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8,504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선생님들끼리 모임을 갖거나 회식이 있으면 주로 하는 이야기가 개인 신상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된다. 그래서 어느 반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떤 학생의 처한 환경과 상황이 구체적으로 어떠한지 알게 된다. 그리고 이야기를 하다 보면 학생지도에 관한 정보를 얻게도 되고 초임 교사들은 선배 교사들의 교실 상황이나 학생에 따른 대처 방법에 대한 지혜를 얻기도 한다. 그런데 요즘 자주 듣게 되는 말은 교실붕괴 현상에 가깝다. 도저히 아이들을 가르칠 수 없는 교실상황이 일어나고 있다.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하면 시험 볼 때 답 대신 담임교사 욕을 써 놓거나, 복도를 통행할 때 교사의 뒤에서 욕을 한다거나 수업시간을 지키지 않고 친구를 괴롭히거나 하는 것이다. 어느 남선생님은 아이들이 잘못해서 야단을 쳤더니 앙심을 품고 차를 못으로 긁어 놨더라고 했다. 교사가 자기 학급의 아이들에게 신임을 얻지 못하고 외부로부터도 스스로의 교권을 지키지 못한다면 교사에게도 많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 모임 자리에서 학생들을 성토하는 교사를 보면 밖에서 제 자식 흉보는 못난 부모 같아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교사 스스로 교권을 지켜내기엔 우리 교단의 현실은 너무도 열악하다. 이 시점에서 교권 회복 운동이라도 벌여야 할 판이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사랑받고 학부모에게 신임 받고 사회로부터 존경받은 교사가 되어야 한다. 교사는 부모와 같은 넓고 큰 사랑의 마음으로 가르치고 학생은 제 부모처럼 교사를 따르고 학부모는 내 자녀를 가르치는 교사를 비록 눈에 차지 않더라고 학생 앞에서 험담하거나 업신여기는 말투를 삼가야 한다. 그리고 제도적으로도 교사를 평가 절하하는 정책과 제도를 수정 보완해야 하고 언론에서도 어느 일개 교사의 행동이 모든 교사집단의 현상으로까지 매도하는 보도를 주의해야 한다. 지금 교사들은 말을 듣지 않고 친구를 괴롭히며 교사의 말을 듣지 않고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을 보면 마치 망나니 자식을 둔 부모의 심정이다. 어디다 내 놓고 말을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다잡아 체벌을 가하면서 가르칠 힘도 없다. 그렇다면 망나니 자식을 누가 낳아 키웠을까? 단 하나의 망나니 자식도 학교와 가정과 사회가 낳아 키운 우리들의 자식이며 우리의 미래다. 또 한편으로는 현재 우리 교육에 문제가 있지 않은가도 반성해 본다. 그동안 아이들의 감성을 일깨워 주고 바르고 고운 마음으로 살아가는 인성교육을 게을리 하지 않았을까? 지나친 경쟁으로 개인의 이득만 삶의 목표로 삼으라고 가르치지는 않았을까? 너무 착하기만 하면 오히려 바보 같은 무능한 사람이 되는 거라고 은연중에 가르치지는 않았을까?
칠보초 도움반 학생들의 마음 따뜻한 공연 및 전시회 경기도 수원 소재의 칠보초등학교(교장 안영근)에서는 지난 12월 7일 화요일 오후 3시, 2010년 한 해 동안 지쳐있던 우리의 마음을 훈훈하게 어루만져 줄 공연이 열렸다. 장소는 후관 1층 학습 도움 반. 복도에서부터 진열된 그들의 예술 솜씨에 눈이 이끌리고 흥겨운 꽹과리와 장구 소리에 귀가 매혹되어, 머리보다는 가슴으로 먼저 찾게 된 공연장에는 도움 반 학생을 비롯하여 이들을 축하해 줄 학부모, 교사 그리고 학급 친구들까지 모두가 모여 있었다. ◦ “선생님!” 하면서 손수 꾸민 초대장을 수줍게 건네면서 환하게 웃는 아이들. 저렇게 순진무구할 수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지만 친구들에게까지 초대장을 내밀기는 아직도 서먹한 모양이었다. 그러나 아이들 역시 도움 반 친구들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나보다. 12월 6일 알림장에 다음 날 있을 도움 반 풍물공연을 미리 공지하였더니 친구의 공연을 응원하기 위해 몇몇 아이들이 끝까지 자리를 빛내주었다. 선생님을 보면서 웃으랴 친구들 보면서 웃으랴, 공연하랴... 버거운 와중에도 입이 귀에 걸려 있는 아이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저절로 마음이 따뜻해졌다. “항상 아이들에게 강조했어요. 도움 반 친구들은 ‘틀린 것’이 아니라 조금 ‘다른 것’뿐이라고 말이죠. ‘틀리다’는 단어는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초래하지만 ‘다르다’는 단어는 아이들이 호기심을 가지고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긍정적인 인식을 일으키거든요.” 6학년에서 유일하게 통합학급을 맡고 계시는 6학년 5반 담임 선생님(김지현)은 웃으면서 말했다. ◦ “저보다 미술솜씨가 더 좋은 것 같아서 깜짝 놀랐어요.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공연을 마친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선생님께 모두 쪼르르 달려와 자신의 다짐을 이야기하는 아이들. 지금의 마음을 간직한다면 머지않아 너도나도 차별 없이 하나가 되는 이상적인 사회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작은 고추가 맵다’라는 속담 뿐 아니라 ‘작은 생각주머니도 매콤달콤할 수 있다’는 구절도 마음속에 새겨두고 도움 반 친구들의 성장과 미래에 격려를 보낸다.
안양옥 교총회장과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16일 광주시교육청에서 정책간담회를 갖고, 현장교육 활성화, 교권보호 및 권익신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안 회장은 16개 시도교육감과의 정책협의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전했고, 이른바 진보성향으로 분류되는 장 교육감은 교육문제에 대해서는 폭넓게 교류하며 교육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안 회장은 6․2지방선거에서 다른 시도교육감들과 같이 당선됐으나 직전 교육감의 임기 문제로 11월 취임한 장 교육감에게 취임축하를 전한 뒤 “교총회장 당선과 함께 전국을 다니며 시도교육감들을 만나 정책협력을 강화하고자 노력해왔다”며 “전국 조직으로서 교총이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와 정책을 교과부 뿐만 아니라 앞으로 교육감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장 교육감은 “교육문제를 놓고 진보나 보수의 구분은 무의미하다”며 “시도교육감들이 선의의 경쟁을 통해 각 시도교육과 우리나라 교육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니 교총과 같은 교원단체가 적극적으로 도와달라”고 답했다. 본격적인 정책협의에서 안 회장은 “최근 교총이 추진한 10대 교육정책 입법청원에 20만3000여명의 교원이 동참했다”며 “현장교원과 교육계의 여론 및 정서가 입법을 통해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시도교육감협의회 등에서 적극적으로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번에 교총이 추진한 10대 교육과제는 ▲주5일제수업 도입 법제화 ▲수석교사제․교원연구년제․교원잡무경감 법제화 ▲주당 표준수업시수 법제화 ▲2009개정 교육과정 개선 ▲교원처우개선 예산 반영 및 교원 증원 ▲학교안전망 구축 및 교원의 교육활동보호법 제정 ▲농산어촌지원 확대 등 교육복지지원법 제정 ▲유아학교명칭 변경 등 유아교육법 개정 ▲국립대 교원 성과연봉제 개선 ▲직업교육진흥법 제정 등이다. 또 안 회장은 “교원능력개발평가의 제도 도입에는 공감하나 인사나 보수에 연계하는 결과지향형 추진에는 반대한다”며 “교원능력개발평가가 과정중심의 선순화적 구조로 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장 교육감은 교원능력개발평가에 대해 평가 자체는 찬성하지만, 현재 이뤄지고 있는 교원능력개발평가는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에 동감했다. 이번 간담회에는 광주시교육청에서 박표진 부교육감, 노창수 교육국장, 장오동 창의인성교육과장 등이 참석했으며, 교총에서는 송길화 광주교총 회장, 김정임 한국교총 부회장, 정동섭 정책본부장, 김종식 복지관리본부장 등이 배석했으며, 박남기 광주교대 총장도 참석했다.
1. 지방교육자치 역사 속으로 국회는 2월18일 본회의에서 교육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2014년 이후 교육의원제 폐기, 교육감 교육자격 제한 철폐를 골자로 한 교육자치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또 다음 선거부터는 당적보유제한 규정도 없애기로 했다. 또 후원회 제도와 주민소환제가 교육감에게 적용됐고, 투표용지에는 기호없이 게재토록 정했다. 교육감 예비후보 등록일을 넘긴데다, 교육의원 예비후보 등록을 하루 앞두고 법개정이 이뤄져 졸속으로 처리됐다는 비난도 일었다. 교총 등 교육자치실천연대는 교육자치 수호를 위해 기자회견, 1인 시위, 국회 교과위원 항의방문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고, 국회 교과위 소속 민주당 김영진 의원과 한나라당 이군현 의원이 법개정을 막기 위해 원내에서 노력했으나 역부족이었다. 교총 등 교육계는 이날을 ‘교육자치 말살의 날’로 규정하고 법환원운동을 천명했다. 하지만 개정된 법에 따라 됨에 6월2일 선거가 치러쳤다. 2. 교육감‧교육의원 첫 동시 주민직선 6월2일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16명의 시․도교육감과 77명의 시․도교육의원이 탄생했다. 교육감 선거의 경우 대부분의 지역에서 이른바 진보, 보수의 대결로 치러졌고, 구도는 단일 진보후보 대 다수의 보수후보 간 대결이 이뤄져 서울, 경기, 강원 등 6곳에서는 전교조 출신 등 진보성향 후보가 당선됐다. 진보교육감들은 수월성을 강조하는 현 정부의 교육정책에 반해 학업성취도평가 반대, 혁신학교 추진 등을 명확히 했고, 무상급식과 관련해서는 지방자치단체와 불협화음을 빚는 지역도 있었다. 진보성향 교육감들은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는 공통된 목소리로 힘을 모으기도 하는 등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데 주력했다. 하지만 인사권 행사에서는 편향된 모습을 보였다는 지적과 함께 이른바 ‘코드’ 위원회를 구성해 기존 공무원 조직을 배제하고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 3. 안양옥 서울교대 교수, 제34대 교총회장 당선 6월11~17일까지 전국 교총회원의 우편 직접투표에 의해 안양옥 서울교대 교수가 제34대 교총회장으로 당선됐다. 안 회장은 총 투표자 15만5615명 중 40.3%의 지지를 받아 함께 경쟁했던 박용조 진주교대 교수, 이남교 경일대 총장을 누르고 당선됐다. 안 회장과 러닝메이트로 출마했던 박찬수 대구 오성중 교장, 이남봉 동두천 탑동초 교장, 윤여택 논산 노성중 교사, 김정임 전주 문학초 수석교사, 문성배 부산대 교수도 부회장에 당선돼 34대 교총 회장단의 일원이 됐다. ▲교권사수 ▲정책선도 ▲회원감동 ▲소통과 참여를 공약했던 안 회장은 당선 직후 16개 시도교육청을 돌며 교육감들과 정책간담회를 갖는 등 활발한 현장중심활동을 펼치고 있다. 4. 체벌금지, 학생인권조례 제정 11월부터 서울시교육청 관내 초중고에서는 체벌이 금지됐다. 이에 앞서 10월5일에는 경기도교육청이 학생인권조례를 공포했다. 학생인권이 두드러지게 강조된 것이다. 학교현장에서는 학생지도에 곤욕을 치르는 교사들의 고충이 이어졌고, 점차 생활지도는 소극적으로 변했다. 교총과 서울교총이 공동으로 조사한 학생설문에 따르면 응답학생의 20% 이상이 잠을 자거나 떠들어도 그대로 둔다는 등 소극적으로 변한 선생님을 느낀다고 답했다. 교총은 이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최소한의 학생지도권 부여, 인권조례 재검토 등에 정치권이 적극 나서줄 것을 촉구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하지만 학생인권조례 제정의 경우 광주, 강원, 전북 등 진보 교육감 지역에서는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확대될 것으로 보여 현장과의 마찰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5. 교원능력개발평가 전면 시행 교과부는 1학기부터 전국 1만1403개 초중고를 대상으로 교원평가를 실시했다. 학부모와 학생, 교사는 각각 54%, 80%, 89%가 참여했다. 우려했던 대로 학부모 참여가 저조한데다 일부지역에서는 학부모만족도 평가를 대리로 한 것으로 나타나 그 실효성에 대해 논란이 됐다. 특히 학부모의 경우 대부분 학부모가 교사의 학생 수업이나 지도 방식을 모른 채 조사에 응하고 있는데다 학부모가 평가를 빌미로 민원을 제기할 소지도 있어 교원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돼 왔다. 