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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쿵푸 팬더 (Kung Fu Panda, 2008) *장르 (국가): 애니메이션 (미국) *상영시간: 92분 *등장인물:포(팬더), 시푸 사부, 타이그리스(호랑이), 몽키(원숭이), 바이퍼(뱀), 크레인(학), 매티스(사마귀), 타이렁(악당), 우그웨이(대사부), 미스터 핑(푸 아빠), 쳉(연락하는 새) *공식 등급: 전체 관람가 *핵심 주제: 자기 발견, 자존감, 자기 성찰, 믿음 STEP1. 영화 맛보기 마음은 절대 고수지만 몸은 초고도 비만에 먹보인 팬더 포는 우그웨이 대사부에 의해 우연히 용의 전사로 지목 받는다. 한편 용의 전사가 되려는 옛제자 타이렁은 감옥을 탈출해 오고 있고 시푸 사부와 무적 5인방은 용의 전사로 지목된 푸를 믿지 못하는데. 푸는 과연 전설의 용의 전사로서 숨겨진 재능을 발휘 할 수 있을 것인지. STEP2. 인상적인 장면 찾기 그냥 믿는 수 밖에. 그 아이를 믿어야해. -시푸 사부에게 포를 남기고 우그웨이 대사부는 홀연 세상을 등지고 만다. 시푸 사부는 선택의 여지가 없고. 그냥 믿어야만 했다. 그렇다면 시푸 사부는 어떻게 포를 믿을 수 있었을까? 대사부가 시푸 사부를 믿었다. 시푸 사부는 대사부의 믿음을 받고 다시 포를 믿는 것이다. 맞춤형 교육을 받는 포 - 먹을 것에 집착하는 포는 엄청난 유연성을 보여준다. 그걸 간파한 시푸 사부는 이것을 이용해 쿵푸 수련에 활용한다. 타이렁과 시푸 사부와의 관계 시푸 사부는 타이렁을 제자 이상으로 친아들처럼 키웠다. 그러나 타이렁은 엄청난 재능에도 불구하고 사악한 욕심 때문에 인생을 망친다. 때문에 바른길로 이끌지 못한 시푸 사부의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STEP3. 이야기 나누기 포는 어떻게 용의 전사가 될 수 있었나? 용의 문서에는 왜 아무런 내용도 없었을까? - 육수의 비법은 없다고 말한 포 아빠의 말을 기억하자. 맛있다고 믿으면 그것이 비법이다. 타이렁은 왜 용의 전사가 될 수 없었을까? 나만의 우그웨이 사부가 있다면 난 무슨 말을 듣고 싶을까? STEP4. 감상 후 활동하기 ① 인상적인 장면 그리기 ② 포, 시푸 사부, 타이렁, 무적 5인방 중 하나를 골라 자신의 느낌을 담은 편지 쓰기 ③ 상황극 : 용의 전사 자리를 놓친 무적 5인방의 기분은 어땠을까? - 총 6명이 한조 - 타이그리스, 몽키, 바이퍼, 크레인, 매티스는 포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한다. - 시푸 사부의 역할을 맡은 아이는 “그렇다면 포가 너보다 더 나은 건 무엇이니? ”란 질문을 무적 5인방에게 한다. - 한명씩 말하고 대답한다. 무적 5인방과 시푸 사부의 역할을 바꿔 할 수도 있다. STEP5. 한걸음 더 자칫 뛰어난 재능은 노력이 필요 없다고 잘못 생각하기도 한다. 포가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인 후 했던 노력을 되새겨 보게 하면서 절실한 노력 역시 중요하다는 걸 이야기 해줘야한다. 포가 용의 전사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믿음 덕분이다. 믿음은 푸의 자존감을 높였고 스스로 성찰할 수 있도록 도왔다. ※ 더 자세한 영화수업 이야기는 ‘팟캐스트 영화, 교육을 만나다–[쿵푸 팬더] 편’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교육부가 4일 발표한 제2차 진로교육 5개년 기본계획(2016년~2020년)에 충분한 전담교원 배치 방안이 포함되지 않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초등은 진로진학상담교사를 배치하지 않고 부장교사가 전담하도록 해 체계적인 진로상담·관리가 힘들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그마저도 학교별 보직 수를 늘리는 게 아니라 기존 부장교사에게 추가 임무를 부여하는 방식이어서 업무 가중에 대한 우려도 크다. 교육부는 올해부터 매년 2000명씩 3년간 총 6000명의 교사를 연수시켜 전문성을 높일 계획이지만, 매년 보직교사가 바뀌는 학교 현실상 실효성 없는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 A초 교장은 "전담교사 추가 배치 없이 기존 부장을 연수시켜 업무를 맡기면 당연히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특히 부장이 2~3명밖에 되지 않는 소규모학교에는 업무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등의 경우 2020년까지 진로진학상담교사의 학교 수 대비 배치율을 100%로 높일 방침이지만, 현장에서는 학교당 1명 정도로는 충분한 진로교육이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또 지난해 배치율이 95.3%인 점을 감안하면 전국을 합쳐 매년 고작 50여명을 늘리는 수준에 불과해 진로교육 활성화 대책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불만도 나온다. 인천 B고 진로진학상담교사는 "34개나 되는 학급을 혼자 감당할 수 없어 2~3학년은 일반 교과교사가 진로수업을 맡고 있다"며 추가 배치를 주문했다. 또 "학생부 전형이 강조되면서 상담을 요청하는 학생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도 당국이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로진학상담교사 정원을 별도로 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현행 규정상 진로진학상담교사는 주당 8시간 이상 진로상담을 하는 대신 수업은 주당 10시간 이내로 맡게 돼 있다. 그럼에도 정원은 교과교사에 포함시켜 관리하다보니 진로진학상담교사의 수업이 줄어든 만큼 다른 교과교사의 수업부담이 늘게 된다. 그래서 일부 학교에서는 진로진학상담교사가 규정된 시수 이상의 수업이나 각종 행정 업무를 떠맡고 있는 형편이다. 교육부 관계자도 이런 문제점을 인정했다. 이 관계자는 "진로진학상담교사 정원을 별도 배정하고, 초등에도 배치하는 게 맞지만 기재부 등 관계 부처의 반대로 실현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교총은 일부 교원이 전국현장교육연구대회 관련 비위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데 대해 깊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초강도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교총은 7일 보도자료를 내고 "한국교총이 표절을 확인해 해당 교원에게 수상 취소를 통보하고 연루된 조직인사에 대해 사퇴조치를 하는 등 노력은 했으나, 일부 교원이 취소된 수상내역을 승진가산점에 활용해 교육계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현장연구대회의 권위와 공신력을 크게 훼손했다"고 사과했다. 비위 교원에 대해서는 "높은 도덕성과 교직 연구윤리를 솔선해야 할 교육자가 연구 비리를 저지른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불관용 원칙하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강도 높은 재발방지책을 마련해 환골탈태 수준으로 현장연구대회를 개혁하겠다"며 대책을 밝혔다. 교총은 우선 연구자와 심사자, 운영자 모두에게 적용되는 '교육연구대회윤리규정'을 제정해 연구 윤리를 확립할 방침이다. 또 대회 진행 절차와 심사위원 구성, 심사과정을 모니터링해 시·도대회에 대한 한국교총의 검사 기능을 강화하고, 심사의 공정성이 담보될 수 있도록 심사위원에 타 시·도교원의 비율을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아울러 표절·모작을 근절하기 위해 연구보고서 예비심사를 강화하고, 시·도대회 입상보고서를 반드시 연구대회 네트워크에 탑재하도록 할 계획이다. 표절자에 대해서는 3년간 모든 연구대회의 출품을 금지하고 그 결과를 시·도교육청에 통보하기로 했다. 교총은 "이 외에도 지난해 구성된 '한국교총 현장교육연구혁신위원회(위원장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를 통해 획기적 혁신방안 마련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교육계는 물론 사회가 납득할만한 조치를 스스로 이행해 실추된 연구대회의 신뢰성을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일로 학교 교육활동을 하면서도 열정적으로 연구에 매진해온 현장 교원들의 연구활동이 퇴색되거나, 연구대회가 승진만을 위한 도구로 매도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교총은 과거 입상자들의 연구보고서를 데이터베이스화해 표절, 모작, 재출품 여부를 검증하고, 확인된 불공정 사안에 대해서는 해당 교원과 시·도교총에 공문으로 통보해 입상 취소 등 후속절차를 밟아 왔다. 그러나 전 전남교총 회장 문모씨 등은 한국교총으로부터 표절 사실을 통보받고도 이를 전남도교육청에 보고하지 않았고, 초등학교장 김모씨 등 7명은 이를 승진가산점에 활용한 정황이 드러났다. 전남지방경찰청은 6일 이들에게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및 방조 혐의'를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광주지방검찰청 목포지청에 사건을 송치했다.
교총은 초·중학교에서 수행평가만으로 교과 성적을 매길 수 있도록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 훈령’이 개정된 것과 관련해 “교육감들이 수행평가 확대를 강제하지 말고 학교에 자율 결정권을 부여하라”고 촉구했다. 교총은 4일 입장을 내고 “지필시험을 없애거나 줄이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진보교육감들이 이번 훈령 개정을 근거로 수행평가를 무리하게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수행평가에 대해 교육계 안팎의 우려가 크고, 학교 현장의 준비와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교육부가 훈령 개정을 강행한 것이 매우 아쉽다”며 “단위학교의 평가 기준과 방법을 학기 중에 변경하는 데 따른 현장의 어려움과 혼란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교총은 학생·학부모의 이중적 학습부담과 민원 제기에 따른 학교현장의 부담이 발생하지 않도록 △객관적 기준 마련 △수업 전념 환경 조성 △장학 지원 등 후속대책을 요구했다. 또한 중․고등학교에서의 교육과정과 학습형태가 대입에 강하게 종속돼 있는 만큼, 상대평가 방식의 지필고사인 수능 등 대입제도 개선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4월 첫 날, 경남 하동 화개초에 벚꽃이 만개해 장관을 이뤘다. 아름다운 등굣길로 인정받는 화개초에는 지나가던 손님들도 찾아드는 명소가 되고 있다. 새하얀 벚꽃을 보며 등교하는 아이들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
서울학부모회조례가 시행 초기부터 현장 반발이 심하다. 일선 의견을 무시하고 강행한 결과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조례 공포를 앞두고 학교 현장에선 법적 심의기구인 학운위가 엄연히 있는 상태에서 역할과 권한이 충돌할 수 있고 지원 학부모 부족으로 실질적 운영이 어렵다는 문제 등이 제기됐지만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오히려 학운위조례에 포함된 ‘정당 당원 제한’이 빠져 더욱 ‘나쁜 조례’가 됐다. 예견됐던 문제들이 고스란히 벌어지고 있는 만큼 당장 폐지하거나 대폭 개선해야 한다는 현장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총선에 출마한 정당 소속 정치인이 임원으로 선출돼 학교 정치화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의 경우 학운위 조례에서는 정치인들은 위원 자격을 줄 수 없도록 하고 있는 반면 학부모회 조례에는 정당인 배제 조항이 없어 정치인이 입성할 수 있었다. 이래서는 앞뒤가 맞지 않는 정치적 조례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또 시교육청은 학부모회 임원 구성까지 강요해 교사에게 쓸데없는 부담을 줬다. 대다수 학교의 경우 임원에 나서는 학부모가 없어 교원들이 개별적으로 전화하고 부탁하는 등 가뜩이나 바쁜 새 학기에 학교는 더 힘들었다고 호소한다. 녹색어머니회, 도서관어머니회 등 기존 어머니회 임원에게 학부모회도 맡아달라고 읍소까지 했다고 하니 도대체 누구를 위한 교육청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조직구성 자체가 어려운 마당에 실질적인 역할은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 정치인들의 놀이터를 만든 건 아닌지 교육청은 대답해야 한다. 물론 교육이 학교, 교원만으로 이뤄지는 시대는 아니다. 학부모와 학교, 교육청, 지역사회가 함께 소통하고 공감하는 교육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문제는 학부모회를 조례로 강제한다고 해서 그런 문화가 저절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학교 별 여건을 반영한 자율적인 학부모회 구성이 보다 효과적이다.
학교 현장의 원성을 사고 있는 ‘학교폭력 예방교원 승진 공통가산점’(학폭 가산점)이 도입 3년 만에 수술대에 올랐다. 교육부는 20년 간 2점까지 부여할 수 있는 가산점이 과도하다는 지적에 따라 10년, 1점으로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때늦은 감이 있지만 현장의 고충을 반영하고 한국교총과의 교섭합의 내용을 이행한 것으로 평가된다. 학폭 가산점은 폭력예방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교육부가 엉뚱하게도 얄팍한 가산점을 들고 나와 마치 모든 교사들이 승진에 매달리고 있는 듯 오류를 범했던 제도다. 가산점을 주면 학교폭력이 줄어들 것이라는 시대착오적인 사고가 교사 간 신경전, 위화감을 조성해 학교현장을 혼란에 빠뜨렸다. 실질적으로 학폭 예방에 기여한 교사에게 줘야 하는 가산점을 40%의 교사에게 부여하다보니 불필요한 경쟁을 유발하고 교사 본연의 업무를 외면하는 결과까지 초래했다. 특히 학폭 예방에 헌신한 교사가 비담임이라는 이유로 배제돼 갈등이 빚어지는 경우도 많았다. 이 때문에 학교 현장에서는 학폭 가산점을 완화하기보다 아예 폐지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학폭 가산점으로 학교폭력이 줄어들었다는 현장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고 그런 사례도 없다. 효력이 없다면 폐지하는 게 맞다. 다만 불합리한 제도라 해서 아무 예고 없이 갑작스럽게 폐지하는 것은 학교현장을 더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 따라서 폐지수순을 밟되, 시간을 두고 사전에 폐지시점을 예고하는 일몰제가 적절하다. 학폭 가산점 개선을 계기로 교사 본연의 역할을 가산점에 의존하려는 시도들도 차단해야 한다. 인성교육 유공교원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내용의 법안이 그 대표적 예다. 교육의 본질을 왜곡하고 학교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진 비현실적 발상이다. 교원의 본분에 점수를 들이대는 것은 ‘우대’가 아닌 오히려 교원의 자긍심과 사기만 떨어뜨릴 뿐이다. 교육부는 개선에 멈추지 말고 학폭 가산점 폐지를 검토해야 한다.
