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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또 다른 시련의 시작 개교 56년. 수많은 인재를 배출했으며 지역 명문고로 승승장구하던 우리 학교에 진한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7월 2일 공중파 방송에서 아침뉴스로 나오더니 이어 인터넷에 갑자기 '00고 살인사건'이란 제목으로 우리학교 비방관련 내용이 뜨기 시작했다. 다음(daum)의 아고라, 네이트의 판, 네이버의 블로그 사이트마다 조회수가 급증하더니 급기야 며칠만에 학교명이 순위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학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도 우리 학교를 비방하는 게시글이 하루에 200여건씩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동안 한 달에 겨우 한두 건 올라오던 게시 글이 200여건씩으로 늘어나 거의 접속이 마비될 지경이었다. 세상인심이란 참으로 야박해서 엊그제까지만 해도 명문이라며 추켜세우던 여론이 한 순간에 살인학교로 몰아가기 시작했다. '명문학교 좋아하시네. 사람 죽이는 게 명문이냐?' 대부분이 이런 음해성 글들이었다. 아무리 염량세태(炎凉世態)가 세상인심이라지만 정말 해도 해도 너무 했다. 심지어 학교가 중심이 되어 이번 사건을 은폐 조작했다는 입소문도 인터넷에 떠돌았다. 생전 처음 겪는 학생사망사건을 맞은 학교도 당황스럽긴 마찬가지였다. 제자를 살리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도 부족할 시간에 언제 어떻게 사건을 은폐하고 왜곡할 수 있다는 말인지……. 정말 어이가 없었다. 큰 사건에는 늘 악의적인 소문이 따라다니는 것이 세상의 이치라지만 이번 사건을 겪으며 다시 한번 유언비어의 무서움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한번은 사건이 일어나고 한 달여가 지나서 결재 받을 일이 있어 교장실을 찾았다. 교장선생님께서는 수척해진 얼굴을 한 채 이러다간 대인기피증에 걸릴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무슨 모임에만 나가면 사람들이 모두 학생 사망 사건에 관해서 묻는다고 했다. 물론 사람들이 위로삼아 건네는 말이겠지만 사건이 일어난 학교의 책임자로서 그런 질문은 정말 곤혹스러운 질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송과 힘겨운 재판 그리고 책임 추궁 사건은 시내에 있는 S경찰서 강력계로 넘어갔다. 중대한 사망사건이기에 엄정한 수사는 어쩌면 당연한 수순인지도 모른다. 피해자가 사망함에 따라 가해학생은 학교장 직권으로 즉시 등교가 정지되었다. 그 날부터 검경 합동으로 강도 높은 조사가 진행되었다. 우선 야간자율학습감독 교사와 학생간의 대질조사부터 시작해서 야간자율학습일지점검, 교실과 교무실과의 거리 측정, 근태 상황, 근무자 수칙 준수 여부 등등. 학교가 벌집을 쑤셔놓은 듯 정신이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가해자 측에서는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자 7월 19일을 기해 피해보상금으로 2000만원을 법원에 공탁했다. 이것이 피해 학생의 부모님을 격노하게 만들었고 그 격노의 화살은 가해학생의 부모와 학교로 직접 겨냥되었다. 이미 피해학생의 부모님은 이성을 잃은 듯했다. 그 무슨 말로도 진정이 되지 않았다. 사건은 이제 형사고소와 함께 민사로도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가해학생의 부모님과 더불어 학교법인과 야자감독교사에게도 거액의 피해 보상금이 청구되었다. 재판은 언제 끝날지도 모르게 오랫동안 진행되었고 그 사이 가해 학생과 그의 부모님, 학교 그리고 피해자의 부모님과 가족들 모두 점점 피폐해져 갔다. 단 한순간의 우연한 실수가 이처럼 모두를 황폐하게 만들고 말았다. 정말 끔찍했다. 아물어가는 상처, 그리고 희생을 딛고 피어나는 성숙 수기를 쓰는 지금, 비극의 그 사건이 일어난 지 꼭 1년하고도 100일이 지났다. 아직도 그 날의 충격과 안타까움이 생생하게 남아있고 또 법률적인 문제도 서서히 마무리되어가지만 그동안 많은 것이 변했다. 제일먼저 학교에 아담한 양호실이 만들어졌고 간호학과 출신인 양호선생님과 전직 경위로 퇴직한 경찰출신 아저씨가 학교지킴이로 채용되었다. 또 위급 상황 발생 시에 심장을 다시 뛰게 할 수 있는 자동제세동기도 양호실에 비치되었다. 학교 복도와 건물 구석구석에는 고성능 CCTV를 설치했다. 그리고 전교직원들은 대부분 '4분의 기적'이라는 CPR(심폐소생술)에 관련된 생명연수를 S소방서로부터 받았으며 선생님들을 위한 학교폭력예방에 관한 길라잡이연수를 이수했다. 또한 한 달에 한번 꼴로 전교생들을 대상으로 폭력예방 특강을 실시하고 있다. 아무리 사소한 육체적 장난일지라도 상대를 다치게 하거나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주지시킴으로써, 또 다시 이러한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차단하기 위함이다. 무엇보다도 갑작스레 소중한 친구를 잃고 공황상태에 빠졌을 당시 1학년 2반 학생들에 대해서는 외상후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심리 상담치료가 세심하게 병행되었다. 이제는 우리학교 구성원 모두, 생명의 소중함과 건강의 귀중함을 뼈저리게 느꼈다. 다만 너무 큰 희생과 대가를 치른 후에야 깨달은 것이어서 더욱 안타까운지도 모르겠다. 수기를 마치며… 전국에서 한 해 동안에만 약 10여명의 학생이 학교폭력으로 사망하고 직접 피해자는 32만1000명에 이른다고 한다(2012.11.17일자 조선일보).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사실 우리도 이런 비극이 발생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하지만 막상 이런 일을 당하고 보니 아이들이 있는 곳에는 언제든 사건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이번 우리의 사례가 일선 학교들에서 학교폭력을 예방하는데 조그마한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수성아, 네가 떠난 빈 교정에도 노란 은행잎은 여전히 피고 지고 선생님들의 마음에 데인 상처는 아직도 아물 줄을 모르는구나. 수성아, 먼 훗날 우리 다시 만날 그때까지 부디 천국에서나마 행복하길 빌게."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계획하는 시점에서 바쁜 일상에서 떠나 새로운 감을 잡기 위하여 해외여행 시도를 하였다. 하얀 눈이 쌓인 풍광 속에서 방학식을 마친 후라 홀가분한 마음으로30일 아침 7시 무안국제공항을 출발, 베트남 에어라인 전세기로 6일간의 베트남과 캄보디아 여행길에 올랐다. 여행은 다른 말로 관광이라는 말인데 이는 주역에서 유래된 것이다. 본래의 말은 다른 나라의 빛을 본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자신이 둘려 쌓인 생활 환경을 떠나 새로운 곳을 방문하는 것이다. 최근 한류라는 빛이 일어나 우리 나라도 이제 1천만명의 관광시대를 열게 된 시점이다. 이에 한국인의 해외 관광도 세로운 차원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베트남을 택한 이유는 베트남은 한국과 국토 면적이나 인구 규모가 비슷하고, 또 당대에 국가 발전 과정을 직접 목도하였기에 구체적으로 눈에 잡히는 대상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반세기 전에는 상황이 비슷했던 한국이 지속된 평화로 국가 발전에 매진할 수 있었던 반면, 베트남은 1975년 월남전 종전 후에도 계속된 중·월 전쟁과 경제 제재 후유증으로 뒤처질 수밖에 없었으며, 우리 한국인이 뿌려놓은 씨앗이 자라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아세안 지역 중 베트남만큼 ‘메이드 인 코리아’를 흔히 접할 수 있는 곳은 없다. 그러나 그동안 아세안은 일본의 뒷마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일본 자본과 제품, 문화가 생활 속에 널리 퍼져 있는 곳이다. 중국 역시 화교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오랫동안 누적된 영향력을 느낄수 있는 곳 이 베트남이다. 하지만 베트남에서 한국이 놀라운 약진을 보이고 있다. 이 모습은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LG전자, POSCO. 삼성전자의 간판이 주를 이루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이를 좌시하다가는 그간 누려온 우월적 기득권을 상실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일본과 중국은 아세안 한류의 원점인 베트남에서 판세를 뒤집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이 가이드의 멘트이다. 따라서 당분간 베트남에서는 한국, 일본, 중국 3국 간에 주도권 장악을 위한 각축이 심화될 것이라는 예측할 수 있다. 다행히 한국에는 이들과의 경쟁에서 우리 편이 되어줄 든든한 후원군이 있다. 한국에 거주하는 베트남 사람들, 특히 가정을 이룬 5만 쌍의 한국·베트남 가족이 바로 그들이다. 더욱이 이 숫자는 매년 7천 쌍씩 늘고 있다니 더 이상 베트남은 남의 나라가 아니다. 덕분에 한국과 베트남은 단순한 교역 대상국 이상의 혈연으로 맺어진 사돈의 나라가 되었다. 그리고 2세들로 인해 한국과 베트남은 엄마 나라, 아빠 나라가 되었다. 하노이에 도착한 첫날은 한국의 겨울 날씨보다는 따뜻하였지만 며칠 전까지만 하여도 아주 무더운 날씨였다는데 여행자의 마음이 따스한 덕분인지 여행하기에 아주 좋은 날씨였다. 가장 유명한 관광지인 하롱베이에는 한국인들의 움직임이 물결을 이루었으며 방학을 맞이한 초 중학생들의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여행자들은 아름다운 기암 괴석과 동굴을 가까이 보기 위해 하롱베이를 찾는다. 수세기에 걸쳐 바람과 물의 침식 작용을 받아 형성된 독특한 지형은 경탄을 자아낸다. 일대를 관광하기 위해 그룹 투어에 참여하는 방법도 있지만, 직접 카약이나 정크 보트를 빌릴 수도 있으며 바다 위에 펼쳐진 관광선의 움직임이 장관이었다. 공자는 치국의 도를 묻는 질문에 ‘근자열 원자래(近者說 遠者來)’라 하였다. 가까이 있는 이가 좋으면 먼 곳에 있는 이는 절로 찾아온다는 것이다. 세상 이치가 다 이럴 것이다. 한국과 베트남이 오랫동안 같이 가는 길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한 경제학자는 향후 15년 정도면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베트남이 한국을 능가할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다. 현재 한국인들의 살림살이가 좀 낫다고 건방지게 우쭐대지만 말고, 옆에 가까이다가온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을 얻도록 하는 것이 바로 답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파병을 하여 그들과 싸웠던 한국과 베트남이 이제 이런 마음으로 다가간다면 싸움판에 뛰어든 상처도 아물고 상생의 기회는 다가올 것이다.
