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8,546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승진보다는 수업을 잘하는 멋진 교사가 되어보겠다고 노력하는 교사들이라면 누구나 수석교사에 매력을 느끼고 기대를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1980년대부터 수석교사에 대한 논의가 되어 왔다고 하나 구체적인 시행기류를 실감하게 된 것은 2007년 8월 이후가 아닐까 한다. 수석교사에 뜻을 두고 있던 교사들에게 이런 지연은 곧 시행 될 듯하면서도 추진되지 않았던 이 제도적인 문제점에 많은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2007년 공문서 정리 및 담임업무 등의 학기말 정리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때에 '수석교사 시범운영 공모'라는 공문이 시달되었다. 붙임자료로 요구하는 것에 비해 시간은 너무도 짧았다. 그래도 그냥 앉아 있을 수만은 없는 일, 공문을 다시 차근차근 읽은 후 즉시 붙임 자료 준비에 들어갔다. 최근의 자료는 구할 수 있었으나 26년 세월동안 있었던 교과과련 실적물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증빙자료로 제출할 당시의 교과 연구회 활동 및 각종 대회와 관련된 공문이나 교육청의 요청으로 연구학교 지원단이나 수업자료 및 지도안 작성연구에 관여했던 자료들을 문서로 신청하면 "어렵다"라는 회신만 받을 뿐이었고 토요일과 일요일이 들어 있어 당해 기관과의 연락이 원활히 이루질 수 없었다. 우선 가지고 있는 자료들을 부터 챙기다 보니 그동안 활동했던 일들이 하나하나 떠올랐다. 교육대학원에서 음악교육학을 전공하고 야간 신학대학원에서도 음악관련 학점 9학점을 취득하며 전문적인 지식을 쌓고 또 전국의 원근 거리를 마다않고 각종 교과관련 연수와 전문성 향상을 위한 세미나에 참여했던 일, 직무연수 강사로 뛰었던 일들은 승진에 목적을 두기 보다는 음악을 통하여 나 자신이 현재 향유하고 있는 기쁨과 즐거움을 어린이들에게도 전달하여 자신들의 삶을 좀더 여유롭고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고 음악활동을 생활 속에서 적극적으로 즐기도록 해주기 위함이었다. 수석교사 계획서에는 앞으로의 활동목표와 교과 전문지식 제고 측면, 수업 기획력 향상 측면, 수업방법 개선 측면, 평가방법 개선 측면, 동료교사 지원 측면으로 작성하게 되어 있었다. 모두 10장 분량으로 그동안 익혔던 전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나의 수업방향에 대한 소신을 솔직하게 적었다. 쉬운 기악 연주법 계발하여 보급하고 가장 절실한 내용이지만 간과하기 쉬운 화성법에 대하여 어린이들과 초등 교사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단계별로 된 책을 펴내고 싶다는 것과 어린이들의 창의적인 음악교육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나라를 방문하여 배워야 할 점은 도입하여 한정된 악기사용의 단순한 음악수업을 개선하는 하는 것, 시설 및 자료미비로 감상부문의 지도의 취약한 점, 창의적인 음악교육을 하겠다는 교사들의 마인드 개선과 부족한 콘텐츠를 보완하여 초등음악교육을 발전시키고 싶다는 소박한 포부도 담았다 가장 문제가 된 것은 수업 동영상이었다. 2007년도에 자원하여 가장 빨리 수업연구를 한 까닭에 미처 동영상을 찍어놓지 못한 것이었다. 갑자기 수업 동영상을 찍자고 하는 교사의 태도에 어리둥절해 하는 어린이들과 부랴부랴 동영상을 찍기는 하였으나 늦은 시간이어서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이유로 캠코더 테이프를 CD로 제작해 주려고 하는 곳이 없었다. 웨딩숍에 가서 사정하여 새벽 2시까지 작업을 하였다. 그러나 제출이 임박하여 CD 재생 확인을 하지 못한 상태로 제출을 하여 못내 마음에 걸렸었다. 테이프에 다른 사진이 들어있는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영어연수를 받고 있는데 연락이 와서 받아보니 1차 심사에 되었으니 2차 심층면접을 준비하라고 하였다. 그 때의 기쁨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2차 심층면접은 수업지도안과 수업동영상 확인과 면접관들의 질문으로 이루어 졌다. 질문에 대한 예상을 전문적인 지식을 묻는 것으로 대비하였으나 수석교사와 수업에 관한 일반적인 세 가지 질문이어서 다소 실망하였다. 2차 심층면접 심사결과가 나왔다. 명단에 이름이 없음을 보고 실망이 되어야 될 텐데 편안함이 밀려오는 것은 왜일까? 1차 심사에서 음악과 두 명을 포함, 20명에 통과되었다는 자신감이 앞으로 수석교사 대한 희망과 기대를 가져다 준 것이다. 2차 심사에 통과된 10명의 교사들은 대한민국 최고의 수업전문가라고 확신한다. 2008년 수석교사로서의 활동은 시범이니 만큼 앞으로 수석교사제도 확대에 크나 큰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음악과 한 명을 포함한 경기도에서 수석교사로 최종 확정된 열 분의 교사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
신규교사를 뽑는데 면접위원으로 참가를 했다. 실력 있고 정신이 제대로 박힌 사람을 뽑아야 우리 교육이 산다는 생각에 어쩌면 응시자보다 더 긴장된 마음으로 고사장에 들어섰다. 취업난이 극심한 시대에 교사되기가 하늘에 별 따기라는데 몇 십대 일의 그 어려운 1차 관문을 통과하고 2차 실기 면접에 응하는 젊은 예비교사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빛나 보였다. 스물예닐곱쯤 되어 보이는 풋풋한 나이, 단정한 머리와 깔끔한 옷차림새, 바른 말투, 겸손한 낯빛. 스타가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이라도 아이들 앞에 세워놓으면 ‘멋쟁이 우리 선생님, 인기짱 우리 선생님, 실력파 우리 선생님’소리를 듣고도 남을만한 모습들이다. 마음 같아서는 모두 다 합격시켜서 저들의 가슴 속 뜨거운 열정과 꿈, 청순함과 재기발랄함을 우리 교단에 희망의 젖줄로 흘러들게 할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어가며 그들의 아픔과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선생님이 되겠습니다.” “부단히 연구하는 교사, 제게 주어진 책임의 무게를 한시도 잊지 않는 교사가 되겠습니다.” “생활지도가 어렵다지만 교사가 진정한 이해와 관심의 눈길을 보여준다면 문제 학생들을 충분히 선도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교장․교감선생님 또는 원로선배님들께서 임상 장학을 해 주신다면 수업기술 향상은 물론 교직성장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교직관을 비롯해서 교단에 섰을 때 부딪치게 될 여러 가지 상황을 중심으로 그 해결책을 묻는 질문에 자신감에 넘치는 답변들을 쏟아내는 예비교사들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듣고 있노라니, 교직을 지나치게 낭만적인 직업으로 여긴다거나 교육현실을 피상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걱정되기도 했지만, 문제 해결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와 함께 학교 교육의 미래를 희망적이고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서는 한없이 대견스럽기도 했다. 머잖아 3월이 되면 저들은 그토록 일하고 싶어 했던 교단에 서게 되는 감격을 맛보게 될 것이다. 대학 졸업 후 밤낮으로 준비하고 공부해서 참으로 힘든 취업의 문턱을 이제야 넘어서는 저들이 아이들로부터 ‘선생님’소리 한번 들어보는 것이 그 동안의 소원이었다는데 그 소원 또한 바로 이루어질 것이다. 남은 것은 오로지, 그 동안 갈고 닦은 실력으로 아이들 가슴 속 타오르는 배움의 불꽃을 활활 지펴주고, 한껏 몸을 낮춘 봉사와 인간애로 아이들 하나하나 사랑의 목마름을 채워주는 일뿐. 젊은 피를 수혈하게 될 3월의 교단은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팔팔한 신규 교사들, 그 생각의 유연함과 빠릿한 움직임을 보다보면 젊음의 특권이 부럽기도 하면서 나이 든 선배 교사들은 그들대로 알게 모르게 자극을 받아 새로운 의욕의 신발 끈을 조임으로써 교단 곳곳에 드리워진 권태의 그늘이 사라지고, 경직된 사고의 틀 또한 조금씩 부서지는 가운데, 언 땅을 뚫고 새로 돋는 싹처럼 학교 전체에 무언가 희망의 기운들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우리 교단에서 3월이 시작되면 품어 보곤 했던 이 같은 기대와 꿈들이, 현실이 되기는커녕 나 같은 이상주의자의 한낱 상상 속의 신기루가 되고 말았으니 이 일을 어찌하면 좋은가. 