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98,679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Q. 꿈이 없다는 학생…진로지도 어떻게 하나요? 반 학생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진로에 대해 물어 보게 되는데, 학생이 생각하고 있는 진로 방향이 너무 현실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조언을 해주는 것이 정말 어렵습니다. 또 무엇을 해야 할지, 진로를 어떻게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학생들에게 올바른 진로를 찾게 하는 방법을 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변인자 강원 봉의고 교사 A. 먼저 ‘내면’을 들여다보고 소통하세요 교사는 안내자, 결정은 본인 몫 학생들과 진로고민 함께 나눠야 올바른 진로를 탐색하고,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것은 중요한 일인데, 학생들에게 이런 것을 조언해주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인문계 고교생들은 주로 대학진학을 위한 준비에 몰두하느라 3학년에 대학 진학에 직면해서야 비로소 진로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되죠. 또 특성화 고교생의 경우 자신이 배우고 있는 기능과 취업, 또는 진학의 방향과 적성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학생들이 바람직한 진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조언하는 방법에 대한 몇 가지 의견을 나누고자 합니다. 먼저 학생의 내면을 들여다봐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진로지도는 상담과 매우 닮은 점이 있습니다.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여도 학생이 매우 행복해 보이는 경우가 있고, 표면적으로는 진로갈등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부모님이나 학교와의 갈등을 표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로 진로 조언이 어려운 경우는 후자인 듯합니다. 특히 특정한 분야를 본인의 희망과 관계없이 오랫동안 해온 학생이나,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과를 선택한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이런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 경우 학생들과 좀 더 가까운 관계가 되고 나서 학생의 마음 속을 들여다보면 도움이 됩니다. 제가 이야기를 나눈 학생들 중에서는 초등 3학년부터 시작한 진로 관련 활동이 10년 이상 진행됐는데도 미래의 진로와 연관 시키고 싶지 않아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런 학생들은 결국 억지로 끌려가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덮어두고 진로를 결정하게 되죠. 시간이 걸리더라도 아이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고 스스로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소통하게 되니 학생은 보다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스스로 진로를 결정해 나가더군요. 둘째, 경험이 많은 여러 동료 선생님들과 생각을 나누고 조언을 들으세요. 초임교사나 저경력 교사들이 겪는 어려움은 대부분 고경력 교사들이 이미 경험한 일인 경우가 많아서 해결방법에 대한 적절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 경력이 많은 선생님들도 지도의 어려움이 있을 때는 동료 선생님들의 의견을 많이 묻습니다. 셋째, 학생들과 진로의 고민을 함께 나눠야합니다. 학생이 진로 결정을 어려워하는 경우 동료 학생들과 함께 호의적인 의견을 나눠보게 하는 것도 매우 도움이 됩니다. 학생들이 의외로 매우 합리적인 의견을 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원하는 것과 잘하는 것’ 사이에서 결정을 어려워하는 학생에게 ‘잘하는 것으로 원하는 것을 얻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만들어준 경우를 본 적이 있는데, 이런 활동은 진로 결정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의견을 나눠준 학생 본인에게도 진로를 생각하는 기회가 됩니다. 넷째, 개별화 진로 탐색이 필요합니다. 학교에서 실시한 학생의 적성검사나 직업역량 향상 연수 등 교사가 얻은 결과물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 학생에게 구체적으로 피드백해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생의 기본 성향을 파악하는데 실제로 도움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결정하는 것은 본인 자신이라는 사실입니다. 자기의 진로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학생의 경우도 대화를 하다 보면 대부분 스스로 진로를 적절히 타협하고 결정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결국 결정하는 주체는 학생이므로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좋겠습니다. 동료 선생님들을 살펴보면 ‘진로 결정이 학생을 행복하게 하는가?’ 또는 ‘제일 좋아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는가?’ 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도록 조언하기도 하고, ‘나를 찾아 떠나는 진로탐색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진로 탐색 또는 진로지도는 예전부터 매우 중요했으나, 지금은 더욱 더 중요한 시기가 된 것 같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모두 바람직한 진로를 결정하고, 미래에 보다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 선생님들이 더욱 학생들을 지원해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새내기 교사들의 고충 각종 업무·잡무에 시간 부족 직업 소개가 전부…겉돌기만 따로 시간 내지 말고 ‘틈틈이’ 직업보다 ‘소질’ 발견해줘야 #. 담임을 맡은 지 한 달이 조금 넘은 요즘, 올해 신규 발령을 받은 대구 A중 B교사는 “아직 진로지도는 시도조차 못했다”고 털어놨다. 담임 차원에서의 진로교육도 필요하다고 생각해 학기 초 장래희망을 묻는 서면 조사는 마쳤다. 그러나 맡은 업무에 수업준비, 학부모상담 등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어느덧 4월 중순이 된 것이다. 5월 쯤 여유가 생기면 해야겠다 생각했지만 폭력, 흡연 등 시도 때도 없이 터지는 각종 사건 사고에 시달리다보니 그런 기회를 만들 수 있을지 확신이 없다. ‘학생들의 꿈과 끼를 찾아주자’는 슬로건 아래 자유학기제가 도입되는 등 교육계에서 진로지도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뜨겁다. 요즘은 대부분의 학교에 진로담당 교사도 있고 진로시간도 따로 마련되는 편이지만 교사들은 담임 차원에서의 진로지도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시간이다. 각종 잡무에 교과 상담, 생활지도 상담, 학부모 상담 등 해야 할 상담의 종류도 많아 사실상 진로상담은 뒷전으로 밀린다는 것이 신규 저경력 교사들이 호소하는 어려움이다. 전문가들은 “진로상담을 위해 억지로 시간을 내려 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이기남 전남 신안해양과학고 수석교사는 “학생의 적성을 발견하게 되면 따로 1:1 상담 시간을 마련하기보다 수업과 창체 시간 등을 활용해 평소 생활 속에서 틈틈이 안내해 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아이들끼리 진로를 주제로 한 모둠일기를 작성하게 하고 정기적으로 피드백을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담임이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학교 진로지도 교사에게 적시에 연결해주는 것도 효과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이 될 수 있으니 너무 부담 갖지 않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 서울의 한 특성화고에서 근무하고 있는 C교사는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며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겉도는 학생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배우겠다는 의지도 없어 답답하기만 했다. 김명우 강원 봉의고 수석교사는 “특성화고 같은 경우 한번 과가 정해지면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이런 학생들의 경우 생활, 학습, 진로지도까지 총체적인 문제로 번지게 된다”며 “가장 근본적인 해결방법은 힘들더라도 끝까지 학생들과 소통하려는 자세를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이 일단 마음을 열면 적성에 맞지 않더라도 기본적인 생활 태도가 나아지면서 차차 대안을 고민해볼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는 것이다. #. 대전 D초 E교사는 초등에서의 진로교육이 어디까지 이뤄져야 할지 의문스러웠다. 일단 깊이 있는 진로지도가 어려웠다. 하더라도 일 년에 한두 번 직업소개를 해주는 정도다. 특정 분야만 깊이 있게 지도하자니 모든 아이들의 관심을 끌 수 없을 것 같아 항상 겉핥기식으로 흘렀다. 또 소질을 보이면 진로를 조언하고 안내해주는 것이 맞지만 아직 가능성이 많은 아이의 미래를 단정지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조심스러운 측면도 있었다. 서울 F초 G교사도 비슷한 생각이다. 아이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 직업체험공간을 다녀왔는데 실질적으로 했던 진로교육은 체험학습 한 번이 전부였다. 