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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덮쳤다. 태풍 이동 경로에 있던 학교는 시설물 피해가 발생하자 실시간으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상황을 보고한다. 학교 담당자가 ‘학교재난상황관리시스템’에 피해 내용을 입력하면 즉시 전달되는 체계다. 복잡한 전달 과정이나 절차 없이 신속하게 이뤄져 행정업무 부담을 줄이고 당국의 대처 또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지난 7월 학교안전공제중앙회가 오픈한 ‘학교재난상황관리시스템’ 덕분이다. 이 시스템은 급작스러운 재난 피해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관리할 수 있어 시·도교육청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중앙회는 여기에 머물지 않고 학교계획작성·실태조사·학교안전정보센터·통학버스 관리시스템 등 총 11개 정보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하는 학교안전지원시스템 구축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취임 100일 동안 4만km 출장 … 안전공제회 1호 영업사원 자청 대한민국 학생과 교직원 등 학교구성원들의 든든한 안전 지킴이, 학교안전공회제중앙회가 지난 5월 새로운 사령탑을 맞이했다. 6대 이사장에 임명된 정훈 전 서정대 부총장이 주인공. 정 이사장은 경북대 행정학 박사 출신으로 대경대학교 산학협력단장, 서정대학교 부총장, 국립한국복지대학교 특임교수,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자문위원을 지냈다. 우즈베키스탄 한국국제대학교(KIUF) 명예총장과 성운대학교 석좌교수이기도 하다. 특히 교수 생활 30년 중 대부분을 경찰행정학과 교수로 활동하면서 안전에 대한 전문성을 일찌감치 인정받은 인물이다. 그의 업무 스타일은 성능 좋은 독일 전차를 연상케 한다. 취임하자마자 제주부터 강원까지 전국을 누볐다. 학교안전공제중앙회 ‘1호 영업사원’을 자청하고 산하 전국 17개 시·도학교안전공제회를 비롯 교육청·대학 등 관련 기관들을 찾았다. 한번 출장에 나서면 2박 3일은 기본. 오전 오후로 일정을 쪼개 학교안전공제회 및 학생안전체험관 관계자를 만나 현황을 파악한다. 이후 해당 지역 교육감과 대학 총장들에게 공제회를 홍보하고 협조를 구한다. 중앙회 관계자에 따르면 정 이사장 취임 100일 동안 이동 거리만 줄잡아 4만km가 넘는다. 지구 한 바퀴를 뛴 셈이다. 방문한 기관만 100곳 이상인 데다 만난 사람은 2천여 명에 이른다는 귀띔이다. 올해부터 대학안전사고 보상공제 시행 … 100개 대학 가계약 한 번 마음 먹으면 거침없이 밀어붙이는 특유의 추진력 때문이기도 하지만, 중앙회가 올해부터 역점을 둔 사업이 있어 강행군을 멈추지 않는다. 대학에서 교육활동 중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학생들에게 치료비 등을 보상해 주는 ‘대학안전사고 보상공제’가 바로 그것. 지난해 국회에서 「학교안전법」이 개정되면서 학교안전사고 공제사업이 대학까지 확대됐다. 중앙회가 운영하는 대학안전사고 보상공제에 가입하면 전문대학과 4년제 대학생들이 안전사고 발생 시 보상 혜택을 받는다. 그동안 대학은 학교안전법상 공제가입 대상에서 제외돼 있었다. 이 때문에 민간보험에 가입할 수밖에 없었지만, 문제는 대학별 재정 여건에 따라 보험 가입이 선택적으로 이뤄져 미가입 대학은 학생 안전사고의 사각지대에 놓였던 것이 사실. 중앙회의 대학 공제사업은 이러한 사각지대를 없앴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정 이사장은 밤낮으로 뛰었다. 성과는 놀라웠다. 전국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 100곳이 대학안전사고 보상공제 가입을 신청했다. 아직 민간보험사와 계약기간이 남아있어 종료 후 가입한다는 전제가 달렸지만, 가계약한 대학만 100곳에 이른다. 전문대학은 95%, 일반대학은 60%가 신청했다. 정 이사장은 “내년 하반기면 대한민국 모든 대학이 가입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런 자신감은 대학안전사고 보상공제의 높은 경쟁력에서 출발한다. 일반 민간 보험사에 비해 보험 가입비가 30%가량 저렴하다. 반면 혜택은 민간과 동일하다. 수요자 입장에서는 최고의 저비용 고효율 보험인 셈이다. 민간 보험회사보다 가입비 30% 저렴 … 보상은 동일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중앙회 공제사업은 민간 보험사와 달리 영업사원이 없다. 보험 모집에 인건비는 단 한 푼도 들지 않는다. 보험료가 저렴할 수밖에 없다. 또 하나, 학교안전공제회는 유·초·중·고를 대상으로 운영하면서 전산망 등 공제 시스템이 이미 잘 갖춰져 있다. 가입한 대학을 기존 네트워크에 연결만 하면 되는 것이어서 별도의 인프라 구축 비용이 들지 않는다. 실제 대학별로 주어진 코드 넘버를 중앙회 전산망에 입력하면 사고접수와 함께 곧바로 보상 시스템이 가동된다. 사고는 어디서 발생했고, 보상금은 얼마이며, 퇴원은 또 언제 했는지 등 일련의 과정을 단박에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정 이사장은 취임하자마자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시·도학교안전공제회에 대한 법률지원과 전산회계 시스템 지원을 강화하고 대학 대상 공제사업을 본격 추진하는 팀을 신설했다. 아울러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승진에서 연공서열을 파괴, 능력중심 인사를 단행하고 성과급도 철저히 실적에 따라 지급한다. “정정당당하게 실력으로 평가받는 것, 그것이 윤석열 정부가 내세우는 공정의 가치”라고 정 이사장은 말했다. 대신 이사장인 자신은 서번트 리더십으로 직원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고 밝혔다. 직원 면담, 부서별·직급별 간담회를 통해 직원들의 고충·애로사항을 청취하면서 직원 각자가 주인의식을 갖고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그는 “아직은 갈 길이 멀고 할 일이 많지만, 이사장과 공제중앙회 직원들이 똘똘 뭉친다면, 머지않아 학교안전공제중앙회가 대한민국최고의 학교안전전문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가수 송가인, 아나운서 정혜진 등 홍보대사 위촉 ‘새바람’ 그가 공을 들이는 분야가 또 있다. 안전사고 예방과 홍보사업이다. 대학안전사고 보상공제 등 중앙회의 역할을 널리 알리고 국민들의 안전의식을 고취시킬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학교안전공제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보상이 아니라 예방이죠. 아무리 보상을 많이 한다고 해도 예방보다 나을 순 없잖아요.” 정 이사장은 “안전사고 예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조직 역량을 쏟아붓겠다”면서 “학교안전정보센터 기능을 강화해 현장 밀착형 안전 예방교육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학교안전정보센터에서는 ▲생활안전 ▲재난안전 ▲직업안전 ▲교통안전 ▲폭력 예방 및 신변보호교육 ▲약물 및 사이버중독 예방교육 ▲응급처치 등 7개 표준안 자료가 탑재돼 있다. 이와 더불어 국내 유명 아나운서와 연예인들이 대거 중앙회 홍보대사로 위촉하는 파격적인 시도로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중앙회는 MZ세대를 대표하는 국민 앵커 정혜진·고은별·엄지현 아나운서를 2023 학교 안전 홍보대사로 지난 6월 위촉했다. 초대 미스트롯 진으로 유명한 가수 송가인 씨와 청학동 소녀 김다현 양도 홍보대사 대열에 참여했다. 특히 송가인 씨와 김다현 양은 중앙회 홍보영상에 직접 출연해 학교 안전의 중요성과 공제중앙회에서 추진 중인 사업을 알리고 있다. 안전하고 행복한 학교 선포식 … 학교안전공단 설립 구상도 여세를 몰아 중앙회는 지난 9월 18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안전하고 행복한 학교 만들기 대국민 선포식’을 가졌다. 창립 16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이번 행사는 대한민국 최고의 학교 안전 전문기관으로 자리매김하는 중앙회의 각오를 다짐하는 자리였다. 정관계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정 이사장은 “생명과 안전은 그 무엇보다 우선시 돼야 할 최고의 가치”라면서 “학생 안전이 곧 국가의 미래라는 소명의식을 가슴 깊이 새겨 중앙회가 명실상부 최고의 학교안전 전문기관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의 임기는 3년. 임기 동안 꼭 이루고 싶은 게 있다고 했다. 학교 안전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진 교육부 유관기관을 하나로 묶어 가칭 ‘학교안전공단’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교육부 산하에는 시설안전을 담당하는 한국교육시설안전원, 보건 환경안전을 담당하는 한국교육환경보호원 등 학교 안전과 관련한 기관들이 있다. 정 이사장은 “이처럼 분리해서 운영하기보다 중앙회를 중심으로 통합한 가칭 ‘학교안전공단’을 신설, 안전사고 예방과 보상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근 들어 학교 안전사고는 급격한 증가세를 보인다. 지난해 중앙회 2/4분기 통계를 보면 초·중·고 안전사고 건수가 5만 2,388건이다. 전년 동기 대비 1만 9천여 건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 대면수업으로 전환되면서 학생들의 신체활동이 활발해진 영향이다. 학교안전공제중앙회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는 정 이사장은 “우리 후손들이 안전사고 없는 나라, 그런 나라에서 행복하게 뛰어놀 수 있는 학교를 만들어주는 게 가장 큰 소망”이라고 했다.
좋은 아침 (김준호 지음, 김윤희 그림, 교육과실천 펴냄, 40쪽, 1만4,000원) 교사를 위한 그림책이다. 하루를 잘 꾸려가기 위해 등교하는 아이들을 맞이하는 교사들. 하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이 무너진다. 수업 내내 자거나 딴짓하는 아이, 욕설하는 아이…. 하지만 이런 아이들은 때론 큰 기쁨의 원천이다. 교사는 작은 감사나 사과만으로도 기뻐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모른다. 선생님, 오늘은 안녕하신가요? (신영환·기나현 지음, 메이드인 펴냄, 264쪽, 1만6,800원) 교사가 행복해야 학생도 행복하다.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 마냥 희생만 하는 게 과연 현명한 일일까? 학교에서는 학생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 자기 삶도 행복하게 가꾸는 지혜가 필요하다. 빠르게 변화하는 학교환경에 적응하며 안정적으로 일하는 데 필요한 노하우를 공유한다. 오늘 내 마음은 빨강 (이주영 지음, EBS BOOKS 펴냄, 240쪽, 1만7,000원) 정서지능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은 아이들은 상황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혼란을 겪는다. 아이의 마음을 정확히 읽고, 바로잡아 주고 싶지만, 아직 언어표현이 서투른 아이와 대화로 푸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저자는 마음과 맞닿아 있는 예술을 통해 해결해 갈 것을 권한다. 하루 15분, 26가지 감정수업 방법을 수록했다. 한동일의 공부법 수업 (한동일 지음, 344쪽, 1만8,000원) 바티칸 대법원 역사상 최초의 한국인 변호사인 저자가 공부에 대한 태도를 이야기한다. 공부를 수단으로 여기는 사람들에게 공부는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배움 자체보다 방법과 기술에 몰두하기 때문이다. 마지못해하는 공부가 아닌 마음 깊이 스스로 격려하며 앎의 기쁨을 깨달아가는 진짜 공부법을 소개한다. 사춘기 마음 사전 (이현주·이현옥 지음, 사람in 펴냄, 272쪽, 1만7,000원) “나는 왜 이렇게 평범하죠?”, “한방에 결정 나는 시험이 싫어요.” 청소년들은 ‘자신이 바라보는 나’와 ‘타인이 기대하는 나’ 사이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이 책은 실제 상황 속 대화를 통해 청소년들이 진짜 전달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그들 입장에서 설명하고, 이 모든 것이 어른으로 성장하는 소중한 과정이라는 위로를 전한다. 부자 나라, 가난한 세계 (구정은·이지선 지음, 북카라반 펴냄, 204쪽, 1만5,000원) 가난한 나라가 가난한 이유를 살펴보고, 국제사회가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만들어온 시스템을 알려준다. 세계가 서로 도와야 한다는 구호를 둘러싼 갈등, 수십 년간의 개발 원조가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는 원인 등 진지한 생각거리도 던져준다. 외로운 아홀로틀 이야기 (린다 분데스탐 글·그림, 작가정신 펴냄, 138쪽, 1만6,000원) 호수에 딱 한 마리 남은 주인공 아홀로틀은 좀 외롭지만 무럭무럭 자란다. 넘쳐나는 플랑크톤·장구벌레·새우를 맛나게 먹고, 가끔 물 위로 올라가 두 발로 걷는 우스운 바보들을 구경하며 즐겁게 지냈다. 하지만 물은 점점 흐려지고 세상은 점점 따뜻해진다. 느닷없는 파도에 호수 밖으로 내동댕이쳐진 아홀로틀의 미래는 과연…. 스마트폰 잘 쓸 준비 됐니? (샤리 쿰스 등 지음, 케이티 어베이미 그림, 정수진 번역, 명랑한책방 펴냄, 108쪽, 1만5,000원) 처음 스마트폰을 갖게 될 어린이들을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 워크북. 건강하고 안전한 온라인 생활에 필요한 7가지 분야의 57가지 활동을 담았다. 단순히 예의를 잘 지키는 윤리문제를 넘어 온라인 정체성을 확립하고 평판을 관리하며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법까지 소개한다. 초등교과 연계 내용과 부모 가이드북도 담았다.
