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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좋지 않은 일로 남의 입에 오르내릴 때 ‘구설에 올랐다’ 또는 ‘구설수에 올랐다’는 말을 쓴다. ‘구설’은 ‘헐뜯는 말’이고 ‘구설수’는 그런 말을 듣게 될 운수라는 뜻이므로 구설수에 오르는 게 아니고 ‘구설’에 오른다고 하는 게 맞다. ‘구설수’를 쓰려면 ‘구설수가 끼었다’로 쓸 수 있다. (1) 구설(口舌): 시비하거나 헐뜯는 말 ¶ 남의 구설에 오르다 / 괜한 구설을 들을지도 모르니 그런 행동은 삼가라. (2) 구설수(口舌數): 남과 시비하거나 남에게서 헐뜯는 말을 듣게 될 운수 ≒구설복 ¶ 구설수가 들었다. / 구설수가 있다. / 이달에는 구설수가 있으니 말조심해라. ‘구설’이라는 말과 비슷한 우리말에 ‘말밥’이라는 말이 있다. 발음은 [말빱]이다. (3) 말밥: 좋지 못한 이야기의 대상 ¶ 들은 말을 말밥 삼아서 그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4) 말밥에 오르다: 좋지 않은 화제의 대상으로 되다 ¶ 점잖은 사람을 남의 말밥에 오르게 하지 마세요. (5) 말밥에 얹다: 좋지 않은 화제의 대상으로 삼다 ¶ 그 사람이 무슨 잘못이 있다고 말밥에 얹어 헐뜯는지 모르겠다. 남의 말밥에 오르는 것도 조심해야 하지만 괜히 남의 꼬투리를 잡아 말밥에 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꼬투리’는 ‘남을 헐뜯을 만한 거리’를 뜻하는데 ‘꼬투리’에는 다음과 같은 뜻이 있다. (6) 꼬투리 「1」마른 담뱃잎의 단단한 줄기 =담배꼬투리 「2」어떤 이야기나 사건의 실마리 ¶ 사건의 꼬투리를 잡았다. / 꼬투리를 캔다. / 아무런 단서도 꼬투리도 잡히지 않았다. 「3」남을 해코지하거나 헐뜯을 만한 거리 ¶ 그는 사사건건 꼬투리를 잡아 나를 괴롭힌다. / 꼬투리를 잡히지 않으려고 애쓴다. 「4」콩과 식물의 씨앗을 싸고 있는 껍질 ≒협(莢) ¶ 한 개의 꼬투리 속에 완두콩 다섯 알이 나란히 들어 있다. 콩의 꼬투리를 잡아 알맹이를 취하듯이 남을 헐뜯을만한 거리를 찾는 것도 콩의 꼬투리를 잡는 것과 비슷해 보인다. 문제를 해결하고자 꼬투리를 잡는 일은 좋지만 괜히 남을 헐뜯으려고 꼬투리를 잡는 일은 삼가야 할 것이다. 괜스레 애먼 사람을 말밥에 올리거나 꼬투리를 잡느니 차라리 너스레를 늘어놓거나 남의 말에 맞장구를 치는 사람이 훨씬 낫다. ‘너스레’는 원래 흙구덩이나 그릇의 아가리 또는 바닥에 물건이 빠지지 않도록 걸쳐 놓는 막대기다. 그 위에 놓는 물건이 빠지거나 바닥에 닿지 않게 하려고 너스레를 놓는다. ‘너스레를 놓다’, ‘너스레를 떨다’라는 말은 이 너스레를 늘어놓듯이 말을 떠벌린다고 해서 생긴 말이다. 여기에서 의미가 확대되어 ‘수다스럽게 떠벌려 늘어놓는 말이나 짓’도 너스레라고 한다. (7) 너스레를 놓다 / 너스레를 떨다 / 너스레를 부리다 / 너스레를 피우다 / 너스레를 치다 (8) 그의 너스레에 우리 모두 한바탕 웃었다. / 그는 주위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너스레를 떨었다. ‘맞장구’는 원래 둘이 마주 보고 장구를 치는 일인데, 남의 말에 호응하는 일을 이르기도 한다. 참고로 하이파이브(high five)를 다듬은 말은 ‘손뼉맞장구’이다. (9) 맞장구 「1」남의 말에 덩달아 호응하거나 동의하는 일 ≒곁장구ㆍ맞장단 「2」둘이 마주 서서 장구를 치는 일 (10) 맞장구치다: 남의 말에 서로 호응하거나 동의하다 남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호응해 주는 일은 소통의 실마리를 줄 것이다. 본인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데 다른 사람을 말밥에 올리거나 꼬투리를 잡는 일은 하지 말자.
클린콘텐츠국민운동본부(이하 클린콘텐츠)가 인성만화 ‘인성마법사 클린베어’를 출간했다. 클린베어라는 곰 인형 캐릭터가 주인공인 꾸지, 보람이 가족과 함께 생활하면서 겪는 다양한 인성 관련 에피소드를 통해 교훈을 전한다. 예의, 칭찬, 타인에 대한 배려, 감사의 마음과 정직의 중요성, 스마트 예절 등 20가지 주제를 다뤘다. 안종배 대표는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재밌있게 읽고 쉽게 실천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사례를 담았다”며 “김병수 만화가 외 20여 명의 클린콘텐츠 위원들이 1년간 공들여 제작했다”고 밝혔다.
이제 완연한 봄이다. 꽃샘추위도 맥을 못치고 말았다. 이냥 물러날 바에야 깨끗하게 물러났으면 이미지라도 좋았을 것인데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고집을 부리다가 스스로 물러나고 만다. 고집이 자신의 망치고 말았다. 아무도 꽃샘추위를 좋아하지 않는다. 삶의 이치도 그러하다. 고집부리면 망한다. 잘난 체해도 망한다. 힘을 과시해도 마찬가지다. 자기가 할 일은 낮은 자리를 찾는 일이다. 낮은 자리는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낮은 자리가 좋다. 낮은 자리는 넓다. 낮은 자리는 깊다. 낮은 자리는 포용력이 강하다. 내가 낮아지면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갖추었다고 할 수가 있다. 교육의 목표는 참 중요하다. 목표가 뚜렷해야 교육의 효과를 가져올 수가 있다. 교육의 목표는 바른 사람, 올바른 사람, 정직한 사람, 깨끗한 사람이 되는 것과 세계를 이끌어갈 선도적 지도자, 내가 머무는 공동체를 잘 이끌어갈 지도자를 길러내는 것이다. 우리 선생님들은 모두가 지도자다. 학생들은 펠로우다. 선생님들은 더 나은 지도자를 길러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도자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 제가(齊家 : 집안의 법도)다. 목민심서 3.제가에 보면 지도자가 걸어야 할 길을 가르쳐주고 있다. “자신을 닦은 뒤에야 집안을 다스리고, 집안을 다스린 뒤에 나라를 다스린다는 것은 천하의 공통된 이치다. 그 고을을 다스리는 자는 먼저 그 집안을 다스려야 한다” 자신을 먼저 다스려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인성교육이다. 인성교육이 중요하고 먼저인 것은 자신을 먼저 다스리기 위함이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인성교육을 소홀히 하면 안 된다. 인성교육이 학문교육 못지않게 중요한 이유가 자신을 먼저 다스리게 하기 위함이기 때문이다. 집안을 다스리는 것도 중요하다. 집안을 잘 다스리지 못하면 지도자가 될 수가 없다. 집안에 잡음이 끊어지지 않으면 집안이 망한다. 이런 집안에서 지도자가 나오면 어떻게 될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가정이 평안해야 한다. 가정이 화목해야 한다. 가정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 가정이 행복해야 한다. 가정이 가장 작은 공동체다. 가정이 가장 중요한 공동체다. 이런 가정을 다스리지 못하면 어떤 공동체의 지도자가 될 수가 없는 것이다. 옛날 지도자들은 부모님을 모셔 봉양을 잘했다. 청령함 선비가 관직에 부임할 때 가족을 데리고 가지 않았다. 언제나 겸손했다. 화려한 행장을 하지 않았다. 의복의 사치도 없었다. 음식의 사치도 없었다. 우리 학생들을 이런 지도자로 길러내면 우리나라의 장래는 밤하늘의 별과 같이 빛이 날 것이다. 우리 선생님들이 먼저 본을 보이고 더 큰 꿈을 갖고 우리나라를, 세계를 이끌어갈 지도자를 잘 길러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부동산 경기는 갈수록 예측할 수 없어 낙관론과 폭락론이 팽팽하다. 일단 저출산과 넘치는 공급으로 인해 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인 쪽이 우세하다. 그렇다고 부동산을 무시할 수도 없다. 가족이 살아가야 할 보금자리는 삶을 누리기 위한 필수요소다. 