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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세월이 속절없이 흐르듯 섬진강의 물은 늘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 같지만 한시도 쉬지 않고 아래로 흘러간다. 그러고 보면 그날이 그날 같지만 현재를 발판삼아 미래로 향하는 우리의 역사가 섬진강을 닮았다. 섬진강 여행길에 빼놓을 수 없는 곳이 화엄사와 쌍계사다. ◈◈◈ 화엄사 ◈◈◈ 호남 제일의 사찰 화엄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9교구 본사로 지리산의 노고단으로 오르다 만나는 천은사와 산줄기 하나를 사이에 둔 전남 구례군 마산면 황전리에 위치한다. 화엄사(사적 제505호) 홈페이지의 창건연혁에 의하면 백제 성왕 22년(544)에 인도 스님인 연기조사께서 대웅상적광전과 해회당을 짓고 화엄사를 창건 후, 백제법왕 때 3천여 명의 스님들이 화엄사상을 백제 땅에 꽃피웠다. 대부분의 절들이 대웅전을 중심으로 가람을 배치하지만 화엄사는 각황전이 중심을 이루어 비로자나불을 주불(主佛)로 공양한다. 주요 문화재로는 석등(국보 제12호), 사사자삼층석탑(국보 제35호), 각황전(국보 제67호), 동오층석탑(보물 제132호), 서오층석탑(보물 제133호), 원통전전사자탑(보물 제300호), 대웅전(보물 제299호) 등이 있다. 매표소 앞에 지리산대화엄사 현판이 걸려있는 일주문이 있다. 일주문은 여기서부터 사찰의 경내가 시작된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알림의 문이다. 화엄사 계곡을 따라 시의동산과 반야교를 지나면 지리산화엄사 현판이 걸려있는 불이문을 만난다. 불이(不二)는 생과 사, 번뇌와 깨달음, 선과 불선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강문으로 가는 길 오른편에 벽암국일도대선사비가 있다. 벽암대선사비는 조선 중기의 승려 벽암 각성의 행적을 기리기 위하여 1663년에 세운 비석이다. 벽암대사는 임진왜란 때 해전에 참전한 승병으로 송광사, 화엄사, 쌍계사의 복구 불사에 헌신함은 물론 인조 때 남한산성을 쌓아 '보은천교원조 국일도대선사'라는 시호를 받았다. 우리나라의 절은 문을 통과할 때마다 새로운 풍경이 나타난다. 정남향의 불이문에서 금강문과 천왕문을 지나 보제루까지의 진입로가 인상적이다. 화엄사의 금강문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금강문으로 알려져있다. 보제루는 법회 때 승려나 신도들의 집회 장소였던 2층의 누각 건물로 루의 밑을 통과하지 않고 옆으로 돌아가게 되어있다. 보제루 앞에 동오층석탑과 서오층석탑이 자리하고 그 뒤편의 대웅전(보물 제299호)은 정면 5칸, 측면 3칸의 팔작지붕 건물로 각황전과 같은 높이의 석축 위에 남서향으로 세워 각황전과 직각을 이룬다. 임진왜란 때 소실된 것을 1636년(인조 14년)에 벽암 각성이 중건했는데 건물의 규모와 외관 때문에 조선 중기 이후의 대표적인 건축물로 손꼽힌다. 석조 기단 위에 서있는 각황전(국보 제67호)은 화엄사에서 규모가 가장 큰 건축물이다. 건물이 웅장하고 건축기법이 뛰어난 건축 문화재로 건물 중앙에 길게 설치된 불단 밑에 석각 화엄경석이 수장되어 있다. 원래의 이름은 장육전이었는데 숙종 때 중건하며 각황전이라는 이름을 하사받았다. 각황전 앞에 부처의 광명을 상징하는 석등(국보 제12호)이 세워져 있는데 높이 6.4m로 한국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바로 옆 높이 3m의 원통전전사자탑(보물 제300호)은 통일신라의 석탑이다. 구례로 봄꽃 여행을 왔다면 지나칠 수 없는 것이 각황전 옆 나한전과 원통전 사이의 홍매화다. 색이 검붉어 흑매화로도 불리는 이 홍매화는 수령이 300∼400년으로 조선 숙종 때 각황전을 중건한 후 이를 기념하기 위해 계파선사가 심었다고 전해온다. 화엄사를 찾은 상춘객들이 꽃망울을 터뜨린 홍매화를 배경으로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각황전 뒤편으로 돌계단을 오르면 높이 5.5m의 통일신라시대 석탑인 4사자삼층석탑(국보 제35호)이 서있다. 전체 부재를 화강암으로 조성한 4사자삼층석탑은 불국사의 다보탑과 더불어 걸작으로 손꼽히는 신라시대의 유일한 사자석탑이다. ◈◈◈ 쌍계사 ◈◈◈ 쌍계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3교구 본사로 723년에 의상의 제자인 삼법이 창건하였다. 십리 벚꽃길로 유명한 경남 하동군 화개면 운수리의 쌍계사 일원은 경상남도기념물 제21호다. 대웅전(보물 제500호)을 비롯하여 응진전, 명부전(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123호), 팔상전(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87호), 적묵당(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46호), 설선원(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153호), 나한전(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124호), 육조정상탑전(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125호), 천왕문(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126호), 금강문(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127호), 일주문(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86호) 등의 건축물과 진감국사대공탑비(국보 제47호), 부도(보물 제380호), 팔상전영산회상도(보물 제925호), 석등(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28호), 불경책판(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185호) 등의 중요문화재가 있다. 십리벚꽃길에서 쌍계사 일주문까지의 가까운 거리에 만든 풍경들도 볼만하다. 양쪽에 기둥을 하나씩 세워 지붕을 받치고 있는 일주문(경남 유형문화재 제86호)에 삼신산쌍계사와 선종대가람이라는 두 개의 편액이 걸려 있다. 일주문을 통과하면 속세의 더러움을 씻어내는 금강문이 있다. 문 앞에 벽암스님이 쓴 금강문 현판이 걸려있다. 금강문 뒤편으로 사천왕을 모시는 사천왕문이 있다. 사천왕문을 지나면 그제야 쌍계사의 규모를 알 수 있게 해주는 팔영루(경남문화재자료 제74호)가 모습을 드러낸다. 최근에 세워진 9층석탑 뒤편의 팔영루는 신라시대인 840년 진감선사가 창건하였고, 진감선사가 불교음악 범패(梵唄)를 만든 우리나라 불교음악의 발상지이자 범패 명인들의 교육장이다. 진감선사가 섬진강에 뛰노는 물고기를 보고 팔음률로서 ‘어산’을 작곡한 장소라 팔영루라고 한다. 대웅전 앞 진감국사탑비는 진감국사의 높은 도덕과 법력을 우러러 그리워한 신라의 정강왕이 대사가 도를 닦은 옥천사를 쌍계사로 고친 뒤 건립하였다. 고운 최치원이 비문을 짓고 쓴 것으로 유명한데 검은 대리석에 한자 2423자가 빼곡하게 쓰여진 비석의 왼쪽과 오른쪽 일부가 깨져있고 중앙이 금이 가있다. 진감국사탑비 좌우로 불도를 처음 배우는 자가 수행하던 적묵당과 승려들에게 불교의 경전을 가르치던 설선당이 있다. 쌍계사의 대웅전(보물 제500호)은 가람의 중심이 되는 전당으로 이 사찰의 본전이다. 주변의 자연조건에 순응하면서 건축한 정면 5칸, 측면 3칸의 팔작지붕에 비교적 우아하고 오래된 양식을 보여주고 있다. 대웅전에서 시계 반대방향으로 명부전(경상남도유형문화재 제123호), 소박한 형상의 마애불(경상남도문화재자료 제48호), 금강계단, 화엄전과 삼성각, 나한전, 범종루를 돌아본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초보 승려들의 수도 장소로 사용된 청학루(경상남도문화재자료 제45호), 내부에 영산회상도(보물 제925호)와 팔상도(보물 제1365호)가 모셔져 있던 팔상전, 중국 불교 선종의 6대조인 혜능대사의 두개골을 모시고 있는 건물로 육조정상탑전과 육조영당으로 불리는 금당을 차례로 만난다.
