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97,777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나는 도시농부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 아마도 도시에 살면서 가까운 곳에 텃밭을 일군다고 생각할 것이다. 또 도시농부 몇 년차라고 하면 농사 노하우도 많이 갖고 있으리라고 믿는다. 그러나 실상은 이렇다. 도시농부이긴 하되 아파트 베란다에서 화분에 농작물을 조금 가꾸는 정도다. 얼마 전 도시농부에게 갈등이 있었다. 아내가 이런 말도 하였다. “저 진딧물 많이 끼는 고추나무 밖에다 옮겨 심는 것은 어때요?” 헉, 사실 옮겨 심을 곳이 없다. 아파트라서 개인이 아파트 내에서 농작물을 가꾸면 안 된다. 아내가 이렇게 말한 데는 이유가 있다. 아침마다 고추나무에 낀 진딧물 잡는 것이 귀찮았기 때문이다. 지난 4월 25일. 토마토 모종 4개 4천원, 보통 고추모종 12개 2천4백원, 아삭이고추 모종 2개 1천4백원 등 총 7천8백원을 투자하였다. 농작물을 가꾸려면 농작물에 대한 애정과 부지런함이 필요하다. 자칫 게을렀다간 금방 시들고 만다. 화분에 심었기 때문에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지금 우리 아파트 베란다. 이 농작물 덕분에 연초록에서 녹색으로 푸르름이 우거졌다. 창문을 열어놓아 식물이 직사광선을 받게 하였다. 그 대신 날파리가 날아든다. 새소리는 직접 들을 수 있다. 그러나 베란다 출입구는 닫아 놓아 경계가 된다. 대부분의 아파트가 베란다를 내다보면 시멘트 덩어리인 앞동이 보이지만 우리집은 식물인 녹색이 보인다. 시각적으로도 편안하다. 작년엔 보이지 않던 진딧물이 웬 말인가? 개미와 공생을 하는 진딧물이라 개미를 없애고 몇 번 잡아주면 해결되리라 믿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매일 진딧물이 끼고 매일 잡아 주어야 한다. 해결방법은 간단하다. 농약을 사다 뿌리면 된다. 그러나 친환경 재배에서는 안 된다. 선배들이 들려 준 이야기가 떠올라 머리를 써 본다. 담배꽁초를 주우러 밖으로 나갔다. 댑뱃재를 모아 그 잿물로 진딧물을 방제하려는 것. 버스 정류장에 나가니 도로에 담배꽁초가 눈에 띈다. 한 20여개를 주었다. 살기가 어려워서인지 담배를 필터 있는 곳까지 피운 것이 많다. 그러나 그게 대수가 아니다. 잿물을 만들었다. 그림붓으로 고추나무에 붙어 있는 진딧물을 발라주었다. 진딧물이 엄청 달라붙었다. 아마도 수 백개가 될 것이다. 소름이 끼친다. 그러나 작업을 멈출 수 없다. 아내가 옆에서 지켜본다. 이런 작업에는 인내가 필요하다. 진딧물을 잿물로 발라 죽이려는 것이다. 이 방법 효과가 있을까? 몇 시간 후 아내가 목욕탕에서 부른다. 화분을 가져와 샤워를 시키자는 것이다. 12번, 13번 화분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비로 아삭이 고추다. 일명 오이고추라는 것이다. 보통 고추보다 가격도 비쌌다. 보통고추 모종은 2백원인데 이 고추모종는 7백원이다. 무려 3배나 비싼 것이다. 그런데 병충해에는 약하다. 진딧물이 이 고추모종만 집중공격을 하는 것이다. 오늘도 기상과 동시에 진딧물을 잡았다. 내가 수 십개 잡고 아내가 십여 개 잡았다. 진딧물은 새로 나오는 고추 여린 순이나 흰꽃에 달라붙어 진을 빨아들인다. 크기가 작아 자세히 보아야 보인다. 손으로 눌러 압사 시키는데 이게 관심과 애정 없이는 안 된다. 벼농사를 짓는 농부가 벼의 숨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말이 이해가 간다. 도시농부, 힘들어도 포기할 수는 없다. 청아한 흰색꽃이 피고 그 꽃을 뚫고 나와 고추열매를 맺는 것이 신비의 세계다. 노랗게 핀 방울 토마토꽃은 어떤가? 바람에 꽃가루받이가 되고 며칠 지나면 연두색의 열매가 맺는다. 아직 열매 시식은 못하였지만 식물을 가꾸면서 인성을 가다듬는다. 이게 도시농부의 소득이다. 농작물을 가꾸면서 인생을 배우고 있는 것이다. 12, 13번 고추나무야! 부디 잘 자라거라.
5월 29일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 학부모님 일곱 분과 함께 선진학교 탐방연수를 하였다. 변화는 새로운 배움에서 시작되기에 오후 2시 반경 학교를 출발하여 3시가 조금 넘어 보성강가에 위치한 용정중학교를 찾았다. 도착하자 마자 학생들은 체육복을 입고 체육관으로 이동하기 시작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교무부장의 안내를 받아 다목적실에 들어갔다. 학교 홍보 동영상을 통하여 일반적인 학교현황을 살펴 보았다. 짧은 영상이지만 교육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었다. 용정중학교는 2003년 3월 10일 개교하여 2004년 3월부터 황인수 교장이 취임하여 올해 12회 44명의 졸업생을 배출하였다. 이어서 황인수 교장 선생님의 인사와 오늘은 진로카드 기록을 통한 꿈 실현 프로그램을 실천한다. 오늘은 30년 후 미래의 이력서를 작성하여 발표하는 날이다, 서당식 영어수업, 부모님과 편지 주고 받기로 자아실현 의지 고양, 전교생 칭찬 릴레이를 통한 인성교육 실천으로 학생의 행복한 미래를 약속하는 교육 현황을 소개받았다. 교육과정 운영 내용으로 교과수업은 31시간과 특성화 교과목으로 전학년 공통으로 악기(4시간), 토론(2시간),국선도(4시간)이며, 1학년 다도 예절(1시간), 2학년 목공예(1시간), 철학(2시간)을 운영한다. 특기적성교육은 주당 4시간(화, 목)으로 골프, 요리, 영어드라마, 수학경시, 중국어, 피아노, 바이올린, 미술, 애니메이션, 한국어, 옷 만들기글 철저히 지도한다. 동아리 활동으로 주당 2시간(수)으로 과학교실, 그룹사운드, 댄스, 도자기, 반크, 봉사활동, 사물놀이, 악기봉사활동, 연극, 영화제작, 축구, 중창반을 운영하고 있다. 일과활동 중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올바른 생활습관 지도이다. 한 인간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목표를 갖고 공부를 잘 하면 좋은 것이지만 그보다 기본이 되는 것은 바른 생활 습관 형성으로 사회성을 길러주는 것이다. 또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건강이 필수이다. 그래서 국,영,수 교과시간보다 국선도를 더 많이 한다. 국선도는 어릴 때는 잘 몰라 이를 싫어하기도 하지만 이를 통하여 집중력을 기르게 됨으로 고등학교에 가서도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으로 활용하고, 학습을 꾸준히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학력 신장을 위하여 학습 동기, 학습방법, 학습관리의 3요소를 중심으로 습관화를 위한 맞춤형 학습법을 지도하고 있다. 수학은 수준별 이동수업으로, 영어는 분반 협동수업을 통한 맞춤형 학습을 실시한다. 독서시간 운영, 독서노트 기록, 독서이력 관리를 통하여 올바른 독서습관 정착에 노력하고 있다. 부모님들이 자녀들에게 물려줄 것은 돈이 아닌 정신적 자산으로 올바른 생활습관이다. 학교장은 선생님들과 함께 실천 행동으로 인사와 식사예법지도를 철저히 지도한다. 양손으로 식판을 바로 잡고 숟가락과 젓가락 사용법 등을 학기초에 집중적으로 지도한다. 학교에 있는 모든 교육환경은 학생들이 배우는 교육자료가 되기에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됨으로 가정에 돌아가학부모와 접촉하는 시간은 매우 짧다. 그러나 이 시간도 중요한 의미로 접근한다. 가정에 도착하면 반드시 인사를 바르게 하도록 하는 것이며, 가정에서 부모님과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학부모는 반드시 메모를 하여 대화를 나누고, 시험 성적을 묻는 등 잔소리가 되지 않게 하고 엄마의 대화에 아빠가 끼어들거나 하여 대화가 끊겨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특히 어떤 것을 지도하고자 할 때 무엇을 사주겠다는 흥정을 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특히, 자녀의 진로지도를 하는 과정에서 학생 자신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이며, 부모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돈 잘 버는 직업, 권력을 누리는 직업을 택하도록 강요하는 것이 아닌 학생 스스로 탐색하고 깨우쳐 관찰하고 다양한 경험을 통하여 자신이 결정하도록 한다. 이런 배움을 터득한 학생들은 고등학교에 가서도 소속 학교의 명예를 위한 서울의 우수한 대학 선택이 아닌 자신의 끼를 살리고 보람있게 살겠다는 의지를 밝힌 학교와 학과를 선택하게 된다. 이러한 주관이 뚜렷한 학생은 일찍부터 중학교 과정에서 올바른 진로교육을 받은 결과이다. 4시 반 부터는 전교생이 참여한 가운데 30년 후 나의 이력서 발표 시간을 참관하였다. 1학년부터 3학년 순서로 진행되었는데 3학년의 경우는 두 차례의 이력서 쓰기를 한 경험이 있으므로 마지막 쓰기를 통하여 자신의 목표를 다듬어 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번 연수에 참여한 학부모들은 이구동성으로 학생들의 태도에서 예절바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또,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모든 선생님들의 열성적인 노력으로 학교가 발전하고 있으며, 꿈 발표를 통하여 미래를 현재로 끌어와 상상하면서 다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는 것이다. 이번 연수를 위하여 준비하시고 친절하게 안내하여 주신 교장 선생님을 비롯하여 여러 선생님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고 행복한 기분으로 귀가하였다.