수익률을 높이는 투자가 아닌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기 위한 실수요적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 실수요를 위하면서도 투자까지 이어지는, 즉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방법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바로 주택청약종합저축을 통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나 SH(서울주택공사) 등 공공분양주택을 분양받는 것이다. 전부터 공공분양주택은 로또라고 할 만큼 인기가 높다. 그도 그럴 것이 주변시세의 80% 내외로 저렴하게 분양받아 그 지역의 토지와 집값 상승분에 편승하다보면 결과적으로는 반값으로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이다. 공공물량은 주로 공급면적 85㎡(구 34평)이하의 국민주택을 대상으로 분양이 이뤄진다. 워낙 경쟁률이 높다보니 가점이 중요하다. 일단 1순위가 되려면 해당지역에 최소 1년 이상 거주해야 하고 2년 이상 무주택과 청약저축 실적이 있어야 한다. 청약저축은 최대 월 10만원까지 인정받아 저축총액이 많은 순으로 당첨 된다. 최근 인기 있었던 강남의 세곡, 내곡 지구와 강서구 마곡지구의 경우 최소 15년은 넘어야 지원 가능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그래서 주택청약종합저축을 하루라도 빨리 가입해 유리한 고지를 먼저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청약기간이 짧은데도 공공분양주택을 분양받고 싶다면 국민주택규모 이상의 평형대에 도전하면 된다. 물량이 적고 중대형이라 지역에 따라 공급을 안 하는 경우도 있지만 가점제가 아닌 추첨제로 운만 따라준다면 단기간에 당첨될 수도 있다. 공공분양에도 특별 분양이 있다. 대표적으로 다자녀, 노부모부양, 신혼부부, 생애최초 주택구입자를 대상으로 한다. 자녀가 많거나 신혼부부라면 일반분양이 아닌 특별 분양에 지원하는 것이 좋다. 최소 자격기준이 있어서 일반분양보다 경쟁률이 낮아 당첨 확률이 높다. 젊은 선생님이나 이제 막 결혼한 선생님들은 입지분석과 함께 수시로 도전하며 가능성을 높이면 된다. 주택구입자금이 현저히 부족하거나 대출이 부담된다면 공공임대주택이나 서울의 시프트 같은 장기전세주택도 괜찮다. 무주택자로서 자동차, 부동산 등 자산규모와 월 소득 제한이라는 까다로운 조건이 붙기는 하지만 젊은 선생님들은 기대해 볼만하다. 10년 이상 저렴한 가격에 살면서 내 집 마련 고민 없이 종자돈 마련에 매진할 수 있어 메리트가 크다. 집값이 오르면 기분만 좋지 결국 세금만 더 납부해 좋을 것이 없다는 이야기를 종종 한다. 그러나 지금은 생각을 달리해도 된다. 정부에서 최근에 강화하고 있는 주택연금 때문이다. 저금리 시대와 노후대비, 일부 지역의 집값상승 등으로 인해 주택연금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가입자 수도 해마다 20% 내외의 증가 추세라고 한다. 주택연금은 집을 담보로 사망 시까지 주택금융공사의 보증을 통해 은행에서 매월 일정액의 연금을 받는 제도로 60세 이상 9억 원 이하 주택소유자면 된다. 쉬운 예로 정액형 종신지급 방식을 택한 경우 만 70세를 기준, 주택가격이 3억 원이면 100만원, 6억 원이면 200만원, 9억 원이면 대략 300만 원 가까운 연금을 매월 수령 받게 된다. 고령화 장수시대다보니 관심 가져볼만한 노후대비 상품이다.
김종해 경기 칠보고 교사는 최근 열 번째 개인전 ‘김종해 한국화전’을 열었다. ‘풍경-무위’를 주제로 마련된 이번 전시에서는 수묵화에 현대적인 감각을 접목시킨 작품을 선보였다. 김 교사는 “미술 교사는 실기 연찬을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면서 “학생들에게 몸소 보여주고 가르치는 문화가 확산돼야 한다”고 개인전 개최 이유를 밝혔다.
류희찬 한국교원대 수학교육과 교수는 14일 한국교원대 제10대 총장으로 임명됐다. 류 신임 총장은 서울대 수학교육과를 졸업해 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미국 템플대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1년부터 한국교원대 교수로 재직해 기획처장, 교육연구원장, 대한수학교육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임기는 4년이다.
전담경찰관이 학교 찾아가 솜사탕 만들고 학폭 상담도 점암초 시작으로 순차 방문 “거리감 좁히기 위한 방법” 지난 9일 전남 점암초 강당에 노란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이 나타났다. 티셔츠에는 이름, 연락처와 함께 경찰 마스코트 포돌이, 포순이가 그려져 있었다. 학생들의 시선은 ‘쉭쉭’ 소리 내는 솜사탕 기계를 향했다. 하얀 설탕을 넣고 나무젓가락을 돌리자 솜사탕이 뭉게뭉게 피어올랐다. 완성된 솜사탕은 전교생이 나눠 먹었다. 전남지방경찰청 고흥경찰서 소속 학교전담경찰관들이 마련한 ‘솜사탕 together day(이하 솜사탕 데이)’다. 솜사탕 데이는 학교폭력 예방 교육 프로그램이다. 학교전담경찰관들과 학생들이 직접 솜사탕을 만들어 먹으면서 ‘학생 맞춤 눈높이 상담’이 이뤄진다. 고흥경찰서 학교전담경찰관들이 달콤한 이벤트를 시작한 건 지난해부터다. 그 전까지는 관내 초·중·고등학교 37곳을 방문해 강의식 교육과 상담을 진행했다. 하지만 경찰관과 거리를 두는 아이들이 적지 않았다. 김진희 경위와 박채국·송주영·이희명 경사는 ‘어떻게 하면 학생들과 거리낌 없이 소통할 수 있을까’ 골몰했다.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은 후에야 마음 속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달콤한 간식’을 나눠 먹으면서 소통의 물꼬를 터보자는 것이었다. 지난해에는 팝콘을 만들었다. 김진희 경위는 “이곳 아이들이 자주 접하기 어려운 간식을 생각하다 팝콘과 솜사탕을 직접 만들어주기로 했다”면서 “다가오기 어려워하던 학생들과 맛있는 간식을 매개로 금세 친해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벤트가 열릴 때마다 입는 노란 티셔츠도 눈길을 끌었다. 자신의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를 새긴 옷이다. 멀리서도 한 눈에 보인다. 누구나 언제든 도움이 필요할 때 연락하라는 의미다. 실제 적지 않은 학생들이 전화나 메시지, SNS로 상담을 요청한다. 김다혜 교사는 “학생들과 학생전담경찰관의 관계가 돈독한 덕분에 학교폭력 예방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전했다. 실제로 집안 환경을 트집 잡아 친구를 왕따 시킨 사례가 있었다. 왕따 당하던 학생은 친구들의 괴롭힘을 참다못해 학교전담경찰관에게 도움을 청했다. 자칫 큰 일로 번질 뻔했지만, 범죄예방교실과 꾸준한 상담을 통해 원만하게 해결됐다. 김 경위는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은 연락처를 적어뒀다가 개인적으로 상담을 신청한다”며 “가해 학생이 알아채지 못하도록 정기적으로 열리는 범죄예방교실에서 왕따 당하는 친구의 입장을 생각해보게 한다”고 했다. 5학년 박강후 군은 “평소 경찰을 무섭게 느꼈지만, 지금은 아빠처럼 편안하다. 앞으로 고민이 생겼을 때 도움을 받아 적극 해결하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6학년 은초롱 양도 “이렇게 달콤한 솜사탕이라면 살이 찐대도 얼마든지 먹을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친구들과 함께 솜사탕 데이를 함께 즐길 수 있어서 더욱 행복했다”고 귀띔했다. 학교전담경찰관들은 올해 상반기 동안 지역 내 학교를 돌면서 학생들에게 달콤한 추억을 선물할 예정이다. 김 경위는 “내년에는 어떤 이벤트를 열어야 할지 벌써부터 고민 중”이라며 웃었다.
