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24,576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들어가며 학교 교육의 중심은 ‘교사 주도 교육’에서 ‘학생 주도 교육’으로 이동하기 시작한 지 오래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학생 주도 교육’을 통한 학생역량강화에 대한 인식이 완전하게 자리 잡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번 7월호에서는 학생역량강화를 위한 사업 기획안 작성을 연습해보겠습니다. 학생역량강화를 위한 사업 기획안을 작성하기 이전에 자료를 살펴보고 ‘진로교육’에 대해서 논술을 먼저 작성한 후, 사업 기획안을 작성해보겠습니다. 논술과 사업 기획안 작성을 위한 문제(신문 칼럼 활용) [기고] 모든 것을 못 하는 아이는 없다 ‘영재 발굴단’이라는 TV 프로그램이 있다. 전국의 ‘영재’를 찾아 그들의 능력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영재라면 수학이나 과학, 언어 등의 학습능력이 뛰어난 아이들을 떠올리지만, 이 프로그램에서 소개되는 영재들의 뛰어남은 학습능력에만 한정돼 있지는 않다. 차종을 정확하게 알아내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고층빌딩에 열광하는 아이, 치어리딩에 푹 빠진 아이, 스마트폰과 떨어질 줄 모르는 아이도 있다. 그리고 이들을 자동차 영재, 초고층 빌딩 영재, 치어리딩 영재, 스마트폰 영재라고 소개한다. ‘똑똑’이 아닌 ‘특별’이 필요한 시대 3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 대학 진학률은 30%를 넘지 않았다. 반면 경제성장은 빨랐다. 기업은 똑똑한 인재를 필요로 했고, 이때 똑똑함의 기준이 바로 ‘학력’이었다. 하지만 사회가 달라지면서 인재상도 달라지고 있다. 대학 진학률이 70%를 넘어섰고, 대학 졸업장이 더 이상 ‘능력’을 증명하는 기준이 되지 못하는 시대가 됐다. 획일적 기준의 똑똑함이 아니라 ‘특별함’이 필요한 시대로 변하고 있다. 그래서 자신의 특별함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 성적이 뛰어난 것도 특별함이 될 수 있다. 그렇지 못해도 문제 될 것은 없다. 성적이 뛰어나도 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아이가 있을 수 있고, 성적은 좋지 않아도 소통능력이 남다른 아이도 있을 수 있다. 운동으로 대성하는 아이도 있을 수 있고, 글쓰기 실력으로 빛을 발하는 아이도 있을 수 있다. 모든 것을 다 잘하는 아이가 없는 것처럼, 모든 것을 다 못하는 아이도 없다. 모든 아이는 저마다의 ‘영재 씨앗’을 갖고 있다. 그것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은, 적당한 환경이 제공되지 않아 자라지 못하고 있거나, 천천히 자라는 씨앗이거나, 또는 이미 싹이 나서 자라고 있지만, 아이가 가진 씨앗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아서, 혹은 알아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가 맡은 학생들에게는 어떤 ‘씨앗’이 있을까? 씨앗을 찾는 학생들에게 교사는 무엇을 해 주어야 할까? 자신이 갖지 못한 씨앗을 찾느라, 이미 갖고 있는 좋은 씨앗을 썩히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해줘야 한다. 갖지 못한 씨앗을 부러워하기보다, 자신이 가진 씨앗을 사랑하고 특별하게 가꿀 줄 아는 삶을 살도록 격려해줘야 한다. 저마다의 씨앗 가꾸게 격려, 지원해야 자신의 손에 어떤 씨앗이 있는지도 충분히 살피지 못하고 어른들이 골라준 씨앗을 획일적인 방법으로 키우는 연습만 하고 자란 아이는 스스로 씨앗을 고르는 힘도, 그 씨앗을 키우는 방법도 터득하지 못한 채로 자라기 쉽다.스스로 씨앗을 고를 줄 아는 눈을 갖게 하고 싶다면? 주도적으로 자신의 영재 씨앗을 잘 키워 탐스런 열매를 맺게 하고 싶다면? 20년 후, 30년 후가 더 빛나는 삶이 되게 하고 싶다면? 부모와 교사는 아이의 손에 담긴 모든 씨앗에게, 따뜻하고 좋은 토양이 돼줘야 한다. 적당히 물을 머금고 필요한 양분도 제공하면서 기다려주고, 바라봐주고, 품어주는 따뜻한 토양이 돼주면 그 안에서 우리 아이들의 영재 씨앗이 가장 자기다운 열매를 맺게 될 것이다. 출처: 한국교육신문 2017-01-08 (http://www.hangyo.com) 위의 신문 기고문에서는 ‘표준화된 교육이 아닌 학생 맞춤형 진로교육’의 필요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진로교육의 중요성과 실천에 대한 이야기는 비단 최근에 나타난 문제 현안이 아니라 지난 몇 년 동안 꾸준히 언급되어 왔고, 이를 위한 교육청과 학교의 노력이 요구되고 있습니다.[PART VIEW] 기고문에서 제시한 내용을 해결하기 위해서 논술과 사업 기획안에 적용해보면, 다음과 같이 작성할 수 있습니다. 먼저 위의 칼럼에서 제시한 문제점 및 해결방안을 논술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사업 기획안 작성 이전에 논술부터 작성 독자분들께서도 우선 위의 칼럼 내용을 참고하셔서, 진로교육의 현재 문제점과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논술을 32줄 정도 작성해보시기 바랍니다. 아래는 논술 예시 답안입니다. ‘학생들의 행복과 밝은 미래를 꿈꾸게 하는 ‘진로교육’ 실현 방안 일류대학 졸업장이 행복을 보장해주는 시대가 저물고 있다. 학생들이 일류대학에 입학한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해질까? 그보다는 학생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에 더 큰 행복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 ○○시교육청은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초등학교 때부터 진로인식을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진로교육에 대한 효과를 잘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진로교육에 관한 문제 분석과 해결책에 대해 제시하고자 한다. 문제점은 진로교육 교육과정 · 교사 · 프로그램 · 지원체제 측면에서 분석하겠다. 첫째, 학교에서는 아직도 교과서 위주의 교육과정 운영이 만연하다. 둘째, 진로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교사의 인식이 부족하다. 셋째, 진로교육 프로그램 개발이 미흡하다. 넷째, 학교라는 공간에서만 제한적으로 진로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 분석을 바탕으로 교육전문직으로서 해결방안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진로중심의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기존에 개발된 ‘진로중심 교육과정’을 반영하여 학교 교육과정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창의적체험활동’에서의 ‘진로활동’을 학년군별 17시간 이상 이수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교과+진로’, ‘창체(진로 이외)+진로’ 등을 적극 활용하여 진로활동시간을 최대한 확보할 필요가 있다. 교육청에서는 이러한 방법에 대해서 담당부장교사 연수 · 교육과정 자료 개발 등을 통해서 활발하게 알리고, 희망하는 학교를 대상으로 컨설팅 장학을 실시해야 한다. 둘째, 진로교육과 관련한 교사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교사 중에 ‘진로교육’과 ‘직업교육’을 구분하지 못하고, 진로교육을 직업교육과 동일하게 인식하는 교사가 아직도 많다. 진로교육은 학생들의 ‘자기 이해’에서부터 시작한다는 점을 이해시킬 필요가 있다. 교육청에서는 희망 교사를 대상으로 직무연수(15H)를 개설하고, 진로교육 교원학습공동체 · 교과연구회 · 교사동아리를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 학교 교육력 제고 연구팀에서 개발한 자료를 다른 학교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일반화시켜야 한다. 이들이 연구한 자료는 온라인에 탑재하도록 한다. 셋째, 교육청에서 다양한 진로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기존에 본청 단위로 주관해서 ○○○○○○에서 실시하는 ‘진로교육 축제 운영 주간’을 교육지원청 단위로 실시하여 학교와 학생들의 참여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한다. ‘(가칭)학교로 찾아가는 진로체험 부스’를 교육청에서 계획하여 운영한다면, 학교의 업무부담을 감소시키고, 학생들의 참여율을 높여줄 것이다. 또한 진로교육에 대한 관심과 홍보 효과 역시 확대될 것이다. 넷째, 가정-마을과 함께 하는 진로교육 지원체제를 구축하도록 한다. 지금까지의 진로교육은 학교만 의지하여 실시하는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는 마을자원을 개발하여 나온 목록을 바탕으로 진로교육을 실시하여야 한다. ‘학교-마을교육공동체 더불어교실’을 더욱 확대하여 운영할 필요가 있다. 가정과 함께 학생 개별 진로교육 결과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 학부모가 참여하는 진로교육은 자녀에 대한 관심을 자연히 높일 것이다. 이제 학교는 ‘학생들이 행복한 교육’을 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운영해야 한다. 이에 대한 해답은 진로교육에 있다. 기존의 ‘한 줄 세우기’ 교육은 학생들을 절망시키고, 극단적인 경우 자살에 이르기까지 만들었다. 서울시교육청의 ‘Only One’ 교육이 실현될 수 있도록 교육청을 비롯한 학교와 교사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생 맞춤형 교육 실현이 필요하다. 더 이상 자신의 미래를 그리지 못하고, 성적 비관으로 생을 마감하는 학생이 나와서는 안 된다. 이전보다 나은 교육세상을 만들기 위해 힘을 보태는 전문직이 되겠다. 위와 같이 작성된 논술은 이제 여러분이 사업 기획안을 작성하기 위한 바탕 또는 개요가 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논술이라면, 좋은 논술로서 기능을 하지 못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위의 논술에서 진로교육 활성화를 위해 제시한 주요 논거를 살펴보겠습니다. ① 진로 중심의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 ② 진로교육과 관련한 교사역량강화, ③ 교육청에서 다양한 진로교육 프로그램 개발, ④ 가정-마을과 함께 하는 진로교육 지원체제 구축이 해당합니다. 논술 내용을 바탕으로 사업 기획안 작성 논술 내용을 바탕으로 사업 기획안을 작성하기 위해서 주요 논거를 바탕으로 어떤 내용을 강조할 것인지 미리 개요를 작성해야 합니다. 다음은 교육청 입장에서 진로교육 활성화를 위해 ‘학생중심수업’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기획안을 예시 기획안으로 작성해본 것입니다. 추진 배경 ● 학생중심 현장교육에 대해 교육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사회적 요구 ● 혁신학교 일반화 및 확산을 통한 공교육의 정상화 방안 필요 ●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갈 학생들을 위한 교육혁명의 필요성 증가 추진 근거 ● ○○○○○시 초등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 지침 ● 2020 ○○○교육청 주요 업무계획 ● 2020. 1. ○○○교육감 인터뷰 내용 추진 목적 ●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알맞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여건 형성 ● 혁신학교의 양적·질적 심화를 통한 공교육의 변화 기대 ● 경쟁보다는 협력을 지향하는 학생중심수업이 될 수 있도록 교사역량강화 추진 체계 세부 추진계획 1. 교육여건 조성 가. 꿈을 담은 교실 증설 ● (기간/대상) 2020. 3. ~ 2021. 2. / 희망학교 100학급 대상 ● (내용) 학생들의 희망 의견을 반영하여, 학생중심수업이 가능한 교실로 변경 ● (방법) 서울시 예산 및 교육청 시설 예산을 확보하여 운영함. 나. 메이커 스페이스 확대 ● (기간/대상) 2020. 3. ~ 2021. 2. / 메이커 스페이스 5곳 ● (내용) 기존의 메이커 스페이스를 보완하고, 새로운 메이커 스페이스를 개발하여 학교의 접근성을 높임. ● (방법) 교통 입지가 좋고, 학교 내의 유휴 공간이 많은 곳을 확보하여 추진함. 다. 특별실 및 학년 연구실 지속적 확보 ● (기간/대상) 2020. 