교육부가 내년 초·중등교사 정원을 올해보다 대폭 줄인 가배정 결과를 일선 시·도교육청에 통보, 교육황폐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016년 공립 유·초·중등 교원 임용후보자 선정시험 사전 예고'가 전국 시·도교육청별로 속속 공고되는 가운데, 교육부의 '2016년 초·중등교사 가배정' 내역을 조사한 결과 올해 대비 2300여명이 감축된 것으로 집계됐다. 학교급별로는 초등에서 1500여명, 중등에서 800여명이 줄었다. 그동안 학생 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원을 적게 배정 받았던 경기도는 초·중등 합계 700~800명가량 증원됐지만, 이외에 충청 일부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도에서는 감원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절반 가까운 시·도는 정원이 300명 이상 줄었고, 900명 가까이 감원된 지역도 있다. 유치원, 특수교육·비교과교사는 올해 정원이 그대로 유지됐다. 이에 일선 교육청 관계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A교육청 관계자는 "작은 군(郡)지역은 초등교원을 다 합쳐도 백 명이 안 되는데, 한 번에 200~300명씩 인원을 줄이라는 건 감당할 수 없는 일"이라며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이렇게 배정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답답해했다. B교육청 관계자도 "학생 수 감소를 반영하려는 교육부 입장도 전혀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예년의 세 배 이상을 갑자기 줄여버리면 어쩔 도리가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정부가 소규모 학교 통폐합을 강제하려는 것 같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C교육청 관계자는 "이렇게 가배정하는 것은 넓은 지역에 산재돼 있는 학교를 통폐합하라는 이야기밖에 안 된다"며 "일단 어린 학생들이 1시간 넘게 버스타고 통학하는 것을 막으려면 교과전담교사를 줄이는 수밖에 없다"고 푸념했다. 정원이 줄지 않은 지역에서도 불만이 나온다. D교육청 관계자는 "올해보다 학급이 늘어날 예정이어서 증원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거의 그대로여서 솔직히 충격 받은 상태"라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지난번에 '학생 수'를 강조하신 것 때문에 교육부가 이를 많이 반영한 것 같다"며 "교육부가 정원 외 기간제교사 채용도 억제하는 상황인데 늘어난 학급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교육청들은 쉽게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고 눈치를 보는 형국이다. 잘못 나섰다가 되레 더 줄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E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가 어떤 기준으로 정원을 배정하는 지 그 내역을 전혀 알려주지 않는다"며 "이런 상황에서 보복성 감축을 당해도 항변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다들 조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아직 행자부와의 협의가 시작단계여서 정원을 최대한 적게 잡은 가배정일뿐 이대로 감축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추후 논의를 통해 교과교사는 물론, 유치원, 특수교육·비교과교사 정원을 조정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초·중등 교과교사 수요는 줄고 있다"고 덧붙였다. 학령 인구 감소에 따른 교사 감축을 시사한 것으로 읽힌다. 문제는 아직 우리나라의 교원 1인당 학생수와 학급당 학생 수는 OECD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OECD가 발표한 자료(Education at a Glance)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우리나라 초중고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각각 18.4명, 18.1명, 15.4명으로 OECD평균 15.3명, 13.5명, 13.8명보다 많다. 학급당 학생 수 역시 초등학교 25.2명, 중학교 33.4명으로 OECD 평균 21.3명, 23.5명에 미치지 못한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자연히 개선될 것이라는 주장이 있으나 교육 전문가들은 설득력을 얻기엔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통계청 장례인구추계에 따르면 학령인구는 2020년까지 매년 2~3% 감소하고, 특히 초등학생은 2013년 이후 매년 1%정도 감소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실제 교수학습 과정을 중시하는 OECD 교육통계 산출 방식도 고려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 교육통계는 교원의 범위에 강사를 제외한 모든 교원을 포함한다. 그러나 OECD 통계에서는 실제 수업에 참여하는 교원으로 대상을 제한하기 때문에 관리자인 교장, 교감과 보건·영양·사서·전문상담교사는 제외된다. 따라서 총정원을 유지하더라도 교과교사를 줄이면 OECD 기준에서는 멀어지게 된다. 김동석 교총 대변인은 "학급당 학생 수와 교원 1인당 학생 수를 2017년까지 OECD 상위 수준으로 개선하는 것은 현 정부의 핵심 공약사항"이라며 "정부는 경제논리에 따라 감축에만 열을 올릴 것이 아니라, 교육력 향상과 현장교육지원, 청년실업해소를 위해서라도 교원을 충분히 확보할 방안과 재원마련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총은 1년여에 걸친 협상과 장외투쟁을 통해 공무원연금에 대한 사회적 대타협을 이끌어낸 데 이어 교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제2의 교원복지운동'에 나선다. 또한 교총의 강력한 요구를 통해 인사혁신처에 설치키로 한 '교원 및 공무원의 인사정책 개선 협의기구'에서 실질적 인사 개선에도 박차를 가한다. 교총은 지난해 4월 당시 안전행정부 주도로 직접적 이해당사자인 교원과 공무원을 배제한 '공무원연금제도 개선 전문위원회'가 구성되자 즉각 성명을 내고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한 달 뒤인 5월29일에는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사학연금공동대책위원회,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국노총연금공대위 등 50개 단체와 ‘공적연금 개악 저지 공동투쟁본부(공투본)’를 결성, 전면적 투쟁을 예고했다. 이후 △공무원·사학연금 개악저지 긴급동의 서명운동 △연금학회 주도의 연금공청회 저지△여야 당사 앞 농성 △편파보도에 대한 언론사 항의 방문 등을 전개해 공무원연금에 대한 일방적 여론 몰이를 저지하고 사회적 인식을 전환시켰다. 여야 주요 당직자와의 면담도 추진. 정부·여당의 일방적인 연금 개정 추진 중단을 강력 촉구하고, 야당의 협조 약속을 이끌어 냈다. 지난해 11월 1일과 올해 3월 28일에는 여의도고원 문화마당에서 다른 공무원단체와 함께 대규모 집회를 열어 결집된 교원의 힘을 한껏 표출했다. 교총의 전방위적 활동은 최초로 국회 안에 민(民)·관(官)·정(政)이 함께 참여한 국민대타협기구 결성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후 교총은 대타협기구에서 교직 특수성을 최대한 반영, 교원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직업공무원제의 근간을 지켜내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기여율은 5년에 걸쳐 7%에서 9%로 단계적으로 조정하고, 지급률은 20년에 걸쳐 1.9%에서 1.7%로점차 인하하는 수준으로 피해를 막았다. 또 당초 정부·여당이 추진하려던 구조개혁 방식을 모수개혁으로 전환해 직업공무원제의 근간을 사수했고, 신·구교원 분리 및 국민연금과의 통합도 저지했다. 상대적으로 연금 수령액이 많은 교원의 일방적 희생을 야기할 수 있었던 300만원 연금상한제를 철회시킨 것도 큰 성과다. 교총은 연금개정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연금 협상 내내 그동안 적체돼 있던 교원 처우 개선을 강력히 요구했다. 4월에는 교육부와 인사혁신처에 총 4개분야 21개 과제를 담은 '교원의 보수·복무 등 인사정책에 대한 50만 교육계 건의서'를 전달하고 조속한 개선을 촉구했다. 건의서에는 교원의 불합리한 봉급체계 개편, 성과급 및 수당 개선, 교총-인사혁신처 간 별도 교섭창구 마련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또한 안양옥 교총 회장의 제안으로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이 3월과 4월 직접 학교현장을 방문해 교원의 고충을 들어보게 하는 자리도 만들었다. 결국 교총은 지난달 1일 공무원연금 개혁 실무기구에서 ‘교원 및 공무원의 인사정책 개선방안 협의기구’(협의기구) 설치를 이끌어냈다. 협의기구는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후 1개월 이내에 인사혁신처에 설치되며, 11월말까지 개선방안을 마련하게 된다. 여기서 다뤄질 주요안건은 교원·공무원 보수체계 및 승진제도 개선과 연금 지급개시연령 연장과 연동한 정년연장 방안 등이다. 교총은 여기에 더해 진정한 '교원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고부가가치의 경제적 지식·정보와 연수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경제적 지위향상을 위한 '제2의 교원복지운동'을 적극 펴나갈 계획이다. 