아동학대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자 ‘교사 가정방문’이란 대안이 나왔다. 그러나 요즘은 맞벌이, 한부모 가족도 흔하고 조부모와 사는 경우도 적지 않아 사실상 담임이라는 이유로 가정을 방문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교사 가정방문’만으로는 한계 사실 2년 전 필자도 가정방문을 하겠다는 아이디어를 냈었다. 학생들이 어떻게 성장했는지, 정서 상태 등을 알고 싶은 마음이 나름 간절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학부모님들께 말씀드려 동의를 얻고자 했지만 이내 포기하고 말았다. 주변 선생님들 의견을 들어보니 요즘 부모들은 대부분 맞벌이로 밤늦게 귀가하는 경우가 많아 당장 다음날 출근 걱정 때문에 담임의 방문을 반갑게 맞이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차라리 가정방문 대신에 전화통화를 여러 번 하거나 휴대전화 문자, 모바일메신저 등으로 친근하게 다가가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조언이었다. 여교사의 경우는 안전에 대한 문제도 따른다. 이에 대해 경찰이나 공무원이 동행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경찰 등이 동행하는 방식은 사회적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공권력과 연관되는 것 자체에 대한 인식이 별로 좋지 않아서다. 담임이 경찰을 대동하고 가정방문을 한다면 이웃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안 봐도 뻔하다. 그렇잖아도 좋지 않은 분위기의 가정일 텐데 불쑥 찾아가는 게 노출된다면 그 가정의 회복력은 더 저하될 수도 있다. 일단 가정의 자체 정화 능력에 맡겨야 하고, 웬만한 가정은 그런 능력이 있기에 공권력이 동행하는 가정방문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그런 면에서 부모들이 건강한 가정을 이끌고 회복할 수 있도록 더 근본적인 지원 방안을 강구하는 게 시급해 보인다. 사실 우리 사회에서 대부분의 부모는 생계를 책임지는 경제적 역할에 치우쳐 있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가정교육의 1차 책임자로서 부모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아동 학대 등이 발생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도 여기에 있다. 이제 더 이상 부모들이 학교와 학원 선생님들에게 모든 것을 맡겨 버리도록 방임해서는 안 된다. ‘돈’이면 다 된다는 인식을 아이들에게 심어주는 부모들에게 진정한 역할과 가정의 의미를 교육하는 일에 나서야 한다. 부모교육, 상담 활성화 나서야 또한 학교의 상담기능에 대해 보다 장기적인 실천계획을 세우고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전문상담교사 배치가 바로 그것이다. 지금까지 교육당국은 담임으로는 한계가 있는 상담 업무를 위해 전문상담 인력을 양성해 왔다. 하지만 전문상담교사 배치는 여전히 부족하고 담임에게 과중한 부담이 안겨져 있다. 아동학대, 부적응 문제 등에 대한 해결책으로 이미 선진국에서는 학교의 상담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따라서 전문적인 상담인력을 학교에 배치하거나 연계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냥 일선 교사들에게 더 많은 짐을 지우면 교육이 정상화 될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정책을 입안하는 분들은 제발 현장 의견을 충실히 담았으면 좋겠다. 자신의 아이를 맡겼다고 생각하면서 현장에 직접 찾아오는 진정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학교 현장도 정책에 수긍하고 적극 호응할 수 있을 것이다.
"선생님!" 40년간 들어오다 보니 이제 이름보다 더 익숙하다. 길가다 누가 부르면 고개가 저절로 돌아간다. 선생이란 이름, 단순히 직업을 일컫는 호칭이 아님을 자부하는 마음도 크다. 독립 운동가인 백범 김구를 사람들이 김구 선생님이라 부르지 않는가. 존경의 호칭으로. 자긍심 잃고 명퇴만 늘어가는 교단 돌아보면 매일 이런 극존칭을 들으며 호사하고 살아왔다. 사회에서 선생이라는 인격에 거는 기대치가 높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우리가 선생의 자리에서 가장 힘써 해야 할 일이 사람을 바로 세우는 일이기에 그럴 만하다는 생각도 해본다. 알베르 카뮈는 1957년 노벨문학상 수락 연설을 하면서 초등학교 때 선생님, 루이 제르맹에게 그 연설을 헌정했다. 빈민가에서 자란 카뮈를 장학금 주선으로 상급 학교에 진학시켜 오늘의 카뮈가 있게 한 뒤에는 선생님이 있었다. 선생님이 제자한테 미치는 영향은 참으로 원대하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대학원에서 아동문학과 강의를 할 때도 선생님의 역할은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며 바르게 살아가도록 돕는 것, 그 다음은 재능과 꿈을 보듬어주고 이끌어주는 일이라고 말했었다. 요즘 선생님은 학생, 학부모가 선호하는 직업 10위 안에 든다. ‘좋은 업무 환경과 시간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여건’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지금 교단이 ‘과연 좋은 업무 환경일까’ 씁쓸한 생각이 든다. 하루가 멀다 하고 바뀌는 정책과 제도들, ‘결과 보고’ 운운하며 날아드는 국회, 교육당국의 공문 등 잡다한 업무 처리에 밀려 교재 연구할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학생들의 과제 결과물이나 교재연구를 할 책과 연구물은 가정일 보따리로 가져가게 된다. 가정에서는 누군가의 엄마(아빠), 아내(남편), 자식, 며느리로 살아내야 하지만 아이들 학교 행사에는 한 번도 못 가는 이름뿐인 엄마로 살면서, 집안 대소사 일에도 자식 노릇 제대로 못하며 사는 게 선생이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도 학생 사고가 터지면 그날로 자격을 잃을 수도 있는 것이 선생의 자리다. 내 자식 편의만 생각하는 학부모들에게서 받는 스트레스 때문에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명퇴하는 교사가 더 많아지는 세태다. 힘들어도 ‘사람 세우는’ 길 함께 걷자 학습 태도가 나쁜 제자한테 꿀밤 한 대 먹였다가 학생들 보는 앞에서 머리채가 쥐어뜯기는 모멸감도 감내해야 하는 게 선생이다. 피로가 누적돼 쓰러져도 한조각 정신만 있다면 다시 일어나 교과서를 들어야 하는 것이 선생이다. 가정에서 부모조차도 믿을 수 없는 세상, 아무리 업무가 많아도 내 학생이 결석하면 찾아가야 하고 한명 한명 살뜰히 보살펴야 하는 것이 선생이다. 하지만 우리는 끝까지 선생으로 살아야 한다. 선생은 반 아이들 숫자만큼, 학교장은 전교생 숫자만큼 끌어안고 보듬어줘야 하고 책임져야 할 것들이 많다. 사표를 던지고 싶다면, 테레사 수녀와 이태석 신부를 생각하자. 그 분들은 선생님이라는 극존칭으로 불리지 않아도 항상 아픈 사람들 곁을 지켜줬다. 카뮈가 노벨문학상 수락 연설을 초등학교 때 선생님인 루이 제르맹에게 헌정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우리는 아무리 힘들어도 제자들과 함께 이 길을 가야하는 선생님이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우주를 향한 인류의 도전은 더욱 탄력 받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우주 강대국들의 경쟁 속에서 2020년 달 탐사 계획을 시작으로 우주시대를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우주를 향한 꿈’은 인류의 시작과 함께 계속 되어왔다. 우주는 신의 영역으로 그려졌고,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태양력을 사용했으며, 목동들은 별자리를 만들었다. 1957년 인류사상 첫 인공위성이 발사되면서 ‘우주로의 진출’이 시작된 이래, 우주는 더 이상 동경의 대상이 아니다. 오히려 지구의 환경문제가 악화되면서 우주는 ‘확장된 삶의 터전’이라는 생각으로 바뀌고 있다. 실제로 네덜란드의 기업이 ‘화성으로 이주할 사람’을 모집하자 많은 사람이 지원했다고 한다. 여전히 우주는 미지의 영역이지만, ‘화성으로 수학여행’ 가는 것은 꿈이 아닐지 모른다. 우주의 모습을 그린 영화는 많다. 과거에는 막연한 상상력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면, 최근의 영화들은 과학적 원리를 기반으로 제작되고 있다. 한 편의 영화가 개봉된 뒤 과학적 오류를 제시하는 기사들이 나오는 것만 봐도 상당 부분 타당성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다. 영화 인터스텔라가 일반인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이론을 영화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내서 흥행에 성공했다면, 영화 마션은 지구와 가장 유사한 환경을 가진 화성을 소재로 한 단계 더 현실적인 우주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마션 속에 담겨 있는 다양한 이야기와 함께 우주로 떠나보자. 교육적 접근 영화 마션을 교육적으로 접근해보자. 극한의 상황에서 살아남기 영화 속 주인공처럼 화성에 홀로 남겨진다면 어떨까? 식량도 얼마 남아있지 않고, 물도 없으며, 기지 밖은 산소 농도가 달라 호흡이 어렵다. 무엇보다 자신의 생존 사실을 지구에 알릴 수 없는,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다. 하지만 극한의 상황 속에서 ‘삶을 포기하지 않고’ 기지를 발휘해 살아남는 주인공의 모습은 우리에게 ‘삶의 의미’와 ‘인간의 의지’를 생각하게 한다. 일상의 소중한 발견 어떤 사회문화 평론가는 영화 마션을 ‘화성판 삼시세끼’라고 표현했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은 ‘추수감사절 기념 음식’을 위해 준비해 놓은 감자를 발견한다. 그리고는 아무것도 없는 척박한 화성의 흙을 가져다 감자를 키우기 시작한다. 물을 얻기 위해 과학적 지식을 총동원하는 모습은 일상에서 너무도 당연하게 누리는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해준다. 화성과 지구의 다른 점(과학적 분석) 화성은 태양계 행성 중 지구와 가장 유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생명체의 생존이 가능한 곳으로 생각되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구와는 상당한 차이를 갖고 있다. 영화 속에 그려지고 있는 모습을 분석하며 그 내용이 과학적으로 객관적인 것인지 어떤 오류가 있는지 확인해볼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어려운 과학 내용에 쉽게 접근해볼 수 있다. 수업 활용 [PART VIEW]극한 상황에서 생존한 이야기는 큰 흥미를 준다. 로빈슨 크루소, 퀘스트 어웨이, 김씨 표류기 등은 서로 다른 상황이지만 오늘 살펴본 마션처럼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들이다. 관련된 작품들을 함께 살펴보면 더 많은 도움과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작품 관련 토론 영화 속에서 ‘아레스 호’ 승무원들은 화성 탐사 당시 죽은 줄 알았던 주인공의 생존을 확인한 후, 지구에 착륙하지 않고 다시 화성으로 돌아갈 것인가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부딪힌다. 이 내용을 토론 주제로 활용하여 어떠한 근거로 어떤 선택을 내릴 것인지 활동해 본다. 쟁점:아레스 3호의 대장이 내린 결정, 다시 화성으로 돌아갈 것인가 반대:또 다른 대원들의 희생이 있을 수 있는 만큼 무모하다고 볼 수 있다. 찬성:가능성이 희박할지라도 생존이 확인된 이상 구조하러 가야한다. 지도 방법 지구로 귀환하는 우주선이라는 상황을 가정하여 상황극 형태의 수업으로 진행할 수 있다. 영화 속 주인공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찬성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합리적인 선택의 차원으로 논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토론을 유도한다. 또한 각각의 선택이 어떠한 가치에서 결정된 것인지에 대해 충분한 근거를 제시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논술문항지 ※ 다음 (가)~(다)를 읽고, 조건에 맞춰 논제에 관하여 논술하시오. (가) 지구도 우주의 한 구성이므로 넓은 의미로는 인간의 생활역사를 우주공간의 여러 현상과 독립해서 볼 수는 없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수천 년 전에 정밀한 천체관측을 기초로 하여 태양력(太陽曆)을 만들어 이용하였다. 