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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교직, 27년째다. 그 많은 세월 교단을 지키면서 가장 큰 슬픔은 두 여학생이 스스로 삶을 마감한 사건이었다. 한 여학생은 재직한 학교에서였다. 평소 밝게 웃는 편이었지만 시험을 얼마 남기지 않고 우울증을 이기지 못해 생을 마감했다. 또 다른 슬픔은 이웃에 있는 여중생이었다. 둘 다 ‘공부와 성적’이 죽음의 원인자(原因子)였다. 초‧중‧고등 교육 전반적 변혁을 이런 죽음을 목도할 때마다 나 자신에게 묻는 한 가지는 ‘학생들이 왜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데 왜 교육을 바꾸지 않는가’였다. 학생 자살의 가장 큰 이유는 ‘가정불화’, ‘친구관계’이긴 하나 ‘성적 경쟁’과 이로 비롯되는 학생들의 ‘학업 부담’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음을 부인하기 힘들다. 과연 부정적 교육 프레임을 변화시킬 수 없는가. 초중등 교육에서 성적 순위보다는 ‘핀란드형 평가’ 제도 도입이 어떨까. 현재 우리의 중·고교 평가는 중간, 기말고사로 나눠져 있는데 대부분 평가 결과는 순위가 매겨지고 이는 공개되기 마련이다. 교사나 학부모는 학생들을 성적프레임에 가두고 선입견을 둔다. 일절 다른 특기나 재능이 묻혀버리는 학교 토양이다. 때문에 음악이나 미술, 체육 교과를 아무리 잘 한들 부수적인 재능으로 치부돼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현실이다. 후자의 여학생이 남긴 유언이 이를 방증한다. “공부, 공부만 강조하는 학교가 싫다. 문학도 하고 싶고 시도 쓰고 싶은데…”. 이런 아이들을 ‘변두리 학생’ 즉 잉여학생처럼 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무리 재능이 난들 피카소 같은 세계적 미술가가 나올 수 있을까? 서열을 위한 시험이 아니라 학생들의 성취를 알아보는 정도로 비공개되고 아이들의 재능을 키워주는 방향으로 개선되는 것이 ‘교육적’이다. 대입제도 역시 손봐야 한다. 재능에 따라 자유로이 특성에 맞는 대학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하며, 대학 입학 후 공부 하지 않으면 졸업이 어려운 대학 구조로 개혁하면 좋은 것이다. 과거 정권에서 실패한 경우이지만 공부하는 대학으로 만들기 위한 자구책임을 전제하고자 한다. 초·중·고교의 ‘특성화 프레임 변혁’도 필요하다. 과거에는 일반고가 대부분이었지만 자사고, 자공고, 외국어고, 과학고 등으로 고교가 서열화 돼 일반고는 ‘열등재’가 됐다. 과거의 고교입시와 다름없는 상황이다. 특성화고, 외국어고는 동일계 진학을 원칙으로 해야 하며 특히 과학고는 순수과학계열로만 진학이 가능하도록 개선해 순수과학을 발전시켜야 한다. 특목고가 ‘의대 직통로’가 되는 문제점을 해소해 원래의 취지를 살리도록 해야 한다. 초정권적 교육개혁위원회 필요 제도적 개혁은 정권 차원에서 해결될 사안이 아닐 것이고, 정권의 입맛에 따라 이념적 스펙트럼을 달리할 수 있기에 ‘초 정권적 차원의 교육개혁위원회’ 구성이 필요하다. 핀란드처럼 정부 차원에서 사회대타협 기구를 대통령 산하에 두어 장기적 로드맵을 구상해볼 수 있다. 매년 PISA의 발표로 보자면 학업은 최상위이지만 더불어 살아가는 능력과 개개인의 행복지수가 꼴찌인 현실에서 아이들에게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주는 일은 우리의 미래를 여는 열쇠이기도 하다. 학생들이 더불어 공부하고 자신의 미래를 가꿔나가는 그런 학교, 가고 싶어 하는 행복한 학교를 우리 기성세대가 열어가야 한다. 절대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지난 2월 어느 날 아침, 학교 복도에서 마주친 한 2학년 아이가 존경한다는 말과 함께 공손히 인사를 하며 다가왔다. “교장선생님, 할 말이 있는데요”하면서 주변을 살피기에 아이 가까이 귀를 댔다. 아이가 말하길 “교장선생님이 담임선생님을 정하는 거라고 들었는데 내년에도 지금 우리 선생님을 꼭 담임되게 해주세요. 꼭요”라고 하는 것 아닌가. 그래서 그건 여러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눠보고 결정하는 것이지 내 맘대로 하는 건 아니라고 알려줬다. 그래도 그 아이는 거듭 부탁을 했다. 다음 날 아침, 빙판길을 달리는 통학버스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던 또 다른 2학년 아이가 나를 발견하더니 색종이 봉투를 건넸다. 그 아이는 전날 복도에서 만난 아이와 같은 반이었고, 건네준 편지에는 역시나 같은 부탁이 담겼다. 또 다시 행복한 고민이 시작되면서 해당 2학년 담임선생님의 감동적인 모습들이 스쳐지나갔다. 학부모 공개 수업 날, 학부모들에게 내 반 아이들의 생생한 모습을 전해주고자 새벽 2시까지 작업했다는 동영상 자료, 5명의 다문화 학생들을 위해 전날 퇴근해서 시장을 돌며 준비한 재료로 아이들과 월남쌈을 만들던 모습, 베트남에서 온 학부모를 위해 학교생활 안내서를 인터넷 번역기로 번역해주던 정성 등. 항상 웃는 얼굴로 친자식처럼 대해주는 담임선생님의 큰 사랑을 아이들이 온 몸과 마음으로 느낀 것이다. 2학년 학부모가 가져온 귤을 전교생에게 베풀 줄 아는 아이들의 마음은 바로 감동의 선생님이 일 년 동안 심어준 결과일 것이다. 20명 아이들의 마음을 섬세하게 읽어주고, 한 아이, 한 아이 눈을 맞춰가며 이끌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교장 또한 뿌듯하고 행복했다. 운동장, 복도, 화장실, 그 어느 곳에서 만나도 웃음꽃이 피어나는 아이들을 보면서 문득, ‘교육은 사랑이다’라는 어느 책 속의 한 구절이 떠오르는 순간이다. ‘그나저나 저 아이들의 부탁을 어찌해야 하나.’ 행복한 고민을 안겨준 아이들 덕분에 꽃샘추위도 잊고 지나갔다.
수학여행(修學旅行)의 사전적 의미는 ‘학생들이 실제 경험을 통해 지식을 넓히기 위한 학습 활동의 하나로 교사의 인솔 아래 실시하는 여행’이라고 돼 있다. 예전의 수학여행은 학교에서 정한 일정표에 따라 학년 단위로 움직이는 관람 중심의 여행으로, 이 같은 수학여행 본래 취지를 기대할 수 없었다. 더욱이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가족여행이 많아졌고 일부 학교에서는 경비를 들이더라도 외국으로 수학여행을 보내는 경우도 생겼다. 이 같이 수학여행에 대한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에서 단양고가 동아리별로 실시하는 소규모 체험학습은 좋은 경험이 됐다. 지금까지 학교에서 이뤄진 네 차례의 체험학습을 경험한 고교생 학부모로서 체험학습은 실보다는 득이 많다고 생각한다. 단양고 동아리 수학여행의 특징은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에 따라 활동하는 자율적인 동아리활동의 연장선에서 이뤄진다는 점, 그리고 동아리 학생들 스스로가 계획하고 실행하는 체험학습으로 모두가 즐거워하고 자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비슷한 진로를 생각하는 학생들끼리 자신들의 진로에 대해 탐색하고 체험하며 수학여행 본래의 취지를 살릴 수 있고, 아이들도 무척 좋아하는 만족도 높은 행사가 되고 있다. 아이들이 자신의 소질에 맞는 진로를 제대로 선택하기 위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행·재정적 지원도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선진국의 소규모 체험활동을 참고해 학생 체험활동에 필요한 인솔자 사전 교육도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 차량비 등으로 인한 고비용 부담에 대해 비용절감 방안을 마련해줘야 하고, 학생들이 비용 부담 때문에 참여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비용절감과 학생 지원 방안이 함께 모색돼야 한다. 앞으로 학교에서 이뤄지는 체험활동이 안전은 물론 수학여행 본래의 의미를 실현할 수 있도록 학교와 정부의 관심과 노력을 기대한다.
