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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지난 11일 국회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장에서는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을 비교하며 ‘공무원연금 흔들기’를 다시 시작하는 장면이 보였다. 국민연금은 올해 상반기에만 76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고, 85세까지 수령하면 시 공무원연금은 14억원, 국민연금은 5.1억원을 받는다고 하면서 공무원연금의 개혁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끌어내는 모양새다. 국민을 향해서는 이처럼 공무원연금을 ‘귀족’연금처럼 포장하는 한편, 공무원을 대상으로는 특정 세대 연금 ‘반토막론’을 제기하며 세대 갈등을 자극해 다층연금체제로 전환하려는 속셈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2008년 임용된 교원의 소득대체율(생애평균소득에 대한 연금액 비율)은 60.15%이고, 2010년 임용자는 63.55%로 오히려 높다. 2015년 연금개혁 이후 2016년 임용자는 62.17%로 긴 재직기간과 높은 기여율로 인해 안정적인 소득대체율을 보인다. 과거 개혁 시도 최소화해 공무원연금 개혁은 2009년과 2015년 2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이를 통해 개인기여율은 7%에서 9%로 치솟았고, 지급률은 1.9%에서 1.7%로 0.2% 낮아졌으며, 수령시기는 단계적으로 65세까지 늦춰졌다. 결국 더 내고, 덜 받고, 늦게 받는 형태로 개악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아예 기존 공무원과 신규 공무원의 연금구조를 분리해, ‘기여율 7→10%’, ‘지급률 1.9→1.0%’, ‘지급개시연령 65세 통일’, ‘퇴직수당도 민간수준’으로 개악하려고 시도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공무원을 이해당사자로 규정, 공무원 연금개혁 논의에 일절 배제한 채 위와 같은 방안을 밀어붙였다. 이에 교총을 비롯한 전 공무원 조직은 공무원 역사상 최초로 6만여 명이 여의도 광장에 모여 총궐기대회를 개최하며 결사투쟁의 기치를 세웠고, 이에 눌린 정부는 이후 공무원연금 개혁 논의에 교총을 위시한 공무원 제단체가 참여하는 형태로 운영했다. 결국 연금구조개혁 시도는 차단하는 한편 기여율 등 모수개혁은 최소화하는 형태로 막아낸 바 있다. 공무원연금 개혁은 오직 재정안정만을 목표로 공무원의 희생에만 기반하여 개정목표를 세우고 진행됐다. 그러나 정부의 연금부담률은 민간기업의 그것보다 훨씬 적다. 단순 기여금뿐만 아니라 퇴직수당,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에서 부담률 차이가 크다. 기초연금 배제 및 징계에 의한 연금삭감분까지 고려하면 정부의 부담률은 13.4~16.2% 수준으로 민간기업의 부담률인 19.2%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인 것이다. 희생 전제로 한 논의를 막아야 다른 국가와의 비교에 있어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정부의 부담률은 공무원 개인부담률의 3배인 28.8%이며, 미국은 개인부담률 7%, 정부부담률 37.7%로 무려 5배다. 독일의 경우는 56.7% 전액을 정부가 부담하며 매우 안정적인 소득대체율을 보장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공무원의 희생만을 전제로 하는 개악은 안 된다. 오히려 2015년 연금개혁 당시 약속한 바와 같이 지급연령 65세로 연장함에 따른 소득공백기간 문제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정부의 부담률을 높이는 형태로 연금구조의 선진화를 이뤄야 할 것이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 공무원연금을 지켜내고 나아가 개선하기 위해서는 다시 한번 단결된 모습으로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저출산·고령화를 이유로 교사를 줄였던 선진국들은 지금 교사 부족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교직 인기가 워낙 좋지 않아 선발 자체가 어렵습니다. 우리나라도 같은 이유로 교사 정원을 줄인다면 선진국들이 겪고 있는 교사 부족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습니다.” 교육 전문가들이 내년 우리나라 교원 정원 감축 상황을 놓고 우려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교원 감축 기조를 지속적으로 유지한다면 선진국들이 겪고 있는 교사 부족 현상에 놓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 미국, 호주, 독일 등 대표적인 ‘교사 부족 국가’다. 특히 일본이 교사 부족에 놓인 상황이 지금 우리나라의 과정과 거의 흡사했다. 자칫 우리나라가 일본의 전철을 따라가게 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이유다. 일본 정부는 지난 1980년대 후반 들어 저출산으로 인한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국립대 교원양성과정 입학정원을 절반으로 줄였다. 하지만 베이비붐 세대에 맞춰 교단에 섰던 교사들이 정년은퇴로 한꺼번에 빠져나가면서 교사가 부족해졌다. 예비교사 숫자마저 적다보니 교사 부족은 점차 심화됐고, 최근에 와서는 교사들이 몇 명의 일을 대신하느라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 이렇다 보니 교사는 이제 기피 직업으로 통한다. 설상가상으로 현장 경험이 풍부한 50대 베테랑 교사들의 대량 퇴직이 수년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일선 학교에서는 다른 지역의 교사까지 확보하는 ‘쟁탈전’까지 벌어지고 있다. 뒤늦게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일본은 교사 증원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했다. 2018년부터 일본 문부과학성은 정년퇴직을 했거나 민간 기업으로 이직해 교사 자격증의 효력을 상실한 사람들에게까지 ‘임시 교사 자격증’을 발급하기로 하고, 사립대들도 초등학교 교원양성 과정을 개설할 수 있도록 관련 법규를 개정했다. 하지만 이미 기피 직업이 된 마당에 인식 개선이 빠르게 나아지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미국 역시 교사 부족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 상황에서 교사 60만 명이 학교를 그만뒀다. 일부 주에서는 교사 확보를 위해 주 방위군과 공무원을 대체로 투입하기도 했다. 은퇴한 교사의 복직 요건, 또는 대체교사 선발 요건을 완화하는 등 다양한 방안이 나오고 있다. 인력난에 시달리는 학교 중에서는 급식이나 청소 등 비교육 분야에 학생들을 투입하고 있다. 호주에서는 초·중·고 교사 지원자가 해마다 줄고 있다. 올 8월에는 만성적인 교사 부족난을 타개하기 위해 우수 교사를 대상으로 1억6000만원에 가까운 연봉을 지급하는 방안 등 파격적인 지원안을 공개했다. 호주 정부 기관인 호주학교교사지도력연구소(AITSL)는 성취도가 높은 우수 교사들의 급여를 40% 인상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변호사·엔지니어·IT 등 전문직 출신 교사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이들이 교육학 석사 과정을 이수하는 기간 6∼12개월을 유급 인턴십으로 제공하는 방안도 공개됐다. 일본에서 유학하며 교사 부족 문제를 지켜봤다는 이명희 공주대 교수는 “안정적인 교원 수급이 무너질 경우 되돌리기 쉽지 않은 것이 여러 국가에서 증명되고 있다”며 “특히 우리나라 교직 모습이 과거 일본의 현상과 흡사하다. 어찌보면 우리나라 교직 현실 가운데 일부 측면은 일본의 교사 부족 현상이 시작됐던 시기보다 더 심하기 때문에 수년 뒤 매우 심각한 상태로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특히 공무원연금 개악 등 처우 문제, 교직에 대한 사회적 인식, 교부금 조정 등의 악화로 인해 교직 안정화가 저해될 경우 이탈 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침에 충전을 완료한 휴대폰이 하루도 버티지 못해 불편했던 적 있나요? 이러한 상황이 빈번하다면 외출 전에 보조 배터리를 챙기는 것이 습관이 되었을 거예요. 하지만 10여 년 전만 해도 사람들은 이와 같은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어요. 요즘 사람들에게 익숙한 배터리 일체형 스마트폰과 다르게 예전에는 배터리만 따로 분리되어 교체할 수 있었거든요. 그렇다면 이러한 일체형 배터리로 바뀐 이유는 무엇일까요? 스마트폰 제조사에서 일체형 배터리를 채택한 가장 큰 이유는 방수에 있어요. 교체형 배터리를 사용하는 경우 본체를 여닫을 수 있는 이음새가 생겨 완벽한 방수 성능을 기대하기가 어렵거든요. 반면 일체형 배터리는 이음새로 발생할 수 있는 방수 성능은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또한 얇고 가벼운 디자인을 실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교체형 배터리는 스마트폰에 장착하지 않을 때, 손상을 막기 위해 단단한 플라스틱 케이스 안에 보관해야 해요. 그리고 이런 케이스는 스마트폰에 부피와 무게를 더하죠. 일체형 배터리는 이러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돼요. 기기 자체로 배터리를 보호하면서 스마트폰의 부피와 무게까지 줄일 수 있거든요. 일반적으로 배터리를 교체하기 위해서 휴대폰 본체는 플라스틱처럼 어느 정도 탄성을 가진 재질이어야 해요. 그러나 일체형 배터리 스마트폰은 이러한 제약에서 벗어났어요. 