3. ~ 2021. 2. / 희망학교 50교 대상 ● (내용) 학생들이 교육받는 특별실과 교사들의 수업연구 공간이 학년 연구실을 확보하여 수업의 질을 향상시킴. ● (방법) 서울시 예산 및 교육청 시설 예산을 확보하여 운영함. 2. 혁신학교 운영 심화 가. 혁신학교 운영 우수사례 공유 ● (기간/대상) 2020. 3. ~ 2020. 12. / 혁신학교 운영 우수 4개교 ● (내용) 4년 이상 혁신학교를 운영한 학교 중, 운영의 우수성을 검증받은 학교들이 다른 혁신학교 및 일반학교를 대상으로 우수사례를 공유하여, 학교운영에 참고할 수 있도록 함. ● (방법) 학교운영 컨설팅, 학교 방문, 우수학교 책자 등을 통하여 공유함. 나. 일반학교-혁신학교 간 의사소통 활성화 ● (기간/대상) 2020. 3. ~ 2020. 12. / 교육청 지구별 모임 ● (내용) 일반학교와 혁신학교 교원 사이의 의사소통을 통하여, 서로 간의 수업 문화, 조직 문화에 대한 장점에 대해서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짐. ● (방법) 카페토론, 학교 방문의 날, 수업 공개의 날을 통해서 의사소통을 활성화함. 3. 교사역량강화 가. 프로젝트 수업 등 수업 관련 직무연수 개설 ● (기간/대상) 2020. 4. ~ 2021. 2. / 교육지원청별 연수 중점 학교 ● (내용) 학생참여선택활동, 협력적 프로젝트, 서울형 토론모형 등 수업과 관련한 직무연수를 15시간 이상 과정으로 개설하여, 관심 있는 교원의 전문성을 높이도록 함. ● (방법) 수석교사, 컨설팅 지원단 교사 등을 강사로 확보하여 운영함. 나. 학생중심수업을 위한 컨설팅 지원단 운영 ● (기간/장소) 2020. 4. ~ 2021. 1. / 4개 권역별 컨설팅 지원단 ● (내용) 학생중심수업 문화조성 상황을 점검하고, 맞춤형 수업장학을 실시하여 교사들의 수업전문성을 향상시킴. ● (방법) 컨설팅 지원단이 학교에 직접 방문함. 필요한 경우, 컨설팅 지원단이 수업공개를 실시함. 다. 수업 관련 교원학습공동체 활성화 ● (기간/장소) 2020. 3. ~ 2021. 1. / 교원학습공동체 30개 ● (내용) 수업 및 평가(학생참여선택활동, 협력적 프로젝트, 과정중심평가) 등을 중점으로 학습하는 교원학습공동체를 운영하여 교육활동중심의 교직문화를 조성함. ● (방법) 교원학습공동체 교육청 계획을 통해 희망 지원을 받고, 운영 예산을 배부함 4. 홍보 및 평가 가. 홍보 ● (기간/장소) 2020. 5. ~ 2021. 2. / 온라인 및 오프라인 ● (내용) 학생중심수업 운영과 관련한 교육청과 학교의 노력을 학생·학부모·일반 시민에 홍보함. ● (방법) 리플릿·방송 및 신문 광고·SNS·홈페이지·블로그 등을 활용함. 나. 평가 ● (기간/장소) 2020. 11. ~ 2021. 1. / 교육청 평가단 ● (내용) ‘학생중심수업’을 위한 전반적인 사업에 대하여 차기년도 계획 수립을 위한 내·외부평가를 실시함. ● (방법) 교육구성원·내부 참여자·외부 평가자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실시함. 예산 운영계획 기대 효과 ●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알맞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교육여건 형성 ● 혁신학교의 양적·질적 심화를 통한 공교육의 변화 실현 ● 경쟁보다는 협력을 지향하는 학생중심수업이 될 수 있는 교사역량강화 달성 마치며 이번 7월호에서는 진로교육을 통한 학생역량강화 사업 기획안 작성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학생역량강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를 위한 교사역량강화를 먼저 실시해야 한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되겠습니다. 진로교육은 교육계에서 지난 몇 년 동안에도 큰 화두였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그 중요성에 대해 언급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따라서 진로교육과 관련하여 전문직 시험 전형에서 출제될 가능성 또한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세부 내용이나 콘텐츠는 바뀔 수 있으나 큰 방향성에 대해서는 이해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새 학기 첫날, 아이들과 만나면 늘 들려주는 시가 있다. 바로 ‘나에게 달린 일’이라는 시이다. 그중 읽을 때마다 늘 마음에 울림을 주는 ‘한 사람의 인생이 세상에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 이 모두가 나에게 달린 일이다’라는 구절을 아이들과 현실에서 실천을 통해 느끼고 확인하고 싶었다. 그래서 올해는 수업에서도 자발적인 협력활동을 강조했고, 학기 초부터 수업내용이 실천으로 이어지도록 계획하고 연습하였다. 도덕시간과 국어시간을 통합하여 실천주제를 정한 후 다양한 프로젝트 활동을 했고, 도덕과 프로젝트의 하나로 우리 주위의 작은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작은 실천’도 계획하게 되었다. 모둠별로 우리 반, 우리 학교의 문제점을 생각해 보게 하고, 그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을 하나 정해서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세웠다. 결코 거대하고 거창한 것이 아니어도 세상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이번 활동에서 체험하기를 기대하면서…. ‘그래, 작은 것이 세상을 바꾼다!’ ‘일주일의 기적’ 프로젝트 수업 1단계 _ 우리 주변의 문제 돌아보기 국어수업 중 토론과 관련된 단원과 도덕수업 중 봉사와 관련된 단원에서 우리 학교에서 변화가 필요한 문제들을 찾아보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만들었다. 먼저 메모지를 들고 모둠별로 한 시간 정도 학교 안을 다니며 문제점 찾기 시간을 가졌고, 교실로 돌아와서 각자 적어온 문제를 분류해 보았다. 학생들은 ▲마을 주변의 쓰레기 문제, ▲학교 급식실 소음문제, ▲우리 교실의 청결문제, ▲어른들의 거친 말과 태도, ▲우리 학년 다른 반 아이의 거친 말과 행동문제, ▲학교 주변 공원에서 겪는 문제 등 일상생활과 직접 관련된 많은 문제를 찾아냈다. 모둠별로 모둠에서 나온 의견을 듣고 토의를 통해 그중 모두가 중요하고 꼭 변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문제를 선택하도록 했다.[PART VIEW] 2단계 _ 변화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은? 도덕시간을 이용하여 선택한 문제의 변화를 만들기 위한 방법을 찾아보았다. 의견판 중심에 붙임쪽지로 핵심문제를 써서 붙이고, 각자 생각한 해결방법을 떠오르는 대로 적어 붙여보았다. 의견으로 나온 여러 실천방법 중에서 이야기 나누기를 통해 우리 모둠이 실천할 것을 하나 정하도록 했다. 이때 실천방법 선정 조건은 다음과 같이 안내하였다. 3단계 _ 실천계획 세우고 공유하기 계획서에 정해진 실천을 어떻게 해나갈지 구체적으로 그림을 그려보도록 했다. 우선 언제, 어떤 순서로 준비해야 하는지, 필요한 물건이나 준비물은 무엇이고, 누가 어떤 역할을 맡을지 의논하도록 했다. 계획서가 완성되면 작성한 계획서를 함께 보면서 한 사람도 역할에서 빠지는 사람이 없도록 살펴보았고, 어떤 단계로 일을 진행 시킬지가 잘 정리되지 않았으면 도움이 될 의견을 주기도 했다. 처음엔 과연 일주일 동안 실천할 수 있을지, 그리고 실천하면 정말 변화가 나타날지 확신을 갖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그러나 하루하루 시간이 흐르면서 계획한 일을 해나가는 것에 즐거워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른 학년과 관련되어 있거나, 다른 반과 함께 진행해야 하는 일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있어서 어떻게 찾아가 허락을 받는 것이 좋을지, 우리의 실천은 어떻게 알릴 수 있을지 함께 이야기하고 스스로 해보도록 격려해야 했다. 실천활동❶ _ 급식왕 프로젝트(시끄러운 급식실의 문제해결) 실천활동❷ _ 연필 쓰기 프로젝트(샤프심으로 지저분해지는 교실 바닥 해결) ‘일주일의 기적 프로젝트’ 수업지도안 1. 수업단계 ● 학습문제 인식 및 동기유발 단계 학급 모두가 함께했던 지난번 봉사활동 사진들과 봉사 후 소감을 영상으로 만들어서 함께 보고, 우리들의 실천이 주위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느끼게 하고 동기를 유발한다. ● 모범행동 제시 및 이해 단계 작년에 다른 사람들이 했던 실천 프로젝트 예시를 살펴보면서 전체 내용을 이해한다. ● 모범행동 실습 시연 단계 모둠별로 실천목표와 방법 정하기, 구체적인 역할 나누기 등으로 실천계획서를 작성하고, 각 모둠의 실천계획서를 그림으로 설명한다. ● 정리하기 단계 다른 모둠의 발표를 듣고 느낀 점 등 수업 소감을 돌아가며 이야기한다. 2. 수업단원 및 개요 ● 교과 및 대상 _ 도덕 창체 / 6학년 ○반(18명) ● 단원명 _ 도덕 : 내 힘으로 일어서서 우리 모두의 행복을 위해 창체 : 협력적 실천 프로젝트 ● 본시 주제 _ 세상을 행복하게 바꾸는 실천(2/4) ● 학습모형 _ 문제해결 학습모형 ● 성취기준 _ [6도02-03]주변 사람의 처지를 공감하여 도와주려는 실천의지를 기른다. ● 학습목표 _ 우리 주위에 도움을 주는 ‘일주일의 기적 프로젝트’ 계획을 세울 수 있다. ● 협력 프로그램 _ 브레인라이팅, 창문구조 토의, 의사결정그리드, 포토스탠딩, 돌아가며 말하기(줄줄이 발표) ● 핵심역량 _ 의사소통역량, 공동체역량 3. 교수・학습지도안 4. 과정평가 ‘일주일의 기적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아이들에게 작은 실천이 정말 큰 기적을 만든다고 입버릇처럼 말했었는데, 이번 활동을 통해 진짜로 실감하게 된 것 같다. 아이들이 실천한 활동들은 다 작고 큰 어려움도 없는 것들이었는데 실천 효과는 컸다. 특히 학교 운동장 쓰레기 줍기로 운동장 주변의 쓰레기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연필 쓰기를 통해 일주일간 교실 바닥이 정말 깨끗했다. 이번 활동을 통해 우리의 실천이 우리 주위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아이들이 몸으로 체험하게 된 것 같아 뿌듯했다. 좀 더 성공적인 활동이 되기 위한 유의점 첫째, 모둠별 실천계획서를 작성할 때가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기다려주어야 한다. 어떤 모둠은 다 같이 공감하는 문제를 골라서 실천계획을 쉽게 짤 수 있었지만, 흥미가 적은 문제를 고른 모둠도 있어서 구체적인 실천을 정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둘째, 주위의 문제를 찾는 과정이 한 번에 이루어지는 것보다 여러 번의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 그리고 실천과정에도 교사가 진행하는 순서를 정하는 데 도움을 주어야 적극적으로 활동하게 된다. 셋째, 일주일간 실천한다는 것이 기간도 짧아서 아이들에게는 부담을 주지 않았지만, 실천 기간이 짧은 만큼 효과가 눈에 보이게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었다. 이번 실천에는 다행히 눈에 보이는 변화와 효과를 볼 수 있었으나, 짧은 기간에 변화를 확인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기 때문에 처음에 어떤 실천을 정할지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 학생들의 활동 소감 수업에 활용한 협력학습 기법 1. 창문구조 토의・토론 가운데 칸에 작은 실천, 큰 기적이란 주제를 적고, 우리 주변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되는 문제들을 각자 2가지씩 붙임종이에 써서 자신의 칸에 붙인다. 모두가 적은 붙임종이 내용을 살펴보고, 가장 중요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되는 문제점을 정해 가운데 칸에 옮겨 붙인다. 2. 의사결정그리드 개인당 붙임종이를 2장씩 주고, 해결하고 싶은 문제점을 어떤 실천방법으로 바꾸어 볼지 의견을 쓰게 한다. 이때 한 장의 종이에 반드시 한 가지 의견을 쓰게 한다. 바탕종이에 X축과 Y축을 그리고, X축은 실천 가능한가를, Y축은 주위에 도움이 되는가로 정해서 붙임종이에 쓴 의견들을 평가해 붙이게 한다. 만약 실천 가능성이 크다면 X축의 오른쪽에 붙이게 되고, 주위에 큰 도움이 되는 실천이라면 Y축의 가장 위에 붙게 된다. 3. 포토스탠딩을 응용한 그림스탠딩 우리 모둠이 정한 문제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천계획 내용을 선정한 문제, 해결하기 위한 실천방법, 준비물, 실천으로 변화된 모습으로 나누어 작은 자석판에 그림으로 표현한다. 모둠계획을 발표할 때 그림을 보여주며 내용을 연결하여 이야기한다.