화사한 봄 햇살이 꼭꼭 쪼고 간 자리마다 새싹과 꽃들이 만발한다. 눈이 닿는 나지막한 산자락엔 연일 더해지는 봄꽃의 군무가 정상을 향해 달음질하고 있다. 봄은 왜 이렇게 현란할까? 목련꽃 봉오리 부풀어 오를 때 기다림에 지친 가슴 시퍼렇게 멍들게 하더니만 진달래, 개나리 필 때 그 인내를 한계선에 앉히곤 벚꽃, 복사꽃, 유채꽃 환한 날엔 눈물 흘리게 한다. 겨우내 미세먼지로 몸살을 앓은 육신은 몰려오는 꽃샘바람에 잠을 깨고 한낮 불어오는 훈풍과 환한 봄볕 아래 생명의 수런거림은 응고된 혈액을 녹게 한다. 봄을 타는 것일까? 이렇게 햇볕 좋은 날 유채꽃 향기와 앞산 뒷산 꿩 울음 소리와 지천으로 물드는 산벚꽃과 보랏빛 새순이 망막에 앉을 때면 내 마음엔 꾸역꾸역 역마살이 고개를 든다. 휴일 칩거를 결정하고 돌아앉았지만 소리 없이 비집고 들어온 봄 햇살과 옥빛 하늘은 온 몸을 포승줄로 결박한다. 그래 오늘 하루 봄의 여신을 보듬어 보자. 오월을 준비하는 사월의 봄. 겨우내 칙칙하므로 가득했던 버드나무와 오리나무는 연초록의 진한 향기로 모든 감각을 마비시킨다. 더불어 꽃샘추위로 거세어지는 봄바람은 귓불을 맴돌며 붉은 유혹의 입김을 뿜어내고 햇볕에 졸고 있는 감나무를 흔들어 그것도 모자라 성에 차지 않는 듯 회오리바람으로 변심하여 연분홍 꽃비를 날리게 한다. ‘조금만 더 봄의 향연을 허락해 주세요!’ 간곡한 기도는 각혈을 쏟아내지만, 바람은 아랑곳없이 심술을 부리며 들판으로 바다로 내 달린다. 봄바람은 초록으로 물들어가는 들길로 끌어낸다. 겨울을 지나 쑥쑥 자란 마늘과 쪽파들의 새잎이 윤기를 더한다. 파릇한 자람을 하는 새순이 얼마나 예쁜지 생명의 탄생과 성장에 탄식을 한다. 논두렁으로 걸음을 곧추 세운다. 푸석거리는 흙의 감촉이 전해진다. 이 길은 삶의 몸부림으로 만들어진 부모님의 한이 서린 보릿고개길이며 땀과 소 울음, 막걸리 한 사발로 갈증을 씻고 참새 쫓는 허수아비의 그림자까지 숨어있는 그 길이다. 논두렁엔 쑥부쟁이도 자라고 냉이도 하얀 꽃을 피웠다. 클로버는 녹색 융단으로 점령하여 그 성함 속에 개구리도 뱀도 품고 있을 것 같다. 어릴 적 이런 논두렁에 쑥이며 쑥부쟁이, 달래를 캐는 누나를 따라다니기도 했었다. 머스마가 바구니 끼고 따라다닌다는 놀림을 받으면서도 마냥 봄이 좋아 먼 산 진달래에 홀려 청보리밭 물결에 혼을 잃고 서 있었다. 그러다 보리 상하게 하고 달래 캐다 논두렁 밭 언덕 무너뜨린다고 먼발치 주인의 고함이 들리면 잰걸음 놓기가 바빴던 그때의 봄도 오늘처럼 환한 봄 속에 있었다. 정오의 봄 햇살이 머리 위에서 더 두껍게 쪼아 된다. 늙은 시금치는 꽃대를 올리고 논 언덕 아래 물기 어린 도랑엔 통통한 돌미나리의 진한 향기가 어머니와 같이했던 유년의 기억창고 빗장을 열어젖힌다. 언제나 반찬 없다고 보리밥 먹기 싫다고 징징대도 말없이 받아주고 얼굴에 마른버짐이 피었다고 걱정하시던 어머니. 한 끼를 준비하려고 길쌈하다가도 물때가 맞으면 밭두렁 논두렁 바래길 걸어 갱번에서 톳나물, 청다리로 먹거리 준비하며 배고픈 긴 봄날을 보내셨던 어머니. 그런 어머니가 이 좋은 봄날에 종다리 울음이 되어 두 팔을 벌린다. 사월의 봄! 난 이때의 봄이 정말 밉다. 화르르 꽃 비가 날리는 벚나무와 갈색으로 물들어 풀죽는 목련꽃 그늘과 붉은 정열을 더는 간직하지 못해 모가지를 뚝 잘려 떨어져 땅에서조차 핏빛으로 물드는 동백꽃의 외침에 가슴이 터질 것 같아 사월의 봄을 보듬지 못하겠다. 이런 봄도 산벚나무 꽃 지고 온갖 활엽수들이 연둣빛 새순을 피워 올리면 마지막 몸살을 시작할 것이다. 며칠째 지켜보는 봄의 향연! 그 축제에 멍들은 가슴을 누구에게 하소연할까? 봄빛이 넘치는 까페에서 슬로우진 한 잔으로 마음을 보듬고 마티니 한 잔으로 달랠 수 있을까? 먼 아쉬운 기억을 쓸어내리며 바닷가에 선다. 봄 바다는 옥색 하늘에 물들어 잔물결로 시를 쓰기를 반복한다. 저 옥색 물결 속에 나의 봄 앓이가 있다. 봄! 너는 언제까지 유혹의 돌팔매질을 계속할 것인가? 물소리도 부드럽게 하고 온 땅을 초록으로 감싸는 마이더스의 손을 가지고 진달래 복사꽃 분홍빛으로 노란 유채꽃 바람으로 남정네 가슴을 벌렁거리게 하는 입김으로 더 이상 저항도 못 하는 몽유병 환자로 만드는 봄. 올해도 어김없이 그 봄에 녹아들고 만다.
학성초(교장 노양주)는 과학의 달을 맞이하여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교육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10일 ㈜한화케미칼의 교육기부사업을 통해 ‘내일을 키우는 에너지교실’을 진행하였다. 이번 행사는 한화케미칼 임직원과 울산광역시 자원봉사센터가 직접 학교를 방문하여 학생들에게 지구촌 환경을 지키는 신재생 에너지 및 태양전지의 작동원리에 대해 직접 교육하고,‘태양광 거북선’을 만들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취약계층 학생 및 과학에 관심이 많은 고학년 학생 40명을 대상으로 하여 진행된 이번 행사는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 교사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었고, 과학과 환경, 그리고 역사’의 소중함을 깨닫고, 흥미를 가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줬다. 학성초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과의 연계를 통해 3년째 교육기부사업을 펼치고 있는 한화케미칼 울산공장(과장 백한용)은“앞으로 과학대중화와 미래를 책임질 인재 양성을 위해‘내일을 키우는 에너지 교실’을 지속적으로 확대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환경부와 (사)한국환경교육협회에서는 도서벽지 지역 초등학교의 창의적체험활동 시간에 활용가능한 환경체험교육 워크북인'환경일기장'을 발간하고, '환경일기장'을 활용한 환경교육 프로그램(초록아이들의 환경일기 쓰기)에 참가할 학교를 모집한다. '환경일기장'은 환경부와 (사)한국환경교육협회에서 제작한 초등학생 대상의 자기주도적 환경체험교육 워크북으로, 일기장에서 일정별로 제시되는 온실가스 배출 줄이기 및 에너지 절약 활동을 수행하고 그 절감효과(전기요금, 수도요금 등의 비교)를 체험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올해에는 읽기 자료와 활동기록지, 스토리텔링 자료 등을 추가하여, 초등학교의 ‘창의적체험활동’ 시간(총 12차시×40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워크북 형태로 개편 · 보완하여 발간할 예정이며, 아울러 참가 학교 지도교사 대상의 “지도교사 워크샵”을 통해 일기장 작성 방법 및 수업에서의 활용 방법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참가신청 방법은 18일까지 정해진 양식에 따라 참가신청서, 활동계획서를 이메일(akdong6908@naver.com)으로 접수하면 된다. 자세한 참가신청 방법 및 참가신청서 등의 양식은 www.greenvi.or.kr [공지사항]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참가 문의: 02-571-1196)
호기심이 세상을 바꾼다. 세상을 바꾼 역사적 사건 뒤에는 호기심이 숨어있다. 콜럼부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것은 ‘배를 타고 멀리 나가면 지옥으로 떨어진다.’라는 당시 성직자들의 이론에 대해 ‘그게 맞을까? 절대 그럴 리 없어.’ 의문을 품었기 때문이다. 콜럼부스는 자신의 의문에 대해 답을 찾아보았을 것이다. 몇 번이고 바닷가에 나가 수평선을 바라보고 망원경을 꺼내 멀리서 오는 배를 살펴보았을 것이다. ‘저 멀리 오는 배를 봐. 처음에는 닻만 보이잖아. 선체는 한참 있어야 보여. 배가 나갈 때는 반대야. 선체부터 사라지잖아. 수평선도 좌우로 보면 둥글단 말이야. 그건 지구가 둥글다는 증거야.’ 콜럼부스는 해 뜨는 시각도 관찰했을 것이다. ‘해는 한곳에서만 떠오르지 않아. 동쪽에서 뜨지만 위치가 변해. 해 뜨는 시각도 달라져. 한 해 동안 해의 위치와 뜨는 시각이 반복되고 있어. 그건 지구가 둥글다는 증거야.’ 이렇게 차곡차곡 자신의 궁금증을 해결해 나갔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질문한 답을 찾고 난 뒤 ‘지구는 둥글다. 배를 타고 가면 언제인가 처음의 위치로 되돌아 올 수 있다.’라는 신념을 갖게 되었을 것이다. 콜럼부스의 신념은 탐험 욕구를 자극하고 아메리카를 발견하도록 만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한 평편한 지구의 끝에 대한 공포를 해결한 것이다. 콜럼부스의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은 지리상 발견의 시대를 열었다.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뒤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어떻게 바다를 나갈 수 있었지요?” 콜럼부스가 물었다. “달걀을 세울 수 있다면 말해보시오.”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콜럼부스는 달걀 밑동을 깨어 탁자위에 올려놓고 말했다. “이게 내가 한 방식이오.” 안 되는 일이라고 궁리하고 방법을 찾는 것 그것이 호기심의 해결인 것이다. 과학적 발견과 발명은 필요에 대한 갈망과 도전이만들기도 한다. 종교개혁과 르네상스 운동은 구텐베르크라는 가난한 귀족이 만든 금속활자가 원인이 되었다. 당시 그는 유럽에서 유행하던 ‘마작’(마르크폴로에 의해 중국에서 전해온 노름) 뒷전에서 개평이나 뜯어내면서 살아가는 가난한 귀족이었다.어느 날 마작을 하는 귀족 뒤에서 유심히 본 것이 있었다. 마작에 새겨진 글자였다. ‘마작에 새겨진 글자처럼 활자를 만들 수 없을까?’ 그는 귀족들의 마작 놀음을 하는 곳을 벗어나 금속세공업자인 친구 휴머리를 찾아갔다. “앞으로는 손으로 책을 쓰지 말고 찍어낼 수 있어.” “그래서?” “큰돈을 벌 수 있잖아. 성경책만 찍어낼 수 있다면.” 휴머리는 생각해보았다. 당시 성경책은 책의 무게가 금의 무게만큼 비쌌기 때문이다. ‘성경책을 찍어내는 일은 금을 만드는 일이 아닌가?’ 휴머리는 적극적으로 구텐베르그를 도와주었다. 몇 번의 실패 끝에 활자로 찍어내는 책을 만들 수 있었다. 그것은 구텐베르그와 휴머리에게 찍어낸 책의 무게만큼 금을 캐는 일이기도 했다. 이것이 유럽의 박물관에 가보면 볼 수 있는 구텐베르그 성경이다. 이렇게 보급된 성경책은 성직자에게만 비밀로 하는 신의 음성을 일반인에게알리도록만들어 주었다. 종교개혁의 신호탄이 된 것이다. 지식과 정보 독점의 시대를 바꾼 것이다. 호기심과 필요, 몰입과 신념, 그리고 몇 번의 실패가 콜럼부스와 구텐베르그를 만들었다. 호기심을 빼앗아가는 선행학습, 아무리 PISA 점수가 아무리 높으면 뭐하나? 점수는 낮아도 용감한 콜럼부스와 구텐베르그를 만들자.그것이 세상을 바꾸는 힘이 아닌가?