금속, 유리 등의 소재를 사용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죠. 이처럼 소재 선택이 자유로워지며 최근의 스마트폰들은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어요. 게다가 일체형 배터리는 도난당한 휴대폰을 추적하는 데 더 유리해요. 스마트폰은 고가인 제품인데다가 이동성이 좋아 도난당하기 쉬워요. 그래서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휴대폰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도 기기를 추적할 수 있도록 했어요. 이때 교체형 핸드폰은 배터리를 제거해버리면 사실상 추적이 어려워요. 하지만 일체형 기기는 전문 지식 없이는 배터리를 분리하거나 전원을 완전히 끄기가 불가능해요. 그렇기 때문에 분실 시에도 다시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이 크지요. 한편 일체형 기기에 여러 장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다시 교체형 배터리를 찾는 사람들도 있어요. 바로 환경 문제 때문인데요. 일체형 배터리는 사용할수록 배터리 성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어요. 이는 곧 스마트폰 교체로 이어지며 전자 폐기물도 늘어나겠죠. 이러한 이유로 유럽연합(EU)은 교체형 배터리 스마트폰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검토한다고 해요. 문제 1)이 글의 주제로 가장 적절한 것은 무엇인가요? ① 배터리 소모량을 줄이는 방법 ② 환경 오염 문제를 일으키는 스마트폰 교체 ③ 일체형 배터리 스마트폰이 상용화된 이유 문제 2)‘일체형 배터리 스마트폰’에 대한 설명으로 옳지 않은 것을 고르세요. ① 스마트폰의 얇고 가벼운 디자인을 실현할 수 있다. ② 금속, 유리 등의 소재를 적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③ 전문 지식 없이 배터리 분리와 전원 제거가 어렵다. 문제 3)이 글을 읽은 후의 감상으로 알맞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요? ① 스마트폰에 일체형 배터리를 채택하면서 디자인에 대한 제약이 줄어들었어. ② 교체형 배터리 스마트폰은 배터리를 제거해도 도난 추적이 가능해. ③ 배터리의 빠른 성능 저하가 전자 폐기물이 늘어나는 문제로도 이어지는구나. 정답 : 1)③ 2)② 3)②
울산시교육청이 대규모 행사를 개최하면서 참가자들에게 ‘제3의 성별’ 정보를 수집한 사실이 알려져 비판을 받고 있다. 시교육청은 수정안을 내놨지만 변경된 양식은 주관식이어서 여전히 ‘제3의 성별’을 기재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울산 교육계와 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27일 계최 예정인 기후위기 대응 대규모 회의‘1000인 원탁토론회’ 참가자 모집과 관련해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7일까지 참가자를 온라인으로 모집하면서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 ▲참가유형 ▲성명 ▲연락처 ▲성별 ▲연령 ▲거주지역 ▲직업 등 7가지로 구성된 항목 가운데 ‘성별’에서 문제점이 나왔다. 성별 항목이 여성과 남성에 이어 제3의 성별 ‘논바이너리(non-binary, 성별 비규정)’로 구성됐다. 생물학적 성별인 남·여 구분으로는 규정할 수 없다는 의미의 ‘젠더 용어’가 보기 3번 자리에 기입된 것이다. 이를 확인한 시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어린 학생들이 참여하는 행사에 ‘젠더 이데올로기’를 주입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20년 노옥희 울산교육감은 ‘젠더’를 인간의 성별로 인정하자는 의미를 담은 ‘포괄적 성교육’을 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의혹은 사실처럼 굳어지는 모양새다. 이번 양식을 확인했다는 시민은 “공공기관이 개최하는 행사에서 부적절한 일처리”라며 “시교육청의 포괄적 성교육이 노골화된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항의가 이어지자 시교육청은 해당 항목을 수정하겠다고 했지만 ‘제3의 성별’을 삭제하는 대신 주관식 문항으로 변경했다. ‘비규정 성별’을 그대로 기입하게 놔둬 달라진 것이 없다는 시민들의 불만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측은 처음 공개된 양식과 변경된 양식 모두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다. 시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유지은 인권지원관은 “기후위기 대응 회의를 개최하면서 성별, 나이 등 다양한 계층별 의견을 알고 싶다는 교육청 측의 요구에 따라 용역업체가 구분을 세분화하다보니 일어난 일”이라며 “두번째 변경안 역시 업체를 믿고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결과”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의 해직교사 부당 특채, 도성훈 인천교육감 측근의 교장공모제 면접전형 부정 출제 등 인사 비리와 관련된문제가 국정감사에서 2년 연속 다뤄졌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17일 서울·인천·경기교육청 국감에서 두 교육감에게 인사 비리 의혹을 받는 부분에 대해 질의했다. 이들은 지난해에도 같은 지적을 받았다.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은 특정노조 출신의 해직교사 5명을 특별채용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으로 재판을 받는 중인 조 교육감에게 “공직선거법 등을 위반한 교사들을 특채한 이유가 있는가. 이는 교사 임용 대란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사회적으로 예민한 문제다. 서울시의 교육과 학예를 책임지는 수장으로서 높은 도덕성을 갖고 타의 모범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정경희 의원은 조 교육감의 특채 5명 이외 수십 명에 달하는 인사 전횡 의혹을 추궁했다. 정 의원은 “역대급 보은·코드인사”라며 “80명 정도의 임기제 공무원들도 거의 정치적으로 편향된 단체 출신이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청이 감사 기능을 상실한 것은 감사관도 코드인사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조 교육감이 지난 2018년 해직교사 특채가 명시된 특정노조와의 정책협의 합의문에 서명했음에도, 2019년 국감에서 이에 대해 ‘모른다’고 답했던 부분을 두고 “위증”이라고 꼬집었다. 조 교육감은 “현재 재판에서 다투고 있는 사안을 사실인 것처럼 말씀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지금은 인사 기능이 투명해졌다”고 해명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도성훈 인천교육감에게 “교장공모제 비리 사건에 도 교육감의 보좌관이 연루되지 않았나. 부끄럽지 않은가. 그런데도 교육감에 또 나오는가”라고 질타했다. 조 의원이 지적한 교장공모제 비리는 인천시교육청이 2020년 시행한 무자격 교장공모제(내부형B)에서 도 교육감의 측근 출신 초등학교 교장 A씨가 면접문제를 부정 출제했다는 혐의로 징역형을 받은 사건이다. A씨는 교장공모제 출제위원 신분으로 응시자 B씨가 원하는 문제를 전달받은대로 냈다는 혐의로 징역 1년형이 최종 확정됐다. 조 의원은 “도 교육감의 측근 등 6명이 연루됐고 전원 유죄를 받았다. 1명은 구속됐다. 그런데 교육감에 또 나오는가”라고 거듭 지적했다. 이어 “고양이에 생선을 맡길 수 있나. 당신들은 공정을 훼손시킨 장본인”이라고 비판했다. 도 교육감은 “감사관으로부터 위법 행위를 보고받자마자 즉시 조사를 지시했다”며 “교장공모제의 장점까지 훼손되면 안 되기 때문에 교육부와 협의해서 제도를 고쳤다”고 답했다. 추가 질의에서도 조 의원은 지난달 선거캠프 출신 3명을 개방형 임기제 공무원에 임용했다는 언론 보도를 제시하며 “교장공모제 비리 이후 정책보좌관 제도를 없앤 것은 형식에 지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교권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해 관련 법을 신속히 처리하자는 의견이 모이고 있다. 사상 초유의 교원 감축에 대한 우려도 잇따랐다. 17일 서울·인천·경기교육청 국감이 국회에서 열린 가운데,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조희연 서울교육감에게 관내 교권 및 교육활동 침해 사건에 대한 질의하자 관련 법·제도 마련에 대한 공감대가 다시 한번 형성됐다. 이 의원은 “한 초등학교의 여교사가 5학년 남학생 한 명으로부터 지속적인 교권침해를 당해 지난 4월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며 “해당 학생은 수업 도중 영어로 성적 용어와 욕설을 칠판에 적는가 하면, 교사로부터 수업 분위기를 흐린다고 지적받으면 쌍욕을 한다. 이를 또 지적받아도 혼잣말이라고 넘어간다고 한다. 수업 도중 교실을 배회해도 제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심지어 그 학생은 같은 반 남학생의 바지를 내려 징계 심의에 올랐지만 교육지원청은 수개월째 깜깜 무소식이라고 한다. 교사는 교권을, 학생들은 학습권을 침해받았다”라면서 “2022년 대한민국 교실의 무너진 모습이다. 단호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대책을 촉구했다. 조 교육감은 “교육청 수준에서 교육활동보호조례를 만든 상태인데, 법적 보완에 대한 진지한 소통과 검토가 필요하다”며 “교권 강화에 대한 획기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답했다. 