교과와 연계시키거나 자료를 따로 준비해 진로교육을 하고 싶어도 활동지를 가져오면 아이들이 지루해 하니 자꾸 다른 분야에 치중하게 됐다. 김정희 광주 문흥중앙초 수석교사는 “학습지 활동보다는 직접 체험하면서 습득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수업시간이라면 무엇인가 읽고 써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학생의 소질을 발견하면 조언해주고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에 두려움을 갖지 말라”고도 조언했다. 결정은 본인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교사는 안내자 역할을 하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김 수석은 “초등은 ‘진로 탐색’의 시기라며 저학년은 장점 찾기, 중학년은 자아이해 및 직업 종류에 대한 이해, 고학년은 자기 꿈 찾기, 직업정보 탐색, 미래 계획 등에 중점을 맞춰 지도하라”고 덧붙였다. “진로지도에 있어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겠다는 고정관념을 버리는 것도 중요합니다. 앞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직업이 생겨나고 없어질 테니까요. 다양한 것을 체험하고 느끼며 ‘무엇을 하겠다’보다, ‘내가 무엇을 잘 하는구나’와 같은 ‘소질’을 발견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 서로 의지하고 위로하면서 함께 이겨내려 노력하고 있어. 우리뿐만 아니라 함께 기억해주는 많은 분들도 정말 힘이 되고 감사해. 그렇지만 무엇보다 너희들의 도움이 필요해. 우리는 언제나 너희들을 많이 생각하고 사랑하고 너무나 그리워하고 있어.…(중략) 모든 진실이 밝혀지고 이 사회가 안전하고 바르게 되는 그날까지 꼭 지켜봐줘. 너희들과 선생님 그리고 모든 분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가 언제나 지켜주고 개혁하고 꼭 진실을 밝혀줄게.”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은 16일 오후 7시. 단원고 운동장에서 학생들이 자체 마련한 추모제가 열렸다. 3학년 생존학생 대표가 친구들에게 쓴 편지를 낭독했다. 슬프지만 담담한 목소리였다. 이날 추모제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 유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됐다. ‘마음을 담은 추모를 하고 싶다’는 학생들의 요청 때문이었다. 비록 학교 안에는 접근할 수 없었지만 교문 밖에서는 추모제를 들을 수 있었다. 행사는 학생과 교사들의 편지 낭독, 3학년 생존학생 79명이 준비한 가수 이선희의 ‘인연’ 합창공연, 친구들과의 추억이 담긴 영상 감상 등으로 진행됐다. 학생들은 아직 슬픔과 트라우마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해보였다. 하지만 조금씩, 그리고 천천히 서로를 위로하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앞선 오전 10시 경에는 단원고 생존학생 및 1, 2학년 학생들이 안산 화랑유원지 내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교사들의 인솔에 따라 학교에서부터 분향소까지 걸어온 학생들은 수많은 취재진에 놀란 듯 고개를 숙인 채 빠른 걸음으로 분향소에 입장했다. 가슴에 노란 배지를 달고 국화를 든 학생들은 친구들의 영정사진 앞에 서서 조용히 눈물을 닦았다. 서로의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했던 학생들은 분향소 밖으로 나오자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기도 했다. 인솔 교사들은 조문 내내 ‘괜찮니?’라고 물으며 학생들의 상태를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잊지 않기 위해, 친구들이 보고 싶은 마음에 분향소를 찾았지만 어린 학생들이 감내하기에 벅차고 힘겨운 것이었다. 이날 2시로 예정됐던 공식 추모제는 결국 취소됐다.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을 폐기하라는 유족들의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에 따른 결정이었다. 비록 공식 추모제는 취소됐지만 합동분향소를 찾은 유가족과 교육계 인사들, 시민들은 노란 우비에 노란 풍선을 들고 분향소에서 단원고까지 거리행진에 나섰다. 이날 합동분양소는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교육계‧시민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전국 교육계도 이런 분위기에 동참했다. 서울, 경기, 인천을 비롯한 각 교육청에서는 ‘세월호 추모 주간’을 운영, 16일 오전 10시에는 자율적으로 추모 묵념을 실시하도록 안내했다. 인천교육청은 현수막과 홈페이지 배너를 설치하고 계기교육 및 학교안전 포스터‧UCC 공모전 등을 실시했다. 경남교육청은 세월호의 아픔을 잊지 않겠다는 의미의 ‘세월호 기억의 벽’을 경남 반송초 벽면에 설치하는 한편 도교육청 홈페이지에 사이버 추모관을 개설,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로하는 추모글쓰기 행사도 진행했다. 교원들의 참여도 이어졌다. 김차명 시흥 정왕초 교사와 안화용 대구 대덕초 교사는 세월호 1주기 추모 뮤직비디오 ‘공중’을 제작해 배포했다.(하단MV 참조) 김 교사는 “하루 빨리 모든 사람들이 이 슬픔에서 회복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모션그래픽과 노래로 추모 영상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노래를 작곡하고 부른 안 교사도 “희생 아이들의 입장에서 가사를 썼다”며 “영상을 본 많은 사람들이 세월호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투쟁 도구화 경계하는 학교 현장 차분한 분위기속 “교육자 길 찾자” 세월호 참사 1주기, 학교 현장은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였다. 교육현장이 소모적인 정치논리에 휘말리는 걸 최대한 차단하고, 참사를 교훈 삼아 인성·기본교육 강화 계기로 삼자는 목소리가 높다. 교육부는 사고 전후 1주일(13∼17일)을 추모주간으로 지정·운영하고 학교별로 희생자 추모 및 안전분야 계기교육을 자율적으로 실시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사고 당일인 16일 오전 10시를 희생자 추모의 시간으로 정해 묵념토록 했다. 시·도교육청도 일제히 공문을 내 관내학교들에 전달했다. 일선학교들 대부분은 당일 오전 전교생이 일제히 묵념하는 시간을 갖고 안전교육도 자율적으로 실시했다. 그러나 일부를 제외하고는 특별행사까지 마련하는 것은 자제했다. 서울 A고 교장은 “희생자 추모 이외 다른 행사는 준비하지 않았다”고 딱 잘라 말했다. 경기 B초 교장 역시 “교육청에서 여러 가지 주문을 하는 것 같은데 우리는 기본적인 추모만 실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수 교사들은 시국선언을 하고 정권 퇴진 운동까지 펼치며 연가투쟁까지 계획하는 등 다분히 정치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를 보는 학부모들은 우려하고 있다. 서울 C초 학부모 신모 씨는 “참사가 되풀이 돼선 안 된다는 것은 당연하고 이를 교훈 삼아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것도 동의하지만, 아이들이 있는 교실을 떠나 정권 퇴진 투쟁을 한다는 건 승객들을 버리고 홀로 세월호를 탈출한 선장과 마찬가지인 것 같은데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며 “선생님이라면 학생 곁에서 교육적 승화를 고민해야 하는 게 본분”이라고 지적했다. 전북 D고 학부모 김모 씨는 “주말 대규모 집회에 참석해 지나치게 폭력적이고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하는 일부 교사들을 보고서 교육자답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학생들이 보고 따라할 경우 학교폭력으로 이어지지 말란 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과 전교조추방범국민운동본부는 16일 서울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국선언 교사 100여명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교육당국도 정치적인 교사들의 시국선언이 현행법 위반이라며 법적 조치를 요구한다는 방침을 전했다. 교육부는 “청와대 홈페이지 게시판에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 등과 관련해 박근혜 정권 퇴진을 요구하거나 동조한 교사 111명을 전원 형사고발하고, 해당 교육청에 징계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각 시·도교육감들, 특히 진보교육감들 역시 교사들에게 이럴 때일수록 교육현장을 지켜야 한다고 주문하고 나섰다. 그러나 현장 교사 대부분은 진보교육감들의 이런 주문에 대해 불신하는 모양새다. 교육감들이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현장을 들끓게 하는 마당에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반응이다. 서울 E초 교장은 “교육청이 이달 초부터 세월호 참사 1주기에 학생인권, 자치 강화를 들먹이며 초등생까지 정치적으로 동원하려 한다”며 “이런 방침들에 대한 영향이 아직 가시적으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학생인권 강화로 이어져 교권이 더욱 침해당할까 두렵다”고 털어놨다. 이에 앞서 한국교총도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움직임을 경계해야 한다는 논평을 내고 차분한 추모를 요청했다. 교총은 참사일 이틀 전인 14일 “철저한 진상규명과 세월호 인양,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은 반드시 필요하며 참사 1주기가 ‘새로운 대한민국, 함께 만들어 나가자’는 국민 다짐의 날이 되길 진심으로 기대한다”면서도 “각계의 추모행사는 존중돼야 하나 차분한 추모 분위기를 해치는 소수 교원들의 정권 퇴진 주장 등 집단적 정치활동에 교총은 동의할 수 없다”고 자제를 촉구했다. 이어 “전국의 교육자들과 함께 희생된 제자들을 추모하고 유가족의 아픔을 같이하면서 제자를 구하고 살신성인한 단원고 선생님들을 우리 사회가 영원히 기억해주길 기대한다”며 “구조됐다 제자를 잃은 슬픔에 유명을 달리한 단원고 교감선생님의 명예도 찾아주길 호소한다”고 전했다.
