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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전국 교육청이 보복성 인사, 교육감 측근 챙기기 등에 몸살을 앓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에서는 김석준 교육감으로부터 부당한 업무지시를 받았다며 ‘갑질’ 신고를 했던 A장학관이 6개월 만에 본청에서 산하기관으로 전보 발령이 내려졌다. 보복성 인사가 아니냐는 논란과 ‘소통 부재’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최근 부산시교육청이 발표한 정기인사에서 A장학관은 본청 승진 발령 6개월 만에 학생교육원 연구관(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밝혀졌다. 시교육청 인사담당 부서에 따르면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전보 대상이 됐다. A장학관은 지난해 김 교육감으로부터 갑질 피해를 당했다며 국민권익위원회와 국민인권위원회에 각각 신고, 민원을 제기한 바 있다. 이 문제는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도 비중 있게 다뤄지기도 했다. 시교육청은 “정책과 비전을 구현하기 위해 법과 규정에 따라 적재적소에 인력을 배치한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지난해 9월 김 교육감은 시교육청 실·국장, 과장이 참석하는 현안조정회의에서 A장학관에게 폐교된 모 학교 활용방안 업무를 담당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대해 A장학관은 “회의 참석 대상도 아니었음에도 호출을 당했고, 모든 부서가 미루는 업무를 일방적으로 넘겨받게 돼 인격적 모멸감을 느꼈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권익위는 “정당한 절차에 의해 이뤄진 업무지시”라고 A장학관에 회신했다. 인권위는 진상조사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이다. 교육청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조치가 워낙 이례적이긴 하나, 교육감의 고유 영역이라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다만 수년 간 직원들 사이에서 오갔던 교육감의 소통능력 부재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것 아니냐는 의견에는 대부분의 직원들이 고개를 끄덕이는 부분이다. A장학관은 소통 부재의 경직된 조직문화의 변화를 위해 교육감과 대화를 원했다는 아쉬움을 거듭 전하고 있다. B직원은 “직원들은 교육감의 소통 부재를 두고 ‘교육청 내 민주화’를 수년간 합창하듯 요청하고 있을 정도”라고 했다. 충북도교육청은 교육계에서 헌신해온 인물보다 교육감 선거 공신을 먼저 챙기는 인사가 계속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충북교총(회장 서강석)은 최근 도교육청 정기인사에 대해 “징계를 받아 인사조치 대상자임에도 교육감 측근이라는 이유로 제외된 반면, 징계가 아닌 행정처분을 받은 학교장은 강제로 인사조치 됐다”며 “공모교장, 전문직 등에서도 측근 챙기기는 끊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강원도교육청 역시 관리자 인사에서 일반교원보다 전문직 위주로 발령한 부분을 지적받고 있다. 강원교총(회장 조백송)은 “현장교원의 비율이 절대적 다수임을 감안한 인사정책이 우선돼야 한다”며 “특정집단을 고려한 인사가 아닌 원칙과 순리, 공정성에 따라 교육현장의 혼란을 최소화 해달라”고 촉구했다.
작년에 집 근처 마트에 갔는데 한 청년이 저에게 아는 체를 했습니다. 처음엔 전혀 못 알아보겠던데 자세히 보니 17년 전에 가르쳤던 제자였습니다. 제자라고는 하나 이제 같이 늙어가는 처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제자를 가르칠 무렵인 2004년경에 있었던 일입니다. 한 학생이 조회 시간이 끝나고 1교시가 시작하는데도 학교에 오지 않아 제가 집으로 전화를 걸면, 그 애 어머니는 이렇게 말하곤 했습니다. “이상하다. 집에선 아까 나갔어요!!” 아이를 기다리고 있으면 2교시가 시작하기 직전에 오곤 했지요. 왜 늦었냐고 물어보면 그 애는 배가 아파서 병원에 들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기를 서너 차례 반복하다가 드디어 사고가 터졌습니다. “어머님, ○○가 3교시가 끝났는데도 안 와요”라고 걱정스레 여쭤봤습니다. 그러자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 “여보쇼. 나도 하루하루 벌어먹기 바빠. 내가 학교 갔다고 나간 자식새끼가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알아? 왜 아침마다 재수 없이 전화해대는 거야? 사람 성질나게!” 저는 어머님이 자녀의 문제를 함께 고민해 주길 기대하고 전화한 건데, 그 어머니는 아침마다 걸려오는 전화가 싫으셨던가 봐요. 씁쓸한 마음으로 한 시간가량 읍내 PC방을 돌아다닌 끝에 어떤 가게의 구석진 곳에서 게임을 하는 그 애를 발견해 학교로 데려왔습니다. 교무실에서 저는 그 애에게 다시 또 한 번 이런 행동을 했다가는 알아서 하라며 무섭게 엄포를 놓았지요. 세월이 흘러 지금으로부터 4년 전. 한 친구와 커피숍에서 대화를 나누던 중에 저는 또다시 벽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는 상당히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으나 규칙적인 생활 습관이 형성되지 않은 자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습니다. “우리 애가 늘 지각해. 그러면 담임선생님이 내게 전화를 하시는데, 솔직히 말해서 내게 왜 전화를 하는지 모르겠어. 내가 뭘 할 수 있다고.” 그 친구는 사교육 기관의 중견 간부인데도 그런 말을 서슴지 않고 한다는 데 다소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 알 만한 사람도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제 글을 읽으시는 선생님들께서도 학부모님이 가진 이러한 마음의 벽에 절망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애들 지도를 선생님이 알아서 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란 걸 하루만 교사로 지내보면 알 수 있을 텐데 말이지요. 학교 현장에서 무슨 사안이 생기면 그건 오직 학교 탓이고 아무 일이 없이 무사 무탈하게 지나가면 그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게 지금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시각입니다. 그런데 학교에서 아이들이 한 번도 사고(?)를 치지 않고 지낸다는 게 얼마나 많은 선생님의 땀방울이 있기에 가능한지 모르는 분이 대다수입니다. 교육에서 교사와 학부모의 역할을 철저하게 분리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한 아이가 힘들게 지낸다면 우리 어른들은 상대를 탓할 시간에 고민의 원인에 관해 함께 숙고해 봐야 합니다. 그러기에 교사와 학부모는 누가 먼저랄 거 없이 상대에게 진솔해져야 합니다. 아이들 교육은 자율주행차처럼 그 무언가에 혹은 그 누군가에게 맡겨놓고 편하게 관망하는 그런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지요. 만약 17년 전으로 돌아가서 제게 짜증 냈던 그 어머니와 다시 통화한다면, 그리고 4년 전으로 돌아가 친구와 다시 차를 마신다면 이젠 이렇게 말할 거 같습니다. “한 아이를 교육할 때 중요한 건, 아이의 잘못에 대한 책임 소재를 따지는 게 아니라 그 아이와 관계있는 어른들의 허심탄회한 대화 그리고 화합이란 생각이 드네요.” 우리 선생님들께 직언 아닌 직언도 드리고 싶습니다. 교사도 간혹 학부모에게 상처 아닌 상처를 줄 때가 있다는 점입니다. 자녀 문제로 고민에 빠진 부모에게 “가정에서 일어난 일은 집에서 해결하시지”라는 식으로 생각해 은연중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선생님이 계신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학교 책임만을 운운하던 학부모나 일반인들의 태도와 무엇이 다를까요? 선생님들께서도 역지사지하실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선생님 자신이 받은 상처가 힘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건 선생님의 상처를 타인에게는 주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하여 자그마한 변화를 실천할 때입니다.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은 23일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과 간담회를 갖고 학교 체육 활성화와 학생 선수 등에 대한 인권침해를 예방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교총과 대한체육회는 최근 사회 문제로 떠오른 운동선수들의 학교폭력 사건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교육계와 체육계가 함께 학생 선수의 인권침해 예방 대책을 모색하기로 했다. 학교 체육 활성화를 위한 협력관계도 구축한다. 학교 체육활동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돼 있지만, 내실 있는 체육활동 운영을 위한 노력은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교육부의 학교 체육 관련 예산(학교 체육 특교 예산)을 살펴보면, 2017년 710억 원, 2018년 524억 원, 2019년 570억 원으로 감소세다. 우리나라 청소년의 운동 부족 비율도 94.2%로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양 단체는 앞으로 다양한 체육수업 활성화와 여러 분야의 체육 인력을 활용한 프로그램 개설 등 학교 체육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저출산 및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교육과정 운영상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양질의 교육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2009년부터 ‘적정 규모 학교 육성’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구변화에 대한 대응으로 소규모학교 통폐합이 최선의 대응인지에 대한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 우리 학교도 통폐합 대상이다. 2019년 분교와의 통폐합을 시작으로 인근 학교와의 통폐합까지, 최종 세 학교가 통합돼 올해 3월 신설 보개초 개교를 앞두고 있다. 통폐합 대상 학교들의 노력 적정 규모 학교 육성의 목표는 교육과정 운영과 교육환경의 질 개선에 있다. 통폐합을 이끄는 학교는 교육공동체의 안정적인 통합과 정착을 목표로 움직인다. 그 시작은 공동의 학교 비전과 교육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각 학교 구성원 간의 소통과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대토론회와 같은 활동은 구성원들의 의견을 모으고 학교 통폐합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한다. 다음은 공유된 학교 비전과 교육목표를 바탕으로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이다. 공동교육과정 운영은 학교 구성원들 간의 경쟁심을 낮추고 공동체성을 회복하게 한다. 이는 안정적인 통합과 정착의 기틀을 마련해준다. 학생 중심 공간구성에 대한 고민을 바탕으로 교육환경의 질을 개선하는 것도 학교 통폐합 과정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학생 중심 공간구성은 학생들이 안정적으로 학교생활을 할 수 있게 하고 역량을 극대화하는 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모든 과정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구한다. 학교, 지역교육청의 관심과 노력에도 통폐합 과정에서 어려움이 생기기 마련이다. 대부분 규정, 절차, 예산 등과 관련된 문제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면, 통폐합의 성격을 규정하거나 주축 학교 선정, 교직원들의 인사이동 조율과 근거 마련, 공간 재구성 등 통폐합 준비만 집중할 수 없게 하는 다양한 상황이 발생한다. 모든 에너지를 통폐합 준비에 쏟아도 모자라는데, 힘이 빠지곤 한다. 통합학교 개교를 준비하고 교육과정을 계획하는 학교로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다. 이런 불만은 학교와 교육청 담당 부서 간의 미묘한 감정 소모로 이어지기도 한다. 반복되는 어려움은 줄여야 앞으로도 소규모학교 통폐합은 계속 진행될 것이다.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안정적인 통폐합을 위해서는 반복되는 어려움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통폐합 과정에서 필요한 규정을 명확히 정립하고 가능한 범위에서 절차를 간소화하며 예산 확보와 활용에서의 유연성이 필요하다. 또한 통폐합을 준비하는 당사자인 학교와 구성원들이 지나친 업무와 책임감에 억눌리지 않게 해야 한다. 교육과정 운영이라는 본연의 역할과 안정적인 통폐합 준비에 집중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인구변화라는 사회적 흐름 속에서 쉽지 않은 길을 걷고 있는 소규모학교에 관한 관심과 격려가 필요하다.