우리 교육에대해 말이 많다. 세계는 한국교육을 부러워할 만큼 극찬을 하지만 정작 우리 내부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하는 높다. 한마디로 우리 교육의 성과가 학교교육인 공교육이 아니라 사교육이라는 거다. 그래서학교에서는 엎드려 잠을 잘지언정 비싼 학원비를 내는 학원에서는 밤늦게까지 열심히 공부한다는 것이다. 그뿐이 아니다. 학원교사들은 공부를 위해 체벌을 해도 괜찮지만 학교에서의 교사체벌은 금지한지 오래다. 이러한 학생이나 학부모의 교육에 대한 이중성은 이미 도를 넘었다. 학교교육은 단지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한 과정으로 생각할 정도로 교육적 기능을 잃고 있다.교육수요자의 잘못된 생각이나 의식들이 개선되지 않는 한 정상적인 학교교육은 어려울 뿐 아니라사교육만 늘어간다. 그간 정부는 다양한 교육정책으로 공교육을 살리겠다고 매년 공언을 해 보지만 소용이 없는 것도 생각해보면 학부모나 학생들이 학교교육에 대한 의식 개선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러한 학교교육에 대한 의식 개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사에 대한 처우와 사기진작을 통해 좋은 교사를 위한 교육정책 필요하다. 우리는 지금까지 수많은 교육개혁, 교육혁신을 부르짖어도 공염불이 되는 것도 교사를 위한 정책이 아니라 교사를 개혁이나 혁신의 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교사는 학교교육의 주체이다. 그래서 당당한 교권이 필요하고 열정적인 교사의 사기가 주요하다. 지금처럼 어렵게 교대나 사범대를 졸업하고 높은 경쟁의 임용시험을 거쳐 교사로 임용되었지만 몇 년이 지나지 않아 이들의 교수력이 학원교사들에게 뒤지고 있는 요인이 바로 지금과 같은교권추락이고 교사의 사기 저하에 있다. 한마디로 좋은 교육은 교사의 교육열정이 있다. 교사의 역량 이상으로 소중한 것은 학생들을 얼마나 사랑과 정성으로 교육하느냐의 열정이다. 학생의 학습능력은 교사의 교육적 사랑에 비례할 만큼 학생을 존중하고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교수방법과노력에 달려있다. 결국 좋은 교육은 좋은 교사가 답이다. 교육시설이나 교육환경이 우수하다고 좋은 교육은 될 수 없다. 좋은 교육정책과 훌륭한 교육리더가 바꿨다고 좋은 교육의 결과가 금세 나타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물론 변화된 교육은 기대할 수 있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는 학생들을 직접 지도하는 교사에게답이 있다. 좋은교육은 탁월한 교사의 교육리더십이다.교사가 얼마만큼의 정성과 사랑으로 학생들을 교육하느냐에 따라 교육이 달라지는 것이다. 이렇게 교육은 교사의 진정어린 제자 사랑 없이는 좋은 교육이 될 수 없다. 그래서 우리 교육이 진정 변화하고 달라지려면 교사를 믿고교권을 세워주어 사기를 진작시켜야 신바람 나는 좋은 교육을 기대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교사에게 힘을 실어주는 교육행정, 교육정책이 좋은 교육을 만드는 우선 과제인 것이다.
4월 21은 과학의 날이다. 우리나라에서의 과학의 날은 1968년 과학기술처 출범 1주년을 맞아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동참을 유도하는 취지에서 제정됐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별도의 날을 잡아 과학주간, 과학의 날 행사를 하고 있다. 이러한 행사는 과학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는데 기여할지 모르지만 과학에 대한 의식을 바꾸는 데는 미흡하다. 정부가 창조경제를 부르짖지만 과학의 힘을 키우는 데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창조경제만 강조하면 경제적 측면에서 과학을 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과학은 경제의 종속물이 아니다. 경제의 종속물로 본다면 기초과학부터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의 기초체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느리게 가야 한다. 당장의 성과보다 기초과학부터 강화하고 교육방법도 체질개선을 해야 한다. 과학의 기초체력이란 무엇일까? 뭐니 해도 아이들에게 호기심을 키워주는 일이다. 호기심이 지혜의 원천이다.(Doubt is the beginning of wisdom.)이라는 속담이 있다. 호기심을 갖도록 하는 교육이 공부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교육을 살펴보면 점수를 받기 위한 교육 때문 아이들의 호기심을 빼앗아가고 있다. 선행학습이 그렇다. 유태인 부모들은 ‘학교에서 무엇을 배웠니?’ 묻지 않는다. 그 대신 ‘무엇을 질문했니?’라는 것을 묻는다고 한다. 유태인의 도서관에 가면 이야기를 나누는 잡담으로 책을 읽기 힘들다고 한다. 유태인들은 어디서나 묻고 답하며 공부를 하기 때문이다. 유태인들은 PISA 점수가 우리보다 훨씬 낮다. 하지만 세계에서 노벨상을 가장 많이 받고, 책을 가장 많이 읽는 나라가 되었다. 유태인에게 공부는 호기심을 해결하는 것이다. 누가 많은 호기심을 갖고 얼마나 훌륭하게 해결하는가가 유태인 공부의 비결이 된 셈이다. 노벨상을 수상하지 못한 우리교육을 뒤돌아보면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이야한다. 호기심을 망치는 교육, 그것은 일류대학 진학을 향해 질주하는 교육 풍토이다. 선행학습이 바로 그것이다. 선행학습은 본시 학습을 배우기 전에 먼저 공부하는 것이다. 과학의 경우 선행학습에 임한 아이들은 결과를 미리 알게 되어 실험할 필요를 없게 만든다. 예를 들어 ‘산과 염기’에 대해 알아보는 단원을 배운다고 해보자. 실험하기 전 아이들은 어떻게 준비물을 갖추어야 하고 어떤 방식으로 실험을 할지,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궁리하고 예측한다. 어떤 아이들은 기발한 생각을 발표하기도 하고 어떤 아이들은 또래 아이들이 말하는 의견을 듣고 자신의 생각을 수정하기도 한다. 결과보다 과정에서 생기는 오류나 시행착오를 통해 답을 찾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이 과학 하는 일이다. 그런데 미리 배운 아이들은 결과가 뻔한 내용이니 실험에 참여하려하지도 않는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선행학습이라는 명목으로 점수를 높이기 위해 실험도 없이 과학적 지식을 집어넣었다고 해봐라. 수업시간 실험이 이루어지겠는가? 교과서에 나온 산과 염기에 대한 학습단원은 산과 염기라는 자료를 통해 과학 하는 능력을 배우는 것이 아닌가? 아이들은 호기심을 바탕으로 실험을 설계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이 과정에서 새로운 지식을 찾고 성취의 보람을 얻는 것이다. 가르쳐서 얻는 지식이 아니라 실험과 탐구를 통해 얻는 지식 습득 과정이 중요하다. 선행학습을 받은 아이들은 눈빛부터 틀리다. 호기심이 사라진 흐릿한 눈동자, 아이들의 시선은 선생님을 향하고 있지 않다. ‘넌 떠들어라.다 알고 있다. 재미없다. 난 차라리 영어단어나 하나 더 외우자.’ 교사의 말을 듣지 않는다. 이런 아이들이 교실에 한둘 있으면 열심히 듣는 아이들도 불안해하여 금세 두세 명으로 확산된다. ‘공부 잘 하는 아이 축에 끼려면나도 선행학습 해야 돼.’ 교실 분위기를 망치는데 일조한다. 호기심을 망치는 교육, 그것의 맨 위에는 대학입시가 있다. 호기심은 학습의 발화점이고 불쏘시개다. 호기심 충만한 아이들은 선생님의 말에 재미를 느낀다. 배워야 하겠다는 열정도 강하다. 과학의 시작, 공부의 시작, 그것은 호기심을 찾는 일이 아닐까?