자동폐기 건 되살리려는 교육감 각종 꼼수까지 동원하며 안간힘 지역주민·학부모들 반발 자초해 강원교총 “학교 자율에 맡겨야” 진보성향의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이 지난해 자동 폐기된 학교인권조례 제정을 재추진해 지역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학생참여단체를 조직하는가 하면, 공청회 일정을 사전 조율 없이 바꾸고 또 진보성향 단체들만 패널로 참여시켜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강원학교인권조례는 지난 2013년 도의회에서 계류된 뒤 지난해 6월 회기종료로 자동폐기 됐다. 그러나 민 교육감은 지난달 중순 ‘강원학교인권조례 제정 추진위원 협의회(추진협)’를 개최하고 재추진 시도에 나섰다. 물론 도교육청은 ‘학교인권조례’라는 이름을 내세우며 타 시·도의 학생인권조례와 다르다고 하나, 내용 검토 결과 지난번 것과 거의 같아 사실상 학생인권조례로 밝혀졌다. 이문희 도의회 교육위원회 의원(새누리당)은 “말만 학교인권조례일 뿐 학생인권조례나 마찬가지”라면서 “교직원, 학부모 인권에 대한 조항 숫자 보다 학생인권 조항 수가 두 배 이상 많고 내용에서도 학생인권 옹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추진된다면 교권 추락은 불 보듯 뻔하다”라고 설명했다. 당초 4월에 학부모설명회를 갖고 5월에 공청회를 열기로 했는데 이 일정을 비밀리에 슬쩍 바꿔 이달 말 공청회를 개최하기로 한 사실도 드러났다. 진보성향 단체들만 패널로 참여시킨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패널로 참여할 시민단체는 춘천시민연대, 원주청소년인권단체 물방울, 강릉시민행동으로 모두 진보성향이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담당 장학사는 “의견수렴을 빨리 하자는 요구에 따라 공청회 일정을 앞당긴 것”이라며 “패널로 참여할 시민단체 성향이 편중된 것은 보수성향 단체가 지역 내에 너무 없어 참여시키기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도교육청은 24일 춘천, 27일 강릉, 28일 원주에서 권역별 공청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달 초 ‘학생교육의회’를 조직한 것도 논란이다. 도교육청은 ‘순수한 학생교육단체’라고 하지만, 사실상 인권옹호 학생단체로 알려졌다. 타 진보교육감 시·도 학생인권조례의 학생참여 공식기구 성격인 것이다. 강원학생교육의회 올해 일정에 따르면 학생 179명을 뽑아 ‘강원도 학교 구성원을 위한 학교 인권조례’를 주제로 토론하기로 했다. 또 이 학생들에게 교육할 교재로 채택된 도서에 양심적 병역거부 옹호, 동성애 미화 등도 포함되면서 학부모들에게 비판을 받고 있다. 게다가 학부모들은 교원, 학부모, 시민단체 회원 등으로 구성된 추진협 위원 14명의 명단 및 소속 공개를 알려달라며 여러 차례 정보공개 청구를 요청했지만, 도교육청은 끝까지 공개를 거부해 물의를 빚고 있다. 강원교총은 “강원학교인권조례는 학생들에게 과도한 권리만 부여하고 그에 따른 의무와 책임은 간과돼 ‘수업과 학생의 생활지도’라는 학교의 교육본질 기능이 크게 약화될 것”이라면서 “조례제정 보다는 학교구성원이 자율적으로 판단해 결정하도록 학교에 맡겨야 한다”고 촉구했다.
봄비도 그치고 따스한 봄바람이 옷깃을 스친다. 꽃구경 가기 좋은 날씨이다. 학교 주변에도 파란 새싹이 돋아 생명의 약동감을 느낄 수 있는 계절이다. 하지만 중,고등학교에서는 학사일정에 의하여 중간고사가 다가오고 있다. 시험을 앞두고 아이들은 과거의 생각에 자신을 지배하고 있다. 무엇보다 학력이 낮은 학생들은 이 수렁에서 탈출이 어려운 것이다. 한마디로 학습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는 것이다. 학습자신감이 낮은 학생들은 공부할 의욕을 잃기 쉽다. 이들은 “공부에 시간을 들이지만 노력에 비해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시험 보기 전부터 목표를 낮게 잡는다. 이 때문에 아무리 공부해도 성적은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면서 자연스럽게 공부와 담을 쌓게 된다. 이 지역 한 고교 3학년 김모 군(18)은 대입을 위해 지난해 내신 관리에 힘쓰겠다고 마음먹었지만 1학기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에서 오히려 수학과 영어 성적이 떨어졌다. 공부해도 나아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면서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이 1학년 때보다도 줄었다. 김 군은 “주요 과목 목표를 90점 이상으로 잡고 공부 시간을 늘렸는데 오히려 70점대가 나와 좌절감만 느꼈다”고 말했다. 이처럼 무기력증에 빠진 학생들에게는 학습자신감을 높여주는 처방이 필요하다. 이중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평상시 수업에서 학생들의 자신감을 높여주는 교사의 긍정적인 힘이다. 한 시간의 학습 목표를 정하고 이에대한 질의 응답을 통하여 확인을 하는 것이다. 문제의 핵심을 잡지 못하는 학생들 모두에게 적용된다. 그리고 자신의 일과에 하루 동안 성취할 수 있는 구체적인 학습목표를 정하고 이를 달성하는 작은 기쁨을 매일 느끼는 식으로 학습방식을 바꿔나가도록 지도하는 것이다. 계획만 세우고 실천을 하지 않는 학생들은 처음부터 무리한 계획은 아니었는지 점검해야 한다. 전체 학습량은 줄이더라도 우선은 하루에 달성 가능한 목표로 계획을 세분할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영어 가정법 이해하기’가 아니라 ‘영어 교과서 113쪽 읽고 예문 5개 외우기’를 목표로 두고 접근하라는 것. 낮은 학습자신감이 문제가 되는 학생은 그날그날의 작은 성취를 맛보면서 공부에 재미를 들여야 한다. 하루 공부량을 마무리했다는 뿌듯함이 쌓이면 학습의욕도 되살아나게 된다. 학습자신감이 낮은 학생은 스스로 조정 가능한 시간과 학교·학원 수업 등 고정시간을 파악하고 스스로 조절이 가능한 가용시간을 중심으로 자기주도학습 계획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 학습자신감이 낮은 학생일수록 고정시간에 파묻혀 타성적으로 움직이게 되고 무기력증이 심해질 개연성도 더 커지기 때문이다.
북내초등학교 병설유치원(원장 김경순)은 여주시 체육ㆍ생활 체육회의 지원을 받아 유아체육교실을 운영하고 있어, 지역공동체 교육을 통한 유아체육교육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사회 전반적으로 생활 체육의 중요성과 그 효과가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전문 체육 강사(김화봉)의 수준 높은 수업을 받게 됨으로써 유아들이 기초적인 체력을 증진할 뿐 아니라 신체 및 운동기능 발달, 인지, 사회성, 정서 발달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유아체육교실 진행 기간은 2015년 상ㆍ하반기로 나누어 실시되며 116시간, 총 12차시로 운영하게 된다. 학습주제는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해 본 공, 줄넘기, 훌라후프 놀이 등을 통해 호기심과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내용으로 선정하였으며, 유아들이 기초적인 체육활동을 경험할 수 있게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더 나아가 어려서부터 다양한 신체활동을 통해 색다른 재미를 느끼고, 또래와 함께 어울려 자발적으로 체육활동에 참여하여 취학 후 초등체육도 흥미롭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 북내 유치원 부장 교사 박경숙은 “2015 경기 유아 교육 중점 정책 및 여주 유아교육 중점정책 중 하나인 ‘유치원과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마을 교육공동체’를 실현하는 일환으로 여주 지역사회와 유치원이 연계하여 다양한 자원을 활용하고 유아교육 중점정책을 실현하는데도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학부모들은 “여주 지역사회의 우수한 인적, 물적 자원을 북내 유치원 교육과정과 더불어 운용할 수 있어 환영하고 있다.”고 하며 “지속적으로 지역공동체 교육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더 나은 교육환경을 제공받을 수 있기 바란다.” 고 말했다. 또한 학부모들은 “북내 유치원 교육과정과 더불어 여주 지역사회의 우수한 인적ㆍ물적 자원을 운용할 수 있어 환영하고 있다.”고 하며 “지속적으로 지역공동체와 함께 하는 교육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더 나은 교육환경을 제공받을 수 있기 바란다.” 고 말했다. 