자신만의 소신 따라서 유아 교육자의 길 택해 “아이들이 행복 느끼게 끊임없이 고민·연구할 것” 우리 사회는 종종 성별에 따라 선입견을 갖고 사람을 평가한다. 유치원 교사에 대한 선입견도 그 중 하나다. 유아교육은 꼼꼼하고 세심한 여성이 맡아야 한다는 인식 때문이다. 여성의 영역, 금남(禁男)의 영역이라고 여겼던 유치원 교사의 길을 택한 남성들이 있다. 이종만 충남 삼봉초등학교병설유치원 교사와 김재환 울산 꽃바위유치원 교사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임용고사에 합격, 올해 발령 받은 초임교사다. 이 교사는 대학 시절, 하루가 멀다 하고 보도되는 학교폭력·학생 자살·교권 추락 뉴스를 접한 후 유아교육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배움의 폭이 넓고 흡수력이 좋은 시기인 만큼 이 때 친구의 소중함과 존중, 배려, 공경, 협력 등을 가르친다면 교육 효과가 극대화 될 것이란 생각이었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속담처럼 말이다. 현재 만 3·4·5세 유아 19명으로 구성된 학급을 맡고 있는 이 교사는 “모든 교육 활동은 아이들이 바른 인성과 생활습관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훗날 초·중·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성인이 되더라도 이를 바탕으로 살아갈 수 있게 돕고 싶다”고 말했다. 발령 받은 지 한 달도 채 안 됐지만,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있었다. 유치원 남자 교사를 처음 보고 신기해하는 아이들, 학부모와의 첫 대면에서 당황하던 학부모들과의 만남은 특히나 잊지 못할 경험이다. 입학식 다음 날에는 한 시간 이상 엄마를 찾으면서 울던 아이가 있었다. 이 교사는 유치원은 재미있는 곳이라는 걸 알려주기 위해 노력했다. 눈높이 대화와 놀이를 통해 친밀감 형성에도 공을 들였다. “전날까지 울면서 엄마를 찾던 아이가 신기하게도 저를 반기면서 유치원에 들어서더군요. 깜짝 놀란 학부모는 ‘하루 만에 아이가 바뀔지 몰랐다. 이제 마음이 푹 놓인다’ 말씀하셨죠. 보람을 느꼈던 순간이었습니다.” 이 교사는 “아이들이 유치원 생활을 행복하고 즐겁다고 생각하도록 고민·연구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김 교사는 울산 지역의 첫 남자 교사다. 그는 장애를 가졌거나 발달이 느려 특수교육이 필요한 유아들을 맡아 가르치고 있다. 유아특수교육에 관심을 가진 건 중학교 때였다. 뜻하지 않은 사고로 장애 판정을 받은 어머니를 보면서 특수교육에 관심을 가졌다. 평소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던 터라, 자연스럽게 유아특수교육학을 전공했다. 김 교사는 “유치원 교사를 꿈꾼 건 특별한 이유가 없다. 당연한 선택이었다”고 했다. “아이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아요. 진심으로 다가가고 대하면 아이들도 제게 마음을 열어줍니다. 사실 거창한 목표는 없습니다. 언제나 아이들 곁에서 밝게 웃는, 재미있는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김 교사는 앞으로 유아 레크리에이션과 유아 체육에 관심을 갖고 공부해볼 작정이다. 특수교육과 접목하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는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삶이 행복하다’는 걸 느끼도록 돕는 게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기호 1번 OOO, 친구들아 열심히 할 테니까 꼭 찍어줘!” 어른들의 총선을 20여 일 앞두고 초등학교에서는 어린이회 회장 선거 열기가 뜨겁게 펼쳐졌다. 경기 시흥 은계초 정문이 시끌벅적하다. 17일 오전 전교어린이회 회장 선거를 앞두고 막바지 선거운동이 한창이다. 질서 정연하게 늘어선 후보와 선거운동원들은 저마다의 특징과 공약이 적힌 홍보용 피켓을 들고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유경화 교장은 “선거를 통해 올바른 민주주의 의식을 심어주는 것이 목표”라며 “오늘 경험을 통해 선거의 의미를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빈 교실에 마련된 투표소는 선관위의 투표소처럼 세심하게 마련됐다. 투표 절차를 자세하게 배울 수 있도록 한 교사들의 배려다. 선거인명부 확인부터 투표용지 수령, 기표 후 투표함에 넣기까지 교사들의 지도와 감독 아래 이뤄졌다. 6학년 차문영 양은 “텔레비전에서 보던 투표소랑 똑같아요”라며 “제 손으로 회장을뽑는다는 게재미있고 우리의 대표를 선출하는거니까 결정을 잘 해야겠어요”라고 말했다. 총선을 앞두고 있어 더욱 흥미로웠던 은계초 학생회장 선거. 초등학생에게 민주주의의 가치와 선거의 질서를 가르치는 것에서 의미있는 교육 효과를 보였다.
“머리카락도 손톱도 아니에요. 눈에라도 묻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2016년 2월 9일 영화 「히말라야」의 원작다큐멘터리 아! 아베레스트 휴먼원정대를 보며 눈시울을 적셨다. 다큐의 내용은 2004년 5월 18일 고인이 된 박무택과 장민이 히말라야의 초모롱마(에베레스트의 티베트 이름) 8850m 정상 등정에 성공하고 하산 도중 장민의 탈진과 박무택이 설맹(눈에 반사된 자외선으로 인한 각막염증)으로 조난을 하고 구조하러 갔던 백준호마저 사고를 당한다. 그리고 1년 후 초모롱마의 8750m 빙벽 로프에 매달려 있는 박무택을 수습하기 위한 휴먼원정대가 꾸려져 시신을 수습하기까지의 과정이 그려지고 있다. 이 다큐가 보는 이의 가슴을 저미게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이는 오직 인간의 영역이 아닌 신의 영역, 자연의 순리에만 따르는 순수하기에 더없는 아픔으로 맑음을 가져다주는 내용이기 때문이었다. 이런 순리와 순수는 바로 약속과 본질에 대하여 돌아보게 한다. 우리의 마음에는 약속을 만들고 재는 저마다의 자를 가지고 있다. 자신과의 약속, 타인과의 약속, 신과의 약속 등 무수한 약속을 정하며 새로운 자신을 만들려고 고군분투하고 있다. 하지만 약속이란 것은 이행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이는 강제성이 없으니 실행에 더 멀어질 수 있다. 또한 자신과의 약속을 이행하지 못하면 손가락질할 사람은 없다. 단지 양심이 꺼림칙할 뿐이다. 그러면 타인과의 약속은 어떤가? 만약 그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면 법률적인 제재는 없다손 치더라도 가벼운 사람이란 주홍글씨가 상대방의 가슴에 평생 남아있을 것이다. 약속이행의 소중함. 죽음의 지대라는 초모롱마 8000m에서는 혼자 생존하기도 힘들다고 한다. 그런데 꼭 데려오겠다는 그 약속을 지켜낸 휴먼원정대의 동료애는 눈물겹다 못해 숭고한 신의 모습 같다. 영겁보다 더 긴 하루를 살며 눈바람 벽에 매달린 동료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생존의 한계를 뛰어넘는 희생, 사랑이란 동료애가 빛을 발한다. 해가 제일 먼저 떠는 곳. 세상 그 어느 곳보다 더 높은 초모롱마의 스노우 피라미드 아래에 돌무덤을 만들어준 원정대의 모습은 약속의 진실이 신의 영역으로 들어가게 되어 더 찬사를 받은 것이다. 그러면 이 찬사를 자아낸 휴먼원정대의 본질을 무엇일까? 이 사람들은 생과 사를 넘나드는 산악인이다. 