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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미뤄두고 개방만 강조해 학교‧학부모 불만 잇달아음주, 흡연 등 규칙 위반 시 강력 제재에는 한 목소리의회 “안전요원 예산 확보 노력…사용료는 조정 필요” “학생들이 월요일 아침마다 출입인들이 버리고 간 담배꽁초와 술병을 줍는다. 학생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한 개방에 반대한다.”“넉넉지 못한 생활체육시설을 학교시설이 보완할 수 있다. 학교는 아이들의 공간이기도 하지만 지역사회의 공간이기도 하다.”6일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가 개최한 ‘서울특별시립학교 시설의 개방 및 이용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 공청회에서 학교‧학부모, 시의회와 체육계 의견이 크게 엇갈렸다. 이번 공청회는 시설개방에 대한 찬반양론을 수렴해 심의에 반영하려는 취지로 마련됐다. 김영근 서울시교육청 교육재정과장이 주제 발표했고 김민영 서울신북초 교장, 장정희 학부모, 유지곤 한국스포츠개발원 수석연구원, 육영수 종로구 체육회 사무국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교원과 학부모들은 시설 개방에 따른 학생 안전 문제를 가장 염려했다. 김민영 서울신북초 교장은 “학교 보안관도 없고 교직원도 모두 퇴근한 상황에서 75세 이상의 고령 당직용역 1명이 어떻게 기물훼손, 음주, 흡연 등의 문제 행동을 제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우리학교는 체육관에 들어가려면 교실 복도를 경유해야 하기 때문에 안전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철저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김 교장은 또 “주말에 가족들이 운동을 하고 싶어도 동호인들이 있어 운동장 이용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다”며 개방으로 인한 역차별을 지적하는 한편 학교와 체육단체의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 할 수 있도록 ‘체육분쟁조정위원회’ 설립도 제안했다.장정희 학부모 대표는 “교총이 접수한 피해사례를 보면 68개교 118건 중 107건(90.7%)이 초등학교에서 일어났다”며 “저학년일수록, 개방 횟수가 많을수록 피해 사례는 비례관계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선개방 후안전은 탁상공론에 불과하다”며 “확실한 안전대책 수립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반면 유지곤 한국스포츠개발원 수석연구원은 “학교시설 이용은 국민의 권리”라며 “개방을 불허할 때는 사유를 서면 등으로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스포츠 동호인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인식하는 시각도 지적했다. 그는 “동호인 대부분이 학부모이고 졸업생들이기 때문에 오히려 범죄로부터 감시자, 보호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사고는 보통 학교에 아무도 없는 시간에 일어난다”고 주장했다.이어진 질의 시간에는 대부분의 의원들이 시설개방을 옹호하는 입장을 밝혀 참석자들의 불만이 잇달았다. 강구덕 새누리당 의원은 “안전에 대한 학교‧학부모의 지나친 우려가 있는 것 같다”며 “보완책 마련의 필요성은 인정하나 그동안 늦은 시간까지 개방했던 학교들도 실제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의원들은 개방은 하되 음주, 흡연 등의 규칙을 어길 시 사용정지 등의 강력한 제제와 함께 성숙한 시민의식이 뒤따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학교는 국민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평생 교육기관이라는 큰 틀에서 생각해 교육활동에 지장이 없는 한 저렴하게 임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다만 생활체육인들에 의해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 시에는 사용정지 등의 제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기열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동호인들이 취사 후 음식물쓰레기를 하수구에 버려 항의가 들어온 경우를 봤다”며 “이용자들의 책무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방청객 발언에서 서울의 한 학부모는 “앞으로 학생들에게 어떤 교육환경을 제공할지 고민하는 자리를 기대하고 나왔는데 이미 답이 정해진 의원들의 말에 설득당해야 하는 느낌”이라며 “여러 의견을 바탕으로 반드시 보완책을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김민영 교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학교 개방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장 및 학교 구성원들이 안심하고 학교를 개방할 수 있는 풍토를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플로어에서 발언한 김경호 서울 양화중 교장은 “조례 발의 전에 학교장들과 대화가 부족했던 점이 아쉽다”며 “부족한 체육시설을 대체해 학교를 활용하려는 취지라면 관련 예산을 투입하고 학교장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김생환(더불어민주당) 위원장은 전화 인터뷰를 통해 “학교 안전을 해치는 조례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공청회에서 제기된 학교‧학부모들의 우려를 받아들일 것”이라며 “현재 서울시가 내년 안전요원 인건비로 10억 원을 편성했으며 의원들이 관련 예산을 증액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용료 부분에 대해서는 “17개 시‧도 평균 사용료에 비해 3배 정도 높게 책정돼 있어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박호철 서울교총 대변인은 “전국적으로 학교시설 이용료가 터무니없이 낮기 때문”이라며 “서울의 한 구립체육관의 경우 2시간 사용료가 56만원에 달하는 반면 학교 체육관 2시간 사용료는 3만원에 불과한 만큼 정당한 요금을 지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헌정사상 최초의 특검조사 현직 대통령이라는 역사를 새로 쓴 박대통령은 급기야 시민단체 경실련에 의해 대통령 직무정지 가처분 청구를 당하기도 했다. 코앞으로 닥친 국회 탄핵이 가결되어도 지난 주말 232만 국민이 요구한 ‘즉각 퇴진’은 하지 않을 모양이다. ‘뭐 저런 대통령이 다 있나’ 하는 탄식을 절로 솟구치게 한다. 그러나 정작 그런 탄식은 다른 데서 더 터져 나온다. 일국의 대통령으로서 ‘미운 털’이 박히면 여지없이 보복을 해온 것으로 속속 드러나고 있어서다. 오죽했으면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개인적인 복수에 악용하는 대통령의 저급하고 편협한 발상과 수준에 말문이 막힌다”(한겨레, 2016.11.18.)는 신문사설까지 등장했을까! 대통령의 국립대 총장에 대한 늦장 임명 및 거부도 그중 하나이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월 21일 경북대 총장이 임명됐다. 26개월째 총장 공석이 이어지다 그나마 대학내 선거 2순위 득표자로 임명이 이루어진 것이다. 1순위 후보자가 청와대의 각서 작성 요구를 거부해 그리 되었다니 이런 막장드라마가 또 어디 있을까 싶다. 경북대는 구성원 반발로 한 달이 넘도록 총장 취임식도 못하는 등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말이 되는 혼란이다. 가령 K리그에서 A선수가 20골을 넣었다. B선수는 19골을 넣었다. 시상식에서 A선수가 맘에 안든다고 B선수가 득점왕을 차지하고 또 수상도 하면 말이 안 되는 경우와 같아서 그렇다. 어쨌든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경북대의 경우는 그래도 양반이다. 공주대는 2014년 3월부터 33개월째, 방송통신대는 2014년 9월부터 7개월째 총장 공석 사태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경북대보다 덜하지만, 전주교대 역시 2015년 2월부터 22개월째 총장이 비어 있다. 각 대학이 추천한 총장 후보들을 교육부가 제때 임명 제청하지 않아 공석사태가 빚어진 국립대는 10곳이나 된다. 그런데 그 이유를 들어보면 선뜻 믿기지 않을 만큼 너무 어이가 없다. 글쎄, “정부에 비판적인 글을 쓰거나 성명서에 이름 한 줄 올린 사례까지 샅샅이 훑어 거부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한겨레, 2016.10.22.)이라니 말이다. 그런 대통령의 정부라면 분명 제대로 된 나라, 민주공화국의 모습은 아니다. ‘미운 털’에 대한 보복행위는 영화계에도 있다.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례로 제작⋅배급사 ‘시네마 달’이 세월호 영화들의 연이은 배급으로 최근 몇 년 간 정부의 모든 지원에서 제외되는 ‘재앙’을 겪은 걸 들 수 있다. 박태환⋅김연아 선수에 대한 미운 털 관련 보도 역시 세월호 책들에 대한 지원 배제처럼 참 쪼잔한 짓이라 할 수 있다. 청와대 수석을 통한 CJ그룹 이미경 부회장 퇴진 압력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 일개 회사의 경영권 침해라는 점과 함께 그것이 일련의 영화들 때문이라는 사실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박대통령의 CJ그룹에 대한 사감(私感)이 시작된 건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을 다룬 2006년 ‘그때 그 사람들’부터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것은 두 편의 천만영화를 거치며 실행되었다. 은근히 노무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한다는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2012)와 2013년 12월 개봉된 ‘변호인’이 그것이다. 이미 알려진 대로 ‘변호인’은 노무현 대통령의 변호사 시절을 그린 영화로 ‘뉴’가 배급했다. ‘뉴’ 역시 2014년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받는 등 곤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은 CJ창업투자가 공동투자한 것이 알려져 미운 털이 박힌 것으로 전해졌다. 문체부가 머뭇거리자 공정거래위원회⋅검찰⋅국세청까지 동원해 32억 원의 과징금을 물리고, 그것도 양에 안찼는지 이미경 부회장을 미국으로 떠나가게 했다는 보도가 그것이다. 그런데 영화속 주인공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승을 떠난지 오래된 망자(亡者)이다. 이를테면 망자의 인기를 질투해 그런 해외토픽감의 일을 벌인 셈이다. 어안이 벙벙할 뿐 아니라 세상에 뭐 저런 대통령이 다 있나 하는 탄식이 절로 터져 나오는 이유이다. 하긴 최순실이란 ‘선생님’ 심기를 보살피느라 제대로 일한 애먼 고위공무원을 사적인 감정을 앞세워 몰아낸 대통령이니 더 말할게 뭐 있으랴. 이쯤 되면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찍은 1469만2632명 국민 전체를 블랙리스트 삼아 복수하지 않은 걸 천만다행으로 여겨야 할지도 모르겠다.
