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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스스로 공부하고, 진로를 탐색하고, 미래를 개척한다.’ 서울구일고등학교(교장 이용식)의 첫인상이다. 다양한 교육과정을 통해 4차 산업혁명시대를 살아갈 자기주도적 능력을 길러주는 학교로 정평이 나있다. 교과수업부터 진로활동과 공간혁신까지, 학생들이 마음 놓고 공부하고, 진로를 설계할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을 조성한 결과다. 이뿐 아니다. 학교장이 직접 나서 매일 아침 30분씩 학생들의 문해력 신장을 지도한다. 일반고에선 보기 드문 과학과 진로선택 실험과목을 개설·운영하는 것도 특징이다. 교육내용과 교육공간 등 모든 면에서 두드러진 차별화를 보이는 학교. 학생·학부모·교직원 모두 혼연일체가 돼 노력한 구일고의 진면목이다. 학생중심 프로그램을 통한 자기주도성 함양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환경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학교교육에서 가장 중요하게 요구된다.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에게 필요한 배움이 무엇인지를 찾고,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하는 역량이 필요한 것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인간상의 핵심도 자기주도성이다. 그래서일까? 서울 구일고는 자기주도성 함양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I-Best 특공대’ 프로그램이다. I-Best 특공대에는 아침활동, 여름방학 및 겨울활동으로 나누어 진행된다. 아침활동은 매일 30분간 학교장이 직접 참여해 학생들을 지도하는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은 고전·소설·사설·논문·수능 고난도 지문에 이르는 다양한 종류의 글을 읽고 분석한 후,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자기 생각을 정리해 글로 표현한다. 문단 요약능력과 문장 분석력 등이 향상되고 문해력을 신장하는 데 효과적이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프로그램이기에 몰입도와 만족도가 높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또한 학기 초에 학생들이 스스로 지킬 약속을 정하고 이를 실천하는 ‘나와의 약속’ 프로그램과 학습플래너 작성 및 실천을 독려하는 ‘자기주도학습 역량 우수자 시상’도 눈여겨볼 만하다. 교과수업도 마찬가지다. 학생중심의 협력·참여활동으로 수업을 구성해 자기주도성을 높인다. 2021년에는 창의적 글쓰기(국어), 기후와 지형을 고려한 여행계획(사회), 코로나바이러스 극복 프로젝트(과학), 영어 인문학·북 리포트·세계시민교육(영어), 한·중 문화비교 논술 프로그램(중국어) 등 과목별 특색교육과정을 통해 거꾸로수업 및 프로젝트 수업을 활발히 진행했다. 공간혁신을 통한 하드웨어 역시 자기주도성 함양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학익재(자율학습실)와 서향재(도서관) 리모델링을 통해 쾌적하고 아늑한 자기주도 학습공간을 마련했다. 특히 학익재(자율학습실)는 다양한 스터디룸을 제공, 학생들이 언제든 협력하며 연구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다. 아울러 AI 교실을 구축해 다양한 에듀테크를 수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도 구일고의 자랑으로 꼽힌다. 맞춤형 진로 프로그램을 통한 체계적 진로설계 이와 더불어 구일고에서는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급별 ‘진로체험활동’을 실시한다. 미래사회에 유망한 직업과 관련된 주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학생들에게 진로에 대한 고민과 성찰 기회를 제공한다. 지난 학기에는 드론 조종 및 촬영기술 체험, 코딩기초 및 로봇 제어 체험, 3D 프린팅 이해 및 3D펜 체험, 평화 감수성에 기반 한 민주적·생태적 관계와 구조 모색 등의 체험활동을 진행했다. 매년 실시하고 있는 ‘진로관련 연구자료 탐색마당’에서는 학생 본인의 진로와 관련 있는 단행본을 읽고, 습득한 지식이나 내용을 바탕으로 전공서적·논문·학술지 등 심화 연구자료를 선정해 분석한 후, 이를 보고서와 인포그래픽으로 만드는 과정이 진행된다. 이 같은 진로관련 교내활동은 학생들에게 깊이 있는 진로탐색 기회를 제공하고, 더불어 진로선택에 확신을 가질 수 있게 해준다. 학교 측은 “관련 자료탐색과 종합·해석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독해능력과 문제해결능력 및 학문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돼 높은 성취도를 보인다”라고 밝혔다. 이 밖에 학년별 입시 방향에 맞는 학생·학부모 대상 진학설명회, 면접 심화지도, 개인별 맞춤형 진학컨설팅, 진로캠프를 통해 진로성숙도와 진로정체성에 따른 자기이해활동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개방형 교육과정을 통한 모든 학생의 맞춤형 성장 지원 오는 2025년 시행 예정인 고교학점제에 맞춰 구일고는 학교 지정 교과목을 최소화하는 대신 학생들이 진로와 적성에 따라 다양한 조합의 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개방형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고교학점제 선도학교로서 학생의 과목선택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진정한 학생 맞춤형 교육을 실현할 예정이다. 비록 적은 수의 학생이 선택했지만 물리학실험·경제수학 등의 교과목을 개설했다. 일반고에서는 보기 드문 과학과 진로선택 실험과목(물리실험·화학실험·생명과학실험)도 개설돼 운영 중이다. 이용식 교장은 “획일적인 교육으로는 학생의 학습동기와 흥미를 유발하기 어렵다”며 “학습속도가 다르고 학습목표도 다른 학생들을 수직적으로 서열화하는 것은 학생들의 학습의욕을 저하하는 역기능을 초래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든 학생에게 일률적으로 제공되는 교육과정으로는 다양한 능력과 적성을 가진 학생들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시대적 요청”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 구일고는 합창·연극·영화 등 특색 창의적체험활동 프로그램, 실천과 체험중심의 인성교육, 창의성 및 감수성 함양을 위한 과학·인문·예체능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학생들이 미래사회의 행복한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모든 교육공동체가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 교장은 “미래사회 핵심역량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양성을 교육목표로 꿈과 열정을 키우는 학교, 자신감과 비전을 심어주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조명연 한국교육환경보호원 원장은 교육부에서 입지전적 인물로 꼽힌다. 30년 이상을 ‘학교방역과 학생건강’을 책임지는 ‘보건직’에서 근무하면서, 홍역·사스·신종플루·메르스에 이어 코로나까지 감염병이 우리 사회를 덮칠 때마다 최일선에서 학생들을 지켜냈다. 특히 2020년 코로나 발병 이후, 하루 통화량이 150통에 이를 정도로 교육부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이면서 가장 바쁜 사람이 됐다. KTX에서 소보로빵 두 개와 우유 한 팩으로 아침을 때우며, 200여 개의 코로나 학교방역 대책을 만들 냈던 조 원장은 지난해 12월 정년 1년을 남겨놓고 교육부를 떠났다. 교육환경평가와 급식, 학생건강정책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한국교육환경보호원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기 위해서였다. 누구에게든 큰소리 한번 낸 적 없는 부드러운 성품이지만, 자신의 책임을 피하지 않는 소신파로 유명한 조 원장은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한 시기에 후배들에게 일거리를 물려주고 나온 것 같아 미안하다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33년 공직생활을 마치고 원장으로 취임했다.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공직생활을 마감한다는 것은 공직자로서 갖고 있던 무거운 책임감을 내려놓는다는 홀가분함과 더 이상 정부정책에 직접 참여하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교차하는 것 같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기보다는 더 엄중한 시기에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나온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 더 크다. 한국교육환경보호원이 좀 생소하게 여겨진다. 뭘 하는 곳인지 간단히 설명해 달라. 한국교육환경보호원은 2018년 2월에 특별법인 「교육환경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된 특수법인기관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택지를 개발해서 학교용지를 선정하거나 이미 운영 중인 학교주변을 일정규모 이상 개발(건축포함)하고자 하는 자(사업자·정부기관 모두 해당)는 이 같은 시설이 학생들의 학습환경에 지장을 초래하는지 여부를 평가 받아야 한다. 이때 사업자가 제출하는 교육환경평가서를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검토해서 교육감이 승인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문기관이 ‘한국교육환경보호원’이다. 아울러 교육환경평가 외에도 학생들의 신체건강과 정신건강, 학교급식과 같은 학생들의 건강증진과 관련된 실태조사와 정책연구 등도 같이 실시하고 있다. 학교를 둘러싼 교육환경 역시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교육환경보호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여겨지는데. 그렇다. 현재 세계적 추세는 교육환경을 물리적 환경은 물론 심리·사회적인 환경까지 포함해 관리하고 있다. 반면 우리는 아직 물리적 환경 위주로 관리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들어서는 학교주변 건물들이 초고층화 되면서 일조권과 조망권에서 많은 다툼이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우선은 물리적 환경이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나아가 정서·심리적 환경까지 고려한 학습환경 개선을 위해 전문적인 기관으로의 역할을 다 할 생각이다. 코로나 이후 학생들의 정신적·신체적 건강이 취약하다. 앞으로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우리는 그 누구도, 평생 경험해 보지 못했던 감염병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2020년 1월 시작된 코로나19 상황이 2년 넘게 장기화되면서 기본적인 모임이 제한되고,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며 살고 있다. 학교도 예외가 아니라서 학생과 선생님, 학생과 학생들이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만나거나 화면에서 만나고 있다. 우리 원에서는 교육부와 함께 코로나19가 학생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파악하는 ‘코로나19 학생건강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그 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코로나 이후 학생건강증진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후 관련 정책에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부에 제안할 예정이다. 코로나19가 공직생활 중 가장 힘들었을 것 같은데, 지난 2년 어떻게 보냈나? 솔직히 어떻게 2년을 버텼는지 내가 생각해도 잘 모르겠다. 처음에는 사전정보가 전혀 없는 적(코로나19)과 싸우는 게 가장 힘들었고, 이후에는 국내의 발생상황과 국내외 확산추세 등에 따른 방역당국의 대응방침에 맞춰 학교방역 성공을 위해 대응하는 것이 힘들었다. 학교현장의 혼란과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목표로 매일매일 고민하고, 뛰어다니며, 대응하다가 마지막 2년을 보내고 퇴임을 맞이한 것 같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은 언제인가? 2020년 1월 20일, 국내에서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했을 때만 해도 사스·신종플루·메르스처럼 5~6개월만 고생하면 되겠지 생각했다. 그런데 사상 초유의 사태로 개학이 연기된데 이어 온라인개학과 원격수업이 등장했고, 5월 20일이 되어서야 단계적 등교 개학을 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단계적 등교 개학이 시작되고 며칠이 지난 어느 날, 퇴근길에 개구리 우는 소리를 듣고서야 ‘벌써 여름이 됐나?’ 할 정도로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쳤던 시기였다.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상황이 호전되지 못할 줄은 상상조차 못했다. 홍역·신종플루·메르스에 이어 코로나까지 감염병에서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애써 왔는데 각각의 감염병마다 대응하는데 특징이 있었을 것 같다. 2000년 초반, 소아·청소년 사이에서 크게 유행했던 홍역은 영·유아기 때 접종했던 백신 효능이 떨어지면서 국내에서 갑작스럽게 유행했던 감염병이었고, 추가예방접종이라는 해결방법이 있었다. 2009년 5월에 나타난 신종인플루엔자(H1N1)는 그동안 발생한 적 없는 인플루엔자였지만, 이미 구강으로 복용할 수 있는 치료제와 백신이 있는 상태였다. 