특히 북내초 병설유치원에서는 학교 공동체인 ‘북내 에듀 플랫폼 시스템(BUKNAE EDU PLATFORM SYSTEM)’ 토대 위에 마을 공동체 모두가 유치원생들에게 다양한 교육활동을 제공하기 위하여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질 높은 북내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받은 어린이들이 우리 고장을 빛내는 자랑스러운 꿈나무로 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제자들이 쓴 교실 이야기 2005년부터 책으로 엮어 사랑 가득, 특별한 선물 “평생 친구 만들어주고파” 지난달 초,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에 한 교사를 칭찬하는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학부모라고 밝힌 글쓴이는 “최근 A4 용지 300여 페이지로 엮은 문집을 받았다”며 사연을 전했다. “얼마 전 ‘사랑이 많은 우리’라는 제목의 책자를 받았습니다. 지난 1년간 아이의 학교생활이 고스란히 담긴 책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친구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학창시절의 추억을 선물한 거죠. 덕분에 가족이 함께 읽으면서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직접 글을 쓰고 편집하고 사비를 들여 책과 CD까지 제작한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어요. 교사를 단지 직업으로 여기지 않고 사명감을 갖고 전인교육을 실천하는 선생님을 만나게 돼 ‘아직 우리나라 교육에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안평원 서울전농초 교사. 최근 학교에서 만난 안 교사는 “그저 좋아서 하는 일”이라고 말을 아꼈다. 교실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들을 책으로 엮기 시작한 건 2005년이다. 어른이 되어서도 친구들과의 소중한 추억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였다. 숙제로 학교에서 있었던 일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쓰게 했다. 마음속에 담아뒀던 비밀도 소재가 됐다. 재미있는 순간은 사진으로 남겼다. 하루 한 시간, 제자들이 남긴 기록을 정리하고 편집하면서 보냈다. 그렇게 일 년마다 300 페이지 분량의 책 두 권만큼 추억이 쌓였다. 그는 “문집을 만들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됐다”고 했다. “아이들과 생활하다 보면 하루에도 많은 일이 일어나요. 그 과정에서 마음이 한 뼘 더 자라죠. 배려, 우정, 이해심… 교과서로 접할 수 없는 것들도 배울 수 있고요. 문득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들이 이 소중한 순간들을 잊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떠오를 때마다 그때의 기억을 더듬어볼 수 있게 문집을 만들어야겠다, 싶었죠. 사실 문집 만들기는 일종의 ‘셀프 힐링’이에요. 가끔 교직생활이 힘들 때 아이들의 글을 읽으면서 마음을 다잡거든요.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야 하는 이유, 아이들에게 있으니까요.” 그가 만든 문집은 아이들에게도 인기 만점이다. 덕분에 학년이 올라가서도 돈독한 우정을 유지하는 학생이 적지 않다. 지난해 안 교사 반이었던 5학년 최성훈 군은 “매일 잠들기 전 문집을 읽는다”고 말했다. “심심할 때마다 문집을 펼쳐요. 문집을 읽다보면 친구들과의 추억이 생각나서 즐거워요. 5학년이 되면서 친구들과 헤어지게 돼 슬프지만, 문집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가족들과 함께 읽어도 재미있어요. 준혁이가 쓴 ‘스트레스’를 자주 읽어요. 한 번 읽어보실래요?” 2014년 10월 22일 수요일 ‘스트레스’ 선생님이 과학실에서 열이 많이 받으셨다. 왜냐하면 정훈이랑 대현이랑 장난을 많이 쳐서 선생님이 스트레스를 받으셨다. 나 같으면 밖으로 쫓았을 것이다. 선생님이 착하셔서 내쫓진 않으셨다. 나는 4반에 오길 잘한 것 같다. 친구들도 4반을 부러워한다. 우리 선생님은 예쁘고 상냥하고 착하고 먹을 것도 많이 주시고 화도 많이 참는다. 역시 우리 선생님인 것 같다. 안 교사는 올해도,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추억담은 책을 발간할 생각이다. 그는 “매일 글을 정리하고 편집하는 게 쉽진 않지만,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생각하면 힘든 것도 잊게 된다”면서 “아이들에게 평생 친구를 만들어주고 싶다”고 전했다.
선생님과 처음 만나던 날, 우리는 바짝 긴장했다. 깔끔한 감색 양복을 입은, 후리후리하면서도 다부진 체격의 선생님은 말수가 적으셨고 함부로 웃지도 않으셨다. 키 순서에 따라 번호를 정하고 자리를 배정해 주시는 동안 떠드는 아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분이 또렷한 말투로 원칙 준수를 강조하실 때는 참 무서운 선생님이라고 느꼈다. 하지만 아니었다. 며칠이 지나지 않아 선생님은 자상하고 인자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이셨다. 제자 누구에게나 친절하셨던 선생님은 청소시간에는 늘 우리들과 함께 빗자루를 드셨고 야외수업에 나갈 때면 철부지 아이들을 하나하나 보살피셨다. 방과 후엔 아직 한글을 깨치지 못한 애들을 위해 받아쓰기를 시키셨다. 앞산 그림자가 교실 창문에 어른거릴 때까지…. 수업 시간이면 선생님은 꼭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오성과 한음 이야기, 강감찬과 이순신이 나라를 구한 이야기, 거짓말을 할 때마다 코가 길어진다는 피노키오 이야기 등 한 해가 다 가도록 선생님의 이야기는 끝이 없었다. 호기심 많았던 나는 그 얘기들 속에서 한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포부를 가다듬었다. 선생님처럼 모르는 것이 없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세월이 흘러 나 또한 교사가 되었다. 오랜 교단생활에서 ‘바람직한 교사’의 모습은 변함없는 화두(話頭)였다. 그때마다 그 옛날 그 선생님의 모습이 어른거렸다. 며칠 전 ‘논어-자장편’을 들추다가 선생님의 모습을 새삼 떠올리게 되었다. 자하(子夏)가 한 말에서다. “군자에게는 세 가지 변하는 모습이 있으니 멀리서 바라보면 엄숙하고 그 앞에 나아가면 온화하고 그 말을 들어보면 명확하다.[君子有三變, 望之儼然, 卽之也溫, 聽其言也厲]” 겉으론 엄숙해 보이지만 가까이 접해보면 따뜻한 인간미가 느껴지고 말에는 명확한 논리가 서 있는 사람이 군자, 즉 덕행과 학식을 지닌 인격자라는 것이다. 여기서 ‘군자’는 ‘지도자’ 혹은 ‘교사’로 바꾸어도 무방할 것이다. 생각해보면 선생님은 진정 ‘바람직한 교사’의 모습을 갖춘 분이었다. 언제나 단정한 차림새에 의젓한 언행, 제자 하나하나에게 베푸셨던 따뜻한 사랑, 부단한 독서로 이룩한 박학다식, 무엇이든 쉽게 이해시키는 구수한 말솜씨까지…. 머지않아 스승의 날이다. 올해도 그날이 오면 산간벽지 아홉 살 소년에게 ‘군자삼변’의 큰 가르침을 온몸으로 보여주신 선생님을 찾아뵙고 감사의 큰절을 올릴 생각이다.
조직강화 연수회 개최 경기교총(회장 장병문)은 11일부터 1박2일 동안 충남 대천 웨스토피아 리조트에서 ‘2015년도 경기교총 조직강화 연수회’를 열었다. 회장단과 고문, 조직강화위원, 단체교섭위원, 교사(원)회 운영위원 등 72명이 참석했다. 이번 연수회에서는 회세 확장을 주제로 분임별 토의가 이뤄졌고 신규 임용교원 대상 홍보 동영상 시청, 경기교총의 사업 보고 등이 진행됐다. 평화안보체험 연수 실시 대구교총(회장 이종목)은 3월부터 4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평화안보체험 연수를 실시했다. 교장·교감·분회장·회원 200여 명이 참여한 이번 연수는 1박2일 동안 경기 파주 일원을 돌아보는 일정으로 진행됐다. 파주출판도시, 헤이리마을, 제3땅굴 등을 견학했다. 신학기 학사 업무에 지친 교사들이 심신을 회복하고 안보 의식을 키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한국소리터와 MOU 평택교총(회장 이종석)은 지난달 27일 한국소리터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국소리터는 평택호 관광단지에 위치한 문화예술공간으로, 다채로운 공연과 교육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이종석 회장은 “이번 업무협약 체결은 한국소리터가 운영하는 공연·전시·체험활동 등을 평택교총 회원들과 공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전했다.