학생 평가 역시 “숙제를 많이 내주면 평가를 낮게 주겠다”고 학생이 말하는 등 부작용의 사례가 나오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따라서 교원평가는 인사와 연계를 배제하고 전문성 신장에 국한해 결과가 좋은 교원을 인증하는 시스템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6. 교총, 교원 및 교원단체 정치참여 요구 10월12일 안양옥 교총회장은 ‘취임100일 기자회견’에서 ‘교원 및 교원단체의 정치참여’를 요구했다. 안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정치참여란 참정권을 가진 시민으로서 교원이 정치적 참여를 자유, 활동의 자유를 보장받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이를 위해 법률개정안 전문가 그룹 연구를 거쳐 對국회, 對정당활동을 전개하겠다고 천명했다. 교원과 교원단체의 정치참여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는 문제조차 되지 않는 일로 교육과 교원의 문제를 당사자는 배제한 채 정치권에서 논의함으로써 빚어지는 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뜻도 함께 담겨있다. 교총의 요구와 관련해 국회 입법조사처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교총이 요구한 ‘교원의 정치참여’는 국회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7. 교총, 독도의 날 선포 교총은 고종황제가 독도 영유권을 국제법적으로 확립한 날을 기념해 10월25일 ‘독도의 날’을 선포했다. 서울 흑석초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안양옥 교총회장은 “그동안 자발적인 국민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본과의 외교적 마찰을 우려한 정부가 독도의 날 제정을 미루고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단호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며 “독도의 날 선포를 계기로 온 국민이 독도에 대한 바른 이해와 영토주권 의식을 갖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신용하 독도학회장은 “독도의 날을 교원단체가 선포한 것은 큰 의미가 있는 만큼 여기서 그치지 말고 독도의 날 제정 등 정부의 수호 의지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도의 날 제정과 관련해 서울 흑석초, 남양주 풍양초, 경북 봉화중, 서울 동명여고 등 4곳의 초․중․고에서 특별수업을 진행했다. 8. 무상급식 논란 올 한해 지속된 교육이슈 중 하나는 무상급식이다. 6․2지방선거에서 교육감, 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진보성향 후보들이 주요 공약으로 무상급식을 들고 나오면서 급부상했다. 이에 대해 보수성향 후보들은 무분별한 무상급식보다는 저소득층 급식지원으로 복지를 강화해야한다는 논리로 맞섰다. 선거 이후 이른바 진보성향 교육감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논란은 심화됐고, 시도지사-교육감-시도의회의 역학구도에 따라 갈등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월1일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시의회가 무상급식조례안을 통과시키자 시정협의를 전면 거부하면서 갈등이 폭발했다. 무상급식은 ‘부자급식’이 될 수 있고, 재정의 블랙홀이 될 것이라는 것이 오 시장의 주장이다. 이같은 흐름속에서도 경기도는 일부 역점사업과 무상급식 예산을 같이 도의회에서 통과시킨 정치력이 발휘되기도 했으며, 충남에서는 도지사와 교육감이 협력에 합의하는 등 새로운 협력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9. 교원단체가입명단 공개 파문 4월15일 법원이 전교조 소속 교사 명단을 공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결하자 19일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전국 초·중등학교와 유치원 교사의 교원단체 및 교원노조 가입 현황이 19일 전격 공개했다. 이에 대해 교총 등은 “판결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민주적 절차를 통해 이의를 제기하고 바로잡으면 되는데 법을 제정하는 국회의원이 법을 존중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며 “학부모의 알권리를 보장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자주적 교원단체의 권리를 제약하고 교원 개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계에도 이 문제는 논란이 됐지만 명단공개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65%에 달하면서 반대가 많았다. 법원도 명단을 공개한 조 의원에게 하루 3000만원의 배상금을 내야한다고 판시했다. 교총의 요구로 EI, 일교조 등에서 “교원단체 명단 공개는 사생활 및 교원단체 활동을 침해한다”는 내용의 입장을 표명하면서 문제가 국제화 되자 조 의원은 5월3일 ‘교원단체 명단’을 자진 삭제했다. 10. 불거진 교육비리, 설익은 대책 서울시교육청 전문직 비리로부터 촉발된 ‘교육비리’ 논란은 결국 이명박대통령이 ‘토착비리’, ‘권력형비리’와 함께 자신이 직접 챙기는 3대비리로 규정하면서 확대됐다. 하지만 교육계가 자정노력을 여러차례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교육당국은 비현실적인 탁상행정식 대책으로 교원들의 상처난 생채기를 더욱 아프게 했다. 교과부는 교육비리TF를 구성해 학교장의 재산공개를 의무화하고, 교원비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으로 다루겠다고 밝혔다. 또 학교장의 50%를 공모로 하겠다고 밝혔으며, 사정당국은 해외여행 교사명단까지 조사하는 무리한 수사로 교육계의 공분을 샀다. 이에 교총은 관련 현장토론회를 개최해 현장 교원의 의견을 가감없이 교과부에 전달했으며, 공식 스승의날 기념식을 취소하고 자정의 의지를 보였다.
3일 안양옥 교총회장, 김성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조영달 서울대 사범대 교수(전 학장)이 교과교육 연구활동 활성화를 통해 교원능력을 향상시키고,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자 모였다. 교육 각계의 전문가인 이들은 각 교과별로 이뤄지고 있는 교과연구활동을 통합하고 조정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각 교과수업이 학교 교육활동의 중심 교사, 지식전달자보다 실천연구자 돼야 교과벽 허물어 통합적 사고 길러줘야 안양옥 : 학생과 선생님들은 학교에서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교과수업으로 보냅니다. 교과수업이 곧 학교교육이고, 어쩌면 학교 다른 활동들은 교과수업을 돕는 역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따라서 교사들은 자신의 전공 교과를 학생들에게 효과적으로 가르치는 방법에 대해 늘 고민해야 합니다. 단순히 지식을 알고 가르치는 차원을 넘어 알아가는 과정에 대해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때에 따라서는 그것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지식의 전달자가 아닌 연구자로서 역할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고무적인 사실은 예전에 비해 교과교육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고, 연구자도 많아지는 추세에 있습니다. 조영달 : 교과교육에서 교사는 학교에서 지식의 획득 경로를 깨우쳐주는 사람입니다. 이에 대해 교과교육은 교수학습의 환경 속에서 교과와 교사 및 학생 사이에 이루어지는 상호작용적 실천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정의할 경우 지적과정에 대한 강조뿐만 아니라 교과와 교사 및 학생 모두가 같이 어우러진 통합적인 과정이 강조되며, 교실수업과 사회, 교육과 제도, 학교와 교실, 언어와 상호작용, 학생과 교사의 특질, 교육내용과 수업의 참여구조, 연구의 실천성과 행동성 등의 많은 다양한 연구주제들이 테마로 떠오르게 됩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교과교육을 정의하고 연구할 경우, 교과교육학은 교실수업의 실체에 좀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통로를 개설해주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김성열 : 교과교육학을 간단히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교과)와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교육학)의 통합적 연계로 볼 수 있겠습니다. 학교에서 가르쳐야 할 교과지식과 그것을 가르치는 방법은 분리된 것이 아니고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무엇을’에는 전통적으로 다루어 온 교과 지식을 의미 있게 포함해서 역량을 길러주도록 교과 내용을 재조직하는 것이 포함됩니다. 새로운 내용도 도입해야겠지만 기존의 교과 내용을 다른 각도에서 접근해도 좋습니다. 이것은 ‘어떻게’에 해당되는 것입니다. 이제 교과교육학은 분과학적 교과교육학 전통을 넘어서서 역량중심 교과교육학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교과지식을 어떻게 구성하고 가르칠 때 학생들이 문제해결력 등 핵심역량을 기를 수 있는지 등에 보다 더 관심을 두어야 합니다. 안양옥 :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까지 교과연구는 교수학습 분야가 많은 부분을 차지해왔습니다. 이같은 사실은 그만큼 교과연구에 대해 우리가 연구하고, 많은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를 우리에게 주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교과교육은 수업을 분석하고 교수법을 연구하는 차원을 넘어 교수학습의 다각적인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이런 노력이 결국 교실수업의 핵심에 대한 접근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장 선생님들도 이같은 중요성을 알게 되면서 교과별로 연구회를 조직해 심도있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흔하게 하는 말로 ‘교육의 질은 교사의 수준을 넘지 못한다’고 하는데 이는 결국 교사들이 교과전문성을 개발해야 한다는 당위성이고 또 그 중요성에 대한 강조라 할 수 있습니다. 김성열 : 그렇습니다. 교사들은 전공교과별로 또는 범교과별로 연구회를 조직해 활동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선생님들이 조직한 범교과 연구모임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연구활동은 계속적으로 그 수가 증대되고 있고, 그 내용도 심화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형식으로 세미나나 연구활동을 전개하면서 교과전문성을 개발해 나가는 선생님들께 존경을 표합니다. 이같은 교사들의 교과연구활동은 그들 자신의 전문성 개발에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학교현장의 개선에도 매우 중요합니다. 교과를 가르치는 과정에서 부딪히는 문제를 주제로 삼아 함께 논의하고 개선책을 모색함으로써 교실 수업개선이나 학교운영체제 개선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교육이 오늘의 발전된 모습에 이를 수 있는 것도 교사들의 교과연구활동에 힘입은 바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교과내용학이나 교과교육학의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실천 장면에서의 이론을 검증하기도 하는 교과교육 연구 활동은 이론적 지식의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조영달 : 최근 들어 실증적 연구뿐만 아니라 해석적이거나 비판적 연구와 함께 실행연구도 중요한 방식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연구 흐름은 교과연구의 중요한 진전인데요. 현장의 선생님들과 교과 전문가의 협력이 연구력 증대에 매우 중요한 시점이 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교과교육은 그 근저에 실천성과 기예(技藝)적 측면이 있다고 본다면 현장과 융합된 연구야 말로 제대로 된 교과연구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결국 더 이상 교사가 지식의 전달자가 아닌 교과를 중심으로 하는 ‘전인적 실천연구자’가 됨을 뜻합니다. 