그 당시 학교별 부분 휴업을 했던 이유는 백신이 국민들이 접종하기에 충분한 양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최대한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백신을 대량생산·확보할 시간이 필요했고, 얼마 쯤 뒤 수능 감독관을 필두로 그해 겨울까지 모든 학생·교직원이 예방접종한 후 유행이 마무리되었다. 2015년 5월 국내에 들어온 메르스는 일부 의료기관 내에서만 감염되고 학교까지 확산되지는 않았다. 다만 메르스를 계기로 학교 감염병 대응체계가 어느 정도 준비되면서, 이번 코로나19를 초기에 대응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코로나 대응에는 그동안 겪었던 감염병이 도움을 준 것 같다. 사실이다. 미세먼지로 사회적 관심과 우려가 커지면서 마스크 대량 생산 기틀이 마련됐다. 또 메르스 등은 학교방역체계를 만드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지금 학교나 교육청이 사용하고 있는 매뉴얼도 다 그때 만들어진 것이다. 이번 코로나 대응도 잘 이겨내면 다음에 또 어떤 위기가 닥쳤을 때 도움을 줄 것으로 믿는다. 3월 본격적으로 새 학기가 시작되면 학교급식 방역이 가장 큰 문제로 다가온다. 보건분야 전문가로서 조언을 해 준다면. 오미크론 변이확산에 따른 학교방역전략을 어떻게 결정할 지에 따라 대응방안이 조금 다를 수 있다. 하지만 특별한 비책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학교급식은 현실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금처럼 개인위생을 철저하게 준수하며 거리두기·칸막이 설치·지정좌석제 등과 함께 3월 초 좀 춥기는 해도 식사시간만큼은 창문을 상시 개방하는 방법 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다. 한 가지 제안하자면, 학기 초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적응할 때까지 급식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식단으로 구성하면 좋을 것 같다. 백신접종 이상반응 청소년들에게 치료비 지원을 한국교육환경보호원이 담당하고 있다. 백신접종 후 모든 이상반응에 치료비가 지원되는 것인가? 학생과 교사들이 꼭 알아둬야 할 내용이 있다면? 질병관리청에서는 당사자의 신청이 있는 경우 관련 전문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제1호~제3호까지와 제4-1호까지는 보상을 하고, 제4-2호(백신보다는 다른 이유에 의한 가능성이 더 높은 경우)이거나 제5호와 같이 ‘명확히 인과성이 없는 경우’는 기각하게 된다. 이때 교육부는 백신접종 당시 18세 이하의 청소년인 경우 제4-2호로 기각된 경우에도 치료비를 지급(30만 원 이상)하기로 결정하였고, 한국교육환경보호원에 집행기능을 위탁했다. 학생·학부모는 가까운 시·군·구 보건소를 통해 질병관리청에 피해보상을 신청할 수 있다. 혹시 질병관리청에서 기각되더라도 본인이 부담한 금액 기준으로 30만 원 이상인 경우 교육부(교육환경보호원)에서 보다 폭넓게 지원되고 있으니 관련 보상제도를 이용하여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최대 500만 원까지 치료비가 지원된다고 하는데 구체적 기준이 궁금하다. 그렇다.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이후 치료를 받은 경우에는 최대 500만 원까지 지급된다. 다만 백신접종 이상반응에 의한 치료비는 모두 지급되지만, 보약처럼 본래 치료목적이 명백하지 않은 경우는 치료비 지원항목에서 제외된다. 9급 공무원으로 출발해 교육부 보건분야에서만 26년을 근무하며 부이사관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로 불린다. 인생의 버팀목이 된 철학이나 좌우명이 있으면 소개해 달라. 1988년에 서울시교육청에서 보건직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고, 1995년에 교육부로 전입한 이후에도 보건분야를 담당했다. 30년 이상을 한 우물만 파다 보니 자연스럽게 관련 분야에 대해 여러 가지 고민을 하게 되었다. 아마 이런 모습을 보고 ‘전문성이 높다’고 평가하는 것 같은데, 과찬이다. 한 분야에서 꾸준히 일한다는 것은 분명히 많은 장점이 있는 반면 단점도 있다. 나는 단점으로 지적되는 매너리즘에 빠져들지 않도록 꾸준히 현장 의견을 수렴하고 관련 전문가들의 조언을 구하려고 노력했다. 인생 좌우명이라고까지 할 것은 아니지만 ‘주신 것에 감사하고 항상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근무해왔다. 제2의 인생을 시작했는데 앞으로 바람이 있다면? ‘한국교육환경보호원’이 학생건강과 안전을 책임지는 전문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직원들과 함께 노력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취임하면서 약속한 것이 첫째, ‘전문기관’으로써의 기능과 역량을 신장시키고, 둘째, ‘소통과 협력’을 지향하며, 셋째, ‘사랑과 믿음’이 있는 직장을 만들고, 넷째, ‘투명경영·책임경영’을 실시하며, 마지막으로 재정과 청사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어느덧, ‘나도 꼰대인가?’를 걱정하는 나이가 되었다. 한 마디 조언을 건넬 때도 자꾸 의식하게 된다. 꼰대와 멘토는 다르다며 합리화해보지만, 마음에 걸린다. 그런 날은 어김없이 다시 한번 ‘꼰대가 되지 않으리라’ 결심을 해본다. 하지만 경력교사의 현장경험은 그 어떤 이론보다도 훌륭하다. 특히 신입교사들에게는 더더욱 필요하다.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입을 닫자니 너무 무책임한 것 같고, 조언을 하자니 꼰대 같다. 꼰대 아닌 듯, ‘믓진’ 어른처럼 현장경험을 알려주는 방법이 없을까? 그래서 시작했다. ‘꼰대수첩’ 무조건적 이해? 더 기어오를 뿐이다 교직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이론과 현실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것이었다. 분명 ‘무조건적 존중(관심)과 공감적 이해를 한다면 인간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했는데, 학교에 와보니 웬걸, ‘무조건적 존중과 공감적 이해’를 하면 ‘선생 간’을 보면서 더 막 나갈 뿐이었다. 1~2년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깨달았다. 청소년은 아직 ‘미성숙한’ 인간이므로 ‘미성숙’ 딱지를 떼어야, 비로소 인간이 된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어쩌면 시간이 흘러 철이 들었을 때, 땅을 치며 후회하지 않도록 ‘뻔한 잔소리’로 다양한 문제해결방법을 제시해 주고, 잘하는지 지켜보며, 그 과정을 격려하고 위로하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지금 당장 아이들이 변하지 않더라도, 나의 ‘노고’를 몰라준다고 하더라도, ‘애들이니까’ 그럴 수 있음을 인정해야 ‘화병’ 안 생긴다는 것을. 종종 아이들과의 관계로 교직생활을 힘겨워하는 후배교사를 마주한다. 풀 죽은 얼굴로, 나도 한번쯤 상담해 본 적이 있는 무개념 아이들의 이야기를 쏟아낸다. 상담할 때도 가관이었는데, 교실에서의 횡포는 해도 너무한다.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을지 안쓰럽기만 하다. 나에겐 아이들도 중요하지만, 동료교사들도 소중하다. 좋은 의도로 아이들을 지도했건만, 오히려 비수가 되어 가슴에 꽂힐 때가 얼마나 많은지…. 초록은 동색이라서 일까, 나는 교사라는 이유로 아이들을 무조건 이해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무조건 이해하는 것이 교육적으로 옳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이해가 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있고,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있으며, 아무리 생각해도 교육적 양심으로 ‘이해하면 안 되는 것’도 있다. 중요한 것은 교사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는 일이다. 그래야 학교에서 버틸 수 있다. 교사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내 몸에 밴 습관을 고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물며 고치려는 의지도 없는 타인의 습관을, 양육방식·가정환경·성격 등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생각하는 틀(인지구조)을 무슨 수로 바꿀 수 있을까. 게다가 아이들이 한두 마디의 잔소리로 변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교사들은 종종 불가능에 도전장을 내밀곤 한다. 한두 번 말하면 알아먹고, 나쁜 습관도 싹 고치고, 새로운 결심으로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고자 노력하길 바란다. 몇 번 말했는데도 변화가 없으면, ‘역정을 내다가’, ‘달래도 보다가’, ‘나를 무시 하나’ 분노하다가 급기야 ‘네 손해지 내 손해냐’며 포기한다. 하지만 잔소리를 자신의 삶 속으로 스며들게 하여, 마침내 삶을 변화시키느냐 못 시키느냐는 교사가 아닌 아이들 몫이다. 교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이들 삶 속으로 ‘뻔한 잔소리’가 스며들 수 있도록 꾸준히 잘못된 행동을 지적하고, 올바른 행동을 제시하고, 적절히 격려하고, 다독거리고, 용기를 주며 앞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혼내는 것도 용기가 필요한 요즘, 나를 힘들게 하는 아이의 손을 끝까지 놓지 않은 것만으로도 엄청난 노력을 한 것임을 꼭 기억하자. 교사가 느끼는 ‘힘겨웠던 순간’과 ‘버거웠던 감정’은 이미 온 힘을 다한 결과물이다. 그러니 아이들이 지금 당장 변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실망하지 말자. 변할 때가 되면 변할 것이다. 그건 교사의 몫이 아니다. 기다리자, 변할 때가 되면 변한다 무개념의 ‘미성숙’한 아이들은 도대체 언제 ‘미성숙’ 딱지를 떼고 ‘철’이 들까? 아니, 철이 들기는 할까? 최근 생물학자들은 ‘사람의 뇌가 청소년기에 다시 초기화되도록 유전적으로 프로그램화되어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아이들을 ‘철’ 들게 하는 것은 교사의 영역이 아님을 과학이 증명해 낸 것이다). 청소년기에 대대적인 ‘뇌 리모델링’과 ‘뇌 확장공사’가 이루어지며, 여자는 스물네 살쯤, 남자는 서른 즈음에야 완성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렸을 땐 몰랐던 엄마의 잔소리가, ‘뇌 리모델링’과 ‘뇌 확장공사’가 완성되어 철들고 나면, 후회와 함께 가슴에 꽂혀 눈물 나게 그립고 가슴 저미게 감사해진다. 교사의 뻔한 잔소리도 그렇다. 졸업 후 직장생활을 하다가 문득 ‘그때’, ‘그 선생님’의 한마디를 떠올린다. 교사의 어떤 말이, 어떤 제자가, 언제 기억해 낼지 모른다. 기억해 냈다고 감사의 말을 전달 할리도 없다. 하지만 종종 우리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확인한다. ‘선생님의 그때, 그 한마디가 인생을 바꿔놓았다’는 고백을 말이다. 결국 교사는 미성숙한 아이들의 성장과정을 지켜볼 뿐, 완성을 보기 어려운 사람들이다. 그저 올바르게 성장하도록 ‘뻔한 잔소리’를 할 뿐이다. 그래서일까? 제대로 성장을 끝내지 못한 제자의 졸업식을 치르고 나면 조금 허탈해진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하나 더 추가된다. 더 큰 세상으로 나가는 길을 응원해주는 일이다. 그리고 졸업 후 찾아오는 제자들의 ‘성숙한 모습’ 속에서 우린 증명하고 있다. “선생님이 그때,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이제야 이해가 가요. 덕분에 제가 졸업할 수 있었어요.” 바로 그 순간이다. 교사의 뻔한 잔소리가 ‘의미’가 되어 아이들의 삶에 영향을 미칠 때가. 교사가 특별해지는 순간 말이다. 엄마와 교사의 공통점, 있으면 귀찮고 없으면 불편한 존재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은 슬픔이 주는 기쁨에서 ‘우리는 아이를 위해 빵에 버터를 바르고, 이부자리 펴는 것이 경이로운 일임을 잊어버린다’며 일상의 중요함을 안타까워했다. 톨스토이(Leo Tolstoy)도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에서 ‘식사를 준비하고, 집을 청소하고, 빨래를 하는 일상의 노동을 무시하고서는 훌륭한 삶을 살 수 없다’며 ‘다른 사람의 행복을 비는 사랑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노동은 영혼의 양식이 된다’고 강조했다. 엄마는 있으면 귀찮고, 없으면 불편한 존재이다. 교사 역시 그렇다. 매번 반복되는 ‘식사를 준비하고, 청소하고, 빨래하는’ 일상을 유지하기 위한 행동은 지루하고 고된, 겉으로는 티가 안 나는 일이지만, 그 노력을 중단하는 순간 일상은 엉망이 된다. 잔소리도 마찬가지이다. 지금 당장 변화가 없다고, 듣는 척도 안 한다고, 해봤자 소용없다고, 말하는 내 입만 아프다고 멈춰버리면 아이들의 성장은 더뎌진다. 따지듯 묻는 “왜요?”가 ‘믓진 잔소리’ 할 기회이다 물론 모든 잔소리가 성장과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잔소리가 성장과 연결되려면, 아이들의 “왜요?”라는 질문에 설득력 있게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매번 아이들에게 ‘해라, 바꿔라, 틀렸다’고 잔소리할 뿐, 그것을 왜 해야 하는지, 왜 바꿔야 하는지, 왜 틀렸다고 하는지 설명하는 것에 인색하다. 사실 이해하는 것이 우선인데 말이다. 만약 아이들이 “왜요?”라고 되묻는다면, 기회가 온 것이다. 그러니 반항한다고 혼내지 말고, 각자 나름의 이유를 설명해주자. 물론 그 이유는 자기 스스로에게도 충분히 이해가 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왜, 학생은 화장을 하면 안 돼요?”