한국교총은 23일 ‘탄력적 희망 급식 등 급식 목적 등교 정책 전면 재검토’를 요청하는 건의서를 교육부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제출했다. 교총은 건의서에서 “결식아동과 소외 학생 등을 위한 급식 지원의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학교의 본질적인 목적이 교육인지, 급식인지에 대한 기본적인 판단과 원칙조차 정립하지 못한 상황에서 졸속으로 추진된 정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교육부는 지난 1월 28일 ‘2021년 학사 및 교육과정 운영 지원방안’을 발표하면서 개학 연기 없이 3월 2일부터 학사일정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유치원생과 초등 1~2학년생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까지는 학교 밀집도 적용 대상에서 제외해 우선 등교할 수 있게 하겠다고 설명하면서 ‘탄력적 급식 시행’에 대해서도 안내했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 서울과 경북 등 일부 지역 교육청이 ‘탄력적 희망 급식 운영 계획’을 관내 학교에 안내해 3월부터 추진하기로 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탄력적 희망 급식은 원격수업을 진행하는 중에도 희망하는 학생에게 학교급식을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새 학기를 준비하던 현장 교원들은 갑작스러운 탄력적 희망 급식 시행 소식을 접하고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우선, 학교 내 감염 위험도가 높아질 것을 우려했다. A 교장은 “코로나19 감염과 전파를 예방하기 위해 원격수업을 운영하는데, 전파 위험성이 높은 식사 시간에만 등교해 급식을 먹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B 교장도 “수업은 집에서 듣고, 학교에 와서 급식을 먹게 하는 것은 감염병 방역지침에도 어긋나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학교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도 문제다. C 교장은 “등교하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교통 지도를 하고 있지만, 점심만 먹으러 오는 학생들의 등하교 지도는 물론 생활지도를 할 인력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급식 장소 확보와 급식 시간 연장에 따른 인력 배치 문제도 지적된다. 현재도 현장에서는 학교별 상황에 맞춰 식당 배식과 교실 배식이 탄력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식당에서 배식할 경우, 교대로 진행돼 급식 시간이 코로나19 이전보다 훨씬 늘어난 상황이기 때문이다. D 교장은 “학교급식은 식중독 예방을 위해 조리 완료 후 2시간 이내에 배식을 완료해야 한다”면서 “지금도 등교수업 학생만으로도 점심시간이 걸어져 조리 완료 후 2시간 이내에 배식하기 어려운데, 원격수업 학생까지 급식한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장 큰 문제는 등교수업 확대 방침에 따라 수업 준비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담임교사들이 급식 관련 업무에 매몰될 수 있다는 점이다. 교총은 “원격수업을 하는 담임교사에게 희망 급식 학생의 출결 관리, 발열 체크, 식사 지도 등의 직무를 수행하게 한다면 점심시간 전후의 원격수업은 쌍방향 수업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면서 “원격수업 장기화로 인한 교육의 빈익빈, 학력격차 심화 문제를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교원이 급식에 매몰돼 교육의 목적과 학교의 본질적 기능이 왜곡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교총은 건의서를 통해 ▲원격수업 기간 중 결식, 소외아동에 대한 급식 지원은 복지 관점에서 주민자치센터 등 행정기관에서 제공 ▲불가피한 경우 탄력적 희망 급식을 시행하더라도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한 학교 및 학생교육’이라는 학교의 본질에 방점을 두고 관련 내용 개선 ▲3월 개학 이후 최소 한두 달 정도 시범 시행 후 결정하도록 시·도교육청과 협의 등을 요구했다. 교총은 “3월 신학기를 앞두고 등교 확대 방침과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 등 시시각각 변하는 학교 방역지침으로 학교에선 학사 운영 준비에도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학교 운영 전반에 영향을 주는 ‘탄력적 희망 급식’을 바로 시행한다면 현장의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교육 당국은 방역의 어려움과 학생 안전, 현장의 현실을 외면한 채 학교에만 부담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며 “졸속으로 추진된 해당 정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서울교총도 전날, 탄력적 희망 급식 운영 계획을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서울시교육청에 제안했다. 서울교총은 학교 방역체계 혼란, 식자재 낭비 등을 이유로 꼽으며, 우선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해 도시락, 급식 바우처, 급식 꾸러미 등을 제공하는 우회적인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온라인 중고거래사이트에 원격수업 장면을 캡처해 담임교사를 분양한다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되는 등 원격수업으로 인한 부작용이 늘고 있다. 교총은 교육 당국에 초상권 침해 등에 대한 교권보호 대책을 촉구했다.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온라인 수업 캡쳐해서 당근마켓에 담임선생님 분양한다고 글 올린 초딩”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은 온라인 중고거래사이트인 당근마켓 판매 게시물을 캡처해 담임교사 이름과 얼굴은 가린 것이었다. 원문에는 ‘입양하시면 10만 원 드림. 진지하니까 잼민이(초등학생 비하 용어) 드립치면 신고함'이라는 내용과 함께 원격수업 중인 교사의 모습과 이름이 담겨있다. 원문은 현재 삭제된 상태이며, 판매글을 올린 계정은 정책위반 사유로 이용 정지 중이다. 게시자는 “안 그래도 온라인 수업 때문에 선생님들 얼굴 까고 수업하시는 거 힘들어하시는데 이렇게 캡처해서 올리다니… 선생님 성함이랑 얼굴도 다 나와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댓글에도“저래서 쌍방향 수업 걱정됐다. 저 선생님 이거 알게 되면 얼마나 맘고생하실까… 안타깝다”,“쌤들 진짜 얼굴까고 수업하는거 진짜 스트레스일 듯”등의 한탄이 이어졌다. 한국교총은 24일 이에 대해 “원격수업 중인 교사의 모습과 이름이 아무런 제재나 여과 없이 온라인상에 유포되고, 분양 대상으로 희화화되는 교육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하윤수 회장(前 부산교대 총장)은 “원격수업이 시작될 때부터 교원들은 초상권 침해를 우려했다는 점에서 단지 어린 학생의 일회성 장난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라며 “개인 사진과 정보를 무단 유포하거나 도용하는 것은 명백한 범죄행위로 인식하고 실효성 있는 예방 및 교권 보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총은 “지난해부터 원격수업과 관련한 다양한 교권침해 상담이 증가하기 시작했다”며 “올해도 원격수업의 장기화가 이어질 수밖에 없어 교권침해 사례가 더 늘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원격수업에 대한 사이버 상의 교권 침해는 피해 교사도 모르게 확대, 재생산된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하다”며 “교사의 인격권, 초상권 침해뿐만 아니라 개인정보 유출로 2차, 3차 피해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보다 적극적인 예방‧근절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안 외에도 그동안 교총에 접수된 피해 사례를 보면 ▲학생이 교사의 명의를 도용해 댓글 작성 ▲원격 수업에 대한 불만 제기 ▲원격수업 교사에 대한 품평 등 명예훼손 ▲자가 진단, 출석 등을 요구하는 연락에 욕설 ▲비대편 평가 결과에 대한 지속적 문제 제기 등 원격수업 관련 교권침해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교총은 “피해 교사나 학교에만 맡기지 말고 교육부 등 교육 당국이 교사의 초상권, 인격권 침해에 대해 고발 등 강력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지난해 6월, 교총이 교육부에 건의서를 통해 요구한 ‘사이버 및 원격수업 교권침해 대응 매뉴얼’ 제작·보급을 재차 요구했다. 학부모에 대해서는 “‘단지 자녀의 철없는 장난으로 여길 게 아니라 교사는 물론 여타 학생에 대한 초상권 침해와 개인정보 유출은 명백한 범죄행위로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학폭 미투’처럼 자녀의 미래까지 망칠 수 있다는 점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가정교육을 요청했다. 학교와 교사에게는 “개학 초 온·오프라인 수업과 가정통신문을 통해 학생과 학부모에 대해 철저히 예방 교육을 하고, 사안 발생 시 학교교권보호위원회 개최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 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교총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학기 초에 전국 학교와 교원에게‘교권·사건 예방 및 대응 안내’를 담은 예방 교권 뉴스를 제작·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력 30년차 교사입니다. 코로나19로 수업 방식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특히 원격수업을 준비하게 되면서 같은 학년 교사들과 과목을 나눠 콘텐츠를 제작하고 수업을 올리게 됐습니다. 그러나 저는 컴퓨터 작업이 익숙하지 않은 나이다 보니 젊은 후배 교사들에게 많이 의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초반에는 도움을 기꺼이 주던 후배들도 점차 부담스러워하거나 불만을 가지는 것이 느껴져 어느 순간부터 물어보거나 도움을 요청하는 일이 꺼려지게 됐고 자연스레 소통도 매우 줄어들었습니다. 저와 비슷한 경력의 교사들과 머리를 맞대보지만 사실 다들 비슷한 상황이라 서로 큰 도움은 주고받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후배들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선배들보다 많은 시수를 담당하게 되거나 본인의 수업 만들기도 바쁜 시간에 선배를 일일이 알려주기 어렵다는 것은 충분히 짐작합니다. 그래서 관련 연수를 몇 개 들어봤는데 초급연수임에도 용어가 어렵고 속도도 따라가기 힘들어 큰 도움이 못 됐습니다. 평소 방학 때 다양한 연수를 찾아 듣고 새로 배운 내용을 적용해보면서 보람도 느끼고 발전하고 있다 자부했는데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자꾸 뒤처지는 것 같고, 자신감도 떨어지고, 올해 1년이 너무 걱정됩니다. 