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7,236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올해 전면 시행을 앞둔 고교학점제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교사 수 확충, 행정업무 경감, 미이수로 인한 여러 민원에 대한 대책 등 실효성 있는 현장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와 경기교총(회장 이상호) 등 도내 교원 3단체는 14일 경기교육청 컨퍼런스홀에서 ‘2025 고교학점제 전면시행, 충분히 준비되었나’ 토론회를 공동 개최했다. 토론회에는 도내 현장 교사 60여 명이 참석했다. 이인규 도의회 교육기획위 부위원장이 좌장을 맡아 고교학점제 도입 시 발생할 문제점을 짚어보고, 현장 교사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실효성 있는 지원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패널 토론에 참석한 강태호 성문고 교사는 ‘고교학점제의 성공적 안착을 위한 담임제 보완 및 업무지원 관련 제언’을 주제로 발표했다. 강 교사는 “현행 담임제도와 고교학점제는 서로 간 비효율성을 초래하고 있기에 지도교사 체제로 가야 하며, 행정업무 경감 없이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호 회장은 인사말에서 “제도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서는 다양한 지원 방안이 있어야 하며, 교육공동체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교육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교육청과 도의회 관계자들은 고교학점제 정착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태희 교육감은 “이번 토론회는 고교학점제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현장 의견을 듣고 더 나은 실현 방안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다”며 “교육청은 학교현장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5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2024년 수업혁신사례 연구대회 시상식’을 개최했다. ‘수업혁신사례 연구대회’는 교사의 자발적 수업 혁신을 지원하고 학교 현장의 연구 문화조성 및 다양한 수업 혁신 우수사례를 확산하기 위해 열린다. 올해는 총 1750편이 출품됐고, 시·도 예선 대회를 거쳐 총 640편이 전국대회에 진출했다. 1차 연구보고서 심사와 2차 수업 동영상 심사를 거쳐 최종 입상작 383편이 선정됐다. 이들 중 우수 입상자 100명에게는 국외 선진사례 연수 기회를 준다. 세계 3대 에듀테크 박람회인 ‘베트 쇼(BETT SHOW)’ 참관과 영국 현지학교 교사와의 토론회 참여 등 선진 교육 시스템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초등 1등급을 받은 최희진 경남 원동초 교사와 전수진 경남 백동초 교사는 학생들이 어렵게 생각하는 음악 창작활동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음악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수업에 적용해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반주 및 노래가락 창작, 음원 제작, 뮤직비디오 촬영, 길거리 공연 등 다양한 활동을 곁들여 음악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도 높였다. 중등 1등급을 받은 박진영 대전 버드내중 교사는 과학 수업을 바꿨다. 학생들이 과학 수업에 즐겁게 참여할 수 있도록 퀴즈 활동, 꼬리 물기 게임 등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활동을 운영했다. 또 이미지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해 디지털 도감, 협동 디지털 그림책을 제작하고 온라인 전시장에서 나누는 등 학생 주도적인 배움을 이끌어냈다. 입상한 연구보고서는 학교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에듀넷 티클리어(www.edunet.net)’에 탑재한다. 또 올해부터는 입상작 내용을 수업 지도·수업자료로 꾸러미화해 ‘함께학교’의 ‘수업의 숲’에 게시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선생님 누구나 인공지능·교육 정보기술 활용 수업, 토의·토론 및 과제 수행 수업 등 다양한 수업자료를 손쉽게 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바쁜 와중에도 연구 활동을 통해 수업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시는 선생님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현장에서 수업 혁신에 앞장서 줄 것을 당부드린다”며 “교육부도 시·도교육청과 함께 선생님들이 수업의 변화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교총이 교원지위법, 아동학대처벌법 개정과 학교안전법 후속조치 시행 등 교육관련 입법 및 정책과제를 국회에 요구하고 거대 야당의 전향적 협력을 촉구했다. 1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교육특별위원회 ‘제22대 국회 교육분야 정책·입법과제 제안발표회’에 참석한 김선 교총 부회장(경기 둔전초 교사)은 발표를 통해 “교권5법 통과 등 여러 제도적 개선이 이뤄졌지만 여전히 학교 현실은 녹록지 않다”며 “현장이 바라는 후속 정책과 입법 과제를 제시하는 만큼 더불어민주당이 실현에 협력해 달라”고 강조했다. 가장 먼저 언급한 것은 교원지위법과 아동학대처벌법의 개정이다. 김 부회장은 “현행 교원지위법은 민원에 대한 교육활동 침해 행위의 기준을 ‘반복성’만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피해 정도나 피해 규모는 소홀히 다뤄져 실질적으로 교원을 보호하지 못하거나 보호 조치가 지체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록 한 번이라도 학교와 교원이 받은 피해가 큰 악성 민원은 명백히 교육활동 침해로 규정해 엄정 대응하도록 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현행법상 경찰이 아동학대 신고 건을 신속히 수사해 검찰에 송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부분도 문제가 있다고 밝히고 경찰이 무혐의로 판단해도 검찰에 송치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인해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수사가 장기화돼 교원들의 심신이 황폐화되고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교원지위법과 아동학대처벌법의 개정은 지난해 12월 당선된 강주호 교총 회장의 주요 공약으로 현재 전임 회장인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성국 의원(국민의힘)과 함께 개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 김 부회장은 ▲학교폭력의 범위를 ‘교육활동 중’으로 제한하는 학교폭력예방법 개정 ▲과밀 특수학급 해소 등 특수교육 여건 개선을 위한 특수교육법 개정 ▲‘유아학교’로 명칭 변경을 위한 유아교육법 개정도 입법과제로 촉구했다. 아울러 ▲단위학교 성고충심의위원회 교육청으로 이관 ▲학교안전법 개정 따른 교원 보호 강화 후속 조치 시행 ▲교직 특성 반영한 교원 보수·처우 개선 정책 수립‧심의를 위한 교원보수위원회 설치를 주요 과제로 요구했다. 김 부회장은 “선생님들이 학교 현장을 떠나가는 상황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교사가 아이들을 더 사랑하고 교육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며 “현장 중심, 교원 중심 교육 정책과 입법 실현에 앞장서달라”고 요청했다.