이렇게 될 때 실천과 참여 그리고 이론이 어우러진 아주 강한 그러면서도 국지적 이론을 지닌 지금의 일반교육학이나 단순한 지식전수의 교과교육이 아닌 ‘제3의 새로운 교육학’이 될 것입니다. 안양옥 : 교과교육이 교육학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는 사실을 우리가 주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환경적 요인에 의해 변화가 큰 것 또한 사실입니다. 특히 교육과정과 연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교육과정의 변화는 결국 교과 교사 수급이나 수학능력시험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교과교육과 교육과정은 불가분의 관계라 할 수 있습니다. 바로 1년 전 과목축소, 수업시수 증감편성, 집중이수 등을 골자로 하는 개정교육과정이 발표됐는데 이에 대한 파장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김성열 : 2009개정교육과정의 특징은 학년군, 교과군, 집중이수제, 일부 교과 영역에서 교과통합을 통해 교과수를 축소한 것, 창의적 체험활동을 도입한 것 등입니다. 물론 단위학교가 교육과정의 구성과 운영에서 이전보다 더 큰 자율성을 누릴 수 있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러한 특징을 지닌 2009개정 교육과정은 교사들의 교과교육 연구활동에 도전적인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교사들은 이론상으로만 이야기하던 학년군이 과연 어느 정도로 현장 적합성을 가지고 있느냐를 검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학년군이라는 틀로써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위해 어떤 조건들이 갖추어져야 하는지도 끊임없이 점검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교과군도 마찬가지입니다. 집중이수제의 교과별 효용성도 따져볼 수 있습니다. 단위학교의 자율성은 교육과정의 운영모습을 어떻게 변화시켜가고 있는지도 계속해 점검할 수가 있습니다. 이른바 국‧영‧수 편중현상이 나타나는지 만약 나타나고 있다면 어떻게 그것을 개선할 수가 있는지 등도 교과연구활동의 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교과연구활동이 일부 영역에서 교과목의 통합은 과연 융합적 교육과 교과간 칸막이를 강조하는 분과학적 전통을 넘어서고 있는지를 밝혀 줄 수 있습니다. 조영달 : 교육과정 개정을 지켜보면서 느낀 점은 우선 개정 과정이 좀 더 소통적인 논의가 될 수 있게 제도화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선 일반교육학의 총론과 교과교육 각론 사이에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고, 교육현장과 정책 사이에 소통도 이뤄져야 합니다. 이는 형식적인 공청회나 정치과정으로서의 공청회가 아닌 좀 더 긴 시간의 ‘자율적 숙의과정과 참여구조의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또 교육과정 논의가 ‘전문가적 논의 구조’를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교육과정은 정치사회적이고 경제적인 측면에서 이야기 될 수 있지만 교육과정의 개발과 설계는 교육이 그 본질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이를 무시하게 되면 교육과정은 과도하게 정치화되고, 예측가능성을 상실해 장기적으로 혼란을 야기할 것입니다. 교육과정과 관련한 또 하나는 ‘여건의 성숙’입니다. 재정적․인적․인식적 성숙없이 실행되는 개정이나 변화는 의미가 없고, 현장 교육에 무력감만 줄 뿐이기 때문입니다. 안양옥 : 오늘 논의는 교과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새삼 생각해보고, 그 발전방향에 대해 진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교과교육에 대해 실천연구도 하고, 교사․학자․전문가들이 하나로 어우러지기 위해서는 ‘교과교육학회’와 같은 조직체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름을 붙인다면 그동안 교과교육학은 각각의 부분으로서는 많은 발전을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연구자도 많아졌고, 현장의 유능한 교사들도 교과연구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구가 활성화되지 못한 것은 부분으로서의 기능밖에 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통찰하고, 통합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이런 조직을 통해 정책담당자, 학자, 현장 교원 들이 모두 참여해 횡적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될 때 진정한 의미의 교과교육연구 또 진정한 의미의 참여하는 교육과정 개발이 이뤄질 것이라 생각됩니다. 조영달 : 좋은 지적이십니다. 교과교육이 활성화되고 현장교육이 살아나려면 그 핵심 주체들이 제 역할을 해야 합니다. 교사는 교과교육과 교육과정을 실행하는 실천자이자 연구자로서의 위치에 있습니다. 단순한 수행자가 아니라 완전한 참여자이자 능동적 관여자라는 점에서 전문적 목소리를 높여야 할 것입니다. 또 학교행정은 이런 실천여건을 검토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소통하는 통로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정책당국은 교과의 가치를 명료화하고 그 실행을 지원해야 하며 현장의 목소리에 협력해야 할 것입니다. 더불어 학부모와 지역사회는 교과와 교육과정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일종의 촉진자 역할을 할 때 우리의 교육은 한 단계 더 앞으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성열 : 지금은 스마트폰 하나만으로 언제 어디서나 교과서에 나와 있는 정보를 손쉽게 찾고 교류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한정된 학교 교육을 통해 무한히 열린 미래 사회를 이끌어 갈 힘을 길러주기 위해서 교과교육을 통해 ‘무엇을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지 적절하게 선택하고 실행하는 것이 어느 시기보다 중요합니다. 학교 현장은 모든 교육 관련 이론이 실행되는 곳이자 평가받는 곳이며 또한 생산되는 곳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선택과 실행은 학교 현장의 교사와 행정가뿐만 아니라 교육과정, 평가, 인지심리학, 교육공학, 교수학습, 교육철학 등 다양한 분야의 교육 전문가, 그리고 정부와 지방 행정 당국이 교육 비전을 함께 공유하고 협력할 때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입니다. 더불어 지식 융합을 통한 창의성 신장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교과별 칸막이 교육이 아니라 교과간의 벽을 허물어 통합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교과-교육학-교과교육학 간의 협력과 노력 그리고 행정적 지원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이제는 교사가 학생에게 폭력을 당했다는 기사가 전혀 새롭거나 관심거리가 아니다. 자고 일어나면 터지는 사건이니 교통사고가 난 보도를 접하는 것 만큼이나 흔한일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조금씩 변해가고 있는 것은 언론들의 보도 촛점이다. 얼마전 까지만 하더라도 흥미위주의 보도로 일관했던 언론들이 이제는 학교교육이 심각하다는 방향으로 바꾸고 있는 것이다. 언론에서도 학교교육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아주 오래전에 필자가 학창시절에 우연히 일본만화를 본 적이 있다. 내용은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학생들이 교사들을 폭행하는 장면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었다. 전체적인 흐름을 나름대로 파악하면서 보았던 만화인데 그 뒤로는 일본만화를 지금까지 단 한번도 본적이 없다. 의도적으로 그렇게 했던 것이다. 그때의 충격이 너무나도 컸기 때문이다. 어떻게 학생이 교사를 때릴 수 있는가라는 의구심을 가지고 지금까지 살아왔다. 그것이 오늘날 우리의 현실이 될 것으로는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상상도 못했던 일이현실이 되어버린 것이다.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실이다. 더구나 교사를 성회롱하는 일까지 발생하는 현실에서 학교는 더이상 교육의 장이 아닌 것이다. 학생들만 존재하고 교사들은 존재하지 않는 곳으로 서서히 변해가고 있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앞으로 어떻게 이 많은 학생들을 지도하여 미래의 인재로 육성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일들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서서히 진행되어가는 것을 그대로 보아왔기 때문에 계속해서 문제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에 너무나 벅찬 느낌이 든다. 학생들이 아무리 가치관 형성이 안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런일이 교육현장에서 자주 발생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하루빨리 대책을 세워야 한다. 더이상 지켜 보아서는 안된다. 교육당국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하나의 과도기로 받아들인다면 문제는 더욱더 커질 것이다. 어떤 법을 통해 다스리기보다는 교육현장의 분위기를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의 분위기로는 학생들을 쉽게 통제하고 가르치기 어렵다. 많은 학생들 중 일부의 문제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런 일부들이 자꾸 모여서 전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법적인 장치보다는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다. 학생을 처벌하기 보다는 학생들이 이런일을 저지르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인권이듯이 교사들에게도 교권이 매우 중요하다. 교권없이 교육한다는 것은 어려운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다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지겠지라고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 학생과 학부모 모두가 책임을 질 수 있는 적극적인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김탁환의 ‘밀림무정’을 읽고 소설을 왜 읽는가. 그것은 다른 세계와 만나기 위해서다. 우리가 사는 일상은 반복적이고 지루한 면이 있다. 그래서 소설 속에서 일탈을 꿈꿀 수 있다. 소설 속의 세계에 들어가면 잠시 현실을 차단할 수 있다. 소설 속에서 인물이 웅성거리는 소리를 듣고, 사건에 섞여서 지내다 보면 일상의 찌듦을 털어낼 수 있다. 소설 속에서 현실적 자아를 동일시하는 행위는 위험한 측면이 있다. 소설은 가상의 세계다. 그 세계는 어떤 세계에 대한 안내일 뿐이지 목적지가 될 수 없고, 종착역이 될 수 없다. 이러한 세계에 마주하게 되는 삶은 현실적 세계로 돌아왔을 때 자칫 방황의 끈으로 흩어질 수 있다. 그러면서도 소설을 읽는 즐거움은 버릴 수 없다. 소설의 낯섦이 이내 친숙함으로 다가오는 매력이 있다. 누구나 일상은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없고, 저마다 개인적 시간 안에 갇혀 있다. 매일 스쳐지나가는 타자의 삶에 무심하고 방관적이다. 하지만 소설을 읽으면 사건에 냉철하게 참여할 수 있다. 소설의 문장을 통해서 생각하고 인식할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 소설은 일상세계 경계선 바깥을 경험하고 소통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소설의 낯선 세계에 말을 거는 행위는 길들여지지 않은 도전 의식이 바탕이 된다. 도전은 고통스럽지만 인생에서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그 세계는 따뜻하고 아늑하고 행복한 열정이 존재한다. 바쁜 일상에서 김탁환의 장편소설 ‘밀림무정’을 꼼꼼히 읽는 것도 불편한 도전이다. 그러면서도 장면마다 현실에서 느끼지 못하는 절대적 꿈틀거림이 있어 읽는 순간 즐거움이 넘쳤다. ‘밀림무정’도 시간과 공간이 모두 낯선 세계다. 1940년대 개마고원을 배경으로 명포수 ‘산’과 백두산과 만주를 호령하는 백호 ‘흰머리’의 이야기는 쉽게 접하지 못했던 세계다. 