공사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가르치는 선생님들과 공부하는 학생들에겐 큰 장애물이다. 그래도 극복하는 방법은 단 한 가지 오직 참는 것이다. 참지 않으면 얻는 것이 없다. 공사가 끝나면 아름다운 운동장이 완성될 것이기에 미래의 아름다움을 생각하면서 참아야 하겠다. 매사가 그러하다 싶다. 가르치는 것도 힘들고 배우는 것도 힘들다. 서서 가르치는 것도 힘들고 앉아서 공부하는 것도 힘들다. 그래도 오직 참고 견뎌야 한다. 그래야 미래가 있게 된다. 희망이 있게 된다. 참지 못하면 그것이 모두 스트레스가 된다. 병이 된다. 건강에 해롭다. 참는 것이 약이다. 참는 것이 영양제다. 참고 또 참고, 또 참아야 한다. 日忍又日忍이다. 그래야 이롭다. 아침에는 명심보감 ‘성심편 하’를 펼쳐보았다. 첫눈에 들어온 것이 “悶人之凶(민인지흉)하고 樂人之善(낙인지선)하며 濟人之急(제인지급)하고 救人之危(구인지위)니라”였다. ‘남의 흉한 것을 민망히 여기고, 남의 착한 것을 즐겁게 여기며, 남의 급한 것을 건지고, 남의 위태함을 구하여야 하느니라’는 말씀이었다. 남을 배려하고 남을 탓하지 않는 마음이 넓은 마음임을 깨우쳐 주었다. 오후에는 역시 명심보감 ‘성심편 하’를 읽었다. 남에 대한 아름다운 글귀가 눈에 계속 들어온다. 보통 때는 들어오지 않더니 오늘은 다르다. 고종황제 어제에도 남에 대한 배려, 남을 위하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한 점의 불티도 능히 만경의 숲을 태우고, 짧은 반 마디 그릇된 말이 평생의 덕을 허물어뜨린다.”고 말씀하고 있다. 남을 위하는 방법의 하나가 ‘말조심’이다. 함부로 내뱉는 말이 상대를 얼마나 마음을 아프게 하는지 모른다. 잠을 자지 못하게 만들고 밥맛이 뚝 떨어지게 하고 화가 치밀어오게 만든다. 말은 불과 같다. 조그만 불씨 하나가 온 산을 태운다. 한 점의 불티가 집을 태우고 사람을 태운다. 보잘것없는 불씨가 자신을 망치고 가정을 망치고 남을 망치고 자연을 망친다. 말도 마찬가지다. 한 점의 불티가 만경의 숲을 태우듯이 그릇된 말 한 마디가 온 마음을 태운다. 새까맣게 만든다. 불조심하듯이 말조심하는 것이 남을 배려하는 방법의 하나가 아닌가 싶다. 남을 위하는 방법의 하나가 ‘손해’를 끼치지 않는 것이다. 손해는 물질적 손해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남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것은 물질 이상의 손해를 입히는 것이다. 도저히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것이 바로 손해를 끼치는 것이다. 시멘트의 발자국을 평생 지울 수 없듯이 마음판에 새겨진 상처는 평생 지울 수 없다. 그러기에 손해를 끼치지 않도록 해야 하겠다. 손해를 끼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남을 미워하고 탐내고 시기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고종황제 어제에 “미워하고 탐내고 시기해서 남에게 손해를 끼친다면 마침내 10년의 편안함도 없을 것이다.”고 하였다. 남을 미워하고 탐내고 시기해서 손해를 끼치면 10년의 편안함이 아니라 1년 아니, 하루의 편안함도 없게 된다. 남을 미워하고 탐내고 시기하면 그날부터 양심의 가책을 받게 되어 하루도 편안하게 잘 수가 없다. 그러기에 남을 미워하고 탐내고 시기해서 손해를 끼치는 일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하겠다. 우리들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다. 특히 학생들에게 말조심해야 하고 마음에 상처를 남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강절소 선생님은 “내가 남을 해롭게 하면 이것이 화(禍)”라고 하셨다. 내가 하는 일이 복이 되어야지 화가 되면 안 된다. “남이 나를 해롭게 하면 이것이 복이니라”라고 이어서 말씀하셨다. 남이 나를 해롭게 하면 그게 화(禍)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내가 남을 해롭게 하면 화를 입지만 남으로부터 해를 받으면 순간은 손해일 것 같아도 인(忍)이라는 덕목을 쌓게 되어 자신에게 복이 되는 것이다. 강절소 선생님은 일찍부터 이것을 깨달은 것 같다. 우리 선생님들은 학생들이나 동료 선생님들에게 해를 주지 않기 위해 ‘말조심’하고 ‘상처’를 남기지 않는 새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임기를 마쳐가는 이명박정부가 받은 평가중 하나는 ‘불통’이다. 온갖 여론이 들끓어도 요지부동으로 나몰라라 했기 때문이다. 하나의 트레이드 마크처럼 자리매김된 이명박정부의 불통이 군산교육발전진흥재단(이사장 문동신군산시장)의 예‧체능장학생 심사에서도 느껴진다. 필자는 이미 ‘군산교육발전진흥재단에 바란다’라는 글을 통해 불합리한 점들을 지적, 개선하길 촉구한 바 있다. 그런데 지난 달 말 서류 접수를 마감한 군산교육발전진흥재단(이하 ‘진흥재단’)의 예·체능분야 장학생 선발요강을 보니 강화된 요건 등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 하긴 교과성적 우수학생 위주의 수월성교육 예산 지원이 아닌 예·체능특기학생 대상의 장학사업은 필자가 알기론 도내 지자체중 군산시가 유일하다. 뜨겁게 환영하고 열렬히 박수를 보내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보도에 따르면 진흥재단은 2008년 135명 1억 5,900만 원, 2009년 187명 1억 6,800만 원, 2010년 162명 1억 2,400만 원 등 최근 4년간 예·체능 분야 우수학생 522명에게 총 4억 9,50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2009년 필자가 추천한 제자 2명도 각각 40만 원과 30만 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2010년엔 제자 5명이 30~60만 원의 장학금을 각각 받은 바 있다. 말할 나위 없이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다. 장학금 받고 기뻐하는 제자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교사로서의 보람과 기쁨은 두 배다. 그런데 2011년엔 7명 지원자중 단 1명만 장학금을 받았을 뿐이다. 담당자 설명인즉 심사위원들이 남발 운운하여 자격 요건이 강화되었기 때문이다. 비로소 ‘한국예총산하 10개 분야중 2011년도 중앙부처 주최’ 및 ‘4년제대학 주최 전국대회 1~3위 수상자’라야 수혜 대상이 됨을 알 수 있었다. 필자는 그 강화된 자격 요건이 이해되지 않는다. 중앙부처 주최 학생대상공모전은 농림수산식품부(재능기부활동수기공모전), 지식경제부(전국편지쓰기대회) 등 아주 드물게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20년 넘게 글쓰기 지도를 해오는 동안 그런 대회에서 수상자를 더러 내기도 했지만, 아주 드문 참가 기회와 수상의 어려움 등 강화된 요건은 문예분야 장학생을 아예 선발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읽힐 수밖에 없다. 더욱 이해되지 않는 것이 있다. 이 지방자치시대에 심사기준을 왜 중앙부처 주최에 매달리는가 하는 점이다. 그렇다면 군산세계철새축제전국백일장이라든가 환경의날기념전국백일장 등 군산시가 예산을 지원하고, 또 군산시장이나 군산시의회의장이 준 상은 아무것도 아니란 말인가? 상이 남발되면 권위를 떨어뜨리지만, 장학금은 그게 아니다. 많이 줄수록 좋은 게 아닌가? 진흥재단은 중앙부처나 중앙협회 주최 등 ‘터무니없는’ 요건에 매이지 말고 ‘전국대회 1~3위 수상자’에게 장학금을 주는 등 탄력적으로 심사에 임했으면 한다. 사실 특성화고 학생으로서 글을 써 상 받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진흥재단의 장학사업은 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함일 것이다. 상 받고 뛸듯이 기뻐하는 제자들의 ‘나도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무참히 꺾는 장학생 선발이 안되길 다시 한번 촉구한다. 꼭 장학금을 받기 위해 백일장 등 대회에 나가는 것은 아니더라도 필자는당장 2013학년도 대회 참가 여부부터 고민할 참이다. 하긴 너무 오래 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문예지도를 관두면 학생들의 당락에 애환을 같이 할 일 없이 ‘편하게’ 선생할 수도 있음인데….
