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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전국 시각 장애 교사들이 교수 활동에 필요한 보조 기기나 인력 지원이 턱없이 부족해 고충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가 안전사고에 노출되는 경우도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전북 A특수학교에 재직 중인 B교사는 시각장애인 1급으로 앞을 전혀 볼 수 없다. 그는 실습 교육이 중심인 전공과를 맡고 있지만 옆에서 도와줄 보조 인력이 없어 막막하다. A교사는 "전공과는 교재가 없어 그림이나 사진을 활용해 자료를 만들어야 하는데 보조원이 없다보니 작업이 쉽지 않다"며 "수업 중에 계량을 하거나 직접 보고 판단해야 할 일들을 처리 못해 수업 진행이 어렵거나 다친 적도 많다"고 토로했다. 이어 "임용 후 보조원에 대해 문의했더니 교육청은 학교에, 학교는 교육청에 알아보라고 할 뿐 결국 지원이 안됐다"고 말했다. 그마나 보조원 지원을 받고 있는 서울 C중 김 모(시각장애인 1급)교사도 상황이 크게 낫지 않다. 보조원을 고용 기간이 10개월로 한정된 계약직으로 뽑다보니 학기 중 보조원이 없는 시기에는 혼자서 모든 걸 감당해야 한다. 게다가 2년 새 보조원이 벌써 네 번째 바뀌었다. 김 교사는 현재 보조원을 통해 학생 수업 태도 관리, 시험지 채점, 나이스 업무 등에 도움을 받고 있다. 하지만 낮은 처우가 걸림돌이다. 김 교사는 "보조원의 역량에 수업 효과에 차이가 있는데 처우가 낮다보니 단순 보조자에 그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교과서나 교사용 지도서 대부분이 종이 인쇄물 형태로만 제공하는 것도 문제다. 시각 장애 교사들이 활용하려면 점자로 전환되거나 컴퓨터 음성 프로그램으로 접근 가능한 파일 형태로 지원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또한 점자로 전환할 수 있는 단말기나 음성 프로그램, 확대 독서기 등 보조기기도 전혀 지원되지 않다보니 교사가 자비 구입까지 해야 하는 실정이다. 소득이 있어 대여 지원 사업 등에서 제외돼 있기 때문이다. 김 교사는 "2006년 대학 때 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대여했던 점자정보단말기를 지금까지 쓰고 있어 고장이 잦다"며 "500만원 이상의 고가 장비를 사비로 마련해야할 형편"이라고 토로했다. 국립특수교육원에서 교과서 등 학습 자료를 점자로 전환해주는 서비스를 하지만, 대상이 주로 진학 학년이 정해진 학생이다보니 신청 기간도 2학기 중으로 잡고 있다. 이 때문에 다음 해 가르칠 학년을 미리 알 수 없는 교사에게는 무용지물이다. 결국 교과서 출판사에 요청해 파일을 받고 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사비를 들여 점자책으로 만들어달라고 요청하는데 학년 초에 하다보니 시간이 촉박하다. 일부 지도서의 경우 시각장애 교사를 위해 읽기용 PDF가 제공되고 있지만 단원별이나 주제별 구분이 안돼 필요한 부분을 찾으려면 처음부터 다시 들어야 한다. 서울 D특수학교 박 모 교사는 "매주 자립생활센터에 가서 봉사자들에게 다음에 가르칠 단원 부분을 읽어달라고 부탁한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 각급학교에 배치된 시각장애 교사는 약 570명 정도로 추정된다. 시·도 교육청에서 장애 교원에 대해 유형별로 관리를 하지 않다보니 현황 파악조차 어렵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보조원이 지원되는 1급 시각장애인을 제외하고는 장애 유형이나 등급에 따라서 구분해 파악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도 "장애 교원 전체 숫자는 파악하고 있지만 유형별·등급별로 관리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시각 장애 교사의 정확한 숫자, 장애 정도를 모르다보니 지원책도 시도 별로 제각각이다. 서울, 인천, 충남, 대구, 대전교육청은 보조 인력을 지원하고 있지만 나머지 시도는 없다. 결국 학교 관리자의 판단에 따라 자체적으로 고용해 지원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관계자는 "지난해 장애인 공무원에 대해 보조공학 기기나 보조인력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지만 아직 예산이 부족해 충분한 지원이 안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헌용 한국시각장애교사회 회장은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 장애 교원 지원 업무를 책임 업무로 분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학생 수업과 직결된 만큼 보조기기나 보조인력 지원뿐만 아니라 종합적인 장애 교원 지원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교총은 올해 교육부와의 교섭 과제로 장애인 교원에 대한 지원 대책 마련을 요구할 계획이다. 전국 장애 교원은 1.14%로 고용노동부가 설정한 의무고용률 3%의 절반 정도 수준이다. 교총 관계자는 "향후 장애 교사들의 수급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교육 당국이 이를 위한 지원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전역에 장기 결석 학생이 65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흑인 학생이 백인 학생에 비해 정학을 당하는 비율이 4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미 교육부가 최근 발표한 2013~2014학년도 ‘시민 권리 자료 수집’ 보고서에 따르면 1년에 15일 이상 장기결석한 학생 수가 650만 명으로, 전체 학생의 1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교육구의 3% 정도를 차지하는 500여개 교육구에서는 30%이상의 학생들이 3주 이상 결석했다. 심지어 디트로이트시 교육구에서는 58%에 이르는 학생의 장기결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결석은 교사의 원활한 수업과 학급경영, 학생 조별 학습, 교우 관계 등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크게 주목받고 있다.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장기 결석생도 늘어나 초등학생 10%, 중학생 12%, 고등학생 19%가 15일 이상 결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학업에 대한 관심도는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이번 자료 수집 결과에서는 유색 인종, 특히 흑인 학생들이 겪는 문제도 극명하게 드러났다. 이에 따르면 흑인 학생이 정학을 당하는 비율은 백인 학생보다 약 4배 더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흑인과 남미계 학생의 출석률이 높은 고교의 51%에는 학교 경찰이 배치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흑인과 남미계 학생의 비율이 높은 학교에는 고교생에게 제공하는 대학 기초 수준의 AP(Advanced Placement)과정이 제대로 제공되지 않았다. 흑인 학생들이 백인 학생들에 비해 교내 사건사고로 체포되거나 재판에 회부되는 비율 또한 2.3배 높았고, 신임 교사 비율도 백인이 많은 학교는 5%인데 반해 흑인과 남미 학생이 많은 학교는 10%나 됐다. 현재 미국 공립학교 학생 가운데 유색 인종 비율은 49.7%다. 여기에는 남미계(24.7%), 흑인(15.5%), 아시아계(4.8%), 2개 이상의 다민족계(3.1%)가 포함돼 있다. 존 B. 킹 주니어 교육부장관은 "이같은 자료는 미국 내 학교 간, 인종 간 격차를 줄이는 데에 매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모든 학생들이 시민의 권리로써 더 나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자료 수집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각국의 학부모들이 노후보다 자녀의 학비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트타임스는 최근 글로벌 금융사인 HSBC홀딩스가 전 세계 15개국 학부모 624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녀 교육’ 설문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조사 대상 학부모의 절반에 육박하는 49%는 자녀의 대학 학비를 대는 것이 자신들의 노후를 준비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노후보다는 자녀 학비가 중요하다는 응답은 프랑스(70%)에서 가장 높았고, 중국(61%), 이집트(59%), 싱가포르(55%)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그 뿐만 아니라 전체 학부모의 60%는 자녀의 대학 학비를 대기 위해 빚을 내는 것도 마다치 않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국가별 응답률은 중국이 81%, 멕시코 74%, 인도 71%, 홍콩 67% 순이었다. 엄청난 경제적 부담을 떠안으면서까지 자녀를 대학에 보내려는 이유에 대해 조사 대상자의 78%는 더 안정된 직장에서 많은 보수를 받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자녀에게 좋은 직업을 보장할 전공으로는 의학(16%), 공학(12%), 컴퓨터과학(8%), 재무(6%), 교육학(6%) 등이 꼽혔다. 또한 전체 응답자의 89%는 자녀의 대학 학비를 지출하고 있으며 연간 지출액은 평균 7631달러(약 880만원)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아랍에미리트가 1만8360달러(약 2100만원)로 가장 높았고, 홍콩 1만6182달러(약 1900만원), 싱가포르 1만5623달러(약 1800만원), 미국 1만4678달러(약 1700만원) 순이었다. 이번 조사 대상국은 호주, 캐나다, 중국, 이집트, 프랑스, 홍콩,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멕시코, 싱가포르, 대만, 아랍에미리트, 영국, 미국이며, 한국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학생과 주민 함께한 ‘마을결합형 행사’ 서울 강동중(교장 강미임)은 16일 ‘뮤직데이’ 행사로 세계적인 남성 5인조 아카펠라 그룹 ‘비보컬(b vocal)’ 재능기부 콘서트를 개최했다. 강동중 ‘뮤직데이’는 학교 측이 학생들의 감성·인성 교육을 위해 매년 운영하는 행사로, 이날 공연은학생·학부모와 지역사회 주민도 초청해 ‘마을과 학교가 함께하는 마을결합형 행사’로 치러졌다. 1997년 스페인에서 데뷔한 비보컬은 2011년 브로드웨이가 선정한 ‘가장 잊지 못할 베스트 공연’, ‘청중상’을 받은 세계적인 그룹으로 21일 예정인 서울 ‘예술의 전당’ 공연을 앞두고 강동중에서 재능기부로 무료 공연을 실시했다. 비보컬은 자국과 세계 각지에서 청소년을 위한 재능기부 콘서트를 개최해왔고, 지난 2015년에는 ‘세월호’ 피해 학생과 유가족을 위로하기 위해 안산 와동성당에서 콘서트를 개최한 바 있다.