시골집 부엌은 100년이란 시간의 저장고이며 어머니의 기도가 있는 곳이다. 설을 앞두고 잘 찾지 않던 시골집을 찾았다. 페인트가 벗겨져 녹슨철 대문엔 시간이 멈춰 있다. 대문을 들어서자 얼고 녹기를 반복하여 푸석푸석한 흙 마당에 발자국이 드러난다. 마치 달나라에 처음으로 발자국을 찍은 셈 같다. 이 마당은 타작도 하고 곡식도 말리고 때로는 구슬치기하는 유년의 놀이터였다. 고개를 들어 지붕을 본다. 빛바랜 주황색 슬레이트 지붕엔 뒤란 대숲을 스친 골바람, 새소리만 미끄러진다. 인적이 머문 지 오래된 집은 기운을 잃어가고 있다. 삐거덕, 비명을 지르는 마찰음과 함께 가난한 시간이 늙어서 들어찬 두 짝의 정지문을 연다. 침침한 실내는 눅눅한 이끼 냄새와 적막이 흐른다. 투사처럼 머리에 수건을 두르시고 결연한 의지로 아궁이에 불을 지피신 어머니의 모습은 없다. 대신 거미줄 사이로 새어 나오는 음산함과 입 벌린 아궁이에서 나오는 죽은 재 냄새, 식은 반찬 모여있는 찬장에서 기억되는 시큼한 김치 냄새뿐이다. 세월의 더께를 쓴 부엌은 조리와 난방이라는 제 기능을 잃어버리고 창고가 되고 말았다. 시간을 거슬러 본다. 유년의 부엌은 눈물 콧물도 있고 먹거리와 어머니의 기도가 스며있다. 요즘처럼 추운 날이면 따뜻함이 생각난다. 겨울철 하루는 참 무료했다. 하지만 짧은 낮 솰그랑하는 가마솥 뚜껑 소리가 울리면 쪼르르 부엌으로 달려가 어머니께서 아궁이에 불 지피는 것을 도우며 부지깽이로 장난을 치기도 했다. 함석 물동이로 우물에서 이고 온 물을 가마솥에 갸웃이 부리면 아늑하게 움푹 팬 아궁이 앞에 짚방석 깔고 앉아 솔가리를 밀어 넣는다. 통 성냥 한 개비 뽑아 불당기면 푸른 기운 머금고 뽀얀 연기가 피어오른다. 톡톡 타닥 바늘잎 터지며 쌉싸한 상큼한 솔향이 터진다. 하지만 청솔가지를 아궁이에 넣을 때면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꽁무니를 뺀다. 굴뚝이 역할을 하지 못해 불길이 부엌 쪽으로 역류하며 나오는 연기는 눈물 콧물 범벅을 만든다. 이런 매캐한 청솔가지 연기가 가슴 앞섶에 스며도 눈 깜짝이며 지우던 눈가의 물기, 어머니는 수심의 빛 눈썹 끝에 서린 재처럼 고생을 가라앉히며 긴 한숨 내쉬셨다. 부엌에는 어머니의 옛 맛이 스며있다. 70년대 가난한 시절엔 구호 물품 밀가루가 주된 식량이었다. 칼국수를 만드는 날에는 신이 났다. 밀가루 반죽을 홍두깨로 방석처럼 밀고 밀가루로 덧칠하여 접어서 칼질하는 어머니는 한석봉어머니보다 더 잘 썰어 내셨다. 엄마 조금만 조금만 하며 결국은 큰 국수 꼬랭이를 얻어서 솔가리 잿불을 앞으로 조금 꺼내 얹으면 금세 살아서 꿈틀꿈틀 부풀어 올랐다. 수포 끝이 노릇하게 구워지는 것은 잠시뿐, 구운 밀가루 빵은 요즘 빵에 비교할 수 없이 맛있었다. 그리고 여름철이면 말린 갈치를 구워 무침을 할 때면 어머니 옆에 보채고 앉아 있다. 그러면 아시는 듯 가시 없는 뱃살 부분을 죽 찢어 주신다. 나중에 가시 있는 부분은 아버지 상에 올라갔다. 그 맛은 구운 오징어도 따라오지 못한다. 부엌에는 어머니의 애한이 있다. 모시 베 길쌈을 하셨던 어머니는 여름철이면 부엌 바닥에 앉아서 모시를 삼으셨다. 밖은 무더위지만 물동이가 있고 습도조절이 잘 되는 흙벽에 바람이 잘 통하는 그곳이 시원해서 그러셨다. 모시를 삼으시면서 흥얼거리는 곡조에는 열여덟에 시집온 가난한 세월의 신세 한탄과 아픔이 녹아 있었다. 나중에는 엄마 그 소리 청승맞다며 듣기 싫다고 짜증까지 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마음을 알 것 같다. 이런 부엌에도 웃음꽃이 필 때가 있으니, 그것은 명절이었다. 커다란 돌 세 덩이 가져다 부엌 바닥에 놓고 가마솥 뚜껑 거꾸로 놓고 그 밑에 불을 지펴 부쳐 먹는 부침개는 정말 맛이 있었다. 밀가루에 사카린을 넣은 하얀색 부침개는 언제나 아들인 내 몫이었다. 텅 빈 아궁이 세월의 때를 토해내듯 검게 그을린 부엌은 어머니의 사랑과 기원을 품고 있다. 지금도 가마솥 부근에는 조왕신께 물을 떠 올려놓는 흙으로 만든 원통의 턱이 있다. 조왕신은 가택신으로서 부엌과 불씨를 지키는 여신으로 각시나 할매라 일컫기도 한다. 이 조왕신은 가마솥 밥이 잘 익게 해 주고 누룽지도 만들어 주며 한겨울에 구들장에 엉덩이를 지질 수 있게 해 준다. 자식은 어머니의 훈장이다. 어머니는 희끄무레 날이 밝기 전 정지문도 없는 휑한 부엌 앞 가지런히 늘어선 장독 위에 정한수 한 그릇 담아 놓고 객지에 나간 자식의 안녕을 비셨다. 부엌의 조왕신 물그릇과 장독대 정한수 한 그릇에 담긴 어머니의 정성은 바다보다 더 넓고 깊다. 하지만 어머니 떠난 지금 부엌 옆 장독대는 먼지를 뒤집어쓴 채 윤기는 찾을 길이 없다. 다만 자식을 향한 가슴에 피는 소망의 불꽃, 가난과 어려움을 사랑으로 녹이신 그 마음만 스며있다. 설을 앞두고 있어서일까? 서걱거리는 뒤란의 대숲 바람과 문 앞 미나리꽝으로 샘물 넘쳐흐르던 고향집이 그리워진다. 가난을 계급장처럼 달고 다닌 그 시절 부엌은 가족을 지킨 어머니의 기도와 사람을 묵는 가족의 중심이었다. 부엌을 바라보면 어머니의 사랑과 그리움이 밀물처럼 밀려와 가슴을 적신다. 어머니와 정의 중에서 하나를 택하라면 어머니를 택하겠다는 카뮈의 말에 공감이 간다. 어머니는 부엌이었고 부엌은 어머니였다. 부엌은 가족을 먹여 살리는 성단이었다. 설이 다가온다. 부모님이 살아 계신다면 큰 행복이다. 요즈음 자식들은 고향집에 와서 컴퓨터나 핸드폰만 보고 간다고 하는 데 부모님 마음 한 번 훑고 가면 참 좋겠다. 어머니의 부엌은 영원히 가슴속에 흐르는 눈물의 강이다.
경북 점촌북초(학교장 하미경)은 6~11일5박 6일 간의 일정으로 베트남 호찌민시에 있는 학교를 방문해 해외 교육 기관 방문 교류 사업을 진행했다고 13일 밝혔다. 점촌북초가 참가한 경북글로벌교류단은 6일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여, 7일부터 11일까지 베트남 호찌민시의 호찌민시교육훈련국 소속 학교 4교(초 2교, 중 1교, 고 1교)를 방문해 다양한 교육과 문화 교류 활동을 진행했다. 이번 방문 교류는 경북교육청의 경북글로벌교류단 소속 교사 10명(점촌북초 교사 1명)과 학생 50명(점촌북초 학생 5명), 인솔 단 5명 등 총 65명이 참가하며, 호찌민시의 레반탐초등학교와 판땅루우고등학교 등을 방문해 청소년 동아리 교류 활동과 이주배경학생 부모나라 방문 교류 활동 등으로 구성된 일정을 진행했다. 주요 교류 내용으로는 베트남 현지 학교를 방문하여 양국 학생동아리 활동, 공동수업 진행, 상호 전통 놀이 체험 등으로 구성하여 학교 급별로 진행했다. 행사에서는 학생들의 밴드 공연과 K-Pop 공연, 점촌북초등학교(문경) 학생들의 한글캘리그라피 등에 관한 공동수업을 진행하고, 제기차기와 윷놀이, 나이 샵 등 양국의 전통 놀이를 함께 체험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특히 이번 방문 교류에서는 호찌민시한국교육원과 대구은행 호찌민시지점, 똔득탕대학교 등을 방문하며 학생들에게 글로벌 진로 탐색 기회도 제공하였다. 하미경 교장은 "이러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국제적 안목을 넓히고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는 소중한 경험을 쌓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2025년 경인교대 총동문회(회장 김정덕. 이하 총동문회) 신년하례회가 11일 경인교대 경기캠퍼스행정관 7층 컨벤션홀에서 동문 및 동문 교수 등 1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모교 김창원 총장, 총동문회 임원, 전임 회장단, 경기·인천·서울지역 임원, 김진춘 전 교육감 등이 참석하여 동문들의 단합된 힘을 보여주었다. 하례회는 식전공연, 개회 및 국민의례, 내빈 및 참석자 소개, 공로상 수여, 장학금과 동아리 지원금 전달, 회장 신년사, 내빈 축사, 신년 덕담, 회지 창간호 발간 경과보고, 교가 제창, 행운권 추첨, 오찬 순서로 진행됐다. 식전공연은 총동문회 박정현 예능국장의 진행으로 기타 반주에 맞추어 참가자 전원이 학창시절 애창곡이었던 ‘섬마을 선생님’, ‘아침이슬’, ‘사랑으로’를 합창하며 20대 시절로 돌아가 학창시절을 추억했다. 송민영 수석부회장은 내빈 및 참석자 소개에서 인천사범 졸업생부터 4년제 경인교대 막내 동문까지 한 분 한 분 졸업기수와 성명을 소개해 동문의 긍지를 심어주었다. 참석자들은 소개되는 선후배 동문에게 환영과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제27대 김정덕 회장은 신년사에서 “추운 날씨에도 참석해 주시어 환영하고 감사드린다. 우리 총동문회는 총동문체육대회, 동문 재회의 날, 신년하례회 등을 주관하면서 동문과 소통하고 모교의 장학금을 조성하는 등 동문회 활성화를 위해 큰 역할을 해 왔다”며 “시대적 흐름에 맞게 소통하고 참여하며 화합하는 총동문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특별히 이번 총동문회지 창간호 『큰빛』 발간을 계기로 동문간의 소통과 참여의 공간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달라”고 했다. 동문이자 모교 제8대 총장인 김창원 총장은 축사에서 “지금 나라가 어지럽지만 국가의 근본은 교육이다. 혼란을 지혜롭게 이겨낼 교사 양성에 힘쓰겠다”며 “올해도 심기일전, 대학의 역량을 키우고 내년 개교 80주년을 맞아 세계 최고의 교원양성대학이 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는 활동 우수 임원에 대한 공로상 수여, '제31회 동문재회의 날' 기념 500만 원 장학금 전달, 총동문회 3개 동아리에 대한 지원금 전달, 총동문회 발전기금 조성방안 발표가있었다. 총동문회는 이번 하례회에서총동문회지 창간호 『큰빛』(4×6배판. 칼라.277페이지) 500부를 배부했다. 회지 내용은 모교 및 총동문회 역사와 발자취, 2023∼2024 모교 및 총동문회 활동, 동문 인터뷰, 동문 이야기, 지금 교육현장은, 동문 활동 소식, 동문 문예 마당 등으로 구성했다. 동문회지는 e북으로도 발간, 총동문회 홈페이지에서 웹진으로 볼 수 있도록 했다. 이어 교가 제창과 덕담나누기 행운권 추첨을 하고 선·후배간 기념사진을 남겼다. 이날 신년하례회 진행은 총동문회 전윤경 사무총장이 맡았다. 참석자들은 뷔페 오찬으로 행사를 마치며 재회를 약속했다.