“저런, 성질머리하고는.” 어렸을 때 많이 듣던 부모님의 잔소리 중 하나다. 철이 든다는 것, 어른이 되어 간다는 것은 ‘성질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성질을 조절하며’ 사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성질과 성격은 다른 개념이다. 성질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태어나는 정서적 반응이고, 성격은 성질을 조절하여 내보내는 행동양식이다. 꼰대수첩의 마지막화인 이번호에서는 MBTI 성격유형검사 중 타고난 성질(기질)에 해당되는 E-I(외향-내향), J-P(판단-인식)의 기본개념과 심리기능의 8가지 조합을 살펴본다. 삶의 충전방식 _ E와 I E(외향형)-I(내향형)는 에너지 충전방식이다. E유형은 외부로 에너지를 분출할수록 충전된다.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 나누며, 몸을 움직여야 스트레스가 풀리고 에너지가 차오른다. 고민거리가 생기면 일단 털어놓고 이야기한다. 말하다보면 생각이 정리가 되고, 문제해결방법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반대로 I유형은 내부로 에너지를 집중한다. 생각이 정리돼야 비로소 말을 꺼내고 행동으로 옮기기 때문에 늘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문 닫고 방에 틀어박혀 휴식을 취해야 에너지가 충전된다. 코로나19로 외부활동이 제한되었을 때 E유형은 우울했지만 I유형은 행복했고, 일상복귀가 이뤄질 때쯤에는 I유형은 우울했고, E유형은 행복해졌다. 최근 학교마다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수많은 아이 중엔 또다시 친구관계를 맺으며 에너지를 쏟는 것이 부담스러운 I유형이 많다. E와 I는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일단 E유형은 시끄럽다. 여럿이 노는 것을 좋아해서 우르르 몰려다닌다. 4교시가 끝나갈 무렵 몸은 벌써 급식실로 가있고, 식사 후에는 아이들과 운동장을 누비며 논다. 또래친구는 물론 선후배·교사에게도 넉살좋게 다가가고, 모둠활동·학교행사에도 적극적이며, 수업시간에 분위기를 끌어 올린다. I유형은 교실 속에서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아는 내용이 나와도 발표하지 않고, 회의시간에도 의견은 있으나 나서서 표현하지 않는다. ‘우리끼리’ 노는 것을 좋아해서 점심시간에도 교실에서 삼삼오오 모여앉아 소소한 수다를 떤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E유형을 선호한다. 아마도 대인관계의 폭이 넓고, 적극적이며, 적응력이 높기 때문일 것이다. 교사 역시 E유형이 많은 반에서 수업할 때가 덜 힘들다. 가끔은 너무 시끄럽고 산만해서 수업에 방해될 때도 있지만, 아무 반응 없는 것보다 낫기 때문이다. E유형 교사들은 모둠활동처럼 활동적인 수업을 선호하며, 강의식 수업을 할 때도 온몸으로 설명한다. 아이들은 지루할 틈이 없다. E유형 아이들은 열광하지만 I유형 아이들은 부담스럽다. 특히 참여형 수업은 결석을 하고 싶을 정도이다. I유형 교사들은 강의식 수업을 선호하며, 차분하고 꼼꼼하게 설명한다. E유형 아이들은 지루해서 딴 짓을 하거나 엉뚱한 질문을 해서 수업분위기를 흐린다. 시끌벅적한 반에서 수업을 하고 나오면 온몸이 너덜너덜, 집에 가서 쉬고 싶다. 회식에 대한 생각차이도 엇갈린다. I유형 교사들에게 회식은 업무의 연장이다. 빨리 집에 가서 편하게 쉬고 싶을 뿐이다. 하지만 E유형 교사들에게 회식은 하루 일과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즐거운 이벤트이다. 라이프스타일의 차이 _ P와 J P(인식형)-J(판단형)는 생활방식, 즉 어떻게 사는 것이 편하냐의 문제이다. 어떤 사람은 할 일을 다해놓고 쉬어야 마음이 편하고, 어떤 사람은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버티다가 막판에 후다닥 해치우는 것이 능률적이다. 전자는 J유형, 후자는 P유형이다. J유형은 판단기능, 즉 T(사고형) 혹은 F(감정형)를 사용하여 빨리 판단하여 결론 내리고, 문제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P유형은 인식기능, 즉 S(감각형) 혹은 N(직관형)을 사용하여 온갖 정보를 수집하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처리하느라 판단을 유보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정보수집과정(인식과정)은 다양하고 자율적인 반면 결정을 내리는 것(판단과정)은 보다 논리적·계획적·체계적인 과정이다. 그래서 P와 J는 흔히 계획적이냐 자율적이냐가 기준이 된다. P와 J 역시 E와 I처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J유형은 부지런하다. 오늘 해야 할 일을 머릿속에 그려보며 가장 효율적인 동선을 계획한다. 시간약속이나 규칙을 어기는 적도 별로 없다. 그들이 지각한다면 정말 피치 못할 상황이 있었을 것이다. 스스로 알아서 준비물도 챙기고, 숙제도 하며, 이런저런 계획도 야무지다. 그래서 교실 속 J유형 아이들은 모범적으로 보인다. P유형은 꾸물거리고 부산스럽다. 등교하기까지 과정은 험난하다. 현관 앞에서 ‘아, 맞다’를 수십 번 외치며 방을 들락날락해야 비로소 준비가 끝난다. 지각하기 일쑤고, 약속시간에 늦는 것은 기본이다. 미리미리 챙겨두면 좋으련만 코앞에 닥쳐서야 허둥댄다. 해야 할 일을 자주 까먹고, 누군가 이야기하면 ‘아~’하며 그제야 시작한다. 주변 사람들 특히 J유형의 부모·교사·친구들은 울화통이 터지지만, 본인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 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고, 어떻게든 되기 마련이니까. 그래서 교실 속 P유형 아이들은 잔소리를 많이 듣는 골칫덩어리들이다. J유형 아이들의 고단함은 정해진 틀·규칙에서 벗어나면 무슨 큰 잘못을 저지른 것 같은 강박적 사고이다. 약속시간에 좀 늦을 수도 있고, 해야 할 일을 깜빡할 수도 있는데 자신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며 자책한다. 부모님·선생님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하기 싫은 것도 참고 견딘다. 특히 N-F-J 유형이라면 타인의 감정을 본능적으로 잘 알아차리기 때문에 ‘나 때문에 실망하셨구나’라고 느끼면 죄책감·자기혐오 등이 밀려온다. 친구관계가 틀어졌을 때도 그 어떤 유형보다 상처가 크고 힘들어하며, 등교를 거부하기도 한다. 따라서 J유형 아이들을 지도할 때는 반드시, 절대, 한 번이라도 등 생각이 너무 강박적이지 않는지 살펴보고, 본인이 수용할 수 있는 적정선을 함께 찾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교사도 마찬가지다. J유형 교사는 평소 시험원안지·생활기록부·출석마감 시간을 어기거나 공문 보내는 날짜를 지나치는 일이 거의 없다. 1년 동안 학급·수업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계획이 서 있다. 반면 P유형 교사는 날짜를 살짝 넘기거나 오류가 나며, 지각도 자주 한다. 이것은 업무능력의 문제가 아니다. 생활방식의 차이일 뿐이다. 교사는 J유형이 많다. 학창시절부터 모범적이었다. 하지 말라는 것은 안하고, 해야 할 것은 스스로 알아서 했다. 그래서 P유형 아이들이 이해가 안 된다. 어떻게 수십 번을 말해도 여전히 까먹고, 5분만 일찍 나와도 지각을 안 할 텐데 매번 늦게 오며, 자기 물건을 어디 뒀는지도 몰라서 옆 사람에게 물어보는지 도통 알 수가 없다. 그럼 P유형 교사는 P유형 아이들을 이해할 수 있을까? 아니다. P유형 교사들은 성장과정에서 부모·교사가 ‘너처럼 그렇게 꾸물거리고, 자꾸 까먹고, 산만하면 누가 좋아하겠냐’며 사회생활을 하려면 J유형처럼 살아야 한다고 끊임없이 잔소리하며 세뇌시킨 덕분에 어느 정도 개선된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할 수 있는데 왜?’라며 고치지 않는 P유형 아이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이래저래 P유형 아이들은 학교생활이 험난하다. 교사들이 불합리·부당한 상황에서도 다른 집단보다 더 잘 견디는 이유는 J유형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S-T-J 유형이라면 불합리하고 부당하더라도 내가 해야 할 일이고, 그것이 전체를 위해 옳은 것이라면 묵묵히 해낸다. 만약 이들이 ‘변화’를 결심하고 움직인다면, 조직적·체계적으로 빈틈없이 준비하여 끝까지 흐트러지지 않기 때문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E-J 유형이라면 활동성·추진력까지 있기 때문에 속도를 내서 돌진한다. 지난여름, 뜨거운 아스팔트 열기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대열을 지켰던 수많은 선생님 중에는 아마도 E-J 유형이 많았을 것이다. 유전적 요인인 E-I와 P-J의 조합 ● I(내향형)-J(판단형) 사람들 I-J 유형은 매사 진지하다. 자기 생각을 쉽게 타인에게 쉽게 털어놓지 않은 채 진지하게 자기 생각대로 움직인다. 다른 사람의 말에 쉽게 흔들리지 않고, 자기 주관과 고집이 뚜렷하다. 차분하게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완성해내기 때문에 ‘똑 부러진다’, ‘틀림없다’는 평가를 많이 받는다. MBTI에서 가장 완벽주의자 성향에 가까운 사람들이다. 아마도 진지하게 묵묵히 끝까지 해내는 이들 덕분에 세상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 E(외향형)-J(판단형) 사람들 E-J 유형은 한번 마음먹은 것은 밀어붙이는 ‘추진력’이 키워드이다. 조직적·체계적인 것을 선호하는데 활동성까지 갖췄기 때문에 머뭇거림이 없다. 속도를 내서 돌진하며 한번 시작한 것은 끝을 봐야 속이 시원한 이들 덕분에 세상은 변화된다. ● I(내향형)-P(인식형) 사람들 I-P 유형은 로딩시간이 길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오르는 생각이 너무 많고, 여러 가지 요소와 A·B·C·D… 등 경우의 수를 모두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대방의 반응까지 예측해야 하는 대인관계 특히 또래관계 역시 어려워한다. 하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양한 대안을 갖고 있기 때문에 위기대처능력이 뛰어나다. 만약 충분히 준비가 안 된 상태라면 섣불리 움직이지 않으려는 경향도 있다. ● E(외향형)-P(인식형) 사람들 E-P 유형의 키워드는 ‘활동’이다. 일단 생각나면 ‘어떻게든 되겠지’라며 저지르고 본다. 시작했으면 끝을 봐야 할 텐데, 추진력에 비해 마무리는 미약하다. 하나를 진득하게 끝내는 법이 없다. 그래서 학교에서 만나는 E-P 유형은 문제아 취급을 받거나 교육제도에 잘 적응하지 못한다. 그들의 호기심을 채워주기에는 우리나라 교육환경이 너무 딱딱하다. 학업을 중단하는 아이들은 대부분 이 유형이다. 그나마 꾸역꾸역 학교에 남아있는 아이들은 S 혹은 T가 하나씩 들어 있다. 학교 다니는 것이 너무 싫지만, 그래도 다니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심리기능인 S-N과 T-F의 조합 사람은 같은 상황이더라도 ‘어떻게 자극을 받아들이고(인식기능/S-N), 어떻게 판단하느냐(판단기능/T-F)’에 따라서 취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MBTI 유형에서 가운데를 차지하는 두 지표, 즉 인식기능과 판단기능의 조합을 심리기능이라고 한다. ● S(감각형)-T(사고형) 사람들 현실적·구체적·확실한 것을 선호하는 ST의 키워드는 ‘정확성’이다. 공사가 분명하고, 객관적이며, 원리원칙과 공정함을 중요시 여긴다.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으면 가성비와 효율성을 따져 가장 최선의 방법을 찾아내려고 애쓰며, 친구가 곤란한 상황에 빠졌을 때도 공감·위로보다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초점을 둔다. 따라서 이런 아이들을 지도할 때는 ‘위로와 공감’보다는 ‘해결중심’으로 다가가야 한다. 다양한 정보를 제시하고 장단점을 설명하면서 합리적·효율적인 방법을 탐색하거나 제시할 때 만족감을 드러낸다. 공정하기 못하고 원칙이 없다고 판단되면 곧잘 따진다. 모둠활동을 할 때 무임승차하는 아이와 그런 상황을 눈감아 주는 교사에게 팩폭을 날리는 아이들은 대부분 ST, 특히 ESTP와 ESTJ 아이들이다. I유형은 생각은 굴뚝같지만, 누군가 분명 나설 것이기 때문에 조용히 때를 기다린다. ● S(감각형)-F(감각형) 사람들 SF의 키워드는 ‘관계’이다. F유형은 상대방에게 미칠 영향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감각을 총동원하여 상대방을 분석한다. 상대방이 어떤 상황을 좋아하고 싫어하며 불편해하는지 귀신같이 알아차리는 탁월한 능력이 있다. 그래서 이들은 잘 웃고, 리액션도 잘해주고, 배려심도 깊으며, 솔선수범하여 잘 돕는다. 친구가 힘들어하면 자기 일처럼 고민을 들어주며, 옆에 있어준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하고 싶은 말을 잘 못한다. 상대방이 싫은 표정 짓는 것이 마음 불편하기 때문이다. 최고의 친구이지만, 정작 자신은 힘들다. 특히 ISFJ 유형이라면 더욱 힘들다. 따라서 이 유형의 아이들은 상대방을 살피는 것처럼 나 자신도 살피도록 지도해야 한다. ● N(직관형)-F(감각형) 사람들 사람과의 관계에 관심이 많은 것은 SF와 비슷하지만 이들은 감정변화에 초점을 맞춘다. 상대방이 우울한지 기쁜지, 자신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직감적으로 알아챈다. 그냥 느낌으로 안다. 친구·가족·동료 등이 자신을 거부한다고 느꼈을 때, 그 충격과 좌절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삶을 살아갈 의미를 잃는다. 그래서 상대방의 감정변화에 자신을 맞춘다. 때문에 이들을 지도할 때는 잘잘못을 따지고, 상대방을 이해시키는 것이 아니라 ‘힘듦을 공감’하는 것이 우선이다. 충분한 공감이 이뤄진 후, 감정과 사실을 구분하고 사실과 사실이 아닌 것을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특히 ENFP 유형은 타인을 자기방식대로 설득하고 자기중심적으로 움직여서 갈등상황에 놓일 때가 많기 때문에 ‘내가 생각하고 느낀 대로 상대방도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해줄 필요가 있다. ● N(직관형)-T(사고형) 사람들 이들은 사람과의 관계에는 큰 관심이 없다. 친한 친구라도 별일이 없으면 연락하지 않는다. 관심사는 오로지 추상적·관념적인 것, 세상의 이치와 진리 등이다. 지적욕구가 강해서 궁금한 것은 못 참고 파헤치려고 하는 NT유형의 학생들은 우리나라 교육제도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INTJ 유형은 또래집단에 어울리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이들의 지적 호기심을 채워주기엔 교육과정이 너무 단순 반복적이다. ENTP 유형 역시 마찬가지다. 지루한 것을 참을 수가 없고,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이 견딜 수 없다. 하고 싶고 궁금한 것이 떠오르면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데 학교는 그런 곳이 아니다. 나에게 의미 없는 것도 해야 한다. 그래서 이들은 학교는 시간낭비이고, 의미 없는 곳이다. 이 유형의 아이들을 지도할 때는 간섭하고 충고하기보다는 독립성을 인정해주면서 스스로 마음을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쉽지 않다. 본인이 크게 후회해봐야 고집이 조금 꺾일 뿐이다.
