은 방과후학교 운영 하위지역의 특별교부금 규모가 상위지역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부산은 하위지역 교부금이 상위지역의 45% 수준이었고, 대구는 52%, 인천은 67%로 집계됐다. 도 단위 지역에서는 격차가 더욱 심각했다. 강원과 전북은 하위지역 교부금이 상위지역의 18% 수준에 불과했고, 경북은 34%, 경남은 41%, 충남은 66%, 충북은 79%, 전남은 83%로 나타났다. 교육 인프라가 취약한 지역일수록 재정지원에서도 불리한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별교부금을 단 한 차례도 받지 못한 지역도 확인됐다. 부산 서구, 경남 하동, 경남 합천, 대구 군위는 인구감소지역이면서 도서·벽지 지정학교가 위치한 지역임에도 최근 5년간 지역교육현안수요 특별교부금이 ‘0원’이었다. 교육 인프라 확충이 시급한 취약지역이 재정지원에서 배제됐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간 교부 규모 편차도 컸다. 최근 5년간 평균 교부금이 적은 지역으로는 충북 청원(0.1억 원), 경북 울릉(0.5억 원), 광주 화순(0.7억 원), 충북 옥천(0.8억 원), 인천 서구·계양(1.1억 원), 경남 산청(1.3억 원), 충북 증평(1.4억 원), 경남 거창(1.5억 원), 전남 강진(1.5억 원), 전남 신안(1.6억 원) 등이 포함됐다. 반면 교부금 규모가 큰 지역은 경남 창원(204억 원), 부산 부산진(198억 원), 경북 안동(190억 원), 경기 수원(174억 원), 전북 전주(162억 원), 강원 춘천(139억 원), 충북 청주(126억 원), 대구 수성(108억 원), 대전 서구(106억 원), 경기 용인(103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특별교부금은 방과후학교 운영 실적과 직접 연동되는 재원은 아니지만, 교육여건 개선과 지역교육 현안 해소를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이번 분석 결과는 교육 취약지역을 보완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진다. 특히 인구감소지역은 교육여건 악화가 정주여건 저하와 인구 유출로 이어질 수 있어, 취약지역을 우선 고려하는 재정 배분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곽 의원은 “교육여건이 열악한 지역일수록 재정지원에서도 배제되는 이른바 ‘교육재정 역배분’ 현상이 확인됐다”며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마련된 특별교부금 제도가 본래 취지와 달리 지역 간 교육격차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별교부금이 실제 교육 수요보다 사업 발굴 여부나 행정 여건 등에 따라 배분되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동일 광역단체 내에서도 교부금 규모가 크게 차이 나는 만큼, 교부 기준과 평가 방식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여당이 광역 단위 행정통합 특별법 처리를 서두르는 가운데, 교육계에 미칠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국회에서 제기됐다. 행정통합이 교원 인사 이동 범위 확대와 교육재정교부금 체계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교사·학부모·학생 등 교육 주체 의견을 반영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간사인 조정훈 의원(국민의힘)은 1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교육은 실험 대상이 아니다”며 행정통합 추진 과정에서 교육현장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의견 수렴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지역이 통합되면 광주에서만 근무하던 교사가 전남 도서 지역이나 원거리 지역으로 발령받을 가능성도 현실이 된다”며, 행정구역 통합이 곧바로 교원 인사 체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전교육청에 입사한 교사가 충청남도의 섬으로 발령받을 가능성도 현실이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행정통합 이후 교육재정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했다. 조 의원은 “행정통합 이후 교육재정교부금 체계가 바뀔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재정 구조 변화는 학교 현장의 여건 변화로 이어지고, 그 영향은 결국 학생들의 교육 환경과 학습권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특히 행정통합 논의 과정에서 교육 당사자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회와 정부는 교사 당사자들의 의견을 제대로 듣고 있나”라며 “형식적인 공청회 한 번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은 2월 내 행정통합 관련 법률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속도를 내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0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광주·전남, 대전·충남, 대구·경북 등 광역 단위 행정통합 관련 특별법 심사에 착수했다. 조 의원은 행정통합이 행정 편의 중심으로 추진될 경우 교육의 안정성과 연속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교육은 행정의 편의 때문에 교육의 질을 희생시켜서는 안 된다”며, 교사·학부모·학생 등 교육 주체 의견을 충분히 듣고 교육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학생이 줄었으니 교원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교육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숫자 논리로 공교육의 미래를 재단하는 접근으로 보고 있다. 