새벽에 일어나면 생각이 잘 떠오른다. 그 중의 하나가 ‘학이시습지면 불역열호아’였다.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공자께서 터득하신 말씀이다. 배우고 익히는 것이 기쁨이다. 교육이 만병통치약임을 가르쳐 주었다. 요즘은 겉으로는 멀쩡한데 정신병을 앓는 사람이 참 많다. 이들에게 치료약은 교육이다. 배우고 익힘이다. 정신병을 앓고 있는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기쁨이 없고 즐거움이 없다. 불안과 근심 걱정이 많다. 잠이 오지 않는다. 늘 비관적인 생각만 한다. 부정적인 생각이 자신을 지배한다. 이들에게 특효약은 배우고 익힘이다. 즉 학문이다. 그런데 왜 학문을 하지 않는가? 학문은 힘들기 때문이다. 학문은 역류하는 배가 같다. 배가 물이 흘러내리는 반대 방향으로 저어가려면 얼마나 힘이 드나? 땀을 흘리고 반복해서 노력해야 조금씩 진도가 나간다. 그러다가 조금만 멈추면 그만 후퇴한다. 배우고 다 잊어버리고 익힌 것 다 사라진다. 그래서 공자께서도 ‘때때로’를 강조하셨다. 반복을 강조하셨다. 이렇게 배움이 힘드니 기쁘고 즐겁고 희열을 줌에도 불구하고 쉽게 다가가지 않는다. 선생님들이 건강을 유지하는 이유는 배우고 익히는 일을 자주 하기 때문이다. 이 일을 반복하기 때문에 어느 직업에 종사하는 이보다 건강하게 산다. 건강의 비결은 배움이다. 건강의 비결은 익힘이다. 건강의 비결은 교육이다. 건강의 비결은 반복이다. 건강의 비결은 어려움을 피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있다. 학문은 등산하는 것과 같다. 요즘 봄철이라 등산하는 이들이 많다. 꽃도 보고 새순도 보고 싱그러움을 맛보기 위해 산을 오르고 내린다. 등산하는 것이 쉽지 않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목적지까지, 정상에까지 오르는 이는 잘 없다. 중도에 포기한다. 힘이 들기 때문이다. 쉬다가 올라가지, 하면서 포기하고, 밑에서 정상을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하지, 하면서 포기한다. 학문을 이루는 것이 정말 어렵다. 하지만 끝까지 정상을 오른 사람은 쾌감을 누린다. 먼 곳을 바라다보는 망원경과 같은 눈을 가지게 되고 가까운 곳을 쳐다보는 현미경 같은 눈도 가지게 된다. 자기 마음을 내다보는 내면적인 눈도 가지게 된다. 시원한 바람을 만나게 되고 더러운 노폐물을 땀으로 내보내면서 기쁨을 누리게 된다. 산의 나무들이 품어내는 음이온을 마시면서 즐거움에 젖기도 한다. 이렇게 배움은 힘이 들지만 반드시 기쁨이 있다. 쾌감이 있다. 즐거움이 있다. 행복이 있다. 그래서 선생님은 배워야 하고 또 익혀야 한다. 그게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學然後에 知不足이요, 敎然後에 知困이라 (학연후에 지부족이요, 교연후에 지곤이라) 이 말은 가르치고 배우면서 함께 성장한다는 뜻이다. 배우고 나면 부족함을 알고 가르치고 나면 또 부족함을 깨닫게 된다. 그러니 반복해서 배우고 가르치고 한다. 즉 교학상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즐겨 쓰는 말 중의 하나가 교학상장이다. 배우고 가르치면서 함께 성장하면 꿩 먹고 알 먹고 식이다. 도랑 치고 가재 잡는 격이다. 내가 배움으로 실력이 늘어가니 좋고 학생들이 배운 것을 가르침으로 학생들의 실력이 늘어가니 좋다. 누이 좋고 매부 좋다. 늙어도 책을 가까이 하면 마음이 즐겁다. 그것 또한 60을 넘어서면 알 수 있다. 배워서 치매 방지되어 좋고 시간 낭비하지 않아서 좋고, 잡념을 물리칠 수 있으니 좋고, 망상을 물리칠 수 있으니 좋다. 책으로 배우기 싫으면 자연에게서 배워도 괜찮다. 자연은 모든 선생님 중의 선생님이다. 벚꽃을 보라. 요즘은 겸손을 가르친다. 그것도 싫으면 다른 사람에게서 배우면 된다. 모든 교직원이 나의 스승이고 나의 지도자이다. 그 잘 나가던 벚꽃 녀석이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오늘 아침 읽은 글 중에 ‘인생의 세 가지 불행’이라는 글이 와 닿았다. 송나라 ‘정이’ 학자가 하신 말씀인데, 어린 시절 너무 빨리 과거에 급제하는 것이 오히려 불행이 될 수 있다고 하였다. 일찍 출세하면 교만해지기 때문이다. 벚꽃이 그렇다. 일찍 출세한 꽃이다.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꽃이다. 그런데 벌써 빛을 잃고 있다. 두 번째 불행은 부모를 너무 잘 만나는 것이라고 한다. 부모형제를 잘 만나는 것이 행복이기도 하지만 게으름을 생산하기 때문에 오히려 불행해질 수 있음을 경고하는 있는 말이다. 또 세 번째 불행은 뛰어난 재주와 문장력을 가진 것이 인생의 불행을 가져올 수 있다고 하였다. 재주가 출중하고 문장이 좋으면 그 재주와 능력을 믿고 안일함에 빠지고 노력을 게을리 하게 된다. 못 배우고, 병약하고,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것이 나의 가장 큰 행복이라고 말한 이도 있다. 일리가 있다. 처음보다 끝이 좋아야 하고, 처음보다 나중이 나아져야 한다. 잘 나가다 끝에 가서 망하면 부끄럽다. 처음보다 갈수록 후퇴하면 그것 또 창피하다. 배우고 또 배우는 일에, 익히고 또 익히는 일에 손을 놓으면 행복이 도망간다. 건강도 달아난다. 學而時習之면 不亦說乎아라.
지금 학교는 많은 어려움에 처하여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학교 부적응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최근 보도가 이를 설명해 주고 있다. 이들은 훗날 사회에 부적응하게 될 확률이 매우 높아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춘기의 위기가 평생 위기로, 사회 부적응 성인이 늘어날수록 이에 대한 사회가 부담할비용은 천문학적이 될 것이다. 증가하는 가정붕괴가 교실 붕괴로 이어지고, 더 나가서 사회붕괴로 이어질 수도 있다. 아마 위기 학생 문제는 한국의 미래를 어둡게 만드는 가장 큰 문제가 될 것이며, 이게 우리 모두가 현재 직면해야 할 가장 불편한 진실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러한 혼란기에서 교육에 대한 실망은 곧바로 교육자에 대한 실망으로 이어지게 될 가능성도 있다. 교육 품질에 대한 사회적 기대는 높아만 가고, 교육 현장은 공유점을 찾지 못한채 점차 피폐해져 가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 나라에 남아 있던 전통인 교사의 권위는 급격히 추락하고, 스승이란 단어가 점차 어색해지고 고귀한 의미가 더 퇴색되어 가는 느낌은 나만의 생각은 아닌 것 같다. 그러나 교육의 궁극적 목적은 희망이다. 학생들이 교육을 받으려 학교에 오는 이유는 선생님을 통하여 희망을 얻고자 하는 것이 아닐런지! 그러나 만약 선생님이 스트레스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절망에 빠져 있다면 학생들은 선생님으로부터 얻을 것이 없게 된다. 따라서 아이들도 떠나게 되고 절망하는 교육자가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이러한 뜻에서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교육 현실에 실망하고 절망하더라도 우리 교육자는 절망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희망의 원천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며, 교사는 학생들에게 희망을 베풀 수 있어야 희망이 보인다. 지금 한국에는 수많은 교육 혁신 방안들이 시도되고 있고 교육정책이 쏟아져 나온다. 최근의 자유학기제, 선행학습 금지법도 이런 맥락에서 이다. 이들의 성패를 가름하는 기준이나 만약 교육 혁신 방안이 교사들을 더 큰 절망의 도가니로 몰아넣는다면 결국 실패할 것이다. 혁신은 반드시 교사들에게 희망을 주는 결과로 이어져야 교육자는 학생들에게 베풀 것이 생기기 때문이다. 학생은 교사로부터 스승을 만나기를 기대한다. 혁신의 결과는 교사가 학생의 눈에 스승으로 비추어질 수 있도록 해야 성공한다. 학생이 따르고 존경할 수 있는 스승의 모습을 교사가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만이 학생도 살고, 교사도 살고, 우리 사회도 살게 된다. 그래서 관리자들은 교사를 돕고, 지역사회는 학교를 도와야 한다. 우리가 오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면 하루 빨리 교육의 기본인 교사 제자리 찾기로 되돌아가도록 협력을 하여야 한다. 첫째, 교육자의 모습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애초에 왜 교육자가 되었는가를 말해주는 ‘교육자의 본래 모습’이 있고, 우리가 모두 되고 싶은 ‘유능한 교육자의 모습’이 있다. 선자는 순수했던 지난 날을 기억해내서 교육자의 그 참된 모습을 되살리고, 후자는 미래에 도달하고 싶은 행복하고 성공적인 모습을 그리는 작업이다. 둘째, 우리는 학생의 모습을 알아야 한다. 우리의 대상이 누구인가를 좀 더 정확하고 명확하게 살펴서 ‘학생의 현재 모습’을 파악하고, 우리가 그들을 어떻게 변화시키고자 하는지를 ‘글로벌 인재의 모습’에 구체적으로 담아내야 한다. 선자는 학생에 대한 우리의 잘못된 인식과 선입견을 버리고 그들의 있는 모습 그대로 볼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작업이고, 후자는 우리가 하는 일이 헛되이지 않도록 확고한 방향을 잡아주는 북두칠성에 시선을 옮기는 작업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소중한 것을 추구해야 한다. 말은 쉽지만 참으로 실천하기 어려운 인생의 기본이다. 무엇이 진정으로 소중한지 깨달음을 얻지 못해서, 알면서도 욕심에 눈이 멀어서, 절망감에 힘을 내지 못해서… 이유는쉽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소중한 것을 진심으로 받아드리는 순간 우리는 새로워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진심. 말 그대로 진실된 마음. 모든 게 마음 먹기에 달렸다. 문제는 마음의 문을 열고 세 가지 기본을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학생들을 마음으로 다가가서, 우리의 진심을 베풀어 실천하는 일이다.