그래도 1년을 지냈더니 지금은 제작 시간도 많이 줄어들었고 도움 없이 어느 정도 만들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올해 또다시 이런 상황을 겪게 되지 않을까 두렵고, 현재 수업이 익숙해지면 또 새로운 것이 자꾸 등장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는 것도 부담이 됩니다. 예전에는 일에 보람도 느끼고 아이들과 정년까지 즐겁게 지내야겠다는 다짐으로 지내왔고 동료 교사들과도 큰 문제 없이 잘 지냈는데 원격수업의 등장으로 갑자기 저는 쓸모없는 사람이 돼버린 것 같아 속상합니다. 자신감이 떨어지고 두려움이 느껴지니 명예퇴직을 해야 하나 고민이 들 정도입니다. 앞으로도 대면과 원격수업이 병행되는 이 상황에서 저는 어떻게 마음을 다잡아야 할까요?(54세·여성) [김민녀 임상심리전문가·교권침해 교사상담] 많은 혼란과 도전, 부담감에도 지금의 자리를 지키고 계신 선생님께 지지와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 ‘현재 수업이 익숙해지면 또 새로운 것이 등장하고,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는 것이 부담스럽고, 내가 쓸모없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 같아 자신감이 떨어지고 두려움이 느껴진다’는 선생님의 글귀는 지금 이 시대의 교육 현장에 있는 많은 교사들에게 공감이자 위로가 될 것 같습니다. 본질을 회복할 때 길이 보입니다 어떤 시대이든, 어떤 인생이든 혼란이 있을 때는 본질로부터 답을 찾아야 합니다. 본질 위에 설 때, 모든 혼란 속에서 온전한 질서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선생님은 교육의 본질이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또 그에 맞는 교사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는 과정에서 어떤 마음가짐을 회복해야 하는지, 무엇에 가치를 두고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 무엇을 잡고 무엇을 놓아야 하는지가 선명해질 것입니다. 희미했던 것들이 선명해지면, 이제는 올곧게 나아가기만 하면 됩니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지 않고, 내가 붙잡을 것들은 붙잡고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게 되지요. 예기치 않게 다가온 코로나 상황은 교육 환경에도 많은 변화를 요구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본질은 변함이 없어야 합니다. 온라인 수업에 맞는 콘텐츠 기술을 필요로 하나 무엇보다 학생 개별에 대한 교사의 마음과 태도는 여전히 중요한 본질이어야 합니다. 교사는 시대 흐름에 따라 지식을 잘 전달하는 방법을 발전시켜야 합니다. 그러나 교사는 그 이상의 역할을 해야 하고 또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교육은 바로 그 어떤 것보다 귀한 사람을 살리는 일이니까요. 때문에 역할은 수업에만 매이지 않아야 합니다. 더 확장된, 더 다양한 영역에 그 역할이 있지요. 선생님의 역할은 어디에서, 어떻게 미칠 수 있을까요? 교사의 역할이 온라인 콘텐츠 기술에만 메이고 평가될 수 있을까요? 학생들의 목소리를 청취해보세요 코로나 이후 교육 현장에는 많은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습니다. 득과 실을 따져보고, 장점과 단점을 논의하며, 나아갈 방향을 고심합니다. 저 또한 몸 담고 있는 대학과 상담 현장에서 교육 환경의 변화로 인한 새로운 목소리들을 다양하게 청취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교육 환경이 도래하면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있는 한편, 더 만족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동전의 앞면과 뒷면, 그리고 어둠과 빛처럼 불편함과 감사함이 공존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코로나로 더 큰 박탈과 결핍을 느낄 수밖에 없는 영역에 눈을 돌리고, 손을 뻗으면 되지 않을까요?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을 것입니다. 교육 전문가들은 학생의 수준에 맞는 맞춤형 교육과 자기 주도적 학습 습관이 중요하게 요구된다고 말합니다. 또 비대면 교육 환경 속에서 학생들의 또래 사회성 문제, 그리고 자녀교육에 있어 부모의 적극적 참여와 지도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즉 교육 주체들 간의 협력이 중요하겠지요. 교사에게는 이들을 연계하고 가이드하며 촉진하는 역할도 요구됩니다. 온라인 콘텐츠 교육으로만 불가능한 실제적 기능에 대한 요구가 더 많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학습의 도구가 온라인 콘텐츠로 확산된 것일 뿐 요구되고 있는 측면들은 모두 학생 개별의 전인적 교육에 관한 것들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사회로 나아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적응하며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기능이 포함된 것이지요. 실제로 제가 만나는 많은 학생들도 자기관리 및 자기 주도적 학습의 어려움, 또래관계 결핍 및 소외, 진로 및 적성 등에 관한 고민들을 호소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교사의 역할과 능력은 지식을 전달하는 데만 있지 않겠지요. 콘텐츠는 교사와 학생 간 상호작용에 있어 극히 일부입니다. 그리고 교육의 일부이기도 하지요. 선생님이 만나는 학생들의 상황을 청취해 보세요. 그리고 그 속에서 선생님만이 채워줄 수 있는 필요들을 발견해보세요. 그 지점에서 선생님만이 가진 자원으로 선생님다움을 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직 어제의 자신과만 비교하십시오 사람은 누구나 어려움 속에 있을 때 자신이 겪고 있는 어려움만 지나치게 부각해 고통에 매몰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한발 물러나면 큰 그림을 볼 수가 있지요. 큰 그림을 본다는 것은 그림을 더 정확하게 보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선생님 자신의 어려움에만 지나치게 초점을 두면, 선생님의 부족함만 보일 것이고, 또 그 부족함이 실제보다 더 크게 느껴질 것입니다. 그리고 그 외의 다른 긍정적 측면들은 눈에 띄지 않거나 눈에 띄어도 상대적으로 초라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콘텐츠 제작 등 온라인 수업을 위한 배움은 반드시 필요하겠지요. 서툴고 익숙하지 않은 일에 대한 도전도 만만치 않았을 것입니다. 남들은 다 편안하게 하는 것 같고, 빨리 적응해 가는 것처럼 보이고, 그래서 나만 뒤처지는 것 같은 생각이 들면 얼마나 불안하고 불편하겠습니까. 그렇지만 그 시간들을 견뎠기에 이전과는 다른 발전을 목격하셨지요. 개인에 따라 새로운 도전에 적응하는 속도는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는 실제로 많은 것들을 남들보다 잘 할 수 없습니다. 특히나 원치 않는 도전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지요. 원치 않는 도전 앞에 설 때, 우리의 자세는 어떠해야 할까요? 어떻게 하면 원치 않는 도전을 좀 더 편하게 받아들이면서 기꺼이 도전해볼 수 있을까요? 그것은 바로, 자신의 부족한 점에 매여 부족한 점이 다 인양 위축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부족한 점을 자신의 일부로서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하는 태도를 갖는 것입니다. 그리고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나를 보며 힘을 얻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 자신의 부족함에 눌리고 속박되기보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나로 만족하고 기뻐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오늘보다 더 나을 내일의 나를 기대하며 나아가시면 좋겠습니다. 그 모습이야말로, 우리 아이들이 닮아야 할, 그리고 닮고 싶은 존경스러운 ‘우리 선생님’의 모습일 것입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서울교총(회장 김성일)은 서울시교육청의 ‘탄력적 희망 급식 운영 계획’에 대해 학교방역체계 혼란, 식자재 낭비 등을 이유로 ‘점진적 추진’을 제안했다. 이들은 일단 지자체와의 협력을 공고히 해 학생에게 도시락, 급식 바우처, 급식 꾸러미 제공 등 우회적인 방안을 적극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교총은 22일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영양 불균형 해소 취지는 공감하나, 갑작스러운 급식 운영은 학교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현 상황에 예기치 못한 균열을 낼 수 있으므로 확진자 추이, 백신접종 등 방역상황을 충분히 시뮬레이션해서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잘못된 예측으로 방대한 식자재 예산이 낭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만큼 교육당국은 ‘탄력적 희망 급식 운영’에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갑작스러운 탄력적 희망 급식 운영은 이미 새 학기를 준비하고 있는 학교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정부의 방역지침에 근거해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을 병행하는 상황에서 학교급식을 위한 등교인원의 증가는 그만큼의 방역인원 증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소규모 학교는 더 어렵다. 학교 현장에서는 ▲등교 수업 인원에 대한 방역 ▲급식 등교를 위한 인원에 대한 방역 ▲하교 지도의 문제 등 충분한 인력이 충원되지 않으면 오히려 문제를 키울 수 있다는 게 현장의 지적이다. 2021학년도 학교 방역 예산은 학교운영비의 10% 정도여서 인력을 충원하기도 녹록치 않다. 가장 큰 문제는 학교방역의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감염병 전파 가능성이 제일 높은 급식시간에 학생 밀집도를 높여 우리 학생들을 코로나19에 더욱 취약한 상황에 방치할 수도 있다. 식자재 예산의 낭비도 우려되는 문제다. 학교는 월단위 식자재 수요조사를 통해 식자재를 공급받고 있다. 원격수업 시 급식을 희망하는 학생까지 수요조사를 마치고 식자재를 구매했지만 등교인원이 충족되지 않을 시 남은 식자재는 그대로 버려지게 된다. 실제로 돌봄 수요인원 조사를 통해 식자재 구매를 진행했음에도, 해당 학생들이 갑자기 등교하지 않으면 식자재가 폐기돼 예산이 낭비된다는 현장의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울교총은 “아무리 취지가 좋더라도 운영 방법에 문제가 생기면 아니함만 못하다. 교육당국은 학교 방역에 혼란과 부담을 제공할 수 있는 문제를 충분히 예측하고 계획단계부터 학교현장의 의견을 적극 수용, 세밀하게 검토했어야 한다”고 아쉬움을 보였다. 시교육청의 ‘탄력적 희망 급식운영’이란 원격수업 중에도 학생과 학부모가 학교급식을 희망하는 경우 예정된 급식인원에 희망학생을 추가해 혜택을 볼 수 있게 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17일 시교육청이 이 같은 계획을 각급 학교에 시달하고 3월 새 학기부터 추진한다고 밝혔다.