포수 ‘산’의 아비 ‘웅’은 사냥을 나갔다가 백호에게 목숨을 잃었다. ‘산’의 동생은 두 팔을 잃고, 온전했던 정신까지 빼앗겨 노름꾼이 됐다. ‘산’은 아비의 유품인 총 ‘밀림무정’을 들고 단 하나의 적 백호를 찾아 설원을 누빈다. 반대로 개마고원의 ‘흰머리’는 암컷과 새끼를 ‘산’에게 잃었다. 백호에게도 ‘산’은 쓰러뜨려야 하는 적이다. 서로에게 가족을 몰살당한 후 이들은 개마고원을 헤매며 서로의 흔적을 추격한다. “산은 떠돌았다. 개마고원에서부터 백두산을 넘어 만주 숲의 바다까지. 흰머리를 죽이는 것이 삶의 목표였다. 훌훌 털고 새로운 일을 하라는 권고도 받았지만, 산은 자신을 노려보던, 아비를 죽이고 수의 오른팔을 뜯은 백호의 청회색 눈동자를 잊을 수 없었다. 운명이었다. 둘 중 하나가 죽지 않고는 끝나지 않는 비극”(1권 129쪽). 가족은 삶의 전부다. 가족은 나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에게서 가족을 빼앗은 적(敵)은 용서가 될 수 없다. 백호도 암컷과 새끼를 잃었다는 점에서 가족을 잃은 것과 같다. 소설의 표현대로 둘의 원한 관계는 하나가 죽지 않고는 끝나지 않는다. “머리만 밖으로 내놓은 흰머리를 발견했다. 충격으로 기절한 듯 미동이 없었다.…… 탄환이 흰머리의 관자놀이를 뚫고 작디작은 뇌에 박히면, 끝이다.…… 7년 동안 내가 원한 승부가 이것이었나. 아니다.…… 이렇게 목숨을 앗는 것은, 너를 추격한 7년 세월을 비웃는 짓이다. 넌 개마고원의 지배자답게 당당해야 하고 극복하기 어려울 만큼 빠르고 크고 강해야 한다. 약한 너를 죽이는 것은 내가 원하는 복수가 아니다. 이건 아니다. 난 널 쏘지 않겠다. 쏠 수 없다(2권 61~62쪽).” 드디어 적을 쓰러뜨릴 순간이 왔다. 방아쇠만 당기면 7년 동안 쫓던 흰머리를 쓰러뜨릴 수 있다. 아버지를 죽이고 집까지 쳐들어와 동생 ‘수’의 팔을 앗아간 원수를 갚을 수 있다. 이제 고통스러운 추격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둘의 승부는 단순히 죽이는 것에 있지 않다. ‘산’은 자신이 원하는 승부가 아니라며 흰머리를 쏘지 않는다. ‘쌍해’ 아저씨가 ‘흰머리만 쫓다가 꽃다운 청춘 다 보낼 거냐? 너도 이제 떠돌이 생활 끝내고 정착해야지. 결혼도 하고 아들딸도 낳고, 웅이 형님도 이 정도로 마무리하길 원하실 게다.(2권 69쪽)’라고 권했지만, ‘산’은 흰머리를 다시 살려낼 방도를 찾는다. 이 순간 일본군 소좌 ‘히데오’가 해수(害獸) 소탕을 명분으로 군대를 이끌고 나타난다. 이로 인해 소설은 포수와 맹수의 대결 구도에서 ‘산’과 ‘히데오’의 대결 구도로 바뀐다. ‘히데오’는 흰머리가 기절한 틈을 타 창경원으로 가로챈다. 결국 흰머리를 개마고원으로 보내고 떳떳한 승부를 치르려던 ‘산’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간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일제강점기에 조선총독부는 맹수 퇴치 작업으로 최소 150마리의 조선 호랑이를 사살했다. 당시 일본은 식민지 경영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야생의 맹수를 말살하려고 했다. 소설은 이러한 역사적 배경이 스며 있다. 경성 시민에게 백호는 영물이고, 산신령이다. 그래서 백호가 창경원에 갇혀 있는 동안 민중은 함께 눈물을 흘린다. 이를 두고 일본은 불순하다고 탄압한다. ‘히데오’에게 흰머리는 들짐승일 뿐이다. ‘히데오’는 호랑이 토벌을 하는 ‘해수격멸대’의 대장으로 조선총독부의 조종을 받고 있다. 그리고 흰머리를 일본으로 데려가려 한다. 소설 속의 이러한 이야기 전개는 민족 감정도 자극한다. ‘산’과 ‘히데오’의 대립은 단순한 호랑이를 두고 일으키는 갈등이 아니다. ‘산’이 겪는 어려움은 나라 없는 백성의 슬픔이다. ‘산’을 비롯한 조선인은 이유 없이 일본인 군인 ‘히데오’에게 무시당하고 탄압을 받는다. 호랑이를 잡은 사람은 ‘산’과 ‘쌍해’ 등이지만, 신문에는 이들의 이름은 보이지 않고 ‘히데오’와 그의 부하들이 영웅으로 부각된다. ‘히데오’의 횡포는 정복자의 만행이다. ‘주홍’도 일제강점기가 낳은 슬픈 인물이다. 그녀는 당돌하고 매력적인 호랑이 학자지만, 외로움과 평생 벗하고 살 수 밖에 없는 비극적 운명의 여인이다. 그녀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조선인으로 도쿄 유학파다. 사회운동가로 조선에서 계몽운동 등을 했지만 돌림병에 유명을 달리했다. 그녀는 아버지의 동기생인 총독 아저씨의 외동딸로 키워졌다. 이름도 조선 이름을 잃고 ‘미츠코’라고 불렸다. 그녀는 양부모 밑에서 함께 외국 여행을 하며, 부유하게 살았다. 그러나 그녀는 낯선 곳에서 늘 허전한 삶을 살았다. 눈 덮인 ‘밀림’은 뼈를 깎는 추위가 휘몰아친다. 절대 강자와 싸우는 그 순간은 그야말로 ‘무정’의 공간이다. 목숨을 건 승부의 세계는 오직 사는 것과 죽는 것만 있다. 이 공간에 ‘주홍’의 ‘산’에 대한 사랑은 뜨거움이 있다. ‘산’의 거침없는 길을 함께하는 그녀의 애절한 사랑은 사건의 긴장감과 흥미를 더해간다. ‘주홍’은 ‘히데오’의 끊임없는 구애에도 불구하고 ‘산’을 택한다. 주홍은 오직 출세를 위해 흰머리를 쫓아다니는 ‘히데오’에게는 남자의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주홍은 진정한 승부를 겨루는 남자 ‘산’에게 매력을 느낀다. ‘산’은 가진 것도 없는 사냥꾼이다. 안락한 생활도 보장할 수 없는 떠돌이다. 주홍은 이러한 산의 모습에서 남자의 모습을 본다. 거대한 적을 쫓는 모습에서 뜨거운 매력을 느낀다. 우리 시대에도 누구에게나 적은 있다. 적을 쓰러뜨리기 위해서 바쁘게 일상을 뛰어다닌다. 이 소설은 남성들이 사는 목적이 무엇인가. 누구와 싸우는가를 자문하는 고민이 녹아있다. 이 소설은 ‘산’이라는 남자가 거대한 사회와 싸우는 삶의 기록이다. 그리고 야성이 넘치는 남자이야기다. 오직 승부를 찾아다니는 도전이 있다. 실제로 기자간담회에서 김탁환은 “지금 시대의 화두는 ‘진짜 적이 누구인가’라고 생각한다.”며 “적이 없는데도 적을 상정하고 이기려고 하는 모습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가장의 모습이며 가장들의 싸움을 그리고 싶었다.”고 책을 쓴 계기를 설명했다(한국일보, 2010년 11월 9일). 소설에서 ‘산’이 백호를 죽일 수도 있는데 마지막 순간 승부를 피하고 오히려 또 다시 새로운 승부의 길을 열어 놓는 역설적인 선택을 한다. 이 선택은 이해할 수 없는 측면이 있지만 오히려 소설의 구성을 선명하게 하는 면이 있다. 이 장면은 공정한 싸움의 의미를 강조하기 위한 구성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싸움만 있고 승부는 없다. 싸움은 비열하고 치졸하다. 싸움은 공정하지 못하고 타인을 넘어뜨리기 위한 술수만 있다. 싸움은 룰이 없고, 상처만 남는다. 하지만 승부는 정정당당함이 있다. ‘산’의 선택은 이러한 정정당당한 승부를 하기 위함이다. ‘산’과 ‘주홍’의 로맨스는 소설의 대미를 장식한다.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는 없었지만, 소설 마지막 부분의 ‘에필로그’는 둘의 사랑이 쉽게 연상된다. 소설의 시간은 2010년으로 흘러온다. 주 회장은 일본 최고의 아이티(IT) 회사를 세운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호랑이 연구가인 미혼모의 외아들이다. 즉 그는 ‘산’과 ‘주홍’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다. 그가 북한에 입국한 것은 그의 아버지 ‘산’의 흔적을 찾아온 것이다. 그곳에서 아버지 ‘산’과 어머니 ‘주홍’의 애틋한 사랑을 확인한다. 작가는 1940년대 개마고원의 설경과 원시림 속의 고요를 영상을 보여주듯 그려내고 있다. 작가의 섬세한 글쓰기는 개마고원의 설원만큼 아름다운 빛을 낸다. 한반도의 지붕 개마고원에서 약육강식하는 동물 세계도 눈을 못 떼게 하는 영상이 그려진다. 21세기에 얼어붙은 백두산 골짜기에서 호랑이와 대결하는 ‘산’의 모습과 일본 군대를 습격한 호랑이의 모습은 색다른 경험의 공간이다. 소설을 덮는 순간 나는 이토록 재미나는 이야기를 펼친 작가의 노력에 대해서 생각했다. 어떤 소설이 재미있고 잘 되었다고 느낄 때는 역시 뛰어난 작가가 있기 때문이다. 김탁환은 이번 소설을 위해 대학 교수직을 버렸다. 세칭 안정된 직업을 버리고 새로운 모험을 한 것이다. 그리고 숱한 자료와 역사서를 탐독하고 완성품을 만들어냈다. 김탁환의 이번 작품은 안일과 편안함에 따르지 않고 온전한 작가의 길로 들어서는 남성다운 배포가 만들어낸 작품이다. 소설만이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에서 최고가 되는 길은 절대적 명제가 동반되어야 한다. 진정으로 원하는 단 한 가지를 가지려는 인생은 그 무엇보다 아름답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찾지 못하고 이리저리 방황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무엇을 쫓아다니고 기웃거릴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결정으로 자신의 인생을 선택하라. 자신의 선택에 의해 남아 있는 상처는 아물지 않아도 아프지 않다.
신묘년, 우리 모두 토끼 같은 아이들 앞에 칼바람에 얼고 녹기를 수 백 번, 그렇게 깨달음으로 부활하는, 짝짝 찢어진 노란 황태 해장국 한 사발이 되어보자. 눈처럼 사무치는 배경은 없다. ‘설국’이 그렇고, ‘닥터지바고’가 그렇다. 서정인의 소설 도 한 밤 중 하얀 눈이 내리는 것으로 끝난다. 모든 사람이 잠든 밤, 소리 없이 펑펑 내리는 눈을 맞으며 작부(酌婦)는 잠을 이루지 못한다. 결혼한 사람들은 좋겠다며 상념에 빠진다. 눈을 맞는다는 것, 어쩌면 세례의식이다. 주정꾼이건 술집 작부이건 그 순간만큼은 죄사함을 받는다. 미사포를 쓰듯 순수로 거듭나는 성결례, 이것이 눈의 순결성이다. 나는 비발디의 사계, 겨울 2악장을 듣는다.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마시며 그리운 것들을 하나씩 호명해 본다. 새해로 첫 걸음을 디뎌야 하는 시간. 정갈한 식탁에서 안도현의 ‘겨울 강가에서’를 음미한다. 불현, 세상의 문을 열고 떠나고 싶다. 눈이 펑펑 내리는 곳이면 어떤가. 무작정 떠나야 한다. 기억 속에 잃어버린 소를 찾으러 떠나도 괜찮겠다. 기왕 해가 뜨는 동쪽이면 더욱 좋겠다. 달마도 동쪽으로 갔으므로. 세상을 향한 그 비장한 대응. 그곳에 연꽃이 있고 내가 찾아야 할 소(牛)가 있다. 눈 덮인 태백산맥을 한 번 넘어보라. 눈이 멀 것 같은 일출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설산을 넘을 때 상징 하나를 만날 것이다. 설해목! 험준한 능선에 서서 폭설에 가지가 부러져도 오연히 서있는 그 고사목. 동안거에 들어 고행하는 이처럼. 그 눈부신 고사목 하나를 만난다면 우리에게도 희망은 있다. 눈이 온종일 내리는 날,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는 선생이다. 재주도 욕심도 없는 선생이다. 재주라곤 아이들 가르치는 것밖에 없는, 세상의 지식과 삶의 지혜를 퍼주고 스스로는 한없이 가난해지는, 실로 우리는 헛헛한 선생이다. 그리하여 행복한 선생이다. 문득 가람 이병기 선생이 떠오른다. 평생 제자복, 술복, 난초복으로 살다간 사람. 눈 내린 겨울에 마루에 앉아 그윽한 암향(暗香) 속에 제자를 기다리던, 새삼 그의 눈매가 깊다. 나는 항상 눈 덮인 만정저수지를 끼고 외출을 한다. 그 저수지는 매번 나에게 풍경화 몇 폭을 그려준다. 파릇한 호밀이 눈을 털고 무성하게 자라나는 들판. 한 뼘 쯤 자란 호밀들이 파릇하게 눈을 털고 있다. 바람이 불면 스스로 바람이 되고 서리가 내리면 칼날이 되어 추위와 맞서는 저 투지. 호밀은 폭설이 내려도 눈을 녹이며 뾰족한 초록의 부리를 내어민다. 살아있는 것들에겐 혹한을 녹이는 따뜻한 뿌리가 있다. 교육이 살아있다는 것은 선생의 가슴이 보일러처럼 따뜻하다는 얘기이다. 그리고 실뿌리 같은 아이들이 거친 흙을 이겨낼 줄 안다는 것이다. 한 겨울 호밀밭을 거닐어 본 사람만이 안다. 노고지리가 오월을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호밀을 노래하는 것을. 그 어린 것들이 황금이삭으로 출렁인다는 것이 얼마나 황홀한 보람이냐. 사람이나 식물이나 뜨거운 뿌리를 지녀야 한다. 눈이 퍼붓는다. 보기 드문 함박눈이 퍽퍽 소리를 내며 쏟아진다. 교무실에 앉아 나는 졸업반 아이들의 이름을 하나씩 떠올린다. 그리고 그 이름으로 반성해 본다. 나는 그들에게 얼마나 포근한 눈이었고 얼마나 순결한 바람이었으며 얼마나 뜨거운 뿌리였는가를. 눈 덮인 한 겨울, 한라산에 오른 적이 있다. 일부 등산로를 개방한 그 첫날, 운무에 가려진 백록담 꼭대기를 올려다보며 타나토스(Thanatos)적 감상에 젖었다. 앞 사람의 발자국만 따라 디뎌야 하는 산행, 잘 못 디디기라도 하면 허벅지까지 빠져버리는 그 길을 오르며, ‘나는 선생인가’를 한나절 되새김했다. 차가운 눈보라가 내 몸의 온기를 죄 빼앗아 갔다. 그러나 정작 내 몸에서 빠져나간 게 세속의 부피였음을 내려오면서 알았다. 그리하여 강원도 횡계에서 만난 황태에 내 삶을 부치려 한다. 차가운 덕장에 매달려 참선득도하는 수 만 마리의 황태들. 부질없는 내장 다 버리고 칼바람에 얼고 녹기를 수 백 번, 그렇게 깨달음으로 부활하는 고행자들. 석 달 열흘 동안 해풍을 이겨내고 별을 머금어야 누런 황태가 된다는 것. 기꺼이 가난한 이의 밥상에 올라 자신의 삶을 송두리 째 보시해야 목숨이 완성된다는 것. 신묘년 새 해, 우리 어린 생명들에게 참 생명을 불어넣어야겠다. 아이들의 발 하나하나를 따뜻한 온기로 닦아주고 안아주어야겠다. 아이들 가슴에 감춰진 별을 꺼내어 푸른빛으로 점화시켜야겠다. 우리 모두 토끼 같은 아이들 앞에 짝짝 찢어져 노란 황태 해장국 한 사발이 되면 얼마나 족한가.