잡무, ‘교육전문직’ 칭호 등 교사 전문성 해치는 주범 그럼에도 결국 떠오르는 건 ‘내가 변해야 세상도 변해’ 최근 새 학년을 맞아 몸단장을 하러 미용실에 들렀다가 옆 자리에서 여성 둘이 나누는 말을 듣게 됐다. ‘이번에는 젊은 남자 선생님이 우리 애 담임이 되면 좋겠어.’ ‘나는 남자까지는 바라지도 않아. 여자라도 나이든 사람만 아니면 좋겠어.’ 나는 그 사람들에게 왜 그런지 묻고 싶었다. 그렇지만 꾹 참고 내 자신을 돌아봤다. 나이가 들었다고 권위적이지는 않았는지. 새로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는지. 머리카락이 중요한 게 아니라, 머리카락 밑에 있는 뇌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더 주목해야 하는 건 아닌지 등. 그리고 교사의 전문성에 대해 생각했다. 아무리 내가 초등교육 전문가라고 생각해도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여기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에 서글펐다. 고은 선생의 시집 '순간의 꽃'에 이런 시구가 있다. ‘내려갈 때 보았네/올라갈 때 보지 못한/그 꽃.’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을 내려오는 경력 교사는 볼 수 있음을 그 학부모들은 알지 못한다. 삶이 무엇인지,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 무엇에 복종하고 무엇에 분노해야 하는지, 그리고 이 세상의 아이들이 얼마나 소중한 지. 나이 오십 줄이 돼서야 알 것 같은데. 교사 자신이 아무리 전문가로 자처하고 경력이 중요하다고 해도 주변에서 그렇게 여기지 않는 이유를 생각해봤다. 우선 교사가 하는 일이 참 많다. 교과 수업뿐만 아니라, 생활지도, 급식지도, 청소지도, 교통안전지도, 진로지도, 아침자습지도, 돌봄교실, 아동 간식지도. 뭐든 ‘지도’라는 말만 붙이면 교사의 업무에 포함된다. 모두 중요한 지도다. 또 통일교육, 녹색성장 교육, 학부모 평생 교육, 소방 교육, 방과후 교육. ‘교육’이라는 말만 붙이면 이것들도 모두 교사의 업무다. 그리고 대체로 그 업무들은 늘 새롭다. 해마다 바뀌고, 근무학교가 바뀔 때마다 또 새롭게 주어진다. 그럴 때마다 경력은 무시되고 새내기 교사처럼 배워야 한다. 교사의 전문성을 저해하는 다른 이유는 ‘실적’ 위주의 교육행정이다. 언제부턴가 모든 교육 활동은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있어야 한다. 평가 때문이다. 통일교육을 했으면 통일문예행사 결과물을 교육청에 보고하고, 독서교육을 했으면 독후활동 결과물이 있어야 하고, 연구학교나 시범학교를 운영하면 보고서에 활동하는 사진과 학습지가 첨부돼야 하고. 결과 보고서를 잘 쓰면 상도 준다. 심지어 어떤 학교에서는 교사 연수 동아리 활동(동호회 활동)도 사진을 찍어 보고서를 작성해 결재를 받는다. 그래서 극장 앞에서 교사들은 어깨를 반 쯤 포개는 포즈로 사진을 찍는다. 그 영화를 보았다는 결과보고서를 쓰기 위해서 말이다. 우리의 현실은 이렇게 비루하다. 교사의 전문성을 떨어뜨리는 또 하나는, 장학사가 되기 위해 거쳐야하는 ‘교육전문직 시험’이란 단어다. 전문직 시험에 통과하지 않은 사람은 전문직이 아니라는 말인가. ‘교육전문직 시험’이라는 용어를 수정하거나 정리해야 한다. ‘장학전문 시험’ 또는 ‘장학사 시험’이라고 하면 좋을 듯도 하다. 그럼에도 이런 생각에 빠져있는 중 문득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걱정하지(불평하지) 말고, 내가 남을 몰라보는 것을 걱정하라’는 논어의 구절이 눈에 들어오는 건 왜일까. 결국 내가 변하지 않으면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아무리 교사의 전문성을 외쳐도 교사의 전문성을 채워야 하는 것은 나 자신이란 것을 다시 되새긴다.
오늘 아침은 비가 올 것 같다. 봄비가 많이 오면 좋겠다. 먼지도 씻어내고 건조주의보도 사라지게 하고 새 생명이 잘 자라게 하면 참 좋겠다. 비가 오지도 않고 마음만 우울하게 만드는 구름은 싫다. 어제 토요일은 즐거운 시간이었다. 오랜만에 부천에 있는 산을 찾았다. 산에는 봄을 알리는 봄꽃이 싹을 피우기 시작했다. 화사한 봄꽃이 필 것 같았다. 일찍 핀 꽃은 산을 찾는 등산객들의 마음을 기쁘게 한다. 봄의 꽃과 같이 학생들을 기쁘게 하는 선생님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오랜만에 산을 오르니 힘이 들었다. 어떤 분은 중간쯤 오르다가 다시 내려오고 있었다. 칠순이 되어보이는 노부부가 열심히 등산을 하시면서 그냥 내려가면 등산하지 않는 것인데,라고 말씀하셨다. 복장을 보아도 등산을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마음자세가 안 되어 있었다.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은 등산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은 힘든 일이다. 쉬운 일이 아니다. 땀을 흘려야 한다. 힘을 내어야 한다. 길도 평탄하지 않다. 높은 길이다. 험한 길이다. 걷기가 편하지 않다. 그래서 목적지를 향해서 오르고 또 오른다. 선생님들은 참된 인간, 능력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한다. 힘들고 어려워도 열심히 한다. 불편해도 열심히 한다. 위험해도 포기하지 않는다. 등산하는 이는 준비가 철저하다. 배낭을 메고 간다. 물과 음식을 가지고 간다. 적당한 곳에서 쉼을 얻는다. 물을 마신다. 즐거움을 느낀다. 준비가 없으면 더 피곤하다. 마실 물이 없어 힘들다. 남의 물이 그리워진다. 준비없는 선생님은 힘들고 짜증난다. 준비가 잘 되어 있으면 적당히 쉴 수도 있고 필요한 것 공급도 받을 수 있다. 등산 자체가 즐겁다. 교육이 즐겁지 않은 선생님은 준비가 잘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중도에 포기하는 아줌마는 등산객들로부터 칭찬을 받지 못하고 듣기 싫은 소리를 듣게 된다. 교육하는 선생님은 포기하지 않는다.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는다. 피곤해도 포기하지 않는다. 끝까지 간다. 이루어질 때까지 한다. 이런 선생님은 지혜로운 선생님이다. 등산하는 이는 나무와 더불어 친하게 된다. 산에는 나무가 많다. 소나무를 비롯하여 이름 모를 나무들이 너무 많다. 이런 나무들과 친하게 되어 마음을 열게 된다. 곧게 자란 소나무를 보니 절로 걸음이 멈추어진다. 100년은 넘게 자란 나무 같았다. 모두가 너무 곧게 잘 자랐다. 이런 소나무를 보면서 우리 선생님들은 소나무와 같이 학생들을 곧고 바르게 잘 자라도록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나라를 살리고 세계를 이끌어갈 소나무 같은 인재들이 많이 배출되어 우리나라가 세계를 리더하는 강대국, 선진국이 되면 좋겠다. 이런 인재를 잘 길러내기 위해 중심에 서있고 교단에 서있는 이가 바로 우리 선생님이다. 선생님의 사명은 막중하다. 선생님은 참 중요한 자리에 있다. 선생님을 존경하는 이유가 소나무와 같은 인재를 길러내기 때문이다. 선생님을 무시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나라를 살리는 중심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얌전하다고, 착하다고, 순하다고 선생님을 무시해서는 안 되고 푸대접해서도 안 된다. 선생님에게는 빛과 같은 순수한 꿈이 있다. 꿈이 있기에 삶이 활발하다. 교직생활이 즐겁다. 빛을 잃은 식물은, 빛을 얻지 못하는 나무는 시들고 만다. 죽고 만다. 식물에게는 빛이 생명이다. 선생님에게 꿈이 생명이다. 학생들을 키우는 꿈, 학생들을 지도자로 키우는 꿈, 나라를 바르게 이끄는 꿈이 있기에 삶이 재미가 있다. 교직은 아무나 못한다. 자격증이 있는 자만이 할 수 있다. 의사가 자격증 없이 할 수 없는 것과 같이 교사는 자격증 없으면 못한다. 전문가만이 한다. 전문가는 사람을 살리는 일이다. 학생들을 살리는 일, 학교를 살리는 일, 나나를 살리는 일을 선생님이 한다.