이 의원의 질의가 끝나자 유기홍 교육위원장은 “현재 600건 가까운 법안이 밀려있는데, 교권 보호와 관련해서는 이번 국감에서 많이 제기된 만큼 법안심사소위에서 우선순위로 처리할 수 있도록 논의하자”고 주문했다. 앞서 지난 12~13일 열린 지방교육청 국감에서도 ‘충남 모 중학교 교실에서 교사 앞에 누워서 휴대전화를 하는 학생 사건’, ‘전북 교권침해 교사 징계’ 등 교권 및 교육활동 보호에 대한 의견이 잇따라 제기되자 참석자 모두 한 목소리로 대책 강화를 요구한 바 있다. 이와 함께 교원 감축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의원들은 임태희 경기교육감에게 관내에서 심화되고 있는 과밀학급 및 과대학교 문제 해소, 특수학교 교원 배치 등에 대해 연이어 질의했다. 무소속 민형배 의원은 “경기의 학교·학급 과밀화는 전국 평균을 넘어 가장 심각하다”고 말했다.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특수교육 대상자는 점차 늘어나 교사 1인당 4명을 상회한다. 제가 교원 1인당 적정 인원수 2명으로 제한하는 법을 대표발의해놨지만, 교원 감축계획이 나온 상황에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모든 의원이 질의를 마치자 유 위원장은 “학령인구는 감소하지만 수도권 학급 수는 늘어나는 상황이다. 교사를 줄이는 건 안 된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전국시·도지사협의회 만큼 강화돼 이런 문제에 뜻을 모아 공통의 과제로 같이 해결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성악은 저를 계속 살게 하는 원동력이자 제 인생의 전부입니다. 노래가 없는 제 삶은 상상할 수 없어요. 인생에도 시작과 끝이 있고 노래에도 그 끝이 존재하기에 노래와 인생은 닮아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부르는 노래가 곧 제 인생이라 생각하고 저의 노래 인생이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18일 서울 예술의전당. 소프라노 김정윤(한국예술종합학교 2학년) 양이 담담하지만 단단한 목소리로 성악에 대한 자신의 진심을 털어놨다. 꿈에 대한 열정과 미래에 대한 계획을 이야기하는 것이 물 흐르듯 자연스러워 노래와 그가 정말 한 몸이라는 게 느껴졌다. 초등 2학년 때부터 합창단 활동으로 노래를 시작한 김 양은 중학생 때 성악을 제대로 배워보자 결심하고 김천예고에 진학했다. “어렸을 때부터 무대에 서는 게 재미있었어요. 절제된 상황에서 최대한의 에너지를 끌어올려 노래하는 성악의 매력이 저에게 잘 맞았고요. 앞에 있는 관객과 소통하며 노래할 때 제가 공기의 흐름을 다스리는 느낌이 들어 좋았어요. 그래서 그런지, 성악으로 진로를 정하는 게 당연하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성악에서 김 양의 장점은 음악성이 좋다는 점이다. 무대 위에서 음악의 메시지나 정서를 매끄럽고 유연하게 잘 표현하는 편으로 오페라나 뮤지컬, 연극 등 공연을 많이 보러 다녔던 것이 표현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타고난 음악성에 노력도 뒤따르니 따라올 자가 없었다. 김 양은 고등학생 때 ‘제5회 경북 파파로티 성악콩쿠르’에서 고등부 1위로 도지사상을 받고 ‘제1회 대한민국 청소년 한국가곡 경연대회’ 대상 등 각종 콩쿠르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주목받았다. 뿐만아니다. 기초학습 및 내신 성적도 충실해 김천예고를 전교 1등으로 졸업하고 한예종 성악과에 최종 입학했다. 그러나 김 양이 성악의 길을 걷는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한부모 가정으로 어머니 혼자 김 양을 키우면서 각종 레슨비와 대회참가비 등을 감당하기에는 어려움이 컸다. 중학교 역시 수석으로 졸업했고 서울예고 진학을 희망하는 데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학비에 대한 걱정으로 원서조차 내지 못했다. 그런 김 양이 음악을 포기하지 않도록 도와준 것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인재양성사업 ‘아이리더’였다. 김 양은 고등학교 진학 후 재단 장학금으로 각종 콩쿠르 참가비를 충당하고 일주일에 한 번 서울에서 있는 레슨도 정기적으로 받을 수 있었다. “기숙사가 있고 장학금도 받을 수 있는 김천예고에 진학하게 되면서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인연을 맺게 됐어요. 재단은 제가 음악을 계속할 수 있게 길을 열어준 고마운 문지기입니다. 경제적인 벽에 부딪혀 힘들 때 슈퍼맨처럼 나타난 영웅 같아요. 제가 무사히 대학에 합격할 수 있게 된 건 모두 초록우산의 도움 덕분입니다.” 김 양은 대학 합격 이후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악재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어머니가 갑자기 심장 이상으로 수술을 받는가 하면 그해 5월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응급수술을 3번이나 받아야 할 정도로 위급한 상황이 이어진 것이다. 그는 “어머니 병간호로 학교 활동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해 아쉽기는 하지만 대학 입학 이후에도 재단의 도움이 계속되지 않았다면 학교 생활에 적응하기 힘들었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는 요즘 부전공으로 연기과에 합격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다. 소리를 잘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풍부한 표현을 위해서는 연기력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롤모델로는 뮤지컬 배우 차지연과 조승우를 꼽았다. 그는 “노래를 아무리 잘해도 곡에 대한 목표와 분석이 뒤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두 배우는 무대에서 자신의 영혼을 200%로 쏟아내는 것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에 와서는 그런 황홀감을 지도교수인 서선영 소프라노를 통해 느꼈다”며 “노래뿐만 아니라 연기력을 갖춘 연주자가 되고 싶어 오페라나 뮤지컬 배우 쪽에도 관심이 생겼다”고 밝혔다. 언어를 익히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열심히 해서 이탈리아어는 익숙한 편이지만 독일어 등 외국어가 필요한 가곡들을 제대로 소화하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정서와 언어를 제대로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최근에는 독일어 학원을 다니면서 언어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어렸을 때 합창단 지휘자 선생님께서 ‘공부해서 남 줘야 된다’는 말씀을 항상 하셨어요. 세계적인 성악가가 돼서 그동안 받았던 사랑과 지원을 후배들에게 되돌려주고 싶습니다. 재능기부 등을 통해 클래식이라는 장르를 널리 알리는 일에도 동참하고 싶고요. 무엇보다도 제 노래를 통해 누군가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나아가 삶의 의미와 목표도 발견할 수 있게 도와주는 능동적인 연주자가 되는 것이 제 꿈입니다.” 김예람 기자 yrkim@kfta.or.kr ※한국교육신문이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인재양성사업 ‘아이리더’의 지원을 받는 아동들을 소개합니다. 지금까지 학업·예체능 등 다양한 분야에 잠재력 있는 저소득층 아동 556명에게 약 123억 원이 지원됐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후원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선생님 전용 후원 계좌 국민은행 102790-71-161147 / 예금주: 어린이재단 기부금영수증 신청 1588-1940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인생에서 처음으로 사회를 경험하는 아이들. 사회생활을 하면서 어려움을 느끼는 건 비단 어른뿐만이 아니다. 학급이라는 집단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처음 겪는 아이들은 혼란스럽고 궁금한 것투성일 수밖에 없다. 그런 사이 마음속에는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고민이 쌓이고, 어른의 눈에는 문제가 있는 아이로 비치기도 한다. 아이의 정체성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담은 책이다. 아이들의 첫 사회생활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본 현직 초등학교 교사가 아이들 스스로 갈등을 해소하고 정체성을 찾을 수 있게 안내한 여정을 기록했다. 저자는 "아이의 성향은 잘 바뀌지 않으며, 각자의 성향에 맞게 자신만의 정체성을 다듬어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고 말한다. 세상이, 어른들이 만든 기준에 아이들을 맞추지 말고 아이들 마음속의 욕망을 인정해야 단단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의 ‘정체성 수업’은 섣불리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훈계하지도 않는다. 그저 아이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살피고 기다리는 데 힘을 쏟는다. 그는 말한다. "건강한 정체성은 아이를 지켜주는 갑옷이다.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만날 때 자신을 굳건히 지탱하게 해주는 힘이다. 정체성은 인생 전반에 걸쳐 형성되지만 초등학교 때 이미 절반 넘게 만들어진다. 그래서 이 시기가 중요하다. 지금 어떤 정체성을 만드느냐에 따라 어떤 어른으로 살아갈지가 결정된다."송주현 지음, 다다서재 펴냄.