특히, 엄홍길 대장의 경우는 박무택과 같이 히말라야 8000m 급 4좌를 등정하면서 동료애와 더불어 친형제 이상의 진한 정을 나눈 사이이다. 2000년 히말라야 칸첸충가 등정 시 엄홍길과 박무택은 정상부근에서 어둠과 악천후를 만나 텐트도 없이 얼음 바위벽 로프에 매달려 그네를 타다시피 비바크(텐트 없이 그대로 밖에서 밤을 지새우는 것)를 한다. 서로서로 5초, 7초 간격으로 졸면 죽는다고 이름을 부르며 영화 40도의 한계를 이겨내고 마침내 이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일출을 보며 등정에 성공한다, 이 사람들의 본질은 무엇인가? 죽음의 문턱 앞에서 본 세상의 욕심은 한 낱 먼지보다 못하다는 것이었다. 신의 범주에서 더 너른 가슴으로 살아있음에 감사하는 본질이었다. 요즘처럼 출세욕, 명예욕, 금전욕, 권력의 욕구가 난무하는 세상에서 오로지 대자연의 품에서 초모롱마의 여신이 품은 그 본질을 깨달은 것이다. 이 다큐를 보며 지금 내가, 우리가 처한 상황을 두드려 보자. 어떠한지 둘러보자. 봄의 기운에 새싹이 싹트는 것은 자연의 현상이며 본질 그 자체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경쟁이란 말이 도배하고 있다. 타인을 밟고 이겨야 살 수 있다. 안면 있는 사람은 많지만 진정한 친구는 없다. 옆에 있는 사람이 바로 경쟁자라는 구도가 이웃, 학교, 사회, 국가, 세계 곳곳에 암으로 곪아 터지며 분출을 하고 있다. 이런 현상이 계속되면 타인을 위하여 자신을 불태우는 고결한 숨결은 종말을 고할 것이고 인류 전체가 불행이라는 상복을 입어야 할 경우가 생길 것이다. 방송에서 보도되는 사건․사고, 내로라하는 위정자들도 권력과 야망을 위하여 이합집산(離合集散)하는 모습, 정말 본질에 충실한 것인지 한 번 돌아봐야 할 일이다. 후배의 주검을 보며 생과 사의 맞은편에서 오열하는 엄홍길 대장의 모습, 가슴이 뭉클하다. 이게 바로 인간 본연의 모습과 약속을 보여주는 본질이다. 아직도 눈에 선하다. 눈 속에 파묻힌 아들 때문에 추운 겨울에도 이불을 덮지 못한다는 웃음이 사라진 박무택 어머니의 얼굴, 배냇저고리 챙기며 추위에 떨고 있을 하나뿐인 아들을 위해 며칠 밤낮을 새워 짠 스웨터를 건네며 시신을 찾거든 입혀달라는 장민의 어머니! 결국 찾지 못하고 쓰라린 마음을 초모롱마 베이스캠프에서 불에 태워 달래는 그 마음. 그것이 바로 이 사회의 빛과 소금이요 인간 본연의 모습 순수 그 자체이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한다. 어떤 종교에서는 사람은 신의 모습을 본떠 만들었다고 한다. 그 만큼 사람은 고귀하고 숭엄한 존재이다. 이렇게 사람으로서 아름다움과 고귀함을 심화하는 것은 약속과 본질에 충실한 자신을 가꾸는 것이라는 것을 휴먼원정대가 일깨워 주고 있다.
“푸~시 푸시 푸~, 푸시 푸시 푸~!” 기관수가 꺾쇠처럼 생긴 손잡이를 잡고 온몸을 움츠렸다 펴기를 반복하여 돌리면 어른 키보다 큰 발동기의 양쪽 쇠바퀴는 돌기 시작한다. 어느 정도 회전수를 얻었다 싶으면 보조역할을 하는 방앗간 주인이 발동기의 코에 해당하는 배기 밸브를 닫는다. 그러면 “터엉, 텅! 텅!” 시커먼 연기를 토해내며 발동기는 진동을 시작한다. 그 육중한 쇳덩어리가 토해내는 실린더의 폭발음은 대포 소리를 방불케 한다. 이제는 반대쪽 쇠바퀴에 달린 작은 바퀴에 피대를 걸 차례다. 발동기 회전수를 줄여 적당하다고 생각될 때 기관수는 무릎을 꿇고 피대를 작은 바퀴에 밀어 연결한다. 순간, 방앗간은 적막의 먼지투성이 속에서 일제히 일어나 혼돈의 용틀임을 시작한다. 천장에 달린 긴 쇠막대에 연결된 바퀴가 돌면 그 막대에 달린 작은 여러 바퀴의 피대에 연결된 방앗간 기계들은 일제히 발돋움하며 잠에서 깨어난다. 그때부터 방앗간 발동기는 규칙적인 파열음과 함께 양철 지붕 바깥까지 뻗어난 배기관을 통해 시커먼 연기를 내 품으며 일을 시작한다. 이렇게 발동기의 생명을 불어 넣은 기관수는 마치 마법사 같았다. 방앗간 모습을 그려본다. 발동기 한쪽에는 냉각수가 있는 물통과 호스가 있고 왼쪽으로 난 방앗간 문 앞에는 도정을 기다리는 보리와 볏 가마들이 줄을 지어 있었다. 달구지를 걸친 소들은 연신 워낭 소리를 내고 긴 꼬리와 콧바람으로 쇠파리를 쫓고 간혹 차가 지나갈 때면 신작로에는 매캐한 먼지가 일었다. 보리 방아를 찧을 순서가 되었다. 발동기 시동을 건 기관수는 구릿빛 굵은 팔뚝으로 보리 가마니를 거꾸로 들고 바닥에 붙는다. 그리고 여러 사람이 도와 물뿌리개로 물을 뿌려 삽으로 섞고 바닥의 구멍으로 들여보낸다. 이제 적당한 습도를 머금은 보리는 기다란 통으로 타고 올라가 사각 깔때기 모양의 저장고에 남겨져 도정 되기 시작한다. 몇 번의 도정 과정을 거쳐 껍질이 벗겨진 보리쌀은 고소한 보리 냄새와 하얀 가루를 뒤집어쓴 채 따끈한 온기를 품고 가마니에 담긴다. 어릴 적 방앗간에서 보리 방아를 찧던 모습이다. 농사가 주업이던 시절 방앗간은 마을마다 하나씩 있었다. 그때 방앗간은 양조장과 더불어 부의 상징이었다. 다른 소리는 안 들려도 방앗간 발동기 돌아가는 소리는 먼 곳에서도 매일 들을 수 있었고 매일 쌀밥을 먹을 것 같아 부럽기도 하였다. 방앗간에는 밀을 빻는 방아 기계, 벼를 찧어 쌀을 만들어 내는 방아 기계 등 여러 가지가 있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제일 마음을 끄는 것은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우물이 있는 떡 방앗간이었다. 방앗간 한쪽에 자리한 떡방아 기계가 있는 곳은 명절이 다가오면 참기름 냄새, 쌀 찌는 냄새, 콩고물 냄새, 동네 아주머니들의 웃음과 이야기꽃으로 붐비는 곳이었다. 떡을 만들기 위해서도 역시 발동기를 돌려야 했다. 발동기의 힘으로 천정의 쇠막대의 달린 바퀴에서 피대를 타고 내려온 동력은 불린 쌀을 가루로 만드는 기계를 돌리고 찐 쌀가루를 짓이기는 기계를 돌려 두 줄기의 가래떡과 납작한 절편을 뽑아낸다. 그리고 뽑힌 떡들은 가위로 적당한 길이로 잘린 후 찬물 함지박에 담긴다. 이에 늦을세라 다른 사람은 빨리 물에서 건져내어 참기름으로 온몸을 칠한 후 떡 다라에 담는다. 먹거리가 귀했던 시절 기계에서 빠져나오는 가래떡과 절편을 보며 얼마나 군침을 흘렸던가? 그러다 우연히 김이 무럭무럭 나는 절편이나 가래떡을 한 입 얻어먹는 날은 횡재한 날이다. 세월은 많이 흘렀다. 이제 농촌 인구의 감소와 농사 외에 다른 소득이 생기면서 쌀의 가치가 떨어진 것이 원인인지 마을마다 하나씩 있던 방앗간은 자취를 감추고 그 자리는 공터로 세월의 더께만 쓴 채 남아있다. 삼월 하고도 봄이 기다려지는 날 추억을 간직한 방앗간을 지나친다. 사십 년 전 힘찬 방앗간 발동기 소리는 들을 수 없다. 부의 상징이고 마을에서 제일 큰 건물이었던 방앗간도 이제는 작게만 보인다. 철 괴물 같은 시커먼 발동기가 있던 곳은 스위치만 올리면 운전이 가능한 전기모터가 대신하고 있다. 그리고 떡 방앗간도 수요자의 다양한 요구를 따라 읍내의 떡집에 내주고 그나마 있는 기계들은 먼지만 뒤집어쓰고 골동품으로 보일 지경이다. 일 년에 몇 번이나 가동될까? 우리 주변에는 사라져 가는 것들이 참 많다. 나무로 만든 통통배 엔진 소리, 물뿌리개로 머리를 감겨주는 이발소, 엿장수의 가위 소리 등 세월에 기대어 잊히는 것들이 봄날 떨어지는 붉은 동백꽃의 아쉬움으로 다가선다. 방앗간 발동기! 이제는 농협의 대형 미곡처리장이나 가정용 정미기에 자리를 내어 준 지 오래지만, 시골 방앗간의 기억은 언제나 따끈따끈 하게 김이 나는 가래떡이요 절편이다. 무쇠 덩어리에서 시커먼 연기를 토해내는 대포를 쏘는 듯한 발동기 소리. “치 컹, 푸시 푸, 텅, 텅” 아직도 귀에 들릴 것 같은 방앗간 발동기 소리가 아련한 기억 속 저편에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른다.
