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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정효선 / 서울 송화초 교사 딱딱하고 어렵다는 생각 버려야 저녁 시간에 외출하던 차 안에서 작은 아이가 외쳤다. “와, 반달이다. 그런데 얼마 전에는 동그란 보름달이었는데 왜 달라졌지?” 작은 아이는 이제 겨우 네 살이다. 달의 모양이 왜 바뀌는 지를 어떻게 설명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하다가 되물었다. “글쎄? 엄마도 잘 모르겠네. 왜 그럴까?” 아이는 고개를 한 번 갸웃거리더니 “음, 보름달이 친구 집에 놀러 갔거든. 자기 집을 비워 놓고 가면 안 되니까 반쪽을 남겨 놓고 간 거야. 친구 집에 갔다 오면 다시 보름달이 될 거야”하고 말한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아! 그렇구나”하며 탄성이 터져 나왔다. 사람들은 논리나 논술이라고 하면 무척 딱딱하고 어려운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까지 논술은 대학입시와 관련된 골치 아픈 공부쯤으로 여겨져 왔다. 누군가가 ‘논리적으로 이야기해 보자’라고 한다면 왠지 긴장되고 불편한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논리나 논술은 결코 어렵거나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주어진 상황에 따라서 판단은 변할 수도 있다. 이 때 다른 사람을 이해시키거나 설득할 만큼의 충분한 이유를 들어서 내 생각을 이야기 하는 것, 그것이 바로 논리이고 논술이다. 우리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다른 사람에게 내 생각을 잘 정리해서 전달함으로써 남이 알아듣고 이해하게 만드는 것이 모두 논리나 논술과 관련 있는 것이다. 네 살짜리 어린아이도 자신의 생각을 바탕으로 나름대로 설득력 있는 대답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논리나 논술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주어진 과제 해결하는 모든 과정 ‘초등학교에서도 서술형 평가를 실시하겠다’는 서울시교육청과 교육부의 발표 이후 초등학생들의 논술교육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대형 서점의 아동도서 코너에는 ‘아동용 논술 교재’라는 분야가 새로 만들어졌고, 논술이라는 제목을 단 아동용 글쓰기 교재만도 수백여 권에 이른다. 통계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논술·독후감·일기쓰기’ 분야의 신간은 48권이었지만 올해는 111권이고, 판매 권수도 같은 기간 1만여 권에서 1만8000여 권으로 거의 배가 됐다고 한다. 학원들은 논술 특수를 틈타 논술시장을 잡겠다고 나서고, 신문에서도 초등학생 논술 교육을 책임진다는 논술 토론 학습지 및 독서 논술학원 선전 광고가 종종 눈에 띈다. 5세 어린이가 논술학원 원장에게 예비 논술 지도를 받는다는 신문기사까지 나오는 것을 보니 뜨거운 논술의 열풍을 가히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논술이란 무엇일까? 학습지나 학원에서 제시하는 것처럼 어떠한 주제에 대한 생각을 일정한 틀에 맞춰서 그럴 듯 하게 써내려가는 것이 논술의 전부일까? 학부모들이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것처럼 영어, 수학, 과학 등과 마찬가지로 따로 공부를 해야만 하는 한 과목이 추가되어 학생들의 공부 부담만 늘어나게 된 것일까? 각 단계별로 주어진 학습지나 예시 문제를 통해 반복하여 연습하면 금세 실력을 쌓을 수 있는, 벼락치기가 가능한 공부에 불과한 것일까? 논술이란 어떤 주제에 대해서 말이나 글로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증명하여 다른 사람이 동의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여기에는 논술의 도구, 내용, 방법, 목적이 모두 나타나 있다. ‘말이나 글’은 논술의 도구가 되고, ‘자신의 생각’은 논술의 내용이 된다. ‘논리적인 증명’은 논술의 방법이고 ‘다른 사람이 동의하도록 만드는 것’은 바로 논술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논술은 자기주장에 대한 뚜렷한 근거를 들어서 논리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논술은 꼼꼼하게 사리를 분별하고, 이치를 따지는 논리적 사고력을 바탕으로 한다. 논리적으로 사고한다는 것은 문제를 논리적인 절차와 규칙에 따라 생각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서는 종합적으로 문제를 검토할 줄 아는 능력과 창의적인 문제 해결력 또한 필요하다. 많은 지식과 정보를 바탕으로 논리적, 비판적, 창의적인 생각을 펼쳐나가는 것이 논술의 중요한 열쇠가 되는 것이다. 논술은 단순한 글쓰기가 아니다. 주어진 과제를 논리적으로 해결하는 모든 과정을 말한다. 논술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출발한다. 논술이란 골치 아픈 또 한 과목의 공부가 아니라, 우리 삶의 문제를 진지하면서도 흥미 있게 연구하고 가꿔가는 삶의 일부분인 것이다. 폭넓고 다양한 독서활동이 바탕 유명한 경제학자인 엘빈 토플러는 《제 3의 물결》에서 공장 굴뚝 시대에 산업 인력들이 가져야 할 중요한 자질로 성실성, 책임감, 명령에 복종하는 규율 등을 꼽았다. 사회에 필요한 양질의 인력을 공급해야 하는 학교 교육은 당연히 학생들에게 이러한 자질을 학습시켜야 할 의무가 있었다. 우리나라의 교육 또한 마찬가지였다. 산업화 시대에 경제 개발을 이룩하기 위하여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해내는 성실하고 책임감 있고 순종적인 인재들을 길러내 온 것이다. 그러나 현대 사회는 어떠한가? 주어진 일을 말없이 해내는 우직한 사람보다는 창의성과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참신한 인재들을 우대하고 있다. 교육 또한 ‘대개혁’ 또는 ‘혁신’이라는 이름 아래 창의력과 사고력, 독창성 등을 계발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 중의 한 가지가 바로 ‘논술 고사’와 ‘서술형, 논술형 평가’다. 덕분에 논술은 교사들과 학부모들의 많은 관심 속에서 ‘논술 광풍’이라고 불릴 만큼의 열기를 띄고 있다. 논술은 어떤 주제에 대해서 말이나 글로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증명하여 다른 사람이 동의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논술은 올바르게 생각하는 교육이다. 이러한 논술은 어떠한 일을 바르게 파악하고 분석하며 종합하는 힘을 길러준다. 논술의 질은 종합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력, 논리적인 사고력, 창의적이고 발상적인 사고력 등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종합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력은 해당 문제와 관련되는 여러 요인과 관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능력이다. 또한 논리적 사고력은 생각들 또는 주장과 근거 간에 억지나 비약이 없이 자연스럽고 타당한 관계를 형성하는 능력이다. 한편 창의적이고 발산적인 사고력은 문제를 주어진 틀이나 상투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새롭게 바라보고 생각하는 능력이다. 이러한 것들은 암기를 통한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폭넓고 다양한 독서와 자신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자율적인 사고의 훈련을 통해서 가능해진다. 즉 논술 교육의 핵심은 논술식 사고 능력과 태도를 길러주는 데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다양한 책읽기를 통해서 일상생활에서 생길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 상황과 관련되는 배경 지식을 갖게 하고, 이것을 바탕으로 자신이 사는 세계와 상황을 인식하는 깊은 눈을 갖게 하는 것 또한 논술 지도의 중요한 목표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논술을 통하여 학생들이 스스로의 삶을 바라보고 여러 가지 문제들을 진지하고 깊이 있게 생각해봄으로써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고 가꾸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다. 여기에 바로 논술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해답이 있는 것이다. 초등학교부터 읽고 쓰기 즐겨야 많은 사람들이 논술은 대학 입시를 위해 필요한 것이고 고등학생이나 되어야 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초등학생에게 무슨 논술 지도가 필요하냐?’고 의아해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논술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논리적이고 독창적인 사고이다. 어떤 문제에 대한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을 상대방에게 납득시키려면 타당한 근거를 들어서 논리적으로 표현해야 하는데, 이 때 남들과 똑같은 생각만으로는 다른 사람들을 이해시키고 설득할 수 있는 힘이 약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논리적 사고와 독창적 사고가 하루아침에 얻어질 수 있는 것일까? 물론 그렇지 않다. 평소에 사물에 대한 독창적인 시각을 키우고, 논리적으로 사고하며, 그것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논술을 잘하기 위해서는 깊고 조리 있게 생각하는 힘이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논술의 열쇠는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새롭게 생각하는 힘, 바로 창의력과 사고력인 것이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여러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관련된 책을 열심히 읽는 것도 필요하다. 늘 왕성하게 생각하는 사람, 당연한 사실에도 의구심을 품고 항상 새롭게 생각해 보는 사람, 많이 읽고 깊이 생각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논술의 기초는 독서와 토론, 글쓰기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은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 어린 시절에 좋은 책을 많이 읽어 폭 넓은 사고력을 키운 아이들이 커서도 유연하면서 논리 정연한 글을 쓰게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또한 자신의 생각을 남에게 올바르게 전할 수도 있고 문제를 객관적으로, 그리고 논리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어릴 때부터 사물이나 상황을 주어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왜 그럴까?’라는 물음을 가지거나 그 이유를 찾고자 노력한 사람은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방법과 규칙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나아가 세상을 이해하고 변화시키는 데 자신 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논술의 내용물은 하루아침에 채워지지 않는다. 논술은 기본에 충실한 독서와 토론이 중요하다. 어렸을 때부터 말을 배우듯이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교육이 중요한 것이다. 논술은 단순히 읽고 쓰는 기술로 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주제에 대해 자신만의 생각을 독창적으로, 명료하게, 창의적으로 표현해내는 것이 관건이다. 실제로 논술 평가에 있어서도 정형화된 글보다는 꾸준한 독서를 통해 배우고 익힌 것들을 자연스럽게 표현한 글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 서울대 정운찬 총장 은 통합교과형 논술 도입 취지를 ‘어릴 때부터 자기만의 독특한 아이디어를 내고 그것을 정리하는 연습을 하지 않으면 국제사회에 적응하기 힘들기 때문에 독창적인 생각을 갖고 그것을 정리하는 습관을 키우기 위해 논술시험을 보려는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또한 예비 초등 교사들에게 작문과 화법, 독서교육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서울교대 원진숙 교수는 “논술 실력은 하루아침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초등학교 때부터 읽고 쓰기를 즐겨야 한다”고 말한다. 이제 논술은 더 이상 대학 입학을 위한 고등학생들의 전유물이 아닌 것이다.[PAGE BREAK] ‘생각의 날개’ 달아주는 훈련 필요 논술이 무엇인지, 또 왜 중요한지를 알게 되었다면, 이제는 ‘어떻게 지도할 것인가?’라는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미국의 데이비드 A. 화이트 박사는 노스웨스턴 대학 지능계발센터에서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논리 수업을 해왔다. 논리력 계발 프로그램에 참가하여 체계적인 사고력과 가치관이 본격적으로 형성되는 시기의 학생들과 함께 토론 수업을 진행하였다. 그는 논쟁적인 논리 수업이 끝난 직후 한 초등학교 어린이가 활기찬 목소리로 “선생님, 저는 논리 수업이 좋아요. 우리가 떠들면서도 칭찬받는 수업은 이것뿐이거든요!”라고 외친 일이 자신의 가슴을 뛰게 하는 놀라운 일이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의 교실 수업 장면은 어떠한가? 질문을 하지 않는 아이들, 가르쳐 주는 것만 그대로 외우려는 아이들, 교사가 질문을 하면 답을 찾아보려고 하지 않고 “몰라요”라고만 대답하는 아이들, 자기의 생각을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아이들, 책읽기와 글쓰기를 싫어하는 아이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아주 어릴 때는 어른들에게 이것저것 꼬치꼬치 캐묻던 아이들이 이제는 생각하는 것을 싫어하고 귀찮아하게 되었다. 교실에서 토론을 벌이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다른 친구들의 주장에 찬성만 하고 있거나, 여러 가지 의견에 대해서 반대는 하지만 정작 자신의 주장은 펼치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많은 아이들이 내가 아닌 ‘남’의 생각에 얽매여 살고 있는 것이다. 비록 서투르고 미흡하더라도 열심히 자신의 생각을 키워나가고 표현하다보면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되고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확하게 전달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게 된다. 스스로 해결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과정을 통해 얻어진 자기 생각을 이치에 맞게 풀어낼 수 있는 힘을 갖게 하기 위해서는 이 아이들을 변화시키려는 교사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아이들의 머리 속에 끊임없는 생각의 샘을 솟아나게 하고 생각의 날개를 달아주는 훈련을 해야 한다. 우리 아이들에게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신나고 재미있고 멋진 일인지를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논술 전문가들은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독서와 토론으로 생각의 힘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논술에서 자신의 견해를 뒷받침 할 타당한 근거를 제시하려면 많은 경험과 배경 지식이 필요하다. 독서를 많이 하면 이러한 배경지식이 풍부해질 뿐만 아니라 사고력 신장에도 도움을 준다. 또한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생각과 비교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므로 생각의 폭을 넓힐 수도 있다. 