호바스(Horvath) 팁 지난봄,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가(Horvath, 2020)라는 책을 읽고 파일로 정리해 두었다. 성적처리까지 끝나 조금 여유가 생겨서 다시 꺼내어 읽다가 ‘뇌의 특성을 감안한 PPT 제작 및 발표 방법’이라는 주제로 이 책을 소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다시 읽고 내용을 보완하면서 이 책이 언급하고 있는 ‘브로카/베르니케 병목현상’을 더 상세히 소개할 요량으로 검색했더니 이미 ‘발표를 잘하기 위해 뇌과학을 활용하라’라는 제목으로 이 책을 상세히 소개해 놓은 사이트(똘똘한 온달, 2020)가 있다. 덕분에 책 내용을 소개할 필요는 없어졌다. PPT 제작에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아이디어와 그 이유는 책, 혹은 그의 블로그 글을 활용하기 바란다. 이 책 내용을 유튜브에 음성파일로 요약하여 올려놓은 사람도 있다(https://youtu.be/CbFFvTv9fns). ● 호바스의 PPT 제작 팁 요약하여 제시하면 PPT 제작 시 활용할 수 있는 팁에는 1) 텍스트(문장)는 가능한 최소화할 것 2) 키워드 형태의 메시지도 최소화할 것 3) 직관적 이해가 가능한 이미지를 활용할 것 4) 각 슬라이드의 양식(예: 이미지와 키워드 위치)을 일관되게 유지할 것 등이 있다. 수업(발표) 시 활용할 수 있는 팁으로는 1) 다루는 주제를 매듭짓고 다음 주제로 넘어가기 2) 발표 말미에 핵심내용 요약해주기 3) 도입 부분 흥미 유발(점화효과)에 노력할 것 등이 있다. 강의나 발표용 PPT에 텍스트는 넣지 말고 필요하다면 핵심단어정도만 포함시켜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브로카/베르니케 병목현상’이라는 뇌의 특성을 바탕으로 한 것이어서 타당해 보인다. 호바스가 주장한 뇌의 특성에 대해서는 학습 무관 스마트폰 사용이 학습을 방해하는 이유(박남기, 2021.07)에 상세히 소개되어 있으니 그것을 참고하기 바란다. ● 떠오르는 질문 그동안 나도 한두 시간 정도 처음 만나는 대중(교육자·학부모 등)을 상대로 미래교육의 모습을 포함하여 큰 흐름을 소개하는 강연을 할 때는 그의 조언대로 이미지와 키워드 중심의 PPT를 사용해 왔다. 하지만 주기적으로 만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용이나 학회에서 하는 새로운 논문 발표용 PPT에는 이미지나 키워드만이 아니라 텍스트(문장)를 종종 포함시켰다. 나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그러한 것 같다. 여기서 드는 의문은 텍스트가 많이(가령 절반 이상) 포함된 PPT는 뇌의 특성에 비춰볼 때 잘못 제작된 것일까? 교수자(발표자)가 수업용(혹은 학회 발표용) PPT에 텍스트를 포함시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수업용과 학회 발표용 PPT에는 어느 정도나 텍스트를 포함시키는 것이 좋을까? 만일 텍스트를 포함시키는 것이 좋지 않다면 PPT를 활용한 강연 동영상에 자막을 첨부하는 것은 어떤가? 등등이다. 브로카/베르니케 병목현상 호바스가 PPT 제작 시 가능하면 텍스트를 포함시키지 말라고 하는 이유는 서로 다른 언어 관련 정보가 우리 뇌에 동시에 입력될 때 하나만 통과하고 나머지는 사라지는 브로카/베르니케 병목현상 때문이다. 당신이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동안 책을 읽을 수 없던 것처럼, 당신이 상대해야 하는 사람들도 당신이 말하는 것을 듣는 동안 당신의 슬라이드나 발표자료를 읽을 수 없다. 구어이든 문어이든 한 가지 방식으로 정보를 받는 사람이 동일한 정보를 다양한 방식으로 한꺼번에 전달받는 사람보다 훨씬 더 그 정보를 지속적으로 이해하고 오랫동안 잘 기억한다. 슬라이드나 발표자료에 텍스트를 포함시키면 상대의 학습과 집중력을 방해한다(Horvath, 2019: 32-33). 텍스트로 이뤄진 슬라이드를 가지고 발표하면 학습과 집중력이 방해받는 이유는 말의 속도와 눈으로 읽는 속도가 서로 달라 뇌가 혼선을 빚기 때문이다. 우리는 1분에 130개 단어를 말할 수 있다. 눈은 1분에 220개 단어를 읽을 수 있다. 빠르면 1,000개도 읽을 수 있다. 따라서 슬라이드에 삽입된 단어(문장)와 말하는 단어(문장)가 사람들에게 동시에 제공된다면, 그들은 눈으로 읽은 단어와 발표자의 음성으로 전해진 단어 사이에서 뒤죽박죽이 되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우리는 음성을 통해 생성된 단어와 읽기에서 비롯된 단어 사이의 모순으로 인해 또다시 병목현상을 경험하게 된다(Horvath, 2019: 35). 자막과 맥거크 효과(McGurk Effect) 그렇다면 동영상 제작 시 발표자가 하는 말을 자막으로 포함시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할까? 모 대학에서 학생 대상 비대면 강의 관련 애로사항을 조사했더니 교수가 제공하는 동영상에 자막이 없어서 불편하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유튜브 동영상들은 자막을 제공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동영상 강의에서는 자막이 없어서 강의 이해가 상대적으로 어려웠다는 의미일 것이다. 나도 자막이 있으면 내용이 귀에 더 잘 들어온다. 제공된 동영상 화면에 들어 있는 텍스트와 자막은 어떻게 다른 것일까? 대면 강의와 달리 비대면 동영상 강의에서는 교수자의 강의 발음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다. 동영상에서 PPT 화면이 주를 이루고, 교수자가 한쪽 귀퉁이에 조그만 화면으로 나타나거나, 아예 얼굴이 보이지 않을 때 이해도는 더 낮아진다. 이때 자막을 넣어주면 교수자의 이야기가 잘 들리게 된다. 자막은 입 모양 정보보다 훨씬 더 정확하게 교수자가 할 이야기를 미리 읽을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잘 들리지 않던 외국 영화의 대사도 외국어 자막이 붙으면 더 잘 들리는 것을 경험했을 것이다. 월든의 작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Hennry David Thoreau)가 한 이야기 중에 “우리는 이미 절반쯤 알고 있을 때 비로소 들을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다”라는 말이 있다(Horvath, 2019: 46). 말의 속도보다는 자막을 읽는 눈의 속도가 훨씬 빠르다. 자막이 제공되면 우리 눈은 말하는 상대보다 더 빠른 속도로 눈을 통해 그의 말을 들음으로써 이미 알고 있는 상태가 된다. 그 상태에서 그의 강연을 보게 되면 당연히 잘 들리고 이해도 더 잘될 것이다. 이처럼 슬라이드에 포함된 텍스트라고 하더라도 자막은 ‘브로카/베르니케 병목현상’이 아니라 ‘맥거크 효과’를 가져온다. 맥거크 효과란 동일한 발음이라도 말소리를 내는 사람의 입 모양에 따라 다르게 들리는 현상을 의미한다. 맥거크 효과는 청각정보는 명확하지 않은데 시각정보는 좋을 때 더 두드러진다(위키백과, 맥거크 효과). 이처럼 시각은 청각을 유도할 수 있다. 그리고 시각과 청각은 자유롭게 뒤섞이기 때문에 이들 사이에 병목현상은 발생하지 않는다(Horvath, 2019: 51). 여기서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동영상 강연 자료를 시청하는 학생에게서 자막이 병목현상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시각이 청각을 돕는 맥거크 효과가 나도록 하려면 시각자료(동영상에 포함된 PPT 슬라이드)에 텍스트가 포함되어 있지 않아야 한다. 제공되는 PPT가 언어해석을 필요로 하지 않은 단순한 시각자료, 그리고 굳이 필요하다면 키워드 정도로 구성되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면 PPT는 순수한 시각자료로서의 역할을 하고, 자막은 해독을 필요로 하는 언어관련 활동이 되기 때문에 시각과 청각이 자료가 통합되어 이해를 돕는 역할을 하게 된다. 감각 통합은 단순한 더하기 과정(additive process. A+B=A와 B)이 아니라 생태학적 과정(ecological process A+B=C)이다. 호바스(Horvath, 2019: 53)는 정원에 딱정벌레를 12마리 풀어놓으면 단순히 딱정벌레 개체 수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정원의 먹이사슬, 흙 속의 영양소, 생존조건 등 정원의 생태계를 바꾼다는 비유를 들고 있다. 보는 것과 듣는 것이 결합되면 완전히 새로운 전체, 즉 부분의 합보다 큰 전체가 나타나게 된다. 강의용(학술 발표용) PPT에 텍스트가 많이 들어가는 이유 일반적인 강연에서와 달리 이론 강의를 할 때 혹은 학회에서 학술 발표를 할 때는 나도 PPT에 텍스트를 상대적으로 더 많이 포함시킨다. 어려운 이론을 설명할 때 학생들이 미리 읽고 충분히 이해해온 상황이라면 굳이 텍스트를 포함시킬 필요가 없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면 내 경험에 비춰볼 때 이론에 대한 정의나 핵심개념 등을 제목과 함께 문장으로 포함시켜놓는 것이 좋다. 내 말로 풀어서 설명하기 전에 그 텍스트를 학생들과 같이 소리 내어 읽어보면 이해의 바탕이 마련된다. 그렇게 한 후에 예를 들어가며 설명이라는 것을 덧붙이면 학생들의 이해도가 높아진다. 텍스트를 많이 포함시키는 경우는 내가 강의나 발표 내용을 완벽하게 소화시키지 못한 경우이다. 이때에는 차라리 핵심 부분을 PPT에 올려놓고 읽어가는 것이 좋다. 물론 전체 PPT를 그러한 방식으로 제작하여 발표한다면 아무리 학술 발표라고 하더라도 듣는 청중을 지루하게 할 것이다. 설령 학술논문 발표용 PPT라고 하더라도 텍스트만이 아니라 이해를 돕는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청중의 이해를 돕도록 설명을 덧붙인다면 청중의 이해도가 높아질 것이다. 오래전 학회의 한 핵심 세션의 사회를 보면서 악보를 보고 읽는 식이 아니라 악보를 소화해 자신만의 빛깔로 노래 부르듯이 발표해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다. 그랬더니 발표자들이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겨우 작곡을 마치고 발표하는 사람들에게 이는 조금 무리한 부탁이었던 것 같다. 학회 발표라고 하더라도 기왕이면 이미지가 많이 포함된 PPT를 활용하면서 자기의 목소리로 노래하듯이 발표를 한다면 회원들의 뇌리에 오래 기억될 것이다.