교실에 신문 기사가 붙어 있다. 내용은 2016학년도 대입 수능 만점자 이야기다. 만점자 16명 중 재수생이 7명인데 이들 이야기다. 한 학생은 고3 때 수능에서 전 영역 1등급 성적을 받고서 지방대 의대에 합격했다. 하지만 쉽게 출제된 수능 점수에 승복할 수 없어서, 재수를 하고 이번 수능에서 만점을 받고 서울대 의대 정시모집에 합격했다. 다른 학생도 마찬가지다. 고3 때 응시한 수능에서 일부 과목을 2등급, 4등급을 받았다. 그는 원서도 넣지 않고 다시 시험보기로 결심했다. 이번 수능에선 만점을 받고 서울대 의대 정시모집에 합격했다. 인문계 여학생은 국어B에서 2등급을 받았지만, 이번에는 역시 만점이었다. 다른 학생도 일부 교과에서 만족한 등급을 받지 못했지만, 다시 도전하면서 만점을 받았다. 수능 시험에서 만점을 받은 기사는 곧 최고의 실력을 인정받았다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실력이라는 것이 좀 이상하다. 만점자들은 하나같이 쉬운 수능일수록 실수 않는 게 실력이라고 말한다. 해서 시간을 재면서 같은 문제를 반복해 풀었다. 그리고 앞으로 쉬운 수능 기조가 이어질 것이므로 가급적 실수를 최소화하고 취약 과목에서 점수를 잃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결국 우리나라의 고3 수험생들은 실수를 하지 않는 기술만 터득하는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한 문제를 틀리거나 두 문제를 틀리면 그것은 실력이 모자란 것이 아니라 실수다. 따라서 뒤도 볼 것 없이 재수의 길로 들어간다. 시간과 돈을 들여 실력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실수하지 않는 기술을 부지런히 연마한다. 이런 평가를 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교육일까? 이러한 평가는 교육의 본질도 뒤틀리게 한다. 하나의 시험에 매달리면서 교육의 최고 가치인 다양성은 소멸한다. 평가도 개인의 능력을 점검하고 성장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줄을 세우기 위한 도구로 전락한다. 얼마 전 페이스북에서 동영상을 봤다. 인생은 마라톤이라는 비유적 표현에 의문을 던지는 영상이다. 즉 우리는 늘 인생은 마라톤이라며 하나의 대열에 맹목적으로 합류해서 너나 할 것 없이 결승점을 향해 간다. 그 과정은 오직 경쟁만이 존재하기 때문에 즐거움이 없는 고통만 따른다. 하지만 이 영상은 같은 길을 갈 필요가 없다는 반전의 메시지를 보낸다. 대열에 흩어져 각자의 방식대로 각자의 결승점에 가면 고생할 이유가 없다는 결론이다. 개개인은 취향과 능력 등이 다르다. 따라서 교육의 본래 목표도 각 개인의 잠재능력을 끄집어내서 향상시키는데 초점을 둬야 한다. 그렇다면 평가도 마찬가지다. 다양성과 자율성이 필요하다. 지금 방식대로 모두가 수능 시험을 보고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찾는 현실은 녹녹치 않다. 학력 서열을 만들어 인생에 패배자 아닌 패배자만 양성한다. 이는 죽기 살기 식 싸움으로 변질한다. 시간과 정력을 낭비하는 비생산적인 구조이다. 실제로 이 구조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 최근에는 냉소의 질타가 자주 나오고 있다. 지나친 경쟁 위주의 교육을 탈피하고자 하는 시도도 많이 보인다. 대학에서 학생부 종합 전형 등의 방식이 부각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는 하나의 잣대로 학생을 선발하는 과거의 관행을 거부한다. 다양한 방식으로 학생의 잠재적 능력을 보려는 시도에서 주목된다. 며칠 전 교육부의 수행평가 확대 정책도 평가의 방법은 물론 수업 형태를 바꾸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미리 정해진 정답을 잘 찾아내는 것을 지양하고, 스스로 깊은 사고의 숲에 들어가는 수업이 가능해진다. 생각하고 발표하면서 나누는 경험이 큰 그릇으로 성장하는 디딤돌이 될 수 있다. 지난 2월 서울의 고등학교 졸업식에서 이사장이 축사를 하면서 명문 대학에 진학한 학생 수가 적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질타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여전히 학교에서 수능이라는 기준에 맞춰 가르치고, 학생들은 점수에 따라 대학과 학과를 정하는 풍토가 만연하다는 증거다. 위 신문 기사 내용을 교실 뒤편에 게시한 담임선생님도 결국은 학급 아이들에게 수능 성적을 강조하고 있다. 수능 점수 몇 점 차이는 실력 차이가 아니라 실수의 결과일 수 있다. 그런데 이 점수 차이로 순위를 매기고, 그 순위에 의해 대학을 선택한다면 우리는 영원히 무모한 경쟁만 하게 된다. 그동안 우리는 산업 사회에서 양적인 교육에 치중하다 보니 교육의 본래 목적 실현에 가까지 가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우리 교육의 질적 성장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배움을 통해 삶에 의미 있는 질문을 하고 성장해 나가는 교육의 모습을 찾아야 한다. 많이 알게 하는 것보다 깊은 사유의 경험을 통해 좋아하게 하는 교육을 해야 한다.