그것을 개선하여 BC 45년에 제정한 것이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역(曆)의 기초가 된 율리우스력이었다. 16∼17세기에 이르러 N.코페르니쿠스, G.갈릴레이, J.케플러 그리고 I.뉴턴 같은 위대한 과학자들이 나타나 우주과학의 기초를 확립했다. 20세기 들어 각종 공학적 수단이 도입되면서 우주공학은 급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하였다. 1957∼1958년에는 전 세계 과학자들이 공동으로 실시한 국제지구물리관측년(International Geophysical Year)을 통해 지구와 지구 주변 환경의 입체적인 과학관측이 세계적 규모로 실시되어 우주과학에 일대 혁명을 가져왔다. 1957년 10월 4일 인류사상 처음으로 소련이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하면서 우주로의 진출이 시작되었다.- 두산백과 사전, ‘우주개발’에 대한 설명 (나) 가장 과학적으로 보이는 우주탐사는 실은 가장 정치적이다. 우주탐사 기술의 비약적인 진보는 냉전체제 속에서 이뤄졌다. 구소련이 세계 최초의 소형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자 미국은 우주 경쟁에 뛰어들었고, 이듬해 나사(미 항공우주국)가 탄생했다. 경쟁은 치열했다. 미국은 아폴로 11호를 달에 착륙시켰고, 소련은 우주정거장을 만들었다. 천문학적인 세금이 투입되는 우주 프로젝트가 잇따라 발표됐다. 그러나 소련이 해체되고 냉전이 종식되면서 경쟁은 시들해졌다. 우주개발은 인류의 위대한 진보나 위험을 불사하는 도전정신으로 포장됐지만, 당시 강대국의 우주 경쟁이란 과학이 아닌 ‘안보’의 차원이었다. 미국의 우주계획을 바라보는 몇 가지 견해의 첫 번째는 과학적 가치가 전혀 없는 ‘세금 먹는 하마’라는 것이다. 국제우주정거장 덕분에 새로 알게 된 과학적 지식은 하나도 없으며, 유인 우주계획이란 대통령과 나사의 유치한 합작품이라는 게 이쪽 편에 선 이들의 주장이다. 다른 의견도 있다. 유인 우주계획의 추진 과정에서 지구과학, 태양물리학, 행성과학 분야에서 개발한 것들의 훌륭한 경제적 가치에 주목하는 쪽이다. 이를테면 나사의 연구를 토대로 상용화된 GPS, 신장투석기, 유해가스 감지장치, 에너지절약형 건설자재, 라식수술 같은 것들이다. 여기다가 일자리라는 경제적 이득도 있다. - 닐 타이슨, 스페이스 크로니클 (다) 우리 정부가 2016년 달 탐사 예산 200억 원을 편성한 가운데 세계적인 우주기업들이 잇달아 발사체 회수에 성공했다는 낭보가 이어지면서 공공분야와 민간분야의 우주개발 경쟁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의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 엑스(SPACE X)’사는 2015년 12월 21일 위성 11개를 탑재한 ‘팰콘 9(Palcon 9)’을 발사하고 상공 200㎞에서 위성을 궤도에 올린 뒤 파손 없이 지상에 안착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에 앞서 지난 11월 23일 미국 민간 우주기업 중 하나인 ‘블루 오리진(BLUE ORIGIN)’은 상공 100㎞까지 올렸던 로켓 ‘뉴 셰퍼드(New Shepard)’를 회수하는데 성공했으며, 탑재했던 위성을 성공적으로 궤도에 올렸다. 지금까지 발사체의 임무는 위성을 궤도에 올리기 위해상공까지 올라가는 것이고, 이후 발사체를 파손 없이 회수하는 기술은 확보되지 않았다. 이런 로켓 재사용 기술은 기존 6000억여 원에 달하던 로켓 발사비용을 600억 원으로, 1/10 수준까지 절감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스페이스 엑스의 CEO인 엘론 머스크와 블루 오리진 CEO이자 세계적 물류업체 아마존의 CEO인 제프 베조스 등 세계적인 두 거부가 우주라는 블루오션을 두고 펼치는 본격적인 우주개발 경쟁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 대전일보 2015.12. ● ?논제 (가)와 (나)를 통해 우주개발의 가치에 대해 밝히고, (다)를 바탕으로 우리 우주개발의 미래에 대해 논술하시오. ● ?조건 1) 서론-본론-결론의 완성형으로 작성할 것. 2) 1,500 내외로 작성할 것. 3) 구체적인 예시 자료를 제시할 것. 제시문 (가)는 우주개발에 대한 개념입니다. 우리 인류가 어떤 이유로 우주개발에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역사는 어떠한지를 밝히면 되고, (나)를 통해 우주개발의 가치를 조명해보도록 합니다. 다음으로 (다)를 통해 우리의 우주개발에 대해 짚어보고 미래를 그려보도록 합니다. 우리 우주개발의 미래에 대해서는 정해진 답 없이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지 자유롭게 논술하도록 지도합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3월이면 어김없이 ‘스승과 제자’라는 이름으로 만남이 시작된다. 시인 김춘수의 말처럼 나에게 꽃이 되고 의미가 되는 ‘첫 만남’이다. 학생들은 선생님이라는 꽃을 만나고, 선생님들은 학생이라는 꽃을 만난다. 수업은 서로에게 꽃이 되는 매개체이다. 서로에게 꽃이 되고 의미가 되는 것은 행복이다. 어떻게 하면 선생님과 학생들의 만남의 시작이자 끝이기도 한 수업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까? 두려움 극복할 용기 키워주자 ‘용기와 두려움은 한이불을 덮고 잔다’는 말이 있다. 용기는 두려움을 극복하는 힘이다. 영화 ‘명량’에서 이순신 장군은 “두려움은 필시 적과 아군을 구별치 않고 나타난다. 만일 그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만 있다면 그 용기는 백배 천배 큰 용기가 되어 나타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누구나 마음 어딘가에 두려움은 있다. 공부 걱정, 취직 걱정, 집 마련 걱정, 건강 걱정…. 조금이라도 걱정이 없는 사람, 작은 두려움이라도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우리 교실에도 가슴 어딘가에 두려움이 자리한 학생들이 있다. 학교 오는 것 자체가 두려운 학생들도 있고, 자기 생각을 말하는 것이 두려운 학생들도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기초·기본 학습력이 부족하거나, 친구들과 협력학습이 어려운 학생들도 있다. 이런 학생들에게 선생님이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나무람과 질책, 교훈적인 말이 아닌 바로 학생들이 두려움을 극복하고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것이다. 그런 다음에 기초·기본 학습력을 신장시키고, 자기의 생각을 말하게 하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게 해야 한다. 선생님들의 가슴에도 용기가 가득했으면 좋겠다. 또한 그 용기가 학생들의 가슴과 가슴에 전해지길 소망한다. 아무리 먹어도 ‘배탈’ 걱정 없는 선생님의 사랑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 가장 많이 사용한 낱말은 ‘사랑’이었다. 충청북도 음성군 꽃동네를 방문한 교황은 자신과 눈을 맞추지 않은 채 줄곧 손가락만 빨고 있는 한 어린 아이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는 아이의 손목을 잡고 살며시 당겨 손가락을 뺀 후, 자신의 손가락을 아이의 입에 넣었다. 교황은 엄마의 젖꼭지 대신 자신의 손가락을 물려주고는 침 묻은 손가락을 닦지도 않은 채 한동안 아이를 바라봤다. 우리 교실에도 사랑을 필요로 하는 학생들이 많다. 어떤 학생은 선생님의 엄지손가락이 필요하고, 어떤 학생은 새끼손가락이 필요하다. 또 어떤 학생은 오른손 전체를 필요로 할 수도 있고, 심지어 선생님이 두 팔로 보듬어야 할 학생도 있다. 선생님들의 사랑은 아무리 넘쳐도 홍수가 나지 않고, 배탈도 나지 않는다. 학생들이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능력, 그것은 사랑에서 비롯될 것이다. “선생님, 왜 수업을 하십니까?” 수업은 ‘어떻게’라는 방법이 아니라 ‘왜’라는 철학이다. 방법적인 것은 조금 서툴러도 괜찮다. 필자는 교사로서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는 동안에는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초점을 두었다. 직접 수업을 하지 않는 교육전문직과 교감이 된 지금은 ‘어떻게’ 보다 ‘왜’라는 물음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 순서가 뭐 그리 중요하냐고 반문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어떤 것을 우선순위에 두느냐의 차이는 크다. [PART VIEW]‘어떻게’는 수업의 방법적인 문제이며, ‘무엇을’은 가르치는 내용이다. ‘왜’는 가르치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다. 따라서 가르치는 내용과 방법을 생각하기 전에 ‘왜 가르치는가’에 대한 질문이 먼저이다. ‘왜’는 수업철학과 이어진다. 우리 학교 선생님들은 각자 자신의 수업철학이 있으며, 교수·학습지도안을 작성할 때 자신의 이름을 쓴 후, 수업철학을 적는다. 필자의 수업철학은 ‘절차탁마(切磋琢磨)’이다. 절차탁마는 옥을 ‘자르고(切), 썰고(磋), 쪼고(琢), 가는(磨)’ 네 가지 가공 과정이다. 수업은 저절로 좋은 수업이 되지 않는다. 절차탁마야말로 좋은 수업을 만드는 지름길이다. 내 수업을 많이 보여주고, 남의 수업을 틈틈이 참관하며 수업 기술을 공유하고, 다양한 수업이론을 접하는 등 수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처럼 ‘왜’는 가르칠 내용과 방법을 생각하기 전에 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한다. 또한 학생들이 품고 있는 두려움을 용기로 바꿔 낼 관심을 지니게 한다. 결국 ‘왜’는 학생들이 수업에서 행복을 만날 수 있는 섬돌이 되어 준다. 수업, 매일 먹는 건강한 ‘집밥’ 학생들은 학교생활 대부분을 수업과 함께한다. 따라서 수업은 특별한 날 먹는 ‘외식’이라기보다 늘 먹는 ‘집밥’과 같다. 수업방법인 ‘어떻게’ 역시 선생님 자신과 주변에 있는 자료가 가장 좋은 학습 자료이다. 책상 배치만 조금 바꿔도 수업은 바뀐다. 덩달아 수업 분위기도 달라진다. 최신 수업이론을 받아들일 때도 처음에는 이론 그대로 적용할지라도 우리 학교, 우리 반에 맞게 재해석하여 적용해야 한다. 가장 좋은 수업방법은 선생님과 학생들, 학생과 학생 간의 상호작용이 활발한 수업이다. 상호작용을 강조하는 교육부의 인성교육중심수업, 대구광역시교육청의 협력학습, 서울특별시교육청이나 광주광역시교육청의 질문이 있는 교실, 경상남도교육청의 배움중심수업, 경상북도교육청의 학생활동중심수업 등의 수업철학(또는 수업 동향)이 행복한 수업으로 가는 길이 될 것이다. 이런 수업의 시작과 끝은 선생님과 학생들 간의 눈 맞춤이다. 이순신 장군 같은 용기를 주는 눈 맞춤, 프란치스코 교황 같은 사랑의 눈 맞춤만 있다면 교사와 학생이 모두 행복한 수업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은 학교에 오는 것이 즐겁고 행복할까?’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어떤 배움을 만들어 갈까?’ ‘수업에서 궁금한 내용은 없을까? 왜 질문을 하지 않는 걸까?’ 수업이란 ‘교사와 학생이 함께 참여하여 만들어가는 종합 퍼포먼스(performance)’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학생의 능동적 참여나 호기심은 없고, 교사의 ‘참여 독려’만이 있을 뿐이다. 교사들은 무기력한 학생들의 모습을 마주하면서 ‘어떤 수업이 학생에게 가장 좋은 수업일까?’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 해결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다양한 연수에서 배운 교수법을 적용해보지만, 효과는 지속적이지 못하다. 따라서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교사의 교수법 향상보다 학생 자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학습자의 내적 동기를 발현시키지 못하면 수업은 늘 그 자리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많은 교사는 학생을 수업에 참여시키기 위해서 ‘교육이론’에 대한 깊은 성찰보다는 수업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실제나 예시자료 등을 갈망한다. 물론 이런 요구를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며, 많은 도움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좀 더 좋은 수업을 위해서는 교육이론을 기반으로 한 관점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는 이제 핵심내용을 교사가 알려주는 수업이 아니라 학생들 스스로 찾아가는 수업으로 ‘체질 개선’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사는 학생이 수업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성취기준에 맞는 ‘핵심 질문’을 갖고 수업에 임해야 한다. 