아침에 하얀 눈이 쌓였다. 작은 눈이지만 천지를 밝게 해주는 빛난 눈이었다. 우리 선생님들의 하루하루의 삶이 눈과 같이 빛나는 삶이 되었으면 한다. 12월은 선생님들에게는 너무 바쁜 달이다. 시험문제를 출제해야 하고 생기부 입력도 해야 하고 수업도 해야 한다. 학생들은 수업에 집중하지 않는다. 그럴 때 정말 힘들고 짜증난다. 우리 선생님들의 사명이기에 이 어려운 고비를 잘 이겨내야 할 것 같다. 학생들에게 수업의 자세를 갖도록 지도하는 것이 좋겠다. 장차 이 나라를 이끌고 갈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열심히 공부해서 실력을 키워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 선생님들이 바라는 바요 부모님들이 원하는 바다. 자기 자녀들이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해서 실력이 향상되는 것을 본다면 부모님은 얼마나 신이 나겠는가? 학생들의 마음의 자세가 바뀌면 생활도 바뀌게 된다. 그러면 선생님에게도 부모님에게도 기쁨을 던져줄 수가 있다. 수업시간 학생들이 마음을 가다듬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런데 그러하지 못하는 학생도 많다. 수업시간 자는 애들도 있고 이야기하는 애들도 있다. 심지어 폰으로 장난치는 애들도 있다. 다른 책을 펴놓고 공부하는 애들도 있고 수업에 방해가 되는 애들도 있다. 이들에게 수업의 자세를 잘 가르치면 수업에 집중할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수업에 집중하면 잡념은 도망간다. 한 시간 내내 딴 생각하고 공상하고 허망한 꿈을 꾸고 앉아 있다면 실력이 향상이 될 수가 없게 된다. 수업시간을 잘 보낼 수는 있지만 얻는 열매는 하나도 없다. 집중을 하되 무겁게 집중을 해야 도움이 된다. 그래야 잡념도 사라지고 하나라고 깨우침을 얻게 된다. 수업시간이 기쁨의 시간이 되고 감격의 시간이 되면 학교의 생활이 나날이 즐거운 날이 될 것이고 행복의 날이 될 것이다. 수업하기 전에 학교에 오는 학생, 즉 지각하는 학생들은 마음의 자세를 고쳐 먹여야 하는 것이다. 오늘 아침 읽은 글의 작자는 서울대를 수석으로 졸업을 했는데, 몸이 아파 지각 한 번 하고는 수업 끝나자마자 눈물을 뚝뚝 흘리며 지각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했다. 이 글을 읽고서 모든 학생들이 이런 자세가 되면 학생들은 나날이 변화가 되고 성장할 수 있다. 그러면 선생님도 수업이 재미가 있고 힘들지 않게 되며 늘 기쁜 학교의 생활을 할 수 있게 될 수가 있다. 학생들에게 수업에 임하는 자세를 한번쯤 강조해보면 어떨까 싶다. 정좌, 바로 앉고, 정시, 바로 보고, 정청, 잘 듣는 자세를 가지면 나날이 실력향상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자유학기제 수업은 자신의 선택에 의하여 자신의 진로탐색을 위한 좋은 기회이다. 전남 순천동산여중(교장 조창영)일본어반은 평소에는 교실에서 각종 자료를 이용하여 일본어를 중심으로 배웠지만 오늘은 5교시부터 일본 대중요리인 우동과 김밥을 손수 만들어 보고 먹어보는 체험의 시간을 가졌다. 수업에는 별로 호기심이 없어 보인 학생들도 이 시간 만큼은 눈동자가 활기를 보인다.
송덕암(松德庵)으로 가는 길은 산도 보이고 숲도 보이고 들판의 곡식까지 보이는 아름다운 길이다. 특히 가을에 드라이브를 하기에는 안성맞춤인 곳이다. 마침 기자가 절을 찾았을 때에는 가을 단풍이 절정인 시월 하순이라 더욱 환상적인 풍경을 뽐내고 있었다. 송덕암이 언제 창건됐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약사전을 개축할 때 발견된 대들보 상량문에는 1785년(정조9)에 중수했다는 기록이 보이며, 1991년에 세워진 상왕산 송덕암 중건시주공덕비에 의하면 1785년 승지 임사하(任師夏)가 말을 타고 이곳을 지날 때 갑자기 말이 움직이지 않았다고 한다. 하인들이 고삐를 당기고 뒤에서 밀어도 말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임승지가 말에서 내려 주변을 살펴보니 길 옆 숲속에 석불이 솟아 있어 큰절을 하고 이렇게 말했다. “저는 이번에 과거를 보러가는 길인데 저의 소원을 들어주시면 이곳에 큰절을 지어 모시겠습니다.”하고 말에 올라타니 그때서야 말이 움직였다. 임사하는 한양에서 과거를 보아 마침내 장원급제했고 승지까지 승진했다. 퇴임 후 미륵불전에서의 약속대로 고향에 돌아와 절을 짓고 부처님의 덕을 칭송한다는 의미로 송덕암이라 이름 지었다고 한다. 1973년 주지 고동우에 의해 약사전, 삼신각, 범종각 등이 중건되었으며 1988년 6월 18일 전통 사찰 48호로 지정되었다. 2008년에는 일주문을 조성하고 그 앞에 금강역사를 조성했으며 석탑 1기는 최근에 조성했다. 현재 건물로는 약사전, 요사채, 일주문, 금강역사, 오층석탑, 범종각, 석등, 칠층석탑이 있다. 약사전은 정면과 측면 3칸이며 지붕은 팔작(八作)지붕이다. 약사전 안의 석불입상은 미륵대불로 부르기도 하며, 높이 170㎝ 내외의 네모난 화강암의 한 면에 머리와 손만을 약간 부조시켜 조각하고 뒷면과 측면에는 아무런 조각을 하지 않았다. 수수하고 친근한 얼굴로 입술이 빨갛고 몸체는 둔탁하다. 수인(手印)을 보면 오른손은 어깨 높이로 올리고 손바닥을 밖으로 향하게 하는 시무외인(施無畏印)이며, 왼손은 아래로 길게 늘어뜨리고 손가락을 펴서 손바닥을 밖으로 향하도록 하는 여원인(與願印)을 하고 있다. 다만 왼손은 손가락을 약간 구부린 형태를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불상에서 많이 나타나는 형식이다. 의습(衣褶)은 양쪽 어깨를 모두 가린 통견식(通肩式)이며, ‘U’자형의 주름이 보이다가 밑에서 서로 교차하고 있다. 이 불상은 조선 중·후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측되며 약사전 바깥에는 석조관음보살입상이 있다. 법당인 약사전은 사찰의 중심에서 왼쪽에 배치돼 있고 그 맞은편과 뒤로는 여러 채의 요사채가 있으며 계곡을 따라 한참을 올라가면 산신각이 위치해 있다. 이렇게 송덕암은 찻길에 붙어 있어 찾기는 쉬우나 시끄러운 단점도 있다. 사찰에 들어가면 여느 사찰처럼 법당 앞마당이나 탑 주변이 탁 트이는데 비해, 이곳 암자는 여러 성물을 연속해서 배치하여 전체적으로 오밀조밀한 느낌이 들게 하는 매우 독특한 사찰이다. 위치 : 서산시 해미면 대곡리 한서대학교 근처
이제 겨울맛을 보여준다. 나라는 안정이 되지 못하고 있다. 지금이 난세(亂世)라고 하는 이도 있다. 이런 속에 우리 선생님들이 살고 있다. 이러한 때 우리 선생님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 우선 중심을 잡아야 할 것이다. 중심을 잃으면 넘어지고 만다. 중심을 잘 잡으면 아무리 흔들려도 넘어지지 않는다. 우리 선생님들이 중심의 역할을 담당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어지러운 시국에 마음이 흔들려 교육을 소홀히 하면 큰일 난다. 마음을 어느 곳에도 빼앗기면 안 된다. 오직 학교에 마음을 두어야 하고 학생들에게 마음을 두어야 하며 교육에 마음을 두어야 할 것이다. 자신을 낮추는 자세가 필요하다. 높아지려면 낮추라고 하는 말은 너무나 귀에 익은 말이다. 이 말이 진리다. 자신을 높이려고 한다고 높아지지 않는다. 높이는 것은 자신이 아니라 남이다. 그러니 자신은 언제나 낮은 자세를 취하는 것이 좋은 것이다. 바다는 가장 낮은 곳에 있다. 그러기에 물에 사방에 찾아온다. 끊임없이 찾아온다. 이런 자세를 가져야 학생들이 찾아온다. 상담을 하고 마음의 문을 연다. 나는어떤 선생님에게아무개 선생님 때문에 학교에 오기 싫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런 선생님이 되면 안 된다. 