코로나 시대의 글쓰기 교육 요즈음 글쓰기 교육이 대세다. 글쓰기 프로젝트 사업으로 학생 저자들이 펴낸 책들이 선을 보이는 모습이 무척 반갑다. 지역교육청에서 글쓰기 강좌를 개설하여 학교를 찾아가 직접 가르쳐주는 프로그램 덕분이다. 코로나 19로 원치 않는 집콕 시대를 사는 지금, 자신의 성에 머물며 가장 하기 좋은 최상의 작업이 독서와 글쓰기가 아닐까. 두고 온 나의 제자들에게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진 지금이야말로 일기를쓰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전화위복의 시간을 만들기를 빌어본다. 현직에 있을 때 전교생 자기 책 갖기 프로잭트를 학교 특색사업으로 추진하며 해마다 자기 작픔집을 묶어 전시하고 대표작을 발표하며 상기된 핵생들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지도하는 선생님들의 수고와 학생들의 부지런한 손길 끝에 탄생한 자기만의 책을 집으로 가져가면서 뿌듯해 하던 아이들. 특히 학부모님들의 반응은 매우 뜨거웠다. 자녀의 1년 역사 속에 성취하는 모습들이 고스란히 담긴 진실과 진심이 담긴 작품집이니. 쓰기 교육은 국어 교육의 열매와 같다.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현장에서 가장 더딘 분야이기도 하다. 특별하게 관심을 갖지 않는 이상 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분야다. 언제부턴지 한창 유행하던 논술 평가를 따라 글쓰기 열풍이 부는 가 싶었는데, 대학입시의 방향이 바뀌면서 그마저도 시들해졌다. 오늘날 학생들의 글쓰기 능력이 퇴보한 가장 큰 이유는 일기 쓰기 지도가 뒷걸음치면서 부터라고 생각한다. 일기 쓰기가 사생활 침해니, 개인정보 노출이라는 논란이 일면서부터 학교 현장에서 슬금슬금 꼬리를 감춘 것이다. 이제는 강심장을 가진 선생님이거나 글쓰기에 관심을 가진 선생님들만이 일기 쓰기 지도를 하고 있는 실정에 이르렀다. 날마다 일기장을 검사하고 지도하던풍경은 사라진 것이다. 선생님들에게 일기 지도는 시간과 노력, 손길이 많이 가는 일이 분명하다. 일일이 읽어 보고 학생들이 지닌 상처나 고민을 알 수 있어서 예방적 생활지도에 일기 쓰기만큼 좋은 장치는 없었다. 학생들의 일기장을 읽고 오탈자를 고쳐주는 일, 때로는 일일이 답글을 달아주는 일도 해야 했다. 초등학교 6년 동안 일기장 쓰기는 기본 중에 기본이었으니 글을 쓰는 일이 일상이었던 셈이다. 귀찮아하면서도 숙제처럼 써야 했던 일기장은 글쓰기 훈련의 일등공신이었다. 그 일기장이 학생들의 책가방에서 거의 사라진 결과는 매우 참담할 지경이다. 학교에서 숙제로 내지도 않고 선생님이 봐서도 안 되는 일기장을 일부러 쓰는 학생을 찾아보기는 매우 어렵다. 나는 현직에 있을 때 여러 해 동안 영재반 인문교육을 담당했다. 독서지도와 글쓰기 지도 중 글쓰기에 더 공을 들였다. 5, 6학년 학생들이 선발 과정을 거쳐 학교의 대표로 와서 수업을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학년이 사용하는 기본적인 낱말조차 틀리는 학생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가장 기본적인 활동은 매 시간 책을 읽고 핵심문장을 고른 다음 자신의 생각을 곁들여 문장을 쓰게 했다. 자신의 생각을 곁들여 쓰는 것을 매우 어려워했다. 형식문단을 묶어 의미문단을 구성하여 한 편의 글을 완성시키는 글쓰기 공부 단계를 제대로 따라오는 학생은 20퍼센트에도 미치지 못했다. 어디까지나 예전 고학년 학생들과 비교해 보았을 때 그렇다는 것이다. 그것도 독서력을 갖춘 학생과 책을 읽지 않는 학생의 차이는 더 벌어졌다. 인문학 열풍이 불고 있지만 책을 읽지 않는 풍조에는 바람이 불고 있지 않음을 몸으로 느껴야 했다. 책 대신 인터넷과 컴퓨터, 휴대폰 게임으로 이어지는 모습은 초등학생도 마찬가지인 현실이 안타까웠다. 그러니 글쓰기 지도보다 선행되어야 할 교육은 바로 독서력 향싱이었기에 인문영재교육을 위한 책들을 지역교육청 예산에서 구입하여 강제적으로라도 읽게 하곤 했다. 독서력을 갖추어야 문해력이 높아지고 어휘력이 풍부해져서 글쓰기에도 자신감을 보이는 선순환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고전에서 찾은 글쓰기의 정석 글의 씨앗이 부족한 학생, 지식이 쌓이지 않는 학생에게 글쓰기를 지도하는 일은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다. 지식-이해-분석력-종합력-평가력으로 이어지는 단계에서 지식의 보고인 책을 읽지 않은 학생들을 불러다 놓고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는 교육을 해야 하는 나의 고민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우리 교육의 현실을 매 시간 직면하며 가르치는 기쁨보다 안타까움이 더 컸기에 소개하는 책은 글쓰기를 위한 읽기 자료로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던 책이다. 이 책의 핵심문장으로 학생들이 골라낸 문장이다. "사람이 글을 짓는 것은 나무에 꽃이 피는 것과 같다. 나무를 심는 사람은 가장 먼저 뿌리를 돋우고 줄기를 바로 잡는 일에 힘써야 한다. 그러고 나서 진액이 오르고 가지와 잎이 돋아나면 꽃을 피울 수 있게 된다. 나무를 정성껏 가꾸지 않고서, 갑작스럽게 꽃을 얻는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 -정약용 다산시문선 양덕 사람 변지의에게 주는 말 -145쪽 글을 쓴다는 것을 나무에 꽃이 피는 것과 같음에 비유했으니 참으로 적절한 비유가 아닌가. 나무를 심는다 함은 책을 읽음을 가리키는 말이리라. 책을 읽어 쌓은 지식이 지혜로 바뀌는 순간에 이르러야 비로소 생각의 발효 과정을 거쳐야 글의 씨앗이 영글어질 수 있으니! 글자를 안다 하여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니 글쓰기의 어려움이 여기에 있다. 책을 읽는 오랜 기다림과 삶이 잘 버무려져 숙성되는 순간에 이르는 기다림처럼 한 그루 어린 싹이 큰 나무에 이르는 동안 겪는 비바람과 인고의 시간과 동일하니. "문장력이 있는 아름다운 글이란 화려하게 반짝이는 글이 아니다. 비열한 사회의 모습을 고발하고 아픈 상처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좋은 글입니다. 매끄럽게 읽히는 글보다 한 줄마다 물음표가 생기고, 한 글자마다 느낌표가 생기는 글이 진짜 아름다운 글입니다. -135쪽 글을 쓰는 자의 소명은 비열한 사회의 모습을 고발하고 아픈 상처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 대목은 큰 울림을 주는 대목이다. 이 책이 초등학교 고학년을 독자로 하고 있음에 비추어 본다면 사회적 글쓰기나, 상처를 드러내는 치유의 글쓰기를 권하는 대목으로 보여서 의미심장하다. 초등학생을 위한 책임에도 그 깊이와 넓이는 결코 어른들의 글쓰기 지침으로도 손색이 없을 만큼 각별한 문장들이 넘친다. "글은 가슴 속에 가득한 지식이 터져 나온 것이다. '문장'이란 무엇인가? 허공에 걸려 있어 쳐다볼 수 있고, 땅에 떨쳐져 있어 뛰어가 잡을 수 있는 것인가? 옛사람은 덕을 쌓아 인격을 닦고 효도와 우애, 충성과 믿음으로 행동했다. 또 시서와 예악으로 기본 몸가짐을 기르고 춘추와 주역으로 세상의 이치를 깨달았다. 즉 하늘과 땅의 올바른 이치와 모든 사물의 변화를 두루 꿰뚫었다. -115~116쪽 "사람들이 감동하고, 멀게는 하늘과 땅이 움직이고 귀신이 감탄하게 된다. 이것을 가리켜 '문장'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렇듯 문장이란 결코 밖에서 구할 수 없다. 문장은 마음속에 쌓아둔 지식에서 나오는 것이다. -정약용다산시문집오학론 3 하늘과 땅을 움직이는 글이 문장이라는 대목을 이르러서는 글쓰기의 두려움이 앞을 가린다. 하늘과 땅의 올바른 이치와 모든 사물의 변화를 꿰뚫기는커녕 아직도 배움의 길 위에서 서성이는 중이니 감히 문장다운 문장을 언제쯤 쓸 수 있을지 답답하기만 하다. 아직도 선생 소리를 듣지만, 가르침의 자리에 서 있었지만 다산의 목소리 앞에서는 움츠러드는 자신감을 숨길 수 없다. 그러기에 나의 수업을들었던 인문영재반 학생들의 심정을 이해하고도 남는다. 그들의 간절함이 나의 그것과 결코 다르지 않았을 것이니. 하늘과 땅을 움직이고 귀신이 감탄하는 문장은 못 되어도 단 한 사람의 가슴을 울리는 문장을 쓸 수 있기를 바라고 또 바랄 뿐이다. 이 책은 필자가 초등학교 5, 6학년을 대상으로 한 인문영재반 필독서로 선정하여 지도했던 책이다. 함께 윤독하고 배움이 일어난 문장을 옮겨 적은 후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첨가하는 독서록 쓰기를 병행했다. 학생들의 반응도 다양했다. 낱말의 뜻을 묻는 학생에서부터 좋은 문장에 자신의 생각을 첨언하는 재주가 남다른 학생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배움의 깊이에 따라 받아들이는 속도와 범위도 다 달랐다. 마치 같은 날 씨앗을 뿌린 밭이랑에도 싹트기와 자람이 다 다른 것처럼. 가르치는 것은 배움이 동반되는 아름다운 일임을 다시금 깨닫곤 했다. 특히 책을 읽고 글쓰기를 흠모하는 중에 나이 어린 도반들과 함께 읽고 배우는 것도 여간 좋은 게 아니었다. 새로운 문장 앞에서 번득이는 깨달음에 눈빛을 반짝이는 학생을 보는 것은 설렘을 동반하는 즐거움을 안겼다. 사춘기의 정체성이 자리 잡혀 가고 있는 시기에 좋은 책을 읽고 특히 글쓰기의 행로를 함께 걷는 나의 어린 도반들이 나와 함께 이 책을 배우는 동안 글쓰기와 독서의 아름다움에 흠뻑 젖을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 길을 안내하던 그날의 풍경들이 그리움을 몰고 온다. 교직의 아름다움이 거기에 있었다. 공자는 자신보다 30년이나 어린 제자들을 가르치며 배움의 기쁨을 토로한 바 있다. 사는 것은 배운다는 뜻이다. 날마다 새로운 배움으로 어린 영혼들의 해맑은 눈빛을 만나는 그 시각을 기다리며 먼저 읽고 길을 내려고 노력했다. 용감하고 사랑 많은 선생님께 같은 책을 읽게 하고 독서평가를 실시하고 독서토론을하던 모습, 자기가 쓴 글을 묶어 1인 출판 작업으로 작품집을 만들던 콧수염 거뭇하던 남학생들,숙녀 티가 나던 6학년 여학생들의 모습은 추억이 되었다.출판을 위한 책 쓰기까지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지만 글을 쓰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진로를 정하며인생을 설계하는 모습도 많이 보았다. 독서지도와 글쓰기 지도에 관심이 있는 선생님들의 일독을 권한다. 결코 후회 않을 선택이 되리라 확신하면서. 배움은 공유하고 소통함이 기본이니 이것 또한 즐거운 나눔이라 여기는 마음으로 이 글을 올린다. 학교 현장에서 다시 일기 쓰기를 지도하는 용감한, 사랑이 많은 선생님이 많아지기를 간절히 바라며! 그 일기 속에 아름다운 일도 잘 견뎌낸 일도 추억으로 담아내기를! 선생님과 제자의 줄탁동시 풍경이 가득하기를!