라고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할까? “교칙이잖아. 학생이 화장하는 게 말이 돼!” 이건 그냥 강요이다. “학교 밖에서 해. 학교에서는 하지 말고.” 이건 좀 교육적이지 못하다. 아이들이 화장 때문에 벌점을 받고 씩씩거릴 때마다 나는 이렇게 설명한다. “화장하면 예쁘지. 그런데 너희들, 아침마다 화장이 마음에 들 때까지 고치느라 지각하잖아. 엄마랑 싸우고, 사이 나빠지고, 지각하면 벌점 받고, 지각할까 봐 택시 탔는데 지각하면 더 짜증나고, 그런 상황 이해 못 해주고 혼내는 담임쌤 밉고…. 또 화장품 사느라 돈은 좀 많이 들어? 용돈 달라고 하면 또 엄마랑 싸우고, 사이 나빠지고…, 좋을 게 하나도 없다니까. 그리고 학교에 예쁘게 하고 올 필요가 뭐가 있어? 남자친구 만나거나, 놀러 갈 때 맘껏 해. 아침부터 힘 빼지 말고.” “쳇, 그럼 선생님들은 왜 화장하고 다녀요? 학교에 예쁘게 하고 올 필요도 없잖아요? 우리한테 예쁘게 보여서 뭐해! 그리고 버스 타고 올 때, 예쁘게 보여야 하거든요!” “응, 아니야~. 선생님들은 일찍 일어나. 지각도 안 해. 화장품 살 돈도 직접 벌고. 별 문제가 없다니까. 게다가 화장은 선택이지 필수가 아니야. 안 하고 다니는 사람도 많아. 그렇게 화장이 하고 싶으면 해도 괜찮아. 대신 교칙은 교칙이니까, 벌점을 쿨하게 받으면 돼. 둘 중에 네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걸 선택하렴. 내가 원하는 걸 하는데, 그 정도 대가는 치러야지. 그리고 아침엔 다들 좀비처럼 버스 타는데, 네가 예쁘게 화장한 걸 알기나 하겠니?” 아이들의 반응은? “쳇!”이다. 그냥 둘이 깔깔거리고 웃다 헤어진다. 다음날, 또 화장하고 걸린다. 물론 지각도 한다. 상관없다. 처음부터 목적은 화장 안 하기가 아니라 교칙이 너희들을 괴롭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여러 가지 이유가 있기 때문임을 알려주는 것이니까.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선택한 것에 대한 책임감이니까 말이다. 물론 졸업 후 찾아와서는 “어휴, 요즘 애들 왜 이렇게 화장을 하고 다녀요? 아무 의미 없다, 진짜”라며 혀를 찬다. 기가 막힐 노릇이지만, 중·고등학교 시절 아이들은 뇌 확장공사과정에서 외모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아무리 어른의 관점에서 ‘화장 안 한 게 더 예뻐’, ‘피부 상해’ 등의 옳은 말을 해도 들리지 않는다. 가장 효과적인 것은 지금 행동이 너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것이다. 다 컸다고 허세를 부려도, 애들은 애들이다. 말 나온 김에 하나만 더 공유한다. 여학생이 이해 못 하는 잔소리 ‘Best 1’은 ‘외박 못하게 하는 것’이다. “쌤, 딸이 친구네 집에서 잔다고 하면 허락해요?” 잔뜩 기대에 찬 얼굴로 묻는다. “당연히 안 되지. 절대 안 되지.” “왜요? 쌤도 딸을 못 믿는 거예요?” “딸을 왜 못 믿어. 딸은 믿지. 그런데 이 사회가 너무 위험해. 특히 남자들 못 믿어. 친구 아빠도, 친구 오빠도 못 믿어! 딸 키우는 대한민국 부모들한테 물어봐라, 허락해 주는 사람이 몇이나 되나, 너희 부모님도 반대하시지? 아주 훌륭하시네. 내 딸은 내가 지켜야지. 신데렐라도 귀가시간이 너무 늦어. 10시 전에는 들어와야지! 12시가 뭐야? 안 돼 안 돼. 내 딸은 내가 지킨다!” 아이들의 반응은? “아…, 진짜요? 엄마가 못 믿는 게 내가 아니었구나!”이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말 뒤에 숨어있는 진짜 속뜻을 모른다. 아무리 ‘다 컸다’며 허세를 부려도 애들은 애들이다. ‘이렇게 말하면 다 알아듣겠지’는 착각이다. 아이들은 그 말이 주는 단어와 감정에 상처받을 뿐, 깊은 속뜻은 알지 못한다. 기억하자. 아이들이 묻는 “왜요?”는 반항이 아니라, 진짜 몰라서 묻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질문에 ‘믓진 잔소리’를 할 수 있다면, 아이들은 분명 자신의 삶을 성장시킬 것이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 ‘교사가 특별해지는 순간’이 올 것이다.
가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에 남장한 여성이 등장하곤 한다.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부득이하게 남장을 해야 하는 설정이다. 그런 주인공은 남장한 모습을 들키지 않기 위해 행동은 물론 말 하나도 조심스럽다. 우리는 남장을 한 사실이 발각될뻔한 고비를 넘기며 자신이 정한 목표에 조금씩 다가가는 주인공의 열정에 빠지곤 한다. 이러한 드라마는 대개 끝이 좋으니 해피엔딩(?)으로 끝난 것에 대해 안도하지만 돌이켜보면 전근대 사회에서 여성의 사회활동에는 금기로 포장된 갖가지 제약이 있었음을 생각하게 된다. 사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지금도 나이며 성별, 그리고 학력에 따라 혹은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요인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있다. 우리 시대를 몇십 년 뒤 사람들이 어떻게 평가할지를 생각해보는 것도 이런 드라마가 주는 메시지 가운데 하나일지 모르겠다. 금지된 길 떠나기 위한 '남장' 그런데 이러한 드라마나 소설을 볼 때마다 실제로 그러한 일이 있었을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다행히 몇 개의 기록을 찾을 수 있는데, 그중 흥미로운 인물이 호동서락기를 지은 김금원이다. 김금원은 원주에 살던 소녀였는데 자신이 남장했다는 것을 기록에 남겼다. 남장의 이유는 바로 ‘여행’이었다. 어쩌면 사소해 보이는 이런 목표를 위해 남장을 했다는 게 조금 의아하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드라마 속 남장 여성들도 무슨 대단한 일을 목표로 한 것은 아니었다. 학교에 입학한다거나 부모 대신 군대에 가는 것이었으니 남자라면 쉽게 이룰 수 있는, 그리고 소원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것이 대부분이다. 김금원은 14살 되던 해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여행을 위해 남장을 했는데 이는 단순히 여행의 편리함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놀랍게도 조선시대 여성은 ‘여행을 하는 것’만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었다. 경국대전을 보면 이런 조항이 있다. ‘부녀로서 절에 올라가는 자, 사족 부녀로서 산천에서 놀이를 즐기는 자는 곤장 100대에 처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러한 법 조항의 배경에는 풍속을 해치거나 사치를 금한다는 이유가 있었다. 사실 이런 규정은 조선에 유교적 풍습이 깊어지며 나타난 것이다. 조선 초만 하더라도 부녀가 나라에 큰 행사가 있거나 하면 구경을 다니기도 하고 또 봄에 좋은 경치를 찾아다니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런데 이것이 예법을 어긴다고 보았고 풍속이나 사치에도 영향을 끼친다고 보아 세종 때 금지한 내용이 법전에 실린 것이다. 법으로 여성의 여행을 금지한다고 하니 여성들에게는 커다란 제약이 하나 더 생긴 것이었다. 특히 조선 후기 선비들에게 여행은 하나의 교양으로 평가받으며 유행을 하고 있었으니 그들의 여행기를 읽은 여성들로서는 참기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이때 많은 여성은 자신의 여행에 대한 욕구가 잘못된 것이라고 여기며 마음을 눌러야 했지만 그렇지 않은 여성도 있었으니 바로 김금원이다. 김금원은 자신이 쓴 책에서 여행에 대한 소견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가만히 내 인생을 생각해 보았다. 금수로 태어나지 않고 사람으로 태어난 것이 실로 다행이요, 사람으로 태어났으되 야만인이 사는 곳에 태어나지 않고 우리나라와 같은 문명국에 태어난 것은 더욱 다행이다. 그러나 남자로 태어나지 않고 여자로 태어난 것은 불행이요, 부귀한 집안에 태어나지 못하고 가난한 집안에 태어난 것도 불행이다. 그러나 하늘은 나에게 산수(山水)를 즐기는 어진 성품과 눈과 귀로 듣고 볼 수 있는 능력을 주어 다만 산수를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고절하게 보고 듣게 해주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비록 가난한 여성으로 태어났지만 문명을 가진 나라에서 아름다운 산수를 즐기는 능력이 있는데 그것을 잘못이라고 볼 수 없다고 완곡하게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여느 여성과 달리 자신의 바람을 실행에 옮겼다. 기생 집안에서 태어난 굴레 그런데 김금원이 이때 서둘러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을 먹은 데에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었다. 김금원은 기생 집안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바 15세가 되면 기생으로서 삶을 살아야 했던 상황이었으니 이는 또 하나의 굴레를 지는 셈이 되기 때문이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김금원은 금앵이란 기명의 강원감영 관기였던 것으로 보인다. 금앵 역시 시로 이름을 남긴 인물이라는 점에서 동일인일 가능성이 높다). 어쩌면 자신의 뜻대로 살 수 있는 마지막 해인 14살 되던 해, 김금원은 부모에게 허락을 구했다. 조선 사람이라면 꼭 가봐야 하는 곳, 금강산을 다녀오겠다고 한 것이다. 마지못해 딸의 청을 들어준 부모는 안전을 이유로 얼음이 녹은 뒤 떠나라고 했다. 그러나 대저 여행이란 그렇게 기다릴 수는 없는 일, 마음먹은 김에 김금원은 부모를 설득해 원주에서 남쪽인 제천을 먼저 살피는 것으로 타협하고 집을 나섰다. 이렇게 김금원은 제천의 의림지를 시작으로 단양의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 그리고 사인암을 보았다. 영춘, 곧 지금의 단양에서는 동굴을 보았으며 청풍의 옥순봉을 보았으니 대략 단양8경을 두루 본 셈이다. 그리고 금강산을 둘러 본 뒤 남쪽으로 관동8경을 살폈다. 이 가운데 총석정을 감명 깊게 보고 원주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김금원은 여행의 묘미를 제대로 느꼈다. 제천에서는 물고기를 사서 회를 해 먹고,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먹을 갈아 시를 짓기도 했다. 또 금강산 장안사에서는 산채가 풍성한 점심상을 대접받기도 했다. '금앵'이 돼서도 여정 멈추지 않아 여행이 끝나자 김금원은 일상으로 돌아왔다. 원주 감영의 관기로서 금원이 아닌 ‘금앵’으로 살아간 것이다. 시재가 뛰어났던 김금원, 아니 금앵은 사대부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김금원은 김덕희란 양반의 첩이 됐다. 이러한 인연으로 김금원의 여행은 다시 시작됐다. 김덕희를 따라 서울, 그리고 그의 부임지인 의주로 가는 길이 여행 목록에 포함된 것이다. 김덕희가 의주부윤으로 부임하게 되자 김금원은 남편이 생활할 곳을 먼저 본다는 이유를 내세워 평양을 거쳐 의주까지 둘러보았다. 그리고 2년의 의주 생활이 끝난 뒤 한양으로 돌아왔다. 이후 김금원은 김덕희가 한강에 지은 삼호정, 지금의 마포 도화동 인근에 있던 정자를 중심으로 시모임을 만들었다. 동생인 김경춘을 비롯해 김운초, 박죽서, 김경산 등이 참여한 이 모임은 ‘삼호정시사’로 대체로 김금원과 처지가 비슷한 여성들이었다. 그러한 이유로 다른 양반 남성 문인들과 교류할 수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등장한 책이 바로 호동서락기다. 호동서락기는 그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김금원이 여행한 지역이 포함되어 있다. 호는 제천과 단양 일대를 가리키는 호서지역, 동은 금강산과 관동8경의 관동지역, 서는 평양과 의주를 포함하는 관서지역, 그리고 마지막 낙은 서울의 별칭인 ‘낙양’을 가리킨다. 그러므로 스스로 14살 나이에 떠난 여행과 남편과 함께 부임지로 가는 길의 여정을 이 책에 담았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여행기를 기본으로 하되 각 여행지에서 지은 시문을 포함하고 있다. 그런데 그 내용 가운데 김금원이 책을 쓴 이유를 적은 문장이 있다. ‘문장으로 써서 전하지 않는다면 누가 오늘날 금원이 있었음을 알겠는가’ 곧 글을 써서 자신이 직접 기록을 남기지 않는다면 세상이 자신의 존재를 알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이러한 자의식은 책 곳곳에 발현되어 있다. 자신의 호를 ‘금원’으로 지었으니 김금원은 여기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또 시문의 수준에 자부심을 가지며 ‘삼호정시사’ 시절 교류하던 남성, 곧 양반들의 시문은 싣지 않았다. 오직 자신과 벗의 시문만 담았으니 그의 자신감을 짐작할 수 있다. 시대의 한계 넘어설 준비는됐는가 이와 같은 그의 삶과 태도를 보면 남장은 우연한 선택이 아니었다. 조선시대 여성의 미덕인 현모와 양처가 비록 가볍게 볼 일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 남편과 자식에게 헌신하는 삶이라는 점에서 목표로 삼기는 곤란하다고 할 것이다. 김금원은 자신을 위한 삶을 살고자 노력했다. 그런 점에서 김금원은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으려고 했던 사람이었다. 다만 지금은 그의 삶이 부럽지 않은 정도가 되었으니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고 할까. 그럼에도 김금원에 대해 부러운 마음이 생기는 것이 한 가지 있다. 김금원이 둘러본 금강산과 관동팔경 중 일부, 곧 김금원이 감탄한 총석정을 비롯해 삼일포는 마음먹는다고 갈 수 있는 곳은 아니다. 평양과 의주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우리는 김금원이 겪었던 제약에서 벗어난 시대에서 살고 있지만, 한편으로 그가 살던 시대에는 없었던 새로운 제한이 생긴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는 자유롭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는 것이다. 김금원을 보며 우리는 우리 시대의 문제를 김금원처럼 넘어설, 혹은 해결할 준비가 되었는지 고민해보게 된다.