교육 3주체는 교사, 학생, 학부모다. 학교 교육을 위해 협력해야 하지만, 최근엔 교사와 학부모가 적대시하는 관계가 형성됐다. 특히 교육이 서비스산업으로 변질되면서 문제가 확산되는 모양새다. 초등 1~2학년을 두고 있는 학부모는 담임교사를 보육교사 수준으로 자녀 돌봄을 기대하기도 하고, 가정에서 교육은 전혀 하지 않고 모든 교육을 학교에서 다 지도해주기를 바란다. 학생이 학교에서 칭찬받은 행동은 부모가 잘 지도해서 나타난 결과고, 잘못된 행동은 모두 학교에서 생활지도를 잘못해서 발생한 것이라고 항변한다. 저경력 교사를 대상으로는 “선생님은 아직 어리고, 자녀를 키워보지 않았으니까 잘 모르실 거예요” 등의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교사를 전문적 지식을 갖춘 인격체가 아닌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으로 취급하는 것이다. 이렇게 학부모는 학교 교육의 동반자가 아니라 교사를 점점 적대시하고 있다. 이제는 학부모도 교사를 사회적으로 바라보는 잘못된 시선과 편견을 버리고, 올바른 믿음을 갖고 학생 교육의 동반자로 교사를 신뢰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자녀를 학교에 맡긴 학부모가 교사를 바라보는 긍정적인 시선이 개선돼야 학생들도 교사들을 믿고 따르며 의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교권이 확립되기 위해서는 학교와 교사도 물론 바뀌어야 하겠지만, 그보다는 먼저 학교 교육과 교사에 대한 학부모의 잘못된 인식과 태도가 달라져야 한다. 따라서 교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문화 인식 개선과 더불어 교육 정상화의 열쇠를 쥐고 있는 교원들의 자존심과 자긍심을 높여 학교 교육을 바로 살려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바람직한 인성교육을 위해 근본적으로 교사, 학생, 학부모 간에 인격적 관계가 바르게 형성되도록 노력해야 하며 교원, 학생, 학부모가 서로 화해와 신뢰 회복을 위해 서로 노력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교육부와 교육청에서도 바람직한 자녀 양육을 위한 지속적인 학부모 교육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
교육의 핵심은 교사다. 교사로부터 교육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한국교총이 마련한 교육계 신년교례회에 참석한 각계 인사들도 ‘선생님을 지켜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여기에 화답하듯 지난해 전국교육자료전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이예나 교사는 아이들 가슴에 희망의 싹을 틔우고, 꿈의 나무를 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현실은 위태롭다. 교직의 권위는 갈수록 약화되고 있으며, 정당한 교육활동마저 위협받고 있다. 하루하루 무고성 아동학대와 악성 민원으로 선생님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 긍지와 보람이 사라지면서 선생님들은 앞다투어 교단을 떠나고 있다. 심지어 10만 명이 넘는 교사들이 거리로 나와 교육 정상화를 외쳤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교권 5법이 마련됐음에도 현장 교사들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직에 대한 신뢰와 존중을 되찾기 위한 교원 스스로의 자정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 사회적인 인식 변화와 함께 정부·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 교원 보호를 위해 앞장서 결과물을 내야 한다. 여기에 신년교례회에 참석한 국가기관 수장들의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교육부 장관은 교사들이 안전한 교육환경 속에서 수업과 생활지도를 할 수 있도록 교육활동 보호, 불필요한 행정업무 경감 추진을 약속했다.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은 선생님이 존경받고 학생이 사랑받는 교육을 위한 정책 마련을 강조했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선생님이 교육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회의 역할이며, 국회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의 말이 실현된다면 교육 정상화가 앞당겨질 것이다. 새해 시작과 함께 교육 가족 앞에서 한 약속이 공염불에 그치지 않고 꼭 지켜지길 바란다.
새 학년은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새로운 시작이다. 학생들은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교사는 끝없는 배움과 성장 속에서 자신을 더욱 다져간다. AI 활용한 혁신가 돼야 무엇보다도 겨울방학은 교사 스스로를 돌아보고 한층 더 성숙한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소셜 미디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성장 중’이라는 문구처럼, 우리는 모두 배우고 변화하며 나아가는 존재다. 새 학교에 적응하고, 새로운 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를 도입하며, 새로운 교과서를 분석하고 수업을 준비하는 일은 전혀 가볍지 않은 과제다. 그렇다면 인공지능(AI) 시대에 어울리는 새로운 교사상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우선 AI 기술을 활용해 학생들의 학습 수준에 맞는 맞춤형 학습을 설계해야 한다. 학습 데이터를 분석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적절한 피드백과 상담을 통해 학생들을 돕는다. 동시에 창의적이고 흥미로운 학습 환경을 개발해 동기가 부족한 학생들이 교육활동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한다. 교사는 기술을 통해 교육의 질을 혁신하는 지도자가 돼야 한다. 교사는 단순히 가르치는 사람을 넘어 학생들과 같이 고민하고 성장하며 변화의 중심에서 희망을 전달하는 존재다. AI가 제공할 수 없는 감성적 공감은 인간의 중요한 자산이다. 디지털 소통의 빈도는 증가하나 심도 있는 대화와 정서적 공감이 부족한 이때 교사는 학생들에게 정서적, 사회적 성장을 돕는 멘토로 역할을 해야 한다. 학교 안에서 공감과 협력, 감정조절 능력을 경험할 수 있는 따뜻한 환경을 조성해 건강한 사회성을 기르도록 도와야 한다. 지금은 평생 학습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학생들이 끊임없이 학습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기 위해 교사는 자신의 학습과 새로운 교육 방법과 기술을 탐구하며 시대에 맞는 역량을 끊임없이 개발해야 한다. 워크숍, 동료 교사와의 협력 연구, 최신 트렌드 학습 등을 통해 스스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학생들에게 학습의 지속성을 몸소 본보기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새로운 교육환경 준비 필요해 이미 국제화 시대로 접어든 현 시대를 경험하는 우리 학생들이 다양한 문화와 가치관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협력의 가치를 배우도록 적극적으로 돕는 것도 중요하다. 국제 공동 프로젝트, 다문화 토의 활동, 생태 프로젝트 기반 학습(PBL) 등을 통해 학생들이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 목표를 향해 글로벌 관점을 키울 수 있는 보람된 교육자원과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AI와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학생들이 더 넓은 세상과 연결될 수 있는 다리를 놓아주는 것도 교사의 역할이다. 새 학년은 기술과 인간성을 조화롭게 융합하며 학생들의 성장에 기여하기 위한 교육환경을 만들어가는 중요한 출발점이다. 변화하는 교육환경 속에서 교사는 끊임없이 배우고, 공감과 도전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가능성을 이끌어내는 준비가 필요하다.
제40대 한국교총 회장단이 출범했다. 강주호 회장은 교총 역사상 최연소 회장으로 주목받았다.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학교 현장의 변화와 교총의 적극적인 역할을 바라는 회원들의 열망이 30대 현직 교사 회장 당선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같은 30대인 청년 교사로서 ‘현장’을 강조해왔던 새 회장단의 출범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앞으로의 활동을 응원하며 회장단에게 바라는 점을 전한다. 교육활동에 집중할 환경이 중요 학교는 학생들이 배움을 통해 성장하는 곳으로 이를 위해서는 가르치는 주체인 선생님들이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선생님들은 악성 민원과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교권 침해에 시달리고 있으며 불필요한 행정 업무의 늪에 빠져 교육활동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한다. 지난해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교권보호위원회 개최 건수는 꾸준히 증가했고, 2024년 상반기 동안 매일 평균 15건 이상의 교권 침해 사건이 심의됐다. 또한 불필요한 행정 업무로 인해 수업 준비나 학생 지도에 부담을 호소하는 선생님들도 부지기수다. 교총은 선생님을 보호하고 교육활동을 보장할 수 있는 법의 제‧개정에 힘써야 한다. 그리고 현장 의견을 반영해 비본질적 행정 업무를 줄이고,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정책을 교육당국에 제안해주길 바란다. 또 교직은 학생 개개인의 성장과 인간다운 삶 실현, 나아가서는 사회 변화와 국가 발전을 이끄는 미래 인재를 키우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늘어나는 교육 수요와는 반대로 교직에 대한 사회적 인정은 점점 낮아지고 교원의 근무 환경과 처우는 매우 열악하다. 특히 지난해 신규교사의 임금 실수령액은 약 231만 원으로 비혼 단신 근로자 생계비 246만 원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교육현장을 든든히 받쳐줄 저연차 교사나 교대생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신임 회장단은 근무 환경이 개선되고 정당한 처우와 복지가 보장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야 한다.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한 공론화 작업과 교사들이 존중받는 문화를 만드는 데도 앞장서야 한다. 그래서 교원이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선생님 지키는 결과 보여줘야 그동안 교총은 교원을 위한 각종 법의 제·개정이나 수당 인상 등을 실현했다. 하지만 그런 성과들이 무색할 만큼 최근 교총을 바라보는 현장 선생님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단체의 의도나 진정성과는 달리 현장에서 만족스럽지 않게 인식된 부분도 있을 것이다. ‘학교의 주체는 선생님, 선생님을 지켜야 학교가 삽니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제40대 한국교총 회장단이다. 회원들과 꾸준히 소통하며 현장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고, 작더라도 실질적인 개선을 이뤄 신뢰를 쌓길 바란다. 교육과 교사들을 위한 헌신과 열정으로 임기를 마칠 때 “진심으로 선생님들을 위해 일했다”는 평가를 받고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기길 기대한다.