◆관계성 회복 ‘8 ROUND’ 수업을 통한 뉴노멀 시대 R.O.U.N.D 이루기 올해 대회는 인성교육 부문 작품이 돋보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비대면 상황이 늘면서 학교 현장에서 체감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역력했다. 특히 관계 맺기의 부재와 생활 지도의 어려움 등을 연구 소재로 삼았다. 노현서 경기 한별초 교사는 상호 소통이 줄고 관계 맺기의 방식이 변화하면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친구 관계의 부재, 부모 자녀 사이의 무관심, 교사와 학생 간 불신 등 무너져가는 관계성에 대해 고민했다. 노 교사는 “미래 사회의 요구는 기존 도덕 교과서에서 행해지던 덕목이나 가치관을 일관되게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면서 “교육 환경도 이런 트렌드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고 했다. 인지 심리학자인 조반니 프라체토의 심리 법칙 8가지를 초등 교육과정에 맞게 변형해 관계성 회복 8단계 수업을 구안했다. 8가지 관계의 영역은 의미, 선택, 유지, 깊이, 방향, 해결, 보상, 재발견 등이다. 이를 통해 관계(R)를 맺어 타인을 관찰(O)하고 이해(U)하며 이 세상에 필요(N)한 사람으로 성장(D)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국어 교과의 ‘시의 표현, 자신의 경험을 떠올려 시 속 인물의 마음 상상하기’와 통합(봄) 교과의 ‘나를 소개합니다’를 관계의 의미를 탐색하는 ‘나는 세상이 있어요’로 재구성하는 식이다. 노 교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뉴노멀 시대의 인성교육은 관계성 회복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저학년부터 체계적이고 지속가능한 관계성 교육 프로그램 또한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삼천리 화려교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신민경 대구비슬초 교사는 교실에 불어닥친 위기를 계기로 인성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실태 분석을 위해 KEDI 인성 검사를 시행했지만, 검사 결과에 의문이 생겼다. 문제의 중심에 있던 학생이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신 교사는 “높은 인성 지표와 낮은 인성 행동 사이에서 의문이 가시지 않아 교육 공학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6학년 정도가 되면 사회가 바라는 쪽으로 점수가 높게 나오도록 거짓 대답을 하는 경우가 있다는 걸 알았다”고 전했다. 이어 “교사가 학생들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조언받았다”고 덧붙였다. 인성교육진흥법을 토대로 슬로우 교육과 8대 인성 덕목(정직, 책임, 자아 존중, 배려, 소통, 예, 효, 협동)을 적용해 수업 계획을 세웠다. 무궁화는 ‘무’한대로 성장하는 나의 꽃이 피었어요, ‘궁’리하고 넓혀가는 우리의 꽃이 피었어요, ‘화’합하고 밝아지는 세상의 꽃이 피었어요의 앞 글자를 딴 말이다. ‘무’에서는 화가의 작품으로 인성 덕목을 접할 수 있게 구성했고, ‘궁’은 토론과 인문학 등을 통해 소통하는 내용을, ‘화’에서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삶에 적용하는 내용을 다뤘다. 신 교사는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변화를 한 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효과가 뛰어났다”고 귀띔했다. 이어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가정과 학교 교육이 연계되지 않을 때는 학생의 생활 태도를 개선하기가 힘들었다”면서 “가정과 연계한 장기 프로젝트를 실행해보고 싶은 마음”이라고 밝혔다. ◆인문학 온실에서 튼튼한 인성나무 기르기 김진한 서울거원초 교사는 인성교육에 인문학을 접목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다양한 경험의 기회가 줄었고, 삶의 다양한 모습을 경험하면서 바른 인성까지 기를 방법을 고민하다가 인문학에서 그 답을 찾았다. 김 교사는 “인문학 하면 어렵게 느낄 수 있지만, 삶 속 여러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초등학교 3학년생들도 쉽게 다가갈 수 있다”며 “원격 수업(ON)과 등교 수업(室)을 재구성해 의사소통 역량(Talk)과 공동체 역량(Relationship), 심미적 감성 역량(Emotion), 자기관리 역량(effort)을 갖춘 인성나무로 열매 맺길 바라는 마음으로 연구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책 ‘아홉 살 마음 사전’을 활용해 말의 소중함과 상황에 따라 어떤 고운 말을 사용해야 하는지를 배우고, 학생들 스스로 고운 말 사용하기 프로젝트를 계획, 실천하는 식이다. 문학을 통한 의사소통 역량 기르기다. 김 교사는 “소감문을 통해 학생들이 다른 사람의 삶을 간접 체험하고 이야기하며 감동하는 수업에 흥미를 갖고 원한다는 걸 느꼈다”면서 “인문학과 인성교육을 연결하려는 열정과 아이들을 이해하려는 노력 덕분에 학생들의 마음이 움직였다는 걸 깨달았다”고 전했다.
“글 쓰고 책을 내고 출간 후 홍보까지, 혼자서 하기에는 외롭고 힘든 과정이었어요. 독자들에게 책을 알릴 방법도 고민이었죠. 분명 같은 고민을 하는 선생님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집단 지성을 발휘해보면 어떨까? 그게 시작이었어요.” 책을 1권 이상 출간했거나 출판 계약을 하고 출간을 앞둔 전·현직 교사들의 모임, ‘책쓰샘’이다. 책쓰샘은 글을 쓰며 함께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결성한 지 두 달이 채 안 되는 모임이지만, 관심은 뜨겁다. SNS로 멤버를 모집하기 시작한 지 며칠 만에 신청자가 몰려 모집을 중단하는 헤프닝을 겪었다. 현재 24명으로 1기 멤버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고문으로 교사들의 멘토로 불리는 김성효 전북 군산동초 교감을 추대하고, 모임을 만든 윤지선 경기 문산동초 교사가 대표를 맡았다. 그는 초등 교사 영업 기밀과 초등 돈 공부 골든타임의 저자이기도 하다. 왜 책일까. 윤 교사는 “교사는 명함이 없다”고 말했다. “누군가를 만나면 먼저 명함을 건네잖아요. 그런데 교사들은 없어요. 교육 전문가인데, 자신을 소개할 뭔가가 없다는 게 마음에 남았습니다. 교사에게 책은 일종의 명함이라고 생각했어요. 자신의 전문 분야, 전문성을 알리는 명함이요.” 책쓰샘은 책 기획과 쓰기, 월 2회 독서 토론, 책 리뷰 등을 통해 함께 성장할 발판을 마련하는 중이다. 책 출간 노하우와 출판 시장의 흐름 등을 공유하면서 더 나은 교육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가 하면, 멤버가 쓴 신간의 홍보맨도 자처한다. 윤 교사는 “교사 개개인의 영향력은 크지 않지만, 십시일반 힘을 모으면 파급력이 커진다”면서 “우리 교사들을 알리는 브로셔도 만들고 있다”고 귀띔했다. “교육청에서 주관하는 강의, 강연을 보면 사교육 종사자들이 맡는 경우가 많아요. 교육청에서조차 사교육 전문가에게 힘을 실어주는 게 현실입니다. 교육 전문가인 우리 선생님들에게 이런 기회를 만들어드리고 싶어요. ‘여기 이 분야의 전문가가 이렇게 많습니다!’ 홍보하는 거죠. 선생님들의 저서와 경력 등을 브로셔에 담으려고 합니다.” 책 쓰기는 교사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최선을 다해 가르치고 매일 열심히 살아도 길을 잃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 목적지 없이 길을 걷다 보면, 길을 찾기 어려운 것처럼 말이다. 윤 교사는 “책을 쓰고자 마음먹고 한 해를 보내면, 아이들과 함께하는 모든 활동에서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면서 “나를 힘들게 하던 일도 지나고 나면 소중한 재산이 됐다”고 전했다. 책을 쓰고 싶은 교사들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학교와 교실에서 경험하는 이야기를 기록해둘 것, 모든 기록이 콘텐츠가 된다는 걸 강조했다. 그는 “문해력, 문제해결력, 자기주도력, 교우 문제, 학생 대상 경제교육 등 교실에서 콘텐츠의 키워드를 발견할 수 있다”면서 “어떤 독자를 염두에 두고 쓸 것인지, 타겟 독자를 뾰족하게 잡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더닝 크루거 효과를 아세요? 능력 있는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하고, 반대의 경우 자신의 실력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겁니다. 우리나라 선생님들은 너무 겸손한 게 문제예요. 자신과 옆에 있는 동료를 믿고 함께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서로의 가치를 알고 존중하고 칭찬하면서 교직 사회가 품위 있게 성장하도록 힘을 보태고 싶어요.”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2023학년도 공립교원 정원 안에 따르면 올해보다 2982명 줄어든 34만4906명이다. 국회 최종 심의를 거쳐 이 안이 확정되면 공립 교원 정원은 처음으로 줄어들게 된다.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밑도는 학급당 학생 수,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해 학생 개별화, 맞춤형 교육, 고교학점제 등 정책을 위해 교원은 더 늘려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관측이다. 교원 감축으로 예상되는 문제들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모색해본다. 편집자 주 그동안 학령인구 감소세에서도 교원 정원은 꾸준히 증가해왔다. 초·중·고 교과 교원 정원이 줄긴 했지만, 유치원·특수·비교과(보건·영양·사서·전문상담 등) 교원 정원은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년 정부 안에서 유·특수·비교과 교원 증가 폭이 초·중·고 교과교원 감소 폭에 미치지 못했다. 정부는 ‘학령인구 감소’, ‘디지털 전환 및 4차 산업혁명’ 등을 이유로 교사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교육부가 세운 계획보다는 정부의 재정 계획 등을 고려하는 타 부처에 의해 결정되는 한계도 따른다. 교육 전문가들은 이처럼 단순한 경제논리에 근거한 ‘교원 수요 예측’이 잘못이라고 입을 모은다. 교원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정 추세를 가정하는 통계적 기법에 의한 수요 예측 방식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과밀학급 기준 하향 및 명시, 고교학점제, 기초학력보장, 증가하는 특수교육 대상 등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다양한 변인은 고려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만일 이런 변인까지 계산됐다면 초등의 경우 학급당 학생 수는 15명 정도가 적당하지만, 지금의 교원 수급 계획에 따르면 20명도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교원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 중 단기적 정책으로 변화시킬 수 없는 ‘자연변인’, 그리고 국가 정책과 관련이 되는 ‘정책변인’으로 나뉜다면 정부의 교원수급 정책은 거의 자연변인에 의존한 예측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거 우리나라가 못 살던 시절, 당장 예산 한두 푼이 아쉬워 놓치고 갈 수밖에 없었던 그 기준이나 다름없다는 말이 나온다. 