10주년 맞은 ‘얘들아, 함께 읽자!’ 좋다니까 시작한 책 읽어주기 운동 효과 체감한 후… 전도사로 나서 독서도 적기교육이 가장 중요해 초등 1학년에게 석 달 읽어줬더니 청각·학습주의력, 행동억제력 발달 2년 전 책읽어주기운동본부 설립 학교 지원, 군 장병 대상 강의도 “사회 구성원 동참 이끌어낼 것” ‘책 읽어주기 운동가’. 15일 서울삼각산초에서 만난 심영면 교장의 모습이 딱 그랬다. 책 읽어주기 운동을 전파하고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 존재하는 사람처럼 열정으로 가득했다. 1시간 30분 가까이 진행된 인터뷰에도 지친 기색을 찾아볼 수 없었다. 심 교장은 손꼽히는 독서교육 전문가다. 교감 시절 학교에서 시작한 책 읽어주기 운동을 10년째 계속하고 있다. 2년 전에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비영리 사단법인 책읽어주기운동본부도 설립했다. 첫 대면 후 가장 먼저 전한 건 기쁜 소식이었다. 사단 내 일부 장병을 대상으로 진행하던 ‘군부대로 찾아가는 미래 아빠 독서교실’을 모든 대대로 확대 운영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심 교장은 “장차 아빠가 될 군 장병들에게 책 읽어주기의 중요성을 미리 알려주기 위해 2012년부터 운영한 프로그램”이라며 “반응이 좋다고 하니 힘이 난다”고 했다. -군 장병들이 독서교실에 흥미를 보이던가요. “강의에 활용하는 PPT 첫 페이지에 ‘좋은 아빠 되기, 예쁜 아내 얻기’라고 써놨어요. 관심을 끌려고요. 하하. 강의 내용을 잘 기억하고 있으면 마음 예쁜 아내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하죠. 미래의 내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 것 같은지, 이것을 기준으로 삼으면 된다고요. 놀라운 건 독서교실이 열리기 전날 힘든 훈련을 받았는데도 80~90%가 집중하고 있었다는 사실이에요. 장병 250명 가운데 단 한 명에게라도 영향을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가족과 가정이 변화하는 시작점이기 때문이지요.” -수많은 독서교육 방법 가운데 책 읽어주기에 집중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육아 관련 책을 읽다가 서양, 특히 유럽에서는 책 읽어주기를 굉장히 열심히 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만 3세 이전에 음성 인식 기능이 발달하기 때문에 이때 책을 읽어줘야 책을 좋아하게 된다는 겁니다. 그런 뒤에는 책을 읽으려는 의지가 생기고, 어휘력과 문장력이 쌓여 어려운 책, 두꺼운 책도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생겨난다는 거죠. 이걸 알고 나니, ‘왜 우리나라는 안 하고 있지?’ 궁금했어요. 처음에는 그저 좋을 것 같아서, 좋다니까 시작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하지 않으면 큰일 난다고 생각해요. 10년 동안 그 효과를 체감했기 때문이죠. 성장 발달, 지적 발달, 정서 발달… 이 모든 걸 돕는 게 바로 책 읽어주기입니다. 오죽하면 지하철이나 음식점에서 갓난아이를 안고 있는 엄마를 보면 말을 겁니다. 책 읽어주는 걸 게을리 하지 말라고요. 꾸준히 2년만 하면 엄마들의 흔한 고민이 사라진다고. 그럼 마치 이상한 사람을 봤다는 듯 쳐다봐요.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자꾸 관여하고 싶어지나 봅니다.” -지난 10년간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했나요. “책 읽어주기를 통해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고 재미있게 읽도록 돕는 활동에 집중하고 있어요. ‘얘들아, 함께 읽자’가 프로그램 이름이죠. 지금까지의 독서교육은 ‘얘들아, 너만 읽자’였어요. 독서교육에 관심을 갖고 전문가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외국에서는 독서 치료법의 하나로 고학년이 저학년에게 책을 읽어주는 활동을 한다더군요. 여기에서 착안해 함께 읽자 시리즈를 구성했어요. 일주일에 한 번, 엄마들이 책을 읽어주는 활동을 중심으로 고학년이 저학년에게 책을 읽어주는 ‘얘들아, 언니가 읽어줄게’, 아빠가 읽어주는 ‘얘들아, 아빠가 읽어줄게’,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회인들이 참여하는 ‘얘들아, 우리도 읽어줄게’ 등이 그것입니다.” -얼마 전에는 ‘아빠와 함께 별 보며 책 읽기’ 행사를 열었더군요. “‘얘들아, 아빠가 읽어줄게’ 활동이에요. 아빠가 자녀 교육에 참여하면 교육의 질이 좋아질 거라는 생각에 10년째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우리 학교의 특이한 구조를 활용해 밖에서 책 읽어주기 활동을 했어요. 독서등에 의지해 책을 읽는 모습이 ‘형설지공(螢雪之功)’을 떠올리게 하더군요.” -아이들과 아빠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이 됐을 것 같은데요. “책을 매개로 한 활동의 공통점은 ‘뿌듯함’을 느끼게 한다는 거예요. 가족사진도 찍고 포토제닉상도 시상하고 선물도 줬어요. 아빠들이 강의를 듣는 동안 책 읽어주기 학부모 지원단과 언니 지원단이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시 낭송회도 열지요. 결국 책은 함께 읽는 게 좋다는 걸 아빠들도, 아이들도 알게 됩니다.” -2년 전 설립한 ‘책읽어주기운동본부’가 궁금합니다. “혼자보다는 같이 할 때 시너지 효과가 나겠다는 생각에서 책읽어주기운동본부를 만들었어요. 서울시교육청의 승인을 받은 교육부 소속 단체입니다. 현직 교원과 퇴직 교원, 외부 전문가 등이 이사를 맡고 교사로 구성된 연구 위원, 후원 회원 등으로 구성돼 활동하고 있어요. ‘얘들아, 함께 읽자 프로그램’ 운영, ‘책 읽어주는 학교’ 지원, ‘군부대로 찾아가는 미래 아빠 독서교실’ 운영, 교원 연수 등에 힘쓰고 있습니다.” -책 읽어주는 학교는 무엇인가요. “근무하던 학교에서 책 읽어주기 프로그램을 운영하다가 제가 다른 학교로 옮겨가면 시들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떠올린 게 ‘책 읽어주는 학교’입니다. 지자체와 연계해 책 읽어주는 학교를 공모하고 지속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에요. 올해 2월, 책 읽어주는 학교 1호인 충무초가 운영을 시작했어요. 현재 두 번째 학교를 대상으로 시스템을 구축하는 중이고 2학기에는 또 두 곳이 문을 열게 됩니다. 서울 중구에 있는 공립초 9곳 가운데 4곳이 책 읽어주는 학교가 되는 셈이지요. 사실 책 읽어주는 학교의 선정 기준은 까다로운 편이에요. 초등 1~4학년 교육과정에서 연간 20시간 이상 책 읽어주기, 학부모 연수 15시간 등을 요구하거든요. 그런데도 1호 학교 충무초는 기존 조건보다 확대해 전교생을 대상으로 운영할 정도로 적극적입니다.” -문득 글을 읽을 줄 아는 아이들에게 왜 책을 읽어줘야 하는지 의문이 드는데요. “아이들이 책에 재미를 느끼려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어릴 때 책을 읽어주는 부모는 많지만, 아이들이 필요한 만큼 충분히 읽어주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책에 재미를 느끼기 전에 학습을 강요하다 보니 독서와 멀어지는 거죠. 책 읽어주기는 아이들 스스로 책에 재미를 느끼고 읽도록 돕는 활동입니다.” -요즘 적기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앞서 만 3세까지를 독서교육의 적기라고 말씀 하셨는데요. “적기교육이 중요하다는 걸 보여주는 실험 결과가 있습니다. 갓 태어난 고양이의 눈을 한 달 동안 가렸더니 앞을 보지 못했다고 해요. 뇌도, 눈도 멀쩡한 상태였어요. 제 때에 발달이 일어나지 않아 앞을 보지 못하게 된 거죠. 비슷한 맥락에서 전문가들은 독서교육의 적기를 만 3세까지로 봅니다. 그래서 영유아 교육과 가정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이미 시기가 지났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어요. 마지막 기회인 초등학교 때를 활용하면 됩니다.” -만회 할 수 있다는 이야기인가요. “물론입니다. 우리나라는 교육열이 높아 아이들이 글자를 읽을 수 있는 상태로 학교에 입학합니다. 우리는 그저 책을 좋아하고 잘 읽을 수 있게 돕기만 하면 돼요. 1학년 때부터 4년 동안 학교에서 책을 읽어주면 읽어주지 않는 학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책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고학년이 저학년에게 책을 읽어주는 시간까지 합치면 노출 시간은 더욱 길어지겠죠. 