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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2015 개정 교육과정은 문·이과 구분 및 수능과목 중심의 지식 편식 현상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추진됐다. 유연하고 창의적인 사고력과 서로 다른 지식을 융합, 활용할 수 있는 창의 융합형 인재양성을 위해 지식위주 암기식 교육에서 배움을 즐기는 행복교육으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이 근거가 됐다. 개정방향 및 주요 내용 교육과정 총론에서는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융합형 인재가 갖추어야 할 핵심역량이 제시됐다. 초·중·고 전반에 걸쳐 학습 후 도달해야 할 6개의 핵심역량을 설정했는데 구체적으로 보면 ▲자기관리 역량 ▲지식정보처리 역량 ▲창의융합 사고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 등이다. 인문·사회·과학기술에 관한 기초소양교육을 강화한 것도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특징이다. 문·이과 구분 없이 모든 학생이 인문·사회·과학에 대한 기초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고교 공통과목을 신성하고 선택과목의 다양화를 추구했다. 고교 공통과목은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통합사회, 통합과학, 과학탐구실험 등으로 구성했다. 학생의 꿈과 끼를 키우는 교육과정도 추진된다. 이를 위해 중학교에서 한 학기 동안 자유학기제를 운영하고 초·중학교에서 소프트웨어(SW) 교육을 필수화하는 한편 초등학교는 누리과정과 연계를 강화하고 안전교과를 신설했다. 【학교급별 개정 주요 내용】 △ (초) 1·2학년 ‘안전한 생활’ 교과 신설, 누리과정과의 연계 확대 △ (중) 자유학기제 운영 근거 마련, ‘정보’ 교과 필수과목 지정 △ (고) 문·이과 공통과목 신설, 일반고 학생 진로선택 * 3과목 이상 이수 * 고전읽기, 경제수학, 여행지리, 과학사 등 교과 교육과정 개정 방향 및 내용 학생들의 학습부담을 줄이고 교실수업을 개선, 창의융합형 인재를 기르는 데 초점을 맞췄다. ● 학습수준 적정화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단편적인 지식이 아니라 다양하게 전이 확장이 가능한 교과별 핵심 개념 및 원리 중심으로 내용 체계를 구성했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교 공통과목까지 학생 발달 단계를 고려해 학습내용의 수준과 범위를 적정화한 것이다. 성취 기준을 조정하고 교과내용의 이수 시기 이동, 내용 삭제·추가·통합 등의 방법을 통해 학습수준의 적정화를 도모했다. 특히 영어?수학?과학 등 국가경쟁력과 직결되는 교과에서는 국제적 기준(Global Standards)을 고려해 학습내용을 면밀히 검토하고 조정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 수업 개선 학교급별·교과별로 적정화된 학습내용을 질 높은 수업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교수·학습 및 평가방법 개선에 역점을 뒀다. 그러나 학습내용 적정화를 추구한다고 해서 개별교과 수업시간이 줄어들거나 하지는 않는다. 교육부는 대신 단편적 지식의 암기가 아닌 핵심개념 중심(학습내용), 학생활동중심(교수·학습방법) 수업으로 개선함으로써 교과 역량과 함께 보편적인 창의성과 사고력을 신장시켜 나갈 방침이다. 또 학교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논리적 사고력, 의사소통능력 등을 기르고 학습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활동과 탐구중심학습, 토론?협력학습 등 다양한 교수·학습방법을 구사하도록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아울러 ‘평가방법 및 유의사항’을 신설하여, 교육과정을 벗어난 내용을 평가하지 않도록 안내함으로써 실질적인 학습부담 경감을 실현하기로 했다. 교사 주도의 수업 방식에서 탈피, 학생들의 수업참여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한 대목이다. 학습의 모든 과정에 학습자가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교실수업을 개선하기로 했다. 또 올 하반기 중 객관식 지필평가 비중 축소 및 수업과 연계한 과정평가 확대 방안을 마련, 고시할 방침이다. 향후 일정 교육부는 학생 참여 중심 수업을 위한 교수·학습자료를 오는 10월까지 개발, 보급을 완료할 계획이다. 개발범위는 초등 1∼2학년 3개 교과, 중학교 11개 교과, 고교 6개 공통과목 등이다. 이와 함께 교육과정에 대한 교원 이해도 제고 및 교수?학습 지도 역량 강화를 위해 총론 및 교과별 연수자료 개발하여 올 10월까지 보급을 마칠 예정이다. 교원에 대한 연수도 올해 집합연수와 원격연수 등을 통해 집중적으로 진행된다. 교과별 교원연수에서는 새로운 교과 교육과정의 개정 내용에 대한 이해와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한 교수·학습 및 평가방법 개선 역량 강화에 중점을 두게 된다. 구체적 일정을 보면 교과별 선도교원 연수 및 시·도교육청 단위 현장 교원 연수가 대구, 인천, 대전, 전남교육청 주관으로 4개 권역에서 총 1,000여 명의 핵심요원 연수가 추진된다. 이외에 신설과목 핵심교원 연수로는 ▲SW교육 선도교원 양성 연수(2016년 7월) ▲SW교육 담당교원 역량강화 연수(2016년 하반기) ▲전국 교육장 및 전문직 연수(2016년 하반기) ▲시·도교육청 권역별 총론 핵심교원 연수(2016년 연중) ▲시·도교육청 교육과정 담당 전문직 워크숍(2016년 분기별 1회) 등이 예정돼 있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한 번의 경험, 한 번의 상담, 한 번의 교육으로 ‘개과천선’을 기대할 수 없다. 그래서 교사는 ‘자신의 조급증’과 싸워 이겨야 한다. 진정한 기다림의 미학이다. “지금 당장의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지나고 단 한 명이라도 변해있다면 가치 있는 일”이라고 강조하는 부천 부흥중학교 3학년 담임교사 8명으로 구성된 인성교육 교사동아리 ‘도약, 제가 하겠습니다’ 회원들의 훈훈한 인성교육 도전기를 들어본다. 경험을 해 본 아이와 해보지 않은 아이의 차이는 분명히 있다 ‘도약, 제가 하겠습니다’의 인성교육 키워드는 ‘자발성’과 ‘자존감’이다. 자신을 귀하게 생각하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리라 판단했다. 야심 차게 시작한 첫 프로젝트는 ‘부천 촌놈들의 서울 나들이.’ 가고 싶은 곳도, 하고 싶은 것도 모두 아이들이 정했다. ‘인솔 교사’가 따라가지도, ‘보고서’를 받지도 않았다. 혼자서 ‘배낭여행’을 하면서 겪은 경험이 성장의 동력이 되듯이, 교사가 무언가 꾸역꾸역 집어넣어 주기보다 학생들 스스로 체험하고 느끼며 작은 것 하나라도 채워오기를 기대했다. 사고 치지는 않을지, 딴 곳으로 새지는 않을지 걱정했지만, 아이들은 생각보다 잘해냈다. “한두 번 서울 갔다 왔다고 뭐가 달라질까요?” 의심을 품은 기자의 질문에 “이벤트성, 단발성 행사라고 할지라도 일단 ‘해보는 것’이 중요하죠. 경험해 본 아이와 해보지 않은 아이의 차이는 분명 있있으니까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김수헌 교사는 학생들의 자발성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어떤 성과물이 있느냐 없느냐보다 ‘시도’ 자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고 단 한 명이라도 변해있다면 가치 있는 것 아니겠냐며. ‘되겠어?’가 ‘어, 되네’로 바뀐 순간, 자발성은 생긴다 유영 교사는 연말연시 불우이웃돕기 성금 액수를 보고 놀랐다. 학기 초 ‘네팔 난민 돕기’를 하자며 아이들을 독려했지만 모금된 액수는 만원이 안 됐다. 실망스러웠다. 연말에 진행된 불우이웃돕기 성금은 기대도 안했다. 하지만 이번엔 3만 원이 넘는 액수가 모금되었다. 뭔가 아이들 마음이 ‘따뜻하게 움직였다’는 것이 신기했다. “저도 사실 처음엔 부정적이었어요. ‘되겠어?’라는 의심을 품었었죠. 그런데 어느 순간 ‘어, 되네?’라고 생각이 바뀌더라고요. 제 생각이 바뀌니까, 아이들 행동이 변하는 거예요. 변한 제 생각과 행동이 서서히 아이들에게 스며들었던 거죠.” 유 교사의 말처럼 자발성은 학생뿐만 아니라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교사에게도 중요했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시키지 않은 일을, ‘메뚜기도 한철이야. 