초등학교 교사는 각자 나름대로 장기가 하나씩은 있다. 국어·영어·수학 등 교과목 수업달인부터 영재·발명교육에 잔뼈가 굵은 교사도 있고, 전문가 뺨치는 SW 교육달인도 있다. 교직 경력 9년 차, 대학원에서 발명교육을 전공한 후 5년째 영재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필자는 요즘 메이커교육에 관심이 많다. 호기심에서 성취감으로, 메이커교육의 장점 메이커교육은 자기주도적으로 다양한 도구 및 재료를 활용해 ‘만들면서 배우는(Learning by Doing)’ 활동을 기본 바탕으로 한다. 프로젝트 위주의 작업 경험과 친구와의 소통과 협력을 통해 창의적 사고를 발전시킴으로써 다양한 문제해결방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주목받고 있는 메이커교육에서 모든 메이커는 개인적으로 관심 있는 분야와 사회적인 문제로부터 주제를 스스로 선택해 만들기 활동을 한다. 개인들이 모여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활발한 의사소통과정을 통해 서로 존중하고 협업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는 협동학습까지 가능하다. 메이커교육은 학습자의 흥미와 동기를 유발하는 단계(Thinking)에서부터 시작된다. 이 단계는 학습자 스스로 문제를 설정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브레인스토밍을 거쳐 아이디어를 모으는 과정이다. 대화하기, 재료 모으기, 역할분담하기, 목표설정하기 등이 포함된다. 아이디어를 선정한 뒤, 학습자는 이를 구체화하는 과정에 돌입한다. 직접 시제품을 만들고 다른 학습자와 서로 피드백을 거쳐 제품을 개선하고 공유하는 단계이다. 마지막으로 개선하는 단계는 결과물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다른 해결방법을 모색하는 활동으로 대화하기, 연구하기, 다른 시각으로 살펴보기, 다른 재료로 이용해보기 등이 주된 내용이다. 필자는 6학년 학생들과 함께 했던 ‘메이키 메이키(Makey Makey) 활동’을 소개하고자 한다. 6학년 2학기 ‘전기의 이용’ 단원에 활용하거나, 실과·창체시간에 편성하여 수업해 봐도 좋다. 1~2차시 수업으로 구성하기에는 내용이 많기 때문에 최소 4차시 이상으로 수업을 준비하여 동작 원리부터 파악하고, 모둠구성원이 역할을 나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효과적이다. 학생들에게 Makey Makey 활동 영상을 보여주면 매우 흥미로워 한다. 사실 매우 간단한 원리이지만, 직접 자신들이 상상해본 것을 손으로 만들어보고 작동시켜보면서 호기심은 성취감으로 바뀌고, 자연스럽게 모둠친구들과 협동하며, 다른 반 친구들과 저학년 후배들에게 체험시켜주고 싶어 할 정도로 깊게 빠져든다. 5·6학년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사라면 적극 추천하고 싶은 활동이다. 자! 그러면 본격적으로 어떻게 Makey Makey 수업을 했는지 살펴보자.[PART VIEW] Makey Makey 소개 메이키 메이키의 구성품은 옵션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메인보드, 전용 usb 통신 케이블, 악어클립, 10cm 무지개 점퍼 케이블이 있다. 이외에도 상품 구성에 따라 전도성 펜, 전도성 테이프, 도안 등이 포함되기도 하는데 만들고자 하는 것에 따라 개별적으로 준비할 수도 있다. 그러면 이것을 가지고 어떤 활동을 할 수 있을까? 일단 영상을 통해 알아보자(QR 코드참고). Makey Makey 작동원리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류를 통하게 하여 데이터를 전송하는 원리이다. Makey라는 단어는 ‘Make-Key’(키를 만들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회로판에 아두이도 프로그램이 내장되어 있어 전도성(전기가 통하는 물질)을 갖는 물체를 키보드나 마우스와 같은 입력 장치로 만들어준다. 다음 그림을 참고해 보자. Makey Makey 보드 앞면 ● 분홍색 : USB 단자로 컴퓨터를 통해 전원을 공급받음 ● 파란색 : 키보드의 W, A, S, D, F, G 키를 이용하는 핀 ● 초록색 : 마우스의 상, 하, 좌, 우 방향과 좌, 우 클릭을 이용하는 핀 ● 빨간색 : 출력핀으로 5V, RST, GND 및 확대핀(3개) 이용 가능 ● 검정색 : 접점(GND)핀, 이곳에 연결된 물체만이 키보드, 마우스 핀 이용 가능 ● 보라색 및 노란색 : 키보드, 마우스 핀의 사용 상태를 나타냄 Makey Makey 보드 뒷면 ● Up, Left, Right, Down : 키보드 방향키 ● Space : 스페이스바 ● Click : 마우스 왼쪽 클릭 ● Earth (Ground) bar : 접점(그라운드) Makey Makey 사용방법 ① 컴퓨터를 통해 전원을 입력해준 후 마우스, 키보드 핀을 전기가 통하는 것(예: 바나나)에 연결해준다. ② 그 다음 GND에 케이블을 연결하여 자신의 몸에 연결해준다. ③ 바나나에 자신의 몸 부위를 접촉시키면 해당 마우스와 키보드 핀이 컴퓨터에 입력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별도의 프로그램, 펌웨어 설치 없이 컴퓨터에 연결하면 바로 사용 가능하다. Makey Makey 수업을 위한 수업운영 계획 Makey Makey 수업지도안 ● 교과 _ 6학년 과학 ● 단원 및 차시 _ 1. 전기의 이용(9〜10/11) ● 수업모형 _ 일반 학습모형 ● 학습주제 _ Makey Makey를 이용한 작품 만들기 ● 학습목표 _ 1) Makey Makey를 이용한 작품 만들기 활동에 즐겁게 참여할 수 있다. 2) Makey Makey를 이용해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 수 있다. ● 준비물(모둠별) _ Makey Makey 키트, 테이프, 전도성 물질(젤리·과일·물 등), 전도성 테이프 등 ● 평가 1) 평가방법 : 관찰평가 2) 평가내용 : Makey Makey 특성을 살려 창의적인 작품을 만드는데 즐겁게 참여하였는가? 3) 평가기준 Makey Makey 수업을 마치며 Makey Makey 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정말 즐거워하는 수업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교사의 설명보다는 학생들의 활동시간이 더 많은 수업, 혼자서 하는 수업보다는 친구들과 함께 의견을 나누며 활동하는 수업을 할 때 학생들은 많은 흥미와 재미를 느끼며 즐겁게 수업에 참여한다. 교사가 원리만 설명해주면 나머지는 학생들이 창의적인 방법을 생각해내며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간다. 교사의 설명과 개입을 최소한으로 하고, 학생들에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방법만 알려주면 된다. 교사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자세하게 Makey Makey 도구를 통해서 표현하는 모습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매우 재미있게 참여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고 뿌듯했다. 성공적인 수업이 되기 위해 다음을 유의하면 좋겠다. ▶ Makey Makey 작품을 만들고 나면 모둠원이 돌아가면서 한 번씩 체험을 해본 후 다른 모둠원들도 돌아가며 서로 체험을 해보게 한다. Makey Makey 작품을 만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만들어 놓은 작품을 다른 친구들에게 체험하게 해주면 좋다. ▶ 작품을 만들기 전 회로를 구성하는 방법을 자유롭게 탐색하며 알아가도록 한다. Makey Makey의 원리가 어렵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이 충분히 방법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교사가 너무 많이 설명해주지 않는 것이 좋다. ▶ 우리 주변에 전도성 물질이 많이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젤리, 물, 은박지 그리고 과일과 삼겹살도 전기가 통한다. 작품을 만들기 전 구상단계에서 어떤 전도성 물질을 사용할 것인지 창의적으로 생각해보게 한다.
01 천마산 자락에 사는 H가 30년 전 옛 동료들을 초대했다. 해마다 모임이 있었지만 나는 참여를 하지 못했었다. 이번에는 꼭 좀 같이 오라는 H의 당부가 있었다. 아침에 C에게서 연락이 왔다. 자기 차로 다섯 사람이 가기로 했으니, 그 차를 이용하라고 한다. 약속 장소에 와서 차에 오르니 뒷좌석에 정말 오랜만에 보는 옛 동료들이 셋이나 앉아 있다. 나를 보고서 누군가 말한다. “세월이 그냥 지나가는 게 아니네.” 늙어 보인다는 말이다. 다른 한 여자 동료가 나를 달랜다. “박 교수, 하나도 안 변했어요. 그대로야. 세월이 거꾸로 가는가 봐요.” 나는 잠시 기분은 좋지만, 이내 이렇게 말한다. “고맙습니다. 근데 하하, 그 거짓말이 사실입니까?” 어쨌든 옛 동료들은 솔직하다. 오늘은 솔직함이 지배한다. 차가 서울 도심을 출발하면서, 우리는 30년 전 함께 일했던 시절의 추억담으로 돌아갔다. 추억담이란 자유스럽다. 그때의 그 시간 그 공간, 그 모든 관계에서 이제는 구애받을 게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늘은 솔직하기까지 하다. 차 뒷자리의 J 여사가 내 주변 사람에 관해서 묻는다. “아, 그 기획부 K 씨는 잘 있나요?” 나도 K를 본 지 오래이어서 딱히 아는 바가 없다. 그냥 잘 모르겠다고 말해 놓고 보니, 너무 건조하게 답한 것 같아서, 한 마디를 덧붙인다. “아, 그 친구, 그때 그랬잖아요. 무언가 물 흐르듯 유창하게 이야기할 때는 훅하고 빨려들었다가, 나중에 집에 와서 생각해 보면 살짝 속은 느낌이 들곤 했었는데….” 별 악의 없이 우스개처럼 말했지만, 그렇게 뱉어놓고 보니 나야말로 K에 대해서 살짝 미안해지는 마음이었다. 내가 그렇게 말하자, 모두 동감이라는 듯 호응의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맞아! 맞아! 어쩜 그렇게 딱 맞아떨어지는 표현이지요.” 나는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의 적극적 반응에 고무되어, K에 대한 말 하나를 덧붙인다. “한때 교육자료 사업을 했던 모양인데, 잘 안 됐던가 봐요.” 여기까지만 하고 말았어야 했다. 근데 뒷자리 사람들이 무언가 K에 대한 부정적 이야기를 즐기고 싶어 한다는 걸 눈치채었다고나 할까. 좌중의 화제를 내가 주도한다는 도취감 같은 것이 작용했다고나 할까. 나는 또 한 마디를 덧붙인다. “처음에는 잘 되었다는데, 믿음을 주지 못하니까 결국은 접었다지요.” 어라! K를 흠잡겠다는 생각이 아니었는데, 어쩌다 이야기가 이렇게 되어버렸지. 나는 속으로 나를 쥐어박았다. 그런데 사람들은 내 말에 크게 고무되었다는 듯이, 그동안 참고 있었다는 듯이, 말을 터놓는다. 추억담을 빙자하여 K에 대한 험담을 꺼낸다.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하다. 서로 맞장구로 화답하며 K의 허물을 들추어, 함께 즐긴다. 나는 입을 다물어 버렸다. 당사자가 없는 자리에서 험담은 권장할 일이 못 된다. 이럴 때 험담은 그걸 맨 먼저 꺼낸 자의 책임이 크다. 그런 생각이 묵직하게 내 마음자리에 차고 올라왔기 때문이다. 불가에서는 사람의 죄업(罪業)을 입으로 짓는 구업(口業), 몸으로 짓는 신업(身業), 마음으로 짓는 의업(意業) 등, 세 가지로 구분하여 말한다. 오늘 나는 구업 즉, 입으로 짓는 죄업을 쌓았다. 그뿐인가 사람들을 유혹하여 그들도 나쁜 구업을 짓게 한 죄까지 있다. 02 이 대목에서 ‘진언(眞言)’이라도 외워서 마음 안의 나쁜 기운들을 몰아내고 싶었다. ‘진언’은 불교 용어이다. 글자 뜻 그대로는, ‘참될 진(眞)’에 ‘말씀 언(言)’이니, ‘참된 말’이다. ‘참된 말씀’이니 이는 곧 ‘부처님의 말’이라는 뜻으로 통하게 되었고, 불자들은 이 진언을 외면 술법을 부릴 수 있고 귀신을 쫓아내는 신통한 법력이 생긴다는 믿음을 갖는다. 진언은 ‘주문(呪文)’과 같은 뜻의 말이 되었다. 진언이라면 불교 천수경의 첫머리에 나오는 ‘수리수리 마하 수리 수수리 사바하’를 누구나 기억할 것이다. 나는 이 진언(주문)을 초등학교 때 만화책에서 접했다. 선한 주인공이 악한 상대를 물리치려 할 때, 주문을 거는 장면이면, 어김없이 ‘수리수리 마하 수리 수수리 사바하’라가 등장했다. 발음하기도 쉽고 리듬감도 있고, 묘한 중독성도 있다. 그래서 놀이를 하거나 장난을 칠 때도 이 주문을 자주 사용하였다. 그러나 그때는 아무 뜻도 모르고 장난처럼 중얼거렸으니, 일종의 ‘무의미 철자’인 셈이었다. ‘수리’는 ‘길상존(吉祥尊, 좋은 조짐을 주실 존자)’을 뜻하고, ‘마하’는 ‘크다’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마하수리’는 ‘대길상존’이라는 뜻이 된다. ‘수수리’는 ‘지극하다’, ‘사바하’는 ‘원만한 성취’의 뜻이다. 즉,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는 ‘길상존이시여 길상존이시여, 지극한 길상존이시여 원만 성취하소서’가 된다. ‘길상존’에서의 ‘존(尊)’은 부처님을 가리키는 말이지만 ‘길상스러운 말을 하라’는 의미도 된다. 타인을 이롭게 하는 말, 아름답고 훌륭하고 멋진 말, 남이 듣기 좋은 말, 칭찬하는 말을 함으로써 나쁜 구업을 씻으라는 의미도 되는 것이다(불교신문 http://www.ibulgyo.com 2016.6.29.). 그래서 이 진언을 ‘정구업진언(淨口業眞言)’이라 한다. ‘구업(입이 지은 죄업)을 깨끗이 하는 진언’이라는 뜻이다. ‘길상스러운 말’의 핵심은 축원과 찬탄이다. 상대가 잘 되기를 축원하고, 그의 사람됨을 찬양하여 높여주는 말을 하는 것, 이것이 이 진언의 참된 의미이다. 상대를 축원하는 말이라면 모두 수리의 뜻이 된다. 예컨대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를 외면서, 상대의 건강을 축원한다면, ‘건강하세요, 건강하세요, 많이 건강하세요, 지극히 건강하세요, 그 건강이 영원하세요’라는 뜻을 빌어드린 것이 된다. 그렇게 함으로써 내가 입으로 범했던 죄업을 장하게 하는 것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드는 불자는 경전을 독송할 때, 먼저 이 정구업진언을 외운다. 경전에 담긴 참뜻을 알고, 거짓이 아닌 진정한 깨달음을 얻고, 어리석음을 넘어서 진정한 해탈을 향하기 위해서는, 먼저 입으로 지은 죄업을 씻어야 하기 때문이다. 정구업진언을 외움으로써 그 동안의 잘못된 습관, 더럽혀진 언어생활을 깨끗이 씻어 내리는 것이다. 나는 여태까지 이 진언의 뜻도 제대로 감득하지 못하고 살았으니 내 무지와 어두움(未明)도 참으로 아득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내가 쌓아 온 내 구업의 아득함도 돌아 보였다. 03 대부분의 나쁜 구업은 분노나 질투를 다스리지 못하는 데서 생긴다. 설령 그 분노가 공적인 분노라 하더라도, 증오를 선동하고, 미움을 ‘학살의 심리’로 몰고 가게 하는 것이라면, 나쁜 구업을 천지에 쌓는 일이다. 이 다스림이 쉽다면 누군들 위대한 지도자가 되지 못할까.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가상한 인간적 노력을 보여 주는 인물들이 없지 않다. 링컨이 죽고 40년 뒤 1905년경, 링컨 관련 문서들이 공개되었을 때, 그가 쓴 이상한(?) 편지들이 세상에 알려졌다. 링컨은 동료에게 화가 나면 ‘뜨거운 편지(hot letter)’라는 걸 쓰곤 했다. 자신의 분노를 솔직하게 토로한 편지였다. 다 쓴 편지는 책상 한쪽에 두고, 분노가 가라앉아, 사태를 냉정하게 볼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렸다. 링컨은 자신의 편지 하단에, ‘발송 금지 서명 금지’라고 써 놓았다. 분노를 인정하지 않을뿐더러, 전달하지 않으려는 노력이었다. 한번은 국방부 장관 스탠턴이 휘하의 장군에게 격노의 감정을 품고 있음을 링컨이 알았다. 스탠턴이 장군을 호출하려 하자, 링컨은 “그런 생각을 편지로써 질책하면 어떻겠습니까?”라고 제안했다. 스탠턴이 편지를 쓴 후 링컨에게 읽어 주었다. 링컨이 말했다. “멋진 편지입니다. 스탠턴 장관, 이제 그 편지를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어떻게 하기는요, 지금 바로 보내겠습니다.” 링컨이 말했다. “나 같으면 그냥 쓰레기통에 집어넣겠습니다.” 스탠턴은 편지 쓰는 데 이틀이나 걸렸다며, 링컨을 쳐다보았다. 링컨이 말했다.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장관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까! 기분도 훨씬 좋아졌고요. 그럼 된 게 아닐까요. 그러니 편지는 버리자는 것입니다.” 스탠턴은 잠시 투덜거렸지만 결국 편지를 쓰레기통에 버렸다(Doris K. Goodwin, Leadership: In Turbulent Times). 링컨의 ‘뜨거운 편지’는 일종의 ‘진언 효과’를 내었다 할 수 있다. 나쁜 구업 짓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 있지 않은가. 혼돈의 시대, 리더의 탄생(Leadership: In Turbulent Times)의 저자 도리스 컨스 굿윈(Doris K. Goodwin)은 이를 링컨의 남다른 리더십으로 평가하였다. 나만의 진언 하나씩은 품고 살아야겠다.