학교 현장에서 교육 활동을 하다 보면 다양한 일들이 펼쳐진다. 정상적인 교육 활동이 이뤄진다면 교사와 학생 간의 갈등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학교장의 승인하에 진행하는 교육 활동 중 교사의 정당한 지시를 이행하지 않는 학생도 있다. 학생선도위원회에서 지시 불이행으로 처리할지, 교육 활동을 침해하는 것으로 보아 지역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요청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교사의 교육 활동을 침해하는 등의 행동에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현명할까? 1. 학칙 확인 사안을 처리하기 위해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교사의 정당한 지도에 학생이나 보호자가 대응하는 방식이 어떠한지 파악해야 한다. 학생선도위원회(학교별 명칭 상이)는 재학 중인 학생에 대해서만 처분할 수 있다. 교사의 지도에 관한 학생의 반응을 지시 불이행으로 보아 학생선도위원회의 학교장 처분으로 지도할 것인지, 교육 활동 침해로 보아 교육장 처분인 지역 교권위원회로 처리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사안의 경중을 고려하고, 교사에 대한 학생과 보호자의 태도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학생선도위원회로 처리하려면 학칙을 확인해야 한다. 학칙은 학교 운영과 관련한 내용을 규정한다. 학칙에는 학생생활지도 고시의 내용이 반영돼 있다. 학생들의 징계에 관한 내용은 학교에 따라 시·도교육청 지침과 학교생활 규정에 위임한 경우도 있다. 학생생활지도 고시는 2023학년도에 발표됐다. 학교생활에서 있을 수 있는 교사의 지도 방법을 명문화한 규정으로, 법과 시행령을 보충한다. 조언, 상담, 주의, 훈육, 훈계, 보상 등으로 교사가 학생들을 지도하는 방법의 요건과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2. 교사의 판단 사안을 처리할 때는 학생을 직접 지도한 교사의 판단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교사의 정당한 교육 활동을 학생이 불이행한 경우를 생각해 보자. 처리 방법은 두 가지로 나뉜다. 학생이 교사의 지시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학생선도위원회에서 처리할 수 있다. 교육 활동을 침해한 경우는 지역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요청할 수 있다. 교사와 학생 간의 관계에서 생긴 문제라면 명확하게 구분해 처리하기는 쉽지 않다. 교사의 지도에 대한 학생의 반응을 살펴보자. 욕을 하거나 선생님의 신체에 위해를 가하는 등의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다. 폭력성이 두드러진 경우라면 지역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요청해야 한다. 이 상황을 다른 학생들이나 교사들이 관찰한 경우, 목격자의 의견도 객관적으로 반영해 처리할 수 있다. 결국 사안의 구분과 처리는 교사의 수업권과 교육권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3. 다른 학생의 학습권 학생을 지도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가 하나 더 있다. 다른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하였는지다. 수업뿐만이 아니라 학교장의 승인하에 이루어지는 모든 교육 활동이 대상이다. 학교에서 교사의 지도에 불응하는 과정에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받는 경우가 있다. 교육 활동 침해 사안으로 분류하는 경우는 교사의 수업권을 침해했는지, 다른 학생의 학습권에 영향을 줬는지를 고려해야 한다. 교사와 학생 간에 많은 사안이 일어나는데, 학생을 지도하던 중에 적지 않게 발생한다. 사안에 따라 처리하기 곤란한 민원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평소 교사와 학생이 라포를 형성하고 있으면 어지간한 일은 문제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로의 처지를 생각하고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공동체 의식을 배워야 한다. 한국형 사회정서교육도 이러한 맥락에서 접근하고 있다. 학교를 구성하고 있는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 서로를 이해하며 마음을 챙길 수 있는 학교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탕! 탕!” 두 발의 총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여긴 어디지? 공기마저 얼어붙을 것 같은 하얼빈 역인가? “후루후루” ‘아, 2024년 교실이었구나.’ 작년 대한민국 교실은 탕후루가 휩쓸었다. 학생들은 모두 권총 두 자루를 들고 다녔다. 아이들은 쉬는 시간마다 총을 쐈다. 한 친구가 ‘탕, 탕’을 외치면 다른 친구가 ‘후루후루’를 외쳤다. 열기는 뜨거웠다. 2018년 iKON의 ‘사랑을 했다~ 우리가 만나~’를 뛰어넘는 열기였다. 화제의 주인공이 누구냐고? 그건 바로 ‘탕후루 송’이라고 불리는, 서이브의 마라탕후루라는 노래였다. 인기 노래의 비결 ‘도대체 이 노래가 전국 교실을 휩쓴 비결이 뭘까?’ 담임인 나는 너무 궁금했다. 그래서 가사를 찬찬히 뜯어봤다. 그럼 제가 선배 맘에 탕 탕 후루후루 탕탕탕 후루루루루 바로 이어폰을 꼈다. 탕후루 송을 10번 들었다. 나도 모르게 리듬을 탔다. 노래를 조금 더 들어봤다. 100번을 채웠다. 이젠 고막까지 후루루루 녹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깨달았다. 이 노래가 전국을 강타한 이유를 말이다. “짧게 끊어 쳐서 그렇구나!” 만약 마라탕후루 노래 가사가 짧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예시로 알아보자. ‘타아아아아앙 타아아아앙 후우우 후루루루루루루루.’ 으악! 테이프 늘어지는 느낌이 든다. 아, 요즘 학생들은 카세트테이프를 모르겠지? 요즘 식으로 하면 버퍼링 걸린 유튜브 느낌이다. 다시 원본으로 돌아가 보자. ‘탕 탕 후루후루’ 역시, 이 맛이다. 가사는 짧은 게 최고다. 그리고 이 원칙은 글쓰기에도 적용된다. 문장은 무조건 짧게 끊어야 한다. 블로그를 비롯한 SNS 세상에서는 더더욱 짧게 말이다. 그래야 글에 힘이 생긴다. 사람들은 오직 힘 있는 글만 읽는다. 매가리 없는 글엔 그 누구도 눈길을 주지 않는다. 제목도 마찬가지다.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 그래야 읽힌다. 블로그 같은 모바일 세상에서는 더더욱. 필자가 다음 포털 메인에 띄운 글의 조회수를 통해 예시를 알아보자. -월 300 연금이 사람 잡네 (21만) -1학년 담임입니다. 화난 거 아닙니다. (7만) -더러운 여신과 결혼할 바엔 차라리 (5만) 짧은 문장의 힘 원칙은 간단하다. 한 문장에 15자가 넘어가지 않게 하자. 물론 처음엔 힘들다. 글에서 멋을 부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욕심을 내려놓아야 한다. 어깨에 힘을 빼야 한다. 그냥 담담히 적자. “태백산맥 같은 명작은요? 거긴 긴 문장 많던데요!” 조정래 작가 정도 되면 괜찮다. 그는 경지에 이른 작가니까. 고수는 요리조리 변주를 줘도 된다. 하지만 초보는 무조건 짧게 써야 한다. 문장이 길어지면 탕후루 총에 저격당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 절박한 마음으로 문장을 잘라야 한다. 짧은 문장의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주어와 서술어의 위치가 가깝다는 것이다. 둘이 가까우면 글에 힘이 생긴다. 우리는 견우와 직녀처럼 그 둘을 붙여야 한다. ‘마라탕후루’를 떠올려 보자. ‘마라탕’과 ‘탕후루’는 가까워지다 못해 둘이 한 몸이 되어버렸다. 그 힘으로 대한민국을 휩쓸어버렸다. 그러니 문장은 짧게 끊어 치자. 탕, 탕!