교육부가 2025학년도부터 고교 학점제를 전면 적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적정한 교원 수급 을 비롯한 고교학점제 시행을 위한 선결 과제에 대한 해결 방안은 없어 현장 교원들은 안정적 안착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교육부는 17일 경기 갈매고에서 ‘고교학점제 종합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에 따르면 고교학점제는 2025학년도 신입생부터 전면 적용할 계획이다. 학점제 도입에 따라 졸업 기준은 기존 204단위에서 192학점으로 조정된다. 출석 기준의 단위 이수 제도도 40% 이상의 학업성취율을 충족해야 학점을 이수할 수 있게 바뀐다. 내신평가는 현재 진로선택과목에 적용되고 있는 성취평가제를 모든 선택과목으로 확대 도입한다. 학점제 운영을 위한 교원 수급에 대해서는 2022년까지 새로운 교원 수급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다과목 지도 활성화를 위해서는 교원자격 표시과목 수시 신설, 복수전공·부전공 활성화, 교과 순회교사 배치 등을 제시했다. 또, 다양한 학습경험 제공을 위해 학교 밖 교육을 학점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한국교총은 이날 논평을 내고 “고교학점제 안착을 위해서는 교사 수급이 가장 중요한 선결과제”라며 “충분한 교사 확보와 시설‧인프라 확충에 대한 대책부터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총이 4~7일 전국 고교 교원 2399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고교학점제 인식 설문조사’ 결과 현장 교원들은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 편성 운영의 어려움(2개 선택)’에 대해 ‘다양한 과목 개설을 위한 충분한 교사 수급 불가’(67.2%)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과도한 다과목 지도 교사 발생’(47.6%), ‘학생 수요 변화에 따른 예측 어려움’(36.5%) 순이었다. 원격수업을 활용한 과목 개설에 대해서는 부정 응답이 55.9%로 긍정 응답(44.1%)보다 많았다. 고교학점제의 핵심조건 중 하나인 ‘성취평가제’도입에 대해서는 찬성(60.3%)이 반대(25.1%)보다 많았다. 하지만 성취평가제의 단점으로 ‘변별력 확보의 어려움’(61.7%), ‘내실 부풀리기 현상 우려’(52.9%) 등이 꼽혔다. 교총은 “연구학교의 경우도 수업학급 증가, 개설 과목 다양화 외에도 수업 준비시간 증가, 학생 상담‧관리 등 업무 가중을 예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교육부는 새로운 교원 수급 기준을 2022년까지 마련한다고 밝혔을 뿐”이라며 “획기적이고 세부적인 교원 확충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교원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교육과정, 온라인 과정, 순회교사제, 외부 강사제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이동 간 학생 안전‧생활지도 문제, 온라인 강의의 효과성, 교육의 질 담보 문제 등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마음속 시한폭탄 ‘코로나 블루’ 우울·중독 등 문제 가려 있다 개학 후 한번에 터질 수 있어 교사에게만 맡길 것이 아니라 의료 전문가 투입도 준비해야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처음에는 학교에 안 가서 좋았는데 집에만 있으니까 점점 아무것도 하기 싫고 답답해요. 며칠 전에는 나도 모르게 뛰쳐나가서 혼자 이리저리 거리를 쏘다니다가 왔어요. 친구도 잘 못 만나고…. 언제까지 이런 생활을 해야 할지 막막하니까 더 불안해요.”(경기 A중 3학년) 지난 1년간 코로나19를 경험하며 우리는 학교가 학업을 넘어 다양한 기능을 해왔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학교가 멈추자 학업 외에도 아이들의 소속감과 정체성 형성, 또래 활동, 정서 함양 등 중요한 발달과업도 함께 정지돼버렸다. 그중에서도 ‘코로나 블루’, 즉 우울감이나 무기력과 같은 정신 건강 문제는 아이들에게 매우 취약한 요소다. 실제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지난 12월 실시한 ‘아이들이 평가하는 코로나 한 해’ 설문조사에서 ‘코로나 블루’를 체감했다는 아이들은 49.6%에 달했고 대부분 ‘밖에 나가지 못하는 스트레스’(33.1%)를 호소했다. ‘지난해보다 올해 더 불행해졌다’고 응답한 학생은 사회계층 수준으로 비교할 때 상층(21.1%)보다는 중층(29.1%)이, 중층보다는 하층(39.7%)이 더 많았다. 가족이나 지역사회의 지원 여부에 따라 정서 격차가 또 다른 교육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빨리 기초학력을 비롯한 아이들의 정서와 심리, 중독과 방임·학대 등 보이지 않는 부분의 문제까지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적극적으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두르지 않으면 고위험군 아동의 삶을 돌이킬 수 없을지도 모르는 ‘골든타임’이라는 것이다. 김현수(정신의학과 전문의) 서울시 COVID19 심리지원단장은 “코로나는 아동의 삶, 특히 빈곤 아동의 삶을 더 악화될 수밖에 없는 처지로 몰아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단지 학력 격차 문제가 아니라 삶 전반이 회복되기 어렵게 되는 것이 문제이며 빈곤층에서 극빈층으로 하향 이동할 가능성이 늘어날 것이 뻔히 예측돼 지금이라도 이들의 삶을 회복할 수 있는 적극적인 조치를 하지 않으면 이들에게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디지털 교육환경 격차가 워낙 크고 부모의 차이도 다양하기 때문에 빈곤층 아이들의 정서적 케어는 점점 더 빈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학력 격차보다 정서적 돌봄에 집중하면서 아이들의 관계성 회복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소희(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사) 국립중앙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장은 “등교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동안 인터넷이나 게임중독, 등교 거부, 학대나 방임 등 문제가 있던 아이들의 어려움이 한층 심화 됐을 것”이라며 “3월 등교 개학 이후 그동안 가려져 있던 문제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올 가능성이 높은 만큼 앞으로 더 적극적인 개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위험 아이들을 걸러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사들이 학부모와의 연락을 통해 학생의 상태를 주기적으로 체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를 스트레스나 업무로 여기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안부 전화하듯 접근해주면 더 커질 수 있는 문제도 미리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교사가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한 수준이라 판단해도 학부모의 선입견이나 무관심으로 치료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부모 스스로 우울감으로 자포자기하거나 스트레스를 아이에게 푸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도 문제다. 그는 “이런 경우 교사의 관찰과 권유가 상담기관으로의 연결에 매우 중요한 다리 역할을 한다”며 “역할을 교사들에게만 맡길 것이 아니라 올해부터는 신속히 대처할 수 있도록 의료 전문가들이 직접 학교에 방문해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식의 찾아가는 사업을 도입하고 지금부터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코로나19 관련 학생 정서지원과 관련된 정보는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 홈페이지(www.smhrc.kr)에서 교사용 뉴스레터를 다운 받아 볼 수 있으며 심각한 자·타해 위험이 있는 고위험군 학생의 경우 교사와 학교 요청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전화 상담을 연결할 수 있다. 365일 24시간 이용 가능한 SNS 모바일 상담서비스 ‘다 들어줄 개’를 활용해도 좋다.