“딴다 딴다 딴딴다~ 이렇게 전주가 네 번 나오면 다섯 번째 마디에서 들어가자.” “알았어, 박자가 헷갈리니까 하영이가 시작 큐를 줘.” “그럼 이때 컵을 내려놓고 손을 올리면 되는 거지?” “맞아, 근데 그냥 올리면 밋밋하니까 웨이브를 넣어볼까.” “오, 좋은데, 다시 시작하자. 하나, 둘, 셋, 넷~.” 해거름녘 찾은 서울선사초등학교 5학년 3반 교실. 초등교사 유튜버 ‘301room’의 정예멤버가 모였다. 오늘은 이들의 최대 히트작 ‘컵타’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촬영하는 날. 요즘 인기 있는 가수 비의 깡(GGANG)이 흘러나온다. 힙합 분위기를 내려는 듯 검정색 티셔츠에 모자를 눌러쓴 4명이 컵을 탁자에 딱딱거리며 손뼉으로 리듬을 탄다. 벌써 두 시간 째, 창밖엔 이미 어둠이 내려앉았지만, 연습과 촬영이 반복된다. 한 주일의 피로가 몰려오는 금요일 저녁, 지칠 법도 한데 뭐가 그리 좋은지 연신 깔깔댄다. “자, 이제 녹화 들어간다”란 말이 떨어지자 4명이 호흡을 척척 맞춘다. 딴다 딴다 딴딴다~, 빠른 비트를 타고 경쾌하게 움직이던 컵들이 어느 순간 딱 하는 소리와 함께 멈췄다. “와~ 성공이다.” 까르르 웃음보가 또 터졌다. 서울교대 14학번 동기 ... '학교극장' 등 유튜브 화제 최근 ‘컵타’를 비롯 ‘학교극장’, ‘정글에서 살아남기’, ‘부모님께 칭찬을 드려보았다’ 등 잇달아 히트작을 내면서 주목받는 유튜브 채널 ‘301room’. 서울교대 14학번 동기들로 교직 1~2년 차 새내기 교사들이 만들었다. 박지언(서울가주초), 김효진(서울선사초), 정윤지(서울용동초), 김하영 교사 등 모두 4명이 주인공. ‘301’은 대학시절 함께 생활했던 기숙사 방 번호. 그만큼 우정은 각별하다. “교대 다닐 때 가졌던 열정이 조금씩 식어가는 것이 아쉬웠어요. 그래서 뭔가 더 즐거운 수업, 재미있는 교육, 새로운 교육적 시도를 해보고 싶었죠.” 리더를 맡고 있는 박지언 교사는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마음에 유튜브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갓 시작한 교직생활, 배울 것도 많고 해야 할 일도 많았지만 ‘301 멤버’들은 의기투합했다. 각본, 연기, 편집에 연출까지 1인 4~5역을 담당해야 했지만 힘든 줄 몰랐다. 주말도 잊었고, 밤샘작업도 일쑤였다. 무엇보다 제작비가 없었다. 십시일반 갹출했지만, 장비구입조차 못할 형편. 한 푼이라도 아껴보려 무료제작 서비스를 전전했다. 그러다 달콤한 제안에 속아 돈을 떼일 뻔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거침없이 나갔다. 2월 출범한 이래 지금까지 제작한 유튜브 편수만 70여 건. 6월 현재 조회수는 2백만 건을 넘었고 구독자만 2,050명에 이른다. 화제작 ‘학교극장’은 코로나19로 교문이 닫힌 뒤 학교에서 벌어지는 교사들의 일상을 날카롭고 재치있게 그려 호평을 받았다. 출근부터 퇴근까지 교사의 하루를 다양한 에피소드에 담았다. 카메라가 들어간 곳은 긴급돌봄교실, 아이들과 음악에 맞춰 관광버스에서 본듯한 막춤을 신나게 춘다. 마스크를 쓴 탓에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르지만, 반응이 좋자 헉헉 대면서도 “또 출까?” 호기를 부려본다. 또 다른 교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뒤편 사물함을 옮기려 하지만 꿈쩍 않는다. ‘아빠를 불러야 하나, 선배교사에게 도움을 청해야 하나’ 고민하다 결국 끙끙대며 혼자 해낸다. 방역이 교사들의 주된 업무가 된지 이미 오래. 학생들 책상을 소독제가 담긴 스프레이로 하나하나 열심히 닦는다. 그러다 장난기가 발동한 듯 “난 허리디스크 있는데…” 하더니 카메라렌즈에 스프레이를 촤악 뿌려버린다. 마스크 쓰기 교육하는 장면에선 ‘교사들이 왜 잔소리가 많은 줄 아시겠죠’라는 자막이 깔리면서 웃음을 자아낸다. 이번엔 온라인 음악 수업시간. 혼자 노래를 부르다 아무도 없는 것을 알고는 머쓱한 듯 큭큭 거린다. 코로나19에 교문은 닫혔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대한민국 교사들이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교육당국이 던지는 수많은 말의 성찬보다 훨씬 가슴에 와 닿는 한편의 동영상이다. 어버이날 특집 ‘부모님께 칭찬…’ 편 뭉클 ‘정글에서 살아남기’도 유튜브에서 인기를 모았다. 코로나19로 야외체육활동이 금지되자 실내에서 손쉽게 하는 운동을 흥미진진하게 구성한 작품. 뱃살로 고민하던 주인공이 동화 백설공주 속 마녀의 꼬임에 정글로 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벗어나기 위해 개구리와 호랑이 등 동물 포즈를 따라하며 자연스레 운동하는 내용을 코믹하게 그렸다. 어딘가 어설프면서도 깜찍한 연기, 묘하게 빠져드는 내레이션, 초등생 눈높이에 딱 맞는 개구진 동작들은 보기만 해도 즐겁다. 어버이날을 기념해 제작한 ‘부모님께 칭찬하기’는 철부지로만 여겼던 딸아이의 깊은 속내에 가슴 뭉클해진다. 주인공은 김효진 교사. 저녁밥상이 차려지자 맛있다며 엄마를 치켜세운다. 낯선 반응에 “평소에도 잘 먹으면서…”라는 말로 툭 받아넘기지만 싫지 않은 모습. 이때 지나가던 남동생이 팩폭(팩트폭격)을 던진다. “누나, 왜 그래.” 이후 화면은 모녀간 야간산책으로 이어지면서 훈훈하게 마무리된다. 그리고 엔딩 크래딧. ‘자, 이제는 영상을 본 여러분의 차례입니다’라는 자막에 잠시 먹먹해진다. 세계적 거장들의 명화를 코믹하게 재연한 ‘방구석 미술관’. 20대 교사들의 발칙한 재기가 넘쳐난다. 폴 세잔의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 편에서는 파이프 담배 대신 막대사탕을 문 장면이, 밀레의 ‘이삭 줍는 사람들’에서는 토시를 본뜬 분홍 고무장갑이 압권이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조지 로슨와 웨인 슬립’ 패러디에 출연한 정윤지 교사는 옷핀으로 치마를 말아 올려 바지를 묘사했다. 황당한 장면에 웃음을 참지 못하는 출연진들의 모습이 유튜브 동영상에 고스란히 실려 있다. 이를 기획한 정윤지 교사는 “미술관에 가지 않고도 작품을 감상하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직접 미술작품을 만들어 보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도했다”고 말했다. 작품이 공개되자 반응은 폭발적이다. ‘기발하다’, ‘미술시간에 아이들과 해봤더니 너무 재미있어하더라’, ‘디테일한 묘사가 놀랍다’, ‘수업자료로 활용하고 싶다’는 댓글들이 이어졌다. 선배교사들 도움 큰 힘 ... "교장선생님 감사합니다" 초임교사 중 일부는 임용 직후 일종의 번 아웃 현상을 겪는다. 임용시험 통과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부은 탓에 급격한 무기력증에 빠진다. 하지만 ‘301room’ 교사들에겐 먼 이야기. 이들은 왜 치열한 도전을 시작했고 멈추지 않는 것일까? 김하영 교사는 “아이들에게 배움의 즐거움을 알려주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교사가 즐거워야 아이들도 즐겁죠. 그래서 배움을 즐기는 교사, 그 즐거움을 기억하는 제자들이 찾아오는 교사가 되고 싶어요.” 친구들과 함께 만드는 유튜브는 그에게 즐거움의 원천인 셈이다. 선배교사들에게 동영상 수업자료 연수까지 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은 김효진 교사. 그는 “처음 해보는 영상편집에 스트레스도 많았지만, 지금은 질적인 수준을 걱정할 정도로 발전했다”며 “모방하고 답습하기보다 스스로 창조하고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지언 교사는 “코로나19 이후 교육현장에 요구되는 새로운 변화를 미리 체험해 보는 좋은 기회가 됐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시도를 통해 배움의 기회를 넓히는 교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자신들의 활동을 믿고 격려해준 교장선생님을 비롯 선배교사들께 감사하다고 입을 모았다. 새내기 교사들의 분투에 아낌없이 지원해준 그분들이 없었다면 엄두도 못 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생의 출발점에 선 4명의 교사. 오늘도 묵묵히 현장을 지키며 살아간다. 남들이 보기에 별다를 게 없는 평범한 삶이지만, 들여다보면 치열하게 살고 있는 그들이다. 인터뷰를 마칠 무렵, 문득 오늘 만남이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지하고, 솔직하고, 기발한, 그러면서도 교사다운 품격을 키워가는 모습에서 ‘우리 아이들 믿고 맡겨도 되겠구나’ 하는 희망을 봤다. 기특한 마음에 물었다. “지금 가장 원하는 게 뭐에요?” 속사포처럼 대답이 돌아왔다. “우리 유튜브 구독 많이 눌러 주세요.” “코로나 빨리 끝나 아이들과 맘껏 뛰어놀았으면 좋겠어요.” “가수 비랑 콜라보 하고 싶어요. 꼭이요.”
나는 87년생 초등교사입니다 (송은주 지음, 김영사 펴냄, 332쪽, 1만5000원) 10년 차 초등교사인 저자가 한 인간으로서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는 솔직한 고백을 담은 책. 새로운 세대의 아이들과 후배교사와는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 등 앞으로 30년 이상을 교사로 살아남기 위해 꼭 생각해보아야 할 고민이 담겨 있다.