2013년 새해가 밝은 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세월은 너무나 빠르다. 유수같이 흐른다. 아무도 막을 이가 없다. 흐름에 순응할 뿐이다. 귀한 세월을 잘 활용할 뿐이다. 주어진 하루하루를 보람되게, 당차게. 여유있게, 신나게 살아갈 뿐이다. 오늘 아침은 날씨가 차가운데도 가을 날씨처럼 하늘은 흠 하나 없고 티 하나 없이 맑고 깨끗하다. 우리 선생님들의 삶이 이러했으면 참 좋겠다. 운동장에는 인조잔디를 깔기 위해 여섯 분의 전문가님들이 추위와 싸워가면서 분주하게 일하고 계신다. 이분들의 노력과 정성이 학생들과 선생님들에게 행복과 기쁨을 주리라 생각하니 정말 보람된 삶을 살아가는 분임을 깨닫게 된다. 누구에겐가 기쁨을 주고 행복을 주는 것은 보람된 일이다. 그러기에 교직이라는 것은 정말 고귀한 직이 아닐 수 없다. 학생들에게 꿈과 비전을 심어주고 장래에 빛을 비추어주는 역할을 하니 힘이 들어도 견딜 만하다. 선생님들은 방학이 없다. 방과후 수업을 해야 하고, 근무조를 서야 하고, 연수를 받아야 하고, 맡은 업무를 처리해야 하고, 방과후 수업을 위한 교재를 연구해야 하고, 학생들의 생활지도를 해야 하고, 상담을 해야 하고…. 평소와 다름이 없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자기의 할 일을 잘 감당하고 있다. 내일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수고하시는 선생님들이야말로 진정한 지도자란 생각도 해본다. 새해 들어 처음으로 책상 위에 펼쳐져 있는 명심보감 ‘성심편 하’를 펼쳐보았다. 첫눈에 들어온 것이 “悶人之凶(민인지흉)하고 樂人之善(낙인지선)하며 濟人之急(제인지급)하고 救人之危(구인지위)니라”였다. ‘남의 흉한 것을 민망히 여기고, 남의 착한 것을 즐겁게 여기며, 남의 급한 것을 건지고, 남의 위태함을 구하여야 하느니라’는 말씀이었다. 각 문장마다 공통적으로 나오는 말이 人(인)이다. 여기서 人이란 ‘사람’이란 뜻이 아니라 타인 즉 ‘남’을 말한다. 이 글을 읽고서 떠오는 말이 ‘배려’였다. 남에 대한 배려라는 말이 떠올랐다. 배려가 없이는 남을 위한다고 할 수 없다. 보통 사람들은 모든 기준을 ‘자기’에게 둔다. ‘자기’를 표준으로 삼아서 남을 비판하고 남을 흉보고 남을 비난한다. 자신에게 유익을 주기 위해 남을 비난하고,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서 남을 공격하고, 자기의 편함을 위해 남을 비방한다. 새해에는 자기중심에서 벗어나 남의 중심에서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 같다. 그래야 화를 참을 수 있고 남을 미워하지 않으며 자신을 잘 다스려 나갈 수가 있는 것이다. 남의 흉한 것을 보면 남을 흉보기 전에 자신의 흉한 것을 찾을 수 있어야 하고 남의 좋지 않은 것을 보면 슬퍼할 줄 아는 마음이 있어야 하며 남의 흉한 것을 보면 마음 아파하면서 동정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겠다. 이러한 마음이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고 넓은 마음이고 부드러운 마음이 아닐까 싶다. 남의 착한 것을 보면 시기하거나 질투하지 말고 칭찬하며 자기가 착한 일을 하는 것처럼, 자기 가족이 착한 일을 하는 것처럼 즐거워하는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것이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아닐까 싶다. 남의 급한 것을 보면 외면하지 말고 건져주며, 남의 위태함을 보면 구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면 그것이 바로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다 싶다. 무슨 일이든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이해하고 너그럽게 대해야 하겠다. 학생들을 대할 때에, 선생님을 대할 때에도, 학부모님을 대할 때에도 그러한 마음을 가지면 좀 더 여유가 생기고 일을 원만하게 처리할 수 있는 것이다. ‘남’ 하면 떠오르는 말이 원망이다. 툭하면 남을 원망한다. 자기를 되돌아보지 않는다. ‘자기 집 두레박줄이 짧은 것을 탓하지 않고, 남의 집 우물 깊은 것만 탓하는도다’ 깊이 새길 말이다. 남을 배려하고 남을 탓하지 않는 마음으로 새해를 시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제 18대 대선이 끝나고 대통령직 인수위가 출범했다. 곧 총리와 내각 임명 등 일련의 과정에 따른 조각에도 착수했다. 다음 달에는 박근혜 정부가 새롭게 출발할 준비를 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도 교육부와 미래창조과학부로 분리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대통합과 국민행복시대를 기치로 내건 박근혜 정부에서는 교육에도 큰 혁신과 신선한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측돼 자못 기대되고 있다. 특히 박근혜 당선자는 트레이드 마크가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으로 자타칭 인정하고 있으니, 과거의 공약(空約) 남발 권모술수적 기성 정치인과는 다른 정책 행보를 보인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가 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은 국민의 실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정책 입안과 실행에 최우선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국민들이 실생활에서 체감하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기회와 희망을 주는 정책이 우선되어야 하는 것이다. 국민들이 가장 관심을 기울이고 함께 걱정하고 있는 것이 대학 등록금 인하이다. 소위 ‘반값 등록금’으로의 획기적 등록금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이태백, 삼오정, 청년백수, 88만원 세대라고 자조적인 젊은이의 한 숨 소리가 들린 지도 이미 오래되었다. 대학을 졸업하면 몇 년 간 실업자가 되는 것이 우리나라 취직 직업 구조인 현실에서 젊은이들이 희망을 갖기는 어렵다. 거기에다가 대출등록금 빚을 안고 살아가는 대학 졸업자가 나오지 않도록 정책적 배려를 해야만 한다. 물론, 박근혜 당선자도 반값 등록금을 공약했다. 그것이 보편적 복지에 입각한 전원 일률적 인하이든, 소득 격차에 따른 선별적 복지 차원의 감액이나 지원이든 학부모와 학생들이 등록금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정책적 대안을 모색하여야 한다. 특히, ‘반값 등록금’에서 ‘반값’이 산술적으로 2분의 1, 반액의 의미로 받아들이기보다는 ‘획기적인 인하’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현행 납부액의 절반으로 인하하기보다는 등록금의 적정한 산출 기초를 바탕으로 적정한 금액으로 획기적으로 감액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대안일 것이다. 그리하려면 대학 등록금의 철저한 분석을 기반으로 부풀려진 금액, 불필요한 금액을 과감히 감액하여 적정한 등록금을 산정하여야 할 것이다. 대학의 방만한 경영, 관행적 등록금 인상, 학부모학생들의 고혈을 짠 대학 재정 적립 등이 과감하게 통제되어야 한다. 고교 졸업생 80% 이상이 대학에 진학하는 우리나라 고등교육 현실에서 적정한 대학 등록금 부과는 사회 정의 실현 차원에서 불가피한 일이다. 통계를 보면 학생들은 지금 당장 뭔가 필요해서 배우는 게 아니라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대학 진학을 하고 있다. 반값 등록금 논란의 중심에는 '대학 진학률 80%이상'이 자리잡고 있다. 한쪽에서는 80%나 대학 가는 사회에서 국가가 등록금을 보조하면 너도나도 대학에 가는 '과잉교육' 학력 인플레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우려한다. 다른 쪽에서는 80%가 대학을 가는 상황에서 이제는 대학교육이 보통교육처럼 보편화됐기 때문에 정부가 등록금을 지원해야 할 때라고 주장한다. 교육은 백년지대계이다. 사회와 국가가 지속적 발전을 위해선 질 높은 고급 인력이 요구된다. 또 대학이 국가 동량 양성과 고급 인력 육성에 공헌했다는 점도 부인 못 할 사실이다. 하지만, 한 학기 등록금만 500만원 내외이고 기숙사비 등을 포함하면 학기당 1000만원, 1년 연액은 2,000만원 정도가 되는 우리나라 대학 교육비는 이제 학부모, 학생들에게 예ㆍ결산이 공개되어야 하고, 회계 감사도 철저하게 시행되어야 한다. 학생들의 등록금에 대한 투명성 제고가 담보되어야 한다. 학문을 탐구하고 문화와 예술을 논해야할 상아탑이 치솟는 등록금으로 죽음의 탑으로 변하고 있다. 우골탑은 이제 오래 전의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현재 OECD 국가 중에서 우리나라가 두 번째로 등록금이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공부하러 대학에 간 학생들이 등록금을 감당하지 못해 휴학하는 학생들이 속출하고 또 시급 4,000원의 아르바이트 현장으로 내몰리는 현실을 직시하고 함께 고뇌하여야 한다. 사회에 나오기도 전에 신용불량자로 몰려 취업도 못하는 현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과연 대학들이 해마다 등록금을 인상해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학이 육영의 고유한 목적을 간과하고 영리의 수단으로 전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곰곰이 숙고와 성찰을 하여야 할 것이다. 사실 ‘등록금 폭탄’으로 인해 학부모들의 노후 준비는 엄두도 못 낼 지경이다. 정치인들이 선거철이 다가오면 표를 의식해 ‘반값 등록금’ 등 장밋빛 선심성 공약을 쏟아놓지만, 항상 공염불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18대 대선이 끝난 지금 당선인은 ‘반값 등록금’에 대한 우리 현실에 적정한 공약 실천의 로드맵을 제시하여야 할 것이다. 결국, 대학의 ‘반값 등록금' 공약 실천은 우리나라 교육을 바로잡는 나침반 역할을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등록금의 적정성 담보와 교육의 정의 실현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물론 정부의 타율적 강제보다는 대학 당국의 자율적 ‘반값 등록금’ 실행이 가장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하루 빨리 정부와 대학이 함께 학생과 학부모의 등록금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방도를 찾아야 한다. 모두에서 밝힌 대로 우리나라의 대학의 현실에서는 반값 등록금이 기존 납부액의 절반인 2분의 1로의 감액이 아니라, 적정한 산출 기초에 터한 등록금의 획기적 감액이라는 점을 위정자와 대학 당국자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 으로서의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과 국민적 요구가 어우러져 다음 달 새로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에서는 이 ‘반값 등록금’이 반드시 실현되어야 할 것이다. 어려움은 있겠지만 이 반값 등록금 문제가 실현되어 산고(産苦) 속에 옥동자를 낳기를 기대하고 있다.
마산제일고(교장 박근제)는 2012년 12월28일 겨울방학식을 갖고 37일간의 겨울방학을 시작하였다. 학생들의 근검 절약하는 생활태도와 저축심 함양 지도에 솔선수범한 교사 이차석에 대한 문화교육원신용협동조합 이사장 표창장이 전달 되었고 교내고학 경시대회에서물리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김휘곤(2-9)외 9명을 비롯하여 화학부문 최우수 김민성(2-9)외 7명, 생명과학부문 최우수 김정용(2-10)외 7명, 지구과학부문 최우수 김승훈(2-6)외7명 등이 표창장을 받았다. 이외에도 김휘곤, 손수일은 IT 미래인재로 선정되어 각각 표창장을 받았고 자율동아리 활동과 저축우수 학급에 대한 시상도 있었다.
경남 통영시민문화회관에서는 2012년12월20일부터 12월31일 까지 母川回歸-나전칠기, 고향통영을 품다, 라는 주제로 통영 출신 나전칠기 장인들의 작품을 모아 전시회를 가졌다. 나전칠기(螺鈿漆器)에서'나' 는 장식에 쓰이는 나선형의 조개류를 가리키며 '전' 은 황금으로 장식했다는 말로 나전칠기란 나무와 가죽, 대나무 등에 옻칠을 하여 밑바탕을 처리한 위에, 영롱한 자개를 톱으로 자르고 줄로 썰어 상사칼로 끓어가면서 정교하게 문양을 붙인 후, 다시 옻칠을 하여 완성 시틴 제품을 말한다. 이번에 전시된 나전칠기 작품은 25가지 공정을 거친 작품으로 적게는 30일, 많게는 1년 이상 걸리는 고난이도 수공예품이다. 통영의 나전칠기는 삼도수군통제영이 통영에 설치된 1593년 부터 12공방에 상하칠방을 두어 나전칠기를 생산하면서 400여년 동안 크게 발달하였다.