"선생님, 학교 교직원이 아동 학대 사실을 알고도 신고하지 않으면 과태료가 500만원입니다. 이런 사실을 선생님들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얼마 전 아동보호 전문기관에 근무하는 분을 만난 적이 있다.그 분과 대화 도중에 나온 말이다. 아동 학대는 범죄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이 범죄라는 사실을 모른다. 내 자식 내 맘대로 하는데 타인이나 국가가 간섭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관계 법령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별법' 10조를 보니 두 가지 항목이 나온다. ① 누구든지 아동학대범죄를 알게 된 경우나 그 의심이 있는 경우에는 아동보호전문기관 또는 수사기관에 신고할 수 있다. ②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해당하는 사람이 직무를 수행하면서 아동학대범죄를 알게 된 경우나 그 의심이 있는 경우에는 아동보호전문기관 또는 수사기관에 신고하여야 한다. 우리 교직원들은법조문을 잘 모른다. 법 없이도, 법을 몰라도 타인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살 수 있을 정도로 양심껏 살아온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현대는 법령의 시대인데 교육관계법령도 법전을 펴보아야 알 지 몇 조 몇 항에 무엇이 있는지 잘 모른다. 아동학대! 우리는 언론에 크게 보도되고서야 그 심각성을 깨닫는다.살인을 하거나 죽음에 이르기까지 학대를 한 계모를 질타한다. '그게 사람이냐고? 사람의 탈을 쓰고 어찌 짐승 같은 짓을 하냐고?' 그들은 보통 사람이면 저지를 수 없는 아동학대를 하여 지탄을 받는다. 작년 울산 계모 아동학대 사건으로 국민들 분노가 들끓었다. 그런데 이번엔 칠곡에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똑 같이 아동이 죽었는데 울산을 살인죄를 적용하고 칠곡은 상해치사를 적용하여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동 학대는 범죄다. 계모뿐 아니라 친부모가 학대를 하여도 마찬가지다. 게모, 계부가자식을 학대하면 이런 생각을 해본다. 자기 피는 섞이지 않았지만 사랑하는 배우자의 피는 섞였을 터인데, 배우자를 생각한다면 그렇게 모질게 대할 수 있을까? 혹시 뇌세포에 이상이 와서 그런 짓을 하는 것은 아닐까? 서구 입양아 키우는 사람들 반만 본받아도 그런 일은 없을 텐데. 그들은 부모와 전혀 관계없는 아동을, 또는 해외아동을 자식으로 받아들여 헌신적으로 키운다. 그리하여 훌륭한 사회인으로 자라게 한다. 자식들도 친부모처럼 따른다. 자식에 대한 인식과 문화적 배경의 차이도 있겠지만 우리도 그럴 수는 없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아동학대 발생 현황을 보면 지난 10년간 아동학대 신고 및 학대판정은 3배 이상으로증가(학대판정 2001년 2,105건 →2012년 6,403건)하고 사망사건 등 학대 피해 정도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나타났다. 이혼, 경제적 이유 등에 따른 가정해체로 방임, 유기, 신체학대 등이 증가한 것이다. 통계를 자세히 살펴보면 계모나 계부학대보다 친부모 학대가 더 많다. 2012년 통계를 보면 총 6,403건 중 부모에 의한 학대가 5,370건으로 83.9%를 차지한다. 동거인의경우는 75건으로 1.2%에 해당한다. 우리는 친권을 중시하는 문화적 풍토에 의해 대부분 가정에서 부모에 의해 학대가 일어난다. 전문기관에서는 아동학대 발생의주요원인을 분석하였다. 보호자의 양육기술 미숙(30.7%), 사회 경제적 스트레스(22.8%), 가족간 갈등(10.3%) 순으로 나타났다. 우리는 부모가 될 준비를 갖추지 않고 부모가 되었다. 그러니 시행착오의 연속이다. 자식의 욕구보다는 부모의 욕구에 맞추려 한다. 자식을 부모의 소유물로 안다. 이번 계모 아동 학대 사건을 보고 부모되기 공부가 필요함을 절실히 느낀다. 학교 교육과정에도 이런 것은 없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국가도 여기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부모되기 공부는 개인의 책임으로떠넘기고 있다. 아동, 부모에 대한 아동 인권 교육이 필요하다.아동학대 심각성에 대한 국민 의식 개선 홍보를 통한 예방 및 재발 방지 강화가 절실하다. 신고 의무자 교육도 필요하다. 그러면 조기에 발견하고 신속하게 대응체계를 구축할 수 있디. 이제 교사의 임무우선 순위가 바뀔지도 모른다. 첫째가 학부모와의 소통. 둘째, 아동을 사랑으로 대하기. 셋째가 교육.
맨발의 여학생들이 돌길을 지나 진흙탕 길을 걸으며 고통의 아우성을 지른다. 10일 오전 봄볕이 따뜻하게 내리쬐는 전북 정주고(교장 강진갑) 교정이 여학생들의 비명으로 가득한 이유. 바로 신발 없이 생활하는 아프리카 아이들의 현실을 체험하고 그들을 돕는데 마음을 모으는 행사가 열렸기 때문이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정주고 신발 없는 하루’ 행사는 600여 명의 전교생 중 380여 명의 신청자가 몰려 성황을 이뤘다. 교복 차림의 학생, 체육복을 걷어 올린 학생 등 제각각의 모습이지만 맨발로 하루를 지내며 아프리카 친구들의 삶을 직접 느끼겠다는 마음은 똑같다. 지난해 이 행사를 기획했던 김아롬(3학년) 학생은 “진로탐색을 하다가 우연히 T사의 신발 기부 이벤트를 알게 됐고 학창시절 의미 있는 일을 생각하다 친구들과 함께 맨발 체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제1회 ‘정주고 신발 없는 하루’는 2학년 한 학급에서만 진행됐다. 김 양의 아이디어가 담임선생님의 배려를 얻어냈고 학급 친구들과 운동장을 걷는 것으로 조촐히 시작됐다. 그러나 올해는 당시 참여하지 못했던 다른 반 학생들의 요청이 이어졌고 전진영 교사의 적극적인 추진이 더해져 규모가 제법 커진 행사가 됐다. 앞으로는 정주고만의 뜻깊은 전통이 되어갈 분위기다. 올해 ‘신발 없는 하루’ 행사는 김양의 조언을 받아 후배 안주해(2학년) 학생이 친구들과 합심해 준비했다. 학생들의 참여는 뜨거웠다. 인솔자를 따라 운동장을 돌고 주저 없이 돌과 흙을 밟으며 주어진 환경의 중요성을 깨달은 학생들은 아프리카 친구들에게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도 적고 주머니 속 동전 하나라도 돕겠다는 마음에 모금함으로 향했다. 행사에 처음 참여했다는 1학년 안성정 학생은 “돌도 밟고 흙도 밟으며 우리가 얼마나 행복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지 깨닫게 됐다”며 “앞으로 익숙한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생길 거 같다”고 말했다. 전진영 교사는 “학생들이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자발적으로 기획한 행사가 확대돼 학교의 축제처럼 된 것 같아 우리 아이들이 자랑스럽다”며 “5월에는 특색사업을 벌여 기금을 마련해 아프리카 학생들에게 보내는 기획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스로 기획하고 준비하는 정주고 학생들. 배려와 나눔을 통해 인성을 키워가는 그들의 웃음이 만연한 봄꽃만큼 아름다웠다.