내가 잘난 체하고 목에 힘이 들어가고 평등의식을 잃고 수직적인 관계를 유지하려고 하다가 보면 이렇게 되는 것이다. 위, 아래가 없다. 선생님은 모두가 똑똑하다. 아무도 나보다 못하다고 하면 안 되는 것이다. 그러기에 내가 언제나 다른 선생님을 의식하면서 배려해야 하고 기쁨을 주는 선생님이 돼야 좋은 선생님으로 기억될 수 있다. 앞으로 가려면 뒤로 물러나라는 말이 있다. 일보 전진을 위한 이보 후퇴라는 말이다. 무조건 앞으로만 나가려고 하면 힘이 든다. 숨을 골라야 때가 있는 것이다. 학생들을 교육하면서 내가 이런 사람, 이런 실력있는 사람, 만들어 보겠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밀어붙인다고 되는 게 아니다. 조금 느긋한 마음을 가지고 차근차근 전진해야 할 필요가 있다. 무조건 앞으로 전진은 더 큰 해를 가져올 수도 있다. 넓은 마음의 소유자가 되어야 한다. 학생들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그 학생들을 다 마음에 들게 지도한다는 것을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넓은 마음을 갖고 인내하며 나아가면 불가능해 보였던 학생들의 변화도 기대할 수도 있고 생각지도 않은 좋은 성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바다는 정말 마음이 넓다. 온갖 더러운 오물은 다 받아들인다. 그러면서 자신을 정화하고 깨끗한 푸른 바다를 유지한다. 온갖 바다의 고기들이 살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준다. 바다와 같은 넓은 마음을 지니면 좋은 선생님으로 기억될 수가 있고 성공적인 교육생활을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자기의 위치에서 열심히 사는 것이다. 우리 선생님들의 위치에서 열심히 학생들과 생활하는 선생님은 가장 위대한 선생님이다. 내게 주어진 일을 그냥 열심히 하면 돋보이게 되고 인정을 받게 된다. 자기의 위치에서 재미있게 사는 것이다. 가르치는 것이 재미가 있고 기쁨이 넘쳐야지 가르치는 것이 고역이고 교실에 들어가는 것이 죽으러 가는 것처럼 느껴지면 불행해진다. 재미는 내가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학생들 가르치는 것이 재미있고 학생들과 함께 대화하는 것이 재미있고 학생들과 함께 운동하는 것이 재미있고 모든 게 재미가 있어야 행복은 내 곁에 있게 되는 것이다.
최근 서울특별시교육청이 2017학년도 중학교 1학년에서 역사 과목을 편성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내년은 현재 현장 검토본에 대해서 의견을 수렴 중인 국정 역사 교과서의 적용을 예고한 해이다. 서울교육청에서 중학교 교장 회의를 소집해 내년 1학기 역사 교과목을 편성하지 않겠다고 통고한 것은 단위 학교의 교육과정 편성권과 자율권을 신대하게 침해한 것으로 매우 우려스러운 처사다.물론 현장 검토본이 공개됐을 당시 전국 진보 성향 교육감들이 일제회 수용불가, 철회를 주장했듯이 지역 교육의 수장인 교육감이 찬반 입장을 개진할 수는 있지만 의견 개진을 넘어 학교장을 불러 모아 교육과정 편성권과 학교 자율성을 침해하는 권장으로 포장한 압력을 행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서울교육청은 내년 1학기에 역사 과목을 편성한 서울 19개 중학교 교장 회의를 연 뒤 "내년 서울의 모든 중학교는 1학년에 역사를 편성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고교 1학년에 한국사를 편성한 201개 학교를 전수 조사하고, 이들 학교가 한국사를 2학년 이후 과정으로 재편성하도록 설득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서울교육청에서는 권장 운운하지만, 해당 학교장이나 교육현장의 입장에서 볼 때 인사권과 재정권을 가진 교육감의 압력으로 받아들여질 것이 자명하다. 만약 역사 교과목 교육과정 편성을 조정, 연기해야 한다면 이것 역시 단위 학교장이 학교공동체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할 일이다. 교육청 차원이나 교육감이 나설 일이 절대 아니다. 특히 진보 성향 교육감들이 국정 교과서 불채택과 편성 연기 등에 앞장설 때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십상이다. 아울러 진보 성향 시‧도교육감들이 교육부의 국정 역사교과서는 숙고해서 읽고 분석하지도 않고 한 면만 보고 일방적으로 비판하면서 학교장에게는 교육청의 정책 방향을 강요하는 것 자체가 이율배반이다. 이는 정책 방향이 아니라 행정권 남용이다. 이는 또 학교장의 교육과정 편성운영권이 엄연히 법령으로 보장돼 있는 데도 불구하고 교육감이 교육현안이나 교육과정 등 학교운영에 대해 하나하나 간섭해서는 절대 안 되는 것이다. 최근 교육부는 서울교육청 외에도 내년 중학교 1학년에 역사 과목 편성을 금지하겠다는 전남, 광주교육청에 대해 학교에 교과서 선택과 교육과정 편성권한을 돌려주길 당부한 바 있다. 이번 서울교육청의 중등학교 2017학년도 역사 교과목 편성 연기·보류 개입은 바람직스럽지 않은 처사다. 최근 우리나라 시국과 정세가 혼란해 어렵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번 공개된 국정 교과서는 과거의 그것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내용과 서술이 균형적으로 기술돼 있다는 지적도 많은 게 사실이다. 일부 단체 등에서는 균형적인 국정 교과서로 손색 없다는 공식 발표도 했다. 학부모 측에서도 그리 비판적이지 않다. 물론 비판적인 사학계, 단체, 학자들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대 대한민국 수립, 친일 미화, 박정희 대통령 미화, 소소한 내용 오류를 지적하며 수용불가, 철회를 주장하지만, 이 또한 국민적 여론과 동의를 수렴이 전제돼야 할 것이다. 현재 교육부는 한 달 간 현장 검토본에 대한 국민적 의견을 수렴 중이다. 수렴된 의견을 다각적으로 검토하여 양질의 국정 교과서의 최종본을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우리가 이번 국정 역사 교과서 논란에 즈음하여 유념해야 할 점은 정부가 2017학년도에 중학교 역사 1, 2와 고교 한국사를 전국 모든 학교에 도입한다고 발표한 것은 국민적 약속인 것이다. 정치적 혼란과 이념 성향으로 이를 폐기한다면 이는 중대한 대국민 정책 철회인 것이다. 아주 절박한 상황이 아니라면 우선 도입, 적용을 고려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제 국정 역사 교과서 문제는 국민적 지혜를 모아야 할 사안이다. 즉흥적으로 수용불가, 철회 대 무조건 강행 등 극단적 행동보다는 머리를 맞대고 보다 바람직한 적용 방향을 모색해야 할 때다. 역사교육은 교육의 본질에서 접근해야지 정치ㆍ이념적 성향으로 좌지우지돼서는 안 되는 것이다. 다만, 이번 서울교육감의 중학교 교장 회의 소집, 고교 전수 조사를 통한 역사 교과목 편성 금지, 연기를 압박한 것은 비교육적이고 단위 학교장의 자율권, 교육과정 편성권을 심대하게 침탈한 것으로 중단해야 한다. 형편상 내년 역사 교과목을 교육과정에 편성하기 어려워 연기한다 해도 그것은 교육감의 정책 방향이 아니라, 단위 학교장의 교육과정 편성권에 의해 자율적으로 결정, 실행돼야 한다. 절대 교육감이 간섭할 사안이 아닌 것이다. 교육감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 사안마다 견해를 밝힐 수는 있지만, 그것이 일선 학교장들에게 압력, 압박으로 받아들여지는 언행이나 처사가 돼선 안 된다. 교육감은 단위 학교장의 자율권, 경영권 보장에 앞장서야지 그 반대로 가는 것이야말로 근절돼야할 구악(舊惡)인 것이다.