최근 우리나라 정책변인은 타 선진국과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 단순한 통계적 기법에 의한 교원 수요 예측이 맞아떨어지기가 거의 어려운 이유다. 특성화고의 경우전공 분야가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기반으로세분화되고 전문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적인 교육을 할 수 있는교사가 다양하게 필요하지만,혜택 받는 학생 수가 적다고 전문 교사 채용은 꺼리고 있다. 이로 인해 비전문가가 학생을 가르치는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요 예측을 정확히 하고, 거기에 맞춰 적정수의 교사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관련 부처가 최소한 4년 전에 교원 정원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정책변인을 결정하도록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교원수급정책은 양성기간이라는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짧게는 4년, 길게는 10년 이상을 보고 다양한 정책변인의 변화가 교원 수요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 심도 있게 분석하는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정부가 단순한 자연변인에 따른 연구 결과에 기초해서 교원 공급 인원을 결정한다면 커다란 오류를 범하게 되는 것”이라며 “주요 정책변인을 결정한 후 다른 통계적 추정을 필요로 하는 요인을 예측해야 한다. 이에 맞춰 수요를 예측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집단 간의 갈등이 심한 상황에서 정부의 권력, 전문가의 권위, 혹은 다수결에 의존하여 정책을 강행할 경우 갈등은 더욱 커지고, 갈등 비용 증가로 사회의 추진 동력은 크게 약화된다”면서 “집단 간의 시각차나 갈등이 문제의 뿌리인 경우에는 1차적으로 교육대토론회를 통해 사안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끌어올리고, 국민들 간의 시각 차이와 그 뿌리를 드러내도록 돕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코로나 이후 학교폭력 발생이 급격히 늘고 있는 가운데, 전국 17개 시·도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심의 10건 중 3건이 교육부 지침인 4주를 지나 지연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7개 시·도교육청에 접수된 학교폭력 사건은 2만5903건이었으나, 2021년에는 4만4444건으로 무려 70%가 넘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2022년 8월 현재까지는 3만457건으로 코로나19 때문에 잠시 주춤했던 학교폭력이 다시 대폭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부가 발간한 ‘2022년 학교폭력 사안 처리 가이드북’에 따르면, 심의위원회는 학교의 요청이 있는 경우, 21일 이내에 개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상황에 따라 7일 이내에서 연장가능하다. 즉, 최대 28일(4주) 이내에 심의위가 개최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김영호 의원이 올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별 심의위원회 심의 소요 기간을 조사한 결과, 전체 심의 건수 1만63건 중 4주 이내 심의 지침을 지킨 건은 7059건, 4주를 지나 심의한 건은 3004건으로 전체의 30%가 교육부 지침을 지키지 못하고 지연 심의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서울의 경우 전체 심의 1204건 중 무려 854건인 약 71%가 4주 이내 심의 기한을 지키지 못했다. 서울의 학폭 사건 10건 중 7건이 교육부 지침을 지키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김 의원은 “학교폭력 사건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지역 교육지원청의 학폭위가 심의위원 부족 문제 등으로 그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학폭위 심의가 지연되는 원인을 보다 면밀히 분석하고, 심의 지연으로 피해 학생이 또 다른 고통을 겪지 않도록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예람 기자 yrkim@kfta.or.kr
지난 달 20일 한국교총 2030 청년위원회는 ‘전대미문 실질임금삭감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한 바 있다. 저경력 교사들이 정부를 대상으로 기자회견을 연 것은 그만큼 문제가 심각하다는 반증이다. 기자회견 이후 주변에선 “할 말 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교직 포기하는 박한 처우 젊은 교사들이 기자회견을 한 것은 비단 보수 1,7% 인상 때문만은 아니다. 실제로 교사들에 대한 처우를 생각하면 답답할 뿐이다. 낮은 보수뿐만 아니라 보직 수당은 19년째 동결이고, 담임수당은 19년간 2만원 오른 데 그쳤다. 특히 연금 문제는 더욱 불안감으로 다가온다. 2030 교사들은 연금이 노후를 보장해 준다는 믿음이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교‧사대 학생들 중에는 타 직종으로 진로를 변경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학교생활은 힘들고 처우가 박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교직을 포기하는 것이다. 이 같은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교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첫째, 내년도 공무원 보수 인상률 발표를 철회하고 물가상승률을 반영해야 한다. 1.7%는 물가상승률보다 현저히 낮아 사실상 임금 삭감과 동일하다. 내년 9호봉 기본급은 대략 월 215만원 정도로 최저임금 약 205만원과 차이가 크지 않아, 특히 신규교사와 저경력 교사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있다. 둘째, 보직교사 수당, 담임수당, 교직수당 등 각종 교원수당을 현실화해야 한다. 지금 학교현장은 교수‧학습활동 이외에도 학적 관리, 아침 학습지도, 교내봉사활동, 생활지도 및 상담, 각종 행사지도 등 많은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심지어 교사가 돌봄‧방과후학교 운영과 업무, 책임, 민원 대응 부담까지 떠안고 있다. 과중한 업무에 대한 충분한 보상체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학기 초 보직 기피 현상은 계속 심화되고 있다. 교육 전념할 환경 조성 중요해 셋째, 공무원보수위원회의 운영 개선과 교원보수위원회 설치가 필요하다. 전체 공무원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교원의 참여가 배재된 공무원보수위원회는 교원대표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교원이 없는 공무원 보수정책 논의는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 또한 보건, 영양, 상담, 사서, 특수 등 다양한 교직의 특수성에 맞는 보수‧처우 개선을 논의할 교원보수위원회 설치가 병행돼야 한다. 넷째, 2030 교사들에게 더욱 가혹한 공무원 연금 개악을 철회해야 한다. 정부는 연금재정 악화 문제에 대응해 국정과제로 연금 개혁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언론은 공적연금의 적자를 국민의 세금으로 메꾼다는 단순한 논리로 교원을 비롯한 공무원과 국민 간 갈등과 대립을 조장하고 있다. 공적연금 개악 시도는 공무원 전체의 분위기만 뒤숭숭해질 뿐이다. 교원, 공무원의 참여 및 합의를 위한 사회적 논의의 장이 마련돼야 한다.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를 위해서는 향후 20~30년 동안 학교현장을 책임질 20~30대 교사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젊은 교사들이 열정을 갖고 교육에 전념할 환경을 마련해 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의 의견이 담긴 정책이 실현되고, 사회적 관심이 지속돼야 할 것이다.
본교에 근무하면서 시작한 로봇AI 동아리가 올해로 10주년이 되었다. 10년간 동아리를 운영하면서 많은 성과를 달성했다. ‘홍대부속중 로봇’ 이라는 검색어를 인터넷 검색창에 입력하면 다양한 대회 수상 경력 및 활동에 대한 기록과 신문기사가 뜬다. 동아리 초창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예산 지원이 지금처럼 활발하지 않았던 2012년은 사비를 써가며 중고 로봇을 장만하기도 했다. 풀리지 않는 대회 미션을 대회 당일날 아침까지 학생들과 고민하며 대회장에 들어가기도 했다. 선‧후배 함께 이뤄낸 프로젝트 하지만 최근 동아리 졸업생과 함께한 ‘우주 풍선 프로젝트’를 통해 로봇AI 동아리의 성과를 실감한다. 우주 풍선 프로젝트란 기상관측용 대형 풍선을 성층권에 진입시켜 지구와 우주를 관측하는 프로젝트다. 상승 고도에 따른 온도와 기압 등을 측정해 기록을 하고 GPS를 통해 풍선의 착륙지점을 찾아 회수하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를 동아리 지도교사 없이 졸업생과 재학생만으로 구성된 ‘로봇AI 동아리 팀’이 성과를 낸 것이다. 동아리 지도교사의 역할은 물품 구매, 진행 과정 체크, 행사 당일 풍선 착륙지점까지의 차량 운전이 전부였다. 이렇게 동아리가 10년간 유지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며 학생들과의 활동에서 긍정적인 면이 나타나게 된 원인을 생각해봤다. 첫째, 학생들과 지도교사의 협력이다. 새롭게 출시된 신상 로봇은 교사로서 작동 방법을 알기가 쉽지 않다. 이럴 때 학생들에게 신상 로봇을 구매해 주고 학생들의 경험을 통해 같이 고민하며 문제를 해결했다. 이들의 능력을 인정해 주고 따라가며 같이 고민하며 연구했다. 둘째, 선배가 후배를 지도하는 방법이다. 교사가 학생 눈높이에 맞춰 지도하는 방식보다 효과적이었다. 학생들만의 언어로 로봇 구동 방법 전달하기, 시행착오에 대한 경험, 대회출전에서의 경험 등 생생한 상황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셋째, 교사 네트워크를 통한 지도교사로서의 자기개발이다. 로봇과 SW, AI에 대한 변화의 속도는 실로 엄청나다. 교원학습공동체를 통해 집단 지성을 교류하며 상호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넷째, 학생들과의 다양한 추억쌓기가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졸업생들이 동아리를 돌아보면서 제일 많이 회자되는 것은 ‘저녁에 먹었던 라면’이다. 각종 대회 준비와 미션을 해결할 때 학생들과 같이 라면을 끓여 먹으며 추억을 쌓았다. 다섯째, 성과와 홍보를 통한 선순환 시스템이다. 학생들이 2013년 처음 인하대에서 주최하는 로봇대회에 나가 금상을 받았다. 이 성과를 교내 신문은 물론 외부에도 널리 알렸던 것이 시작이었다. 학생들은 자부심을 느끼며 더욱 열심히 활동했고 후배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환경 만들어야 10년간 동아리 지도교사로 느낀 점은 학생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것을 경험하고 그 성과를 공유하고 싶어한다는 점이다. 후배가 이런 경험의 공유 대상이 되는 것은 교사들이 살펴봐야 할 중요한 요소라 생각된다. 학생들의 자부심을 심어주고 활동할 수 있는 멍석을 깔아주는 것이 효과적이며 지속적인 동아리 활동의 근간이 된다.