교총, 초·중·고 교원 설문 일선 교원의 10명 중 8명은 교육부의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규제에 관한 특별법’(이하 선행학습금지법) 시행이 아직 시기상조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교총이 8∼9일 교육부의 선행학습금지법 시행령안 입법예고를 앞두고 초·중·고 교원 2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교원 87.5%가 ‘2학기 시행에 따른 이해와 준비가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이에 반해 ‘이해와 준비가 충분하다’는 답변은 10.4%에 불과했다.그래픽 참조 교총은 응답에 대해 “정부가 제도 시행과정에서 학교급별, 지역별로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는 제도의 역효과에 대한 대비와 현장의 어려움 해소를 위한 매뉴얼 등 정확한 지침을 내릴 필요가 있음을 방증한다”고 풀이했다. 교원들은 제도 시행과정에서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고교가 가장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으며(61.1%), 수능대비 고3학생을 위한 대안으로 ▲학년단위 편성 허용(36.3%), ▲고3은 선행학습법 적용대상에서 배제(29.8%), ▲학기당 이수과목 수 8개 이내를 10개 내외로 편성 허용(18.9%), ▲학기 중 시수 변경(5.9%)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학교현장 안착 및 입법취지를 살리기 위해 가장 필요한 대책으로는 ‘대입 및 고입 등 입시문제의 출제범위와 관리·감독 엄격 관리’(30.3%)와 ‘예산 및 인력 확대 등 학교현장 지원 강화(29.8%)에 이어 ‘학원규제 강화’(28.3%), ‘교육과정 난이도 완화’(9.4%) 순이었다. 학부모 사교육비 부담완화의 효과성을 묻는 질문에는 51.24%가 ‘그렇다’, 48.26%가 ‘그렇지 않다’고 답해 이견이 팽팽했다. 교총은 “사교육과 선행학습 유발 원인에 대한 근본 처방 없이 규제만으로 선행학습을 제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교육부는 기계적으로 시행령만 마련해 학교 현장에 제시할 게 아니라 시행에 따라 현장이 어떻게 작동할지, 애로는 무엇인지를 시뮬레이션 해 어려움은 지원하고 잘못된 것은 바로잡는 후속조치를 치밀히 해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매주 모여 연습·연말 정기공연 학생 기타 동아리도 직접 지도 게임중독 아이…통기타에 몰입 사제지간 돈독하게 해준 매개 정보 공유·결혼식 축가도 나서 “기타 잡으면 잡념 사라져 위안” 7일 오후 7시 강원 태봉초. 매주 월요일은 원주지역 교사 통기타동호회 ‘통함’의 정기 연습일이다. 어둑어둑 텅 빈 교정이 통기타 소리로 가득 찼다. 이날의 연습곡은 버스커버스커의 ‘정말로 사랑한다면’. 10여 명의 교사들이 서로 코드를 맞추면서 연습을 시작하자 통기타 특유의 깊이 있고 따스한 음색이 4월의 밤공기를 포근하게 적셨다. “정말로 사랑한담 기다려주세요/사랑한단 그 말들도/당신의 행동 하나 진심만을 원하죠/정말로 사랑한담 기다려주세요/그댈 위해 참아줘요” 문현영 일산초 교사가 기타와 피아노, 드럼 반주에 맞춰 노래를 더하자 어느새 음악실이 활기를 띠었다. ‘통함’ 소속 교사들은 이렇게 매주 월요일이 되면 오후 6시 즈음 모여 연습했던 곡을 공유하고 노하우를 나누며 9시가 넘도록 시간가는 줄 모르고 기타 삼매경에 빠진다. 연습곡은 회원들과의 논의를 통해 정해지며 한 곡당 한 달 정도 연습기간을 갖는다. 저녁을 배달시켜 먹고 담소를 나눈 후 개인연습을 하기도 하고 연습중인 곡을 잘 아는 회원에게 강습 받는 등 정기연습은 이처럼 정해진 틀 없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진행 된다. ‘통함’은 춘천교대 통기타동아리 ‘한울림’ 출신인 이두혁(구곡초), 문현영(일산초), 곽대근(태봉초) 교사가 주축이 돼 2010년 결성된 됐다. 통기타연습은 물론 연말 공연, 기타 활용 수업연구 등의 활동을 하고 있으며 학생들을 대상으로 통기타 동아리를 만들어 지도하는 교사들도 있다. 문현영 일산초 교사는 “통기타 동아리가 사제 간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해준 매개가 됐다”고 밝혔다. 현재 활발히 운영되고 있는 원주지역 학생 기타동아리는 일산초의 ‘푸른꿈소리’, 태봉초의 ‘태봉어쿠스틱’으로 4~6학년이 대상이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대중가요의 기타 주법이나 코드를 가르치기도 하고 졸업식이나 정기공연 때에는 실력을 뽐낼 기회도 제공한다. 문 교사는 “담임이 직접 운영하는 동아리는 방과 후 교실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과 정서적으로 교감하면서 함께 노래하고 즐기는 과정에서 악기 자체에 흥미를 갖는 계기를 마련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얼마 전 동부프로미 농구단 개막식에 초청 받아 아이들과 함께 애국가를 연주하기도 했고, 원주 연세대에 소풍을 떠나 기타도 치고 캠퍼스 구경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몇 년 전부터 ‘슈퍼스타K’, ‘K-POP스타’ 등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학생들 사이에서 통기타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어요. 남학생들의 관심이 좀 더 높은 편인데, 게임밖에 몰랐던 아이들이 기타에 빠져 하루 3~4시간 씩 연습 할 정도로 몰입하는 모습을 보면서 놀랍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했어요. 교과서에 수록된 곡이나 동요도 골고루 다루니 정서 순화에도 도움 되고요.(문현영)” 2년 째 동호회를 이끌고 있는 이두혁 회장은 “회원들이 주로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까지 젊은 교사들이기 때문에 학교에서 맡는 업무도 비슷하다”며 “기타로 모이기는 했지만 동호회는 정보를 교환하고 노하우를 나누는 교육의 장(場)으로서의 역할도 크다”고 강조했다. “우리 동호회에도 정보 업무를 받은 교사가 3명, 학교폭력을 담당한 교사가 2명 있어요. 방금 전에도 서로 ‘컴퓨터실 계약을 어떻게 했느냐’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더라고요. 전임 교사보다는 친한 동호회 친구에게 도움 받는 것이 훨씬 편한 거죠.(이두혁)” 최근에는 동아리 내에서 회원이 결혼하는 경우 팀을 만들어 축가 공연을 해주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으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두 명의 회원이 결혼하면서부터였다. 축가를 맡은 팀은 연습을 위해 여러 번 모이면서 더 친해지고, 받는 입장에서도 진심으로 축하받는 기분이 들어 모두에게 즐거운 경험이 됐다. 이 회장은 “지난해 9월 제 결혼식에서는 스윗소로우의 ‘좋겠다’를 공연해줬다”면서 “처음엔 부담을 주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도 있었는데 지나고 보니 좋은 추억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5년 전 동호회에 가입해 초창기부터 활동해온 민수연 교동초 교사는 “기타를 교육에 활용하려는 목적으로 가입했는데 지금은 기타 자체를 사랑하게 됐다”며 “학교에서 힘든 일이 있을 때 기타를 치면 잡념이 사라지고 스트레스가 풀려 위안을 받는다”고 말했다. 가입한 지 1년 된 김은혜 남원주초 교사는 동호회에서 처음 기타를 접했다. 그는 “취향이 비슷하다는 것, 같은 교직에 있다는 것 자체가 끈이 돼 서로 잘 통한다”며 “가끔 교실에서 기타연습을 하면 아이들이 관심을 보이며 소통할 거리가 늘어나 만족스럽게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함’에 관심 있는 교사들은 인터넷 카페 ‘통기타와 함께하는 즐거운 교실’(club.cyworld.com/edu-acustic)에 방문하면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니혼대(日本大) 학생 A씨(21)는 함께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친구와 함께 취업 희망 기업의 채용설명회 소식을 들었다. 오전 11시 정각, 온라인 참가신청 접수가 시작되자마자 사전에 등록한 이름과 대학명을 확인하고 신청 버튼을 눌렀다. 그러나 스마트폰 채용 페이지가 열리는 순간 그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화면에는 모든 설명회 일정의 신청이 마감됐다고 떴기 때문이다. 취업 인기 순위 상위권 대기업들의 채용설명회가 접수 몇 분 만에 마감되는 일은 흔히 있어 왔지만 이번에는 너무 빠른 게 아닌가 생각됐다. 그는 이상하리만큼 신청이 빨리 마감됐다는 생각에 같은 회사 설명회 참가신청을 한 조치대(上智大)의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놀라운 대답이 돌아왔다. “아직 신청이 마감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친구의 말에 A씨는 충격을 받았다. 말로만 듣던 기업 채용의 ‘대학 서열화’라는 강한 의구심도 들었다. 학벌로 소위 ‘필터링’ 당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일본에서 ‘학력 필터’로 불리는 이 같은 행위는 채용 설명회 참가 등에서 기업이 대학을 서열화 시켜 차별화하는 행태다. 해당 기업 홍보 담당자는 “우리 기업의 채용은 출신대학과는 무관하다”며 “신청마감이 된 것은 접수 시스템의 문제”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채용관계자들은 많은 기업에서 ‘대학 서열화’에 따라 채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국내에도 채용 관련 저서로 알려진 취업·채용 컨설턴트 츠네미 요헤이(常見陽平)는 기업들이 실제로 이런 학벌 필터를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설명회 정원이 100명이면 80명 정도는 도쿄대 등 상위권 대학에 배정하고 나머지 20명 정도를 다른 대학에 배정한다. 명문대생이 아닌 학생들은 신청하고 싶어도 항상 좌석이 없다는 이유로 거부당한다는 것이다. 인사채용전문 연구소인 리크루트 웍스의 특별고문 에비하라 츠기오(海老原嗣生)는 “설명회 안내 메일 발송 시기부터 이미 대학 서열에 따른 차별이 이뤄진다”며 “때로는 별도의 설명회 안내 없이 특정대학에만 연락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기업이 출신대학을 채용 근거로 삼는 것은 최근의 일이 아니다. 사회적 파장과 회사 이미지를 고려해 그동안 쉬쉬하고 있을 뿐이었다. 1990년대 후반부터 ‘마이나비’, ‘리쿠나비’ 등의 구직정보 사이트가 등장하면서 직원 채용에서 학벌 활용이 노골화됐다. 누구라도 간단한 사이트 접속만 거치면 원하는 기업에 지원할 수 있게 돼 인기 기업에는 수만 명의 지원자가 몰려들었고, 기업은 채용 전형의 수고를 덜기 위해 학력 필터를 사용하게 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가쿠슈인대 3학년생인 B씨는 “같은 설명회와 세미나에 참석한 릿쿄대 친구에게는 채용담당자의 연락이 오는데 자신에게는 오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처럼 대학서열화로 차별받는 학생들 사이에는 불만과 열등감이 만연해 있다. 기업의 채용을 지원하는 도쿄 소재 벤처기업 토라이후(トライフ)는 특정 분야의 인재를 구인하고 있는 기업을 위해 상위권대학 출신 학생만을 소개하고 있다고 한다. 이 회사에는 도쿄대, 교토대, 와세다대, 오사카대, 고베대 등 이른바 명문대생 약 6000명이 등록돼 있다. 보통 8~9월경부터 채용을 의뢰하는 기업체에서 어떤 대학의 학생을 원하는지 연락이 ‘채용의뢰서’ 형식의 연락이 온다. 기업은 이런 방식으로 등록된 학생 중 원하는 학생을 골라 설명회에 참가시키게 되며 이 구직 사이트는 기업으로부터 소개 수수료까지 받는다. 기업이 특정 조건의 학생을 요구할 경우 수수료는 더 올라간다. 각 기업 채용담당자들은 열심히 공부해 명문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은 채용 후에도 능력을 발휘해 회사에 공헌할 가능성이 크며, 이에 따라 효율성을 생각하면 대학 서열화에 의한 채용방식이 합리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학력 필터’ 등을 활용한 채용방식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기업이 특정대학만을 대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채용하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채용정보가 많은 구직자에게는 공개되지 않아 원천적으로 취업기회를 잃게 되는 불평등 등으로 심각한 사회문제가 야기된다는 것이다. 기업 중에는 학력보다 개인이 가진 능력과 특기, 도전정신 등을 채용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 경우도 있다. 학력만을 중시해 인재를 선발하는 것보다 구직자가 가진 다양한 능력과 인성을 고려한 기업이 글로벌시대에 적극 대응하고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높아지고 있다.