취업을 못해 안달이 났을 때는 교단에 설 수 있는 기회만 주어진다면 자기 앞에 무슨 일이 주어지건, 어떤 어려움이 닥치건 아이들을 사랑하고 부단히 연구하며 매사에 성실한 선생님 되겠다는 약속을 그리도 철석같이 목청 높이 외치던 사람들이 한 학기 아니 한 달도 못가서 금세 기성교사의 보신주의, 무사안일주의에 물들고 마는 것이다. 학교 현실을 개탄하는 술자리 어디선가 전해들은 이야기 한 토막. 사대를 갓 졸업하고 성적이 우수해서 곧바로 임용된 K 선생님은 부임하자마자, 부잡하기 이를 데 없는 아이들로 구성된 고학년의 학급담임을 맡게 된데다, 일처리경험이 부족함에도 기존교사들이 서로 맡기를 싫어하는 어려운 사무분장까지 떠맡게 되어 교직생활의 시작이 버겁기만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토록 서고 싶던 교단이기에, 부족한 지식은 밤새워 연구하면 될 것이고 모르는 것은 선배교사들에게 물어가며 해낼 수 있으리라 믿고 누구보다도 부지런하고 열심히 학교생활을 시작했다. 아침 여덟시도 되기 전에 조기 등교하는 학생들이 많은 도회지 변두리 학교였는데, 선생님 안 계시면 교실에서 그저 떠들고 장난치다가 그 소중한 아침 시간들을 낭비하는 것을 두고 볼 수만 없어 이른 아침을 서둘러 먹고 출근하여 자율학습을 지도하는가 하면, 밀린 업무가 있거나 교육자료 제작을 해야 할 때면 퇴근 시간을 훌쩍 넘기기 일쑤에다, 일하다보면 시간 가는 줄도 몰라 당직자가 문단속을 하겠다며 퇴근을 독촉하는 소리를 듣고서야 자리에서 일어날 정도로 열심이었던 K선생님. 그 학교 교감선생님이나 교장선생님은 그 선생님의 성실성과 책임감이 남다름을 알고 수시로 불러 격려하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한 학기가 지나고 다음 학기가 시작될 즈음 K선생님의 학교생활에 조금씩 이상 징후가 나타나는 것 아닌가. 누구보다도 아침 일찍 나와서 교실에 들어가 아이들 자습지도를 해주던 그 선생님이 공식 출근 시간이 딱 되어서야 학교에 들어서는가 하면, 일과 끝나기가 무섭게 책상을 정리하고 퇴근을 서두르더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자기 업무에 큰 문제점을 보이거나 학급관리가 엉망이 된 것은 아니지만 예전의 부지런함과 성실함의 열정이 한 순간에 식어버린 느낌이 들어 하루는 교감이 그를 불러 신상에 무슨 애로가 있나 묻게 되었는데 거기서 나온 얘기가 참으로 가관이 아니겠는가. 잠자는 시간 조금 줄여야 하는 고통은 있지만, 열심히 연구해서 가르친 만큼 아이들이 공부에 더 흥미 있어 하고, 사사로운 일들 뒤로 미루다보니 손해 보는 경우도 있지만,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을수록 사제 간의 일체감이 커진다는 생각이 들어 자신의 부지런을 더 한층 채찍질해 가고 있던 어느 날, 선배 교사 한 분이 얘기할 게 있다며 좀 보자고 했다 한다. 평소에 그렇게 대화를 많이 주고받거나 가깝게 지내던 사이는 아니었기에, 따로 좀 보자는 말에 다소 의아해하며 약속장소로 갔더니 자리에 앉자마자 시비조로 하는 말, “네가 그렇게 잘났냐. 응?”하더라는 것이다. 전혀 예상치 못한 선배의 힐난에 어처구니가 없고 황당한 마음에 얼굴이 벌개져서 한참을 머뭇거리던 K선생님은 결국 그 자초지종을 듣게 되는데, 결론인 즉 “네 한 사람, 부지런을 떠는 통에 학교의 다른 모든 선생님들이 게으르고 무능한 사람으로 비쳐진다. 사람 좀 피곤하게 하지 말고, 어지간히 좀 잘난 체 하라.”는 것이다. 이제 K선생님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존경스럽기만 했던 동료선생님들의 눈이 갑자기 두렵기 시작했고, 자신이 옳다고 믿는 일을 열심히 했던 것뿐인데 그러한 선의가 집단에 의해 왜곡당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자기 혼자 잘해봤자 아무런 의미도 없고 왕따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며칠 밤을 괴로워했다는 것이다. 슬프게도 K 선생님은, 집단 내에서의 고립이 두려워 기성의 낡은 관습과 인식에 맞서 싸우기보다 현실과 타협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무력감에 빠진 우리 교단의 현실을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열심히 하는 사람,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우대받고 존경받기보다는 도리어 세상 물정 모르는 이상한 사람으로 몰리는 학교 분위기에서 무슨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아이들이 무슨 꿈을 먹고 자라겠는가. 학교가 죽었다느니, 교권이 땅에 떨어졌다느니, 이런 저런 공교육 위기론은 누구 탓도 할 것도 없이 우리 교육계 종사자 모두가 스스로 자초한 것이다. 설레는 가슴으로 교단에 첫발을 내디딘 젊은 교사들이 불타는 열정으로 자신의 꿈을 펼쳐보기도 전에 부정적 현실 앞에 좌절하고 마는 데는 본인들의 의지 부족 탓도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이 ‘보고 배울만한 본(本)’을 보여주는 기성교사들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대학에서 배운 학문적 지식, 한 두 달의 교육실습만으로는 결코 훌륭한 교사가 될 수 없다. 교사로서의 기본적인 품성 내지는 자세는 교육현장에서 몸소 체험을 통해 바르게 배우고 내면화시켜 나가야 하는 덕목인데, 교직생활 초년기를 어떤 학교의 교풍 속에서 어떤 선생님들과 함께 하면서 좋은 경험들을 해보느냐에 따라 그 질이 크게 좌우되는 것이다. 옛날에 발음이 정확치 않는 한 서당선생이 “바담 풍(風)” 하면서 학생들이 똑같이 따라 하길 원했는데, 학생들 역시 “바담 풍(風)”이라고 하니까 화를 내며 회초리로 종아리를 쳤다는데, “바람 풍(風)”이라고 해야 아이들이 “바람 풍(風)”으로 따라 할 것이 아닌가. 우리 교단도 마찬가지다. 경험 많고 지혜로운 선배․ 원로 교사들이 자잘한 근무 자세 하나부터 시작하여 공부 가르치는 세세한 기술에 이르기까지 젊은 신규교사들에게 본을 보이고 솔선수범한다면 교단은 분명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철밥통 꿰어 찼으니 눈치껏 살면서 한 몸 보신하면 그만이라는 퇴영적 사고는 당장 벗어던지고, 선생님들 모두가 서로에게 자극받고 서로가 잘 해보자고 격려하는 풍토 속에서 새로운 삼월을 맞이한다면 우리 교육의 갱생의 날도 머지않을 것이다. ***
2007년 12월 31일. 닛코에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서설이 탐스럽게 내렸다. 울창한 삼나무 숲위엔 기기묘묘한 설화가 만발했고 쥬젠지의 쪽빛 호수엔 차가운 겨울이 소리없이 내려앉고 있었다. 아름다운 풍경을 눈에 아로새기며 도착한 곳은 게곤폭포 전망대였다. 그러나 우렁우렁 지축을 흔드는 폭포수의 굉음만이 공간을 울릴 뿐, 정작 폭포의 장엄한 모습은 볼 수가 없었다. 우리가 의아하게 생각하자 가이드는, "게곤폭포를 지척에서 감상하려면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시 지하 50미터 지점까지 더 내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일행은 곧바로 승강기를 타고 게곤폭포의 전망대로 직행했다. 30여명이 동시에 탑승할 수 있는 널찍한 규모의 엘리베이터는 순간이동을 하듯 빠른 속도로지하 50미터 지점에 우리를 내려놓았다. 엘리베이터 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흰 기저귀를 길게 늘어뜨린 듯한 길이 99미터의 게곤 폭포수가 장엄한 물줄기를 내뿜었다. 쥬젠지 호수에서부터 흘러내리던 물줄기가 급전직하 폭포수로 변화된 게곤폭포는, 와카야마켄의 나치노타키 폭포, 이바라키켄의 후쿠로다 폭포와 더불어 일본의 3대 폭포 중의 하나인데 이 중에서도 게곤폭포가 가장 크고 멋지다고 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마다 각각의 특색 있는 풍경을 연출하는 게곤폭포는 닛코에 처음 신사를 세운 쇼도쇼닌이라는 사람이발견했다고 한다. 장엄하게 흘러내리는 폭포수와 그 옆에 우뚝 솟은 주상절리의 기묘한 형태의 암벽은 폭포와 더불어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게곤폭포 감상을 마친 일행은 전망대 옆 분식집에서 일본식 라면인 '라멘'으로 점심을 가볍게 때웠다. 라멘은 우리나라 라면처럼 칼칼한 맛이 없고느끼했지만 그런대로 먹을 만 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기념품 가게를 구경한 뒤 쥬젠지 호수에 들렀다. 쥬젠지 호수는 난타이산 남쪽 해발 1,270m 지점의 고원에 형성되어 있는 칼데라 호수로, 물이 얼마나 맑은지 손으로 받아 마셔도 될 정도였다. 북쪽의 온천가를 제외하고는 호수 전체가 울창한 산림으로 둘러싸여 천혜의 풍광이다. 때문에 예부터 호수 일대는 신앙의 성지였고, 그런 까닭에 여자들의 출입이 오랫동안 금지되기도 했다고 한다. 봄과 여름철에는 보트놀이와 캠핑 등을 즐길 수 있고, 가을에는 단풍이 유명하다. 우리는 정말 모처럼아름다운 호수주변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으며 잠시나마 자연과 인생과 사랑에 대해 생각하며 호수주변을 오랫동안 거닐었다.