연금정국 중 전국 교원들로부터 접수한 삶의 애환과 실천적 지혜를 토대로 '교원 100세 시대'에 걸맞은 생애주기맞춤형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해 복지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또한 교육부와의 교원사기진작 교섭도 조속히 마무리할 방침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설립기념일인 5월 28일 전교조의 운명을 갈랐던 교원노조법 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법재판소(헌재)가 해직교사를 조합원으로 인정하지 않는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교원노조법)' 제2조 법률 조항에 대해 합헌을 선고한 것이다. 헌재는 조합원 자격을 현직 교사로 제한한 교원노조법 제2조 등에 대한 위헌법률심판과 고용노동부의 시정명령 등에 헌법소원 사건에서 이날 8(합헌) 대 1(위헌) 의견으로 "교원노조와 교원의 단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며 합헌 결정했다. 현행 교원노조법 제2조는 '교원이란 초·중등 교육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교원을 말하며 해고된 사람은 중앙노동위원회 재심 판정이 있을 때까지만 교원으로 인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직된 교원은 교원의 자격을 상실한 바 교원노조 조합원으로 볼 수 없다는 논리이다. 이에 따라 전교조는 해직교사들을 조합원으로 받아들인 상태에서는 합법적인 노조 지위를 유지할 수 없게 됐다 헌재는 서울고법이 교원노조법 2조에 대해 제청한 위헌법률심판사건에서 재판관 8(합헌)대 1(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했다. 헌재는 "교원이 아닌 사람이 교원노조의 의사결정에 개입하면 교원노조의 자주성을 해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해직된 교원들이 교원 노조의 의사결정 과정에 개입해 현직 교원의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헌재는 "교원노조는 교원의 근로조건에 직접적이고 중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며 "현직 교사만 조합원이 될 수 있도록 한 것은 교원노조의 역할이나 기능에 비춰 부득이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다만 "현직교원이 아닌 사람이 조합원으로 등록되어 있다고 하여 교원 노조의 법적 지위를 박탈하는 것은 항상 적합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현행 교원노조법 제2조 등은 원칙적으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등에 재직 중인 현직 교사만을 전교조 조합원으로 인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예외적으로 해고된 사람으로서 노조법 제82조 제1항에 따라 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의 구제신청을 낸 사람만을 중앙노동위 재심판정이 있을 때까지 교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판결에서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낸 김이수 재판관은 "일시적으로 실업상태에 있는 자나 구직중인 교원자격 소지자를 제한할 필요가 없다"며 "퇴직교원 등이 포함된다고 해서 교원노조가 정치화되거나 국민의 교육받을 권리가 저해될 위험도 없다"고 말했다. 또한, "과잉 금지 원칙에 반하여 교원노조의 단결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라며 헌법에 위반한다고 밝혔다. 김 재판관은 "다른 직종으로 전환이 쉽지 않은 교사라는 직종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이를 엄격히 제한하는 것은 단결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또 "이미 교원노조의 정치활동 금지 조항이 있기 때문에 해직교사가 포함된다고 해서 교원노조가 정치화되거나 교육의 공공성, 국민의 교육받을 권리가 침해되는 결과가 초래될 위험도 없다"며 "15년간 합법적 노조로 활동해온 전교조에 대해 법률 조항을 지극히 형식적으로 행사해 가장 극단적인 행정조치를 한 것을 보더라도 교원노조의 자주성·단결권을 침해한다"고 소수 의견을 냈다. 2013년 10월 고용노동부는 해직교원 9명을 노조원으로 포함하고 있다는 이유로 전교조에 법외노조 통보를 했고 전교조는 2014년 6월 법원의 1심 선고로 법외노조가 되었다. 해직교사를 조합원으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교원노조법 조항을 근거로 한 처분이었다. 전교조의 취소 소송에 재판부는 전교조의 효력정지와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받아들였고 2심 선고까지 전교조는 합법노조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후 전교조는 법원에 이 처분의 취소를 요구하며 소송을 냈으나 1심 법원인 서울행정법원은 014년 6월 고용노동부의 손을 들어주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전교조 법외노조 사건의 항소심 재판을 맡았던 서울고법은 지난해 9월 "교원노조법 제2조는 위헌이다"라며 전교조가 낸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받아들여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또 전교조가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낸 효력정지 신청도 받아들여 항소심 판결 전까지 전교조의 합법노조 지위도 인정한 바 있다. 물론 이번 헌재 결정이 곧바로 전교조의 법외노조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법외노조 통보 처분의 정당성에 대한 판단은 다시 법원의 손으로 넘어가게 됐다. 차후에 하오심, 상고심 등에서 지루하고도 치열란 법리적 공방이 계속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헌재의 결정으로 현재 서울고법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건에서도 '전교조는 법외노조'라는 판결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아지게 됐다. 즉 이번 헌재의 이 같은 결정으로 인해 전교조가 2심 재판에서도 합법 노조로 인정받기는 사실상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교조의 법외노조 통보 근거가 된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교원노조법) 제2조에 대한 위헌법률 심판이 결국 합헌으로 결정된 이상 향후 항소심과 상고심에서도 전교조가 법외노조로 판결날 가능성이 농후해진 것이다. 한편 전교조는 이번 헌재의 '법외노조' 근거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에 대해서 "향후 교원노조법 개정을 위한 투쟁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반발하고 있다.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한국 교원의 노동기본권 후진 상황에 대해 수없이 많은 비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기준에 훨씬 못 미치는 판결에 대해 대단히 유감이라는 반응이다. 하지만, 전교조는 이번 헌재의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하며, 우선 제도권 준법의 테투리 안에서 향후 항소심, 상고심 등 법원의 판결에 대응하는 성숙한 자세를 보이길 기대한다. 헌재도 결정문에 밝혔듯이 전교조는 10년 이상 합법노조로 활동해왔고, 또 이념 치중 등 비판이 없지는 않으나 우리나라 교육 민주화에 일정 부분 공헌한 면을 부인할 수는 없다. 교원들의 복리 향상에 기여한 면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악법도 법이라는 소크라테스의 갈파처럼 전교조는 우선 이번 헌재 결정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하며, 향후 항소심, 상고심 등 2.3심에 법리적으로 대응하는 자세가 요구되고 있다. 단순히 산술적으로 해직자 9명 때문에 조합원 6만여 명을 법 밖으로 내모는 것은 지나치다는 하소연만으로 헌재의 결정을 고등법원, 대법원 판결에서 뒤엎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모둠활동·교과별 수업·발표 등 수업 일기 재구성, 책으로 엮어 “모르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고 묻고 따지도록 마음 북돋워야” 최근 교원들 사이에서 자신만의 수업 노하우와 경험을 나누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학생을 가르치면서 알게 된 사실과 방법을 동료들과 공유하면서 교직의 전문성을 키우려는 것이다. 방법도 다양하다. 공부 동아리를 구성해 정기 모임을 갖는가 하면 직접 블로그나 카페를 개설, 수업 결과물을 업로드 해 누구나 활용할 수 있게 한다. ‘땀샘 최진수의 초등 수업 백과(이하 초등 수업 백과)’의 저자 최진수 경남도교육청 장학사도 그 중 하나다. 교직에 입문한 지 23년차인 그는 몇 해 전부터 블로그(ddamssam.tistory.com)를 통해 수업 일기와 교육 자료를 소개하고 있다. 최 장학사는 “지난 수업을 반성하고 다음 수업을 준비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수업 기록을 더 많은 동료 교사들과 나누고 싶어 책을 펴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어느 해, 글쓰기 공부 모임에서 각자 한 해 동안 실천할 것을 발표했습니다. 그 때 ‘날마다 수업 일기를 써보겠다’고 말했지요. 말에 책임을 지기 위해 수업 일기를 써내려갔고, 벌써 3년이 넘었습니다. 날마다 쓰다가 일주일에 한 번씩 쓰다가… 하루에 서너 번, 과목별로 쓰기도 했지요. 그렇게 모인 일기가 700개가 다돼갑니다.” 초등 수업 백과는 그간 정리한 수업 일기를 학급(수업) 운영 중심으로 재구성했다. ▲학습 동기 심어주는 법 ▲수업 참여 이끌어내는 법 ▲칠판·공책 쓰기 ▲모둠 활동 ▲교과 수업 ▲탐구와 발표 등 초등학교 교사가 학생을 가르칠 때 알아둬야 할 기본적이고 중요한 내용을 다뤘다. 