책 읽어주기의 효과는 이미 경험했습니다. 프로그램을 운영한 4년 동안 도서관에서 한 아이가 책을 대출해가는 권수가 평균 다섯 배 이상 증가했거든요.” -독서교육에 있어 교사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교사들에게 하루 한 시간, 한 권, 단 5분이라도 책을 읽어달라고 부탁합니다. 한 학교의 1학년 교사들끼리 의기투합해 하루에 한 권씩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줬어요. 3개월 후 어떻게 됐을까요? 아이들은 선생님이 입만 벌리면 빤히 쳐다보더랍니다. 공부할 때 필요한 청각 주의력, 학습 주의력, 행동 억제력이 발달하게 된 거죠. 학급 문고를 조성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아무 책이나 모아놓은 학급 문고는 쓰레기나 다름없어요. 학부모를 설득해 양질의 책을 아이들 주변에 비치해주세요.”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책을 얼마나 많이 읽었고 제대로 기억하는지를 기준으로 독서 수준을 평가합니다. “독서교육은 책 자체를 좋아하도록 도와주는 것, 책을 재미있다고 인식하고 다른 책을 선택하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해요. 책을 읽은 후 느낌은 사람마다 달라요. 정답이라는 게 없죠. 그걸 확인하려고 하는 순간 책 읽기의 감동은 사라집니다. 학부모들에게 늘 ‘콩나물시루’를 기억하라고 강조해요. 물을 주고 나면 다 빠져나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콩나물은 쑥쑥 자란다고요. 부모가 ‘내 아이가 책을 제대로 읽었는지’ 불안해하는 순간, 아이를 망칩니다.” -자신만의 철학이 있다면요 “의미 있는 것은 반드시 하고 필요 없는 건 과감하게 없애는 겁니다. 어린이와 초등학생들에게 책 읽기는 즐거움과 재미를 느끼는 일이라야 해요. 즐거운 일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하잖아요. 독서에 대한 흥미가 생기고 나면 책을 읽으려는 태도가 형성되고, 내용을 이해하는 능력이 발달합니다. 우리 학교에는 권장 도서, 필독 도서가 없습니다. 독서 퀴즈대회, 골든벨도 열지 않아요. 그저 함께 책을 읽으면서 실컷 즐길 수 있도록 도울 뿐이죠.” -앞으로 계획이 궁금합니다. “일본 독서교육의 중심인 ‘아침 독서’가 자리 잡는 데 20년이 걸렸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책을 읽어주는 건 더 오래 걸릴 거라고 생각해요. 지난 10년 동안 이만큼 왔으니까 앞으로 남은 정년 10년 동안 더 노력하면 변화가 시작될 거라 믿습니다. 전 국민 누구나 책 읽어주기에 동참하도록 힘쓸 생각입니다.”
대구상인초의 ‘한걸음 상인 뮤지컬단’은 지난달 21일 ‘2016 대구청소년무대예술페스티벌(DTAF)’에 참가해 초·중·고등부 부문 우수상과 지도교사상을 수상했다. 2012년에 창단한 한걸음 상인 뮤지컬단은 창작 뮤지컬 ‘I Like Me!’를 무대에 올렸다. 왕따를 당해 힘들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경은, 공부를 못해서 고개를 숙이고 다니는 수지, 뚱뚱해서 운동을 못하는 준수 등이 등장해 친구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과 열등감에 사로잡힌 아이들이 긍정적으로 회복해 나가는 과정을 실감나게 그렸다. 단장 최소은(6학년) 양은 “결선에 올라간 것도 대단한데, 관객들에게 박수를 받고 좋은 상도 받아서 기쁘다”며 “뮤지컬단 친구들이 자랑스럽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학부모 황유경 씨는 “아이들이 무대에서 상황에 맞는 감정과 눈빛 연기를 보여주면서 당차게 공연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뭉클했다”면서 “뮤지컬을 하면서 아이가 자신감을 갖고 꿈을 찾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예총대구시연합회가 주최하고 여성가족부, 대구시, 대구시교육청이 후원하는 DTAF는 ‘꿈에 날개를! 예술에 꿈을!’이라는 슬로건으로 예술가를 꿈꾸는 재능 있는 청소년을 발굴, 육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 올해 페스티벌은 2~30명으로 팀을 이룬 전국 초·중·고등학생 2600여 명이 △실용음악 △실용무용 △국악 △연극 및 뮤지컬 등 4개 부문에서 경합을 벌였다.
서울염경초는 교과목과 교과서를 넘나드는 수업을 하는 학교로 이름나 있다. 교과서를 활용한 과목별 수업 대신 다문화 이해, 인권, 세계 평화, 지속 가능한 발전 등 세계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핵심 요소를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해 가르친다. 가령 평화와 인권을 배울 때는 사회·국어·도덕 교과를 연계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알아본 후 직접 위안부 할머니를 만나 이야기를 듣는 식이다. 한 걸음 나아가 학생들의 주도로 베트남 전쟁 당시 같은 피해를 당한 여성을 돕는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월드비전이 주최하고 교육부가 후원하는 ‘제4회 세계시민교육 사례 공모전’에서 정용주 서울염경초 교사의 ‘더불어 살며 서로 존중하는 세계시민, 부엔 비비르(Buen vivir)’ 프로그램이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상을 받았다. 정 교사는 “이제는 국가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 세계를 하나의 사회로 인식해야 할 때”라며 “교육과정에 세계시민교육의 옷을 입힌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염경초는 지난해부터 세계시민교육을 시작했다. 평소 이 분야에 관심 있는 교사들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동료들과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학생 동아리를 운영하는 한편 교사 연수, 창의적 체험활동 연계 수업도 진행했다. 정 교사는 “세계시민교육이라고 하면 우리와 동떨어져 있다, 진도 나가기에도 벅차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모든 교과를 넘나들면서 가장 효과적인 수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사가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방식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 특정 문제에 관심을 갖고 토론, 논쟁, 실천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자기주도학습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프로그램의 핵심은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는 것이다.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 정 교사는 “세계시민교육의 목적은 우리보다 어려움에 처한 나라를 동정하고 연민하는 것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주체로 성장할 수 있게 돕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옥진 경기 보정고 교사는 ‘착한 기념일 여행(세계기념일 프로젝트)’으로 월드비전회장상을 수상했다. ‘착한 기념일 여행’은 UN 등 국제기구가 정한 세계기념일의 의미가 무엇인지 살피고 평화, 인권, 환경, 다문화, 지속 가능한 발전 등에 관심을 갖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한 달에 1~2번 세계기념일을 정해 세미나, 캠페인, 봉사활동 등을 진행한다. 장 교사는 “대학 입시 준비로 타인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국제사회가 직면한 각종 문제에 대해 고민할 시간을 만들어주기 위해 프로그램을 고안했다”며 “지난 1년간의 활동을 통해 평소 흘려들었던 국제 이슈와 뉴스에 귀를 기울이고 관심을 갖는 학생이 늘었다”고 말했다. 올해는 ‘세계 식량의 날’을 주제로 삼아 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이밖에도 이화은 인천대화초 교사가 KOICA 이사장상을, 김경미 경기 송림고 교사와 오은솔 서울율현초 교사가 세계시민상을 받았다.