소금(小芩)·싱잉보울 활용한 힐링 메마른 학생들 마음에 ‘감성 쉼표’ “산모퉁이 바로 돌아 송학사 있거늘/무얼 그리 갈래갈래 깊은 산 속 헤매냐/밤벌레의 울음 계곡 별빛 곱게 내려앉나니/그리운 맘 님에게로 어서 달려가 보세/밤벌레의 울음 계곡 별빛 곱게 내려앉나니/그리운 맘 님에게로 어서 달려가 보세/어서 달려가 보세”(송학사 中) 1978년 도포를 입고 삿갓을 쓴 채 돌연 브라운관에 나타나 ‘망부석’과 ‘송학사’를 히트시킨 가수 김태곤. 7080세대라면 누구나 기억할 법한 이름이다. 데뷔 이후 줄곧 ‘힐링 음악’으로 대중에게 위안을 준 그가 이번에는 인성교육에도 발 벗고 나섰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 서울 지부 인성계발음악위원장을 맡으면서부터다. 김 위원장은 “입시와 경쟁에 지친 학생들에게 명상음악을 통해 행복은 늘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의 노래 ‘송학사’의 가사처럼 “도달하고 싶은 곳, 즉 ‘행복’은 산 넘어 멀리에 있지 않고 산모퉁이 돌자마자 가까이에 있으며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것이다. “요즘 학생들 참 바쁘죠.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늘 불안하고 초조해합니다. 이런 학생들에게 명상음악을 들려줍시다. 편안한 정서 상태에 있을 때 우리 뇌에서는 알파파가 나옵니다. 새소리, 바람소리, 시냇물 소리 등 자연의 소리를 들을 때 특히 잘 나오죠. 도파민, 엔도르핀 같은 신경전달물질도 분비되고요.” 김 위원장은 1일 있었던 인터뷰 자리에 자신이 공연에 주로 사용하는 소금(小芩)과 풍경(風磬), 싱잉보울(singing bowl)을 가져와 직접 연주를 보여주기도 했다. 싱잉보울은 금속 그릇의 일종으로 막대기로 두드리거나 문지르는 방식으로 소리를 내는데 이때 발생하는 음파가 맥놀이를 이루면서 울림을 형성하는 악기다. 그는 “싱잉보울은 둥근 모양이고 열려있는 형태로 생겼기 때문에 자연에 가까운 소리를 낸다”며 “봄에 만물이 소생하는 것과 같은 이치로 듣는 사람에게 에너지와 생기를 불어넣어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이 예민한 것도 기운의 순환이 잘 이뤄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매일 앉은 자세로 공부만 하다 보니 신체활동도 부족한 탓이죠. 지난해 한국장학재단의 멘토링 프로그램인 ‘코멘토’로 활동하면서 종종 명상음악을 들려줬는데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는 학생들이 있었어요. 그동안 놓치고 있었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됐다는 거죠. 인성교육에는 이처럼 ‘감성’이 차지하는 부분이 상당히 큽니다.” 전국 초·중·고를 비롯해 각종 교육기관에서 명상음악 강연을 10년째 해오고 있는 김 위원장은 “서울인실련 인성계발음악위원장으로서 앞으로도 인성교육을 위한 음악 연구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엔 학생들을 위한 명상·힐링음악 앨범도 발매할 예정이다. “대나무는 매듭을 지으면서 성장합니다. 이 매듭은 더 곧게 성장하기 위한 ‘쉼표’이자 심한 비바람에도 부러지지 않는 유연함을 가져다주죠. 음악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학생들의 감성에도 ‘휴식’이 필요해요. 단 5분이라도 명상의 기회를 자주 마련해 줍시다. 분명 아이들의 인성에 중요한 ‘감성 쉼표’가 될 것입니다.”
본인의 의지만 있다면 거의 누구나 대학을 갈 수 있는 시대이다 보니 대학 입학보다 더 어렵고 중요한 것이 사회 진출이다. 하지만 대졸자가 급증한 반면 이들을 수용할 전문·관리직 숫자가 턱없이 부족한 것은 캐나다도 마찬가지다. 상황이 그렇다보니 대학졸업장을 갖고 고졸 또는 그 이하 학력이 지원하는 일자리까지 찾아 헤매기 일쑤다. 최근 공개된 캐나다 통계청의 ‘25~34세 그룹 대졸자 취업현황’을 살펴봐도 현장과 동떨어진 학력과잉문제를 확연히 엿볼 수 있다. 2011년 현재 남녀 대졸자의 17.7%, 18.3%가 고졸 또는 그 이하 학력이 요구되는 직종에 종사하고 있다. 전문대 졸업자는 40.5%, 39.2%에 이른다. 이 자료에 따르면 대졸 학력과잉문제는 어제오늘의 이슈가 아니다. 20년 전인 1991년에도 상존한 문제다. 이때도 대졸로 고졸 이하 수준의 일을 하는 남녀 비율이 각각 17.8%, 39.0%, 전문대 학력수준 종사자는 남녀 공히 39.0%로 2011년과 별 차이가 없다. 당시에도 대졸 학력과잉 논란이 있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적어도 지금처럼 사회 문제로까지 비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무엇보다 젊은 층 취업자 중 대졸 비율이 채 20%도 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그 숫자가 미미했기 때문이다. 가령, 1991년도에는 25~34세 취업자 중 대졸자는 남자 33만8000명, 여자 31만8000명이었으나 2011년에는 각각 46만 명, 63만800명으로 급증했다. 특히, 취업자 중 여성 대졸자가 남성을 추월했을 뿐 아니라 그 비율이 거의 배에 달한다. 첨단 지식사회 가속화로 예전보다 더 많은 교육이 요구되고, 고등교육에 걸맞은 전문·관리직종이 많이 증가한 건 사실이지만 현재 학력과잉 문제의 주범은 일자리 수보다 월등히 늘어난 대졸자 양산이다. 그 결과, 캐나다 대졸자 및 재학생 상당수가 취업을 위해 고교 때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전문대로 유턴’하는 것이 시대 조류일 정도다. 대학, 대학원을 나와 전문·관리직에 진출하면 더 이상 바랄 게 없겠지만 돈벌이가 절실하면 부득불 차선책을 취할 수밖에 없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캐나다 취업 현장의 과잉학력 논란에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 중 하나는 ‘대졸 이민자’ 문제다. 25~34세 젊은 층이지만 연간 25만 명에 달하는 이민자의 상당수가 대졸자임을 감안하면 이들로 인한 통계 착시현상을 간과할 수 없다. 실제로 미국, 캐나다 외 외국 대학출신자들의 고졸 이하 학력 일자리 취업현황은 심각하다. 특히 여성 대졸 이민자의 경우, 캐나다 출신 또는 미국대학 출신 이민자보다 학력수준 이하 업종에 전전하는 비율이 배에 달한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소위 ‘캐나다 생활 이력 부족’을 빌미로 좀처럼 성인 이민자의 교육수준에 어울리는 일자리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캐나다 정부에서는 과거 교육과 경력 위주로 이민비자를 주던 방식에서 탈피해 선 캐나다 대학 이수 후 직장을 구한 젊은 층 위주로 방침을 바꿨을 정도다. 그래야 실질적으로 캐나다에서 필요한 인력을 수혈할 수 있고 또 이민자로 인한 사회적 부담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어떤 경우든 지금의 대학 학력과잉 문제를 일시에 해결할 방법은 없다. 대학교육이 21세기 신 의무교육으로 변질된 상황에서 수많은 대졸자를 다 수용할 수 있는 일자리는 그 어떤 나라에도 없기 때문일 것이다. 불행히도 그 해결책은 정부나 학교당국이 아닌 오로지 학생·학부모 개인책임으로 귀결되는 것이 아이러니다. 취업난 속에 각광받는 ‘STEM’ 전공 수많은 대졸자들이 취업에서 우위를 점할 수 없게 되면서 최근에는 희소성이 있는 남다른 전공을 찾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이 와중에 최근 캐나다에서 화두로 떠오른 것이 ‘STEM(스템)’, 바로 과학․기술․공학․수학 전공이다. 절대다수인 문과계열 전공보다 대학 졸업장에 걸맞은 취업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대통령까지 나서 STEM 교육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기도 하다. 2011년부터 한국에 도입된 융합인재교육(STEAM)의 원조로 우리나라에서는 이 STEM에 ‘Arts’가 추가됐다. 캐나다의 대학 전공학과 별 취업현황을 보면 왜 그토록 STEM을 외치는지 이유가 분명해진다. STEM 과목 전공자 중 고졸 이하 학력수준 업무에서 헤매는 비율은 대개 10% 전후다. 건축 및 수학 전공자가 9.1%(여 11.9%), 수학·컴퓨터 전공 9.3%(여 20.8%), 보건의료계열 전공자는 13.4%(여 8.8%)로 문과계열 전공자의 절반 이하다. 이에 반해 역사, 문학, 철학 같은 순수 인문학 전공자의 경우, 근 3분의 1(남 32.5%, 여 32.%)이 고졸 또는 그 이하 학력이면 충분한 일을 하고 있다. 문과 중 상대적으로 취업이 잘된다는 법학을 포함한 사회과학과 경영, 행정학 전공자도 별반 다르지 않아 각각 24.7%(여 23.8%) 및 21.7%(여 21.6%)가 고졸 학력 수준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 대법원은 지난 2월 ‘독일 학교의무교육법 위반행위는 미국법에 의해 보호될 수는 없다’며 독일에서 이주한 로마이케씨 가족의 교육망명 신청을 거부하는 판결을 내렸다. 독일 바덴뷰텐베르크 주에 살던 로마이케 가족은 지난 2008년 자녀의 학교교육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7000유로(약 1000만 원)의 벌금형을 받고 미국으로 이주·망명을 신청했다. 로마이케씨는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자신이 직접 가정에서 교육하길 원했으나 독일에서는 홈스쿨링이 허락되지 않았다. 아이들을 학교에 입학시키지 않은 데 대해 계속된 법적 제재와 청소년청 등 관공서의 압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국행을 결정했던 것이다. 