일찍이 이런 위기는 없었다. 정부가 자랑하던 K방역과 늘 이야기하던 일상 회복이란 말도 사라졌다. 코로나 확진자가 22만 명에 달하는 가운데 3월 2일 개학을 맞았다. 새 학기 학교에는 교육·방역 당국의 보호망이 사라지고 셀프 방역과 자율이란 이름의 책임만이 주어졌다. 교육부는 등교수업 원칙을 고수하다 개학을 열흘 앞두고 ‘학교장 재량으로 원격수업도 가능하다’는 오락가락 행정으로 학교를 요동치게 했다. 반면 대다수 시·도교육청은 등교수업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2월 28일, 총리는 개학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고 했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어쩔 수 없는 현실을 고려하더라도 과연 교육 현장이 이 말에 얼마나 동의할지 궁금하다. 그럼에도 학교는 학생 안전과 건강 그리고 교육을 위해 학사 운영계획 마련, 자가 진단키트 배포 등 모든 과정을 견뎌왔다. 예상보다 상황 더 심각 개학 이후 상황은 예상보다 더 심각하다. 확진자 증가로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는 학교가 속출하고 있다. 개학일에 자가 진단 앱 참여율이 83.7%에 달했지만, 이 또한 혼란을 겪었고 교사 대체인력 확보도 비상이다. 교육부는 7만5000명 규모의 시·도교육청별 교사 대체 인력풀을 마련한다고 했으나 이마저 쉽지 않다. 학교에서는 셧다운 상황까지 걱정하고 있다. 교사를 포함한 확진자가 너무 많아 원격수업조차 할 수 없는 교육활동 전면 중단 상황까지 올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방역과 역학조사, 수업, 급식, 돌봄, 방과후학교 등 모든 것이 살얼음판을 걷는 형국이라 ‘오늘도 무사히’를 염원하는 심정이다. 이런 현장의 어려움을 생각해 교총은 교육 당국에 특단의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의 애환과 부담을 덜어주지 못하는 두루뭉술한 교육 당국의 지침만 탓하기는 현실이 너무 냉혹하다. 결국 믿을 것은 자신과 우리뿐이다. 위기의 역사를 헤쳐나간 중심에는 늘 교육자들이 있었다. 지켜야 할 것이 또 있다. 바로 교권 침해와 학교폭력 사안이다. 이런 사건은 학기 초에 발생빈도가 가장 높다. 한번 발생하면 심신에 주는 스트레스가 극심해 수업과 방역은 뒷전이 될 수밖에 없다. 처음 코로나가 발생한 2020년에는 교권 침해와 학교폭력이 줄었지만, 지난해 다시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교육부 교권 침해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2020년에 1197건이 일어났는데, 지난해에는 1학기에만 그보다 많은 1215건이 발생했다. 더 걱정되는 것은 지난해 1학기 교권침해 사건 중 성희롱, 성폭력 비율이 10%를 넘었다는 점이다. 학교폭력 사안도 마찬가지다. 법령과 매뉴얼에 따라 처리해도 트집을 잡아 교사를 고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신체적·성적·정서적 학대로 신고당해 도움을 요청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노무 문제 갈등도 적잖다. 선생님들께 응원의 박수를 교권사건에 대해서는 학교교권보호위원회 개최, 시·도교육청 교원치유센터 상담, 교총에 대한 지원 요청 등을 통해 초기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 교총은 교권 사건 관련 소송비를 지원하며, 지난해 '경찰 조사 시 변호사 동행료 지원제도' 신설에 이어 올해는 '고문노무사제도'를 도입하는 등 교권보장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교육과 과중한 방역업무를 병행하면서도 교직 윤리 실천과 교권 침해 예방까지 소홀할 수 없는 어려움 속에서도 이 모든 것을 묵묵히 이겨내고 수행하는 선생님들께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새로운 기술은 인간에게 편리를 제공하고 생산성 증가를 통해 생활 수준을 향상시킨다. 동시에 새로운 일과 직업이 생겨나고 반대로 기존의 일이 사라지기도 한다. 즉 기술은 일을 수행하는데 요구되는 인간의 역량을 대체하거나 보완함으로써 일의 세계를 변화시킨다. 역사적으로 우리는 세 번의 산업혁명을 경험했고, 지금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의 출현을 목도하고 있다. 이전 산업혁명을 가져온 기술처럼 인공지능은 특정 산업에 국한되지 않는 범용기술의 특성을 갖는다.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스스로 문제 해결 방법을 찾는 머신러닝, 자율주행 자동차, 돌봄 로봇, 판례와 법률을 조사·분석하거나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방법을 찾아내는 시스템은 인공지능의 광범위한 영향력을 보여주는 일부 사례에 불과하다. 기술 진보가 빠르고 적용 범위가 광범위하면 인간사회에 가져올 변화를 예측하기 매우 어렵다. 그래서 인공지능의 미래에 대한 낙관과 비관이 혼재한다. MIT의 에릭 브리뇰프슨 경제학 교수는 인공지능이 높은 수준의 인지적·육체적 능력을 요구하는 일을 수행함으로써 저숙련 일자리는 물론 고숙련 일자리를 대체할 것으로 전망한다. 기술의 잠재력과 도입은 별개 문제 하지만 기술이 가진 잠재력과 실제 일상생활과 일터에 기술을 도입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새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지 학습해야 하고, 교육훈련도 필요하다. 또 기술활용의 효과를 제고하기 위한 인력 재배치와 기업의 재조직화,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촉진하고 지원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따라서 새로운 기술이 발명되도 실제로 도입되기까지는 큰 시차가 발생한다. 글로벌 기업 CEO를 대상으로 조사한 세계경제포럼과 맥킨지 연구보고서가 인공지능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가 생각보다 적을 것으로 예측한 것은 이런 인식을 반영한다. 범용기술로서의 잠재력은 동시에 큰 불확실성을 의미한다. 게다가 기술이 가진 잠재력을 실제 생활에 구현하는 것은 그 사회의 제도적 환경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따라서 인공지능 시대의 역량이 컴퓨터 활용능력 같은 특정 영역에 한정될 것으로 보는 것은 협애한 시각이다. 최근 연구들은 새로운 문제를 감지하고 해결하는 능력, 사회적 감수성, 섬세한 의사소통을 통한 서비스 제공 능력,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인지하고 적절히 조절하는 능력의 중요성을 공통적으로 강조한다. 즉, 단순·반복 활동이 기술에 의해 자동화될 때, 인간은 가치 있는 일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이때 인공지능은 이러한 인간의 능력을 더욱 발전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무엇을 성취할 것인지 아는 게 핵심 이세돌 9단과 중국의 커제 9단을 이긴 알파고의 출현은 바둑계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이제 프로 기사들은 알파고와의 훈련을 통해 역사상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바둑의 가능성을 배우고 있다. 인공지능과의 협업이 그동안 인지하지 못했던 새로운 능력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향상시킬 수 있게 도와준 것이다. 그렇다면 인공지능 시대에 우리는 어떤 역량을 키워야 하나? 인공지능과의 협업이 가져올 가능성은 기술적 이해와 친숙함만으로는 실현되지 않을 것이다. 결국 기술이 가져다 줄 혜택을 통해서 우리는 무엇을 성취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는 능력이 핵심이다.
지난 2년간 팬데믹 상황에서 감염예방을 위한 식사환경 조성과 급식 관리를 위한 영양교사들의 업무는 순간순간 숨이 막힐 정도로 광범위하고 과중했다. 한 치 앞을 예견할 수 없는 확진자 추이와 정부의 방역 대책에 맞춰 안전한 급식을 제공하기 위해 우리 영양교사들은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쉼 없이 달려온 지난 2년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따라 식단과 레시피, 식재료 발주 변경이 끊임없이 반복됐다.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대부분 학교에서는 배식 시간이 두 타임 이상으로 늘어 배식 지도, 질서 지도, 식습관 지도 업무가 두세 배 이상으로 늘었다. 거기에 바우처 업무, 방역 인력 충원에 따른 업무, 방역 관련 서류까지 늘어나 시간에 쫓기며 야근하는 게 일상이 됐다. 유일하게 마스크를 벗는 공간인 식생활교육관에서 일하며 감염 공포를 견디기도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학생들의 영양불균형을 방지하고 안정적인 교육급식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2년의 시간을 쉼 없이 달려왔다. 그러던 중 지난해 말, 처음으로 보조 인력을 지원받아 일부 업무를 맡길 수 있었다. 홈페이지 식단 사진 관리, 축산물 등급 판정서 검수 등록, 소모품 구매, 납품업체 필수 서류 관리 등을 일부 업무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니 비로소 영양교사 본연의 업무로 눈을 돌릴 수 있었다. 학생 영양·식생활 교육을 비롯해 내실 있는 식단 연구, 만족도 향상을 위한 식단 개발, 영양교육 자료 만들기 등 그동안 미뤄왔던 일에 긴 시간을 썼다. 코로나19로 서울 초·중·고등학생의 과체중 비율이 2019년보다 5%포인트 넘게 느는 등 학생 영양불균형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었기에 이 시간이 더욱 소중했다. 전전긍긍한 마음에서 조금 벗어나니 급식을 먹는 학생들이 다시금 눈에 들어오며, 바로 이것이라는 생각이 밀려왔다. 영양교사는 학생들에게 질적으로 우수한 학교급식을 제공하고, 급식과 연계한 영양·식생활교육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있는 사람임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영양·식생활교육과 병행하는 실천교육으로서의 학교급식, 미래세대를 책임질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위한 교육급식을 잘 수행하고 있었는지 다시 돌아보는 계기도 됐다. 인력 지원에 대한 간절한 바람 보조 인력 지원이 영양교사가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는 데 얼마나 크게 이바지했는지는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아직 끝나지 않는 팬데믹의 끝자락에서 다시 새 학기가 시작됐다. 폭발적인 확진자 증가로 방역업무는 여전히 과중하다. 영양교사들이 학생건강과 감염병 예방을 위한 업무에 충실하고, 더 좋은 교사가 될 수 있도록 충분한 인력 지원이 이뤄지길 간절히 바라본다. "학교에서의 시간 중 급식 시간이 가장 즐겁다"는 우리 아이들의 밝은 미소 어린 이야기를 듣기 위해 더 노력하고 싶다.