학생 수 감소는 곧바로 교원 감축으로 연결될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교육의 질을 높이고 학생 맞춤형 지원을 강화할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교육개발원, 시·도교육청 등이 참여하는 교육정책네트워크는 최근 발간한 연구보고서 ‘미래지향적 교원정원제도 개편 방안’을 통해 현행 교원정원 산정 방식이 ‘교사 1인당 학생 수’라는 단일 지표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가 차원의 정원 관리 효율성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학교 현장의 복합적인 교육수요를 반영하지 못해 지역별 격차를 심화시키는 구조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학령인구 감소를 근거로 교원 정원을 일괄적으로 줄이는 방식이 공교육의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특히 지역과 학교 규모에 따라 교육 여건이 크게 다른 현실을 지적했다. 농산어촌 소규모 학교는 학생 수가 줄더라도 학교 운영과 교육과정 편성을 위해 일정 수준의 교원이 필수적이며, 도심 지역은 여전히 과밀학급 해소와 생활지도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이런 조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학생 수만으로 정원을 줄이면, 한쪽에서는 교육과정 운영이 어려워지고 다른 한쪽에서는 과밀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는 구조가 반복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래 교육정책 수요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보고서는 고교학점제, 디지털 교육 전환, 특수교육 확대, 이주배경학생 지원 등 미래 교육정책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학생 수 감소=교원 감축’ 논리가 정책 추진 기반을 흔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학생 수가 줄었다는 이유로 교원을 감축할 경우, 교육정책은 확대되는데 학교가 이를 수행할 인력은 줄어드는 모순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다. 이해관계자 인식조사에서도 이러한 문제의식이 확인됐다. 교원들은 돌봄·안전·생활지도·정서 지원 등 학교가 담당하는 역할이 확대되고 있지만 정원 산정 기준에는 반영이 미흡하다고 응답했다. 학부모들은 학교 간 교육 여건 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으며, 국민 역시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교원 정원을 줄이기보다는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적정 정원 확보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특히 미래 교육정책이 학교 현장에 안착하려면 교원정원 정책이 단순한 감축 논리를 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배경학생을 위한 한국어교육, 특수교육 지원, 고교학점제 운영 등은 단순한 학생 수 증감과 무관하게 전문 인력 배치가 요구되는 영역이다. 디지털 교육 전환 또한 기기 보급이나 시스템 구축만으로 성과를 담보할 수 없으며, 교사가 학생 개별 학습을 지원하고 수업을 설계할 수 있는 시간과 여건이 함께 확보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연구진은 대안으로 안정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이원적 교원정원제도’ 도입을 제시했다. 전체 정원의 대부분은 학급당 학생 수 등을 기준으로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기초교원정원’으로 운영해 학교 운영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일부는 디지털 전환이나 특수교육, 고교학점제 등 정책 목표에 따라 교육청이 자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추가교원정원’으로 배정하는 방식이다. 보고서는 이를 통해 학령인구 감소 흐름을 반영하면서도, 확보된 여력을 미래 교육수요에 맞게 재배치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교원정원 논의가 단순한 숫자 조정에 머물 경우 공교육의 질적 도약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학생 수 감소로 생기는 여력을 교원 감축으로 소진할 것이 아니라, 학급당 학생 수 개선과 학생 맞춤형 성장 지원, 교육격차 해소로 연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학령인구 감소 시대일수록 교원정원은 단순 감축 대상이 아니라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재설계 대상”이라며 “학생 수 감소로 확보되는 여력을 개별 맞춤형 성장 지원과 미래 교육정책 대응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교원정원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AI는 교육 현장을 바꿀 가장 강력한 도구로 떠올랐고, 동시에 사교육비 26조 원 시대의 구조 자체를 흔들 변수로 주목받고 있다. AI교실, 성적이 달라진다는 초·중·고 전 학년을 아우르는 AI 학습법을 구체적으로 정리한 실전형 AI 활용 안내서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AI 활용법’이 아니라 ‘AI에게 어떻게 질문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초등 150개, 중등 200개, 고등 200개 등 총 550개 프롬프트 예시를 담아 학생·교사·학부모 누구나 그대로 복사해 적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초등 파트에서는 AI와 함께 동화 만들기, 영어 읽기 연습, 분수 개념 설명, 과학 실험 안전 안내 등 놀이형 학습을 제안한다. 