한국교총은 15일 오후 4시 교총회관 다산홀에서 전국 초‧중‧고 교장회, 유치원 교원 대표들과 제1차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교(원)장 대표들은 정치권과 교육감 권력에 휘둘리는 학교 현실을 봇물처럼 쏟아내며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최수혁 한국중등교장협의회 회장은 “교총이 중심이 돼 의견을 모으고 협력을 통해 현안을 해결하자”고 제안했고 안양옥 교총회장은 “정례적인 모임을 갖고 각 직능단체와 교섭·협력하는 시스템을 만들어가겠다”고 화답했다. 다음은 참석자 주요 발언요지. 학교, 교장이 심부름꾼인가 △장우석 한국국공립고교장협의회 회장=교육당국은 학교 자율화, 다양화를 내세우지만 진보교육감이 들어선 후 교장의 인사권, 예산권은 크게 위축되고 있다. 일례로 서울교육청은 교장의 전입‧전보권을 굉장히 축소했다. 예산도 학교운영비는 계속 줄이면서 교육청 목적사업비 형태로 줘 자율이 발휘되기 어렵다. 특히 소규모학교, 중학교는 출장비도 반액 편성하는 형편이다. 예산 문제도 학교장 책임경영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김정일 대한상고교장회 회장=학교 자율성이 없어지면서 교장은 업무전달자로 전락했다. 교육청 지침과 조금만 다르게 운영하면 지적을 받는다. 자연 학교들이 차별성이 없다. 반면 책임은 무거워지고 있다. 이번에 내려온 촌지근절 공문만 봐도 그렇다. 촌지 받는 교사가 있으면 교장을 문책하겠다는 구절이 있다. 이게 말이 되는가. 학교가 잘못하면 교육감이 책임질 건가. 이런 교장을 누가 하겠는가. △박재련 대한사립중고교장회 회장=서울에서 친일인명사전 구매를 유보한 교장에 대해 모 서울시 교육위원이 어느 나라 교장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도서를 구입하려면 도서선정위원회,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그냥 30만원 주고 교장을 심부름 시킨 꼴이다. 절차가 잘못된 것을 지적하는데 정치인들은 되레 교장을 불러 벌을 주겠다는 게 말이 되는가. 정치인과 정치논리에 교장이 무시당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강윤숙 한국유아교육행정협의회 회장=유보통합이 교육부로 일원화되길 바라고 있다. 문제는 유보통합으로 많은 인력이 들어오면 전문성과 자질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 있다. 따라서 유아교육연수원을 설립해 충실한 연수에 나서야 한다. 국립특수교육원 규모나 더 큰 국립유아교육연수원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연수원 확충을 통해 유아교육의 질을 제고해야 한다. 시군 지자체가 교육 좌지우지 △김옥자 한국초등여교장협의회 회장=혁신교육지구다 뭐다해서 예산을 쥐고 있는 구청들이 교육을 좌지우지 하고 있다. 도대체 시교육청은 교육이 자존감을 잃고 있는 이런 사실을 아는지 모르겠다. 교육 내에서 해결해야 할 것을 구청에서 예산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간섭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건 교육청 차원, 그리고 교총 차원에서 막아줘야 할 문제다. △이점영 한국사립초등교장협의회 회장=올 1월 다보스포럼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의 도래와 교육패러다임의 변화를 예견했다. 현재 초등교 입학생의 65%는 지금 존재하지 않는 직업을 갖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이런 격변의 시대에 교총이 우리 교육을 어떻게 선도해 나갈까 고민해야 한다. 교육의 큰 흐름을 잡아 선도하고 교원들이 그 속에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이충실 전국외고교장회 회장=현재 외고 등록금은 분기별 150~180만원으로 일반고의 4배에 달하지만 앞으로 더 올려야 할 형편이다. 교육당국이 경영책임도 못 지면서 학급당 인원을 25명으로 제한해서다. 이는 외고 전체의 문제이며 외고 교육의 피폐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서울의 6개 외고, 경기 6개 외고 등은 5년 내에 문을 닫을지 모르는 기로에 서 있다. 서서히 예산도 줄고, 학생도 줄어 고사할 형국이다. 교총이 적극 대응해줘야 한다. 특목고 고사 정책 개선 절실 △김정수 전국예술고교장회 회장=사립외고, 예술고 등 특목고에는 전혀 명퇴금이 지원되지 않고 있다. 일반학교와 자사고는 다 지원하는데 왜 차별하는지 모르겠다. 그렇다보니 명퇴를 신청하지도 못하고 있다. 똑같이 국가 교육을 수행하는데 정부는 왜 온갖 간섭은 다 하면서 지원에는 인색한가. 이건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 외고, 예술고 등에도 명퇴금이 지원될 수 있도록 교총이 대변해 달라. △윤재철 전국과학고교장회 회장=과학고도 제 기능을 하기 어려운 상태다. 일반학교는 선행을 해도 과학고는 하기 어렵다. 특히 과학고는 학생들을 제대로 보고 뽑지도 못하고 있다. 교내 상 수상실적도 보질 못한다. 대학입시도 그렇다. 이번 서울대 수학문제는 올림피아드 수준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고교만 제한하고 있다. 여러 문제를 토로하려해도 과학고, 영재교육은 연구사 한명이 담당한다. 적어도 교육부에는 교직을 거친 담당관이 있어야 한다. △권용란 한국중등여교장회 회장=학교단위 교복공동구매제가 교사 업무를 가중시키고 있다. 법에 저촉은 안 되는지, 업자들 공격은 받지 않을는지 신경 쓸게 너무 많다. 그럼에도 소규모 업자만 들어오고 제대로 교복 공급은 안 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업체는 적자를 보고 학생들은 낮은 품질의 교복을 입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학교가 정말 교복 공동구매를 해야 할 일인지 실태를 파악하고 개선해야 한다.
지난 2월 17일, 충북 괴산군 칠성면 태성리에 위치한 각연사의 겨울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각연사는 신라 법흥왕 때 유일대사가 연못속의 돌부처님을 보고 깨우침을 얻어 깨달을 각(覺), 연못 연(淵)자로 이름을 지었다는 사찰이다. 절 앞에 서면 주변을 보개산, 칠보산, 덕가산 등 우뚝 솟은 산들이 연꽃이 피어있는 것처럼 둘러싸고 있다. 유서가 깊지만 규모가 크지 않아 늘 조용하다. 각연사의 문화재는 석조비로자나불좌상(보물 제433호)·통일대사탑(보물 제1370호)·비로전(충북유형문화재 제125호)·대웅전(충북유형문화재 제126호)이 있고, 각연사에서 약 1㎞ 떨어진 곳에 통일대사탑비(보물 제1295호)가 서있다. 관광객이 많은 쌍곡계곡, 칠보산, 군자산, 산막이옛길에서 그리 멀지 않아 짬을 내면 곁들여서 찾을 수 있는 곳이다.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이 17일자로 사퇴한다. 이에 따라 박찬수(60‧대구 오성고 교장) 수석부회장이 회장 직무대행을 수행한다고 교총은 16일 밝혔다. 안 회장은 퇴임의 변에서 “누구보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강조한 만큼 이를 지키고자 사퇴한다”며 “대한민국 교육을 발전시키고 교육현장의 정치장화를 막기 위해 법과 제도를 변화시키는데 헌신하는 삶을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안 회장은 지난 2010년 6월 20일, 전 회원 직선으로 제34대 회장에 당선된 후, 2013년 제35대 회장에 연임하면서 6년간 교총을 이끌어왔으며 임기를 3개월여 남긴 상태에서 사퇴하게 됐다. 회장 직무대행은 제34‧35대 회장 선거에서 안 회장과 러닝메이트로 출마해 당선된 박찬수 수석부회장이 맡게 된다. 박 직무대행은 “교육현안과 난제들이 많은데 중책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며 “17만 현장 회원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교육정책에 신속히 대응하고 교단의 안정과 발전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약력은 △건국대 영어영문학과 졸 △영남대 교육대학원 교육행정학 석사 △대구 경명여중 교사, 대구 오성중 교장, 대구 오성고 교장 △제34․35대 교총 수석부회장 △대한사립중고교장회 부회장 △대구사립중고교장회 회장 △한국청소년연맹 대구총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등이다. 제36대 교총 회장 선거는 6월 10일~19일 온라인(휴대폰, PC, 이메일) 투표로 선출되며 당선자는 20일 발표된다.