얼마나 가나 보자’는 주변의 조소 섞인 충고를 감내하면서 ‘스스로’ 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정해진 교육과정을 쪼개서 해야 하는 ‘한계’로 인해 어려움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도약, 제가 하겠습니다’ 교사들은 무엇인가를 다 같이해야 한다는 ‘의무감’이나, 하고 난 후에는 어떤 결과물을 내놓아야 한다는 ‘부담감’을 과감히 없애기로 했다. 내가 먼저 하고, 상황이 되면 함께 했다. 함께 하다가 여의치 않으면 혼자 했다. 그저 ‘결핍’된 아이들을 위해서 자신들이 뭔가를 ‘시도’하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기로 했다. “교육부나 교육청에서는 ‘숫자’, ‘결과’를 원하지만, 인성교육에서는 정말 어렵죠. 게다가 ‘성과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하는 마음은 오히려 ‘해볼까?’라는 교사의 마음을 위축시킬 수 있어요.” 구복실 동호회 회장은 “의무가 되면 부담스럽고, 업무라고 생각되는 순간 하기 싫어져요. 그냥 하고 싶은 거 하는 거예요”라며 웃음 지었다. [PART VIEW]‘목적’이 같았기에, 다 같이 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의무감’은 버렸다 부흥중학교 3학년 담임교사 8명으로 구성된 ‘도약, 제가 하겠습니다’는 각자 학급별로 서로 다른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각자의 상황이 모두 다르고, 아이들과 함께 해보고 싶은 것도 조금씩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동영상을 찍으며 숨어있던 자신의 끼를 발견하게 하는 반, 레크리에이션을 하면서 친구의 장점을 발견하는 반, 스포츠를 통해 성취감을 높여 주는 반,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학급공동체의식을 함양하는 반, 문화체험을 통해 감성지수를 올려주는 반…. 서로 다른 프로그램을 진행하지만 목적은 같았기에, 이들은 비빔밥처럼 멋진 하나가 될 수 있었다. 특히 구 교사는 지난해 9월부터 ‘아침밥 함께 먹기’를 해오고 있다. 부흥중학교는 한 반에 34명 중 13명가량이 국가지원을 받을 정도로 주변 환경이 열악하다. 부모들이 먹고사는 것이 바쁘다 보니, 아침밥을 해 줄 어른이 없다 보니 아이들은 아침을 거르고 다녔다. 학교에서 해볼 수 있는 것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아침밥 함께 먹기’를 시작했다. 아이들이 받아먹는 걸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게 싫어서 각자 집에서 쌀이랑 김치, 참치캔 등을 가지고 오라고 했다. 전기밭솥의 취사버튼도 아이들이 누른다. “힘들 것도 없어요. 저는 그냥 밥만 볶아요. 아이들이 함께 해먹는 거죠.” 구 교사는 계속 별거 아니라고 했다. 자신은 집에 아침밥 차려 줄 사람이 없어서, 한가하니까 그냥 하는 거라고. 아침밥을 먹은 아이들은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글쎄요. 좀 부드럽고 따뜻해진 느낌이라고 할까? 공손히 인사를 잘해요. 물론 밥 먹고 배부르니까 잠만 잔다고 핀잔을 듣기도 하지만요.” ‘거창’한 성과보다 아이들의 ‘행복’이 우선이다 “이것 참, 그동안의 성과라…. 별것 없는데. 중학교 때 찌질했던 녀석들이 고등학교 올라가서 ‘약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 그동안의 인성교육 성과를 다그치는 기자의 질문에 동호회 교사들은 정말 난감해 했다. 그때 구원투수가 나타났다. “달라진 거요? 하고 싶은 것이 생겼다는 거? 지금도 우리끼리 뭔가를 하고 있다는 거?” 담임교사를 찾아 교무실로 들어왔던 김도연 학생은 천진난만하게 대답했다. 끼리끼리 노는 게 아니라 반 아이들 전체랑 다 친해지고, 많은 이야기와 경험을 함께했던 일 년이 너무 행복하고 즐거웠다는 말 속에서 그토록 원하던 답을 찾아낼 수 있었다. 인성교육의 성과? 뭐 거창한 것이 필요할까? 이렇게 아이들이 행복하면 그만 아닐까 싶었다.
“선생님, 내일 또 만나요” “친구들아, 내일 또 만나자” 수업이 끝나면 우리 반은 교실이 떠나가도록 인사한다. 어떤 아이들은 나에게 안기고, 또 다른 아이들은 펄쩍 뛰면서 하이파이브를 한다. ‘내일 또 만나고 싶은 우리’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무조건 먼저 하려고 다투는 아이들 초등학교 시절 나는 친구들을 참 좋아했다. 친구 집 앞에서 친구가 나오기를 목을 길게 내빼고 기다렸다가, 친구가 나오면 너무 좋아서 무조건 말없이 달려버렸다. 내일이 빨리 오려나 싶어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그때처럼 우리 아이에게 친구와의 소중한 마음을 나누게 해주고 싶었다. 함께하는 1년 동안 서로 자꾸 보고 싶고, 만나고 싶고, 내일은 또 무슨 재미있는 일이 생길지, 선생님은 우리에게 어떤 것으로 웃겨주실지 이런 기대가 있는 시간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 아이들은 방과후활동이나 학원 때문에 친구와 헤어지는 아쉬움이나 보고픔을 생각할 자리가 없다. 그래서일까? 아이들의 마음은 항상 쫓기고 바쁘다. 물을 먹을 때도, 강당에 갈 때도…. 아이들은 무조건 앞에서야 하고, 무조건 먼저 해야 하고, 무조건 빨리 가야한다. 하물며 다 같이 주는 학습지마저 먼저 가져가려고 밀치고 소란스럽다. 좀 늦어서 뒤에 서기라도하면 울기까지 한다. 왜 우느냐고 물어보면 꼴찌라서 그렇다고 한다. 나는 우리 아이들이 ‘다음을 기대하는 아이들’이었으면 했다. 그렇게 만들어 주고 싶었다. 그래서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주기로 했다. 그중 내가 가장 신경 쓴 것은 ‘함께 음식을 나누어 먹기’와 수업이 끝나고 집에 가기 전에 ‘하루를 돌아보는 시간 갖기’였다. 그래서 쫓기고, 바쁘고, 불안한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편안하게 해주고 싶었다. ‘함께’하며 스스로 질서를 만드는 아이들 학교 텃밭에 가꾼 고구마를 함께 캐던 날, 아이들의 얼굴에 ‘신기함’이 번졌다. 땅속에 그 많은 고구마가 숨어있는 것을 상상도 못 한 것 같았다. 우리는 고구마를 함께 쪄먹기로 했다. 질서의식을 키워주기 위해 나는 간여하지 않았다. 모둠장이 찐고구마를 갖고 가서 정확하게 나누고, 이야기를 하면서 자유롭게 먹는다. 아주 간단한 음식을 해 먹을 때도 본인들이 준비물을 정해서 나에게 이야기해주면, 나머지 부족한 것만 내가 챙겨 왔다. 처음에 간식을 나누어 먹을 때는 서로 조금이라도 더 먹으려고 하더니 어느 순간 스스로 질서를 정했다. 모둠장이 나누어 주고 그래도 좀 남으면 가위바위보를 하거나 정말 먹고 싶어 하는 아이에게 스스로 조금씩 양보했다. “너, 먹는 거 진짜 좋아하는구나”, “다음에는 네가 조금 먹어야 해”라며 아이들은 스스로 질서를 만들어갔다. 그리고 그 안에서 욕심 많았던 아이도 스스로 자신의 욕심을 조금씩 버렸다. ‘함께 음식을 나누어 먹기’를 통해서 질서의식이 생겼다면, ‘하루를 돌아보는 시간 갖기’는 스스로 판단하는 힘을 채우기 위한 시도였다. 집에 가기 전에 자신의 하루를 돌아보고 잘했다고 생각되면 선생님과 하이파이브를, 조금 아쉽다고 판단되면 선생님을 안아주면서 “내일은 잘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선생님이 등을 토닥여 주는 것도 부담스러워하더니 이제는 해맑게 웃으며 말하는 여유도 생겼다. 내일은 꼭 하이파이브하겠노라고 다짐까지 하면서. [PART VIEW]하이파이브하는 아이들은 기세가 등등하다. 자신 있는 얼굴로 있는 힘껏 교사와 손을 맞댄다. 내 손바닥이 아플 정도이다. 여기저기서 “선생님, 내일 또 만나요”, “친구들아, 내일 또 만나자”라는 인사말이 들린다. 마음이 약해진 나는 복도까지 따라가며 마음으로 말한다. ‘그래, 얘들아, 우리 내일 또 만나자. 비록 내 어릴 적처럼 보고 싶어 잠자리에 일찍 들지는 않아도 미워서 고개 돌리는 우리는 되지 말자.’