그리고 학생들이 그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학생들은 교사의 믿음에 따라 행복한 배움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는 교사에게 성취기준 중심의 책무성을 강조하는 위긴스와 맥타이(Wiggins McTighe)의 백워드 수업설계(backward design), 샌들러(Sandler)의 5단계 그림 분석 전략, 블룸(Bloom)의 평가척도 등과 같은 교육이론을 살펴보기로 한다. 위긴스와 맥타이의 백워드 수업설계 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학생들이 교수 목표에 도달하는 것이다. 하지만 ‘평가’를 준비하면서 수업 준비를 하는 교사는 많지 않다. 위긴스와 맥타이는 ‘교과서 중심 혹은 흥미 위주의 활동중심 수업은 단원 전체에서 추구하는 큰 개념 혹은 나무는 보나 숲을 보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순히 교과서 내용을 전달하거나 그저 흥미 중심으로 재미있게 가르치면서 방향 없는 수업을 진행한 결과, 학생들은 교과서를 다 배우고 나서야 중요한 개념이나 원리들을 겨우 깨닫는 매우 비효율적인 수업이 되고 있다’고 비판하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위긴스와 맥타이는 교사가 핵심 질문을 사전에 준비하여 수업시간에 학습자들에게 질문함으로써 학습 목표에 도달시키는 ‘평가에 기반을 둔 수업’을 주문했다. 즉, 교사에게 성취기준 중심의 책무성을 강조했다고 볼 수 있다. 위긴스와 맥타이는 백워드 설계모형(backward design)을 근간으로 절차적으로는 타일러(Tyler)의 행동목표모형을, 교수방법 원리는 브루너(Bruner)의 지식 구조에 바탕을 둔 수업설계를 제시한다. 또한 교육내용은 단원 차원에서 영속한 이해(enduring understanding)가 대상이 되며, 학생이 교육과정의 세부적인 사항은 잊어버리더라도,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아이디어(big idea)나 큰 개념(big concept)을 6가지 다중적 이해(multi understanding)를 통해 다양한 상황과 맥락에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Wiggins McTighe, 2007). 교사는 학습 목표를 확인하고 핵심 질문을 만들어 수업에 임해야 하며, 수업 중 ‘교사-학생’ 협력이나 ‘학생-학생’ 협력 상황에서 교사가 미리 만들었던 핵심 질문을 중심으로 협력학습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PART VIEW]● 단계별 질문 만들기(교사가 학생에게 하는 질문) 이때 중요한 핵심 질문(essential questions)은 학습자의 흥미를 유발하는 방법이 되며, 학생에게 깊이 있는 이해를 위해 존재하는 학습 내용의 중요 개념·주제·이론·이슈·문제 등을 탐구하는 안내 지표로서 작동하게 된다. ● 그림을 활용한 질문 만들기(학생이 질문 만들기) 샌들러의 그림 분석 5단계를 학생에게 주고 질문을 만들어 보는 연습을 시켜서 호기심을 갖게 한다. 이해중심 수업설계 이해중심 수업은 ‘의도된 결과를 명확히 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해중심 수업설계는 ‘바라는 결과 설정 → 수용 가능한 성취 증거 설정 → 학습 경험 계획’이라는 3단계로 되어있으며, 진행 과정이 체계적이며 일관적인 특징을 갖고 있다. 이때 교사는 교육과정 설계 ‘개발자’로서 기능하며, ‘무엇을 학습의 증거로 볼 것인가’라는 평가의 기능을 고민하게 된다. 위긴스와 맥타이는 이해의 측면을 ‘설명, 해석, 적용, 관점, 공감, 자기인식’의 6가지로 구분하여 제시하고 정의하였다. 그리고 학생들이 이해해야 할 핵심적 지식은 본질적 질문을 통해 더욱 정교화할 수 있다고 하였다. 여기서 본질적 질문(essential questions)은 학습자의 흥미를 유발하는 방법이 되며, 깊이 있는 이해를 위해 존재하는 학습 내용의 중요 개념·주제·이론·이슈·문제 등을 안내하는 질문을 의미한다. 본질적 질문은 우선적 탐구질문과 주제적 탐구질문으로 구분된다. 우선적 탐구질문(overarching essential questions)은 단원을 가로지르는 큰 개념과 관련된 질문이며, 주제적 탐구질문(topical essential questions)은 단원의 내용 이해를 증진시키며 학습주제와 관련된 질문을 의미한다. 질문을 이용한 수업 적용의 예 ● 단계별 질문 만들기 ● 그림을 활용한 질문 만들기(학생이 질문 만들기)
학교 교육이 ‘우등생도 잠자게 하는 교육’, ‘잠자는 교실’*이라는 말을 들은 지도 꽤 오래되었다. 교육 당국은 여러 가지 공교육 정상화 사업으로 학교 교육력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교실 수업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별 효과가 없을 것이다. 문제의 열쇠는 수업이다. 교실 수업부터 변화·개선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가르치는 교사들에게 변화가 일어나게 해야 한다. 교실 수업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좋은 수업을 하는 교사들이 늘어나야 한다. 좋은 수업을 어떻게 해야 할까? 기업들이 자사 제품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명품 브랜드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처럼, 교사는 자신만의 고유한 수업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교사는 자신의 수업을 하나의 예술작품을 만드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학생과의 원활한 소통으로 활기 넘치는 학생 중심의 수업을 해야 한다. 브랜드가 있는 수업이란? 브랜드가 있는 수업이란 어떤 수업일까? 이는 교사가 자신 있게 내놓고 공개할 수 있는 수업이라고 생각한다. 수업의 기본과 응용이 병행되는 특색 있는 수업, 학생들의 변화와 욕구를 반영한 수업이다. 브랜드가 있는 수업에는 교사의 열정과 교과 지식에 대한 전문성, 교육 방법상의 기술이 함께 들어가 있어야 한다. 이는 교사들이 기존의 교실 수업방식을 깨는 변화로부터 가능하다. 학생들이 교실에서 토론, 문제해결 등을 하는 ‘거꾸로 수업(Flipped Learning)’도 교사가 촉진자, 조력자로서 학생들을 격려해주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주는 브랜드 있는 수업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학생과 학생, 학생과 교사 간의 활발한 소통과 토론 과정을 통해 지식의 창조와 형성 과정이 일어나도록 하는 ‘배움중심 수업’*도 브랜드 있는 수업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브랜드가 있는 수업을 위해 가장 필수적인 것은 가르치는 교과와 학생들에 대한 교사의 열정이다. 모름지기 교사라면 학생들에 대한 사랑과 교육 열정이 있어야 한다. 교사의 열정은 학생들로 하여금 마음을 열게 하여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간에 활발한 소통을 가능하게 해준다. 학생들은 수업을 받아들이기 전에 교사의 열정 어린 마음을 먼저 받아들인다. 교사의 열정은 교사의 학생들에 대한 긍정적인 마음, 관심과 이해, 수용하는 마음자세로부터 나온다. 열정적으로 가르친다는 것은 학생에 대한 사랑의 표현이고, 가르치는 태도의 명확함이고, 가치 지향적이고, 적합한 교수·학습방법을 활용하는 것이다. [PART VIEW]● 브랜드가 있는 수업은 수업 설계가 잘 되어 있는 수업이다. 수업 전개에 있어 도입-전개-정리 과정은 물론, 전시 학습 상기, 학습 목표 제시, 본시 학습 전개, 정리, 형성평가, 차시학습 예고가 잘 이루어지는 수업이다. 수업은 기본 과정을 밟아가는 디자인 과정이라 할 수 있다. ● 다양한 변화가 있는 수업이다. 변화의 중심은 교사이다. 그러므로 수업 과정에서 교사의 변화된 모습이 필요하다. 읽기·쓰기·말하기 등의 다양한 활동, 교사의 목소리 변화, 적절한 몸짓이 있어야 한다. 교사의 변화 있는 얼굴 모습은 학생들의 하품과 졸음을 없애준다. 교사의 넥타이, 머리핀 하나의 변화가 학생들의 기분을 새롭게 해줄 수 있다. ● 필요한 것은 수업 시작 전 교사의 충분한 준비이다. 좋은 수업에는 수업 준비를 위한 교사의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 있다. 교사의 준비성은 교재 연구나 자료 준비에 잘 나타나 보인다. 교사의 학생을 향한 사랑과 교육 열정은 수업 준비를 잘하도록 해준다. 교사는 학습 목표, 학습 자료, 발문 준비를 하고, 학습동기를 어떻게 유발할 것인지, 어떻게 재미있는 수업을 할 것인지를 준비해야 한다. 교사는 수업 시작부터 학생들을 사로잡아야 한다. 수업 시작 전에 줄 맞추기, 휴지 줍기, 교과서 검사를 하는 것으로 학생들을 수업에 집중시키고, 수업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스프링클러(Sprinkler)처럼 고른 시선을 주어야 한다. 뒤에 있는 학생, 산만한 학생까지 챙기고 배려해야 한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제한된 시간 안에 많은 것을 학생들에게 쏟아 부으려고 한다. 그러나 학생들을 한꺼번에 여러 가지를 주입해도 되는 믹서기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브랜드가 있는 수업에는 어느 정도 여유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수업 중 잠시의 쉼(pause)과 잠깐의 침묵도 필요하다. 스트레칭으로 학생들의 기분을 전환시키고, 1분 개그, 1분 퀴즈, 리듬 박수치기, 삼행시 짓기 등 변화가 있고, 여유가 있는 수업이어야 한다. 농구처럼 스폿 타임(spot time)을 갖고 여백의 시간을 운용하는 수업이 좋다. ● 학습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학습 강화를 위한 적절한 자극을 주는 수업이다. 학습은 적절한 보상과 처벌 등 강화에 대한 반응 과정에서 일어난다. 학습 강화를 주기 위해 학생 수준에 맞는 적절한 발문과 기다림, 주고받기 문답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사는 학생들 사이를 순회하면서 잠시 머물기도 하고, 학생의 이름을 불러 주고, 학생이 읽고 찾게 하고, 말하게 하고, 풀고 쓰게 해야 한다. ● 교사의 적절한 칭찬과 격려가 있다. 칭찬이야말로 학생의 마음속에 ‘선생님’을 심어주는 묘약이다. 학생에게 평소 웃어주기, 관심 가져주기, 어깨 두드려주기, 말 걸어주기, 사진 같이 찍기 등으로 학생들에게 다가가 선생님의 마음을 심어주면 좋다. 선생님의 이런 마음 심기는 학생의 주변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들이다. 칭찬은 학생이 진정성을 느끼도록 구체적이고 특색 있게 해야 한다. 수업 중 학생들을 자주 자극하고 칭찬 거리를 찾아 조그만 일도 칭찬할 것을 권한다. 칭찬은 학생과의 거리를 좁히고, 더 잘하려는 마음을 갖게 하여 조는 학생을 없애준다. ● 졸리지 않게 하는 수업이다. 단 한 명도 졸지 않는 수업이 가능할까? 졸리지 않는 수업을 위해 교사는 평소 학생들과 인간적인 관계를 맺어 놓고 있어야 한다. 학생들의 이름을 아는 것은 물론, 대화를 통해 친근하게 소통하고 있어야 한다. 아울러 교사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와 시각으로 학생을 바라보고 가르쳐야 한다. 가르치기 힘들더라도 바로 이 학생이 ‘내가 가르치는 학생’, ‘나를 필요로 하는 학생’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공부 못한다고 절대로 학생을 무시하거나 나무라지 말아야 한다. 일단, 수업 시작종과 함께 교실에 들어서면 학생들의 졸음을 몰아내기 위해 수업 시작 전에 엎드려 자는 학생을 깨우고, 분위기 전환을 위해 책상 줄을 맞추는 등 새롭게 수업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 다음 적절한 발문, 색다른 시청각 자료, 현실적인 관심사로부터 학습 목표를 끌어내 보자. 이어지는 도입과정에서 수업 관련 사진, 신문 기사, 재미있는 이야기로 호기심을 자극하고, 전개 과정에서는 ‘왜’, ‘어떻게’라는 발문을 자주 하고, 자료 활용, 퀴즈, 스트레칭 등으로 수업에 변화를 주자. 특히 수업과 관련된 표정이나, 익살스런 제스처로 수업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중간중간 주의를 집중시키고 강조할 때 말의 변화를 두자. 졸리지 않는 수업을 위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학생들의 웃음이다. 웃음은 지루함을 쫓아내는 묘약이다. 이를 위해 교사의 다양한 몸짓과 표정이 필요하다. 가끔 남의 목소리나 흉내로 웃음을 만들어 내어 주의를 집중시켜주어야 한다. 평소 유머를 준비해 두었다가 가끔 학습 내용이나 교육적인 내용과 결부시켜 인용하거나 걸맞게 사용하면 좋다. 졸리지 않는 수업을 위해 교사는 연극배우가 되어야 하고, 때론 수업을 즐겁게 하는 엔터테이너가 되어야 한다. 수업은 교과 전문가인 교사가 디자인하고 만드는 예술 작품이다. 좋은 수업은 학생들이 지적 호기심을 갖고 기다리는 수업, 참여와 소통이 있는 학생 중심의 수업으로 브랜드가 있는 수업, 졸리지 않는 수업이다.