최근의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은 학력 콤플렉스를 느낀 경험이 있다고 한다. 성인 60% 이상이 자신의 학연이나 학벌 때문에 심리적으로 위축된 적이 있다고 대답했으며, 그 중 25% 이상은 그런 경험이 많다고 대답한 사실은 놀랍다. 사실, 우리 사회 구성원 상당수는 ‘학연과 지연이 있어야 출세한다’는 믿음을 암암리에 가지고 있다. 연예인마저도 출세를 위해 학력에 연연해하는 것은 그것이 그들의 수입과 어느 정도 관련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습은 우리 사회의 안타까운 현실을 잘 반영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즉, 가진 자보다 못 가진 자가 더 많고 가진 자들 사이에서도 더 갖기 힘든 것을 가지고자 하기에 사회는 점점 혼탁해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학력을 우선시하는 제도가 우리 사회에 차별과 불평등을 초래하는 장치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조직, 사회생활의 일상에서 만나는 각종 연(緣)에 대한 현상들을 보자. 학연이나 지연, 혈연 등등 수많은 연으로 연계된 문화는 사실상 사회생활이나 조직생활에 있어서 개인 스스로를 전문성이나 실력과 성과에 의해 평가하지 않는다. 자신과의 친소(親疎)여부에 따라 평가받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으며 특히, 이러한 현상 중에 학연은 으뜸이라 할 수 있다. 그 결과 우리 사회에서 교육은 인성교육을 등한시하고 학생의 개성과 소질을 계발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 사이의 차별과 불평등을 만들어내고 정당화하는 장치로 전락하고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학력이 좋다고 그가 모든 면에서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이고, 그렇지 않다고 해서 보잘 것 없는 사람일 거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고, 그 수만큼이나 다양한 특색과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학력. 그것의 가장 큰 문제는 사회 구성원들을 불평등하면서도 아주 정당하게 있는 자와 없는 자를 구분 짓게 만드는 척도로 작용하는데 있다. 더 이상 예전처럼 학습으로 쌓은 능력의 정도를 나타내는 학력의 의미가 아닌 힘(力)으로서 학력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즉, 학력 그 자체에 대한 신뢰와 존경을 부여하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 끝없이 학력을 획득하려는 노력과 비용을 사교육에 쏟아 붓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사교육이 일류학력을 취득할 수 있는 필수요건인양 인식되고 있고, 사교육을 부담할 수 있는 배경을 가진 자들이 실제로 높은 학력을 얻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우리 사회가 학력차별 없이 좀 더 건강해질 수 있을까? 무엇보다도 다양한 직업만큼이나 그에 따른 재능과 소질을 갖추고 있는 우리 사회지도층이 먼저 모범(노블레스 오블리주)을 보이고 사회를 올바르게 이끌어주고 지탱해주어야 우리 사회는 건강해질 수 있을 것이다. 그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하나의 편파적 학력기준을 내세워 획일적인 집단을 형성하는 것은 우리 사회를 더욱 병들게 하고 아프게 한다. 이제 더 이상 우리는 학력차별을 묵인해서는 안 된다. 더 나아가 우리는 차이를 인정할 줄 아는 넓은 마음을 가져야 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믿을 수 있는 사회가 되고 개성과 특징으로 그 사람을 인정해 줄 수 있는 너그러운 사회가 된다면 우리 모두가 꿈꾸는 학력차별이 없는 공정한 사회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우리나라도 학력만으로 사람의 능력을 평가할 것이 아니라 선진국처럼 자격증과 그에 상응하는 전문기술을 가지고 있다면 학력과 동등하게 대우해주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그래서 전문기술인이 대접받는 사회풍토를 만들어야 우리나라 실업교육의 전망도 밝아 질 수 있다.
감성리더십을 최초로 정의한 Daniel Goleman은 수백개의 기업을 대상으로 한 다년간의 업무의 성공 요소를 분석한 결과 흔히 똑똑함을 대표하는 IQ(Intelligence Quotient) 요소가 20%임에 반해 감성 역량을 의미하는 EQ(Emotional Quotient) 요소가 80%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또한 Amoco에서 정보 기술 프로젝트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성공적인 프로젝트 수행에 필요한 핵심 역량을 파악한 결과도 감성 역량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즉, 파악된 15개 핵심 역량 중 4개만이 비감성적 요인인 인지적(Cognitive), 기술적(Technological)인 요인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감성적 요인이란 것이다. 감성 역량의 정의는 여러 가지로 이야기되고 있지만, 한마디로 말하자면 ‘자신의 감성과 다른 사람의 감성을 잘 다스려 자신과 다른 사람 간에 좋은 관계(Relationship)를 유지하는 능력’이다. 이러한 능력은 4가지 기본 요인으로 구성된다. 자신과 타인, 그리고 이해력과 행동을 카테리고리로 하여 자기 자신의 감성에 대한 이해능력(Self-awareness), 타인의 감성에 대한 이해능력(Social-awareness), 자기 자신의 감성 관리능력(Self-manage-ment), 타인의 감성 관리 능력(Social Skill)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는 직장에서 지성 역량이 높지만 감성 역량이 떨어지는 사람과 지성 역량이 낮지만 감성 역량이 높은 두 가지의 형의 사람으로 구분할 수 있다. 흔히들 전자를 세상을 잘 다스리는 치세형 후자는 치세와는 상반된 세상이 어지럽고 혼돈한 난세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치세형 사람보다는 난세형 사람이 직무에 성공하는 인재로 커가는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감성 역량이 높은 사람은 조직 내에서의 성공 뿐 아니라 개인적으로 인생에서도 여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정생활 또한 성공적으로 영위하는 경우가 많다고 할 수 있다. 직장에서 감성 역량이 높은 직원이 많은 직장은 직원들이 서로 이해하고, 돌보아 주고, 자신의 감정을 통제할 수 있게 되면서 강한 직장문화를 갖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직장보다 우월한 전략적 지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요즘 신규교원 임용고사의 경쟁률을 보면 국가고시 수준이다. 이렇게 높은 경쟁력을 통과한 교원들은 감성 역량보다는 이성적 판단력이 월등히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신규교원들이 학교현장에서 부딪치는 가장 큰 문제가 학생들의 교과지도보다는 생활지도와 학부모와의 원만한 관계이다. 그 이유는 이성적인 판단으로는 근본적인 문제의 실마리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즉, 학생문제의 대부분은 부모와 같은 따뜻한 마음으로 보듬어줄 수 있는 사랑의 결핍에 있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원의 이성보다는 감성이 필요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교과교육과 관련된 지적교육은 이성적 판단이 절대적으로 요구되지만 교육에서 중요한 학생의 인성지도는 교원의 따뜻한 감성이 더 교육적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학교관리자들이 교원 개개인의 감성 역량을 자세히 파악하여, 이들에게 학교조직 차원에서 이를 함양할 수 있는 적절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교원들의 감성 역량을 높이는 자율연수 프로그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물론 교원들 중에서 예체능교과 교사들은 높은 감성 능력을 갖추어 있지만 그렇지 못한 교사들을 대상으로 우수한 자체강사를 활용할 수도 있지만 직접경험을 통한 연수가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감성 역량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인지적 역량(Cognitive Competence), 기술적 역량(Technical Competence), 지적 역량(Knowledge Competence) 등을 기반으로 단위학교 차원의 자율연수가 효과적이다. 요즘과 같이 학생들의 정서가 메마르고 우정이 사라지는 학교사회에서 따뜻한 사랑을 나누어 줄 수 있는 친구 같은 교사가 필요하다. 그러나 신세대 교사는 학생들과의 세대차는 좁힐 수 있지만 학교조직 차원에서 보면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고, 동료교사와의 협력과 배려가 부족하여 기성교사와의 적잖은 갈등도 없지 않다. 물론 이들이 본 기성교사는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이어서 우유부단한 교사로 비치지만 그래도 학교현장의 중요한 문제는 이들이 해결사인 것은 그 만큼 노하우가 있음을 우리는 인정해야 할 것이다. 교육에는 이성만큼 감성이 중요함을 인식해야 한다. 흥분한 학부모의 마음을 달랠 수 것은 이성이 아니라 교사의 따뜻한 감성적인 말 한마디인 것이다. 따라서 이성과 감성을 적절히 조절하여 자기보다는 남을 배려할 수 줄 아는 인성이 풍부한 인간을 가진 인간을 육성하는 것이 이 시대의 교육자가 나아갈 길인 것이다. 이미 앞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치세형보다 난세형의 인간을 기르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이성중심의 교원선발 방식도 개선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직연수를 통하여 교원의 풍부한 감성 역량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요즘 교육현장에 제기되는 학생폭력, 자살, 가출, 이성문제 등을 원만히 풀 수 있는 참 스승의 길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중학생들이 선생님을 상대로 입에 담지 못할 성희롱을 하는 동영상이 유포됐다는 뉴스를 보고 교권을 다시 세울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앞섰다. 교권이야 어찌됐건 학생의 인권을 더 중하게 여기는 법을 만들려고 하니 이 나라 학생들을 올바른 시민으로 가르치려는 것인지 정말로 답답하다. “선생님 첫 경험은 언제 했어요?” 이런 질문을 선생님에게 할 수 있도록 우리 교단은 무너지고 있다. 학생들에게 사랑의 매도 인정되지 않는 판에 선생님이 아이들의 놀림감이 되고 있는 실정이니 이를 어찌해야 할 것 인가? 동영상으로 유포된 한 중학교의 수업시간을 들여다보면 선생님이 수업 중인데도 학생들은 시끄럽게 떠들기 바쁘다. 떠드는 것으로도 모자라 여교사에게 반말로 놀리기 시작한다. "선생님 첫사랑 누구, 선생님 첫 키스 언제?" 수업을 하자고 다독이는 여교사에게 학생들은 성희롱에 가까운 질문을 퍼붓는다. "첫 경험, 첫 경험, 선생님 첫 경험 고등학교 때 하셨죠?" 이 외에도 학생들은 초경은 언제 했는지 신체 부위를 지목하며 놀리는 등 도를 벗어난 장난을 하기도 한다. 참다못한 여교사가 해당 학생을 제지하려 다가오자 학생은 반항하는 듯 한 모습으로 벌떡 일어서 선생님을 놀라게 한다고 하니 이런 교실에서 정상적인 수업이 이뤄질 수 있을까? 여교사가 화를 삭이며 노려보는 듯한 표정을 지어도 학생들은 아랑곳 하지 않는다고 한다. 서울시교육청의 초중고생 전면 체벌 금지로 교권과 학생 인권을 둘러싼 논쟁이 일고 있는 데 이번 동영상을 보고 교사의 교권과 학생의 인권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지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아이들은 자기들이 어떤 짓을 해도 선생님은 절대로 체벌을 가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이런 행동으로 교권을 짓밟고 무너뜨리고 있는데도 미성년자인 학생들의 인권만 중요한 것일까? 이렇게 힘들 것이 불을 보듯 뻔 한 가운데 교직을 선택하려는 학생들이 줄어들 것이고 그 결과 교사의 질은 지금보다 더 떨어질 것이 아닐까? 