‘인성교육진흥법에 제시된 8가지 핵심 가치?덕목 중 가장 중점적으로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묻는 질문에 교원과 학부모는 모두 ‘배려’를 꼽았다. ‘가장 중점적으로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인성역량’ 역시 학부모와 교원의 의견은 ‘의사소통능력’으로 같았다. 또한 학부모와 교원이 요구하는 지원정책으로는 문화예술교육과 가정·학교·지역사회가 함께하는 인성교육 협력체제 구축, 인성교육 교수·학습자료 보급 등이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학부모와 교원 모두가 인성교육에 대한 필요성과 체계적인 지원 강화를 요구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실천 가능한 인성교육의 바람직한 방향과 방법에 대해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인성교육은 부담스럽지 않아야 한다 지금까지는 내면화시키고 싶은 가치나 덕목을 학교 교육과정에 반영하여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교육방법을 사용했다. 그러나 바람직한 인성을 기르기 위해서 개념과 실천방법을 가르치고 안내하는 방법은 효과적이지 않다. 오히려 앎과 행함의 괴리를 가져올 우려가 있다. 따라서 인성교육의 방향을 성품 및 핵심 역량 중심교육으로 설정하고 체험·실천중심의 인성교육을 강조한 것은 바람직하다. 그리고 프로그램 중심에서 학교 교육 전반을 통한 인성교육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것은 공교육 중심의 학교 인성교육이 정착되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인성교육이 부담스러운 업무로 느껴질까 우려되기도 한다. 따라서 인성교육에 대한 별도의 지침이나 프로그램을 제시하지 말고, 학교 현장에서 자율적으로 학교 실정에 맞게 실천할 수 있도록 여유와 권한을 주어야 한다. 인성교육을 가장 저해하는 요인을 묻는 질문에 ‘학생들이 입시 위주 교육으로 인성함양을 할 시간적 여유를 갖지 못했다’고 답변한 것처럼, 교사 역시 인성교육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면 우리가 원하는 효과를 얻기 힘들 것이다. 학교는 정규 교육과정 속에서 교과연계수업과 창의적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한 특색활동을 하도록 재량권을 부여해야 한다. 아울러 가정과 마을이 주체가 되어 인식과 문화를 함께 바꾸어야 교육현장에 또 다른 부담으로 다가오지 않을 것이다. 또한 인성교육에 대한 추진성과를 확인하기 위해 학교평가에 반영하거나 지나친 만족도 조사로 학교 현장에 부담을 주는 것보다는 교육연구정보원 등에서 정책성과 평가를 위한 연구를 하여 차년도 인성교육 계획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성친화적인 학교가 되려면? 학생의 인성을 가꾸는 학교문화 조성이 필요하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행복한 배움터여야 한다. 자신의 미래를 즐겁고 기운차게 준비하도록 도와주는 곳이 학교이기 때문이다. 학생이 미래역량을 갖춘 인재로 자라기 위해서는 교사가 학생들에게 관심을 갖고 여유 있게 지도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 수업과 생활지도에 전념할 수 있도록 시간적·경제적 지원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있는 업무를 단순히 소수가 나누어 맡는 방식이 아니라 학교 구성원들이 논의하여 불필요한 업무나 프로그램은 정비하고 업무절차 및 문화를 개선하여 전체적인 업무를 경감하여야 한다. 교사들이 스스로 열정과 역량을 강화하여 교수·학습활동 중심의 교육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서로 소통하며 신뢰하는 학교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리고 교과시간과 창의적체험활동시간 등의 정규 교육과정 속에서 인성교육을 운영함으로써 인성교육이 업무가 아니라 교육활동으로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 수업방법을 다양화하여 질문과 토론, 협력학습을 통해 자연스럽게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의식이 길러지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성교육중심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여야 한다. [PART VIEW]긍정심리학에서는 어려서부터 감사·친절·양보·미소를 실천한 사람이 행복하게 산다고 한다. 자신이 매우 의미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고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며, 남과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에서는 자연친화적인 환경조성 및 학교여건을 활용한 감성교육을 통해 아름다운 심성을 기르고 다양한 체험학습으로 공감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교육활동을 구안하고 실행해야 한다. 정규 교육과정 속에 인성교육을 체계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우리 학교 사례를 잠깐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학생과 학부모, 교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및 의견수렴을 바탕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여러 번의 교육과정협의회를 거쳐 2016학년도 인성진로교육계획과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그 결과 인성교육의 목표가 되는 예절, 효도,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 등 8개의 핵심가치와 덕목을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체계적으로 교육과정에 반영하여 지도하기로 하였다. 창의적체험활동시간을 활용하여 연계성 있게 편성·운영하려면 워크북이 효과적이라고 판단되었다. 학년별로 자원하신 선생님들로 TF팀을 구성하여 방향을 설정하고 방학 동안 3번의 회의를 통해 자료수집 및 공유, 편집으로 6권의 워크북을 만들었다. 인성 관련 내용뿐 아니라 월간계획 세우기, 나의 한 달 돌아보기로 스스로 자기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진로교육과도 연계하여 교사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으면서도 체계적인 지도가 가능하도록 하였다. 학년별 핵심성취기준과 교과 내용을 분석한 후 학년 수준에 알맞은 중점 덕목을 선정하여 재미있는 활동을 통해 가치와 덕목이 개념화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다. 예를 들면 1학년과 2학년은 예절·효도·정직에 비중을 더 두고, 3학년과 4학년은 책임·존중·배려에, 5학년과 6학년은 배려·소통·협동에 더 비중을 두었다. 교과시간과 연계한 인성교육 외에 창의적체험활동시간을 활용하여 8개의 핵심가치와 덕목을 체계적으로 6년 동안 강화한다면 협력적 인성을 기르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문·예·체 테마별 인성교육을 활성화한다. 세상의 모든 꽃이 피는 시기가 다르듯이 우리 아이들도 저마다 가지고 있는 개성과 소질, 성향이 다르다. 아이들의 조화로운 감성과 정서를 함양하기 위해 문화예술, 체육, 독서 등의 다양한 체험활동으로 즐기고, 나누고, 표현하는 기회를 많이 제공해야 한다. 학교 자체적인 교육활동은 물론 서울창의감성교육배움터 등의 유관기관을 적극 활용하여 좀 더 폭넓고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기 위한 학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학생자치동아리를 활성화하여 학생들이 직접 문화 행사를 기획하고 추진하며 협력적 인성을 키울 수 있도록 한다. 이 때 교사와 관리자가 중요성을 느끼고 적극 지원할 수 있도록 인식 제고 및 역량강화를 위한 연수도 필요하다. 이 외에도 학부모상담주간 운영, 학부모 인성교육 연수 실시 등의 가정연계 인성교육을 더욱 강화하며, 주민센터, 지역도서관, 문화센터 등의 지역사회 기관과 적극적으로 연계하여 폭넓은 인성교육을 운영한다면 ‘인성친화적인 학교’가 되리라 생각한다. 위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학교 교육과정의 방향은 다음과 같다. 좋아하는 것을 찾아주는 것이 인성교육이다 인성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학부모연수를 실시하고, 수업시간에 핵심가치나 덕목을 강조하는 것만으로 우리 아이들의 바람직한 인성이 길러진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도 모든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인성교육을 누가 좀 더 영혼을 가지고 접근하느냐에 따라 그 효과는 달라지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것을 찾아주는 것이 교육이어야 하고 그것이 바로 인성교육이다. 좋아해야 열심히 하고, 열심히 해야 잘하고, 잘해야 평생 할 수 있기 때문에 좋아하는 걸 찾을 때가지 기다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결국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사람이고,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교육이다. 그러므로 교육이 희망이다. 