일반적으로 한국인의 행복지수는 높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의 이미 국민소득이 2만 달러가 넘어섰고 올림픽과 월드컵을 개최하였다. 경제, 사회, 문화, 체육 등 대부분의 분양에서 세계 10대 강국을 구가하고 있는 강소국이다. 아시아의 변방에서 세계의 중심 국가로 우뚝 서 있는 국가이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최근 미국의 여론조사기관인 갤럽이 유엔 ‘세계 행복의 날’인 지난 3월 20일을 기해 조사한 결과, 한국인의 행복지수는 심각하게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조사 발표에서 한국인의 행복지수는 조사 대상 143개국 중 118위로 최하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중동의 팔레스타인, 아프리카의 가봉과 같은 최빈국 수준으로 참담한 결과이다. 세계의 중심국가와는 영 거리가 먼 지표인 것이다. 세부적으로 한국인이 느끼는 행복감은 100점 만점에 59점이며, 지난해 94위에서 24계단이나 떨어진 참담한 결과다. 중동의 팔레스타인, 아프리카 가봉, 아르메니아와 같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종파 갈등으로 분쟁 중인 예멘과 심각한 정국 불안을 겪는 이라크보다 낮은 수준이다. 중국과 일본은 각각 75점과 66점으로 한국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번 미국 갤럽 조사의 세계 평균점수는 71점으로 나타났으며, 가장 행복한 나라는 89점을 받은 파라과이가 차지했다. 콜롬비아, 에콰도르, 과테말라 등이 뒤를 이어 중남미 국가들이 상위권을 모두 휩쓸었다. 반대로 행복감이 가장 낮은 국가는 47점을 기록한 아프리카 수단이었다. 이번 갤럽 조사의 설문은 많이 웃었는가, 피로를 풀었는가, 온종일 존중받았는가, 하루를 즐겁게 보냈는가, 흥미로운 것을 했는가 등 일상의 행복도를 묻는 내용이었다. 일반적인 복지와 생활 수준 내지 직무 만족도와는 좀 거리가 있는 설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한국인들이 생활에서 ‘행복하지 않다’고 인식하는 비율이 상당히 높다는 점이다. ‘웃는 것이 행복한 것인가?’라는 비판이 있겠지만, 항상 무언가에 쪼들리고 부담에 휩싸여 생활한다면 웃음이 나올 리 없고 이는 행복과는 거리가 멀게 된다는 점은 자명한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국정 기조로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 평화통일 기반 국축 등 네 꼭지를 제시하고 나라 살림을 하고 있다. 교육의 방향은 국민행복교육이다. 하지만, 유감스럽지만, 교육에 대한 정부의 노력에 비해서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 같다. 국민행복교육의 바탕은 교육의 주체인 교원들이 우선 행복해야 한다. 교원들이 행복한 가운데 보람을 갖고 가르치는 교육이 국민행복교육의 시발점이다. 요즘 배움 중심 교육이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가르침이 없는 배움 중심 교육은 공허한 것이다. 우리는 ‘자기 주도적 학습’, ‘학생 중심 교육과 학습’을 아무렇게나 이야기하지만, 그 중심에는 교육의 주체인 교원들이 오롯이 역할을 다할 때 좋은 ‘자기 주도적 학습’, ‘학생 중심 교육과 학습’이 이뤄진다는 점은 명약관화한 것이다. 이러한 점을 전제하면 국민행복교육이 정상화되고, 국민행복지수가 높아지려면 반드시 교원들이 보람과 행복을 느끼고 교육에 전념토록 여건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의 여러 가지 여건은 이에 충족치 못한 것이 사실이다. 역대 정권에서도 방향을 잘 잡지 못한 것이 답습되고 있다. 교육개혁도 그 주체가 교원이 되어야 하는데, 교원을 대상으로 폄훼하고 있다는 점을 반성해야 한다. 이제 박근혜 정부도 3년차에 접어들었다. 국정기조를 비롯하여 국민행복교육을 더욱 내실 있게 추진해야 할 시기이다. 정말로 교원들이 노후 걱정 없이 마음 놓고 교단에서 참 스승으로 사도를 실천할 수 있도록 행복교육의 터전을 이 땅에 마련해 줘야 한다. 교원들이 보람과 긍지, 그리고 행복한 가운데서 열정으로 가르칠 수 있도록 에듀토피아(edutopia)와 파라다이스(paradise)를 마련해 줘야 할 것이다. 누가 뭐래도 교원, 교육, 학생, 학부모, 국민들이 행복하려면 교원들이 행복한 가운데 교육을 이끌어가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때때로 '돈이 없어도 행복하다' 라는 느낌의 말을 들었을 것이다. 그야말로 얌전한 도덕 선생님이 가르쳐준 교육이다. 과연 그럴까? 사람은 늘 돈이 없어도 걱정이고, 반대로 돈이 너무 많아도 신경쓸 것이 많다. 비록 돈이 행복을 결정지을 수는 없다고 믿지만, 우리에게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말은 조금은 진부하게 들리는 것 같다. 그냥 필요할 때 쓰고, 먹고, 결혼을 할 때면 집도 장만해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런 기본 삶의 질조차 이뤄지지 못한다면, 행복보다도 한숨이 먼저 나올 것이다. 문제는 우리의 학교 시스템이 아이들을 피고용인, 즉 조직의 직원이 되도록 집중하여 교육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교사와 학부모들이 “학교에 다녀야 자신에게 좋은 직업, 고임금 일자리를 잡을 수 있다.”라고 계속해서 말하는 것이다. 혹시 “학교에 가서 좋은 직업,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하는 법을 배우라.”라고 말하는 교사나 학부모를 본 적이 있는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사업가에게 필요한 일련의 기술과 피고용인에게 필요한 기술 사이에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 대부분의 학교는 사업가가 되는 데 필요한 기술을 가르치지 않는다. 이보다 어떻게 좋은 회사에 입사할 것인가에만 관심이 집중돼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과거에는 입시전쟁을 치르고 나면 대학에서 잠시 숨 돌릴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입시 전쟁이 끝나는 순간 취업 준비에 매진해도 취업이 어렵다. 유명대학 졸업해도 백수가 되는 시대이다. 게다가 오늘날 고등 교육을 받은 수많은 학생들이 학자금 융자라는 부채를 떠안은 채 교문을 나선다. 그런데 취업난의 연속이다. 학자금 융자는 모든 부채 가운데 최악의 빚이라 할 수 있다. 결코 탕감이나 면제를 허용치 않는 빚이기 때문이다. 주택 융자금이나 신용카드 부채와 같은 유형의 빚은 채무자가 파산을 신청하면 변제 능력을 넘어서는 부분은 모두 지워진다. 하지만 학자금 융자는 그렇지 않다. 평생을 따라다닌다는 얘기다. 심지어 채무자가 사망해도 부모가 대신 갚아야 한다. 부모의 보증으로 대출이 이뤄진 경우가 많기에 하는 얘기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 가운데 하나는 ‘부자 교육의 밤’을 가족 행사로 정례화하는 일이다.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실제로 발생하는 돈 문제를 놓고 토론하는 시간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각자(혹은 가족)의 문제와 난관에 대해 솔직히 털어놓고 그 원인이 무엇이며 어떤 해결책이 가능할지 서로 의견을 교환하는 게 바람직한 방법이다. 우리의 가정을 돈에 관한 싸움의 장이 아닌 토론의 장으로 만드는 데 시간을 투자하라. 결코 아깝지 않은 투자가 될 것이다. 최근에 서민갑부의 모습을 보면 대안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초등학교 1학년 우리 반 아침 풍경 아침 7시 50분, 나보다 먼저 와서 금성초 샛별 도서관에서 독서하는 이채은, 이채린 자매. 아침 일찍 일을 나가시는 아버지가 데려다 주고 가십니다. 별 일이 없는 한 2년 동안 늘 그래 왔습니다. 가끔은 승현이, 현우 형제가 일등이 되기도 합니다. 작년에 1학년 담임을 하며 아침마다 필자랑 1등 경합을 벌인 승현이도 아침독서 대장입니다. 역시 아침 일찍 출근 하시는 맞벌이 부부인 까닭에 학교에 일찍 옵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일찍 등교하는 아이들을 받아주어야 합니다. 우리 학교는 그곳이 도서관입니다. 요즈음은 1학년 우리 반 8명 중 4명이 이렇게 일찍 도서관에 와서 자리를 잡습니다. 보기만 해도 뿌듯합니다. 학교 통학버스가 동네를 이리저리 돌아야 하니, 등교 시각이 빠르지 않은 아이들 4명은 8시 40분에 들어오기도 하지만 일단 도서관에서 만나는 게 우리 반의 규칙입니다. 하루의 시작을 단 5분이라도 책과 만나게 하고 싶은 저의 희망 때문입니다. 도서관에서는 소리 내지 않고 목례 하는 거라고 가르쳐 주었습니다. 혹은 눈이 마주치지 않으면 그대로 자기 자리로 가서 책을 읽어도 된다고 해두었습니다. 3월 26일 아침에는 축구선수가 꿈인 우리 반 기탄이가 내 곁에 고양이 걸음으로 다가와서는, "선생님, 안녕하세요?" 하고 속삭였습니다. 그 순간의 행복함이란! 목소리도 우렁차고 재기발랄해서 늘 주변이 시끌벅적한 아이인데 도서관에서만은 선비처럼 차분합니다. 책은 전날 미리 골라놓고 아침에는 고르러 다니지 않기, 책장을 조용히 넘기는 방법, 의자 소리를 내서는 안 된다고 일러주었더니 꼭 그대로 하는 예쁜 모습! 이런 맛에 1학년 담임을 하는 지도 모릅니다. 금방 좋은 습관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어느 학년보다 빠르기 때문입니다. 8명 중에 아직 한글을 깨치지 못한 아이가 3명이나 됩니다. 글씨는 몰라도 아침 독서에 몰입하는 모습은 보기 좋습니다. 그림책을 보고 상상하며 혼자 웃기도 하고 영어 동화를 보며 즐거워합니다. 독서를 문자 읽기로 한정하는 것은 어른들의 편견입니다. 글자를 모르는 우리 반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보며 자기가 생각한 대로 이야기를 시켜보면 그 상상력에 깜짝 놀랍니다. 그림 밑에 몇 줄 붙어 있는 글보다 훨씬 풍부한 말들을 쏟아냅니다. 오히려 글을 읽을 줄 아는 아이들이 작가의 글에 묶여 자기 생각을 말하지 못하는 것에 비한다면, 상상력을 표현하는 면에서는 더 우수합니다. 학교마다 문자미해득 1학년 학생들, 공부상처에 시달려 개정된 교육과정은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한글을 깨우치고 입학하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러지 못합니다. 8명인 우리 반의 경우 한글을 읽을 수 있는 학생이 5명, 5명 중 어설프지만 읽고 쓰기까지 가능한 학생이 2명, 떠듬떠듬 읽는 아이는 3명, 한글 미해득 학생은 3명에 이릅니다. 40% 학생이 입문 단계부터 한글 미해득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현실입니다. 초등학교 국어과 교육과정 개정에 참여한 실무진들이 1학년에 입학하는 학생들의 한글 해득률은 70%로 가정하고 개발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입학하기 전에 한글을 깨우치고 들어와야 한다는 다급한 논리는 많은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출발점이 다른 교육을 제도적으로 조장하는 것과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이러한 교육과정은 잠재적으로 사교육을 조장할 수 있습니다. 문자미해득 문제는 학습부진의 시발점이자, 공부를 싫어하게 되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학생들의 공부에 대한 자신감 부족으로 자존감에 상처를 주는 일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공부에 대한 압박감을 안겨주고 시작하게 한 것입니다. 