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8,036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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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미국약물남용연구소(National Institute on Drug Abuse)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젊은 성인에 비해 마약 및 처방약 등을 처음 접했을 때 중독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성장기 10대들의 뇌는 성인과 비교했을 때 중독의 영향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며, 훨씬 더 치명적이고 중독 위험도가 높다는 이유에서다. 즉 어린 나이에 실험적으로 마약류를 사용할수록 훗날 마약류 중독 가능성은 더 커진다. 또한 청소년은 마약류 남용으로 육체적·정신적으로 직접적인 손상을 입으며, 다른 범죄를 촉진하고 그 부정적인 파급효과가 장기간에 걸쳐 나타난다. 10대 청소년들의 마약류 문제와 관련된 정신·신체적 건강상태는 표 1과 같이 제시될 수 있다. 최근 경찰에서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마약류중독재활센터에 의뢰하는 10대 청소년의 수가 많이 증가하고 있다. 5월 현재 20여 명이 중독상담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상태다. 대표적 사례들을 보면 ▲마약류 이외의 문제로 소년원에 갔다가 마약류 구입방법을 배워 사용한 사례, ▲불법 도박사이트에 넘쳐나는 불법 마약광고를 보고 마약을 접한 사례, ▲마약류 문제로 퇴학·전학 조치되었고 전학 간 학교에서 다른 학생들에게 마약류 문제를 전파한 사례, ▲해외 친척집에서 성장하다가 귀국했지만, 한국에서 그 나라의 젊은이와 계속 접촉하면서 마약을 벗어나지 못하는 사례, ▲초등학교 때 조기유학해서 다양한 마약류 문제를 일으킨 사례, ▲다이어트에 관심을 갖고 중고사이트에 다이어트약을 구한다고 올려서 적발된 사례, ▲가출한 딸이 가출팸에 들어가면서 마약류를 접한 사례, ▲학생이 불법 마약류를 소지하고 있지만 상담사가 이를 공론화하기 어려워한 사례 등 매우 다양하다. 청소년 마약접촉 경로 불법 마약류를 접하는 첫 요인은 호기심이다. 청소년기는 아동에서 성인으로 매우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성숙해 가는 시기로, 정체성에 대한 혼란, 감정적 어려움, 반항과 방황 그리고 비행이나 마약류 문제에 빠질 수 있다. 대검찰청은 19세 이하 마약류사범이 급증하는 이유로 스마트폰 이용 보편화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포털사이트 등을 통해 마약 판매 광고에 쉽게 노출돼 호기심으로 구입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마약 판매자들은 합법적인 물질임을 가장하거나, 거의 만병통치약처럼 광고하거나, ‘기분이 좋아진다’, ‘돈이 되는 사업이다’는 광고로 청소년들을 꾀며 마약을 권장한다. 호기심을 이기지 못한 청소년들은 어둠의 경로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또한 코로나19의 영향도 있다고 보인다. 첫째는 코로나19로 인해 사회 전체적 우울감·불안감 등이 커지면서 마약 취약층이 늘어날 수 있다. 두 번째는 언택트 환경 속에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시청하는 시간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마약 관련 영상에 접할 수 있게 되는 요인도 작용할 수 있다. 증가하는 청소년 누아르 콘텐츠(다소 어두운 분위기를 가진 범죄 혹은 스릴러 영화)도 청소년 마약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청소년 마약류 실태 가. 남용하는 마약류 청소년들이 남용하는 마약류에는 불법 마약류부터 의료용 마약류까지 다양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의료용 마약류로는 ADHD 치료제와 살 빼는 약(나비약), 졸피뎀 등 수면제류, 펜타닐등 마약성 진통제까지 폭넓다. 의료용 마약류의 경우 치료목적으로 병의원에서 처방받아 복용하는 경우 처벌받지 않지만, 처방받아 다른 사람에게 주거나 받거나, 다른 사람의 명의로 처방받아 복용하는 경우 법적 처벌대상이 된다. 불법 마약류로는 케타민·엑스터시·대마(액상대마)·필로폰·합성대마 등 다양하고, 새로운 불법 마약류들이 인터넷 공간에 넘쳐나고 있다. 따라서 온라인상에서 거래되는 물질에는 주의가 필요하며, 이런 물질에는 호기심도 갖지 않고 접근하지도 않는 것이 중요하다. 나. 청소년 마약 복용 실태 질병관리청의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중학교 1학년~고등학교 3학년)이 평생 동안 기분 변화나 환각 등의 경험, 과도한 살 빼기 등을 목적으로 환각흡입물질을 비롯해 각성제·필로폰·마약·신경안정제 등을 섭취한 비율이 2008년부터 2011년까지 0.7%를 나타냈고, 2012년부터 2017년까지는 0.4%에서 0.6% 사이를 보였으며, 2020년의 경우 0.8%였다. 이를 토대로 2022년도 중·고등학생 266만 명 중 약 2만 1천 명의 학생들이 마약류 등 약물남용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022년 전체 마약류 사범 중, 19세 이하 청소년들은 481명으로 비율은 2.6%였다. 2017년 119명에 비해 5년 사이에 4배 증가하였다. 또한 젊은 층의 마약류사범 증가 속도를 감안할 때, 더 심각해지고 있다. 박성수 세명대 교수가 추정한 우리나라의 마약류 사범 암수율 28.57배를적용하면, 1만 6천여 명의 10대들이 불법 마약류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해외의 대처방법 및 예방효과 미국에서는 정부가 마약류 예방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배부했고, 대부분의 학교에서 효과가 입증된 이런 예방프로그램을 채택하여 활용하고 있다8. 최근에는 펜타닐과 같은 마약성 진통제 남용이 사회문제가 됨에 따라, 남용되는 마약성 진통제의 색상 및 모양까지도 교육내용에 포함시켜 다른 물질들과 구분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또한 모든 학교는 마약류 중독 응급치료제인 날록손을 사용할 수 있도록 교직원을 교육시키고 있다. 유엔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세계마약퇴치 주제를 ‘듣기를 먼저 하자-아동과 청소년의 소리를 경청하는 것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성장시키는 첫걸음(Listen First-Listening to children and youth is the first step to help them grow healthy and safe)’으로 정하여 캠페인을 전개했다. UN의 2018년도 세계마약퇴치의 날 자료에 따르면, ‘아동이 어린 나이에 약물을 사용하면 할수록 훗날 약물에 의존될 가능성은 더 커진다. 따뜻한 보살핌으로 청소년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고, 이것이 청소년에게 기술과 기회를 제공한다. 청소년을 행복과 원상회복력을 갖도록 과학에 근거한 예방을 지원해야 한다. 가족에게 양육 기술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학생들에게 학교에서 사회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21살에 처방 의약품의 비의료적 사용사례를 2/3 예방할 수 있다’고 적혀있다. 원상회복력을 갖춘 아동과 지지적인 환경은 긍정적인 가족·학교·지역사회를 만들 수 있다. 이를 정리하면 예방에 투자하면 투자금액의 30배를 절약하게 된다. 즉 사회적 비용과 건강관리 비용을 절약하게 되는 셈이다. 미국의 경우, 학교 기반 효과적인 약물예방프로그램에 1달러 투자하면 18달러를 절약하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예방에 1달러를 쓰면 미래의 건강과 사회적 및 범죄 비용에서 적어도 10달러는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효과적인 예방프로그램 가족·학교·지역사회에 작동하는 과학적 증거에 근거한 예방전략은 소외되고 가난한 청소년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성인기로 성장하는 것을 보장할 수 있게 하였다. UN이 개발한 국제약물예방표준에 따르면, 긍정적인 성과를 낸 개입 및 정책은 ▲개인기술 및 사회기술 향상, ▲일련의 구조화된 세션으로 제공, ▲숙련된 교사나 진행자에 의해 제공, ▲세션은 주로 상호작용,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루어지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또한 약물에 대한 접근 및 활용 가능성을 줄이거나 제거하고, 처벌보다는 상담·치료 및 기타 건강 케어 그리고 심리·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할 때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욕망의 뇌과학 (폴 J. 잭 지음, 이영래 번역, 포레스트북스 펴냄, 320쪽, 1만8,500원) 우리가 특별한 경험을 하면 도파민과 옥시토신이 분비되는데, 이를 다시 경험하기 위해 행동하기로 설득된 상태를 ‘몰입’이라 한다. 저자는 몰입 시 혈액 내 신경화학물질 변화를 20년간 측정한 결과를 토대로 정보를 오래 기억에 남기는 법, 조직 전체의 능률을 끌어올리는 법, 타인을 설득하는 법 등을 안내한다. 알파의 시대 (마크 매크린들·애슐리 펠·지샘 버커필드 지음, 허선영 번역, 더퀘스트 펴냄, 368쪽, 1만9,800원) 아직 미완성인 알파세대에 대한 다각적 접근을 시도한다. ‘엄마’라는 단어보다 ‘알렉사’를 먼저 말하는 이들에게 현대 사회의 기술이 미친 영향과 앞으로의 삶을 단계별로 조망한다. 알파세대를 자녀나 학생·소비자·구성원으로 접하는 기성세대의 인터뷰도 함께 담아 균형감을 유지하고자 했다. 알파세대를 만족시키기 위한 세 가지 키워드는 무엇일까? 교과서는 사교육보다 강하다 (배혜림 지음, 카시오페아 펴냄, 320쪽, 1만8,000원) 현직 교사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초·중·고 공부전략을 제시한다. 저자는 21년간 학생들을 지켜본 결과 ‘교과서 한 권을 정확히 이해하는 힘’이 중요함을 깨달았다며, 최상위권 성적을 결정하는 중요한 차이가 ‘교과서 공부’에 있다고 강조한다. 교과서가 어떻게 구성돼 있고, 어떤 내용을 전달하려 하는지 제대로 파악해 ‘교과력’을 갖추도록 안내한다. 유전자 오디세이 (에블린 에예르 지음, 김희경 번역, 사람in 펴냄, 308쪽, 2만 원) 기술발전으로 살아 있는 인간뿐만 아니라 먼 선조들의 DNA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아주 오랜 기록이 누적된 우리 몸속 DNA는 인류의 기원이 아프리카이며, 99.9%의 유전자가 일치함을 보여준다. 우리 조상들은 어떤 이유로 고향을 떠나 지구 전역으로 퍼져나갔을까? DNA에 관한 최신 연구결과를 토대로 인류의 이주사를 재구성한다. 10대를 위한 관계 수업 (사이토 다카시 지음, 송지현 번역, 또다른우주 펴냄, 172쪽, 1만4,000원) 청소년기는 본격적으로 사회성을 키우는 시기다. 이 책에서는 ‘혼자 있는 것을 즐기는 힘’, ‘마음이 맞는 친구를 사귀는 힘’, ‘마음이 맞지 않는 사람과 잘 지내는 힘’을 균형있게 키워나가는 방법을 알려준다. 저자는 어른이 되기 전 서로 미숙해서 충돌할 때가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용기를 불어넣는다. 한 권으로 끝내는 메타버스 수업 (정철환 지음, 믹스커피 펴냄, 352쪽, 1만7,000원) 메타버스 세상을 정확히 이해하고 활용해야 하는 시대다. 누군가는 메타버스 세상의 주역이 될 수 있고, 누군가는 따라가기도 급급할 것이다. 이 책은 메타, 디센트럴랜드, 에픽 게임즈 등 실제 기업들의 사례와 포켓몬 GO, 젤다의 전설, 레디 플레이어 원, 마이너리티 리포트 등 다양한 게임과 영화를 예로 들어 메타버스를 쉽게 설명한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빅터 D.O. 산토스 지음, 안나 포를라티 그림, 김서정 번역, 한빛에듀 펴냄, 48쪽, 1만5,000원)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여러 요소 중 ‘언어’에 대해 이야기한다. 일인칭 화자가 페이지마다 수수께끼처럼 풀어놓는 언어의 발자취를 통해 모든 언어와 문화가 다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강렬한 삽화가 어우러져 깊이 있는 생각으로 이끄는 힘이 있다. 유네스코가 선포한 ‘세계 토착어 10년’(2022~2032년) 선정작이기도 하다. 모범생이 되는 일곱 가지 방법 (오드레이 푸시에 지음, 박선주 번역, 책과콩나무 펴냄, 72쪽, 1만5,000원) 주인공 콜레트와 모는 모범생이 되기 위한 규칙을 목록으로 정리하고는 하나도 지키지 않는다. 모범생은커녕 쫓겨나지나 않을지 걱정되지만, 가기 싫어하던 학교를 가장 즐거워하는 아이로 변해가는 모습은 진지한 생각으로 이끈다. 훌륭한 어린가 아니더라도 재밌게 학교 다니는 것 만으로 아이들이 제몫을 충분히 해 내는게 아닐까 하고 말이다.