기후변화와 함께 한국인의 식생활 변화는 산업분야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이같은 시대의 흐름에 맞춘 창조농업의 산실 역할을 하는 곳이 고흥에 위치한 커피사관학교이다. 전남 고흥군 과역면 연등리에 위치한 커피사관학교(농업회사법인)와 커피마을에서는 커피의 성장과 음료가 되기까지 전 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고,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은 물론 자유학기제를 통한 체험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새야새야 훨훨 날아라.’라는 주제로 서천 철새 탐조 여행을 다녀왔다. 조류 생태관에서 다양한 새들을 보았다. 입구에서 서천의 특산품인 김, 한산 소곡주, 한산 섞박지 등을 팔고 있었다. 각 층마다 온갖 종류의 새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가장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철새 탐조를 했다. 서천은 갯벌이 발달되어 있고 넓은 농경지가 있어 철새가 살기에 참 좋은 지역이라고 한다. 특히 유부도 갯벌은 2009년 람사르 습지로 지정됐다고 하니 우리나라에 이러한 생태 습지가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서천은 경치가 아름답고 해마다 이렇게 철새를 볼 수 있으니 축복받은 지역임에 분명했다. 망원경으로 철새들을 관측을 했는데 새들이 바로 눈앞에 있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한 눈에 들어왔다. 안내하는 분께서 새들은 시끄러운 것을 싫어한다고 우리 일행에게 정숙해줄 것을 부탁했다. 금강 철새 도래지는 서천 8경의 하나로서 해마다 겨울이 되면 고니, 청둥오리, 검은머리 물떼새 등의 겨울 철새가 날아오는데 이 중에서 검은머리 물떼새는 서천군의 군조(群鳥)란다. 철새 탐조를 마치고 신성리 갈대밭으로 이동을 했다. 신성리 같대 밭도 서천 8경 중 4경으로서 공동경비구역(JSA), 자이언트, 추노 등의 영화 촬영지도 유명한 곳이다. 신성리 갈대밭으로 이동 중 폐교를 고쳐서 만든‘갈 숲 마을’이 있었는데 이곳은 40명 정도의 인원이 두부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란다. 도로 아래에는 볏 집단을 묶어놓은 것을 보았는데 볏 집단을 그대로 놓으면 새들이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좋으련만 농민들이 판매를 하여 새들의 휴식처가 없어지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신성리 갈대밭은 너무 아름다웠다.‘갈대’와 ‘억새’의 차이도 알 수 있었다. ‘갈대’는 습지나 물가에서 자라고 갈색으로 2m 이상 자라고 ‘억새’는 산이나 들에서 자라는 은빛 또는 흰색으로 1m20cm 정도 자란다고 한다. 갈대밭이 아름답다보니 예전에는 데이트 코스로 유명했다고 한다. 조류생태 전시관으로 이동 중 서울에서는 볼 수 없는 둥그런 달을 맑은 하늘 속에서 볼 수 있었다. 정말 신기하고 신비롭기까지 했다. 일행 중 대부분이 여기저기서 감탄사를 연발했다. 서천 철새 탐조 여행을 통해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세계적인 철새 도래지가 있다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또한 아름다운 자연을 더욱 잘 가꾸고 보존해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를 많이 방문했으면 좋겠다.
한국의 광화문 광장의 촛불은 예술이었다. 이로 인해외신 보도의 톱 뉴스를 장식하는장이 되고 있다. 주최측이 발표한 230만 이상의 촛불 축제를 CNN이 앞장 서고 일본 NHK방송 기자도 빠지지 않고 있다. 6차에 걸친 국민들의 분노한 민심을 대통령에게 전달하기 위한 촛불을 든 시민들의 시위는 인공위성을 통해 생방송으로 세계에 전달되고 있다. 각국 방송은 지속적으로 이번 촛불집회를 놀라울 정도로 질서 정연하고 평화로운 시위라고 보도를 하고 있다. 이는 누가 보아도 놀라운 현실이다. 일본인들은 이런 모습을 보고 부러워 한다. 그러나 이러한 뉴스는 해외에 안 나가는 것이 최상이라 생각한다. 국민들이 일상을 떠나 이렇게 시위를 해야만 하는 상황 자체가 국격을 떨어뜨릴 수 있는 요인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사회에서 한 나라의 국격은 신뢰로 연결된다. 신뢰가 없는 국가는 외면당하기 쉽다. 박근혜정부는대통령스스로헌법질서를유린함으로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하는 현상을 목격하고 있다. 또한,임기중반세월호참사당일박대통령의‘사라진7시간’을문제삼은일본산케이신문기자를기소해국제적비웃음거리가됐다.이로인해한국은‘표현의자유’가보장되지않은국가로분류됐고,국가이미지는수십년전으로후퇴했다. 해외주요언론은한국을유신시대나군사정권때와같은모습으로묘사하기도 했다.이처럼 박근혜 정부들어 민주주의는퇴행하고있다. 또한,"사라진 7시간'을 변명하기 위한 주변 관료들의 이야기에국민들의시선은집중되고있다.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기에 퍼즐이 잘 맟춰지지 않는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조사가 진행되면 드러나지 않을 것이 없다, 대통령을 비롯하여 날마다 발표되고 있는 권력자들의 거짓말을 보면서 국민을 위한 사랑도, 사과도 모두 거짓말이었음이 하나하나 밝혀지고 있다. 이처럼 신의를 배반한 것이기에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는 것을 정작 본인들만 인지하지 못하는 모습이 안타까울 뿐이다. 법과 질서, 규칙으로 신뢰를 먹고 살아야 할 대학을 돈과 권력의 합작으로 망가뜨린 것이다. 수업을 빠져도 학점을 주고 과제물까지 챙겨준 교수가 있다니 이건 내부의 문제다. 이 때문에 역사를 가진 명문사학까지망가지고있다. 한마디 교육현장도 흑탕물 범벅이 되었다. 돈과 권력에 의해 포장된부정입학문제로교육기관, 감독기관마저무너져 신뢰를떨어뜨린 것이안타깝다. 또, 주변 국가 일본에서 일어난 교과서문제를잘알고있으면서도교육부는국민여론의반대를무릅쓰고역사교과서국정화를진행했다. 최근 공개한 집필진에 역사학자가 빠진 혼이 없는 교과서를 강요하고 있다. 유엔에서조차국정교과서채택국가에폐지를권고한마당에시대흐름을역행하고있으니손가락질받는게당연하다. 박근혜대통령이그토록소망했던아버지박정희의역사적복원은그누구도아닌박근혜대통령자신으로인해회복불가능한상처를입었다.‘내무덤에침을뱉어라’라는책제목처럼박근혜대통령스스로아버지의‘무덤에침을뱉는’꼴이되고말았다. 현장의반대를뻔하게예견하면서도이를추진하는관료들을보면역사교과서가무엇인가를잘모르는것같다. 이제시민사회와민주적정당들이할일은명확해졌다.야권도 사심을 버리고 나서야 한다.박근혜이후를준비해야한다.박정희신화를대신해민주주의,인권,평화,복지,성장이함께하는진정한민주주의를실현해 나가야한다. 우리가만들어 가야할민주주의는조작된지역주의,세대분열을 극복하고,안보위기에기대어기득권을유지하고,패권을도모하는정치가 아니다.다양한국민의이해가반영되고,국민이참여할수있는정치 제도를 만들어 가는것이다. 더욱 국정시스템에 참여하는 통치엘리트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공적 책무에 충실하도록 시스템을 고치고 광장에 울려 퍼진 국민의 함성을 담을 그릇이 필요하다. 하루속히이같은사태가해결되고국민들이제자리를찾아자신의일상으로돌아갈수있도록현명한판단을기대해 본다.