사회의 여러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교육계는 작년 말 OpenAI가 출시한 챗GPT로 인해 올 초부터 몹시 소란스러웠다. 챗GPT는 물어보면 뭐든지 척척 답해주고(가끔 거짓 정보를 만들기도 하지만), 수많은 다양한 업무를 수행해 줄 수 있는, 그야말로 우리가 상상하던 인공지능과 비슷한 개체였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챗GPT가 대부분의 언어를 참으로 자연스럽게 구사한다는 점이었다. 몇 년 전 챗GPT1 개발 때부터 보고 있었는데도 이것은 실로 놀라운 기술의 발전이었다. 필자가 박사학위 과정을 밟고 있던 2000년대 초반 어느 날 공학 전공자들과 음성인식기술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필자는 언어교육을 전공했던지라 언젠가 기술이 발전해서 로봇이 인간처럼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고, 그래서 외국어교육이 필요 없어지는 시대가 혹시라도 오게 될지 질문하였다. 그때 그들의 답변은 “당신 살아생전에 기계가 인간처럼 말을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었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그로부터 15년도 지나지 않은 2016년에 구글이 Google Assistant를 출시했을 때도 상당한 충격이었는데, 챗GPT는 이보다 열 배는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챗GPT가 출시된 이후 필자가 속해있는 각종 커뮤니티·소셜네트워크에서는 온통 챗GPT의 이야기로 도배되기 시작했다. 챗GPT로 대표되는 인공지능이 교육에 미치고 있는(또는 가까운 미래에 미칠) 영향은 가늠하기 어렵다. 교육에 독이 될지 약이 될지도 속단하기 어려우나, 모든 도구가 그러하듯이 결국은 우리가 인공지능이라는 도구를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그 도구의 가치가 결정될 것이다. 인공지능에 대해 여전히 많은 우려가 존재하고 있지만, 인공지능을 교육에 접목하여 교육 효과성을 제고하고 더 많은 학생이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바탕으로 교육에서도 이미 여러 형태의 많은 시도가 행해지고 있다. 교육에서 인공지능은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 가능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가 ‘학습자 맞춤형 교육’이다. 사실 학생들에게 개별 맞춤형 학습을 제공하는 것은 교육의 오랜 염원이었다. 그러나 다양한 특성을 지닌 다수의 학생을 가르쳐야 하는 교실 상황에서 이는 실현되기 어려운 목표였다. 인공지능 기술이 도입되면서 부분적으로나마 학습자 맞춤형 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게 되었고, 일부 선진국에서는 이미 도입하고 있다. 일례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칸아카데미에서는 ‘칸미고’라는 AI 튜터를 도입하여 학습자가 개별적으로 질문하고,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맥그로힐 출판사에서 개발한 ALEKS라는 AI 기반 플랫폼에서는 학습자 수준을 진단하여 개별 맞춤형 학습내용을 자동으로 큐레이션하여 제공한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추어 교육부는 2025년도를 목표로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발표하고 이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였다(교육부, 2023a). AI 디지털교과서의 핵심은 인공지능을 포함한 지능정보기술을 활용하여 ‘학생 개인의 능력과 수준에 맞는 다양한 맞춤형 학습기회를 지원’하는데 있다(교육부b, 2023, p.12). 인공지능을 교육에 도입함으로써 영향을 받게 되는 대상으로 학생들만 생각하기 쉬운데, 그 현장 한가운데는 교사들이 있다. 교육이 인간을 이해하고 서로 교감하는 것이 극도로 중요한 ‘인간적인’ 행위라는 것을 고려할 때 교육에서 인공지능의 역할은 극히 제한적일 것이고, 교사의 역할은 여전히 어떤 의미에서는 인공지능시대 이전보다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그 역할 중 하나가 인공지능이라는 도구에서 교육적 혜택을 이끌어낼 인공지능 수퍼사용자로서의 역할이 될 것이다. 그러나 많은 이에게 인공지능은 여전히 높은 벽이고, 모든 교사에게 이 역할을 위해서 인공지능 리터러시를 높이라고 요구할 수는 없을 것이다. 더욱이 최근 공교육 내에서 몇 가지 AI 기반 학습프로그램이 도입되기 시작했으나, 인공지능이 교사의 맞춤형 수업설계를 도와주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러한 문제들을 다소나마 해결하기 위하여 교사가 사용하기 편리한 교사지원 AI 시스템 개발을 위한 연구가 현재 진행되고 있다(연구팀 2xAI Research Lab1). 이 시스템 개발의 목적은 교수 설계과정에서 교사의 의사결정이 수월하게 반영되어 학교교육에서 맞춤형 학습을 더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데 있다. 구체적으로 교사지원 AI 시스템은 다음과 같은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첫째, 교사가 수업을 설계할 때 인공지능이 학습자의 다양한 특성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학업성취를 예측하여 결과를 시각화하여 보여준다. 둘째, 교사가 원하는 학습자 특성 변인을 중심으로 최적의 그룹을 구성해준다. 이를 바탕으로 교사는 그룹별로 차별화된 과제나 학습내용을 제공할 수 있다. 셋째, 교사의 교수목적에 따라 분류된 각 그룹의 특성에 맞도록 학습자료를 자동으로 큐레이션해서 제공한다. 교사 지원 AI 시스템은 무엇보다도 교사의 사용 편의성이 중요하므로, 챗GPT와 같은 익숙한 인터페이스 방식을 활용하여 교사의 사용 편의성을 높이고자 한다. 또한 많은 AI 시스템이 개발자 이외에는 이해하기 어렵고, 원하는 목적에 따라 수정하여 사용하기도 쉽지 않다. 이에 연구팀은 교사에게 설명가능한(explainable), 그리고 교사가 원하는 변인에 따라 수정가능한(exchangeable), 교사에게 최적화된 AI 시스템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즉 이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여 특정 결과(예: 학습자 그룹 형성, 학습자 맞춤형 자료 제시)를 내놓는지에 대해 교사들이 쉽게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교사가 원하는 교수목적에 따라 다양한 변인(예: 학습자 수준, 학습자의 진로, 학습자의 흥미 등)을 수정해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구성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 연구팀은 연구 초기 단계부터 교사자문단을 구성하여 교사들의 요구와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시스템 개발 시 적극 반영하고 있다. 인간사회의 역사만큼이나 긴 교육의 역사를 살펴보면, 교육에 영향을 미치는 수많은 요소가 있었고, 기술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다. 특히 최근 30년간은 기술이 교육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커지고 그 속도도 더 빨라지고 있다. 1990년대 인터넷이 도입될 때도 교육현장에서는 많은 추측과 우려가 있었다. 인공지능도 그와 비슷한, 아니 그보다도 훨씬 더 큰 변화를 교육에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이러한 추세를 더는 무시하거나 거부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인공지능을 현명하게 사용하여 더 많은 학생이 더 나은(최소한 더 효율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2xAI Resarch Lab 연구팀의 고민과 노력은 우리나라 교육이 한 걸음 더 도약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학교폭력 신고를 한 피해학생 측에서 가장 간절하게 바라는 것은 가해학생과의 즉각적인 분리이다. 피·가해학생의 분리는 피해학생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줄 수 있고, 보복과 같은 2차 가해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또한 이러한 분리는 피해학생을 위한 것이므로, 그 분리로 인한 불이익이 피해학생에게 있어서는 안 되고, 불편이 발생한다면 이는 피해를 발생시킨 가해학생이 감수해야 할 것이다. 위와 같은 내용들은 반박할 수 없는 정론이지만, 학교폭력에 관한 실무에서 피·가해학생의 분리는 너무도 어렵고 막막한 일이다. 이번 호에서는 학교폭력 사안 처리과정에서 피·가해학생 분리에 관한 현행 규정의 내용과 그에 대한 주의점 등을 살펴보도록 하자. 피·가해학생 분리가 어려운 이유 학교폭력의 범주는 너무도 넓고 다양하다. 성폭력이나 피해학생이 크게 다친 심각한 수준의 학교폭력이라면 학교는 피·가해학생의 분리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다. 그런데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이 욕설하거나, 가벼운 신체적 접촉이 일어난 상황이라면 어떨까? 혹은 학생들은 이미 화해하여 친하게 지내고 있으나, 보호자 사이의 갈등이 학교폭력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면 어떨까? 이런 상황에도 피·가해학생을 분리하는 것만이 능사일까? 또 학교폭력 신고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고, 가해자로 신고된 학생이 가해사실을 부인하고 있어 신고된 내용이 진실인지 확정하기 어려운 일도 많다. 근래에는 신고된 학생이 자신도 피해를 봤다며 쌍방 학교폭력으로 신고하는 일도 부지기수로 일어난다. 이럴 때도 신고된 내용만을 바탕으로 가해학생을 분리하는 것이 타당할까? 한편 가해학생이더라도 학습 받을 권리의 보장이 필요하다. 물론 당연하게도 학교폭력 상황에서 이러한 가해학생의 학습권이 제한될 수는 있을 것이다. 다만 어느 정도 수준으로 제한해야 하는지, 결손이 생긴 학습 관련 부분의 보강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피·가해학생의 즉시분리 이러한 어려움에 따라 학교폭력 사안에서 피해학생 보호를 위한 즉각적인 분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계속되자,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하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이 이루어졌다(2020. 12. 22.). 주된 내용은 학교폭력 사안이 인지되면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을 지체 없이 분리해야 한다는 내용의 ‘즉시분리’ 제도가 도입된 것으로, 이 규정은 2021년 6월 23일부터 시행되었다. 즉시분리는 피해학생이 반대하지 않으면 이루어지게 되어있으며(물론 방학 중이거나, 이미 출석정지 등이 이루어져 학생들이 분리된 경우도 예외로 규정되어 있다), 구체적인 분리기간은 분리방법 결정 시점부터 최대 3일 범위 내에서 실시하도록 하고, 3일 범위에는 공휴일과 토요일도 포함하여 계산한다. 예를 들어 금요일에 학교폭력이 발생했고, 피·가해학생을 분리하기로 하였다면, 금요일 당일과 토요일·일요일까지 3일에 포함되므로 월요일부터는 피·가해학생이 정상적인 등교를 하게 된다. 신고된 가해학생이 분리되는 것이 원칙이며, 학교 내에 별도 공간을 마련하여 분리한다. 학교 내 공간 마련이 어렵다면 가정이나 학교 외의 장소를 이용해 분리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등교하지 못한 경우에는 출석인정 결석으로 처리할 수 있다. 관련하여 가장 많은 질문 중 하나는 학급이나 학년이 달라 같은 반에서 수업을 듣지 않는 학생들도 즉시분리 해야 하냐는 것이다. 초기에는 이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현재는 학교폭력 사안처리 가이드북에서 각자의 소속 학급에서 수업을 듣게 하되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등하교시간의 동선 분리와 생활지도를 위한 계획을 정하는 방식으로 분리하는 것으로 정리되었다. 그러나 구체적인 상황에서 즉시분리를 적용하는 문제는 여전히 어렵다. 시험기간이나 교외 체험활동 중 학교폭력 신고, 허위이거나 보복 성격의 학교폭력 신고, 운동경기 중 부상이 학교폭력이라고 주장하는 경우 등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될 수밖에 없다. 이때에는 신고당한 가해학생과 보호자의 민원이 거셀 수 있고, 그들의 민원이 마냥 불합리하다고 보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현행 규정에 따르면 즉시분리 자체는 사안의 경중이나 사실 여부를 따지지 않고 이루어져야 한다. 다만 분리 기간이나 방법 등을 결정할 때 고려될 수 있을 뿐이다. 관련하여 개인적으로 가장 난감했던 즉시분리 관련 사례가 있어서 소개하자면, 졸업식을 하루 앞두고 같은 반 학생들이 벌인 학교폭력에 대한 문의였다. 학교는 즉시분리를 위해 가해학생을 졸업식에 나오지 못하도록 하거나, 따로 졸업식을 할 장소 마련이 필요한지 난감해했다. 졸업식은 해당 학교급을 무사히 마쳤다는 것을 기념하는 행사로 석별의 정을 나누는 중요한 날이다. 또 학부모들도 대거 참석하고, 단시간의 행사로 종료된다. 이를 고려하면 학생들 모두 정상적으로 졸업식에 참여하도록 하고, 학생들 사이의 추가적인 분쟁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인력을 배치하는 방식이 어떠냐고 권할 수밖에 없었고, 다행히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결국 이렇게 즉시분리와 관련한 어려운 경우를 직면하게 된다면 합리성의 틀 내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결정하도록 하고, 전담기구 등을 통한 공식적인 결정이 이루어졌다는 점, 분리의 구체적인 방법을 담은 내부문서의 작성을 통해 정당성을 마련할 필요가 있겠다. 이런 즉시분리와 관련한 학교현장의 어려움에도 최근 다시 학교폭력에 관한 이슈들이 이어지면서 현행 3일 범위에서 이루어지는 즉시분리 기간이 7일로 연장됐다. 향후 이에 대한 분쟁이 더 심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피·가해학생에 대한 학교장의 긴급조치 위와 같은 즉시분리 규정이 도입되자 학교는 이를 오해하여 피·가해학생의 분리가 즉시분리로 인정되는 7일로 한정된다고 생각하는 일이 잦다. 