학생 기초학력 문제가 교육계의 우려를 넘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기초학력은 학생들이 미래를 살아갈 소양이라는 점에서 기본권이다. 그러나 그 기본권의 보장이 몇몇 교육감의 학력 등한시 정책에 이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급격히 무너졌다. 정부와 정치권에서 기초학력보장법 제정, 교육회복 지원사업 등 해결책도 내놨지만 산발적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11일 국무회의에서 ‘학생별로 밀착 맞춤형 교육을 해서 국가가 책임지고 기초학력 안전망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육부는 모든 학생의 기초학력을 보장하는 국가 교육책임제 실현을 위해 ‘제1차 기초학력 보장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대통령이 나서서 기초학력에 대한 국가책무 의지 표명을 하고, 교육부가 실제적인 평가 강화와 지원방안을 내놓은 것은 환영할 만하다. ‘일제고사’ 폄훼 도움 안 돼 정부 발표의 핵심은 학업성취도 평가의 참여 기회 확대라 할 수 있다. 평가의 대상과 역할을 확장하고, 기초학력 진단검사와의 연계성을 수립했다. 국가 차원에서 개별 학생의 성취 수준 및 비인지적 역량까지 측정할 수 있도록 했다. 학습저해요인을 다각도로 판단하도록 하고, 경계선에 있는 학생들에 대한 특수교육적 접근을 강화한 것도 고무적이다. 물론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일각에서는 학업성취도 평가를 ‘일제고사’로 폄훼하고, 줄 세우기식 구시대 정책에 불과하다고 깎아내리고 있다. 그러나 학교의 희망여부에 따라 평가에 참여할 수 있고, 학교장이 원하지 않더라도 교사가 참여를 원하면 학급 단위 참여도 가능하도록 계획은 수립되어 있다. 나름대로 학교와 학생의 참여 의지를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한 조치로 보인다. 강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볼 때 오히려 비판의 목소리가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 지식교과 중심 수업만 확대되고 창의성은 위축될 것이라는 주장도 지나치다. 오히려 지식무용론, 과도한 수행평가 강조로 창의력의 성장 바탕이 약해졌다는 비판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깜깜이’ 학력을 조장하면 학습결손을 누적시키고 교육 양극화만 극심해질 뿐이다. 우려 불식시킬 세부 방안 마련해야 다만 정부 계획이 학교에서 제대로 구현될 수 있을지 우려가 상존하는 것은 사실이다. 이미 학교는 지난 9월, 전산장애로 인해 컴퓨터 기반 학업성취도 평가를 제대로 치루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공지능 기반 평가 고도화 계획이 피부로 와 닿을 리 없다. 1수업 2교(강)사제는 교육관 충돌, 비정규직 양산 문제로 이미 학교현장의 부정적 정서가 팽배한 제도다. 학교에 돈만 내려주고 프로그램을 운영해 해당 학년도에 모두 강사비로 소진하고 보고서를 제출하라는 하향식 지시가 내려오지는 않을지도 걱정스럽다. 보충학습에 대한 학부모 동의, 담당교원 업무 과중, 읍‧면 도서지역 지원 등에 대한 대안도 명확하지 않다. 다각도의 촘촘한 대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학교현장의 실태와 개선방안에 대한 충분한 의견수렴이 필수적이다. 평가 시기의 다각화, 난이도의 다양화 등 평가 방법과 내용의 질도 지속 제고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전체 학생의 학력증진을 위해 개별 학생에게 더욱 세밀한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교육여건 조성이다. 평가·진단만큼 필요한 것은 결과에 따른 맞춤형 학습지도이기 때문이다.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 감축, 수업 연구와 방과 후 지도를 위한 비본질적 행정업무 폐지, 교사의 교육활동 보호 조치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교사가 열정으로 학생 교육에 충실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때, 학교를 통한 국가 교육책임제가 비로소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도시와 시골, 섬까지 두루 근무하면서 지역마다 다른 매력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이곳 완도도 그렇고요. 그런데 ‘우리 지역이 낙후됐다’, ‘지방이다’, ‘시골이다’라고 말하는 아이들이 적지 않더군요. 나고 자란 지역에 자긍심을 가질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코로나로 다양하게 활동하지 못했던 아이들에게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기도 했고요. 그게 ‘체인지 메이커’ 수업의 시작이었습니다.” 최근 전남 완도중(교장 위계용) 3학년생 6명과 최재원 교사는 완도군청 행복소통방을 방문했다. 이들 손에는 지난 3월부터 진행한 사회과 프로젝트 ‘체인지 메이커’ 수업의 결과물인 정책제안서가 들려 있었다. 신우철 완도군수와 한희석 완도군 기획예산실장이 자리한 가운데 ‘완도중학교 체인지메이커 정책제안회’가 열렸다. 이날 학생들은 인구, 도시 재개발, 경제, 지역브랜드 등 네 가지 주제로 정책을 제안했다. 이승연 학생은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중학생들이 지역 밖으로 빠져나가는 현상에 주목했다. 여기에 현재 완도군이 중점을 두고 추진 중인 해양 치유 관광을 접목한 관광고 신설을 제안했다. 임지민 학생은 도시재생을 주제로 연구했다. 빈집을 활용한 지역 페스티벌 개최, 마을 커뮤니티 등 공용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사람들이 빠져나간 완도군 내 무인도를 각각 해상 펜션, 리조트로 개발해 다도해의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자는 정책을 제안했다. 신우철 군수는 “중학생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디테일한 현장 정책 분석 역량과 현황, 미래 기대 효과까지 꿰뚫어 보는 통찰력에 감탄했다”면서 “학생들이 제시한 우수한 제안을 받아들여 완도군청 정책 제안 공모전에 반영하고, 실무진에게도 전달해 정책 기획 및 실행에 반영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이번 수업은 최 교사가 기획했다. 지역 안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연구하고 해결방안까지 제시하는 교육이다. 중학교 3학년 4학급 학생 9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내 손으로 우리 마을의 변화를’이라는 슬로건도 내세웠다. 그는 “어느 지역에 살든 공통으로 다룰 수 있는 화두가 지역이었다”면서 “배운 내용을 실생활과 접목할 방법으로 프로젝트 수업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세부 주제를 사회 교과서 안에서 네 가지로 선별했어요. 학급별로 한 가지 주제를 맡아 진행했죠. 학생들이 정책을 구상하면서 가장 많이 했던 질문은 ‘실현 가능성’에 대한 부분이었어요. ‘참여’의 의미를 알려줘야 했습니다. 꼭 실현 가능성 있는 무언가를 내놓는 것만이 의미 있는 게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우리가 사는 곳에 관심을 갖고 문제를 제기하고 잘하고 있는 것을 칭찬하는 것도, 수업하면서 만든 제안서를 건네는 것도 참여라고요.” 7개월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 수업이 잘 마무리될 수 있었던 데는 완도군청과 관계 기관, 지역사회의 지원이 주효했다. 최 교사는 “학생들의 프로젝트 수업을 위해 흔쾌히 도움을 주셨던 분들께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수업 이후에 도시계획, 도시재생에 관심이 생긴 학생이 있어요. 나중에 완도군에서 일해보고 싶다면서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아이들이 지역의 발전은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인식하게 된 점이 큰 보람이에요. 결국 이 아이들이 지역을 이끌어가야 하니까요.”