특히 교사라면 누구나 고민하는 문제를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풀어내고 해결 방법까지 제시한다. 그는 “좋은 수업의 조건은 배움의 즐거움에 있다”고 강조했다. “교사는 학생을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교사도 배우면서 성숙합니다. 새내기 선생님들에게 ‘아이들과 함께 배움 자체를 즐길 것’을 권해요. 배운다는 마음가짐으로 수업하다 보면 학생들과 신뢰가 형성되고 관계가 두터워지기 때문이죠. 좋은 수업은 아이들이 서로 가르치고 배우면서 배움 자체를 즐겁게 받아들이는 수업이에요. 모른다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고 주변에 알려 궁금증을 해결해나갈 수 있도록 교사는 용기를 북돋워 줘야 해요. 모르는 것에 대한 호기심, 끊임없는 질문… 이런 습관이 몸에 배면 공부는 저절로 잘하게 됩니다.” 최 장학사는 참여·공유·기록의 원리를 강조한다. 교사가 일방적으로 가르치기보다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하면서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춘다. 가령 시 쓰기 수업을 한다면 모둠을 구성해 친구의 작품을 함께 읽어보고 아쉬운 부분과 더 나은 표현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후 시를 완성하게 하는 방식이다. 교사는 학생들이 편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분위기메이커가 된다. 배운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보충하도록 돕기 위해 칠판과 공책을 활용한다. 그는 “칠판에 빈 공간을 마련해놓고 아이들이 직접 채우도록 했다”면서 “처음에는 따라하는 수준이지만, 거듭 연습하다 보면 혼자서도 수업 내용을 정리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제 삶의 철학은 ‘땀 흘려 일하고 샘처럼 맑게 살자’입니다. 줄여서 ‘땀샘’이라고 부르죠. ‘참다리’라는 별명도 있어요.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진정한 다리’라는 의미입니다. 아이들에게 그런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가르치는 것은 ‘배우면서 사는 것이 즐겁다’는 걸 알려주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 책을 통해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을 이해하고 좀 더 믿고 기다려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지난달 28일 서울 백범김구기념관 대회의실에서 교육 오피니언 리더·시민 100인 초청 ‘6개국 수학 교육과정 국제 비교 컨퍼런스’가 열렸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주최한 이번 컨퍼런스는 학생들을 ‘수학포기자(수포자)’로 만드는 원인을 진단하고 수학을 즐겁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지난 2년간 미국, 영국, 일본, 싱가포르, 핀란드, 독일 등 세계 6개국의 수학과 교육과정을 분석, 연구한 결과가 발표됐다. 현직 초·중·고등학교 교사 33명이 연구에 참여했다. 종합 발표에 나선 최수일 수학사교육포럼 대표는 “우리나라 초·중등생은 비교 대상 국가보다 전반적으로 학습 내용이 많고 배우는 시기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반면 OECD 국가 가운데 우리나라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수학 시수는 국제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가르치는 시간은 짧으면서 내용은 많은 편에 속해 빨리 가르치는 강의식·주입식 교육이 주를 이루게 됐다는 이야기다. 송인수·윤지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는 “앞으로 우리 아이들을 수포자로 만드는 수능, 대학별 고사, 학교 교육과정 등을 해결하기 위한 ‘수포자 없는 입시 플랜’ 운동에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컨퍼런스에는안양옥 한국교총 회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곽병선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안 회장은 축사에서 “이번 포럼은 현장 교원들이 우리나라 교육의 미래를 걱정하고 해결법을 고민했다는 측면에서 좋은 연구 모델이 될 것”이라면서 “교사, 현장을 중심으로 교육계에 변화가 일어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이 ‘초·중·고등학생 민주시민교육을 위한 학교선거매뉴얼(이하 학교선거매뉴얼)’을 펴내고 각급 학교에 보급한다. 초·중·고등학교 교사용으로 제작된 학교선거매뉴얼은 학교 선거를 통해 민주주의의 기본 제도인 선거의 원리를 가르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학교선거 지도 방향 ▲학교선거 전 준비사항 ▲부록(학생회 임원선거규정) 등으로 이뤄졌다. 선거관리위원회 구성, 후보자 등록 절차, 선거일 공고, 올바른 선거운동, 매니페스토, 투·개표 절차, 표준선거규정 등 학교선거의 모든 것을 담았다. 선거 과정에서 물의를 빚었던 실제 사례를 소개한 것도 특징이다. 학교 내에서만 선거운동을 해야 한다는 규정에도 당선자 측 선거운동 도우미가 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선거운동을 벌여 낙선한 후보자 측에서 이의를 제기한 사례, 당선된 학생이 선거 전에 학생 몇 명에게 점심을 산 사실이 선거 종료 후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와 문제가 된 사례 등이다. 학교선거매뉴얼에 따르면 모든 문제는 선거규정에 의해 처리하는 게 원칙이다. 다만 처리 기준이 없을 경우 학교장이 학교운영위원회 등을 통해 결정하되, 선거운동 기간, 대상 인원, 득표 결과에 영향을 미친 정도, 당선자와 낙선자간의 표 차이를 감안해 선거결과가 바뀔 정도로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할 만한 경우에만 당선을 무효로 결정하고 재선거를 실시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한다. 채정희 사무관은 “선거연수원은 하반기부터 중학생 대상 ‘민주주의 선거교실’을 신설 운영할 계획”이라면서 “기존 과정인 ‘미래지도자 정치캠프’ ‘청소년리더 연수’ ‘새내기유권자 연수’ 등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등 학생들의 민주시민의식 함양을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 북송(北宋) 시대 양시(楊時)와 유초(游酢)는 대유학자 정호(程顥)의 제자였다. 정호가 세상을 떠나자 그들은 정호의 동생인 정이(程頤)를 스승으로 섬기고자 찾아갔다. 그들이 정이의 집에 이르렀을 때, 마침 정이는 눈을 감고 앉아 깊은 명상에 잠겨 있었다. 두 사람은 조용히 서서 정이가 눈을 뜨기를 기다렸다. 이때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한참 뒤 정이가 눈을 뜨고 두 사람을 바라보았을 때 문 밖에는 눈이 한 자나 쌓여 있었다.[…頤既覺,則門外雪深一尺矣] '송사-양시전'에 나오는 이야기다. 여기서 유래한 고사성어 ‘정문입설(程門立雪)’은 ‘정자(程子)의 집 문 앞에 서서 눈을 맞다’는 의미로, 제자가 스승에게 존경을 다하거나 간절히 배움을 구하는 자세를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예로부터 스승이란 이런 존재였다. 그래서 ‘임금과 스승과 부모는 하나[君師父一體]’이니 똑같이 섬기라 했고,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도 생겼다. 필자의 학창시절 때만 해도 스승은 그처럼 높고 귀한 분임에 틀림없었다. 어버이처럼 친근하고 다정스러우면서도 어렵고 두려웠다. 가까웠지만, 다가서기에는 조심스러운 분이 스승이었다. 세상 그 누구보다도 신뢰와 존경의 마음이 컸기에 스승의 일거일동은 그대로 내 언행의 본보기가 되었고, 스승의 말씀 한마디 한마디는 내 행로를 정하는 나침반이 되었다. 하지만 요즘은 어떠한가. 되뇌기도 부끄럽지만, 교권의 추락을 알리는 불미스러운 뉴스가 며칠 걸러 한 번씩 전파를 타고 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올해 ‘스승의 날’ 전후에도 그랬다. 한 고등학교에서는 학생이 교사에게 물건을 집어던지고 발로 차는 폭행을 저지르는 일이 벌어졌고 한 초등학교에서는 학부모가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교사를 무자비하게 폭행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심지어는 ‘스승의 날’ 당일에조차 고3 학생의 교사 폭행 소식이 귓전을 울렸다. 그러니 중·고교 학생 10명 중 2명 이상이 교사를 괴롭힌 적이 있다는, 얼마 전 연세대에서 이뤄진 설문조사 결과가 그리 놀라운 것도 아니다. 이제 스승의 위상은 이 지경까지 추락했고 교육 종사자들의 의욕과 보람감도 한풀 꺾여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교사 명예퇴직 희망자 수의 급격한 증가 또한 교권 추락과 깊이 관련돼 있음은 물론이다. ‘스승’이 살아야 교육이 살고, 교육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스승존경’의 사회적 분위기 조성에 국가차원에서의 특단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어렵게 직장을 구하고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 부부가 많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맞벌이를 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여성들이 집안일과 직장 일을 둘 다 해내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결혼할 때 결혼설계사(←웨딩플래너)의 도움을 받은 것처럼 아이를 낳고 키우는 데에는 ‘베이비플래너’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베이비플래너는 결혼 후 임신, 출산, 육아 등에 관련된 정보를 안내하고 조언해 주는 사람이다. (1) 베이비플래너(baby planner) → 육아설계사 결혼 후,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일을 하는 여성들도 있다. 