경기도교육청 산하 혁신교육연수원이 진행한 신규교사 연수에서 부적절한 가사의 공연이 펼쳐져 연수생들이 항의했다. 18일 경기도교육청 혁신교육연수원에 따르면, 17일 ‘2021학년도 경기도 초등 신규 임용예정교사 직무연수(6기)’가 온라인 집합연수 형태로 진행됐다. 연수원은 연수생들에게 교사 생활을 친근하게 소개하려는 취지로 ‘힙합으로 듣는 학생과 교사 이야기’라는 주제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40분의 연수 시간 중 노래 3곡이 공연됐다. 이중 2인조 초등교사 래퍼 그룹인 ‘티유티’가 부른 ‘부부교사’가 논란이 됐다. 해당 곡의 가사는 ‘교대 때부터 지겹게 들었지 남자는 못 먹어도 무조건 부부교사’, ‘3대가 덕을 쌓아야 부부교사’, ‘방학도 있어, 안정적인 월급, 퇴근 시간 같아’, ‘얼레리 꼴레리 또 몰래 뽀뽀하지’, ‘얼레리 꼴레리 저출산 해결하지’ 등 신규교사 연수에는 부적절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었다. 내용에 반발한 신규교사들은 공연 후 연수원 측에 항의하고 인터넷 게시판 등을 통해 논란을 알렸다. 내용을 접한 교사들은 "재미도 없고, 성 인지 감수성은 더더욱 없고", "가사가 시대착오적인 것도 놀랍지만 공적인 장소에서 공무원 신분으로 불렀다는 것이 충격", "신규 연수인데 연수원은 내용 확인도 안 하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연수원 측은 논란이 되자 17일 연수생들에게 문자를 보내 "오늘 있었던 공연으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받으신 6기 연수생들께 다시 한번 죄송하다"며 부족함으로 인해 선생님들께 힘들고 무거운 마음을 갖게 해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밝혔다. 다음날 연수원과 티유티 측은 연수생에게 재차 온라인으로 공식 사과를 표명했다. 경기도혁신교육연수원 관계자는 "연수원은 경기도교육청과 협업해 이번 일에 대한 대책을 논의할 것이고 앞으로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교총은 19일 "신규교사의 전문성 향상과는 무관할 뿐 아니라 내용도 교육자의 교권과 자긍심을 무너뜨리는 내용으로 강력히 규탄한다"며 "경기도교육청은 공식 사과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연수원 측이 내용조차 확인하지 않아 생긴 인재"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교육청이 전문성과 균형적 가치를 가진 강사를 선정하고, 강의 내용도 문제가 없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총은 이번 일을 계기로"성희롱·성폭력 예방과 근절을 위해 예방 교권 뉴스를 제작해 교총 홈페이지 게재, 전국 학교와 교총 회원들에게 메일 송부 등 지속해서 안내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학교 현장에 깨끗한 교직 윤리 실천을 요청했다. 경기교총도 이날 성명을 내고 혁신교육연수원 측에 공식사과문 게재와 연수과정과 내용 전수 조사, 강사 선정 기준 검토 등을 요구했다. 현재 해당 내용을 담은 유튜브 영상은 삭제된 상태이며 공연을 한 강사는 앞으로 교사 연수 강사에서 배제될 예정이다.
전국의 모든 학교가 방역과 등교수업 확대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과제를 안고 새 학기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뉴스 보고 알았다”라는 교사들의 탄식이 이어졌다. 수시로 바뀌는 학사 운영에 온갖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1년이 지난 지금, 산전수전 다 겪어 내성도 생겼지만, 등교수업 확대로 챙기고 신경 써야 할 것이 많다. 방역은 기본이고 학습, 생활지도, 관계 형성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비대면 수업이 이어지면서 학교에 자주 오지 않다 보니 과거보다 교우관계, 사제 간 신뢰가 많이 약화했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의 요구와 민원도 늘 것으로 보인다. 학기 초, 학교폭력은 물론 크고 작은 사건이 발생할까,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각종 비위 보호받을 수 없어 이를 대비하기 위해 최근 교총이 현장에 배포한 ‘2021년 1월 최신 교육 관련 사건·사고 및 판례 안내(교총 홈피 교권·교직 상담란, 교권예방 뉴스 제13호 참조)’는 교직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총 1만7765건의 교권 침해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원지위법에 명시된 교육활동 침해 사안은 당연히 보호받고 구제돼야 한다. 문제는 각종 비위로 인한 교원징계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국정감사 교원징계 현황을 살펴보면, 2015년부터 2020년 6월까지 총 7069건에 달한다. 교통사고, 금품수수, 성 비위, 체벌과 아동학대 등 비리 유형도 다양하다. 특히 음주운전 관련 징계가 1위로 해당 기간 2111건이나 된다. 이러한 비위는 정당한 교육활동, 즉 교권의 이름으로 보호받을 수 없다. 교총이 뽑은 최신 법원 판례는 ‘잘못된 언행을 한 교원은 엄중한 책임을 묻는다’라는 경향성이 확인된다. 공개된 장소에서 지나치게 짧은 치마를 입은 학생에게 경고의 의미로 치마 밑에 휴대전화를 갖다 댄 교사에 대한 정직 징계가 정당하다는 2심 판결, 중학생에게 야동 시청을 권유한 교사의 해임은 정당하다는 1심 판결, 고교생 제자에게 ‘아이 잘 낳게 생겼다, 내 며느리 하라’라고 말한 교사에 대해 벌금 250만 원 판결한 2심 법원, 수능 수험생에게 ‘맘에 든다’라며 카톡 보낸 감독관 교사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2심 판결 등 교총이 꼽은 사례 하나하나가 경각심을 갖게 한다. 수업에 집중하지 않는 학생에게 꿀밤 정도는 줄 수 있지 않으냐는 인식도 버려야 한다. 대법원은 수업 중 딴짓을 한 학생에게 꿀밤을 준 교사에 대해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에 대한 특례법을 위반했다고 판단, 벌금 150만 원을 판결했다. 또 올해부터는 초과근무수당이나 출장 여비를 상습적으로 부당하게 받으면 중징계하도록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이 개정돼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도덕성, 교권 지키는 첫걸음 ‘교육에만 매진하다 보니 법령 개정사항을 몰랐고, 시대적 흐름에 둔감했다’라는 핑계는 사회적인 인식이나 징계위원회, 특히 법정에서 이제 더는 용인되지 않는다. 2000년 6월 대법원은 ‘교원에게는 일반 직업인보다 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라고 판결했다. 특히 학생 체벌, 욕설, 모욕 등 정서 학대, 성희롱 등 아동복지법 위반 사례가 급증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모든 언행이 자신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세상이 됐다. 더는 ‘라테는 말이야’, ‘친근감의 표시’, ‘분위기를 좋게 하려고’, ‘교육적 목적’이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교총은 ‘억울한 교권 침해는 교총이 반드시 해결하겠다’라고 약속하면서도 ‘깨끗한 교직 생활이 스스로 교권을 지키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새 학기를 맞으며 코로나19로부터 학교를 지키고 교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전국의 교원에게 큰 응원을 보낸다.
최근 겨울 스포츠의 총아로 주목받고 있는 프로배구계에 학교폭력(학폭) 광풍이 불고 있다. 남녀 스타 선수들의 과거 중학교 시절 학교폭력 문제가 불거져 그 파문이 일파만파 일고 있다. 쌍둥이 자매 이재영·다영 선수는 중학교 시절 동료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은 사실이 당시 피해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폭로를 통해 드러났다. 사태에 따라서는 더 많은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엘리트 체육의 고질병 작년 트라이애슬론 최숙현 선수가 체육계 폭력을 고발하고 세상을 떠나면서 우리 사회에 경각심을 줬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엘리트 체육은 고질병을 앓고 있다. 두 선수는 여러 방송에 출연할 정도로 팬덤이 많고 한국 여자배구의 3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이끈 주역이어서 충격이 크다. 우선 대한배구협회는 국가대표 자격을 무기한 박탈하기로 했다. 국가대표 선발에서도 제외됐다. 하지만 여론은 징계 수위가 약하다고 들끓고 있다. 출장 정지 등 일회성, 보여주기식 솜방망이 처벌로 국민을 기만하고, 사태가 가라앉으면 복귀시킬 것이라는 추측이다. 이런 미온책으로는 운동부 학폭의 악습을 끊을 수 없다는 것이다.‘쌍둥이 자매 선수를 영구제명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 청원에 10만명 이상 동참할 정도로 공분이 커지고 있다. 사실 우리 사회에 인권 의식이 향상됐다고는 하나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작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전국 초·중·고교 학생 선수 5만7557명을 전수 조사한 결과, 14.7%가 학생들이 학폭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더구나 피해자의 79.6%는 신고조차 하지 않는 등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학폭 실태 파악부터 서둘러야 이번 사건을 우리 사회가 체육계 학폭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근본 대책을 마련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학폭 관련 전수조사를 통한 실태 파악부터 서둘러야 한다. 교육부에서 매년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관행적인 학폭 전수조사의 틀을 실효성 있게 개선해야 한다. 재능보다 인성이 먼저다. 교육 당국은 스포츠 운동부 학생들의 인격·인성 수양에 각별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 아무리 실력과 재능이 뛰어나도 인성이 바르지 못하면 우리 사회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정화 장치가 가동돼야 한다. 기존 학폭 관련 정책도, 우리나라의 일등 제일주의, 성적 지상주의에 매몰된 학원 스포츠의 풍토도 재검토해야 한다. 엘리트 스포츠 정책과 제도의 문제점도 전면 되돌아봐야 한다. 이번 사건이 우리나라 학폭·스포츠 폭력 근절을 위한 성장통이기를 바란다.
2019년 1월, 교육청에 등록된 연구회에서 진행하는 지질탐사 자율연수에 참여한 교사 A. 교사 A는 호주에서 열린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하다 연못에 빠져 사망했다. 자비 부담 연수였다. 올해 1월 3일 서울행정법원은 교사 A에 대해 공무수행 중 사망한 것을 인정, 순직 판결을 내렸다. 서울행정법원은 자비 부담 연수라도 목적, 절차, 내용이 공무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한국교총은 “교사 A의 경우 학교장에게 연수계획서를 내고 승인을 얻어 연수에 참여했다”면서 “연수에 다녀온 후 연수팀장이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외 연수를 계획하거나 여행을 할 때 늘 안전에 주의해야 하는 동시에 국외 연수의 경우 목적과 절차, 내용이 공무에 부합한 지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화재 사건과 성적 조작 등에 대한 판결도 소개했다. 지난 2019년 6월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교사 B를 1심 재판부는 법정구속하고 금고 10개월을 선고했다. B는 사고 피해 현장에서 담배꽁초를 버려 27억 원 규모의 재산 손해를 끼쳤다. B는 사고 현장에서 전자 담배를 피웠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건강검진 문진표와 카드 사용명세서를 통해 담배를 피운 사실을 확인해 중실화 혐의를 인정했다. 교총은 “지난 2014년 9월부터 2019년 7월까지 전국 학교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만 총 494건”이라며 “학교는 금연구역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인화성 물질 관리와 퇴근 시 전기제품 전원 차단 등을 생활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 사립 고등학교에서 답안지를 조작한 기간제 교사는 업무방해와 사문서 위조죄 혐의로 경찰에 고발당해 수사를 받았다. 2019년에도 해당 지역에서 교무실무사의 답안지 조작 사건이 발생했고,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했다. 2016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문제 유출, 성적 조작으로 징계받은 교원의 사례는 총 128건이나 된다. 교총은 “성적 조작에 대한 징계는 갈수록 강화하는 추세”라며 “비위 당사자는 물론 동료 교사와 교감, 교장까지 징계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학생과 학부모, 동료 교사의 개인정보를 본인 동의 없이 활용해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으로 처벌받는 사례가 많다는 점도 강조했다. 특히 학생과 동료 직원의 병명이나 질환을 제3자에게 발설해 민원이 제기되거나 민·형사 소송에 휘말려 징계를 받을 수 있어 주의를 요구했다.