대구교총, 걷기 행사 개최 대구교총(회장 이종목)은 11일 회원 9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문경새재길 걷기 행사’를 진행했다. 문경새재길은 과거 모습 그대로 흙길이 조성돼 있어 옛길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코스다. 대구교총 관계자는 “문경새재길 걷기 행사는 무료 영화 관람 행사와 함께 회원들의 호응이 높은 사업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학교바로세우기경기연합 대의원회 학교바로세우기경기연합은 15일 경기교총에서 대의원회를 개최했다. 학교바로세우기경기연합은 경기 지역 시·군교총 회장 경험이 있는 퇴직 교원들의 모임으로, 학교 바로 세우기에 앞장서고 있다. 이날 대의원들은 최근 쟁점이 된 전남 신안군 여교사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열띤 논의를 벌였다. 이와 관련해 교권 침해 사건 재발 방지 대책으로 △도서벽지 지원 대책 마련 △학교 관사 및 교원 주택에 대한 안전대책 수립 △도서벽지 남자 교원 유인책 마련 △성범죄 대응 강화 방안 마련을 위한 교원연수 시행을 시·도교육청 및 교육부에 건의해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배연국 세계일보 수석논설위원은 최근 ‘거인의 어깨를 빌려라’를 출간했다. 미국 서부 개척시대에 황금 광산을 채굴하다 중도에 포기한 청년 이야기를 통해 성공의 법칙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저자는 삶을 풍성하게 만드는 꿈, 행복, 열정, 희망, 신념, 재능과 같은 정신적 자산이야말로 ‘황금 광맥’이라고 말한다. 또 영화배우 짐 캐리, 탐험가 콜럼버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CEO 빌 게이츠 등 우리 주변 거인들의 삶을 본받아 자신만의 광산을 채굴하고 성공과 행복을 가꾸라고 주문한다. ‘수저론’을 운운하는 요즘 우리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지상사 펴냄, 1만 5000원.
영국의 일부 학교가 교원 부족으로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최근 영국 공영방송 BBC 보도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애버딘시의 경우, 교원이 정원보다 134명이나 부족해 시의회가 일부 학교 폐쇄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젤라 태일러 애버딘시 교육위원회 의장은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여름 방학 이후에 교원 부족 사태가 심각한 학교들의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애버딘시의 높은 물가와 정유·가스 산업의 위기가 교원 부족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고 밝혔다. 애버딘시의 교원 부족 현상은 고질적인 문제로 꼽혀왔다. 정유·가스 산업이 호황일 때는 수학·과학·기술 분야를 전공한 학생들이 수익이 높은 에너지 관련 업종으로 몰려 교직 정원을 채우기 어려웠다. 지난 2014년부터 시작된 정유·가스 산업 불황에는 대량 실업으로 인구 이탈이 발생하면서 교사 부족 현상이 가속화된 것이다. 에너지 관련 업종에서 지난해 8만 4000명이 직장을 잃었고 올해 말까지 추가로 4만 명이 정리해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산업계 종사자의 배우자나 가족인 교원도 함께 이 지역을 떠나면서 교원 부족 사태가 더 악화될 전망이다. 이미 지난 8개월 사이에 부족 교원은 두 배가 늘어 134명에 달한 것이다. 이에 따라 스코틀랜드 정부는 오는 9월부터 정리 해고된 에너지 업종의 우수 인력을 교사로 이직할 수 있도록 재교육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직 훈련 기금을 활용해 이들이 과학이나 기술, 수학 등의 교과에서 교사가 될 수 있도록 교원 양성 훈련을 시키겠다는 것이다. 스코틀랜드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예비 교사 수를 늘리고 교직 정원을 유지하기 위해 5100만 파운드(약 847억원)를 투입했다”며 “교직으로 이직을 유도하는 것도 효과를 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교원 부족 사태는 애버딘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덤프리스갤러웨이 주 등 스코틀랜드 북동부 지역도 교원 부족 현상이 심각한 상태다. 의회에서 교직으로 진입할 경우 집값을 낮춰주거나 무료로 제공하는 방안 등을 마련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웨일스 지역에서도 중등 교원 실습생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정부 목표는 880명이었지만 단지 553명이 교육 실습을 시작했다. 웨일스 지역 교원 노조 관계자는 “중등학교 교육 실습생 자리의 40%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며 “과중한 업무로 교직에 들어서려는 학생들이 점점 줄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웨일스 지역의 교원 수급 자체를 어렵게 하고 있다. 영국의회가 교원부족 사태를 점검하기 위해 구성된 특별위원회는 “4년 연속으로 교육 실습생 확보 목표를 채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데도 정부가 교원 부족에 대한 위기감을 갖고 있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정부는 2010년 이후로 1만 3100명의 교원이 증가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상당수 임시 교사나 비전공 교사로 채워지고 있는 학교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영국 학교 관리자협회가 지난 3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중등학교의 3/4이 해당 교과를 전공하지 않은 교사에게 수업을 요청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별위원회는 “학교 현장의 관리자들이 겪고 있는 교원 부족 실태를 파악해서 향후 3년간의 교원 양성과 수급 정책을 명확히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국교총 종합연수원‧원격교육연수원이 16일 교육컨설팅‧전문연수 기업 ‘나우러닝’과 업무협약을 맺고 교원의 전문성 신장 등에 공조하기로 했다. 주요 내용은 △학교 및 교원을 위한 전문적 교육연수프로그램과 콘텐츠 개발‧운영 △교원의 전문성 향상과 교육 발전, 문화 향유 등을 위한 자문 및 협의 △상호 신의와 협력을 기반으로 한 홍보 및 협력연수 등이다. 한국교총 원격교육연수원에서 진행된 협약식에는 이종각 종합교육연수원‧원격교육연수원장과 문정수 나우러닝 대표이사를 비롯해 양측 관계자 10여 명이 참석했다.