하지만 즉시분리 규정은 기존 내용에서 추가된 것으로, 과거에도 피·가해학생에 대한 학교장의 긴급조치를 통한 분리가 가능했고 이는 여전히 유효하다. 먼저 피해학생의 보호를 위해 학교장은 교육지원청에서 운영되는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이하 ‘학폭위’)가 개최되기 이전이라도 ‘학내외 전문가에 의한 심리상담 및 조언(제1호)’, ‘일시 보호(제2호)’, ‘그 밖에 피해학생의 보호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제6호)’를 결정할 수 있다.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르면 학폭위에서는 피해학생에 대하여 ‘치료 및 치료를 위한 요양(제3호)’과 피해학생을 위한 ‘학급교체(제4호)’를 결정할 수 있는데, 이에 반하여 학교장이 내릴 수 있는 긴급조치에는 빠져있다. 그 때문에 학생이 입원하는 등 치료가 시급한 경우나 가해학생이 다수인 학급에 피해학생이 소속되어 피해학생 스스로 학급교체를 요구함에도 이러한 조치를 결정할 수 없는 난감한 일이 생기곤 한다. 이때에는 위 ‘그 밖에 피해학생의 보호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제6호)’라는 규정을 이용하여 피해학생의 치료나 피해학생의 임시적인 학급교체 등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가해학생의 선도를 위한 학교장의 긴급조치 종류로는 ‘피해학생에 대한 서면사과(제1호)’, ‘접촉 등 금지(제2호)’, ‘학교에서의 봉사(제3호)’, ‘학내외 전문가에 의한 특별교육이수 또는 심리치료(제5호)’, ‘출석정지(제6호)’가 있다. 이 조치 중에서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의 분리라는 목적에서 가장 애용되는 긴급조치는 ‘접촉 등 금지(제2호)’와 ‘출석정지(제6호)’가 꼽힌다. 다만 ‘접촉 등 금지(제2호)’ 조치는 가해학생의 의도적인 피해학생에 대한 접촉을 금지하는 것을 말하므로 교육활동과 학교 일상생활에서 이루어지는 의도치 않은 접촉을 모두 금지하는 것이 아니어서 피해학생 측에서 원하는 수준의 완전한 분리가 아니라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적어도 가해학생 측에게 추가적인 학교폭력과 분쟁에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경각심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한 방법이다. 한편 ‘출석정지(제6호)’는 가해학생의 출석이 정지되는 동안 피해학생이 학교생활에서 정서적 안정을 도모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해당 기간동안 가해학생은 미인정 결석으로 처리되며, 그 기간을 어떻게 정해야 하는지 결정함에 어려움이 있다. 또 가해학생에 대한 긴급조치는 향후 학폭위에서 추인되어야 하는데, 출석정지는 상당히 높은 수위의 선도조치이므로 학교 입장에서는 추인 여부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 하지만 향후 학폭위에서 추인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출석정지의 긴급조치가 부당하다고 할 수는 없다. 긴급조치를 하던 시점의 급박한 상황과 필요성을 살펴야하기 때문이다. 심의위원회는 출석정지를 추인하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학교가 내린 결정, 즉 분리를 위한 출석정지가 과도하지 않다는 점을 확인해주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피·가해학생에 대한 학교장의 긴급조치 결정은 학교장에게 재량권이 있다. 재량권이 부여된 것은 일방에서 요구한다는 이유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현장과 구체적 상황에 맞추어 유연하게 결정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학교장 긴급조치에 대하여 피해학생 측에서는 미진하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가해학생 측에서도 과도하다고 주장해 학교의 적절한 대응을 어렵게 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대립하는 두 당사자를 모두 만족시키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관련 학생 측의 의견을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정 과정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면 ‘긴급조치’의 취지인 신속성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고, 결정된 긴급조치 내용을 특별한 이유 없이 변경한다면 오히려 피·가해학생 측의 신뢰를 잃을 수 있을 것이다.
집안의 ‘어른’이라 함은 부모님을 지칭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양육에 있어 아버지의 역할과 어머니의 역할을 달리해 자녀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기본예절을 배우도록 했다. 현대에 들어서면서 남녀평등이 강조되는 등으로 인해 그 역할이 바뀌기도 했지만, 아이들 교육을 위한 엄부자모(嚴父慈母)의 기본 철학에서 살펴보면 그 역할은 아직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아직 유효한 교육철학 엄부자모의 역할은 무엇일까? 아버지의 경우 사회생활을 위한 자기 절제, 때로는 힘들어도 참는 인내, 경우에 맞는 행동 등에 대해 엄격히 교육하고, 어머니는 아이에 대한 인정으로 아이가 어려움을 겪어도 의지하고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밑거름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부모의 교육은 자녀들이 자라서 성인이 됐을 때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바르게 살아갈 수 있는 토대가 된다. 그럼 가정을 제외한 아이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와 교실에서의 ‘엄부자모’ 역할은 누가 어떻게 해야 하나? 교실은 수많은 아이가 함께 살아가면서 배려와 양보를 배우고, 때로는 타협하기도 하면서 지내게 된다. 그런데 ‘마냥 내 아이에 대한 인정’만을 바라고 교사에게 ‘엄부’의 역할을 제외시키면 그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다. 우리는 이미 그 결과를 목격했다. 교권 추락을 통한 교실 붕괴와 연이은 교사의 극단적 선택으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이는 ‘갑질하는 부모’라고 지목받고 있는 한정된 부모들만의 잘못은 아닐 것이다. 이번 ‘서이초 사건’으로 대변되는 교권 추락에 대해 우리 사회구성원 모두는 다시 한번 교육의 필요와 그 필요를 충족시킬 대안에 합의하고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교사들에게 ‘엄부’의 역할도 부여해야 한다. 사회구성원 전체가 다시 한번 교육의 본질적인 과제인 지덕체의 올바른 인간 육성, 사회화의 과정을 통한 건전한 공동체 육성, 자신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민주시민 육성이라는 관점의 큰 틀에서 교사들에게 정당한 권리와 필요한 요건이 주어져야 할 것이다. 학부모 기분상해죄와 정서학대죄를 피하기 위한 ‘자애로운 어머니상’만 강요하는 위축된 교육환경은 오히려 학생들의 올바른 성장에 위해가 된다. 독재나 갑질이 아닌 ‘경우 바름’을 위한 엄한 아버지의 역할도 교사에게 꼭 필요하다. 그래야만 교실에서의 질서가 유지되고 그 안에서 아이들이 안전하고 지혜롭게 성장할 것이다. 사회구성원 동의와 응원 절실해 이제라도, 교실에서의 엄부자모에 대한 교육철학을 교실에서도 구현될 수 있도록 사회구성원 모두가 지혜를 모아 선생님들을 믿고 ‘엄부’의 책임 있는 역할을 돕고, 응원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학교 안에서도 생활지도의 모든 것을 담임 교사에게만 떠넘겨서는 안 된다. 최소한 동학년에서만이라도 교사들이 서로가 서로에게 엄부가 되고 때론 자모가 되어 함께 아이들을 키워나가야 한다.
학교에서 집단 폭행을 당해 숨진 미국 중학생의 유족이 교육 당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당국이 300억 원이 넘는 금액을 배상하기로 합의했다. 미국 CNN과 CBS 방송 등은 캘리포니아주 모레노밸리 통합 교육구가 관할 중학교 학생이었던 디에고 스톨츠(사망 당시 13세)의 법적 보호자에게 2700만달러(약 359억4000만 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교육 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낸 스톨츠의 가족 측 변호사는 “미국에서 역대 가장 큰 규모의 괴롭힘 사건 합의”라고 설명했다. 소송 서류에 따르면 모레노밸리의 랜드마크 중학교 재학생이었던 스톨츠는 2019년 9월 16일(현지시간) 교내 남학생 2명에게 주먹으로 맞아 쓰러지면서 콘크리트 기둥에 머리를 부딪혀 심각한 뇌 손상을 입었고,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다가 9일 후 사망했다. 유족은 이듬해 소송을 제기하면서 “디에고가 교내에서 반복적인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알렸는데도 학교 교학관리자들이 이를 완전히 무시하고 괴롭힘을 막기 위한 조처를 전혀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가해자 2명을 포함해 다른 남학생들의 언어적·신체적 괴롭힘이 약 2년간 계속돼 학교 교감에게 이를 신고했는데도 학교 측은 해당 장면이 찍힌 교내 보안 카메라 영상을 확인하거나 가해 학생들에 대한 징계 조치 등을 전혀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건 이후 가해자인 10대 소년 2명은 과실치사 혐의를 인정했으나, 47일 동안 소년원에 구금됐다가 보호관찰 명령을 받고 풀려났다. 교육구 측을 대리하는 변호사 마이클 말랏은 “우리는 이 사건이 어려운 법적 문제가 있는 비극적인 사건이라는 것을 인식했다”며 “교육구는 이번 합의금을 ‘공정하고 합리적인’ 금액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겸직 허가 신청, 어떻게 해야 할까? 그리고 서류와 양식은 어디 있을까? 가장 간단한 방법이 있다. 소속 기관의 관리자께 여쭤보는 것이다. 필자보다 전국의 교감 선생님이 더 전문가다. 하지만 미리 알아 둬서 나쁠 건 없을 것이다. 우선 양식과 서류는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에 있다. 신청서 서식은 2023년 문서 기준 207쪽에 있다. 기관에 따라 사용하는 양식이 다를 수 있으니 주의하자. 겸직 허가 신청 6단계 과정은 크게 6단계로 이뤄진다. 먼저, 겸직 허가 신청서를 작성한다. 207쪽에 있다는 그 문서다. 다음으로 구두 결재를 받는다. 복무 담당을 거쳐 기관장에게 보고하면 된다. 통상 학교는 관리자께 말씀드리면 된다. 다음으로 내부 기안을 올린다. 기관에 따라 보충 자료를 추가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여기까지가 신청자가 해야 하는 절차다. 다음으로는 기관의 심사가 이뤄진다. 부서장 심사 후, 기관장의 승인을 받은 뒤 결과가 통보된다. 참고로 이 과정에서 겸직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해야 한다. 부서장급 이상의 내부 위원 3인 이상으로 이뤄진 기구다. 선택이 아닌 필수 절차다. 결과 통보를 받으면 겸직을 할 수 있다. 통상 2년 유효하다. SNS와 관련된 것은 1년이다. 연도 및 학년도로 끊기는 것은 아니며, 처분일로부터 만 1년이다. 기간을 연장하고 싶다면 재심사를 요청하자. 유효기간 만료 1달 전까지 신청해야 한다. 중간에 교장 선생님이 바뀌었다고 해서 갱신할 필요는 없다. 다만 유효기간이 안이라도, 본인이 인사이동을 했을 경우(담당 직무가 변경된 경우) 새로 받는 것이 좋다. 이때도 한 달 안에 신청하면 된다. 신규교사는 어떨까? 공무원 신분이 아닐 때 영리업무를 했다면, 임용된 날부터 1개월 이내 겸직 허가를 신청해야 한다. 지속성 없다면 신고 불필요 겸직 허가, 너무 막연하고 어렵게 느껴진다. 이제 구체적인 사례로 알아보자. 2023년 예규 기준 199쪽에 참고 사례가 나온다. 먼저 금지된 것들이다. 야간 대리운전, 다단계, 본인 SNS에 제품 광고는 할 수 없다. 허가의 영역이 아니다.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특히 블로그의 경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리뷰하는 것도 규정 위반이다. 포스팅을 대가로 화장품을 받는 것도 불가능하다. 원고 아르바이트도 당연히 금지다. 다만, 배달앱에 후기를 남기는 조건으로 서비스를 받는 것은 상관없다. 공무원 본인이 운영하는 플랫폼이 아니기 때문이다. 군만두 서비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음으로 허가 후 종사가 가능한 것들이다. 대학교 교수, 아파트 입주자대표, 재건축조합 임원, 저술, 번역, 출판, 작사·작곡, 학습지나 문제지 저술, 앱이나 이모티콘 제작 및 관리 등이다. 앞선 칼럼에서 안내한 것처럼, 당연히 본업에 지장을 주면 안 된다. 나라에 피해를 주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기관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교장 선생님께서 허락해 주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 마지막으로 신고가 불필요한 영역이다. 대부분 지속성이 없는 것들이다. 부동산 임대가 대표적이다. 2년 동안 세입자분과 연락할 일이 거의 없다면? 지속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런 것은 신고할 필요 없이 종사할 수 있다. 다만, 공유 숙박업소 운영이나, 주기적 관리가 필요한 셰어하우스는 얘기가 다르다. 지속성이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도서 출판, 문제지 저술, 작사·작곡 등도 마찬가지다. 일회적인 것은 신고할 필요가 없다. 통상 첫 번째 책은 겸직 신고가 필요치 않다. 두 번째 책은 지속적이라고 볼 수도 있기에, 신고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전자책 출판이나 직접 출판의 경우에는 처음부터 신고해야 한다. 도서 출간, 아파트 동대표, 대학교 출강 같은 건 일부 선생님의 사례일 수 있다. 하지만 SNS 운영은 어떨까? 블로그, 인스타그램, 유튜브를 운영하는 것 말이다. 이건 더 많은 분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다음 칼럼에서는 교사의 SNS 겸직에 관해 알아보겠다.