아이들이 책읽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면, 대화를 통하여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한 소감을 나누도록 하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짧고 간단한 느낌으로 시작하여, 점차적으로 읽은 내용을 남에게 조리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습관을 길러주어야 한다. 이렇게 읽고 이야기하는 습관이 길러지고 나면 토론수업을 통해 창의력을 키워줄 수 있다. 토론을 통하여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고, 반대논리에 부딪혔을 때 대처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창의력이 길러진다. 또한 교사는 아이들이 항상 다르게 생각하기 위해 노력하도록 지도하고, ‘왜’라는 질문과 대담한 문제제기를 함으로써 창의적인 생각들을 유도해 내야 한다. 다양한 글쓰기를 통해서 논술을 위한 ‘기초체력’도 키워주어야 한다. 글은 지식이 많은 아이가 잘 쓰는 것이 아니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표현력이 필요한데 이것은 어려서부터 키워주어야 한다. ‘말 주머니’ 채워 넣기, 책 선전문 만들기, 책 주제가 만들기, 엽서 쓰기, 생각그물 만들기, 상장 만들기, 주인공에게 편지 쓰기 등의 신나고 재미있는 독후 활동들을 통하여 독서의 즐거움을 다시 한 번 음미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은 일이다. 또 처음에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일기나 독서 감상문을 써보는 것도 좋다. 일상적인 글이라도 직접 한번 써봄으로써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하며 글 쓰는 흐름을 익히게 된다. 직접 글을 쓰다 보면 스스로 논리의 허점을 발견하게 되고, 그 허점을 인식하면 메우려고 노력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면서 견고한 논리성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경험보다 값진 것은 없다는 말이 있다. 자신의 생각을 직접 글로 써보면서 자연스럽게 논술에 익숙해질 것이다. 말하고 쓰는 것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표현 욕구인데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그러한 재능을 잃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결국 독서․토론․글쓰기가 삼위일체를 이루며 통합적으로 이루어져야만 비로소 논술의 기초가 탄탄히 다져지는 것이다. ‘논술은 어렵다’는 생각을 버리자 언젠가 논술을 김밥말기에 비유한 글을 본 적이 있다. 논술이란 김밥처럼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담아 논리적으로 단단히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여러 가지 색깔의 재료가 들어있는 맛있는 김밥과 논술의 비유가 참 재미있어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는 김밥처럼 자신의 독창적인 생각과 의견을 담아서 논리라는 틀에 넣어 단단하게 말아서 싼 논술. 많은 사람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김밥처럼,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고 납득할 수 있는 논술이라면 정말 좋을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김밥을 만드는 것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논술을 접하게 되기를 바란다. 아이들에게 논술의 즐거움을 느끼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맛이 없는 반찬도 선생님이 행복한 표정으로 맛있게 먹으면 ‘정말 맛있다’며 즐겁게 따라서 먹는 아이들의 모습 속에 그 답이 있다. 먼저 선생님들부터 논술은 쉽고, 재미있고, 즐거운 것이라는 생각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지금 이 순간부터 ‘논술은 어렵다’는 생각을 버리자. 나무가 추운 겨울과 더운 여름을 지내야만 나이테가 생기는 것처럼 아이들도 많은 경험을 해야만 생각과 지혜를 쌓을 수 있다. 조금은 엉뚱하고 미흡하더라도 우리 아이들이 나름대로의 이유를 들어 자신의 생각을 잘 이야기했을 때 “정말 멋진 생각이구나! 그 생각들을 벽돌이라고 생각하고 차곡차곡 쌓아보렴. 아주 단단하고 멋진 생각의 집이 지어질 거야. 그게 바로 논술의 성이란다”라고 이야기해준다면 어떨까? 아이들은 너도 나도 멋진 성을 짓기 위해서 열심히 생각의 벽돌을 쌓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머지않아서 우리들은 논리와 창의라는 벽돌로 지어진 멋지고 단단한 논술의 성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남렬 / 한양대사대부속여고 교감 1. 논술, 어떻게 써야 하나 논술고사는 단순히 수험생의 작문 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논술고사를 치르는 뜻은 교과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에 대한 창의적 사고와 논리적 전개 능력을 살펴, 수험생이 과연 대학생으로서 지녀야 할 기본 자질과 학습 태도를 갖추었는지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 학생들이 작성한 논술 답안을 살펴보면, 대개 문제가 요구하는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주변만 맴돌다 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판에 박힌 당위적 내용의 나열과 지루할 정도의 동어반복, 의미 전달이 정확하지 않은 문장 사용 등은 대부분의 답안에서 일반적으로 확인되는 현상들이다. 답안 작성에 있어서는 출제자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문제가 요구하는 것은 무엇과 관련된 것인가? 질문의 초점은 무엇인가? 답안 작성과 관련하여 제시된 전제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먼저 이런 질문을 떠올려 출제자의 의도를 명확하게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수험생들을 보면 일단 써 놓고 보자는 식으로 문제를 받아들기 바쁘게 작성에 들어가는데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다. 이렇게 몇 줄 쓰고 나면 더 이상 할 말이 없어 자꾸 비슷한 말을 되풀이하거나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글이 전개되기 쉽다. 문제가 요구하고 있는 내용을 파악한 다음에는 글을 어떻게 전개할 것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야 한다. 서두는 어떻게 시작할까? 중간 단락은 어떤 내용으로 펼칠까? 끝부분은 어떤 방식으로 마무리할까? 예시는 어떤 내용이 적절할까? 어떤 부분을 특히 강조할까? 개요는 글이 방향을 잃지 않도록 하는 나침반 역할을 하므로 글쓰기에 앞서 개요를 작성해 보는 것은 매우 유익한 방법이다. 적절한 예시는 창의성과 논리적 사고에 바탕을 두고 있어 글에 무게를 더해준다. 답안 작성에 있어 무조건 첫째, 둘째 식으로 나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이다. 간혹 지문에 제시된 내용을 말만 조금 바꾸어 장황하게 되풀이해 쓰거나, 주제와 직접 연관이 없는 문제에 대해 길게 늘어놓는 경우를 보게 되는데 이는 감점 요인이 된다. 채점자가 읽고 나서도 수험생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갈피를 잡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문제가 요구하는 내용에 대해 피상적인 문제의식을 가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채점하다 보면 예상 문제를 외워 옮겨 쓴 답안지를 심심찮게 만나게 된다. 절대로 그래서는 안 된다. 이런 답안지는 최하의 점수를 주기 때문이다. 특히 유념할 점은 문제가 요구하고 있는 조건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문제에서 ‘무엇에 대해 설명하고, 이를 어떤 것과 관련지어, 예시의 방법으로 자신의 견해를 쓰시오’라고 했다면, 글의 순서나 구성도 문제에서 요구하고 있는 순서를 지키는 것이 좋다. 또 반드시 펜으로 작성하라고 했는데 연필로 작성하여 0점 처리되거나, 몇 백자 이상 쓰라고 했는데 분량이 조금 못 미치게 써서 많은 감점을 당하는 경우도 많다.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항상 질문 속에 들어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초고를 완성한 다음에는 검토의 과정이 필요하다. 문제의 핵심은 정확히 파악했는지 다시 한 번 생각을 가다듬어야 한다. 논리에 비약은 없는지, 문장 표현에 어색한 점은 없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원고지 사용법은 올바로 지켰는지, 띄어쓰기와 맞춤법에는 이상이 없는지 검토해보아야 한다. 원고를 고쳐야 할 때는 원고지 사용법에 따라 교정부호를 써서 고치면 아무 문제가 없다. 채점자가 정확히 알아 볼 수 있도록 쓰면 감점하지 않으므로 답안지가 지저분해져서 감점을 당할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평소 논술에 대한 준비는 예상 가능한 여러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사고력을 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문제 유형에 따라 작성 요령만을 익히는 연습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예상 답안을 외우는 것은 가장 어리석은 방법이다. 이는 마치 수학 문제를 모두 외워서 풀겠다는 것과 같은 이치다. 비슷한 주제로 물었더라도 제시된 자료나 질문의 방법에 따라 답안 내용은 천차만별로 달라짐을 명심해야 한다. 자신이 지망하려는 대학에서 출제하는 모의고사 문제를 철저히 분석하는 것은 좋은 준비 방법의 하나이다. 대개의 경우 본고사 또한 모의고사의 유형을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슷한 수준에서 출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여러 주제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 왜 이런 문제가 오늘 우리에게 중요한가? 이 문제의 쟁점은 무엇이며, 이에 대해 견해가 갈리는 까닭은 어째서인가? 이 문제에 대해 나는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 이런 의문들을 지니고 문제를 쟁점화하고 생각을 정리해 두면, 출제자가 어떤 방식으로 질문을 하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문제에 접근할 수 있다. 어떤 주제와 관련된 글을 읽을 때는 피동적으로 따라 읽지 말고, 다른 방향에서 생각해 보거나, 반론을 제기하고 스스로 해답을 제시해 보는 등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는 것이 좋다. 혹은 상반된 입장에서 쓴 글을 함께 읽고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친구들과 어떤 주제를 놓고 토론해 보는 것도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는데 큰 도움이 된다. 논술고사를 잘 치르려면 평소 여러 관련 주제에 대해 그냥 지나치지 않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은 결코 답안 작성 요령을 익히거나, 모범답안을 외우는데 있지 않다. 논술고사는 주체적이고 창의적인 사고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것임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2. 논술답안 작성 요령 가. 논제의 파악 :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논제가 무엇인지를 알아내야 한다. 출제자가 요구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유의해야 할 사항을 숙지해야 한다. 나. 자신의 입장 확정 : 문제나 사안(事案)에 대해 몇 가지 가능한 반응 중 하나를 택해야 할 경우(가령, 찬성 또는 반대) 자신의 입장을 확정한다. 다. 주제문 작성 : 문제에 대한 자신의 의견이나 주장을 한 문장으로 압축하여 표현하는 주제문을 작성한다. 라. 논지의 정리 : 자신의 논지(論旨)를 뒷받침할 근거를 수집하고 그에 맞는 적절한 예화(例話)를 찾아본다. 마. 전체 개요 작성 : 무엇을 어떤 순서로 써 나갈 것인지를 구상하여, 전체적인 개요(槪要)를 잡아 본다. 참신하고 독창적인 내용을 짜임새 있게 논리적으로 전개시켜 나가는 데 총력을 다 한다. 바. 가능한 반론의 반박 : 자신의 의견이나 주장에 대하여 제기될 수 있는 반론(反論)을 예상해 보고, 이를 반박할 수 있는 근거를 확보하고 상대방을 설득시킬 수 있는 논리도 개요에 포함시킨다. 사. 논술문 작성 : 개요에 따라 글을 써 내려간다. 떠오르는 영감(靈感)에 자신을 맡기며 정확하게 표현하도록 노력한다. 아. 최종 검토 : 써 놓은 것을 객관적 입장에서 살펴보면서 뺄 것은 빼고 보탤 것은 보태고 다듬어, 주제가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는지 검토한다. 자. 제출 : 자신이 주장하려고 한 것이 명확하게 표현되었다는 확신이 서면, 답안지를 제출한다. 3. 논술문이 갖추어야 할 필수조건 가. 자신의 입장 주장 의견이 명료하게 드러날 수 있어야 한다. (논술문의 주체성) 나. 주장하려는 주제가 뚜렷하게 부각되어야 한다. (주제의 명료성) 다. 주제의 구성이 짜임새가 있어야 한다. (구성의 체계성) 라. 전개가 논리적이어야 한다. (전개의 논리성) 마. 논거가 적절해야 한다. (논거의 적절성) 바. 표현이 정확해야 한다. (표현의 정확성) 사. 내용이 참신해야 한다. (내용의 참신성) 아. 알아듣기 쉬운 구체적인 논거와 사례를 활용해야 한다. (사례의 구체성) 4. 논술,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가. 스스로 사유하는 습관을 길러라! (비틀거리더라도 자신의 두 다리로 걷는 법을 배워라!) 나. 관행의 벽을 허물라! (다르게도 생각될 수 있음을 잊지 말고 그 가능성을 찾도록 노력하라!) 다. 일관성 있게 사유하라! (사유의 귀결 내지는 결과를 미리 내다보며 애초의 의도 내지는 취지에 부합하는지를 검토하라! - 애초의 의도 내지는 취지에 비추어 지금의 내 생각이 일치하고 있는지를 검토하라!) 라. 남(반대)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라! (남의 입장에서, 과연 나의 이러한 주장들이 납득될 수 있는가를 냉정하게 검토해 보라!) 마. 문제의식을 가져라! (일상의 자명함 내지는 익숙함에 안주하지 말고, 왜 그런지, 꼭 그래야 하는지 등을 묻는 습관을 가져라!) 바. 무엇이 문제인지 꼼꼼하게 따져 보아라! (문제를 의식했으면 그냥 넘어 가지 말고 무엇이 문제이며, 왜 그러하며 대안 내지는 해결책이 있는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며 정리해 보아라!) 사. 주제(문제)의 전체에 대한 그림을 그려 보아라! (모든 가능한 측면들을 다 고려하라!) 아. 주제(문제)의 핵심(본질)적인 요소, 차원들로서는 무엇이 있는지 찾아서 열거해 보아라! 자. 그 차원, 계기들로 전체의 얼개를 짜라! 차. 그 중에서도 결정적인 요소 내지 계기들에 대해서는 뒷받침이 될 만한 근거를 찾고 이해에 도움이 될 만한 사례를 찾아라! 카. 문제를 놓고 다른 사람들과 토의하는 자리를 많이 가져라! (한 문제에 대해 그토록 많은 시각, 관점, 입장, 주장, 의견들이 있음을 알게 될 것인데, 그 다양함 속에 자신의 주장이 어떠한지를 스스로 판단하는 법을 배워라!) 타. 자신이 말하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항상 ‘왜’ 라는 물음을 던져 보라! 상대방이 말하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항상 ‘왜’ 라는 물음을 던져 보라! 파. ‘사실’ 확인에 만족하지 말고 더 나아가 그것이 ‘무엇’이며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되었으며 ‘왜’ 그런지를 알아보려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하. 기초교양이 되는 서적들을 많이 읽어서 교양을 넓히고 심화시켜라! 텍스트를 정확하게 읽고 해석하여 요약 정리하는 훈련의 기회를 많이 가져라! 거. 신문사설과 ‘시론’, ‘논평’ 등을 많이 읽어서 논증의 사례들을 배워 익혀라! 그것들을 직접 분석하여 요약․정리하며 논증의 단계를 검토하여 보아라!