이 나라의 장래를 위해서 어떤 방법으로 든 더 늦기 전에 교권을 다시 세우는 일을 서둘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이고 땅바닥까지 무너진 다음에 교권을 세우려면 몇 십 배의 노력이 필요하고 오랜 시일이 소요된다는 사실을 위정자들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학년말이 되면서 각 급 학교에서 인사의 바람이 솔솔 불고 있다. 제각기 자리 찾기에 분주한 움직임이다. 그런데 그 중에서 유독 예전에 찾기 어려운 일이 일어나고 있다. 학생체벌규정이 각 시에서 일어남에 따라 그나마 힘든 학생부장 자리에 대한 기피 현상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학년 초에 학생부장 회의에 가면 의례 기피 직위로 꼽히는 자리에 일을 하게 된 것에 먼저 깊은 감사를 드린다는 교육감의 인사말이 새롭게 떠오르곤 한다. 학생부장 직위를 기피하는 것은 학생들의 사건 사고가 봇물 터지듯 일어나는 것도 있지만 학생들의 동영상 사건이 교사들을 더욱 괴롭히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교사평가로 이어지면서 학생부장에 대한 기피현상은 더욱 더 가속화될 것으로 짐작된다. 방과후학습 인터넷 신청에서도 불이익을 받을 때가 있다. 학생부장이기에, 학생부에 근무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학생들에게 느껴지는 이미지는 다른 부서에 있는 교사와는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인사가 만사라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는 사안이다. 그래서 인사철만 되면 자기의 코드에 학교가 맞지 않는다고 하여 5년 동안 근무해야 할 곳을 3년 만에 떠나는 철새 교사도 있고, 그래도 5년 동안 꾹 참고 견디어 나가는 교사도 있다. 참으로 천차만별이라는 것이 인간이 있는 곳에서 존재한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연말만 되면 맥그리거의 X,Y이론이 생각난다. X,Y이론 외 Z이론까지도 연상시킨다. 스스로 자신의 일을 찾아 행하는 자를 X이론에 해당하는 자라면, 주어진 일을 시켜서 행하는 자를 Y이론에 해당하는 자로 본다. 그러던 것이 시대의 변화에 따라 환경에 따라 인간은 달라진다고 본 Z이론이 추가되기도 했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기에 순간순간의 감정이 환경에 어떻게 감정이입되느냐에 따라 자신의 모습을 바꾸는 카멜론형 인간이 나타나기도 하는 계절이 연말이다. 학생부장 자리가 예전에는 호황을 누렸다. 일선 학교에서 교무, 연구, 학생이 행정의 중심이다. 학교에서 사건 사고가 일어나도 이 세 부서장이 반드시 참석한다. 그만큼 위상이 높았던 곳이기도 하다. 그러던 것이 학생부장의 위상이 추락하게 된 것에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힘들고 어려운 것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싫어한다는 것이다. 편하고 안락하고 그러면서 나에게 좋은 이미지만을 주는 그런 자리에서 지내고 싶은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추세다. 교직이 성직이다. 봉사직이다라고 하지만 봉사를 하면서 얻는 보람이 좋은 곳에서만 봉사를 하려고 하는 것도 현대판 학교의 추세다. 어떠한 어려움도 뚫고 나가려는 그런 자애스런 마음이 어느 한 모퉁이에 자리잡고 있다면 어떤 자리인들 거절할 수 있겠는가?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한다. 그 자리에 가면 그런 사람으로 변하고 그런 사람으로 시선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사실 학생부장의 위치에 있으면서 인성을 바르게 지도하고, 생활의 기본방향을 안내해 주는 그런 학생부가 되도록 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현실은 그것을 할 환경이 만들어져 있는가? 학생부가 마치 일반 사회의 경찰서와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교사에게 퍼붓는 비속어와 학생들 사이에 일어나는 폭력으로 학부모들의 언성 잦음은 일선 학교의 학생부는 경찰서 못지 않다고 하면 지나친 억설일까? 학생부장 자리를 기피하는 원인은 이뿐만 아니다. 아침마다 정문지도를 하는 그런 어려운 일을 하면서도 그 누가 좋은 평가를 해 주고 있는가? 아니다. 그러기에 학생부장은 경매시장의 일회용 가격 낙찰가에 지나지 않게 돼 버렸다. 학생부에 대한 위상을 바람직하게 부각시키기 위해서는 학생부 나름의 원래 모습을 찾아 나서야 한다. 생활지도는 학년부로 돌려주고 학생부는 순수한 행정업무 중심으로 탈바꿈시켜 근무하기 편하고 누구나 한번쯤 가고픈 부서가 되어야만 일선 학교의 학생부는 다시 살아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학생부장의 자리는 위탁 자리로 전락할 것이다.
지난 1월 18일 '개념없는 중딩들' 제목으로 교실에서 중학생들이 여교사를 성희롱 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유포돼 논란이 일고 있다. 1분37초 분량의 이 영상에선 남녀 학생들이 "선생님 애 놓아 봤어요 많이 아파요", "첫 키스가 언제예요?"는 등의 성희롱성 농담을 이어갔다. 여교사가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자 이번에는 학생들이 단체로 "첫사랑", "첫 경험 언제예요 고등학교 때죠"라며 점점 더 농담 수위를 높여간다. 이에 여교사가 해당 학생들의 앞으로 다가서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수업하자"라며 주의를 주지만 이 남학생은 "가까이서 보니까 진짜 이쁘네!"라는 농담까지 하는 대담함을 보여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 교실에선 여교사를 놀리는 학생을 제외한 나머지가 엎드린 채 자거나 잡담을 하는 모습이어서 무너진 교권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이에 한 네티즌들은 “정말 개념 없는 중딩들. 이래서 체벌이 필요하다”. “교권이 이렇게 까지 땅에 떨어지다니. 그저 놀랍다”. “개념 없는 중딩들에는 매가 보약일 듯. 정말 놀랍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다”. “요즘 중딩들 무섭다”. “학생들이 기본적인 개념조차 없다”. “선생님에 대한 예의와 기본이 전혀 없는 학생들” 등 충격과 비판적의 의견을 드러냈다. 물론 이러한 여교사의 성희롱은 이번에 일어난중학생만은 아니다. 지난해에는 이미 서울 모 고등학교에서 한 남학생이 여교사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성희롱을 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유포돼 논란이 되었다. 지난 17일 강원 강릉의 한 중학교에서 수업에 늦은 학생이 자신을 꾸짖는 40대 여교사에게 폭언을 퍼붓고 폭행을 휘두른 사건도 일어났다.이러한 교사폭행, 교사 성희롱은 이젠 도를 넘어 몇 일전에는 손자뻘 되는 초등학생이 담임 여교사를 폭행했다.이를 바라보는 국민들모두가 우리 교육을 걱정하고 있다. 우리교육이 어찌하다 이 지경까지 왔나 정말 한심하다. 옛 성현들의 말씀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고 했었는데 스승을 갖고 놀다 못해 성희롱까지 하는 세상이니 이 나라의 교육이 정말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생각이 미성숙한 학생일지라도 ‘저렇게까지 생각 없는 행동을 할까?’하는 생각이 든다. 정말 개념 없는 학생들의 발언에 우리교육에 대한 염려와 함께 일시에 무너져버린 교단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에 대해서는 우리 교육자 모두의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 그리고 철학이 없는 교육관료들의 검증없는 교육정책, 정치인, 학부모 등 모두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학생의입장에서 보다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 학생들의 잘못된 행동은 분명히 그 원인을 제공한 어른들에 있음을 다시한번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교육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교육의 자주성을 유지할 수 있음에도 우리교육은정치에 휘말려여이젠 교육의 본질도 망각한안타까운 현실이다. 특히 진보 교육감들의 학생인권에 대한강조로 교권을 무시한 결과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염려도 없지 않지만 이렇게 막가파식 버릇없는 일부 학생들의 일탈이 이제 시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잘못된 교육정책이면 빠르게 고쳐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학생의 인권만큼 교사의 교권도 중요시해야 바로선 교육을 할 수 있다. 이처럼 학생이 교육현장에서 날뛰어도 교사의 손발은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이제 교사는 더 이상의 교권과 교육적 권위도 없어 교단에 서도 힘이 빠진 상태이다. 교육은 교사의 존경에 대한 존경심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 늘 우리교육에 대하여 말이 많든 진보단체나 정치인들도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다. 누구하나 책임진다는 사람도 없다. 그저 강 건너 불구경 하듯 해서는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독똑히 기억해야 할 것이다. 호기심이 많고 미성숙자인 학생은 항상 자율과 통제가 함께 따라야 바르게 성장할 수 있다. 그래서 때론 채찍과 당근이 적절히 주어져야 자기의 행동에책임을 질 줄 안다. 어느 교사의 푸념처럼 “수업시간에도 쉬는시간처럼 떠들고, 책상에 엎드려 잠을 자도, 담배를 피워도, 핸드폰으로 장난을 쳐도, 숙제를 안 해와도 이젠 더 이상 학생을 통제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교사의 자존심마저 상합니다”. 우리 교육 정말 이래서는 안 된다. 예절과 인권의 나라 영국에서도 학교체벌을 다시 허용한 이유를우리도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한다. 그리고 더 이상 교육현장이 답답하고 안타까운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현명한 교육대책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외국으로 관광을 위한 여행은 많이 다녀보았지만, 다른 나라의 교사들과 만나 서로의 교육여건과 학생들에 대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었다. 짧은 기간 동안 많은 나라 교육자들과의 연이은 간담회 일정으로 매우 바빴지만, 동시통역사, 민간외교관, 한류스타 역할까지 다양하게 체험하느라 보람은 그 어느 때보다 컸다. 첫째 날 공통 주제 발표(Asean Educators: Rising Above Challenging Times, 역경을 딛고 일어선 아세안 교육자들)에서는, 수준 높은 교육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교사의 역할 및 우리나라에서도 관심 높은 원거리 화상교육, ICT를 활용한 교육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루었다. 개인적으로는 초등학교에서 영어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보니, 아세안 국가들에서 언어교육을 어떻게 추진하고 있는지 주의 깊게 듣게 되었다. 주제발표자의 “Learn English for World, Learn your native language for your nation, Learn dialects for your heritage. (세계화를 위해 영어를, 국가를 위해 각자 나라의 말을, 자신의 뿌리를 알기 위해 방언을 배우자.)란 말이 매우 인상 깊었다. 무조건 영어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언어가 함께 공존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둘째 날 밤 열린 우정의 밤(Friendship Night)에는 원래 아세안국가들만이 참여하기로 되어있었는데, 대표자 회의에서 한국도 특별게스트로 함께 참여하는 것으로 결정을 하였다. 사실 다른 팀들은 이미 몇 달 전부터 여러 차례 모여 전통의상까지 완벽하게 갖춰 입고 연습을 했는데, 우리 팀은 갑작스런 참여결정으로 A4종이를 여러 번 접어 겹쳐 만든 부채를 들고, 아리랑을 부르게 되었다. 1200명이 다함께 아리랑을 즐길 수 있도록 모두다 자리에서 일어나 어깨동무를 하고, 함께 부르자고 제안을 했는데,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언어는 다르지만 아세안국가라는 이름으로 함께 모여 손에 손을 맞잡은 것이 좋았는지 우리 팀은 그 다음날 싸인해 주느라 바빴다. 같이 사진을 찍자고도 하고, 찍어간 사진을 컴퓨터 바탕화면에 저장하겠다고까지 말하는 선생님들도 많았으니, 한류스타의 인기를 실감했다고나 할까!