정기해(61) 대전 봉명중 수석교사는 교내 ‘명물’로 꼽힌다. 그가 그린 작품 하나하나가 온 학교를 빛내고 있어서다. 현관입구부터 교실, 교장실 등 곳곳에 한국화 액자가 걸려 있다. 누가 봐도 한 사람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만큼 독창성이 돋보인다. 산, 나무, 물 등 자연을 주제로 했지만 선과 색은 마치 서양화처럼 과감하다. 학생들과 합작한 작품들도 곳곳을 수놓고 있다. 그림뿐 아니라 한지로 만든 우산, 부채 등 공예품, 또한 학생들이 그린 점묘화와 캐리커처, 복도유리창에 그려 넣은 스테인드글라스들도 잘 어우러져 있다. 심지어 교사들이 사용하는 머그컵에도 그의 그림이 프린트됐다. 학교 곳곳에 정 수석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가르치는 틈틈이 창작활동도 꾸준하게 펼치는 그는 지역 내 미술전시회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유명작가다. 교직생활 동안 200회가 넘는 그룹전과 개인전을 열었다. 정 수석은 "대학 3학년 때 한국화에 빠져 40년 간 해오고 있는데 수석교사가 된 후부터 개인전 초대가 많아져 작품 활동을 더욱 왕성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연말에는 대전교육청 내 대전교육미술관 1층 갤러리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이~ 새로운 생각 속으로’ 주제로 작품 20점을 전시하고 있다. 대전교육미술관 전시는 2012년부터 거의 매년 하고 있어 이번에 네 번째로, 지난달 1일 시작해 30일까지 약 2개월 간 진행된다. 가르치랴 그림 그리랴, 너무 바쁘지는 않을까. 정 수석은 짧은 시간 내에 완성할 수 있음을 한국화의 매력으로 꼽았다. 서양화는 스케치부터 해야 하는 데 비해 한국화는 붓 하나만으로 ‘선의 예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붓으로 몇 획만 그으면 난 하나가 완성된다"며 "한국화는 5분 만에 멋진 작품 하나를 완성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해 취미생활에도 좋다"고 예찬론을 폈다. 물감 대신 먹을 사용하는 자체도 우리 체질에 더 잘 맞는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먹을 갈고 그 향을 맡으며 평안함을 유지할 수 있고, 붓에 적신 뒤 자연을 주제로 쓱쓱 흰 종이에 그려 넣다 보면 자연스레 마음까지 치유되고 인성교육도 된다는 것이다. 적당히 여백을 남겨둔 완성품은 화려하게 가득 채움 못지않게 멋스럽다. 한국화만의 특색이자 자랑이다. 게다가 창작은 수업으로 연결된다. 오히려 창작하면서 체득한 내용은 제자들에게 그대로 전달되면서 시너지로 작용한다. 한국화에 서양화 방식을 융합하는 그의 작품을 학생에게 가르치면 고정관념을 깨고 창의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 실제 그의 작품은 물론 교내에 걸린 학생들의 실습 결과물 역시 한국화와 서양화를 절묘하게 결합한 흔적이 엿보인다. 정 수석은 "한국화를 그리면서도 고흐, 고갱, 이중섭의 표현방식을 접목하고 있다"며 "이러한 창작은 창의·융합교육으로 연결되고 학생들의 호응도 좋다"고 전했다. 이어 "학생을 늘 먼저 생각하는 것이 왕성한 창작의 비결이기도 하다"고 귀띔했다. 뿐만 아니라 다른 과목과의 융합도 진행하고 있다. 진로진학상담과 연결한 ‘미래명함 만들기’, 보건과 결합한 ‘학생흡연금지 부채 만들기’, 생활안전지도부와 함께 ‘친구사랑 그림 그리기’ 등은 좋은 교육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그는 평교사 때부터 이런 창의교육에 힘을 기울여 왔고 수석교사가 된 이후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결과 30여 년 간 학생미술지도교사상 15회, 교사미전 10여회 수상했다. 내년 정년퇴임하는 그는 이제 시민들을 상대로 강의하고 창작도 이어나간다는 각오다. 정 수석은 "지금까지 해왔듯 늘 그림 그리고 가르치며 즐겁게 지낼 것"이라며 담백한 웃음을 지었다.
한국교총은 최근 시‧도 교육감이 국정 역사교과서에 대한 찬반 입장을 일선 학교에 강요하려는 행태에 대해 단위학교 자율권 침해로 규정하고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시‧도교육감이 찬성과 반대에 대한 입장을 개진할 수는 있으나 교육과정 편성권이나 학교 자율권에 대한 압력을 행사하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교총은 지난달 28일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에 대한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5일 한국교총은 ‘국정 역사교과서 관련 교육청의 학교장 압박에 대한 입장’을 내고 “교육감이 직접 나서 중학교 교장을 모아 역사교과서를 새 학기에 사용하지 않는 방안을 논의하는 등의 행위는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이례적인 것으로 해당 학교장이나 교육현장 입장에서 볼 때 인사권과 재정권을 가진 교육감의 압력을 받아들여질 것이 자명하다”고 지적했다. 또 교총은 “이러한 행위가 용인된다면 앞으로 교육감이 어떤 교육현안이나 교육과정 등에 있어 학교 운영에 대하 하나하나 간섭 할 수 있는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국정 역사교과서의 찬반 여부를 떠나 교육부와 시‧도 교육감 사이에 있는 학교 현장의 애환을 무엇보다 먼저 고려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선 지난달 30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017학년도 1학년에 역사과목을 편성한 17개 중학교장회의를 소집해, 국정 역사교과서를 새 학기에 사용하지 않는 방안을 논의한데 이어, 고교 1학년에 한국사를 편성한 201개 학교를 전수 조사하고, 이들 학교가 한국사를 2학년 이후 과정으로 재편성하도록 설득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지난달 23일 같은 방안을 먼저 제시했으며, 경기도교육청도 태스크포스를 꾸려 국정교과서 거부를 위한 조치를 논의했다. 이같은 일부 시‧도교육청의 움직임에 교육부는 국정 역사교과서 선택에 대한 학교의 자율권을 침해하지 말라는 요청과 함께 학교 자율권 침해 중단 요청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혀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간 충돌 양상을 보인 바 있다.
“간격은 통로다. 둘 사이 간격이 있다고 서운하게 생각지 말라. 나무와 나무 사이 간격이 나무를 자라게 하듯이 사람과 사람 사이 간격이 사랑하는 마음을 키운다. 간격은 무엇이든 흐르게 하는 통로다. 바람이 흐르고 햇살이 흐르고 물이 흐르고 정이 흐르고 이야기가 흘러간다. 둘 사이 흐르는 것이 없으면 아무것도 자라지 못한다.”입담 좋아 보이는 방우달은 자신의 시집 ‘풍선 플러스’에서 그렇게 말했다. 그렇다. 차간 거리를 잘 유지해야 교통사고를 예방할 수 있듯이 사람 사이의 거리, 즉 ‘인간거리’도 잘 유지해야 한다. 침묵 속에 빠진 교무실 요즘 학교 안에서 교사 간의 인간거리는 적절한가. 너무 가까워져 생기는 갈등보다는 너무 멀어져서 야기되는 문제가 더 많은 듯하다. 사람들은 대개 침묵으로써 외부 세계와 자신을 단절시키고 스스로 고립된다. ‘내가 당신의 영역 안으로 고개를 들이밀지 않을 테니 당신도 나의 영역에 들어오지 마시오’라는 암시가 공기 중에 흐른다. 그래서 ‘당신 수업을 공개하라고 하지 않을 테니, 내 수업도 보겠다고 요구하지 마시오’ 그런 암묵적인 신호가 강하게 감지된다. 언제부턴가 교무실도 너무 깊은 침묵 속에 빠져버렸다. 공적인 공간이지만 아무도 입을 열지 않고 자기 일에만 열중하면 그곳은 사적 공간과 다를 바 없지 않은가. 공적 공간에서는 공적 문제에 대한 진지한 대화가 필요하다. ‘교실 붕괴’라는 문제 하나만 하더라도 교사 개인이 감당하고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연대와 결속, 소통과 공감을 통해 공론화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런데 어느 누군가가 나서서 그런 문제에 대한 고민을 꺼내놓거나 제안을 하기에 우리네 교무실 분위기는 너무 무겁다. 인간거리가 너무 먼 듯하다. 가끔 누군가 먼저 입을 열어도 대부분 가슴을 열지 않는다. 학생 생활지도나 수업 고민 등은 서로 얼굴을 맞대야 제대로 된 해법이 나온다. “교무실에서 제 고민을 깊이 털어놓으면 그것이 곧 저의 무능으로 비쳐질까 솔직히 염려됩니다.” 어떤 연수 현장에서 직접 들은 말이다. 그러나 덮어둔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마땅히 함께 고민해야 한다. 환부를 함께 절개하고 같이 봉합해야 한다. 그러는 가운데 교사의 전문성도 더불어 신장된다. 서로 기대지 못하면 쓰러진다 “어떤 것에 대해 철저히 논했다는 것, 이야기를 나눴다는 것이 충분한 결과이다. 결론이 있어야만 의미 있는 대화가 아니다.” 철학자 한나 아렌트의 말이다. 정말이지 우리들의 교무실은 인간거리가 너무 멀어져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기 어려워졌다. 서로 얼굴을 맞대지 않고 자신의 일만 열심히 하면 일견 편할는지 모르지만 분명히 그만큼 무기력질 것이다. 나무들 사이에도 적당한 간격이 중요하다. 사람들 사이에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간격이 너무 벌어지면 서로 기대지 못해 쓰러진다”라고 방우달 시인도 걱정했다. 컴퓨터 화면에 붙박인 시선을 거둬들이고, 이제는 둥글게 모여 앉아 생각을 나누고 고민을 나누며 진정 소통해야 한다.