한국외대 사범대학·교육대학원은 전국 중등학교 영어 교사를 대상으로 ‘제8회 중등 영어 교사 수업 경연대회’를 개최한다. 한국교총이 후원하는 이번 대회는 1차 서류 심사, 2차 심층 인터뷰, 3차 수업 시연으로 치러진다. 오는 29일까지 본인 소개서와 함께 현재 지도하고 있는 학년·학급에 대한 현황 조사, 현재 가르치는 교과서를 바탕으로 한 45(50)분 분량의 수업 지도안 등을 A4 용지 8매 이내로 작성해 제출하면 된다. 2차 심층 인터뷰는 1차 서류 심사를 통과한 교사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방학 중 해외 TEFL 교사 세미나(3주 연수) 항공권과 등록비, 수업료 및 숙박비가 주어진다. 대회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한국외대 홈페이지(www.hufs.ac.kr) 공지 메뉴를 참조하면 된다. 문의 한국외대 영어교육과 조문경 조교 02-2173-2342
흔히들 부부는 일심동체라고 한다. 부부가 오래 살다 보면 어떤 사물이나 현상을 보았을 때 비슷한 비슷한 감정을 갖고 비슷한 생각을 갖게 되나 보다. 그래서 부부는 닮아간다고도 한다. 살아 온 성장사는 다르지만 부부생활을 하면서 자식을 낳고 기르면서 공통의 많은 분모를 갖게 되는 것이리라. 우리 부부도 결혼생활 25년차다. 부부가 바쁘게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서로 싸울 틈이 없다. 서로가 많이 닮아 있다. 그러던 부부가 얼마 전 부부싸움을 하였다. 일종의 말다툼이다. 서로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이다. 생각이 다르고 인생관이 다르기 때문이다. 서로 양보하고 조화를 이루어야 하건만 그 날은 아마도 서로가 감정이 상했나 보다. 싸움의 원인은 ‘돈’이다. 더 정확히 이야기 하면 ‘친척간의 돈거래’이다. 필자는 가능하면 친척간에는 돈 거래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돈을 꾸어 달라고 하지도 말고 꾸어 주지도 말자는 것이다. 잘못하다가는 돈 잃고 친척 잃고. 나아가 친척이 원수로 변할 수도 있다. 그래서 서로간에 돈 거래는 하지 말자는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30여년 전, 배다른 삼촌과 있었던 사건 하나. 그 당시 우리 어머니가 살아 계실 때는 삼촌네 식구와 명절날 왕래가 있었다. 1년에 두 번 정도 만나는 것이다. 지금 그 삼촌 연락 두절이다. 남이나 마찬가지다. 왜? 당시 우리집에서 돈 100만원을 빌려 주었는데 그 이후론 소식 감감이다. 나중에 들려오는 소리를 들으니 ‘그냥 준 돈을 왜 갚으라고 하느냐?’ 라는 것이다. 이자는 못 갚을망정 돈을 떼어먹은 것이다. 이래서 영영 남이 되었다. 그러나 살다보면 돈 거래가 할 때가 있나 보다. 몇 년 전, 막내 여동생이 이자를 쳐 줄 터이니 돈을 꾸어 달란다. 오빠로서 외면할 수도 없고, 가진 돈도 조금 여유가 있고 해서, 막내 여동생 부부가 워낙 건실하여 1억원을 빌려 주었다. 막내 여동생이 약방을 해서 돈을 갚는데 이자까지 계산하여 1년 동안 꼬박꼬박 갚는다. 헉, 은행이자보다 높다. 역시 내 동생 답다. 친척이건 누구건 남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자리잡았나 보다. 몇 년 전, 막내처제가 아내에게 돈을 꾸어달란다. 처제가 부부교사이고 하니 수입이 안정적이다. 당연히 빌려주었다. 그러나 지난 번과 상황이 다르다. 몇 개월 뒤 돈을 갚는데 이자 없이 되돌려 받았다. 아내의 생각은 친척간에 이자를 받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여유가 있는 집에서 그냥 인간적으로 빌려주면 되지 구태어 이자를 논하면 아니 된다는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래서 이자를 받지 않은 것이다. 아내도 친척간에 있었던 무슨 경험을 이야기 한다. 병원을 하고 있는 오빠가 돈을 꾸어달라고 한 모양이었다. 남편인 필자에게 의논하지 않고 아마도 거절하였나 보다. 그 이후로 오빠가 대하는 태도가 예전과 같지 않고 서먹서먹하다고 한다. 이자 없이 꾸어 주고 되돌려 받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혹시 되돌려 받지 못했다면 관계가 어떻게 되었을까? 만약이기에 예상할 수 없을 것이다. 여기서 아내의 자존심이 상했나 보다. 비교하지 않고 그냥 지나치면 될 터인데 대화 중에 ‘남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 거슬렸나 보다. 내 돈 은행에 넣어 두면 자연히 이자가 붙는다. 그 돈 빼내어 친척에게 무이자로 빌려주면 이자만큼 손해가 나는 것이다. 그래도 친한 친척이면 감수할 수 있는 것이다. 친척 좋다는 것이 바로 이것 아닌가? 나에게도 반성할 점이 있다. 부부가 함께 모은 돈 처제에게 너그러운 마음으로 빌려주면 좀 어떤가? 너그럽게 베푸는 마음으로 바라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그 처제는 마음속으로 얼마나 고마워 할 것인가? 오히려 우리 식구들과 왕래도 잦고 더 가까워질 수도 있을 것이다. 혹시 그 반대의 경우가 생길 지도 모르지만. 부부싸움 1차전은 대학생인 아들의 중재로 싱겁게 끝나고 말았다. 아들의 말, 엄마, 아빠 말씀 둘 다 옳다는 것이다. 생각의 차이이지 누가 옳고 누가 그르다는 것이 아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다만 친척간에 돈을 너무 따지면 인간적인 맛이 사라진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자식 앞에서 부부가 체면을 구긴 모양새가 되었다. 그래도 지금도 변함없는 생각은 하나. 친척간에 돈 문제로 부담이나 폐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국어 교과에 대한 일반인의 생각은 어떨까. 국어 과목은 공부를 특별히 안 해도 학습의 어려움이 없다고 생각한다. 모국어로 사용하고 있는 현실에서 한글만 깨우치고 책만 읽을 줄 알면 해결되는 것으로 안다. 국어 공부는 소홀히 하고, 영어와 수학 공부에만 힘을 쏟는다. 부모들도 영어, 수학 등에 사교육비를 투자해도 국어에는 인색하다. 이러다보니 고등학교에 오면 국어 교과가 어렵다고 호소하는 학생들이 많다. 특히 상위권 학생들은 영어, 수학에 비해 국어 성적은 오르지 않는다고 푸념을 한다. 실제로 2015학년도 수능 국어 B형이 상위권 대학 입시에 영향력을 크게 미쳤다. 모든 교과와 마찬가지로 국어 성적이 낮다면 우선 정확한 원인을 찾아야 한다. 보통 수학이나 영어 성적은 좋은데 국어 성적이 낮다고 고민하는 학생이 많다. 이 경우는 국어 공부를 안 하기 때문이다. 영어, 수학은 꾸준히 하지만, 국어 공부는 하지 않았다. 당연히 성적이 안 좋다. 중학교 때는 시험 기간에 국어 공부를 단기간에 해서 점수를 얻는 것이 가능했다. 그러다보니 고등학교에 와서도 같은 학습 패턴을 유지한다. 고등학교는 중학교 국어에 비해 양적, 질적 차이가 있다. 중학교는 국어의 기초적인 이해 능력과 감상에 초점이 맞추어 있다. 문학 작품 감상이나 글의 이해도 최소한의 능력만 있다면 해결할 수 있다. 고등학교는 일단 국어의 영역이 문학, 비문학, 문법 등으로 넓어진다. 각 영역에 따른 교육 목표도 중학교 교육과정보다 심화되어 있다. 따라서 고등학교에서는 학습 시간을 늘리고, 영역에 따른 체계적인 학습을 해야 한다. 영역에 따른 학습법을 소개해 본다.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것이 시이다. 문제를 많이 풀어 봐도 이해가 안 된다고 호소한다. 이는 시를 잘못 이해한 측면이 있다. 시는 시인의 마음을 언어로 그린 문학의 꽃이다. 그렇다면 시는 가장 먼저 시인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해야 한다. 마음을 이해하는 열쇠는 언어 즉 시어이다. 일반적으로 언어는 소통의 도구이지만, 시어는 다른 측면이 있다. 감추어진 시인의 마음이 시어로 표현되는 것이기 때문에 가슴으로 느껴야 한다. 이것이 시에 드러난 화자의 정서이다. 여기에 집중하게 되면 화자가 지향하는 삶의 태도와 만나고, 시의 내용과 주제를 이해하게 된다. 