정부가 올해 교원의 민원 부담과 행정업무 경감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학생 맞춤형 지원을 위해 무엇보다 교원의 수업 전념 여건 조성이 중요하다는 한국교총 등 교육계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교육부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회의 사다리가 되는 공정한 교육 실현’이라는 비전을 내건 2025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한 5대 정책 방향으로 △출발선 평등 △사교육·입시 부담 완화 △맞춤형 지원 강화 △지역 격차 해소 △청년 성장 지원을 제시했다. 특히 학생 맞춤형 지원 강화 차원에서 교원의 민원대응 부담과 행정업무 경감을 내세웠다. 교총은 그동안 교육부 등 정부를 상대로 교육개혁을 위해 수업 전념 여건 조성을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꾸준히 요구해 왔다. 교육부는 교원이 악성 민원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학교민원 처리계획’을 수립해 일선 학교에 안내할 예정이다. 학교 민원대응팀 등 민원응대 여건 현황을 점검하고 담당자 전문성 향상 지원에도 나선다. 온라인 민원(소통) 시스템도 마련하기로 했다. 나이스(NEIS) 학부모시스템과 연계해 보호자 대상 상담 및 민원 신청, 방문·상담 예약 등을 지원하는 방식의 시스템이 구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교원의 행정업무 간소화도 추진한다. ‘나이스’와 ‘K-에듀파인’ 등 온라인 시스템 기능 고도화를 통한 업무 경감, 학교지원 전담기구의 법제화로 안정적 운영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교총은 “우리 제안을 담은 것은 긍정적”이라며 “충분한 인력과 예산을 투입해 실질적으로 가동함으로써 교사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평했다. 지난달 말 국회를 통과한 ‘학생맞춤통합지원법’ 관련 시행령 등 마련, 선도학교 및 시범 교육지원청 확대 등도 학생 맞춤형 지원 강화 방안이다. ‘사교육·입시 부담 완화’를 위해서는 지방 소도시 (가칭)자기주도학습지원센터 시범 운영, 대입 무료 상담 확대,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 도입, 교사가 주도하는 수업혁신 확산,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 고교 내신 체제 9등급에서 5등급으로 개편 등을 꼽았다. ‘청년 성장 지원’을 위한 방안은 고교 직업교육 혁신, 국가장학금 등 지원 대상 확대, 대학과 기업의 협력을 통한 일자리 지원 등을 진행한다. ‘지역 격차 해소’는 교육발전특구와 지역대학 혁신 연계 사업 강화, ‘출발선 평등’은 유보통합을 중심으로 돌봄 공백 해결 등을 추진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모두를 위한 맞춤교육으로 교육격차 해소를 목표로 정책들을 착실히 이행하겠다”며 “학생, 선생님, 학부모님들이 교육 현장의 긍정적 변화를 더욱 체감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올 한 해 17개 시·교육감은 잘 가르치는 교육환경 만들기, 학생 학력신장, 미래와 글로벌을 지향하는 인재육성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올해 본격화되는 고교학점제 수업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통합학교 운영, 소규모학교 지원이나 온라인 수업 개설 지원에도 만전을 기하고, 유보통합과 늘봄학교 등 국가단위 교육정책 추진이 정착할 수 있도록 대비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연초에 발표된 각 시·교육감 신년사를 분석한 결과, 교육감들은 교권보호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근식 서울교육감은 “선생님들의 자존심과 자긍심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며 “교육활동 보호 문화를 조성해 선생님들이 교육전문가로서 존중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거석 전북교육감도 “교사가 학생 지도와 수업에 열정과 성의를 담을 수 있도록 교권을 확실히 지켜드리겠다”고 강조했다. 또 도성훈 인천교육감은 지난해 논란이 됐던 특수교사 교권문제 해결에 의지를 밝히며 특수교육 여건 개선을 약속했다. 학교 업무경감을 통해 교원의 교육활동을 돕겠다는 입장도 나왔다. 설동호 대전교육감은 “학교 공통가정통신문 일괄 발송 시스템 구축과 운영, 학교지원센터 기능 강화 등으로 통해 학교 업무경감에 적극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최윤홍 부산교육감 권한대행도 교육 본질에 충실한 학교 만들기를 강조하며 수업혁신과 수업중심 학교 문화만들기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천명했다. 각 시·교육감들은 지역 특성에 맞는 다양한 학력 신장 방안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천창수 울산교육감은 “배움성장 집중학년제를 비롯해 기초학력부터 진로·진학까지 맞춤형 프로그램을 지원해 학생들이 학습과 성장에 결정적 시기를 알차게 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신경호 강원교육감도 맞춤형 학력신장 방안을 제시하며 “지역 맞춤형 교육지원과 함께 ‘초3~6학년 공부하는 힘 만들기’ 등을 통해 학생 스스로 배움을 채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성취도평가 시스템으로 학업역량을 강화하고 맞춤형 교육 서비스 제공을 통해 교육격차 해소에도 주력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국내 체류 외국인 비중이 전체 인구대비 5%를 넘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다문화국가가 된 상황에 맞게 이중언어교육이나 다문화 정책을 특화한 교육청도 주목을 받았다. 김대중 전남교육감은 “이중언어 교육 중심의 지역 글로컬센터 운영과 학생 국제교류 활성화를 비롯해 (가칭)전남국제직업고등학교 설립을 본격화하겠다”며 “전국 최초 다문화인재전형으로 초등학교 교사를 임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역설했다. 강은희 대구교육감은 국제 인정 교육과정인 바칼로레아(IB) 프로그램의 선도적 운영을 강조했다. 강 교육감은 “대구교육은 IB 프로그램 도입을 통해 학생의 진정한 역량평가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며 “서·논·구술형평가 시스템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공정하고 신뢰받는 평가 실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설 대전교육감과 서 전북교육감도 IB프로그램 도입에 대한 관심을 신년사에 담았다. 아울러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교육 여건 제공을 약속한 교육감도 있었다. 임태희 경기교육감은 “AI교사와 함께 미래를 준비하는 경기온라인학교를 통해 시간과 공간 제약 없이 누구나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정선 광주교육감도 “AI팩토리 미래교실과 광주아이온(AI-ON) 등 미래 교육환경을 지속적으로 구축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최교진 세종교육감은 기초학력 책임교육 강화, 생활·정서·학습 통합지원, 교육활동 중심 학교 구현 등 3대 핵심정책을, 윤건영 충북교육감은 디지털·학습·사회·정서 격차 해소를 강조했으며, 김지철 충남교육감은 교사의 주도성 강화를 통한 미래학교 실현, 박종훈 경남교육감과 김광수 제주교육감은 인성교육과 미래형 교육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한편 강은희 교육감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 명의의 별도 신년사를 통해 “미래교육 수요 반영과 맞춤형 교육 지원을 위해서는 국가교육 책임이 강화돼야 한다”며 “안정적 교원 확보는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 교육계 가족 한자리에… ‘협력’ 다짐 2025년 교육계 신년교례회 겸 제40대 한국교총 회장단 취임식에는 교육계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교육 정상화, 교육 공동체 회복을 위해 협력할 것을 다짐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학생의 꿈, 교사의 긍지, 부모의 신뢰가 있는 교육 공동체를 약속하면서 지난해 10월 교육감 임기를 시작했다”며 “이 가운데 선생님들의 긍지가 우리 교육 공동체를 다시 일으키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믿는다”고 했다. 이어 “미래의 낯선 변화에 불안이 아닌 희망으로 준비하는 교육은 선생님들이 당당한 교실에서만 이뤄질 수 있다”며 “선생님들이 교육 활동과 학생 지도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올해를 새로운 교육의 변곡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교육감은 “‘국민의 시대’의 교육에서 ‘시민의 시대’의 교육으로 바뀌었지만, 지금 개인의 시대에 대비한 교육은 아직 충분히 체제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개인의 개성을 존중하고 개인의 꿈을 맞춤형으로 해줄 수 있는 교육으로 가자고 한다면 AI 교과서도 그런 점에서 개인적으로 절대 필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생님을 지켜야 학교가 산다’는 신임 회장단의 슬로건에 깊이 공감했다. 임 교육감은 “선생님 개인의 문제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서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면서 “경기도는 한 사람의 선생님도 혼자서 어려움을 감당하지 않게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임 교총 회장인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도 참석했다. 정 의원은 “오늘 이 자리는 대한민국 교육을 아끼고 사랑하는 모든 분의 자리”라며 “교육은 좌우 진영 논리가 작용하지 않고,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선생님만 바라봐야 한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했다. 이어 “교육 정책의 성공 여부는 지금 예단하거나 평가할 수 없다”며 “교육부가 추진하는 교육 정책이 우선 현장에 잘 안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전국시도교총회장협의회 회장을 맡은 오준영 전북교총 회장도 축사에 나섰다. 오 회장은 “교권 5법이 개정되고 교권 보호 제도가 생겼지만, 현장 교원들은 아직 그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 일어난 교권 침해 사건 사례들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교원이 사회적으로 존중받을 수 있는 인식 개선 사업”이라고 짚어냈다. “선생님을 지켜야 학교를 지키고 교육을 지킬 수 있습니다. 