이들을 ‘워킹맘’이라고 한다. 직장을 다니는 엄마이기 때문에 ‘직장인엄마’이다. (2) 워킹맘(working mom) → 직장인엄마 여성이 일을 해야 하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남편의 벌이만으로는 생활하기가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엄마가 직장에 다니는 만큼 아빠도 집안일과 육아를 거들어야 한다. 요즘은 산책길에 유모차를 밀고 가거나 아이를 배낭처럼 메고 다니는 아빠들을 보게 된다. 그 배낭처럼 생긴 것을 ‘캐리어’라고 한다. 캐리어는 배낭을 메듯이 어린 아이를 간편하게 업고 다닐 수 있도록 만든 물건이다. 예전에는 아이를 업을 때 주로 ‘포대기’나 ‘처네’라는 것을 썼다. ‘처네’는 어린애를 업을 때 두르는 끈이 달린 작은 포대기이다. 그러나 요즘 젊은 부모는 캐리어에 아이를 넣어 메고 다닌다. 아빠가 포대기나 처네에 아이를 업고 다니기에는 좀 멋쩍은 데가 있다. 아빠가 캐리어에 아이를 메고 다니면 그나마 부자연스러워 보이지는 않는다. 캐리어는 아이를 업고 다니는 기구이므로 ‘아이업개’이다. (3) 캐리어(carrier) → 아이업개 아이를 데리고 차를 타고 나가려면 베이비시트(←유아용 의자)나 카시트(←아이안전의자)가 필요하다. 아이를 차에 태울 때는 반드시 뒷좌석의 아이안전의자에 앉혀야 한다. (4) 베이비시트(baby seat) → 유아용 의자 (5) 카시트, 베이비 카시트(baby car seat) → 아이안전의자 아이를 부모 힘으로만 키우기 어렵다면 보모(←베이비시터)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6) 베이비시터(baby-sitter) → 보모 집안일과 직장 일로 바쁘지만 아이가 어릴 때는 자주 스킨십(→피부교감)을 해줘야 한다. 살갗을 닿는 애정 교류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7) 스킨십(skinship) → 살갗 닿기, 피부 접촉, 피부교감
교육부, 최저가입찰만 고수하면서 납품기한 못 맞추고 품질저하 문제 ‘마스’. 오픈마켓 형태로 저가 유도 품질 보장 물론, 소규모 구입 가능 교육부가 학부모에게 교복가격 부담을 줄여주고자 올해부터 도입한 교복 학교주관구매제가 조달청을 통한 최저가공개입찰로만 운영되면서 많은 문제점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오픈마켓 형태의 다수공급자계약, 이른바 ‘마스’(MAS·Multiple Award Schedule)도 함께 채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 제도의 경우 학교가 학생 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거나 계약이 유찰되면 교복을 제 때 받기가 매우 어렵다. 업체 입장에선 적정한 납품기한(약 40일)을 확보하지 못한데다, 일부의 경우 납품능력을 초과하는 물량을 수주하는 바람에 교복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한다는 단점도 지적된다. 이로 인해 1학기가 절반이 지난 지금도 학교 현장에선 교복을 받지 못한 채 사복등교를 하는 학생들이 상당수이며, 학부모들의 사복 값 부담만 더해졌다. 최저가공개입찰의 또 다른 문제는 업체에게 지나치게 저가경쟁만 벌이게 만든다. 저가경쟁을 위해 박리다매를 해야 하는 업체는 소규모 물량의 입찰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어, 상대적으로 교육적 혜택을 받지 못하는 지역에서의 불평등은 더 커졌다. 이와 함께 저가경쟁에 따른 품질하락 우려도 현실로 드러나는 등 혼란만 불러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조달청이 최저가공개입찰을 채택하고 있는 ‘나라장터’ 뿐 아니라 마스를 채택한 ‘나라장터 종합쇼핑몰’도 병행해야 교복 학교주관구매 제도가 개선된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조달청이 마스를 도입한 자체가 최저가공개입찰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조달청 관계자는 “기존의 최저가 1인 낙찰자 방식으로는 다양성 부족과 품질 저하의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지적됨에 따라 다수의 공급자를 선정해 선의의 가격, 품질경쟁을 유도하는 동시에 수요기관의 선택권을 제고하기 위한 제도가 마스”라면서 “미국, 캐나다, 영국 등 선진국들은 이 제도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현재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서 초·중·고 수학여행서비스, 학생 운동복 구입이 가능하지만 교복은 구매할 수 없다. 교육부가 조달청에 요청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마스는 최저가를 맞출 수 없어 도입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마스를 채택한 조달청의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은 오픈마켓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참여 업체들이 자연스럽게 낮은 가격을 제시하게 되는 만큼 교육부의 해명은 맞지 않다는 게 현장 반응이다. 또 마스 참여 업체는 반드시 제조공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고, 공급하는 물품은 환경인증 등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소규모 입찰이 가능하며 기본적으로 품질이 보장된다는 장점도 있다. 현재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을 통해 학생 운동복을 공급하는 탁병환 삼환티에프 대표는 “물품 한 개만 요청하더라도 보내줘야 하는 게 마스 제도”라며 “마스에 교복이 공급된다면 서울 강남학교에서 입고 있는 품질의 옷을 산간벽지에서도 받아볼 수 있을 정도로 합리적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헌재, 교원노조법 2조 합헌 결정 전교조 결국 법외노조 될 듯 전교조의 법외노조 통보 근거가 된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교원노조법) 제2조에 대한 위헌법률 심판이 결국 합헌으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항소심과 상고심에서도 전교조가 법외노조로 판결날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28일 헌법재판소는 “해고된 교원이 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교원노조의 자주성을 해할 우려가 있다”며 재판관 8대1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다만 헌재는 전교조의 교원노조 법률상 지위 박탈에 대해선 법원의 판단 영역으로 넘겼다. 그러나 대다수 법조인들은 이날 헌재 합헌 판결로 전교조 측의 패소 가능성을 높게 전망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9월 ‘전교조 법외노조’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등법원은 “교원노조법 2조가 노동자의 단결권을 침해하고 헌법상 과잉금지원칙과 평등권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항소심 판결까지 법외노조 통보 효력도 정지시키면서 법원의 심리는 일시 중단됐었다. 지난해 6월 법외노조 취소 행정심판 1심에서 패소한 전교조는 항소심 재판부가 정해지자 법외노조 통보의 효력정지와 함께 법외노조 근거가 됐던 교원노조법 2조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낸 바 있다. ‘전교조 법외노조’ 논란의 시작은 지난 2010년 고용노동부는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는 전교조의 규약을 문제 삼아 시정 명령을 내리면서부터였다. 이에 불복하며 소송한 전교조가 대법원에서 패소했음에도 이행하지 않자 2013년 법외노조 통보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한편 현행 교원노조법 2조는 이 법에서의 ‘교원’에 대해 ‘초·중등교육법’ 제19조제1항이 말하는 교원, 즉 초·중·고 등에 재직 중인 현직 교사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해고된 경우 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의 구제신청을 했을 시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이 있을 때까지 교원으로 보고 있다.
다양한 활동 통해 지역하천 보전의식 확산 기대 한강유역환경청과 (사)한국환경교육협회는 수도권 중·고등학생들에게 친수문화 공간을 이용한 탐사보도활동 및 온·오프라인 홍보활동을 통해 지역하천 보전의식 확산에 기여하고자 하는 사업인 “한가람 알리미”사 업에 참가 할 학생들을 모집한다. “한가람 알리미”는 2015년 6월부터 12월까지 온·오프라인 홍보활동과 주요행사참여, 전시부스제작 및 운영 등 팀별활동은 물론 팔당호 선상 체험과 한강스탬프 투어, 생태탐방열차 등 탐사보도활동도 진행된다. “한가람 알리미”에 참가한 학생들에게는 활동실적에 대한 자원봉사확인 서가 발급되며 우수 활동팀에게는 상장과 상금(환경부장관상 포함 총 4매, 총상금 2,500,000원)이 수여된다. “한가람 알리미”의 선발 인원은 40명이며 수도권 소재 중·고등학생 이 라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개인블로그 및 SNS운영 경험이 있거나, 타 기관/행사 홍보 서포터즈 활동 경험자 및 영어 가능자를 우대하여 선발할 예정이다. “한가람 알리미”의 신청기간은 2015년 5월 13일(수)부터 5월 29일(금)까지이며 신청을 원할 경우 참가신청서를 작성 후 이메일(keea1030@naver.com)을 통해 접수하면 된다. “한가람 알리미”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참가안내문을 확인하거나 (사)한국환경교육협회 연구개발팀 서상원(전화 02-571-1196)으로 문의하면 된다.