15일 서울구일초 4학년 5반 교실. 촌락의 형성과 주민 생활을 알아보는 사회 수업시간. 모둠으로 앉은 학생들이 레고 조립에 열중이다. 모내기 후 새참을 먹으며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가축을 기르는 목장의 모습까지 농촌, 어촌, 산지촌 등 촌락의 자연환경과 생활 모습이 그대로 표현됐다. 블록놀이같은 수업의 주인공은 이인지 교사. 그는 레고 활용 스토리텔링 수업을 연구하며 교실 수업에 적극 적용하고 있다. 학생들의 집중도 향상은 물론 남녀학생 할 것 없이 누구나 즐겁게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 교사는 “상상했던 것을 구현해낼 수 있어 생각지도 못했던 창의력과 디테일을 발휘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자주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촌사람들의 일상을 표현했다는 전하윤 양은 레고로 배를 조립하고 낚시를 하는 어부, 항구에서 조개를 캐는 해녀의 모습을 만들었다. 조그만 원 블록은 조개라며 갯벌 같은 회색 판에 흩어놓고 바구니에 해녀가 캔 조개를 담아놓은 모습까지 상세히 표현했다. 이태환 군은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에 상상력을 더해 레고로 표현하니까 정말 재밌고 시간가는 줄 모른다”며 “직접 만들었기 때문에 수업 내용이 더 오래 기억된다”고 말했다. 특히 평소 그림 그리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거나 글씨를 예쁘게 못 쓰는 등 ‘꾸미기’에 자신 없었던 학생들을 끌어들이는데 특효다. 이 교사는 “미술에 자신 없어 했던 남학생들의 집중도가 눈에 띄게 좋아한다”며 “만들기나 조작 활동에 대한 자신감을 키워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저울을 만들어보는 과학 수업시간에 한 남학생이 레고를 가져와서 참여하는 것을 보고 관심을 갖게 됐다는 이 교사는 현재 레고 수업에 관심이 있는 10여 명의 교사들과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수업에 활용되는 레고는 한국 레고에듀케이션의 협찬을 받았다. 교사들은 올해 각각 15차시의 레고 스토리텔링 수업 안을 구상해 인디스쿨 등 교사커뮤니티에서 공유하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레고 스토리텔링 수업은 사회과 외에도 다양하게 활용 가능하다. 수학의 경우 일정한 길이의 브릭을 활용해 넓이나 높이 구하기를 할 수 있고 평면도를 활용해 미래 자신의 집을 설계해보는 활동도 할 수 있다. 국어에서는 문학작품을 읽고 난 후 뒤에 이어질 내용을 상상해 표현하기, 역사의 경우 6‧25와 같은 역사적 사건을 순차적으로 나타내는 수업도 가능하다. 좀 더 심도 있는 활동으로는 창체 시간에 일정 주제를 주고 6컷짜리 만화를 그리게 한 후 이를 레고로 표현해 사진을 찍고 간단한 동영상을 제작해 볼 수도 있다.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활동에만 몰입해 자칫 학습목표를 소홀히 해선 안 된다는 것. 이 교사는 “퀴즈 등을 통해 학생들이 수업 내용을 정확히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며 “협동하지 못하고 싸우는 모둠은 과감히 제외시키는 등 기본적 태도를 먼저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세트 당 20만원이 넘는 고가의 레고 세트가 교사들의 접근을 어렵게 만들기도 하지만 크게 걱정할 것 없다는 것이 이 교사의 설명이다. 그는 “학생들이 갖고 있는 레고, 안 쓰는 레고들을 가져오게 하면 꼭 비싼 세트를 구입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하다면 커뮤니티에서 자료를 다운 받아 간단한 활동부터 시작해 점차 빈도를 높여나가는 것이 좋다”며 “더 많은 교사들이 레고 활용 교육을 적용해 즐겁고 효과적인 수업을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작은 몸짓 하나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연기파 발레리나’가 되고 싶어요.” 13일 서울 선화예고에서 만난 정해리(1학년) 양은 ‘우아하다’는 말이 잘 어울렸다. 토슈즈를 신은 발걸음은 사뿐했고 곧게 뻗은 다리, 팔의 선과 자태가 고왔다. 롤 모델이 있느냐는 질문에 정 양은 “누구처럼 되고 싶다기보다 나만의 색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테크닉도 좋지만 ‘연기’를 잘하는 흡입력 강한 무용수가 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는 무대를 즐기고 좋아하는 편이라 연습 때보다 시험이나 무대에서 실력 발휘가 더 잘 되는 편이라고 했다. 지난해 전국무용경연대회 최우수상 외에도 2012년 한국청소년 발레콩쿠르 금상, 서울그랑프리발레콩쿠르 동상 수상은 물론 2012년에는 ‘호두까기 인형’ 주인공 ‘클라라’ 아역으로 발탁돼 유니버셜아트센터 무대에 서기도 했다. 4살 때 우연히 발레를 접한 후 그 모습이 예쁘고 재밌어 보여 어머니를 졸라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배우기 시작했다. 어려운 기술을 쉽게 표현해내고 센스도 있다는 선생님들의 칭찬에 힘입어 전공으로 삼게 됐고 4학년 때는 영재 발레 오디션에 합격해 복지관 지원도 받았다. 조은주 선화예고 전공 발레 담임은 “신체조건면에서 타고난 유연성과 아름다운 다리라인을 가지고 있다”며 “또래 친구들에 비해 적극적이고 성실하게 레슨에 임하는데다 집중력도 좋아 목표한 바를 이뤄내는 학생”이라고 말했다. 발레와 부전공인 한국무용까지 하루 8시간이 넘는 고된 연습과 학업의 연속인데도 결석 한 번 없이 꾸준히 실력을 키우며 유망주로 성장 중이라는 것이 주변 전언이다. 그러나 어머니 혼자 힘으로 비싼 개인레슨비와 대회 참가비 등을 뒷바라지하기에는 어려움이 컸다. 어머니 김봉련 씨는 “교육비 감당이 어려워 포기도 생각했는데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지원을 받아 꿈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게 됐다”며 “전문 레슨과 체계적인 훈련을 받기 시작하면서 선화예중에도 편입했고 선화예고에도 진학하게 됐다”고 말했다. 2014년부터 3년째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이리더’에 선정돼 토슈즈 등 발레용품과 레슨비 등을 지원받는 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정 양은 “편입 직후에는 적응하느라 슬럼프를 겪기도 했지만 이제는 모두 극복하고 연습에만 매진하고 있다”며 “고된 연습으로 발목 재활치료를 받거나 발톱이 빠지는 것은 이미 셀 수 없이 많이 겪었지만 뚜렷한 목표가 있기 때문에 참고 견딜 수 있다”고 말했다. “밀가루 음식을 정말 좋아하는데 체중 관리 때문에 참는 게 힘들긴 하다”며 수줍게 웃는 모습은 여느 여고생과 다르지 않게 풋풋했다. 그는 향후 유니버셜 발레단의 창작발레 ‘심청’이나 주인공의 연기력이 중요한 ‘오네긴’의 타티아나 역을 꼭 한 번 맡아 관객을 압도하고 싶다고 했다. 세심한 움직임과 감정표현이 필요하기 때문에 평소 빠른 음악, 느린 음악 등 다양한 반주에 맞춰 개성 있는 표정과 몸짓 연습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유명한 무용수가 되면 갚을 것이 정말 많아요. 우선은 아무 말 없이 뒷바라지해주신 어머니를 호강시켜드릴 거예요. 또, 몸에 한계가 오기 전까지는 최대한 무대에 서고 싶고… 나중에는 저처럼 형편이 어려운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 무료 레슨을 해주면서 받았던 은혜를 되돌려주고 싶습니다.”
13일 국회 개원식 후 열린 삼임위원장 선거에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에 당선된 유성엽 국민의당 의원이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유 의원은 "공교육을 살려 사교육 문제를 해결하고, 교육을 통해 전통문화 계승과 한류 문화 확산을 이뤄 경제발전에도 힘이 되게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대구의 한 고교생과 서울의 모 여대생이 투신 자살했다. 이달 13일에는 경기의 한 여중생이 투신했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지난해 교육부 조사결과,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응답한 학생은 무려 3만4000여명에 달했다. 청소년 자살, 학교폭력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가운데 월간 새교육이 ‘생명존중 교육의 필요성과 개선방안’을 주제로 7월호 기획특집을 마련했다. 청소년 정서행동 전문가들이 문제의 원인과 예방 차원의 존엄‧생명교육 방향 등을 조목조목 제시했다. 명성진 세상을 품은 아이들 대표는 ‘가혹한’ 성장환경에서 두 아이가 괴물로 변해간 사례를 소개했다. 승민(가명)이는 어려서부터 엄격했던 아버지의 반복되는 숙제 부과와 검사, 갈비뼈와 턱뼈가 부러질 정도의 매질을 견디다 못해 6학년 때 가출했고 분노에 찬 학교폭력의 주범이 됐다. 현태(가명) 역시 아버지의 무차별적인 폭력에 엄마에 이어 초등생 때부터 가출을 했다. 남의 집 옥상에서 자다가 너무 추워서 빨랫줄에 걸린 옷을 태워 쬔 일로 방화범의 주홍글씨를 새겼다. 소년원에서 나온 현태는 부모에 대한 원망, 어른들에 대한 적개심에 잔인한 폭력을 휘둘렀다. 명 대표는 “학대 받은 모든 아이들이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태어날 때부터 원래 ‘그런’ 아이는 없다는 것도 사실”이라며 “처해질 뿐, 선택하거나 바꿀 힘이 없었던 아이들을 탓하고 낙인찍기보다는 오랜 상처를 다독이고 본성을 회복하도록 어른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쁜 아이라기보다 ‘아픈’ 아이, 포기할 아이라기보다 끝까지 믿고 손잡아 줘야 할 아이라고 바라보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의 시작”이라며 인식 전환을 당부했다. 오승근 명지전문대 교수는 성적, 입시에 매몰된 현실이 ‘인간’, ‘생명’ 교육을 소홀하게 만들고, 그 부작용이 폭력, 자살 등을 초래한다고 진단하면서 예방 차원의 학교교육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오 교수는 먼저 정규 교과에서 생명존중, 자살예방 교육이 단계적으로 비중 있게 다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2012년 ‘생명 존중 및 자살 예방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학교에서도 특별교육 실시가 법제화됐고, 교육부는 올해 연간 4시간 이상 생명존중, 자살예방 교육을 하도록 지침을 내렸다”면서 “하지만 많은 학교가 학기초에 수업을 몰고 1회성으로 끝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학년, 학교급 등 발달단계에 따른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교육이 학생들의 공감과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는 내용, 방식이어야 한다는 점도 역설했다. 그는 “많은 학교가 외부 강사의 주입식 강의나 방송 강의에 의존하는 등 형식적으로 운영하는 측면이 있다”며 “그 보다는 청소년들의 실제 삶과 관계있고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생명존중과 자살예방을 위해 ‘죽음교육’의 도입도 주문했다. 오 교수는 “독일과 일본은 학교 정규교과 형태로 죽음대비교육을 진행한다”며 “죽음과 자살을 금기시하기보다 명확히 성찰함으로써 삶의 가치에 대해 바른 태도를 갖도록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현명호 중앙대 의대교수는 자살 위험에 노출된 청소년들의 뇌 발달, 왜곡된 인지구조를 파헤치고, 강윤형 한림대 정신과 교수는 학생 정신건강 관리 주체인 학교의 역할을 제언했다.