수업 스킬이 좋은 선생님, 교육학 석·박사를 가진 선생님, 물론 수업을 잘하실 겁니다. 하지만 저는 컨디션 좋은 선생님의 수업 질이 가장 좋을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 “선생님, 열심히 하는 학생 될게요” 교육계 가족들의 신년 소망을 나누는 시간도 마련됐다. 특히 전국 교원들과 학생들이 보내온 소망 메시지가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전국교육자료전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을 이예나 대전 도시과학고 교사와 폭설에 고립된 자동차를 맨손으로 구출한 경기 화원초 5학년 이원‧강윤우‧이수혁‧이진성 군은 직접 교례회에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사회자가 수상 소감을 묻자 이 교사는 “교육 현장 일선에는 저뿐만이 아니라 열정과 열의를 가진 선생님이 무척 많다”면서 “이런 선생님들의 열정과 헌신이 학생들의 성장과 발전에 늘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몸을 낮췄다. 새해 소망을 이야기할 때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 교사는 “현재 교육 현장은 녹록지 않다”고 말문을 열었다. “지난해 교권 5법이 시행됐지만, 교육 현장에 있는 선생님들은 체감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우리 선생님들은 더욱더 힘을 낼 것입니다. 학생들의 가슴에 희망의 싹을 틔우고, 미래 꿈을 위한 나무를 심어서 학생들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열정을 다할 겁니다.” 경기 화원초 5학년 이원‧강윤우‧이수혁‧이진성 군은 지난해 11월, 역대급 폭설로 고립된 자동차를 보고 도움의 손길을 내민 미담의 주인공들이다. 운전자를 돕기 위해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맨손으로 눈더미를 치우는 모습이 온라인에서 큰 화제가 됐다. 이원 군은 “친구들과 눈 구경을 하려고 밖으로 나갔다가 차를 운전하시던 아주머니가 크게 당황하는 모습을 보고 무조건 도와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장갑이 없어서 손이 시렸지만, 눈사람을 만드는 것보다 재미있고 누구를 돕는다는 게 기분이 좋았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강윤우 군은 선생님들께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5학년 담임 선생님을 매우 존경한다”며 “6학년이 돼서도 선생님의 말씀대로 어려운 친구들을 돕고 공부도 열심히 하는 학생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수혁 군은 ‘포기는 없다’는 자신의 좌우명을 소개했다. “요즘 분수의 나눗셈을 배우는데, 많이 어렵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고 공부하려고 한다”면서 “여기 계신 모든 분도 올 한 해 힘든 일이 있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하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국가대표 선수를 꿈꾸는 이진성 군은 “꿈을 지원해 주기 위해 열심히 일하시는 아빠, 엄마가 항상 건강하고, 우리 집이 지금처럼 늘 행복하고 따뜻하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안양옥 한국교총 전 회장, 이태식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박상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 이정우 한국초등교장협의회 회장, 김승제 한국사립학교법인협의회 회장, 이경미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총연합회 회장,김문환 한국교총 2030청년위원회 위원장 등도 신념 덕담에 나서 교육 가족의 화합과 교육 발전을 기원했다. 이날 행사는 새해 다짐 구호 제창으로 마무리됐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회상해 보면 사진처럼 떠올라요. 뇌에 남아 있는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쭉 돌아보다 보면, 긍정적인 생각보다 부정적인 생각이 더 많이 떠오릅니다. 부정적인 생각이 머릿속에 남아 있으면 행동에 영향을 줍니다. 이걸 버릴 줄 알아야 합니다. 마음빼기 명상을 경험한 학생들이 그럽니다. ‘개운하고 편안하다’고요.” 이덕주 전인교육학회 회장(카이스트 명예교수)은 학교 수업에 참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흐뭇하게 웃었다. 우리나라 헬리콥터 개발사의 산증인으로 꼽히는 그는 32년간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지금은 인성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 전인교육학회는 2008년 인성교육과 전인교육에 뜻이 있는 교수와 교사, 각계 전문가 200여 명이 모여 만든 학술연구·실천 단체다. 이들이 만든 ‘스스로 깨닫는 인성교육, 마음빼기 명상 교실’ 프로그램은 교육부 인성교육 프로그램으로 인증받았고,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 수는 2017년 이후 기준, 14만3000여 명에 이른다. 지난해만 전국 360개교에서 4만9000여 명이 참여했다. 마음빼기 명상 프로그램의 핵심은 자신을 돌아보고 부정적인 생각을 비워내는 방법을 알려주는 ‘자기 내면 성찰’에 있다. 프로그램 표준안을 바탕으로 학교급, 학생 특성, 주제에 맞게 적용하고 있다. 전인교육학회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인성교육을 위해 힘쓴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제12회 대한민국 인성시민교육대상을 받았다. 8일 이 회장을 만났다. Q. 최근 대한민국 인성시민교육대상을 받았다 “인성교육에 관심 있는 교사, 교수, 각계 전문가 등이 모여서 16년간 인성교육을 연구하고 실천했다. 그 성과를 인정받았다는 생각에 감사하다. 아이들의 미래와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 동력이 생긴 느낌이다.” Q. 전인교육학회를 설립한 목적은 무엇인가 “인성교육의 중요성은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2008년쯤 선생님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는데, 인성교육의 부재는 선생님의 스트레스로 이어진다는 걸 절감했다. 선생님이 무너지면 교육 현장도 무너진다는 생각으로 인성교육에 뜻있는 분들과 함께 학회를 만들었다.” Q. 왜 인성교육에 주목했나 “하버드대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성공과 행복의 요건으로 인간관계가 가장 중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인간관계는 결국 인성이 바탕이 돼야 한다. 세상이 변해도 인성은 변하지 않는다. 인성교육은 인간의 본성을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어렸을 때부터 스스로 성찰하고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는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 Q. 카이스트 학생들을 대상으로 명상 수업을 진행했다 “20여 년 전, 카이스트가 대전으로 옮겨 갔다. IMF 이후 이공계 기피 현상도 있었을 때다. 학교에선 잘해보자는 마음으로 강도 높은 쇄신 정책을 운영했는데, 학생들이 힘들어했다.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방법을 고민하다가 모든 수업을 멈추고 며칠 동안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인성교육을 시켜달라고 했다. 생각지 못한 요구였다. 정신 건강 전문가들을 찾아가 조언을 구했더니, 그동안 했던 명상을 직접 수업으로 만들어보라고 했다. 그게 ‘지금이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 강의의 시작이었다. 처음에는 항공우주공학과 수업이었다. 그러다 누구나 들을 수 있는 교양 과목으로 개설됐다. 이후 온라인 대학 공개강좌 무크와 온라인 교육 플랫폼 코세라에도 탑재했다. 지난해 9월까지 전 세계에서 10만 명이 수강한 것으로 알고 있다.” Q. 인성교육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시대다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마음빼기 명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교육대학, 사범대 학생을 대상으로 가르치면 어떨까, 생각한다. 학교 현장에서 학폭 같은 사건이 일어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학생, 학부모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서 힘들어하는 선생님이 많다. 자신을 지키고 직장생활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방법을 대학 교육과정 안에서 가르치면 좋겠다. 선생님이 되기 전에 배울 수 있다면 효과는 더욱 클 것이다. 학회에서는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올해는 2월 15일에 예정돼 있다. 교대, 사범대 교수님들이 관심 가져주길 바란다.” Q. 시대 변화에 따라 인성교육 방법도 달라져야 할 듯하다 “인성교육진흥법에 보면, ‘인성교육이란 자신의 내면을 바르고 건전하게 가꾸고’라는 내용이 나온다. 인성교육은 스스로 내면을 성찰하는 데서 시작한다는 의미다. 자신을 성찰해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고 자기중심적인 입장에서 벗어나야 개방적이고 통합적으로 사고할 수 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외부에서 주입식으로 가르치는 건 곤란하다. 자기 스스로 마음을 돌보고 깨달아야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다.” Q. 앞으로 계획이 궁금하다 “AI, 빅데이터 시대다. 학회에서는 그동안 마음빼기 명상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얻은 결과를 데이터로 축적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인성교육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보여주고 관련 정책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 2022년부터 3년간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와 함께 ADHD 환아를 대상으로 마음빼기 명상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처음에는 10명 남짓으로 시작했는데, 치료에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고, 40명으로 대상을 확대해 진행 중이다. 인간의 전두엽은 17~18세까지 발달한다고 한다. 수학 공식을 외우고 영어를 열심히 배우면 하드웨어는 좋겠지만, 소프트웨어, 즉 인성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사회에서 힘들어진다. 인성교육의 필요성을 과학적인 데이터로 보여주고 싶다.”