나는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이 한 장의 그림을 잊지 못한다. 앞을 가로막고 있는, 딱 보기에도 첩첩산중인 험난하고 깊은 산과 큰 나무로 둘러싸여진 고립된 집. 집에서 시작된 길은 다리로 이어지지만, 돌더미에 가로막혀 있다. 단절된 길 때문에 가지 못한 밭에는 잡초가 무성하고, 강물에는 사람이 떠내려가고 있다. 잘 그린 풍경화 속에는 현실이 어떻게 아이의 꿈을 빼앗아 갔고, 무기력하게 만들었는지, 내가 뭘 할 수 있겠냐는 자포자기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한 장의 그림에 담긴 심리적 정보, 풍경화구성법 풍경화구성법은 종이에 강·산·밭·길·집·나무·사람·꽃·동물·돌이라는 열 가지 항목으로 풍경화를 완성하는 미술치료기법이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 자신의 내면세계가 도화지에 펼쳐지고, 그림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내면세계는 더욱 구체화된다. 풍경화구성법의 최대 장점은 이야깃거리를 풍부하게 던져준다는 것이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데로 그린 그림에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고, 질문에 답하는 상호작용을 통해서 아이들은 자신의 심리적 정보를 하나둘 꺼내놓는다. 풍경화구성법은 이전에 소개했던 심리검사보다 실시방법이 조금 복잡하지만, 어렵지는 않다. 물론 전문적인 해석까지는 무리가 있지만, 어려움이 있는 학생을 찾아내서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기에는 충분하다. 풍경화구성법은 내용이 다소 많기 때문에 여러 번에 나누어 설명한다. 이번 호에서는 실시방법과 풍경화 구성요소 중 강·산에 대해서 살펴본다. ● 준비물과 실시방법 - 준비물: A4 용지(8절지 도화지 가능), 사인펜·색연필 혹은 크레파스 - 실시방법 ① A4 용지에 검은색 사인펜으로 테두리를 그린 후, 필기구와 함께 제시한다. ② 다음 지시사항에 따라서 그림을 그리게 한다. “지금부터 풍경화를 그릴 거예요. 그림을 잘 그리거나 못 그리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풍경화에 필요한 10개의 항목을 차례대로 불러드리면, 생각나는 대로 편안하게 그려주시면 됩니다.” ③ 풍경화에 필요한 10개의 항목 강·산·밭·길·집·나무·사람·꽃·동물·돌을 순서대로 불러준다. “먼저 강을 그려주세요” “자, 강을 다 그리셨으면, 다음은 산을 그려주세요.” …(중략)… “자, 마지막으로 돌입니다. 돌을 그려주세요.” ※ 10가지 항목은 한꺼번에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강→산→밭→길→집→나무→사람→꽃→동물→돌 순서대로 제시해야 한다. ※ “강은 어떤 크기로 그리나요? 호수를 그려도 되나요?”, “동물은 몇 마리 그리나요?” 등의 질문에 “떠오르는 대로 그리시면 됩니다”라고 한다. 최대한 자신에게 떠오른 이미지 그대로를 표현하도록 한다. ④ 10가지 항목을 모두 그리면, 다음과 같은 지시문을 이야기한다. “제시한 항목으로만 풍경화를 그렸기 때문에, 뭔가 아쉬운 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혹시 더 그려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 하나만 더 추가해서 그릴 수 있습니다.” ⑤ 추가항목까지 모두 그렸다면, 색칠하도록 한다. “다 그렸다면, 색칠을 해주세요.” ⑥ 색칠까지 모두 끝났다면, 그림에 대한 질문을 한다. ※ 필자는 색칠하는 시간을 따로 주지 않고, 색을 칠하는 동안 질문을 한다. 시간을 단축하기 위함도 있지만, 색칠하면서 답변을 동시에 하면 더욱 무의식적으로, 생각나는 대로 대답하기 때문에 내면의 생각을 더 잘 표현한다. 이렇게 발문한다. “다 그렸다면, 지금부터 색칠을 해주세요. 색칠하는 동안 그림에 대해서 몇 가지 질문을 하겠습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그림을 그렸듯이, 질문에 대한 답변도 그냥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말하면 됩니다. 말이 되는지, 앞뒤 문장이 연결되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지금 떠오르는 대로 말해주세요.” ● 풍경화구성법 순서와 채색의 중요성 풍경구성기법은 구성요소를 순서대로 그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공개한다면, 계획된 구도로 풍경화를 그리기 때문이다. 풍경화구성기법의 목적은 ‘잘 그려진 그림’이 아니라 각각의 구성요소가 어떻게 관계 맺고 있는지를 살피는 것이다. 즉 ‘강·산’처럼 자연발생적으로 생겨진 공간과 각각의 요소를 이어 줄 ‘길’이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 그림검사하면 떠오르는 ‘HTP’, 즉 ‘집·나무·사람’을 어디에 배치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따라서 실시방법에서 제시된 것처럼 반드시 순서대로 하나씩 제시해야 한다. 채색 또한 중요하다. 유난히 산에 집착해서 덧칠하기도 하고, 특정 항목에만 색을 칠하지 않기도 한다. 산은 작고 강은 크게 그렸지만, 강은 연하게 칠하고 산은 진하게 덧칠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색칠에는 심리가 많이 반영되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색칠을 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색칠하는 시간을 따로 줘도 좋고, 색을 칠하는 동안 질문을 해도 된다. 모든 그림검사가 그렇지만 풍경화구성법 역시 기계적인 해석을 피하고, 풍경화가 주는 전체적인 느낌과 그림에 담겨있는 이야기 등을 서로 이야기 나누며 상호작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각의 구성요소가 주는 의미 그럼 이제부터 각각의 구성요소에 대해 물어보면 좋은 질문이 무엇이고, 그 질문이 왜 필요하며, 각각의 구성요소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특히 눈여겨봐야 할 점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1. 강 강은 무의식 세계를 의미한다. 무의식 세계는 자동적으로 나오는 습관적 행동(사고) 패턴이다. 만약 비효율적이고, 잘못된 방식의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반복하고 있다면 대인관계능력과 적응력이 떨어져 일상생활에서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문제는 스스로 알아차리지 전까지 계속 반복하며 실패경험을 쌓는다는 것이다. 강과 관련된 다음의 질문들은 아이들의 무의식 세계를 살펴보는 데 도움이 된다. - 이 강은 얼마나 넓고 큰 강이니? - 이 강을 건널 수 있니? 건너면 무엇이 있니? - 이 강은 깨끗하니? 어느 정도로 깨끗한 강이니? ● 종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큰 강 아이들은 엄청 큰 강을 그리고도 작다고 하고, 작게 그리고도 큰 강이라고 한다. 따라서 강의 크기와 깊이는 질문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좋다. 강은 대부분 그림 2처럼 종이 하단에 1/4가량의 크기로 그려진다. 하지만 그림 3처럼 종이의 2/3가량을 차지하게 그리는 경우도 있다. 풍경화에 필요한 구성요소 10가지를 차례로 불러준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 제시된 강을 종이의 절반 혹은 2/3 이상 차지하게 그렸다면, 무의식적인 습관·패턴으로 살고 있다고 추측해 볼 수 있다. 무의식적인 습관·패턴을 개선하려면 우선 알아차리고, 수정을 다짐하고, 반복해서 연습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따라서 강이 과하게 크다면 행동(사고) 패턴을 살펴보고, 더 효과적인 행동과 의사결정으로 적응력을 높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 ● 건널 수 없는 강 강을 건널 수 있는지도 의미가 있다. 강에 다리를 그려 넣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그리지 않는다. 하지만 ‘강을 건널 수 있느냐’는 질문에 ‘강이 얕아서 건널 수 있어요’, ‘강 위쪽에 다리가 있어요’ 등의 답을 한다. 물론 건널 수 없다고 말하는 아이들도 있다. 다리는 대부분 길과 이어진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은 다음 호의 ‘길’ 구성요소에서 자세하게 설명한다. 강을 건너면 아무것도 없다고 하는 아이들도 있고, 강을 건너면 또 다른 마을이 나온다는 아이들도 있다. 그 마을에 가고 싶은지, 가기 싫다면 왜 가기 싫은지 등의 추가 질문으로 아이들의 생각을 구체화해도 좋다. ● 강가에 쌓아 올린 돌 강가에 정성스럽게 돌을 쌓아놓는 경우도 많다. 이는 무의식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의지, 즉 방어기제라고 할 수 있다. 아주 강박적이거나, 높게 쌓여있거나, 크기가 매우 크지 않다면 문제 될 것은 없다. 오히려 자신을 지키는 힘으로 볼 수 있어 적당한 경계는 건강한 정서상태로 볼 수 있다. 그림 4와 그림 5는 모두 강에 돌을 쌓았지만, 느낌은 전혀 다르다. 심지어 그림 5는 길이 강 앞에서 끊어진 것도 모자라 돌로 막아놓았다. ● 물고기가 죽어있는 더러운 강 대부분 아이는 물고기가 살고, 물에 들어가서 놀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하다고 한다. 하지만 간혹 공장에서 나오는 폐수 때문에 더러워서 악취가 나고 강가에 핀 꽃들도 모두 죽어있다고 하는 아이도 있다. 물의 맑기를 통해 자신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지, 긍정적으로 바라보는지 알 수 있다. 2. 산 산은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장애물, 즉 극복해야 할 어려움을 시사한다. 그래서 산은 얼마나 높은지, 뾰족한지 완만한지, 올라갈 수 있는지 여부, 위험한 동물이 사는지 여부 등을 묻는 질문이 중요하다. 또한 산의 정상까지 올라가 본 적이 있는지, 올라가지 않았다면 왜 그랬는지 묻는 것도 도움이 된다. - 얼마나 높은 산이니? 사람이 올라갈 수 있는 산이니? 끝까지 올라가 봤니? 그럼 올라가 본 사람은 있니? 왜 넌 안 올라갔니? - 위험한(무서운) 산이니? 왜 위험하니(무섭니)? - 이 산 너머에는 무엇이 있니? ● 위험한 산, 접근할 수 없는 산 대부분은 등산이 가능한 평범한 산이라고 답한다. 정상까지 올라가 봤다는 답도 많고, 힘들어서 중간에 포기했다는 대답도 종종 있다. 문제는 산 자체가 위험한 경우이다. 그림 7의 왼쪽 산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산이라서 아예 돌로 출입을 봉쇄했다. 오른쪽 산은 꽃이 만발했지만, 사실은 무서운 늑대가 산다. 뿐만 아니라 강에는 식인 물고기까지 살고 있다. 아이들은 곧 죽는다는 사실을 모른 채 놀고 있다. 그림 8처럼 산 정상이 암벽으로 되어 있어 일반인은 올라가지 못하고, 전문장비를 갖춰야만 올라갈 수 있는 경우도 있다1. 산이나 강에 배치되는 동물·꽃·돌은 산을 그릴 때 그려지기보다는 ‘동물·꽃·돌’을 그리는 8·9·10 순서에서 등장한다. 자기 삶에 장애물이라고 생각되는 것에 외부요인인 동물·꽃·돌을 첨가하면서 회피하거나 지금의 행동을 합리화하곤 한다. 처음에 소개한 그림 1처럼 깊고 험한 산이라서 오르지 못한다면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포기상태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오를 수 있는 산인지, 정상까지 올라가 봤는지, 왜 오를 수 없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은 문제해결방법을 찾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 다음 호에서는 자신의 노력 정도에 따라 크기와 수확량이 달라지는 ‘밭’과 산·강·밭·집 등을 연결시켜주는 ‘길’에 대해서 살펴본다.