시를 문학의 꽃이라고 비유한 것처럼, 시인이 마음을 드러낼 때는 다양한 문학적 장치를 한다. 언어에 비유와 상징의 옷을 입히고, 다양한 이미지로 색칠을 한다. 그리고 시인은 세상을 노래할 때 자신만의 감각으로 상황을 해석하고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하는 노력을 한다. 이러한 발상과 표현을 감상하는 것이 시를 이해하는 첫걸음이다. 시는 한 사람의 마음을 노래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읽어야 할 것은 시인이 고백한 마음에 다가서는 것이다. 학생들이 시를 어려워하는 이유는 시를 머리로 읽기 때문이다. 시인이 슬픈 마음, 기쁜 마음, 격정적인 마음, 부드러운 마음으로 노래할 때 이것을 느끼고 공감하는 것이 시를 음미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시를 분석하고, 문제 풀이에 집중하는 습관은 시 이해에 도움이 안 된다. 작품 속의 시인과 대화하며, 그 속에 삶과 만나고 감동을 느끼면 시 공부가 쉬어진다. 시가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라면, 소설은 서사적인 흐름에 무게를 두는 장르이다. 따라서 소설을 읽을 때는 중심인물과 주변 인물들 간이 만들어 가는 사건을 따라가는 것이 핵심이다. 이 상황은 그리 어렵지 않다. 문제는 소설의 배경이다. 배경은 소설 속에서 단순히 인물이 머물고 있는 시간과 공간이 아니다. 소설 속에서 인물이 처한 상황과 맞물려 독자에게 감동을 전하는 중요한 장치이다. 학생들이 소설을 어려워하는 이유는 사건과 인물은 읽을 수 있지만 배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소설의 배경은 일제강점기 혹은 한국전쟁 이후, 1970년대 산업화 시대 등이 많이 나온다. 이 배경 속에 인물들은 좌절하기도 하고, 극복의 삶을 전개한다. 그렇다면 소설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배경의 의미를 알아야 한다. 1970년대 삶의 모습을 모르고, 그 시대 인물들이 갈등하는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배경까지 공부를 해야 하니 고등학교에서의 국어 공부는 시간을 많이 투자할 수밖에 없다. 국어 성적을 좌우하는 것은 어휘이다. 어휘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저학년 때부터 국어사전을 활용해야 한다. 디지털 기계나 컴퓨터로 어휘의 의미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지 말고 사전을 활용하면 인근 단어까지 보기 때문에 어휘력이 풍부해진다. 어휘력 확장은 독서로 해결할 수 있다. 책을 읽고, 줄거리를 요약하고 생각과 느낌을 정리하는 훈련을 한다. 그러면 어휘력이 확장되고, 독해력도 함께 성장한다. 문법 공부도 놓쳐서는 안 된다. 우리말은 품사 9개와 문장성분 7개로 되어 있다. 품사와 문장성분을 알면 문장을 이해하는 분석력이 생긴다. 문법은 일종에 규칙이기 때문에 단편적으로 외워야 할 것이 많기도 하지만, 예시 문장을 함께 익혀 응용력을 키워나가면 실력이 는다. 어느 교과나 마찬가지지만 문법 공부도 평상 시 관심을 가지고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한다. 수능 영어가 절대 평가로 실시되면, 대입에서 국어의 영향력은 커질 것이다. 그리고 국어 교과는 모든 공부의 기본이 되는 과목이다. 국어 실력이 튼튼하다면 사회, 과학은 물론 수학 성적도 영향을 입는다. 대학에서 공부를 할 때도 국어 실력은 전공 공부의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대부분 국어 공부를 소홀히 하고 점수 타령만 하는데, 꾸준히 한다면 쉽게 실력이 느는 것이 국어이다.
서령고(교장 김동민)는 2015년 4월 15일(수) 오후 송판수련관에서 ‘학교폭력 및 범죄 예방’에 대한 특강을 실시했다. 본교 전담경찰관인 순경 소나를 초청, 1,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약 두 시간 동안 강의를 들었다.
봄바람이 불기에 꽃잎이 출렁이면서 꽃눈을 뿌리고 있다. 바닥에는 하얀 눈으로 밟은 이들을 상쾌케 하고 있다. 이런 날이 계속 되면 좋으련만 오래 갈 것 같지는 않다. 아름다움이 짧게 끝나지만 마음속에는 오래갈 것 같다. 늘 아름다운 추억을 가슴속에 담아두면 아름다움이 쌓이고 쌓여 언제나 아름다움 속에 살아갈 것 아닌가 싶다. 좋은 선생님은 어떤 선생님일까? 성실한 선생님이 아닐까 싶다. 어디 선생님 치고 게으른 선생님이 있게나마는 그래도 성실하고 근면한 선생님이 눈에 쏙 들어올 때가 종종 있다. 그런 선생님은 아름다운 꽃과 같이 마음속에 오래 남는다. 한국인들은 모두가 부지런하고 성실하다. 그런데 이웃나라 사람들이 한국인들을 얕잡아 보고 한국인은 양반기질이 있어 게으르고 성실하지 못하다고 하는 이도 있다. 그렇지 않다. 만약 그렇다면 어떻게 그 가난한 나라가 부유한 나라로 성장할 수 있었겠는가? 있을 수가 없다. 학교 선생님도 마찬가지다. 학교 선생님들이 게으른 선생님은 없다. 모두 좋은 선생님이다. 그런데 특별히 성실한 선생님이 계신다. 이런 선생님이 되면 모든 학부모님으로부터 학생들로부터 좋은 선생님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선생님은 적당히 하지 않는 선생님이다. 학생들 보고 ‘애들아! 청소 적당히 해’라고 하는 선생님은 없다. ‘청소는 철저하게 해야 한다. 깨끗하게 해야 한다. 선생님이 보든 보지 않든 열심히 해야 한다.’ 이렇게 가르치고 지도하는 선생님은 좋은 선생님이다.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농담을 해서도 안 된다. ‘적당하게’라는 말을 사용하면 안 된다. 그러면 적당한 것 배운다. 어느 책을 읽었는데 이런 내용이 나왔다. “방위 근무를 할 때 어느 날 마당을 쓸고 있었다. 나름대로 열심히 꼼꼼하게 쓸고 있는데 선배 하나가 와서 내 머리통을 한 대 쥐어박더니 ‘뭘 그렇게 바보처럼 시키는 대로 철저히 일을 하느냐’며 ‘군대생활은 요령이니 요령껏 해야 한다.’ 시범을 보였주었는데... 생략” 이런 선생님이 나오면 큰 일 난다.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없다. 요령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어디 있겠나마는 혹시라도 농담이라도 이런 걸 가르치면 안 된다. 일찍 오는 선생님 중 어느 선생님은 아침 도시락을 싸가지고 오시는 선생님도 계셨다. 이 선생님을 볼 때마다 감동이 되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매일 같이 도시락을 싸가지고 학교에 오시기가 싶지 않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다. 지금도 그 선생님이 눈에 선하다. 참 좋은 선생님이다. 성실하신 선생님이다. 또 한 선생님은 매일 아침마다 일찍 오셔서 학교 주변을 청소하시는 선생님이 계셨다. 이것도 시켜서 그렇게 하시는 선생님이 아니다. 누가 시키면 하지 않는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다. 스스로, 자진해서 하셨다. 그것도 하루 이틀이 아니고 매일이다. 그러니 학교 주변이 항상 깨끗하다. 이런 선생님이 계시기에 학교가 깨끗하게 변하는 것이다. 선생님의 성실을 학생들은 보고 배운다. 자기도 이런 선생님처럼 청소해야지 하는 마음을 갖게 될 것이고 또 사회에 나가서도 자기의 위치에서 성실하게 일을 열심히 할 것이다. 좋은 선생님은 특히 말이 없다. 말이 하지 않고 행동만 한다. 이런 선생님은 나이에 관계없이 존경할 만한 선생님이다. 어떤 사업을 하시는 분의 말씀이 자기 회사의 노동자들이 하루에 3시간만 열심히 일해주면 얼마든지 회사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한다. 하루 8시간 근무시간 중 3시간만 열심히 해도 발전한다는 것이다. 학교의 선생님들은 8시간뿐만 아니라 밤에도 일하신다. 야자 감독도 하셔야 하고 교재연구도 해야 하고 방과후 학습도 해야 한다. 선생님들만큼 열심히 한다면 우리나라는 더욱 잘 사는 나라, 발전하는 나라가 될 것이다.