중학생 파트는 글쓰기 지도, 발표 연습, 개념 심화, 탐구 보고서 작성 등 실제 학습 능력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고등학생 파트는 소논문 작성, 자료 조사, 데이터 분석 등 대학 수준 학습과 진로 설계까지 다루며 AI 학습을 한 단계 확장한다. 책은 AI의 장점만 강조하지 않는다. AI가 틀린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 편향과 개인정보 문제, 표절 위험 등 윤리적 활용 원칙도 함께 제시해 ‘AI를 똑똑하게 쓰는 법’을 균형 있게 다룬다. 저자 김경란(교육학자, 광주여대 교수)과 김경진(정치인, 전 국회의원)은 AI가 교사를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라 교사의 역할을 강화하는 도구라는 점을 강조한다. 결국 이 책은 “AI 시대에 성적이 달라질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교육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실행 가능한 해답을 내놓는다. 김경란, 김경진 지음, 인문공간 펴냄
이야기로 여는 교실 교실을 움직이는 스토리텔링 수업의 힘 수업에서 가장 어려운 순간은 ‘아이들의 마음을 여는 첫 장면’이다. 긴 설명보다 짧은 이야기 한 편이 교실 분위기를 바꾸는 이유다. 이야기로 여는 교실은 국어 교과서를 집필한 현직 교사가 현장에서 직접 검증한 ‘이야기 수업’의 실전 사례를 모은 책이다. 이 책은 지식을 주입하기보다 이야기를 꺼내는 순간 질문이 살아난다는 점을 강조한다. 교실에서 이야기는 단순한 재미 요소가 아니라 읽기와 쓰기로 이어지는 출발점이 된다. 구성은 총 3부로 나뉜다. 1부 ‘글쓰기를 위한 이야기’에서는 노인과 바다, 해리 포터 등 작품 탄생 비화와 한 문장이 가진 힘을 소재로 학생들의 표현 욕구를 자극한다. 2부 ‘인성을 위한 이야기’에서는 도산 안창호, 안중근 의사, 이순신 장군 등 역사 속 선택과 가치의 순간을 살펴봄으로써독자가 스스로의 삶의 태도를 돌아보게 한다. 3부 ‘수업을 위한 이야기’는 뉴턴의 사과, 라이트 형제, K푸드, K팝 등 다양한 소재를 교과와 연결해 수업의 문을 여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특히 교사 입장에서는 수업의 도입부에 활용할 만한 소재가 풍부하고, 부모에게는 아이와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가 된다. 학생들에게는 이야기를 통해 읽는 즐거움과 쓰는 재미를 자연스럽게 체험하도록 돕는 안내서 역할을 한다. 교과서 밖 수업이 막막할 때, 교실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싶을 때 이 책은 꽤 실용적인 길잡이가 될 수 있다. 김민중 지음, 책과나무 펴냄 AI교실, 성적이 달라진다 AI 시대 학습법을 제시하는 실전 가이드북 AI는 교육 현장을 바꿀 가장 강력한 도구로 떠올랐고, 동시에 사교육비 26조 원 시대의 구조 자체를 흔들 변수로 주목받고 있다. AI교실, 성적이 달라진다는 초·중·고 전 학년을 아우르는 AI 학습법을 구체적으로 정리한 실전형 AI 활용 안내서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AI 활용법’이 아니라 ‘AI에게 어떻게 질문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초등 150개, 중등 200개, 고등 200개 등 총 550개 프롬프트 예시를 담아 학생·교사·학부모 누구나 그대로 복사해 적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초등 파트에서는 AI와 함께 동화 만들기, 영어 읽기 연습, 분수 개념 설명, 과학 실험 안전 안내 등 놀이형 학습을 제안한다. 중학생 파트는 글쓰기 지도, 발표 연습, 개념 심화, 탐구 보고서 작성 등 실제 학습 능력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고등학생 파트는 소논문 작성, 자료 조사, 데이터 분석 등 대학 수준 학습과 진로 설계까지 다루며 AI 학습을 한 단계 확장한다. 책은 AI의 장점만 강조하지 않는다. AI가 틀린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 편향과 개인정보 문제, 표절 위험 등 윤리적 활용 원칙도 함께 제시해 ‘AI를 똑똑하게 쓰는 법’을 균형 있게 다룬다. 저자 김경란(교육학자, 광주여대 교수)과 김경진(정치인, 전 국회의원)은 AI가 교사를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라 교사의 역할을 강화하는 도구라는 점을 강조한다. 결국 이 책은 “AI 시대에 성적이 달라질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교육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실행 가능한 해답을 내놓는다. 김경란, 김경진 지음, 인문공간 펴냄 우리의 체육은 시가 된다 체육 수업으로 만든 특별한 시집 체육 시간은 늘 즐겁지만 수업이 끝나면 땀과 웃음만 남긴 채 금세 흩어져 버리기 쉽다. 우리의 체육은 시가 된다는 바로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기록’으로 남긴보기 드문 체육 특화 시집이다. 이 책은 체육 활동을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움직임 예술’로 바라보며 대구월배초 움직임 예술창작동아리 꿈나무 시인 15명의 학생들이 직접 경험한 감정과 생각을 시로 빚어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학생들은 뛰고 넘어지고 웃고 숨이 차오르는 순간을 그대로 붙잡아 교실에서만 가능한 생생한 언어로 표현했다. 특히 IB 학교에서 진행된 학생 주도 탐구 활동을 기반으로, 체육 수업을 ‘무엇이 되는 경험’으로 확장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아무것도 안 쓰면 아무것도 없지만, 무엇인가를 쓰면 무엇인가가 남는다”는 메시지처럼, 체육이라는 순간을 추억이 아닌 작품으로 남긴 시도다. 목차 또한 흥미롭다. 3월부터 12월까지 한 해의 체육 활동을 따라가며 ‘힘들어도 좋은 체육’, ‘체육대회’, ‘생존수영’, ‘농구’, ‘사과’, ‘가족 사랑’ 등 아이들의 생활과 감정이 그대로 녹아 있다. 