생성 AI 챗GPT의 등장이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교육분야도 올 상반기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학교 교육활동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교육계에서는 챗GPT를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과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그러나 확실한 건 AI의 진화와 변화의 흐름을 막을 순 없다는 것이다. 챗GPT의 지혜로운 활용이 관건인 셈이다. 본지는 챗GPT로 상징되는 AI 활용교육이 우리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교육현장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주제로 3회에 걸쳐 전문가 의견을 싣는다. 글 싣는 차례는 1. 챗GPT 등장과 교육의 변화 2. 챗GPT가 바꿀 교수학습 과정 3. 챗GPT 시대의 교사와 학생 순이다. 편집자 얼마 전 서울시교육청에서 실시한 ‘챗GPT 시대, 현장교사에게 묻다’ 교육포럼에 다녀왔다. 최근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챗GPT를 교육현장에 어떻게 적용할까 고민하는 교육자들의 모임인데, 그 열기가 뜨거웠다. 당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도 발표되었다. 챗GPT에 관심 있다고 응답한 교원이 88.9%, 실제 사용한 경험이 있는 교사도 70.1%로 나타나 초·중·고 교사들의 관심이 높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챗GPT의 학습량은 인터넷 정보 챗GPT는 인공지능 모델인데, 용어 그대로 채팅할 수 있는 언어모델이다. 챗GPT 돌풍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동안 전문가의 도구라고 여겨졌던 인공지능 모델을 누구나 쉽게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챗GPT 용어를 살펴보면 어떤 목적으로 개발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챗GPT는 무언가를 생성(Generative)하는 인공지능 모델인데, 채팅을 목적으로 말(글)을 생성한다. 말을 생성할 때 사전에 학습된(Pre-trained) 정보와 지식을 사용하는데, 인터넷에 있는 대부분의 정보를 학습했다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전 세계 사람이 사용하는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의 글을 모두 학습했고, 전문가들이 써 놓은 인터넷의 글들을 대부분 학습했다고 한다. 또한 트랜스포머(Transfomer)라는 단어 사이의 연관성을 확률적으로 계산하는 방법을 적용해서 말을 만들어 준다. 이전에도 자연어를 처리하는 인공지능 모델이 많았지만, 성능이 좋지 못했다. 트랜스포머 기법은 단어 관계를 파악해서 맥락이나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사람에 가까운 말을 생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챗GPT를 다른 말로 거대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 이하 LLM)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엄청난 양의 텍스트를 학습했기 때문이다. 챗GPT가 만들어 내는 말의 수준은 체감적으로 판단할 때 각 분야의 준전문가 수준이다.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박사과정 학생 정도의 답변을 주는 것 같다. 필자가 모르는 분야에서는 챗GPT의 답변이 전문가 수준에 근접한 듯한 느낌을 받는다. 챗GPT도 단점이 있는데, 대표적인 문제가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이다. 챗GPT의 목적 자체가 사람처럼 말을 생성하기 때문에 말의 사실성을 검증하지 않는다. 즉, 거짓말도 그럴싸하게 해준다는 얘기다. 얼마 전 발표된 유네스코 보고서에서도 진실이 중요한 문제에서는 신중한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내용의 사실성이 중요한 경우 반드시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챗GPT 답변은 2021년도까지의 데이터만 학습했기 때문에 최근에 일어난 일에 대한 질문에는 엉뚱한 답을 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개발한 검색엔진인 Bing에서는 질문 수준을 사용자가 설정하도록 옵션을 제공한다. 대화 스타일에서 ‘보다 창의적인, 보다 정밀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 답변의 근거가 되는 출처도 제공한다. 구글에서 개발한 Bard는 다른 초안을 제시해 주고, 출처도 표기해 준다. 이렇듯 챗GPT의 단점을 보완하는 도구는 계속 개발될 것이다. 교육적 측면에서 본다면 챗GPT의 경우 무료버전과 유료버전의 답변에 질적인 차이가 발생하여 정보의 격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고려할 부분이다. 유료버전은 4.0버전을 사용하지만 무료버전은 3.5버전만 사용 가능하다. 또한 답변 속도도 유료버전이 훨씬 빠르다. 이런 양상은 빈부의 격차에 의해 정보의 격차를 가속화할 위험이 있다. 빈부 격차가 정보 격차로 이어질 수도 챗GPT를 초·중·고 교육현장에 도입할 때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사용연령에 대한 점이다. OpenAI에서는 챗GPT의 사용연령을 13세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18세 미만인 경우 부모 또는 법적보호자의 허가를 받아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초등학생들은 사용이 불가하며, 중학생 이상도 부모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것이다. 챗GPT를 초·중·고 교육현장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단점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유네스코 보고서에 따르면 교육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해(Understand) → 결정(Decide) → 모니터(Monitor) 단계를 고려해야 한다고 한다. 먼저 현재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 챗GPT가 무엇인지, 어떤 기능을 할 수 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챗GPT를 어떻게 사용할지 결정해야 한다. 목적에 맞게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수행결과 검증과 공평한 사용을 위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교육현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지 지속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고등교육에서의 챗GPT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하지만, 초·중·고 교육에서도 참고할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 OpenAI에서 제시한 교육자를 위한 가이드 문서에서는 수업설계, 교수·학습자료 개발, 퀴즈 및 과제출제, 학생들의 결과물 평가 등 다음과 같은 교수·학습활동에 활용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수업계획 및 기타 활동을 위한 초안 작성 및 브레인스토밍 •퀴즈문제 또는 기타 연습문제 설계에 대한 지원 •맞춤형 튜터링 도구 실험하기 •다양한 선호도에 맞게 자료 사용자 지정(언어 단순화, 다양한 읽기 수준에 맞게 조정, 다양한 관심사에 맞는 맞춤형 활동 만들기) •글쓰기 부분에 대한 문법적 또는 구조적 피드백 제공 •글쓰기 및 코딩과 같은 영역의 기술 향상 활동(코드 디버깅, 글 수정, 설명 요청)에 사용 •AI가 생성한 텍스트 비평 좀 더 근본적으로 챗GPT를 초·중·고 교육에 도입해야 하는가의 문제는 초·중·고 교육이 무엇이고, 목적이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에서 출발해야 한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 제시된 방향을 보면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하며, 학습자의 삶과 성장을 지원’하는 교육을 지향한다고 되어 있다. 결국 초·중·고 교육의 목적은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쁨을 알려주고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과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기 위한 역량을 길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챗GPT가 이런 초·중·고 교육의 목적에 도움을 줄 수 있는가를 살펴보면 도입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먼저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쁨과 스스로 성장하기 위한 힘을 길러줄 수 있는가이다. 전통적인 교육에서는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고 배움의 불씨를 불러일으키는 일은 교사의 몫이었다. 또한 학생들의 성취도와 성장을 총체적으로 평가하고 피드백을 통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도 교사가 하는 일이었다. OpenAI의 교육자를 위한 가이드에서는 학생들의 에세이를 평가하고 피드백을 주는 일도 가능하다고 제안한다. 최근 칸 아카데미(Khan Academy)에서는 챗GPT를 적용한 온라인 튜터 칸미고(Khanmigo)를 도입한다고 발표하였다. 칸미고는 학생들이 공부하다가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볼 수 있는 보조교사 역할을 한다. 이제 지식을 전달해 주고 학생들을 격려하거나 다음 단계를 추천해 주는 일은 챗GPT에게 맡길 수 있게 되었다. 유네스코 보고서에서는 이런 역할을 Collaboration coach, Personal tutor, Study buddy로 설명하면서 그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다음으로 학생들이 자기 소질과 적성을 찾고 역량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느냐에 대한 부분이다. 필자의 경우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자녀들의 신상과 흥미·취미·관심 있어 하는 분야의 정보를 알려주고, 어떤 진로나 직업을 선택하면 좋을지 질문해 보라고 하였다. 학부모들은 일반적인 진로상담 수준의 답변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렇다면 진로지도분야의 데이터를 훈련시키면 아이들에게 적합한 진로상담도 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이렇게 특정분야의 데이터를 훈련시켜서 그 분야에 특화된 답변을 하게 만드는 것을 파인튜닝(fine tuning)이라고 한다. 최근 파인튜닝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분야는 ‘의료’분야이다. 얼마 전 성황리에 막을 내린 생성 AI 해커톤에서도 의료분야 커뮤니케이션을 도와주는 서비스를 개발한 팀이 우승했다. 이런 추세면 교육분야에서도 파인튜닝한 서비스들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학생들의 데이터와 정보를 입력받아서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찾아주고 원하는 역량을 강화하는 방법까지 조언해 준다면 두 번째 목적도 달성하게 될지도 모른다. 