학교가 학생에게 할 수 있는 최대의 징계는 퇴학이다. 퇴학은 의무교육과정인 초·중학교는 허용되지 않고 고등학교에서만 허용된다. 하지만 퇴학처분을 받은 학생이 소송을 제기하면 법원은 “학생의 신분관계를 소멸시키는 퇴학처분은 징계의 종류 중 가장 가혹한 처분으로서 학생의 학습권 및 직업선택의 가능성을 제한할 수 있는 중대한 처분이다. 따라서 객관적으로 학생 신분을 유지하게 하는 것이 교육상 필요와 학내질서 유지라는 징계목적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합리하다고 인정될 수 있을 정도로 중한 징계 사유가 있을 뿐만 아니라 학생이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행실을 고칠 가능성이 없어 다른 징계 수단으로는 징계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판시하면서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대부분 취소를 한다. 이에 학교가 학생에게 내릴 수 있는 가장 높은 징계는 현실적으로는 전학이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제17조 제1항 제8호,「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제18조 제1항 제6호에는 처분의 이름이 ‘전학’이라고 규정되어 있다. 그런데 통상적으로 학생이나 학부모는 징계로 받는 전학을 ‘강제 전학’, ‘강전’이라고 부른다. 징계 전학이 아닌 일반적인 전학은 거주지 이전을 할 때 학생 측이 관련서류(등본 등)를 제출하면서 신청하여 절차가 진행된다. 징계 전학이 도입되고 나서 초창기에는 징계 전학이 이행되는 과정에서 학생이 등본을 제출하고 서류에 서명을 해야 배정이 되고 전학이 이루어졌다. 이러다 보니 징계 전학을 거부하는 학생 측에서는 등본을 제출하지 않거나 서명을 하지 않아 전학이 집행되지 않는 사례가 발생했다. 이에 징계로 인한 전학은 강제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등본 등 별도 서류를 받지 말고 자동으로 학적을 옮기라는 교육부 지침이 나왔고, 이것을 언론에서 ‘강제 전학’이라고 표현하면서 징계 전학은 통상적으로 ‘강제 전학’으로 불리게 됐다. 1. 징계 전학의 형식적 요건 징계 전학을 할 수 있는 형식적(법적인) 요건은 학교폭력은「학교폭력 가해학생 조치별 적용 세부기준 고시」별표에 따른 누적 점수가 16점 이상이 되거나 심의위원회 과반수가 찬성하는 경우이다. 위 별표는 ①학교폭력의 심각성, ②학교폭력의 지속성, ③학교폭력의 고성의, ④가해학생의 반성 정도, ⑤화해 정도를 0점부터 4점까지 점수를 주게 되어 있다. 누적 점수는 최대 20점까지인데 16점 이상이면 전학 또는 퇴학처분이 가능하다. 또는 점수는 16점이 되지 않더라도 심의원회회가 선도 가능성 및 피해학생 보호를 고려하여 출석위원 과반수가 찬성하면 전학이 가능하다. 교육활동 침해행위(통상 ‘교권침해’라고 함)로 인한 징계 전학은 요건이 조금 복잡하다. 「교육활동 침해행위 고시」별표에 따른 누적 점수가 17점 이상이면 전학이 가능한데, 피해교원이 임신하거나 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1단계 가중하여 전학을 할 수 있다. 또한 전학은 교육활동 침해행위로 출석정지 또는 학급교체 처분을 받은 학생이 재발하는 경우에만 가능한데, 예외적으로 상해와 폭행, 성폭력 범죄의 경우에는 최초 발생한 사안이라도 전학을 할 수 있다. 2. 징계 전학의 실질적 요건 징계 전학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법에서 정한 요건 이외에 불가피한 사유가 인정되어야 한다. 불가피한 사유는 ①교육환경 변화 필요성, ② 피해학생(교원) 보호를 위해 불가피한 경우이다. 교육환경 변화 필요성은 학교가 해당 학생을 선도하기 위하여 모든 노력을 다하였으나 학생이 개전의 가능성이 없는 경우를 말한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제31조 제2항은 ‘학교의장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징계를 할 때에는 학생의 인격이 존중되는 교육적인 방법으로 하여야 하며, 그 사유의 경중에 따라 징계의 종류를 단계별로 적용하여 학생에게 개전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라는 규정이 있다. 이는 학교가 처음부터 센 징계를 하지 말고 약한 징계를 하여 개전의 기회를 주라는 의미이다. 「학교폭력예방법」이나 「교육활동보호법」에는 징계를 단계적으로 적용하라는 위와 같은 명시적인 규정은 없으나 징계는 교육적인 목적 즉, 선도를 위하여 하는 것이므로 단계적 징계는 학생징계의 대원칙이다. 따라서 학교가 학생을 선도하고 지도하기 위하여 단계적 징계를 포함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였으나, 학생 선도가 되지 않으면 그때는 징계 전학이 정당화될 수 있다. 하지만 학교가 문제학생을 지도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손쉽게 다른 학교로 보내려고 징계 전학을 한다면 이는 선도가 아닌 ‘폭탄 돌리기’이므로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취소될 수 있다. 두 번째 피해학생(교원) 보호를 위해 불가피한 경우는 학교폭력 또는 교육활동 침해의 정도가 매우 심하고, 서로 화해가 되지 않아 피해학생(피해교원)의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위해서는 가해학생의 전학이 불가피한 경우를 말한다. 이는 단순히 피해학생(피해교원)이 함께 있기 싫다거나, 화해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는 인정되기 어렵고, 침해의 정도가 매우 심해 누가 보더라도 가해자가 옮기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단순히 피해학생이나 피해교원이 원한다고 하여 경미한 수준의 학교폭력 또는 교육활동 침해행위인데 전학을 한다면 이 역시 소송이 제기됐을 때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취소될 수 있다. 3. 징계 전학 판례 가. 수원지방법원 2019구합69842 전학처분 등 취소 사실관계 ● 2019. 6. 10. 월요일 점심시간 13시경 원고와 피해학생이 학교 본관과 별관 사이 주차장에서 이야기하다가 원고가 피해학생에게 겁을 주면서 벽으로 밀쳤고 피해학생의 뺨을 때린 듯한 모습을 보임. ● 이를 보고 주변에 있던 학생들이 달려와 둘을 말렸고 학교 3층 매점 쪽 창가에 있던 학생들과 본교 교사가 이를 목격하여 두 학생을 학생인권안전부로 가게 함. ● 피해학생의 얼굴 왼쪽 구레나룻 쪽에 0.5cm 정도 긁힌 상처와 목덜미에 붉은 자국이 군데군데 부어올라 있는 것이 발견되었고 사안 조사를 하였으나 서로 장난이었을 뿐 때리거나 맞지 않았다고 끝까지 진술함. ● 하지만 CCTV 영상 확인 결과 원고가 세 차례 정도 피해학생을 때리는 장면이 포착되었고, 관련 학생 모두 지속적인 거짓말을 한 것이 드러남에 따라 학교폭력임이 인정되어 전학 조치를 내리게 됨. 판단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 중 전학처분은 이를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피해학생의 보호, 가해학생의 선도 및 교육 등의 공익 목적에 비하여 원고의 불이익이 지나치게 과도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부분 전학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① 원고는 피해학생과 초등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사이로 이 사건 당시 화를 주체하지 못한 채 우발적으로 피해학생을 때린 측면이 커 보인다. 원고가 피해학생이나 다른 학생들에게 계속적·반복적으로 학교폭력이나 괴롭힘을 가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고, 피해학생 역시 그동안 원고로부터 학교폭력을 당한 적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② 원고와 피해학생은 사건 발생 당일 서로 화해하였고, 피해학생과 그 어머니는 지금까지도 원고에 대하여 악감정이 없음을 강조하며 원고에 대한 선처를 탄원하고 있다. 이러한 피해학생과 그 어머니의 의사는 진정한 것으로 보인다. ③ 세부기준 고시 [별표]에 따라 이 사건 학교폭력의 심각성과 고의성을 ‘높음’ 또는 ‘매우 높음’으로 판정하고, 전학처분 당시의 원고의 반성 정도 역시 ‘없음’ 또는 ‘낮음’으로 판정한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학교폭력의 지속성이 인정되지 않고 당사자 사이의 화해 역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위 [별표]에 따른 원고에 대한 판정 점수 합계가 전학처분의 기준이 되는 16점 이상에 이른다고 보기 어렵다(이 사건 자치위원회는 구체적인 판정 점수 부여 내역과 그 합산 점수를 밝히지는 않았다). 또한 원고가 평소 학교폭력이나 그 밖에 비행을 저지른 적이 있는 등 선도 가능성이 낮다고 볼만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고, 원고와 피해학생이 이미 화해한 상태였다는 점에서 위[별표]의 부가적 판단요소에 따라 선도 가능성 및 피해학생의 보호를 고려하여 원고에 대한 조치를 가중할 필요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나. 서울행정법원 2017구합1803 전학처분취소 사실관계 ① A, B는 2016. 9. 20. 점심시간에 교실에서 피해학생의 어깨 부위를 주먹으로 폭행하였고, 그중 A가 피해학생을 가격하는 장면을 C가 촬영하여 D, E에게 카카오톡으로 전송하였으며, D는 그 후 다른 곳에 있는 친구 2명에게 위 동영상을 전송함. ② 원고는 2016. 9. 22. 남산과학관 학급체험활동 중 점심시간에 피해학생의 머리에 라면을 뿌리고 폭언과 욕설을 동반하여 주먹과 발로 폭행하였고, 이 상황을 C가 중계하듯 촬영하여 E에게 카카오톡으로 전송함. ③ 위 학교폭력을 행사하였다는 이유로 원고 등 5인에 대하여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개최되었고, 원고는 전학처분을 받음 판단 이 사건 처분은 이를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피해학생의 보호, 가해학생의 선도 및 교육 등 공익 목적에 비하여 원고의 불이익이 지나치게 과도하여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① 교육전문가인 학교의 장이 교육목적과 내부질서 유지를 위하여 징계조치한 것은 최대한 존중되어야 하나, 징계사유와 징계조치 사이에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적절한 균형이 요구되므로 피고의 징계조치도 그 한도에서 재량권의 한계가 있다. 피고는 피해학생과 가해학생 모두를 지도 · 교육하는 지위에 있으므로, 피해학생을 보호하여 더 이상의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할 의무가 있을 뿐 아니라 가해학생을 선도 · 교육하여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육성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와 같은 가해학생에 대해서도 인격적으로 성숙해 가는 과정에 있는 학생임을 감안하여 최대한 교육적인 방법으로 선도할 책무가 있다. ② 원고가 행한 학교폭력과 피해학생이 입은 신체적 · 정신적 피해가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으나, 당시 원고가 아직 사리분별이 미숙한 중학교 1학년 학생이었는바 원고가 교정이 불가능한 학생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피고가 적절한 방법으로 원고를 교육하고 선도해 나간다면 원고가 성숙한 인격을 갖춘 학생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③ 원고도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고, 원고의 부모도 원고를 잘 지도하겠다고 다짐하고 있으며, 피해학생의 부모도 원고가 피해학생과 친구로서 학교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있다. ④ 이 사건 처분은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 제1항이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로 규정하고 있는 9가지 조치 중 두 번째로 무거운 조치로서 의무교육과정에서는 가장 무거운 조치인데, 위 조항은 그보다 가벼운 조치로 제7호의 학급교체 등을 규정하고 있으며, 위와 같은 조치를 하더라도 가해학생인 원고를 선도하고 교육하고자 하는 「학교폭력예방법」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에 충분한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원고는 출석정지 5일의 조치를 받았고 그에 따라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 제3항 소정의 교육감이 정한 기관에서 특별교육 40시간도 이수하였다. ⑤ 학교폭력 가해학생 조치별 적용 세부기준 고시에 의한 판단 점수에 관하여 원고는 18점, A는 17점, B는 19점이었는데, 원고와 위 점수가 비슷하거나 원고보다 위 점수가 더 높은 A, B는 최초 이 사건 자치위원회에서 전학 조치를 받았다가 재심절차에서 학급교체 조치로 감경되었는바, A, B와의 조치상의 형평이 고려되어야 한다. 다. 서울행정법원 2015구합76957 전학처분취소청구의 소 사실관계 ① 원고는 A, B와 함께 2015. 7. 4. 20:45경 ○○고등학교 2층 식당 앞 파라솔에 앉아 있었고, 피해학생은 그 옆에서 줄넘기를 하고 있었다. 피해학생이 자신들 옆에서 줄넘기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긴 원고는 ‘줄넘기 잘한다’며 비꼬듯 말했고, 이에 피해학생은 원고에게 ‘왜 지랄이야. 돼지새끼’라고 욕설을 하였다. 그 후 원고가 피해학생의 팔을 붙잡자 피해학생이 팔을 뿌리치는 과정에서 서로 넘어졌고, 원고가 넘어진 피해학생의 몸 위로 올라가 주먹으로 피해학생의 얼굴을 폭행하여 피해학생에게 3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폐쇄성 비골 골절, 기타 머리 부분의 열린 상처 등을 가하였다. ② 주위에 있던 학생의 신고로 경찰이 현장에 출동하였고, 원고와 피해학생은 경찰에서 조사를 받았다. 원고 측은 피해학생 측과 합의를 시도했으나 잘 되지 않자 피해학생을 모욕・상해 등의 혐의로 고소하였다. ③ 서울동부지방검찰청은 2015. 9. 30. 피해학생이 ‘양손으로 원고를 밀어 바닥으로 넘어뜨려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좌측 슬관절부 타박상 및 열상 등을 가하였다’는 혐의사실에 대하여 증거불충분하여 혐의가 없다고 판단하였으나, “왜 지랄이야, 돼지새끼”라고 욕설하여 원고를 공연히 모욕하였다는 피의사실은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기소유예처분을 하였고, 원고가 피해학생에게 상해를 가하였다는 피의사실에 대하여 서울가정법원에 소년보호사건으로 송치하였다. ④ 이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개최되어 원고에게 전학처분이 내려졌다. 