서령고등학교(교장 김동민)가 2016학년도 학교도서관에서 사서도우미로 활동할 12분의 학부모님께 임명장을 수여했다. 본교 학습지원센터에서 진행된 이날 수여식에는 김동민 교장선생님과 한승택 교감선생님, 김영화 선생님께서 참석해 어머님들께 감사하와 격려의 말씀을 전했다. 학부모 사서도우미는 3월 7일부터 본격적인 근무에 들어가 오전과 오후 두 시간씩 대출 및 반납업무를 맡게 된다. 1, 2. 3학년 총 12명의 어머님들이 근무조를 편성하여 1년 동안 봉사를 하게 된다. 이번 사서도우미의 운영으로 학생들의 독서능력을 향상은 학교와 지역공동체간의 대화와 소통이 활발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
요즘 모 방송사의 주말 대하드라마 ‘장영실’이 큰 인기다. 미천한 노비로 태어나 조선을 15세기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기술강국으로 만든 그의 삶이 소설보다 더 극적이기 때문이다. 그의 인생역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쩌면 오늘날 우리의 민낯을 발견할 수 있기에 더욱 의미가 있는지도 모른다. 더불어 개방적으로 인재를 등용한 세종의 혁신적 리더십이 어떻게 빛을 발하는 지도 자세히 알 수 있다. 특히 세종16년 6월 24일 세종실록에 따르면, 장영실이 만든 자격루는 정말 획기적인 시계였다. 그 이전의 물시계는 낮에는 상대적으로 천천히 움직이고 한밤중에는 빨리 움직이는 문제점이 있었다. 그러나 장영실이 만든 물시계로 인해 정확한 시간을 측정할 수 있게 되었으며 비로소 국가표준시가 결정되었다. 시대와 인물의 극적인 만남 조선이 장영실을 만난 것은 큰 행운이었다. 하마터면 그런 천재성이 초야에 묻혔을 수도 있었다. 왜냐하면 그는 신분적으로 불리해서 주목받기 힘든 처지였기 때문이다. 그의 조상은 중국인이었다. 8대조 장서(蔣壻)는 12세기에 살았던 송나라 사람이다. 이 시대에는 송나라가 금나라에 의해 멸망했다가 부활하는 사건이 있었는데, 앞의 송나라를 북송, 뒤의 송나라를 남송이라고 부른다. 이 같은 격동의 시대에 장서는 전쟁을 피해 고려로 망명해 충남 아산에 정착한다. 이것을 계기로 장서는 아산 장 씨의 시조가 되었다. 장영실은 고려 멸망 2년 전인 1390년경에 태어났다. 그의 부친은 양반이었지만 어머니가 기생출신이었기 때문에 그는 자동으로 노비가 되었다. 그래서 장영실도 동래현에서 공노비 생활을 해야 했다. 동래현에서 장영실이 담당한 일은 무기제작이었다. 당시는 한반도 해안과 동지나해에서 왜구의 활동이 극심했다. 그래서 해안 경비가 매우 중요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그는 해안가인 동래현에서 무기제작에 탁월한 소질을 보였다. 시대 분위기에 맞는 재능을 지니고 있었던 셈이다. 손재주가 좋다는 소문이 파다하자 장영실은 한양으로 스카우트되었다. 그의 나이 20대 중반이었다. 그는 상의원에 배속되어 의류, 보석, 무기 등을 제작했다. 그런 그를 과학기술자로 바꾸어 놓은 것은 바로 세종대왕이었다. 세종은 1421년 장영실을 명나라에 파견했다. 그곳의 천문관측시설을 둘러보고 돌아와서 똑같이 모방하라는 것이 세종의 명이었다. 세종은 장영실의 견학을 돕고자 명나라에 공문을 보내 협력을 요청했다. 이렇게 세종의 관심과 지원을 계기로 장영실은 과학기술 방면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획기적인 신분 해방 세종은 단순히 장영실의 견문을 넓혀주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노비신분까지 해방시켜주었다. 오로지 과학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신하들의 극렬한 반대를 무릅쓰고 그의 신분을 해방시켜주었던 것이다. 장영실은 고을 사또보다 높은 정5품 벼슬을 받았다. 이렇게 해서 그는 과학연구와 생계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었다. 경제적 여유를 갖게 되면서부터 장영실은 과학기술 개발에서 놀라운 성과들을 내기 시작했다. 이렇게 해서 나온 것 중 하나가 바로 자격루다. 드라마 ‘장영실’에서는 장영실이 소현옹주와 소위 썸을 타는 장면이 묘사된다. 드라마 속에서 소현옹주는 남편과 사별한 뒤 장영실을 은근히 좋아하며 과학연구를 도와준다. 또 드라마에서는 장영실의 사촌형인 장희제가 장영실을 견제하고 훼방을 놓는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드라마의 재미를 위해 허구로 지어낸 것들로 현실적으로 왕의 누나와 사랑을 나누고 사촌형제와 갈등을 빚을 정신적 여유조차 없었을 것이다. 자기한테 기대를 걸고 있는 임금을 위해서라도 장영실은 과학연구에 온 정신을 쏟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가 심혈을 기울였다는 점은 자격루, 옥루, 일성정시의, 현주일구 같은 객관적인 성과물들로 잘 증명된다. 신분적 제약에 관계없이 그를 발탁한 세종도 대단했지만, 임금에 대한 은혜를 갚고자 열심히 연구한 장영실도 대단한 사람이다. 그래서 조선왕조와 장영실의 만남은 서로에게 큰 행운이었다. 안타까운 실수 하지만 호사다마라 했던가. 1442년이었다. 당시 세종은 46세이고 장영실은 53세였다. 장영실은 세종이 탈 가마의 제작을 책임졌다. 바로 이 가마가 부서진 것이다. 세종이 탄 상태에서 가마가 무너졌던 모양이다. 당시 세종은 체중이 너무 과한 편이었다. 세종의 체중 변화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가마를 제작했다가 문제가 생겼던 것이다. 이 사건으로 장영실은 관직을 빼앗기고 법정 최고형인 곤장 100대를 선고받았다. 만약 세종에 의해 감형 받지 못하고 곤장 100대를 다 맞았다면 그 자리에서 즉사했을 것이다. 세종은 그동안 그의 공적을 감안하여 공직에서 내쫓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그 후 장영실이 어떻게 됐는지는 전혀 확인할 길이 없다. 장영실은 조선이 낳은 최고의 과학자였다. 그는 노비신분에서 종3품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었다. 그런 사람이 겨우 가마 제작에서 범한 사소한 실수 하나 때문에 인생이 무너지고 말았다. 관직을 빼앗기고 곤장을 맞은 것보다 더 괴로웠던 것은 자신의 과학적 명예가 일순간에 무너졌다는 점이었을 것이다. 천재과학자 장영실은 그렇게 비통함 속에서 여생을 살다가 쓸쓸히 죽어갔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었다.