챗GPT는 현대 교육시스템과 교육방식, 교육자의 역할 등 전방위에서 질문을 던진다. 현대 교육에서 하고 있는 대부분의 역할을 내가 대신할 수 있다면 학교·졸업장·교사와 같은 제도가 정말 필요한지 묻고 있는 것이다. 교육은 단순한 지식전달이 아니라 학생들의 전인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학습자 주체성(Student agency)을 길러주는 것이 미래 지향적인 교육목표라고 한다면 챗GPT가 아닌 인간 교사가 그 역할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는지 증명해야 한다. 유네스코 미래교육 보고서에서는 전 세계 교육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한다. 무엇을 계속 해야 하는가? 무엇을 그만두어야 하는가? 새롭게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이 세가지다. 이 질문을 빌어 챗GPT의 활용에 대해 답한다면 다음과 같다. 1. 우리는 무엇을 계속 해야 하는가? 아이들을 사랑과 존중의 태도로 대하고, 챗GPT가 주지 못하는 배움의 불씨를 일으키는 일, 수업설계의 주도권과 결정권을 위임하거나 포기하지 않는 일 2. 우리는 무엇을 그만두어야 하는가? 챗GPT를 사용하더라도 데이터로만 아이들을 평가하지 않는 일, 챗GPT를 맹신하여 교육 전반에 종속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일 3. 새롭게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AI 리터러시를 함양하는 일, 교사들도 주변의 동료들과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함께 성장하는 일 지금 당장 시작하지 않으면 미래교육에서 교사들은 설 자리가 없어질지 모른다. 아이들에게 더 나은 교육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라도 함께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
생성 AI 챗GPT의 등장이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교육분야도 올 상반기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학교 교육활동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교육계에서는 챗GPT를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과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그러나 확실한 건 AI의 진화와 변화의 흐름을 막을 순 없다는 것이다. 챗GPT의 지혜로운 활용이 관건인 셈이다. 본지는 챗GPT로 상징되는 AI 활용교육이 우리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교육현장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주제로 3회에 걸쳐 전문가 의견을 싣는다. 글 싣는 차례는 1. 챗GPT 등장과 교육의 변화 2. 챗GPT가 바꿀 교수학습 과정 3. 챗GPT 시대의 교사와 학생 순이다. 편집자 얼마 전 서울시교육청에서 실시한 ‘챗GPT 시대, 현장교사에게 묻다’ 교육포럼에 다녀왔다. 최근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챗GPT를 교육현장에 어떻게 적용할까 고민하는 교육자들의 모임인데, 그 열기가 뜨거웠다. 당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도 발표되었다. 챗GPT에 관심 있다고 응답한 교원이 88.9%, 실제 사용한 경험이 있는 교사도 70.1%로 나타나 초·중·고 교사들의 관심이 높은 것을 알 수 있었다1. 챗GPT의 학습량은 인터넷 정보 챗GPT는 인공지능 모델인데, 용어 그대로 채팅할 수 있는 언어모델이다. 챗GPT 돌풍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동안 전문가의 도구라고 여겨졌던 인공지능 모델을 누구나 쉽게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챗GPT 용어를 살펴보면 어떤 목적으로 개발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챗GPT는 무언가를 생성(Generative)하는 인공지능 모델인데, 채팅을 목적으로 말(글)을 생성한다. 말을 생성할 때 사전에 학습된(Pre-trained) 정보와 지식을 사용하는데, 인터넷에 있는 대부분의 정보를 학습했다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전 세계 사람이 사용하는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2의 글을 모두 학습했고, 전문가들이 써 놓은 인터넷의 글들을 대부분 학습했다고 한다. 또한 트랜스포머(Transfomer)라는 단어 사이의 연관성을 확률적으로 계산하는 방법을 적용해서 말을 만들어 준다. 이전에도 자연어를 처리하는 인공지능 모델이 많았지만, 성능이 좋지 못했다. 트랜스포머 기법은 단어 관계를 파악해서 맥락이나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사람에 가까운 말을 생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챗GPT를 다른 말로 거대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 이하 LLM)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엄청난 양의 텍스트를 학습했기 때문이다. 챗GPT가 만들어 내는 말의 수준은 체감적으로 판단할 때 각 분야의 준전문가 수준이다.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박사과정 학생 정도의 답변을 주는 것 같다. 필자가 모르는 분야에서는 챗GPT의 답변이 전문가 수준에 근접한 듯한 느낌을 받는다. 챗GPT도 단점이 있는데, 대표적인 문제가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이다. 챗GPT의 목적 자체가 사람처럼 말을 생성하기 때문에 말의 사실성을 검증하지 않는다. 즉 거짓말도 그럴싸하게 해준다는 얘기다. 얼마 전 발표된 유네스코 보고서3에서도 진실이 중요한 문제에서는 신중한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내용의 사실성이 중요한 경우 반드시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챗GPT 답변은 2021년도까지의 데이터만 학습했기 때문에 최근에 일어난 일에 대한 질문에는 엉뚱한 답을 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개발한 검색엔진인 Bing에서는 질문 수준을 사용자가 설정하도록 옵션을 제공한다. 대화 스타일에서 ‘보다 창의적인, 보다 정밀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 답변의 근거가 되는 출처도 제공한다. 구글에서 개발한 Bard는 다른 초안을 제시해 주고, 출처도 표기해 준다. 이렇듯 챗GPT의 단점을 보완하는 도구는 계속 개발될 것이다. 교육적 측면에서 본다면 챗GPT의 경우 무료버전과 유료버전의 답변에 질적인 차이가 발생하여 정보의 격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고려할 부분이다. 유료버전은 4.0버전을 사용하지만 무료버전은 3.5버전만 사용 가능하다. 또한 답변 속도도 유료버전이 훨씬 빠르다. 이런 양상은 빈부의 격차에 의해 정보의 격차를 가속화할 위험이 있다. 빈부 격차가 정보 격차로 이어질 수도 챗GPT를 초·중·고 교육현장에 도입할 때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사용연령에 대한 점이다. OpenAI에서는 챗GPT의 사용연령을 13세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18세 미만인 경우 부모 또는 법적보호자의 허가를 받아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4. 원칙적으로 초등학생들은 사용이 불가하며, 중학생 이상도 부모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것이다. 챗GPT를 초·중·고 교육현장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단점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유네스코 보고서에 따르면 교육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해(Understand) → 결정(Decide) → 모니터(Monitor) 단계를 고려해야 한다고 한다. 먼저 현재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 챗GPT가 무엇인지, 어떤 기능을 할 수 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챗GPT를 어떻게 사용할지 결정해야 한다. 목적에 맞게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수행결과 검증과 공평한 사용을 위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교육현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지 지속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고등교육에서의 챗GPT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하지만, 초·중·고 교육에서도 참고할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 OpenAI에서 제시한 교육자를 위한 가이드 문서5에서는 수업설계, 교수·학습자료 개발, 퀴즈 및 과제출제, 학생들의 결과물 평가 등 다음과 같은 교수·학습활동에 활용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수업계획 및 기타 활동을 위한 초안 작성 및 브레인스토밍 •퀴즈문제 또는 기타 연습문제 설계에 대한 지원 •맞춤형 튜터링 도구 실험하기 •다양한 선호도에 맞게 자료 사용자 지정(언어 단순화, 다양한 읽기 수준에 맞게 조정, 다양한 관심사에 맞는 맞춤형 활동 만들기) •글쓰기 부분에 대한 문법적 또는 구조적 피드백 제공 •글쓰기 및 코딩과 같은 영역의 기술 향상 활동(코드 디버깅, 글 수정, 설명 요청)에 사용 •AI가 생성한 텍스트 비평 좀 더 근본적으로 챗GPT를 초·중·고 교육에 도입해야 하는가의 문제는 초·중·고 교육이 무엇이고, 목적이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에서 출발해야 한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 제시된 방향을 보면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하며, 학습자의 삶과 성장을 지원’하는 교육을 지향한다고 되어 있다. 결국 초·중·고 교육의 목적은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쁨을 알려주고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과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기 위한 역량을 길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챗GPT가 이런 초·중·고 교육의 목적에 도움을 줄 수 있는가를 살펴보면 도입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먼저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쁨과 스스로 성장하기 위한 힘을 길러줄 수 있는가이다. 전통적인 교육에서는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고 배움의 불씨를 불러일으키는 일은 교사의 몫이었다. 또한 학생들의 성취도와 성장을 총체적으로 평가하고 피드백을 통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도 교사가 하는 일이었다. OpenAI의 교육자를 위한 가이드에서는 학생들의 에세이를 평가하고 피드백을 주는 일도 가능하다고 제안한다. 