정기오 / 한국교원대 정책대학원 부교수 선진국을 여행하다 보면 과연 선진국과 우리나라와의 격차가 어디에 있는가 하는 점을 유심히 살피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아무리 보아도 일상의 의, 식, 주 면에서는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선진국과 우리 사이에 차이가 나는 부분은 두 가지 정도가 있는 것 같다. 좋은 교육시설은 선진국 국부의 핵심 첫째로 훌륭한 건물, 교량 등 토지 위의 구조물과 기반시설 들이다. 이른 바 국부(國富)의 태반을 차지하는 이들 축적물들의 규모, 내용과 수준에서 그들과 우리 사이에 결정적인 차이가 나는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수백 년에 걸쳐 이러한 고정자본을 축적해왔고 그런 의미에서 연간의 소득수준 또는 생산수준과는 상관없이 그들은 부자(富者)이며, 우리나라는 가난한 것이다. 그 중에서도 학교, 극장, 도서관, 박물관, 과학관, 문화관, 체육관, 좋은 운동장 등이 바로 선진국 국부의 핵심이며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시해야 할 것이 직접적인 학교시설이다. OECD 국가의 경우 GDP의 1%이상이 매년 교육시설의 유지 관리 확충에 쓰이고 있다. 선진국들이 축적 보유한 이상의 국부는 그 자체가 소득 창출의 기반이며, 국부가 빈곤한 나라 국민은 오로지 자기 몸을 혹사시켜 소득을 얻는 수밖에 없다. 바로 여기에서 선진국들과 우리나라 사이의 넘을 수 없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그들은 과거 자신들의 소득의 많은 부분을 저축하여 이 같은 자본시설에 투자함으로써 오늘날 훌륭한 건물, 교량 등 토지 위의 구조물과 기반시설 들을 갖게 된 것이다. 그리고 현재는 이러한 훌륭한 시설들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산업을 발전시켜서 지속적인 고소득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도시의 존재근거는 상업서비스와 공공서비스 즉 서비스에 있다. 사람들이 도시에 모이는 이유는 단 한 가지 도시의 서비스가 주는 생활편의에 있으며, 교육은 그 핵심이다. 교육시설의 중요성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90%에 육박하는 도시화율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도시화는 국민교육체제에도 즉시 영향을 주어 결과적으로 수많은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폐교되었으며, 주로 읍단위 소도읍을 중심으로 하나 둘씩 입지하고 있던 고등학교들이 폐교의 물결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즉 도시화의 급격한 진행으로 인해 영토국가로서 근대국가의 근원적 성격에 먼저 변화가 나타나는 것이다. 학교시설은 교육과정의 실체인 교사와 학생 각각의 활동과 그 상호작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교육과정의 중요한 결정요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에 대한 인식이 교육전문가들에게는 비교적 널리 확산되어 있다. 그러나 학교학습의 사적인 성격이 강화된 현실 속에서 학교교육과정 자체가 공공성을 지닌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 결여됨으로써 그것이 실행되는 공간인 학교시설이 폐쇄적으로 점유된 사적공간화 되는 경향이 문제이다. 또한 우리나라 학교시설공간이 지닌 어떤 구체적 특징이 우리의 학교교육과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관심과 연구는 대단히 소홀한 편이다. 오늘날 선진국들의 교육정책을 지배하는 일반적인 가치관과 인식에 따르면, 유아교육 이후 초․중등교육은 전체적으로 국민들을 위한 기초교육으로서 단순히 사적 목표추구와 그를 위한 활동을 넘어선다. 책임 있는 시민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소양을 기르는 것을 물론이며, 더 나아가 국민들 한 사람 한 사람의 기본조건으로서 행복추구권을 보장하는 동시에, 실업과 빈곤, 부적응 등의 사회적 위험에 노출되어 국가적 책임의 대상이 되는 계층의 양산을 방지하기 위한 필수적 공공장치인 것이다. 이 점에서 기초교육단계의 학교교육과정은 그 공공성을 핵심요소로 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교육을 현실적으로 지배하는 학부모들의 학교교육에 대한 인식은 철저히 자녀의 ‘좋은’ 대학진학과 직업을 위한 준비라는 사적인 관심에 기초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부모들의 학교시설에 대한 관심은 그나마 조명, 환기, 냉난방, 소음 등 학생들의 건강과 위생관련 요인에 그칠 뿐이며, 공공시설로서 학교공간이 어떻게 계획되고 유지되어야 하는지에 대하여는 무관심한 것이다. 학교시설에 대한 인식 전환의 필요성 우리나라는 50년 이상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를 막론하고 공공인프라로서 도로, 교량, 저수지,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으며 이를 통해 근대화 산업화의 도상에서 국부의 축적과 자본형성 및 이를 토대로 하는 경제개발의 기초를 성공적으로 다져 왔다. 단순한 산업화가 아니라 선진국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보면 이들 사회간접자본시설에 대한 투자는 어느 정도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와 선진국들과의 가장 큰 격차는 이러한 기초적인 사회간접자본을 넘어선 공공시설들 즉, 학교시설을 필두로 하여 도서관, 박물관, 극장, 문화복지센터, 평생학습관 등에서 나타날 뿐 아니라 그 격차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교육시설 발전을 위한 정책방향을 다음과 같이 제시할 수 있다. 첫째, 공공시설 중 으뜸인 학교시설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제조업과 재화무역을 기반으로 하는 물리적 사회간접자본이 아니라 고도화된 서비스경제를 창출하고 이를 가속화시킬 수 있는 소프트 기반의 사회간접자본은 교육문화사회 분야의 공공시설들이다. 그 중의 으뜸은 학교시설이다. 이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사회자본정책의 우선순위를 학교를 위시한 교육문화사회 분야의 공공시설로 전환해야 한다. 훌륭한 학교시설, 도서관, 박물관, 극장 등이야말로 선진국 진입을 위해 최우선적으로 투자해야할 대상이며, 선진국형의 서비스경제를 전제로 한다면 도로나 항만 이상의 국부축적과 부가가치 및 투자외부효과(spill-over)의 성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이를 위해 공무원과 국민 전체의 인식전환이 절실하다. 다음으로, ‘교육시설종합계획’이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정부의 정책에 나타난 교육시설기획은 특별한 자금을 확보하여 교육환경개선, 학교와 교실의 신․증축을 대규모로 시도하는 단편적, 즉흥적인 형태가 대부분이었다. 교육시설 문제를 다루는 정부의 시각 자체를 이동하는 인구를 따라가며 표준화된 모습의 교실과 학교를 지어주는 개발도상국가의 방식에서 완전히 탈피하여 학교라는 지역사회 속의 공공인프라 시설을 어떻게 선진화 할 것이냐 하는 관점으로 바꾸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관점을 반영하는 종합계획을 정부가 가지고 있어야 한다. 지방수준에서도 정부의 종합계획의 틀 내에서 교육청은 물론이고 시장과 군수들이 지역의 공공인프라 구축 차원에서 학교시설에 대한 책무성을 시․군정에 구체적으로 구현해야할 것이다. 셋째, 해당 법률의 정비가 필요하다. 모든 도시발전과 국토이용을 위한 계획에는 교육시설에 대한 관심이 일차적으로 반영되어야 하며 ‘도시개발법 제5조’와 ‘국토의계획미이용에관한법률 제19조’는 교육시설을 그 내용으로 하도록 개정되어야 할 것이다. 이외에도 교육시설 발전을 고려한 관련 조항들의 종합적 손질이 절실하다. 우리나라는 도시화가 본격적으로 문제화되기 시작한 1970년대 이후 30년 이상 용도지역과 지구 등 도시공간을 분리한 채, 소극적인 규제 중심의 도시계획 행정체제를 가지고 있었다. 낙후지역 개발을 위한 재개발사업 정도가 적극적인 도시개발조치를 위한 주된 수단으로 이용되는 정도였다. 그런데 2002년 말 ‘국토이용관리법’과 ‘도시계획법’을 폐지하고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을 제정하여 과거의 토지이용와 도시계획 관련 규율들을 함께 모아 담는 한편 도시개발법을 제정하여 비로소 적극적인 도시개발을 위한 정책수단들을 마련하였다. 교육시설 지배구조의 낙후성 벗어나야 그런데 중요한 문제는 2002년 이전 이후를 막론하고 학교시설은 규제를 위한 도시관리계획에서는 ‘도시기반시설’의 하나로서 ‘도시계획시설’로 정의되어 1차적으로 도시계획상의 모든 규제의 대상이 되어온 반면, 도시발전과 개발을 위한 계획에서는 제외되어 왔다는 데 있다. 과거부터 있었던 도시발전 청사진인 ‘도시기본계획’에는 교육시설발전을 위한 내용은 제외되어 있으며, 2002년 말 제정된 ‘도시개발법’에서도 새로 도입한 ‘도시개발계획’의 내용을 열거하면서 교육시설을 제외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적극적 개발과 발전을 위한 정책수단들에 교육시설을 위한 고려는 배제되어 있으며 소극적 규제를 위한 도시계획수단에서는 규제의 대상이 되는 것이 현재의 교육시설인 것이다. ‘학교시설사업촉진법’이 별도로 있어 감독청의 승인을 얻은 학교시설사업계획의 경우 토지이용 및 도시계획 상의 인허가 승인을 받은 것으로 간주처리하고 있기는 하지만(동법 제5조 참고) 이는 민관 사이의 규제를 관관 사이의 규제로 바꾸어 놓은 것에 불과하며 학교시설에 대한 규제의 본질은 전혀 바뀐 것이 아니다. 이상과 같은 학교시설의 불리한 조건들은 일반자치와 교육자치가 분리되어 있는 상황에서 일반 행정기관이 의식적으로 모든 ‘도시발전정책’에서 교육관련 사항을 제외시키고, 교육청에서는 도시발전을 위한 일반행정 기관과의 협력을 회피한 결과 생겨난 경향이다. 그러나 일반행정과 교육이 분리되어 있지 않은 중앙정부 수준의 입법에서부터 도시계획과 도시개발에 교육시설에 대한 고려가 배제되어 있는 것은 정부의 인식수준 자체의 후진성을 반영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학교시설부문의 후진적 상황은 15조원 이상의 엄청난 시장규모를 가진 학교시설사업 및 유지관리 부문에 단 하나의 학교 전문 건설업체, 단 한 명의 학교전문건축설계자나 감독자, 단 하나의 해당 전문가 양성과정이나 연구자 또는 교수가 없다는 엄연한 현실을 상기함으로써 드러난다. 이렇게 되어 버린 근본적 이유는 앞서 지적한 학교시설사업의 지배구조의 낙후에 있다. 결국 교육시설의 지배구조를 선진화해야 하지만 이는 또 전문화가 수반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순환논리에 빠지기 이전에 어쨌든 시급한 전문화 작업을 당장이라도 순서를 가리지 말고 시도해야 하며, 이를 제약하는 요인들을 하나하나 제거해나가야 한다.