판단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처분이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피해학생의 보호, 가해학생의 선도・교육 및 피해학생과 가해학생 간의 분쟁조정을 통하여 학생의 인권을 보호하고 학생을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육성하려는 「학교폭력예방법」의 입법취지 등을 고려할 때 학교폭력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엄정한 대처가 불가피하다. ② 이 사건 학교폭력은 줄넘기를 하고 있던 피해학생에게 원고가 시비를 건 것이 발단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말싸움에 그치지 않고 폭력으로 나아갔으며, 쓰러져 있는 피해학생의 얼굴을 발로 가격하여 피해학생의 코뼈가 부러지고, 얼굴이 찢어져 흉터가 남게 되는 중한 결과를 낳았다. 그럼에도 원고와 원고의 부모는 피해자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거나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등 반성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 아니라 목격학생에게 유리한 진술을 부탁하고 피해자를 고소하는 등 현명하지 못한 비교육적 · 감정적 대처로 사태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③ 더욱이 원고는 이 사건 학교폭력 직전에도 체육관 기물을 파손하는 등 폭력적인 행동을 하였다가 선도위원회로부터 사회봉사 5일의 처분을 받아 그 처분이행이 예정된 상태였음에도 근신하지 않고 이 사건 학교폭력을 일으켰다. ④ 이 사건 학교폭력 이후에도 원고와 피해자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서로 간의 감정의 골이 깊어져 있는 상태이고, ○○고등학교의 건물구조 상 같은 학년의 교실이 한 층에 배치되어 있어 원고와 피해자를 격리하지 않을 경우 또 다른 불상사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전학 조치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징계 전학은 문제학생을 다른 학교로 보냄으로써 본교의 내부질서 유지, 면학분위기 조성, 엄격한 생활지도를 위한 손쉬운 수단이다. 하지만 해당 학생을 받는 학교는 전혀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며, 새로운 학교에서 조금이라도 문제를 일으키면 다시 전학이 반복되는 폐단을 낳는다. 징계 전학은 결국 학교 전체로 볼 때는 제로섬 게임이며 대증적 효과만 있을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따라서 학교는 학생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지고 선도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1, 징계 전학은 최후의 수단으로 불기피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징계 전학이 ‘전가의 보도’처럼 남발된다면 결국 그 피해는 학교에 돌아갈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힘들다’, ‘귀찮다’, ‘짜증난다’, ‘모르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어)’이라며 ‘리셋(다시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조차도 거부한다. 초등학생 때부터 ‘대박자(대가리 박고 자살하자)송’을 흥얼거릴 정도로 삶의 만족도는 낮다. 도대체 배고픔도 없고, 사달라는 것 다 사주고, 하고 싶은 것 맘껏 누리며 살면서 뭔 불만이 그렇게 많은지 어른들은 이해하기 힘들다. ‘나는 돈이 없어서…’, ‘나는 형제자매가 많아서…’ 양보하고 포기하며 살았는데, 요즘 아이들은 고생 없이 커서 어려움을 모른다고, 악바리 정신과 간절함이 없으니 정신력이 저렇게 약해 빠진 거라며 혀를 찬다. 하지만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외롭고, 무섭고, 불안해한다. 정신력이 약해서가 아니다. 어른 세대가 경험했던 고단함과는 질적으로 다른, 그들만의 ‘힘듦’이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보다 더 무서운 ‘중간고사 성적표’ ‘행복감’은 ‘배부름(물질적 풍요로움)’에만 있지 않다. 코로나19보다 더 무서운 것이 ‘중간고사 성적표’라며 마스크를 끼고 카페에 앉아, 전쟁 치르듯 공부하는 아이들에겐 ‘배고픔’보다 더 고통스러운 ‘정서적 결핍’ 즉, 심리적 배고픔이 존재한다. # ‘정서적 관계’에 배고픈 아이들 예나 지금이나 아이들은 학교를 다녔고, 공부를 했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유난스럽게 고단해한다. 이유가 뭘까? 너무 빨리 ‘경쟁’ 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교육 시작 평균 연령은 만 4세가 되기도 전인 평균 39.2개월이다. 말을 시작하면서부터 영어조기교육이 시작되고, 어딘가 숨어있을지 모를 ‘영재끼’를 발굴하기 위해 각종 예체능 학원을 다니며, 엄마가 가장 받고 싶은 선물 1위인 ‘전교 1등 성적표’를 가져가기 위해 쉼 없이 공부한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부모님을 만족시킬 수 없음에 좌절하며 당장이라도 포기하고 싶지만, 자신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느라 밤낮없이 일하는 부모님을 생각하면 차마 입이 안 떨어진다. 있는 힘껏 용기 내어 “힘들다,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야 할 것 같다”는 고민을 털어놓으면 “그럴수록 더 열심히 해야지 그렇게 정신머리가 약해빠져서 사회생활은 어떻게 할 거냐”, “너만 힘든 것이 아니다, 그런 생각할 시간에 공부를 더 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학교생활은 어떤지’ 보다 ‘성적’을, ‘내가 원하는 것’ 보다 ‘사회적 잣대’를, ‘힘들다는 고백’에 공감하기보다 ‘참고 버티라’는 질책과 독려를 쏟아내는 어른들 앞에서 아이들은 마음의 문을 닫는다. 그렇게 부모와의 정서적 관계, 교사와의 정서적 관계는 단절된다. 자식에게 더 좋은 것, 더 많은 것을 해주기 위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종종거리며 일하고, 부족한 것 없이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주지만, 정서적으로는 더 멀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다. # ‘꿈 고문’과 함께 무너지는 자신감 ‘자신이 뭘 잘하는지, 뭘 좋아하는지 아무리 찾아봐도 모르겠다’며 상담실에서 소리죽여 우는 아이들을 자주 만난다. 공부도 못하고, 잘하는 것도 없는 자신을 한없이 깎아내린다. 우리나라에서 공부를 포기하려면 ‘빼어나게’ 잘하는 무언가가 있어야 하는데, 야속하게도 대부분의 아이는 평범하기 짝이 없다. 열심히 노력했지만 ‘발견되지 않은 영재끼’는 아이들을 끝없이 무너뜨린다. 가뜩이나 불안하고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향해 어른들은 ‘꿈이 뭐냐’고 자꾸 묻는다. 우물쭈물 거리면 회심의 일격을 날린다. ‘아직까지 꿈도 없어서, 뭘 해 먹고 살 거냐?’고. 어른들의 ‘꿈 고문’은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아직 사회생활을 해본 적도 없고, 전문적인 기술을 배워본 적도 없으며, 다양한 경험을 해본 적도 없는 아이들을 현실의 벽 앞에서 주저앉게 한다. 청소년 시기는 시행착오를 통해 자신을 알아가는 시기이지, 완성된 자신을 발견하는 시기가 아니다. 어쩌면 아직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모르는 것이 당연할 수 있다. 자신의 미래가 두렵고, 혼란스럽고, 불안할 수밖에 없다. 그런 아이들을 향해 ‘최선을 다해 노력해보지도 않고 포기부터 한다’며 혼내면 아이들은 할 말이 없다. 그냥 답답할 뿐이다. 아이들은 스스로 다 큰 척하지만, 사실 아직 어리다. 모르는 것 투성이다. 충분한 잠재력은 있지만, 아직 능력 밖의 일이다. 그래서 어른들의 힘이 필요하다. # 사라진 정서적 쉼터, 어디 하나 마음 둘 곳이 없는 아이들 과거에는 대부분 집에 엄마가 있었다. 학교생활은 어땠는지 묻고, 혼내고, 잔소리해댔다. 친구 같지는 않았지만 ‘가족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각오가 되어있는 아빠도 있었다. ‘나’를 기억하고, ‘나의 안부’를 묻던 이웃집 아줌마와 동네 슈퍼 아저씨, 학교 앞 문방구와 분식집 등 일상생활 곳곳에 ‘의미 있는 공간’이 존재했다.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경제적 관계맺음’이 아닌, 일상생활 속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정서적 쉼터’였다. 대형마트와 프랜차이즈 전문매장이 들어찬 요즘, 아이들의 오프라인 세상은 한없이 작아졌다. 아이들이 갈 곳이라고는 기껏해야 코인노래방과 PC방, 편의점뿐. 그나마도 정서적으로 기댈 공간은 아니다. 마음 둘 곳이 사라진 아이들은 스마트폰 속에 정서적 쉼터를 마련하기 시작했다. 일상생활을 업로드하자마자 달리는 댓글에 위로받고, ‘좋아요’ 숫자와 리트윗 횟수로 존재감을 확인한다. 다양한 SNS로 친구들과 소통하며 일상의 소소함을 즐긴다. 그러니 손에서 스마트폰을 뗄 수 없다. 아이들에게서 스마트폰을 빼앗는다는 것은 ‘세상 전부’를 빼앗는다는 것과 같다. 온라인 속 관계마저도 단절되면, 마음 붙일 곳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정서적 쉼터의 상실보다 더 큰 문제는 온라인 속 세상의 관계맺음이다. 본인과 비슷한 생각을 지닌 사람들로 이루어진, 어쩌면 다양한 사람들의 모임이라기보다 자신의 복제판일 수도 있는 ‘유유상종의 집단’ 속에서 아이들은 ‘나는 맞고, 너는 틀리다’는 인지구조가 형성된다. 사고체계는 점점 협소해지고, 편협해지며, 혐오감정으로 치닫는다. 서로 다름을 이해하려 하기보다 배제한다. 친구의 상황을 공감하려 하기보다 자신의 상황을 강요한다. 공감, 이해, 배려, 나눔… 등을 머리로는 아는데, 정서적으로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감정을 제어해줄 어른다운 어른이 그 세계엔 없다. 심지어 ‘신조어’로 소통하는 그들의 언어조차도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다. 괜찮아,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 이해받지 못한다는 것은 너무나 슬프고 절망적인 일이다. ‘누군가 한 명은 자신의 마음을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상담실을 찾아왔다는 아이들의 얼굴에선 간절함이 느껴진다. 아이의 고단함을 공감해준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아이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먹고 사는 일’이 우선순위였던 어른 세대는 마음을 챙기며 살지 못했다. 성과·성공·결과물이 중요할 뿐 개인의 감정이나 욕구, 의미 따위는 ‘사치스러운’ 감정으로 여겼다. 하지만 기본적인 욕구가 부족해 본 적이 없는 요즘 아이들은 감정에 민감하고 예민하다. 마음을 알아주지 않으면 관계가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인정욕구’와 ‘동기부여’가 그 어느 세대보다 중요하다. 집도, 학교도 모두 마음 둘 곳이 없다는 아이들의 고백을 그저 철없는 어리광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자세히 들여다보려는’ 마음자세가 필요하다. # ”뭐가 힘드냐?”가 아니라 “지금도 잘하고 있다” 인정은 아이들을 계속해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결과가 아닌 과정을 인정해주는 것은 두려움을 이겨낼 용기와 극복할 수 있는 자신감을 준다. 힘들다고 말하는 아이에게 “네가 뭐가 힘드니?” 대신 “지금도 잘하고 있다”라고 말해주자. 무엇하나 확실한 것 없는 이 세상에서, 내가 하고 있는 것이 맞는 것인지 불안해하는 지금, “괜찮아.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라는 어른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는 자신이 틀리지 않았음을 인정받는 최고의 위로이다. # “넌 틀리지 않았어. 노력도 때론 배신할 수 있단다” 열심히 했지만 성과가 없을 때 우리는 힘이 빠진다. 실패 경험이 반복되면 시작하는 것조차 겁이나 쉽게 포기하게 된다. 트라우마는 삶을 뒤흔들 만큼의 큰 사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일상생활에서 반복되는 부정적 경험은 고스란히 아이들이 마음속에 엉겨 붙어 ‘스몰 트라우마’로 남는다. 자신감은 떨어지고, 무기력해지며, 현재의 삶을 불만족스럽게 한다. 생각보다 좋지 않은 결과에 실망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네가 최선을 다하지 않았으니까”라고 말하는 대신 “노력도 배신할 때가 있다”고 얘기해주자. 어른들보다 더 상심이 클 아이들의 마음을 챙겨주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그래야 지금이 노력이 ‘다음’을 준비하는 밑거름으로 사용될 수 있다. 더불어 노력하는 과정 자체를 인정해주고, 그 과정에서 무엇을 배우고 느꼈는지 깨닫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음을 알려준다면 아이들은 더 성숙해질 수 있다. 그 어떤 행동도 의미 없는 행동은 없기 때문이다. 마음을 빨리 알아채야 하는 직업임에도 가끔 벅찰 때가 많다. 그만큼 아이들의 ‘힘듦’은 아이들 숫자만큼 많고, 고단하다. 우리학교 아이들을 만나면서 ‘딸내미’에게 한 말과 행동을 반성하게 된다.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키다리 아줌마’가 되길 소망하지만, 여전히 ‘잔소리 대마왕 아줌마’인 듯싶다. 반성하고 또 반성한다.
법원이 억울한 성추행 누명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의 죽음을 순직으로 인정한 가운데 한국교총이 지난달 수업 중 사망한 기간제 교사에 대해서도 순직으로 인정해달라는 요구를 했다. 교총은 지난달 25일 인사혁신처, 공무원연금공단, 근로복지공단에 이같은 내용의 건의를 했다. 지난달 11일 서귀포의 한 초등학교에서 과학을 가르치는 故 김은희(60) 교사는 수업 도중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다음날 사망했다. 김 교사는 고혈압 등 기저질환이 있었으며 수술 중 대동맥 박리로 숨진 것으로 판명됐다. 교총은 건의서를 통해 김 교사가 3개 학년의 과학 수업을 동시에 맡아 등교·원격수업을 병행하면서 평소 업무가 과중하고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하는 것이 힘들다고 한 점을 지적했다. 이어 비 공무원의 경우에조차 공무 중 사망한 경우 순직 처리가 된 사례를 들며 공무중 사망한 김 교사의 산업재해 인정과 공무수행사망자 인정을 요청했다. 교총은 그간 코로나19 관련 교육당국의 지침이 학생 감염 방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교원의 건강 보호 대책이 부족해 교사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수업을 진행하는 어려움을 호소해왔다.