전국 유·초·중·고교가 지난 2일 일제히 개학한 가운데, 우려했던 것들이 현실이 됐다. 특히 교사를 포함한 교직원의 코로나19 확진이 속출하면서 대체인력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곳이 적지 않았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는 이날 교직원 4명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 학생 확진자도 10여 명이 나왔다. A 교사는 “우리 학교는 간신히 대체 강사 1명을 구해서 당장은 괜찮지만, 앞으로 확진자가 얼마나 나올지 몰라 긴장하고 있다”고 했다. “가르칠 교사가 확진이면 전면 등교든, 원격 전환이든, 수업 자체가 어려워집니다. 대체인력 구하는 것도 힘들고요. 확진되는 교사가 늘면 우선 수업 없는 교사를 순환해서 보결로 운영할 계획이에요. 소규모 학교이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계속 전면 등교할 예정입니다.” 경기 지역 한 초등학교에서도 교사 확진자 3명, 학생 확진자 30여 명이 나왔다. B 교사는 “시간 강사를 구할 수가 없어서 담임을 맡지 않은 전담 교사가 보결로 채웠다”면서 “교사 4~5명만 확진돼도 수업 자체가 어려워질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했다. 교육부는 지난달, 학교 현장에서 대체인력을 신속하게 선발할 수 있도록 2022학년도 1학기에 한해 기간제교사 채용 절차 간소화, 명예퇴직 교원 임용 제한 기간 해제, 학교급 및 과목 관련 자격 요건 완화 등 계약제 교원 임용 요건을 일부 완화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학교에서는 교원 자격증이 없는 사람에게 수업을 맡기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B 교사는 “1년 기간제 교사를 구하기도 어렵지만, 그렇다고 해서 교원 자격증 없는 강사를 뽑을 수도 없는 노릇 아니냐”며 “학부모들의 반발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교총은 3일 보도자료를 내고 “‘각자도생’ 개학으로는 학생 안전과 내실 있는 교육을 담보할 수 없다”며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중심이 돼 방역과 대체인력 지원을 책임지고 학사 운영에 대해서도 분명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대체인력 문제를 해소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주문했다. 교총은 “교사가 확진돼도 강사 등 수업 대체인력을 구하기란 꿈도 못 꿀 형편이어서 동료 교사들이 보결 부담을 고스란히 안아야 하는 게 현실”이라며 “교사들은 방역, 돌봄, 급식, 행정 인력이 확진될 경우, 그 업무까지 더해지고 대체인력 채용 부담까지 감당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부와 보건당국은 지금이라도 역학조사, 신속항원검사 등 방역 업무는 지원인력이 전담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확진·격리 규모에 따라 전면 원격수업 전환을 포함한 대면·원격수업 수준을 명시하는 구체적이고 통일된 기준을 마련해 조속히 안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도교육청과 교육지원청에도 대체인력 지원체계를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교총은 “현재 일선 학교의 최대 고충은 방역 인력 부족과 대체인력 공백”이라며 “수업, 돌봄, 급식, 행정, 대체인력 풀을 직접 구축해 결원 학교에 상시적으로 지원하는 체계를 하루빨리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육부가 3일 발표한 ‘오미크론 대응 새 학기 학교 방역 추진 현황’에 따르면, 개학일이었던 2일 자가진단 앱으로 등교 중지 안내를 받은 학생은 총 15만 8171명으로, 전체 유·초·중·고 학생 중 2.69%였다. 등교 중지 안내를 가장 많이 받은 학교급은 초등학교(8만 9818명)였고, 중학교(3만 3488명), 고등학교(2만 6895명) 순으로 많았다. 또 교육부는 오미크론 대응에 어려움을 겪는 과밀학교(학급) 지원을 위해 3월 중 정원외 기간제교사 8900명을 채용하고 학교에 배치하겠다는 계획을 개학 다음 날 밝혔다. 또 시·도별로 교과교사 정원의 3.5%까지(총 1만여 명) 정원외 기간제교사로 채용하는 것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이번 수업을 통해 생각보다 많은 곳에 성차별이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지하철 안내방송 기계음은 왜 여성의 목소리이며, 엔트리 캐릭터 의사는 왜 전부 남자인지, 새로운 시각을 갖고 문제의식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류지석·서울 방화초 5학년) 지난달 28일 서울 방화초 5학년 1반 학생들이 ‘IT업계 성차별 발표회’를 갖기 위해 국회의원회관을 찾았다. 김상희 국회부의장이 개최한 이 행사는 학생들의 자발적인 ‘크라우드 펀딩’ 활동을 계기로 마련됐다. 지난해 12월 학생들은 IT업계의 성차별 해소를 주제로 ‘IT의 성차별 핫IT슈’라는 제목의 그림책을 제작, 배포하기 위한 펀딩을 시작했고 목표 금액 달성에 성공했다. 이 소식을 접한 김상희 부의장이 학생들을 초청해 발표회의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그림책에는 IT 관련 전공 분야 대학생 및 전임교원 성비 불균형과 그에 따른 문제점, 인공지능의 성차별적 데이터 편향 문제, 보다 평등한 문화를 만들기 위해 IT 기업에 바라는 점 등 22명의 학생이 정성껏 쓰고 그려낸 다양한 이야기가 담겼다. 최서림 양은 “어릴 때부터 수학, 과학, 컴퓨터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으나 시대적 분위기 때문에 대학에 진학조차 할 수 없었던 ‘에이다 러브레이스’ 이야기를 책에서 봤다”며 “압도적인 남성 중심 문화 때문에 하버드대 컴퓨터 전공을 바꿀 수 밖에 없었던 ‘메러디스 브루서’ 이야기 등 90년대가 한참 지난 지금 과연 컴퓨터 분야에서 성비가 어떻게 바뀌었을지 궁금해졌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교육통계서비스에 들어가 컴퓨터 학과에 재학 중인 남녀 성비 데이터를 받아 막대그래프로 변형했다. 그 결과 남녀 성비는 무려 3배 이상 차이가 났으며 교수 성비 불균형은 훨씬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희는 시리, 빅스비 등 인공지능 비서의 목소리가 여자라는 점, 챗봇의 캐릭터가 어린 여성으로 돼 있다는 점, 가상 인플루언서들이 전부 예쁘고 몸매가 좋은 여성이라는 점, 인공지능 간호사가 여성이라는 점 등을 찾았어요. 저희는 IT업계와 세상 사람들에게 이를 알려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학생들은 머리를 맞대 그림책의 설계도를 그리고 한 명당 한 페이지씩 맡아 책임지고 글과 그림을 채우기로 했다. 이를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텀블벅’에 올린 결과 104%의 성공을 거둬 그림책이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이다. “저희의 펀딩 소식이 실린 기사에 ‘여혐’, ‘남혐’과 관련된 악플이 달리는 등 전혀 예상치 못한 씁쓸한 경험을 하기도 했어요. 저희는 여성의 편만 들어달라고 이야기한 것이 아닙니다. 모두가 평등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세상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꿔 달라고 한 것입니다. 네 편, 내 편, 남자, 여자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구분하고 분열하기보다는 서로를 이해하고 포용하며 함께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주셨으면 합니다.”(김동현 군) 김상희 부의장은 “성평등에 대한 논의가 왜곡돼 가는 상황 속에서도 어린이들이 훌륭한 생각을 하고 목소리를 내는 모습에 감탄했다”며 “당당하게 성평등을 외치는 아이들의 목소리에 국회가 꼭 응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얼마 전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이 글로벌 열풍을 일으켰다. 공개 하루 만에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에서 전 세계 1위에 올랐고 미국 비평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신선도 지수 100%를 기록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 주동근 작가의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고등학교(효산고)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한 비평가는 “괴롭힘, 진정한 우정, 사랑에서부터 인생 자체에 대한 질문까지, 모든 것을 마주한 학생들을 다루면서 좀비 장르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고 극찬했다. 필자는 학교전담경찰관이다 보니 이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학교폭력의 모습에 특히 관심이 갔다. 물리적 폭력, 사이버폭력, 언어폭력 등 다양한 학교폭력의 유형이 나오는데 특히 극의 초반에 디지털 성폭력 피해를 당하는 여학생의 모습은 국내외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사실, 현실에서도 이 같은 사이버폭력은 만연하다. 일명 ‘사이버불링’으로도 불리는 사이버폭력은 모바일 메신저와 SNS 등 온라인 공간에서 괴롭힘을 행하는 모든 유형의 폭력을 말한다. 물리적 폭력과 달리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는 특성이 있어서 예방이 어렵고 초기 대응이 쉽지 않다. 가해 행위의 재발 가능성 또한 높다. 교육부가 최근 5년간 실시한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사이버폭력은 2016년 9.1%에서 2020년 12.3%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피해 학생 비율로 보면 중학생이 18.1%로 가장 높고, 고등학생 15.4%, 초등학생 10.2%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답자의 28.5%는 같은 학교에 다니는 친구나 선후배로부터 사이버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지인으로부터 당했다는 응답은 16.9%, 다른 학교 친구나 선후배에게 당했다는 답변은 10.5%를 차지했다.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사이버폭력 피해 여학생은 자신의 신체 영상이 온라인으로 유출될 것을 우려한 나머지 자신의 몸을 지키는 것보다 피해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휴대전화를 찾기 위해 교무실로 직행한다. 휴대전화를 찾아내 한 맺힌 듯 박살 내는 장면은 사이버폭력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가 얼마나 깊은지를 보여준다. “학교 일은 학교 안에서 처리하라”. 효산고 교장은 좀비 떼가 출몰하는 급박한 시점에 이 말을 내뱉는다. 이런 발언은 한국 기성세대가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전적으로 보여준다. 문제를 정면으로 직시하지 못하고 그대로 묻어버리는 부끄러운 모습. 비단 극 중에서만 벌어지는 일은 아니라는 것에 마음이 쓰라렸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좀비보다 학교폭력이 더 무섭고 비극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슬펐다. 좀비가 아이들을 해치는 모습보다 생존 학생들을 구하러 가지 않는 어른들의 냉랭한 선택을 마주했을 때는 좀비가 사람을 도륙하는 모습보다 더한 공포심을 느꼈다. 어찌 보면 ‘지금 우리 학교는’은 학교폭력을 치유하지 못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과 무의식을 좀비를 통해 나타낸 것이 아닌가 싶다. 학생들의 문제가 아니라 그 시스템에 속하는 성인들이 잘못된 가치관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 청소년들이 이런 야만 사회를 살아내고 있는 건 아닌지…. 이런 사회 속에서 아이들이 절망하지 않고 청소년기의 힘듦을 당당하게 잘 헤쳐나가려면, 우리 기성세대의 관심과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교육에 힘을 실어 주고 교권을 지켜줄 ‘교육 대통령’은 누가 될 것인지 학교 현장의 관심이 높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이슈가 된 교육 공약은 많지 않은 편이다. 한국정책학회와 한국행정학회가 지난달 22일 발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정책공약 비교분석’을 통해 3개 정당 대선 후보자들의 주요 교육 공약을 살펴본다. ◆교육환경 위기 따른 ‘대전환’ 정책 코로나19의 지속적인 여파로 학력 양극화뿐만 아니라 정서적·심리적 결손이 심화된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어 범정부 차원의 관심과 ‘교육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의무교육단계에 기본학력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고 빅데이터·AI를 활용한 개인맞춤형 학습관리를 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를 위해 초등 단계에서 자율적으로 기본학습역량 진단을 시행하고 결과에 기반한 다양한 보충학습 기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또 기본학력 전담교사를 채용해 기본학력 미달 학생이 많은 학교에 우선 배치하고 개별지도하겠다며 채용에 400억 원을 투입하고 기본학력 진단개발비 100억 원, 온라인 교육 통합 플랫폼 구축에 4300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공약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체제, 목표, 내용, 방식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AI교육혁명, 학교교육 바로세우기, 지방대 및 초일류대학 육성, 배움-일자리-삶이 선순환하는 평생학습사회 구축을 제시했다. 