곽해선 | 경제교육연구소 소장(www.haeseon.net) 콜 금리란 어떤 금리인가 콜 금리란 금융기관끼리 영업 중에 일시적으로 남거나 모자라는 자금을 융통할 때 적용하는 금리다. 은행 등 금융기관도 영업을 하다 보면 일시적으로 자금이 부족해지는 수가 있다. 그럴 때 자금 여유가 있는 다른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빌려 쓴다. '콜(call)'은 자금이 부족한 금융기관이 자금을 빌려달라고 '요청한다(call)'는 뜻의 영어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즉 '콜'은 금융기관끼리 단기에 걸쳐 융통하는 거액 자금이다. 정식 명칭은 콜론(call loan)·콜 자금(call money)이지만, 흔히 '콜'로 줄여 부른다. 콜은 주로 은행, 보험, 증권업자들끼리 많이 거래한다. 거래는 주로 금융기관들이 공동 출자해 만든 한국자금중개주식회사가 중개한다. 금융기관끼리 직거래하기도 한다. 콜 자금을 빌려주는 쪽은, 빌려주는 금액에 콜 금리(call rate)를 붙여 자금을 회수한다. 콜 자금은 보통 하루에서 30일을 기한으로 융통하는데 거래의 90% 이상은 만기가 하루짜리, 즉 1일물(overnight)이다. 아침에 자금을 꾸면 오후에 갚는 식으로 초단기 거래를 한다. 그래서 콜 금리라면 으레 1일물 금리로 통한다. 금융권에서는 만기 1년을 기준으로 단기자금과 장기자금을 구분하고, 단기자금과 장기자금에 붙는 금리를 각각 단기금리와 장기금리로 구분한다. 단기금리, 장기금리도 자금의 성격 등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는데, 콜 금리는 여러 가지 단기 금리 중에서도 대표격 지표, 곧 지표금리로 쓰인다. 콜 금리가 단기 금리의 대표격이라는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 금융시장에서는 단기자금 금리가 오르면 장기자금 금리도 따라 오르고, 단기자금 금리가 내리면 장기자금 금리도 따라 내리기 때문이다. 단기(자금) 금리의 대표선수는 콜 금리다. 그렇다면 우리 국민경제 전체를 놓고 볼 때 콜 금리만 뜻대로 움직일 수 있다면 금융시장 전반에서 통용되는 금리와 자금 흐름을 우리 국민경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다. '콜 금리, 즉 단기금리의 수준 조정→장기금리의 수준 조정' 구도로 전개되는 파급 효과를 이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콜 금리를 조정하는 방법 그런데 콜 금리는 금융기관 간 자금거래에 통하는 금리다. 이 금리를 어떻게 움직이나? 이 문제는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고유의 정책수단을 동원해 해결한다. 한국은행은 평소 몇 가지 제도를 정해놓고 은행에 돈을 빌려준다. '총액한도대출', '유동성조절대출', '일시부족자금대출' 같은 것들이다. 총액한도대출은 한국은행이 은행별로 가능한 대출한도를 미리 정해놓고 그 한도 내에서 대출해주는 제도다. 은행들이 중소기업을 상대로 대출을 늘리고 그럼으로써 지역 간 균형발전도 꾀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취지로 한국은행이 낮은 금리로 자금을 융통해주는 일종의 정책적 자금지원제도다. 은행들은 한국으로부터 이 저리 대출을 받아서 중소기업에 대출해줌으로써 자신의 이익도 꾀하고 사업자금이 필요한 중소기업을 돕는 역할도 한다. 이번에 콜 금리 인상을 결정한 금통위(금융통화운영위원회)는 중소기업을 위한 총액한도대출 금리를 연 2.00%로 현 수준에서 동결했다. 유동성 대출 등 나머지는 한국은행이 은행이 일시적으로 필요로 하는 자금을 역시 저리로 빌려주는 제도다. 유동성조절대출금리의 경우 이번에 금통위는 연 3.25%로 0.25%포인트 인상키로 결정했다. 이처럼 한국은행이 은행과 대출거래를 할 때 적용하는 금리를 공정금리(公定金利, official rate)라고 한다. 한국은행이 공정금리를 올리느냐 내리느냐는 은행들의 금융비용 부담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한국은행이 공정금리를 올리면 은행들은 이자 부담이 커지므로 한국은행으로부터의 자금 대출을 줄여야 한다. 그러면 금융시장을 흐르는 자금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금융이 긴축되는 효과가 생기는 것이다. 그 결과 금융시장 전반의 금리, 특히 민간 자금시장에서 자금의 수급에 따라 매겨지는 금리(시장금리, 시중 실세금리, 시중금리라고 부른다)도 일제히 오르게 된다. 만약 한국은행이 거꾸로 공정금리를 내리면 반대로 금융이 완화되면서 시중 금리가 내리는 효과가 생긴다. 공정금리 말고도 한국은행은 금융을 조였다 풀었다 하는 정책수단을 여럿 갖고 있다. 그러므로 한국은행이 공정금리 조정 등 금융정책 수단을 가동하면 금융을 완화하거나 긴축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시중 금리도 오르고 내린다. 물론 콜 금리도 함께 오르내린다. 이런 경위로, 콜 금리 역시 실질은 한국은행 통제 아래 있다. 한국은행은 바로 이 점을 이용해 콜 금리 목표치를 정하고 공정금리 조정 등 금융정책 수단을 가동한다. 그렇게 해서 시중 자금량을 원하는 수위만큼 조절해, 콜 금리 수준이 목표치에 이르도록 유도한다. 콜 금리에 연쇄 파급 효과 콜 금리를 조정한다고 해서 은행 등 시중 금리가 곧바로 꼭 그만큼 조정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콜 금리가 조정되면 결국은 나머지 모든 금리도 콜 금리 조정 방향을 따라 움직이게 마련이다. 예를 들면 은행들은 대출금리 수준을 콜 금리 수준에 연동시켜 운영하곤 한다. 대출금리 수준을 콜 금리에 얼마간을 더한 이율로 설정해놓고, 콜 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도 따라 올리고 콜 금리가 내리면 대출금리도 따라 내린다. 한국은행은 이런 메커니즘을 이용해 콜 금리를 조정함으로써 금융시장 전반의 금리와 자금 흐름을 조정한다. 그러고 보면 콜 금리는 금융시장 전반의 금리 수준에 연쇄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는 일종의 기본 금리다. 정책적으로 조절되는 금리라는 뜻에서 '정책금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콜 금리나 공정금리의 조정 결정, 금리 목표수준 결정 같은 금융정책의 주요 골자는 한국은행에 설치된 금융정책 의결기구인 금융통화운영위원회(금통위)가 내린다. 주요 경제 기관·단체가 추천한 여섯 명의 위원과 한국은행 총재(의장)가 매달 둘째 주 목요일 한 번씩 회의를 열어 경제와 금융 상황을 토의하고 금리 조정 결정을 포함한 금융정책 방향을 정한다. 시중에 자금이 너무 많이 풀리고 경기가 과열되어 물가가 상승세라고 판단될 때는 자금을 흡수해 경기를 식히자며 콜 금리·공정금리 인상 등을 결의한다. 반대로 경기가 너무 위축된 상황이라고 판단하면 경기를 살리기 위해 콜 금리·공정금리 인하 등을 결정한다. 금통위가 금융정책 골자를 정하면 그 결정을 한국은행이 세부 정책수단을 구사해 집행한다. 콜 금리 조정은 한국은행이 여러 가지 금융정책(통화정책) 수단 중에서도 가장 즐겨 쓴다. 파급 효과도 다른 정책 수단에 비해 크기 때문에 최근 한국은행의 금융·경기 대응은 주로 콜 금리 조정에 의존하고 있다. 이번 콜 금리 인상 배경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운영위원회가 이번에 3년 5개월 만에 콜 금리를 올리기로 한 배경은 뭘까? 한은이 말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경기 회복세가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다는 관찰, 다른 하나는 장기화된 저금리 여파로 국민경제에 부작용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한은 박승 총재는 "하반기 들어 우리 경제가 소비 회복과 수출 호조에 힘입어 애초 예상대로 회복세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으며, 그동안 부진했던 심리지표도 개선되고 있다"면서 "하반기에 4.6%, 내년 5.0%의 성장이라는 애초 전망이 유효함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현재 시중에 자금이 많이 풀려 있는데 경기가 상승세를 타면 곧 물가가 따라 오를 것이므로 선제적으로 자금을 흡수해 인플레이션의 부작용을 예방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취지의 콜 금리 인상은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전제가 되어야 하는데, 박 총재와 금통위는 그런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얘기다. 과연 그런가? 시중의 의견은 엇갈린다. 무엇보다 정부(재경부) 관점은 하반기 경기회복에 썩 자신 있어 하는 눈치가 아니고, 여러 경기지표도 소비가 다소 살아나는가 하면 투자 쪽은 여전히 가라 앉아 있어서 경기회복을 자신하기에는 엇갈리는 신호를 보이고 있다. 정작 이번 금리 인상의 더 큰 배경은 경기 회복을 자신하는 관점보다는 최근 저금리를 배경으로 시중 자금이 부동산 투기로만 몰리는 등 경제적 자원 배분의 왜곡이 날로 심해지고 있는 점, 부유층과 중산층 내지 서민층 혹은 기업과 개인 간 소득양극화와 같은 장기 저금리 상황의 부작용을 더 이상 방치하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박 총재가 "자원 배분의 선순환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과 맞닿는다. 집요할 정도로 부동산으로만 몰리는 시중 부동자금을 거둬들여야 국민경제의 안정과 건전한 투자를 부를 수 있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사실은 진작 그랬어야 했다. 또 한 가지, 우리의 경우 콜 금리에 비할 수 있는 미국의 정책금리인 연방기금금리가 최근 인상에 인상을 거듭해 연 3.75% 수준까지 올라서 있고 추가 상승 전망까지 나와 있는 상황도 이번 콜 금리 인상의 주요한 배경이었음은 말할 나위 없을 것이다. 미국 등 주요국 금리가 상승세인데 우리만 계속 저금리를 고수한다면 국내 자본의 유출 우려도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무엇이 달라지나 콜 금리는 모든 금리의 기준이 되므로, 콜금리가 인상되면 주택담보대출 이자율은 물론 금융권 대출금리가 곧바로 뒤따라 오른다. 그만큼 빚을 진 가계는 이자 부담이 높아진다. 기업들도 운전자금 대출이율이 오르면서 자금 압박을 더 받게 된다. 특히 빚이 많은 서민은 이자 부담이 가중되고 영세 중소기업은 자금난이 더욱 심해진다. 한국은행은 가계 부문 전체로 보면 현재 금융자산이 700조 원이고 부채 규모가 500조 원이어서 자산이 부채보다 많으니 부채 이자 부담보다 자산 운용에 따른 이자 수익이 더 높아져 가계에 한결 도움이 되고, 중소기업도 금리 부담이 커지긴 하지만 은행 자금을 더 쉽게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예금금리, 대출금리가 함께 오르면서 예금이 늘어나고 금융기관이 기업에 빌려줄 수 있는 자금 여유도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소득층이나 영세중소기업의 경우는 금융자산보다 빚이 더 많다. 금리 인상 부담을 집중적으로,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 현재 개인부채 전체를 놓고 보면 금리가 1%포인트 오를 경우 연간 5조6천억 원 정도 추가 이자부담이 생긴다. 지난해 중소기업의 부채 비율은 139%로 대기업의 평균치 92%를 크게 웃돈다. 한국은행은 부인하지만, 이번 금리 인상이 계층 간 양극화 현상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대부분 가계대출과 연결돼 있는 시장금리는 콜 금리가 오르기 한 달 여 쯤 전부터 이미 급등세를 보였다. 이번 콜 금리 인상은 인상 직전의 시장 금리 급등세를 뒷받침해 주면서 서민과 영세 중소기업의 이자 부담을 증가시키는 쪽으로 연결될 것이다. 3년 5개월 만의 이번 금리 인상으로 저금리 시대는 이제 끝이 나는 걸까? 적어도 1년 만기 정기예금 이율이 연 3%대에 그치는 초 저금리 시대는 막을 내릴 것 같다. 그러나 향후 당분간 금리 인상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 회복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한은의 추가 금리인상 시기를 내년 1분기쯤으로 늦춰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은으로서는 금리 인상으로 자칫 학수고대하던 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는 장본인으로 지목될까봐 조심스럽다. 종합하면 앞으로도 저금리 시대는 한동안, 적어도 1년 정도는 지속될 것이다. 다만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여부가 복병이다. 지금은 괜찮지만 콜 금리와 미국 연방기금 금리의 격차가 1% 이상 벌어지면 자본유출 같은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는 폭이 커지면 그만큼 콜 금리의 추가 인상이 앞당겨질 수도 있다.