상당(上黨)은 백제 때 청주 일원을 일컫던 지명으로 상당구, 상당공원 등 청주시민들이 친숙하게 사용하는 용어다. 백제의 상당현에서 이름이 유래된 상당산성(사적 제212호)은 원형이 잘 남아있는 조선 중후기의 석성으로 직지와 함께 청주를 대표한다. 상당산성은 둘레 4.4㎞, 높이 6∼13m, 면적 5만5천여 평의 거대한 포곡식 석축산성이다. 정확한 축성연대는 알 수 없으나 '삼국사기'에 김유신의 셋째 아들 원정공이 서원술성을 쌓았다는 기록과 '상당산성고금사적기'에 김유신장군의 아버지인 김서현장군이 쌓았다는 기록이 있다. 성의 생김새가 사람을 가득 실은 배가 출발하기 전의 모습인 행주형이다. 행주형의 산성이나 읍성에서는 우물을 파는 것이 곧 배 밑을 뚫는 것이라 여겨 우물 파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성벽 위에서 하늘을 만나는 여행지'로 소개했던 상당산성에는 동문(진동문), 서문(미호문), 남문(공남문)의 3개문과 동암문, 남암문의 2개 암문 그리고 동장대가 있다. 평일 날에도 청주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역사의 산교육장이자 성내의 한옥마을에서 토속음식을 먹으며 휴식할 수 있는 쉼터다. 겨울철, 동심의 세계로 돌아갈 만큼 아름다운 백설이 유혹한다. 밖으로 나가면 새로운 세상이 기다린다고… 시내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지만 산성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봄이면 가지마다 붉은 꽃망울을 터뜨릴 철쭉들이 솜처럼 하얀 눈꽃을 매달고 있다. 공남문 앞에 조성된 넓은 잔디밭은 눈썰매를 타며 낭만을 만끽하는 아이들과 연인들로 넘쳐난다. 눈을 맞으며 성곽 길을 걷는 재미도 쏠쏠하다. 상당산성의 눈 내리는 풍경을 사진으로 감상하자
고향이 수원인 필자, 융건릉 몇 번이나 가 보았을까? 중 고등학생 시절과 교편을 잡고나서합하면 열 번 정도는 되지 않을까? 학생들과 소풍 장소로 이용하고 스카우트 지도자 때에는 하이킹 장소로 여러 차례 활용했었다. 주로 교육적으로 찾았고 나들이 장소로도 찾았다. 그러면 융건릉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가? 그냥 남들이 알고 있는 평범한 상식 정도다. 깊이 있는 역사 지식도 없다. 구운중학교 학년부장 때에는 단체 참배 방법을 선배교장으로부터 배워 적용시킨 적이 있다. 최소한 이루어진 교육은 안내판에 나와 있는 것 정도다. 왜 이러한 일이 일어났을까? 우선은 문화유산에 대한 본인의 지식 부족이다. 그렇다고 사전에 제대로 공부를 했을까? 교재연구 불충분이다. 이럴 경우, 전문가의 인적자원을 활용하면 된다. 우리를 도와 주려는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다. 바로 문화관광해설사. 이들은 우리의 요청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달 28일, 우리 학교는 교직원 연수를 떠났다. 주로 내년도 학교운영과 학사일정을 세부적으로 준비하는 것인데 부서별, 교과별 토의가 이루어졌다. 학교에서 출발과 동시에 찾은 곳은 융건릉. 담당부장에게 당부하여 문화관광해설사를 예약하였다. 교직원 연수를 하는 김에 제대로 우리 고장 알기를 하려는 의도였다. 융건릉에서 처음으로 받는 문화유산 안내다. 이전까지는 안내판에 의존하거나 일행 중에서 안내를 맡았었다. 지금은 그게 아니다. 전문가의 안내를 받으니 교직원 모두가 귀를 쫑긋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해설사에게 주목을 하고 있다. 이래서 해설사가 필요한 것이다. 시간이 부족하여 융릉만 안내를 받았는데 이 곳에서는 5년 경력을 쌓은 김장심 해설사는 추위에도 불구하고 친절히 또 자세히 안내를 한다. 그가 해설을 하기 위해 잠시 머무는 곳에서 역사의 한 페이지가 펼쳐진다. 해설사 나름대로 노하우를 익혀 해설을 해 주는데 융건릉 이해에많은 도움이 되었다. 혹시 참고가 될까하여 해설사가 머문 곳을 메모해 보았다. ①융건릉입구 제실 앞 ②금천교 앞 ③곤신지연못 입구 ④홍살문 앞 ⑤정자각 옆 돌계단 ⑥정자각 앞 ⑦정자각 뒤 융릉 앞 ⑧비각 앞. 안내가 끝난 후 질문도 받는다. 효심의 상징으로 구전되는 송충이 구제 이야기를 물으니 재미있게 설명해 준다. 기억에 남는 것은 융릉에 눈이 쌓여 있는 모습을 보기 힘든다는 사실. 우리가 방문했을 때도 다른 곳은 눈이 쌓여 있는데 융릉 주위에는 눈이 보이지 않았다. 해설사도 이 곳 경력 5년 동안 딱 한 번 보았다고고백한다. 필자의 사견으로는 그래서 이 자리가 3대 명당자리 중 하나이고아마도 정조의 효심 때문이라고 추측한다. 과학적으로는양지바른 곳에 위치하고 바람 등 지형적인 조건 때문이리라. 조선왕릉 40개가 있다고 한다. 그 중 화성시 안녕동에 자리한 곳이 융건릉이다. 억울하게 죽어간 아버지 넋을 위로하고 정조의 효성이 담긴 화려하고 아름다운 융릉. 새로운 조선을 꿈꾼 개혁군주의 왕릉인 건릉.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하면 알찬 답사를 할 수 있다. 또 화성팔경 중 제1경이 융건백설이라고 하는데 이번 겨울, 일부러라도 시간을 내어 우리문화 유산을 즐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함께 살고 있는 현대 사회는 세계화 사회 내지 지식 정보화 사회로 명명되고 있다. 세계화 사회는 세상의 모든 인적ㆍ물적 체제(system)가 시시각각 변화와 발전 그리고 혁신을 거듭해 가는 역동적인 사회이다. 세계화 시대는 지구촌 구성원 모두가 단절의 시대를 넘어 열린 세계, 개방 사회로 나아가고, 지리적ㆍ시간적 공간의 제약을 극복하고 서로 밀접하게 연대ㆍ연계되어 상호작용하는 사회이다. 세계화 시대인 오늘날, 우리 주변에서 외국인들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제 평범한 필부(匹夫)들도 모두 한 번쯤은 외국 여행의 경험을 가진 세상이 되었다. 또 대부분의 학교에서도 외모와 피부색이 다른 다문화 가정 학생들을 볼 수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명실상부한 다문화 사회가 된 것이다. 과거에는 다문화라면 으레 동남아 혼혈인만을 생각하였지만, 이제는 그야말로 다문화의 범위는 전 세계로 지평을 넓히고 있다. 그동안 외모나 피부색이 차이와 배타적인 시선 때문에 우리 사회에 주류로 편입되지 못하고 이방인으로 살아가던 이들을 우리 국민으로 차별 없이 끌어안고 함께 가는 것이 다문화 교육이다. 2000년대 이후 세계가 지구촌 일일생활권으로 인적 교류가 확대되면서 다문화 가정이 급속하게 늘고 있다. 이들은 주로 이주노동자, 결혼 이민자, 그리고 탈북자들로 그 수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 2011년을 기준으로 상주 외국인 120 만 명 이상이 생활하는 나라가 되었다. 현재 한국의 다문화 가정 자녀인 청소년들도 15만 명 이상인 것으로 통계에 나타나 있다. 이와 같은 다문화 가정과 다문화 가족수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돌이켜 보면, 기성세대들은 지난날 우리나라의 정체성에 대해서 순혈주의에 입각한 단일민족의 우월성에 대한 강한 교화적(敎化的) 세뇌 교육을 받았다. 그러한 맹목적 주입식 교육의 여파로 우리는 한국 문화가 외국의 그것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우수ㆍ탁월하다는 신화적 왜곡에 의한 자긍심이 매우 높았다. 문화에는 우열이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특성이 있을 뿐이라는 사실을 공유하게 된 것은 근래의 일이다. 그간 우리는 단일 민족만을 고집해 온 나머지 인종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인 인식을 많이 가져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다문화 교육이 반 쪽 짜리 교육으로 편향되고 말았다. 사실 과거에는 냉전적 이념 대립이 팽배하던 시대라서 우물 안 개구리식으로 물리적·심리적 국경을 높이 쌓고 각 나라마다 오로지 자국의 문화가 최고라는 인식이 일반화되었던 때였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대원군의 쇄국정책이 이러한 사고에 기반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세계화 시대인 오늘날에는 전 세계가 하나의 지구촌 사회로서 일일생활권을 이루고 생활하고 있다. 이념, 민족, 인종, 언어, 종교, 습관 등의 장벽을 허물고 65억 인구가 지구촌 가족으로 상호 배려하고 호혜적인 삶을 영위하고 있다. 이제 세계는 하나가 되었고, 세계인은 지구촌 한 가족이 되었다. 모든 나라가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란 일정한 시대, 지역 사람들의 일반화된 가장 편리한 생활 방식, 생활 양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다소 불편하고 부자연스럽다고 생각되는 외국인들의 인사법, 식사법, 생활 습관 등을 당사자의 입장에서 바라보아야 하는 것이다. 우리와 다르다고 해서 이상하게 생각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 당사자에게는 그러한 생활 방식과 생활 양식이 몸에 밴 가장 편리하고 자연스러운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다문화 사회에서는 다문화 교육이 화두가 된다. 다문화 교육은 동화주의를 배격하고 문화적 상대주의를 지향한다. 다문화 교육의 핵심적 본질은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배려 그리고 소통이다. 즉, 자신의 입장이 아니라 상대방의 관점과 시각에서 바라보고 보듬어 주어야 하는 것이다. 자신의 입장과 시각으로 타인을 바라보고, 자신과 사고와 행동이 다르면 정통이 아니라고 매도하는 것이야말로 다문화 교육에서 반드시 버려야 할 구태이다. 모름지기 다문화 사회의 다문화 교육은 모든 문화, 모든 사람들이 백인백색, 천차만별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미래의 다문화 교육은 이전의 전통적 교육과는 달라져야 한다. 다문화 교육의 핵심은 어울림 교육과 창의력 배양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전통적 교육이 ‘한 줄 달리기’로 혼자 일 등하는 교육이었다면, 세계화 시대의 다문화 교육은 ‘여러 줄 달리기’로 모두 일등이 가능한 열린 교육이어야 한다. 물론 교육이 특성 상 경쟁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협동도 함께 강조하여야 한다. 경쟁 교육과 협동 교육이 적절하게 조화된 교육이 바람직한 다문화 교육의 지향점이다. 글로벌 지구촌 사회인 세계화 시대에는 천상천하유아독존식 천재, 전지전능한 신동보다 창의력과 문제해결력을 겸비한 범재(凡才)가 필요하다. 자기 혼자서 훌륭한 산출물을 생산하는 유능한 사람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교호하며 잠재적 가능성을 발휘하는 사람이 요구되고 있다. 오늘날처럼 다문화 사회, 다문화 교육이 일반화되기 전 역사를 거슬러 보면 식민지 통치, 쇄국정책, 사대주의 등이 문화적 상대주의를 배격한 동화주의적 매몰의 산물이다. 다문화 교육은 ‘모두 나를 따르라’, ‘한 줄로 앞으로 나란히’ 등과 같은 교조주의적 교화를 배격해야 한다. 다문화 교육이 단순히 외모, 피부색, 문화의 차이를 인정하는 수준에서 그치는 형식적인 교육이어서는 안 되며, 이들에 대한 마음의 상처를 보듬어 주고 자긍심을 심어주는 교육이어야 한다. 분명 다문화 교육은 이념, 인종, 종교, 언어, 습관 등 일상적인 생활 방식이 다른 사람들에 대한 ‘틀림’의 억압적 강제가 아니라, 서로 ‘다름’에 대한 인간적 배려이다. 한날한시에 태어난 일란성쌍둥이도 서로 다르듯이 세상에 내외성향이 완전히 똑같은 사람은 없다. 즉 겉 모습이 비슷한 사람은 많지만, 사고와 행동이 똑 같은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는 것이다. 옛 속담에 ‘열 길 물속을 알 수 있어도 한 사람 속은 알 수 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이 세상에서 가장 오묘하고도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사람의 심리(心理)와 사고(思考)인 것이다. 그 천차만별, 백인백색의 사람들에게 학습자 중심으로 다가가는 교육이 곧 다문화교육의 출발점이다. 서로 다른 인간적 특성을 이해하고 상대방에게 겸허하게 배려하는 것이 곧 다문화 교육의 본질인 것이다. 다문화 교육이 측은지심 일변도로 전도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제 다문화교육은 각급 학교급을 막론하고 필수 교육이 되었다. 또 다문화 교육은 평생 교육 차원에서도 더욱 관심을 갖고 종합적으로 접근하여야 한다. 다문화 학생들도 어엿한 우리나라의 학생이며 국민이다. 또한 이들은 우리의 미래에 소중한 글로벌 인적자원이다. 그러므로 배타적ㆍ차별적이었던 우리 사회의 편견의 벽을 넘어 따뜻한 마음으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긍정적인 다문화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결론적으로 다문화 사회의 다문화 교육은 21세기 세계화 시대에 거부할 수 없는 도도한 물결이다. 다문화 사회가 시대적 흐름이라면 다문화 교육은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paradigm)이다. 미래 사회와 나라의 주역이 될 학생들에게 숲과 나무를 함께 보면서 학우들과 함께 즐겁게 생활하고 서로 보듬어 주는 교육의 지향하여야 한다. 그것은 자신의 편향된 관점과 시각으로 타인을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역지사지(易地思之)와 영상자아(映像自我)의 본질인 상대방의 입장에서 자신의 사고와 행동을 타인에게 맞춰가는 통합과 소통의 리더십인 것이다.