독일은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고 가정에서 교육하는 홈스쿨링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1919년부터 학교교육의 의무를 법으로 규정하고 있고 위반 시에는 벌금형을 받게 된다. 계속해서 시정하지 않으면 징역형에 처해지기도 한다. 지난해 6월에는 헤센 주 지방법원이 홈스쿨링에 대해 다시 한 번 불허 판결을 내렸다. 부모는 벌금형을 받았다. 헤센 주 지방법원 판결에서 판사는 “학교는 단지 지식만을 배우는 곳이 아니라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고 경험하는 장소”라고 언급했다. 이처럼 관련 재판이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지만 아직 독일 내에서 홈스쿨링을 허락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그럼에도 독일에는 약 500여 명의 어린이가 불법적인 홈스쿨링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 종교적인 이유 때문으로 젝테(Sekte)로 불리는 사이비기독교단체에 소속돼 있는 경우가 많다. 홈스쿨링을 원하는 부모 대다수는 종교적인 이유를 갖고 있지만 드물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두 자녀를 홈스쿨링 방식으로 교육한 노이브론너 부부가 그 대표적 사례다. 이 부부는 수년 동안 이를 위해 학교의무교육법과 맞서 싸워 왔으나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독일을 떠나 스페인과 프랑스를 전전하며 자녀들을 키웠다. 노이브론너 부부는 독일제도권 교육을 반대하지는 않았지만 자녀들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홈스쿨링을 선택하게 된 경우다. 종교적 배경이 아닌 순수한 홈스쿨링의 사례이면서 학교교육 없이 부모에 의해 성공적인 교육이 가능하다는 예를 보여줬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교육계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지난 2013년 큰 아들 모리츠는 16세가 되면서 독일로 돌아와 정규학교에 입학했고 반년 만에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시험에 합격했다. 그러나 모리츠가 다녔던 브레멘 학교의 헬무트 슈니쳐 교장은 “모리츠의 경우는 예외적인 사례”라며 “이로 인해 홈스쿨링을 제도화하는 방안이 논의돼서는 안 된다”고 반대했다. 그는 또 “앞으로는 모리츠와 같은 예외 상황이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며 “독일의 학교의무교육법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리츠가 12세, 그 동생 토마스가 9세였던 2005년에 브레멘 법원은 정규학교를 거부하고 가정에서 아이들을 교육시킨 노이브론너 부부에게 두 아이들을 정규학교에 입학시키라는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당시 판결문에서 “학교를 무시한 채 가정에서만 이뤄지는 교육은 지식 전달과 아이들 개인 특성에 따른 교육방법을 선택하는 이점도 있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 공부하지 못해 사회성이 떨어지고 의지를 관철시키는 능력이 약화될 뿐만 아니라 책임감을 배울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고른 인격형성을 위한 교육은 당연히 학교와 연계해 이뤄지는 것이 정상”이라며 “타인과 어우러지지 못하는 교육은 그 목표를 이룰 수 없다”고 했다. 매번 홈스쿨링 관련 재판의 판결문에는 ‘이웃과 함께하지 못하는 최고는 인정하지 않겠다’는 독일사회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다.
교육부가 초등돌봄교실 1193개를 확대․설치해 학생 3만910명을 추가 수용하기로 했다. 이에 교총은 8일 논평을 내고 “교육부는 양적인 팽창보다 현재 운영 중인 돌봄교실의 문제점 해소 등 질 개선에 충실하라”고 촉구했다. 교총은 “돌봄교실 확대로 일선 학교가 시설, 운영, 인력 및 학생안전 관리에 고충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추가 설치로 학교현장의 어려움이 가중될 우려가 큰 만큼 초등돌봄교실 제도의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교총은 돌봄교실 운영으로 인한 현장의 어려움으로 ▲학교장과 교사의 업무부담 과중 및 수업전문성 약화 ▲안전 및 학습·생활지도를 책임질 인력 및 시설 부족 ▲야간 돌봄 학생 귀가 안전 ▲한 교실 적정인원 초과 ▲재정 미확보로 정책 지속에 대한 불확실성 증가 등을 지적했다. 이와 관련 교총은 지방자치단체에 ‘초등돌봄교실지원센터’ 또는 ‘거점센터’를 설치해 돌봄교실을 정착시키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센터를 중심으로 학교와 지역아동센터, 사회복지센터 등 인프라를 연계․구축하고 돌봄교실 질 관리와 운영을 종합적으로 지원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센터는 돌봄교사 확보 및 연수 실시, 돌봄 교실 프로그램 개발․보급, 운영 매뉴얼 제작 등도 담당하게 된다. 교총은 “학교는 근본적으로 교육활동을 목적으로 하는 곳”이라며 “그럼에도 밤 10시까지 운영되는 돌봄교실의 인력․시설 관리, 학생 안전 등의 책임이 학교장이나 담당교사에게 부과돼 많은 부담을 주고 있는 만큼 교육부가 이에 대한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장 승진 및 중임에서 부당하게 탈락한 교원들의 사례가 속출하는 가운데 한국교총이 이처럼 억울한 피해를 구제하기 위해 집단소송에 나선다. 교총은 이를 위해 14일부터 2주 간 교장 임용제청에서 부당하게 배제된 교원들을 대상으로 소송인단을 모집한다. 업무수행 중 과실, 관리 소홀 등의 사유로 징계를 받고 승진제한기간이 경과 했음에도 교장임용(초·중임) 제청에서 배제된 경우 소송인단으로 신청할 수 있다. 4대 비위(금품·향응수수, 학생폭행, 성폭행, 성적조작)로 인한 임용제청 배제는 신청 대상에서 제외된다. 교총은 접수된 내용을 바탕으로 소송인단 적합유무를 판단, 5월 중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교총이 처음으로 집단소송에까지 나선 것은 사안의 중대성 때문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9월 1일자 교장 승진 및 중임 심사부터 기존의 ‘승진제한기간’을 넘어선 ‘징계기록 말소’(강등 9년, 정직 7년, 견책 3년)라는 새 기준을 적용해 교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이선영 교총 교권본부장은 “교원들이 30년 가까이 준비해온 기대이익을 저버리고 사전에 충분한 고지와 관련 법령 개정 없이 교육부가 지침만으로 과도한 심사기준을 적용해 교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최후의 수단으로 집단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교총은 앞으로 부당한 교권침해에 대해서도 집단 소송을 준비해 ‘교권보호’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문의=교총 교권강화국 02-570-5613
이번 발표대회에서는 정상채 경기 운양고 교사가 ‘현장교육연구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특강했다. 제55회 전국현장교육연구대회 대통령상 수상자이면서 수많은 연구대회에 참가한 경력이 있는 정 교사는 이날 자신이 경험한 사례를 중심으로 노하우를 나눴다. 정 교사는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목 달기’”라고 강조했다. “심사위원들이 수백편의 출품작을 전부 꼼꼼히 살피기 어렵기 때문에 일단 제목에서 궁금증을 유발해 ‘읽어보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밝힌 연구주제 진술의 핵심은 ‘독립변인과 종속변인의 관계를 명확히 하라’는 것이다. ‘~을 실제 학습 활동에 적용해 ~한 효과를 거둔다’는 꼴이 기본적인 형태로 예를 들어 ‘가치판단의 신장을 위한 토의․토론 학습방법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잡았다면 이는 좋은 제목이 아니다. 독립변인 후에 종속변인을 진술해야하므로 이 제목은 ‘토의토론 학습방법을 통한 가치 판단력 신장에 관한 연구’로 앞 뒤 변인의 순서가 바뀌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 교사는 이날 강의 자료에 그동안 연구대회에 출품됐던 보고서 200여 편의 제목을 뽑아와 교사들과 함께 어떤 것이 1등급을 받을 만한 ‘좋은 제목’인지 가려내는 작업을 하기도 했다. ‘분과 선정을 신중히 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제목은 연구 도중 수정해도 상관없지만 분과는 한번 정하면 바꾸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무엇보다도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를 택해야 한다”며 “연구의 핵심은 ‘실천 활동’에 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손쉽게 적용하고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교사가 평소 관심과 열정이 있던 분야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강을 들은 김은조 서울 오봉초 교사는 “내년 연구대회에 도전해 볼 생각으로 참관했는데 자리가 부족한 것을 보고 연구 열정을 지닌 선생님들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에 자극을 받았다”며 “연구에 도움 될 만한 실질적인 노하우를 배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