정부의 교육분야 정책과 행정, 예산의 타당성과 적절성 등을 살펴볼 국정감사가 11일부터 시작된다. 국회 교육위원회에 따르면 교육분야 국정감사는 26일까지 교육부, 국가교육위원회, 시·도교육청, 국립대 등 67개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구체적인 일정으로는 첫날 소속기관을 포함한 교육부와 국가교육위원회를 시작으로 13일 한국고전번역원 등 7개 공공기관과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수감한다. 17일과 18일에는 2개 감사반으로 나눠 지방 시·도교육청과 국립대 및 대학병원을 감사한다.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시·도교육청은 20일에, 국립대학법인 서울대와 한국교원대, 서울대병원은 24일 감사를 받으며, 26일에는 종합감사로 진행된다. 이번 국정감사는 최근 이른바 교권보호 4법 개정이 이뤄진 만큼 열악한 학교 현장의 어려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전 국가수사본부장 임명자 자녀의 학교폭력 문제로 대두된 학폭 피해학생 보호와 가해학생에 대한 법적 조치 등도 주목받을 것으로 보이며, 유아교육과 돌봄, 늘봄학교 정책도 여·야 국회의원들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도 시·도교육청의 교육정책도 지역에 따라 주요 의제로 떠오를 수 있다. 다음은 7월 국회 입법조사처가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보완한 주요 이슈와 내용이다. ◆교육활동 보호 강화=여·야는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 활동에 대해 아동학대 및 학대 의심 시 절차를 일률적으로 적용할 경우 교원의 교육활동 침해는 물론, 전체 학생의 학습권 침해로도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적절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했다. 다만 교권보호 4법 개정 과정에서 별도 아동학대심의 기구의 필요성 등 세부적으로 여·야간 이견을 보인 부분과 아동학대처벌법과 아동복지법 등 아동관련 2법의 개정 필요성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 질 것으로 보인다. ◆학교폭력 대책=가해학생 측이 강제전학 등 처분을 거부하면 피해학생으로부터 가해학생을 적시에 분리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해 이로 인한 피해학생 보호에 허점이 있다는 점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국회 입법조사처는 피해학생 보호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학교장의 긴급조치 기간을 연장하는 것과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을 통한 학급교체를 긴급조치에 포함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 가해학생이 행정심판과 행정소송 등 법적쟁송을 통해 시간끌기를 시도할 경우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은 만큼 법적 처리기간의 단축에 대한 여·야와 정부 당국 간의 활발한 논의도 예상된다. ◆사교육비 경감 및 공교육 강화=소위 킬러문항 배제 등을 통한 공교육 정상화와 사교육비 경감을 정부가 천명하고 실제로 정책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정의 적절성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가 많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급격한 대학수학능력시험 난의도 조절에 따른 수험생과 학부모의 혼란을 초래한 점에 대해 야당 의원들의 관심이 높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해 EBS 수능 연계 강화, 방과후학교 참여율과 질적 제고 등 대안에 대한 평가, 교육부 종합대책 수립, 추진 성과에 대한 주기적인 점검 요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초등 과정 돌봄=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인 유보통합을 위한 유보통합추진단 설치와 초등전일제교육 연계 추진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유보통합과 늘봄학교에 대한 내용도 여·야 의원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 중 하나다. 유보통합과 관련해 교원 자격 부여 방식에 대한 의견이 상충하고 있고, 이에 대한 정부의 소통문제까지 제기되고 있어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질 것을 보인다. 특히 늘봄학교의 경우 학교 교육청, 지자체 간의 역할분담, 참여학교에 대한 지원책 마련 등에 대한 현장 요구와 이견이 혼재된 상황에서 정부의 조정 기능에 대한 적절성 등이 논쟁이 될 수 있다. ◆기타=이밖에도 초·중·고 과밀학급 해소, 교육감 선출제도 개선, 학생의 마약 등 향정신성 약물 사용에 대한 대책 등이 이슈로 부각될 수 있다. 대학 정책으로는 글로컬 대학 선정과 지원 방식, 지역혁신 중심대학체계(RISE), 대학 평생교육체제 지원사업, 외국 유학생 유치와 관리 관련 정책과 문제점 등에 대한 관심도 높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전국 교육대학교와 일반대학교 초등교육과수시모집 경쟁률이 또하락했다. 3년 연속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신규교원 선발 규모가 줄어드는 데다, 교권 추락 문제도 불거지면서 반등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입시업계에 따르면 전국 교대 10곳과 초등교육과 3곳은 지난달 마감한 2024학년도 수시모집에서 2425명 모집에 1만2400명이 지원해 5.11대 1의 경쟁률(재외국민·북한이탈전형 제외)을 기록했다. 교대 수시모집 경쟁률은 2022학년도6.11대 1, 2023학년도 5.19대 1에 이어 3년 연속 하락했다. 지난해 9.3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제주대 초등교육과는 올해 5.82대 1이었다. 8.7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던 이화여대 초등교육과는 올해 6.52대 1로 떨어졌다. 한국교원대 초등교육학과의 경쟁률은 5.82대 1로 지난해 6.79대 1보다 감소했다. 진주교대(4.93대 1)와 춘천교대(5.77대 1)도 경쟁률이 하락했다. 대구교대, 공주교대, 청주교대, 경인교대, 부산교대 등 5개 대학은 경쟁률 및 지원자 수가 증가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킬러문항’ 배제에 따른 재수생 증가 전망으로 올해 서울 주요 10개 대학 수시모집 경쟁률이 상승(18.9대 1→20.4대 1)한 것과 사뭇 다른 양상을 보였다. 이런 이유에 대해 교육계는 학령인구 감소로 교사 수요가 줄면서 임용시험 경쟁률이 상승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내놓은 교육통계 분석자료집을 보면 2022학년도 전국 초등교원 임용시험 합격률은 48.6%로, 2013년(43.5%)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학령인구 감소로 현재 연 3000명 규모인 초등교원 연간 선발 인원이 2028년에는 1800명 수준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교권 추락 문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도 분석되고 있다. 학부모 민원 등 문제가 잇따라 불거지면서 발길을 돌린 수험생이 잇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전국교육대학생연합(교대련)이 지난해 8월 교대생 68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1.1%는 서울 서초구 초등교사 사망 사건 이후 다른 진로를 고민하게 됐다고 답한 바 있다.
한국교총은 교원들을 위한 법률적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사단법인 YK옳음(이사장 김용태), 법무법인YK(대표변호사 강경훈)와 25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각 기관은 학교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분쟁 및 법률적 문제에 대해 공유하고 협력한다. 구체적 협약 내용은 ▲교총 회원의 교권침해 회복을 위한 법률 상담 ▲교총의 입법, 법률해석 요청 등 법률 자문 ▲학생 및 교원 대상 법률교육 지원 ▲교권 및 법률 관련 공동연구 추진 및 수탁 등이다. 정성국 교총회장은 “현재 교육현장은 심각한 악성민원,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오늘 업무협약이 교권회복과 공교육 정상화를 앞당기는데 많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전국의 모든 교원은 교육활동 침해 가해자에게 민사소송을 제기할 때 변호사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고, 피소 시 변호사 선임 비용을 선지급 받을 수 있게 된다. 또한 교육활동 중 분쟁 발생 시 초기부터 소송까지 법률 지식을 갖춘 전문가의 원스톱 서비스가 제공되며,신체적·정신적 치료 및 상담 비용 지원이 확대된다. 교육부는 26일 이같은 보장 항목을 담은 ‘교원배상 책임보험’ 표준 모델(안)을 발표했다. 교원배상 책임보험은 교원이 교육 관련 업무 수행 과정에서 생긴 분쟁에 대해 법률상 손해배상금이나 소송 관련 비용을 보장하고 있다. 전국 교원 50여 만 명이 가입된 교원배상 책임보험은 17개 시·도교육청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총 30억2600만 원의 보험료를 투입했음에도 보상은 고작 70건에 총 4억4300만 원에 불과해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한국교총은 그간 보상 범위 및 지원액 확대, 교권침해 상담 및 치료비 지원, 학교안전공제회가 사업 수행 등을 요구해왔다. 이에 교육부는 지난 8월 마련한 ‘교권 회복 및 보호 강화 종합방안’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정책연구와 현장 의견 수렴, 교권전담 변호사 및 보험사 담당자 의견 청취를 거쳐 교원배상책임보험 표준 모델(안)을 마련했다. 특히 지난21일 국회의 교원지위법 개정으로 실효성 있고 안정적으로 교원배상 책임보험 제도를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이번에 공개된 표준 모델은 교원의 소송 비용 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교원이 교육활동을 침해한 학생·학부모에게 민사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변호사 선임 계약을 체결하면 해당 교원은 1인당 최대 500만 원의 변호사 비용을 받을 수 있다. 모욕, 명예훼손, 협박, 상해·폭행 등 교육활동 침해를 당한 교원이 소송을 제기하면 비용을 자부담해야 하는 문제점을 보완한 것이다. 교원이 직무 관련 사안으로 민·형사 소송에 피소됐을 경우 수사 단계부터 재판까지 변호사 선임 비용을 선지급 받을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그동안 책임보험은 소송 과정에서 변호사 비용만 지급했다. 이 때문에 교원 대부분은 재판에서 승소한 뒤에야 지급되는 비용 부담으로 법적 대응에 나서지 못했다. 또한 표준 모델에는 교육활동 침해로 인한 교원의 신체적·정신적 치료와 심리상담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는 내용과 함께, 교원의 교육활동과 관련된 분쟁 발생 시 사안 발생 초기부터 법률 지식을 갖춘 전문가가 대리인으로서 서로의 입장과 요구를 조율하는 서비스가 포함됐다. 이에 한국교총은 교권 종합방안의 후속 조치로 신속하게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 데 대해 환영의 의사를 밝혔다. 교총은 “교원배상 책임보험 표준 모델안 마련을 통해 미약한 보상 수준, 시·도간 보상 범위·내용 격차 문제가 해소되길 기대한다”며 “교육부의 표준안이 시·도교육청 별로 시행 중인 보험회사와의 계약에 반영돼 실질적인 교권보호 제도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없이 반복되는 양육과 자녀와의 갈등으로 떠나고 싶다는 부모들이 많다. 차라리 아이가 눈에 안 보이면 살 것 같다는 것이다. 무력감을 느끼지 않아도 되고 답답함을 느끼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자신이 떠나는 것이 아이도 살고 자신도 사는 방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자녀는 부모 뜻대로 되지 않는다. 부모의 뜻대로 되지 않을 거라면 알아서 하도록 손을 놓겠지만, 애석하게도 자녀는 혼자서 크지도 않는다. 그래서 양육이 힘든 것이다. ‘~해야만 해’식 생각 많으면 양육에서 지칠 수밖에 없어 인생을 살면 살수록 적당한 보통의 삶이 참 힘들다는 것을 알아간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인생의 쓴맛을 보고 깨달음을 얻으며 손에 움켜잡고 있던 것들을 하나씩 내려놓고 힘을 빼기 시작한다. 양육에도 이런 내려놓음의 태도가 필요하다. 내려놓자고 하면 부모들은 포기를 생각한다. 여기에서 내려놓는다는 것은 포기도 움켜 짐도 아닌 적당함을 의미한다. 그런데 양육에서 적당함은 그 어떤 것보다 힘들다. 