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각 나라별 장기자랑 직전에 열린 교육자 협의회(ACT)의 주제가(주제곡) 경연대회였다. United as one (하나된 마음)이라는 주제로 자유롭게 곡을 만들어 노래를 부르며 발표하는 모습은 이웃나라들과 협동하고 함께 발전하고자 하는 동남아시안 국가들의 의지를 잘 표현하는 이벤트라고 할 수 있다. 한,중,일 관계와 비교하여 아세안 국가들은 경쟁보다는 서로 협력하고 우의를 다지며 개별국가별 주체성을 가지되 하나로 아우르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무척 감동적이었다. 간담회 후에 싱가폴 공샹초등학교(Gongshang Primary School)에서 5,6학년 영어와 수학을 담당하고 있는 살리(Mohd Salleh)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는데, 초등교사들을 국가가 양성한다는 점, 교원복지와 혜택이 늘어남으로써 많은 인재들이 교사가 되려고 한다는 점이 우리와 비슷했다. 서로 비슷하게 5,6학년 영어를 담당하다보니 영어교육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고, 앞으로 이메일을 통해 서로 정보를 교환하자고 약속했다. 태국과 브루나이 교육대표자와의 간담회에서는 부족한 실력이지만 교총회장님의 통역 역할을 해보았는데, 더 실력을 갈고 닦아서 다음에는 더 프로페셔널하게 임무를 완수해내고 싶었다. 많은 아세안 국가 선생님들이 입을 모아 한국의 교육을 칭찬해서 기분이 좋았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많은 세계적인 인재를 성공적으로 길러낸 것에 대해 많이들 부러워하고 한국의 교육 노하우를 배우고 싶어 했다. 교총이 이런 국가들과 우리나라 선생님들 사이에 가교 역할을 잘 해서, 앞으로 아세안 국가들과 더 큰 우의를 다지는 기회를 만들어나가면 좋을 것이다. 우리가 먼저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선 만큼 우리가 먼저 획득한 기술과 지식들을 나누고 그들을 많이 도와주면서, 아세안 국가들에게서 배울 수 있는 노하우가 있다면 또한 적극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협의회 기간 중 만난 선생님들이나 교장선생님, 교육부 관계자들은 매우 친절했다. 교환학생이나 자매학교 결연과 같은 향후 협력 계획에도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협조적이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무역이나 외교협력이 유럽과 미국에 치우쳐 있었는데, 앞으로는 인구도 많고 거리상으로 가까운 동남아시안 국가들과 실질적인 교류를 더 넓혀나가고, 문화 교류를 활발히 추진하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또한,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많은 아세안 국가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필리핀에서 내가 받았던 친절과 호의를 되살려 그들의 애환을 달래주고 교총과 함께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적극 나서야겠다고 다짐해보았다. 또한, 현재 필리핀에 한국 유학생들이 문제가 있을 때, PPSTA(Philippines Public School Teacher's Association)와 협력하여 교총이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해주길 기대해본다. 마지막으로 현장 교사들에게 다른 나라와의 더 많은 협력과 교류의 자리를 만들어주시길 교총께 부탁드린다.
한국과 아세안 국가들이 교원단체․학교․교원 단위로 교류하면서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교육 이슈에 대해 공동 연구할 수 있는 기반이 구축됐다. 한국교총은 9~12일 필리핀 수빅 베이 전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6회 아세안 교육자대회(ACT Convention)에 옵저버 자격으로 참가, 아세안 국가 교원단체들과 활발한 외교를 벌였다. 아세안교육자대회는 필리핀, 태국 등 동남아 9개국 교원단체들이 번갈아 가며 매년 개최하는 교육 축제로 ‘시련의 시대를 딛고 일어서는 교육자’를 주제로 한 올해는 필리핀공립학교교원연합회(PPSTA)가 주최해 7개국 1367명의 교원들이 함께했다. 이로 인해 교총은 한국 사회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다문화 국가들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고, 서구와 동북아 위주의 교류를 벗어나 글로벌 외교로 한걸음 더 나아갔을 뿐만 아니라 사회 어느 분야보다도 앞장서 국가발전의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개막식에서 안양옥 교총회장은 “한국의 선생님들은 아세안 교육제도에 관심이 많고, 아세안 국가들과 교류를 희망 한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이어 교총은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싱가폴, 베트남, 말레이시아 교원단체들과 잇따라 간담회를 갖고 개별 국가 차원의 교류 기반을 마련하는 성과를 거뒀다. 안양옥 회장은 필리핀의 마리오 라미레즈 PPSTA 회장과 간담회를 갖고 중앙과 지역단위 교원단체간 교류에 합의했다. 지방교육자치제가 정착된 한국과 섬이 많아 지자체의 권한이 강한 필리핀의 특성상 지역 단위 교류가 실효성을 가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간담회에는 수빅 지역 교원단체장도 자리를 함께해 시도교총이 원하면 언제든지 교류할 수 있게 됐다. 마리오 라미레즈 회장은 한국 교원단체나 교원들을 위해 언제든지 단체 간 간담회와 학교 방문을 주선하겠다고 밝혔다. 안 회장은 또 다문화 시대로 접어든 한국 사회에서 필리핀 커뮤니티와도 접촉해 필리핀 학생들이 더 나은 조건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고, 마리오 라미레즈 회장은 감사의 뜻을 표했다. 교총과 태국교원심의회(KHURUSAPHA)도 간담회를 갖고 일대일 교류에 합의했다. 한국의 교원양성 프로그램과 복지제도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태국은 12월 중 세 개 팀을 구성해 한국을 방문키로 했다. 태국은 제24회 아세안교육자대회를 개최하면서 교총을 최초로 초청, 교총과 아세안 국가들이 교류할 수 있는 물꼬를 트게 한 바 있다. 베트남전국교원연합(NEUV)과 교총은 통일 교육에 대해 공동연구를 추진키로 했다. 남북통일 후의 교육제도 통합에 대한 시사점을 얻기 위해 교총이 베트남에 공동연구를 제안한 것이다. 베트남은 교원단체 지도자 양성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고, 63년의 역사를 가진 교총이 이를 적극 지원키로 했다. 교사교육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은 인도네시아교원연합(PGRI)은 교총과의 교류를 적극적으로 희망했고, 내년 1월 초 한국을 방문해 협약을 체결키로 했다. 인도네시아 교원연합은 전체 교원 350만 중 80%를 회원으로 가입시키고 있는 거대 단체다. 교총과 싱가포르교원연합(STU)은 공동 연구에 초점을 두고 간담회를 가졌다. 교총은 싱가포르교원연합에 교원평가, 교장공모제, 체벌 등에 관한 공동연구를 제안했다. 차기 아세안교육자대회 개최단체인 브루나이-말레이교원연합회는 교총과 교육정책과 교육제도에 관한 교류를 희망했고, 교총은 이를 적극 지원키로 합의했다. 말레이시아와는 한국국제협력단과 협조해 한국의 교원들을 파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대회에서 교총은 대표단을 파견하지 못한 캄보디아와 라오스를 제외한 아세안 7개국 모두와 간담회를 갖고 교류협력의 기반을 닦았다. 대회에는 안 회장을 비롯해 강은숙 영등포구교총회장, 최성심 중랑초 교사, 정종찬 대외협력국장, 설민영 국제협력팀원이 대표단으로 참가했다. 필리핀의 마리오 라미레즈 회장은 다음 ACT 회의부터는 교총이 옵저버가 아닌 협력단체(associate organization)로 참여할 수 있도록 내년 3~4월경 열릴 예정인 ACT 지도자 회의에 제안하겠다고 밝혔고, 브루나이는 제27회 아세안교육자대회에 교총을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여행을 떠날 때마다 나는 어떤아름다움과 더불어 마음에 화평을 가져다주는 자연을 기대하곤 한다. 그 속에서 생각하고 느끼고 가슴 찡한 감동을 안겨줄 풍경을 기대한다. 그런 여행이야말로 매일 같이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을 달래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바다!'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끌벅적한 해수욕장과 여름만을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찾아간신두리의 겨울은 차분하고 명상을 하기에 안성맞춤인 겨울바다의 진수를 잘 보여주고 있었다. 지금 내 앞에는 아스라이 해안 사구가 펼쳐져 있고 짠 냄새 섞인 파도 비린내가 상쾌하게 머릿속을 파고든다. 쓸쓸한 수평선과 바다 냄새. 아, 이것만으로도 여행의 목적은 충분했다. 이처럼 위대한 바다 앞에서 마음의 평화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까 싶다. 쏴-아 쏴-아 파도소리만이 인적이 없는 겨울바다를 위로하고 있다. 파도소리에 이끌려 해변으로 들어선다. 하얗게 펼쳐진 백사장을 밟는다. 발 밑에선 뽀드득 뽀드득 모래가 밟히는 소리가 들린다. 아름답다! 해변에 홀로 선 나에게 이미 언어란 형용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나 있는 셈이다. 하지만 가슴은 쉴 사이 없이 고동치고 울렁이고 떠들어댄다. 문득 멀리 수평선을 바라보면서 뜬금 없이 언제부터 이렇게 많은삼라만상이 한 곳에 머금게 되었을까? 하는 원초적인 의문이 든다. 신두리 해변의 아름다운 풍경은 그렇게 나를 사색하는 철학자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다시 백사장을 가로지른다. 뽀드득 뽀드득 명사(鳴砂)의 울부짖음이 들린다. 소리만으로도 모래가 얼마나 부드럽고 깨끗한지 느껴지는 듯하다. 피서철이 끝난 뒤끝이라 해변은 한껏 정적에 싸여있다. 가끔 가다 들리는 짝 잃은갈매기의 울음소리와 파도소리뿐 사방은 외로울 정도로 고요하다. 간간이 눈에 띄는 여행객들도 옷깃을 깊숙이 여미고 그저 파도를 따라 묵묵히 걷고 있을 뿐이다. 사람들의 발길이 사라진 해변은 고적한 단점이 있는 대신 장점도 많다. 신두리 해변의 고운 모래가 제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모래가 어찌나 고운지 파도가 들어왔다 나간 자리는 마치 고운 빗자루로 훔친 듯 세밀한 물결문양이 그대로 남아 있다. 신두리 해변은 경사가 급하지 않아 파도가 정말 밤손님처럼 살그머니 왔다가 살그머니 떠난다. 그래서 더욱 아련해지는 신두리 해변.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파도가 치면 치는 대로, 그저 내버려두는 겨울바다는 세상의 모든 것을 이해하고 포용하고 있다. 신두리 해변에는 또 한가지 자연이 빚은 신기한 조형물이 있다. 바로 해안 사구가 그것이다. 해안 사구란 해안에서 해류에 의해 운반된 모래가 파도에 의해 육지로 밀려 올라온 후, 큰 모래언덕을 형성한 것을 말하는데, 그 모래언덕에 갖가지 동식물들이 자라고 있어 더욱 신기한 느낌을 준다. 겨울사구에서는 온통 회색빛 옷을 입은 식물들이 겨울바람에 대책 없이 흔들리고 있다. 해안 사구는 서해안 중에서도 신두리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으로 해변의 끝자락에서 다시 큰 언덕을 형성했다가 다시 육지로 내려갈수록 부챗살처럼 펼쳐진다. 이곳 사구지역의 습지에는 환경부가 멸종위기 종으로 지정한 맹꽁이, 금개구리, 구렁이 등이 서식하고 있고 천연기념물 황조롱이 등도 해안사구 지역에서 관찰된다고 한다. 신두리 해안사구는 전형적인 생태관광지로서도 가치가 있는 지역이다. 또한, 폭풍이나 해일로부터 해안선을 보호하면서 인간과 사구 생명체에게 지하수를 공급하는 유익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겨울 한낮에 찾아간 신두리의 해변을 나는 아주 오래도록 걸었다. 마치 늙은 소가 한겨울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음식물을 반추해 다시 씹는 것처럼 그렇게 곱씹으며 걸었다. 하지만 겨울 해는 노루꼬리처럼 짧다.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을 다 정리하기도 전에 바다는 벌써 시나브로 검어지고 있었다. 나는 아쉽지만 서둘러 신두리 해변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다음에 달빛이 아주 고운 날에 신두리 해변을 다시 찾기로 했다. 그때는 달빛을 벗삼아 하늘에 떠있는 총총한 별도 헤아려보고 싱그러운 밤바다의 냄새도 지치도록 맡아보리라. 그리고 아주 생생하게 나의 욕망을 여과 없이 분출하리라.