인천성리중학교(교장 박임옥)는 EBS영어교육전용방송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중학교 예비교육을 실시하고자 초등학교 6학년생을 대상으로 1.22일부터 1.23일까지 예비중학생 21명을 대상으로 영어캠프를 실시 성공리에 마쳤다. 성리중학교에 따르면 초등영어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은 EBS영어교육전용방송을 원어민 교사(Ivan Anderson)와 한국인 영어 교사가 Co-teaching 형식으로 지도하는 다양한 체험위주의 활동 프로그램 운영했으며 재학중인 4명의 선배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도우미 학생으로 참가하여 초등학생들이 낯선 중학교에서 느낄 수 있는 어색함과 어려움을 해결하여 중학교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도 했다. 비록 2일 동안의 짧은 캠프 기간이었지만 참가한 학생들은 몇 달 후에 입학할 중학교 생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없앨 수 있었으며, EBS영어교육전용방송을 알게 됨으로써 영어 학습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한편 박임옥교장은 다양한 교육활동 전개로 “학생들에게는 꿈을, 교직원에게는 보람을, 학부모에게는 만족을” 주어 사교육비를 절감할 수 있는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교육청이 겨울방학을 맞은 초.중등교원을 700여명을 대상으로 인천교육연수원을 비롯한 경인교대와 인하대 등에서 초.중등 1정 자격연수 등 각종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1.23일 경인교대에서 실시하는 초등1정 자격연수에 참가한 1백여명의 교사들이 추의도 잊은 채 강사가 들려주는 특강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 인천교육의 밝은 미래를 보는 듯 하다.
새 정부 교육정책의 핵심은 ‘자율과 분권’이다. 대통령직인수위는 정부가 오히려 교육발전에 걸림돌이 되어 왔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인수위는 16일 “규제위주의 교육정책이 지방의 초․중등교육과 대학의 창의적이고 다양한 인재 양성을 가로막아 왔다”며 “학교 교육에 대한 개입과 통제를 대폭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인수위는 “조직․정원이나 교원 임용․인사, 학사운영 등 초․중등교육의 자율을 가로막는 규제는 폐지되거나 지방교육청으로 이전된다”고 확실히 했다. 그러면서도 “초․중등교육에 대한 국가의 정책적 관심과 지원은 현재보다 줄어들지 않을 것이며, 국가의 재정지원도 변함없이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수위가 ‘국가 책무인 유․초․중등교육의 핵심적 기획․행정기능은 유지돼야 한다’는 한국교총 등 교육계의 지적을 수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규제와 간섭’의 주체만 옮겨지는 것은 아닌지, 시․도간 교육격차가 심해지지 않을지에 대한 일선의 우려는 여전하다. 교총은 22일 ‘단위학교 자율성 확립을 위한 교육행정권한 이관 방안’이라는 제목의 ‘입장’을 인수위에 전달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지방 이양은 학교현장의 자율성 확보와 교육력 향상을 위한 제반 여건을 지원․조성하여 단위학교 자율운영 체제를 확립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재갑 교총 전략기획본부장은 “지방 이양으로 일반자치단체나 시․도교육청 등 지방교육행정기관이 기존의 교육부를 대체한 규제․간섭 기관이 돼서는 안 된다”며 “학교현장에서 교육의 자율성과 전문성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위학교에 이관해야 할 주요 업무=주 5일제 수업 및 수업일수․수업시간 조정, 교육과정 및 교과서 결정, 신설 교과 운영․보충수업 등 수업운영 결정, 수준별 교과 운영, 재량활동 내용 및 특별활동 편제의 결정, 고교 선택중심 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권한, 교과용 참고도서 사용 결정, 교사의 동일반 연속 강의 신청권, 단위학교별 교원 직무연수 개설 결정, 민간 학력평가 참가 결정, 교원 및 학생 보호에 관한 권한, 우수교사 초빙권, 전입교사 지정권 및 조기 전출․입권, 직권내신 등 상벌 권한 학교장에 위임, 보직교사 증원 결정의 사후보고제 전환, 정원 외 기간제 교사 임용권, 행정실 직원 초빙권, 기능직․행정보조요원 인력 채용 등 교장 자율 임용권 부여, 학교 규칙․헌장 제정권 확대, 교육재정 운영 자율권 확대, 학교 내 각종 위원회 설치․폐지 결정 권한 위임 등. ◇시․도교육청에 이관해야 할 주요 업무=초․중등 교육정책 집행 기능, 중등학교의 학교간 역할분담에 의한 진로별 학습권 보장, 자율형 사립고․특수목적고 등 설립․운영, 시․도단위 학교평가 및 학업성취도 평가 관장, 교육청 소속 교원 및 교육전문직 임용․정원 관리, 학업성취도 평가 및 사후 조치 사항, 학교운영위원회 제도 운영 등. ◇중앙 부처에 존치해야 할 주요 업무=국가 의무교육의 기본적인 정책수립, 기본적인 유․초․중등 교육정책의 개발․수립,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 총론 결정 및 각론의 개발, 국가 수준 기초학력진단 등 교육의 성과 및 질 관리, 우수교원 확보 및 교원양성․자격․연수․보수 등 교원정책 수립, 국가 교육재정 확보 및 시․도 교육재정 지원 확대, 시․도간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기획, 통일교육 등 국가 수준에서 마련해야 할 특수한 교육 프로그램의 개선, 영재․유아․특수․교육복지 및 영어 공교육강화 프로젝트, 교원단체․학부모단체 등 교육단체 지원 등. 한편 교총은 시․군․구 교육청의 교육행정 기능은 학교행정의 기본지침 수립 등으로 최소화하고 교수․학습자료 개발, 교육과정 및 장학 지원, 학교교육의 문제 진단 등 실질적인 학교교육 지원 중심의 ‘학교지원센터’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누가 뭐라해도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건설 분야의 전문가다. 현대건설 사원 시절부터 국내외 건설 현장에서 쌓았던 경험을 서울 시정에 반영하여 당시 반대 여론이 들끓던 청계천을 서울의 명물로 탄생시키는 수완을 발휘했다. 이 당선자의 핵심 공약인 대운하도 철저한 준비를 거쳐 추진하되 결코 서두르지 않고 반대론자들의 주장까지 폭넓게 수용하면서 진행하겠다고 예의 전문가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건설 분야보다도 훨씬 더 신중해야할 교육 정책이 너무 안이하게 접근하는 것은 아닌가 싶어 걱정이 앞선다. 전문가다운 식견을 갖고 있는 대운하와 관련해서는 극도로 말을 아끼면서도 비교적 낯선 분야라 할 수 있는 교육과 관련해서는 자신감이 앞선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이 당선인은 연초 대학 총장들의 모임인 대교협 정기총회에 참석하여 “입시를 대학 자율에 맡기려 한다.”며 자율화의 원칙을 천명한 바 있다.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대학에 입시 자유를 줘도 본고사는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뒤 “일부 전형에서 논술시험을 없앤 모 대학에 수많은 우수학생이 몰려와 ‘대박’이 터졌다”는 말까지 했다. 문제는 이 당선자의 몇 마디 말에 인수위원회가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신중하고 또 다양한 의견 수렴이 필요한 대입 제도를 공청회 한 번 없이 떡 주무르듯 하고 있다. 입시 제도는 그 특성상 교육 활동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또한 처한 상황과 입장에 따라 이해관계가 매우 복잡하게 얽혀있다. 그래서 교육 정책은 반드시 상대적인 불만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가능한 변수를 따져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다수가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인수위원회는 시행 1년만에 사실상 수능등급제 폐지를 결정했다. 수능 성적표에 기존의 등급과 함께 표준 점수와 석차 백분율을 함께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당장 등급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유명무실해진다는 점에서 보면 폐지나 다름없다. 여론에 떠밀린 듯 수능등급제의 장․단점은 미처 논의할 겨를도 없었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고는 하지만 입시를 불과 수 개월여 넘겨놓은 시점에서 제도를 바꾸는 것이 교육 현장에 얼마나 도움이 될런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예비 고3 교실은 카오스 상태나 다름없다. 지금까지 수능등급제를 전제로 계획을 세워 학습에 매진했던 학생들은 변화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할 지 난감한 표정이 역력하다. 그간 수능등급제 시행에 따라 상대적으로 위상이 높아진 내신 때문에 학교 수업에 적극적이었던 학생들도 수능의 비중이 높아짐으로써 학원을 거거나 과외를 받아야 한다는 분위기마저 감지되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중․상위권 대학들이 한 줄로 세운 수능 성적을 두고 굳이 내신을 전형 자료로 활용할 리는 만무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인수위원회의 수능등급제 보완책은 재고되어야 마땅하다. 며칠전 대교협 입학처장단 회의에서 수능등급제에 맞춰 공부한 학생들을 고려하여 2010학년도 이후부터 등급제 폐지를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결국 무위로 돌아갔다. 반면에 수험생들이 몰리는 고대, 서강대 등 서울 지역 7개 사립대학이 2009학년도부터 당장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은 수용한 셈이 되었다. 이는 인수위원회가 다수 대학과 교육 현장의 의견보다는 우수 학생 선점 경쟁에 나선 일부 사립대학의 손을 들어준 것이나 다름없다. 사람을 기르는 교육은 집을 짓거나 댐을 만드는 건설 공사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교육은 개인의 삶과 국가의 운명을 가를 중차대한 과업이기에 그만큼 신중을 기해야 하고 또 시간이 걸리더라도 철저한 준비 과정을 거쳐 정책을 내놓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권은 5년이면 바뀌지만 교육은 500년 아니 그 이상 계속될 국가의 운명이나 다름없다. 정권이 바뀐다고 교육을 손바닥 뒤집듯 바꾸는 것은 현명한 처사가 아니다. 인수위는 수능등급제 폐지가 과연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현장 교사들이 무릎을 탁 칠만한 정책인지 다시 한번 곱씹어보길 바란다.