전남도교육청 교육과정과(과장 안병창) 주관의 자유학기제 정책 이해를 위한 학교장 연수가 5월 27일 10시부터 보성 다비치콘도에서 중학교 교장과 지역교육청 담당 장학사를 대상으로 있었다. 안병창 과장은 인사말에서 공모를통하여 추진한M플러스 중학교 학력제고 사업은 고등학교 학력제고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학교 실정에 맞게 계획을 세워 단위학교의 학력향상에 노력하여 줄 것을 부탁하였다. 한편, 전남도 중학생들의 학력 위치는 17개 시도가운데 15,16위를 차지하는 현실로 이는 조금만 노력하면 향상이 가능한데 조그만 차이를 뛰어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면서 6월 학교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지도를 바란다면서, 대한민국 행복학교 박람회가 여수에서 20억 여원의 예산을 들어 하게 됨으로 이러한 기회도 잘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며, 여름철을 맞이하여 전염병 예방에도 힘써 줄 것을 부탁하였다. 10시부터는 여태전 교장(경남 상주중)의 '꿈과 감성을 일깨우는 행복교육' 이라는 주제로 40분 특강이 있었다. 박근혜 정부는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교육'을 비전으로 내세우고 있다면서, 평소에 강의 요청이 오면 '꿈과 감성을 일깨우는 행복교육'을 주제로 강의하여 왔다.왜 꿈과 감성교육, 행복교육을 강조하는가에 대하여 미래사회는 꿈사회(Dream Society)가 오기 때문이다. 지금은 정보화 사회로 지식과 정보가 돈이 되고 행복이 되는 시대에서 미래사회는 상품이 아닌 상품에 담긴 '멋진 이야기'를 파는 사회로 전환되기에 꿈과 감성이 풍부한 인재를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평소에도 교육이란,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정답이 없다면서 자신은 '만남과 기다림'으로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려는 사람과의 만남 그 자체가 교육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어떤 만남도 우연은 없다면서, 때가 되면 인연이 되어 만나는 것으로 교육과 삶은 불가분의 관계이며, 교육이 곧 삶이고, 교육이 만남과 기다림이라면, 삶 또한 만남과 기다림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들 가슴이 만남과 기다림으로 설레지 않는다는 것은 열정이 시들었다는 증거이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의 가슴을 설레게 할 수 있을까?"를 질문하면서 새로운 학교, 새로운 교육을 찾아 나선 계기가 되었으며, 18년간 일반학교에서 근무하다 2006년 간디학교 교사가 되어 일상이 힘들었다. 하지만 학생 앞에서, 동료 교사 앞에서, 학부모 앞에서 새롭게 태어나야만 하는 경험을 하여야 했다. 즉, 교사의 존재 자체가 교육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그의 신념은"진정한 교사는 가르치지 않는다. 단지 학생은 그 교사와 함께 있으면서 스스로 배울 수 있다."는 인도의 사상가 비노바 바베의 말을 인용하였다. 이어서 교육부 공교육진흥과 김태일 교육관의 2015학년도 자유학기제 정책 추진 계획, 순천대학교 최승복 교수의 성공적인 자유학기제 정착을 위한 학교장 리더십, 삼계중 이지현 교감의 스마일 삼계중 자유학기제 운영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새벽이 꾸준히 들을 수 있는 소리가 둘 있다. 그 중의 하나가 멀리서 들려오는 새소리다. 새소리를 들으면 농촌 생각이 난다. 농촌 출신이라 그런지 농촌에 사는 때가 그립다. 그 중의 하나가 닭소리 때문이다. 닭소리를 들을 때마다 자신을 되돌아보게 한다. 자신의 삶이 바르지 못한 것을 깨닫게 한다. 새로워지게 만든다. 가정의 달인 5월이 저물어간다. 봄이 지나가는 듯한 느낌이 들어 아쉽다. 오래 있으면 좋은 것은 빨리 지나간다. 지나가는 봄을 마음속에 새기면서 보내야만 하겠다. 아름다운 추억을 가슴에 담고 오래도록 유지해야 할 것 같다. 여름도 봄 못지 않게 아름다운 추억을 쌓을 수 있는 달이라 아무리 더워도 잘 참으면서 즐거운 나날을 보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좋은 선생님은 어떤 선생님인가? 불안한 눈길로 학생들을 보지 않는 선생님이다. 우리 선생님들은 언제나 학생들이 불안하다. 언제 어디에서 무슨 문제를 일으킬지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꼭 그렇게 불안한 눈길로 볼 필요가 없다.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자신들의 삶에 대해서 관심을 갖는다. 바른 삶을 살려고 애쓴다. 바른 길로 가려고 애쓴다. 그러니 너무 지나치게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 우리의 학생시절에도 선생님은 우리를 불안하게 바라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학생시절 선생님이 생각할 만큼 불안한 존재가 아니다. 부끄러운 일은 잘 하지 않았다. 나쁜 일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러기에 선생님은 학생들을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염려를 할 필요도 없다. 지켜만 보고 있으면 된다. 학생들은 나름대로 서로 돕고 이해하고 있다. 자기들의 꿈을 가슴에 품고 잘 이루어가고 있다. 꿈을 향해 나아갈 힘도 있고 용기도 있다. 그러기에 지나치게 걱정도 염려도 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격려하고 위로해주면 된다. 학생들 중에는 진학문제로 고민하는 이도 있다. 친구문제로 힘들어하는 학생도 있다. 경제적인 문제로 괴로워하는 이도 있다. 그래도 그 고비를 지혜롭게 잘 넘기고 있다. 친구들이 큰 힘이 되어준다. 그러기에 선생님이 어떤 환경에 처한 학생이라 할지라도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학생들을 애처롭게 바라보지 않는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이다. 학생들을 가련하게 생각할 만큼 나약하지 않다. 학생들이 선생님의 도움을 받을 만큼 불안한 학생도 아니다. 물론 갑작스런 가정환경의 변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도 있지만 그들도 나름대로 어려움을 헤쳐나갈 힘과 용기가 있다. 선생님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더 이상 좌절하지 않도록 격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려울 때 선생님의 격려와 위로가 장차 학생들이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되고 비타민이 될 것이다. 좋은 선생님은 감정을 조절할 줄 아는 선생님이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감정적으로 대하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이런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이다. 감정이 앞서면 학생을 바로 지도할 수가 없다. 감정을 내세우면 학생도 감정적으로 대한다. 그러면 선생님과 학생과의 관계가 더욱 어려워진다. 선생님이 학생이 아무리 문제를 일으켜도 분노하거나 화를 내면 안 된다. 그러면 학생도 화를 내게 되고 분노하게 된다. 학생과 선생님이 서로 화를 내면 어떻게 되겠나? 걷잡을 수 없는 길로 갈 수밖에 없게 된다. 좋은 선생님은 바다와 같은 넓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분이다. 선생님은 정말 바다와 같은 넓은 마음이 필요하다. 넓은 마음이 없으면 하루도 학생과 생활할 수가 없다. 이해 못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래도 학생들은 자기 나름대로 이해 못할 일에 대해 자기 말을 한다. 선생님의 마음이 넓으면 학생들도 마음이 넓어진다. 학생들이 선생님을 이해하게 되고 새롭게 변화되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