김정호 / 서울 양화초 교사 지난 10월초 아시아판 지는 ‘아시아의 영웅’을 발표했다. 이날 선정된 영웅에는 우리나라의 축구 선수 박지성을 비롯하여 중국, 일본, 인도 등 아시아 국가의 각 방면에서 뛰어난 업적을 보인 20명의 인물들이 포함되었다. 그 중에는 4억 명의 중국인들이 시청했다는 ‘차오지뉘셩[超級女聲]’이라는 신인 여가수 선발대회에서 초등학교 졸업 학력에도 불구하고 중성적 매력과 가창력으로 1위를 차지한 리위춘[李宇春]이 포함되어 중국인들의 관심을 받았다. ‘차오지뉘셩’은 신인 가수를 선발함에 있어 사회주의 국가 중국에서는 다소 생소한 ‘민의(民意)’를 통해 우승자를 선정했다는 점에서 세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즉, 예선과 결선에서 시청자들의 인기투표에 의해 1위가 선정되었는데, 이러한 시청자들의 직접투표에 의한 우상의 선발은 중국식의 경직된 사고에서는 쉽지 않은 일로, 지는 이러한 ‘탈전통(脫傳統)’과 ‘민주(民主)’라는 점을 높이 평가하여 이 대회에서 우승한 리위춘을 아시아 영웅 중 하나로 선정하게 되었다. 이러한 '차오지뉘셩'의 팬들에 의한 직접투표 방식은 일부 중국 학교의 교사평가에도 적용되었는데, 항조우[杭州]와 청두[成都]에서는 학생 및 학부모들이 직접투표를 통하여 우수교사를 선발하는 '초급교사(超級敎師․Super Teacher)' 선발대회가 열려 중국 교육계에 일대 파란을 일으켰다. 지난 가을 항조우시[杭州市]에 위치한 마이위치아오[賣魚橋] 초등학교에서는 이 학교 교사 70여명을 대상으로 20일간의 경선과정을 거쳐 ‘초급교사’를 선발하였다. 이 대회에서 교사들은 춤, 노래, 시, 서예 등 자신의 장기를 학생 및 학부모 앞에서 선보인 후 학생, 학부모 및 평가위원들의 투표에 의해 ‘초급교사’로 선정되었다. 항조우에서 시작된 ‘초급교사’ 선발대회는 곧이어 청두에서도 개최되었는데, 청두에서는 항조우보다 평가위원들의 범위를 대폭 확대하여 대중매체까지 동원하였다. 이와 같은 학생 및 학부모들의 직접투표에 의한 ‘초급교사’ 선발과 관련하여 중국 교육계에서는 신성시해야할 교직을 희화화 시켰다는 비난과 함께 과거의 권위주의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교사와 학생이 서로 평등하게 접근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였다는 등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번 행사를 긍정적으로 보는 쪽에서는 이번 대회는 ‘교사는 고지식하고 엄격하다’라는 교사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고, 교사와 학생들이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동시에 초등학교 교사의 역할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는 데 큰 의미를 부여를 하고 있다. 이 대회를 주관한 마이위치아오 초등학교 교장은 “우리의 교육이념은 다재다능한 학생들을 길러내는데 있다. 따라서 학생들의 개성을 발견하고 이를 잘 이끌어나가 이들로 하여금 고유의 개성을 지닌 사람으로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교사 자신이 천편일률적인 사람이어서는 안 된다. 훌륭한 학생들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교사 역시 개성과 특기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말로 이 대회의 목적이 교사에 대한 고정관점의 탈피에 있음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쪽에서는 교수․학습, 생활지도, 교직수행능력 등과는 전혀 관련 없는 교사 개인의 능력에 대해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직접투표로 ‘초급교사’를 선정하는 행태는 ‘민주’ 또는 ‘민의’의 반영이라는 명목 하에 교직사회를 웃음거리로 전락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교사의 평가가 교육과는 거리가 먼 교사 개인의 장기자랑 및 아이들의 인기투표로 이루어진다는 것은 교사 자신에 대해서도 바람직하지 않고, 아이들이 교사를 평가함에 있어 자칫하면 교육과는 관계없는 교사의 다른 재주를 더 중시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렇게 선발된 교사가 우수한 교사인가 하는 점 또한 논쟁거리인데, 이 대회가 세간에 알려진 이후 인터넷상에서는 교사의 능력은 가창능력, 무대 활용 능력 등의 외형적인 개인의 능력에 있지 않고 학식, 교사로서의 마음가짐, 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 등의 내면적인 것에 있는데 이번 대회와 같은 교사 개개인의 장기자랑과 인기투표로 교사의 능력을 판별할 수 있는 것이냐는 논쟁이 벌어졌다. 이에 대해 이 대회를 주관한 교장은 ‘초급교사’가 우수교사는 아니라고 못을 박는다. 그는 “이번 대회는 교사에 대한 평가가 아니며 우승한 교사에게 그 어떠한 상이 주어지지도 않는, 단지 교사의 정신상태와 생활상태에 대한 장려가 목적인 대회”라고 말한다. 그는 이 시대의 교사는 단지 직업정신이 투철하고 교직에 대한 소양을 갖춘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 초등학교 교사들의 경우 그들이 대하게 되는 6~12세의 아이들에게 교사의 생활상태와 정신적인 면모는 이 아이들의 성장에 무형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교사는 학생들을 사랑하고, 풍부한 학식을 갖춘 동시에 건강한 신체와 타인과의 교제능력을 고루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사의 평가에 있어 이러한 점들을 고려해야 하지만 그동안의 교사평가는 교사의 교수능력에 대한 평가에만 치우쳤기 때문에 교사의 평가기준 및 평가방식이 일률적이고 지나치게 경직되어 있어 창조적이지 못하였고, 학습의 주체인 학생들의 참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문제점을 지니고 있었다. 따라서 앞으로는 교사의 능력평가와 관련하여 교수능력 외에도 교사들의 건전한 정신과 신체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게 이 대회를 만든 교장의 말이다. 이번 ‘초급교사’ 선발대회와 관련하여 중국 각계에서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설득력을 얻고 있는 목소리로는 이번 대회를 통하여 학생들은 교사의 지식전달능력 이외에 새로운 능력들을 파악하는 동시에, 과거 교사와 학생들의 관계가 지식전달과 지식습득이라는 일방적인 관계에서 학생들과 교사들이 함께하는 자리를 만듦으로서 학교공동체 속에서 교사와 학생이 하나가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최근 중국사회 전반에서는 과거의 권위주의의 틀에서 벗어나려는 다양한 노력들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교육계에서는 학생들과 교사를 교육의 수요자와 서비스의 주체로 자리매김하려는 시도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번 ‘초급교사’ 선발대회와 같은 중국 교육계 내에서의 민주화는 앞으로 더 확대되고 재생산되어 중국 교육개혁의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와 더불어 간과할 수 없는 것은 교육이 학생들의 인기에 영합한 채로 진행될 때 그 결과가 바람직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특히 중국과 같은 ‘민주’의 개념이 부족한 나라에서 민주주의 개념의 지나친 확대는 자칫 사회주의 체제의 유지와도 관계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바라보는 중국 정부의 대응이 궁금해진다.
김원석 ㅣ협성대 경영학부 교수 교사 자신이 문제를 소유하게 되었을 경우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방법을 우리는 ‘직면하기’라고 하였고, 그 때 사용하는 메시지를 “직면적 나-메시지”라고 하였다. 우리가 직면적 나-메시지를 잘 준비하여 사용하였을 때 상대방이 잘 받아들인다면 일단 성공적이다. 직면하기를 하는 이유는 상대방과의 관계를 좋은 상태로 계속 유지하겠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간관계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우리는 토마스 고든 박사가 고안한 직면적 나-메시지를 사용하는 것이다. 직면하기와 기어 바꾸기 직면적 나-메시지를 사용하는 것은 상대방의 감정과 자존심을 상하게 않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기 위한 것이다. 동시에 직면하기를 통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행동의 변화를 기대한다. 그런데 우리가 정확하게 직면적 나-메시지를 사용하여 직면하더라도 일반적인 반응은 ‘기분 나쁘다’는 것이다. 때로는 죄의식을 느끼지만 그것을 ‘너-메시지’로 받아들여 자기를 비난하는 것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따라서 상대방이 오히려 화를 내거나 감정적으로 격앙되어 상대방이 문제를 소유할 수 있다. 우리는 상대방이 문제를 소유할 때 적극적 경청이 유용하다는 것을 앞에서 공부하였다. 따라서 직면하기를 시도했다가 상대방이 문제를 소유했을 때 우리는 적극적 경청으로 곧장 바꾸어야 하는데, 이를 “기어 바꾸기(Gear Shift)”라고 한다. 교사가 학생을 상대로 혹은 다른 교사를 상대로 직면하기를 시도하였을 때, 직면하기가 갖는 속성 때문에 상대방이 화를 내거나 감정의 온도가 올라갈 수 있다. 이것을 우리는 시쳇말로 “열 받는다”고 한다. 교사가 직면하기를 시도했을 때 상대방이 열을 받으면 감정의 온도가 올라간다. 즉 상대방이 문제를 소유하게 된다. 이런 경우 교사역할훈련을 받은 교사라면(혹은 이라는 책을 읽은 독자라면), 상대방이 문제를 소유하였을 때 우리는 적극적 경청을 시도할 수 있다고 배웠다. 따라서 즉각 적극적 경청을 시도할 수 있다. 여러 번의 적극적 경청을 통해 상대방의 감정의 온도가 내려가서 “문제없는 영역”에 도달했을 때 우리는 다시 직면적 나-메시지를 시도할 수 있다. 만일 다시 직면하기를 시도하였는데 역시 상대방이 화를 낼 경우 우리는 다시 적극적 경청을 시도하여야 한다. 결국 반복적인 기어 바꾸기와 적극적 경청을 통해 우리는 모두 문제없는 영역에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직면적 나-메시지가 실패하는 경우 직면적 나 메시지가 실패하는 경우를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직면적 나-메시지를 잘못 구성하였을 때 실패할 수 있다. 즉 직면적 나-메시지는 상대방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기술하고, 그것이 내게 미치는 영향을 말한 다음 마지막으로 나의 느낌(감정)을 솔직히 전해주는 것이다. 흔히 이것을 우리는 BEF(Behavior, Effect, Feelings)라고 하며, 마치 공식처럼 사용하게 된다. 그런데 3가지 요소 중에서 일부를 빠뜨렸을 경우 우리는 불완전한 나-메시지를 보내게 된다. 불완전한 나-메시지를 ‘나-언어(I-Language)’라고도 하지만 효과 면에서는 완전한 나-메시지보다 떨어진다. 둘째, 기어 바꾸기를 잊어버렸을 때 실패할 수 있다. 즉, 나-메시지를 보내고 상대방의 감정의 변화와는 관계없이 계속해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만 말하였을 때 실패할 수 있다. 나-메시지가 효과를 발휘하려면 적극적 경청과 짝을 이루어 언제든지 자유롭게 기어 바꾸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 필자는 앞에서 나-메시지야말로 고든 박사의 걸작품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나 당사자인 고든 박사는 자신의 가장 훌륭한 개념은 바로 “기어 바꾸기”라고 말했다고 한다. 왜냐하면 기어 바꾸기야말로 지금까지 우리가 공부한 적극적 경청과 나-메시지를 종합한 기술이기 때문이다. 훈련이 덜 되었다면 기어 바꾸기는 생각처럼 쉽지 않다. 그러나 자꾸 사용하다보면 어느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연스럽게 기어 바꾸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때까지는 모두가 의식적으로 기어 바꾸기를 시도하여야 한다. 셋째, 상대방의 욕구가 지나치게 강할 때 나-메시지는 실패할 수 있다. 상대방의 욕구가 강하다면 이는 쌍방 간의 욕구가 충돌하는 갈등상황이다. 우리는 이것을 “욕구갈등”이라고 하고 이의 해결방법은 다음 호에서 별도로 논의할 것이다.(욕구갈등의 해결책을 고든은 제3의 방법이라고 했다.) 넷째, 상대방이 영향력을 인정하지 않을 때 나-메시지는 실패할 수 있다. 우리는 이 같은 상황을 가치관 충돌로 보고, 욕구갈등과는 구분하여 해결책을 제시한다. 이에 대해서도 나중에 다시 거론할 것이다. 기어 바꾸기의 핵심은 적극적 경청 우리는 고든 박사의 발명품중의 하나인 “기어 바꾸기”를 개념적으로 정리하였다. 그의 개념적 정의는 아주 간단하다. 그러나 간단하지만 실제로 이를 실천하는 것은 그리 간단하지 못하다. 따라서 기어 바꾸기가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적극적 경청을 완전히 숙달하여 언제 어디서든지 사용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물론 기어 바꾸기라는 용어는 자동차에서 나온 용어이다. 토마스 고든은 자동차 관련 용어를 많이 사용하였다. 예를 들면, ‘커뮤니케이션의 12가지 걸림돌’에서 ‘걸림돌’이라는 용어는 도로를 막는 바리케이트를 의미한다. 단순한 방지턱이 아니라 진입 자체가 불가능한 바리케이트를 의미한다. 적극적 경청을 잘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필자는 경험을 바탕으로 말하고자 한다. 일상생활에서 상대방이 문제를 소유한 경우를 만날 때 적극적 경청의 좋은 기회로 삼으라는 것이다. 이 때 짜증스럽게 생각하지 말고 적극적 경청을 연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배운 대로 상대방의 감정을 읽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상대방이 한 말을 내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거듭 확인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우리는 많은 경우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다고 하면서도 계속 자기 입장만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상황에서 관찰자의 입장이 되어 적극적 경청을 시도해보라. 엄청난 적극적 경청의 파워(power)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실제로 얼마 전에 어느 분이 답답한 자기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부탁했을 때 나는 적극적 경청을 시도하였고, 그 분은 스스로 감정의 온도가 내려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문제없는 영역에 도달하자 스스로 만족할 만한 결론을 내리고 돌아서서 갔다. 상대방이 문제를 소유한 경우를 만나기가 힘들다면 일상 대화에서도 얼마든지 적극적 경청을 연습할 수 있다. 즉, 서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상대방의 감정을 읽어주고 그의 말을 이해한 대로 되돌려주는 것이다. 이런 연습을 통해 적극적 경청의 위력을 경험하게 되면 될수록 계속 이 방법을 사용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결국 인간은 미성숙한 단계에서 성숙한 단계로 발전해 가는데 저절로 성숙해지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 경청과 같은 기술을 사용함으로써 성숙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위 “어른”이 된다는 것은 성숙해지는 것인데, 어른이란 오랜 체험을 통해 이런 기술들을 자연스럽게 몸에 익힌 사람들이다. 우리는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좀 더 빨리 성숙한 인간이 될 수 있다.