생활관 촛불의식 본교 2학년 학생이라면 누구나 거쳐야 하는 특색교육이 하나 있다. 그건 바로 생활관 교육이다. 처음보다 그 규모가 많이 축소되었지만, 생활관 교육은 개교 이래 학교의 오랜 전통으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생활관 교육은 숙박 없이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정해진 일정에 따라 이틀 동안 실시된다. 기간 내 한복을 입고 생활해야 한다는 생각에 거부감을 느끼는 아이들도 있었으나 평소 입어볼 기회가 없는 한복을 입어본다는 사실에 사뭇 기대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특히 태어나 처음으로 한복을 입어 본다는 한 여학생은 부자연스러운지 옷매무새를 계속해서 고치곤 하였다. 한복을 입은 아이들의 모습이 다소 어색해 보였지만, 그 자태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아름다워 보였다. 이틀 동안 아이들은 여성이 꼭 갖춰야 할 부덕(婦德)뿐만 아니라 사임당과 율곡 선생의 얼과 생애를 배운다. 그리고 평소 자주 접하지 못하는 제례법, 사군자, 매듭 공예 등을 직접 해봄으로써 우리 전통문화의 소중함을 깨닫는 기회를 얻기도 한다. 생활관 교육의 하이라이트는 촛불의식이다. 교감 선생님의 점화사가 이어진 뒤, 각 조의 조장은 교감 선생님으로부터 점화된 촛불을 양도받아 각 조원에게 촛불을 점화시켜 줌으로써 촛불의식이 시작된다. 아이들은 평소 미안하거나 고마운 사람에게 하지 못했던 미안함과 감사함을 촛불 앞에서 허심탄회하게 말하면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한다. 그간 보지 못했던 아이들의 모습에 분위기가 숙연해지기까지 한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은 교육과정에서 배운 큰절을 담임 선생님께 올리며 스승에 대한 감사함을 표한다. 아이들의 절하는 모습이 너무나 성숙해 보여 이틀간의 생활관 교육이 주는 의미가 얼마나 큰지를 되새겨 본다.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생활관 교육을 마친 아이들은 그 어떤 해방감보다 이틀간의 교육을 못내 아쉬워하는 눈치였다. 그리고 교실에서 배우는 교과 수업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생활관 교육도 학교 교육과정에 꼭 필요하다며 생활관 수료 소감을 밝혔다.
대변항을 나와 기장읍과 장안읍을 지나다보면 오른쪽으로 고리원자력발전소가 보인다. 이곳까지는 부산광역시이고 뒤편 봉대산 너머의 신고리원자력발전소로 가며 울산광역시가 시작된다. 31번 국도로 서생면소재지와 나사해수욕장을 지나면 울주군 서생면 대송리에 동해안에서 제일 먼저 해가 떠오르는 간절곶이 있다. 간절곶은 지형 때문에 생긴 지명으로 간절은 어부들의 눈에 간짓대(대나무 장대)처럼 보인다고 해서 간절끝으로 부르던 말이고, 곶은 육지가 뾰족하게 바다 속으로 돌출한 부분을 가리키는 우리말이다. '간절곶에 해가 떠야 한반도에 새벽이 온다.'는 말처럼 이곳의 해돋이는 영일만의 호미곶보다 1분, 강릉의 정동진보다 5분 빠르다. 해돋이만큼이나 유명한 게 언덕위에서 먼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간절곶 등대와 바닷가에 우뚝 서있는 빨간 우체통이다. 간절곶등대에 바다를 바라보며 우뚝 서있는 높이 17m의 흰색 등대, 예전에 사용하던 등탑, 등대와 관련한 자료, 울산항을 소개하는 밀레니엄 전시실이 있다. 잔디밭과 등대를 배경으로 기념사진 남기기에 좋고, 꼬불꼬불 솔숲으로 연결되는 주변의 풍경도 정겹다. 하얀 포말이 물결치는 바닷가에 새천년기념비, 소망우체통, 모녀상 등 조형물들이 바다풍경과 어우러진 조각공원이 있다. 전화나 메시지로 소식을 빠르게 전하는 편한 세상이지만 마음을 주고받는 데는 편지가 최고다. 간절히 기원하면 다 이루어질 듯 엽서가 비치된 소망우체통 앞에서 정성들여 편지를 쓰는 사람들도 있다. 간절곶, 서생포왜성과 함께 서생면을 대표하는 명승지 진하해수욕장이 간절곶에서 북쪽으로 4㎞ 거리에 있다. 진하해수욕장은 제법 규모가 큰 백사장, 고운 모래, 맑은 바닷물, 얕은 수심, 백사장 뒤편의 송림이 조화를 이뤄 피서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썰물 때는 해수욕장 바로 앞에서 바다풍경을 아름답게 만드는 명선도까지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 명선도는 사진동호회원들에게 유명한 일출촬영지로이다. 외황강의 개운교와 태화강의 울산대교를 건너며 1시간여 차를 몰아 방어진항 앞에 있는 슬도로 갔다. 방어가 많이 잡힌 게 지명이 된 방어진항 앞 작은 섬 슬도가 방파제를 다리로 연결한 해양공원이 되었다. 입구의 표석에서 슬도의 유래를 읽어보고 방파제를 걸어 고래조형물과 슬도교를 지난다. 나무계단을 통해 1950년대 말에 세운 무인등대에 오르면 방어진항과 대왕암공원이 한눈에 들어오는 이국적인 풍광이 아름답다. 바다낚시터로도 유명해 방파제에 낚시꾼들이 늘어서있고 등대 주변에 먼 바다를 바라보며 낭만을 누릴 수 있는 벤치가 놓여있다. '슬도'라는 지명은 이곳이 섬 전체에 구멍이 뚫려있는 특이한 지형이고, 구멍 뚫린 돌 사이로 바닷물이 드나들 때 거문고 타는 소리가 난다고 해서 붙여졌다. 시루를 엎어놓은 것 같다는 시루섬과 거북이 모양 같다는 구룡도라는 이름도 있다. 성끝마을 바닷가의 전망 좋은 곳에 소리박물관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울산광역시 동구의 방어진항, 슬도, 일산해수욕장, 대왕암공원은 이웃처럼 가까이에 있다. 일산해수욕장 앞에 숙소를 정하고 흐린 날씨가 사람들을 감춘 해변을 둘러봤다. 옛날 임금들이 신하들과 궁녀들을 거느리고 와서 경관을 즐겼다는 일산해수욕장은 수심이 낮고 경사가 적어 가족들이 물놀이를 즐기기에 좋고 대왕암공원의 송림에서 솔잎 향이 불어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해수욕장과 연결된 대왕암공원의 산책로에서 바라보면 반달형의 백사장과 에메랄드빛 동해바다가 그림처럼 멋진 풍경을 연출한다. 저녁을 먹으러 숙소 앞 상가로 나갔더니 그사이 불야성을 이뤘고, 어디서 나타났는지 사람들로 넘쳐난다. 역시 사람 사는 세상은 사람들이 많아야 생기가 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대왕암공원에서 일출을 보려했으나 간간이 비를 뿌리는 흐린 날씨다. 숙소에서 나와 울산고래축제가 열리고 있는 장생포로 갔다. 장생포는 남구의 서남쪽 해안에 위치한 고래관광 1번지다. 국내 유일의 고래문화특구인 장생포항은 장생포고래박물관, 고래생태체험관, 장생포고래문화마을, 고래바다여행선 등 포경업 위주의 고래산업을 관광업으로 전환하고 쇠락의 길을 걷던 장생포를 화려하게 부활시켰다. 미리 인터넷으로 예매한 고래바다여행선(http://www.whalecity.kr/whale/index.php)이 10시에 출항했다. 올 들어 울산 고래관광선의 고래 발견율이 최근 3년 평균치를 웃돌고, 장생포항 동남쪽 해상에서 각각 2000여마리, 1000여마리의 참돌고래가 발견되기도 했다는데 슬도와 대왕암공원이 실루엣처럼 보이는 흐린 날씨가 고래구경을 훼방 놨고 차가운 바닷바람이 갑판에 있던 사람들마저 선내로 숨게 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갑판에서 망원렌즈를 부여잡고 버틴 3시간이 다시 고래여행선을 타게 하는 원동력이다. 