여행의 즐거움은 가본 사람만 안다고 자연은 갈 때마다 다른 모습으로 다가와 그날 그곳에 있던 사람만 보고 느끼게 해준다. 정상의 상고대와 눈꽃이 아른거려서 겨울철마다 찾는 여행지가 덕유산이다. 덕유산은 산위에서 바라보는 일출과 일몰이 아름답고, 히말라야의 고봉처럼 적상산·마이산·가야산·지리산 등의 연봉들이 첩첩산중으로 이어진다. 산 아래로는 무주구천동을 품고, 정상에는 주목·철쭉·원추리 군락지가 있어 봄부터 겨울까지 사시사철 산악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주목과 구상나무 군락이 눈가루를 흩날리며 선경을 연출하는 설경이 아름답다. 교통편 또한 대전통영 고속도로 무주IC에서 찾아가기 쉽다. ▲ 인삼랜드휴게소 지난 12월 30일, 815투어 회원들과 겨울궁전 덕유산으로 눈꽃산행을 다녀왔다. 모처럼 가족들과 같이 하는 여행이라 마음이 들떠 이른 아침부터 부산을 떨었다. 대설주의보가 내려 평소보다 더 단단히 준비한 후 7시 출발시간에 맞춰 시내버스를 타고 몽벨서청주점으로 갔다. 올해는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린다. 자주 이용하는 곳이지만 인삼랜드휴게소의 겨울 풍경이 낯설다. 무주리조트가 가까워지면서 차량들의 행렬이 꼬리를 문다. 관광버스가 눈길에 거북이걸음을 하는데 스노우체인이 없는 차량들이 고갯길을 막는다. 멋진 풍경이 눈앞이니 이정도 불편쯤은 감수해야 하고, 신광복 산대장이 웃음박수로 분위기를 띄워 지루하지 않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다 예정시간을 훌쩍 넘긴 11시경 도착했다. 무주리조트의 설원은 스키나 보드를 타는 사람들이 알록달록 멋진 풍경을 만들었다. 덕유산의 향적봉은 남한에서 네 번째로 높은 봉우리지만 곤도라(편도 8000원, 왕복 12000원)를 이용하면 스키장을 한눈에 내려다보며 쉽게 설천봉(1525m)에 오른다. 곤도라는 강풍 등 일기에 따라 운행이 중단되기도 하고, 겨울에는 폭설 등으로 향적봉까지의 등반이 제한된다. 미리 무주리조트(063-322-9000)나 덕유산국립공원사무소(063-322-3174~5)로 운행이나 등반여부를 문의하는 것이 좋다. 덕유산을 산행할 사람들과 스키 타는 사람들이 곤도라 탑승장에 길게 줄을 섰다. 11시 30분경 탑승한 8인승 곤도라가 설천봉으로 가는 15분간 젊음의 열기로 가득한 스키장과 하얀 눈가루가 휘날리는 눈꽃세상이 발아래에 펼쳐진다. 설천봉이 가까워올수록 운무처럼 흩날리는 눈가루 사이로 눈꽃을 피운 괴목들이 새로운 세상을 연출한다. 개폐가 가능한 창문을 열고 설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해발 1000m가 넘으면 ‘하늘나라’라고 했다. 신들이 사는 천상의 세상을 어떻게 알겠는가. 산은 올라봐야 그곳의 날씨를 안다. 특히 추운 겨울산은 더 그렇다. 곤도라에서 내려서니 설천봉에 한기를 가득 품은 강풍이 몰아쳐 등산객과 스키 타려는 사람들이 종종걸음을 한다. 눈앞에 나타나는 설경들이 마음을 설레게 하는데 눈보라가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감춘다. 덕유산은 국내 최고의 눈꽃 산행지이다. 추운 겨울에 더 아름다운 설천봉부터 눈꽃 세상이 펼쳐진다. 설천봉레스토랑 등 높은 산에서 만나는 건물의 모습도 특이하다. 끝에 덕유산 설천이동탐방지원센터가 있다. 이곳에서 덕유산 정상 향적봉(1,614m)까지는 여유를 누리며 느릿느릿 30여분 거리다. 지원센터 옆 계단을 오르며 눈꽃여행이 시작된다. 초입부터 미끄러운 길이 이어져 아이젠이 있어야 안전산행을 한다. 설천봉에서 향적봉을 오르는 능선은 아름다운 눈꽃들로 눈부시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어디서 봤겠는가. 설경을 배경으로 추억남기기를 하는 사람들의 감탄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나무마다 피워낸 아름다운 눈꽃을 보며 자연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실감한다. 눈 덮인 구상나무와 주목이 이어지고 바람에 흩날리는 눈보라가 장관이다. 가까이에 있는 향적봉이 눈발 때문에 멀리 있는 것처럼 보인다. 상고대와 눈꽃이 덕유산 정상 향적봉을 '눈 덮인 하늘 봉우리'로 만들었다. 바로 아래에서 올려다본 향적봉의 풍경이 장관이다. 곤도라 덕분에 쉽게 오를 수 있지만 덕유산은 결코 만만한 산이 아니다. 눈꽃세상의 중심 향적봉으로 눈보라가 세차게 몰아친다. 햇빛이 없어 조망도 흐리고 매서운 바람 때문에 정상에 오래 머물 수 없다. 그래도 정상을 알리는 표석을 배경으로 기념사진 한 장은 남겨야 한다. 덕이 많고 너그러운 덕유산이 매서운 맛을 보여주려는 듯 향적봉에 있는 내내 눈보라가 몰아쳤다. 도심에서 공해에 찌든 폐에 찬바람을 넣어준다고 생각하니 덜 추웠다. 반대편으로 내려서면 지붕가득 눈을 뒤집어쓴 향적봉 대피소(063-322-1614)가 있다. 바람을 피해 이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대피소에서 판매하는 컵라면에 밥을 말아 먹으니 꿀맛이다. 그렇다고 어디 아내가 정성껏 싸준 돼지고기 수육을 안주로 독주 한 잔 마시는 것과 비교할 수 있겠는가. 대피소에서 중봉까지 높낮이가 없는 고원을 따라 눈꽃 산책길이 이어진다. 보지 않고 누가 덕유산의 아름다운 겨울 풍경을 말할 수 있겠는가. 고사목에 만발한 설화, 동화 속 세상으로 안내하는 눈꽃터널, 큰 산을 넘나드는 눈보라가 한 폭의 그림이다. 새로운 풍경이 끝없이 이어지는 이 구간이 덕유산 눈꽃여행의 클라이맥스다. 백설로 뒤덮인 덕유산은 동화 속에나 존재하는 세상이다. 이런 날 덕유산을 찾아왔다는 그 자체가 축복이다. 오기나 욕심을 버리면 마음이 편하다. 여행은 자연의 이치에 맡겨야 한다. 겨울철의 눈꽃산행은 걷는 것이 쉬는 것이고, 쉬는 것이 걷는 것이다. 온 세상을 덮고 있는 새하얀 눈이 수시로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사진가들이 탐내는 좋은 풍경은 길 아래편에 숨어있다. 능선에서 벗어나 곁길을 따라가면 어김없이 아름다운 풍경들이 맞이한다. '살아 천 년, 죽어 천 년'이라고 눈꽃을 이고 삭풍에 굴하지 않는 고사목의 기개가 장엄한 풍경을 연출한다. 기분 내키는 대로 살 수 없는 게 인생살이다. 하지만 여행지에서는 기분에 맞춰 그냥 어린 시절로 돌아갈 수 있어 좋다. 눈길에 몇 번 넘어졌다고 흉보는 사람도 없다. 아름다운 설경을 만끽하다보니 어느새 중봉(1594m)이다. 바로 아래편까지 눈꽃 향연이 이어진 중봉은 향적봉과 함께 덕유산을 대표하는 봉우리다. 언덕처럼 야트막한 중봉의 전망대에 올라 뒤돌아보면 1.3㎞ 거리의 향적봉이 가깝게 보인다. 낙엽을 떨어뜨린 채 맨몸으로 바람과 씨름하는 나목들 때문에 을씨년스러운데 새하얀 눈이 하늘 아래 겨울산에 눈꽃세상을 만들었다. 겨울산은 높은 곳에서 바라봐야 설국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중봉 전망대에 서면 어느 쪽을 바라봐도 설국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등산객들이 동엽령이나 오자수굴 방향의 설원을 향해 무리지어 걷는 모습도 드라마틱하다. 덕유산의 깊은 맛을 알려는 사람들은 중봉에서 오수자굴과 백련사를 거쳐 삼공리로 내려가거나 백암봉을 거쳐 동엽령 방향으로 산행할 수 있지만 우리의 눈꽃산행은 여기까지다. 찻길이 막혀 산행시간이 줄어든 것을아쉬워하며 발길을 돌렸다. 곤도라를 타고 내려오니 아래 세상은 파란 하늘에 바람도 없는 맑은 날씨다. 추운 겨울 가족들과 함께 새하얀 눈꽃을 만끽했다. 맑은 공기 마시고, 좋은 기운 받고, 쌓인 스트레스도 풀었다. 청주로 향하는 차안에서도 덕유산의 눈꽃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추위에 언 몸이 녹으니 스르르 눈이 감긴다. 회식자리에서 소주잔을 주고받으며 산위에서 파란하늘을 보지 못한 아쉬움을 달랬다.