또 교육양극화 해소를 위해 교육희망사다리를 복원하고 AI 환경 여건 및 학습활동 제공을 통한 교육격차 해소를 정책목표로 내세웠다. 윤 후보는 공약 실현을 위해 2년간 1000억 원의 특별예산을 편성해 국가 차원의 디지털 교육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코로나19 원격 초·중·고 교실 혁명을 위해 학급당 20명의 미래형 학교, 미래형 교육과정-수업-평가, 대학 무상교육을 실시해 국가가 책임지는 미래형 맞춤교육을 제안했다. ◆미래교육을 위한 거버넌스 체제 확립 중장기적 교육 방향을 설계-합의하고 미래교육 거버넌스 체제를 재설계하는 기구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국가교육위원회가 7월 출범한다. 이재명 후보는 “교육부, 국가교육위원회, 교육청의 역할 조정 및 협력체계 구축을 통해 미래인재양성을 위한 교육컨트롤타워를 재구조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역교육지원청의 권한을 강화하고 기초자치단체와의 협업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학부모회·학생회·교직원회의 법제화를 통해 학교자치를 강화하겠다고 공약했다. 윤석열 후보는 “국가교육위원회와 교육부의 역할을 검토한 후 업무 재조정 및 업무 설정을 명료화하겠다”고 했다. 또 장기적이고 일관성 있는 교육정책을 추진하고 위원회가 이념적으로 편향되지 않도록 전문가 위원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심상정 후보는 “국가교육위원회 구조의 정권 친화적 요소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사교육비 경감 및 대입제도 개선 대책 대입제도 공정성은 이번 정부에서 큰 화두였다. 수시전형에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면서 정시모집 인원이 일부 확대되고 수능 문제 출제 오류 논란 등 대입제도 갈등이 커지고 있다. 2020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월 28만9000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EBS 온라인 학교 전환 및 온라인 탑재, 취약계층 교재 무료 제공 확대”를 약속했다. 또 중·고교 시험을 교과서 밖에서 출제하지 못하도록 하고 양질의 방과후 학교 확대를 통해 교육비 부담을 경감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교육부 산하 ‘사교육대책위원회’ 설치·운영, 영재고·과학고 입시제도 개선 등을 제안했다. 윤석열 후보는 “모든 학생의 특성과 학력 수준을 정확히 진단해 맞춤형 교육 지원이 필요하다”며 첨단 에듀테크와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학생의 특성과 학력 진단, 맞춤형 솔루션 제공 등으로 사교육 수요를 공교육을 통해 충족할 수 있는 경로를 열겠다고 밝혔다. 심상정 후보는 학급당 20명, 1수업 2교사제 등 핀란드식 중층 기본학력 보장 시스템과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통한 대학서열 완화 조치를 내걸었다. ◆유보통합 및 돌봄정책 확대 우리나라는 누리과정은 시행됐으나 유보통합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영유아기 사회적 돌봄과 관련한 요구가 높지만 성과는 미미한 상황이다. 이재명 후보는 “유아 및 보육을 단계적으로 통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관리부처를 통합하고 재원확보 및 법률 제·개정으로 유아교육과 보육의 격차를 해소하겠다”며 “유보통합위원회를 구성해 단계적 실행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국공립-사립 유치원 교사를 동등 처우하기 위해 노력하고 초등 돌봄교실을 확대해 오후 7시까지 연장하고 권역별 긴급돌봄센터를 설치해 야간 및 토요일에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또 초등 저학년의 3시 하교를 도입해 별도의 지역교육과정 도입을 공약했다. 윤석열 후보도 “공정과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유보통합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기존 돌봄중심 운영에서 탈피해 ‘1인1기’ 특기 및 적성교육을 강화하고 지역돌봄 인프라를 개선해 돌봄교실과의 연계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심상정 후보도 유보통합 찬성 입장은 물론 국공립 유치원 확충과 만 3~5세 유아 무상의무교육 실시를 제시했다. 또 학교 돌봄교실을 확충하고 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방과후 돌봄학교장을 공모하고 돌봄전담사 전일제를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강원관광대학교(총장 원재희)는 대대적 개편을 통해 간호학과에 집중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아직 학교 명칭은 변경하지 않았으나, 간호 인재 양성에 대학의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수도권 등 여러 지역에 30여 개의 실습병원을 확보하는 등 바로 실무가 가능한 간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다양한 맞춤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비대면 수업 장기화에 따라 온·오프라인 동시 지원 강의실을 신설하고, 강의와 교내 각종 행사를 온·오프라인으로 운영해 재학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재학생에게는 다양한 해외연수사업을 지원한다. 해외 간호대학과 MOU를 체결하고 간호교육과 실습에 대한 재학생의 시각을 넓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해외봉사활동 등 글로벌 역량 강화 사업도 추진 중이다. 또한 필리핀 현지 대학과 연계해 화상영어교육을 지원하며 비용은 대학이 100% 부담한다. 교내 비교과 과정으로도 토익 초급, 중급, 고급 콘텐츠를 자체적으로 개발해 자기 수준에 맞춰 수강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수업 차질이 발생한 가운데서도 원어민과의 일대일 영어 교육으로 학생의 지속적 역량 개발을 도모했다. 수업의 질을 높이고 학생의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도 많은 공을 들인다. 겨울방학 기간을 활용해 학생들이 전문간호사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BLS Provider 자격취득교육을 실시했다. 더불어 교수 역량 강화를 위한 교수 연수회를 열어 창의성과 전문성을 갖춘 미래 인재를 양성하는데 필요한 교수 역량 강화에 집중했다. 평생지도교수제를 통한 인성교육도 주요 관심 사업이다. 학생들이 재학하는 4년간 한 지도교수가 학생의 장단점을 분명하게 파악해 체계적인 학습목표 설계부터 취업까지 지원한다. 2022학년도에 들어서는 지난달 17~18일 예비 2~3학년을 대상으로 메타버스(게더타운)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최근 화두인 메타버스를 실제로 경험함으로써 4차산업혁명을 이해하도록 하려는 취지였다. 김도훈 강원관광대 기획처장은 "앞으로 지속적인 재학생 프로그램을 개발해 학생들의 역량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대학 차원에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강원관광대는 한국간호교육평가원에서 인증하는 학위프로그램을 보유하고 간호사 국가고시에서 2019~2020년 2년 연속으로 100% 합격하는 성과를 냈고, 2022학년도 수시 2차에서 강원지역 전문대학 경쟁률 1위를 기록했다. □ 신입생 200여 만 원 기숙사비 면제 강원관광대는 대학 자체 장학금과 태백시가 지원하는 향토장학금 등 교내외의 다양한 장학혜택을 제공한다. 신입생에게는 200여만 원 상당의 1년 치 기숙사비를 전액 면제하고, 학교생활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재학생들의 교육과정과 성향, 학습 수준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맞춤형 학습설계를 지원한다. 주기적으로 학생들을 위한 진로적성검사, 역량강화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간호사국가고시 합격을 위한 특강과 국가고시 문제집 등을 제공한다. AI 자기소개서 평가와 작성 스킬 교육, AI 모의면접 프로그램 등 다양한 취업 관련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 졸업생 "작지만 강한 대학" 이 학교 졸업생들은 강원대의 프로그램이 취업에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근로복지공단 태백병원 우정미 간호사는 "강원관광대는 작지만 강한 대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재학시절에는 누구보다도 엄격했던 교수님들 밑에서 교육을 받으며 아침 8시에 학교에 가서 밤늦게 야간 자율학습까지 하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런 과정이 있었기에 더 단단한 사람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오현수 강릉 아산병원 간호사는 모교 교수진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개인적으로 강원관광대에서 제일 좋은 부분은 교수님들이라고 생각한다"며 "학생들에게 먼저 관심 갖고 정성스럽게 알려주는 교수님들은 드물다"고 말했다.
우리의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새삼 느끼게 하는 시기다. 당연히 할 수 있던 많은 일들이 이젠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수 있는 일이 됐다. 그러나 상황을 핑계로 의미 없는 형식만 반복한다면, 그것은 죽은 교육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코로나19 상황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들을 어떻게 구현해 학생들이 의미를 느끼게 할지 구상했다. 학생과 함께하니 보이는 답 함께하니 답이 보였다. 학생들과 신문을 함께 읽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서로를 혐오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주목했다. 아이들은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학생 수준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학급회의 시간에 함께 고민했다. 아이들의 집단지성은 실로 놀라웠다. 환경을 탓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을까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은 우리나라의 미래가 밝다는 확신이 들 정도였다. 학생들은 자신의 재능으로 다양한 나눔을 실천했다. 영상 제작에 소질이 있던 학급 회장은 온라인 음악회를 열자고 제안했다. 연주에 재능이 있던 친구들이 정성을 다해 연주했고, 멋진 음악회 영상이 완성됐다. 첫 번째 기부처는 교내 코로나 방역을 위해 애쓰는 급식실, 보건실, 지킴이 선생님들이었다. 마음이 담긴 롤링 페이퍼와 선물들, 그리고 재능기부 영상을 받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공동체라는 것은 어쩌면 서로의 수고를 알아주고, 감사하다는 당연한 표현을 함으로써 더 단단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마케팅팀은 펀딩을 통한 기부를 실천했다. 탁상시계 겸용 무선충전기를 제품으로 선정했고,판매 취지를 설명해 혐오를 근절하자는 메시지를 담아 착한 소비운동을 했다. 예상보다 뜨거운 반응으로 물건을 완판해 170만 원의 수익금을 얻었다. 그리고 여러 학부모들도 함께 물품 기부에 동참했다. 이렇게 모인 수익금과 생필품은 장애인 복지단체에 마음 편지, 영상과 함께 기부했다. 자신감을 얻은 학생들은 또 다른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돕고 싶다며, 장애인 단체에서 만든 천연 비누를 구입해 펀딩하자고 추가 제안했다. 의미 있는 경제활동으로 모두 상생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였다. 아이들이 보여준 나눔 이야기 적극적인 활동으로 금세 비누를 완판해 70만 원의 수익금을 얻었다. 이 역시 아이들의 마음 편지, 영상, 수제 비누와 함께 담아 전액 기부했다. 원장 수녀님께서는 어려운 시기 아이들이 뜻깊은 활동을 했다고 대견해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아이들도 뿌듯함을 느끼며 함께 살아가는 시민의 자세를 느낄 수 있었다. 코로나로 마음까지 움츠러드는 시기다. 하지만 이 시기, 아이들이 보여준 나눔의 이야기는 우리 교육 공동체가 나아가야 할 또 하나의 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코로나 시기, 피하고자 하면 핑계가 보이지만, 하고자 하면 방법은 보인다.