공부란 즐거워야 하는데 3월 적응기만 지나면 바로 긴 글을 접해야 하는 1학년 학생들의 두려움을 간과한 것입니다. 아이들의 발달 수준이 다 다르기 때문에 문자 해득의 속도도 다 다릅니다. 교사로서 교단 경험이 많은 필자에게도 가장 어려운 일이 문자해득을 도와주는 일입니다. 8명을 똑같은 프로그램으로 공부를 진행하면 속진하는 학생과 따라가는 학생 사이의 간극으로 나도 아이들도 즐겁지 못합니다. 글을 잘 읽는 아이들은 공부하는 게 즐겁다며 새로운 것을 배우자고 조릅니다. 반면에 글을 모르는 아이들은 "선생님, 힘들어요, 몰라요!'를 연발합니다. 학생수는 8명 뿐이지만 개별학습과 수준별 학습을 하려면 8개의 교육과정이 필요합니다. 고민 끝에 8명 모두를 만족시키는 교육 방법을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한글 미해득 학생을 중심에 두기로 한 것입니다. 내 몸도 아픈 곳이 중심이듯, 교실에서도 아픈 곳 힘든 곳을 먼저 돌보는 것이 담임인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해서입니다. 그래서 그런 내 마음을 우리 반 아이들에게 솔직하게 털어놓고 이해를 구했습니다. "예쁜 우리 1학년! 선생님이 고민이 있어요. 그런데 이 고민은 여러분이 도와주면 함께 해결할 수 있는 거랍니다. 선생님 고민을 들어줄 수 있는 사람?" "네! 선생님!" 약속이나 한 듯 모든 아이들이 큰소리로 대답을 했습니다. "선생님 고민은 바로 아직 한글을 잘 모르는 친구들을 도와주는 공부랍니다. 한글을 다 아는 친구들과 똑같이 공부를 하면 그 친구들이 힘들고 재미없어 한답니다. 공부는 잘하고 싶은데 읽지도 못하고 쓰는 것은 더 힘들기 때문에 속상하답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어요?" "선생님, 저는 책을 읽어줄래요!" "선생님, 저는 00 짝이 되어서 도와줄래요!" "선생님, 저는 글자를 모른다고 놀렸는데 그러지 않을게요!" "우와! 우리 1학년 친구들이 정말 아름다운 생각을 많이 하네요. 정말 자랑스러워요. 선생님도 생각한 방법이 있어요. 아침독서 시간이 끝나고 1교시에는 글자 공부를 하는 친구들은 선생님과 함께 재미있는 글자 게임으로 공부하고, 다른 친구 5명은 조금 더 어렵지만 재미있는 공부감을 줄 거예요. 빨리 끝낸 친구는 자기가 좋아하는 책도 읽고 그림도 그리고요. 어때요? " "네, 좋아요! 친구들이 빨리 한글을 알아서 같이 공부하면 참 좋겠어요!" 이렇게 해서 우리 반은 한글을 깨우치지 못해서 상처 받는 아이들 중심으로 하되 다른 아이들은 교육과정에서 요구하는 수준이나 그 이상을 수행할 수 있는 학습지나 프로그램을 접목시키는 이중구조로 국어 공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방법을 도입한 후로, 글자 공부 시간마다 힘들다고 울거나 소리 지르고 돌아다니던 아이가 웃으며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글자를 모르는 세 친구가 선생님과 편이 되어 글자 게임도 하고 아는 글자로 블럭도 쌓고 시합도 하면서 자기 이름도 제대로 쓰던 순간은 나도 좋아서 쉬는 시간에 그 아이 어머니께 전화로 알렸습니다. "00엄마! 드디어 00가 자기 이름을 제대로 씁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세요! 축하드립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집에 오면 안아주고 칭찬해 줄게요!" 배우는 학생도 힘들고 가르치는 선생님도 힘든 이러한 모순을 지닌 우리나라 개정 교육과정에 그 원인이 있다고 봅니다. 1학년 시작부터 공부상처를 받게 하여 아이들의 가슴에 생채기를 남기게 하고 좌절과 불안감을 갖게 하는 일이 국가가 할 일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제도가 삶을 지배하는 게 현실입니다. 교육과정 개발자들은 현장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했는지 묻고 싶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쉽다는 한글이지만 아이들에게는 추상적인 그림입니다. 서너 살에도 깨우친다는 한글이지만 어떤 아이들, 특히 난독증 아이들에게는 난해한 추상적인 글자이기 때문입니다. 일찍 깨우치고 입학한 아이들의 경우도 쓰기에 들어가면 심각합니다. 손 모양이 제대로 잡힌 학생이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손가락 근육이 발달되지 않은 어린 나이에 연필을 쥐게 하니 잡기 쉬운 방법으로 길들여져서 고치기 힘든 상태로 입학합니다. 초등 1학년 때 한글 깨우쳐도 늦지 않게 그러니, 제발 한 발 늦게 가도록 해야 합니다. 입학 전 까지는 쓰는 일은 최대한 줄여야 할 것입니다. 1학년 1년 동안 글자와 짧은 글에 노출시켜서 한글을 그림처럼 재미있게, 한글과 물체의 일대 일 대응 관계를 깨닫게 하며 천천히 가야 합니다. 아이들은 어느 순간 단번에 깨우치는 순간이 옵니다. 아이들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폭발적 반응의 순간은 아무도 모릅니다. 아이 자신도. 다만 속도의 차이가 있을 뿐, 모든 아이들은 공부를 좋아합니다. 제 경험에 의하면 그렇습니다. 한글을 깨우치며 자음과 모음의 만남을 공부하던 우리 반 아이가, "선생님! 입에서 나오는 대로 글을 쓸 수 있어요! 한글이 참 재미있어요!" 라며 소리글자의 우수성을 발견하며 쏟아낸 기쁨을 접할 때 느끼는 가르침의 기쁨은 바로 맹자의 삼락이 분명합니다. 그런 날은 밥을 먹지 않아도 배고프지 않을 만큼 그 기쁨이 오래 갑니다. 그림책을 보다가도 아는 글자 하나가 나오면 쪼르르 달려와서 자랑하는 아이는 이제 세상에 널린 글자들 속에서 아는 글자가 부각되어 튀어나오는 놀라운 경험을 합니다. 좋아하는 그림이 나오면 거기에쓰인 글자를 읽어달라고 하는 단계가 옵니다. 그렇게 아이들은 앎의 기쁨을 향해 달려가게 됩니다. 그런데 억지로 쓰게 하거나 반복적인 학습을 시키면 배우는 즐거움을 몸으로 깨닫기 전에 공부란 지겨운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게 합니다. 화단에 똑같은 꽃씨를 심어도 싹 트는 시기가 다 다릅니다. 어떤 씨앗은 한 달이 지나도 싹을 내지 못해서 다시 심기도 합니다. 싹 틔울 준비가 안 된 씨앗에게 물만 부어주면 썩어버리고 맙니다. 우리 1학년 아이들도 모두 자기만의 씨앗이 다 다릅니다. 속진하는 아이에겐 긴 문장의 동화책을 권해줍니다. 글을 모르는데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에겐 공룡이 튀어나오는 팝업북이 제격입니다. 공룡 이름을 줄줄 외는 아이는 그 이름부터 써댑니다. 글은 읽을 줄 아는데 쓰지 못하는 아이가 쓰고 싶어 하면 그 말을 받아서 써줍니다. 초등학교 1학년은 읽기 공부, 독서가 모든 공부의 시작입니다. 공부의 기쁨을 오래 가게 하려면 제발 억지로 글자를 쓰게 하거나 단단한 연필을 손에 쥐어 주지 마세요. 그것은 일종의 폭력입니다. 평생 길게 보고 공부를 해야 할 아이들의 가슴에 공부상처를 안겨주는 위험한 일입니다. 쓰게 하더라도 부드러운 색연필로 쓰게 하고, 그 다음엔 4B 연필로 쓰게 해야 합니다. 2학년 정도가 되면 2B 연필로 서서히 대체합니다. 1학년 아이들에게 HB 연필을 쓰게 하는 일은 정말 무모한 일입니다. 글자에 눈을 뜨기 시작하면 스스로 쓰고 싶어 하는 단계가 옵니다. 그 전까지는 결코 억지로 연필로 쓰게 하면 연필 잡는 법을 그르칩니다. 초등 1학년 받아쓰기, 최대한 늦춰야 이 글을 쓰다 보니 저도 반성하고 고칠 점이 있음을 고백합니다. 한글 쓰기에 어려움을 겪는 세 아이를 위해서 중요한 알림장은 문자로 대체하고, 알릴 것이 많은 날은 인쇄물로 바꿔야겠습니다. 글을 모르는 아이들은 본인이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아직 발달 단계를 지나는 중입니다. 그들에겐 받아쓰기 시간이 피하고 싶은 순간입니다. 이제 겨우 8살인 아이가 날마다 모르는 글자를 써야 하는 고통을 학부모나 어른, 글을 아는 친구들은 짐작도 못할 것입니다. 받아쓰기도 4월부터 하려고 했는데 더 늦춰야겠습니다. 받아쓰기 점수도 공개하거나 자랑하지 못하게 해왔습니다. 다른 친구를 무시하거나 놀리는 첫 단추가 받아쓰기 점수 공개되면 아이들끼리도 비교와 경쟁이 시작되고 무시하고 잘난 척(?)하는 일을 조장하게 됩니다. 이는 교우 관계를 망치는 시작점이고 언어폭력을 유발하게 합니다. 우정을 배우고 상생을 배워야 하는 학교에서 제일 먼저 우리 사회의 악습인 갑질문화를 은연중에 배우게 되니 유념해야 할 부분입니다. 학교의 교육과정이 책이라는 텍스트에 의한 교육이 대부분이므로 글자를 늦게 깨닫거나 독해력이 뒤지는 학생은 언제나 불리한 모순을 지닙니다. 학생이 가진 재능과 소질을 발현할 기회가 제대로 없는 학교교육의 맹점이기도 합니다. 손재주 있는 학생, 상상력이 뛰어난 학생, 악기를 잘 다루는 학생, 이야기를 잘하는 학생 등. 여러 줄서기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모습이 공교육이 정상화 되는 날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처럼 지필평가의 잣대로 한 줄을 세우는 교육은 수많은 문제점의 시작이자, 상처 받은 인재들의 무덤이 되기에 충분하니까요. 공부도 개성의 일부일 뿐 공부란 자기 자신이 어제보다 얼마나 더 나아졌는지 자신과의 경쟁이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늘 남과 비교하고 형제간에 비교하며 무시하고 짓밟는 갑질문화가 1학년 때부터 시작됩니다. 학과 공부를 잘하는 것은 노래를 잘하거나 달리기를 잘하는 것처럼 개성의 일부일 뿐입니다. 호랑이와 토끼를 비교할 수 없듯, 춤을 잘 추는 아이와 그림을 잘 그리는 아이도 비교 대상이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초등학교 1학년 담임으로서 대안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적응 기간을 현재의 3월 한 달에서 3개월로 늘렸으면 합니다. 학교생활과 기본생활, 입문기 교육활동, 특히 문자이해공부, 책놀이 활동에 집중할 시간이 길어졌으면 합니다. 초등학교 1학년 입문 활동은 그 후에 일어나는 학습동기 유발에 지대한 영향을 줍니다. 현재와 같이 문자미해득 상태로 입문기를 지나는 아동들은 이후에 학습부진을 겪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1학년 때뒤늦게 문자를 깨우쳐도 2학년이 되면 길어진 문장을 읽기는 하지만 글의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니 다시 학습부진아가 됩니다. 3학년으로 올라가면 교과가 분화되어 더 어려워집니다. 특히, 사회와 과학의 용어를 이해하지 못하여 문제를 읽어도 무슨 뜻인지 모르니 절망합니다. 문자미해득은 이처럼 커다란 문제점을 안고 있으니, 초등학교 1학년 국어과 교육과정과 국어 교과서 개발의 속도를 늦춰주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우리 반 아이들 40%는 지금 글자와 싸우는 중입니다. 전국에 있는 문자미해득 아이들도 1학년 선생님들도 전쟁 중일 것입니다. 머리가 좋아도 문자에 약한 아이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들에겐 시간이 약이고 기다려주어야 합니다. 학습지를 투입하고 날마다 읽어주며 달달 볶는다고 금방 읽지는 못합니다. 몇몇 속진하는 아이들 때문에 못 따라가는 아이들이 울고 있습니다. 그 아이들이 스스로를 비하하지 않고 지극히 정상적인 발달 단계를 거치고 있음을 확신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아무리 뛰어난 과학자도 씨앗이 싹 트는 순간을, 그 꽃이 피는 순간을 알아내지는 못합니다. 학생이나 학부모가 원할 경우, 문자미해득으로 인한 학습부진이 예상되는 학생들은 1학년 단계를 유보하여 더 다니게 하는 방법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못 따라가서 늘 학습부진에 시달리는 것보다 훨씬 현명한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1년을 유보할 수 없다면 1학년 적응 기간을 현재의 1개월에서 3개월로 해주어서 문자미해득 학생들이 100일 동안 여유 있고 행복한 공부를 할 수 있기를!