최근 교사가 학생들에게 교원평가를 독려하는 내용의 언론보도가 또 나왔다. 교원평가의 계절에 단골 메뉴처럼 되풀이되는 일이다. 그 때마다 일반 국민들은 ‘어떤 평가인데 저렇게까지 하나’ 의구심이 들만도 하다. 교원평가는 교육의 질적 향상과 교원의 전문성 신장이라는 취지와는 달리 2005년 도입 당시부터 교단의 반발을 사온 정책이다. 10년 넘게 그 효과에 대한 검증도 없이 해마다 형식적인 평가가 반복되고 있어 교원 사기 저하는 물론 교육현장의 혼란만 반복되고 있다. ‘깜깜이 평가’ 되풀이, 자존감만 상처 교원평가가 실제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평가자가 교육전문가가 아닌 학부모와 학생이라는 점 때문이다. 교사의 교육활동은 교수활동, 생활지도, 각종 교무업무 등 매우 전문적이고 다양한데 이런 교사들의 일상을 교육의 비전문가가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먼저 학부모들의 경우, 고작 한두 번 공개수업 장면을 보고 교사를 평가하라고 하니 그 자체를 매우 난감해 한다. 그러나 학교가 강요하니 의미 없이 평가할 수밖에 없고, 많은 학부모들이 교사의 수업 참관은커녕 얼굴도 한 번 본 적 없이 ‘깜깜이 평가’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 큰 문제는 학생들의 교사평가다. 미성숙자의 교원평가는 신뢰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이들의 부정적 평가 결과로 교원연수나 퇴출 대상자를 낙인찍는다는 사실은 교원의 권위와 자존심에 치명적인 상처를 준다. 좋은 평가는 객관도, 신뢰도, 타당도가 확보돼야 한다. 그러나 이들 3요소가 결여된 비전문가와 미성숙자의 평가결과는 무의미하다. 그러니 평가가 ‘분발’을 유도하기보다 ‘반발’ ‘체념’만 초래하는 것이다. 그간 교원평가 결과를 교육활동 반성자료로 삼겠다던 교육부가 태도를 바꿔 금년부터 근무평정이나 성과상여금과 연계한다니 더욱 거부감이 든다. 교사의 교육활동을 평가하고 반성하는 일은 교사의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전문적인 평가체계와 공정한 척도에서 이뤄졌을 때 얘기다. 바람직한 교원평가는 교사 간 경쟁이 아닌 서로 협력하고 반성하는 자료로 활용함으로써 자기발전은 물론 새로운 교육성장의 기회여야 한다. 교원이 전문직이라고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올해도 학교 현장에서는 비교육적이고 변칙적인 교원평가를 강요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 상급기관에서 교원평가 참여율을 높이라고 요구하니 교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학생이나 학부모들에게 이를 요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학부모도 거부 움직임…개선 필요 이에 대해 최근 일부 학부모들은 교원평가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교원평가는 잘 알지도 못하는 교사들에 대한 무책임한 점수매기기일 뿐이며,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알 수 없는 귀찮은 숙제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교원평가, 원점으로 돌아가 신중하게 다시 생각해야 한다. 교원을 교육주체가 아닌 평가의 대상으로 보는 지금의 교원평가 제도는 교육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기보다 비인간적인 경쟁만 초래하며, 학생과 학부모의 교원 평가는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게 하는 반교육적인 제도다. 때문에 상생과 협력으로 자기계발과 전문성 신장의 촉매제가 되는 교원평가제로 다시 개선돼야 한다. 참다운 변화는 마음속에서 스스로 변화의 동기가 생겨날 때 가능해진다는 진리를 되새겨야 한다.
"공수(拱手)인사를 아십니까?" 부산 반여중은 공수인사 하나로 ‘불량학교’에서 일약 전국 최고수준의 인성실천 학교로 변신했다. 관내 최하위를 달리던 성적은 중위권으로 뛰어올라 2015년 12월 31일 학력신장 우수학교로 선정, 해운대지원청 교육장 표창을 받았다. 백남철 교장은 지난해 3월 부임하자마자 전교 학생들부터 교직원까지 전부 공수인사를 하도록 권유했다. 무엇보다 인성교육을 통한 학생지도가 시급하다는 판단에서였다. 백 교장은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은 172개교 중 거의 172등이었고, 학교폭력은 한해 수십 건씩 발생했다"며 "남녀 학생들은 모두가 보는 앞에서 공개적인 애정표시를 서슴지 않았고, 학생 절반이상은 수업시간에 잠을 잤다"고 털어놨다. 이어 "행복한 학교의 시작은 아이들의 건강한 마음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여겨 인사부터 제대로 해 존중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반여중은 부산에서 두 번째로 높은 위치의 고지대에 한부모 가정, 조손가정, 시설 출신 아이들이 많아 학습 분위기가 매우 열악했다. 교사들도 학생지도에 매우 애를 먹는 대표 학교였다. 이처럼 바닥상태에 놓인 아이들의 자존감 회복이 급박한 상황에서 인성교육을 활용한 프로그램들을 가동하자 특효약처럼 맞아 떨어졌다. 특히 공수인사의 효과는 놀라웠다. 공수인사란 손을 배에 얹고 허리를 90도 가까이 숙여 서로 간 공경을 표하는 예의다. 학생이 공수인사를 하면 선생님도 똑같이 공수인사로 맞절을 했고 이 과정에서 서로 신뢰감이 싹텄다. 또 ‘해피허그데이’를 통해 백 교장을 비롯해 모든 교직원이 등교하는 학생들을 따뜻한 포옹으로 맞았다. 교문을 통과하면 ‘꿀맛 잉글리쉬’가 이어진다. 영어속담을 외우면 김밥, 빵 등 아침식사를 주는 프로그램이다. 물론 영어를 잘 못해도 식사는 제공한다. 백 교장은 "아침식사를 해결하면서 학습의욕을 높이는 1석2조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명절에는 등교 인사와 더불어 양말 한 켤레씩 선물하며 온정을 나누기도 했다. 어색해 하던 학생들은 마음을 열고 점차 학교생활에 적극 임하기 시작했다. 모범생으로 선도부를 조직하는 것에서 벗어나 문제 학생을 선도부에 적극 ‘영입’하는 역발상도 발휘했다. 백 교장은 "학생 생활지도 효과가 커 다른 학교에서도 도입 움직임이 날만큼 부산시내 최고 히트작이 됐다"고 자랑했다. 3학년 송주영 양은 "1학년 때 선도부를 했을 때는 아이들 통제가 너무 힘들었는데 지금은 한결 수월해졌다"고 만족해했다. 학생회장 서윤성 군도 "바닥에 껌 뱉는 아이들이 사라지고 수업 참여도가 급상승했다"고 말했다. 백 교장은 조회시간에도 훈화를 통해 틈틈이 기 살리기에 나섰다. 교내에서 마주치는 아이들에게 투박하지만 유머 섞인 말 한 마디를 건네며 사탕 하나라도 쥐어줬다. 또한 피자파티를 겸한 체육대회, 댄스대회 등을 매년 각 1회 이상 열어 아이들이 꿈과 끼를 표출할 수 있게 해줬다. 교장의 의지는 교직원들에게 전파됐다. 교사가 먼저 두발을 짧게 자르고 복장을 단정하게 하는 등 솔선수범 하면서 아이들도 따라 하기 시작했다. 이런 노력이 빛을 발해 현재 여학생 중 화장을 하는 아이는 거의 없다. 두발을 짧게 정리하고 선생님에게 자랑하는 남학생들도 늘고 있다. 백 교장은 "요즘 전국에서 여학생들이 화장 안 하는 학교는 우리가 유일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런 프로그램들의 효과와 더불어 이전부터 해오던 ‘일대일 멘토링’ 등 기초학력 미달 학생 줄이기 프로그램, 선생님과 함께 텃밭 가꾸기 등이 맞물려 ‘폭발력’을 내고 있다. 송창헌 교감은 "교장선생님이 오신 뒤 교사 업무경감을 위해 정말 많이 노력하고 교직원들도 잘 따르고 있다"며 "앞으로 학생참여수업의 수준을 높이는 노력도 필요한데 이에 대한 자신감도 많이 붙었다"고 말했다. 백 교장은 "내년 8월 퇴임 때까지 반여중을 가장 행복한 학교로 만드는데 전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의 3대 성은 나고야성, 구마모토성, 오사카성인데 나고야 성은 현재 성터만 남아있었고 임진왜란 후 없어졌다고 한다. 임진왜란 당시 14만 명이 이곳에서 출병(침략)을 했다고 하는데 성터를 둘러보면서 왠지 씁쓸한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토요토미 히데요시는 1년 2개월을 나고야 성터에서 전쟁을 진두지휘했다. 15만7000명이 대마도를 거쳐 조선을 침략했고 당시 일본군은 20만명, 조선군은 200만명이 사망을 했다고 하니 그 전쟁의 규모를 가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을 것 같았다. 다시는 우리 민족이 외세의 침략을 당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후나야마 고분은 전방후원분인데 일본에서는 화려한 출토유물로 유명해 1965년에 일괄 출토품이 국보로 지정된 대단히 중요한 고분이다. 분구(墳丘)는 변형이 심하지만, 방패형의 주호(周濠)에 둘려진 즙석, 원통형 하니와(埴輪) 열을 갖춘 전방후원분으로서 3단으로 축성됐고 길이가 63m에 이른다. 후원부(後圓部)는 직경 41m, 높이 10m이고, 전방부(前方部)는 남서향이며 폭 40.1m, 높이 7.5m로 양쪽에 돌출부가 있었다. 널 뚜껑은 평탄면을 가진 기동형으로 주변 돌대는 없으며 내부에는 붉은 칠(丹)이 발려있었다. 규슈 국립 박물관에서는 칠지도가 눈에 확 들어왔다. 칠지도는 최인호의 역사 소설인 '잃어버린 왕국'에도 등장할 정도로 유명하기에 많은 유물 중에서도 눈여겨봤다. 시모노세키로 이동해 조선통신사의 숙소인 아카마 신궁과 청일강화 기념관을 봤다. 