학부모 등에 의한 악성 민원은 단 한 번이라도 교육활동 침해로 명시하고 교권침해 학생 조치에 이의가 있는 경우 행정 심판을 청구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추진된다. 한국교총은 9일 강주호 교총회장 취임 1호 법안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교원지위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교원들은 단 한 번의 악성 민원에도 교직 수행과 일상 생활이 무너지는 데 현행 법률은 ‘반복적’으로 제기하는 행위만 교육활동 침해로 규정하고 있다”며 “일회적·일시적 악성 민원도 교육활동 침해 행위임을 명시해 무분별한 민원으로부터 교원을 보호해야 한다”고 개정 취지를 밝혔다. 이미 6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성국 의원(국민의힘)을 만나 법안 발의와 입법 협력을 요청한 상태다. 조만간 국회 교육위 전체 의원에게 개정 요구서를 전달하고 협조를 당부할 예정이다. 교총은 현행 교원지위법 제19조에서 교육활동 침해행위의 한 유형으로 ‘목적이 정당하지 아니한 민원을 반복적으로 제기하는 행위’로 명시하고 있어 교육활동에 현저하게 지장을 초래하는 악성 민원도 반복성이 없으면 면죄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교원지위법 25조 제10항에는 교권 침해 학생에 대한 교육장의 조치에 대해 이의가 있는 학생과 보호자에게 청구권을 부여하고 있지만 교원은 가해 학생이나 보호자에게 내린 조치에 대해 이의가 있어도 아무런 대응을 할 수 없다고 덧붙혔다. 강 회장은 “교사를 폭행하고 성희롱한 학생에 대한 조치가 단기 출석정지나 심리치료에 그쳐도 교사는 무조건 수용해야 한다”며 “이로 인한 심리적 트라우마로 인해 피해 교사가 오히려 가해 학생을 피해 학교를 떠나는 일이 벌어지고, 교사가 갑자기 바뀌면 다수의 학생의 학습권마저 침해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불평등한 이의 절차는 조속히 개정돼야 한다”며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아동복지법 개정안과 함께 최우선 과제로 총력 관철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작가 한강의 글은 난해하고 심오하다. 가슴을 후비고 아프게 한다. 다 읽고나서 이유를 알 수 없는 눈물을 흘렸다. 그것은 내면 깊숙한 곳, 영혼의 눈물이었다." 이것이 채식주의자를 두 번 읽고 난 나의 한 줄 평이다. 그리고 이책을 쓰며 많이 아팠을 작가에게 안쓰러움도 느꼈다. 아프고 쓰린 대목을 그처럼 적나라하게 표현할 때마다 작가 스스로도 몰입해야 하니 그녀는 피를 흘렸을 것이다. 실제로도 책을 탈고할 때마다 많이 아팠다고 고백했다. 책의 어느 한 대목도 편하게 읽히지 않았다. 분명히 한글로 씌어진 책인데 외계 언어를 읽는 것처럼 낯설었다. 비유와 상징으로 가득한 작가만의 언어의 세계를 가늠조차 할 수 없으니 그랬으리라.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맛있다고 소문난 식당에서 먹은 음식인데, 도대체 무슨 맛인지 모르고 겨우 먹은 비싼 음식 같다고나 할까. 먹어본 적이 없거나 독특한 향신료를 써서 내 취향과 맞지 않는 비싼 음식과 같은,내 취향은 뚝배기 된장찌개인데 고급 호텔식당에서 핏물이 감도는 비싼 스테이크를 먹으며 역겨워하는 느낌이랄까. 남들은노벨문학상 작가 작품이라고 다들 서점으로 온라인으로 달려가서 사들인 책이다. 사서 읽지 않으면 유행에 뒤지는 듯한, 마치 한정판 명품백을 사기 위해 줄서는 사람들처럼 몰려갔다. 나도 그 바람에 한강 작가의 시집도 사고 소설도 사들였다. 부끄럽게도 우주물리학 책을 읽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라, 내 언어의 한계를 탓하면서 한숨을 내쉬며 읽은 책이다. 책도 200페이지도 안 되는데 며칠 동안 읽었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어느 대목에서 노벨문학상 심사위원들을 감동시켰는지, 영감을 주었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그저 문학적 상상력이 낮은 내 탓을 하는 수밖에! '시대의 폭력에 맞서 그 폭력을 표현하는 길은 더 폭력적인 언어를 쓸 수밖에 없었다'고 작가는 말했다. 그래서인지 작가 한강의 문장에선 행간을 읽어내기는 더 어렵다. 친절하게 설명해주거나 배경을 이해할 수 있는 언질조차 없다. 내게는 매우 불친절한 책이었다. 마치 자신의 세계에 갇혀 자신만이 알아볼 수 있는 시어를 가득 쓴 듯한 형상화로 가득한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시적 산문'이라고 평하는 것일까. 시는 다분히 주관적이고 해석하는 독자에 따라 다르게 읽힌다. 가장 정확한 이해는 작가만이 알 것이다. 불행하게도 독자의 수준이 작가의 그것에 미치지 못하면 읽을 수 없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이 일부 학부모들로부터 욕을 많이 먹었나 보다. 다른 세상의 책, 대중적이지 않은 서술 방식 한강 작가의 문학적 언어는 분명히 다르다고 생각했다. 내가 읽었던 여타의 작가들과 확연히 달랐으니,글자 그대로 읽어서는 안 되는, 글자 이면에 감춰진 언어를 해석하며 읽어야 한다는 뜻이다. 마치 다빈치가 왼손으로 쓴 글자를 거울에 비춰가며 읽어야 알아낼 수 있듯 작가가 자기만의 비밀언어 체계를 갖추어 쓴 책이라고 생각하니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그의 글에서 꿈으로 묘사된 문장 속에 키포인트가 담겨 있음을 겨우 찾아내고 스스로에게 박수를 쳤다. 그의 글에서 꿈으로 암시된 곳에서 마치 '다빈치 코드' 처럼 문장이 가리키는 방향이 있었다. 그러니 보통의 대중소설을 생각하며 읽으려고 한다면 접근조차 불가능한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의 서평이 매우 많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다양한 느낌을 서술하고 있다. 공통적으론 나의 그것과 비슷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어쩌면 일반적인 소설의 틀을 벗어난 구성과 전개를 보여주기 때문이 아닐까. 그의 소설의 중요한 시사점은 늘 꿈을 매개로 이야기를 전개한다는 점이다. "꿈을 꿨어", 라고 아내는 두 번 말했다. 달리는 차창 너머, 터널의 어둠 위로 그녀의 얼굴이 스쳐갔다. 처음 보는 사람처럼 그 얼굴은 낯설었다. 그러나 거래처 사람에게 둘러댈 변명과 오늘 소개할 시안을 삼십분 안에 정리해내야 했으므로, 더 이상 아내의 이상한 행동에 대해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어떻게든 오늘은 일찍 들어가야겠어, 부서 바뀌고 몇 달 동안 하루도 열두 시 전에 퇴근한 적이 없었잖아, 라고 잠깐 속으로 뇌까렸을 뿐이었다. -18쪽 이 대목에서는 일상이 된, 습관적으로 살아가는 부부의 모습을 보았다.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절절한 사랑은 간 곳 없는 영원회귀의 모습처럼 일과 노동, 의무와 책임으로 나날을 보내는 보통의 가정과 부부의 모습이다. 매우 구체적인 묘사라서 그래도 읽기 편한 문장이다. 긴장감 없이 그저 일상이 된 이 모습이 문제를 일으키고 일탈로 이어짐을 짐작케 한다. "그렇게 생생할 수 없어, 이빨에 씹히던 날고기의 감촉이. 내 얼굴이, 눈빛이. 처음 보는 얼굴 같은데, 분명 내 얼굴이었어. 아니야, 거꾸로, 수없이 봤던 얼굴 같은데, 내 얼굴이 아니었어. 설명 할 수 없어. 익숙하면서도 낯선. 그 생생하고 이상한, 끔찍하게 이상한 느낌을." -19쪽 이 대목은 어쩌면 채식주의자에서 핵심문장이 아닌가 한다. 주인공이 꿈 속에서 본 장면과 연결되는 대목이다. 어린 날 고통스럽게 학대 당하며 죽어간 강아지가 오버랩 되는 장면이기도 하다. 그리고 내 안에 존재하는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불러내는 장면이기도 하다. 여러 개의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한 장면이다. 산문으로 폭력에 맞선 책,이상하게 치유가 됐다. "너 정말 어쩌려구 그러니? 사람한테 필요한 영양소가 있는 건데. 채식을 하려면 제대로 식단을 잘 짜서 하든가. 얼굴이 그게 뭐야." 처남댁도 거들었다. "저는 딴사람인 줄 알았어요. 얘기는 들었지만, 그렇게 몸 상해가면서 채식하는 줄은 몰랐지 뭐예요." "지금부터 그 채식인지 뭔지는 끝이다. 이거, 이거, 이거, 다 먹어라 얼른. 없어 못 먹는 세상도 아니고 무슨 꼴이냐." -46쪽 위 부분은 채식주의자인 주인공에게,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폭력적인 장면을 매우 사실적으로, 훌륭하게 묘사한 대목이다. 주인공을 나락으로 몰아가는 충격적인 장면이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부모라는 권력으로 행해지는 가정폭력의 장면을 눈에 보일 듯 상상하게 만드는 매우 사실적인 문장이라서 놀랍다. 그럼에도 책 어디에도 주인공의 행동을 이해시키는 대목은 나오지 않는다. 나는 이 대목에서 부끄러움으로 얼굴이 달아올랐다. 나 또한 내가 담당하는 반 아이들에게 식사지도를 한다는 명목으로 싫어하는 음식도 반드시 먹게 하였기 때문이다. 어쩌면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폭력을 휘두른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줄여서라도 반드시 맛보게 하고 다 먹을 때까지 기다리며 먹게 했으니. 그동안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회의감이 들게 한 문장이다. 물론 아이들에게 왜 먹어야 하는지, 얼마나 소중한 음식인지 꼭 설명을 해주고 먹게 했지만,억지로 입에 넣어준 적은 없지만 그래도 마음이 걸렸다. 그제야 그는 처음 그녀가 시트 위에 엎드렸을 때 그를 충격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깨달았다. 모든 욕망이 배제된 육체, 그것이 젊은 여자의 아름다운 육체라는 모순, 그 모순에서 배어나오는 기이한 덧없음, 단지 덧없음이 아닌, 힘이 있는 덧없음. 넓은 창으로 모래알처럼 부서져내리는 햇빛과, 눈에 보이진 않으나 역시 모래알처럼 끊임없이 부서져내리고 있는 육체의 아름다움. 몇마디로 형용할 수 없는 그 감정들이 동시에 밀려와, 지난 일년간 집요하게 그를 괴롭혔던 성욕조차 누그러뜨렸던 것이었다. -104쪽 인내의 힘으로 쓰라림을 억누른 체 일상의 등짐을 묵묵히 지고 걸어가는 그녀에게는 무관심의 채찍질만이 가해질 뿐이다. 역설적이게도 우리의 존재감과 고독은 아픔 속에서 가장 온전하며 다채롭게 구현된다. 파괴적인 열정에 부딪쳐 깨져버린 이들이 숭고한 예술작품을 만들었다고 가정해보자. 인내의 근육을 가다듬으며 일상의 곡예를 아슬아슬하게 연마한 그녀의 삶을 감히, 예술작품이라고 부를 수 없는 이유는 또 어디 있겠는가. 욕망을 감추는 데 들이는 에너지는 욕망의 나신을 드러내는 데 들이는 에너지보다 훨씬 더 막대할 것이다. -한강 작가의 글에 덧붙인 허윤진의 해설 중에서 -238쪽 작가 한강의 글에 해설로 덧붙인 허윤진의 글마저 난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작가들의 뇌구조는 일반인들과 다른 걸까. 그들만의 언어세계가 따로 있는 것 같았다. 작가의 글쓰기는 어떤 식으로든지 경험으로 시작한다고 한다. 직접이든 간접이든. 그러니 순전히 상상만으로 글을 쓰는 작가는 드물다고 생각한다. 신문 한 귀퉁이에 난 사건 사고가 책을 쓰게 만들고 누군가의 고백이 책으로 거듭나기도 한다. 어쨌든 이 책을 선택한 분이라면 단단히 마음 먹고 도전해서 끝까지 읽어 정상에 올라서길 비는 마음이다. 서평도 아니고 독후감도 아닌 어정쩡하지만 다 읽었다는 숙제를 마쳐 마음이 편하다. 사족을 붙이자면 인간성 회복과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폭력 앞에 무력한 자신을 위해 육식을 거부하며 죽음에 이르도록 채식주의자가 된 주인공의 모습은 바로 우리의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사람들 또한 지금, 세상으로부터 날아오는 유형 무형의 폭력으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누군가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부모가 주는 안락함 대신 버림 받고 사랑 받지 못하는 가정폭력, 가난으로 제대로 배우지 못하는 슬픔을 안고 버티며 살아온 불안정한 세상에 던져지는 폭력, 사랑한다고 생각한 사람이 가하는 데이트 폭력, 직장과 조직에서 수모와 멸시를 당하는 폭력, 가족이 된 배우자로부터 당하는 폭력에 국가가 주는 폭력까지. 안전한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이 책은 바로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폭력에 관한 작가의 고발서임이 분명하다. 세상의 폭력에 맞선 책이 분명하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알 수 없는 눈물을 흘리며 치유를 경험했다. 말없이 어루만져주는 보이지 않는 손길을 느꼈다. 그러나 그 이유를 잘 모른다. 나도 모르는 내 영혼 깊숙한 곳에서 치유의 눈물이 흘렀다. 알게 모르게 상처를 받으며 살아온 내 마음의 상처를 건드려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잊고 싶었던 그 모든 상처가 작가의 말없는 문장으로 위로를 받았음이 분명하다. 폐부를 흔들어 더 깊은 내면의 상처를 더 들여다 볼 세 번째 읽기를 시작해야겠다.