김원기(金元基) 국회의장이 30일 여야간 이견으로 1년반 가까이 처리되지 못해온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대해 정기국회 회기내 처리 방침을 확인하고 중재안을 제시했다. 김 의장은 이날 국회 집무실로 열린우리당 김부겸(金富謙) 원내 수석부대표와 지병문(池秉文) 제6 정조위원장, 한나라당 임태희(任太熙) 원내 수석부대표와 이주호(李周浩) 제5 정조위원장, 김진표(金振杓) 교육부총리를 불러 중재안을 제시하며 양당이 내달 5일까지 중재안의 내용을 골자로 타협안 마련을 주문했다. 중재안은 우리당의 요구대로 사학재단 이사진의 3분의 1 이상을 학교 구성원인 학교운영위 또는 대학평의회에서 추천하는 '개방형 이사제'를 전면 도입하되, 추천 인원을 2배수로 늘려 이사회가 선택권을 갖도록 하는 것으로 한나라당의 이사회 인사권 보장 요구를 반영했다. 중재안은 또 한나라당이 요구하는 자립형 사립학교 도입이 사립학교법에 포함될 사항이 아니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는 만큼, 자립형 사립고의 시범실시가 완전히 끝나는대로 초ㆍ중등교육법 개정안에 반영해 도입하도록 했다. 중재안은 이와함께 우리당 개정안에 들어있는 교사회, 학부모회, 교수회, 학생회, 교직원회 등의 법제화도 추후 초ㆍ중등교육법과 고등교육법 개정 논의시 다루도록 했다. 김 의장은 "늦어도 12월5일까지는 여야가 합의안을 만들어 달라"며 "정기국회가 끝나는 12월9일까지는 안건을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중재안에 대해 양당 원내 지도부는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 실제 중재안이 받아들여질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 특히 한나라당은 개방형 이사제 도입도 다른 주요 교육 현안과 마찬가지로 시범 실시를 거친 뒤 도입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자립형 사립고 전면 도입 문제는 개방형 이사제 도입과 함께 일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임태희 수석부대표는 "자율형 사립고 도입은 가급적 이번 기회에 개방형 이사 도입과 패키지로 합의하면 좋겠다"고 밝혔고, 이주호 위원장은 "자립형 사립고는 이미 시범실시까지 마친 만큼 시급히 도입돼야 하지만 개방형 이사제는 전면 도입은 불가하고, 시범실시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당도 개방형 이사제가 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교사회 등의 법제화가 바탕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고, 개방형 이사를 2배수로 추천하는 데 대해서도 '편향된 결과'과 올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김부겸 수석부대표는 "우리 안이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선 법제화 문제 등이 매듭지어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고, 지병문 위원장은 "(개방형 이사를) 배수로 추천할 경우 선택은 편향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 부총리는 자립형 사립고 도입 문제에 대해 초ㆍ중등교육법에서 다루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밝혔고, 개방형 이사제 도입의 경우 사학 경영의 투명성과 자율성을 조화시켜야 한다는 입장만을 내놓았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12월1일로 예정된 집중 연가 투쟁을 자진 철회했다. 전교조는 30일 "이날 오후 열린 중앙집행위원회(중집위)가 12월1일로 예정된 집중 연가투쟁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가(年暇)는 1년에 일정 기간씩 주는 유급 휴가를 말한다. 전교조 관계자는 "제46차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이수일 위원장이 직권으로 발의한 안건이 부결됐고 이 위원장이 그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며 "부결된 이 안건에 다음달 1일로 예정된 연가투쟁 내용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중집위는 (연가투쟁이) 자동적으로 철회된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교조는 이와 함께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사항을 통해 "단 11월 조합원 총투표에서 나타난 조합원들의 의지를 존중해 (교육부의) 교원평가 시범실시 강행을 막아내기 위한 투쟁을 전개한다"고 밝혔으나 향후 투쟁방법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전교조 관계자는 "자동 해소라는 말은 내일로 예정된 연가투쟁을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아직 회의(중앙집행위)가 끝나지 않았지만 당장 내일 있을 일이라 급하게 공지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투쟁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오늘 회의 결과에 따라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집위는 내년 3월 위원장 보궐선거가 실시될 때까지 운영될 비상대책위원회의 구성과 향후 투쟁방침 문제를 놓고 난상토론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은 26∼27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의 교육정보원 대강당에서 열린 임시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자신이 발의한 '교원평가 시범실시 강행 국면에서 투쟁과 교섭방침 승인 안건'이 부결되자 사퇴했다. 전교조는 당초 12일 연가투쟁을 예고했다가 25일 이후로 한차례 연기했으며 이 후 12월 1일을 연가투쟁일로 잡았으나 26일 대의원대회에서 위원장이 물러나면서 내홍을 겪고 있다.
한국교총은 24일 교육부가 발표한 ‘초빙․공모교장제 시범운영방안’에 대해 “졸속 교직개방 및 전교조 달래기 음모”라며 “김진표 장관이 사과하고 교장공모제를 폐기하지 않을 경우 교원평가제를 전면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24일 150개 농어촌 학교 등에 교장 자격을 갖춘 자를 초빙하는 초빙교장제와 평교사․외부인사를 포함한 무자격 교장을 임용하는 공모교장제를 내년 9월부터 시범운영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교총은 30일 성명을 내고 “졸속 교원평가제 강행으로 교단을 갈등으로 몰아넣은 교육부가 또다시 여론수렴 없이 초빙․공모교장제 시범실시를 전격 발표해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어 “공모교장은 대학교수, 경영인, 일정 경력의 교육공무원에게 자격이 개방돼 있는데 이는 무자격자의 교장임용 허용은 물론 특정 교원단체가 주장해 온 근평제 폐지와 교장선출보직제를 변형해 수용할 꼴”이라고 비판했다. 27일 열린 전교조 대의원 대회를 3일 앞두고 교육부가 공모교장제 도입을 발표한 것은 교원평가 거부에 나선 전교조를 달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교총은 “교원단체 동의 없이 졸속 교원평가를 강행한 것에 대해 40만 교원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또 “무자격 외부인사의 교장직 개방과 변종 교장선출보직제인 공모교장제 시범실시 방침을 폐기하고 수석교사제를 즉각 도입하라”고 요구했다. 윤종건 교총 회장은 “교원평가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9일 열리는 긴급 이사회 시점까지 이 같은 요구에 대한 성의 있는 답변과 조치가 제시되길 바란다”며 “만일 우리의 요구가 거부된다면 교총은 ‘교원평가 및 변종 교장선출보직제 저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우선 교원평가에 대한 전면 거부투쟁을 천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시범학교 실태조사 및 문제 시범학교 철회 활동, 부총리 퇴진서명운동 등 강력한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쌀쌀한 겨울 날씨에도 불구하고 백혈병으로 투병중인 제자를 위해 두 명의 교사가 길거리 자선 음악회를 열어 마음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이 미담의 주인공들은 부산 동아고(교장 조금세) 하정수(49), 하광오(41) 음악 교사로 같은 학교 최재석(18·3학년)군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고 악기를 들고 거리로 나섰다. 최 군은 한 달 전 백혈병 진단을 받아 수능 시험도 포기했다. 다행이 초등학생인 여동생(11)과 골수 조직이 맞아 이식수술이 가능했지만, 어려운 가정형편에 엄청난 비용의 치료비와 수술비가 문제였다. 이런 최 군의 사정이 알려지면서 동아고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800여만 원을 모았지만 치료비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었다. 이에 두 교사는 11월 8일, 12일 두 차례에 걸쳐 부산 사하구 신세화 백화점 앞에서 두 시간씩 색소폰과 아코디언으로 듀엣 공연을 펼쳤다. 공연을 통해 얻은 수익금 600여만원은 치료비에 보탰다. 이런 선행이 주변에 전해지면서 동아고 동문들까지 나서 활발히 모금활동을 벌였다. 또 교사들의 거리 음악회를 본 인근 삼성여고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300만원의 성금을 모아 전달하기도 했다. 하종수 교사는 “하광오 교사와 모두 동아고 출신으로 최 군과는 스승, 제자이면서 동문”이라며 “안타까운 마음에 어떻게 해서든 도와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권선경 담임교사는 “일일이 언급할 수 없는 여러 고마운 분들의 도움에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재석이가 환한 얼굴로 돌아와 함께 공부하는 그날이 오기를 소망해 본다”고 말했다. 성금문의=동아고 051)290-5031
“교육대학이 발전하려면 현행 교육대학 교육과정을 5년제로 연장하고 전면적인 교육과정 개편을 통해 교사 교육 발전을 모색해야한다” 한국교원교육학회(회장 정영수 충북대 교수)가 26일 개최한 경희대 서울캠퍼스 청운관에서 ‘교원 양성 교육과정의 진단과 발전방향’에 대한 학술대회에서 이원희 대구교대 교수는 이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초등교원 양성 교육과정의 진단과 발전방향’에 대한 발제를 맡은 이 교수는 “교육대학의 초창기 4년제 교육과정 140학점에서 계속 상승하던 학점수를 2000년 갑작스럽게 140학점 체제로 바꾸면서 교대 교육과정은 전공은 지나치게 비대하고 선택과정은 편제표에서 조차 사라졌으며 교양은 하향 조정되는 등 전반적인 구조가 왜곡된 형태로 변형됐다”고 했다. 그는 “이는 학생들의 학습부담 해소에만 초점을 둔 것으로 사실상 초등 교원 자질 향상을 위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이제부터라도 오히려 초등 교사에게 필요한 교양과 교직수행에 요구되는 능력을 제대로 갖추고 필수적인 교육실습 기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거기에 걸맞은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교대 교육기간을 1~2년 늘여서, 교양·전공·선택 과정의 균형을 이루고, 계열성을 감안한 교육과정을 편성 운영하며, 교육 실습을 강화해 이론과 실제의 통합을 도모해야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그는 “미국의 경우 교사자격을 취득하는데 필요한 과목 이수와 교육실습에 4년 이상 걸린다는 것은 거의 상식이 되어 있다”면서 미국 전역의 교사 교육이 거의 5년 또는 대학원 수준인 6년에 걸쳐 이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특히 교육실습 체제에 대해 “초등교육현장의 답습이 아니라 교원양성대학교수가 실습지도의 멤버로 참여하고, 실습지도교사와 실질적인 교류와 협동을 통해 학생을 지도하는 체체가 되어야 하며, 따라서 부설초는 교수, 교사, 교생 3자가 협연하는 현장 연구의 장이 되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그간의 초등 교원 문제는 부족한 교사 공급에만 급급한 나머지 초등 교사의 질적인 측면은 애써 외면해온 것이 사실”이라며 “지금부터라도 초등 교사란 무엇이고,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부터 심각하게 고민하고 앞으로는 그 정체성을 그려 가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책을 많이 읽도록 지도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또 있을까? 그동안 여러 학교에 근무하면서 독서에 관심을 두는 학교는 그만큼 질적으로 많은 성장을 하는 것을 보아왔다. 