지난 학기, 수도권의 한 초등학교에 초대를 받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코로나로 들쭉날쭉한 등교 일정이었고, 마스크를 쓴 채였지만 아이들의 명랑한 웃음소리가 운동장을 채우고 있었다. 이 아이들은 지역 강사의 안내에 따라 삼삼오오 모여서 전통놀이를 하고 있었다. 마을교육의 활성화를 체감할 수 있는 기회였다. "자기들끼리만…" 가시 돋친 반응 얼마 후, 예전부터 여러 학교에 통일안보교육을 지원하던 지역 인사를 만났다. 학교에서의 기억을 떠올리며 “마을교육이 활성화돼서 더 바쁘시겠어요?”라고 안부 겸 근황을 물었다. 그런데 돌아온 반응은 싸늘했다. “어차피 자기들끼리만 신나서 하는 걸요….” 평소 온화한 성품과는 거리가 있는 가시 돋친 말에 당황스러웠다. 도대체 어떤 문제 때문일까? 지역교육과 학교교육을 연계하려는 노력은 최근 더욱 활발하다. 학교의 제한된 자원으로는 소화할 수 없는 영역을 지역과 함께 풀어감으로써 아이들에게 풍부한 경험 요소를 제공하고, 지역 발전을 함께 도모할 수 있다. 그러나 몇몇 심각한 문제가 있다. 우선, 편향성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앞서 살핀 사례처럼 지역의 다양한 자원을 고루 활용하기보다는 한쪽으로 치우친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 투명한 사업자 선정을 통해 공정하게 기회를 준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목소리도 있음을 심각히 생각해봐야 한다. 지역사회 연계 사업을 새로운 것처럼 포장하는 것도 문제다. 지역과 학교의 연계는 오래전부터 이뤄져 왔다. 사실, 지역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서구의 학교 체계에서 이러한 모델은 설립 초기부터 있었다. 우리 역시 2000년대 초부터 거버넌스 개념을 강조하면서 지역과 학교의 연계를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일부 교육감들이 마치 새로운 공동체 활동처럼 선전에 활용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지금보다 훨씬 광범위한 청소년 활동 진흥 형태로 이미 이루어지고 있던 것들이기 때문이다. 특정 단체의 색채 너무 짙어 지역사회 연계 교육은 2022 개정 교육과정 체제 개편에 맞춰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국가교육회의 주관으로 지난 1월 진행된 토론에서 발제한 주체만 보더라도 특정 단체의 색채가 너무도 짙다. 발제 내용 중 전체 교육과정의 20%를 대체하겠다는 주장은 현실을 고려하지 못한 이상적 담론 수준을 넘지 못했다. 고교학점제와 자유학기제에 지역교육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은 언뜻 타당해 보인다. 그러나 교원 정원과 자격에 대한 심각한 문제를 불러올 수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후 가장 먼저 실시한 특별 감사에서 비위가 포착돼 고발조치 된 대상이 지역 연계 사업이었다는 점을 생각해보아야 한다. 마을교육이 진정한 의미로 거듭날 수 있도록 잘못된 점들은 분명히 짚고 가야 할 것이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회장 남성희, 대구보건대학교 총장)는22일열린 제141차 이사회에서 전문대학의 간호·보건계열 학생들을 중심으로 지자체 방역인력 지원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최근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급격한 확산으로 정부와 지자체의 방역 지원인력이 부족한 점을 감안한 결정이다. 전문대교협은 3월초 개강 이후시간상의 제약을 감안해 방과후나 주말 시간 등을 중심으로 탄력적으로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2월 중에는 대구보건대와 대구시 간협력을 통한 우수 방역지원 사례를 전체 전문대학과 공유·확산해 나가기로 했다.대구보건대는 지난 9일 대구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8일까지 190명이 참여해재택 치료환자 관리, 건강모니터링 관리, 일일현황 통계관리, 신규 환자 및 해제자 안내 등의 업무를 지원했다. 남성희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은 “전문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인적자원을 지역 사회의 최대 현안문제인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공동 노력함으로써,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조속히 일상으로 회복하기 위함”이라고 이번 결정의 취지를 밝혔다. 이어“전문대학 또한 신학기 개학에 대비한철저한 방역 관리를 통해 학사운영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고 강조했다.
지구촌 전역에 세계적 팬데믹인 코로나19가 더욱 창궐하는 가운데, 2021년 한국에서는 3월 9일 제20대 대통령 선거와6월 1일 제8기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특히, 제20대 대선은 코앞으로 다가왔다. 허구적 공약, 네거티브, 고소·고발 난무 등 이전투구(泥田鬪狗)식 아수라장이 펼쳐지고 있다. 국민들이 작금의 대선판을 보고 대선 후가 걱정이라고한탄한다. 공약과 정책은 사라지고 상대편의 허물을 침소봉대해 득표하려는 정치 모리배식 선거운동도 큰 문제다. 외신들도 이번 한국 선거를 역대 최악의 난장판 선거로 보도하고 있다. 후보들은 사탕발림식공약과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냉정하게 분석·성찰해 보면 현실성이 결여된 그저 표를 얻기 위한 그야말로 공약(空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일리가 있다. ‘묻지마식’ 내용으로 ‘무엇’은 있는 데 실행 도구와 방법인 ‘어떻게’는 빠져 있는 공약이 즐비하다. 집권 후 큰 정부, 작은 정부를 지향하고 공동 정부, 연합 정부를 열겠다는 두루뭉술한 공약도 다분히 표만 의식한 구두선이다. 그런 공약이 대선 후 지켜질 리도 없으려니와 공약 준수의 책임을 물어봐야 연목구어(緣木求魚)에 불과할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여당의 “정권 연장”이나 야당의 “정권 교체”는 모두 과거에 묶여 있다. 잘못됐으니 바꾸자고 할 뿐, 바꾼 이후의 미래를 이야기하지 못하고 있다. 공양과 정책의 본질은 미래 청사진인데, 정작 정당과 후보들은 묻지마식 정권 연장, 정권 교체의 사자후만 토해내고 있다. 대선 후가 암울할 것이라는 방증이다. 공약은 대 국민 약속이다. 그러므로 실현가능성이 그 본질이다. 국민들은 이익을 약속하는 많은 공약의 홍수 속에서현재 우리나라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고, 앞으로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지에 대한 판단의 준거에 큰 혼란을 겪고 있다. 국가 발전과 개인 성장을 위해서 함께 힘과 뜻을 모아 어떤 나라를 만들어야 할지 혼란스럽다. 수많은 부실공약을 추진하면 우리나라는 어떻게 될 지 어느 후보도 속 시원한 대답을 제시하주지 못하고 있다. 공약은 신중히 제시해야 하는 데 무조건 저지르는 식으로 남발하는 게 더 큰 문제다. 일반적으로 국가 비전은 나라가 직면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진단, 다수 국민의 염원과 희망, 국민 모두를 결속해 더 나은 미래로 이끌어줄 시대정신으로 구성된다. 이 시대의 시대정신인 희망, 미래, 행복, 공감, 나눔, 동행을 실천할매뉴얼을 제시해야 한다. 여야가 이런 국가 비전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니 대선이 능동적으로 세상과 한국을 바꾸어가는 ‘변혁적’ 선거를 기대하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그저 내 편의 ‘쪽수(유권자수)’를 늘리고 대중에 영합해지지를 확보하려는 ‘거래적’ 선거에 그친다. 이를 과감히혁파해서 갈라치기를 지양하고 미래를 열어가도록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제시해야 한다. 만시지탄이지만, 이를 위해서는 한국 사회의 청년 미래에 대한 구상을 담은 새로운 국가 비전을 조속히논의해야 한다. 현재 극도로 침체된 국가적 위기 상황을 타개하고, 위기의 도미노 현상을 역전시킬 수 있는 국가 비전은 뭐니뭐니 해도 창의적 인재국가, 혁신경제·문화강국, 지속가능발전 생태적 포용국가, 청년 비전의 미래국가, 글로벌 미래 인재 육성 교육국가 등으로 대별할 수 있다. 과거에 한국은 높은 교육열과 지속적 교육 투자에 의해 빠른 성장을 이뤘으나 기존 지식의 단순 암기와 주입식, 시험 위주의 등수 경쟁으로 잠재성장률이 하강하는 근본적 한계에 봉착해 있다. 특히 근본적으로 교육의 틀을 바꿔서 교육 대혁신으로 육체노동과 암기한 명제적 지식을 반복적으로 활용하는 과거의 ‘육체 국가’에서 두뇌노동과 새로운 절차적 지식을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미래의 ‘두뇌 국가’로 혁신해야 한다. 이를 통해 창의적 지식과 문화예술에 의해 추동되는 혁신경제와 문화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 교육의 대 혁신으로 21세기 시대정신에 걸맞게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총체적 국가 체제가 혁신돼야 한다. 이와 함께 사회 구성원의 다양한 혁신과 국민 행복 중심 사회안전망 확충, 기후변화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생태적 포용국가를 건설할 수 있다. 그게 미래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고 사회보장제도 확립, 사회복지국가 건설의 지향점이다. 이 시대 청년들은 미래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인재들이다. 따라서 세계화 시대, 제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교육의 틀을 송두리째 바꿔야 한다. 빅 데이터와 인공지능(AI), 로봇 등을 활용하면 상당한 정도의 미래예측이 가능하고, 현재의 한계를 벗어나 미래를 향한 기획이 가능해진다. 한류문화·교육·의료·도시개발 등 한국이 잘할 수 있는 분야의 산업을 중심으로 디지털 트윈과 메타버스 기술 등을 활용하면 한국의 경영 활동 공간을 세계로 확장하는 글로벌 경영이 가능하다. 이러한 미래 교육의 내용과 방법 등을 미래 교육에 집중하여 청년들이 자신과 사회, 국가의 미래를 열어가도록 지원하는 데 교육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2021년 유엔무역개발회의는 한국에 선진국 지위를 부여했다. 국제사회가 대한민국의 선진국 진입을 공인한 것이다. 한국은 세계 6위 무역 국가, 세계 10위 경제 규모, 국민소득 3만 달러 등 한국이 선진국임을 말해주는 지표를 이미 달성했다. 6.25 전쟁의 폐허에서 일어섰고, 산업화·민주화의 진통을 겪었으며, 앞선 나라들을 모델 삼아 끊임없이 개혁해왔다. 마침내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올라선 유일한 사례가 됐고, 우리는 공식적인 선진국에서 살아가고 있다. 과거 추격형 국가에서 이제 모든 분양의 질을 더욱 보장하고 발전시키는 발전형 국가의 기반을 더욱 튼튼히 해야 한다. 현재 지구촌 코로나19 대란 속에서 전 세계인들이 신음하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2020년 초에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발한 코로나19는 2월말 현재 확진자 근 3억 5천만명, 사망자 근 600만명 정도가 발생했다. 한국에서도 확진자 215만여 명, 사망자 7,500여명이 발생했다. 이전의 사스, 신종 플루, 메르스 사태를 능가하는 지구촌 최대 재앙이다. 온 국민이 오랫동안 목표했던 선진국에 오른 지금, 한국 사회의 모습은 사면초가의 위기다. 코로나19 위기, 고용 위기, 양극화 위기, 인구 위기, 기후 위기, 안보 위기, 국민 분열 위기 등 산 넘어 산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시대 사회 체제와 국가 경영에 희생돼 희망을 잃고 체념과 신음하는 청년 백수들에게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다. 법령과 규칙을 준수해 선량하게 살아온 청년들이 인정받고 대우 받으며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국가, 사회 시스템이 완전히 망가진 현실을 성찰하고 이를 바로 세워야 한다. 대선 후보들도 이 시대 서글픈 청년 세대, MZ 세대들에게 희망을 제시해야 한다. 정권 교체, 적폐 천산 등 과거도 중요하지만, 대통령 후보로서 ‘청년을 위한 미래’를 말해야 한다. 젊은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고, 그들의 가려운 곳을 몸소 긁어줘야 한다. 자고로 위기는 기회라고 했다. 숱한 위기와 거센 변화 속에서 선진국에 오른 한국은 이제 무엇을 목표로 어디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국민적 고민을 할 때이다. 이러한 즈음에 제20대 대선이 열린다. 이번 대선은 미래 5년의 한국호의 방향키를 쥔 선장을 뽑는 선거다. 이번 제20대 대선이 역대 최악의 혐오 선거, 최선이 아니라 차악을 뽑는 선거, 뽑을 후보가 없어 기권이 정답인 선거라는국민의 지탄을 정당과 대선 후보들은 겸허하게 성찰해야 한다. 이제 곧 제20대 대선의 주사위는 던져질 것이고, 5월 10일 새 대통령이 취임할 것이다. 많은 국민들이 이번 대선과 대선 후를 걱정하고 있다. 따라서 정당과 후보들은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선거운동과 공약,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그것이 시름에 빠진 국민들에 대한최소한의 예의이다. 최악의 혐오, 네거티브, 마타도어 선거인 이전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시대를 미래를 이끌어 갈 청년들에게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다.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 (Ulrich Beck)이 지적한 대로 위험사회인 미래 사회에서청년들이 한 가닥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등불이라는 점을 우리 모두는 유념해야 한다. 청년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그들이 코로나19 대란과 같은 위기를 극복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하는 새로운 계기를 조성함으로써 대한민국이 진정한 선진국으로서 재도약하기 위한새로운이정표가 될 것이다.진정한 선진국은 건전한 청년들이 행복하게 꿈과 희망을펼치는건전한사회가 기반이다.