체육을 통해 길러진 몸과 마음이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눈으로 이어지고, 그 경험이 시가 되어 남는 과정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학생들의 땀방울이 흩어지지 않고 한 권의 책으로 엮였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가 깊다. 대구월배초 월배글배 지음, 바른북스 펴냄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장인 강은희(사진) 대구교육감은 ”현재 논의 중인 초광역행정 통합 특별법안에 교육계의 핵심 요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7일 밝혔다. 대전·충남, 광주·전남, 대구·경북 통합 법안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공청회(9일)를 거쳐 법안 심의(10~11일), 의결(12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3개 지역 행정통합특별법에 대해 기획예산처, 행정안전부, 교육부, 국가교육위원회 등 중앙정부 검토 과정에서 교육계의 지속적 요구 내용 전반에 대해 반대의견이 제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정부 검토 내용은 ▲교육재정 추가 지원은 통합 이후 재정지원 TF에서 논의 ▲부교육감은 국가직 2명으로 제한 ▲교원 정원 권한 이양 반대 ▲교육장 권한 확대 주장 ▲교육과정 운영 자율권 최소 이양 등이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방향은 교육자치 권한이 현재 광역시·도교육청에 부여된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통합 이후 교육재정 급증 수요에 대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재정 대책이 법안에 명문화되지 않는다는 것이 강 교육감의 설명이다. 강 교육감은 ▲헌법이 보장한 교육자치의 독립성과 권한 유지 ▲교육·학예 사무에 대한 감사권 현행 유지 ▲교육감이 임명권을 갖는 부교육감을 포함한 최소 3명의 부교육감 체제 ▲현행 교육자치 조직권 유지 ▲교원 정원·인사 정책 및 교육과정 운영 권한의 실질적 이양 등이 통합특별법에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통합 이후 교육재정 수요 증가에 대해서는 ▲통합 이전 수준 이상의 교육재정에 대한 법적 보장 ▲초광역 교육사업 추진을 위한 통합특별교육교부금 신설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중장기 국고 지원 체계 등이 명문화 돼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강 교육감은 “교육 때문에 지역을 떠나는 현실을 바꾸고, 나아가 전국 최고 수준의 교육 경쟁력을 갖춰 통합특별시로 인구가 역유입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통합 성공의 핵심 축”이라며 “통합 이후 대구경북은 서울의 32배가 넘는 광활한 행정구역 안에서 여러 불평등 문제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지 못한다면 통합은 교육의 질적 도약이 아니라 하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정지용 시 향수 중 일부분이다. 이 시를 보면 고향에 대한 평화로운 그리움이 가득하며 그곳은 영원한 우리의 본향임을 들려준다. 더구나 설이 다가오니 더 살아 오른다. 우리의 삶과 고향, 시간은 가고 흐르지만 기억은 쌓인다. 그 잃어버린 시간의 기억을 추억이라고도 한다. 향수(鄕愁)란 잃어버린 시간에 대한 추억이자 그리움이다. 상처나 슬픔조차도 지나간 것이기에 아름답다. 생의 근원에 대한 동경을 일깨워주는 고향, 마음의 고향은 늘 그렇게 잃어버린 시간에 자리하고, 향수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가게 한다. 설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가장 큰 명절을 묻는다면 ‘추석’ 혹은 ‘설날’이라고 답한다. 설날은 그만큼 우리에게 친숙하다. 여기서 설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 왜 설날이란 이름으로 불리게 됐을까? 그리고 ‘까치 까치설날은 왜 어저께일까?’이다. 설날은 음력 1월 1일로, 명칭에 대해선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지만 정확하게 밝혀진 건 없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는 설의 용어가 과거에는 나이를 헤아리는 말로 사용됐다고 풀이돼 있다. 날짜를 헤아리기 어려웠던 옛날에는 설날을 한번 쇠면 1년이 지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사람은 1년마다 나이를 먹기 때문에 설은 나이를 헤아리는 단위로 정착했다는 설이다. 이는 오늘날 우리들이 나이를 세는 단위인 ‘살’로 바뀌게 되었다고 한다. 또 다른 해석은 ‘낯설다’의 의미다. 옛날 사람들은 한 해가 바뀐 것을 낯설게 여겼고 ‘낯선 날’이 설날이 됐다는 해석이다. 이외에도 ‘한 해를 새로 새운다하여 선날’이나 ‘늙어가는 처지가 서글프다고 생각해서 서글픈 날’ 등 다양한 해석으로 존재했다. 그러면 까치설은 무슨 뜻일까? ‘까치 까치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이 노랫말은 윤극영 시인이 지은 익숙한 동요로 설날을 대표하는 노래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까치와 설날은 무슨 관계가 있을까? 이에 대해서도 많은 설들이 존재한다. 우선 동요에 나오는 까치가 동물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무속·민속 연구 권위자 고 서정범 교수는 ‘아치설’에서 변형된 것이라고 했다. 아치설은 ‘작다’는 뜻의 순우리말인 ‘아치’와 ‘설’이 합친 것으로 섣달그믐날을 지칭하는 말이다. 서정범 교수는 세월이 흘러 아치가 발음이 유사한 까치로 변했다고 주장을 했다. 또 다른 유래로는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설화에 나온다. 