최근 칸 아카데미(Khan Academy)에서는 챗GPT를 적용한 온라인 튜터 칸미고(Khanmigo)를 도입한다고 발표하였다6. 칸미고는 학생들이 공부하다가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볼 수 있는 보조교사 역할을 한다. 이제 지식을 전달해 주고 학생들을 격려하거나 다음 단계를 추천해 주는 일은 챗GPT에게 맡길 수 있게 되었다. 유네스코 보고서에서는 이런 역할을 Collaboration coach, Personal tutor, Study buddy로 설명하면서 그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다음으로 학생들이 자기 소질과 적성을 찾고 역량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느냐에 대한 부분이다. 필자의 경우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자녀들의 신상과 흥미·취미·관심 있어 하는 분야의 정보를 알려주고, 어떤 진로나 직업을 선택하면 좋을지 질문해 보라고 하였다. 학부모들은 일반적인 진로상담 수준의 답변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렇다면 진로지도분야의 데이터를 훈련시키면 아이들에게 적합한 진로상담도 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이렇게 특정분야의 데이터를 훈련시켜서 그 분야에 특화된 답변을 하게 만드는 것을 파인튜닝(fine tuning)이라고 한다. 최근 파인튜닝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분야는 ‘의료’분야이다. 얼마 전 성황리에 막을 내린 생성 AI 해커톤에서도 의료분야 커뮤니케이션을 도와주는 서비스를 개발한 팀이 우승했다7. 이런 추세면 교육분야에서도 파인튜닝한 서비스들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학생들의 데이터와 정보를 입력받아서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찾아주고 원하는 역량을 강화하는 방법까지 조언해 준다면 두 번째 목적도 달성하게 될지도 모른다. 챗GPT는 현대 교육시스템과 교육방식, 교육자의 역할 등 전방위에서 질문을 던진다. 현대 교육에서 하고 있는 대부분의 역할을 내가 대신할 수 있다면 학교·졸업장·교사와 같은 제도가 정말 필요한지 묻고 있는 것이다. 교육은 단순한 지식전달이 아니라 학생들의 전인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학습자 주체성(Student agency)을 길러주는 것이 미래 지향적인 교육목표라고 한다면 챗GPT가 아닌 인간 교사가 그 역할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는지 증명해야 한다. 유네스코 미래교육 보고서8에서는 전 세계 교육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한다. 무엇을 계속 해야 하는가? 무엇을 그만두어야 하는가? 새롭게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이 세가지다. 이 질문을 빌어 챗GPT의 활용에 대해 답한다면 다음과 같다. 1. 우리는 무엇을 계속 해야 하는가? 아이들을 사랑과 존중의 태도로 대하고, 챗GPT가 주지 못하는 배움의 불씨를 일으키는 일, 수업설계의 주도권과 결정권을 위임하거나 포기하지 않는 일 2. 우리는 무엇을 그만두어야 하는가? 챗GPT를 사용하더라도 데이터로만 아이들을 평가하지 않는 일, 챗GPT를 맹신하여 교육 전반에 종속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일 3. 새롭게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AI 리터러시를 함양하는 일, 교사들도 주변의 동료들과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함께 성장하는 일 지금 당장 시작하지 않으면 미래교육에서 교사들은 설 자리가 없어질지 모른다. 아이들에게 더 나은 교육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라도 함께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
11일 강원특별자치도 출범과 함께 강원도교육청도 ‘특별자치도교육청’으로 문패를 바꿔 단다.교육자치를 향한 첫걸음을 떼고 ‘찾아오는 강원교육’의 출발을 알린다. 지역 발전을 위한 각종 특례를 담고 있는 강원특별자치도법 개정안이 지난달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번 개정안에 반영된 교육 특례는 △강원형 자율학교 운영 △유아·초·중등교육 특성화 △강원 농산어촌 유학 등 3개다. 도교육청은 8개 중 3개만 통과된 것은 아쉽지만 이를 잘 활용해 ‘찾아오는 교육’을 구축한다는 입장이다. 자율학교 운영 특례를 통해 군사·국방교육 학교나 생태환경교육 특화 학교 등 지역에 맞는 학교 성장 모델을 제시하고, 유·초·중등교육 특례로 다양성을 고려한 창의적 교육과정을 운영해 교육자치 기반을 닦을 예정이다. 또한 지자체와 함께 지역소멸에 대응하는 농어촌유학 활성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도 드러내고 있다. 도교육청은 정책들이 학교 현장에서 최대 효과를 내도록 ‘강원도형 자율학교 모형 연구’와 ‘농어촌유학 프로그램 개발·적용 방안’, ‘교육자치분권 추진을 위한 중장기 과제 발굴’ 등을 주제로 정책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원래 통과되길 원했던 특례도 긴 호흡으로 다시 준비한다. 애초 도교육청은 교육자치권 확대와 미래 교육 구축의 기회로 삼고자 학교 자치, 미래 교육, 지방 교육 자치 강화, 교육재정 확보 등 특례를 발굴한 바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중점을 둔 것은 ‘교육감 교육·학예에 관한 사무 의견 제출’과 ‘교육자치조직권’이다. 교육감에게 교육 관련 법률 개정 의견 제출 권한을 부여하고, 지역 교육계의 숙원이었던 양양교육지원청 신설도 추진할 계획이다. 교사 정원을 10% 범위에서 늘릴 수 있게 하는 특례도 포함됐다. 이들 특례는 앞서 특별자치시도로 출범한 세종·제주교육청과의 형평성 등을 이유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빠진 특례들은 재검토해 다음 법안 개정 추진 시 반영되도록 정부와 국회를 설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경호 교육감은 "특별법 개정안에 담기지 못한 특례들은 긴 호흡으로 다시 준비하겠다"며 "강원특별자치도로 찾아올 수 있는 매력적인 강원교육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고자 애국심을 고취하고 군대를 찬양하는 내용의 교육이 강화되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가 최근 한 달간 러시아의 4만여 공립학교와 관련된 직‧간접적 자료를 검토한 결과 러시아 당국은 군사‧애국 교육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극동지역 학교에서는 알파벳 A는 군대(Army), B는 형제애(Brotherhood)의 머리글자로 가르치고 있다. 한 초등학교 수학 수업은 저격수를 주제로 칠판에 그려진 표적에 종이 별로 총알구멍을 표시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이런 군사·애국을 강조하는 교육은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할 때부터 시작돼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더욱 강화됐다. 러시아 교육과학부는 군사·애국적 주제를 담은 단계별 수업 계획과 실제 사례를 포함한 자료들을 지속적으로 발간하고 있다. 시, 춤, 연극을 활용해 러시아 대외 정보기관의 역사를 설명하는 식이다. 특히 지난해 9월 시작된 ‘중요한 대화’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은 학교 교육 전반에 군국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교육 당국은 각급 학교에서 매주 월요일 오전 8시에 집회를 열어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국기를 게양하고, 이후 교실에서 러시아 역사의 중요 사건 등을 주제로 한 시간 동안 수업을 하도록 했다. 퇴역 군인들이 교실로 찾아와 학생들에게 자신들의 경험을 소개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용감함의 교훈’, ‘우리 안의 영웅들’과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조국과 군인들의 위업을 찬양하는 시를 쓰도록 권장됐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과 싸울 당시에 했던 것처럼 군인들에게 보낼 양말을 뜨게 하는 등 복고적인 내용도 있었다. 서방에 대한 노골적인 적개심을 강조하는 수업을 하는 곳도 있다. 현지 매체가 올린 한 영상에서는 학생들이 ‘나는 러시아인이다’라는 곡을 부르고 교사는 ‘나토를 몰아내자’고 외치는 모습이 담겼다. 다만 애국·군사 교육 프로그램을 너무 강하게 밀어붙이는 것은 오히려 반전 여론을 자극할 수 있어 러시아 정부가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모스크바 같은 대도시에서는 이러한 애국·군사 교육에 대한 반감이 강해 수업을 듣지 않으려는 학생·학부모가 적지 않고 전쟁을 아예 언급하지 않으려 하는 교사들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례1=학교폭력으로 신고돼 가해 학생이 되자, 담임교사가 학교폭력 신고를 조장했으며, 여러 교육적 활동을 왜곡해 아동학대(정서학대)로 신고 사례2=수업시간에 고무줄 총을 날리고 도망치고 잡으려 뛰어다니는 두 학생을 훈육하는 과정에서 고무줄로 인한 신체학대로 학부모가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 사례3=자녀의 방과후학교 대외 입상 결과 현수막을 게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앙심을 품고 학교장에 대한 지속적 명예훼손 행위 교원에 대한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와 도를 넘는 교권침해가 날로 늘어나자 전북교총(회장 이기종)은 전북유‧초등교(원)장협의회, 전주교대총동창회 등 단체와 함께 5일 ‘추락한 교권과 무너진 학교 교육력 회복을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 단체는 위와 같은 사례를 열거하며, “교원지위법이 무색해지도록 교권이 추락한 상황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사회가 추락한 교권을 바로잡고, 학교의 교육력을 일으켜 세워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오준영 전북교총 정책연구위원장(전북 부남초 교사)은 “교육활동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교사와 학생 간 물리적, 정서적 접촉이 수반되는 경우가 많은데, 아동학대 신고만으로 직위 해제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학생 생활지도와 교육이 위축되고 이는 자연스럽게 학생의 학습권 침해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이달 28일부터 시행되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안에 구체적이고 실효적인 교원의 생활지도 권한 명시 ▲아동복지법, 아동학대처벌법 등 관련 법령과 제도적 개선 마련 등을 꼽았다. 특히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발의한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이나 생활지도에 제기되는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에 대해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기종 회장은“바닥에 떨어진 교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엉망이 된 학교 교육력 회복을 위해 많은 유관기관과 교육주체가 함께 노력해 달라”고 요구했다.