“높은 자존감을 지닌 교사의 말과 몸짓 긴 시간, 고스란히 학생에게 전달돼… 교실을 책임지는 교사의 건강한 자존감 학생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어” 책 한 권을 관통하는 몇 문장에 이끌렸다. ‘교사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하다’는 말은 숱하게 들어왔다. 이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어렴풋이 이해했지만, 두루뭉술하기만 했다. 교사의 행복은 무엇일까. 교사는 언제 행복을 느낄까. 본질을 잊고 있었다. 우리는 그동안 아이들에게 자존감을 가르칠 생각만 했지, 그걸 가르치는 교사의 자존감은 간과했다. 교사라면, 으레 자존감이 높을 것이라고 속단했다. 교사의 자존감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뚜렷하다. 부모를 제외하고 아이들에게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존재가 교사이기 때문이다. “교사의 자존감은 교사 한 사람만의 것이 아닙니다. 교사와 연결된 학생의 자존감이자 우리 미래의 자존감입니다. 좌절하고 자존감이 깎이지 않도록 교사 스스로도 노력하겠지만, 주변에서 교사의 자존감을 귀하게 여겨주세요. 교사를 조금 더 따뜻하게 바라봐주세요.” 최근 출간된 ‘교사의 자존감’은 교사라는 집단의 특수성을 진단하고 그들의 자존감을 탐구한 심리서다. 이 책의 저자인 서준호 교사는 “세상은 교사의 자존감을 당연하게 생각하면서도 정작 교사의 자존감이 깎이지 않도록 보호하거나 깎인 자존감을 회복하도록 돕는 데는 관심이 적은 듯하다”면서 프롤로그에 담았던 이야기를 다시 한번 들려줬다. 그는 수년째 교사 치유 모임인 ‘성장 교실’을 이끌면서 교사들의 마음 치유와 성장을 돕고 있다. 자존감은 나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이다. 자신에 대한 정서적 만족감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래서 자존감은 그 정도를 평가할 수 있다. 쉼 없이 변화하고 각박해지는 요즘, 자존감의 중요성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교사들도 다르지 않다. ‘자존감은 나를 살리고 학생들에게도 영향을 준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서 교사는 “워크숍 등을 통해 알게 된 점은 많은 교사가 자존감이 높지만, 스스로 낮다고 생각했다”면서 “학교 구조와 업무, 때론 학생과 학부모의 피드백, 사회가 바라보는 교사에 대한 시선 때문에 자존감이 깎여있다고 생각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누구나 한 번 이상 자존감이 깎이는 경험을 한다. 교사들은 특히 어떤 상황에서 자존감이 깎였음을 느낄까. 서 교사는 초임부터 경력 30년이 넘는 초·중등교사 16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학교에서 자존감이 깎였다고 답했습니다. 학부모가 교원평가에 비난 글을 쓰거나 교육청에 민원을 넣거나 학교에 와서 욕을 하고 물건을 부수거나 도움을 주려고 연락했지만, 따지고 폭언하는 상황에서 자존감이 깎였습니다. 학생들이 다른 선생님과 비교하고 무시하고, 학생을 위해 했던 일들이 결과로 나타나지 않을 때도 그랬어요. 다른 선생님 앞에서 관리자에게 꾸중 듣거나 강압적인 업무 지시를 받을 때, 동료 교사에게 항의를 받거나 경력이 적다고 무시당할 때도 자존감이 깎였다고 답했습니다.” 반대로 어떤 순간 자존감을 다시 회복할까. 서 교사는 자존감이 올라가는 사례를 학교 안과 학교 밖으로 나눠 설명했다. 설문조사 결과, 학교 밖에서는 ‘관계’와 ‘성취’를 통해 자존감이 올라갔음을 느꼈다. 특히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건넨 “어떤 경우에도 난 네 편이야”와 같은 무한한 지지가 담긴 말이 자존감을 높여줬다. 학교 안에서는 학생들이 자존감 회복에 큰 역할을 했다. 서 교사는 “학생들이 무한 신뢰를 보내주고, 가르친 학생의 성적이 올라가고 문제 학생이 변화하고, 학부모에게 좋은 피드백을 받을 때, 힘들게 했던 학생이 시간이 지난 후 찾아와 사과할 때 등을 꼽았다”면서 “학생과 함께 다양한 일을 겪으면서 생겨나는 특별한 감정이 교사의 자존감을 높이는 특별한 회복 약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전했다. 책 ‘교사의 자존감’에는 서 교사가 성장 교실에서 진행했던 유형별 심리극을 소개한다. 심리극이 진행되는 현장에 와 있다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생생하다. 심리극을 따라가다 보면 자존감 무너졌던 표면적인 원인은 물론 자신도 몰랐던 내면을 들여다보고 ‘직면’할 수 있게 돕는다. 상처치유 과정을 경험한 후에는 매일 ‘문장 완성 연습’을 해볼 것을 권했다. 매일 아침 ‘내 자존감을 5% 더 회복하기 위해 ( )을 하겠다’는 문장을 완성하는 방법이다. 서 교사는 “과거의 일 때문에 머릿속에 자리한 부정적인 비평가를 밀어내는 연습”이라면서 “처음에는 많은 문장을 만들기보다 짧은 문장 하나를 만들어 반복해서 말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교사는 한 교실을 책임지는 사람입니다. 건강한 자존감을 지닌 교사는 학생에게 덜 상처 주고 학생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높은 자존감을 지닌 교사의 눈빛과 말투, 얼굴과 몸짓은 긴 시간 동안 고스란히 학생에게 영향을 줍니다. 자존감이 깎인 분들은 사실 정말 좋은 분들이었어요. 그러니 ‘이미 나는 좋은 사람이고 귀한 사람이다. 지금껏 나를 뺀 주변 모든 사람에게 시간과 노력을 다 퍼줬으니 이제 나를 위해 조금 더 노력하자’고 생각하고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경기도교육청(교육감 이재정)이 도내 25개 교육지원청 교육장의 사무와 인사 권한을 고등학교와 특수학교까지 늘린다고 15일 밝혔다. 유·초·중·고교 및 특수학교 등 모든 학교급의 전체 사무가 교육감에서 교육장에게 위임되는 사례는 전국 최초다. 시·도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경기의 경우 교육지원청은 유·초·중 관련 업무를 맡아왔다. 하지만 이에 대해 현장에서는 교육지원청 업무과중, 교육전문성 약화 등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각 교육장은 기존 유·초·중 업무 외에 고교와 특수학교의 인사, 재정, 학교회계, 재정지원, 교육과정(학교 운동부 운영관리·교사 등 장학연수 운영), 학교 설립·폐지 등 사무 권한을 갖는다. 6급 이하 고교 지방공무원(일반직·전문직) 인사와 복무 권한도 주어진다. 이를 위해 도교육청은 본청 정원을 112명 감축하고, 교육지원청 정원은 401명 증원하기로 했다. 도교육청은 학교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학교들이 공통으로, 반복적으로 해오던 업무 중 ▲교원 호봉 (재)획정 업무 ▲공기 질 관리 등 환경위생관리 업무를 교육지원청에게 맡긴다는 계획이다. 도교육청은 이밖에 ▲학생 수 10만 명 이상 교육지원청 6곳에 미래국 신설 ▲모든 교육지원청에 학교행정지원과, 대외협력과, 감사담당관을 신설해 현장지원 행정 체계를 강화한다. 그러나 교육계는 이번 조직 개편이 잘 안착될 수 있을지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 일색이다. 교육전문직의 인원이 충원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교육지원청의 업무량이 늘어난다는 게 주요 원인이다. 교원 업무의 일부가 일반직 공무원에게 맡겨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교원 연수, 학교운동부 운영, 꿈의대학, 자유학년제, 과학, 체육, 등이 부여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번 조직 개편을 주도한 측은 “일반직 공무원에게 교육관련 고유업무를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중차대한 변화가 따르는 사안에 대해 사전 조율 없이 너무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한 지역교육지원청의 장학사는 “교육전문직은 학교현장에서 20년 이상 교원으로 근무하다 전문직으로 전직한 신분이고, 교육전문직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 교직경력 12년 이상의 경력을 요구한다. 이러한 경력을 요구하는 이유는 분명하다”며 “학교현장의 문제를 상세히 알고 이에 대한 맞춤형 장학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인데, 이러한 경험 없이 단순히 업무 분장을 하게 된다면 학교현장의 어려움을 파악하고 지원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전문직들이 반대 성명을 내는 초유의 일이 벌이지기도 했다. 지역 교원단체와 교사노조도 잇따라 반대 성명을 냈다. 경기교총(회장 백정한)은 “학교 지원을 위한 개편이라기보다 특정 계층의 승진 자리 늘리기에 초점이 맞춰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김덕진(사진 오른쪽) 광주교총 회장은 16일 광주시의회 김나윤(왼쪽) 교육문화위원회 위원장, 이경호 부위원장 등과 간담회를 갖고 광주교육 전반을 논의했다. 이날 김남금·박희복·최규남 부회장, 손영완 교섭위원장이 김 회장과 동행했다. 광주교총 회장단은 작은 학교 살리기, AI교육 연수 지원, 기초학력 이수프로그램을 통한 학력격차 해소방안, 현실에 맞은 학군조정, 학급당 학생 수 감축, 관리자 경영권 존중(책임경영 여건 조성), 승진체계 보완, 교직원간 갈등문제 해소방안 마련, 교원의 퇴직 전 사회적응기간 필요성, 사립학교 기간제교사 문제점 해소책 마련 등 지역교육 살리기 대책에 대해 건의했고 김 위원장은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서울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의 학생인권종합계획 토론회가 지나치게 편파적으로 진행됐다는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와 관련 시교육청 관계자가 반대 토론자를 거짓말로 속이고 토론내용을 사전 검열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15일 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개신교 목사(예장합신)들이 학생인권종합계획 반대 기자회견을 가진 가운데, 발언자로 나선 육진경(사진 오른쪽 두 번째) 서울 상도중 교사가 이 같이 주장했다. 육 교사는 “시교육청 학생인권센터 측은 코로나19 규정을 들어 '학생을 제외한 토론자 대부분은 영상을 받아 영상자료를 송출할 예정’이라더니 토론회 날 다른 상황이 연출됐다. 학생의 건강을 우려하는 한 교사의 발언 영상이 토론회 당일 송출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 이유에 대해 시교육청 측은 성소수자 이야기가 너무 많이 나와서 빼기로 했다는데, 우리는 이런 사실을 전달받지 못했다. 시교육청이 사전에 수정 요구를 했으나 반대 측 토론자가 이행하지 않았다는데, 이 요청 역시 전혀 받은 적이 없다. 반대 토론자와 관계자들 가운데 그 누구도 이와 관련한 전화나 이메일을 받지 못했다. 시교육청 측이 우리에게 수정 요청한 사실을 제시하라”고 설명했다. 이는 시교육청이 반대 측 토론 내용을 사전 검열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입장이다. 육 교사는 “이런 토론회를 토론회라고 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이번 토론회에서 상반된 의견을 서로 소통하고 나누면서 고민하는 진솔한 시간을 갖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육 교사는 이번 토론회에서 좌장을 1기 학생인권종합계획 TF 팀장이 맡은 것 자체가 중립 위반이라고 문제 삼았다. 그는 “토론회에서도 학생인권종합계획의 필요성을 피력하고 특정 토론자들의 편에 서서 발언하는 모습은 실망스러웠다”면서 “찬성 토론자들이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것과 달리, 반대 측은 반론과 반박의 기회를 원천적으로 얻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시교육청이 토론회가 종료되자마자 바로 영상을 내린 부분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내비쳤다. 육 교사는 “보통 실시간으로 영상을 송출을 했을지라도 그대로 보존해 이후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채널로 남겨두는데 굳이 영상을 바로 내린 서울인권센터의 저의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육 교사의 이 같은 주장은 국민희망교육연대(상임대표 진만성·임헌조·김수진)가 1일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거론된 부분이기도 하다. 당시 국민희망교육연대는 “만3세 아이에게 성소수자 교육, 성인권조사관 도입, 노동인권 강화 등 비교육적인 인권계획 발표에 학부모단체들이 강력한 반발하자 지난달 26일 시교육청은 토론회를 급히 개최했다. 그 토론회마저 반대자를 모두 배제하고 교육청 입장을 대변하는 패널로 구성했다”며 “인권을 외치는 시교육청이 반민주적 편파적 행동을 서슴없이 저지르고 있다. 모든 절차와 과정을 무시하고 반대 의견조차 받아들이지 않는 시교육청의 인권계획안 토론회는 무효”라고 비판했다.