고래는 고기와 기름, 생활용품, 장식품 등 일상생활에 다양하게 활용된다. 장생포항에서 고래박물관까지의 장생포고래로에 고래 고기를 파는 식당들이 여러 곳 있다. 고래잡이를 금지하고 있는데 고래고기는 어디서 구할까. 가끔 어부들이 쳐놓은 그물에 걸려 죽은 고래가 발견되면 항구로 운반해 경매에 넘겨지고, 고래 한 마리에 수천만 원이나 하다 보니 죽은 고래를 발견하면 로또 당첨된 것에 비유한단다. 고래잡이의 전진기지였던 장생포항 옆에 국내 유일의 고래박물관이 있다. 고래모양의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구입한 후 귀신고래의 실물모형이 천정에 걸려 있는 장생포고래박물관에 들어서면 고래뼈, 고래수염, 고래잡이 과정, 고래 해체작업하는 사진 등 다양한 포경유물을 만나 장생포의 과거와 고래문화, 고래에 관한 정보를 속속들이 알아볼 수 있다. 박물관을 나오면 수족관에 살고 있는 돌고래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고래생태체험관도 있다. ‘우리함께(We Together)’를 주제, ‘희망 가득 장생포, 행복 가득 울산 고래!’를 슬로건으로 5월 26일부터 나흘간 열렸던 울산고래축제도 어언 22회째를 맞이했다.
대마도는 조선통신사의 첫 도착지로 조선 세종 때의 이종무 장군까지 3차에 걸친 원정이 있었지만 흐지부지 일본 땅이 되었다. 그에 비해 '독도는 우리 땅, 대마도는 한국 땅'을 주장하는 대마도연구 문학박사 황백현 극일운동시민연합 이사장은 후쿠오카와 하카다를 거치느라 무려 21시간이나 배를 타며 어렵사리 대마도 여행길을 개척했다. 대마도라는 지명은 마한 즉 한반도를 바라본다거나 공중에서 보면 말 두 마리가 마주보는 형상이라서 생겼다고 한다. 대마도를 여행하다보면 ‘논밭이 적다, 산이 많다, 호수가 없다, 어업이 발달했다, 조림이 잘 되었다, 길이 좁다, 차가 작다, 신사가 많다, 집이 소박하다, 환경이 깨끗하다, 디젤차가 없다, 질서를 잘 지킨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대마도는 시골동네에 가깝다. 그래서 호텔방이 작거나 욕실이 없는 것도 대마도니까 그렇다고 편하게 생각해야 한다. 일본은 다른 나라의 종교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을 만큼 신이 많은 나라다. 8만여 개의 신에 8만여 개에 달하는 신사가 있다. 물론 천황숭배와 군국주의를 고무시켜 이웃 나라들로부터 비난받고 있는 도쿄의 야스쿠니신사가 가장 규모가 크다. 일본의 주택문화는 목조건물의 다다미로 화재가 발생하면 이웃집으로 쉽게 옮겨 붙어 방화벽을 구축하여 화재를 예방하였는데 이 방화벽 돌담이 이즈하라의 골목길을 인상적으로 만들었다. 요즘 우리나라도 소형의 아파트를 선호한다. 크기나 멋보다 실리를 택한 주택에서 일본의 국민성을 엿볼 수 있다. 양철로 지은 집들을 구경하며 빨리 갈아치우기보다는 오래된 것에 대한 자부심으로 자원을 절약하는 것도 배운다. 일본은 일반적으로 집이 높고, 지붕의 경사가 급하고, 목조 주택이 많다. 일본의 처마는 밋밋한 직선인데 용마루 양쪽 끝에 불을 막는다는 의미로 물고기를 장식했다. 골목이 만나는 곳에 자판기가 놓여있고, 해양성기후라 날씨가 맑은 날은 건조대에 빨래가 걸려있다. 버스를 타고 한참을 달려 만관교(만제키바시)에 도착했다. 만관교는 대마도를 관통하는 아소만과 미우라만 사이의 만제키세토 운하에 놓여있는 다리이다. 만제키세토는 대마도를 상대마도와 하대마도로 나누는 경계로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의 해군이 동지나해(대한해협)의 제해권을 확보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굴착했다. 만관교를 북쪽으로 건너며 상대마도에 들어섰다. 360도 회전하며 전경을 바라볼 수 있는 에보시타케 전망대에 서면 대마도판 하롱베이로 불리는 서쪽의 아소만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아쉽게도 우리가 머문 시간은 해가 지는 일몰 때가 아니었고 맑은 날씨였지만 해무가 조망을 가려 아쉬웠다. 한국 관광객들 때문에 주차장 옆에서 찹쌀로 만든 붕어빵과 커피를 판매하는 시골아줌마 수입이 짭짤하다. ‘신사’는 일본 고유의 토착 신앙과도 같은 신도의 신을 제사 지내는 곳으로 ‘신도’는 선조나 자연 등을 숭배하는데서 자연스럽게 출발했다. 아소만 입구에 위치한 와타즈미 신사는 바다의 신인 용왕의 딸 '토요타마히메노미코토'를 모신 해궁이다. 바다에서 신사의 본전까지 이어진 다섯 개의 도리이 중 바다위에 서있는 두 개의 도리이는 밀물 때 2m나 바닷물에 잠기며 잔잔한 아소만과 어우러진다. 일본 천황가의 전설이 시작된 이 신사는 바다를 통해 신이 들어온 것으로 묘사되고, 바다의 신인 용왕이 수중 도리이와 육지의 도리이를 통과하여 신전으로 들어 왔다는데서 시작되었다. 또한 도리이가 김해를 향해 세워져 과거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건너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코마이누는 신사 앞에서 악귀를 막는 수호자로 고려 개를 뜻한다. 삽살개를 닮은 두 문지기의 입모양이 다르다. 오른쪽 수놈이 입을 벌린 것은 사람이 태어나 말을 할 때, 왼쪽 암놈이 입을 다문 것은 죽어서 말을 못할 때를 상징한다. 또한 암수가 그것을 달고 있는 코마이누는 이곳뿐이란다. 일본은 한반도나 대륙으로부터 자의 또는 타의로 일본 열도에 와서 살게 된 도래인 문화다. 하늘의 형제 신들이 용왕의 딸을 만나 결혼을 하고, 출산장면을 들여다봐 용궁으로 도망간 공주의 이모가 키운 아이가 훗날 이모와 결혼하여 낳은 아들이 일본 초대의 신무천황이란다. 신전 옆 용 모양으로 길게 뻗은 소나무의 뿌리가 전설을 실감나게 한다. 일본 국가 기원의 발원지가 본토가 아닌 대마도라는 것이 흥미롭다. 고려 최초의 대장경으로 현종 때 판각한 초조대장경을 관리했다는 장송사에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수령 1500여년의 백제 은행나무가 있다. 번개를 맞아 아랫부분은 비어있지만 웅장한 모습으로 경이로운 생명력을 자랑한다.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어 더 아름다운 가을철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관광버스가 좁은 고갯길을 힘들게 올라 쓰시마시 최북단에 자리한 한국전망대(韓國展望臺)에 도착한다. 한국전망대는 탑골공원 팔각정을 모델로 모든 자재를 한국에서 가져와 건축한 관광명소로 맑은 날 부산과 거제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일제 강점기 대마도에 잡혀온 선조들이 명절 때가 되면 고향땅을 향해 설움을 달래던 고려산에 세운 전망대 안에 광안리 불꽃축제의 화려한 야경사진이 있다. 전망대 앞으로 보이는 섬이 해상자위대의 레이더기지다. 전망대 옆 조선역관사순난비는 1703년 풍랑으로 배가 뒤집혀 타국에서 숨진 108명 역관사들의 혼을 달래기 위해 1991년에 세운 추모비다. 