아카마 신궁은 여덟 살 나이로 죽은 안토쿠 왕을 모신 곳이다. 안토쿠 왕은 헤이안시대의 무장 다이라노 기요모리[平淸盛]의 외손자로, 무사집단 겐지[源氏]와 헤이시[平氏]가 최후의 전투를 벌인 단노우라[檀ノ浦]에서 헤이시 일파가 패하자 함께 바다에 몸을 던져 죽었다고 하며 매년 5월 안토쿠 왕을 기리는 센테이사이[先帝祭]가 열린다. 아스카테라와 이시부타이, 호류지, 그리고 후지노키 고분은 일본 속 한민족사에 딱 맞는 곳 같았다. 이곳은 유홍준의 '나의문화유산 답사기'에도 등장하는 곳으로 아스카테라는 백제의 왕흥사를 모델로 한 절로 일본에서 오래된 불상인 아스카대불이 있었다. 이시부타이는 소가노우마코라는 사람의 무덤으로 소가씨는 백제에서 건너 온 도래인이라는 것이 정설이라고 한다. 호류지는 아스카 문화의 중심지로서 일본이 자랑하는 세계 최고의 목조 건축물이자, 중국과 한반도의 불교 건축과 예술이 일본에 건너가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동아시아 미술의 보고다. 법륭사(호류사)는 일본 나라현에 있는 절로 스이코 왕[推古王]의 조카 쇼토쿠[聖德]가 601∼607년에 세웠다고 한다. 현존하는 일본 최고(最古)의 목조건물로 백제인이 일본으로 건너가 제작한 목조 백제 관음상이 유명하며, 금당 내부의 벽화는 610년(고구려 영양왕 21) 고구려의 담징(曇徵)이 그린 것으로 세계유산목록에 등록돼있다. 이 번 여행 중 인상 깊었던 곳은 동대사(도다이지)였다. 나라 사슴 공원은 넓은 부지로 조성돼 있었는데 사슴들이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아 인간과 사슴이 하나가 된 듯한 느낌이었다. 사슴 센베를 사서 주었더니 여기저기에 있는 사슴들이 서로 먹겠다고 달려와서 당황스러웠다. 이곳에 사슴이 많은 이유는 동대사를 지을 당시 후지와라라는 성씨를 가진 사람이 자기 조상신을 이곳으로 모시고 왔는데 신이 흰 사슴을 타고 왔다고 한다. 그래서 나라에서는 사슴을 귀한 동물로 여긴다는데 ‘사슴이 돌진한다’란 문구가 쓰여진 팻말이 보였다. 사슴은 신이 타고 온 동물이기에 소중히 여기며, 일본에서는 나라 사람들이 부지런한 것은 사슴이 죽으면 늦게 일어난 사람 집 앞에 사슴을 갖다 놓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고류지는 신라에서 건너온 하다노 카와카쓰가 창건하였으며 국보 제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상과 똑같이 생긴 일본 국보 제1호인 미륵보살상이 있는데, 이 불상을 만든 재료가 한국에서 나는 적송임이 밝혀지면서 한반도의 장인이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역시 일본의 유물과 유적은 우리나라와 밀접히 관련된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이조성(니조성)은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건립했다. 동서로 500m, 남북으로 400m 규모의 성벽을 쌓고, 그 둘레에는 해자를 축조했다. 일본의 다른 성들과 달리 내부가 화려했고 여러 건물 가운데 성의 중심인 니노마루[二の丸]가 훌륭한 건축미를 자랑하고 있었다. 성에는 '우구이수바리'라는 마루가 있는데, 마루 위를 걸으면 새 울음소리가 나서 외부에서 적이 침입할 경우 알아차리기 쉽다고 한다.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한 해자와 마루를 보면서 아주 오래전에도 어떻게 그러한 선견지명이 있었는지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사카성은 오사카의 랜드마크다. 천수각에서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아들 토요토미 히데요리의 자결터를 보았다. 권불십년이라는 말이 실감이 났다. 금강학원에서 6학년 학생들의 사물놀이 공연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했고 일본 속에서 한민족의 정서를 그대로 이어가고 있는 학생들이 진지한 모습이 자랑스럽고 고맙기까지 했다. 통일성 있고 박진감이 넘치며 자신감이 충만한동작 하나하나가감동 그 자체였다. 힘찬 환호성과 박수가 여기저기서 울려 퍼졌다. 1년에 한 번씩 인근 일본 초등학교 학생들을 초청해서 한국의 세시풍속과 사물놀이 공연을 하는데, 할머니 할아버지께서는 이 공연을 보고 감격해 눈물을 흘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일본 속 한민족의 문화 흔적을 직접 확인하고 한국인의 진취적인 개척 정신을 재발견해 역동적인 한․ 일 관계의 주역이 될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관을 심어줄 수 있는 기회였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었다.
지난 달 수원예총이 주관하는 수원예술학교 제19기 과정을 수료했다.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총 12개의 강의가 운영되었는데 개근하여 영예의 수료증을 받은 것이다. 이날 수료식에는 모두 20여명의 수강생이 예술입문 증명서라고 할 수 있는 수료증을 손에 쥐었다. 이번 수료가 19기이니 수원예술학교의 역사는 10년이 된다. 일년에 봄학기, 가을학기 두 차례의 수강생을 배출하고 있다. 그러니까 햇수를 계산해보니 2007년 가을에 이 학교가 개교를 한 것이다. 수원시민들은 이 학교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 학교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나면 삶의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이번 수료생을 보니 남자들은 퇴임한 사람들로 주로 50대 이후다. 여자들은 40대부터 60대까지 폭이 넓다. 가정주부부터 인생 연륜이 지극한 분까지 다양하다. 필자처럼 교육계에서 퇴직한 사람도 있고 공직이나 회사에서 퇴임한 사람들도 있다. 3개월간 수강하면서 느낀 점 하나는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 왜 홍보가 안 돼있을까?”이다. 기수별 수강생이 20명 정도 밖에 아니 되기에 하는 말이다. 최소 40명 이상이 알찬 강의를 들었으면 한다. 필자의 경우, 주민센터에 비치된 홍보물을 보고 참가하게 됐다. 수강생 모집을 위한 대대적인 홍보가 필요한 것이다. 이왕 수원시민들에게 기초적인 예술적 소양을 갖게 해주는 것, 수강생 모집 홍보에 있어 주관처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3개월간 진행된 프로그램을 보면 예술에 대한 문외인이 예술에 입문하도록 잘 짜여져 있다. 문학과 인생, 사진과 영상, 음악으로 떠나는 세계여행, 경기민요 부르기, 연극 한마당, 오페라의 향기, 한국무용의 기초, 노래(가요) 교실, 사진예술, 설치미술 등 수원예총 산하 유능한 강사들이 총출동했다. 강사들은 그 분야에서 인정받는 분들이다. 기억에 남는 것은 바이올린 하나로 세계여행을 다녀왔다. 진도아리랑, 강원도아리랑, 해주아리랑, 너영나영 등 우리나라 각지의 민요를 불러보았다. 봉수당에서 열렸던 연극 ‘해후’의 대사 연습도 하였다. 오페라 시간에는 ‘오 솔레 미오’도 이태리어로 불렀다. 가요교실에서는 ‘꽃길’(윤수현 노래), ‘안부’ 등을 불렀다. 이론보다는 실습을 한 것이 기억에 모래 남는다. 예술 각 분야의 맛깔스러움을 체험해봤다. 수료하면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후속타가 없다는 것이다. 입문하고 그냥 끝이다. 입문과정 다음에 이어지는 심화과정의 필요성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예술 입문이니 맛보았으면 목표는 달성한 것이다. 그러나 걸음마를 하고 그냥 두자니 아쉬움이 크다. 수원예총 담당자에게 심화과정 개설을 요청하니 장소가 마땅치 않다고 한다. 수원예술회관 전용 건물이 들어서야 분야별 심화과정을 생각할 수 있다고 한다. “어느 세월에?” 대답을 듣고 실망이 크다. 우리가 위대하고 원대한 사업을 할 때 조건이 다 갖추어진 다음에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해내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언제 회관을 짓고 여러 개의 연습방이 준비되길 기다릴까? 지자체의 많은 예산이 따르는 일이기에 더욱 그렇다. 현재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는 것이 수원시민과 수원예술을 위한 길이라 생각한다. 다음은 예술학교 기수별 모임 활성화다. 출력 체크를 수강생에게 맡기다 보니 출석률이 저조하다. 서로 모르는 수강생들이 모여 강의 듣고 헤어지다 보니 구심력이 없다. 필자는 출석률 제고 방안으로 포크댄스를 제안하여 실천에 옮겼다. 수강 후 셰계의 포크댄스를 즐기며 동심의 셰계로 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포크댄스가 친교에 큰 도움이 되어 포크댄스에 참여한 사람들의 출석률이 높았다. 이제 내년 봄이면 수원예술학교 제20기가 열린다. 수강생 모집, 홍보에 있어 적극성을 가져 30∼40명 정도 모았으면 한다. 특히 오전 시간에 여유가 있는 퇴직자들이 이 학교에 입학했으면 한다. 수강하고 보니 예술입문의 평생교육 차원에서 매우 좋은 주위에 꼭 권할만한 프로그램이다. 수강하면서 수원시내에서 개최되는 예술프로그램에 동참하는 기쁨도 맛보았다. 예술이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 해 준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라는 말은 명언이다.