50년 만에 모교를 처음 방문했습니다. 지구 정 반대쪽에 있는 자메이카의 수도 킹스턴 타운까지 비행기를 세 번 갈아타고 날아가야 할 정도로 어렵게 성사된 방문이었습니다. 레게의 전설 밥 말리와 번개 우사인 볼트의 나라이며, 캐리비언 해적의 본거지가 있던 곳입니다. 콜럼버스가 처음 도착했을 때 하도 아름답고 평화로워서 “세상에, 지상의 천국 아닌가!”하고 탄성을 질렀다던 섬나라입니다. 아침 조회시간의 충격 학교에 도착하니 저 역시 탄성이 저절로 나왔습니다. “세상에, 이럴 수가!” 충격적이었습니다. 무척 오랜 시간이 흘렀건만 중학생 시절 모습 그대로였기 때문입니다. 낡은 칠판, 자그마한 받침이 달려있는 걸상, 뜨거운 열대 햇빛 가리개용으로 만든 창틀……. 교실을 보고 또 봐도 50년 전과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참으로 기가 찼습니다. 50년 전에는 한국보다 잘 사는 나라였습니다. 그러나 한국이 기적처럼 발전하는 동안 이곳에는 시간이 멈췄었나 봅니다. 교복이 똑같았고, 선생님의 모습도 점심 메뉴도 그대로였습니다. 사회가 이토록 변하지 않은 게 더 큰 기적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마침 월요일이어서 실내 체육관에서 아침 조회가 있었고, 교장선생님이 저를 전교생에게 소개해주었습니다. 얼떨결에 몇 마디 하게 됐지만 단상 위에서 내려 본 800여 명의 중·고등학생 모습이 제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었습니다. 각 반별로 늘어선 줄은 삐뚤빼뚤했고 실내는 잡담으로 웅성웅성했습니다. 그러나 교장선생님께서 단상에 올라서니 10초 이내에 조용해졌고, 가장 먼저 다 함께 교가를 불렀습니다. 교장선생님은 인사 말씀 중간에 학생들에게 의견을 물었습니다. 바로 전(前)주에 치러진 총선에 부정부패와 폭력이 없었으니 얼마나 다행이고 자랑스러우냐고 반문하며 학생들은 어떤 교훈을 얻었는지 물었습니다. 이때 저는 두 번째 충격을 받았습니다. 학생들이 여기저기서 답을 하는 게 아닙니까. 조회시간인데 말입니다! 뿐만 아니라 교장선생님은 학생들의 발언을 하나하나 모든 학생이 들을 수 있도록 반복해 주는 게 아닙니까. “참여, 용기, 평화, 민주……. 간음.” 어떤 장난꾸러기가 짓궂게 내뱉은 말까지 포함했습니다. 게다가 “어떤 승리에 도취한 시민이 간음했을지 모르겠지만, 절대로 좋은 행동은 아니지요”라고 바람직한 행동의 한계를 확실하게 그어주었습니다. 끝으로 전달 사항이 있는 학생들이 있으면 모두 단상 위로 올라오라고 했습니다. 8명의 학생이 차례대로 방과후동아리활동과 새로운 학내 규칙을 간결하게 설명했습니다. 운동부는 축구팀이 결승전에서 아쉽게도 패했다고 보고했습니다. 그러자 우레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패자를 위한 박수 소리가 너무나 우렁차서 제 가슴이 다 뭉클해졌습니다. 조회는 국가 제창으로 끝났습니다. 교육에 대한 정답은 어디에 비록 줄이 정확하게 일자로 맞춰지지는 않았지만 조회에는 분명 질서가 있습니다. 학생들이 무엇이 옳고 그른지 알고, 옳은 일을 자발적으로 실천하고, 서로 배려합니다. 여기에는 인권도 있습니다. 학생들이 요구하는 바를 다 허락하지 않지만 학생들의 발언은 심지어 엉뚱하더라도 존중해주고 또 하나의 교육 기회로 삼습니다. 민주주의도 확실하게 있습니다. 애국심과 애교심이 전체주의와 충돌하지 않고, 개성과 특성이 개인주의와 혼동되지 않습니다. 비록 지난 반세기 동안 지도자를 잘못 만나 한국보다 경제적으로 뒤처진 나라가 되었지만, 자메이카는 여전히 살고 싶은 나라이며 세계적인 스타와 인재를 배출하는 나라입니다. 학생들이 주인의식과 책임 있는 참여로 선생님과 하나가 되는 제 모교가 무척 자랑스럽습니다. 어쩌면 당연할지 모를 이런 학교 모습이 새삼 충격적으로 다가옵니다. 교육에 대한 정답은 아마도 한국 학교와 자메이카 학교의 중간 어딘가에 있을 것 같습니다.
나는 한국전쟁 직후 시골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중학교에 진학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고, 중학교를 졸업하면서 고등학교 진학 역시 꿈도 꾸지 못했다. 만약 형님이 계시지 않았다면 지금쯤은 고향에서 촌부로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나는 막내다. 막내여서 다른 형제에 비하여 누린 혜택이 많았다. 바쁜 농사철에 주로 힘든 농사일보다 심부름을 많이 했다. 일하는 분들의 점심과 새참을 위하여 막걸리를 사가지고 오는 일, 새참과 점심을 배달하는 일 등이 배당되었다. 물론 가족끼리만 농사일을 할 때는 손 하나가 아쉽기 때문에 일을 해야만 했다. 일을 하다가도 간혹 힘든 일은 면제되는 경우가 있었다. 논에 김을 매는 일을 할 때면 형님들의 사랑 덕분에 논둑에 있는 피를 하천에 옮기는 가벼운 일을 하곤 했다. 산에 나무를 하러 가면 주로 죽은 나뭇가지를 주어오는 일 등이 내가 담당하는 일이었다. 지난 연말 TV 프로그램에 7명의 가족이 출연하여 노래와 연주를 하는 것을 보았다. 가장 큰 누나가 22살이고, 막내가 5살이었다. 아나운서가 가족들에게 식구가 많아서 좋은 점과 불편한 점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한 아이가 울먹이며 입을 열었다. 다섯남매 중 넷째였다. 형제들이 심부름을 늘 자기한테만 시키는 것이 불만이라고 했다. 서열로 따지면 막내가 있는데도 유독 자기만 심부름을 하는 것이 꽤나 억울했던 모양이다. 예나 지금이나 가족 중에서 막내는 조금은 특별한 대우를 받는다. 아마도 가장 약하다는 생각때문일지 모른다. 그렇다면 교육행정 기관에서는 어떤가? 교육행정기관을 가족이라고 생각한다면 학교는 가장 막내에 해당한다. 교육부, 교육청, 교육지원청 등이 형이요 누나 뻘이다. 우리나라는 교육과 관련하여 무슨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바뀌지 않는 ‘불변의 진리’가 하나 있다. 먼저 교육부가 언론을 통해 교육정책 방향을 설명하고 추진계획을 발표한다. 이어 얼마쯤 지나면 교육부에서 구체적인 대책이 나온다. 대책에는 각급 학교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명분 아래 보통은 ‘○○ 매뉴얼’이 친절히 포함돼 있다. 또한 이 매뉴얼에는 촘촘하게 체크리스트가 들어있고, 보고해야 할 내용에 관한 것들이 상세하게 나와 있다. 이러면 교육부의 종합대책은 완결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제부터다. 이렇게 잘 짜여진 대책들이 정작 학교에서는 공교육 정상화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매뉴얼은 각종 감사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현장 교사들은 수업 시간을 희생시켜서라도 교육당국이 내려보낸 대책의 매뉴얼을 따라 하느라 진땀을 흘린다. 일반적으로 수업을 열심히 하지 않는 것에 대한 벌은 교사로서의 양심의 가책으로 귀결되지만 교육부나 교육청에서 내려보낸 매뉴얼을 준수하지 않으면 감사에서 지적 사항이 되기 때문이다. 감사에 지적을 받게되면 위반 내용에 따라 신분상의 행정벌이 부과될 뿐만 아니라 상급자인 교감, 학교장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교사들은 최우선으로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이처럼 현장의 실정을 정확히 모르고 만들어지는 대책들은 일선 학교의 교육력을 저하시키는 가장 큰 요인이 되고 있다. 비근한 예로 학교에서 발생하는 학교폭력을 근절시키겠다며 각 학교에는 학교폭력대책위원회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대도시 초등학교에서는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부정적인 역기능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학교폭력대책 매뉴얼은 사건발생과 처리에 대한 절차가 상세하게 규정되어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 교사들은 심한 경우가 아니면 학교폭력대책위원회 개최를 꺼린다. 교사로서 문제가 된 학생을 바른 길로 선도해야겠다는 소명의식이 앞선 탓이다. 또 하나는 우리 반 학생이 학교폭력의 대상자, 특히 가해자가 된 것을 교사의 능력 부족과 학생에 대한 사랑의 부족으로 여기는 경향이 많다. 또 실제로 많은 교사들은 학교폭력대책위원회 규정이나 절차를 잘 모른다. 담당 교사조차 규정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교사들은 학교폭력 사건의 행정처리에 골머리를 썩힌다. 학부모들간 이해가 대립되면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10번 이상 개최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심지어 서울 모 초등학교에서는 교감이 실신하는 지경에 이른적도 있다. 해당 초등학교는 단 한 차례 학교폭력 사건으로 인해 수 개월 동안 교사들이 정상적인 교육활동에전념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렸었다. 이런 일이 비단 이 초등학교만의 일일까? 불행하게도 이런 예는 너무나 많다. 초등학교 아이들 사이에서 벌어진 일로 학교 측이 '학교폭력' 제재를 내리고 해당 학부모는 이에 불복해 송사로 다투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교육당국은 또 어떤가. 학교폭력에 대처하는 학교와 교사의 고충을 이야기하면 ‘교사로서의 윤리의식이 모자란다.’, ‘책무성이 없다.’는 등으로 몰아세운다.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행정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우선인지 학생에 대한 인간적 선도가 우선인지 혼돈스러울 뿐이다. 교육부 입장에서야 정부 정책에 군소리 없이 따라 오는게 제일 좋을지 모른다. 하지만 학교의 목표는 정책의 충실한 수행이 우선이 아니다. 교사와 학생간 교감이 가장 중요하다. 정부가 원하는 틀만을 고집하는 것이 경우에 따라서는 학교교육력을 위축시키고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교육당국에 두가지를 제안하고 싶다. 첫째, 가칭 ‘교육정책의 교수?학습영향 평가제’ 실시를 제안한다. 지금까지는 교육부 관료들이 교육정책을 수립할 때, 이 정책이 학교 현장의 교실에 있는 교사들의 수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와 학생들의 학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평가가 없었다. 앞으로는 가칭 ‘교육정책의 교수·학습영향 평가제’ 실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둘째, 교육정책의 시범운영 확대를 제안한다. 지금도 일부 교육정책의 경우 예비 검증 과정을 거치고 있으나 좀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모든 교육정책을 다할 수는 없기 때문에 그 범위를 교육정책의 내용이 매우 중요하거나, 일선 학교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큰 정책으로 한정하면 된다. 물론 행정부 입장에서는 단시일내 가시적 성과를 내야하는 구조적 한계 때문에 교육정책을 결정할 때, 즉시성에 우선을 둘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즉시성 못지않게 교육정책의 현장 적합성도 중시되어야 한다. 교육정책은 결과보다 과정과 절차가 더 중요할때가 많다. 단박에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하는 부담이 교육현장을 지배하면서 일선학교에서 교육 본질인 교수?학습이 경시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수 없다. 얼마 전 인천에서 발생한 아동 학대 사건과 여중생 사망사건은 국민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역시 새로운 교육정책인 ‘사흘간 결석하고 소재 파악이 안 되면 의무적으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는 장기결석 학생 매뉴얼이 등장했다. 바람직한 일이다. 새로운 교육정책 실시가 다시는 과거와 똑같은 우를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랄 뿐이다. 다만 한 가지, 무작정 책임을 학교 탓으로 돌려 정책을 쏟아 붓기보다는 교육행정기관의 막내인 학교를 좀 더 아끼고 사랑해 줬으면 좋겠다. 아울러 위로는 청와대부터 교육부와 교육청, 교육지원청까지 교육행정기관의 막내인 일선 학교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귀를 기울였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알파고 충격’은 단순히 컴퓨터와 인간의 대결 때문만은 아니다. 1997년 5월 체스 세계 챔피언 게리 카스파로프(Garry Kasparov)가 IBM의 슈퍼컴퓨터 ‘딥블루’에게 패했을 때도, 2011년 퀴즈쇼 ‘제퍼디!’에서 IBM의 ‘왓슨’이 세계 챔피언을 꺾은 것을 보면서도, ‘언젠가는 컴퓨터가 인간의 영역을 대체하겠구나’하는 막연한 생각을 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10의 170승’ 우주에 있는 원자의 수보다 많다는 무한대 경우의 수를 펼치는 고도의 마인드 스포츠 바둑이 주는 느낌은 달랐다. 지난 3천여 년의 세월을 거치며 연마한 인간의 직관과 통찰력이 그저 5개월여 ‘딥러닝(Deep Learning)’을 통해 키운 기계의 능력 앞에서 너무도 쉽게 한계를 보이는 듯하여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위협받는 인류의 직관과 통찰력 구글은 ‘인공지능을 만든 인류의 승리’라며 축하하고 있지만, 세계의 과학기술자들은 복잡미묘한 심경에 휩싸였다. 왜일까. 속도 때문이다. 과학기술자들은 컴퓨터가 인간의 사고를 넘어서는 지력을 지니려면 족히 십 년은 걸릴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소위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이라는 딥러닝을 통해 무섭게 진보했다. 인간의 뇌, 신경망의 작용을 응용해 만들었다는 인공지능 컴퓨터는 전원과 인터넷만 작동하면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경험을 주고 학습하면서 진화한다. 그래서 시간이 지날수록 그 지적 능력이 무한대가 되는 것이다. 알파고가 작년 10월 판후이 2단과 대국을 끝낸 후만 해도 인류는 ‘그저 흥밋거리’로만 생각했을 뿐, 이런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알파고는 5개월 동안 기보 3천만 건, 한 달에 백만 건의 대국을 치르면서 마치 살아있는 생물이 점점 좋은 방식으로 진화하듯 유전 알고리즘을 통해 더욱더 막강한 능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심지어 지치지도 않고 24시간 학습이 가능한 알파고의 한계는 짐작하기조차 어렵다. 그 짧은 5개월 만에 ‘신의 한 수’들을 변화무쌍하게 두는 알파고를 보며 우리는 이전의 막연한 불안감이 아니라 ‘곧 기계가 인간을 대체 하겠구나’라는 위기감이 들었을지 모르겠다. 