비석에는 108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러시아함대를 격파한 도노자키와 일본 100선 해수욕장 중 하나인 미우다하마가 가까운 곳에 있다. 러일전쟁 때 러시아 군이 몰살당한 곳에 러시아군 위령비와 일본군의 전승기념비가 있다. 러일전쟁 때 격침된 군함에서 빠져나와 보트를 타고 상륙한 러시아 군인들을 현지인들이 잘 보살핀 역사의 현장에 은해의교(恩海義嶠), 생명의 샘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때 일본 제독 도고 헤이하찌로에게 전쟁에 이긴 소감을 묻자 “오늘의 승전은 내가 가장 존경하는 이순신 장군의 전술을 그대로 운용한 것 뿐이다”라고 했다던가. 미우다하마는 대마도에서 보기드믄 에메랄드빛 바다와 입자가 고운 천연모래 해변 때문에 다시 찾고 싶은 곳이다. 해변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시설이 완비된 캠프장이 있고, 캠프장 입구에 나기사노유 온천이 있다. 외면할 수 없는 게 역사다. 또한 역사를 잘 품어야 미래가 있다. 매년 8월 대마도에서 조선통신사를 소재로 아리랑 축제를 열고, 해마다 한·일 학생들이 주변국에서 대마도 해안으로 떠밀려온 쓰레기를 함께 수거하며 우의를 다지는 것도 고무적인 일이다. 편견과 선입견을 버리고 백문이불여일견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커피 한잔 하시고 가세요♬ 무료입니다.’ 출국하기 위해 다시 돌아온 히타카츠항 앞 ‘공중전화’라는 작은 선물가게에서 우리네 인정을 닮은 커피를 맛있게 마시고 흐뭇한 마음으로 대마도를 떠날 수 있었다.
비만 오면 상선약수가 생각난다. 물보다 좋은 게 없다. 물이 없으면 죽음이다. 물이 없으면 삶이 삭막해진다. 물은 부드럽다. 부드럽지만 딱딱한 땅을 녹일 만큼 힘은 강하다. 外柔內剛이다. 선생님들이 부드러우면서 마음이 굳은 학생들을 설득할 만한 힘이 있으니 얼마나 좋으랴! 물은 언제나 먼지를 없애버린다. 요즘 미세먼지 때문에 온 국민이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모른다. 미세먼지와 같은 더러운 것을 청결하는 이가 우리 선생님들이다. 물은 언제나 농작물을 풍성하게 만든다. 시들시들하다가 비를 만나면 농작물은 생기가 돈다. 너무 잘 자란다. 학교에서 비실비실거리면서 적응을 못하는 이들을 힘나게 하는 이가 우리 선생님이다. 물은 언제나 아래로 흘러간다. 높은 곳 좋아하지 않는다. 낮아지는 것을 좋아한다. 낮아지는 것도 가장 낮은 곳을 찾는다. 선생님은 아는 것이 많은 지식인이고 지성인이다. 그래도 늘 부족함을 느끼면서 연구에 몰두를 한다. 물은 언제나 쉬지 않고 흘러간다. 쉼없이 흘러간다. 선생님은 조금도 쉴 틈이 없다. 열정적인 모습을 찾아보려면 선생님을 보면 된다. 물은 언제나 깨끗하다. 깨끗한 물은 사람이 찾는다. 우리 선생님들은 도덕적으로 청렴하기에 학생들이 선생님을 찾는다. 순수하고 믿고 따른다. 물은 한없이 넓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 결국 물은 바다를 이룬다. 온갖 더러운 것을 다 품는다. 조금도 짜증내지 않는다. 감수한다. 우리 선생님들은 마음이 넓기가 바다와 같다. 아무리 선생님을 힘들게 하고 괴롭히는 애들이 있어도 바다와 같은 마음을 지니고 있어 잘 견디고 잘 이겨낸다. 물은 온도를 낮춘다. 여름 더위에 온도를 낮추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학생들은 열이 올라 어찌 할 줄 몰라 하는 이들이 많다. 이들에게 열을 식혀주는 역할을 하는 분이 우리 선생님이다. 물은 갈증을 느끼는 이에게 시원함을 준다. 갈증이 날 때 물이 없으면 얼마나 힘든지 모른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갈증을 시원케 한다. 이성교제 문제, 친구 문제, 성적 문제, 가정 문제, 진학 문제 등의 만족을 얻지 못해 갈등을 느끼는 이에게 청량음료처럼 시원하게 상담을 해주고 길을 열어준다.
순천동산초등학교(교장 서병춘)는 상록수림으로 둘러싸인 학교로 1925년 동산공립 보통학교로 개교한 이래 1만여 명이상 졸업생을 배출한 역사 깊은 학교이다.전 교직원은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미래를 이끄는 창의적이고 능력있는 세계속의 동산인으로 자라도록 꿈과 희망이 영그는 배움의 터전을 만들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학교 홈페이지에는 1일교육활동을 잘 게시하여 어떤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가를 잘 알 수 있다. 오늘 주요 사항은 사제동행 아침 독서지도와 4학년 대상의나라사랑교육(시청각실)과 미세먼지 등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운동장 등, 실외 수업 자제를 추진하고 있다. 4학년을 대상으로 필자가 문답식으로수업을 진행하였다. 학생들의 적극적인 반응으로 수업을 진행하면서, 몸을 튼튼히 하는 것도 나라사랑의 한 가지 방법이라면서 아침 밥을 안 먹고 온 학생들이 얼마나 되는가를 알아보니 상당수의 학생들이 있었다. 그런데 한 학생은 엄마가 아침밥을 주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한 학생은인간에게 큰 피해를 주는' 전쟁은 왜 일어나는가?'라는 질문을 하였다. 필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개인의 욕심이나 국가의 욕심이 전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이 학생은 앞으로 공부를열심히 하여 전쟁사 연구를 하면 좋겠다는 격려를 하였다. 이 수업을 종결부분에서 수업 소감을 묻자 정수현(4학년) 학생은 "국방을 튼튼히 하여 나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발표하였다. 필자가 5월부터 나라 사랑 수업을 하면서 전남 동부지역의 여러 각급학교를 방문하는 기회를 갖고 있다. 학교의 다양한 모습을 발견하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학생들의 일상생활 모습은 물론 교사 및 관리자들의 모습까지도 눈에 다 들어온다. 때로는 학교문화가 아직도 다른 공적기관과는 달리 냉랭한 모습일 때는 내 자신이 반성을 하게 된다. 우리의 후배들이 이같은 모습을 하고 있을 때 교육계를 잘 모르는 분들이 학교를 방문하면서 느끼는 소감은 어떨까이다. 학교의 교육목표 제1항은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마음이 따뜻한 어린이다. 무엇보다도 인성교육은 어른들의 모습을 보면서 습득한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특별한 일이 없는 것 같은데도 외부 공공기관에서 강의차 내방한 손님에 대한 예의를 전혀 갖추지 못한 경우도 있다. 이런 모습을 볼 때 느끼는 것은 이같은 문화 속에서 자란 아이들이 외부인에 대한 배려하는 인성을 배울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지금 우리사회에서는 많은 성들이 무너져 가고 있다. 있다. 그러나 최후의 보루인인성(城)을 가르치는 학교만은 무너지지 않기를 기원하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