연급개학 저지를 위해 모두 모였다. 이 마음 끝까지 이어가서 연금개악 반드시 저지합시다. 연금개악 집회를 열 때마다 날씨도 우리를 도와주고 있습니다. 날씨는 봄이 왔지만 우리들의 마음은 아직 차가운 겨울입니다. 오늘 모두 수고 많았습니다. 이 함성에 우리의 염원을 담아 끝까지 연금을 지켜 냅시다. 정부 여당은 불리한 이야기는 빼고 유리한 이야기만 하고 있습니다. 유 불리를 떠나 공평한 논리가 펼쳐져야 합니다. 우리는 세금도둑이 아닙니다. 국민들이 내는 세금보다 훨씬 더 많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민입니다. 국민을 위해서 일하는 우리들의 염원이 반드시 이루어질 것으로 믿습니다.
안양옥 교총회장 “대통령 면담을 요구한다” 한국노총-공노총 “공적연금 선진국 수준으로” 공투본 결의문 “공적연금 민영화 절대 불가” “본격적인 연금투쟁은 지금부터가 시작입니다. 계백결사대의 심정으로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안양옥 교총회장은 28일 ‘국민연금강화, 공무원연금개악 저지 총력결의대회’에서 정부의 공무원연금 개악을 저지하겠다는 결연한 의지와 필생즉사의 각오를 드러냈다. “칼날 위에 선 심정”이라고까지 토로했다. 안 회장은 ‘국가건설자(Nation builder)’라는 자긍심 하나로 버텨온 교원과 공무원을 세금 좀먹는 ‘국가파괴자(Nation destroy)’로 매도하고 있는 정부와 정치권을 향해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정부와 정치권은 교원과 공무원을 세금도둑으로 호도하며 교원, 공무원과 대한민국 국민을 이간질 시키고 공공의 적으로 내모는 처사에 분노한다”며 “우리의 피 끓는 분노를 외면한 채, 국민연금과의 통합을 염두에 둔 연금개악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일갈했다. 이어 “신규공무원을 국민연금과 통합시켜 공무원연금 구조를 무너뜨리는 구조개혁으로 우리 직업공무원의 근간을 송두리째 뿌리 뽑으려 하고 있다”면서 “이런 구조개혁 방식의 일방적인 연금개악은 향후 5년 뒤 다시 되풀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고 외쳤다. 또한 “우리 45만 교원 모두는 직업공무원의 특수성을 말살하고, 교직특수성을 무시한 연금개악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지금이라도 대통령께서 직접 나서 직업공무원제도 수호에 대한 확고한 약속과 인사정책적 개선방안을 제시하기 위한 대통령 면담을 정식으로 요청한다”고 제안했다. 한국노총과 공노총도 이날 투쟁사에서 “공무원연금 개악을 멈추고 국민연금의 노후소득대체율을 OECD 상위권 수준으로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공투본은 공무원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친 정부의 잘못을 지적하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공투본은 대회결의문을 통해 “나라가 어려우니 참고 견디면 노후는 국가가 책임져 주겠노라는 약속만 믿고 ‘희망고문’ 당해 온 공무원들에게 이제 와 국가가 왜 책임지냐고 겁박하고 있다”며 “직업공무원제의 특수성을 말살하려는 공적연금 구조개악을 저지하고 다시는 국정을 농단하지 못하도록 총파업 등 총력 투쟁을 펼칠 것”이라고 선언했다. 또 공무원연금 개악을 재벌일가와 정권의 호주머니를 채우는 ‘공적연금 민영화’로 규정하며 날을 세웠다. 공투본은 “슈퍼 갑질에 빠져 든 재벌일가들과 소수 부자들의 이익을 키워주기 위해 그나마 남아 있는 공무원들의 퇴직금까지 털어가겠다는 것”이라면서 “영혼 없는 청부지식인들과 연금기술자들을 정관계로 포진시키고 재벌들이 후원하는 학회까지 만들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다가 경제위기를 빌미로 융단폭격을 퍼붓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 노후생존을 위한 기반을 확고히 하기 위해 공무원연금을 비롯해 그동안 빼앗긴 공적연금기금을 반드시 되찾을 것”이라며 “집권세력의 복지후퇴 가속페달을 제거하고 백년대계를 지향하는 선순환복지체계를 만들기 위해 분골쇄신할 것”이라고 향후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공투본은 국민대타협기구의 상설화, 공무원 노동조건에 관한 교섭에 정부 참여, 부자감세·기업면세 철회 등도 촉구했다.
정부의 공무원연금개혁에 반발하는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는 28일오후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전국에서 모인 교원, 공무원 7만여 명은 공무원연금 개악 반대를 외치며 정부와 새누리당을 강력히 규탄했다.