분명히 머리로는 아는데 마음이 따라가지 못한다. 그래서 결국 있는 힘, 없는 힘 다 끌어올려 자녀에게 쏟아붓고는 결국 지치고 만다. 그렇게 지쳐서 다 포기하거나 포기하지 못한 것에 화가 치밀어 오른다. 이러한 감정의 변화를 자주 경험하다 보면 탈진해 무력감과 우울감에 빠지는 번아웃(Burnout) 증후군을 겪게 된다. 감정이 전염성이 있듯 번아웃도 전염성이 있다. 그래서 부모의 번아웃은 자녀들에게 전염될 수 있다.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받은 아버지가 집에 와서 아내에게 윽박지르고, 남편 때문에 울화가 치민 아내는 자녀에게 비난의 말을 쏟아붓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자녀는 어떻게 될까. 부모와의 관계 속에서 자녀들은 부모의 우울감과 무력감, 그리고 화를 고스란히 흡수할 수밖에 없다. 부모의 감정을 스펀지처럼 흡수한 아이들은 이것을 또래 관계 문제, 혹은 학습과 같은 주요 발달 이슈들에서 낮은 성과를 보일 수 있다. 그러므로 부모의 번아웃을 해결하는 것은 중요하며 이를 위해 부모가 회복과 충전의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의미 있는 시간을 통해 부모는 자녀들과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한 관계를 맺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양육이 아무리 힘들다고 해서 양육만으로 번아웃을 야기하지는 않는다. 양육 자체보다는 부모들의 우울, 불안 등의 정서적 문제나 양육 가치관이 양육을 더욱 지치게 만든다. 실제로 부모의 우울 및 불안은 자녀 양육에 독이 된다는 많은 연구와 사례들이 있다. 특히 양육에 있어 부모 자신이나 자녀들에 대한 부모들의 ‘~해야만 해’라는 식의 당위적인 생각은 양육과정에서 부모 자신을 지치게 만들 수 있는 주요 요인이 된다. 지친 부모들에게서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생각들이 있다. 그 대표적인 생각들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나의 자녀가 다른 사람들에게 잘못 보여서는 안된다.(그래서 지나치게 남의 시선과 평가를 의식한다.)’ ‘나는 좋은 부모로 보여야 한다.(좋은 부모상은 지나치게 주관적임에도 불구하고 고집한다.)’ ‘훈육을 할 때는 왜 그렇게 하는지 자녀에게 설명하고 이해시켜야 한다.(지나치게 민주적이려다 당연히 필요한 부모의 권위를 잃게 된다.)’ ‘내 아이는 부정적인 감정을 느껴서는 안되고, 좋은 감정만 경험해야 한다.(이 때문에 부정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터부시하는 가정 분위기 속에서 부정적 감정을 해소하지 못하는 아이로 자란다.)’ ‘내 아이는 특별히 잘하는 것이 있는 아이로 키워야 한다.(스스로 공부를 강조하지 않기 때문에 열린 부모라 생각하지만, 아이는 지나친 부담을 느끼고 자유롭지 못하다.)’ 부모가 번아웃에서 벗어나 지치지 않고 양육하기 위해서는 이상적이라고 생각되는 당위적인 생각들의 타당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당위적인 생각들은 자신이 살아온 과거 경험과 배경을 바탕으로 부모역할을 하려는 일종의 강박적인 노력일 수 있다. 가령 어떤 부모는 자신의 재능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지 못한 부모 때문에 커서 힘들게 일하며 직장생활을 유지한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아이는 일찌감치 재능을 발견하고 집중적으로 개발해서 전문적인 일을 하면서 편하게 살게 하고 싶었다. 그런데 어떤 것을 시켜봐도 두각을 나타내지 않아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만 같아 지쳤다. 그리고 정작 아이는 재능을 찾기는커녕 실패 경험만 축적돼 무엇이든 관심과 동기가 없는 아이로 변해갔다. 또 어떤 부모는 아이를 자유롭게 키우고 싶었다. 자신이 자랄 때를 생각해보면 이 학원 저 학원으로 돌아다니며 공부에만 매진했다. 그래서 지금 좋은 대학, 좋은 직장에 다니고 있지만 자유롭지 못했던 지난날이 후회되고 의미 없게 느껴졌다. 그래서 아이는 자유롭게 하고 싶은 대로 이것저것 하면서 자라기를 바랐다. 그런데 정작 그 아이는 “저는 아직 어린데 뭘 그렇게 잘 알겠어요. 좀 힘들어하더라도 격려해주고 가끔은 혼내기도 하면서 공부를 좀 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한다. 자신의 부모와의 경험에서 온 강박적 역할 노력에서 벗어나야 부모와 아이의 마음의 잘 맞으면 좋겠지만 그렇지가 않다. 그래서 애는 쓰지만 그 성과는 서운할 뿐이다. 부모는 자신이 살아온 경험과 배경을 배제하고, 자신의 아이를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파악해 양육하는 것이 필요하다. 부모는 자신의 부모와 어린 시절 자신과의 부모-자녀 관계를 잊고, 자신과 자녀가 맺고 있는 부모-자녀 관계에 집중해야 한다. 부모가 당위적 생각을 내려놓고 새롭게 시작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이제 부모 자신을 돌봐야 한다. 부모의 자기 돌봄을 위해 세 가지를 제안하고 싶다. 첫째, 생각의 방향을 전환하고, 둘째, 언제든 현재 활동에 몰입하며, 셋째, 적절한 관계를 맺는 것이다. 자신만의 당위적인 생각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양육을 힘들게 했던 강박적인 생각으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생각으로 채우는 것을 의미한다. 자녀와 부모의 사귐, 그 관계 속에서 자녀를 알아가고, 자녀에게 사랑을 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받기도 하고, 의지하기도 의지하게도 하는, 그런 에너지가 충전되는 관계를 뜻한다. 더 나아가 양육과정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직관적 생각들, 특히 고정관념은 항상 의심하고 경계해야 한다. 부모의 직관적 생각들은 자녀의 어떠함과 상관없이 자녀에 대한 생각과 행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또한 양육에 관한 많은 정보들을 차단하고 순수하게 자녀에게 집중하고 자녀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로 그 생각을 채우기를 바란다. 부모는 양육에만 매달려서는 안된다. 일을 하면서도 아이 걱정, 아이의 미래 계획 수립에 생각을 멈출 수 없고, 뇌가 쉴 수가 없다. 이렇게 살면, 정작 자녀와 함께 하는 시간은 2~3시간에 불과한데 하루 종일 양육한 느낌이 들어 소진될 수밖에 없다. 건강한 부부관계, 인적 네트워크 소모된 에너지 충전에 큰 도움 현재 활동에 몰입한다는 것은 양육의 고충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다는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의미일 수도 있고, 즐거움과 행복 등 긍정적 정서를 채우는 적극적인 의미일 수도 있다. 양육에만 몰입돼 있는 생각과 행동에서 벗어나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햇살을 느끼며 산책을 하거나 그냥 멍 때리고 음악을 듣는 등 온전히 휴식하는 것도 현재에 집중하고, 삶을 즐기는 것이 된다. 끝으로, 자녀와의 관계 이외에 다른 관계에서 오는 번아웃도 점검해야 한다. 자신을 소진 시키는 관계가 있다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거나 때로는 거절하는 것도 필요하다. 때로는 아이를 위해 필요한 관계라고 생각될지라도 부모 자신을 소진 시킨다면 그 관계는 멀리해야 한다. 소진되는 관계를 벗어나 나를 숨 쉬게 하는 좋은 관계를 맺고 이를 통해 에너지를 충전하기를 바란다. 그 관계의 대표는 일반적으로 부부관계다. 만일 우리 부부관계가 이러한 관계로 나아갈 수 없다면 다른 관계에 몰입하기 전에 부부관계를 개선하고 회복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이렇게 협력할 수 있는 배우자가 없다면 양육에 대해 코칭 해줄 수 있는 심리 전문가나 다른 사회적 관계망 속에서 의미 있는 건강한 관계를 맺는 것도 방법이다. 나를 충전해주는 관계는 긴 부모역할의 여정에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이다.
14일 ‘수업을 방해한 학생을 훈계하기 위해 이름을 칠판에 붙이고 청소 벌칙을 준 교사를 교체해달라고 요구한 학부모의 행위가 교권침해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교사가 전문적이고 광범위한 재량이 존재하는 영역인 학생 교육과정에서 한 판단과 교육활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으며 ‘학부모의 교육에 대한 의견 제시도 교원의 전문성과 교권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판시했다. 초·중등교육법상 부여된 생활지도권을 사법적 인정을 명시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6월 28일 교사에게 생활지도권을 부여한 초·중등교육법이 시행됐고, 9월 시작과 함께 수업을 방해하는 등 문제행동을 학생에 대해서는 교사가 조언, 훈육과 훈계, 교실분리 조치 등을 할 수 있는 교육부 생활지도 고시도 적용되기 시작했지만 현장은 반신반의했다. 학생과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로부터 교사의 가르칠 권리, 선량한 다수 학생의 교육권을 보호하기 위한 일부 제도가 마련된 것이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과연 생활지도권을 발휘해도 되는 것인지’, ‘교육부 고시대로 생활지도를 했을 때 보호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학교에서는 교권을 인정하는 판례가 쌓이고 인식이 공유될 때 실제적인 학부모의 민원도 줄고, 소송도 없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런 점에서 생횔지도권 부여와 고시 이후 첫 판결로서 무분별한 악성 민원에 경종을 울리고,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를 법적으로 보호한다는 이번 대법원 판결은 신호탄 역할로서 의미가 있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교권 보호 판결’이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아이들을 제대로 가르치려는 교원들의 헌신과 열정이 인정받는 판례가 차곡차곡 쌓이고, 이를 통해 교원들이 소신과 열정으로 가르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신뢰와 즐거움이 넘치는 수업이 가능한 교실이 많아질 것이다.
국가발전의 원동력은 교육이다. 교육이 실현되는 곳이 학교이고, 실천자가 교원이다. 하지만 지금 교육과 학교는 근간부터 흔들리고 있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기질과 성격, 행동발달 수준은 물론 학력, 건강상태 등 그 차이에 맞추어 지도하기도 힘겨운 과정 속에서 일부 학부모들이 사사건건 시시때때 따지니 이를 도저히 감내하지 못할 지경에 이르게 된 교사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상황까지 몰리고 있다. 전국의 선생님들이 동료의 죽음을 목도하고, 더 이상 정상적인 가르침을 할 수 없음을 절감했고, 나가서 내게도 조만간 닥쳐올 생명의 위협임이 예단되기에 휴일을 반납하고 생존권을 내세우며 길거리에 정부와 국민에게 호소를 하고 있다. 상식적 생활지도마저 무력화 그동안 정부는 교육개혁을 해오면서도 학교교육의 양축인 학습지도와 생활지도를 견인하는 곳은 교실이고, 교육성과 창출 주체인 교사의 밀도높은 수업이 교육의 근간이며, 이를 위한 전제가 교사의 권한과 권위임을 간과해왔다. 여기에 일부 교육감들은 선거에서 인기영합식 정책으로 학생인권과 교권의 균형을 무너뜨려 버렸다. 학교 현장에서는 교권이 무기력해진 시류에 편승한 일부 학생과 학부모들이 법적 해석을 교묘히 파고들어 지극히 상식적이고 정당한 방법의 학생 생활지도권이 무기력해지게 만들었다. 학생 교수권이 편협한 교육관과 정치중립이라는 교육속성의 근간이 흔들린 결과, 선생님의 본연의 지도책무 이행이 민원으로 덧나거나 아동학대 신고로 이어지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곳이 학교가 돼 버렸다. 대다수 교원들은 본분을 지키고자 노력해왔음에도 이젠 소신껏 지도하기엔 한계에 다다랐다. 교육당국과 교육전문가들이 학교교육과 교원의 교권을 지키는 다양한 방식에 눈감고 학교현장과 교원을 이렇듯 방임한 잘못을 겸허히 반성해야 한다. 그리고 바람직한 교육의 방향 정립과 초중등교육법시행령과 부수법률의 개정과 더불어 학교와 교원의 요구를 전폭 수용하는 정책을 강력하게 펼쳐나야 한다. 현장에 맞는 법·제도 만들어야 학부모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성장기의 자녀는 열두 번 변하기에 자식교육은 장담할 만큼 그리 만만하지 않다. 그럼에도 부모는 자녀의 최초의 교사이자 가정의 교사이다. 자녀는 부모의 등을 보고 자라기에 내 자녀의 문제가 있거든 남탓으로 떠넘기지 말고 나를 돌아봐야 한다. 우리의 부모세대는 '사람이 되는 게 먼저'라며 인간 됨됨이 교육을 지식교육보다 우선순위에 두었고, 겉사랑보다 속사랑을 더 중시했기에 학생의 생활지도권, 수업 중 통제권을 학교와 교원에게 묵시적으로, 전적으로 위임하는 지혜를 발휘했다. 이러한 선대의 바람직한 전통이 교육저변에 거스를 수 없는 큰 물줄기가 되도록 선생님의 권한과 권위를 되찾아 주어야 한다. 혼돈으로 닥쳐온 지금의 교육사태의 기인은 학교교육의 경시풍조, 교사 권한과 권위 약화의 누적 결과임을 직시하고, 정부와 교육주체인 학생, 학부모와 교원의 공동체적 중지를 모아가는 지혜가 절실히 요구된다.