학교현장이 급격히 변하고 있다. 기존의 학교 교육을 바꿔야 한다는 시대적 바람과 미래를 대비하는 곳으로 학교현장을 주목하면서 교육의 방향, 환경 등 많은 부분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학교 교육이 온라인 기반의 환경으로 변했고, 배움의 공간도 학교에서 가정으로 확대됐다. 교육 환경도 재탄생하고 있다. 교실을 교육과 쉼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바꾸고, 기존의 서책 중심 수업에서 태블릿PC, 클라우드 등 다양한 도구를 활용한 에듀테크 기반 수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도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학교 교육이 미래 사회의 중심이 될 아이들에게 직업을 선택할 충분한 기회와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직업 탐색의 기회 제공해야 학창 시절, 필자는 ‘내가 어떤 직업을 가질지’ 치열하게 고민해 본 적이 없었다. 남들에게 지기 싫은 마음에 ‘의자왕’이라는 별명을 얻어가며 열심히 공부했고, 부모님의 권유로 교대에 입학해 대학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초·중·고등학교 때와 다르게 대학 생활은 내게 동기를 부여하지 못했다. 교과목은 너무 어려웠고, 피아노, 발레 등을 수강하면서 이 길은 내가 가야 할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원래 가고 싶었던 의대에 입학하기 위해 다시 입시 준비를 했고 안타깝게도 의대는 입학하지 못한 채 약학대학에 합격했다. 하지만 원하는 길이 아니었기에 흥미가 없었다. 우연한 기회에 소개받은 과외와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에 재미를 찾았다.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고 싶었고 점차 나아지는 학생들의 성적과 좋은 대학에 입학하는 모습을 보면서 평생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다시 교대로 돌아와 현재 초등학교에서 15년째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남들이 부러워할 학교와 학과에 입학했지만, 사실 그것만으로 직업을 정하기에는 무서움이 컸던 것 같다. 당시 약사라는 직업이 미래에도 계속 유지될 수 있는 직업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생겼다. 이런 직업에 대한 고민을 20대 초가 돼서야 하게 됐다. 초·중·고등학교 때 내가 어떤 부분에 재미와 흥미를 느꼈는지 알 기회가 있었더라면 직업과 진로를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속적인 소통·경험이 중요 4차산업 시대가 도래하면서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미래 사회를 대비하기 위해 기존의 지식 중심의 교육에서 학생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을 구성했다. 코딩 교육도 새롭게 등장했다. 언플러그드, EPL, 피지컬 컴퓨팅 등 생소한 코딩 교육이 학교현장에 도입됐고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상황에서 크리에이터, 데이터 리터러시,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개념을 교육에 접목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미래 사회를 대비해 아이들이 새로운 교육을 경험하고 그에 따른 역량을 키울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하지만 코딩, 인공지능 등도 그 핵심은 대상과 소통하는 것이다. 개정 교육과정과 미래 교육에서 강조하는 것이 협력적 문제 해결 능력이다. 동료들과 함께 소통하고 함께 무언가를 완성해 가는 경험이 미래 사회에 대비하는 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학생들이 새로운 내용으로 수업을 듣고 그 내용을 동료, 컴퓨터 또는 인공지능 등의 대상들과 소통을 통해 더 발전시켜보고 이러한 경험을 미래의 직업과 연계하여 활용해 본다면 학교 교육이 학생들에게 미래 사회를 대비하는 매우 유의미한 교육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 과정을 통해 자신이 어떠한 부분에 흥미가 있고 또한 재미를 느끼는지 알아간다면, 그리고 이러한 기회가 학교 교육에서 지속적으로 제공한다면 진정한 의미에서 미래 대비 교육이 아닐까.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장석웅 전남도교육감이 임기만료된공모교장을 지정한 학교 교장으로 임용할 수 있는‘교육감 지정학교 임용제’를 오는 9월부터 시행한다고 밝혀 교직사회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상위법 위반이기 때문이다. 전남지역 교원들에 따르면 전남도교육청은 결원 예정학교의 20% 이내에서 대상학교를 지정하고,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임용하는 ‘교육감 지정학교 임용제’를 신설해 오는 9월 1일부터 적용한다는 개정안을 최근 공문으로 하달했다. 임용대상은 올해 8월말 현임교 근무 2년 이상인 교장이나 공모교장 만료자, 9월 1일자 승진임용예정자 및 전직예정자 등으로정년 잔여기간이 3년 이상이면 된다. 또한 2021년 3월 1일 또는 9월 1일자 적용 예정으로 전보대상자 명부에서 ‘학교별’ 기준을, 그리고 전보대상 순서에서 ‘다경력자’를 각각 삭제하는 개정내용도 추가로 예고했다. 역량평가 점수도 신설해 반영비율을 50%로 설정할 방침이다. 지역 교원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처럼 큰 인사정책 전환에 대해 교육감이 제대로 의견수렴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교육감 지정학교 임용제’는 ‘교육공무원법 제29조의3’에 위반된다. 해당 법에는 “공모 교장·원장의 임기가 끝나는 경우 공모 교장·원장으로 임용될 당시 교육공무원이었던 사람은 공모 교장·원장으로 임용되기 직전의 직위로 복귀한다”고 명시됐다. 그러나 도교육청은 임기 만료된 공모 교장을 원직으로 복귀시키지 않고 다시 교장으로 임용할 수 있도록 변경하려 하기 때문이다. 위법한 내용을밀어붙이는 것은 ‘교육감 독재’나 마찬가지라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교육감 자신의 마음에 드는 사람에 대한 ‘낙하산 인사’를 손쉽게 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것이 교원 대부분의 의견이다. 전보대상자명부 작성 시‘학교별’ 기준을 삭제함에 따라 전보지원자가 자신이 어느 학교로 이동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알 수 없게 된다. 이는 누구에게나 예측 가능한 투명하고 공정한 전보점수 취득을 위한 노력보다교육감의 눈에 들어서 좋은 학교를 배정받기 위한 줄서기식 인사로 전락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이유로 교육감 마음대로 교원전보인사를 좌우하는 형태로 교원전보시스템의 퇴보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지역 교원들은 우려하고 있다. 역량평가점수 역시 ‘수업혁신노력’, ‘학교특색교육(교육지원청 평가)’, ‘민주적학교문화 조성’, ‘교내 인사관리’, ‘학교혁신’ 등 대부분 정성지표로 구성돼 결국 인기투표식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에 전남초등교장협의회가 지난달 중순 경 도교육청 인사과에 항의방문 했고, 도교육청도 의견수렴 절차가 미흡한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여전히 현장의견을 청취한 뒤 개정안 수정에 나서겠다는 의지는 보이지 않고 있다. 전남교총도 결사반대하고 있다. 인사정책의 불투명성 가중, 일체 사전예고 없는 일방적 인사제도 변경, 교육감 지정학교 임용제로 담보할 수 있는 인사의 보완사항의 당위성 부족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박갑기 전남교총 회장은 “교육감 지정학교 임용제는 공모교장의 원직복귀를 규정한 ‘교육공무원법’ 위반사항”이라며 “평가의 합리성이나 적합성이 결여된역량평가 점수제 도입도 철회돼야 마땅하다”고 개정안 철회를 촉구했다.
교육당국이 대전천동초재학생 3명의 코로나19 감염이 첫 교내 전파 사례인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육부는 1일오후 설명자료를 통해 “코로나19 교내 전파 의심사례 관련확진 학생의 감염 경로 등에 대해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현재까지 감염 경로가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고 했다. 지난달 29일 대전천동초 5학년 학생 1명이 확진된 후 1일 같은 학년학생 2명이 추가 확진되면서 ‘첫 교내 전파’ 사례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첫 확진자와 추가 확진자가 친밀한 사이인데다가 한 명은 확진자가 등교할 당시 접촉했고, 다른 한 명은 첫 확진자와 같은 체육관을 다니면서 접촉한 것으로 알려져 교내 전파 사례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질병본부의 설명이다. 다만, 아직까지 역학조사 진행 중이어서 조사 결과를 본 뒤 교내 전파 여부를 확정한다는 것이다. 현재 확진자와 같은 반인 25명, 체육관에서 함께 운동한 51명 등 나머지 접촉자 159명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은 상태다. 대전시교육청은 확진자 추가 발생에 학교 전체 구성원에 대한 검사를 보건당국에 요청했으며, 동구 34개유치원,23개 초등학교, 2개 특수학교에 대해내일부터원격수업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중학교 12곳은등교 인원을 1/3로 제한해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을 병행토록 했다. 대전시는 확진 학생이 방문한 동구 소재 학원 2곳과 개인과외교습소 2곳에 대해2주간의 휴원 명령을 내리고, 천동·효동·가오동 지역의 학원과 교습소 109곳에 대해서는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한편, 교육부는 대전의 중3확진 학생에 대해서는 “지난달 20일부터 확진 판정을 받은 29일까지 학교에 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성 인권으로 한 걸음|엄주하 지음|을유문화사 펴냄 우리나라 교육과정에서 성교육은 재량 교육이다. 지난 2018년 교육부가 집계한 실질적인 성교육 시간은 초등학교 5.17시간, 중학교 3.5시간, 고등학교 5.5시간이다. 학창 시절 동안 총 14시간에 불과하다. 최근 올바른 성 인식 교육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n번방 사건을 비롯한 성범죄가 우리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기 때문이다. 가해자의 나이가 10·20대라는 데서 그 충격은 더욱 컸다. 25년 차 보건교사인 저자는 “우리 성교육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고 말한다. 도대체 성교육이 어떻게 이뤄지기에 적지 않은 아이들이 성범죄자로 전락한 것인지 문제를 제기한다. 이제는 아이들을 성적 존재이자 성적 자기결정권이 있는 주체로 인정하는 성 인권 교육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피해자 되지 않기’ 교육보다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도모하는 ‘가해자 되지 않기’ 교육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직교사가 우리나라 성교육의 현주소를 신랄하게 짚어내고 우리나라 성 인권 교육의 방향을 제시한다.
경기 하남망월초등학교(교장 안희숙)는 6월 18일과 19일 2일에 걸쳐 6학년 245명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천연염색 수업을 진행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다양한 체험학습이 축소된 가운데 6학년 학생들은 선생들의 지도에 따라 생활 속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천연염색에 참여했다. 이번 수업을 통해 6학년 학생들은 주변에서 쉽게 보지 못하는 연지충, 오배자, 쪽 등 천연염료를 사용하고 다양한 홀치기 기법으로 창의적인 학급티를 제작하였다. 비록 거리두기로 인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친구들과 함께 학급티를 염색하며 서로 더불어 함께하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미술교과와 과학교과의 수업 재구성을 통해 실시한 천연염색 수업은 원격수업 혹은 교실에서의 실내 수업과는 또 다른 야외활동으로 진행되어 학생들은 거리를 유지한 채 활기찬 웃음꽃 피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망월초등학교 6학년 부장교사(교사 홍선정)는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 학생들이 등교하는 날은 적어졌지만 학교에 나온 날만큼은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들이 따뜻한 마음으로 교감하고 소통하며 학교라는 곳이 행복하고 더불어 함께 즐거운 곳이라는 느낌으로 받으며 안전하고 건강한 학교생활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경기 하남망월초등학교(교장 안희숙)는 4월 29일 글마루 도서관 야외 테라스에 원두막을 설치하였다. 이번에 설치한 원두막은 학생들의 쾌적한 독서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학교자체예산을 활용하여 2주간의 공사기간을 거쳐 설치되었다. 새롭게 꾸며진 원두막은 망월초 학생들의 아늑한 담소 및 독서공간이 될 예정이다. 그동안 글마루 도서관 테라스는 삭막한 콘크리트 옥상으로 난간이 낮아 학생들의 안전을 위하여통제되어 왔던 공간이었다. 이처럼 비어있던 공간에 안전 난간을 설치하고 녹색식물을 심을 수 있는 화분을 마련하여 조롱박과, 토마토, 가지, 수세미 등 교육과정과 연계한 생태교육의 공간으로 탈바꿈하도록 꾸몄다. 그리고 한 쪽에 원두막이 설치되어 학생들의 재잘거림으로 가득한 활기 넘치는 공간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모여 사용할 수 없지만, 학생들이 야외에서 자연을 느끼며 독서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는 날이 앞당겨지기를 바란다. 글마루 도서관 사서선생님(교사 문선영)은 “요즘 코로나로 인해 학생들 독서량도 많이 줄고 도서관 이용이 많이 어려워 졌는데 하루빨리 야외 원두막에서 여러 식물이 자라는 모습을 관찰하기도 하고 자유롭게 독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책에 흠뻑 빠지는 행복한 공간이 되길 바란다” 고 소감을 전했다.
수원 권선초등학교(교장 김중복)는 코로나 19로 인한 블렌디드 학습체제(등교수업과 원격수업 혼합)로 운영됨에 따라 도서관 및 독서교육의 공백을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 진행하고 있다. 지난 온라인 개학 기간에도 독서 활동 지원을 위하여 학생, 학부모, 교직원을 대상으로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 독서 행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하였다. ‘나에게 책은 ○○○이다’ 응모하기, 연체 해제 쿠폰 나눔, 저작권 퀴즈 풀기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여 학생, 학부모, 교직원이 참여하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권선초 사서교사 석○○은 4학년 한 학생이 응모한 ‘나에게 책은 이불이다. 읽으면 읽을수록 따뜻해지기 때문이다.’라는 글귀를 통해 “학교도서관을 자유롭게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도서관이 학생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기회가 되었다.” 고 말했다. 이를 계기로 학기 초 진행하던 도서관 이용 교육을 원격수업으로 진행하게 되었으며, 가정과 학교도서관이 연계하여 지속적인 독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가정 내 독서교육 활용 도움 자료를 두 번째 제작하여 배부하였다. 도움 자료에는 가정에서 책 읽기를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지, 독서 활동지 및 참고정보원을 수록하여 독서교육에 쉽게 접근하도록 구성하였다. 다양한 독서 활동 지원 활동을 통해 학생들로 하여금 코로나 19로 힘든 마음을 이불처럼 안아주는 따뜻한 학교가 되기를 소망한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원래 서울 대원·영훈국제중 학부모님들1000명이 한꺼번에 나와 시위를 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 문제로 70명 제한이라고 해서 22일부터 3주간 매일 70명씩 시위로 진행합니다.” 22일 서울 대원·영훈국제중 학부모 70명이 서울시교육청 본관 앞에서 침묵시위를 열었다. 각 학교 학부모 30명씩에 임원 등 스태프까지 70명을 꽉 채웠다. 이들은 서울시교육청의 국제중 재지정 취소 결정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이날부터 다음달 13일(주말 제외)까지 같은 장소에서 릴레이 시위를 갖기로 했다. 매일 70명씩 3주 간 진행되면 총참여인원 1000명을 넘어서게 된다. 당초 한번에 1000명 규모 집회로 기획됐으나, 생활 속 거리두기로 인해 시위방법도 제한돼 소규모 릴레이 침묵시위 형식으로 변경됐다. 시교육청이 취소를 정해놓고 이번 국제중 재지정 평가를 진행한 것 같다는 의혹에 분개한 이들이 다수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학생 학부모들이 끌어가면서 졸업생과 졸업생 학부모도 참여할 예정이다. 이들은 “시교육청은 평가대상기간 종료 한 달 앞둔 지난 2019년 12월 대원·영훈국제중에 불리하게끔 평가지표를 수정해 학교에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대원·영훈국제중은 지난 2015년 평가에서 아무 문제없이 재지정 됐고 그 당시 적용된 평가지표에 근거해 지난 5년간 학교를 열심히 운영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부산국제중과 경기 청심국제중이 재지정 통과한 것과 비교하면 형평성 문제가 있는 것에 대해, 그리고 사교육을 조장하는 귀족학교라는 비방에 대한 규탄시위”라고 덧붙였다. 집회는 매일 오전 11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된다. 다만,청문회가 있는 25일에는 종일 집회로 열린다. 앞서 대원국제중 학부모들은 20일 ‘대원국제중 재지정 취소 반대 학부모 호소문’을 발표하고 이번 시교육청 평가의 부당성에 대해 반대의 뜻을 전했다. 대원국제중 학부모들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개인의 의사와 자유와는 상관없이 국가에서 지정한 학교만 다녀야 하는 정형적인 교육을 받는 것이 공정한 세상인가”라며 “국제중은 모든 학생에게 균등하게 교육 기회를 보장하고자 서울 소재 초교 졸업생들을 100% 추첨을 통해 선발하고 있음에도 국제중이 서열화를 조장한다고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대원국제중은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영어나눔학교’ 운영, 사회통합전형 자격의 초등 5·6학년 학생들에게 코티칭 교육을 제공하고, 저소득 취약계층 가정 4~6학년 학생들에게 멘토링도 진행하는 등 더불어 살아가는 지역사회 활동도 진행해온 사실도 전달했다. 대원국제중 학부모들은 “학교가 10여 년 간 쌓아온 훌륭한 프로그램, 우수한 선생님들의 능력을 살려서 더 많은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고, 계속해서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기를 강력하게 요청한다”면서 “사춘기를 겪는 아이들이 교무실에 쉬는 시간, 점심시간마다 찾아가고 원어민 선생님들과 스스럼없이 대화하는 중학교를 폐지하지 말고 학교의 좋은 프로그램 등을 더 많은 학생들이 누릴 수 있도록 공공성을 높여가는 것은 어떤지 감히 제안해 본다”고 설명했다.