더욱이 연초 세계경제포럼(WEF)이 낸 보고서에서 이미 아주 가까운 미래(50년도 아닌 5년 만에) 인공지능 등의 기술 혁신으로 무려 5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섬뜩한 경고’를 하지 않았던가. 벌써 석학들 사이에서는 인간의 삶을 위협할 인공지능 개발을 중단시켜야 한다는 우려 섞인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역사는 잠시의 퇴보는 있었을지언정 늘 진보하며 결과적으로 계속 발전해 왔다. 과학기술은 특히나 그랬다. 컴퓨터가 등장한 지난 반세기 남짓 동안, 그 이전 모든 시기를 통틀어도 미치지 못할 만큼의 기하급수적인 발전과 혁명적 변화를 이루어왔다. 따라서 많은 사람의 일자리가 위협받는다고 해도 ‘발전의 급류’를 막지는 못 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급류에 휩쓸려 어쩔 수 없이 생존까지 위협받아야 하는가? 인공지능, 결국 인간 상상력과 창의력의 산물 공상과학(SF) 영화계의 거장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지금으로부터 약 반세기 전인 1968년에 선보인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컴퓨터 ‘할(HAL-9000)’의 모습은 지금 봐도 손색이 없을 만큼 그럴듯하고, 놀라우리만큼 예견적 상상력을 보이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경악하는 인공지능도 결국 인간 상상력의 산물인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이 창조한 기계와 힘으로 겨루며 좌절하지 말자. 달리는 사람이 자동차와 겨루지 않고, 디자이너가 대량생산 방직기계와 겨루지 않는다. 이미 만들어진 기능과 성능을 경쟁적으로 고도화하는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의 자리를 기계와 다툰다니 의미 없는 일이다. 예술하는 컴퓨터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얼마 전 가디언지에 보도된 AI 트위터봇(Twitterbot)은 신경망을 이용해 사진들을 고흐 풍의 그림으로 바꾸어 준다. 미국 예일대에서 개발한 AI 쿨리타(Kulitta)는 악보와 음계의 조합을 분석해 작곡한다. 그러나 기계가 고흐의 모든 그림 패턴을 익혀 예술품을 만들고, 바흐 곡의 모든 특징을 학습해 바흐 느낌이 나는 작곡을 한다고 한들, 고흐 미술 데이터를 넣은 기계가 바흐 풍의 음악을 작곡하진 않는다. 물론 ‘경험을 통해 능력이 향상되고 매 순간 진화’해 결국 인간의 감성까지 지니게 된 영화 의 ‘사만다’ 같은 게 나온다면 어찌 될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런 상황은 미래학자이자 구글 엔지니어링 담당 이사인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이 말한 인간과 기계가 융합하고, 더 이상 미래변화를 예측할 수 없을 것이라는 ‘특이점(Singularity)’이 도래했을 때 생각해 볼 일이다.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이 기함할 창조의 산물들은 모두 인간의 상상력과 창의성의 결과물이란 것이다. 인간의 창의성은 제약과 한계 상황이 올수록 비약적 발전의 돌파구를 찾는다. 1970년 달을 향해 지구를 떠난 아폴로 13호가 9시간 12분 만에 산소탱크 폭발로 우주미아가 될 위기에 처했을 때, 아폴로 13호의 대원 3명과 우주센터 직원들은 생환을 위한 모든 방안 찾기에 혼신의 노력을 했다. 그 결과 4일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해법을 찾았고, 3명의 대원은 무사히 지구로 귀환할 수 있었다. 이처럼 한계상황과 제약요건(constraints)은 인간의 창의성을 자극하고 발전시킨다. 방직기계가 19세기 초 노동자들을 대체했지만 인공지능의 시대를 맞기까지 번영해 온 것처럼, 인공지능이 21세기의 고급 직종까지 대체할 수 있으나 또 다른 돌파구를 찾을 것이다. 결국 관건은 이러한 창의성을 개발·육성하고, 인간의 존엄성과 지속가능한 행복을 위해 혁신하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그래서 역량 함양의 과정과 교육의 중요성이 날로 더해지는 것이며 전 세계가 창의교육으로 교육 패러다임을 전환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PART VIEW] 맹목적으로 학원으로 내몰 것인가 기계도 경험을 통해 학습하는 시대이다. 기계조차 사람의 정보 주입(input)은 이제 구식(outdated)으로 치부하는 빅데이터의 시대이다. 똑똑함(smart)을 넘어 현명함(wise)까지 갖춘 기계를 보고 있노라면, 기계를 다루는 사람이 주입식으로 외우고 풀고만 있는 현실은 한심하기 그지없다. 인공지능이 의사의 진단과 변호사의 판단을 더 잘하게 되는 시대에 우리는 여전히 아이들을 의사와 변호사로 키우기 위해 학원으로 내몰 것인가. 알파고를 창조한 데미스 하사비스(Demis Hassabis)는 컴퓨터 게임에 미쳤던 이단아였다. 만일 그가 우리 사회에서 자랐다면 평범한 의사나 교수가 되었을지 모른다. 아직까지 우리 교육은 학습이 지나치게 ‘맹목적’이다. 기계가 너무도 많은 것을 대신하는 시대에 ‘자아정체성’ 찾기와 ‘삶의 의미 발견’은 교육에 있어 그 무엇보다 우선적이고 중요한 일이다. 아울러 기계가 갖출 수 없는 능력인 인간 사이의 깊은 상호작용과 공감, 공동체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능력, 급변한 세상에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는 기본 역량 등을 키우도록 안내하고 격려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이 시대에 진정 필요한 핵심 역량 교육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국가교육과정은 좀 더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 아울러 삶의 환경이 되어버린 디지털 문화 속에서 디지털 리터러시와 컴퓨팅적 사고능력을 갖추고 아이디어와 기회를 현실로 바꾸며, 적극적으로 삶과 일에 도전하는 자세를 키우는 것 역시 급변한 시대에 긴요한 역량일 것이다. 두려워 말고, 돌파구를 찾아 도약하자 기계가 나를 대체한다고 두려워하지 말고, 내 삶의 지속가능한 행복과 공동체 번영을 위해 맞닥뜨린 문제들을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교육하자. 이미 많은 나라가 현실 문제를 기반(PBL : problem/project based learning)으로 주체적인 시각을 갖고, 자기주도학습 및 팀별 활동과 탐구를 통해 다양한 문제해결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지식이나 기술은 ‘필요(need)’를 발견하고, 무엇인가를 이뤄 보겠다는 욕구(motivation)가 강하면 자연스레 습득하고 연마될 수 있다. 교사는 학생에게 수단을 가르치기보다 내면의 욕구를 발현시키고 목표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나아가 나의 행복만이 아닌 모두의 행복과 번영을 위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들을 끊임없이 찾고 어려워도 시도해 볼 수 있는 용기를 북돋워 주는 것, 이것이 기계 시대를 이끌어가는 창의적 인재양성을 위해 필요한 교육의 역할 아니겠는가. 경제마저 저성장의 늪에 빠져 우울한 지금, 알파고가 준 충격이 경종이 되어 온 사회가 다시 한 번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우리나라 학생들에게 학교란 어떤 의미일까? 아마도 그저 대학 진학을 위해 거쳐야만 하는 하나의 과정이지 않을까. 초·중·고 12년간 ‘대학입시’ 하나만 바라보며 교육이 진행되는 지금의 학교 교육은 이미 정상이 아니다. 최근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교육부 간부들과 대학 혁신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대학 신입생을 1년에 두 차례 선발하는 방안을 검토해보라’고 지시한 바 있다. 대학원처럼 봄(3월), 가을(9월) 1년에 두 차례 뽑아 입시 부담을 분산시켜 보자는 발상이다. 교육당국은 공식적 검토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입시제도의 근간을 뒤흔드는 발언임은 틀림없다. 수능에 목숨 거는 학생과 학부모는 일단 ‘찬성’ 분위기 1년에 두 차례 입시를 치르자는 아이디어의 기본 취지는 ‘수험생들의 입시 부담을 덜어주자’는 것이다. 12년간의 공부가 단 한 번의 시험으로 결정되는 ‘잔인함’과 ‘고통’은 수험생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크다. 대학입시에 실패한 수험생은 1년을 기다려야 다시 기회를 얻게 되며, 그 사이에 경제적 비용과 정신적 부담은 만만치 않다. 또한 수능시험 당일의 컨디션이나 운에 영향을 받는 경우도 있어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따라서 학생과 학부모는 매년 한 차례가 아니라 연 2회로 실시해서 그중 우수한 성적을 반영하자는 이 방안을 찬성하는 분위기이다. 수능 문제에 ‘난이도 조절’과 ‘신뢰도 확보’가 선결 조건 하지만 수능 첫해인 1993년, 8월과 11월 연 2회 실시의 실패를 경험한 교사들의 의견은 다르다. 11월에 시행된 2회 시험의 참여율은 생각보다 저조했고, 1차 수능시험 난이도와 2차 수능시험 난이도 조절에 실패하면서 학생들의 대학 진학에 혼선이 초래되었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이듬해부터 오늘날까지 수능시험은 11월에 단 한 번만 시행되고 있는 것이다. 수능시험 난이도에 대한 논란은 지금도 매년 반복되고 있다. 따라서 ‘연 2회 수능’을 실시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수능 난이도 조절과 수능 문제에 대한 신뢰도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 즉, 매년 논란이 되는 수능 문제 오류를 없애고 적절한 난이도 확보로 수능 시험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야만, 연 2회 실시가 수험생들의 부담을 줄이면서 공정하게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PART VIEW] 수능 시기에 따라 학교 교육이 무력화될 가능성 커 수능을 치르는 시기를 선택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 예를 들어 대학입시를 고등학교 3학년 1학기에 한 번, 2학기에 한 번 치른 후, 그중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입시를 진행할 경우를 생각해보자. 3학년 1학기에 수능 시험을 치르기 위해서는 대부분의 교육과정이 2학년 2학기까지 마무리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교육과정에 연계된 탐구과목 선택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선행학습이 크게 성행하고, 고교 3년의 교육과정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기 힘들어 지금보다 학교 현장이 더 무력해질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수능을 2학기에 두차례 실시하면 어떨까? 9월에 수시 원서 접수가 시작되는 현 상황 속에서 10월, 12월 또는 10월, 11월에 수능이 시행된다면 수시 선발을 위한 대학별 고사 진행은 어려워질 것이다. 따라서 이 경우 수시 선발에 대한 큰 틀의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사교육 시장의 확대 가능성 무시 못 해 수능을 치르는 사회적 비용도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다. 연간 2회 운영으로 소모되는 사회적 비용도 문제지만, 더 큰 우려는 사교육 시장의 확대 가능성이다. 사교육 시장은 분명 1차 시험이 끝난 후 2차 시험에 대한 예측 분석과 함께 ‘속성 수능 2차 대비반’ 등과 같은 교육과정을 발 빠르게 운영할 것이다. 또한 3년 과정을 2학년까지 끝내야 하는 학습량 부담으로 지금보다 더 많은 학생이 사교육 시장으로 발길을 옮길 것이다. 또한 일 년에 두번 치러지는 수능과 대학입시, 입학 전형을 위해서는 더 많은 진학 컨설팅과 대입 준비가 필요할 것이며, 학생과 학부모의 ‘욕구’도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다수의 학생을 담당해야 하는 교사가 과중한 진학부담을 감당하기는 힘들다. 따라서 외부 사교육이 중심이 되는 컨설팅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현 입시제도 틀을 유지하는 한 ‘불가능’ 1학기때 대입 수시합격자가 나옴으로써 공교육이 공백기를 초래했던 수시모집 초기를 생각해보자. 수시 합격생들은 모두 학원이나 자신이 합격한 대학의 예비학교 과정에 참여함에 따라 학교에 남겨진 학생들의 상실감과 부담감은 이루말할 수 없이 컸다. 따라서 대학 신입생을 3월과 9월 두 차례 입학시키자는 ‘연 2회 대학입시’는 지금의 대학 전형 틀 안에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또한 앞서 말한 바 있듯이 3년 과정을 2학년까지 마무리 지어야 하는 학습량 부담은 오히려 지금보다 더 일찍 대입을 포기하고 학교 교육과정을 이수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입 제도의 개선은 필요하다. 지금의 1회 수능실시와 대학입시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 교육자들은 끊임없이 고민하고 논의해야 한다. 하지만 기본적인 대학입시의 틀을 변화하지 않고는 어렵지 않을까. 수능 시험은 일종의 자격고사 의미로 축소하고, 대학의 학생 선발권이 확보되고, 대학의 고등학교 교육과 평가에 대한 신뢰가 구축되어야만 수능에서 벗어난, 다양한 방식으로의 학생 선발과 대학입시가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고등학교의 교육과정 역시 정상적으로 돌아올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일반직 승진 인사문제로 홍역을 치뤘음에도 불구하고 구조적인 문제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시행된 일반직 5급 승진평가에서 관리번호 사전 누출 등의 의혹에 휘말렸고, 공무원노조에서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그러나 이후에 시행된 교육전문직 인사는 적잖은 이들이 코드·보상·의리 인사를 의심할 수 있을 정도로 원칙없이 단행됐다. 진보성향 교육감의 무원칙 인사, 도를 넘었다 통계청 조사결과 지난해 초·중·고등학교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24만4000원으로 정부에서 사교육비를 조사한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최근 3년간만 비교했을 때 사교육비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전북이었고, 이어서 경기, 충남, 서울, 인천 순이었다. 