“우리 학교는 학생 밀집도가 높습니다. 출입구 3곳으로 분산해 등교하겠습니다.” 개학을 일주일 앞둔 23일 오전 9시. 서울보라매초에 긴장감이 흘렀다. 부장 교사 회의를 시작으로 오후에는 줌 화상회의로 전체 회의를 진행했다. 교육부의 지침에 따라 학사 운영 방식, 등교중지 대상 학생 관리, 교원 확진 시 대체 방식, 등·하교 시간과 동선 조정, 학교 방역 등 학교 자체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느라 분주했다. 학교 방역 우수 사례로 소개될 만큼 노하우가 쌓인 곳이지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난감해했다. 1시간 이상 이어진 부장 교사 회의에서는 결국 탄식이 터져 나왔다. “교육활동을 우선해야 하는데…. 방역에 매달려 있는 것보다 원격수업이 낫겠어요.” 김갑철 교장은 “오미크론 변이 전에는 확진자가 학급당 1명 정도였는데, 방학 돌봄교실에서 확진자가 연이어 나왔다”면서 “가정 내 연쇄 감염 사례가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봤다. 이어 “확진자 20만 명을 코앞에 둔 만큼 학교에서 감당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2주 만에 입장 선회한 교육부 새 학기 ‘정상 등교’ 원칙을 못 박았던 교육부가 2주 만에 원격수업 카드를 꺼냈다. 교육부는 21일 개학 이후 첫 2주간(3월 2~11일)을 ‘새 학기 적응 주간’으로 정하고, 학교 판단에 따라 전면 원격수업도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앞서 7일 “전면 원격수업은 신중하라”고 밝힌 것과 달라진 분위기다. 개학 시기인 3월 초, 코로나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정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새 학기 적응 주간’ 동안 새로운 방역체계를 홍보하고 적응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방침이다. 각 학교는 지역별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탄력적으로 학사를 운영하게 했다. 원격수업 전환 기준은 지역마다 다르다. 교육부는 ▲전교생 3% 확진, ▲전교생 15% 등교중지를 기준으로 정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확진 비율이 전교생의 3% 내외일 때 ▲학년 또는 학급 내 확진·격리 등 등교중지 학생이 15% 내외일 때 대면 교육활동이나 등교수업을 축소할 수 있게 했다. 교내나 지역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는 등 학교 감염 상황이 위험해졌을 때는 전면 원격수업이 가능하다. 부산시교육청은 ▲신규 확진 비율 5%, ▲등교중지 비율 20%를 넘으면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도록 했다. 다만, 기존 학사 운영 방침은 그대로 유지한다. 교육부는 ▲정상 등교 ▲등교+일부활동 제한 ▲일부 등교 및 원격수업 ▲전면 원격수업 등 4가지 유형을 제시했다. ▨보건·방역 책임 학교로 떠넘긴 셈 현장에서는 “전면 원격수업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일 뿐, ‘학교에서 알아서 하라’는 기존 방침에는 변한 게 없다”고 비판한다. 경기 A초 교사는 “언론에서 학교에서 전면 원격수업을 할 수 있다고 보도했지만, 공문을 보면 지표(학사유형 전환 기준)를 기반으로 학사를 운영하라고 돼있다”면서 “(교육부가) 정상 등교 원칙을 고집하다가 민원을 의식하고 학교더러 알아서, 탄력적으로 운영하라는 이야기 아니냐”고 꼬집었다. 학교 구성원의 건강과 직결한 방역 문제도 학교 책임으로 돌렸다. 오미크론 확산 이전에는 방역 당국이 확진자에 대한 역학조사를 진행한 후 학교에 알렸지만, 이제는 교사가 역학조사관의 역할까지 해야 한다. 김갑철 교장은 “학교에서 등교중지 학생이 나오면, 교사가 하던 수업을 멈추고 역학조사부터 해야 한다”라며 “학생들의 건강권 보장은커녕 학습권까지도 외면한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인천 B중 교사도 “보건·방역 영역은 전문가가 아닌 이상 학교에서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확진 시점이 다를 경우 확진자 수는 어떻게 집계하는지, 전면 원격수업 기준에 부합할 때는 당일 즉시 전환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했다. 또 변경된 학사 운영 관련 지침을 언론 보도로 먼저 접했다는 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어제(21일) 언론 보도로 접한 내용 말고는 지금까지(22일 오전 10시 기준)도 관련 공문을 받지 못했다”면서 “언론 보도를 보고 학교로 ‘자녀를 등교시켜야 하느냐’고 묻는 학부모의 문의 전화가 많다”고 토로했다. 급식에 대한 교육부의 지침도 혼란을 더했다. 학교급식 기본방향에 따라 대체식을 포함한 학교급식은 위생상의 문제로 외부 반출이 금지돼있다. 하지만 교육부가 내려보낸 공문에는 ‘감염예방 등을 위해 필요한 경우 가정에서 학생들이 섭취할 수 있는 대체식 제공을 검토’하라고 명시돼있다. 서울 C초 교사는 “학교급식은 외부 반출을 금지하는데, 교육부에서는 하라는 상항”이라며 “대체식을 반출했다가 문제가 생기면 그때는 학교에 책임을 돌릴 게 아니냐”고 했다. 한국교총은 “오미크론 폭증 속에서 학생·교직원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방역학적 기준과 판단이 필요한데도 학교 자율로 떠넘기는 것은 무책임한 행정일 뿐”이라며 “확진·격리 수준별로 원격수업 전환 규모를 정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과 지침을 마련해 즉시 학교에 안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적응 기간’이라며 일단 학교가 ‘알아서 하라는 식’이라면, 이 과정에서 감당할 수 없는 확진·격리자가 발생해 교육 자체가 멈출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함인경(오른쪽 첫번째) 법무법인 강함 대표변호사가 2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청소년 방역패스 토론회에서 백신접종 강요의 문제점과 위험성에 대해 발제하고 있다.
[에듀테크 NOW] ⑭ 아이보다 미술교육은 지역 간, 소득 간 격차가 큰 분야로 꼽힌다. 특히 전문 교육자를 구하기 힘든 농산어촌 지역 학생들은 접할 기회조차 갖기 어렵다. 아이보다(대표 김선아 한양대 교수)는 이 문제 해소에 적합한 온라인 미술교육 플랫폼이다. 미술학습·성향 분석부터 실시간 화상 수업, 그리고 가상 갤러리에서 진행되는 전시회로 이어지는 구조다. 우선 '아이보다 크리틱'은 학생의 미술 역량 수준과 성향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전문적 분석 서비스다. 작품 3점을 온라인에 업로드하고 관련 질문에 답하면, 예술가·미술교사·예비교사·교수·예술치료사 등으로 구성된 전문평가단의 비평에 빅데이터 분석을 더해 100여 개 항목에 이르는 자세한 검사 결과를 제공한다. 관찰·감상·발상·실험·설계·시각화의 6개 미술 평가영역에 기반한 체계적 분석과 학생이 선호하는 주제, 표현 방식, 수준 등에 관한 정보를 상세히 제시하므로, 본격적인 수업에 들어가기 전 교사의 지도 방향을 설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학생 입장에서도 자신의 실력과 성향을 객관적으로 파악해볼 기회다. 권장 대상은 초등학교 중학년부터 고등학생까지다. 교육프로그램은 미술 수업에 참고·활용할 수 있도록 짧게 편집된 '모듈형 영상'과 전문 창작 선생님이 직접 진행하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 콘텐츠'가 있다. 교사의 방침에 따라 둘 중 하나만 선택해 활용할 수도 있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은 교사나 학생이 선택한 교육 콘텐츠와 선호도를 고려해 매칭한 전공자가 진행한다. 수업 참여 인원이 많은 경우 복수의 전공자를 배치해 소그룹 수업을 운영할 수 있다. 현재 서울시 미술영재교육을 담당하는 한양대 미술영재교육원의 검증된 프로그램이므로 신뢰할만하다. 수업에서 창작한 작품은 온라인 가상 갤러리에 전시할 수 있다. 개인전과 그룹전 모두 가능하다. 요즘 흔한 일반 가상 갤러리와 달리 상호 작용에 초점을 맞춘 게 특징이다. 작품에 대한 설명과 키워드를 달고 가족, 동료와 소통할 수 있다. 전문인력이 투입되는 만큼 비용이 저렴하지는 않다. 참고로 개인 이용 시 '아이보다 크리틱'의 가격은 4만9000원, 2회차로 구성된 '나의 미술작품 포트폴리오 만들기'는 9만5000원이다. 그러나 공교육 기관은 참여 인원이나 수업 형태, 학교 예산 사정 등에 따라 할인되며, 여러 콘텐츠 중 필요한 부분만 선택해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학교에서 이용을 원할 경우 홈페이지에서 '기관 가입' 후 글을 남기면 상담받을 수 있다.
오미크론확산 속도가 무섭다. 매주 2배 가까이 확진자 수가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이 4주째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에는 확진자가 하루 20~30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공교롭게도 개학 시기에 대유행이 정점에 이를 확률이 높고, 바로 꺾이지 않고 한동안 유지될 가능성도 있다. 교육부는 정상 등교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학생과 교직원 약 692만 명에게 신속항원진단키트 총 6050만개를 제공해 주 2회 검사토록 했다. 등교수업을 위해 짜낼 수 있는 불가피한 조치로 판단되나 가히 ‘불가항력적’ 수준의 오미크론 확산을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사실상 ‘각자도생’ 방안 학교 스스로 감염 예방과 사후 조치까지 도맡아 처리토록 한 이번 방역 대책의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백신 접종을 2·3차까지 마친 성인과 달리 백신 접종의 사각지대에 놓인 학생들이 집단생활하는 학교에 사실상 ‘각자도생’을 지시한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신속항원진단키트 배부부터, 진단 결과 확인, 확진자 역학조사 등 방역 업무 일체가 방역 전문성 없는 교원들의 몫으로 할당됐다. 학교는 등교 여부, 최종 등교일, 학원명, 학원 최종 등원일, 가족 확진자 현황, 최종 백신 접종일, 상세 감염경로 등을 파악해 보고해야 한다. 교육과 방역, 본말이 전도된 대책에 “도대체 수업은 언제 하라는 것이냐”는 현장의 볼멘소리가 나온다. 실제 한국교총이 교원 20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교내 확진자 발생 시 접촉자 등 역학조사를 학교가 실시하도록 한 데 대해 93.3%가 반대했다. 의학 전문성이 없는 교원에게 역학조사를 맡겨서는 학생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업무 과부하로 교육활동을 저하하기 때문이다. 신속항원검사의 정확도도 문제다. 오미크론 감염 여부를 판단하려면 바이러스가 주로 증식하는 후비인두벽의 세포를 긁어야 하는데, 자가 검사는 대부분 하나 마나인 콧물 수집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더구나 학부모들은 아무런 증세도 없는 자녀에게 주 2회 고통스러운 검사를 직접 해야 한다. 아동학대라는 말까지 회자된다. 등교수업만 고집해 오미크론 확산을 부추기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학생 보호에 방역 역량 집중해야 2년 넘게 계속된 학력 저하와 사회성 발달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교육당국의 고뇌도 이해 못 하는 바 아니다. 축적된 경험과 데이터가 없는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음에도 비난만 쏟아져 힘들다는 것도 이해한다. 하지만 오미크론 확산 추세에 비춰볼 때 학교에만 맡긴 자체 방역이 붕괴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교육당국은 더 늦기 전에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플랜B를 마련해야 한다. 상황을 지켜보고 그때 대책을 세우면 늦다. 아이들의 학습권과 건강권을 지켜내기 위한 특단의 방안이 필요하다. 다른 어떤 기관보다 우선한 방역 인력 지원 등 국가 차원의 방역 역량을 집중해 학교가 교육에 전념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또한 감염 확산 상황에 따른 원격수업 활성화 등 유연한 대응 방안도 다시 짜야 한다. 새 학기 3월이 방역이 마지막 고비라는 각오로 우리 아이들을 지켜내기 위해 국가적 역량을 쏟아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