이러한 교육의 진정한 효과는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가 하나 되는 공동체문화를 형성할 때 나타난다. 실천하는 가정, 행복한 학교, 협력하는 마을이 우리 아이들을 위해 함께 노력할 때 비로소 서로 나누며 더불어 살아가는 협력적 인성을 지닌 우리 아이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스따’라는 말이 있다. 타인과 어울리기를 적극적으로 거부하고 ‘스스로를 왕따시키는 사람’을 말한다. 학교에도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왕따’와 자신이 스스로 선택한 ‘왕따’가 있다. 교실에서 누구와도 어울리지 않은 채 혼자서 책을 읽거나, 핸드폰을 하거나, 잠을 자는 아이들…. 이들은 친구가 없어도 힘들지 않다고 말한다. 오히려 학급 친구들이 자기에게 말 거는 것이 귀찮고, 친구를 사귀라고 하는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짜증 날 뿐이다. 상담하려고 시도하면 마음의 문을 닫고는 자신은 괜찮다고, 그냥 내버려두라는 말만 반복한다. 정말 괜찮은 것일까? 왜 스스로 친구를 멀리하는 것일까? 이 아이들을 도울 방법은 무엇일까? 더 상처받기 싫어 ‘관계 맺기’ 거부하는 아이들 친구들과 ‘관계 맺기’를 거부하는 아이들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 번째는 지속적인 왕따 경험이다. 이 아이들은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부모님과 선생님의 조언대로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그러나 실패만 경험할 뿐이었다. 그래서 이제 ‘더 이상 상처받기 싫어서’ 친구 사귀기를 포기했다. 어차피 노력해봤자 안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공통점은 이른바 ‘덕후(maniac)’ 경향성이다. 무엇인가 몰두하고 있는 세계가 있다. 이 아이들에게는 정신적인 피폐함을 채워 줄 무언가가 필요했을 것이다. 어떤 아이는 ‘아이돌’에 빠져 ‘사생팬(사생활까지 쫓는 팬)’이 되고, 어떤 아이는 코스튬 플레이나 애니메이션, 특정 캐릭터 등에 몰입한다. 과거에는 자신의 관심 분야에 대해서 소통할 기회가 적었다. 그러나 요즘엔 인터넷상에서 동호회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이들끼리 욕구를 해소하고, 그러면서 더욱 다른 친구들과는 멀어지는 경향이 급증하고 있다. 굳이 자신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사람들과 힘들게 관계를 맺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내 얘기를 들어 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상담도 부질없는 짓이라고 생각한다. 선생님의 관심은 감사하지만, 지금 상태가 오히려 편하다고 한다. 이런 심리적 상태인 아이들에게 “그래도 친구를 사귀어야지. 혼자 있으면 심심하잖아. 다시 한 번 노력해보는 건 어때?”라는 말은 ‘알지도 못하는 참견’일 뿐이며, 다시 ‘고통의 시간’ 속으로 밀어 넣는 격이 된다. 이 아이들의 외로움은 생각보다 크다. 감정을 꾹꾹 참아내느라 에너지 소비도 심하고, 정신적 스트레스도 많다. 애써 외면하지만 자신을 향한 타인의 시선을 감당하기엔 아직 어리다. 견디다 견디다 ‘필요 없다’던 상담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아이들이 건네는 말은 ‘힘들다’가 아니다. 대부분은 ‘자랑’을 하러 온다. “쌤, 이 사진 좀 봐요. 지난주에 코스프레(코스튬 플레이를 줄인 일본식 표현)하고 왔어요.”, “쌤, 제가 더빙한 애니메이션인데 들어보세요.”, “쌤, 이번 주 샤이니 컴백했는데 봤어요?” 말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 줄 누군가가 필요해서 찾아 왔다는 것을. 그들을 도울 수 있는 단계별 전략을 살펴보자. 이 아이들에게 다가설 때는 조심스럽게, 천천히 다가가야 한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다. 관심 있는 것이 무엇인지 묻고 함께 이야기 나누면서 친분을 쌓고, 신뢰감을 얻어야 한다. 하지만 이 아이들은 자신들의 관심사를 좀처럼 이야기하지 않으려고 한다. 공부나 건전한 취미가 아니라서 ‘인정받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방법으로 말문을 연다. [PART VIEW]교사 : “친구들이랑 안 놀면 ○○이는 뭐하면서 놀아?” 학생 : “그냥, 뭐…. 핸드폰도 하고….” 교사 : “게임? 난 애니팡하는데 넌 뭐 좋아해?” 학생 : “전 게임 안 해요. 음…. 그냥 블로그도 구경하고….” 교사 : “블로그? 어떤 블로그인지 물어봐도 돼?” 학생 : “….” 교사 : “말하기 싫으면 안 해도 돼. 샘은 그냥 우리 학교에 ○○이처럼 친구랑 노는 것보다 블로그를 통해 만난 동호회 회원들이랑 지내는 게 더 편하다는 아이들이 많길래…. 그래서 혹시나 하고 물어본 거야. 코스프레 하는 친구, 애니메이션 더빙하는 친구, 사생팬인 녀석…. 생각보다 학교에 많거든.” 학생 : “코스프레 하는 얘가 있어요? 우리 학교에?” 교사 : “그럼, 많지. 소개해 줄까? 같이 가면 좋잖아.” 중요한 것은 ‘너의 취미활동에 대해서 어떠한 선입견도 없다'와 ‘네가 취미활동에 몰입하게 된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대화를 통해 알게 해주는 것이다. 또한 어느 정도 신뢰관계가 무르익었다고 생각될 때까지는 섣불리 진지한 상담을 진행해서는 안된다. 학교 상담의 최대 장점은 한 아이를 3년 동안 지속적으로 끌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충분히 기다려 줄 수 있다. 가끔 아이들은 자기도 모르게 속마음을 내비친다. 학생 : “다 들려요. 알고 있어요. 얘들도 선생님들도 나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거.” 교사 : “교실에서 무슨 일 있었어?” 학생 : “늘 있는 일이죠. 그런데 오늘은 더 울컥하더라고요.” 교사 : “왜?” 학생 : “모르겠어요. 요즘 자꾸 기분이 왔다 갔다 해요.” 교사 : “큰 사건이 있었던 건 아니고?” 학생 : “네.” 교사 : “○○이도 모르는 사이에 스트레스가 쌓였나 보다. 스트레스 지수를 알아보는 심리검사가 있는데 한번 해볼래?” 자신의 이야기를 잘 털어놓지 않는 그룹에게 가장 좋은 방법은 ‘그림’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집-나무-사람 검사(HTP 검사)는 정확도가 높지만, 워낙 방송에 많이 노출되다 보니 아이들이 거부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처음부터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풍경화 기법’을 자주 사용한다. 이는 상담자가 풍경화를 그리는데 필요한 10가지 요소(강, 산, 논(밭), 길, 집, 나무, 사람, 꽃, 짐승, 돌)를 차례대로 불러주면 학생이 이를 이용하여 하나의 풍경화를 완성하는 기법이다. 그림을 통해서 학생의 현재 내면세계를 알아보는데 효과적이다. 스트레스를 알아보는 ‘빗속의 사람’ 검사도 함께 실시하면 효과적이다. TIP _ 그림검사를 실시할 때는 일반 선생님들은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그림검사를 해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학생들과 ‘소통’을 위한 매개로만 사용해야 한다. 즉, 그림을 그린 후 함께 ‘이건 어떤 의미로 그린 거야?’, ‘논에 뭐가 심어져 있는 거야?’ 등의 질문을 통해서 속마음을 알아볼 수도 있다. 또한 그림을 본 후, 직감적으로 ‘문제’를 느낀다면 교내 상담교사 혹은 Wee 센터로 연계하여 적극적인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오른쪽 그림은 초등학교 때부터 8년간 지속적인 왕따를 당하다가, 중학교 2학년 때 스스로 친구 사귀기를 포기한 아이가 그린 것이다. 그림의 왼쪽 상단에는 울창한 숲이 자리 잡고 있다. 할머니와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로 오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숲을 지나야 한다. 마을을 지키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만들었다. 하지만 너무 깊어서 사람들이 찾아오는 일이 없다. 원래는 길이 이어져 있었지만 지금은 끊어졌다. 하지만 돌다리를 놓아두었기 때문에 오고 싶다면 올 수 있다. 할머니와 자신은 이 마을에서 마을 사람들과 지내는 것이 만족스럽고, 그래서 다른 마을로 가고 싶은 마음은 없다. 이 그림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징검다리’이다. 길을 끊은 것은 타인이고, 숲을 만든 것은 자신이지만 이 아이는 아직 ‘관계맺기’에 대한 욕구가 있었다. 