이른바 진보교육감들이 수장으로 있는 지역들이다(조선일보 2016.2.17.). 사교육비 증가는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학력저하에 대한 학부모의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렇듯 교육의 근본이 흔들리고 있음에도 진보교육감들은 법과 규정을 교묘히 활용하면서 자신들의 입지를 넓혀가는 것에만 주력하고 있는 느낌이다. 멀리 볼것도 없이 당장 무상급식 도입으로 교육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으며, 누리과정 예산확보를 두고 교육부와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는 등 학교 현장은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여기에 올해 3월 1일 자 교원인사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처사로 많은 교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문제는 이같은 행태가 학교의 자율성은 물론 교육의 본질마저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사교육비 증가는 물론 교육재정부터 인사까지 진보교육감이 수장인 시·도 교육청에서만 논란이 불거지고 있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무상급식 전면시행으로 교육재정이 악화되고 있으나 근본적인 처방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교육예산을 아낀다며 학교운영비 중 일부를 절반으로 삭감했다. 올해도 학교운영지원비는 증액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학교들은 우중충한 환경을 개선하지 못하고 있으며 공공기관 중 가장 환경이 열악하다는 평가마저 받고 있는 실정이다. [PART VIEW] 선거 공신들 파격 승진, 대다수 교원들에게 박탈감 안겨 교원인사도 마찬가지다. 모든 인사는 법과 원칙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 조직의 안정과 신뢰는 공정한 인사가 전제돼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꺼번에 몇 단계씩 뛰어넘는 인사라면 비록 절차에 어긋남이 없다 하더라도 다수의 교사들이 쉽게 납득하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지난 3월 인사에서는 평교사가 혁신학교의 외부 평가를 무력화시키고 자체 평가를 이끌어냈다는 공로로 연구관으로 파격 승진했다. 일선 교원들의 의욕을 꺾어버린 인사는 또 있다. 실명을 밝히기는 곤란하지만 평교사가 전문직의 꽃인 교육청 교육국장에 임명되고 사립교원 특채과정에서 물의를 빚어 징계를 받은 적이 있는 교원이 산하 기관장으로 영전한 사례도 있었다. 기존의 상식을 뛰어 넘는 파격인사는 시도간 경계마저 허물어 버렸다. 지방의 한 교육청은 기관장을 공모하면서 응모 대상을 전국단위로 확대, 타 시도 교원노조 간부 출신을 임용하는 ‘용단(?)’을 내렸다. 교육공무원법과 인사관리규정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지만 해당 지역 교원들에게 박탈감을 안겨준 것 만은 분명하다. 교육감 측근 인사들의 광폭 인사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대목이다. 교육감비서로 활동하던 파견교사 모 씨는 지난 3월 인사에서 공모교장에 임용됐다. 또 다른 시도교육감 비서실장은 관내 산하단체 기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능력 있고 교사와 학부모가 원해서 기관장과 공모교장에 오를 수 있었겠지만 교육감의 후광과 영향력을 의심하는 눈초리도 따라 다닌다. 오비이락(烏飛梨落)의 가능성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코드인사 또는 내사람 봐주기니 하는 구설이 나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학교 현장에서는 교감이 되기 위해 0.001점을 두고 교사들끼리 다투고 있다. 0.001점 때문에 승진의 명암이 엇갈리는 것이 현재의 승진구조다. 승진문제로 자살까지 불사하는 교사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가 교육연구관으로 두 단계나 승진하는 것은 전쟁에서 무혈입성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교육감 잘 만나서 두 단계를 뛰어넘는 교사가 나온 것이라면 누가 열심히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을까. 교장은 더더욱 어렵다. 교사 출신으로 교장이 되기 위해서는 교감경력을 최소한 6~7년 쌓아야 한다. 평교사에서 교장까지는 30년 정도의 긴 시간 동안 각고의 노력을 해야 가능하다. 그것도 극히 일부의 교사들만 교장까지 승진할 수 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치더라도 막상 교장으로 임용되면 학교경영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드가 같고 선거에서 도움을 주었다고 보상인사를 밀어 붙인다면 이것은 명백한 인사권 남용이다. 이런 부작용을 막기 위해 교육부에서는 지난해 교육공무원임용령을 개정하였고, 서울시교육청은 이에 맞게 인사관리원칙을 개정했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또다시 규정을 무시하면서 평교사를 산하기관 연구관으로 승진시킴으로써 논란을 촉발시켰다. 교묘한 인사 규정으로 교육부 제재 벗어나 현행 ‘장학관, 연구관은 교장, 교감 관리직 경력 1년 이상인 자로 임용(교육공무원임용령 제9조의 2)’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인사는 ‘교육공무원임용령’*을 반영해 서울시교육청이 개정한 ‘2016학년도 중등학교 교원 및 교육전문직 인사관리원칙**’의 제17조 1항’(2016년 3월 1일 자 시행)을 스스로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시교육청은 박사학위 소지자이기에 가능했다는 해명을 하고 있지만 그런 조건이 충족된다 해도 서울시교육청의 인사관리원칙에는 그런 조항이 없다. 경위야 어찌됐든 교사가 관급으로 전직한다는 것은 수많은 교사에게는 특별한 ‘널뛰기 승진’으로 비쳐질 뿐 어느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인사가 되고 말았다. 만에 하나 이들이 교육감 당선에 일등공신 역할을 한 교사라면, 그리고 그런 사실이 인사에 영향을 미쳤다면 이것은 공직선거법에 저촉될 수도 있다. 교육전문가들은 교육감이 선거 논공행상으로 파격인사를 일삼는다면 이것은 국가공무원법 제65조(정치 운동의 금지) 및 공직선거법 제9조(공무원의 중립의무 등) 위반에 해당된다고 한다. 승진이나 전보등에서 혜택을 본 교사는 물론 보상인사를 실시한 교육감 모두 예외가 아닌 것이다. 인사횡포 막을 교육감 선출방식 개선 필요 교육감의 인사 전횡은 교육감의 막강한 권한에서 찾을 수 있다. 일반직과 전문직 인사의 전권을 모두 교육감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막강한 권한을 견제할 만한 마땅한 장치도 없고, 설사 제재 수단이 있다 하더라도 쉽게 적용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같은 폐단을 없애기 위해 교육감직선제를 개선하자는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 이제 직선제는 교육감 선거에서만큼은 장점이 거의 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서 인사는 물론 정책수립에서도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 직선제를 그대로 둔다는 것은 원칙 없는 교육정책의 반복적인 추진을 지켜보아야 한다는 뜻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직선제 옹호론자들의 주장처럼 직선을 통해 다수결로 선출하는 것이 항상 옳은 방법이 아니기에 개선되어야 한다. 직선제를 폐지하고 간선제로 가는 것이 무조건 옳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현행처럼 선거 과정에서 불법이 난무하고, 교육계 수장이 정치에 휘말리고, 인사에서 횡포를 일삼는 행위 만큼은 최소한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을 흔히 듣는다. 이 말은 능력 있는 인재를 발굴해 적재적소에 앉혀야 조직이 잘 굴러가고 모든 일이 잘 풀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잘못된 인사로 조직에 해가 되거나 인사권자의 능력이 평가절하될 때는 ‘인사(人事)가 망사(亡事)’라는 말로 깎아내리기도 한다. 따라서 인사와 관련해 공직자의 중립성과 권위를 보장하면서 인사 청탁은 철저히 배제하고 누구나 공감하고 예측 가능한 인사를 단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사 원칙은 공정성과 투명성에 있다. 공정하지 못한 인사는 설득력이 떨어져 결국 조직의 힘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인사는 만족도가 30%에도 못 미칠 정도로, 잘해도 못해도 욕먹는 일이다. 혜택을 받은 사람이 있으면 반대로 불이익을 당했다는 쪽이 있어 인사는 잘해야 ‘본전’이라는 말도 나온다. 선거공신들의 청탁을 배제하고 주민여론을 정확히 파악해 ‘탕평인사’를 함으로써 균형적인 인사시스템이 자리를 잡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무리 인사의 원칙을 세워서 하는 일들이 시스템화된다고 해도 정작 중요한 것은 이를 실행하고 결정하는 인사권자의 의지이다. 교육 발전을 향해 멋지고 원활한 항해를 이끌 인사권자의 혜안(慧眼)을 기대해 본다.
김화진 사학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은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28만 사학교직원의 경제적 생활안정과 노후복지를 위해 ‘최후의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한층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2014년 취임한 그는 교육부 대학재정과장과 대학지원국장, 경기교육청 제1부교육감, 서울대 사무국장, 경북교육청 부교육감을 맡는 등 교육정책 현장에서 오랫동안 일을 해왔다. 사학연금관리공단은 사립학교 교직원의 노후자산을 관리하는 기관으로 지난해 12월 현재 운영자산은 16조 원이다. 김 이사장은 “연금법 개정으로 연금 재정이 일시적으로 숨통이 트였지만, 기금 수익률을 높이지 못한다면 교직원들의 노후는 또다시 위협받게 된다”며 “해외투자를 늘리는 등 분산투자를 통해 올해 목표인 수익률 4.58%를 달성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연금 수급자가 늘어날 경우 ‘더 내고 덜 받는’ 연금 구조는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면서 “향후 10년쯤 지나면 또다시 연금법 개정 필요성이 제기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이어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책에 따라 전남 나주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무한한 고마움을 느낀다”면서 “이들이 마음 놓고 업무에 전념하도록 최선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오랜 교육관료 생활을 마치고 금융인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소감은? 교육부에서는 교육만 걱정했는데 이제는 나라 걱정이 앞선다. 금융권에 와보니 국내외 정세 하나하나가 주식이나 채권시장에 영향을 미치더라. 나라 경제 걱정을 안 하려야 안 할 수가 없다. 요즘은 국제 금값 동향과 그렉시트(Grexit) 등 글로벌 경기상황을 주시하며 투자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사학 교직원의 노후 생활을 책임지고 연금 기금의 수익률을 높여야하는 자리라는 생각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연금은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요구하고 있는데. 올해 사학연금의 목표 수익률은 4.58%이다. 채권을 줄이고 해외투자와 대체투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아무래도 국내의 저성장?저금리 기조에서는 수익률 제고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사학연금법 개정으로 연금 재정여건이 호전됐다고 들었다. 사학연금 재정 추계결과에 따르면 연금법 개정 이후 적자전환 시점이 2022년에서 2028년으로 연장되고, 기금고갈 시점 또한 2033년에서 2046년으로 13년 정도 연장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국립대병원 직원들이 올해 3월부터는 사학연금법 적용을 받게 됨에 따라 이를 반영할 경우 기금고갈 시점은 최대 2050년대 초반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연금기금도 25조 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연금 재정은 좋아질지 모르지만 교직원 입장에서 보면 억울하다. 연금 구조가 ‘더 내고 덜 받는’ 방식으로 개편되다 보니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모두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PART VIEW] 개정된 사학연금법의 핵심내용을 정리한다면. ‘더 내고’의 핵심은 비용부담률의 5년간 단계적인 인상이다. 즉, 2015년 7.0%에서 2020년 9.0%로 늘어나고 퇴직급여 산정 재직 기간 및 부담금 납부 기간 상한도 33년에서 36년으로 연장된다. ‘덜 받고’는 ▲퇴직연금 지급률 20년간 단계적 인하(2015년 1.9% ⇒ 2035년 1.7%) ▲퇴직연금 지급 개시연령 단계적 연장(60세 ⇒ 65세), ▲연금수급자 연금인상률 5년간 동결, ▲유족연금지급률 인하(70% ⇒ 60%) 등이 골자다. 이외에도 연금수급요건을 20년에서 10년으로 완화하고 소득재분배 기능을 신설하는 한편, 분할연금제를 도입하여 이혼 시 분할연금을 지급하게 된다. 연금법 개정으로 30대 교직원들이 손해가 가장 크다는 지적이 있는데? 부담금 납입액 대비 연금수급액 비율로 정의되는 수익비 분석에 따르면, 사학연금에 30년을 가입하더라도 가입 시점에 따라 차이가 크다. 예컨대 2006년 가입자의 경우 종전 제도에서는 수익비가 2.71배였으나 연금제도 개선 이후의 수익비는 1.76배로, 약 3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현재 30대 교직원의 손실이 큰 것은 연금지급 개시연령이 65세로 연장되면서 연금수급 기간 단축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참고로 1996년 가입자의 경우는 수익비가 3.04배에서 2.56배로 약 16%, 2016년 가입자의 경우 2.17배에서 1.60배로 약 26%씩 각각 수익비가 각각 줄어드는 것으로 밝혀졌다. 