교육공무원이 금품 비위나 성범죄 수사로 직위 해제된 경우, 나중에 무죄가 확정되면 경력으로 인정받는다. 대학이 통폐합하거나 이전하지 않더라도 유휴 교육용 재산을 처분할 수 있는 근거도 생겼다. 교육부는 5일 국무회의에서 ‘교육공무원 승진규정’, ‘사립학교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이 심의·의결됐다고 밝혔다. 교육공무원 승진규정 개정으로 금품비위나 성범죄 등에 대한 조사나 수사로 인해 직위해제 처분을 받은 교육공무원의 징계처분이 무효‧취소되거나 형사사건이 무죄로 확정된 경우, 해당 직위해제기간을 경력기간으로 인정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교사에 대한 다면평가 시 다면평가자의 수를 종전에는 일괄해 3명 이상으로 하던 것을 평가대상자의 수에 따라 달리 정하도록 했다. 또한 사립학교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대학이 통폐합하거나 이전하지 않더라도 유휴 교육용 재산을 처분할 수 있는 근거가 신설됐다. 이번 시행령 개정은 대학의 자율적인 혁신과 유연한 제도 운영을 지원하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정책 기조에 따른 것이다. 교육부는 학교 이전, 또는 통폐합 시 용도폐지되는 교지, 교사, 체육장만 처분 가능했던 부분도 개정했다. 처분할 수 있는 재산 유형을 ‘용도 폐지되는 모든 교육용 재산’으로 늘린 것이다. 본재산 처분 시 관할청의 허가 대신 신고로 처리할 수 있는 대학 유형(대학, 전문대학 등)별 구분을 없애고 금액을 현실화하는 등 신고 대상 및 범위 등도 확대했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이번 개정을 통해 교육공무원의 경력기간 산정이 보다 합리적으로 운영되고, 사립대학(법인)의 재정 여건이 나아지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교원인사제도가 공정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계속 개선하고, 대학의 자율적 혁신을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팬데믹으로 중단됐던 대면 수업이 재개된 후 학생에게 맞는 교사가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위험관리 서비스 업체 ‘갤러거 바셋’ 자료를 분석해 작년 9월부터 지난달까지 한 학년 동안 미국 내 학교 2000곳에서 폭행 관련 산재 보상 청구 건수는 1350건으로 5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산재 청구액도 평균 6700달러(약 880만원)로 2018~2019학년도보다 26% 증가했다. 지난 1월 버지니아주 뉴포트뉴스에서는 수업 중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 쏜 총에 맞아 교사가 다치는 일이 있었다. 총을 쏜 학생의 어머니는 아동 방치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지난 3월에는 콜로라도주 덴버의 이스트 고교에서 행정직원 두 명이 17세가 쏜 총에 맞아 다쳤다. 네바다주 워쇼 카운티의 딜워스 중학교에서는 작년 12월 한 영어 교사가 비상구 문을 통해 몰래 들어오는 학생 3명에게 돌아가라고 했다가 폭행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학생들은 욕설과 함께 비키라며 밀쳤고 교사는 얼굴을 사물함에 부딪혀 바닥에 피를 흘리며 쓰러진 것이다. 이 학교의 다른 교사는 이번 학년 들어 지난달 중순까지 20건 이상의 싸움을 말렸다. 이 지역 학교 경찰에 따르면 이번 학년 동안 학생들이 교직원을 상대로 폭력을 행사한 사례가 30건이 넘었다. 미국심리학회(APA)가 2020년 7월부터 2021년 6월까지 교직원 1만5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교사의 14%가 학생에게서 물리적 폭행을 당했다고 답했고, 학교를 그만두거나 옮기고 싶다는 교사는 49%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대면 수업 재개 이후 학생의 교사 폭행이 증가한 이유로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과 정신 건강 등을 꼽았다. 전통적인 처벌 방법에 대한 경시 풍조도 한 몫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학생들 사이에서 잘못된 행동에 대해 처벌받지 않는다는 인식이 퍼져 폭력적 행동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워쇼 교육구의 수전 엔필드 교육감은 “최근의 학생들은 이전보다 물리적인 힘에 더 의지하고 빠르게 반응하는 편”이라며 “예전에는 상대 이름을 부르면서 밀치던 정도의 일이 요즘에는 얼굴에 주먹을 날리는 것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말했다.
거액의 코인을 보유하고, 국회 회의 중 이를 거래해 논란이 되고 있는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교육위원회 배정과 관련해 교육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보임 철회를 촉구했다. 이태규 국회 교육위 국민의힘 간사를 비롯해 당 소속 교육위원들은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백년대계인 교육을 깔보고 국회 스스로 국민 신뢰를 당에 떨어뜨린 것”이라며 “당연히 진실을 가르쳐야 하고 불법과 편법, 거짓과 위선, 부도덕과 불공정, 반칙과 특권을 가르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학생, 교사, 학부모들이 받아들일 수 있겠나”고 반문한 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선악 기준과 가치관에 혼란을 줄 것이 명약관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들은 다수당인 민주당의 결단도 촉구했다. 민주당이 김 의원 교육위 보임을 고집한다면 ‘학자금 무이자 대출법’ 강행 처리 때처럼 언제든지 교육위에서 안건조정위를 무력화시키는 의석 구조를 갖게 되는 점을 문제삼았다. 국민의힘 교육위원들은 “아무리 ‘초록은 동색’이고 ‘가재는 게 편’이라지만 (김 의원의 교육위 보임에) 야당 교육위원들도 쉽게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민주당이 직접 나서서 김 의원 교육위원 제척을 요청할 것을 촉구했다. 이태규 간사는 ‘교육위 보이콧’ 등 후속 조치와 관련해 “여러 가지 방법을 할 수 있지만 그 부분은 당 지도부와 교육위가 의견을 모아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답했다. 이 의원을 비롯한 기자회견 참석 의원들은 국회의장실을 항의방문해 해외 순방 중인 김진표 국회의장 대신 의장실 조경호 정무수석비서관에게 회견문을 전달했다. 이에 앞서 조경태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의장이 김남국 문제를 윤리특별위원회에만 맡길 게 아니라 빠른 시일 내에 국민 목소리를 들어서 (의원직) 제명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사보임 아니라 사임을 해야 한다. 영원히 정계에서 퇴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선학교에서 학교폭력 업무담당자를 책임교사라고 하며, 책임교사는 학폭 사안이 신고되면, 최소 2주에서 최대 3주 이내에 사안을 조사한다. 이후 학폭 전담기구에서 학교장 자체 해결 요건 4가지에 대한 심의를 진행한다. 책임교사는 관련 학생, 목격 학생, 보호자들에게 사실확인서를 받고, 관련된 사안에 대해 각종 공문을 생산하게 된다. 업무 노하우 쌓을 시스템 구축해야 이러한 학폭업무는 교사들의 기피업무로 전락한 지 오래됐다. 매년 업무분장 시기만 되면, 학생부장과 학교폭력 책임교사가 정해지지 않아 업무분장 발표를 미루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공립학교에서는 저경력 교사, 복직교사, 신규교사 등이 담당하고, 중등학교의 절반 가까이는 기간제교사가 전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만큼 매우 열악하고, 학폭 업무담당자의 고충이 심해지고 있는 형국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2019년, 2020년에 3년 임기의 학폭 전담 장학사를 선발했다. 이들은 지난해 교사로 전직 후 복귀했고, 올해 9월에도 복귀를 앞두고 있다. 이후 경기도교육청은 2021년부터 5년 임기의 전문전형으로 학폭 전담 장학사 선발로 변경하면서, 이들에게 교감 자격을 부여했다. 다만 기존 3년 임기 장학사들은 교감 승진이 아닌 평교사로 복귀하게 된다. 문제는 교육지원청별로 적게는 1명에서 많게는 5명 내외의 학폭 업무담당 장학사가 업무를 하고 있으며, 이중 학폭 임기 장학사는 1명이 배치돼 있다는 것이다. 현재 일반장학사들은 학폭업무를 맡아도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을 하고 다른 업무로 배치가 되는 상황이다. 교육청 학폭업무 담당자는 다양한 학폭 사안과 민원에 대응해야 하지만, 잦은 담당자 교체가 원활한 업무 진행을 방해하고 있다. 학폭 임기 장학사들의 업무 경험에 대한 노하우가 전직 후 사장되는 부분이 안타까운 지점이다. 임기 장학사의 경험이 지속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인사시스템의 변경이 요구된다. 현재 공립학교는 학폭 기여에 대한 가산점 제도가 운영 중에 있지만, 사립교원이나 기간제 교사는 받을 수 없는 가산점이다. 공립학교 승진가산점에서 상당히 중요한 점수지만, 승진을 앞둔 고경력 교사가 꼭 받아야 하는 점수로 변질됐다. 또 책임교사에 대한 수업시수 경감 대책이 발표됐지만, 경감된 시수를 대체할 시간강사도 구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전담교사‧장학사 처우개선 필요해 교사가 오롯이 수업과 생활지도, 상담에 전념해야 하지만, 사안이 발생하면 업무담당자는 업무에 허덕이게 되고, 사안 처리에만 매몰되는 구조로 공교육이 붕괴되는 지점이 발생한다. 가령, 책임교사가 담임업무를 맡게 되면, 사안을 조사하는 3주 동안은 학급을 제대로 보살필 수 없다. 또한 교육지원청 학폭 장학사가 수시로 바뀌어 경험치는 전수되지 못하고 사장되는 구조이다. 이를 극복하려면, 경험이 많은 인력을 등용하고, 학교현장에서 갈등 중재와 관계 회복을 위한 시스템의 구축도 병행돼야 한다.
섶다리는 원래 강 이쪽 사람과 저쪽 사람이 각각 다리를 세워오다가 강 중간에서 만나게 되는데, 당연히 그때가 가장 힘들다. 상대방의 방향과 속도를 헤아려 서로를 맞춰가야 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정지의 순간도 갖고, 또 어떤 순간에는 제 속력을 잠시 늦추기도 할 때, 적을 형제로 만들 수 있다. 그 속에 이해와 공감은 기본일 것이다. 지금 우리 교육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신은 그러한 섶다리의 사랑이 아닐까.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의 파견교사로 근무하게 된 올해 ‘찾아가는 고교방문 진로‧진학설명회’로 이미 많은 학교를 방문했다. 하루 간격으로 철원, 완도, 상주, 부산을 차례로 오가기도 했다. 700명이 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고3 전체 학생을 모았지만 10명이 되지 않는 때도 있었다. 학교의 모습이 제각각인 만큼 학생들이 내보이는 진로의 무늬도 저마다 놓인 환경과 성장의 속도에 따라 다양했다. 불안감 속 스스로 꿈 키우는 아이들 여러 말들이 오가지만 1시간 동안 전하고자 하는 핵심은 간단하다. ‘어른들이 정해놓은 성공방식’을 따르지 말자는 것이다. 학생들은 물론이고 교사, 학부모에 이르기까지 고등학생이라는 단어가 주는 불안감 속에 진정 자신들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그리고 자신의 성장 속도를 고려하지 않고 진로‧진학 계획을 세우는 것만큼은 피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진로‧진학설명회라고는 하지만 어떤 명쾌한 입시전략을 이야기하는 것보다 용기와 위로를 주고 싶다. 자신의 호흡과 속도를 믿고 현재의 시점에서 본인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배움을 찾는 것, 그것이야말로 세상이 정해놓은 유명 대학 진학보다 더 중요한 것이다. 전국 각지를 돌며 미래사회의 변화를 예민하게 감지하지 못하고 유망직종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불안해하는 학생들도 봤다. 반면 성적은 다소 부족하더라도 자신만의 분명한 계획을 세워놓은 학생들도 발견할 수 있었다. 장기 복무하는 기술부사관이 되고자 전문대학의 특수건설기계과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 보건교사의 꿈을 안고 교직 이수가 가능한 전문대 간호학과를 준비하는 학생, 동물과 함께하는 삶을 지향하는 자기 안의 욕망을 발견하고 지난해 처음으로 국가자격시험이 시작된 동물보건사가 되고자 반려동물과에 진학하기로 마음먹은 학생 등 저마다 그들만의 답을 찾고 있었다. 그 누가 그 학생들의 꿈에 대학 서열을 들먹이며 점수를 매길 수 있을까? 공감의 응원 메시지 보내야 물론 삶이라는 것이 늘 그렇듯 나름의 진학에 성공한 후에도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을 것이다. 때론 실패도 있겠지만 다시 시작하면 되는 것이고 그때마다 교사, 더 넓게는 어른의 역할은 청년들의 삶의 맥락을 이해하고 공감해주며 결국에는 응원해주는 것에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능력주의라는 단어가 만연한 시대를 버텨내는 힘은 사람을 더 넓고 깊게 이해하는 것에 있다. 교육계의 역할은 더 좋은 교육과정과 교수법의 개발보다도 오히려 지그시 애정 어린 말과 눈빛으로 학생들 저마다의 속도에 발맞추며 응원의 메시지를 타전하는 것이리라. 소통의 ‘섶다리’가 놓이면 갈등과 불안을 버텨내는 힘이 우리 모두에게 생길 것이다.