14일점촌북초(교장 박희묵)는 (사)한스케어스쿨협동조합과 함께 전교생을 대상으로 어린이 반려동물 문화교실과 1일 동물매개치료 수업을 운영했다. 1일 체험학습으로 이루어진 이번 수업은 반려견 행동전문가 등 훈련사 4인과 드라마 ‘환혼’의 스타견인 ‘마루’를 비롯한 훈련견 6마리가 찾아와 동물보호 및 펫티켓 등의 이론 수업과 직접 훈련견들의 사료를 주며 교감할 수 있는 실습형 수업을 진행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생겨나는 문제점들을 학생들과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동물 매개 치료 교육 시간에는 동물 사진으로 이름표 만들기, 함께 산책하기 등 동물 매개 치료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지고 자연스럽게 동물과 친해지며 즐거운 마음으로 교감하는 활동으로 진행되었다. 수업에 참여한 2학년 신00 학생은 “귀여운 강아지들과 같이 놀 수 있어 너무 좋았다”면서 “이런 재미있는 수업을 자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수업에 대한 소감과 동물들과 헤어지게 되는 아쉬움을 표현했다. 박희묵 교장은 “앞으로도 점촌북초등학교는 동물사랑배움학교 등의 사업을 통해 학생에게 생명존중 의식을 함양하고, 올바른 실천을 유도할 수 있는 좋은 교육활동을 제공할 것“이라며 “관내 많은 학생, 학부모님들의 관심과 성원을 바란다”고 전했다. 점촌북초등학교는 2022년 농림축산식품부 농정원 주관의 동물보호·복지 교육 프로그램인 ‘동물사랑배움학교’ 를 운영하고 있으며 교사들의 창의적인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환경사랑과 생명존중 교육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 지역의 대표적인 ESD(지속가능발전교육) 활동 학교이다.
열심히 운동하고 뿌듯하게 잠이 든 후, 다음날 밀려드는 고통에 아파한 경험이 있으신가요? 분명 운동할 때는 몸이 조금 피곤할 뿐이었는데, 이상하게도 꼭 하루가 지나고 나서야 몸 이곳저곳이 쑤시곤 합니다. 늘 한 발짝 늦게 찾아오는 근육통! 그 원인은 무엇일까요? 근육통은 오랜만에 운동할 때, 평상시엔 사용하지 않는 근육을 사용했을 때 생기는 아픔을 말합니다. 격렬한 운동을 하면 근육을 이루고 있는 근섬유가 파괴되며 찢어집니다. 이때 상처가 난 섬유를 고치기 위해 백혈구나 단백질 등이 모여들게 되지요. 백혈구나 단백질이 섬유의 상처를 치료하면서 생겨난 자극 물질이 바로 통증의 원인이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근육 섬유 속에는 아픔을 느끼는 신경이 없기에 자극 물질이 배출된 시점엔 통증을 느끼지 못합니다. 자극 물질은 근육 속을 떠다니다가 하루 이틀 정도 걸려서 근육을 싸고 있는 막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근막에는 통증 감지기가 있어서 그때야 비로소 아프다고 느끼는 겁니다. 즉, 자극 물질이 통증을 느끼는 곳까지 운반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근육통은 하루 늦게 찾아오는 것이지요. 근육통은 근섬유를 튼튼하게 재건하기 위한 명예로운 고통임에는 분명합니다. 그러나 근육통 유발을 위해 지나치게 강도를 높여 운동하거나, 너무 자주 운동하게 되면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있어요. 심각한 근육통은 근력의 50%를 감소시키게 되고, 낮아진 근력으로 또다시 운동하게 되면 근섬유에 충분한 자극을 주지 못해 결국 효율적인 근육 성장을 방해하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근육통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운동 전에는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 과하게 스트레칭을 해서 몸이 지나치게 긴장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운동은 저강도에서 고강도로 서서히 강도를 높여가며 운동해야 합니다. 운동을 마친 후에는 가볍게 걷기를 하거나, 따뜻한 물에 몸을 담가 몸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도 좋습니다. 이처럼 근육통은 미리 방지하는 것이 최선이겠으나 만약 이미 근육통으로 고통을 받는 중이라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어요. 일주일 이상 지속될 정도의 고통이라면 적극적으로 운동 치료나 약물 치료를 해서 고통을 경감시키는 것 또한 바람직한 태도입니다. 문제 1)이 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을 고르세요. ①밀렸던 집안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근육통이 생길 수 있다. ②근육통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저강도에서 고강도로 운동강도를 서서히 높여가야 한다. ③근육통을 덜어 주기 위해 약물 치료를 받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문제 2)이 글의 논지 전개 방식으로 옳은 것을 고르세요. ①일반적인 상식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②현상의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③다양한 사례들을 시간의 흐름대로 서술하고 있다. 문제 3)이 글을 통해 알 수 있는 근육통이 하루 늦게 찾아오는 원인은 무엇인가요? ①근육 섬유 속에 통증 감지기가 있어서 ②자극 물질이 근막까지 운반되는 데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③상처 난 근육 섬유에 백혈구나 단백질이 모여들기 힘들어서 정답 : 1)③ 2)② 3)②
‘워라밸’의 중요성이 강조되던 때가 있었다. 일(Work)과 생활(Life)이 조화롭게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뜻인데, 업무 생산성에 골몰한 나머지 개인의 삶이 희생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개념이다. 최근에는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가 개인의 성장을 추구하는 이가 적지 않다. ‘워라블(Work-Life Blending)’이다. 퇴근 후에 관심 분야를 공부하거나 자신의 재능을 활용해 콘텐츠를 만드는 게 대표적이다. 교직 사회도 예외는 아니다. 개인의 삶과 교직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자신을 성장시키는 방법은 무엇일까. 김선 경기 초지초 교사에게 물었다. 그는 게임 현질하는 아이, 삼성 주식 사는 아이, 공부 자존감은 초3에 완성된다를 쓴 베스트셀러 작가다. 핀에듀(FinEdu·Finance+Education)의 중요성을 강조한 게임 현질하는 아이, 삼성 주식 사는 아이는 대만으로 판권이 수출됐다. 지난달에는 초5 용돈 다이어리를 펴냈다. 유튜브 채널 ‘초등생활 디자이너’도 운영하고 있다. 진행=김명교 기자 kmg8585@kfta.or.kr -최근 2년간 책을 세 권이나 출간했어요 “최근까지 세 권을 출간했고, 출간 예정인 책 세 권을 올해 탈고했어요. 담임에 학년부장, 연구부장까지 맡으면서 원고를 쓰고 상담 심리학 박사과정까지 밟느라 올해는 정말 나의 한계를 뛰어넘었던 한 해구나, 생각했습니다.” -이 모든 게 가능한가요? “제 안에 결핍이 있었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때 경험한 결핍으로 초등학교 때 경제교육을 해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이 있었거든요. 전투적으로 덤볐죠. 관련 공부를 하고 콘텐츠를 만들면서 이 결핍에서 벗어나고 싶었어요.” -교사이자 두 아이의 엄마이면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역할을 어떻게 해내는지 궁금해요. “주변에서도 같은 질문을 많이 해요. 어떤 부분이 다를까, 스스로 생각해봤는데요, 몇 가지로 정리가 되더라고요. 우선, 깨어있는 시간에 충실했어요. 교사들의 업무는 근무 시간에 정신없이 일만 해도 끝날까 말까죠. 학교 일은 학교에 있을 때 온전히 마무리했어요. 집에 와서는 아이들이 공부할 동안 옆에서 책을 썼고요. 출·퇴근 시간 동안 머릿속으로 책을 구성하거나 할 일에 대해 생각해요. 떠오르는 것들은 녹음해뒀다가 나중에 정리하는 방식을 활용했고요. ‘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도 잘했던 것 같아요. 계산적으로 하라는 의미는 아니고요, 교사로서 맡은 일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는 뜻이에요. 학교 업무를 열심히 했더니, 제가 하는 일에 대해 관리자분들의 지지와 응원을 받을 수 있었어요. 기록도 중요해요. 매일 꾸준히 계획하고 실천하고 점검하기에 기록만큼 좋은 게 없거든요. 학교 업무, 자녀 일, 개인적인 일 등을 다이어리 한 권에 써둡니다. 공부한 내용과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적어두는 노트도 따로 마련했어요. 책을 쓰거나 콘텐츠 콘셉트를 잡을 때 들춰보죠.” -너무 열심히 살다 보면 번아웃에 빠지기도 하는데요. “자기만의 힐링 포인트를 찾아야 해요. 스트레스가 생겼을 때 풀 수 있는 뭔가를 하나쯤은 가져야 하죠. 혼자만의 시간이요. 출근 전에 음악 듣기, 운동하기, 악기 연주, 글쓰기 등 평소 좋아했거나 관심 있는 분야에 도전해보는 거예요. 꾸준히 하다 보면, 이 또한 콘텐츠가 될 수 있어요. 옷 잘 입는 선생님, 그림 그려주는 선생님, 노래 부르는 선생님…. SNS를 보면, 재능 있는 분들이 정말 많아요.” -업글 인간 등 신조어만 봐도 알 수 있는데요, 우리 사회에 던져진 화두는 자기 성장인 것 같습니다. “주변에도 능력 있는 분들이 많아요. ‘정말 대단하다’고 이야기하면, 아니라고 손사래를 쳐요. 너무 겸손하신 거죠. 스스로 가두지 않았으면 해요. 교사를 보는 시각 자체도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자기만의 콘텐츠로 명성을 얻었던 교사가 결국 교직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건 주변의 시선이었어요. 우리나라 교육이 더욱 발전하려면, 다재다능한 교사들이 재능을 펼칠 수 있게 공교육에도 개방성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2030 세대는 일과 자신을 분리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새내기 시절에는 우선 교직 생활 전반에 대해 배워야 해요. 다른 곳에 눈을 돌리면 현재 자기 일에 소홀해지게 마련이에요. 교사의 일에 충실한 게 먼저입니다. 주객이 전도되지 않았으면 해요. 학교 업무는 굉장히 다양해서 힘들 때도 잦지만, 그래도 돌아보면 그때 배운 게 도움이 많이 됐어요. 선택한 길에서 인정 받고, 돌다리를 건너듯 차근차근 건너갔으면 합니다.” ※본지는 11월부터 김선 교사의 교직생활 디자인을 연재합니다.