아파트 문화에 살면서 나만의 서재를 갖기란 쉽지 않다. 경제적 형편이 되어 넓은 공간에 살고 있더라도 텔레비전과 컴퓨터에 우선적으로 자리를 뺏기는 경우가 많다. 서재를 갖추는 것은 공간의 크고 작은 것을 떠나 집 주인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본다. 작은 공간이라도 황상(1788~1870)의 일속상방처럼 좁쌀처럼 작은 집에 서재를 꾸릴 수 있다. 조그만 방안에 온 세상이 다 들어 있는 셈이다. 그러니 집은 작지만 사실 그 작은 방안에 온 세상이 다 들어 있으므로 세상에서 제일 큰 집일 수 있다. 그것은 부처가 말한 "수미산을 겨자씨 속에 넣는다"는 의미이다. (244~245) 나에게 작은 희망이 있다면 책으로 가득 찬 서재에서 책을 보며, 찾아 오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며, 자연 속에서 깊은 묵상에 빠져 보는 삶이다. 꿈 같은 삶이지만 생각만 해도 설레인다. 경쟁과 분주함 속에 살아가야 하는 세상에서 한 번 쯤은 살아가고 픈 삶이다. 박철상 선생님의 서재에 살다는 정조 임금 시대에 활약했던 인물 중에서 책을 가까이 하며 자신만의 서재를 만들어 당시 문화의 큰 흐름을 좌지우지 했던 이들의 서재 이야기를 담아낸 책이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사람부터 -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 연암 박지원, 박제가, 이덕무 등-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당대에 학문의 업적을 이루었던 이들이 어떻게 자신의 서재를 만들게 되었고 그 서재에서 어떤 성과를 이뤄냈는지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 위 인물들의 공통점은 정조 임금이 그들을 발탁하여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도록 길을 열어 주었다는 점이다. 신분 상승의 제약이 있었던 서얼 출신들이었으며 양반이기는 하지만 청요직에 나가지 못할 형편의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정조 임금의 개혁정책의 적임자로 그들은 규장각 검서관으로 활약하였으며 청나라 사신의 일행으로 발달된 문물을 수입해 오는 역할을 감당하였다. 청나라를 다녀온 뒤 기행문 형식으로 기록한 박지원의 열하일기는 당시 상당한 사람들이 문체를 문제삼고 있었다. 연암은 화가 났지만 참고 해명을 한다. "불공평한 세상, 내 맘대로 뭘 할 수도 없는 세상, 힘없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겠느냐? 그저 문장의 힘을 빌려 나의 답답한 심사를 쏟아 냈을 뿐이다. 그냥 한번 웃자는 것이다. 뭐 내가 본래부터 이런 걸 좋아해서 썼겠느냐? 하지만 너희들은 젊고 재능도 있으니, 나를 배우지 말고 순정한 고문을 익혀서 임금을 잘 모시해도 해라"(51) "꼭 취직해서 많은 돈을 벌어야만 잘 사는 것인가? 그런 삶을 살기 위해 꼭 남에게 무릎을 굽혀야만 하는 것인가? 연암 자신의 삶에 대한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 (53) 유금(1741~1788) 은 조선 후기 대표적인 학자 중 한 사람인 유득공의 숙부다. 박지원, 홍대용, 박제가, 이덕무, 이서구, 서호수 등과 교유했다. 이를 보면 그가 조선 후기 북학파의 일원임을 알 수 있다. (61) 조선 후기 문화사, 학술사에서 가장 의미 있는 사건 하나만 들라면, 한객건연집의 편찬과 이를 둘러싼 조선과 청나라 문인들의 교유를 꼽을수 있다.(62) 책을 가지고 있어도 그 책을 제대로 볼 능력이 없으면, 책을 볼 줄 아는 사람에게 빌려주어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뜻이다. 책에 자신의 소유권을 표시하는 인장만 찍어두고 읽지도 않으면서 남에게 빌려주지도 않는다면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당시 청나라에서 신간 서적이 수없이 들어왔지만, 제대로 읽지도 않고 서가에 쌓아두고서 빌려주지도 않는 사람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박지원은 바로 그런 시대적 풍조를 비판했다.(66~67) 옛 선비들 중 책을 좋아한 인물이 한둘이 아니었지만, 이덕무(1741~1793)처럼 책을 좋아하고, 책에 관한 일화를 많이 남긴 인물도 드물다. 한객건연집이 청나라에 소개되면서 이덕무는 유득공, 박제가, 이서구 등과 함께 사가시인으로 이름을 날렸다. 이후 정조 임금에게 발탁되어 규장각 검서관이 되었고, 정조 시대 서적 편찬의 주역이 되었다. 특히 이덕무는 아주 많은 호를 지었고 서재 이름도 여러 가지를 사용했지만, 이 모든 게 책과 가난으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덕무의 일생에서 책과 가난에 관한 이야기를 빼면 아마 할 이야기가 거의 없을 것이다.그는 참으로 책을 통해 태어나 책과 함께 살다 책 속으로 돌아간 사람이었다.(72) 이덕무는 변변치 못한 서얼 서얼 출신이었다. 사회적 차별이 심하여 사회에 대한 불만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는 모든 것을 독서를 통해 해결했다. 사회의 모순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기보다는 독서를 통해 그것을 순화시켜갔다. 단순히 책 속의 지식만을 추구한 게 아니었다. 그의 목표는 성인의 경지에 가깝게 다가가는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83) 조선시대 장서가들의 서재에 놓일 만한 책은 거의 없었다. 상업용 서적은 주로 실용적인 서적이나 과거용 서적이 대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양질의 서적을 구하는 방법으로는 높은 관직으로 올라 왕으로부터 하사를 받거나, 인맥을 동원해 관아에서 간행된 서적을 구하는 게 최선이었다. 따라서 조선시대의 장서가란 일반인이 도달하기 힘든 위치에 있었다.(161) 추사 김정희는 조선 최고의 금석학자였다. 금석학은 옛 비석이나 쇠붙이 등에 새겨진 글자를 연구하는 학문으로 당시 중국에서는 금석학이 가장 중요한 학문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었다. (216) 추사 김정희에게는 특별한 지우가 있었다. 역관 이상적이었다. 추사가 관직을 잃고 제주도로 유배갔을 때에도 변치 않는 우정으로 추사가 읽을 책들을 중국에서 구하다가 보내주었다. 추사는 모든 친구들이 떠나고 홀로 남은 이상적을 위해 세한도를 그려 베풀어준 은혜에 보답하였다. 잘 나갈 때 곁에 있는 친구보다 보잘 것 없는 형편에 있을 때 곁에 남아 있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인 셈이다. 서재에 살다/박철상/문학동네/2014. 12
얼마 전 연휴를 이용하여 소백산 철쭉을 보고 왔다. 자가용 대신 인터넷 카페를 이용하여 회원을 모집하는 000산악회를 이용하였다. 수원을 중심으로 안산, 안양, 용인 등지에서 참가자가 모였는데 버스 한 대 40명이 몇 일만에 모인다. 000산악회는 카페 회원만 1천 명에 이르고 일일방문객 수가 몇 백명이다. 수원시내 주요 정류장에서 국내 유명산을 향해 떠나는 등산객을 태우는데 이렇게 등산인구가 많은 줄 미처 몰랐다. 아마도 휴일이기 때문에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장안문 근처에는 5대의 관광버스가, 시청 앞에는 무려 10대의 버스가 줄지어 서 있다. 대부분이 인터넷으로 당일 회원을 모집하여 출발하는 것이다. 아침 6시 경부터 집에서 출발하여 밤 10시 귀가에 이르기까지 직접 참가하고 보니 인터넷 회원 모집 산악회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난다. 소백산의 경우 산행코스가 천동지원센터에서 출발하여 비로봉을 거쳐 연화봉, 희방사까지 총거리가 15km 정도인데 6∼7시간이 소요된다. 회원으로 참가한 등산객은 이 장시간 동안 인솔자 없이 무방비에 노출된 것이다. 첫째, 등산 안내가 목적이 아니라 돈벌이 위주다. 회원 당 참가비 3만원을 받는데 회원들이 서비스 받는 것은 아침과 저녁, 안내도, 산악회 리본이 전부다. 그 흔한 물병 하나 없다. 입장료도 각자 부담이다. 가장 중요한 안내가 산행 후 몇 시까지 주차장에 모여 저녁식사하고 출발한다는 내용이다. 하산 후 주차창까지 택시를 이용하라며 요금이 1만원이라고 친절히 알려준다. 둘째. 산악회 리더의 전문성이 의심 된다. 대장의 연락처만 있지 이름을 밝히지 않는다. 대장이 산행을 동행하지 않는다. 그 대신 아르바이트 한 명을 동행시키는데 그는 일행과 함께 하지 않고 혼자서 산행을 한다. 아르바이트라 주최 측에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아니고 참가회비만 면제이니 책임감이 없다. 등산 안내를 하려면 등산과 응급조치 전문성을 가진 최소한 2,3명이 지도자가 필요하다. 대열의 앞, 중간, 뒤에 배치되어 산행을 함께해야 하는 것이다. 셋째, 안전에 대한 의식이 없다. 승차 시 안전벨트 착용 안내도 없고 산행 중 주의사항도 전혀 없다. 등산하기 전 몸풀기로 준비운동을 해야 하는데 하차하자마자 동시에 등산이 시작된다. 우측통행이라든가 어느 구간, 어느 지점이 위험하다는 등 안내가 없다. 산행 중 구급약품은 누가 소지하고 있으니 도움을 받으라는 말도 없다. 구급약품을 준비한 안전요원이 없으니 안내도 안 한다. 더욱이 1회성 보험 가입에 대한 언급은 카페 공지사항에도 없다. 안전사고에 대한 무방비를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 넷째, 하산주가 문화로 자리 잡았다. 산행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내려오니 저녁식사와 함께 술판이 거나하게 벌어졌다. 남녀 구분 없이 막걸리를 마신 사람들 얼굴이 벌겋다. 정상에서 마시는 사람들도 간혹 있다고 들었는데 음주산행은 매우 위험한 것이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모르되 비음주자는 선의의 피해를 입는 것이다. 이런 인터넷 모집 산악회의 행태, 원인은 무엇일까? 영리추구가 목적이다 보니 회원에게 최소한의 서비스만 제공하는 것이다. 차량 임차료, 식비 등을 제외하고 대장이 이윤을 챙기려 안전 산행을 위한 가이드 없이 무리한 산행을 감행시키는 것이다. 그래도 최소한의 책임이 있다면 대장은 산행을 동행해야 하는데 그것마저 생략한 것이다. 소비자로서 대안은 있다. 역사와 전통이 있는 산악회에는 회장, 부회장, 총무, 회계, 감사 등의 임원이 있고 정기적 등산으로 소통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 산행 시 대장이 선두에 서고 그 다음이 대원들, 부대장이 맨 뒤에 서서 대열을 이룬다. 사고 시 대처하기 위한 준비도 한다. 이런 산악회를 이용해야 한다. 신입회원 소개도 있고 환영해 주고 챙겨 준다. 안전과 친목이 우선인 산악회이다. 인터넷 모집 산악회, 참가 시 위험이 뒤따른다. 함께한 사람들이 누구인지 서로가 모른다. 위험에 처했을 때 챙겨줄 수가 없다. 산행대장의 부재는 안전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등산은 목적지보다는 동행한 사람이 누구냐가 중요하다고 한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믿을만한 산악회를 선택하고 전문성, 책임감, 인격을 갖춘 리더와 함께 해야 아름다운 추억이 남는다.