모든 교사가 에듀테크를 수업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을 확대하고, 다지털 기기 구매와 관련한 예산 지급과 조달체계를 개편한다.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교육의 효과성을 높이는 제품과 서비스를 뜻하는 에듀테크는 산업규모가 2021년 7조 3000억 원 규모에서 연평균 8.5%씩 성장해 2026년에는 1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법과 제도가 미비해 일선 학교에서는 수업에 적합한 에듀테크를 찾아서 구매하고, 사용하는 과정까지 교사가 직접 담당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특히 교사 연령이 높아질수록 에듀테크 활용률이 낮아져 세대간 불균형 문제도 제기돼 왔다. 실제로 20대 교사 68.2%가 에듀테크를 활용하지만 50대에서는 54.9%로 활용률이 떨어진다. 교육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교육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에듀테크 진흥방안’을 발표했다. 방안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디지털 선도 교사를 집중 양성하기 위해 ‘아이에답(AIEDAP, AI Education Alliance and Policy lab) 마스터 교원’을 700명에서 2025년 1500명으로 늘린다. 아울러 같은 기간 동안 터치교사단을 400명에서 2000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선도 교사들은 동료뿐만 아니라 ‘디지털장학사’로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또 교육부는 교사들이 다양한 에듀테크를 무료로 체험하고 평가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10억 원을 들여 ‘에듀테크 정보 플랫폼’을 구축하고 기존 학교 조달시스템(학교장터)을 ‘에듀테크 전용몰’로 확대 개편한다. 이밖에 에듀테크 선교학교 소속 교사들에게는 바우처를 지급해 수업 질 개선을 위한 제품을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예산은 특별교부금을 활용한다. 정부는 에듀테크가 교사의 업무 부담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기술전문가(테크매니저)를 배치하고, 장기적으로는 교사의 전통적인 역할인 지식전달은 에듀테크에게 맡기고 교사는 학생 상담, 학습 조언 등을 맡는 ‘하이터치 하이테크 모델’을 지향하기로 했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디지털 기술은 교육의 보조수단을 넘어 교육의 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핵심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에듀테크가 우리나라 공교육 혁신을 이끄는 동시에 한국의 대표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2일 국회에서 ‘공교육 디지털 개혁 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사진) 이 자리서 정제영 이화여대 교수는 “인공지능(AI) 시대 학생들은 자신이 선택할 세부 전공이나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지식을 배워야 한다”고 밝혔다. 최병권 국회예산정책처 예산분석실장은 학교에서 AI를 통한 맞춤형 개별 수업이 가능해진다면 사교육 증가와 교육 격차 현상을 막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 실장은 “수업 콘텐츠는 디지털 교과서와 AI 활용 콘텐츠로 다양하게 바뀔 것”이라며 “수월성 교육도 가능해지고 소득 차이에 따른 교육 격차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영식 전주교대 교수는 디지털 전환 시대에 맞춰 현재의 6-3-3 학제를 무학년제로 바꾸고 평가 방식도 절대평가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AI 교육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재원 마련 방안으로 김진표 국회의장이 지난달 대표 발의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이 소개됐다. 개정안은 현행 3%인 특별교부금 비율을 2024년부터 2029년까지 6년간 한시적으로 1%포인트 높은 4%로 조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교권 4법’이 드디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정부는 법 개정 이외의 대책 마련에 최대한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교권회복을 위해 갈 길은 아직 멀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이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 여야를 초월한 ‘개혁 수준’의 교권확립 및 회복 방안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교권입법 과정을 지켜본 교원들은 여전히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교권회복이라는 중차대한 사안이 정치적인 문제로 발목 잡힐 뻔했기 때문이다. 야당 대표의 단식투쟁에서 비롯된 문제가 지난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연결됐다. 교권입법 일정이 10월 국정감사 이후로 연기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이에 한국교총은 19일 성명을 내고 “더 이상 동료교원을 잃고 싶지 않다는 현장 교원들의 절박한 요구가 정치적인 이유로 발목 잡히는 현실이 개탄스럽다”며 “즉시 법사위를 열고 교권 보호 4법을 처리하라”고 촉구했다. 다행히 21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가 열려 본회의 통과까지 이어졌다. 교육현장에서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지난 세월호 참사 당시 배웠던 교훈, ‘골든타임’을 떠올린 수밖에 없었다. 지금의 무력한 상태에,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시간이 허무하게 지났다는 허탈감까지 더해질 상황이었다. 교원들은 국민적 요구가 높은 교권회복 문제조차 정치적 계산에 휘둘리는데 표 계산에 도움이 안 된다고 여겨지면 더 깊은 논의에 들어가지 못할까 하는 불안감도 표출하고 있다. 이러다 땜질 대책에 그치지 않을까 노심초사다. 교육계는 이미 부분적 대책에는 지쳤다. 오히려 일이 터질 때마다 대충 하다 덮는 식의 연속이 교권회복을 더디게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루빨리 교육현장에서 교원이 제대로 교육할 근본적 대책이 시급한 이유다. 이 역시 지금이 골든타임이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교권 4법이 통과되는 와중 중대 교권침해 사건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가 국회 교육위의 논의 차원에서 야당의 반대로 좌절돼 아쉬움을 남겼다. 교권침해 주요 원인인 학생인권조례 수정도 지지부진하다. 교육부-복지부 공동전담팀이 지난 15일 발표한 ‘교원 마음건강 회복지원 방안’ 역시 교원단체가 요구한 교육당국의 전수조사가 빠졌다. 상담처를 대폭 늘린들 교원들이 먼저 나서서 이용할 분위기가 안 되면 반쪽짜리에 불과하다. 서울 모 초교 교장은 “정치권은 지금의 교권 이슈를 한정적으로 논하는데 그쳐선 안 되고, 학생과 교원 등 모두에게 진정 도움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근본적으로 고민해서 대처해야 한다”면서 “교원이 자기 이름을 내걸고 과감히 교육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처방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수업이 끝난 어느 날. 집에 가지 않고 교실에 남아 그림책을 만지작거리던 한 아이가 있었다. “무슨 일 있니?” 선생님이 건넨 말에 아이는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를 꺼냈다. “선생님… 저… 사실, 오늘 죽고 싶었는데 겨우 학교에 왔어요.” 아이는 눈물과 함께 속마음을 쏟아냈다. 부모님의 이혼, 함께 지내던 아빠의 췌장암 진단…. 혼자 남을지도 모른다는 무서움에 아빠와 같이 죽게 해 달라고 밤새도록 빌었다고 했다. 이현아 서울개일초 교사는 “이 아이가 하루 종일 어떤 마음으로 교실에 앉아 있었을까, 그 마음을 헤아리지 못해 너무 미안했다”고 했다. “미안하다고 했더니, 그때 아이가 한 말이 내내 잊히지 않았어요. ‘선생님, 1교시부터 6교시까지는 이런 말 할 틈이 없잖아요.’ 아이마다 다양한 문제와 고민이 있는데, 그 아픈 마음을 꽁꽁 싸매고 교실에 오는 거였어요. 마음이 숨을 쉴 수 있게 ‘틈’이 필요했습니다.” 그날 이후 교실 책꽂이 한편에는 초록색 ‘교실 우체통’이 생겼다.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간 오후 4시. 이 교사는 우체통을 열고 고민 쪽지를 읽었다. 하지만 답장을 쓰는 일은 녹록지 않았다. 저마다 삶의 무게가 느껴지는 고민에 어떤 말을 건네야 할지 오래 생각했고, 그림책에서 답을 찾았다. 아픈 마음을 치유해주는 ‘그림책 처방’이다. 이 교사는 최근 지난 7년 동안 아이들의 고민을 듣고 쓴 그림책 처방전을 모아 어린이 마음 약국을 펴냈다. 실제 사연을 18개 유형으로 나눠 소개한다. 왜 그림책일까. 이 교사는 “읽는 책을 처방하면서 가장 효과가 좋으면서도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 약은 그림책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림책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을 그림으로 보여줘요. 모호한 자기 마음을 그림에 빗대 들여다볼 수 있죠. 또 짧고 간결한 글 속에 삶의 가치나 통찰이 담겨 있어요. 아이들에게 전해졌을 때 마음의 염증을 가라앉히고 정서적으로 교류하기에 효과적이에요.” 가장 많은 고민 유형은 ‘나’와 ‘가족’에 대한 것이었다. 특히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열등감을 느끼거나 부모의 이혼이나 불화로 정체성의 혼란을 경험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 교사는 “가정 환경이 변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중요한 이슈인데, 알려주는 사람이 없다”면서 “삶의 뿌리가 흔들리는 문제라서 조심스럽고 마음이 많이 아팠다”고 전했다. “부모의 문제가 어려운 이유는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이에요. 자존감 문제나 친구 문제는 아이 스스로 뭔가를 해볼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요. 그래도 넘어지거나 무너지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딱 한 사람만 있다면, 아이들은 그 존재를 숨구멍 삼아 숨 쉴 수 있어요. 그런 역할을 하고 싶었어요.” 이 교사는 아이들에게 ‘색깔 손 인사’를 건네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요즘 어때?”보다는 “오늘 너는 무슨 색이야?”라고 묻는다. 그러면 “좋아요”, “별일 없어요”라던 아이도 “저 오늘은 노란색이에요!”라고 대답한다. 학교에 오다가 고양이를 봤는데, 고양이 엉덩이가 노란색이었다면서, 다음날에도 아이는 고양이 이야기를 이어간다. “선생님, 오늘은 그 고양이를 못 봤어요. 원래 아침밥은 안 먹고 학교에 오는데, 오늘은 밥을 먹고 나오느라 늦어서요.” 어떤 아이는 ‘빨간색’이라고 말한다. 학교에 오다가 넘어져서 피가 났는데, 할머니가 자기는 신경도 안 쓰고 동생만 챙겨서 속상하다면서. 이 교사는 “색깔 손 인사는 아이의 상황을 파악하고 대화의 물꼬를 트기에도 효과적”이라며 “자기 마음을 직관적으로, 솔직하게 표현하도록 돕고, 이 경험이 교실 우체통 쪽지 쓰기로, 또 그림책 읽기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일어난다”고 귀띔했다. “소통하다 보면, ‘아, 물어봐 주길 기다렸구나. 진심으로 귀 기울여주기를 바랐구나’ 느껴요. 쉽게 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기꺼이 꺼내 보여줄 수 있게, 그 역할을 제가 해줄 수 있어서 참 귀하다고 생각해요. 교실에 작은 우체통을 마련하는 것부터 시작해보면 좋겠어요. 아이들을 위한 작은 틈을 열어두는 거예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동료들을 위한 그림책 처방도 잊지 않았다. 아마도 너라면이다. 일상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이야기다. 그는 “교사는 의미를 찾는 존재”라며 “내가 이 자리에서 아이들과 생활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찾아야 힘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바꿔 낭독했다. “아마도 선생님이라면 아이들의 마음에 귀 기울일 수 있을 거예요. 아마도 선생님이라면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봐줄 수 있을 거예요. 아마도 선생님이라면 그 아이 인생에 정말 힘이 될만한 한 마디를 흘려보낼 수 있을 거예요….” 다른 한 권은 나무를 만날 때다. 이 교사는 “학교 안에서 선생님만의 반려 나무를 정해볼 것을 추천한다”면서 “교실에서 혼자 섬처럼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학교 안에 나와 교감할 수 있는 존재가 있다고 생각하면 숨 쉴 틈이 생긴다”고 했다. “지금 선생님들께 필요한 건 ‘틈’이에요.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고 틈을 가지면서 아이들과 생활하면 좋겠어요. ‘내 마음의 약사’가 돼야 해요. 교사가 숨 쉴 틈이 있어야 아이들에게 숨을 흘려보낼 수 있으니까요.” ----------------------------------------------------------------------------------------------- ※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동료들을 위한 책 처방 ▨ 아마도 너라면|코비 야마다 지음|가브리엘라 버루시 그림|상상의힘 펴냄 ▨ 나무를 만날 때|엠마 칼라일 지음|이현아 옮김|BARN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