민주야, 넌 공부에 관심이 많고 차분하게 정리를 잘 하는 것 같구나. 순천에 와서 이 지역 CEO들에게 강의를 한 적이 있는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고전평론가 고미숙씨를 소개한다. 그녀는 “읽어야 잘 산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그것도 소리 내어 읽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쯤되면 ‘낭송주의자’라고 할 만하다. 그는 2007년 발간한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와 지난해 펴낸 ‘낭송의 달인 호모 큐라스’에서 몸으로 터득하는 지식의 효과를 역설해왔다. 최근엔 고전 낭송 시리즈를 완간했단다.“소리를 내지 않고 글을 읽으면 머리로만 추상적으로 성찰하게 되는데 그러면 신체가 소외됩니다.” 고씨는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소리의 파동을 통해 천지에 가득한 진리와 지혜가 몸에 들어와 신체의 일부가 되게 하는 낭송은 우리를 좋은 삶으로 이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판소리와 ‘논어’ ‘맹자’ 등 동양 고전을 낭송하기 쉽게 풀어 쓴 ‘낭송Q’의 첫번째 시리즈로 ‘동청룡편’을 출간했다. 이어 ‘남주작편’ ‘서백호편’ 그리고 최근 ‘북현무편’까지 모두 4편(28권)을 선보였다. 각각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의미한다. 1년 내내 낭송하길 바란다는 취지에서 기획한 것이다. 고씨는 “구어체인 동양 고전의 지혜를 소리로 들으면 몸이 즐거워한다”며 “말이 파동이요, 기운이라는 것을 독자들이 실감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씨는 우리 사회를 “말이 없어진 심각한 사회”라고 진단했다. 발전하는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로 끊임없이 대화하지만 ‘소리 없는 대화’이다보니 “목소리를 잃어버린다”고 그는 강조하고 있다. 고씨는 “감정을 벗어나 말로 소통해야 한다”며 “말하는 능력과 청력은 같은 것이고, 듣는 만큼 말하게 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말이 사라진 대학 사회를 도마에 올렸다. “요즘 대학생들은 말을 못하고 또 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러면 소통할 수 없지요. 머릿속으로만 그려지는 과잉된 이미지는 세상에 대한 편견을 낳습니다. 사이버 공간에 있다가 나와버리는 것과 마찬가지이죠. 목소리를 내 세상과 부딪쳐야 합니다.”고씨는 자신이 속한 공부 공동체 ‘감이당’과 ‘남산강학원’에서 낭송 오디션과 페스티벌을 열면서 낭송의 힘을 체험했다. 지난 해 송년회 자리를 겸한 낭송 페스티벌에서 세 살배기 남자아이가 '논어'를 암송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제 너도 오늘 배운 내용을 소리 내어서 낭독하여 보렴! 그리고 기억나는 것을 한번 써내려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소개한다. 그리고 그 결과가 좋다고 생각한다면 다른 친구에게도 소개하여 주기 부탁한다. 혼자만 알기보다 남에게 잘 알려주는 것이 더 행복한 공부가 될 것이라 교장 선생님은 믿는다.
가정에서 자녀 교육과 깊은 관계에 있는 사람은 어머니이다. 물론 아버지를 비롯한 그 외의 가족도 자녀 교육에 영향은 주지만 어머니보다는 영향력이 부족하다. 옛날부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훌륭한 인물의 뒤에는 항상 훌륭한 어머니가 있다는 말이 이를 증명한다. 그러나, 가정교육에서 어머니의 위치와 역할이 중요하지만 실제 우리 사회에서 많은 어머니들이 자녀가 중, 고교에 진학을 할 때쯤이면 자녀를 지도하는데 지도력에 한계를 느끼게 된다. 이러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 원인을 분석하여 대책을 세워야 자녀 교육이 원만하게 잘 될 것이라고 본다. 먼저 어머니의 입장에서 볼 때 우리의 어머니들이 대부분 자식을 어떻게 키우는 것이 올바르게 키우는 것인지 구체적인 그 방법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이러다 보니 그저 교육을 많이 시키는 것만이 자녀가 행복하게 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자녀가 어릴 때부터 자녀의 의사와 관계없이 혹독할 정도로 많은 교육을 시킨다. 그 결과 가장 가까워야 할 어머니와 자녀의 사이가 점점 멀어지고, 고등학교 진학할 때쯤이면 그 도가 극에 달하여 심하면 어머니를 미워하고 심지어는 증오하는 학생도 생기게 된다. 어머니는 자녀를 훌륭하게 키우려고 노력하였지만, 결과는 어머니가 의도한 것과 다르게 이렇게 엉뚱하게 되고 만다. 처음부터 자녀가 어릴 때부터 어머니가 자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파악하여 자녀가 원하는 대로 자녀의 의사를 존중하여 지도를 하였다면, 이러한 일 은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확신한다. 우리 어른들은 흔히들 말하기를 "어린애들이 무엇을 안다고 스스로 하기를 바라느냐? 어른이 시켜도 제대로 안 하는데 스스로 하기를 바라는 것은 어리석다. 따라서 사람을 만들려면 억지로라도 시켜야 한다. 그리고 어른이 되면 그러한 부모의 노력에 고마움을 느낄 것이라고". 이러한 생각 때문에 어릴 때부터 학습의 선택권을 자녀에게 주지 않고 부모의 의사대로 키우는 것이다. 따라서 어릴 때에는 아무 것도 모르고 그저 부모가 시키는 대로 하다가 사춘기가 되어 자아를 확립할 시기가 되면, 부모 말을 잘 안 듣게 되고 부모와 갈등이 생기고 대립 관계가 되는 것이다. 때문에 자녀가 아무리 나이가 어릴지라도, 그들의 의견을 최대한으로 존중하여 항상 매사에 있어 최종 선택권을 자녀에게 주면, 자녀가 성장한 후 부모와 대립되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또 한가지 자녀와 대립되는 이유는, 자녀는 항상 부모, 그 중에서 특히 어머니에게서 따뜻한 사랑을 얻기를 원한다. 자녀들이 생각할 때 그러한 따뜻한 사랑을 주기를 원하는 어머니가 이 세상의 누구보다도 가혹할 정도(?)로 공부를 시키는 데에는 정이 떨어지지 않을 수가 없다. 이러한 자녀들을 올바르게 키우려면, 어머니는 자주 자녀와 피부 접촉 즉 SKIN SHIP을 자주 시도하고, 자녀가 자랑을 할 때에는 무엇이든지 인정을 해주고, 칭찬을 많이 하고, 절대로 공부와 성적에 관해서는 이야기 안 하는 것이 좋다. 만약 자녀가 옳지 않은 일의 결과를 갖고 자랑하더라도 일단은 칭찬을 한 후에 그것이 옳지 않았다는 것을 깨우쳐 주면, 자녀는 스스로 반성하고 깨우쳐 두 번 다시 그러한 나쁜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다. 부모는 단지 자녀가 올바르게 잘 크고 있는지 않는지 그것만 관찰하고, 잘 못되면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약간만 수정해 주고, 자녀가 그것을 받아들여 스스로 깨닫고 행동 할 수 있도록 지도를 하면 된다. 이러한 방법은 부모에게도 현재의 지도 방법보다 훨씬 쉬운 방법일 것이다. sonedu 심재헌
우리가 잘살기 위해서는 우리보다 먼저 발달한 나라의 기술을 받아 들여야 한다. 이러한 기술제품은 주먹구구식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반드시 과학이론이 적용된다. 예를 들면 비행기, 수차, 펌프, 송풍기, 기화기 등에는 베르누이 정리가 제트기는 뉴턴의 법칙중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이 발전기는 플레밍의 오른손 법칙이 전동기는 왼손 법칙이 이렇게 대부분의 기술제품은 반드시 과학 법칙이 적용된다. 따라서 우리가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과학공부가 선행 되야 한다. 과학공부의 중요성이 여기에서 증명된다. 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신중히 생각해야 할 것은 과학공부만 다한다고 해서 기술이 발전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리고 과학공부를 다하고 난 후 기술을 발전시키겠다는 생각도 대단히 잘못된 생각이다. 우리의 기술교육은 여태까지 이렇게 실시되어 왔기 때문에 기술자다운 기술자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험이다. 시행착오이다. 이러한 시행착오와 경험을 쌓기 위하여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많은 세월이 요구된다. 기술은 단기적으로 결코 이루어지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기술분야에 흥미를 가진 인재를 많이 발굴하여 지속적으로 키울 수 있도록 제도가 갖추어져야겠다. 그저 지금처럼 한해에 발명의 날을 맞이하여 형식적으로 실시하는 제도로서는 기술자다운 기술자를 배출하지 못한다. 그리고 기술은 과학의 기초 위에 이루어지지만 엄연히 과학과는 다르다. 즉 과학은 이론이라면 기술은 제품이다. 