신라 소지왕 때 왕후가 한 스님과 작당해 왕을 죽이려 하였으나 까치와 쥐, 돼지, 용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했다. 은혜를 입은 왕은 공을 인정해, 이들 동물에게 십이지신에 넣어줬지만 까치의 자리가 없었다. 이에 왕은 새해가 시작하는 날(설날) 전날을 까치의 날로 정하였고 까치설이 생겼다는 설이다. 그리고 까치가 일본을 비유했다는 설도 존재한다. 윤극영 시인이 동요를 만든 시기는 일제 강점기다. 당시 일제는 양력 1월 1일을 설날로 여겼지만, 우리는 늦은 음력 1월 1일을 설날로 지냈다. 우리보다 빠른 ‘일제의 설날’을 ‘까치설’로 비유했고 일본을 까치로 비유했는지에 대한 해석은 없다. 설날이 설날로 자리 잡기에는 많은 사연이 있었다. 설날은 본래 음력 1월 1일인 정월 초하루를 일컫는다. 지금은 태양력(양력)을 사용하지만, 과거 우리 조상은 달을 주기로 시간의 흐름을 정하는 음력을 사용했다. 음력 새해 첫 달 첫날이자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첫날은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이었다. 1896년 고종황제는 태양력을 수용했지만, 조상들은 설 차례와 새해 인사 등을 나누는 신성한 날인 설날을 계속해서 기념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일본은 우리나라의 ‘전통문화 말살 정책’을 펼치며 설날 등 고유 명절을 억압하고 일본의 명절과 행사 의식을 강요했다. 양력과세는 광복 후에도 이어졌다. 전통 설날에 대비되는 개념으로의 ‘신정(新正)’과 ‘오래된 정월’이라는 뜻의 ‘구정(舊正)’이란 표현은 이러한 배경 속 탄생했다. 이후 1949년 양력 1월 1일이 3일 설 연휴로 지정됐고, 설은 오랜 세월 공휴일 및 비공휴일 문제로 많은 변화를 겪어 왔다. 그러던 차 현대의 정부에서는 신정과 구정 연휴를 두 번 쉬는 ‘이중과세(二重過歲)’ 등 행정 낭비라는 이유로 1980년대에 들어서 ‘조상의 날’, ‘민속의 날’로 음력 정월 초하루를 공휴일로 지정했다. 그리고 드디어 1989년 민족 고유 명절 ‘설날’은 본래의 이름을 되찾았다. 정부가 음력 1월 1일 ‘민속의 날’을 설로 복원하고 3일 연휴를 결정했다. 그렇게 설날을 설날로 부르지 못한 설움의 역사는 회복됐다. 이후 1999년 신정은 이틀에서 하루 연휴로 줄어들며 지금의 설날 형태가 갖춰졌다. 설날에는 잊혀가는 조상의 지혜가 있다. 전통적인 새해 첫 달 첫날의 설날 명절에 행하는 모든 의식에 한 해를 잘 지내고자 하는 조상의 지혜가 담겨 있었다. 웃어른께 세배드리고 일가친척과 친지를 만나면 덕담을 주고받으며 어린아이는 윷놀이와 널뛰기, 연날리기를 했다. 이러한 설날 놀이는 대보름까지 이어지는데 보름날 연은 액연이라는 의미로 멀리 날려 보내기도 했다. 또한 지금은 잘 찾아보기 어렵지만 ‘복조리’를 걸어두는 것도 새해 대표적인 의식 중 하나였다. 정월 초하루에 파는 조리는 특별히 복을 가져다준다고 하여 복조리로 불렸는데 각 가정은 초하루 전날 밤부터 조리 장수로부터 1년 동안의 복조리를 구매했다. 쌀을 이는 도구로 그해의 행복을 조리와 같이 일어 얻는다는 뜻에서 생긴 풍속으로 조리를 몇 개 묶어 방 귀퉁이나 부엌에 매달아 뒀다. 신년 토정비결을 보는 것 역시 전통적인 새해 풍습이었다. 하지만 요즈음 휴대폰이나 인터넷을 이용하여 쉽게 보기도 한다. 이런 설의 모습도 세대가 바뀌면서 변하고 있다. 그러면 요즘 설 모습은 어떨까? 전통적인 개념의 대가족 형태에서 핵가족, 1인 가구 시대로 변하며 설 명절에 대한 의미도 변했다. 1인 가구와 핵 개인의 시대에 설날은 길고 긴 연휴 중 하나로, 조상보다는 현재 가족 또는 내 행복을 위해 사용하는 의미가 됐다. 이러한 경향은 부모님을 뵈러 고향으로 내려가는 이보다 부모님이 직접 서울의 자식을 보러 오거나 연휴 기간 해외 방문객 수 증가 등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제는 고향으로 내려가기 위한 고속도로가 아닌 해외로 떠나기 위한 이들로 공항이 붐비는 것이다. 여행업계에서 설날을 비롯한 명절 연휴는 대목 중의 대목이다. 특히 해외로 여행객을 위해 1월 초부터 홈쇼핑 등에서는 ‘반값’ 해외 항공권과 특가 상품 판매가 쏟아진다. 홀로 여행을 떠나는 ‘혼행족’, 반려동물과 함께 떠나는 이를 위한 상품 등은 지금의 2030 MZ세대를 중심으로 나타난 특징이다. 한술 더 떠 설날은 숙박업계에도 대목 중 하나인데 여행을 떠나기 위해 반려동물을 맡기기 위한 반려동물 호텔의 인기 역시 최근의 현상이다. 즉 현대인에게 설을 포함한 명절의 의미는 휴일이라는 인식이 더 강화되고 있다. 명절에 꼭 시댁이나 친정을 방문하지 않는 딩크족 젊은 부부, 직장인 1인 가구 등 에게는 바쁘고 지친 일상 속 휴식의 개념인 것이다. 그래도 설하면 잊히지 않는 것이 어머니가 계신 고향집이다. 그 모습은 어떨까? 굽은 허리 부여잡고 들깨 한 말, 서리태 한 자루, 된장이며 고추장까지 어머니는 보자기를 싼다. 늙은 감나무 가지 끝에 걸린 까치 소리에 이른 아침부터 재 너머로 눈길이 간다. 산모퉁이를 돌아는 왔을까? 아궁이 앞 어렴풋한 졸음 결에 아이들의 왁자지껄 ‘할머니!’ 소리에 마음은 벌써 문지방을 넘어선다. 야속한 해가 한달음 넘어가는 오후, 붙들고 싶어도 어느새 해는 산 중턱을 달린다. "어서들 가라!" 등 떠미는 엄마 손길에 아이들 발걸음은 벌써 길모퉁이를 돌아서고, 대문간에 기대선 엄마 눈가엔 눈물이 그렁그렁 내년엔 다시 볼 수 있을지 신작로 끝 굽은 길이 야속하다. 그래그래 잘 살거라! 내가 조금만 더 살면 되지! 까치설날 그 낭구에 까치 떼 몰려와 벌써 저리도 짖어대건만, 마음이 타서 하얀 머리 된 울 엄마는 다시 오지 않는다. 설날은 그저 전통 명절이 아니다. 수구초심이라고 추억과 향수가 숨 쉬는 날이다. 함께 모여서 서로를 위로하고 새로운 희망을 나누는 날이다. 설날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다리와 같다. 과거에는 조상의 은혜를 기리고, 현재는 함께 하는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며, 미래에는 새로운 희망과 다짐을 품는다. 비록 지금은 바쁜 일상과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설날의 모습이 달라졌을지라도, 그 의미만은 여전히 우리의 가슴 속에 깊이 남아 있다. 설날은 단순한 명절을 넘어 위안과 회복을 선물하는 특별한 시간이다.