선거에 파묻힌 2012년, 책의 해 그 결과는? 토요일은 학원, 일요일은 숙제만 한다는 아이들(국민일보 2013. 1. 3일자)보도를 보면 독서 교육의 심각성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통계 자료로 제시된 표에는 독서 항목조차 없습니다. 주중에는 학과 공부로 힘들더라도 토요일과 일요일만이라도 최소한의 독서를 하는 습관조차 드물다는 증거입니다. 그만큼 마음의 여유가 없고 학과 공부에 지쳐 있다고 해석할 수 있으니 안타깝습니다. 국가에서 학교마다 도서관이나 도서실을 마련하고 학교 예산의 4%를 도서구입비에 책정하고 있으며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독서력 증진에 힘쓰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책을 읽는 것은 일상이 아닌 선택의 대상으로 취미이거나 여유 있는 사람들이나 하는 일로 생각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특히, 2012년은 '책의 해'로 선포하여 학교 현장에서는 다양한 교육 활동을 펼쳤습니다. 그러나 공중파 방송이나 신문을 장식한 것은 선거의 해였습니다. 책의 해로 선포하고 추진했던 만큼 그 결과를 발표하고 반성하며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는 모습이 아쉽습니다. 2012년이 ‘책의 해’라는 것을 우리 학생들이 얼마나 알고 책을 읽었는지 궁금합니다. 국민독서력은 여전히 꼴찌 수준을 면하지 못하고 있고유명한 서점들이 문을 닫고 있으며 출판계의 어려움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영풍문고 강남점에 이어세계 최고 점수를 자랑하는 인천공항 내 8개 서점을 운영하고 있던 GS문고도 부도가 났습니다. 책을 읽지 않으니 판매량의 급감으로 더 이상 버티지 못하는 출판계와 서점의 부도는 책을 읽지 않는 국민정서의 고갈을 걱정하게 합니다. 2011년 국민독서 실태조사에서 성인 10명 중 3.5명은 1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았다고합니다. 사는 게 힘들고 지친사람들, 시간과 여유가 있어도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이1년에 책 한 권도 읽지 않았다는 사실은 충격을 넘어 걱정입니다. 긍정적인 말과 힘으로 전두엽을 자극하는 좋은 책의 힘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기도 합니다. 노숙인을 대상으로 펼친 인문학 강의가 그들의 마음과 정신을 살아나게 해서 새로운 삶으로 이끌었다는 신문 기사가 그 증거입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가장 어려울 때 책을 봅니다. 마치 힘들 때 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워 찾는 맛있는 음식처럼, 마음을 치유하고 다잡게 하는 것은 좋은 책이 주는 치유의 힘에 의지하곤 합니다.어떤 면에서는주변 사람이 주는 것보다 더 큰 위로를 받습니다. 그러기에 고전일수록, 어둠의 장막을 지나온 작가들이 삶에서 보편적인 진리와 숨결을 만나며 누구도 예외일 수 없는 삶의길에 공감을 얻게 되어 편안해집니다. 인류 역사를 움직인 위대한 사람들이 살아낸 길에는 예외 없이 좋은 책이 있었습니다. 새로운 길을 나서는 이들에게도 책은 늘 스승이었습니다. 지금도 세상을 움직이는 강의로 젊은이들을 고무시키는 분들의 힘은 책에서 나옵니다. 책은 인간만이 남길 수 있는 위대한 유산이기에 힘들수록 돌아가서 에너지를 충전케 하는 어머니의 품과 같습니다. 2013년 독서 계획을 세우는 일부터 한 개인이나 조직, 단체를 비롯해서 국가도 큰 틀의 계획이 필요합니다. 마치 새 대통령 당선인이 꾸리고 있는 인수위원회처럼. 그것은 사람의 머리에 해당하니 그 중요함이 지대합니다. 한 국가의 장래를 책임지는 막중한 선택이니 몰입과 집중이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 인수위원회에서 독서정책을 총괄해서 국민독서시대를 여는 정책을 꼭 넣었으면 합니다. 민생이나 행복도 매우 중요한 가치이지만 그 행복을 이끄는 것은 결국 정신임을 생각하면 전 국민이 최소한 필독도서로 하루 한 쪽이라도 읽을 수 있거나 들을 수 있는 정책이 있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너무나 지엽적인 일로 생각될 지도 모르지만, 지금 우리 국민은 정신적 에너지가 너무 고갈되었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죽을 때 꼭 가지고 가고 싶은 책 한 권, 힘들 때 밥이 되어주는 책 한 권의 힘을 밥보다 먼저 생각했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봅니다. 새로운 한해를 시작한 학생들도 2013년도에는 꼭 읽어야 할 책을 사거나 빌려보는 목록을 만들어서 새해 설계도에 꼭 넣었으면 합니다. 그리하여 언제든지 자신에게 힘이 되는 글들을 나름의 방식대로 보관하여 언제든지 곁에 두고 꺼내 먹을 수 있는 영혼의 마시멜로를 가졌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그것이 긍정의 문장일 수도 있고, 위로의 글일 수도 있으며 자신만의 좌우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보다 더 가난한 시절을 보낸 부모 세대보다 더 책을 읽지 않는다면, 초고속으로 달려오는 미래의 불확실한 파도로부터 자신을 지켜주는 피난처 하나를 잃게 될 것이니! 사람은 수시로 변합니다. 나를 지켜주던 가족도 친구도 이웃과도 원치 않는 이별이 늘 다가옵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변하지 않는 최고의 도반은 책입니다. 좋은 책은 사람에게 받은 상처마저도 낫게 해줍니다. 좋은 책은 결코 배신하지 않으며 같은 책이라도 읽을 때마다 다른 모습으로 다가와 깨달음의 언덕에 이르게 합니다. '책의 해'를 보내며 읽었던 책들의 목록을 들춰보며 원래의 계획에 미치지 못한 독서 계획을 반성해 보고 2013년의 독서설계를 하며지난해 나를 움직인 베스트 목록을 소개하며 이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2013년은 어느 해보다 좋은 책을 많이 읽도록 마음을 다잡습니다. 이제는 '국민독서시대'를 만들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소망도 함께! 살아야 할 이유마지막 한 걸음은 혼자서 가야 한다고민하는 힘윤리적 소비새로운 100년 탄허록1년에 500권 마법의 책 읽기종의 기원, 신의 기원황홀한 글 감옥글자로만 생각하는 사람, 이미지로 창조하는 사람청소년 감정코칭 등 입니다.
나는 내가 좋다. 실없는 소리 같지만, 나의 모든 것이 좋다. 이름부터 ‘재열’은 부르기 쉽다. 받침이 앞 음절에는 없고, 뒤 음절에만 있다.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다. 공평하고, 깔끔하다. 이런 구조의 단어는 ‘희망, 사랑, 하늘, 구름, 가을, 바람, 자연’처럼 의미도 좋은 것만 있다. 흔한 이름 같지만 막상 만나기 어렵다. 어릴 때는 아명으로 좋았는데, 지금은 중년에도 딱 맞는 이름이다. 생일도 자랑하고 싶다. 내 생일은 5월 15일이다. 이 날은 세종대왕 탄신일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날을 스승의 날로 기억한다. 이날을 스승의 날로 정한 것은 세종대왕 이야말로 겨레의 스승이기 때문이다. 감히 비교하기 부끄럽지만 겨레의 스승인 세종대왕과 생일이 같다는 것이 한없이 자랑스럽다. 나는 국어 선생으로 우리말 바로 쓰기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것이 모두 운명 같은 기분이다. 숫자에 관련 있는 것이 하나 더 있다. 전화번호다. 집은 1316이다. 이 번호와 관련하여 휴대전화를 만들 때 1319를 받았다.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이 번호에는 청소년의 나이가 연상된다. 내가 고등학교에 줄곧 근무했기 때문에 묘한 의미가 있다. 직업이 선생이라는 것도 마음에 든다. 세상에 직업이 없는 사람이 없다. 그러나 누군가의 마음속에 스승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많지 않다. 물론 오랫동안 교직 생활을 했으니 내 실수로 마음의 상처를 받은 아이들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큰 과오 없이 교단에 서 있는 것으로 보아 제법 많은 제자들의 스승으로 살아가는 것은 분명하다. 가르치는 과목이 국어인 것도 천만 다행이다. 영어, 수학, 체육, 음악 등은 아무리 생각해도 가르치기 어려웠을 것이다. 문학은 내가 좋아하는 것이다. 오랫동안 공부도 많이 했다. 문학은 가르치는데 자신이 있다. 문학을 통해 삶의 모습을 안내하는 것도 즐겁다. 고답적이고, 관념적인 학문보다는 삶의 진정성이 담긴 문학을 강의하는 것이 행복하다.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하니 이것도 복이다. 등산을 좋아하지만, 푹 빠지지 않는 것이 좋다. 산에 건강을 챙기러 가기도 하지만, 명상을 즐기는 취미가 좋다. 그래서 산에 올라가다가 힘에 부치면 무리를 하지 않고 내려온다. 등산을 적당히 하는 것처럼 나는 한 가지 일에 푹 빠지지 않는다. 적당히 힘에 부치면 물러난다. 이를 두고 내 성격이 끈기가 없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사실 끈기라는 것이 좋은 것으로 발전할 때도 있는데 쓸데없는 고집이 되는 경우가 많다. 주변에서도 보면 끈기와 성실을 혼동하고 자기주장을 강하게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은 타인과 공감하기 어렵고 객관성이 떨어지는 흠이 있다. 적당히 물러나는 것은 내가 어느 한쪽에 고정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단호한 철학이 없거나 자신이 없을 때 자존심을 접고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한다. 나도 한때는 자존심을 소중히 했다. 그 자존심은 불의에 대항하는 힘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자존심은 궁벽한 경우가 많았다. 그것은 간혹 타인을 이해하는 걸림돌이었다. 자존심을 감추는 것이 힘들었지만, 사람들과의 더 큰 관계를 위해 과감히 휴지처럼 구겨버렸다. 자존심을 버리고나니 남들이 물러 터졌다고 하는데, 오히려 적당히 져 주는 생각도 배웠다. 져 주는 것은 패배가 아니라 배려가 된다. 이 세상은 많은 사람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 배려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배려는 삶의 중요한 가치이다. 져 주면 건강한 생각으로 새로운 지평이 열린다. 수필을 쓰고 있는 내 모습도 매력적이다. 수필을 쓰면서 사물을 따뜻하게 보고, 세상을 풍요롭게 보는 모습이 좋다. 살다보면 뜻하지 않은 고난과 슬픔을 만난다. 그때는 나를 어둡고 쓸쓸하게 만들었던 상심에 대한 기억을 언어로 표현하면서 삶의 뒤안길로 흘려보낸다. 주름진 생활과 아픔도 이른 봄 향기 같은 언어로 엮다보면 평온이 찾아온다. 나는 요행을 바라지 않고 묵묵히 산다.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남이 가진 것을 부러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부족한 것에 눈을 두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채우려고 노력한다.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좋아하고, 모르는 사람들에게 쉽게 정을 준다. 나는 돈도 없고 사회적으로 높은 자리에 오르지도 않았다. 그야말로 한없이 평범하다. 그래서 나는 내가 더욱 좋다.