표절 따라 하기 2007년은 표절에서 시작해 표절로 끝났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월초 연세대 마광수 교수의 제자 시 표절기사가 신문을 ‘화려하게’ 장식하더니 12월말 서양화가 이두식 홍익대 교수와 극작가 이선미의 표절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었기에 하는 말이다. 소설 ‘즐거운 사라’로 외설논란을 불러 일으킨 마광수 교수의 유명세야 더 말할 필요가 없을 듯하지만 두 사람에 대해서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약간 부연해야 될 것 같다. 먼저 이두식 교수는 2008부산비엔날레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또 그는 국내 화단을 대표하는 서양화가이다. 제17대 한국미술인협회 이사장을 역임하기도 했으며 개각때마다 문화관광부 장관 물망에 오를 만큼 꽤 유명한 미술인이다. 그런 그가 2005년 취득한 박사학위논문에서 국내 석ㆍ박사 학위논문 11편을 짜깁기했다는 것이다. 이선미는 인기리에 방송되었던 TV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을 쓴 극작가이자 로맨스 소설가이다. 그의 또 다른 소설 작품 ‘경성애사’가 TV드라마로 방송된 바 있다. 그 소설 일부분이 조정래 대하소설 ‘태백산맥’과 흡사한 내용이라는 것이다. 하긴 2006년엔 김병준 교육부총리가 교수시절 발표한 논문의 표절의혹으로 낙마하기도 했다. 그들 모두 표절 사실을 시인하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았거나 받을테지만, 소위 지도층 인사들의 그런 행태는 단순히 거기서만 그치지 않아 심각한 문제이다. 무엇보다도 어린 학생들의 표절 따라 하기가 극성을 부리는데도 그들을 훈계하기가 어렵다. 윗물이 맑지 않으니 아무리 훈계를 해도 먹혀들지 않는다. 표절이 학생들에게 그 빌미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인 것이다. 실제로 국어교사인 나는 교내백일장과 독후감쓰기에서 표절한 작품을 심심치 않게 걸러내고 있다. 어느 때만 특별히 그런 것이 아니다. 해마다 겪는 연중행사이다. 적게는 3~4명 많게는 10여 명씩 표절학생을 발견한다. 참으로 딱한 것은 표절사실을 잡아내기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더 딱한 일은 해당 학생을 불러 표절은 범죄라는 점을 주지시키고 뭐라 혼내도 그들의 표정에서 죄의식 따위를 읽어볼 수 없다는 사실이다. 나로선 나름대로 축적된 노하우로 다 걸러냈다고 판단될 때 수상자 발표와 함께 학교신문이나 교지에 게재하곤 한다. 그런데 그후에 표절로 드러난 경우가 있었다. 그 당혹감과 혼란을 어떻게 필설로 다할 수 있겠는가. 수상을 취소하고 생활기록부 등재기록을 삭제시키고…. 아마도 학생들의 글쓰기 표절사실은 언론에 처음 공개되는 것이지 싶지만 사실은 모든 학교가 썩 자유롭지 못할 터이다. 우리 어른들이 어린 학생들에게 죄짓는 일이 어디 한두 가지일까만, 제발 표절 따라 하기만큼은 생기지 않도록 했으면 한다. 문화관광부가 이와 관련, 피해자 신고 없이도 처벌이 가능하도록 추진하고, 논문의 표절 여부를 미리 검색할 수 있는 인터넷사이트를 구축한다니 그나마 다행이지만, 관건은 ‘양심’이다. 표절은 범죄라는 법적 사실을 떠나 우리 어린 학생들이 무엇을 보고 배울 수 있겠는지를 생각하는 어른들의 양심이 절실한 시점이다.
동경에 어두움이 밀려오기 시작하면 도쿄타워 트러스에 설치된176개의 투광등에 일제히 불이 들어온다. 오늘은 동경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높이 333m의 도쿄 타워로 파리의 에펠탑보다 21m가 더 높단다. 전체적으로 정사각형의 단면을 이룬 입체 트러스의 강철구조물로, 지상 150m 지점에 2층의 전망실이 있고 250m 지점에 특별 전망대가 있어 관광자원으로도 이용되고 있었다. 에펠탑에는 철재 7,000여 톤이 쓰였지만 도쿄 타워는 4,000여 톤으로 만들어져 있다. NHK 종합 텔레비전 송신탑과 풍속계 및 강진계가 설치되어 있고, 스모그를 측정하는 등 공해조사에도 활용되고 있다. 1958년 개업 이래 도쿄 타워는 자립 철탑으로서는 세계 제일의 높인 셈이다. 우리가 도쿄 타워를 찾았을 때에는 저녁 어둠이 서서히 내리기 시작하는 오후 다섯시 무렵이었다. 마침 탑체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176개의 투광등에 일제히 불이 들어와 도쿄 타워는 도발적인 주홍빛을 띄우며 예의 그 고혹적인 자태로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전망대에 서면, 세계무역센터 건물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도쿄 타워 동쪽 전망 도쿄 타워 남쪽 전망 - 왼쪽으로 하루미 여객 터미널과 저 멀리 레인보우 브리지가 보인다. 매표소에서 600엔(한화 약 5,000원)을 내고 2층 전망대용 엘리베이터를 탔다. 30여명이 동시에 탈 수 있는 엘리베이터는 150층의 높이를 단숨에 달려 승객들을 지상 150m 상공에 내려놓았다. 전망대의 창문은 동서남북 360도를 세세히 관광할 수 있도록 투명유리로 설치되어 있어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하는 도쿄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마치 미래의 우주선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것처럼 환상적인 느낌이 들었다. 특히 창문 바로 밑에 설치되어 있는 발광 다이오드가 청색, 적색, 녹색의 3색으로 점멸하며 음향효과까지 뿜어내어 더욱 신비하고 드라마틱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전망대로 가기 위해서는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타야한다. 저물어가는 도시와 점멸하는 불빛, 그리고 감미로운 음악의 어우러짐. 그 순간 난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멍하니 하나, 둘, 불이 켜지는 동경의 빌딩들을 바라보며 이국의 정서를 만끽할 수밖에....... 도쿄 타워 내의 식당 '카페 라 토울'에서 파는 돈까스 전망대 '카페 라 토울'에서 돈까스를 먹었다. 145m 높이에서 까마득하게 내려다보이는 지상의 차량과 사람들을 바라보며 저녁 식사를 하는 기분은 체험해본 사람만이 공감할 수 있는 환상이다. 록 다운 윈도우 걷다보면 '록 다운 윈도우'란 곳이 있는데 투명유리를 통해 지상을 내려다 볼 수 있도록 바닥을 뚫어놓았다. 지상을 달리는 차가 미니카처럼 귀엽다. 손에는 땀이 차고 심장은 두근두근 박력만점의 경험이다. 원거리에서 본 도쿄 타워의 야경
시험 때마다 나타나는 문제 중 하나가 바로 부정시험행위일 것이다. 국적 없는 말이지만 흔히 커닝으로 지칭되고 있다. 그렇다면 과거 시험에서도 커닝이 있었을까? 조선시대에 들어와 시행된 과거 시험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응시자 수 증가로 인하여 적서(嫡庶)의 차별에 의하여 제한을 했지만, 여전히 응시자는 많았다. 숙종 때에 성균관에서 과거 시험을 치를 때 6, 7명의 과거 응시자가 짓밟혀 죽는가 하면, 정조 24년(1800)에 실시한 과거 시험에서는 참가자가 10만 3579명이요, 받아들인 시권만도 3만 2664장에 이를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관리가 된다고 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려웠다. 그리하여 과거 시험에서 커닝이 빈번했으니,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① 의영고(義盈庫) : 콧속에 커닝 페이퍼를 숨기는 것. ② 협서(挾書) : 붓대 끝에 작은 종이 커닝 페이퍼를 숨김. ③ 혁제(赫蹄) : 시험관과 응시자가 결탁하는 행위. 이것을 막기 위하여 강경(綱經, 사서오경의 암송 시험) 때에는 과거 응시자와 시험관을 분리시키는 장막을 쳤으니, 오늘날의 대입 예체능 시험과 같다고 하겠다. 또한 역서(易書)라 하여 시험관이 과거 응시자의 글씨를 알아보지 못하도록 서리가 붉은 글씨로 다시 쓰기도 하였다. ④ 절과(節科) : 합격자의 답안지에 자신의 이름을 바꾸어 붙이는 행위. 이것은 미리 학력 있는 자와 공모하든지 매수를 하여 저지르는 것이며, 옆에 앉은 사람과 시험지를 바꾸었을 경우에는 환권(換券)이라고도 함. ⑤ 차술(借述) : 남의 답안을 베끼거나 대리 시험을 보는 것. ⑥ 이석(移席) : 과거 응시자는 시험 보는 동안 단 한 번 차를 마시거나 소변을 보기 위해 이석이 허락되었으나 무단이탈한 경우. 제 자리가 아닌 남의 빈자리에 옮겨 앉는 것은 참월(?越)이라고도 함. 응시자 간의 간격은 사방 6자 간격임. ⑦ 낙지(落紙) : 답안지나 초고지(草稿紙)를 짐짓 땅바닥에 떨어뜨려 답안을 보이게 함. ⑧ 설화(說話) : 옆 사람과 은밀히 말을 나눔. ⑨ 고반(顧盼) : 눈동자를 굴린다는 뜻으로 사방팔방을 둘러보아 남의 답안을 훔쳐 봄. ⑩ 음아(吟?) : 입속에서 우물우물 중얼거리는 행위로, 특히 시운(詩韻)을 잡을 때 많은 암시를 줄 수 있고, 상대방을 혼란스럽게 할 우려가 있음. 이렇게 수법도 다양했으며 치밀했다고 하겠다. 이에 국가에서는 책이나 문서를 가지고 과거장에 입실했을 경우에는 3~6년간 과거 시험의 자격을 박탈하고, 다른 사람의 답안지를 몰래 보다 들키면 곤장 1백대와 징역 3년의 강경한 조치를 취하였다. 과거 시험장에서의 부정행위는 한양가 중 과거 보는 장면에 잘 나타나 있다. 현제판밑 설포장에 말뚝박고 우산치고 / 휘장치고 등을 꽂고 수종군이 늘어서서 접마다 지키면서 엄포가 사나울사 / 그 외의 약한 선비 장원봉 기슭이며 궁장밑 생강밭에 잠복치고 앉았으니 / 등불이 조요하니 사월팔일 모양이다. 어악이 일어나며 모대한 한시네가 / 어제를 고아들고 현제판 임하여서 홍마삭 끈을 매어 일시에 올려다니 / 만장 중 선비들이 붓을 들고 달아난다. 각각 제첩 찾아가서 책행담 열어 놓고 / 해제를 생각하여 풍우같이 지어 내니 글하는 거벽들은 귀귀히 읊어 내고 / 글씨 쓰는 사수들은 시각을 못 머문다. 글 글씨 없는 선비 수종군 모양으로 / 공석에도 못 앉고 글 한 장을 애걸한다.