필자는 교직에서 교사로, 교감으로, 그리고 교장으로 아이들과 40년을 함께했다. 아침에 교문 앞에서 아이들을 맞이하고, 늦은 밤까지 교재 연구와 학생 상담을 하면서 교무실 불을 켜며 보냈던 날들 속에서 수많은 교육정책의 변화를 경험했다. 하지만 “변화가 상수(常數)”인 시대에 한 가지는 여전히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그것은 바로 입시가 학교를 지배하고, 사교육이 빈틈을 메우는 구조다. 현장에서 학부모로부터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선생님, 학교 수업만으로는 불안합니다”였다. 이 말은 학부모의 이기심이 아니라, 학교를 끝까지 믿지 못하게 만든 제도와 사회의 책임이 크다. 특히 7년 정도를 관리자(교감, 교장)로 재직하며 학교 교육의 한계를 훨씬 더 잘 알게 되었다. 교육과정은 촘촘했지만, 평가를 위한 수업이었고, 아이들은 배움보다 결과를 먼저 걱정했다. 그 사이에서 사교육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 누구나 입시는 공정하다고 말하고 그렇게 믿고 싶어 한다. 그러나 필자가 바라본 현실은 달랐다. 입시의 규칙은 동일했지만, 준비의 조건은 결코 같지 않았다. 방과 후 학교가 끝나면 학원으로 향하는 아이들, 고가의 컨설팅으로 학생부를 관리하는 가정, 정보의 차이가 성적의 차이로 이어지는 구조를 우리는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 결과 학교는 점점 위상을 잃고 약화되어 가고, 학원은 미래를 준비하고 구체적으로 설계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한다. 긴 세월 사교육을 줄이겠다는 국가 정책들을 접했고, 현장 교육자로서 직접 이에 대한 의견을 틈틈이 글로 제언했다. 그러나 제도가 바뀔 때마다 현장은 더 복잡해졌고,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은 더 커졌다. 입시가 정교해질수록, 그 해법은 교실이 아니라 학원에서 먼저 나왔다. 학교가 중심이 되지 못하는 교육개혁은 결국 사교육을 강화하는 역효과를 수없이 겪고 있다. 한때 학교 관리자로서 가장 괴로웠던 순간은, 아이들에게 격려와 응원을 하기 위해 “학교 수업에 충실하라”고 말하는 순간이었다. 그때마다 속으로는 움찔했다. 이 말이 아이들에게 단연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교사가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입시 구조 자체가 선별과 변별에 과도하게 매달려 있는 한, 학교는 늘 부족한 공간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핀란드를 비롯한 해외의 교육 선진국들의 사례를 연구할 기회를 가졌다. 상위 자격 취득을 위한 보고서 작성을 위해 교육 선진국들의 정책과 사례를 공부했다. 그때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그들 나라 학생들의 성적표가 아니라 교사와 학생 사이의 신뢰였다. 학교 간 서열이 없고, 조기 선발이 없으며, 학교 수업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사회적 합의를 확인했다. 그들 나라에서 사교육이 크지 않은 이유는 규제가 아니라, 학교가 제 역할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그동안 입시의 문제를 아이들과 학부모의 과열 이른바 ‘과도한 경쟁’으로만 돌려왔다. 이는 지금도 많은 고위 공직자들의 좌담회나 인터뷰, 고백에서 여전히 찾아볼 수 있다.그러나 그 구조를 유지해 온 것은 어른들이고, 정책이었고, 사회였다. 학교가 감당할 수 없는 역할을 떠안고, 그 결과를 사교육 탓으로 돌리는 것은 이제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다. 이제는 방향을 바꿔야 한다. 첫째, 입시는 더 단순해져야 한다. 상위권을 가려내기 위한 미세한 변별은 대다수 아이를 불안으로 몰아넣는다. 둘째, 학교에 평가와 교육의 자율성을 돌려주어야 한다. 교사는 행정의 집행자가 아니라, 교육 전문가다. 셋째, 무엇보다 학교 교육만으로도 가능하다는 신뢰를 국가가 제도로 증명해야 한다. 현직을 떠난 지금도 학교에서 만났던 아이들의 얼굴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입시 앞에서 자신을 한없이 작게만 느끼던 아이들, 노력보다 환경이 앞서는 현실에 체념하던 아이들 말이다. 교육은 누군가를 떨어뜨리기 위한 장치가 아니다. 모든 아이가 존중받으며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을 학교와 우리 교육이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 이제는 한 사람의 어른으로서 말하고자 한다. 사교육을 줄이고 싶다면, 먼저 학교를 믿게 만들어야 한다. 그 책임은 아이들에게도, 학부모에게도, 교사에게도 아닌, 우리의 모든 어른에게 있다. 이 땅에 어른들의 진정한 용기와 혁신으로 교육의 본질에 보다 매진하여 학교 교육만을 통해서 미래의 희망을 펼치는 날이 하루빨리 다가오길 기대하고 소망한다.
대전특수교육원이 장애학생 문제행동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행동중재 전문교사 양성에 직접 나선다. 그동안 국립공주대에 위탁해 오던 연수 과정을 자체 운영으로 전환하며, 현장 적용 중심의 전문성 강화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대전특수교육원은 9일부터 1년간 총 145시간 과정으로 교원 30명을 대상으로 ‘2026년도 장애학생 행동중재 전문교사 양성 실행가 과정’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연수 대상은 특수교사뿐 아니라 일반교사까지 포함되며, 유·초·중·고 학교급 전반에서 참여한다. 이번 과정은 한국행동분석학회의 자문을 토대로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행동분석 전문가와 현장 우수 교원 등을 강사로 초빙해 실제 사례 기반의 실습형 연수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연수는 기초과정(31시간), 심화과정(32시간), 실습과정(82시간) 등 총 145시간으로 운영된다. 특히 9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되는 기초과정에서는 위기 행동 지원, 기능적 행동 평가, 행동중재 이론과 윤리, 협력적 행동 지원 등 장애학생의 안정적인 학교생활 적응을 돕기 위한 핵심 내용을 다룬다. 