우리가 오늘날 사회에서 기술의 중요성을 깨닫고 그것을 발전시키기 위하여 기술을 강조하여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만 강조하여 가르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웃지 못할 일이 생긴 것이 모든 제도, 특히 입시제도에서 기술은 완전히 제외되고 있다. 반대로 과학은 중요과목이 되어 인문계, 자연계 남학생, 여학생 할 것 없이 모두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이러고도 기술의 발전을 바라고, 수출이 잘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기술을 발전시키지 않을 것 같으면 과학은 무엇 때문에 배울 것인가? 그리고 과학과 기술을 발전시키지 않을 것 같으면 수학은 무엇 때문에 배울 것인가? 우리 나라가 만약 비행기를 만드는 능력이 있다면 비행기를 만들어 수출한다면 국가 경제가 엄청나게 발전 할 것이다. 그러나 내가 알기에는 우리 나라는 안타깝게도 국제적으로 비행기를 만들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비행기 날개만 조립할 수 있고 국제적으로 공인을 받은 것은 그것뿐이라고 알고 있다. 왜 우리는 비행기를 못 만드는가? 과학을 못해서? 수학을 못해서? 영어를 못해서? 아니다 우리가 비행기를 비롯하여 기술제품을 못 만드는 이유는 우리의 기술교육이 잘못되어서이다. 여기에서 기술 교육은 학교에서의 기술교육이 아니다. 학교에서의 기술 교육은 타 과목과 마찬가지로 도구과목에 불과할 뿐, 우리가 필요한 기술교육은 학교에서의 기술교육을 바탕으로 학생들 개개인이 자신의 소질을 살려 스스로 공부하는 내용이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현재의 입시위주의 교육에서는 기술이 등한시 되다보니 학생도 학교에서 배우는 기술교육을 외면하고 교사도 학부모도 전부 외면 하다보니 학교의 도구과목인 기술을 안 하는 사람들이 무슨 기술공부를 하겠는가? 우리의 교육여건이 그렇고 환경이 그런데... 특히 우리 부모들은 조선시대의 뿌리 박힌 기술자 천시사상에 의하여 될 수 있으면 자녀가 행복하게 잘살기 위해서는 의대, 약대, 법대, 상대 계통을 가라고 권유하고 지도한다. 교사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학생들은 누구나 다 장래에 잘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런 계통에 진학하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공부를 하고 있다. 해마다 대입 수능 고사에서 과학의 중요성은 점점 커가고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기술의 비중은 점점 작아지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우리는 과학이 중요하다면 기술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도리어 원래 과학은 기술을 위해 공부를 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기술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기술교육을 강화하도록 해야 겠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기술의 발전에 과학은 필수지만 기술과 과학은 엄연히 다르다. 과학은 이론이요. 기술은 제품이다. 따라서 우리가 서양의 발전된 문물을 받아들이고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과학을 공부하면서 동시에 기술을 발전시켜야 한다. 우리 나라에서 가장 잘못 인식 되어있는 것, 발명은 과학이라는 것, 지금부터라도 발명은 과학 기초 위에 세워진 기술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sonedu 심재헌
봄이 되면 꽃을 통해 새 기운을 맞이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4월 7일, 청주행복산악회원들이 진달래꽃으로 소문난 여수의 영취산에 다녀왔다. 영취산은 고향의 뒷산 같은 진례봉(높이 510m)과 영취봉(높이 436.6m)이 축을 이루는데 까마득히 높거나 산세가 아름다운 산이 아니다. 하지만 4월이면 산중턱에서 정상까지 산 전체가 붉게 타오르는 우리나라 3대 진달래꽃군락지로 변한다. 이곳의 진달래는 키가 작은 나무들이 무리지어 군락을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아침 7시 집 옆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차창 밖으로 만개한 무심천의 벚꽃을 보여주며 중간에 몇 번 정차해 회원들을 태우고 여수로 향한다. 이웃사촌이라고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끼리 정을 나누기에 산악회같이 좋은 게 없다. 늘 그렇듯 운영진에서 송편과 시루떡은 물론 커피까지 타서 자리로 배달한다. 호남고속도로 벌곡휴게소와 순천완주고속도로 황전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달리는 차안에서 달콤 회장님의 인사, 석진 산대장님의 산행일정 안내, 예스맨님의 생일 떡과 그대로님의 아들 개업 기념 뒤풀이 찬조 감사 박수, 첫 참여자 자기소개가 이어진다. 동순천IC를 빠져나온 관광버스가 17번 국도를 달려 10시 40분경 돌고개 진달래축제장에 도착한다. 차에서 내려 짐을 꾸리고 기념촬영을 한 후 돌고개 진달래축제장, 가마봉, 개구리바위, 진례봉, 봉우재, 시루봉, 봉우재, 흥국사로 이어지는 산행을 시작했다. 보름 남짓 수술한 아내의 병간호를 하다가 답답한 가슴 풀어내려고 따라나선 산행이라 찔끔찔끔 내리는 비가 얄미웠다. 등산로는 발이 빠질 만큼 질퍽하고 우비를 입어 더운데다 산신제를 지내는 제단을 지나면서 한참동안 오르막이 이어진다.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능선에 올라서니 갑자기 진달래군락지가 눈앞에 펼쳐진다. 우리 민족의 정서를 대표하는 꽃이 진달래다. 진달래꽃에 사랑하는 임을 떠나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이 담겨있다. 진달래 꽃잎으로 목을 축이고, 화전으로 허기를 달래던 가난한 시절도 있었다. 만개한 진달래꽃이 보는 사람의 탄성을 자아낸다. 분홍색 물감을 뿌려 놓은 듯 온산이 진달래 꽃밭이다. 구부러진 밭고랑처럼 진달래꽃이 만든 터널에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많다. 날씨가 맑았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비가 그친 것도 다행이다. 진달래와 철쭉은 생태적 기능이 비슷하지만 척박한 산지에서 자라는 진달래는 잎보다 꽃이 먼저 피고 철쭉은 잎과 꽃이 거의 동시에 핀다. 진달래꽃은 먹을 수 있고 철쭉꽃은 독성이 있다는 것도 다르다. 진달래군락지가 붉은 카펫을 깔아놓은 듯 능선을 이으며 곱게 펼쳐져 있다. 특히 멀리서 바라보는 진례봉은 붉은 기운이 하늘로 향하듯 진달래 꽃밭이 정상으로 이어진다. 가파른 철계단을 올라 진례봉에 서면 발 아래로 붉게 물든 산과 탁 트인 바다, 여천공단과 광양제철소가 한눈에 들어온다. 진례봉 정상 표석은 추억을 남기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다. 정상에서 가까운 비구니 암자 도솔암은 시간 때문에 들르지 못했다. 침목을 가지런히 놓아 만든 계단을 내려오면 제법 넓은 공터 봉우재다. 봉우재 앞으로 보이는 봉우리 시루봉(서래봉)에도 진달래가 가득 피어 있다. 시루봉에 올라 진례봉과 영취봉 방향의 풍경을 바라보고 다시 봉우재로 내려와 왼쪽 길로 접어들어 흥국사로 내려간다. 봉우재에서 흥국사까지 1.8km 거리에 맑은 물이 흐르는 원동천계곡이 이어진다. 이곳에 개인이 사비를 들여 만들고 있는 돌탑들이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산행을 마무리 하기 전에 아래로 맑은 물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면 흥국사를 만난다. 흥국사(興國寺)는 화엄사의 말사로 고려시대인 1195년 보조국사 지눌이 창건하였고 나라가 흥하면 절도 흥하고, 이 절이 흥하면 나라도 흥할 것이라는 말이 전해 내려오는 사찰이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때 호남 지방 의병과 승병 항쟁의 중심지로 경내에 대웅전(보물 제396호)·팔상전·원통전 등의 목조건물이 있고, 대웅전 후불탱화(보물 제578호)·흥국사 홍교(보물 제563호) 등 많은 문화재가 보존되어 있다. 중생을 고통이 없는 피안의 세계로 건네주는 배가 대웅전이라고 생각하는 법화신앙에 의해 흥국사의 대웅전을 받치고 선 돌계단에 거북, 게 등이 새겨져 있다. 대웅전 앞 석등은 장난기 가득한 거북 받침 위에 사각형 돌기둥이 놓여 있다. 사천왕문을 나서 흥국사 중수사적비와 부도 밭을 지나면 일주문이 서있다. 1639년에 축조되었고 다리의 전체길이가 40m나 되어 지금까지 알려진 홍예석교 가운데 가장 높고 길다는 무지개 모양의 돌다리 흥국사 홍교(보물 제563호)를 건너 3시 10분경 주차장에 도착해 물가에서 뒤풀이를 했다. 3시 40분 주차장을 출발한 관광버스가 왔던 길을 되짚어 순천완주고속도로 황전휴게소와 호남고속도로 벌곡휴게소에 들르며 예정시간보다 빨리 청주에 도착했다. 그래서 집으로 못가고 마음이 맞는 일행들과 어울리며 행복 찾기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