원고 청탁을 받고 글쓰기에 고민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책을 내고 계속해서 독서에 열중하면서 내공을 튼튼히 하자는 생각은 하지만, 마음처럼 잘 되지 않습니다. 강마을은 소만을 지나 여름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군데군데 모내기를 시작하였고, 보리밭은 눈에 띄게 누릇누릇합니다. 아까시 꽃은 절정을 지나고 있고, 오동나무꽃은 가지끝에 남은 끝물만 보입니다. 붉은 개양귀비는 유혹적으로 강가에 피어나고 보랏빛 칼퀴나물꽃은 물감을 뿌린듯 강둑을 장식합니다. 은사시나무의 떨림은 바람을 부릅니다. 그 바람은 여름바람이고 유혹의 바람이고 뜨거운 바람인가 봅니다. 봄꽃들이 진 자리마다 푸른 열매가 맺혀져 있습니다. 매화나무는 바람결에 덜 여문 푸른 매실을 후두둑 떨어뜨립니다. 너무 많이 열매를 달았던 탓일까요. 나무 아래에는 푸른 매실이 가득 떨어져 있습니다. 열매가 너무 많으면 나무는 안타까운 얼굴로 비고 모자란 열매들을 떨어뜨립니다. 후두둑 후두둑 생살을 찢는 소리르 내면서 어린 열매를 떨어뜨려 남아있는 열매가 더 튼실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줍니다. 무섭도록 정확한 자연의 이치입니다. 씨앗은 식물과 동물 모두에게 중요한 것입니다. 신갈나무는 가을이면 수많은 열매를 이 대지에 뿌려 자손을 번식을 준비합니다. 수천 개의 도토리는 토끼와 다람쥐와 멧돼지의 먹이가 되고 곤충들의 보금자리가 되고 안식처이자 양식이 될 것이고, 그 중 몇 개의 도토리는 봄까지 숨어 싹을 틔우겠지요. 그러나 어린 도토리 싹에게 자연은 가혹하고 무서운 존재일 것입니다. 여린 잎을 잘라먹는 고라니며 토끼를 만나기도 하고 멧돼지의 무지막지한 발에 밟혀 짖이겨져서 사라지기도 할 것입니다. 이 모든 역경을 견디면 젊고 푸른 신갈나무로 우뚝서서 자신의 씨앗을 대지를 향해 보냅니다. 지금 저 산야에 선 푸른 나무 한 그루는 이렇게 낯선 대지에서 살아남은 당당하고 멋진 존재입니다. 그처럼 우리 역시 이 세상에 나올 수 있음은 신갈나무나 은사시나무보다 더 큰 필연적 만남으로 조우하여 이루어진 것입니다. 내 아버지와 어머니의 진실한 믿음의 씨앗은 나라나는 필연적 존재의 탄생시킵니다. 세상은 얼마나 위대한 곳일까요? 이런 필연이 모여서 꿈꾸는 아름답고 향기로운 인연이 꽃피는 곳입니다.
교실에서 토론 수업이 대세다. 토론 수업은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또 상대방의 생각을 듣고 말하기 때문에 계속 생각을 이어나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논리적인 주장을 펼치기 때문에 비판적 사고력, 종합적 사고력, 창의적 사고력 등 고등사고 능력이 향상된다. 토론 수업의 배경은 기존의 교수-학습 방법의 반성이다. 교사는 지식을 공급해 주고, 학생은 그 지식을 전달받아 단순히 암기하는 고전적인 수업 형태에 대한 저항이다. 교사의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은 학생이 수동적으로 앉아 있기 때문에 자율성과 융통성을 발휘하지 못한다. 수업에서 학생이 주체가 되어야 하는데 대상화 된다. 개인의 자유로운 사고를 바탕으로 문제의 핵심과 맥락을 파악할 수 있는 과정이 없기 때문에 어휘력도 성장하지 않고 창의력도 기를 수 없다. 토론 수업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성공 사례로 유대인을 언급한다. 유대인은 하브루타라는 토론 교육을 한다. 하브루타는 짝을 이뤄 서로 질문을 주고받으며 치열하게 논쟁하고 토론하는 교육법이다. 유대인은 어릴 때부터 가정에서 부모와 질문하고 대답하고, 대화하고 토론하는 분위기에서 성장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형성된 토론 문화는 학교와 직장에서도 이어진다. 이것이 원동력이 되어 유대인은 세계 인구의 0.2%밖에 안 되지만 미국 부호의 30%, 미국 아이비리그 출신자의 30%를 차지하며 노벨상 수상자의 30%를 배출했다. 토론 능력을 갖추면 창의적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교실에는 토론 수업이 잘못 가고 있다. 수업이 토론의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토론 수업이 승패를 가리는 찬반 대립의 논쟁에 치우쳐 있다.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던 그것과 상관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만 한다. 학생들은 애초부터 자신이 선택한 관점에 대한 주장만 하고 거기에 맞는 논거만 되풀이 한다. 상대방의 주장에 대해 타당성을 검증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없다. 상대방의 주장이 합리적이라면 일면 수용하는 태도도 보여야 하는데 말싸움 때문에 용납이 안 된다. 주장만 경쟁적으로 하고, 대화는 안 한다. 상대방과 의사소통이 안 된다. 대안 제시라는 것도 없다. 남을 배려하는 대화와 태도도 없다. 이런 교육을 받아온 사람들은 학교를 떠나서도 다른 사람의 의견을 받아들이는데 익숙하지 않다. 어떤 주장을 들으면 언제나 반론만 할 줄 안다. 상대방을 설득하고 대안을 모아가는 지혜로운 과정이 없다. 세상에 완벽한 관점도 완전무결한 주장도 없다. 그런데도 자기의 관점에 대해 끝없이 옳다고 주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토론 교육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토의 수업을 권한다. 흔히 토론과 토의를 얼버무려 사용하지만 구분할 필요가 있다. 토론(debate)은 특정한 주제에 대해서 찬성과 반대로 나누어 어느 쪽의 주장이 옳고 잘못됐는지를 따지는 말싸움이다. 그래서 토론에서는 타협과 흥정이 잘 통하지 않으며 그 결과는 오로지 승패로 결정된다. 토의(discussion)는 어떤 상황이나 논점에 대해 최선의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 토의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의견을 제시하고 교환하면서 바람직한 의견을 모으기 때문에 상호 협동적 성격을 띤다. 이런 의미에서 학생들에게는 토론 수업보다는 토의 수업이 필요하다. 토의 수업은 토론 수업보다 학생들이 자발적이고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토의 과정은 대다수의 학생들이 참여함으로써 일부만 참여하는 토론 수업보다 효과적이다. 토론 수업은 지나치게 경쟁적이고 대안 제시에도 부족하다. 토의 수업은 서로 존중하고 공감하며 배려할 수 있는 학습 공동체를 만들 수 있다. 이런 시도가 활성화다고 확대된다면 개인주의와 치열한 경쟁이 아닌 함께 생각하고 함께 고민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학생들의 인성 함양에도 도움이 된다. 토론을 싸움이라고 했지만, 토론은 이기기 위한 싸움이 아니라고 조심스럽게 말하는 측도 있다. 바로 지기 위한 싸움이고, 져야만 비로소 그 의미를 터득하는 싸움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토론은 문제 해결을 위해서 서로 의견과 정보를 교환한다. 이 과정에서 각자 가지고 있는 생각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변화와 성장을 경험하기 때문에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논리는 어린 학생들에게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따라서 토의 수업으로 방향을 틀기를 바란다. 토의 수업은 실제적인 의사소통 활동을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토론 수업의 장점을 그대로 가져온다. 당면한 문제에 대해 계속 좋은 안을 제시하기 때문에 성취감을 느끼고, 폭넓은 인식의 계기를 마련해준다. 수업 모둠 안에서 서로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그 과정에서 개인의 존재를 경험할 수 있어서 자존감을 형성할 수도 있다. 아울러 끊임없는 대화 과정에서 다른 이를 존중하기 때문에 친구 관계도 도움이 되고, 나가서 사회 적응력도 좋아진다. 오늘날 우리는 자기표현 시대에 살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론 소통 부재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 말은 역설적으로 보이지만 자기주장만 난무하는 토론 수업에 맹목적으로 빠지는 현실에 딱 맞는 말이다. 직장인도 오늘날처럼 변화하는 시기에 살아남으려면 다른 이들과 끊임없는 소통을 해야 한다. 소통은 자기주장보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다. 토의를 통해 상대방의 주장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상대방과의 의견 차이를 좁혀나가야 한다. 바람직한 의견을 통해 상대방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사고력과 논리력이 향상되고 창의력이 만들어진다. 우리 교육에서 최근 인성교육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학생들이 지나치게 학습에 몰두하면서 인성의 부재, 인간성 상실로 각종 폭력 문제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에 인성교육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토의 수업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 능력을 길러주는데도 효과적이다. 이런 점에서 토의 수업은 소통 부재라는 사회적 문제점을 해결하고 인성교육을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한 영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