상담을 통해 이 불편감을 끄집어냈다. 하지만 ‘친구를 다시 사귀어 보자’고는 말하지 않았다. 자신에게 아직 친구에 대한 욕구가 있음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필요할 경우 다시 ‘관계맺기’를 시도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학생은 일 년 뒤 학급에서 친구를 사귀었다. 그것도 먼저 다가가서 말이다. 상담도 타이밍이다. 대신 아주 긴 기다림이 필요하다. 현재 이 학생은 코스튬 플레이 의상을 디자인하고 만들어서 판매하고 있다. 졸업 후에는 본격적으로 소규모 공장과 협약을 맺고 아이돌 인형과 옷을 생산하는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고 있다. 친해지는데 한 학기 정도가 걸렸고, 속마음을 털어놓으면서 상담을 진행한 지 3개월 만에 이 아이는 자신의 진로를 결정했다. 손재주가 좋으니까, 코스프레 의상을 주문 받아서 만들어보는 게 어떠냐는 상담교사의 조언을 귀담아듣고, ‘용기’를 내서 동호회 게시판을 글을 올렸던 것이 계기가 되었다. 애니메이션에 푹 빠져서 지내던 재작년 졸업생은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더빙한 작품으로 관련 대회에서 ‘대상’을 받으면서 특별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했고, 현재 ‘성우’가 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이처럼 친구 사귀기를 거부하는 아이들은 한 가지 몰두하고 있는 관심 분야가 있다. 이 관심 분야를 진로와 연결하는 것이 마지막 3단계이다. TIP _ 중학교 상황이라면 고등학교에서는 이런 경우 진로상담에 집중한다. 하지만 중학교에서는 상담 목표가 조금 달라져야 할 필요가 있다. 아직 학창시절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학교에서는 진로상담보다는 ‘사회성이 떨어지는 것이 아님’에 더 주목해야 한다. 동호회에서는 어떻게 사람들과 관계하는지, 학교와 동호회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살펴보면서 가장 쉬운 것부터 조금씩 학교 친구들에게 적용할 수 있도록 충분히 연습한다. 또한 교사가 알고 있는 비슷한 취미의 학생을 소개해줘서 또래친구를 만들어 주는 것도 좋다. 결코 사회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 아이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사회성’이다. 그것은 부모님이나 선생님들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결코 이 아이들은 사회성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다만 사람에게 상처받는 것이 싫고,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싶을 뿐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또래관계’가 어려울 뿐,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어른이나 나이가 어린 후배와 잘 지낸다. 선생님에게 예의 바르고, 학교생활도 성실하게 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자신을 인정해 주고 상처 주지 않는 동호회 회원들과 생활할 때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만약 사회성이 떨어진다면 동호회 활동도 하지 못했을 것이고, 선생님들과의 관계도 엉망이었을 것이라고. 넌 다만 상처받는 게 싫고, 너에게 상처 주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싶지 않았을 뿐이라고. 그래야만 스스로 상처를 회복하고 다시 용기 내서 친구 앞에 나설 수 있다.
01 단테의 신곡(神曲)은 쉬 접해지지 않는 고전이다. 문화사적으로는 르네상스의 새벽을 열게 한 작품이다. 단테의 신곡을 이런 정도의 지식으로 기억하기만 해도, 그 교양은 돋보인다. 돋보이려고 책을 읽는 것은 아니지만, 청소년기에는 이런 지적 허영심으로 독서 의욕을 자극할 필요가 있다. 허영심의 또 다른 면모가 곧 ‘강력한 동기 개발’이라고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신곡은 책을 들자마자 몰입하여 정신없이 읽게 되는 책이라고 할 수는 없다. 작품의 배경이며, 문화사적 맥락이며, 내용의 종교적 우의(寓意), 사건의 상징성 등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번 방학에 어떤 독서교육 프로그램에서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과 단테의 신곡을 읽고 독서 토론하는 훈련을 해 보았다.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효과를 주려면, 이 책을 어떤 관심의 코드로 읽어야 할지 정하는 것도 중요했다. 무수히 많은 의미의 코드들이 이 작품에 잠복해 있으나, 그걸 다 건드리지 말고 좀 단순히 접근해 보기로 했다. 그래서 택한 것이 이 작품을 통해서 ‘벌(罰)’의 문제를 생각해 보는 것이었다. 고전을 아이들과 더불어 읽을 때는 가급적 특정 관심거리(topic)를 설정하고, 그것을 중심으로 읽어내는 지도 전략이 필요할 때가 있다. 그러면 무언가 난해한 것을 모두 파악하면서 읽어야 한다는 ‘완전독서’ 내지는 ‘학문지식중심의 독서’가 주는 중압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 무엇보다 고전 독서에 대해서 부드러운 친화감과 말랑말랑한 재미를 가질 수 있다. 단테의 신곡은 인간이 벌에 대해서 가질 수 있는 상상력이 총집결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신곡에 등장하는 벌은 이 세상에서의 벌이 아니고, 저 세상에서의 벌이다. 여기에 나오는 벌들은 현세에서 겪는 벌이 아닌, 현세를 초월하는 벌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 벌은 신(神)의 섭리에 의한 것이므로 그 벌의 정당성에 대해서 대체로 받아들인다. 작품 중에서 죄를 지어 형벌의 고통을 겪고 있는 인물들도 벌을 받아들인다. 그러니까 후회는 있을지언정 벌에 대한 부정이나 저항은 없다. 작품을 읽는 독자의 마음도 그러하다. 그러니까 이 작품을 읽고 있는 동안, 여기서 묘사되는 벌의 비현실성을 현실적인 것으로 번역하여 읽는 것이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서 벌에 대한 진지한 명상이 가능해진다. 02 신곡은 지옥, 연옥, 천국 등 모두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작가 단테는 이 세상에서의 목적과 저 세상에서의 목적이 다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현세에서의 행복을 위해서는 윤리적이고 지적인 미덕이 명하는 대로 살아야 하며, 이는 천국에서의 영원한 행복을 얻기 위해 믿음과 사랑과 소망의 기독교 계율에 따라 살아야 하는 것과 상통하는 것으로 보았다. 이런 상상력을 지옥과 연옥과 천국이라는 공간을 통해서 펼쳐 놓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옥편(地獄篇)에서는 이 세상에서 지은 죄로 인해 각종 벌을 받는 영혼의 군상들이 얼마나 엽기적인 고통과 공포와 두려움에 처해지는지를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다. 예를 들면 제 3지옥에서는 탐욕과 분노의 죄를 지은 이들이 고통의 벌을 당한다. 눈과 비와 우박이 저주처럼 줄기차게 쏟아져, 어둡고 악취 나는 더러운 진흙의 늪에서 고통을 당한다. 머리가 셋이나 달리고 꼬리가 뱀의 형상을 한 괴물 케르베로스가 그 지옥을 벗어나려는 탐욕의 망령들을 갈기갈기 찢어서 씹어 삼키는 장면을 보여 준다. 탐욕이란 악마와 악취의 늪으로 빠져드는 것, 그럴수록 헤어날 수 없는 것, 벗어나려고 할 때는 이미 끔찍한 파멸의 죽음을 만나는 것, 탐욕과 분노의 속성이 지옥의 벌로 현신해 있는 것이다. 제 4지옥은 인색한 자와 방탕한 망령이 벌을 받는 곳이다. 수많은 무리가 세찬 물살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떠내려가며 고함을 질러대고 우글거리는데, 그 험한 지옥의 소용돌이 속에서 인색했던 망령들과 방탕했던 망령들이 두 패로 나뉘어 무거운 금화 주머니를 가슴으로 굴려서 옮기는 일을 무한정 반복하며 서로 욕하고 싸운다. 인색함과 방탕함이 모두 돈의 노예로 인해서 생기는 죄임을 이 벌이 입증한다. 또 어느 지옥에서는 몸뚱이가 여러 갈래로 찢겨진 망령들이 피투성이가 되어 서로 격렬하게 싸우는 벌을 받는다. 마호메트의 망령도 이 지옥에 와 있다. 입에서부터 항문까지 몸이 찢어져 있고, 내장까지 갈기갈기 찢어져 덜렁거린다. 이 지옥에서는 온갖 분열과 갈등을 조장한 죄를 지은 망령들이 고통받는다. 그래서 그 형벌이 모두 찢어지고 갈라지고 쪼개어진 육신을 갖도록 되어 있다. 