참여 교사들은 현장의 고민을 공유하며 문제행동 예방과 중재 설계, 평가 전반에 대한 실무 역량을 체계적으로 높이게 된다. 권순오 대전특수교육원 원장은 “이번 연수를 통해 교원들이 장애학생 행동 문제를 더 깊이 이해하고, 전문가로서 학교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행동중재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연수와 지원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선생님들을 만나면, 비슷한 하소연을 자주 듣습니다. “반에 꼭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들이 있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수업 진행을 방해하는 아이, 친구를 괴롭히는 아이, 툭하면 거짓말하는 아이, 어떤 훈육도 통하지 않고 화를 돋우는 아이 등 다양합니다. “요즘엔 아이들보다 학부모들 때문에 더 힘들어요.” 교사를 존중하기는커녕 무시하는 학부모, 사소한 일로 툭 하면 연락해 과도한 요구하는 학부모, 악성 민원으로 괴롭히는 학부모도 있습니다. 참으로 선생님들에게 힘든 세상입니다. 그런데, 선생님도 사람입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습니다. 완벽한 아이도 없고 완벽한 선생님도 없습니다. 웃는 얼굴로, 공평하고, 인내심 많고, 준비된 상태로 교실에 들어가려고 해도 늘 그렇게 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런 ‘완벽한 교사’는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나’ 스스로에 엄격함 줄여야 그럼에도 선생님들 마음속에는 아주 엄격한 기준을 들고 스스로를 평가합니다.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은 마음이 크면 클수록 더욱 자신에게 엄격해집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자신의 부족함과 실수가 크게 보일뿐입니다. “이 정도도 못 참는 나는 나쁜 선생님이야.” “저 아이를 변화시키지 못한 건 내 교사로서 능력 부족이야.” “이것 밖에 하지 못하는 나는 교사 자격이 없어.”때때로 이런 생각들이 들 수도 있지만, 혹시 자주 반복해서 떠오른다면, 이것은 일종의 ‘자동적 사고(automatic thought)’ 또는 ‘생각 습관’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 자동적 반응으로 나 자신을 향해 비난의 생각을 떠올리는 습관이 있는 것입니다. 반면, 어떤 사람은 똑같은 상황에서 다른 생각을 떠올리기도 합니다. “오늘 비록 실수가 있었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최선은 다했으니 괜찮다.” “이번 일은 참 속상하다. 그래 당연히 그렇지. 누구라도 그럴거야. 다음엔 잘해보자.” “지치고 힘든 하루였지만, 잘 견뎌냈다. 수고했다.” 물론 사람이 현재보다 성장하기 위해 때로는 냉정한 평가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 자기 비난만 있고 자기 공감과 격려가 없다면 그 사람의 몸과 마음 에너지는 점차 소진되어 갑니다. 선생님의 마음 속 에너지가 소진된다는 것은, 교사로서의 소명도, 아이들에 대한 애정도, 교육자로서의 초심과 열정도 함께 사그라든다는 것입니다. 솔직한 표현이 진정성 느껴 선생님에게는 아이들을 돌보고 지도하는 기술, 학부모들과 원활하게 상담하는 기술, 학교 행정을 능숙하게 처리하는 능력도 중요하겠지만,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스스로 자기 마음을 돌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영국의 소아정신과 의사 도널드 위니컷은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한 엄마가 아니라 ‘충분히 좋은 엄마(good enough mother)’라는 유명한 말을 했습니다. 늘 웃고, 인내심 있고, 한 번도 화내지 않는 엄마가 아니라, 가끔은 지치고, 실수도 하고, 짜증을 낼 때도 있지만, 엄마로서 아이 곁에 늘 있어주는 엄마는 이미 충분히 좋은 엄마라는 것입니다. 이 개념은 누군가를 돌보는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표현입니다. 아이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못하지만,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애쓰는 선생님, 때로는 화도 내고, 말 실수 할 때도 있지만, 자신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선생님, 모든 아이를 똑같이 사랑하지는 못할지라도, 어떤 아이도 포기하기 않으려는 선생님, 더 좋은 수업을 위해 고민하고 준비하는 선생님, 무척이나 힘들지만 스스로를 격려하며 교실에 들어가는 선생님 모두 충분히 좋은 선생님입니다. 오늘도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고군분투하고 있는 선생님들이여... “You are a good enough teacher!”, 당신은 이미 충분히 좋은 선생님입니다.
“선생님, 근데 왜 드라마 속 엄마들은 대부분 요리하고 빨래 개고, 아빠는 늘 늦게 와요? 우리집은 아빠가 요리하고, 엄마가 늦게 오는데” 한 학생의 질문이다. 가족이 등장하는 광고 영상을 함께 보고 ‘표현 방식’을 분석하던 중 나온 말이었는데, 광고 분석 정도로 끝날 줄 알았던 수업이 학생의 질문 하나로 깊어졌다. 그동안 너무 익숙해 의심하지 않았던 장면 속에 고정관념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학생들 스스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디어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도구가 아니다. 드라마, 광고, 예능, 웹툰 등은 사회가 어떤 역할을 ‘자연스럽다’고 여기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재현한다. 고정관념과 편견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고정관념은 어떤 대상에 대해 정형화된 이미지나 속성을 단순화하여 일반화하는 것이다. 