교원전문직 단체인 한국교총이 현장과 접점을 넓혀 교원들이 원하는 것을 정부 정책에 녹여내는 것 또한 중요한 책무이기도 하다. 이에 교총은 유·초·중·고 현장과의 정책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경기 기계공고를 시작으로 경기 세교유치원‧성복초, 서울 신서중‧불암고 등 현장 교사들과 만나며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유보통합, 늘봄 문제 등과 같은 민감한 현안에 대한 지혜와 솔루션을 찾기 위함이었다. 교총이 진행한 현장 방문 결과 정부 정책과 현장과의 간극이 여실히 드러났다. 유보통합과 늘봄 학교에 대한 근거 없는 괴담에 대한 진위 여부는 물론이고, 지원 대책에 대한 정보 부족을 하소연했다. 정부가 괴소문의 근거를 찾아 적극 해소함으로써 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객관적 정보를 바로바로 제공할 필요성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 유치원 교육과정 운영을 8시로 앞당겨야 하는 데 따른 담당 교사 배치와 교육과정 재조정의 어려움, 물가상승에 턱없이 부족한 통학 차량비 책정으로 인해 계속된 조달 실패, 특수 원아 학생 지원인력(공익요원 등) 전문성 문제 등 정부의 지원과 보완 요구가 쏟아졌다. 인력‧시설 부족, 교권문제 등 하소연 정책과 현장 틈 교원 목소리로 메꿔야 초등 늘봄에 대해서는 전담 인력의 배치가 가장 시급했다. 설령, 방과후 늘봄 시간의 연장이라는 사회적 요구에 동의하더라도, 별도의 전담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교육부 장관이 밝힌 비교과교사 트랙은 더더욱 아니다. 실제 수업하고, 생활지도가 가능한 정규 교원의 증원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3천 명에 가까운 교원정원을 줄일 계획이지만, 학군지로 유명한 신서중은 한 학급의 학생 수가 30명이 넘는 과밀학급이다. 급식실도 없는 등 매우 열악하다. 조그만 운동장에 4~5학급이 체육수업을 하다 보니 마치 지방의 5일장 같다. 정부가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고 급식실부터 만들어야 한다는 하소연이 이어졌다. 고교학점제 운영 우수 학교로 유명한 불암고의 경우, 교사들은 학생들의 선택과목에 맞춰 2~3과목씩 초인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수업시수가 크게 늘었다. 교장 선생님은 고교학점제 운영을 전담할 ‘교육과정 전담교사’를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 이들 모든 학교 교원들은 한결같이 교권 문제를 제기했다. 부문별한 아동복지법 위반 고발, 악성 민원으로 교원들의 정신적 고통과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학부모 전화번호가 휴대전화에 뜨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손이 떨린다고 호소한다. 땅에 떨어진 교권 속에서 쏟아지는 정부 정책을 따라가기에만도 모든 것이 벅차다. 정부 정책이 현장에 바로 안착할 순 없다. 제아무리 상향식 정책이라 한들 현장과의 틈은 생기기 마련이다. 하물며, 정권의 공약이나 사회적 요구에 따라 강행되는 정책은 오죽하겠는가. 문제는 이 벌어진 틈을 얼마나 제대로 메꾸느냐다. 몇몇 전문가 중심이 아닌 현장 교사가 주류가 되는 담론과 솔루션을 담아내야 한다. 교육청의 시범·선도학교 중심으로만 소통하는 것은 자칫 장님 코끼리 만지기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필요하다면, 교육부 장관은 전문직 단체인 교총과 함께 가감 없이 교육 현장과 소통하고, 정책의 간극을 바로바로 메꾸는 모습이 필요할 때다.
선생님에게 옆 반 선생님은 어떤 의미인가요? 경쟁자인가요, 협력자인가요. 오늘은 ‘동료 교사와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때때로 돋보이고 싶어 하는 교사들이 있습니다. 내가 제일 잘하고 싶고 학부모에게도 학생들에게도 인기 만점인 교사가 되고 싶어 하지요. 우리 반만 하는 것. 우리 반만 특별히 더 하는 것들을 선호하는 분이 있습니다. 교사별 교육 과정이라고는 하지만 혼자만 돋보이고자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할 때가 있지요. 학습지를 다른 선생님과 공유하면 어떨까요? 학습지를 인쇄할 때 옆 반 것도 챙기면 어떨까요? 동료를 경쟁자라고 생각한다면 교직 생활 내내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교원평가를 스스로 상대평가로 만들고 있는 것이지요. 서로 더 힘들어지는 지름길이랄까요. 함께 나아가는 협력자 제게는 옆 반 선생님이 늘 협력자였습니다. 제가 부장을 맡았을 때도, 아닐 때도 옆 반 선생님의 역할은 무척 컸습니다. 부장을 맡지 않았을 때는 더욱 그랬던 것 같아요. 학년 부장 선생님을 중심으로 같은 학년이 함께 나아가면 큰 민원이 생기지 않았어요. 모든 반이 상향 평준화할 때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는 최고였습니다. ‘튀지 마’, ‘하지 마’보다 ‘우리 같이 해보자’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좋겠습니다. 물론 쉽지 않습니다. 선생님마다 교육 철학이 다르고 기자재 사용 능력, 학생 지도 능력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지요. 저 역시 경제교육을 진행할 때 옆 반 선생님들의 참여를 이끄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동 학년 선생님 모두 저보다 연배가 높고 기존에 하던 교사 교육 과정도 충분했거든요. 그런데 우리 반만 경제교육을 하면서 인정받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같이 한번 해보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지요. 그리고 제가 할 수 있는 한 수업을 지원했습니다. 준비한 학습지와 영상 링크를 보내드리고 아이들과 함께해볼 수 있도록 유도했어요. 때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동료 선생님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저 역시 학급관리가 되지 않아 크고 작은 문제가 생기는 반의 담임선생님을 이해하기 어려울 때도 있었죠. 그 반에서 일어난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 오후 시간과 퇴근 후 시간까지 모두 써버리기도 했으니까요. 그런데 개인적으로 그분의 상황을 이해하고 나니 도움을 드리고 싶어졌습니다. 알고 보니 개인적으로 너무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거든요. 교사가 그러면 안 된다고 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런 소리는 교직을 잘 모르는 외부의 소리였으면 해요. 우리끼리는 서로 다독이면 좋겠습니다. 동료와의 관계가 힘들고,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이 있다면, 왜 이렇게 이 사람과 관계가 힘든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볼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동료 의식 갖기 저는 동학년 체제에서 함께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 내는 것이 결국 우리 학교와 교육이 인정받는 길이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한 학년 부장님이 “어차피 이야기해도 안 들을 거예요. 다 큰 어른인데, 기분만 나빠하지 않을까요?”라며 신규 선생님을 지도하는 것조차 꺼리는 모습을 본 적 있습니다. 신규 선생님도 동료로 생각하고 함께 협의하면 좋은 결과를 이끌 수 있지 않을까요? 무작정 “이렇게 하세요”가 아닌 “아이들의 생활지도를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는 말로 말이지요. 동학년은 함께 교육하는 사람들입니다. 지금 나와 동시대를 살면서 힘든 교육 현장을 함께 지키는 사람들이죠. 경쟁자로 생각하기보다 함께 나아가는 동반자로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디지털교육 경험에 인프라까지 갖춘 AI교육 선도학교 다양한 교육 기회 제공하자는 공감대 형성, 연구 바람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연구 기획·참여… '보텀업' 사례 “오늘은 우리나라 국토를 축소해 만든 지도를 이용해 ‘방 탈출 게임’을 해볼 거예요.” 지난달 31일 오후 1시 10분 경기 부평초의 한 교실. ‘우리 국토의 자연환경’를 알아보는 사회 수업이 한창이었다. 방 탈출 게임을 한다는 담임 심훈철 교사의 말에 5학년 3반 학생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심 교사는 메타버스 플랫폼 ‘젭’을 이용해 지난 시간에 배운 내용을 복습할 수 있는 활동을 구성했다. 산지, 하천, 평야 등 지형의 특징과 지형에 따른 생활 모습이 어떻게 다른지를 알아야 미션을 해결할 수 있는 방식이었다. 86인치 ‘전자칠판’에는 우리나라 지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구글 어스’ 위성사진이 띄워졌다. “오, 찾았다!” “어디? 어디?” 학생들은 각자 앞에 놓인 ‘크롬북’으로 메타버스 세상에 접속해 방 탈출 단서를 찾는 데 열심이었다. 먼저 미션을 끝낸 학생들은 주변 친구 곁으로 다가가 도움이 필요한지 물었고, 함께 문제를 해결했다. 교사의 질문에도 너나 할 것 없이 목소리를 높였다. 교실은 내내 활기로 가득했다. 수업이 끝날 무렵에는 여기저기서 요청이 쇄도했다. “선생님, 다음에도 여기서 수업하면 안 돼요?” 이곳은 지난달 문을 연 ‘미래교실’이다. LG전자와 구글이 디지털 인재 교육을 위해 조성한 국내 1호 미래교실이다. 미래교실에는 칠판과 교과서, 연필, 공책이 없다. 그 자리를 전자칠판과 크롬북, 로봇 클로이, 인공지능 로봇 알버트가 대신한다. 교사들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수업의 큰 장점으로 ‘몰입’을 꼽았다. 심 교사는 “교사가 주도하는 강의식 수업보다 수업 집중도와 참여도가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우리 반 학생이 그런 말을 하더라고요. ‘쉬는 시간에도 크롬북 해도 돼요?’ 수업이 끝났는데도 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는 건, 재미있다는 거예요. 과거에 수업하다 보면, 아이들이 잘 따라오고 있는지, 이해했는지 확인하기 어려울 때가 잦았어요. 이제는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죠.” 전통적인 수업의 물리적인 한계도 극복할 수 있다고 했다. 발표나 모둠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했던 학생도 평소 익숙한 디지털 기기와 협업 도구를 이용해 부담 없이 친구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심 교사는 “소통 방식을 달리했을 뿐인데, 그동안 몰랐던 아이들의 재능이나 능력을 발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부평초는 소프트웨어교육 선도학교이자 디지털교육 선도학교이기도 하다. 그동안 쌓은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AI교육 선도학교에도 선정됐다. 김향녀 교장은 “디지털교육 인프라를 선도적으로 구축할 수 있었던 건 선생님들의 의지가 주효했다”고 귀띔했다. “교육 기반이 마련돼 있으니, 인프라까지 갖추면 더 나은 교육을 할 수 있겠다는 선생님들의 기대가 있었어요. 이왕이면 AI교육 선도학교도 지원해보자고 적극적으로 나서셨고요. 덕분에 행운을 얻었죠. 선생님들이 미래 교육 안내자로서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입니다.” 부평초는 미래교실 조성을 계기로 수업 연구의 바람이 불고 있다. 