간만에 해보는 감독이다. 그런데도 예나 지금이나 수능시험장의 긴장은 똑같다. 파김치가 되어 오늘을 맞이한 수험생들의 핏기 없는 얼굴들이 그저 안쓰럽기만 하다. 오늘을 위해서 정신없이 달려온 학생들의 무표정한 얼굴을 보면서 일그러진 한국 교육의 현 주소를 본다. 끝없는 경쟁의 질주, 인권과 복지의 사각지대, 진정한 배움의 궤도이탈, 교육 본질적 기능상실, 그리고 부메랑이 되어버린 우리의 미래 등, 몇 가지가 감독 내내 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살아가면서 경쟁은 필수다. 다만 그 경쟁이 누구를 이기는 경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남을 이기는 악순환의 경쟁 보다는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을 알아가는, 그리하여 진정한 깨달음을 해가는 그런 생산적 경쟁 되어야 한다. 물론 자리는 적고, 하고픈 사람은 많은 우리나라 환경에서 치열한 경쟁은 어찌 보면 필연적인 것이다. 슬기로운 대안이 절실히 요구된다. 과감한 시스템을 통해서 임금과 학력의 차별의 벽을 허무는 것이다. 우리 교육에 인권과 복지는 없다. 마치 흰 떡가래와 같은 존재다. 개성은 찾을 수 없고, 오직 하나의 교육과정이 입시 이데올르기에 매몰되어, 국가의 모든 에너지가 한쪽 통로로만 모아지는 현상이다. 그러다 보니 학생의 생각이나 비젼이 제대로 반영될 리 만무하고, 그에 수반되는 교사나 학부모의 인권이 담보 될 수 없다. 더구나 이러한 기현상이 한국 사회 전체에 번진 말기 암 환자같이 퍼져 어디부터 손을 대야할지 모를 지경에 이르렀다. 따라서 이제는 각자의 삶을 답보할 수 있는 교육 본질적 기능을 하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학생 인권과 잠재력이 평가 받을 수 있는 평가 시스템이나 제도가 시행되어야 한다. 또한, 학생들이 공부하는 즐거움을 찾을 수 있게 해야 한다. 무엇을 배우는지? 왜 공부하는지도 모르고, 그저 맹목적으로 해야 한다기에 어쩔 수 없이 죽음의 경쟁 터널을 가고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이 그렇듯이, 공부도 이제는 즐길 수 있는 과업이 되어야 한다. 복지와 인권을 자연스럽게 융합시킬 수 있는 교육 환경으로 과감하게 변화시켜야 한다. 그럴 수 있을 때 아이들은 행복할 것이다. 그리고, 대학시험은 이제 대학이 책임져야한다. 언제까지 대학시험을 보는데, 중고 교사가 시험 감독을 하고, 책임져야 하는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중ㆍ고에서는 소정의 공부, 학생의 포트폴리오와 스펙을 쌓아 기록해 주고, 나머지는 최종 평가 기관인 대학이 알아서 선발하고 책임을 져야할 일이다. ‘대학교는 손 안대고 코 푸는 꼴’이다. 자기 자리의 본래 기능과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할 것이다. 이제 처절한 소쩍새의 울음은 끝났다. 경쟁의 트라이앵글에서 살아남은 자는 누구이고, 또한, 패자는 누구인가? 설령 그 게임에서 살아남은들 오로지 이기기 위한 기술을 배웠는데, 그 차후 효용성은 뻔한 일이 아니겠는가? 고득점을 맞았고 해서 다 이겼다고 얘기할 수 있고, 낮은 점수를 맞았다고 해서 다 낙오자들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분명 이겼다고 여기는 자들을 배타적 지배욕구에 젖어있고, 졌다고 여기는 자들은 저항적 열패감에 빠져있기 때문에 결국 이 모두는 지는 게임을 한 셈이다. 이렇게 한국사회가 병들어 가는 것이다. 진정한 교육의 본질적 기능은 온데간데없고, 무참히 동료를 짖 밟아야만 살아남는 약육강식의 모순된 순환 앞에서 우리는 정말 자유로울 수 있는가? 깊이 생각해 볼 이다. 우리는 늘 희망의 노래를 부르고 싶다. 밝은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활기찬 교육을 꿈꾸기 때문이다. 갑자기 로마의 최후가 생각나는 것이 나만 생각하는 괜한 기우가 아니길 간절히 바란다.
기말고사 끝나고 겨울방학이 시작된다. 방학은 학교에 등교하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시간이 많다. 여유도 즐길 수 있고, 몸과 마음도 쉴 수 있다. 그러나 고등학생은 대학 입시를 코앞에 두고 있어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다. 고등학생에게 이 방학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계획을 세워 자기 관리를 해야 하는 중요한 순간이다. 1.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는 놓치기 쉬운 문제다. 하지만 이는 내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나를 제쳐 놓고 살아가는 것은 생각 없이 길을 나서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나를 위해 집중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할 일은 무엇인가. 나는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나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나는 왜 사는가.’ 등의 질문에 스스로 답을 하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나야말로 내가 의지하고, 힘의 원천이 되는 곳이다. 2. 디지털과 결별하는 날을 만들어라. 우리는 지금 디지털의 문화를 누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그 문화에 얽매여 있다는 느낌이 있다. 이러한 얽매임은 곧 나를 종속되게 만든다. 내가 내 삶의 주체로 거듭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일주일에 하루는 디지털과 결별하는 날을 습관화한다. 컴퓨터는 물론 휴대전화, mp3, 전자사전을 사용하지 않는 습관을 만들어보라. 3. 대학 진학 학과와 미래 진로에 대해서 기록으로 남겨라. 고등학생으로서 겨울 방학을 앞두고 제일 먼저 해야 할은 내 삶의 목표가 무엇인가를 확인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선 내가 가고 싶은 대학, 학과 미래 진로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 뛰어난 건축가도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설계도를 그리는 것이다. 아무리 명의라고 해도 수술을 위해서는 계획을 세운다. 모든 일은 계획이 없다면 실행하기도 어렵고 결국에는 실패하고 만다.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자기인생에 대해 어떻게 꾸려 나갈 것인지에 대한 계획이 없다는 것은 자기의 인생과 삶에 대해 무책임한 일이다. 막연하게 대학 진학에 대한 희망을 품고 있는 것보다 구체적으로 나만의 수첩에 써 본다. 어느 대학 어느 과, 그리고 준비 계획까지 써 보아야 한다. 특히 최근 대입 형태는 다양하다. 자신이 어떤 준비를 해서 어떻게 대학에 진학할 것인지도 기록해 보아야 한다. 4. 한번쯤의 모험을 하라. 다른 세계와의 만남에서 새로움이 창조된다. 다른 세계와 만나는 경계선에서 생겨나는 것이 영감이다. 고정관념에 사로잡히지 않고 창조를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영감과 만나려면 먼저 다른 세계와 만나야 한다. 혹독한 추위 속에서 겨울을 나는 나무의 모습은 나를 돌아보게 할 수 있다. 다른 세계와 만나서 새롭고 독특한 삶을 시도해 나간다. 선행 학습보다 생태 체험, 철새 유영의 모습, 등산을 통해 설경에 빠지는 모험을 하라. 가슴을 울렁이게 하는 자연의 체험에 빠져라. 5. 봉사하는 경험과 기쁨을 느껴라 자기만 생각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위한 삶을 돌보지 못한다. 그런 사람은 사회에 대하여 어떠한 능력도 영향력도 발휘하지 못한다. 그러나 남을 생각하고 남을 위해 생각하는 사람은 사회와 공동체의 삶에 헌신하고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번 기회에 봉사하는 습관을 통해 인생에 대해 배워라. 봉사를 하면서 밀려오는 정신적 기쁨은 다른 어디에서도 맛보지 못하는 것이다. 봉사는 남을 위해 헌신하는 열정이 피고, 행복과 기쁨이 충만해진다. 봉사는 정신적인 신념이 사회공동체의 전체 이익으로 열리기 때문에 삶이 힘차고 가치 있게 느껴진다. 6. 꿈을 지녀야 한다. 허무맹랑한 계획을 세우고 허풍을 떠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은 아무 계획도 없는 것이다. 우리는 꿈을 통해 성장한다. 모든 위대한 사람들은 공상가이다. 지금 이 순간 망설이지 말고 나의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 그리고 차곡차곡 실행에 옮기는 생활에 몰입하라. 꿈이 현실로 이루어질 날을 진심으로 바라는 사람은 반드시 실현의 날을 맞이한다. 혹 자신의 꿈이 지나치다고 망설이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꿈이 현실적이라면 꿈이 아니다. 꿈은 현실과 비현실을 떠나 인생에 열정과 기쁨을 가져다주기에 그 자체가 소중한 것이다. 7. 노력하는 습관을 몸에 배게 하라. 모든 분야의 성공은 재능보다 노력이다. 꾸준한 노력이 성공을 가져온다. 축구 선수 박지성은 훈련이 계속되고 몸이 피곤해지면 ‘하루쯤 쉬면 안 될까’하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하루를 쉬면 그만큼 다음 날 해야 하는 훈련 양이 많아져서 쉴 수가 없었다고 한다. 이도 노력을 강조한 말이다. 행동을 되풀이하면 습관이 생긴다. 이번 기회에 공부를 진정으로 좋아하는 습관을 들여 보라. 나도 모르는 사이에 공부에 몰입하게 된다. 몰입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능력의 한계가 무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