정부·여당의 2014 연내입법 저지 공투본·국민대타협기구 결성 주도 협상·투쟁 투트랙…명문·실리 얻어 교총은 공무원연금 개악 논의 초기단계부터 주도적인 대응활동을 전개했다. 더불어 투쟁 일변도가 아닌 협상과 투쟁을 병행하는 투트랙 방식의 활동으로 국민적 반감을 최소화하면서 일방적 연금 개악을 막아내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4월, 당시 안전행정부는 직접적 이해당사자인 교원 및 공무원을 배제한 '공무원연금제도 개선 전문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연금 개정 움직임을 드러냈다. 이에 교총은 즉각 성명을 내고 △교총연금법개악저지특위 구성 △여타 교원단체·사학·공무원단체·노조와의 연대투쟁 △전국교육자대회 등 대규모 항의집회 개최 △서명 운동 및 투쟁기금 조성 등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한편으로는 교원명퇴제도와 연금납입기간의 기득권이 사라질 것이라는 괴담은 사실이 아님을 정부 측에 확인하고, 교직사회에 적극 홍보해 현장교원들이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했다. 한 달여가 지난 5월29일에는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사학연금공동대책위원회,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국노총연금공대위 등 50개단체와 ‘공적연금 개악 저지 공동투쟁본부(공투본)’결성, 공동 투쟁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교총은 공무원,사학연금 개악저지 긴급동의 서명운동(8~9월), 새누리당을 대변하는 연금학회 주도의 연금공청회 저지(9월), 새누리당 및 새정치민주연합 당사 앞 농성(9월~) 을 진행하는 한편 편파보도에 대한 언론사 항의 방문 등을 통해 정부 주도의 여론 몰이에 맞섰다. 입법권을 가진 정치권의 전향적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여야 주요 당직자와의 면담도 추진했다. 안양옥 회장 등 교총 대표단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이군현 사무총장, 주호영 정책위의장 등을 만나 정부·여당의 일방적인 연금 개정 추진 중단을 강력히 촉구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대위원장에게서는 “공무원연금 빅딜 절대 없다”는 확약을 받아내는 성과도 거뒀다. 11월 1일에 열린 100만 공무원 여의도 총궐기대회에서는 결집된 교원의 힘이 그대로 표출됐다. 전국 각지에서 2만여 명의 교총 회원이 참여, 교원·공무원의 일방적 희생만 강요하는 새누리당 개악안에 끝까지 저항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 이 같은 전방위적 활동은 정부‧여당의 2014년 연내 입법 시도 저지와 교원‧공무원 등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국민대타협기구 구성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후 교총은 대타협기구에서 교원 특성을 고려한 인사정책 의제를 강력히 제안해 일반 공무원과 분리해 논의할 것을 확정지었다. 논의 과정에서 정부·여당 측이 제기한 연금 재원 고갈 문제와 관련해서는 정부의 무책임한 연기금 꺼내쓰기와 공무원연금공단의 부실 운영, 지나치게 과장된 재정 추계 등을 강하게 질타하며 책임 전가 시도를 차단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 연금상한제를 막아낸 것은 교총의 큰 성과다. 도입됐다면, 상대적으로 고액수령자가 많은 교직사회의 큰 희생이 불가피 했기 때문이다. 교총은 더 오랜 기간 더 많은 금액을 납입하는 교원 특수성을 누누이 강조해 상한제 도입 방안을 철회시켰다. 교총은 대타협기구 마지막 날인 28일까지 일방적 연금 개악을 막아냈다. 그러나 이에 그치지 않고 향후 실무협의기구 활동을 통해 교원·공무원연금을 국민연금으로 통합하려는 구조개혁방안을 막아내고 적정 노후소득을 지켜내 직업공무원제의 근간을 지키는 데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필자는 1년 만에 학교를 다시 옮기게 되었다. 오래 전 경기도에서 도간교류할 때 빼곤 32년 교직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그만큼 절실한 까닭이 있는 이동이었다. 도대체 이유가 뭐냐고? 수업말고 딱히 할 일이 없어서라고 하면 믿어줄지 모르겠지만, 그것은 어김없는 사실이다. 필자는 교직 대부분을 학생들 글쓰기와 학교신문⋅교지 지도교사로 근무했다. 최근엔 그런 열정과 학생지도 봉사의 공적을 인정받아 제25회 남강교육상 수상자로 선정되는 영광과 기쁨도 맛보게 되었다. 이를테면 교육상 수상에 빛나는 특기⋅적성교사로서의 존재감을 찾고자 1년 만에 학교를 옮기게 된 셈이다. 그러나 새로 간 학교에서 60줄에 접어든 내게 맡겨진 업무는 한 마디로 황당 그 자체이다. 32년 만에 거의 처음인 일들이 대부분이어서다. 업무분장표에 보면 교무기획부의 ‘장학/홍보/학부모계’이다. 세부 실천내용은 자그만치 13가지나 된다. 좀 지루하겠지만, 일일이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교직원협의록 작성, 장학생 선발 및 심의회 운영, 학교홍보 계획 수립 및 추진, 보도자료 수집 및 발송, 행사사진 촬영, 에너지 절약(학생 및 교사), 안전교육⋅홍보, 재난훈련교육(전교생 대상), 학부모 관련, 학부모회 조직 운영, 다문화가정 관리, 국제이해교육, 교육복지 및 탈북학생지도, 농산어촌교육발전 특별법 등이다. 알고 보니 ‘담임 업무배제’라는 공문 때문 그리된 것이란다. 그럴망정 설마 도교육청이 가장 나이 많은 원로교사에게 일을 몽땅 맡기라고 한 것은 아닐 것이다. 탁상행정식으로 툭 내부치듯 ‘담임 업무배제’ 공문을 내려보낸 교육청이나 그걸 곧이곧대로 시행, 원로교사 대접은커녕 신규때보다도 더 많은 업무를 준 학교 모두 도대체 납득되지 않는다. 급한 대로 몇 군데 고교의 홈페이지를 들어가봤다. 담임한다고 업무가 전혀 부여되지 않은 학교는 없다. 이것이 부인할 수 없는 학교현실이고, 그래서 탁상행정이다. 그렇기에 정부에서 담임들에게 담임수당을 준다. 부장들에게도 부장수당을 준다. 성과급 평가 항목 등에서도 담임이나 부장우대 조항이 있다. 터진 입이라고 툭하면 교사업무 경감 어쩌고 해대는 교육당국의 ‘수사놀음’의 허구성을 직접 만난 듯하여 씁쓸한 기분이 가시지 않는다. 나이 먹었다고 수업외 일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다. 지도교사 표창 등으로 장관을 비롯 교육감도 인정한 내 특기 살릴 일을 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13가지 실천내용을 보면 과연 대한민국 교사가 해야 할 일이 맞나 하는 의구심이 생기는 것들도 있다. ‘에너지 절약’⋅‘안전교육’⋅‘재난훈련교육’ 등이 그것이다. 다른 학교에 근무하면서는 그런 일한 교사를 본 적이 없다. 이쯤되면 아마 지나가던 소가 웃을 업무분장이라해도 과장이 아닐 듯하다. ‘학부모회조직 운영’도 의아하긴 마찬가지다. 담임 말도 별 ‘끗발’이 없는 세태의 학부모들을 일개 비담임교사가 어떻게 만나 교유하고 회까지 만들어 운영하라는 것인가. 말인지 막걸리인지 당초 구분이 되지 않는다. ‘다문화가정 관리’, ‘국제이해교육’, ‘탈북학생지도’ 등도 ‘장학/홍보계’가 맡을 일은 아닌 걸로 생각된다. 이런 업무분장이 황당한 이유는 더 있다. 전입시 내게는 담임희망 유무를 아예 묻지도 않았다는 점이다. 곧 정년퇴직이니 배려차원에서 빼준 것이라 이해하고 싶지만, 뒤통수 친 듯한 업무분장을 보면 그것도 아니다. 지난 해 이 학교에 와서 학교신문, 글쓰기 지도 같은 걸 하다 퇴직했으면 좋겠다는 뜻도 내비친 바 있어 더욱 그렇다. 교육관련 칼럼을 수백 편 써왔지만, 이런 글을 쓰게 될 줄은 미처 몰랐다. 지금 그딴 걸 배워가며 한 30년 더 ‘해먹는다면’ 모를까, 마침 하기 싫은 걸 억지로 맡으며 선생을 해야 할 만큼 궁한 처지도 아니다. 절 싫으면 중이 떠나는 법. 설마 이런 이유로 명퇴신청을 손꼽아 기다리게 될 줄, 진짜로 미처 몰랐다.
한 번 스승은 영원한 스승 어제 일입니다. 퇴근 후 걸려온 전화 한 통에 수십 년을 거슬러 올라 갔습니다. "장선생, 나 김선배인데....." "네? 선생님! 죄송합니다. 자주 연락도 드리지 못하고..." "아니야, 열심히 사는 모습이 보기 좋아서 연락했네." "감사합니다. 선생님, 제가 먼저 연락드려야 하는데 정말 죄송합니다." "장성에 자주 가지 않아서 얼굴을 못 본지가 좀 되었지? 부디, 건강하시게!" 45년 전 중학교 3학년 시절 은사님의 목소리는 여전히 제자를 걱정하는 마음이셨습니다. 이제는 칠순을 훌쩍 넘어 팔순을 바라보실 은사님의 따스한 걱정은 마치 부모님 목소리 같아서 울컥했습니다. 내 인생에서 그분을 만나지 못했다면, 지금의 나는 존재하기 힘들었을 거라는 생각이 드니, 은사님을 잊고 산 몇 년이 죄스러웠습니다. 그리고 감사했습니다. 어디선가 함께 늙어가는 제자를 따듯한 눈빛으로 염려하고 바라보아 주는 분이 계시다는 든든함! 은사님은 정식 증학교 대신 검정고시를 치러야했던 고등공민학교에서 자원봉사처럼 매우 낮은 보수를 받으시며 가난한 학생들에게 꿈을 심어주시던 분이었습니다. 자료도 빈곤했던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신문을 스크랩해서 만든 자료를 가져 오시기도 했고 세계적인 명화가 실린 책을 보여주시며 수업을 해주셨던 분이었습니다. 칠판 글씨는 얼마나 정갈하신지. 지금의 제 필체는 선생님의 글씨를 따라 배우며 연습한 덕분이기도 합니다. 가정형편으로 중학교 3학년을 마치기 힘들게 되어 학업을 포기하고 일자리를 찾아 나서려던 저에게 선생님은 몇 장의 편지를 보내셨습니다. 이미 다른 직장을 찾아 서울로 떠나셨던 선생님께서 제 소식을 듣고 인생의 선배로서 진솔하고 따스한 염려를 담아 보낸 편지는 나를 울리고 말았습니다. 명필이셨던 선생님이 정성 들여 쓴 편지는 여러 번 이사하는 와중에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내 인생의 보물과 같은 편지를! 그러나 그분이 전하고자 했던 주제만큼은 45년이 지난 지금도 또렷이 남아있습니다. "옥순이 네가 처한 상황이 참으로 안타깝고 아프구나. 검정고시를 치르지 않으면 3년 동안 다닌 학교 수업이 물거품이 되고 말 것이다. 고등학교를 갈 형편도 안 되고 부모님조차 많이 아프시니 네가 일해야 한다는 사실도 참 아프구나. 그러나 네 인생에서 지금 만큼 소중한 순간이 없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석 달만 참으면 검정고시인데 학교를 그만두고 일자리를 찾는다니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 어떻게 해서든지 검정고시에 합격해야 한다. 고등학교를 못 가더라도 언젠가 기회가 오면, 네가 공부를 좋아하는 아이이니 꼭 계속하는 날이 올 거라 확신한다. 평생 후회할 일을 만들지 말기 바란다. 나도 학교 측에 연락하여 네가 시험을 보고 졸업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볼 테니 조금만 참고 공부를 다시 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15살 중학교 3학년 학생이면서 집안의 가장과 다름 없었던 나의 삶은 생존 그 자체만으로 벅찼던 시간이었습니다. 공부나 학교보다는 가족의 생계가 더 급했던 그 시절. 내게 공부는 사치스러운 단어였기에 검정고시도 고등학교도 다 던지려 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선생님의 간곡한 편지를 받아들고 흘렸던 감동의 눈물은 아직도 남아서 이 글을 쓰는 순간 다시 먹먹해집니다. 은사님 덕분에 나는 주변의 도움을 받아 어찌어찌 석달을 버티고 검정고시에 합격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5년의 주경야독 끝에 다시 고졸 검정고시를 치르고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여 가족을 책임지는 딸로서 세상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습니다. 공부에 목마르고 절실했던 만큼 여러 일자리(비정규직)를 전전하면서도 혼자 하는 공부를 이어갈 힘을, 자생력을 길러주신 내 인생의 은사님을 추억하며 나는 아프고 힘든 아이들 속에서 내 모습을 발견하곤 했습니다. 그 아이들에게 잘하는 것이 은사님이 내게 베푼 은혜와 사랑에 보답하는 길임을 너무나 잘 알기에! 세상이 참 아픕니다. 밥은 먹어도 밥을 먹지 못하던 시절보다 사람들의 가슴은 더 허허롭습니다. 갑질하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짓밟고 무시하며 이죽거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탓입니다. 45년 전 은사님의 전화 한 통은 매너리즘에 빠진 제자를 다시 일깨우는 죽비가 되어 두드리고 지나갔습니다. 지금내 곁에서 아프고 힘든 아이들이 오래 전내 모습임을 한시도 잊지 말라고! 내 인생의 영원한 스승, 김선배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부디, 강건하소서!