한국교총 연수원(서울 서초구 우면동)이 10일간 진행한 2007학년도 동계 교육자료 연구개발 실무과정이 지난 18일 일정을 마쳤다. 3개 선택과정으로 구성된 실무과정에는 50여명의 교사가 참여했으며 교양·공통과정 각 4시간, 선택과정 51시간, 평가 1시간 등 총 60시간 동안 진행됐다. 이번 연수의 강사진은 현장성 강화를 위한 실무형 수업으로 진행하기 위해 현직교사로만 구성됐으며 설문 조사 결과, 수강생90% 이상이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 교육공동체가 함께하여 학교교육과정 계획을 2개월 먼저 발표 - 부석초등학교(학교장 채규웅)는 2008. 1. 22일(화) 학교의 영어체험실에서 지역사회인사, 학부모 및 교원 42명이 함께하는 ‘2008부석교육과정운영계획발표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학교교육과정은 ‘학습자에게 학습 경험을 선정하고 조직하여 교육 경험의 질을 구체적으로 관리하는 단위학교 교육의 기본설계도’라 할 수 있는 것인데 부석초는 2008학교의 브랜드로 선정한 ‘Ready Buseok’의 구현과 더 나은 교육을 펼치기 위해 다른 학교들보다 2개월여 먼저 교육공동체 모두가 함께하는 학교교육과정 운영계획 발표회를 가진 것이다. 특히 부석초등학교의 2008 학교교육과정에는 학교경영자인 학교장의 교육철학과 수업실천자인 교사들의 중지, 교육수요자인 학생․학부모의 요구를 반영하여 급변하는 시대․사회상의 조류와 현대사회의 학문과 진리의 행보를 담았고 교육공동체 모두가 함께해서 행복한 배움터를 창출하고자 하는 이상(理想)을 담아서 편성하였다는 것이 편성업무를 주관한 한희경 연구부장의 설명이었다. 부석초 채교장은 “국가의 동량지재를 길러내는 산실인 단위학교에서 학교구성원 모두의 뜻이 담긴 잘 짜여진 학교교육과정은 교육의 질제고를 담보하여 더 나은 교육을 펼칠 수 있는 밑거름이 되며 이를 통해 공교육기관의 위상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준다”면서 학교교육과정 편성을 위해 방학도 반납하고 애써주신 선생님들과 바쁜 와중에도 교육과정 발표회에 참석 고견을 들려준 학부모들에게 고마움을 표하였다.
최근 교육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대선을 전후하여 교육만큼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것도 드물다. 교육은 미시적인 관점에서는 국민 개개인의 삶의 질을 좌우하고 거시적인 관점에서는 미래의 국가발전 전략으로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개혁을 기치로 하여 새로운 청사진이 제시되었다. 그러나 정권의 이해관계에 따른 정략적 측면이 강조되면서 교육의 근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그리하여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수술대에 올라야만 했다. 그럼에도 특별히 나아지지 않고 여전히 정체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이다. 왜냐하면 매번의 교육개혁이 대증요법에 의한 일종의 외과적 수술에 그쳤을 뿐, 근본적인 원인에 치료가 없었기 때문이다. 즉 교육 본질에 입각한 개혁의 방향성을 제대로 정립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 논의되고 교육부의 개편안도 어찌 보면 또 하나의 외과적 수술에 치우쳐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여전히 기구를 축소하고 조직을 개편하는 것에 맞춰져 있다. 정권 교체기마다 ‘교육개혁’이라는 새로운 청사진들이 제시되었지만 우리 교육은 특별히 나아진 것이 없다. 왜 그럴까. 그것은 교육에 대한 근본적 성찰이 없고 외형적, 가시적 측면에만 집착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하여 많은 교육전문가들이 교육 본질을 구현할 수 있는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음에도 새 정부마다 정치적 이해타산으로 이에 대해서는 소홀히 했다. 그런데 1월 21일 한국마이크로소프트사가 주관한 “21세기 미래학교포럼 2008”에서 케나다 토론토대학의 Michael Fullan 교수는 “Achieving Large Scale Change(대대적인 규모의 개혁을 이루기 위해)”라는 주제 강연 속에 다음 세 가지를 교육개혁의 중심과제로 제안하고 있다. 첫째, 우수한 자질을 갖춘 사람들을 교사로 선발했는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교직 적성이 훌륭하고 교육에 대한 신념과 철학을 갖춘 인재들이 교사가 되었는지를 생각해 볼 일이다. 수십 대 일 또는 그 이상의 경쟁을 이겨내고 교사가 된 상황에서 실력 있는 인재들을 뽑았다고 할지는 모르지만 정말로 그들이 교사로서 우수한 자질을 갖추었는지는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깊이 있는 통찰이 필요하다. 둘째, 그들에게 효과적인 교사가 되도록 개발했는가의 문제이다. 대학의 교육과정을 통하여, 또는 교직과정 이수 과정에서 효과적인 교사가 되도록 얼마나 지원했는가를 생각해 보자. 사교육시장의 소위 ‘문제풀이 도사급 강사’의 문제풀이를 들으면서 ‘효과적인 교사’에 대해서 생각이나 했을까. 또한 교직 입문 이후 교수-학습 지도 능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특별한 연수프로그램이 있는지도 반성해 보아야 한다. 어디 그뿐인가. 우리 사회가 교원들로 하여금 투철한 사명감을 가지고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주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셋째, 모든 학생들이 최상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이 갖추어졌는지를 생각해 보자. 지금도 우리에게는 ‘19세기의 교실에서 20세기의 교사가 21세기의 학생을 가르친다’는 비아냥이 있다. 교육환경과 교사의 의식이 시대변화를 따라가지 못함을 지적한 말이다. 학원보다도 훨씬 열악한 교육 환경을 그대로 둔 채 어떻게 공교육 강화 방안을 만들어 낼 수 있겠는가. 최근 대통령직 인수위의 변화와 개혁을 위한 열정을 보면서도 여전히 아쉬운 점은 위에서 제시한 것처럼 교육발전을 위한 근본적인 패러다임 설정이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가장(家長)을 바로 세워야 가정이 행복해지는 것처럼, 교원을 바로 세워야 교육이 살아날 수 있다. 최근 우려하고 있는 ‘흔들리는 교육’은 ‘실추된 교권’에서 비롯된 것이다. 새 정부가 공교육을 강화하고자 한다면 현장 교원들이 신나게 만들어야 한다. 소명의식과 자부심으로 교원들이 새롭게 깨어나게 해야 한다. 또 개혁의 대상으로 지목하여 그들을 힘 빠지게 해서는 안 된다.