어떤 망령은 목 없는 몸뚱이로 나타나서 무한정 걸어간다. 자신의 떨어진 머리채를 초롱불인 양 높이 들고 걸어간다. 젊은 헨리 왕에게 사악한 암시를 주어서 제 아비를 모반하게 만든 ‘벨트란드 보론이노’라는 자의 망령이다. 위조한 사람들에 대한 벌도 무섭다. 연금술사라고 속여서 금화를 위조했던 망령들은 페스트나 문둥병에 걸려 고통받도록 한다. 재판에서 위증한 사람들의 벌도 가혹하다. 격노에 가득 차서 서로 물어뜯으며 싸우도록 한다. 신곡에서 보여주는 가장 깊은 지옥은 ‘배반의 죄’를 지은 망령들이 있는 곳이다. 신을 배반하고 악마 편으로 가버린 ‘타락한 천사들, 예수를 배반한 가롯 유다, 시저를 암살한 브루투스 등이 모두 이 지옥에 있다. 차가운 얼음 옷에 갇혀서 고통받으며 거인 악마 루시펠에게 무참하게 뜯어 먹힌다. 이런 벌은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계속된다. [PART VIEW]신곡에 나오는 벌은 강력한 우의(寓意)를 품고 있다. 따라서 지옥의 벌이 상징하는 바를 생각해보면서 이 작품을 읽어야 한다. 신은 왜 하필이면 그런 벌을 마련했을까? 죄(罪)란 무엇인가? 죄는 왜 생기는가? 더 많은 물음을 생성시켜 본다. 예컨대 죄는 인간의 조건인가? 인간은 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가? 벌로써 죄를 씻어낼 수 있는가? 지옥에서 고통받는 교황과 대주교와 수도사들도 죄의 올무에서 자유롭지 못했단 말인가? 지옥으로 온 세상의 영웅들은 왜 용서받지 못하나? 이런 물음에 달리 표준 정답이 있을 수 없다. 학생들과 나 사이에 사고의 공유와 공감의 확장이 있으면 그것이 최상의 독서 훈련이다. 03 그런데 인간들이 구사하는 현실의 벌도 저승에서의 끔찍한 벌들 못지않다.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1세는 징집한 병사를 훈련하기 위해 물이 가득 찬 컵을 모자 위에 얹고 무릎을 굽히지 않고 걷게 했다. 병사들은 컵의 물을 한 방울이라도 흘리면 한 방울에 일 년씩 더 병역 복무를 해야 했다. 신곡의 벌들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더구나 상상의 벌이 아닌, 현실의 벌이지 아니한가. 중세 신에 대한 신앙심을 절대 가치로 여기던 시절에 스스로에게 벌을 가한 이야기도 예사롭지 않다. 노르웨이의 하랄드슨 왕은 안식일을 모독했다고 스스로 자기 손을 불로 벌했다. 어느 날 국왕이 옛날 노르웨이 습관에 따라 무심코 나무를 깎고 있을 때, 하인이 지나가다가 “폐하, 내일은 월요일입니다(오늘은 일요일 안식일입니다)”라고 말했다. 거룩한 일요일 안식일에 일을 한 국왕은 신에게 불경한 것을 크게 뉘우치고, 죄지은 자기 손을 불로 태우려고 결심했다. 한 묶음의 나무토막을 손바닥 위에 놓고 거기에 불을 질러 완전히 탈 때까지 그 뜨거운 것을 참고 지그시 그것을 바라보았다. 그 엄격함과 경건함 때문에 노르웨이의 역사는 오라후 왕을 ‘호랑이’, ‘성자(聖者)’라고 부른다. 이런 신앙심 두터운 반성의 벌도 오늘의 인권의식으로 볼 때는 끔찍한 폭력의 속성을 지닌다. 오늘날 문명사회에서 가혹한 벌들은 사라지고 있다. 학교에서는 아이들의 신체에 가하는 벌은 금기시되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에게 벌에 대한 유혹은 여전히 있다. 벌은 옴짝할 수 없는 악덕일까? 죄로부터 생겨나는 벌이기 때문에 그 벌에도 다시 죄의 요소가 끼어드는 것인가? 그렇다면 벌이 없다고 죄도 사라질까? 죄가 인간의 본질 조건으로서 놓이는 측면이 있다면, 벌 또한 인간의 의식과 삶에 필연적으로 관여할 것이다. ‘현실의 벌’을 예방하기 위해서 아이들에게 ‘상상의 벌’을 더 많이 읽게 해야 한다. 천국과 지옥이 나오는 모든 이야기는 벌에 대한 두려움의 상상력을 불러일으켜, 죄로 기울어지려는 마음에 경각을 준다. 그러나 벌과 죄를 일대일로 묶어 놓고 보려는 것에는 통찰의 오류가 있을 수 있다. 벌과 죄를 묶는 틀 안에 ‘용서’라는 변수를 넣어 보자. 죄와 벌이 상호작용하는 어느 지점에 ‘용서’가 작동하도록 해보자. 용서는 문화가 될 수 있다. 독일의 저널리스트 클라우스 페터 지몬은 이렇게 말한다. “용서의 문화는 무엇보다 사회 내에서 튼튼한 관계의 망이 만들어져서, 서로를 끈끈하게 연결할 때 뚜렷이 드러난다. 정치 시스템이 신뢰를 줄 때, 사법 시스템이 효율적이고 신망을 얻을 때, 용서의 문화가 확실하게 자리 잡는다.”
“너(한국 교육)를 일본으로부터 도로 찾았을 때, 그리고 너를 내 손으로 길러온 지 10년이 넘는 오늘, 내 손으로 길러 왔다고 하기가 부끄럽구나. 병든 너다.” 정확하게 60년 전인 1956년 1월, 새교육 병신년 신년호(제8권 1호)에는 매우 흥미로운 글이 실렸다. 당시 중앙교육연구소 연구원이었던 성내운의 글 ‘교육의 새해, 문제의 교육 : 병신년 교육계의 과제’라는 독백이다.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열한 살이 되는 한국 교육(너로 의인화)에게 바치는 참회의 글이다. 당시 교육은 여러 가지 병을 앓고 있었다. 그는 외국인과의 대화 형식을 통해 다음과 같이 통렬하게 비유했다. “한국에서 오셨다지요? 제가 하나 알고 싶은 것이 있는데 다름이 아니라 공립학교와 사립학교의 비(比)입니다. 대체로 말하여 몇 대 몇이나 될까요?” “예, 한국에서 왔습니다. 그런데 한국에는 공립학교도 없고, 사립학교도 없습니다.” “아니,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공립도 없고, 사립도 없다니.” “한국에 있는 학교란 모두 사친회립(師親會立) 학교입니다.” 제도뿐인 의무교육제에 대한 조소, 교육 불평등에 대한 비판, 정부와 사립재단의 무책임한 태도에 대한 비판이었다. 공립학교임에도 불구하고 월사금을 받는 학교, 사립학교임에도 불구하고 재단에서 교육재정을 충당하지 않는 학교, 입학을 둘러싼 부정과 금품 수수 비리가 횡행하고 있던 시대 교육의 아픔을 젊은 교육학자는 이렇게 비판하고 있었다. 성내운은 교육자로서의 자기비판을 이어갔다. 너를 꼬마 어른의 모임으로 여겨서는 아니었지만, 주어진 학생 시절을 뜻있게 살게끔 도와주지 못한 나를 생각할 때 얼굴이 붉어짐을 어찌하랴. 하기야 좋은 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한 발악이기도 하였지만, 그 바람에 학생 그 시절을 살지 못하였구나. 한 달은 고사하고 반 달이 못되어 잊어버릴 그까짓 토막지식을 외우다가 그 귀중한 한 해를 보낸 생각을 하면 네 앞에 다시 설 면목이 없을 지경이다. …(생략)… 여덟 살 나는 어린이는 여덟 살을 살아야 할 것이오, 열여덟 살 나는 학생은 또한 ‘열여덟 살을 살아야 할 것이다. 애당초 사람은 그럴 권리를 타고 난 것이 아니었더냐. …(중략)… 나의 새해는 저 입에 옮기기도 지긋지긋한 시험 준비를 때려눕히고, 학생이 보람 있는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해이리라. 커리큘럼 개조와 관련된 의견 개진과 토론의 장, 새교육 젊은 교육자 성내운이 이런 자성의 목소리를 내도록 한 계기는 바로 전년도 8월 1일에 공포된 제1차 교육과정이었다. 전쟁 중이던 1952년부터 피란지 부산의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커리큘럼 개조 운동이 활발하게 진행되었고, 새교육은 커리큘럼 개조와 관련된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고 토론되는 장이었다. 당시 커리큘럼 개조에 관심을 두고 있던 전문가와 교사들의 의견은 세 가지로 모아졌다. 이것은 새로운 국가교육과정이 따라야 할 방향이기도 하였다. 첫째는 새로운 국가의 교육적 이념 정립의 필요성이었다. 즉, 교육 혼란 배경이 교육철학의 부재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둘째는 지식중심교육이 아닌 경험중심교육, 생활중심교육을 지향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셋째는 서두른 나머지 외국 제도의 형식적 모방에 그쳐서는 곤란하다는 점이었다. 새교육의 입장이기도 하였으며 이것은 당시 교육자 7만 명의 목소리였다. 새교육의 교육과정에 대한 관심과 제언은 1955년에도 지속되었다. 제7권 2호에 실린 ‘교과서개편에 대한 취지’(신태현), ‘미국교육에 있어서의 듀이 맹신’(짠 에이 하아든, 고광만 역, 제7권 3호에 연재), ‘국정교과서 생산의 기초 확립’(이호성), ‘교육문제해설 : 코아 코리큘럼’(편집실), ‘문화에 봉사하는 교육과정 구성’(하롤드 벤자민), 제7권 6호에 실린 ‘교육문제해설 : 교과서 문제’(편집실), 제7권 7~8호에 실린 ‘듀이 교육사상과 한국의 교육’(오천석), ‘교육문제해설 : 과외활동’(편집실), 제7권 8호에 실린 ‘교육과정과 사회적 요인’(김호권) 등을 통해 우리나라 교육과정이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였다. 흉내를 내는 것에 불과했던 1차 교육과정 그러나 공포된 제1차 교육과정은 이 세 가지 방향을 따르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제1차 교육과정은 우리 교육이 추구해야 할 목표를 담고 있지 않았다. 