형식적이 아닌 실질적으로,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책과 가까이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많은 연구를 바탕으로 이를 시행하고 있는 학교들의 예를 알고 있는 대로 열거해 보면, 매주 1회 아침자습시간에 40분간 선생님과 함께 책읽기, 책을 한 권 읽을 때마다 선생님께 읽은 책의 줄거리를 말하고 받는 독서 왕 스티커 제, 책을 읽을 때마다(비록 한 권을 다 읽지 않고 일부분만 읽었어도)읽은 만큼의 독서록 쓰기, 필독 도서로 역을 만들어 놓은 독서열차 달리기, 주1회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게 만든 독서 학습지를 배부하여 각종 양식에 의거 학습지를 해오도록 숙제를 내는 학교, 도서실 이용카드를 통하여 책을 많이 읽은 어린이들을 선발하여 시상을 하는 학교, 책을 읽고 어린이들이 독후감을 쓴 것을 모아 도서운동본부에 보내어 책을 기증받는 학교 등을 꼽을 수 있겠다. 우리 학교는 어린이들의 독서능력향상을 위하여 참으로 애를 많이 쓰는 학교이다. 금년 3월 우리학교에 부임해 오신 사서선생님과 도서업무에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계신 Y선생님께서 여러 방면으로 어린이들의 바람직한 독서교육에 대하여 많은 노력을 하고 계시가 때문이다. 토요 휴업 일에도 부모님과 함께 뜻있는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어린이들을 위하여 사서선생님께서는 학교에 출근하여 몇 안 되는 어린이들이지만 아침부터 도서실에 와서 책을 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으며 개개인이 읽고 있는 책에 대하여 관심을 기울이고 바람직한 독서방향에 대하여 상담하며 담임선생님들께 개개인의 독서 정보를 주기도 하신다. 또 학교에 일찍 와서 책을 보고 싶어 하는 어린이들을 위하여 도서실 문을 열고 어린이들을 기다리고 계시므로 어린이들이 아침에 학교에 오면 으레 도서실에 가서 읽었던 책을 반납하고 새로 읽을 책을 빌려온다. 매월 다독아 시상제는 어린이들에 큰 관심사이다. 모두 책을 많이 읽었기 때문에 자신들이 최우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나 더 많이 읽은 어린이가 상을 타게 되면 책을 더 읽어야겠다는 선의의 경쟁심을 불러일으킨다. 매월 심혈을 기울여 펴내는 도서실 소식지 '책이 좋아요‘는 교사, 학부모, 어린이 모두에게 최고의 관심사이다. 또한 매월 상영되는 영화는 책의 내용을 영화로 만든 것을 보게 되는데 책을 읽으며 느끼는 것과 다른 감흥을 주어 상영시간이 되면 도서실은 영화를 보고자 하는 어린이들로 만원을 이룬다. 오늘 도서실에서 독서 골든벨 대회가 열렸다. 5,6학년 부, 3,4학년 부, 1,2학년 부로 나누어 진행된 독서퀴즈대회에 우리학교 모든 아이들이 참가하였다. 사서선생님이 문제를 내시고 도서업무 담당선생님께서는 파워 포인트로 어린이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게 문제를 멋지게 만드셨다. 패자부활전 등을 통하여 많은 어린이들의 참여의 폭도 넓혔다. 아무쪼록 오늘의 행사가 계기가 되어 어린이들이 평생 책을 늘 가까이 하면서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대학들이 석.박사 학위 취득자로부터 받는 '연구논문 저작물 이용 허락서'에 대부분 학생들이 서명하고 있지만 이는 저작권을 침해할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복사전송관리센터가 최근 4년간 석.박사학위 취득자 508명과 저작권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석.박사학위 취득자의 62.2%가 논문 이용 허락서에 서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명하지 않은 학위 취득자는 전체의 11.0%에 불과했고 서명 여부를 기억하지 못하는 이들이 26.8%를 차지했다. 이용허락서에 서명한 저작자 중 허락서의 취지를 이해하고 서명했다는 응답자는 30% 가량에 불과했고, 66%는 이용허락서 서명이 학위 증서를 받기 위한 필수적인 절차로 이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42.5%는 '이용허락서에 대한 학교 직원의 설명이 전혀 없었다'고 답해 대부분이 법적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별다른 생각없이' 혹은 '학교측의 요구가 당연한 것'으로 인식하고 이용허락서에 서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이 요구하는 논문 이용허락서는 3년 경과후 저작자들이 요구하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이용 허락기간을 연장한다고 명시하는가 하면 제3의 외부기관에 논문 원문의 DB구축.복제.전송 조항을 포함시켜 사실상 저작자의 권리를 무력화하고 있다고 센터 측은 지적했다. 이 같은 논문 이용 허락서의 적법성을 묻는 질문에 저작권 전문가의 63.3%가 '부적절하다'고 답했으며 '적절하다'는 응답은 20.0%에 불과했다. 특히 학교 측의 이용허락서에 기초한 외부기관의 학위논문 DB구축.복제.전송 서비스에 대해서는 60%가 '현행 저작권법에 위배되는 불법행위'라고 지적했다. 현행 이용허락서의 대안으로 법정 신탁관리기관이 저작자들의 권리를 신탁받아 관리하면서 이로 인한 수익을 저작권자에게 직접 분배하는 '학위논문 저작권 신탁관리제도'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70%가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한편, 센터는 학위논문 등의 저작권에 대한 별도의 권리 처리 없이 온라인상에서 전송 및 출력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및 학위논문공동이용협의회를 대상으로 25일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센터는 이 두 단체 이외에도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온라인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대리중개업체 및 논문제공업체에 대해서도 저작권자의 권리구제를 위한 적극적인 활동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수능시험 도중 감독관 지시로 가방에 있던 MP3 플레이어를 낸 학생 3명이 부정행위자로 간주된 가운데 다른 시험장에서 비슷한 일을 겪은 수험생은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아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휴대전화 및 MP3 플레이어 시험장 반입 행위에 대해 감독관에 따라 잣대가 다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면서 형평성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부산 N고에서 수능을 치른 수험생들에 따르면 A군은 수능 당일인 23일 2교시 시작 전 '휴대전화나 MP3플레이어를 갖고 있는 사람은 모두 제출하라'는 지시에 "가방 속에 있는 것도 내야 되냐"고 물어 '그렇다'는 답변을 들었다. A군은 교단 앞으로 제출했던 가방에서 MP3 플레이어를 꺼내 감독관에게 냈다. 같은 교실에서 시험을 본 B(19)군은 "감독관은 '전자기기를 검색하는 기계도 있으니 예외 없이 모두 제출하라'고 했고 A군은 가방에서 MP3 플레이어를 꺼내 제출했다. 선생님은 '지금이라도 냈으니 됐다'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군은 MP3플레이어를 제출한 뒤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은 채 정상적으로 시험을 치르고 귀가했다. 이 교실에서 시험을 치른 복수의 수험생들은 실제 이런 일이 있었고 감독관은 MP3 플레이어 소지를 전혀 문제삼지 않았다고 전했다. 교육부에 문의한 결과 이번 수능에서 부정행위자로 적발된 38명 가운데 MP3플레이어를 갖고 있다 부정행위자로 몰린 수험생이 6명이지만 A군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B군은 "경기도 K고에서 시험을 치르다 가방속에 있던 MP3플레이어를 늦게 제출해 부정행위자로 간주됐다는 상황과 똑 같았다"며 "진학뿐 아니라 인생에 큰 영향을 주는 수능에서 감독관에 따라 누구는 부정행위자가 되고 누구는 정상적으로 시험을 치르는 일이 벌어지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일이 알려지면서 고등교육법 개정안의 졸속 처리로 감독관마다 부정행위를 재는 잣대가 달라 혼란이 일고 있으며 이 때문에 그 피해는 애꿎은 수험생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지난해 있었던 대규모 수능부정 사건을 의식해 휴대전화를 이용한 부정 행위 방지를 지나치게 강조함으로써 MP3 플레이어를 비롯한 다른 반입금지 물품에 대한 관심과 주의가 상대적으로 소홀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작년 수능 부정을 계기로 개정된 고등교육법은 휴대전화와 디지털 카메라, MP3 플레이어, 전자사전 등 시험실 반입금지 물품을 불가피하게 갖고 입실했을 경우 1교시 시작 전 감독관에게 제출토록 하고 있다. 이에 앞서 경기도 K고에서 수능을 치른 재수생 C(20.여)씨 등 3명은 3교시 시작 전 감독관 지시에 따라 가방에 넣어 뒀던 MP3 플레이어를 제출했다가 부정행위자로 몰리자 결백을 호소하면서 교육부에 탄원서를 내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은 지 2년밖에 안된 광주지역 학교 건물들이 누수와 파손 등 하자가 상당부분 발생해 부실시공 의혹이 일고 있다. 30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2003년과 2004년에 신축한 광주지역 8개 학교 21곳에 누수와 파손, 바닥재 들뜸, 벽체 크렉(금) 등 하자가 발생했다. 2003년 10월에 지은 W고교의 경우 공연장과 농구장 천장에 누수가 발생했고, 체육관 통로 석재타일이 파손됐다. 또 W고교의 야외공연장 뒤편 보도블록이 침하됐고, 도로 경계석이 파손됐다. 2004년 2월 신축한 S중학교의 경우 복도 천장에 누수와 급식실 바닥재 들뜸 현상이 각각 일어났다. 2004년 1월에 지은 D초등학교의 경우 본관 천장에 누수가 발생했고, 교실벽체 상당부분에 금이 갔다. 2004년 2월에 각각 신축한 T초등학교와 M초등학교의 경우 창고벽 상당부분이 금이 갔는가 하면 바닥재 들뜸 현상이 발생했다. 한 시 교육위원은 "2년밖에 안된 건물에 하자가 발생한 것은 문제로, 부실공사 의혹이 제기되기 충분하다"고 말했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하자보수기간 내에 발생한 하자이기 때문에 시공사에 지시해 보수공사를 완료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학교에서 실시하던 학생 체력검사와 체질검사가 건강검진기관에서의 검진이 추가되는 등 현재 고교 1학년생에게 시행되는 국민건강보험법상의 건강검진제도를 확대하는 내용의 가칭 '학교건강검사규칙 개정안'이 입법 예고되어 있다. 이 제도를 제안한 민노당 최순영 의원이나 교육부의 담당자는 입법 취지를 설명하면서 “그동안 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학생 신체검사와 체질검사가 무성의하고 형식적으로 운영됨으로써 검사제도 자체를 불신하는 사례의 지적”에 따른 것이라면서 또 교직사회를 폄하했다. 그러나 이번의 입법예고법안은 기존의 신체검사 외에 의사의 전문적 진찰이 포함되는 건강검사제도가 신설되고 학교별 건강증진계획 수립의무가 부과되는 것에 불과한 것으로 지금까지 학교 자체의 운영상 문제는 제도적인 모순이자 한계일 뿐 시대의 변화에 따라 순리대로 추진하는 제도를 빌미로 무조건 교사를 불신하는 것은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다. 더구나 입법예고 된 건강검사의 네 가지 큰 영역 중 ‘건강검진’을 제외한 ‘발달상황, 신체능력, 건강조사’는 여전히 교직원이 실시하도록 하면서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는가. 개정될 학생건강검사 제도는 현재 공무원 건강검진과 유사하여 초등학교 취학 후 3년마다 의사에게 개별적으로 건강검사도 받게 되며, 성장발달 단계에 따라 필요한 검진기관으로 직접 방문 임상검사를 받게 된다는 취지다. 그러나 이 제도의 전면 시행에 따르는 문제점이 많다. 우선 아파트 밀집 지역의 초·중·고등학교 학생 전체가 방문 검진을 받는다고 가정할 때 ‘믿을 수 없는’ 현행 공무원건강검진 이상으로 ‘성의 있고 실질적인’ 검진이라면 아마도 인근의 검진기관은 호황이다 못해 마비 상태가 올지도 모르며 학교는 학교대로 다인수 학생의 건강검진으로 인하여 엄청나게 과중한 업무가 추가될 것이다. 최순영 의원과 의사협회가 어떤 관계인지 또한 알아볼 일이다. 현재 고등학교 1학년에게 실시되는 건강검진 비용은 1인당 1만9380원이며 모두 학교에서 부담한다. 그러나 건강한 시기의 아동과 청소년에게 임상검사 중심의 건강검진을 하게 됨으로써 앞서 지적한 형식적인 검진과 질 저하는 물론 개인 비밀 보장의 어려움, 도농간의 의료 수준과 서비스 격차, 검진기관의 빈번한 로비 등 심각한 문제가 나타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학생들의 신체검사를 보다 정밀하게 하기 위하여 종합검진을 실시함으로써 각종 질병을 조기에 발견 치유하여 건강한 학교생활을 영위하고 나아가 신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건강하며 결과적으로 학부모의 의료부담 절감에 기여한다면 '학교건강검사'는 더없이 좋은 제도이다. 그러나 검증도 없이 무조건 전면적으로 시행하려는 현 정권 특유의 ‘쾌도난마(快刀亂麻)’식 추진만이 능사가 아니다. 교육부는 2006년부터 전면 시행에 앞서 대도시 및 농촌지역, 일반 초·중·고교 및 특수학교 등 다양한 지역의 학교를 대상으로 공개적인 시범 운영을 실시하고, 공청회 등을 통해 과정상의 문제점을 개선 및 보완하는 과정을 거침으로써 뒤따르는 부작용과 부실 운영을 막아야 한다.