‘시간・인간・건강관리’ 바탕, 구체적 목표 설정 과욕은 금지, 한 과목・단원 등 핵심공략 필요 “제가 65학번, 유 선생님이 88학번. 함께 작업하기엔 최적이죠. 훈화조가 되기 쉬운 저와 아이들 마음을 잘 이해하는 유 선생님은 그런 의미에서 ‘환상의 커플’이 아닐까요.”(최) 최상규 교장(서울 양재고)과 유미현 교사(서울 삼성고)는 서울사대 과학(화학)교육과 선후배 사이다. 동창 모임에서 만나 서로의 관심이 같음을 알게 된 이들은 의기투합, 공부의 왕도를 제시한 ‘1318의 S라인 공부법’(함께읽는책)을 함께 펴냈다. 공부를 잘하는 기본 기술, 진로탐구까지 아우르고 있는 이 책에서 두 사람이 특히 강조하고 있는 것은 ‘자기관리’다. “공부를 잘하고 싶은 것은 누구나의 소망이지만 그 방법을 찾기란 어렵습니다. 하지만 공부 방법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본 바탕’입니다. 시간・인간・건강관리 등 자기관리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거죠. 컴퓨터나 게임 중독에 빠져있거나 부모나 친구 관계가 좋지 않으면 효율적으로 공부를 하긴 어렵습니다. 구체적 목표설정을 방해하기 때문입니다.”(유) “그렇습니다. 공부에 자신감을 가지려면 구체적 목표가 있어야합니다. 교사가 되겠다, 의사가 되겠다는 것은 동기로서 부족합니다. 무엇 때문에, 왜 되고 싶은 것인지 구체적 이유가 있어야 동기가 유발되고 그래야만 꾸준히 효율적으로 공부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최) 공부도 화학의 ‘활성화’처럼 문지방을 넘는 단계가 있다고 두 저자는 주장한다. 물론 공부를 잘 하려면 학생 개개인에 맞는 진단과 처방이 있어야 하겠지만 ‘자기관리’라는 기본바탕이 없으면 어떤 방법도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다이어트도 과욕을 부리면 실패하게 되는 것처럼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갑자기 모든 과목을 잘하겠다는 목표를 세우면 금방 포기하게 되지요. 한과목만 집중적으로 노려 그 과목에서 성과를 내면 자신감이 생기고 그런 작은 성공이 계속해서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되는 자극제가 되는 거죠. 그렇게 공부의 라인을 다듬어 가면, 어느 순간 S라인을 갖게 되는 것이죠.”(유) “고2,3이 되면, 독서량에 따라 성적이 좌우됩니다. 그 이전까지는 선행학습이나 학원에서 배운 것으로 어떻게든 성적이 나올 수 있지만, 이때부터는 어렵습니다. 교사와 학부모가 독서를 장려하기 위해 ‘마일리지 통장제’ 같은 방식을 활용할 수 있을 겁니다. 소설처럼 소프트한 책은 작은 마일리지를, 인문・자연 교양서는 더 많은 마일리지를 주는 식으로 목표에 도달하면 상품권 등 원하는 것을 제공해, 독서습관을 들여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최) 최 교장은 ‘사람’을 많이 만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강의를 찾아 듣는 등 자신의 꿈을 향한 역할모델을 스스로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동기유발이 부족한 시대입니다. 형제도 없고 친척관계도 소원합니다. 또래 친구 몇몇만 만나는 인간관계로는 의욕을 얻어내기 어렵지요. 요즘 아이들이 공부를 잘 할 수 있게 돕는 연구가, 그래서 저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꿈이 있는 사람은 흔들리지 않으니까요.”(최)
“선생님 방학 하셨지요? 원고 기다리다가 눈빠집니다.” “이번 주말까지는 독서록 문제 다 내주시는 것 알고 계시죠?” “이 해가 가기 전까지는 아이들 권장도서 마무리 해주셔야 해요.” 빚쟁이처럼 여기저기서 독촉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좋은 일이라 보수가 없는 일임에도 선뜻 해주마고 약속했지만 도저히 학기 중에는 짬이 나지 않아 방학으로 밀쳐놓았던 일이었다. 그래서 방학하기만을 손꼽아 기다렸었다. 일주일 정도 바짝 매달리면 충분히 해낼 분량이었기에.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나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져버렸다. 방학하자마자 크리스마스 뒷날부터 연속 사흘을 직원연수로 잡아놓은 탓이었다. 그나마 연수지가 서울이라면 퇴근 후의 반쪽자리 시간이라도 소유할 수 있었을텐데, 집과는 거리가 먼 충남 대천의 합숙연수라 아예 개인 일은 포기해야 하는 형편이었다. 마음이 많이 답답했다. 방학을 하면 우선 첫째날은 아무 일도 안하고 푹 쉬고, 그 다음날부터는 내 개인적으로 밀린 원고 빚 독촉부터 갚아주고, 그렇게 한숨 돌리고 난 다음에야 정말 평소에 해보고 싶었던 분야의 공부를 해볼려고 맘먹었었는데 연수라는 통고를 받고 보니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멍해왔다. 기분에 살고 죽는다는데 왜 하필이면 방학한 바로 뒷날이란 말인가? 하고많은 날 놔두고 왜 모임도 많고 마무리해야할 일이 잔뜩 밀려있는 연말 시즌이란 말인가? 늘 당하는 일이지만, 방학이 온전한 나만의 시간이 되지 못하리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번 건만은 되물리라고 항변하고 싶었다. 겨울방학 기간 36일 중에 교사뿐만 아니라 누구나 다 쉬는 빨간색의 일요일 7일 직원연수 3일 일직 2일 근무조 4일 6학년 졸업여행 4일 그리고 학년말 통지표 및 각종 업무 건 등등으로 학교에 들락날락 하다 보면 나만의 온전한 시간을 소유할 수 있는 날은 며칠 안 된다. 배부른 소리 하지 말라고, 교사들처럼 편한 직종이 어디 있냐교, 방학 중이라도 학교에 나가 일하는건 당연하지 않냐고 하겠지만 그건 사정이 다르다. 아이들이 없는 교실은 그야말로 페허와 다름없다. 먼지만 켜켜이 쌓인 교실에 쭈그리고 앉아 난방기가 들어올리는 매캐한 먼지를 들이마시던지, 그게 싫으면 난방기 끄고 추위와 사투를 벌이든지, 그것도 싫으면 교무실에 가서 하루종일 수다를 떨든지 해야 한다. 교무실은 쾌적하지만 교사가 일을 할 환경 조성이 되어있지 않아서 접대용 맨트만 남발해야 하는 곳이다. 그러다 보면 마음이 잡히지 않아 하릴없이 교실로 교무실로 왔다갔다 하다가 시시껄렁하게 하루를 보내다 오는 게 방학 중 근무의 실태이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교사들의 방학이 이렇게 매칼없이 흘러갈 때는 정말이지 분통터진다. 요즘은 옛날과 달라 좋은 연수기관도 많고, 연수의 종목도 다양해 교사들이 맘만 먹으면 방학 내내 연수받을 꺼리가 널려있다. 연수현장에 직접 가보면 정말이지 열기가 장난이 아니다. 우선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이고, 전국 각지의 교사들이 자기 주머니를 털어서 배우러 온 연수이기에 진지함은 기본이다. 하루 웬종일 꼼짝마랏해도 즐겁게 눈빛을 반짝이며 강의를 듣는다. 그러면 윈윈이라고 옆사람도 덩달아 열혈 연수생으로 변한다. 그렇게 뼈빠지게 공부하고 나면 자그마하던 내 자신이 많이 커진 것을 느끼게 된다. 이것이 자가 연수 다시 말해 교외연수의 장점이다. 하지만 교내에서 하는 직원연수는 생각의 크기도 지식의 폭도 고만고만한 사람끼리 모이는 형편이라 결론은 뻔하고 매냥 똑같은 소리의 반복에 지나지 않는다. 청와대를 수십채나 짓고도 남을 정도의 장황한 말이 오가지만 결과적으로 보았을 때 허당일 때가 많다. 겉보기야 일거리를 싸들고 지방까지 내려가 사흘동안 합숙을 받는 일이 폼나보이고 대외홍보하기에 그럴듯해 보이지만 한마디로 속빈강정이다. 좀 더 시간을 주고 방학동안 자기연찬을 하게 내버려두었다가 연수를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생각이 크기가 커지고 시야가 넓어지면 지금처럼 그 나물에 그 밥인 내용으로 똑같은 말만 되풀이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기 때문이다. 제발 방학만이라도 교사들이 자기가 배우고 싶은 분야의 연수를 기분좋게 배울수 있도록 다 같이 우르르 몰려가서 하는 단체연수 타령은 고만 했으면 좋겠다. 이런저런 핑계를 만들어 학교에 붙잡아두지 못해 안달하는 구태의연함은 이제 고만 했으면 좋겠다. 학교에 코빼기도 뵈지 않는다고 눈 앞에서 알짱거리지 않는다고 도대체가 뭐하고 있는 거냐고 뒷담화나 하지 말고... 좀 더 시간을 합리적이고 알차게 쓸 수 있도록 교사들의 개성을 존중하여 자기연찬을 할 수 있도록 학교에 얼굴내보이기 타령은 이제 그만...