세상이 온통 치명적인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2019년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비드19 바이러스는 2020년을 거치고 2021년에 들어서도 진정될 기세가 없이 여전히 위세를 떨치고 있다. 세계의 선진 대국이라는 미국도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연일 최다 확진자를 배출해 왔으며 사망자 또한 타 국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였다. 그뿐인가. 세계 문명의 꽃을 피우고 근대사를 주도해 온 유럽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사회적 거리두기, 격리, 봉쇄 조치를 오가며 화려한 문명국의 이미지를 여지없이 훼손해 왔다. 하지만 지금도 역시 백신 효과에 기대를 걸고는 그저 버티고 있다. 이젠 세계 어느 국가도 예외 없이 코비드19 바이러스는 잔혹할 만큼 수많은 희생자를 배출했고 그 여파는 2년 째 지속되고 있다. 이를 종식시킬 방법은 과연 무엇인가? 코비드19로 인해 더욱 주목을 끄는 것은 세계 모든 국가들의 빈부격차의 심각성이다. 이른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인류에게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경고를 날리고 있다. 일찍이 스위스의 사회학자인 장 지글러(Jean Ziegler, 1934~)는 이런 세상을 드러내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라는 책을 통해 그 심각성을 지적했다. 이미 하나의 촌락으로 형성된 지구는 베이징이나 아마존에서 한 마리 나비의 날갯짓이 곧바로 지구 맞은편에서는 폭풍이 되어 후유증을 유발하고 있다. 이를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라 하지 않는가. 기후변화의 심각성만큼이나 빈자의 고통과 참혹한 모습은 이제 인류의 공동 과제가 되어 구제의 손길이 절실하다. 온통 TV 광고를 도배하는 세계 빈민 구호 단체들의 애타는 구원의 메시지는 문명의 사각지대에서 살고 있는 사회적 약자, 가난한 자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요청하고 있다. 인류가 공동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품고 말이다. 특히나 상세한 공개를 꺼리는 가난한 나라들은 코비드19 바이러스 치료제 및 예방 접종, 백신의 혜택은 가히 꿈조차 꾸지 못하는 상황이다. 세계의 선진국들이 선점하여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부국들의 독점으로 인한 불평등 문제는 현재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과거부터 이미 심각한 상황이었다. 세상은 오래전부터 집에 돌아왔을 때 꼬리를 흔들며 반겨주는 애완견에, 온 가족이 쓰다듬는 애완묘에, 도시를 떠도는 유기견에, 황야에 버려진 들개가 되어버린 불쌍한 개에 예방 접종으로 백신을 한 번도 맞혀주지 못하는 가난한 사람들과 가난한 나라들이 있다. 세상의 치명적 바이러스들은 그렇듯 열악하고 불결한 환경에 노출된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코비드19 바이러스 이전에도 사스와 메르스, 에볼라, 조류 독감 등 바이러스가 지구 어느 곳에서 생기든 순식간에 전 세계로 전파된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특히나 세계 곳곳의 열악한 빈곤지역의 환경에서는 그 전파의 속도가 치명적이고 희생자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이를 외면한 채 부국의 안전만을 도모하는 이기적 행태로는 풍선 효과만 유발할 뿐, 결국 위험을 피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나아가 인류 전체 문명의 붕괴와 인간성의 상실을 초래할 뿐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이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단순 논리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과거 우리는 학교와 집에서 “공부해서 남 주랴?”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당시는 몰랐지만 이제는 정말 공부해서 남을 줘야 할 시대다. 간단한 예로 지금 우리 사회의 청년들은 신체의 에너지와 활력, 역량에서 감히 따를 자 없지만 경제적으로는 한 없이 약자로 전락하고 말았다. 어렵게 공부한 것이 더 이상 힘을 쓸 수 없는 고용의 빈사 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 역사 이래 가장 막강한 스펙을 가지고도 빈둥빈둥 부모의 그늘 아래서 눈치보고 살아야 하는 현실이 바로 그것이다. 청년들이 더 힘든 것은 공부를 많이 한 사람들의 철학이 빈곤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자신이 한 공부를 나눌 줄 모르고 사회를 위해 쓸 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소위 배웠다고 하는 사람들이 자기 주머니를 불리는 일에는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이 착취당하며 사회구조적으로 계속 가난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에는 무신경이다. 자신의 개인적인 욕망과 자기 가족을 위해서는 발 빠르게 움직이면서도 어려운 사람들의 신음소리는 모른 척하기 일쑤다. 결국 엄청난 시간과 열정을 들인 공부가 따뜻한 가슴이 없는 관계로 삶의 무기가 아니라 흉기가 되어버린 것이다. 코비드19 시대, 사회적 약자로 살아가는 청년들은 단지 하나의 예에 불과할 뿐이다. 제도적 뒷받침이 없고는 풀 수 없는 문제다, 이런 상황은 바로 오늘날 세계의 경제대국이란 선진국들의 행태와 닮았다. 그들은 오직 자국의 이익과 생명보호에만 몰두한다. 그래서 코비드19 팬데믹 시대에 세계 보건기구인 WHO는 전 세계 모든 국가에 백신의 공평한 분배를 권고하고 있다. 이미 세계의 부국들은 자국민의 몇 배에 해당하는 백신 물량을 확보하여 접종을 실행해나가고 있다. 세계 경제 10위권의 대한민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국민의 비난에 직면하여 정권의 생사 차원에서 그 실행 시기를 앞당기려 전력투구하고 있다. k-방역의 효과에 대한 안이한 대책이 화근이 되었다고 정부도 인정하고 있다. 문제는 백신 접종을 완료하여 집단면역이 형성되는 시기가 2021년 후반기쯤에 가능하다고 하니 앞으로도 기나긴 시간에 바이러스와의 사투는 어떤 양상을 띨지 가늠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문제는 빈자들의 소외로 인한 집단면역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 효과는 없다는 사실이다. 다행히도 우리는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절차에 따라 시기를 달리하여 무료로 백신 접종을 한다고 한다. 그러나 전 지구적으로 볼 때 백신접종이 빈자를 고려하지는 않는다. 우선순위로 보아 타당한 사람들이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빈자들에 대한 정책이 다시금 고려되어야 한다. 스스로를 방어할 수 없는 약자들이 우선 고려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는 1일 20만 건의 비행기가 뜨고 내린다고 한다. 다시 강조하기를 세계의 팬데믹은 어느 부자국가만의 백신 접종으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다. 인류 누구든 공부를 하면 포부가 한 차원 높은 가치를 추구하여 좀 더 크고 넓은 차원의 사람이 되어야 하듯이 비록 지금은 강대국이라 하여도 내 코가 석자라 빈국에 관심과 배려가 어렵다 해도 이는 ‘배워서 남 주는’ 그 고귀한 가치를 위해 노력하는 진정한 지성인의 역할을 하여야 한다. 이는 코비드19 시대, 모든 살만한 국가들이 짊어지고 가야 할 숙제이자 의무다. 공부를 많이 해도 지식인은 되어도 지성인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듯 선진국들이 행복하고자 한다면 빈국의 불행을 강 건너 불 보듯이 할 수 없다. 왜냐면 개인이든 국가든 행복은 타인과 함께 하는 것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팬데믹은 약자와의 동행만이 인류가 나아갈 마지막 이정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