유지야, 왜 많은 사람들이 많은 돈을 들여 대학까지 가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교육을 받은 사람은 개인의 소득을 증가시킬 뿐 아니라 보다 나은 건강, 낮은 범죄율, 정치나 지역사회 참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학교교육을 추가로 1년 더 받으면 담배 소비의 경우 남성은 1.6개비, 여성은 1.1개비가 줄어들고 주당 17분의 운동시간을 늘려준다고 한다. 교육수준이 높은 사람은 비만이 될 가능성이 낮고, 오염이 적은 거주 지역을 선택하고, 건강 관련 정보를 파악하고 활용하는 일에도 익숙하다고 한다. 또한 교육은 주관적 복지를 의미하는 행복지수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교육은 학교를 다니는 젊은 세대의 바람직한 사회화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범죄율을 낮추며 이는 사회복지 프로그램의 개발이나 범죄예방 및 법 집행에 지출되는 비용을 줄이게 된다. 또한 대학 졸업자는 고교 졸업자에 비해 자원봉사 시간이 두 배 가까이 되고 기부금이 50%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개인이나 사회 전체에 이러한 이익이 나타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이만한 변화를 이루어 낼 수 있는 다른 수단이 거의 없다. 때문에 선진국들은 교육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문제는 이러한 시간을 기다려주는 인내와 장기적인 안목이다. 흔히들 교육을 국가백년지대계라 한다. 그만큼 한 사회의 장래가 교육에 달렸다는 이야기다.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 시절 교육부 장관을 지낸 윌리엄 베네트는 미국사회의 건강성을 판단하기 위해 이혼율, 범죄율, 10대 임신율, 마약 중독률, 학교 중퇴율, 낙태율 등과 같은 사회 도덕성 지표 34개를 연도별로 비교했는데 대부분의 수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 이유에 대한 해석이 분분했는데 가장 유력한 원인이 약 한 세대 전인 1965년 존슨 대통령 시절에 도입된 헤드 스타트 프로그램이었다. 저소득층 유아교육 및 보육 지원 프로그램인 헤드 스타트를 통해 가장 못사는 5세 이하 어린이와 부모 수 만명이 지원을 받았고 30여년이 지나서 그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당시 5세 어린이가 지금은 40대 중반이 되었을 것이며 이들은 헤드 스타트 프로그램이 없었다면 가난으로 말미암아 제대로 된 보호와 교육을 받지 못하고 사회적으로 낙오되어 범죄나 마약중독에 빠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생각하면서 세상을 보기 바란다. 이제 우리 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진지하게 한 세대 앞을 내다보고 준비하는 일이다. 눈앞의 현안을 해결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교육문제를 찾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의 에너지를 모아야 할 때이다. 너도 이같은 의미를 잘 생각하여 보고 네가 지금 꼭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생각해 보기 바란다. 그리고 네가 꼭 해야 할 일을 실천하기 바란다. 이것이 교장 선생님이 너에게 기대하는 것이다.
교총, 권익위에 제도 개선 청원 廳, 항의에 동영상 내리기로 서울시교육청이 과도한 ‘불법 찬조금 및 촌지 근절대책’을 낸데 이어, 부적절한 촌지 동영상을 공개해 교직사회를 범죄 집단으로 매도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한국교총은 19일 시교육청에서 규탄집회 및 50만 교원 자정운동 결의 기자회견을 열고 조희연 교육감의 공식사과와 시교육청의 재발방지책 마련을 촉구한데 이어, 24일 국민권익위원회에 제도 개선 청원서도 제출했다. 교총은 “시교육청의 이번 대책은 교직사회를 잠재적 범죄 집단으로 간주해 교원의 자긍심 하락은 물론 교원에 대한 권위를 하락시켜 교육력의 약화를 초래했다”며 “심지어 1억 신고보상금 지금 등 촌파라치를 교육현장에 적용해 신고를 조장함으로써 교사와 학부모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반교육적 방법을 취했다”고 청원 이유를 밝혔다. 청원서에 담긴 내용에 따르면 ‘불법 찬조금 수수 근절’에 대해 “법에 근거한 학부모들의 자발적 학교발전기금 조성은 확산돼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공익신고 보상금제 운영(금품향응 수수액의 10배 이내 최고 1억 원),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 시행(10만원 미만 경징계·10만원 이상 중징계·200만원 이상 사법기관에 의무고발)은 ‘김영란법’과의 중복으로 인해 폐지를 요구했다. 또한 ‘불법찬조금 및 촌지 수수 및 공여자 신고’ 권장(학교장), ‘불법찬조금 촌지 근절 담당관’ 지정운영(행동강령책임관), '불법찬조금 신고센터' 운영(홈페이지 및 공익제보센터 전화)도 반드시 없애야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3월 학기초, 5월 스승의 날 등 해마다 반복되는 표적행정 지양을 위해 권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학부모와의 대면이 상시적인 현실에서 그동안 꾸준한 자정 노력이 이뤄졌고 촌지 문화도 과거와 달리 엄격하게 인식되고 있는 상황이고, 교직이 여타 직군보다 더 높은 도덕성을 요구받고 있기 때문에 교원의 청렴의식은 공고히 정착되고 있는 분위기”라며 “서울교육청의 작년 감사결과 불법찬조금 및 촌지 관련 처리 건수가 전년도에 비해 2건이 줄어들었음에도 이번처럼 과도한 대책과 보도자료를 계속 쏟아내 교원 사기를 저하하는 일이 연례행사처럼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앞서 서울교육청은 15일 단돈 1원만 받아도 징계가 가능하고 이를 제보한 사람에게 최대 1억 원까지 포상하는 내용의 ‘불법찬조금 및 촌지근절 대책’을 발표, 교원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시교육청 홈페이지에 공개한 1분짜리 ‘청렴홍보 동영상’을 통해 교사들을 은밀하게 뇌물 받기를 좋아하며, 이런 비리로 인해 아이들을 울리는 집단으로 묘사해 교직사회를 돈벌레 취급했다는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동영상 제작을 의뢰하는 과정에서 감독에게 공개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2000만원을 안겨준 것과 관련해서도 ‘편중지원’ 의혹이 나오는 등 뒷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결국 문제가 일파만파 커지자 서울교육청은 동영상을 내리기로 결정했다. 그러면서도 폐지하지 않고 계속 활용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이고 있어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아직 결재가 나진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동영상을 교체하기로 했다”며 “완전히 폐기할지, 아니면 그 동영상과 새로운 동영상을 병행해서 활용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안양옥 교총 회장은 조만간 조희연 교육감을 방문해 ‘불법찬조금 및 촌지근절 대책’ 및 동영상 철회를 촉구할 예정이며, 이 같은 정책 전환을 공동으로 진행할 뜻을 전하기로 했다.