겨울방학식을 하는 날 오후 2시에 동화구연지도사 자격심사가 있었다. 방학식날이라 일찌감치 아이들을 하교시킨 뒤였고, 교사들도 자율퇴근이라 시간적인 여유는 충분했다. 하지만 갑자기 예기치 못한 사안이 생겨 그 건을 처리해놓고 가느라 점심은 생각할 겨를조차 없었다. 택시정류장 앞에 간단하게 허기를 면케 해줄 포장마차의 군것질거리가 있었지만 먹고 갈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행여나 나 하나 때문에 열네명이나 되는 심사위원을 기다리게 하는 우를 범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 탓이었다. 다행히 길은 막히지 않아 약속시간 5분 전에 심사장에 들어설 수 있었다. 다행히 내가 꼴찌는 아니었지만 꼴찌나 다름 없는 도착이었다. 심사위원진은 동화 작가로 명성이 자자한 분들, 그리고 현장에서 동화구연 지도자로 활약하시는 분들, 대학에서 그 분야의 강의를 하시는 교수님들로 구성이 되어 있었다. 그런 대단한 분들 속에 변변찮은 내가 끼었다는 것이 부끄러우면서도 한편으론 자랑스럽기도 했다. 바로 심사 기준에 대한 브리핑이 있었고, 한반에 세 명의 심사위원이 배정되어 다섯 개의 시험장으로 향했다. 빈강의실은 동화구연지도사 자격심사를 보러온 후보자들의 맹연습장이었다. 벽을 보고 연습하는 사람, 교탁 앞에서 실전처럼 리허설을 하는 사람, 원고를 보고 외우는 사람 등등 각양각색이었다. 시험을 앞두고 초조해하는 모습이 내게로 전이되어 나도 덩달아 초조해졌다. 심사장인 강의실은 정말이지 썰렁했다. 칠판에는 주최측의 로고가 있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고, 바닥에는 후보자가 설 자리가 그려져 있었으며, 그 정면에는 카메라가 돌고 있었다. 그게 전부였다. 카메라는 동점자가 나왔을 때나 당락의 여부를 다시 재고할 때에 필요한 장치였다. 동화구연하는 후보자들을 찍는 카메라인데도 괜시리 신경이 쓰였다. 심사위원의 자리에 앉자마자 커피를 한잔 마실 틈도 없이 바로 1번 후보자가 들어왔다. 첫 후보자라 긴장했는지 얼굴표정이 많이 굳어있었다. 그래서 웃는 상황의 구연을 하는데도 우는 표정이 되어 보는 내가 어색할 정도였다. 말의 속도도 빨라지고 톤도 높아져서 편안하게 하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내가 만일 저 자리에 있었다면 저렇지 않았을까 할 정도로 애처롭고 안스러운 후보였다. 하지만 두 번째에 들어선 후보자는 무척 대조적이었다. 연극배우를 해도 될만큼 뛰어난 미모의 소유자인데다가 실력 또한 수준급이었다. 이 아가씨는 너무도 능수능란하게 심사위원이 마치 아이들인 것처럼 설정하고 동화구연을 했다. 자신만만함에서 나오는 검증된 실력이었다. 나는 아예 펜을 놓고 그녀의 동화구연에 빠져들었다. 펜은 심사 기준의 항목에서 못미칠때 체크하는 방식이라서 굳이 펜을 놀릴 필요가 없었다. 100점의 점수를 줘도 될만큼 완벽한 동화구연이었다. 얼굴도 예쁜데다가 실력도 좋으니 금상첨화라는 말은 이럴때 쓰이라고 있는 말이 아닐까 싶었다. 너무도 이색적이어서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는 후보자들도 있었다. 화장기 없는 생얼의 60세가 넘는 할머니가 그 주인공이었다. 그 분이 들어왔을때는 나이가 많음에 한번 놀랐고, 몇차례 떨어지고 또 다시 도전하는 열혈 지망생이라는데에 두 번 놀랐고, 무성영화의 변사처럼 너무도 감칠맛나게 동화구연을 잘해서 세 번 놀랬다. 자신의 약점인 강릉사투리를 완전히 고친 그 열정에 박수라도 크게 쳐주고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마지막 50번이 끝날 때까지 남자후보자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는게 아쉬움으로 남았다. 동화구연은 왜 꼭 여자만 해야하는지에 의문이 갔다. 누군가 용감한 선구자에 의해 동화구연가도 금남의 벽이 깨지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다. 3시간 20분 동안, 장장 200분 동안, 꼼짝도 못하고 심사를 하고 나니 눈이 팽글팽글 돌았다. 그것도 평소에는 입지 않는 정장 차림으로 불편한 의자에 앉아있으려니 다리에 쥐가 나고 온몸이 뻐근했다. 하지만 후보자 개인에게는 당락의 운명이 걸린 것이라 쉽게 몸과 마음을 흐트러트릴 수는 없었다. 고된 심사가 끝나고서야 비로소 하루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는 것이 생각났지만 그래도 마음만은 흐뭇했다. 생얼로 자신만만하게 동화구연지도사 자격심사에 응했던 할머니를 만난 것만으로도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할 수 있다.” 환갑이 넘은 할머니의 도전정신에 고대 로마의 시인 베르질리우스의 잠언이 떠올랐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교육관은 한 마디로 자율화다. 관치 위주의 규제를 풀고 이해당사자에게 권한과 책임을 넘기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초․중등 교육 업무를 지방교육청으로, 대학입시 관련 업무는 대학협의체(대교협, 전문대협)로 넘긴다고 했다. 문제는 대학입시다. 입시는 대학에 맡기돼 수능은 계속해서 국가가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등급제 폐지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가장 강력한 관치 입시의 상징인 수능을 강화하는 것이 과연 자율화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 학교간, 지역간 격차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내신은 이미 현재의 관치 제도 하에서도 그 영향력을 잃은 지 오래다. 교육부가 예산 배분이나 정원 조정을 무기로 내신 실질반영률을 높이려 해도 수도권을 중심으로한 중상위권 대학들은 이를 교묘히 피하며 오히려 내신을 무력화했다. 내신이 형식적인 전형 요소로 전락했다면 수능과 대학별고사는 여전히 대입의 핵심 전형요소라 할 수 있다. 죽음의 트라이앵글이라 불리는 이들 세 가지(내신, 수능, 대학별고사) 전형 요소들은 제각기 교육적 역할과 특성을 갖고 있다. 이 가운데 내신은 그 영향력이 점차 줄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공교육을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 구실을 하고 있다. 사교육에 단련된 학생들이 그나마 학교 수업에 관심을 갖는 것도 내신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대학별고사는 통합논술, 면접, 적성검사 등이 있지만 통합논술의 비중이 가장 높다. 2008학년도 입시부터 도입된 통합논술은 생소한 시험 방식에도 불구하고 참고서와 문제집에 파묻혔던 아이들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교과서를 중심으로 한 창의적 학습(토론, 글쓰기 등)이 진행되는 등 교실 문화를 바꾸고 있다. 그런데 수능에 이르면 생각이 달라진다. 수능이 등급제로 바뀌며 영향력이 약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수능은 여전히 교실을 지배하는 강력한 수단이다. 단편적 지식을 객관식 문항으로 묻는 시험의 특성상 창의적 학습에 한계가 있다. 아니 창의적 학습을 하는 것이 오히려 고득점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 학생들은 문제 상황에 적합한 답을 고르고 교사들은 그에 합당한 지식이나 방법을 전수하면 그만이다. 고3이 되면 멀쩡한 교과서를 제쳐놓고 문제풀기에 매달리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수능은 여전히 교사 중심의 주입식 학습 방법을 강요하고 있다. 그렇지만 수능은 여전히 매력적인 전형 요소다. 교사나 학생들도 깊이있는 사고력과 표현력을 요구하는 통합논술보다 준비 과정이 훨씬 수월한 수능을 선호한다. 교사는 가르치기 편하고 학생들은 과목별로 주어진 방식대로 공부하면 그만이다. 게다가 학원에 가면 자칭 족집게 강사들이 문제풀이 요령까지 친절하게 가르쳐 준다. 그러니 내신이나 논술보다 수능 때문에 학원이나 과외를 받는 학생들이 월등히 많은 것은 당연하다. 수능은 대학에서도 선호한다. 두루뭉술한 등급제보단 표준점수, 석차백분율은 물론이고 원점수까지 제공되면 쌍수(雙手)들어 환영이다. 일단 수험생들을 한 줄로 세워 일정 기준안에 든 학생들을 선발하면 그만이다. 이렇게 간단히 전형 방법을 두고 굳이 출제와 채점이 어려운 논술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 그간 수능이 공교육을 망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랐지만, 한 줄세우기라는 매력적 요인 때문에 어느 누구도 포기하지 않았고 또 그럴 수도 없었다. 마침 이명박 당선자는 교육부를 인재과학부로 바꾸면서까지 교육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문제는 이를 뒷받침할 핵심 정책(대학입시)이 미래지향적이기는 커녕 오히려 과거로 회귀한다는 점이다.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이명박 式 교육 정책의 핵심은 한 줄 세우기(수능 강화)에 있는 것 같다. 물론 매력적인 방법임에는 틀림없지만 그로 인하여 학교가 또다시 입시학원화 한다면 세계화 시대에 걸맞는 인재가 양성될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금년 3월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가는 수석교사제가 시작도 하기전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보완이 시급하다. 문제의 발단은 모호한 업무 분장과 업무에비해 낮은 연구비지급 등으로 일선교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석교사제는 이미 잘 알려진바와 같이교과 및 수업 능력이 뛰어난 교사를 우대하고자 하는 것으로, 지난해 교육혁신위원회의 '교원정책 개선방안'에 따라 시범도입이 결정됐다. 또한 지난해 말에 여러 중앙일간지에서 2008년도 부터 달라지는 것을 보도하는 중에도 포함되었을 만큼 중요성이 높았던 것이 수석교사제 시범운영이었다. 구체적으로 수석교사는 수업은 기본으로수행하는 것을 전제로 교사들의 수업 지도, 현장 연구, 교육 과정·교수학습·평가방법 개발 보급 등의 활동을 하도록 하고 있다. 올해 3월부터 전국의 16개 시·도교육청별로 10∼20명씩 수석교사를 선발하여 인증서를 발급하고월 15만원의 연구활동비를 지원하도록 하여 특별히 우대하도록 하는 안을 근간으로 시범운영에 돌입하도록 하였다. 또한 학교 실정에 따라 20%정도의 수업시수 경감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문제는 훌륭한 취지를 가지고 의욕적인 출발이 기대되었으나, 일선학교에서의 관심이 그리 높지 않다는 데에 있다. 수석교사제의 현장도입이 제대로 홍보되지 않았고, 막연하게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더우기 자격요건이 승진규정에서 요구하는 점수를 채워온 교사들에게 유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또다른 승진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크기 때문이기 하다. 또한 주변의 동료교사들을 의식하여 선뜻 지원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선 교육청에서는 1차 지원에서 지원자를 모두 채우기 못하고 2차모집까지 했다는 후문이다. 그만큼 관심밖의 일이 되고 있는 것이다. 교사들에게 외면당하는 이유가 여러가지 있을 수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수업시수경감부분이다. 