청소년 약물중독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지만 이를 전문적으로 예방하고 치료할 사회적 안전장치 마련은 답답한 실정이다. 특히 관련 예산이나 전문 인력 양성은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원광디지털대학교(www.wdu.ac.kr 총장 성제환)가 국내 4년제 대학 최초로 약물재활복지학과를 신설,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약물재활복지학은 생소한 학문이다. “이번에 신설된 약물재활복지학과는 마약과 알코올 등 약물 중독 치료와 재활 문제를 연구하는 학문으로 약물 중독을 치료하고 재활시키는 인력 양성을 담당하게 된다. 관련 학과로 마약범죄학과가 있지만 수사 쪽을 담당하는 곳이고 치료와 재활을 담당하는 학과는 우리 학과가 처음인 셈이다. 사회적 공기(公器)로서 꼭 필요한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학과가 개설될 만큼 약물 중독이 심각한 상황인가? “약물을 흡입하는 청소년의 수는 계속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이들을 돕는 활동을 하고 있지만 관련 예산 집행이나 인력이 부족해 재발률이 높은 편이다. 학문적 바탕을 마련하고 이를 통한 전문인력 양성이 급선무라는 인식에서 학과 개설이 이뤄진 것이다. 무엇보다도 예방이 절실한 상황이다.” -졸업 후에는 어떤 일을 담당하게 되나? “이 학과를 전공하게 되면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 취득이 가능하다.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상정된 법률이 통과되면 마약지도사(가칭)라는 자격증도 딸 수 있다. 또 초․중․고 약물예방교육도 의무화될 예정이기 때문에 유망한 취업 직종인 동시에 보람도 얻을 수 있는 직업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원광디지털대학교는 교육부 인가 정규 4년제 대학교로 대부분의 수업이 인터넷으로 운영되고 오프라인 교육의 기회가 부족한 사이버교육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광명, 부산, 광주, 전주, 익산에 지역교육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연령이나 지역에 관계없이 지원이 가능하며, 수능․내신성적과 관계없이 자기소개서와 학업계획서로 선발한다.
오늘 조선일보 기사를 보니 '왕따상사'라는 다소 놀라운 기사가 얼른 눈에 들어왔다. 왕따란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직장내에서도 엄연히 존재한다는 설문조사를 근거로 하고 있었다. 그 내용을 보면, 직원회의 때에 솔직한 의견을 내보라 하여도 직원들이 좀체로 말문을 열지 않는 분위기라면 그 상사는 직장내 '왕따 상사'라는 것이다. 직원들이 떠들고 말하다가도 그가 나타나면 직원간의 대화가 뚝 끊긴다면 '나홀로 상사'라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왕따가 될까? 조사를 보면 직장내에 왕따가 있다고 답한 사람의 비율이 42.1%라고 하니 그낭 웃어 넘길 일이 아닌 듯 하다. 왕따가 될 가능성이 높은 사람 1순위는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사람'이고 2순위는 '성격적으로 장애가 있는 사람' 3순위는 '상사에게 잘 보이려고 지나치게 아부하는 사람'과 일을 너무 못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더 위험한 것은 상사에 대한 왕따였다. 나열해 보면 '인(人)의 장막형'으로 내 사람은 따로 있다며 믿는 부하만 가까이 하는 타입, '일벌레형'은 회식 자리에서까지 시종일관 일 얘기만 하는 상사, "햄릿형'은 과제는 대충대충 주고 결과에 대해 비판만 하는 상사이며, '폭군형상사'는 강압적인 방식으로 자기 의견만 고집하는 상사이며, '세대착오형 상사'는 젊은 문화를 이해하지 않고 노골적으로 반감을 표시하는 상사라고 한다. 부하 직원에게 왕따 당하지 않으려면 자신에 대한 쓴 소리를 달게 듣고 부하들의 고충을 진지하게 들어주는 상사, 업무에 있어서 분명하고 구체적인 지침을 내리고 덕과 이해로 조직을 이끄는 상사가 되어야 한다고 한다. 위와 같은 조언은 우리 교사들에게도 해당된다고 생각이 들어서 스크랩을 했다. 위와 같은 항목을 지녔다면 제자들로부터도 충분히 왕따 당할 수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교원평가로 어수선한 요즈음, 그나마 제자들로부터 외면 당하는 불상사만은 없어야 된다고 생각하며 한숨과 함께 이 글을 올려 본다. 학교라는 직장에서 살아보니 결국에 남는 것은 인간관계 뿐이었음을 깨닫곤 한다. 어떤 상사는 회식 자리에 가면 인기가 있는가 하면 어떤 분은 서로 곁에 가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을 본다. 기껏 마련한 회식 자리에서 직원을 꾸지람하거나 면박을 주는 경우까지 있으니 아랫사람의 인격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것이다. 때로는 상사가 아니라 황제처럼 군림하는 웃지 못할 상사조차 있었으니 교단이 존경받지 못하는 것은 외부로부터가 아니라 내적인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실무 경험이 없는 상사를 만나면 문제는 더 커진다. 지시만 내리고 구체적 대안을 제시할 줄 모르는, 방법적 지식조차 갖추지 못한 채 권위만 앞세워서 힘들게 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전문서적은 커녕, 변변한 수필집 한 권 읽지 않는 상사를 만나면 아침부터 수업 시간을 침해하면서까지 직원회의로 시간을 낭비하게 하니 교실이 즐거울 리가 없는 것이다. 멋진 상사는 회의 시간이 없거나 짧고 멘트도 정곡을 찌른다는 것을 경험으로 배웠다. 나는 틈만 나면 회의를 소집하는 상사를 가장 좋아하지 않는다. 수업결손의 주범(?)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내가 좋아해서 스크랩을 해놓은 글의 한 대목을 소개해 올린다. 우리 선생님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장소인 학교에서 만나는 상사가 선생님들을 인간적으로 아끼면서도 성장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자극하는 멋진 리더가 많아지시길 고대하며 함께 음미하고 싶은 글을 올린다. -리더는 다른 사람을 최우선시함으로써 맨 앞에 설 자격을 얻는다. 다른 사람을 자극하는 것이 리더의 주된 임무이다. 다른 사람들이 최고가 되지 않고서는 리더 역시 최고가 될 수 없다.- 켄 제닝스, 존슈탈-베르트의 중에서- -사람과 조직을 이끄는 리더가 된다는 것은 흥분되고, 우울하고 매력적이고, 지루하고, 즐겁고, 자아실현적이며 거기에 고독한 감정까지 교차되는 복잡 미묘한 사건이다.-브루스 하이랜드, 멀요스트 지음 리더의 길>중에서- 善御者 不忘其馬 善爲人上者 不忘其下 (선어자불망기마 선위인상자불망기하) 좋은 마부는 부리는 말을 잊지 않고 좋은 상사는 아랫사람을 잊지 않는다. 『회남자淮南子』 < 무칭훈繆稱訓 >
여야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 부정행위자에 대한 구제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구제범위와 방법 등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29일 교육인적자원부와 국회에 따르면 2006학년도 부정행위자 38명을 유형별로 보면 휴대전화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가 적발된 수험생이 27명, MP3 플레이어를 제출하지 않은 수험생이 6명, 시험종료 뒤 답안작성 1명, 4교시 다른 선택과목 응시가 4명이다. 모두 의도적으로 부정행위를 하지는 않았고 단순한 금지물품을 휴대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들을 구제해야 한다는 데 대해 정치권을 중심으로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어디까지 봐줘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들의 행위가 부정행위가 아니라는 원칙적인 반론도 나오고 있지만 교육 당국자들은 단순 휴대전화 소지자의 경우 지난해 적발된 45명의 시험이 무효 처리된 전례가 있기 때문에 올해 적발된 것을 아예 '없던 일'로 돌리기는 불가능하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대규모 수능 부정이후 여론을 등에 업고 정부와 국회가 부정행위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을 초고속으로 통과시켰기 때문에 상황이 변했다고 무작정 이들을 동정만 할 수도 없다는 게 당국자들의 입장이다. 특히 현행법상 이들은 반입 금지물품을 휴대하고 있었기 때문에 비록 부정행위를 할 의사는 없었을지라도 명백한 부정행위에 해당된다는 것이 교육당국의 시각이다. 일부에서는 부정행위자 가운데 경중이나 정황을 따져 선별 구제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으나 이는 형평성에 문제가 있어 구제한다면 일괄 구제 가능성이 크다. 일괄 구제를 위해서는 22일 공포돼 '채 잉크도 마르지 않은' 고등교육법을 개정, 이들을 '단순 부정행위자'로 분류해 해당시험만 무효로 처리하고 차기 시험은 볼 수 있도록 응시자격 제한을 완화해야 한다. 또한 법 부칙에 소급적용 규정도 넣어야 하고 대통령령이나 교육부령 등에 부정행위 개념과 세부 부정행위 유형, 유의사항 위반에 따른 처벌 방법 등도 다시 정해야 한다. 지난해 적발된 휴대전화 단순소지자 45명의 경우 당시 차기시험 응시자격 제한 규정이 없어 해당시험만 무효로 처리됐기 때문에 이번 구제조치를 둘러싼 형평성 시비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등교육법은 당초 단순 부정행위자에 대해서는 해당시험만 무효로 하고 조직적인 부정행위에 대해서는 최장 2년 간 응시자격을 제한하는 내용으로 돼 있었으나 국회 심의과정에서 모든 부정행위자에 대해 해당시험을 무효로 하고 1년 간 응시자격을 제한하도록 수정 통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