“선생님, 학교폭력이 터졌어요.” 등교수업이 시작되기 전, 어느 담임 선생님 말씀에 ‘올 것이 왔구나.’ 싶더군요. 거꾸로 매달아 놓아도 돌아가는 국방부 시계처럼 학생들이 없어도 학교폭력은 일어나는 상황. 마치 번개 같았어요. 번개가 번쩍이면 천둥소리가 들리듯, 학교폭력 사안부터 발생하고 아이들이 등교하는지도 모르겠어요. 학교폭력이 일어난 장소는 집 주변. 학교폭력이 일어난 시간도 저녁 무렵. 상대는 다른 학교 학생. 학부모님은 일단 경찰에 신고부터 하셨대요. 그래서 학교에서도 알고 계시라고 전화를 주셨다고 하시더군요. 하지만 아이가 속상해하고 부모님도 화가 나셨기 때문에 경찰 조사와는 별개로 학교에서도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 사안을 넘겨달라고 하시더군요. 매뉴얼에는 학부모의 의사가 있으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 심의를 받도록 해요. 사안을 조사하고, 학교폭력전담기구를 소집하고, 교육청에 요구하게 돼 있어요. 해당 학생이 등교하고 난 후 상담하고 확인서를 작성하고, 상대방 학교와 해당 학생의 확인서를 교환하고, 매뉴얼을 살피면서 빠진 절차가 있는지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 확인하면서 오후 시간을 보냈더니 시간은 어느덧 오후 9시. 정신없이 일 처리를 하다 보니, 초과근무도 올리지 못하고, 깜깜한 학교에서 우리 반 교실만 등대처럼 환하게 불을 켜고 있었던 것도 몰랐지요. 퇴근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어디까지가 학교 책임인 걸까?’ 학교에서 아이들끼리 다툼이 일어났었다면 책임감을 느끼고 일을 처리했을 거예요. 그런데, 저녁 무렵 학교의 책임이 아닌 시간과 장소에 벌어진 일에도 모두 책임을 지고 처리를 해야 하는 건 너무 과중한 건 아닌가 싶어요. 실제로 학교폭력으로 오는 사건 중에는 방과 후에 일어나거나 주말에 일어난 일로 학교에서 격앙된 모습을 보이시는 부모님이 많아요. 감정 소모가 적지 않지요. 학교폭력 업무를 하다 보니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도 관심을 두게 돼요. 다른 학교에서는 어떤 사건들이 벌어지는지, 어떻게 대처하는지 많이 궁금하거든요. 어떤 학교에서는 주말에 친한 친구들 가족끼리 여행을 가서 학교폭력 사건을 만들었어요. 학부모님들끼리 거실에서 이야기하는 사이 방에서 아이들끼리 싸웠고, 어른들까지 감정이 상해서 결국 학교에까지 그 일을 가지고 왔어요. 담당 교사는 다른 사람들의 가족 여행에서 생긴 싸움에까지 ‘학교폭력’이라는 이름으로 야근을 해야만 했지요.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2조(정의) 때문일까요? 해당 법률 2조 1항에 의하면 ‘학교폭력’이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ㆍ유인, 명예훼손ㆍ모욕, 공갈, 강요ㆍ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 따돌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ㆍ폭력 정보 등에 의하여 신체ㆍ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해요.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단어는 ‘학교 내외’. 학교 안이나 학교 밖이나 학생이 주체가 된다면 학교폭력이지요. 법률에 명시되어 있으므로 학교에서는 책임을 지고 모두 처리해야만 하지요. 그런데, 참 안타까워요. 학교 밖에서, 방과 후에 일어난 일도 모두 교사가 처리해야 한다는 건. 교사는 경찰도 아니고, 저녁 시간에 아이들을 책임져야 하는 사람들도 아닌데 말이지요. 부당한 건 학교폭력 법률뿐만은 아닐 거예요. 얼마 전에 무산된 초등돌봄교실 및 방과 후 교실을 법제화하려고 했던 초·중등교육법 입법 예고.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 권철승 의원은 ‘온종일 돌봄체계 운영.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했어요. 돌봄 법안인데 교육부 장관이 돌봄에 관한 계획을 종합하도록 명문화까지 해서 말이지요. 앞으로 어떤 법률이 또 다가올지 모르겠어요. 우리에게 너무 많은 짐을 지우는 법률은 우리가 먼저 나서서 저지하고 개정을 요구해야 하지 않을까요? 교사들에게 많은 짐을 지우는 법률 개정에 선생님 개개인도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교육 가족 모두가 아우성이다. 봄부터 간절히 기다려온 아이들을 맞이한 기쁨은 잠시뿐, 하루 이틀이 지나가면서 학교 구석구석에서 한탄 소리가 넘실댄다. 그렇게 간절히 기다렸던 아이들인데… 왜? 정부 대책이나 교육부 발표 어디에도 고등학교 기숙사 운영 문제에 대한 지침이나 수업하는 교사의 마스크 대책은 들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대책 부재로 혼란은 여전 담임교사들은 더하다. 등교 개학 전에는 하루 종일 ‘사랑의 콜센터’를 이어갔다. 온라인 수업에 들어오지 않은 아이들에게 하루에도 두세 번씩 연락을 시도하고 그마저 연결이 안 되면 학부모에게 연락해 독려를 부탁했다. 신입생들의 경우 예비소집 때 적어놓은 휴대전화 번호마저 바뀐 상황이면 더욱 난감한 상황이 연출됐다. 중학교는 초등학교, 고등학교는 중학교 담임교사나 같은 학교 출신 친구들을 수소문해서 문제를 해결했다. 학교현장은 온라인 강의를 할 조건이 안된 상황에서 온라인 개학을 시작했다. 쌍방향 플랫폼 중 줌(zoom)은 얼마 안 가서 해킹의 우려가 있다고 언론에 소개되면서 또 혼란을 겪었다. 등교 개학 일주일부터 시작된 자가진단검사 확인 또한 담임교사의 몫으로 부가됐다. 등교수업 시작 후 자가격리자가 나올 경우, 학생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수업을 동영상으로 찍어서 제공해야 할지도 모른다. 개교 이래 처음으로 99일 만에 등교한 새내기들의 처지는 더욱 안타깝다. 코로나19로 제대로 된 졸업식도 못하고 중·고등학교에 진급했는데, 입학식도 못했다. 지난 2월, 등교를 꿈꾸며 들뜬 마음으로 맞춰둔 겨울 교복은 입어보지도 못하고 계절이 바뀌었다. 안쓰러운 마음에 장미꽃 한 송이와 생수 한 병을 준비해 첫 학교생활을 축하하면서 사제의 정을 나눴다. 상상 못 한 일들의 연속 상상하지 않았던 일들도 벌어졌다. 온라인으로 얼굴을 접했지만, 등교 개학을 해도 마스크가 얼굴을 가려 여전히 서로 낯설기만 했다. 신입생을 맡은 담임 선생님은 아이들의 사진도 받지 못한 상황에서 마스크는 쓰고 이름과 학번을 확인했는데, 부정확한 발음 때문에 몇 번이고 묻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짝꿍 없는 교실에선 마스크 때문에 말이 어눌해져 학생들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이동할 때는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학년별로 다른 통로로 바닥에 붙여둔 안내 표시를 보고 다녀야 했다. 화장실도 소수 인원이 교대로 사용하고, 개인 물컵을 준비해 물을 마시고 있다. 2m 거리를 유지하려다 보니, 급식실 밖으로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섰다. 부랴부랴 천막 몇 동을 설치해 강렬한 햇빛을 막아주고는 있지만, 이마저도 역부족이다. 이런 와중에도 모든 일은 학교장 재량으로 결정해야 한다. 결정에 따른 결과도 학교장이 무한책임을 져야 한단다. 학교현장이 이런 상황이다 보니, 선생님들의 건강이 걱정스러울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생님들의 제자 사랑은 한결같다. 온몸으로 그 마음을 펼쳐 보이는 중이다. 교육 가족 모두에게 감사와 사랑을 보낸다.
여주시 금당초등학교(교장 김경순)는 2020년 6월5일 금요일부터 교과수업이 끝난 7교시~8교시에 학생들이 직접 만든 자율동아리 활동을 시작하였다. 코로나-19로 5월 26일까지 원격수업을 실시하면서 2020년 자율동아리를 할 수 있을까 걱정도 했지만, 5월 27일 전교생 등교수업을 실시하면서 그 주에 동아리를 조직하여 시작하였다. 2020년에 조직된 총 4개의 자율동아리는 생태, 스포츠, 미술, 댄스로 2~6학년 전교생이 참여한다. 1학년 학생들은 선배들이 하는 자율동아리를 살펴보고, 2학기 때 참가 희망을 하면 참여할 수 있다. 학생들이 만들고 싶은 동아리를 사전에 조사하고, 2020년 등교수업을 시작하면서 조율하여 만들어진 4개의 자율동아리를 소개하고자 한다. ‘생태동아리’는 2019년 6학년 선배들의 ‘마카롱’ 동아리를 이어받았다. 2019년 마카롱은 학교 안에 벼를 심고 타작하였으며, 목화를 길러 목화솜으로 마우스쿠션을 만들었다. 학교 텃밭에 다양한 채소를 심고 길러 전교생들과 함께 먹고, 가을에는 배추 농사를 하여 김장을 담그기까지 금당초등학교 잔치를 벌여준 2019년 대표적인 자율동아리였다. 2020년에는 박승훈 선생님과 함께 총 4명의 4학년 남학생들이 참여했다. 올해도 목화를 심고 늦은 모내기를 준비하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학교 논에 가서 흙을 퍼 올리며 상준이 학생은 “올해 가래떡 드시게 해줄게요.”라고 활짝 웃으며 포부를 밝혔다. ‘스포츠동아리’는 유회덕 선생님과 6학년 최선유 선생님이 함께하는 축구 및 족구 활동 중심 동아리다. 구성원이 너무 재미있다. 6학년 4명 학생과 2학년 2명 남학생들로 구성된다. 이 학생들이 활동할 수 있을까 의아했지만, 금요일에 운동장이 떠나갈 듯이 족구를 하는 모습을 보면 함께 하고 싶어진다. 사연인즉 유회덕 선생님이 축구지도사 자격증을 가진 실력자여서 선생님들과 2학년이 한팀이 되고 6학년끼리 한팀이 되어 경기를 진행하니, 6학년들은 실력이 쑥쑥 자라고 2학년 학생들은 자신감이 쑥쑥 자라는 동아리이기 때문이다. ‘미술 동아리’는 2019년에 이어 올해도 이어진 자율동아리다. 6학년 선배들이 졸업하였지만 5학년 선배들과 2019년에 동아리를 함께했던 2학년 학생들이 3학년이 되어서도 신청하였다. 올해 2학년 2명이 신청하여 총 9명으로 가장 많은 학생들이 참여한 동아리다. 이 동아리는 금당초등학교 옆에서 미술 작업실을 운영하는 박종문 선생님께서 함께 해주신다. 올해는 준비물실을 정리 정돈하여 미술실로 만들어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 이젤 앞에 앉아서 선을 긋는 학생들은 벌써부터 미술가처럼 보인다. ‘댄스동아리’는 2018년까지 금당초등학교에서 매우 활성화된 동아리였는데 2019년에 맥이 끊어진 동아리였다. 올해 4학년 4명의 여학생들이 새롭게 만들었다. 자율동아리이지만 학생들만 으로 운영할 수 없어서 어렵게 담임선생님께 지도를 부탁하여 결성된 동아리다. 다함께 꿈터에서 친구들과 함께 댄스동영상을 보면서 춤추고 싶은 것을 골라 따라하고, 익히며 우정을 나누고 있다. 금당초등학교는 매년 자율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끼리 동아리를 조직하고 꾸려나가지만 선생님들도 끊임없이 옆에서 지원해 주고 있다. 또한 학년이 다른 학생들끼리 서로의 입장에서 조율하고 배려해주고 있다. 그렇기에 선배들의 역할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금당 자율동아리는 매주 금요일마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금당의 내일을 밝혀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