제40대 한국교총 회장단이 선생님을 지키고 학교를 살려 교육을 바로 세우겠다고 다짐했다. 신년을 맞아 모인 교육계 인사들도 선생님들이 오롯이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힘을 합치자고 화답했다. 한국교총은 8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2025년 교육계 신년교례회 겸 제40대 한국교총 회장단 취임식’을 개최했다. 이날 출범한 회장단은 강주호 회장(경남 진주동중 교사)을 비롯해 김성종(충남 위례초 교장)수석 부회장, 김선(경기 둔전초 교사), 왕한열(대구 학남고 교장), 김진영(서울 경복비즈니스고 교사), 심창용(경인교대 교수) 부회장이다. 이 자리에서 강주호 교총 회장은 환영 인사를 겸한 취임사에서 “변화에 대한 현장의 기대와 여망이 한국교총 역대 최연소, 30대 회장을 선택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3년, 늘 선생님 곁에 함께 하며 젊음과 패기로 직접 뛰는 회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학부모와 선생님 간의 불신, 갈등의 피해는 결국 아이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협력의 교육동반자 관계 복원과 교육공동체 신뢰 회복에도 더욱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정부와 정치권, 사회 각계를 향해서도 “교육의 미래를 생각하는 마음은 모두가 한결같으리라 생각한다”며 협력을 호소했다. 강 회장은 “교육 정상화를 위한 힘은 여전히 선생님으로부터 시작된다고 믿는다”며 “선생님의 헌신과 열의가 우리 교육을 이끌었고, 선생님이 곧 대한민국의 교육력”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선생님을 지켜야 학교가 살고, 학교가 살아야 교육이 바로 설 수 있다”며 “먼저 선생님들이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구체적인 실천 방안으로는 ▲아동복지법, 교원지위법 개정을 통한 교원 보호 ▲현장의 숙원과제인 비본질적 행정업무 완전 분리 ▲교직 특성에 맞는 획기적인 처우 개선, 보수체계 확립 등이다. 또 ‘교원보호 119’를 가동해 교권 사건 발생 시 즉시 출동해 처음부터 끝까지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교원 정치기본권 확대 방안에도 전향적인 입장을 밝혔다. 강 회장은 “이제는 현장 교원 스스로 교육정책 의사결정자로 진출해 현장이 주도하는 교육개혁을 실현해야 한다”며 “유·초·중·고 교원이 지금보다 더 국회의원, 교육감 등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신년교례회를 겸한 이날 행사에는 현장 교원과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17개 시도교총 회장 등 교육계 주요 인사를 비롯해 정치, 사회 각계 인사 등 300여 명이 참석해 새해 교육협력을 다짐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디지털 시대를 맞아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한 사회가 되는 가운데 교육의 주체는 선생님”이라며 “불필요한 행정업무 경감과 교권보호 등 제도적 지원을 통해 선생님들이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교원 전문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 마련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도 “한국교총은 수 십년간 교원의 복지 증진과 교육 발전의 버팀목이 돼 왔다”며 “국가교육위원회는 선생님이 존경받고 학생이 사랑받는 교육을 만드는 정책 마련에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또 우원식 국회의장도 영상 축하를 통해 “대한민국의 발전의 원동력은 교육에 있고, 인재강국으로 나가는데 교육자의 역할이 컸다”며 “미래 세대를 양성하는 선생님이 교육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회의 역할이기 때문에 선생님이 존경받고 아이와 행복한 수업을 할 수 있도록 국회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역사학자이자 미래학자인 유발 하라리 교수는 저서 『호모 데우스』에서 신이 되려는 인간 세상에는 “변화만이 유일한 미래의 상수(常數)”라고 주장했다.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요즘 세상은 첨단 과학⋅기술 문명의 요람인 4차 산업혁명 명찰을 달고 입학한 아이가 얼마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눈을 비비고서야 알아볼 정도로 괄목상대(刮目相對)하게 성장한 상태라 할 수 있다. 이제 현실과 가상의 상호작용을 이용한 3차원의 디지털 세상과 챗GPT, AI와 로봇기술 등 첨단과학기술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인류를 변화시킬지 상상의 끝을 측량하기 어려울 정도다. 하지만 인간은 역사적으로 볼 때 약간의 성공을 거두면 이내 오만해지는 속성이 있다. 그래서 결국 영원히 성공한 사람도, 영원히 실패한 사람도 없다. 우주의 섭리가 조화로운 것처럼, 인간의 흥망성쇠 역시 공평하다. 한때 예루살렘은 바빌론 제국에 의해 무너진 것이 아니라, 자멸했던 것이다. Covid-19가 가져온 지난 3년 여의 기나긴 역경의 시간은 인류에게 새로운 삶을 다시 시작해 보라는 경고와 같았다. 마치 르네상스가 죽어가는 유럽을 살려냈듯이, 이제 인류에게 필요한 것은 과거의 체계를 대체하여 다시 태어나려는 용기와 지혜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초고속, 전광석화(電光石火)처럼 변화의 시대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관성의 법칙을 굳건하게 지키며 변화가 더딘 곳 중의 하나가 바로 학교다. 지금 학교 현장은 교육 불평등, 교육 격차, 학교 밖 청소년 양산, 학교 폭력, 학생-학부모와의 학교 사법화 등 각종 문제에 휩싸여 있다. 이를 회복하거나 정상화할 수 있는 지혜는 교육의 주체인 교사들에게 달렸다. 그런데 교사들 역시 이젠 약자가 되어 학부모의 갑질, 악성 민원, 아동학대 신고, 교권 침해 등으로 잔뜩 움츠려 있다. 교육부와 교육청이 나서 해결사 역할을 하려 하나 실효성이 미진한 정책들로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교권 확보와 보호를 위한 ‘교권 5법’도 오히려 ‘교권 학대법’ 내지 ‘교사 때리기 법’으로 둔갑한 채 소리만 요란하지 실질적인 변화는 체감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우리 교육은 다양성 추구와 더불어 창의성, 상상력 개발에 전력투구해야 한다. 그러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세상의 변화를 만드는 사람 즉, 체인지 메이커가 필요하다. 개개인에게 체인지 메이커는 궁극적으로 자기 삶의 주인이요, 진정한 민주시민으로 살아가는 길이다. 지방자치의 시대에 학교 자치도 예외가 아니다. 여기엔 교사,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 간의 연대와 협력의 정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것이 현재의 유명무실한 공교육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멈춤이나 중단 없는 변화의 파도를 타고 험난한 대양을 건너야 한다. 그러려면 호모 사피엔스의 생존을 보장한 공존, 공생의 힘으로 인류의 역사를 다시금 회복해야 한다. 이는 우리 교육을 더 이상의 수렁에 빠지지 않도록 건져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여기엔 외로운 나그네이자 고독한 순례자이며 세상을 이롭게 하는 존재이자, 생명을 자라게 하는 영양분과 거름이며, 세상을 향한 용기로 변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의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앞으로 한 사회의 성공은 그 안에 체인지 메이커들이 얼마나 있느냐에 달렸다”고 말한 최초의 사회적 기업가이자 글로벌 비영리 조직인 아쇼카 재단의 창업자인 빌 드레이튼의 말은 우리 교육의 현실을 극복할 주체로서의 교사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필자는 교사의 시대적 아픔과 상처의 치유에 정부와 교육당국의 획기적인 지원, 정책에 대한 제언과 함께 목청껏 함성을 질러본다. “선생님, 당신은 이 시대의 위대한 체인지 메이커가 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