행정전담팀을 따로 두어 업무를 처리하고 교무행정지원사를 학교마다 지원하는 것이 서울시교육청의 교원업무정상화방안이다. 담임을 기피하는 현상을 해소하고 학생 지도에 전념하도록 한다는 것이 이 방안의 취지이다. 담임교사들은 대부분 학년부에 배정을 해서 담임역할을 제대로 하도록 하고, 나머지 비담임들은 행정전담팀이 되어 학교의 행정업무를 도맡아서 하도록 했다. 주로 비담임들이 행정전담팀에 속하게 된다. 교원의 업무를 경감시키는 방안이 이것은 아니라고 본다. 올해(2013학년도)부터는 거의 강제적으로 모든 학교에서 행정전담팀을 두고 학년부를 만들라는 것이 시교육청의 방침이다. 물론 운영 방법은 학교장의 자율로 하라고 하지만 행정전담팀은 반드시 둬야 하는 것이다. 예산을 들여서 교무행정지원사를 각 학교에 1명정도씩 지원을 해 주고 있는데, 행정전담팀을 두지 않는 것은 예산낭비 쯤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행정지원사는 업무보조가 아니다. 직접 업무를 담당하도록 하고 있다. 즉 교사들의 업무를 행정지원사에게 일정부분 넘겨주는 방식이다. 단순히 보조업무만 하지는 않는다. 문제는 이들이 학교의 여러가지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고, 학교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정확히 꿰뚫지 못한다는 것이다. 교사들도 새내기 교사라면 여러가지 업무처리 등에서 미흡함을 보이게 되는데 교사도 아닌 행정지원사가 맡겨진 일을 바로 하기가 쉽지않은 것이다. 행정지원사에게 주어진 일부업무의 예를 들면 전,출입업무나 시간표작성 및 변경업무, 시간표 입력업무, 고사업무, 자율장학업무 등 수도 없이 많다. 교사들도 갑자기 맡으면 어려움을 겪는데, 행정지원사가 이런 업무를 매끄럽게 처리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단순한 업무만 맡기기에는 예산투입에 비해 실질적인 도움을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들이 어떻게 학교에서 제대로 적응하고 업무를 처리하는 가에 대해서는 좀더 따져볼 필요가 있다. 또 한가지 교사들이 학년부로 많이 옮겨 가면서 기존의 업무는 그대로 남겨 둔다. 누군가 이 업무를 해야 하는데, 행정지원사가 있다고 해도 나머지 업무를 행정전담팀에서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비담임이라는 명분으로 많은 업무를 하도록 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교사가 학생들 가르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야 함에도 행정업무 처리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인 것이다. 결국 담임과 비담임을 편가르기 하는 것이 업무정상화방안이다. 이렇게 해서 갈등이 생기면 모든 교사들이 담임하겠다고 나설 수도 있다. 담임을 기피한다고 교사들을 담임과 비담임의 대결구도로 가도록 하는 것은 확실히 잘못된 방향이다. 시교육청에서는 업무정상화방안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더니 만족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2012학년도에 이 제도를 도입한 학교보다 도입하지 않은 학교들이 훨씬더 많다. 그럼에도 설문조사는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제도 자체를 도입하지 않은 학교도 설문에 참여한 것이다. 해보지도 않은 방안에 대해 응답한 교사들의 설문결과가 객관성이 얼마나 있는지 생각해 볼 문제이다. 담임들은 학생생활지도를 중점적으로 하도록 하고 있다. 당연히 행정업무와 담임업무를 명확히 하려고 한다. 그런데 그 한계가 명확히 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업무를 두고 서로 다른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더구나 교사중 일부가 행정전담팀이 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이런 식으로 계속 추진한다면 일부 교사들에게만 업무가 가중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교원업무를 경감시키기 위한 의지가 있다면 현재 시행되고 있는 방안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도리어 행정업무를 현실적으로 맡아줄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한 학교에 1명의 행정지원사가 얼마나 많은 업무를 할 수 있을까 우려가 된다. 기본적인 출발부터 잘못 되었다고 생각한다. 도리어 행정지원사의 활용을 학교장이 자율적으로 정해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론 보기에 따라서는 자율적인 것이 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자율성이 거의 없다. 행정업무 경감을 위해 교사들에게 행정전담팀이 되라는 것이 정말로 타당한 것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지금 연수 출장중이다. 얼마 전 아침 기온이 급강하하여 몹시 추운 날,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교직 선배님 말씀 "이 교장, 이렇게 추운 날 하루 쯤 쉬어도 되지 않나?" "예, 저 지금 한국교총에 연수 다니고있어요." 퇴직한 그 분은 이제 방학인데 교장이라면 부산 떨지 말고 좀 여유를 가지라는 말이다. 후배를 생각해서 하는 말씀인 줄 알고 있다. 지난 2일부터 3일간 '초·중등 교과서 밖 이야기 경제연수'(15시간)를 받고 있는데 한국교총 부설 종합교육연수원 주관이다. 안양옥 교총회장은 인사말에서 "교원을 대상으로한 경제연수가 학생지도에 도움이 되고 현장에서의 반응이 호의적"이라며 "교총 사업에 대한 현장 회원들의 진솔한 목소리를 들려달라"고 부탁했다. 방학, 교원이라면 연가를 내거나 41조 연수로 근태를 처리할 수 있다. 집에서 쉬거나 자가 연수를 하는 것이다. 영하 15도 강추위에교장인 필자가 왜 연수를 받을까? 연수생 60여명을 보니교감 한 분이보인다. 아마도 교장 신분은 혼자인가 보다. 동료연수생 중에도 "교장은 이런 연수 안 받아도 되지 않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 교장으로서 학생들에게 평소 강조하는 것이 있다. 오는 2월우리학교 졸업에 즈음하여 학교안내와 신문을 겸해 발간하는 자료에 실린 학교장 이야기 일부를 인용해 본다."배운다는 것, 얼마나 위대한 일인가? 배울 것이 없다고 자만해서는 안 된다. 이 세상은 끝없는 배움의 연속이다. 배움을 포기한 사람은 늙었다는 표시이다. 죽음을 바로 앞 둔 사람은 배울 필요가 없다. 그러나 성장하고 향상하는 사람은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경제에 대해 모르는 것은 제대로 배워서 지식을 넓히고 자아성장을 꾀한다.미국과 유럽 재정 위기가 왜 왔는지? 이것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인지? 학교에서는 무엇을 가르칠 것인지?또 시장경제를 이해하는 두 가지 코드는 무엇인지? 경제 놀이 모형을 활용한 수업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올바르게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연수 내용 중 우리 학교에 적용할 것은 받아 들이고 교직원에게 올바른 교육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NIEE 강사로 나온 중학교 교사는 '경제기관 200% 활용하기'에서 학교 경제교육에 도움을 줄 기관을 10여 개 이상 소개한다. 교육과정 운영에 소중한 자료다. 이런 내용을바로 교사들과 공유해야 한다. '행복한 부자되기'에서는 학교에서 기업가 정신을 주 2시간씩 6개월간 교육한 실증사례를 소개한다. 참가한 학생들은 교육을 통한 혜택을 받아 학력이 증진되었다. 목표달성 의욕 증대, 창의력 및 독창성 증대, 자제력 중대, 자신감 증대를 가져 왔다고 소감을 밝힌다. 경제교육의 목표가 윤택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것이다. 공부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돈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시장경제와 복지정책을 강의한 현진권 소장(한국경제연구원 사회통합센터)은 연수 대단원의 마무리를 짓는다. 정치논리와 경제논리,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에 다한 논쟁을 명확히 정리한다. 그는 정치실패로 인한 복지 확대를 어떻게 막을 것인인가에 대해 결론을 내린다. 국민이 똑똑해야 한다는 것이다. 작은 정부, 시장경제에 대해 바르게 이해를 하고 '공짜복지'는 결코 공짜가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르헨티나와 그리스의 교훈을 받아들여 국가 미래, 우리 후손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장은 경제적 자유를 바탕으로 활발한 시장경제에 의해 이루어져야 함을 재강조한다. 그러고 보면 교원들이 연수를 받는 이유는 분명하다. 지금보다 더 똑똑해지기 위해서다. 국민이 똑똑하면 정치논리에 속아 넘어가지 않는다. 연수와 교육을 통해 세상을 보는 바른 눈을 갖게 된다.학생들에게도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이 올바른 삶인지 바르게 지도할 수 있다. 지금 우리세대, 후세대에게 '빛'을 줄 것인가? '빚'을 남겨 줄 것인가?