김 교수님, 인구는 과학입니다. 엄청나게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서 지방대학의 미래를 생각해 봅니다. 무엇보다 앞으로 대학에 갈 학생들이 극심하게 줄게 되어 걱정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제가 작년에 퇴임한 중학교를 생각해 보면 2010년도 재학생이 1천명에 달하였으나 올해는 재학생이 360여명 남짓한 숫자로 줄어들었답니다. 이 지표만 보더라도 인구감소는 불을 보듯 뻔하며, 인구 고령화가 먼 훗날의 일만은 아닙니다. 금년을 정점으로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들게 됩니다. 이는 마치 일본의 1996년과 같은 상황이지요. 향후 15년간 무려 400만명이 감소하며, 소비 핵심계층인 30~50대 중반 연령대도 230만명이 감소합니다. 동기간 중 이 연령층이 우리보다 더 많이 감소하는 나라는 일본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뿐이라고 합니다. 1990년 6월 일본 후생성은 당시로서는 충격적인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일본의 합계출산율이 1.66명으로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보다 낮고, 1995년을 피크로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들면서 일손 부족과 복지비용 증가로 경제 성장에 큰 지장이 있을 것이다." 이런 발표 후 정부가 그동안 인구 정책을 어떻게 했기에 이 지경까지 이르렀냐는 국민들의 비난이 빗발쳤고, 후생성은 여성의 사회참여가 증가하면서 결혼 필요를 못 느끼는 독신여성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가 여성 단체들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정책이 획기적으로 바뀌지는 않았습니다. 그로부터 6년 후 경제활동인구는 거짓말처럼 줄어들기 시작했고, 1980년대 5% 부근이던 성장률도 연평균 1%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이에 일본 정부는 꺼져 가는 활력을 되살리기 위해 재정을 퍼부었으나 인구절벽 앞에서 별 효과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국가 빚만 잔뜩 키운 결과를 초래했지요. 뒤늦게 고령화의 심각성을 인식했지만 때는 늦었습니다. 지금 일본은 노인 인구 비중 26%, 중위연령은 46.5세로 세계에서 가장 늙은 국가가 되었습니다. 아베노믹스니, 마이너스 금리니 추진해 봐야 이미 늙은 사회에 회춘은 불가능하게 된 것 같습니다. 우리의 경우 고령화의 심각성을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중반입니다. 인구 유지에 필요한 출산율 2.1명이 1983년에 무너졌지만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산아제한 정책은 1990년대 말까지 유지되었습니다. 그 결과 2005년에 출산율이 1.1명 이하로 떨어지면서 세계에서 고령화가 가장 빠른 속도로 진전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현재 노인 비중 13%는 2060년에 40%가 예측됩니다. 일본을 제치고 사실상 세계 1위가 되지요. 현재 41세인 중위연령은 늙었다는 유럽과 반년 차이밖에 나지 않습니다. 이 역시 45년 후에는 58세가 되어 대망의(?) 세계 1위가 될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지금 태어난 아이가 사회 중추가 되는 40대 중반에 이르렀을 때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늙은 사회가 되어 있다는 말이됩니다. 인구절벽은 '설마'가 아니라 '반드시' 옵니다. 우리 사회에 고령화 경고가 울린 지 10년이 넘어가지만 그동안 보육예산을 늘린 것 외에는 이렇다 할 대책은 없었습니다. 작년 출산율은 1.24명으로 여전히 세계 최저 수준이고, 고령화의 폐해는 앞으로 우리 사회 구석구석 찾아올 것입니다. 소비와 주택판매가 위축될 수밖에 없고 저성장은 필연이지요. 2060년에는 군입대 연령층이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어 나라를 지킬 인력마저도 반 토막 나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 미래세대는 참 불쌍하지요. 이들에게 40~50년 후 늙어빠진 사회를 넘겨주는 것은 더 미안한 일입니다. 선거철마다 기초노인연금 인상 공약이 나오는데 이런 행태가 지속되면 엄청난 국가 빚까지 물려주게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지금부터 출산율이 올라가도 그 효과는 수십 년 후에 나타나는데 골든타임은 이미 지나갔다고 봅니다. 통일이 되면 나아지겠지만 완전한 해결책은 아닐 것 같습니다. 2015년 북한은 중위연령 34세, 노인 비중 9.5%로 아직 젊은 편이지만 역시 고령화를 피할 수 없으며, 2060년까지 생산가능인구, 소비핵심인구 모두 감소하게 됩니다. 마지막 남은 카드는 이민을 받아들이는 길이 있습니다만, 얼마 전 여당 대표가 고령화를 걱정하면서 조선족 이민 이야기를 꺼냈다가 역풍을 맞았는데 이 나라의 장래를 책임질 책임 있는 지도자라면 조선족만의 이민이 아닌 이민 이야기는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가난한 노인들의 생활도 돌보아야 하지만 노인연금 같은 포퓰리즘에 넘어가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총선 복지 공약 그대로라면 2060년 나랏빚은 5500조라는 기사도 눈에 보입니다.(매경2016.3.14) 정치의 계절을 맞이하여 한 나라의 경제와 미래가 한 시대의 정치인에게만 책임이 있는 것은 결코 아니며, 우리 국민들의 인식 수준에 의하여 결정된다고 볼 때 국가 장래와 밀접한 인구교육은 꼭 실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제 끝난 이세돌과 알파고의 역사적 대국이 여운을 남기고 있다. 이 경기에 전세계가 주목한 느낌을 받았다. 일본과 중국 국영방송도 이세돌의 '1승'을 인간의 승리로 받아들여 보도하는 것을 보았다. 이 시합이 벌어지기 전 이세돌은 자신의 승리를 대국이 있기 전 5 대 0, 최소한 4 대 1을 자신하던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하지만 이 9단은 인공지능에 맞서 인간 바둑세계의 낭만을 지켜낸 ‘인류 대표’로 우뚝 서 있다. 한편 상대인 알파고를 잘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승리를 예측하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가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이 시합이 벌어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은 외신기자를 비롯하여 바둑에 대하여 알고 있는 사람은 말할 것도 없이 아무것도 모르는 아낙네들까지도 알파고가 무엇인지, 이세돌이 누구인지를 알 정도가 되었다. 대국이 진행될수록 기자들과 바둑기사들의 반응은 크게 달라졌다. 첫날은 믿기지 않는 장면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셋째날이 지나면서 이세돌은 도전자가 됐고 인공지능의 위력을 받아들이게 됐다. 아무리 현실이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현장 기자와 바둑기사들 모두 '멘붕 상태'를 경험하였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네번째 대국에서 이세돌 9단이 승리함으로 이를 인간의 승리로 간주하게 되었다. 하지만 곧 '알파고'는 한국의 '스푸트니크 모멘트'가 돼 곧 대한민국의 미래에 긍정적 영향을 주게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스푸트니크 모멘트는 소련이 1957년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해 미국이 받은 경각심을 뜻한다. 소련보다 앞서 있다고 믿었던 미국은 이를 계기로 각성하고 과학기술, 항공우주, 기초학문에 대한 투자를 대대적으로 늘렸으며, 1958년에 미 항공우주국(NASA)을 설립했다. 이후 1969년 최초의 달착륙도 성공했고 결국 국가 번영을 가져왔다. 한국도 '알파고'를 구글이 인수한 딥마인드에서 개발한 소프트웨어 이름이 아니라 인공지능이 가져올 위협과 거대한 시대 변화에 대한 상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인공지능이 현존하는 일자리를 위협한다는 의견이 토론되고 있으며 인공지능 개발에 더욱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정부나 기업, 관계자 등 소수만 인식하고 있었던 '인공지능 기술과 원리'에 대한 호기심을 증폭시켰다. 이를 통해를 전 국민이 인공지능이 무엇인가를 학습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인공지능의 결론은 결국 '터미네이터'와 같은 인류의 종말이 올 것이란 부정적 전망도 역설적으로는 긍정적이다. 이런 부정적 전망은 결국 인공지능 기술의 악용을 견제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이 단지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경기가 아니라 진정 한국이 알파고 충격을 '알파고 모멘트'로 승화하기 위해선 우리 후세가 맞이할 미래를 위해 어떤 교육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로 이어가야 한다. 후세들이 맞이할 미래는 우리 세대와 다르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인공지능을 대표하는 신기술이 일자리를 위협하고 일상을 변화시킬 것도 분명하다.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기존 직업 중 47%가 사라진다고 했다. 인공지능회사들은 먼저 금융과 의료 분야를 공략할 것이다. 이 분야는 노동집약적이면서 전문가를 쓰는 비용이 어마어마하다. 그러나 여전히 교육 현장은 20세기 산업화 시대 패러다임에 갇혀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아침 여덟 시에 학교 가 공부하고 학원 가고, 또 학원 가고, 또 학원 가고, 집에 와 숙제하다 잠드는 게 현실이 아닌가!. 모든 게 공부를 잘 한다 못한다로 압축되고 만다. 무엇보다도 앞으로 사라질 일자리를 잡고자 혈안이 돼 있는 대학교육도 문제다. 이젠 어떤 직업이 살아남을까보다 그 직업에서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가를 물어야 한다. 지금 이뤄지고 있는 교육은 창의적이고 협업 사고를 가로막는 교육을 강요하고 있는지 모른다. 어떤 일자리는 기계와 경쟁하며 사라질 것이고 어떤 일자리는 기계와 협업해서 더 가치 있는 일을 만들어낼 것이다. 우리가 우러러보는 교수라는 직업마저도 위협받고 있다. 인공지능은 교수가 강연한 걸 갖고 학습해서 훨씬 더 잘 할 시대가 올 것이다. 인간은 늘 새로운 걸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기계는 책임을 지는 주체는 아니다. 책임과 신뢰가 필요한 일은 마지막까지 인간 몫으로 남을 것이며, 교육과 과학의 연결이 절실하게 요청되는 현실이다.
한국교총이 주최한 교육계대표자 1차 회의가 15일 오후 서울 우면동 교총회관에서 진행됐다. 교총은 9일주최했던 이준식 교육부장관과 현장교원들과의 대화에서 논의되지 못한 추가의견들을 수렴해 정책에 반영하기위한 첫 자리로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