즉 수업시수를 20%정도 경감할 수 있도록 했지만, 경감된 수업시수를 나머지 교사들이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일선학교 교사들의 가장 큰 부담이 수업시수이고보면 수업시수부담을 동료교사들에게 안겨줄 수 밖에 없는 수석교사에 지원자가 몰리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하겠다. 따라서 수석교사제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수업시수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이 문제는 수석교사를 정원외 관리하면 해결이 가능하다. 어차피 수석교사의 자격요건이 까다롭고 그 수가 많지 않기에 정원외 관리를 한다고 해도 예산상의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다. 또한 업무가 많은 것도 문제로 지적할 수 있다. 즉 수석교사에게 주어진 업무(수업 지도, 현장 연구, 교육 과정·교수학습·평가방법 개발 보급 등)가 수업을 하면서 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업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되기 때문에 수석교사에 지원하는 지원자가 많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업무를 모두 수석교사 한 사람이 떠안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너무 크다. 교감처럼 수업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실제로 수행이 벅찬 업무들이기 때문이다. 업무의 한계를 좀더 명확히 하고 업무를 경감시키기 이전에는 수석교사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승진점수를 꾸준히 채워온 교사에게 유리하게 되어있다는 지적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즉 일선교사들에게 또다른 승진경쟁을 불러일으키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승진점수획득을 위해서는 학생지도를 소홀히 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는 현실에서 수석교사마저도 승진점수에 따라 선정이 좌·우되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부분은 시범운영을 거치면서 적극적인 보완을 거쳐야 할 것이다. 반면 일부에서는 교육청의 장학활동과 중복된다고 하지만, 어차피 교육청의 장학활동이 교육전문직(장학사, 장학관)들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있는 현실에서 이들 수석교사를 활용하는 것은 적절한 방안이다. 즉 교육청에서 장학활동을 주관하긴 해도 결국 실질적인 장학활동은 일선학교 교사들 중에서 장학요원을 선발하여 실시하기 때문에 업무가 중복된다는 우려는 별다른 문제가 될 수 없다는 생각이다. 또한 장학활동을 교육청의 교육전문직들에게 맡기기에는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다. 교육전문직에 선발된 전문직들이 교사시절에 훌륭히 수업을 했었다는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끝으로 월15만원의 연구비 책정에는 교감 업무추진비보다 낮게 책정해야 한다는 인식 때문에 그렇게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수석교사는 관리직렬이 아니고 교수직렬이기 때문에 교감과 비교해서는 안된다. 교단교사를 우대하는 것이 수석교사제 도입의 목표라면 수석교사의 연구지원비는 더 높게 책정되어야 한다. 교수직렬의 최고봉이 수석교사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합당한 대우를 해주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다. 전문성을 신장시키면 누구나 수석교사를 할 수 있다는 희망의 길을 열어 주어야 마땅하다. 수석교사제 도입은 이제 막 첫 단추를 끼우는 단계이다. 수석교사제는 교육계의 숙원사업이었다. 26년을 기다렸다. 반드시 교육현장에 착근시켜야 한다. 따라서 앞으로 좀더 다양하게 보완이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초기의 문제는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한다. 위에 지적된 문제들을 그냥 넘기는 일이 없어야 한다. 누구나 인식할 수 있는 문제점이기에 시범운영 중이라도 보완해 나가야 한다. 아직 시범운영에 들어가기 이전이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보완할 수 있는 것들은 보완을 거쳐야 한다. 새로운 정부출범과 함께 도입되는 수석교사제의 보완이 시급히 이루어질때 수석교사제는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 중부교회, 양서조합, 그리고 그 시절의 언어들 그때가 고등학교 2학년의 어느 봄날이었다. 당시 나는 봄 학기를 맞이하여 보수동 책방 골목에서 참고서와 문제지를 뒤적거리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 연기가 가득 차더니 칼칼한 냄새가 코끝에 밀려왔다. 옥시글거리던 책방 골목이 일순 긴장에 휩싸이고 곧 이어 요란한 소음의 소방차들이 미문화원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그 유명한 '부산미문화원방화사건'이 터졌던 것이다. 그때가 82년이었으며, 광주항쟁의 희생자들이 아직 구천을 떠돌 때였다. 그들이 편안히 저승으로 가지 못하는 그 순간에, 군인 출신의 권력자들은 구중궁궐의 금침에 누워 호사를 누리고 있었다. ‘부미방’ 사건 1년 전에는 부산대학교 학생들과 부산지역 민주인사들을 용공세력으로 몰아 총 22명을 구속시킨 ‘부림 사건’이라는 것이 발생했었다. 그때 고문과 폭행으로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던 학생들과 그 가족들은 활발한 성격의 젊은 변호사를 만나면서 약간의 희망을 가지기도 했다. 근세 들어 보수동 책방 골목은 부미방 사건과 부림 사건, 그 젊은 변호사와 중부교회, 그리고 양서조합 등이 잘 버무려진 한 그릇의 전주비빔밥이었다. 세계 최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독특한 독서모임이었던 '양서조합'은 중부교회의 신자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스터디 그룹'이었다. 회원 개개인의 출자금으로 양서를 확보하여 돌려 보는 형태였던 양서조합은 당시로선 아주 획기적인 독서 클럽이었다. 그리고 그 양서들의 보급지는 당연히 보수동 책방 골목이었다. 이 양서조합을 통하여 부산 지역의 민주화 운동가들이 대거 배출되었으니 보수동 책방 골목은 이 땅의 민주화운동과 결코 뗄 수 없는 관계인 셈이다. 또한 이 책방 골목의 계단 위에 위치한 중부교회는 부산민주화운동의 성지와도 같은 곳이었다. 보수동 책방 골목은 광복 후 일본인들이 버리고 간 책을 빈곤층에서 난전으로 팔면서 형성된 곳이었다. 그 후 6·25동란으로 인해 서울의 지식인들과 미군들이 몰려들면서 점차 헌책방 전문 골목으로 변모하게 되었다고 한다. 서울의 교수들과 교사들이 생계를 위해 책을 팔았고, 또 그 책들을 사러 사람들이 몰려들었던 것이다. 때로는 미군들이 버리고 간 도색 잡지들이 버젓이 진열되기도 했다. 그런데 오랜 역사를 지닌 이 책방 골목이 점차 쇠퇴의 기미를 보이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한때 전국 최대의 헌책방 골목이었지만 지금은 새 책과 헌책을 동시에 팔고 있다. 필자도 고등학교나 대학시절, 심심파적으로 돌아다니다가 희귀한 잡지나 오래된 소설책을 값싸게 구입하는 희열을 맛보기도 했던 곳이었다. 그러나 세월은 그 아련한 책 향을 무디게 만들고 말았다. 이제는 유아용 서적이나 참고서 위주의 골목이 되었을 뿐이니 말이다. 예전의 책방 골목에선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이 헌책 사이로 진열되어 있었다. 그리고 보들레르의 ‘악의 꽃’이 분분히 날리다가 골목 어귀에 있던 '동방화랑'으로 안착하기도 했다. 그 시절 '동방화랑'은 각 고등학교의 시화전이 단골로 열리던 장소였으며, 남녀고등학생들이 은밀하면서도 공개적으로 만나던 곳이었다. 그때 허공을 떠돌던 사상과 낭만, 그리고 혁명을 꿈꾸던 언어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책방 골목은 그 예전의 모습에서 별로 변한 게 없지만 그 언어들은 늙고 병들어 햇빛을 그리워하는지도 모르겠다. 세월은 이렇게 참 많이도 흘렀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보수동 책방 골목을 찾고 있으며 꿈은 조용하게 흐르고 있다.
조선시대 27명의 임금 중에서 위대한 임금이라는 대왕(大王)으로 불리는 사람은 두 명이다. 바로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과 조선 후기 문화의 르네상스를 이루신 정조대왕이다. 정조가 조선 후기 문화 부흥을 이룬 것은 자신이나 나라와 관계되는 것들을 기록하는 것을 좋아하였기 때문이다. 자신의 하루 생활을 반성하면서 세손시절부터 자신과 관계되거나 나라의 중요한 일을 일기 형식으로 써나갔다. 세손 때부터 쓰기 시작하여 임금으로 즉위하고 나서도 계속 적어 나가, 이를 〈존현각일기(尊賢閣日記)〉라 했다. 정조 5년(1781)에 규장각 신하들에게 자신이 일기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으며, 정조 9년(1785)부터 규장각 관료로 하여금 가 기록하는 왕명의 출납과 각종 행정 사무, 의례적 사항을 적는 것과는 별도로 궁궐의 일과 나라 안팎의 일을 일기를 쓰는 습관을 밝혀 기록하라고 명령하였다. 임금이 하루를 반성하면서 기록한 일기라고 하여 이라고 하였다. 이처럼 정조는 자신의 일을 기록으로 남기면서 중요한 의식은 그림으로까지 그려 설명하였다. 정조 19년(1795) 윤2월 어머니인 혜빈 홍씨의 회갑을 맞이하여 수원성과 화산 현륭원을 행차할 때, 그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그림으로 기록한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는 8첩의 병풍과 의궤이다. 오늘날의 DVD처럼 당시의 역사와 의상, 의식 절차가 자세하게 나와 있다. 정조시대의 또 다른 DVD로는 를 들 수 있다. 이 책에서는 화성을 지을 때 성을 쌓는 기술, 설계, 물자와 경비와 성을 쌓을 때에 사용한 각종 기계의 그림과 설명이 수록되어 있어 당시 건축기술과 과학의 수준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이다. 에서 흥미로운 것은 성을 쌓을 때 부역에 나온 백성들의 이름을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이때 대부분의 백성들은 이름을 가지고 있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래서 기록된 이름들은 신체적인 특징을 바탕으로 기록하고 있다. 즉 키가 큰 사람들의 이름은 박큰노미(朴大老味), 최큰노미로, 키가 작은 사람들은 김자근노미(金者斤老味), 임자근노미, 임소남(林小男), 김작은복(金者斤福), 구작은쇠(具者斤金) 등으로, 강아지처럼 생긴 사람은 엄강아지나 방삽사리로, 망아지처럼 잘 달리는 사람은 최망아지라고, 눈이 튀어나온 사람은 이부엉이라고 기록하였다. 정조의 홍익인간(弘益人間) 사상에 따라 백성들의 이름까지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정조가 기록하거나 그림을 그려 남긴 것은 후세 사람들에게 참고가 되게 하기 위함이었다. 정조의 철저한 기록 정신을 엿볼 수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