방학 중 보충수업은 고충수업? 천만의 말씀! 우리나라 대부분의 학생들은 방학 중 보충수업을 고충수업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서령고(교장 김동민)에서는 이런 학생들의 심정을 십분 헤아려 겨울방학 보충수업을 전적으로 학생들의 선택에 맡겼다. 학과목과 수업하실 선생님들을 학교에서 일방적으로 지정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스스로 직접 고르도록 한 것이다. 즉 1교시부터 5교시까지 하루 다섯 시간 진행되는 보충수업을 자신이 직접 선택하여 들을 수 있는 것이다. 보충수업을 개설하실 선생님들은 강의계획서를 작성하여 각반 학급게시판에 부착하면 학생들은 자신에게 맡는 과목과 선생님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여기에서 학생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선생님들이나 인원이 적게 나온 과목은 자동으로 폐강 처리된다. 학생들도 자신들이 원하는 과목과 선생님을 직접 선택했기 때문에 수업에 대한 불만이 줄어들고 참여도 또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1학년의 경우10여 과목이 개설되어 학생들이 치열한 수강신청 경쟁을 벌여 학교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이번의 파격적인 시스템의 변화는 그동안 보충수업매너리즘에 빠져있던 선생님들과 학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다는 평이다. 따라서 이번 겨울방학의 보충수업이 학생들의 성적향상과 학습의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김관복(54·사진) 교육과학기술부 인재정책실장이 이대영 서울시 부교육감의 자리를 이어받는다. 교과부와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김 실장은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의 추천과 교과부 장관의 제청을 거쳐 7일 서울시 부교육감으로 부임한다. 행정고시 31회 출신인 김 부교육감은 서울대 사회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아이오와대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문 교육감의 대학 후배이고 문 교육감이 교육부 장관인 시절 함께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다. 강원도교육청 부교육감, 교과부 학술연구지원관, 학교지원국장 등을 역임했다. 한편, 국방대에 파견된 이승복 전 서울대 사무국장은 서울시교육청 기획조정실장에 선임됐다.
절대평가 내신 평가권 교사에게 서술형 수능 1차 채점도 교사가 핀란드의 대학입시에는 지원자의 일반고 최종성적, 대학수학능력시험(yliopilastutkinto) 그리고 대학 본고사에서 얻은 성적이 반영된다. 핀란드에서도 대학의 서열이 있어서 명문대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학과에 따라 다르지만 의대, 법대, 교사과정 등은 10대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대학 재학생이나 전문가에게 4개월 이상 개인교습을 받기도 한다. 내신, 수능, 본고사로 구성되고 치열한 경쟁도 있지만 우리와는 다른 모습을 한 핀란드의 대입제도를 살펴보자. 수학능력시험에 응시하기 위해서는 일반고 정규과정의 과목을 이수해서 최종성적증명서를 받아야 한다. 일반고 최종성적은 10점 만점의 절대평가로 산정되고 저학년 성적은 반영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5점 이하를 받은 과목은 탈락한 것으로 평가돼 재수강을 해야 한다. 교사는 수행평가, 필기시험, 평상시 학습참여도, 과제물 이행 결과, 출석 등을 종합하고 학생, 학부모와의 상담을 거친 뒤 졸업 최종성적을 학생에게 부여한다. 핀란드 국가교육청은 평가의 객관성을 보장하기 위해서 8점을 받는 학생이 갖추어야 하는 지식, 능력 등에 대한 평가지침을 제공하고 있다. 그렇지만 학생에 대한 최종평가는 전적으로 교사의 권한이다. 한 부모가 자녀가 화학 최종 필기시험에서 10점을 받았는데 최종성적은 8점이었다고 인터넷에 불만의 글을 게재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에 대해 학생의 성적은 시험만으로 평가되지 않고, 평가 권한은 전적으로 교사에게 있음을 댓글로 지적했다. 교사의 교육과 평가를 신뢰하는 문화가 정착돼 있음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수학능력시험은 일 년에 두 번, 봄과 가을학기에 전국의 모든 고교에서 동시에 치러진다. 지원자는 필수과목 시험에는 3회까지 응시할 수 있다. 한 번에 이 시험을 끝내는 응시자는 2002년 30%에서 2011년 10%대로 줄어들었다. 현재 2회에 걸쳐 시험을 보는 학생의 비율은 70%에 달한다. 전체적으로 5% 안팎의 학생들이 시험에서 탈락한다. 시험 과목 중 모국어는 전체 지원자가 무조건 응시해야 하는 과목이고, 핀란드의 제 2공용어, 외국어, 수학 그리고 기타 일반과목 중에서 3개를 필수과목으로 응시해야 한다. 기타 일반과목은 물리, 화학, 생물학, 사회, 역사, 종교, 심리학, 철학, 가치관, 보건 등이다. 모국어는 수준별로 나뉘지 않지만 수학과 외국어는 상급, 초급 또는 상급, 중급 등 수준별로 구별돼 있다. 지원자는 반드시 최소한 하나의 과목에서 상급에 응시해야 한다. 탈락한 과목의 재시험에서는 수준을 바꿀 수 있다. 시험은 한 과목의 전체 문제 중 몇 개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예를 들어, 모국어 텍스트 시험은 5개의 문제 중에서 3개를 선택해야 한다. 과목마다 정해진 채점 기준에 따라 문제 당 0~6점을 부여한다. 과목에 따라 융합형 또는 고난이도 문제가 출제되기도 하는데 고난이도 문제는 9점까지 받을 수 있다. 대부분의 문제가 서술형으로 되어 있고 학교의 교사들이 일차적으로 답안지의 채점을 한다. 채점의 객관성을 보장하기 위해 수능위원회에서 검토를 한다. 교사가 부여한 점수에 현저한 오류가 있을 때는 전문가가 다시 채점을 하게 된다. 교사는 채점 과정에서 붉은색 펜으로 점수 삭감 부분을 명시하고 그 이유를 서술해야 한다. 성적은 7개 등급으로 구분되고 1, 7등급이 각 5%, 2%, 6등급이 15%, 4등급이 24%로 분포되는데 시험마다 이 분포는 달라질 수 있다. 본고사는 단과대학별 출제가 원칙이라 몇 개의 대학이 공동으로 문제를 출제하는 추세다. 대학에서 출제하는 시험 문제의 수준은 매우 높은 편이다. 헬싱키대 인문대학의 본고사에는 한국에서 대학원 입학시험에 출제되는 수준의 문제도 포함돼 있다. 예를 들면 “어떤 유형의 언어 문법이 존재하며, 그 근거는 무엇인가?”와 같은 식이다. 2012년 영어과 시험에는 객관식 문제도 포함돼 있지만 A4지 5쪽 분량의 지문을 주고 70 단어로 요약하기, 100 단어로 반대 의견 쓰기, 200 단어로 비판하기 등의 문제가 출제됐다. 핀란드 고교생들은 주관식 서술형으로 출제되는 높은 수준의 수학능력시험을 통과하고, 심화 수준의 대학 본고사 시험에 응시하고 있다. 우리는 언제까지 선다형 문제, 그것도 단 1점 차이로 희비가 엇갈리는 시험으로 대학생을 선발할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지금의 수능이 학생들이 대학에서 학업을 지속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올바른 방식인지 돌아봐야 한다. 3년, 5년의 단기적인 목표가 아니라, 지금 초등학생이 대학에 들어갈 때를 대비한 장기적인 대입제도 개선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대학! 우리나라에서는 인문고만 졸업하면 누구나 다 대학에 갈 수 있는가? 고교 3년간 수업 시간에 잠만 자는 학생들이 왜 대학에 가야 할까? 그들에게 진정 대학만이 이 사회에서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일까? 우리는 이런 질문들에 답을 해야 한다.
네덜란드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교육비 때문에 크게 염려하지 않는다. 자녀가 대학에 들어가도 대학 등록금이 없어 학교를 보내지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뿐더러 대학생들 또한 학비 때문에 대학을 휴학하거나 그만두지도 않는다. 네덜란드 대학생 등록금은 1년 학비가 1700유 로, 우리 돈으로 300만원도 채 안 된다. 그런데 이 학비도 대학에 입학할 때 곧바로 납부할 필요가 없다. 학생이 대학에 입학한 뒤 5번에서 10번까지도 나눠서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등록금이 없어 학비를 내지 못하는 경우 대학생이나 전문대학생이면 누구나 정부로부터 특별한 조건 없이 아주 낮은 금리로 학비를 대출받을 수 있다. 이렇게 빌린 등록금은 학생이 졸업한 후 2년부터 20년까지 상환 기간을 정해 서서히 나눠 갚으면 된다. 그렇기에 학부모들 또한 학비에 대한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이 외에도 네덜란드는 대학생이 되면 정부로부터 누구나 받는 돈이 있다. 바로 학업지원금(studie financiereing)이다. 이 학업지원금은 비단 대학생뿐만 아니라 직업전문대에 다니는 학생들에게도 매달 지원되는데, 그 금액이 최소 100유로에서 최고 400유로에 달한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매달 15만원에서 60만원을 받게 되는 셈이다. 이 학업지원금은 네덜란드 학생의 정보를 관리하고 지원하는 듀오(DUO, dienst uitvoering onderwijs)라는 곳을 통해 정부 예산으로 대학생과 전문대학생에게 공부할 때 사용하라고 주는 지원금이다. 많은 학생들은 이 지원금을 절약해 학비를 충당하기도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네덜란드 대학생들은 버스나 전철 등 대중교통도 무료로 사용하고 있다. 이 역시 정부에서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네덜란드 정부는 한창 공부에 몰두해야 할 대학생과 전문대학생들이 등록금이 없어 공부를 못하는 일이 없도록 징수한 세금을 활용해 대학생들에게 최대한 많은 혜택을 누리게 하고 있다. 또 중고등학교의 경우 학비가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 학비라고 해봐야 학부모 지원비나 사물함 사용료 등으로 1년에 300유로 미만(약 45만원)이 소요된다. 이 금액도 학부모가 경제적으로 힘들 경우 학생재정지원(tegemoetkominge scholieren)을 신청할 수 있다. 정부에서는 학부모의 재정 상태를 심사해 이 금액 또한 지원해준다. 필자도 네덜란드에서 두 자녀가 중고등학생이었을 때 유학생 신분으로 소득이 없어 이 재정지원금을 신청해 받은 경험이 있다. 외국인인 경우도 비자에 문제가 없다면 자녀를 공부시키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본국 사람들과 똑같은 혜택을 주고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이와 함께 초등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노트는 물론 필기도구, 각종 준비물까지 다 마련해주기 때문에 학부모가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데 별도의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초등학생들은 아예 책가방을 갖고 다니지도 않는다. 모든 교과서, 필기도구, 준비물이 학교에 준비돼 있을 뿐만 아니라 초등학생은 책을 아예 집을 가져 올 수 없도록 돼 있기도 해 책가방이 필요 없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네덜란드에서는 우리처럼 학습 위주의 사교육이 아예 존재하기 않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자녀 교육비는 물론 사교육비 때문에 허리가 휘지도 않고 그럴 걱정을 할 일도 없다. 특히 자녀가 대학생이 돼도 등록금 문제로 크게 염려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학비 부담’이 사회적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1년 1월 통계발표 기준으로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한 자녀를 교육시키는데 드는 비용이 2억6000여만 원이라고 하니. 고액의 대학등록금이나 사교육부담 때문에 자녀를 마음껏 낳을 수도 없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현실이어서 가슴을 아프게 한다. 언제쯤 우리도 네덜란드처럼 교육비 걱정 없이 자녀를 교육시킬 수 있을지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