지난달 28일 정부가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을 공개했다. 사회 각계가 폐기를 주장하는 가운데 교총은 절차의 투명성, 내용의 적절성과 중립성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수용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실제로 정부는 편찬기준과 집필진을 사전에 밝히지 않았을 뿐 아니라 현대사 집필자는 역사학자가 1명뿐으로 전문성을 의심받고 있다. 또 ‘대한민국 수립’ 표현으로 논란을 자초했다. 친일과 독재 미화 논란을 피하려는 듯 이승만 정부 독재, 5·16군사정변과 10월 유신, 민주화 운동의 성과 등을 중립적으로 서술하려 애썼지만 이 또한 한계를 드러냈다. 고교 한국사에서 근현대사 서술 분량이 절반을 차지한 상황에서 박정희 정권의 경제성장을 정교하게 기술하는 등 비중을 높여 또 다른 편향성 시비를 낳고 있다. 검정교과서의 좌편향을 바로잡겠다는 정부의 의욕이 1년만에 국정 역사교과서를 내놓는 무리수로 이어진 것이다.하지만 정부가 왜 그토록 조급하게 국정화를 추진하려고 했는지, 그리고 검정과 국정의 찬반 논리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는지도 이제 되돌아봐야 한다. 그간 검정을 주장하는 역사학계와 집필자, 일부 교사들은 편향된 집필과 수업을 하지 않았는지, 반미와 종북 그리고 자학적 사관을 기술하고 학생들에게 주입하지 않았는지 자성할 필요가 있다.정부 또한 검‧인정 발행체제의 물꼬를 터놓고 방치한 책임이 크다. 시정·권고를 통해 내용 수정이 가능했음에도 때를 놓치고 국정화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교육관료와 정권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교육부는 이달 23일까지 현장검토본에 대한 의견수렴을 통해 최종본을 확정한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학교 현장이 거부하는 교과서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교총이 전회원 의견조사를 실시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그 결과를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 나아가 현장 교원들은 역사교과서가 더 이상 이념, 정치의 도구가 되지 않도록 교육적 차원에서 냉철히 판단해야 한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달 21일, 4차 관계부처 합동 해석지원 TF를 열어 학생들이 스승의 날 카네이션을 주는 행위도 청탁금지법에 위반된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이 일었다. 제자의 꽃 한 송이까지 부정 청탁으로 봐야 할 만큼 교단이 부정적으로 비쳐진 현실에 학교 현장은 허탈을 넘어 자괴감에 휩싸였다. 교총은 즉각 성명을 내 “사제 간의 정을 범죄로 모는 경직된 해석”이라고 재검토를 촉구했고 권익위를 항의 방문했다. 권익위는 부랴부랴 “결정한 바 없다”는 해명자료를 내고 진화에 나선 모양새다. 이번 해프닝은 일명 ‘김영란법’ 제정 당시부터 우려했던 일이 현실화 된 것이다. 지난 60여 년 간 이어온 사제 간의 아름다운 전통을 법적 잣대로만 재단한 안타까운 결정임에 틀림없다. 도대체 스승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상징인 카네이션이 부정 척결의 대상이고 청탁 행위라는 판단 근거는 무엇인가. 이는 국민정서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결국 빈대 잡으려다 초가산간 태우는 우를 범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제자가 스승에게 드리는 꽃 한 송이를 처벌하는 예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런 경직된 해석은 결국 법을 희화화(戱畵化) 해 청탁금지법 전체의 입법취지만 흐리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다. 미국은 ‘교사주간’(Teacher Apprecation Week)을 정해 기념하고 있고 사과(Apple)로 수업료를 대신하는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또 뇌물, 청탁에 매우 엄격한 독일도 학기말에 작은 선물을 주는 부분은 허용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주에서는 상한선까지 명확하게 규정해 감사 표시를 하고 있다.금품수수나 부정청탁은 청탁금지법의 취지에 맞게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사제 간의 정을 나누는 카네이션 한 송이까지 제재해서는 안 된다. 국민과 학교현장이 납득할 수 있는 판단과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얼마 전 집 근처 도서관에서 ‘공부의 배신(윌리엄 데러저위츠)’이란 책을 읽었다. ‘공부’와 ‘배신’이란 단어에서 느껴지는 묘한 부조화가 흥미롭게 다가왔다. 도대체 공부가 뭘 배신한다는 건가? 공부는 노력한 만큼 우리에게 정직한 보답을 주는 게 아닌가? 이런 의문은 책장을 넘기자 자연스레 풀렸다.세계적으로 유명한 ‘하버드 마케팅’이란 말이 있다. 학원을 하든, 병원을 세우든, 책을 출판하든 ‘하버드’란 말이 들어가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한 신뢰를 보낸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는 엘리트 의식과 특권 의식이 만연해 있다.윌리엄 데러저위츠는 특권이라는 환상에 사로잡힌 미국 명문대생들의 생활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 작가는 하버드대를 비롯해 예일대, 프린스턴대 학생들을 똑똑한 양(羊)들로 비유했다. 머리는 비상하지만 소심하고 호기심이 없는 온순한 양들처럼 정해진 길을 묵묵히 걸어갈 뿐이라는 것이다. 이들에게 대열에서 이탈한다는 것은 곧 낙오이고, 낙오는 인생의 실패이며 패자가 되는 지름길이기 때문에 감히 새로운 도전은 꿈도 꾸지 못한다.우리나라 명문대생들은 어떨까. 얼마 전 신문에서 서울대생은 꿈이 없다는 기사를 읽었다. 그들은 이미 서울대 입학이라는 꿈을 이뤘기 때문에 꿈이 없다는 것이었다. 작가의 말처럼 우리나라의 명문대생들도 하버드대생들처럼 바보가 되어가는 것은 아닌지 두려운 생각마저 들었다.현재 대한민국은 어렸을 때부터 용기와 모험이라는 것을 쉽게 가질 수 없도록 교육하고 있다. ‘나서지 말아라’, ‘너도 불이익 당하면 어떡하니’라는 조언을 자라면서 듣는다.얼마 전, 어느 학부모님께서 상담할 때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우리 학교 학생들처럼 온순하고 말썽 안 피우는 착한 학생들은 아마 이 세상에 없을 겁니다.”선생님과 부모님 말씀 잘 듣고 공부를 열심히 하는 순종적인 우리 학교 학생들을 칭찬하는 말씀이셨다. 그 말씀을 들으며 문득 온순한 양 떼가 생각났다. 온순한 양 떼는 방목하기는 쉽지만, 늑대나 사자 같은 맹수가 쳐들어왔을 때 과연 자신과 가족을 지킬 힘과 용기를 발휘할 수 있을까?똑같은 시간에 일어나, 똑같은 복장으로 똑같은 교실에 똑같은 자세로 똑같은 내용을 배우다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모습으로 귀가하는 우리 아이들은 바로 컨베이어 벨트에 올라탄 양 떼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무리에서 이탈하면 바로 호루라기를 불어 주의를 주고 일사분란하게 오와 열을 맞추는 우리의 교육이 바로 윌리엄 데레저위츠가 비판한 ‘양 떼 교육’은 아닐까 반성하게 된다.이제는 우리 아이들에게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도록 모든 가능성을 열어줘야 한다. 적성을 무시한 채 성적에 맞춰 대학에 보내는 것은 옳지 않다. 학생들은 대학 졸업 후에도 70년은 더 살아야 한다. 그 기간 동안 적성에 맞지도 않는 직업을 가진 채 양 떼처럼 살아가게 하는 것은 고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