편견은 그러한 고정관념에서 나아가 감정적 평가나 차별적 태도로 이어지는 것을 말한다. 이 둘은 미디어에서 매우 자주,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반복된다. 문제는 이러한 구조가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소비된다는 점이다. 예컨대 여학생은 감성적이고 배려심 깊은 인물로, 남학생은 이성적이고 주도적인 인물로 묘사되는 드라마 설정은 여전히 흔하다. 장애인은 ‘도움을 받아야 할 존재’이거나 반대로 ‘역경을 극복한 영웅’으로 등장한다. 특정 체형이나 외모는 웃음의 대상이 되고, 특정 직업이나 계층은 고정된 이미지로 소비된다. 이러한 표현이 반복될수록 학생들은 그것을 하나의 연출이 아니라 현실의 기준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숨은 가치와 권력관계 읽어야 이 지점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역할이 분명해진다. 단순히 정보의 사실 여부를 따지는 것을 넘어, “왜 이런 방식으로 그려졌는가”,“이 표현은 누구의 관점을 반영하고 있는가”를 묻는 교육이 필요하다. 즉, 미디어 속 숨은 가치와 권력 관계를 읽어내는 비판적 시선이 요구된다. 실제 수업에서는 ‘발견 중심’ 접근이 효과적이다. 수업에서 생활용품 광고 여러 편을 함께 본 뒤, 등장인물의 성별, 역할, 행동, 대사를 분석하도록 한다. 이어 “왜 이 광고에는 엄마만 등장할까?”, “아빠는 어떤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나?”라는 질문을 던지자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가정과 광고 속 가족을 비교하기 시작했다. 이후 기존 광고의 설정을 바꾼 대안 광고를 기획하게 하자, 고정관념은 ‘지적당해야 할 오류’가 아니라 ‘다르게 구성할 수 있는 선택지’라는 인식으로 전환된다. 익숙한 것부터 의심하는 자세 드라마나 웹툰 캐릭터 분석을 통해 보다 확장된 논의가 가능하다. 한 캐릭터의 외모, 성격, 직업, 인간관계를 분석하며 그 인물이 어떤 고정된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유사한 콘텐츠와 비교해 다른 재현 방식은 없는지 탐색한다. 이 과정에서 성 역할뿐 아니라 계층, 지역, 인권 문제까지 사고가 확장되며, 학생들의 참여도 역시 높아진다. 수업에서 교사의 역할은 정답을 제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고의 깊이를 안내하는 질문자이다. “이 표현은 누구에게 유리할까?” “이 장면을 계속 보면 어떤 인식이 자연스러워질까?” “현실과 다른 지점은 무엇일까?” 이러한 질문들은 고정관념을 ‘외워서 아는 개념’이 아니라 ‘스스로 발견한 문제’로 인식하게 만든다. 미디어 속 고정관념과 편견은 눈에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학생들의 세계관을 구성한다. 그래서 교육의 출발은 ‘익숙한 것에 대한 의심’을 허락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교실은 미디어가 만들어 낸 ‘재현의 언어’를 다루는 작은 사회다. 학생들은 미디어를 통해 세상을 배우고, 그 이미지를 내면화해 다시 사회로 돌려보낸다. 따라서 미디어 속 고정관념을 탐색하는 수업은 곧 시민 감수성을 기르는 교육이며, 다양성과 존중의 언어를 배우는 과정이다. “그냥 웃긴 장면인 줄 알았는데, 누군가에겐 상처가 될 수도 있겠네요.” 한 학생의 이 말은 수업의 의미를 잘 보여준다. 비판은 단죄가 아니라,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만드는 일이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단지 정보 분석의 기술을 넘어서, 다른 존재에 대한 존중과 열린 태도를 기르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 전북 군산교육지원청 챗GPT 인공지능 시대 철저 대비법: 미디어 리터러시저자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을 앞두고 교육 현장의 혼란과 우려가 여전하다. 교육부가 내놓은 고교학점제 지원 대책에 대해 교총 등 교원 3단체가 공동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은, 그 대책이 제도의 안착을 담보하기에는 근본적으로 부족하다는 현장판단을 보여준다. 대책에는 일부 운영 기준 조정이 포함됐지만,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현장 부담을 부분적으로 완화하는 수준에 그쳤다. 정책 방향과 책임 구조는 그대로 둔 채 절차만 손질하는 방식으로는 혼란을 줄이기 어렵다. 특히 공통과목 학점 이수 기준에 학업성취율을 유지한 점은 최소성취수준 보장지도가 형식화될 가능성을 키운다. 학교 유형과 지역에 따라 미이수 학생 비율이 크게 다른 현실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분석이나 맞춤형 지원 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결국 학교는 교육적 개입보다 제도 요건을 맞추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다. 교사의 업무 부담 역시 한계다. 선택과목 확대와 함께 평가, 보완지도, 학교생활기록부 기록 부담이 동시에 늘어나면서 수업과 학생 관리의 질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개별 교사가 아니라 제도 설계의 문제다. 온라인학교와 공동교육과정 확대도 만능 해법이 될 수 없다. 소규모 학교와 지역 여건이 취약한 학교에서는 대면 수업 기회가 줄고, 오히려 선택권의 불평등이 고착화될 우려가 크다. 선택과목 확대가 곧 교육 기회의 확대로 이어진다는 가정은 현실과 거리가 있다. 무엇보다 학생 부담을 덜어줄 대책도 여전히 부족하다. 상대평가 구조 속에서 과목 선택은 학습보다 내신 유불리에 좌우되고, 이는 학교 간 경쟁과 서열화를 강화하고 있다. 고교학점제의 문제는 형식적 보완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교원단체의 지적은 제도 반대가 아니라 실패를 막기 위한 경고다. 교육부는 문서상의 대책이 아니라, 학교 현장에서 답을 찾는 근본적 재검토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