교총회장-인사혁신처장 학교방문 교원들 고충 토로…사기진작 주문 교원 등 공무원들의 종합적인 사기진작방안을 마련 중인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이 지난 13일과 24일 서울창서초와 반포고를 찾아 현장 교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안양옥 교총회장의 제안으로 이뤄진 현장 방문에는 박백범 서울시부교육감도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교사들은 담임‧보직교사의 인사‧처우 개선과 너무 오랫동안 동결된 수당 문제에 대해 잇따라 지적했다. 교직수당은 2000년 1월 8일 21만원에서 25만원으로 인상된 이래 15년간 한 차례 인상도 없었고, 담임교사수당과 보직교사수당은 12년째 제자리걸음 중이다. 이정주 창서초 교사는 “연금이 삭감될 것으로 예상되는 마당에 수당 인상까지 안 되면 교사 사기는 더욱 떨어질 것”이라며 인상을 요구했다. 오대겸 반포고 교사도 “정부와 교육청이 새로운 정책을 만들며 학교를 많이 흔드는 것 같다”고 운을 뗀 후 “업무와 관련해선 많이 어려워지고 있는 반면 처우는 좋아지지 않고 있는데 담임수당, 교직수당, 보직수당은 10년 넘게 그대로다”라고 불만을 털어놨다. 안 회장과 박 부교육감도 동조했다 안 회장은 “학교에서 하는 일은 성과 측정이 매우 어려운데도 정부가 신자유주의 논리로 개인성과급과 학교성과급을 도입해 교사 간 연 100만 원 정도 차이가 발생해현장에서 갈등이 심각하다”며 “차라리 성과급을 수당으로 돌려 대폭 올리는 것이 훨씬 낫다”고 거들었다. 이어 “그동안 교총이 교육부와 교섭해 수당 인상을 결정해도 안행부(인사혁신처 전신)가 거부하면 더 이상 진척이 없었다”면서 “안행부가 받아들여도 기재부에서 또 멈추고, 이러길 10여년 이상 지났는데 이제 처장님이 해결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부교육감은 담임교사와 보직교사가 초·중등 교원의 학교조직과 교육활동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보상이 적어 회피현상이 심각한 실정을 전했다. 그는 “수당이 너무 적으니 담임과 부장교사를 안 하려고 하는 등 기피현상이 심해 관리자들은 누구를 시켜야 하나 고충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강요식 반포고 교감은 “12월이 되면 이 문제로 잠도 못잔다”며 “한번은 담임시켰다가 멱살 잡힌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이에 이 처장은 즉답은 하지 않고, 대신 성과급의 효율화에 대해서만 언급했다. 수당 인상은 그 범주 안에서 고려할 수 있다는 뉘앙스도 전했다. 이 처장은 “교육의 특성을 감안해 다른 공무원과 달리하는 건 합리적”이라며 “그건 무시돼선 안 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교직에 직무급 중심의 보수체계 도입 의사를 내비쳤다. 그러자 안 회장은 “미국이 직무급으로 교원 연봉제를 하는데 직업 안정성이 떨어져 교원전문성이 약화되면서 오히려 호봉제를 채택한 우리나라를 부러워하는 실정”이라면서 “담임, 보직이 직무일 수 있으니 이런 부분에 대한 강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안 회장은 “인사혁신처에 현장 교원을 특임보좌관으로 임명해 교직특수성에 대한 이해를 일관되게 유지해야 한다”고 제안했고, 이 처장은 “적극 검토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간담회에서 교원들은 관리자 처우개선, 교원심리 상담전문 치유센터 설치, 행정업무 경감, 우수교원 해외연수 지원, 순환보직 기간 조정, 퇴직준비휴가 폐지에 따른 대체방안 마련, 수석교사 매뉴얼 확보 등을 요구했고 이 처장은 충분히 검토해 사기진작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일생동안 살아가면서 중요한 예법으로 유교의 전통을 이어받아 관혼상제(冠婚喪祭)를 치르는데 예법이 너무 변질되어 감을 느낀다. 관례는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성인이 되었음을 인정해주는 성인식을 치루는 첫 예법인데도 사라져가고 있어 안타깝다. 남자는 관례(冠禮)를 통해 상투를 틀었고, 여자는 계례(笄禮)라 하여 성인이 되었음을 인식시켰다. 미성년자에서 법적으로도 독립하는 성인으로서 참된 마음을 갖고 책임과 의무를 다하도록 하였다. 인생의 첫 관문을 엄숙하면서 경건하게 서약하는 성인식을 성년의 날에 지방자치단체와 향교가 관례를 부활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남녀가 부부의 인연을 맺는 의식인 혼례를 이성지합(二姓之合)이요,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라 하여 매우 중요시 하였다. 예서(禮書)에는 저물 혼자를 써서 혼례(昏禮)라 하여 저녁에 신부 집에서 올렸다. 요즘은 전통혼례는 드물고 예식장에서 점심시간을 전후하여 혼례(婚禮)를 치른다. 하객은 가족과 일가친척 신랑신부의 친구들뿐이고 대부분의 손님들은 축의금을 내고 식사를 하고 가는 식객(食客)이 되었다. 요즘엔 주례도 없이 신랑신부의 부모가 인사말을 하는 정체불명의 예식을 하여 본래의 의미가 퇴색되어가는 느낌을 받는다. 경건한 예식에 축가는 의미가 있지만 이상한 이벤트를 한다며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는 결례(缺禮)가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결혼이라는 말이 굳어졌는데 일제의 잔재로 혼인(婚姻)이라 써야 바른 것이다. 상례(喪禮)는 고인을 장사지내는 의례와 상중에 제사의 모든 절차를 말한다. 상례의 기본정신은 고인에 대하여 슬픔을 극진히 하고 진심으로 추모하는 마음을 갖는 것인데 이를 벗어나는 경우가 있어 안타깝다. 상례는 엄숙하고 경건하게 치러야 하며 고인의 은혜를 깊이 되새기는 자세로 근신(謹愼)하여야 한다. 성복(成服)후에 조문을 받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는 것 같다. 분향소에서 고인에게 재배(再拜)를 한 후 상주와 인사는 한번 절을 해야 하는데 두 번 절을 하는 경우도 있다. 제례(祭禮)는 조상을 숭배하고 추모하는 모든 의례를 말한다. 효와 숭조정신을 계승해 나가는 실천적 의례이다. 기제(忌祭)의 대상이 경국대전에는 신분에 따라 달랐으나, 신분제도가 폐지 된 갑오경장 이후는 4대 봉사(奉祀)하였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기제에도 참석하기가 어렵고 제를 올리고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초저녁에 지내는 경우도 있는데 기제는 반드시 돌아가신 날 지내야 한다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 축문에 쓰는 돌아가신 날짜와 일진(日辰)이 맞아야 한다. 한평생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겪는 예절인데 집에서 치르던 관혼상제 중 혼례와 상례는 예식장에서 주로 치른다. 편해진 반면에 과시하려는 허례허식이 있고 비용이 부담되는 것도 간소화 되어야 하겠다. 한때 가정의례준칙을 만들어 시행하였으나 관습에 밀려 잘 지켜지지 않는다. 의례는 검소하면서 예법에 맞게 경건하면서도 축하와 애도, 추모의 예를 갖추는 격조 있는 문화로 바로 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5학년도 멘토 교장 직무 연수가 26일(목) 한국교원대원대 종합교육연수원 합동연수관에서 있었다. 이 연수는 멘토링제의 효과적인 운영을 기하기 위한 것으로 멘토 교장의 리더십 및 교육비전 함양을 위한 것이다. 이번 연수에는 멘토 교장으로 초등 91명, 중등 85명이 참여하였으며, 멘토 1명당 5-7명의 멘티(연수생)을 배치하여 운영한다. 금년도 교장연수 과정은 예년과 달리 15시간 이상의 안전교육을 실시하게 된다. 세월호 사건 이후 안전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것으로 심폐소생술 등 지역 소방학교의 지원을 받아 실시하게 된다. 두번째는 토론 중심의 교육이다. 이는 지금까지 전체 강의가 많았다는 것을 반영하여 학교경영 사례 발표도 개별 학교의 자랑만 하는 것이 아니라 50분만 강의하고 주제를 중심으로 토론식으로 운영하게 된다. 이 토론식 과목에는 학교 예산 집행 등 실무적인 과제가 다뤄지게 된다. 그리고 모듈과목을 신설하여 공통 3개 과목과 선택과목으로 학교경영, 리더십, 학교 자율화 등이 개설될 예정이다. 한편, 학교경영기획보고서는 타당성과 실효성이 떨어지고 부담감을 느낀다는 판단에 따라 폐지되고 세월호 사건 이후 해외연수가 중지되었으나 올해는 미국, 캐나다 등이 연수대상국으로 포함된다. 멘토 교장은 교육과정에 따라 지도할 내용을 준비하고 멘티에게 부여할 과제를 선정하고 멘티에 대한 종합평가서를 작성하여 제출하게 되고, 연수생은 오전에는 멘토의 학교에서 실습을 하고 오후에는 제시 받은 과제를 해겨하는 시간을 갖는다. 2일 째는 에듀파인을 이용하여 실습을 하도록 하는 일정으로 편성되어 있다. 오후에는 한광석 교수(강원대학교)의 '오싯세이와 찾아가는 인간 이해와 행복'이라는 주제의 인문학 특강이 있었다. 이어서 멘토교장의 우수사례 발표로 초등, 중등 각 1명의 발표가 있었다.
국·공립대 교직원에게 월정액으로 지급돼 온 교육·연구비를 교원에게만 차등 지급하도록 하는 규정 개정안이 발표돼 큰 파장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26일 ‘국립대학의 회계 설치 및 재정 운영에 관한 법률’의 위임사항과 세부 기준을 담은 '국립대학의 회계설치 및 재정운영에 관한 규정 제정안'(이하 재정회계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이에 따르면 각 대학이 심사위원회를 구성, 교원의 교육·연구·학생지도 실적에 따라 교육·연구비를 차등 지급하고, 지급계획과 실적을 전년도와 비교해 공개하도록 했다. 공무원 신분 직원과 기성회 직원에게 지급되던 교육·연구비는 아예 폐지했다. 교육부는 교육·연구비를 원래 취지에 맞게 지급해 대학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대학 사회는 크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임금 보전차원에서 지급되던 교육·연구비를 차등 지급키로 한 것은 사실상 임금 삭감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많은 반발을 사온 성과연봉제를 교육부가 되레 확대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최근호 전국국·공립대교수회연합회(국교련) 상임회장은 "임금 보전차원에서 지급해온 교육·연구비의 임금적 성격을 이제 와서 정부가 일방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지난달 현대중공업 판결처럼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된 연구비는 임금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교육부는 항상 처음에는 자율성을 내세우지만 나중에는 각종 평가지표에 포함시켜 대학을 통제해 왔다"며 실적 평가를 대학 심사위원회에서 하도록 한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이병운 부산대 교수도 "국·공립대 교원 임금은 사립대에 비해 70% 수준밖에 되지 않는데, 교육·연구비마저 차등 지급하면 우수 인재 유치가 더 어려워져 결국 국·공립대의 황폐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교수는 "대학 구성원 간 상당한 진통도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교원의 교육·연구비는 차등 지급토록 한 반면, 직원에게는 지급 자체를 금지해 상당한 임금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에 따르면, 그동안 교원은 연 1500만원, 대학직원은 연 1000만원, 기성회직원은 연 760만원 정도의 급여보조성 연구비를 지급받아 왔다. 대학직원의 경우 교육부 권고에 따라 2013년부터 연구비 지급을 제한 받고 있다. 이에 25개 국립대 직원들이 정부를 상대로 보수지급 청구소송을 제기했다가 지난 23일 패소판결 받았지만 반발은 계속되는 분위기다. 또 교육부 청사 앞에서는 '국공립대 구성원 간 수당 차별 말라'는 1인 피켓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재정회계규정안은 국·공립대에 재정운영의 주요사항을 심의·의결하는 재정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했다. 교원, 직원, 학생이 각각 2명 이상 포함되도록 했는데, 구성원 간 이해관계가 크게 엇갈려 있는 상태에서 원활한 운영은커녕 임금문제를 두고 갈등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