필자는 대학교수이며 대학 여성연구소 소장을 역임했다. 2020년 경자년 새해를 맞이해 먼 곳에 있는 친구에게 인사겸 안부를 전하러 전화를 걸었다. 덕담을 담은 인사가 오가고 다음을 기약하며 전화기를 놓으려는 즈음 친구는 올해 필자에게 뒤를 꽝치는 나쁜 일이 생길 것 같다며 건강에 유념하라 했다. 대학 평생교육원에서 주역을 공부한 뒤 모임만 있으면 운수를 봐준다고 하여 친구들은 생년월일을 맡겨놓고 있다. 평소 사주팔자나 토정비결을 단지 재미로 여기고 있는 필자는 고맙다고 하고 가볍게 인사를 마쳤다. 정년을 2년여 남기고 안식년을 보내고 있던 필자는 인생 2막을 위한 준비로 심신이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일요일이면 집 근처 종교시설에 가서 전능하신 신께 인사도 드리고, 안면있는 분들과 일상을 주고 받고 단체에 필요한 활동도 하며 지냈다. 평소와 다름없는 일요일이 돌아오고 늘 그러하듯이 남편과 함께 한 주일을 잘 지냈음을 감사하며 성스러운 신의 영이 가득한 곳에 들어갔다. 젊은 날에는 신의 존재를 학교에서 철학으로 배웠으나 어른들이 돌아가시고 건강에 대한 필요성과 관심이 늘어가면서 장례식에서만 보이던 내세가 친구들 대화의 주제로 올라오고 자연스레 종교의 무게감이 커져갔다. 평소처럼 예배의식을 마치고 커피와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장소에 앉아있자니 불쾌한 시선이 느껴졌다. 자주 마주치므로 목례는 하였으나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던 신자분이 째려보듯 바라보고 있었다. '무슨 일이지?'하면서 별 생각이 없었고 때마침 일을 마치고 온 남편과 집으로 왔다. 그 후로도 남편과 가까웠던 신자들의 기분 나쁜 움직임들이 지속되었다. 느끼한 시선으로 바라본다거나 평소에는 살갑게 지내던 사람이 ‘잘도 지내시네요’라고 비아냥거리고, ‘우리 집은 무슨 아파트 몇 동 몇 호에요’하고 묻지도 않는 말을 한다든가, 자리에 앉아 있으니 옆에 다른 신자가 앉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집고 들어와 손을 잡으려는 부도덕함을 보였다. 아주 점잖은 분으로 알려져 있으며, 사회적 신분도 있는 사람이다. '이것이 도대체 무슨 일인가?' 몇 달을 이유를 모르고 지냈다.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커피숍에 앉아 있자니 늘 알고 지내던 신자가 필자를 째려보던 사람과 함께 양해도 구하지 않고 무례하게 필자 앞의 의자를 잡아채고 당겨 앉았다. 그리고는 "도대체 어떤 사이인데 자동차를 주었나요?"하고 물었다. 또 다른 신자는 필자에게 와서 낮은 목소리로 '남편 분이 곧 이혼할 거예요"하였다. 궁금했던 문제를 알게된 순간이다. 이들은 같은 종교를 믿고 있다는 사실 이외에 필자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무례를 거침없이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의 전말은 5년 전,남편이 생활이 어려워 끼니도 어렵고, 자동차도 없이 걸어서 새벽부터 한밤중까지 성전건립에 헌신하는 신자에게 오래된 자동차도 주고 나름의 적절한 도움을 주려 노력한 것인데 주인공이 필자로 바뀌고 남녀관계가 된 듯하다. 모함과 이간의 목적은 개인의 평판을 떨어뜨리고, 사이좋은 관계를 틀어지게 하려는 것이다. 늘 남을 위한 기도와 평화를 구하며 훈련을 해도 인간의 뒤틀린 심사는절제가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왜 남편이 한 일이 필자가 한 일이 됐으며, 남녀간의 불륜으로 각색되고, 종교시설이 새롭게 변화를시도하는 시점에 발생했을까? 충격적인이슈가 필요했고, 한국 정서상 여성의 불륜은 사실에 관계없이 치욕스러울 것임으로 필자는 조용히 있을 것이며, 가정내 불화가 일어나 해체됨을 전제했을지 모른다. 사건을 계획한 방법은 치졸하고 죄질은 그악하다. 한국 사회는 이러한 치사함이 여전히 득세하고 있다. 승진심사에서도 통장선거에서도 작은 단체의 회장선거에서도 들리는 일이다. 필자는 여성연구소 소장으로 미국 미주리대학과 국가 미래의 근본으로서의 여성과 아동, 인구정책, 질병과 실업 등으로 무너지는 가족을 돕기 위한 법률사회복지, 금융사회복지, 의료사회복지정책에 대해 양대학 교수들의 발표와 토론, 연구를 담당했지 여성의 낮은 위치와 피해, 성폭력 등은 주제에 없었다. 그런데 필자가 당사자가 된 것이다. 그간 필자가 알고 있었던 세계는 허상이었다. 인간은 사라지고 음식을 보며 달려드는 돼지의 게걸스러움과 탐욕에 이글거리는 식탐, 그동안은 쳐다만 보던 것을 마음대로 휘저을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앞뒤 안가리고 드러내는 적나라함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인간은 인간으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 키워내야 한다는 대학자들의 절절한 깨달음과 인간교육이 떠올랐다. 그 혐오스러움과 경멸스러움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덕택에 필자는 필자가 여성이었음을 끄집어 기억하게 되었고, 더 나아가 여성연구소 소장이었음을 상기했다. 무엇이든 해야하지 않을까? 범죄학을 다루는 이수정 교수가 TV에서 강조한 것은 강력한 처벌만이 답이라는 것이다. 필자의 아들들은 "어머니는 모함받을 위치가 되지요. 아무나 모함을 하나요?"하며 응원을 하거나 "상대적으로 어머니가 약하다고 생각했나보네요. 인간임을 포기한 사람은 어디든 있어요"하며 든든함을 보여주었다. 그 위치가 어떠하든 상대를 특히 여성을 밑바닥으로 끌어내려 시궁창으로 만들고, 승진이나 자리의 필요한 이득과 게슴츠레한 시궁창의 이득까지 손쉽게 얻으려는 불쌍놈의 천격과 치졸함이 이 사회의 토양인 모양이다. 미혼의 여교수들은 풍경 좋은 호텔커피숍에 홀로 앉아 차 한잔의 여유를 만끽하기도 어렵다. '실연하였네' 등 카더라 소식통이 발동한다는 것이다.의도치 않게 한동안 사람들에게 즐거운 가십거리를 제공하는 '선(善)'을 베풀었고,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정의'를 행해야 한다는 듯 마녀사냥에 신나게하였으므로 또의도치 않게 한 무리의 사람들에게 '시원함'과 '고소함'을 선물하는 '선(善)'까지베풀게 된 듯하다. 사실 필자가 누구를 만나든 말든 그것은 필자의 개인사이며, 필자의 가족사이다.그럼에도 왜그리 집단적으로 관심을 가지며가당치도 않은 '정의' 타령인가. 일의 시작은 허세와 배은망덕으로 생각되나 그를이용한 사람들은 황색스캔들이 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을 잘 알고 적절한 시기에 활용한 것으로 생각한다. 덕택에 평소에 점쟎음, 경건함, 상냥함으로 포장한 사람들의 생생한 진실을 알게 된 것은 하나의 수확인가?여성을 해코지하는 강력한 무기로 활용되는 치사한 황색스캔들 문화. 현장에서 생생하게 그 내용을 겪은 필자는 불필요한 에너지와 시간의 낭비가 헛되지 않도록 차사함의 문화를 바꾸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노력하려한다. 이 글을 쓰고 공개하려하자 '종교시설에 누가 된다''예상치 못하게 피해보는 사람들이 생긴다''필자 본인과 가족들에게도 좋을 일이 없다'등 여기저기서 만류하는 손들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개하여 알리는 작업을 시작으로 여성으로서, 또한 여성연구소 소장직을 맡았던 책임을 조금이라도 지어보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