예컨대 교직경력 20년인 교사의 경우, 연금납입금액과 연급지급액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개인 부담률은 2015년 7%에서 2016년 8%로, 이후에는 2020년 9%에 이르기까지 매년 0.25%p 증가하게 된다. 그리고 연금액 산정의 경우 2016년 1월 1일부터의 재직 기간에 대해서는 지급률이 2015년 1.9%에서 2035년 1.7%에 이르기까지 매년 단계적으로 인하되며 지급률 중 1%에 대해서만 소득재분배가 적용된다. 이 같은 제도 변화를 가정해 연금수입액을 산정할 경우 1996년 임용된 교직경력 20년인 초·중·고 교원이 향후 10년 더 재직할 경우 평균적으로 납부하는 부담금액은 30만2천 원에서 33만6천 원으로 약 1.1% 증가하고 첫 달 연금액은 251만 원에서 241만 원으로 약 0.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금법이 또 개정될 가능성은? 지금의 구조를 계속 이어 갈 수는 없다. 한 10년쯤 지나면 개정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아시다시피 연금은 물가연동제다. 물가가 오를수록 연금지급액도 오른다. 또 평균수명은 연금제를 처음 시행했을 때보다 20여 년 가까이 늘어났다. 여기에 배우자에게 주는 유족연금까지 계산하면 연금지급기간은 훨씬 더 길어진다. 현행 구조로 버티는 데는 한계가 있다. 지금보다 강도가 더 센 ‘더 내고 덜 받는’ 개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그런 홍역을 치렀는데 고작 10년에 불과했다는 말인가? 사학연금이 올해 41년째다. 연금으로서는 성숙기를 맞은 것인데 어느 연금이든 이즈음부터 기금 고갈 위기를 맞게 된다. 따라서 구조개편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퇴직하시는 분들이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탈까 연금으로 탈까를 고민했는데 지금은 그런 경향이 싹 사라졌다. 저금리 시대가 계속되다 보니 너도나도 연금이다. 대부분 30~40년을 넘기는 장기 수급자들이다.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는데 건강보험이나 연금 입장에서 보면 재앙 수준이다. 결국 연금에만 의존할 수 없게 됐다는 이야기인데 공단차원의 노후 대책 프로그램은 있는가? 국내 유수의 금융기관과 협약을 맺고 퇴직자를 대상으로 생애주기별 자산관리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부동산 정보와 함께 노후대비 금융상품 분석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 은퇴를 앞둔 베이비붐 세대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100세까지 평생소득 만들기’ 등 온라인 자산관리 강좌가 대표적이다. 이외에 지난해 설립한 퇴직자지원센터를 통해 퇴직교직원들의 안전하고 편안한 노후 생활에 도움을 줄 계획이다. 노후 대책은 아무리 생각해도 고민스럽다. 얼마 전 퇴직자 대상 연수에 갔더니 노후 대책으로 세 가지를 꼽더라. 하나는 ‘절약하라’, 둘째는 ‘자식에게 돈 다 주지 마라’, 셋째는 ‘나 자신과 부부를 위해 살아라’ 였다. 개인적으로 세 번째 충고가 가장 맘에 들었다. 인생을 90살로 계산했을 때 첫 번째 30년은 부모가 결정해준 삶이었고, 두 번째 30년은 가족을 위한 삶이었다면, 마지막 30년은 나 자신을 위한 삶을 살고 싶다. 저명한 학자 한 분이 인터뷰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기를 65~75세라고 말하는 걸 봤다. 경제적으로 어렵더라도 이재(理財)를 밝히기보다는 절약하며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삶이 더 의미 있지 않을까. 연금은 안정성이 우선일 텐데 주식투자 비중이 32%다. 너무 높은 것 아닌가? 어떻게 보면 변동성이 높은 위험자산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저금리 기조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사학연금제도의 영속성을 위해 리스크를 조금 더 감내하고 주식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자본투자 확대로 경기와 주식시장을 부양하고 이를 통해 다시 수익률을 높이는 전략의 일환이다. 대여사업뿐 아니라 예금이나 적금 등의 기능도 수행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현실적으로 사학연금은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된 준정부기관으로서 직접적으로 예·적금과 같은 금융 업무는 할 수 없다. 다만 제반여건과 규정이 허락된다면 교직원을 위한 신사업으로 자회사 등을 설치해서 금융 업무에 도전하고 싶다.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결과 지난해보다 1~2단계 상승했다. 청렴한 사학연금이란 이미지를 구축했는데. 우리 공단의 자산이 16조 원이다. 28만 교직원의 노후를 담보하는 조직이다. 따라서 청렴과 투명은 우리의 숙명이나 다름없다. 기회 있을 때마다 직원들에게 돈에 대해 감정을 갖지 말라고 강조한다. 돈을 돌처럼 봐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 절대 밥 얻어먹지 말라고 한다. 금융인들이 밥 얻어먹기 시작하면 그 조직은 망조가 든 것이다. 우리 공단 직원들은 인트라넷에 접근하려면 반드시 청렴 다짐을 담은 문구를 본인이 직접 입력해야 한다. 예컨대 ‘나는 성실하고 청렴한 마음으로 업무를 수행하겠다’는 내용을 작성해야 접속할 수 있도록 했다. 얼마 전에는 조선 시대 대표적 청백리인 아곡 박수량 선생의 백비 고사를 동영상으로 제작, 인트라넷 접속 때마다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청렴이 몸에 배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마련한 시스템이다. 지난해 가장 영향력 있는 CEO로 뽑혀 화제가 됐는데. 취임 이후 연금재정의 안정화를 도모하고 고객중심의 서비스 강화와 경영시스템 선진화를 위해 노력한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아 기쁘다. 특히 지난해 연금 개혁 등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기금운용 수익률을 높이고 압류방지 전용통장 개발, 우리은행과의 업무협약을 통한 금융서비스 지원 등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한 것이 인상적으로 받아들여진 것 같다. 사립학교 교직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사학연금법의 개정으로 이룬 재정안정화는 궁극적으로 사학연금 기금 고갈에 대한 사학 교직원의 불안감을 해소시키고 연금수급자, 재직교직원의 지속적인 노후 생활 안정에 이바지하게 될 것이다. 서운한 마음이 없지는 않겠지만 부디 연금법 개정에 대한 불가피성과 취지를 이해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으로 교직원 및 연금수급자 여러분들의 안정적 노후 설계와 사학연금제도의 지속 가능성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서울시 노원구 중계동에 위치한 미래산업과학고등학교는 2010년 발명특허 특성화고등학교로 지정되면서 STEAM by RSP(Reverse Science from Products)라는 독창적인 교육방법론을 개발했다. 신입생이 입학하면 모든 학과가 공통으로 1년 동안 STEAM by RSP 교육을 받는다. 제품 속에서 과학적 원리를 배우고, 그 원리를 통해 자신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하면서 발명마인드를 갖도록 하는 수업방법이다. ‘발명가를 만드는 수업이냐’고 오해할지 모르지만 발명은 단지 도구일 뿐, 이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창의성 교육 즉,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교사에겐 ‘찬사’, 학생에겐 ‘꿈’, 학교에 ‘생기’ STEAM by RSP 수업방법이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선생님 존경합니다. 최고입니다.”라는 학생들의 찬사와 “우리 아이가 고등학교에 와서 학교생활을 너무 재미있게 지내서 행복하다.”는 학부모님들의 격려일 것이다. 과거의 방식으로 가르쳤을 때는 들어본 적이 없었던 칭찬이었다. 학생들이 자신의 아이디어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의 독창적인 생각에 고무되어 매 수업마다 한 명의 낙오 학생 없이 즐겁게 참여한 덕분에 들을 수 있었던 칭찬이었다. 두 번째 변화는 ‘꿈’이 생긴다는 것이다. 발명특허과 2학년에 재학 중인 강현지 학생은 중학교 때만 해도 국·영·수 기초가 부족해서 학교 다니는 것이 재미없어 방황을 많이 했다. 하지만 이 학교에 입학하면서 180도 달라졌다. 머리 아픈 영어, 수학을 못 해도 전공과목인 발명관련 과목이 너무 재미있고, 수업 중에 친구들로부터 기발하고 창의적인 생각을 잘하는 친구라고 인정을 받으면서 모든 것에 자신감이 생겼다. 복도에서 만나면 “선생님 다음 시간에는 어떤 과제해요?”하며 수업을 기다리는 이 학생은 졸업 후 변리사가 되겠다는 꿈을 품었다. 세 번째 변화는 학교에 ‘생기’가 돈다는 것이다. STEAM by RSP 수업을 1학기 동안 진행하고 나면 2학기 때는 학생들의 얼굴이 발랄해지고, 자신감에 찬 모습으로 변한다. 복도에서 만나면 우렁찬 목소리로 인사하고, 수업에 열정적으로 참여한다. 무기력 했던 학교에 놀라운 변화가 생긴 것이다. STEAM by RSP 수업 과정 수업은 보통 3시간 연속으로 진행되며, 분반 수업으로 한 반에 13명이 참여한다. 모든 과정은 2인 1조를 기본으로 한다. [PART VIEW] 체험시간 1단계 : 2인 1조가 독자적으로 하나의 제품 제작해보기 _ 20분 제품 제작을 시작하기 전에 완성된 작품을 동영상으로 1분간 보여 준 후, 20분 동안 제품을 완성하도록 한다. 20분이 지나면 완성도와 관계없이 모든 작업을 마치게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학생들에게 제작 절차와 방법에 대해서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엄청난 고민을 통해 직접 원리와 제작 방법을 찾아내도록 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어떻게 하라는 거야”, “아! 짜증 나” 등 난리를 친다. 심지어 “선생님은 만들 수 있어요? 한번 해 보세요?”라며 도전적인 말까지 내뱉곤 한다. 하지만 교사가 할 수 있는 답변은 하나이다. “두 사람이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봐.” 인내를 갖고 같은 말만 되풀이하면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이 1교시 처음 20분 동안 교사가 해야 할 일이다. 2단계 : 7개 팀별로 ‘멘토’ 되어 토의하기 _ 30분 나머지 30분 동안은 완성도가 낮은 팀의 작품을 먼저 골라 다 같이 문제해결을 위한 토의를 시작한다. 이때 완성도가 높은 학생들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문제해결방법을 제시한다. 물론 정답이 아닐 때가 많다. 이럴 때는 교사가 “이럴 경우 문제가 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라며 모든 학생에게 질문을 던지고, 각자의 생각을 서슴없이 제시하면서 스스로 해답을 찾도록 조력한다. 또한 학생들이 제시한 의견의 장점과 기발성, 참신성 등을 칭찬하고 격려한다. 이런 과정으로 2∼3개 팀을 진행하면 학생들은 자기 팀의 작품에 대한 문제점과 문제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게 된다. 1교시 체험시간을 거치는 동안 학생들은 비록 작품을 완성하지는 못했지만,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고민하는 과정이 의미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또한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을 즐길 줄 알게 되며, 뭔가 직접 해냈다는 성취감을 만끽하게 된다. 탐구시간 3단계 : 작품 속에 숨어있는 과학적 원리 탐구하기 _ 20분 2교시에는 작품 속에 숨어있는 핵심적인 과학적 원리를 20분 정도 간략히 소개한다. 4단계 : 원리를 이용한 제품 50가지 소개하기 _ 30분 원리 이해를 마친 후에는 이러한 원리를 이용한 제품 50가지 정도를 PPT 영상으로 보여준다. 각각의 제품이 어떤 목적으로 발명되었고, 발전 원리는 어떤 것인지 다 같이 토의하면서 진행한다. 2교시 탐구시간은 과학적 원리가 응용되어 있는 다양한 제품들을 살펴보면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창출해 내기 위한 시간이다. 실제로 STEAM by RSP 수업 결과 매년 많은 학생이 각종 창의 및 발명대회에서 입상하고 있으며, 졸업할 때까지 최소 1개 이상 특허출원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 이 학교에서 기업과 기술을 거래한 실적은 4건이고, 그중 상품화 된 것은 2건이다. 토의 · 발표시간 5단계 : 팀별로 아이디어 고안하기 _ 30분 2인 1조로 자신들만의 독창적인 제품 아이디어를 고안하도록 한다. 인터넷을 활용하여 자료 수집을 하거나, 상호토론을 통해 최종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한다. 도출된 아이디어는 화이트보드에 도면으로 작성하고, 발명 동기와 발명 내용, 기대효과 등의 내용을 작성한다. 6단계 : 팀별 발표(영어 우리말) 및 질문하기 _ 20분 아이디어 작성이 끝나면 7개 팀에게 각각 1분씩 발표시간을 준다. 2명이 서로 번갈아 가며 한 명은 영어로, 다른 한 명은 우리말로 발표한다. 물론 영어가 서툴러서 구글번역기를 사용하기도 하고, 학생 수준에 따라서 콩글리시와 바디랭귀지로 의사전달을 시도할 때도 있다. 하지만 영어 실력보다도 자신이 할 수 있는 데까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자신의 생각을 풀어 놓는다는 것에 자체가 교육이다. 발표가 끝나면 각 팀당 2분씩 질문시간을 준다. 교사는 학생들이 부정적 내용의 질문이나 상대를 폄하하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지도한다. 또한 가장 기발하고 창의적인 질문이나 답변에 대해서 격려하고, 개선 방향을 조언한다. 학생의 아이디어가 충분히 시장가치가 있고 향후 관련 분야에 관해 더 많이 공부한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조언도 빼놓지 않는다. 생각하게 만드는 교육, 이것이 수업의 키워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