학년별로 운영하는 전문적학습공동체 외에 미래교실 TF팀을 구성해 수업 활용법을 고민하고,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연수 모임도 연다. 에듀테크를 활용한 수업 사례, 디지털 도구 활용법 등 자신만의 노하우와 경험을 동료들과 나누고 함께 연구한다. 학교를 찾은 이날도 ▲로봇 클로이 사용법(최수아 교사) ▲메타버스 활용 수업 사례(이찬민 교사) ▲모디 로봇 교구 활용법(강유경 교사) ▲교육 현장 속 스마트팜(박준모 교사) 등 네 가지 주제로 나눔 연수가 열렸고, 교사 30여 명이 참석했다. 교무부장 이찬민 교사는 “2022 개정 교육과정 도입을 앞두고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 기회를 마련해주고 싶다는 선생님들의 공감대가 형성된 덕분”이라며 “수업 연구로 바빠지기는 했지만, 학교 구성원들의 만족도가 크다”고 설명했다. “미래교실 첫 사례이다 보니, 부담이 있었어요. 공간을 만드는 데만 그치면 안 되니까요. 수업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하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교사마다 관심 분야와 잘하는 영역이 다르잖아요. 각자 공부하고 알게 된 것들을 연수를 통해 서로 나누고 있어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이 교사는 “아무리 좋은 교육 방법도 충분한 준비와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학교마다 다른 여건과 현실에 맞게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부평초는 미래교실을 활용한 디지털 교육 사례를 관심 있는 학교, 교사들과 나눌 계획이다. 심 교사는 “구성원들이 ‘보텀업’ 방식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우리 학교의 사례를 더 많은 분과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고교학점제 현장 안착하려면? 교실 부족, 교사 수급에 발목 잡혀 수능-내신 평가 불협화음도 문제 제도 안착하려면 시스템 구축부터 오는 2025년부터 전면 도입되는 고교학점제가 안착하기 위해서는 교사 증원부터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교사 1인당 수업 시수도 30% 정도는 낮춰야 학생·학부모의 수업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봤다. 한국교총은 지난달25일 고교학점제 연구학교인 서울 불암고에서 현장 교원 간담회를 갖고 고교학점제 안착을 위한 제언을 들었다. 불암고는 2018년부터 고교학점제 대비 수업 및 학교 운영 혁신방안 연구학교로 지정돼 운영 중이다. 한홍열 교장은 “고교학점제가 도입돼 이른 시일 안에 안착하려면 고교학점제 교육 과정을 전담하는 인력을 따로 둬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교사가 여러 과목을 가르치면서 교육 과정을 편성하고 시간표 시뮬레이션까지, 업무가 많아 부하가 걸릴 정도”라며 “학생 수가 감소했다고 교사를 줄이다가는 고교학점제가 안착하기도 전에 문제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능과 내신의 불협화음이 심각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수능은 일부 과목을 제외하면 등급을 나누는 상대평가인데,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는 2025년부터 전문 교과(선택 교과)는 절대평가, 공통 교과는 상대평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김재준 수석교사는 “이렇게 되면 상대평가와 절대평가가 부딪히는 상황이 발생한다”면서 “평가에 대한 가이드도 없어서 학교마다 내신이 다 다르게 나온다”고 말했다. 학생이 선택하는 과목 수가 늘면서 교사 수급도 쉽지 않다고 했다. 교육 과정을 담당하는 김태완 교사는 “학생 선택에 따라 교사 수급이 매년 바뀌기 때문에 교사 한 명이 담당할 수 있는 과목 모두를 가르쳐야 하는 상황”이라며 “여러 학년에 걸쳐서 여러 과목을 가르치다 보니 교사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교사 수급이 어려운 학교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으로 ‘공유 교육과정’을 꼽지만, 이 또한 현실적인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송현우 교무부장 교사는 “인근 3개 학교와 함께 공유 캠퍼스라는 명칭으로 공유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지만, 일과 중에 학교를 이동하는 등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강순실 교감은 “자신의 관심 분야를 물었을 때 명확하게 말하는 아이가 반에서 두세 명밖에 없다는 점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양점순 2학년 부장교사도 “‘이것저것 다 해보고 싶은데, 진로를 강요받고 있다’, ‘선택이 부담스럽다’라고 말하는 1학년 학생이 적지 않다”면서 “충분히 고민하고 생각할 시간 없이 입학하자마자 선택에 내몰리는 상황을 부담스러워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교장은 “고교학점제가 안착하려면 교사들이 양질의 수업, 학생들이 원하는 수업을 준비할 수 있는 학교 시스템을 만드는 게 먼저”라며 “교사 1인당 평균 수업 시수를 30% 정도 줄이고, 수업 연구할 시간을 확보하면 학생과 학부모의 수업 만족도도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북 점촌북초(학교장 하미경)는 1일환경과 생태 활성화 교육을 위해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과 함께하는 ‘찾아가는 생태전환교실’을 운영했다. 찾아가는 생태전환교실은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식충식물과 멸종위기 동식물을 주제로 한 ‘달콤한 덫, 식충식물’, ‘자연을 모방한 위대한 아이디어’ 등의 체험형 교육프로그램으로 참가 학생들에게 생물다양성 보전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기후 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실천에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수업에 참가한 6학년 모 학생은 "우리 주변의 하천에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다는 것을 새롭게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하미경 교장은 "본교가 탄소중립 중점학교인 만큼 학생들을 대상으로 환경교육을 확대토록 할 것이며, 기후변화와 환경문제 생물다양성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가치관을 함양할 수 있는 교육을 진행해 지속가능발전교육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점촌북초등학교는 ’2021 녹색학교 프로그램 운영학교‘로 선정되었으며 ’2023 탄소중립 중점학교‘로 선정되기까지 지역의 대표적인 환경교육 중심학교로 활발한 교육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병욱 의원(국민의힘)이 지난달 31일 학업 및 경제적·정서적·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조기에 발굴하고 학생별로 상황에 맞는 통합지원을 하는 내용을 담은 학생맞춤형통합지원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 했다. 김 의원은 “기초학력 부진과 학교폭력, 아동학대, 이에 따른 심리·정서적 문제, 자살, 마약 등 여러 위험에 노출돼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지원은 기관별·사업별로 분절돼 있다”며 “관련 사업 및 정책을 연계해 학생 개인 상황에 따른 맞춤형 통합지원으로 이들이 처한 어려움을 실질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제정법안에 따르면 교육부 장관이 학생맞춤통합 지원을 위한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고, 시·도 교육감은 지역의 여건을 고려해 매년 시·도학생맞춤통합지원을 위한 시행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또 학생맞춤통합지원에 대한 사항의 심의를 위해 교육감 소속으로 시·도학생맞춤통합지원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했으며, 학교 밖 청소년이 학업에 복귀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교육감이 초·중·고교로의 재취학 또는 재입학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김 의원은 “학생맞춤통합지원법은 학교와 교사, 지역사회 등 모든 자원을 연계해 학생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학습·복지·상담을 실시하도록 하며, 이 법을 통해 1대1 맞춤형 교육은 물론 위기 학생에게는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라며 “통합지원을 통해 위기 학생의 발굴부터 접수, 진단, 지원, 관리가 체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학교폭력 피해 학생의 치유와 회복을 위한 국가수준의 전문기관 설치가 추진된다. 또 디지털교과서 도입과 관련해 교사 연수를 강화하기로 했다. 교육부와 국회 교육위원회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교육위 당정협의회를 갖고 이같은 내용을 협의했다. 당정은 이날 학령인구 감소와 디지털 대전환 시대 진입에 따라 학생 한 명 한 명을 인재로 양성할 수 있는 모두를 위한 맞춤 교육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학생의 학습 활동을 분석하여 맞춤형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는 새로운 형태의 교과서인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으로교실에 첨단 기술(High-Tech)을 활용해 수준별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학생의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높이고, 교사는 단순 지식전달자 역할에서 벗어나 학습, 토론, 프로젝트 학습 등을 통해 학생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고 사회적‧정서적 역량 함양을 촉진하는 인간적 감성 교육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 2025년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앞두고 영어, 수학, 정보 과목 등 적용 과목 교사를 대상으로 AI 디지털교과서 이해‧활용, 수업 혁신 등 연수를 실시해 원활한 현장 도입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그동안 학교폭력에 대한관용적 정책으로 책임 있게 대응하지 못해 피해자가 제대로 보호받지 못했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국가가 책무성을 가지고 학교폭력 피해자를 보다 체계적으로 보호․지원하기 위해 피해 학생의 치유·회복에 관한 연구, 프로그램 보급, 교육·연수, 치유·지원을 할 수 있도록 국가수준의 전문기관 설치 방안을 마련하여 6월말에 발표하기로 했다. 한편 당정은 지난해 12월 개정된 초·중등교육법의 시행령, 규칙 등 후속 입법 과정에도 긴밀히 소통하고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