즉, 교육을 통해 양성하려는 바람직한 인간상, 이들이 만들어갈 바람직한 사회 모습을 명료하게 제시하지 않은 채 각급 학교별로 가르치고 배워야 할 교육내용을 제시하는 데 급급하였다. 과목별 교육과정이 따라야 할 총칙에 해당하는 교육과정이 공포되기 1년 4개월 전인 1954년 4월 20일에 문교부령 제35호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사범학교의 교육과정 시간배당기준령이 먼저 공포되었다는 점이 이를 잘 보여준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목적지를 정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자동차의 시동을 켜고 출발을 하는 모습이었다. 제1차 교육과정은 이미 1년여 전에 발표된 과목별 시간배당기준의 단순한 종합에 불과하였다. 오랜 전통인 지식중심교육에서 벗어나 생활중심·경험중심의 새로운 교육으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교육에 대한 교사 및 교과서 집필자들의 충분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했다. 즉, ‘새교육’이라는 낯선 요리를 먹어보고 충분히 소화시키는 경험을 한 후에 이 요리를 소개하거나 팔아야 했지만, 그런 준비 없이 외국에서 좋은 요리라고 하니까 돈을 벌거나 명성을 얻기 위해 요리를 팔고 다니는 모습이었다. 모든 교과목이 따라야 할 기본태도 7개 항에는 “아동이 각 방면의 욕구를 고루 충당하며, 그 개성을 최고도로 발전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었지만, 이것은 선언에 그쳤을 뿐 구체적으로 교육내용에 구현시키는 방법은 전혀 제시되지 않았다. 새로 등장한 사회생활과가 이런 졸속 과정을 가장 잘 보여준다. 미국에서 새로 등장한 사회생활과는 공민·역사·지리 과목을 통합하되, 이들 세 영역을 관통하는 ‘미국 사회가 해결해야 할 핵심적 과제’를 중심에 배치하여, 다른 과목을 선도하는 역할을 하도록 했다. 즉, 미국의 사회생활과는 ‘통합’보다는 ‘중핵과 선도’에 더 의미가 있는 과목이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측면을 도외시된 채 단순한 과목의 통합에 머물렀다. 즉, 정신은 배제된 채 행해진 체형만의 모방이었다. 흉내 내기 수준의 제1차 교육과정의 공포를 지켜본 성내운은 우리나라 ‘새교육’의 초기 역사를 실감 나게 묘사하고 있다. “나는 한국에 와 있는 ‘새교육’입니다. 그 새 나는 여러 군데를 찾아다녔습니다. 이 구석 저 구석 안 가본 데가 없습니다. 산골짜기 들판할 것 없이 다 가보았고 심지어는 섬까지도 찾아갔었으니까요. 그 바람에 구경은 실컷 하였습니다. 산 구경, 들 구경, 그리고 사람 구경, 그중에서도 교육자 구경…. 그런데 불가사의한 것이 한국의 교육자이더군요. 왜냐고요? 찾아가기만 해 보세요. 나를 환영 안 하는 곳이 있나, 나를 환영 안 하는 사람이 있나, 특히 교육자치고 말입니다. 그런데 구경만 하고 사지는 않거든요. 웬 칭찬은 그리도 하든지 내가 소개되고 나면 박수 소리가 터지도록 요란스럽답니다. 그런데 막상 나를 사는 교육자란 없단 말씀입니다. 그러니 불가사의라고 안 할 수 있겠어요? 사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기야 하나요. 열에서 하나는 못되어도 백에 하나는 나를 사기는 합니다. 그러나 사는 그들 중에는 자기가 먹으려고 사는 것이 아니라 사다가 남에게 되팔려고 사는 이가 있다 보니, 나를 사 먹고 새 교육자가 되는 그런 교육자란 천에서 하나는 될는지 모를 노릇입니다. 그런데 한국의 학생이 고대하는 것은 나를 구경만 하고 칭찬만 하는 그런 교육자가 아닙니다. 나를 사서 손에 들고만 다니는 그런 교육자도 아니지요. 나를 휘둘러보려고도 하지 않는 그런 사람이란 더 말할 것도 없고요. 한국의 학생은 한국의 교육자가 나를 먹고 소화시켜서 새 교육자가 되어 주기를 고대하고 있는 것입니다.” [PART VIEW]제1차 교육과정 공포는 새교육이 예상한 암울한 소동의 결정판 우리나라 최초의 교육과정이 공포되었던 1955년은 을미년 양띠 해였다. 세계를 바꾼 독일 물리학자 아인슈타인, 창씨개명을 단행한 조선 총독 미나미 지로, 고종의 다섯째 아들임에도 즉위하지 못했던 의친왕이 이 해에 세상을 떠났다. 당시 북한은 세계 46위의 경제국이었으나 대한민국은 세계 121위의 경제 빈국이었다. 우리나라 교육계는 중·고등학교 분리 문제와 한글 간소화 문제, 학생 풍기문란 사건 등 연이은 파동과 사건으로 혼란에 빠져 있었다. 새교육은 1955년 신년호(제7권 1호) 머리글에서 “금년에도 연중행사로 또 무슨 소동이 일어날 것만 같습니다”라고 암울한 예상을 하고 있었다. 이해 8월 1일에 있었던 제1차 교육과정의 공포는 새교육이 예상하였던 암울한 소동의 결정판이었으며, 우리나라 현대교육의 방향을 결정하였던 불행한 사건이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교육과정이 당시 현장 교사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었던 우리식 커리큘럼 개조운동의 경험을 기반으로 했다면, 새교육이 지속적으로 다루었던 경험중심교육과정의 본질과 한계에 대한 논의를 충실히 반영했었다면, 좀 더 민주적인 정책 결정 과정을 거쳤었다면 대한민국의 교육이 지금과 같은 지식중심교육의 질곡을 덜 경험하였을 수도 있다. 60년 전 병신년에 병든 상태였던 너(한국 교육)의 상태가 60년이 지나 다시 찾아온 두 번째 병신년 오늘은 어떤 상태일까? 병들어 지친 네 앞에서 교육자인 나의 책임은 무엇인가? 성내운의 독백이 가슴을 친다. “나는 대낮에 꿈을 꾸고 있었다. 지난해에도 꿈을 꾸며 지냈고, 그 지난해에도 꿈을 꾸며 지냈다. 나를 뜯어고침 없이 너를 뜯어고쳐 보려는 꿈을 꾸며 지냈다. 내 가슴 낡은 채, 내 머리 낡은 채, 아니 나를 통틀어 낡은 채 두고 그 밖의 것을 모두 뜯어고쳐 보려무나. 그래서 네가 뜯어 고쳐지리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이 꿈이 아니고 무엇이랴! 새해의 너는 꿈에서 깨어 거듭나는 나를 볼 것이다. 그리고 새해의 나는 속이 바뀌는 너를 볼 것이다.” 다음 병신년이 다가오기 전에 바뀐 나로 인해 너의 속이 바뀌기를 바란다.
◆ 많은 선생님께서 질의하신 "BEST QA" Q 재직 중인 교사입니다. 임용 전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는데 최근 대학원 학력이 호봉에 포함되지 않은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이 경우 호봉 정정인지 호봉 재획정인지 궁금합니다. A 호봉 산정 시 대학원에서 학위 취득한 경력은 10할이 인정됩니다. 2013년 교육부 ‘민원 질의회신 사례집’에 따르면 호봉 재획정 및 호봉 정정의 판단은 이에 대한 귀책사유가 누구에 의한 것이냐가 중요한 문제로 그것이 호봉 담당 공무원의 책임일 경우 호봉의 정정으로 처리하고 교원에게 책임이 있을 경우(관련 서류 미제출 등)는 호봉 재획정의 사유로 처리됩니다. 관련 서류 등을 제출하였음에도 정상적인 호봉 승급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호봉 정정에 해당하는 경우로 잘못된 기간에 대한 소급분을 정산받으실 수 있습니다. Q 중등학교 1급 정교사 자격을 소지하고 중등학교에 근무 중입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다른 표시과목의 2급 정교사 자격에 맞는 과목을 강의하게 된 경우 호봉 재획정 사유가 되나요? [PART VIEW]A 중등학교 1급 자격 소지자가 다른 표시과목의 2급 정교사로 근무명령 발령되었다 할지라도 1급 정교사 자격증을 계속 소지하고 있을 경우에는 호봉 재획정의 사유가 될 수 없으므로 종전의 호봉을 적용합니다. 다만 학교급을 달리하는 경우, 예를 들어 초등 1정 및 중등 2정 자격증을 가지고 초등학교에 근무하다가 중등학교로 옮겨 근무하는 경우에는 중등 2정을 기준으로 호봉을 재획정합니다. ?참고로 교육공무원 호봉 획정 시 경력환산율표의 적용 등에 관한 예규에 의해 호봉을 상향 인정받아 근무하던 교사가 상향 인정 기준 대상 교과목과 다른 교과목을 담당하게 된 경우에는 호봉을 재획정하여 상향 인정 전 호봉을 적용합니다. Q 동반휴직 중 석사학위를 취득했을 때 교육연구경력으로 인정하여 호봉 재획정 사유가 되나요? A 휴직 목적에는 부합하지 않으나 휴직 명분을 유지하면서 전문성 향상을 위한 차원에서 적법한 학위를 취득한 경우 호봉 재획정도 인정되며 교원의 연구경력도 인정됩니다.
바른 생활 교수·학습지도 일상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문제에 대해 바른 생각과 행동을 내면화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준다. 특히 교사는 학생에게 바른 가르침과 실천 활동을 보여줄 수 있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배움 자원이다. 학생들의 행동을 교육 차원에서 학생의 눈으로 바라볼 줄 알아야 하며, 학생들과 관계를 좋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항상 고민해야 한다. 다음은 학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상황을 교육적으로 접근해 학생 스스로 깨우치도록 한 사례이다. 교실 앞 작은 공터에 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여 무엇인가를 하고 있었다. 가던 길을 멈추고 다가갔다. 개미가 떼를 지어 지나가고 있는데 학생들이 흙을 모아 높이 쌓고 있었다. 교사 : “흙을 왜 쌓고 있어?” 학생 : “개미가 지나가지 못하게 하려고요.” “재미있잖아요.” 교사 : “그래? 너희는 재미로 한다고 하지만 개미는 지금 마음이 어떨까?” 학생 : “글쎄요.” “집에 가지 못할까 봐 무서워할 것 같아요.” “갑자기 흙벽이 나타나서 깜짝 놀랐겠어요.” 교사 : “그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학생 : “음, 흙을 원래의 자리로 갖다 놓을게요.”, “개미가 잘 지나가게 할게요.” ≫ 학습지도 방향 바른 생활은 학생들의 기본생활습관과 예절 및 규범을 습관화하는데 주안점을 둔다. 이때 지도 요소의 내면화는 강조하되, 가능한 한 학생들이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여 행동으로 이끌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때문에 구체적인 체험, 실천중심학습의 장을 마련하여 수업을 진행하고, 학습 주제에 대한 다양한 자료와 방법, 활동을 가능한 많이 마련하는 것이 좋다. 또한 기본생활습관은 반복적인 지도가 중요하므로 가정과 협동적인 연계 지도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 실천 활동 지도방법 1단계 _ 학습문제 인지하기 ●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사례를 통해서 학습할 주제를 찾아보도록 한다. ● 학습동기를 유발하고 학습할 필요성과 중요성을 인지하도록 한다. 2단계 _ 바른 행동 알아보기 ● 일상생활 중 재미있는 이야기, 경험담, 모범사례 등을 통해 바른 생활 관련 예절, 규범, 기본 학습 습관에 대한 바른 행동을 찾도록 한다. ● 바른 행동과 그렇지 않은 행동을 구분하면서 구체적인 규범을 몸에 익히는 바른 생활 습관의 필요성과 까닭을 알도록 한다. ● 바른 행동 지침이나 절차를 찾아 학습 집단에서 공유하도록 한다. 3단계 _ 바른 행동 해 보기 ● 모범적인 행동을 따라 하면서 익히도록 한다. ● 예시 행동을 보고 바른 판단을 연습해 보도록 한다. 4단계 _ 바른 행동 다짐하기 ● 자신의 실천 과정을 되돌아보도록 한다. ● 자신의 생활태도를 반성하고, 바른 생활을 다짐하도록 한다. [PART VIEW]슬기로운 생활 교수·학습지도 학생들이 주변에 관심을 갖고 탐구하면서, 자기 주변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다양한 방법을 찾아본다. 학생들이 삶 속에서 흔히 경험하는 계절, 학교 및 지역의 특수성 등을 다른 교과와의 연계성을 고려하여 교육과정 내용을 재구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음은 학생들과 함께할 수 있는 체험학습 활동 내용이다. ● 계절에 따라 들로 나가 식물과 동물 관찰하거나 식물과 동물을 키우면서 생명의 존엄성을 느끼도록 한다. ● 운동장에서 그림자놀이를 하면서 그림자가 왜 생기는지, 그림자의 크기와 방향이 달라지는 이유가 무엇인지 직접 확인해 본다. ● 부모님과 함께 병원과 약국에 다녀온 후 병원 놀이를 실시한다. ● 가까운 전통시장에 나가 상인과 손님들의 모습을 살펴보고, 나누는 이야기를 들어보며 시장 놀이를 해본다. ● 폭염이나 태풍, 장마가 왔을 때 날씨에 대해 알아본다. ● 학교 주변 돌아보기, 공원 둘러보기, 지역 축제에 참여하기 등 생활주변을 활용하여 체험하도록 지도한다. ≫ 학습지도 방향 직접 해 본 활동은 머릿속에 잘 기억하게 되어 이해가 빠르며, 활동을 할수록 관심이 커지고 재미도 느끼게 된다. 따라서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경험중심학습이 되도록 구성하고 배운 내용을 글로 써보고, 그림으로 표현해 보도록 한다. 학습활동을 조직할 때에는 개별학습뿐만 아니라 소집단 학습, 전체학습 등으로 변화를 주어 학생들이 다른 친구들과 어떤 것이 비슷하고 다른지 비교해 보도록 한다. 학습활동 역시 살펴보기, 무리 짓기, 조사 발표하기, 모형 만들기, 관계망 만들기 등으로 다양화하여 탐구활동 능력을 기르고 창의적으로 사고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 실천 활동 지도방법 학습 내용 : 대주제 _ 학교와 나 / 소주제 _ 학교생활 활동 주제 : 학교 둘러보기 _ ‘학교의 이곳저곳을 찾아서’ 학습 목표 : 학교 안에 있는 여러 장소의 이름과 그곳에서 하는 활동을 안다. 탐구 활동하기 교사가 수업설계를 하지 않으면 학생들은 학교 안에 있는 여러 장소를 돌아다니며 교사의 설명과 이용 규칙을 듣는 것으로 활동을 마치기 쉽다. 이렇게 되면 학습이 끝난 후 학생들은 그곳의 이름과 위치, 역할 등을 대부분 기억하지 못한다. 즉, 교사가 가르치기는 했지만 학생은 배우지 못한 것이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수업을 설계한다. ● 여러 장소의 이름과 그곳에서 하는 활동에 대해 교사가 간단히 설명한다. ● 모둠원과 여러 장소 중 더 알고 싶은 곳을 선택한다. ● 선택한 장소에 대하여 궁금한 점, 알고 싶은 점 등의 질문을 만들어 각자의 학습지에 쓴다. 학생들이 질문을?스스로 글로 적게 하면 의문은 더 명확해지고, 질문을 통해 의문이 해소되기 때문에 그 내용은 내면화되어 장기 기억으로 남는다. ● 각자 쓴 질문을 가지고 모둠원과 의논하여 모둠 학습지에 쓴다. ● 선택한 장소에 찾아가서 본 것, 들은 것, 느낀 것, 질문하여 배운 것(알게 된 점)을 학습지에 기록한다. ● 학교 안 여러 장소에 갔다 온 활동 소감도 간단하게 쓴다. ● 선택한 장소에 대하여 알게 된 점을 발표하도록 하여 친구들과 경험을 공유한다. ● 친구들이 발표할 때 선택하지 않았던 장소에 대한 좋은 질문이나 배울 점이 있으면 각자의 학습지에 쓴다. 즐거운 생활 교수·학습지도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며 경험하는 세계를 구체적으로 표현해 보는 활동이나 놀이 기회를 마련해 준다. 교사는 학생들이 자신이 느낀 것을 이야기하거나, 몸동작과 신체를 이용하여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고, 친구의 표현 작품을 보며 자신의 작품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갖도록 한다. 또한 학생들이 어려움 없이 활동을 진행할 수 있도록 기본 재료와 도구의 사용법, 재료의 특성, 악기 연주법 등을 충분히 설명한다. 작품 활동 후에는 활동으로 익힌 것을 다른 활동에 적용해 보도록 지도하고, 파일을 준비하여 자신의 작품을 잘 보관하도록 하여 작품을 소중히 다루는 태도를 보이도록 한다. ≫ 학습지도 방향 우선 자유롭고 창의적인 활동을 위해 시간을 충분히 제공하여 놀이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짝 활동, 소집단 활동과 같이 서로 돕고 협동하는 상호작용 기회를 자주 제공해주는 것도 좋다. 이때 지나치게 경쟁심을 유발하지 않도록 유의한다. 표현활동을 할 때는 질서와 규칙을 지키며 활동할 수 있도록 ‘지켜야 할 내용’에 대한 사전지도를 실시한다. ≫ 표현 활동 지도방법 최근 통합교과에서는 표현과 더불어 감상영역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어려서부터 그림 작품을 자주 접한 사람은 관찰력과 표현력이 좋고, 작품을 보는 눈이 생겨 일상생활에서도 많은 도움이 된다. 작품 감상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학생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짝, 모둠, 전체 학생들과 생각을 나누도록 한다. ● 누구의 작품인가요? ● 무엇을 그렸나요? ● 특별하게 표현한 곳이 어디인가요? ● 어떤 재료로 표현했나요? ● 작품을 본 느낌은 무엇인가요? ● 작품 속의 인물은 무엇을 하고 있나요? ● 무슨 색을 사용했나요? ● 가까이서 보는 것과 멀리서 보는 느낌은 무엇인가요? ● 마음에 남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나요? ● 작품을 만드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렸나요? ● 작품을 그리게 된 이유가 있나요? 통합교과 속 학생들과 함께할 수 있는 활동 사례 ● 하루에 한 번씩 잠깐이라도 밖에 나가 활동할 수 있도록 한다. 시간이 부족하면 하교할 때 함께 나가는 방법도 있다. ● 텃밭 가꾸기, 제철 음식 먹기, 꽃 관찰하기 등 자연의 변화에 따른 활동을 하도록 한다. ●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고 교육활동에 접목한다. ● 다양한 도구와 재료로 표현하도록 한다. ● 주변의 자연재료나 재활용품을 모아 활용하도록 한다. ● 실제로 학생들이 필요한 것을 만들어 활용하도록 한다. ● 노래를 자주 들려주고 부르도록 하면 학생들의 정서와 공감능력이 좋아진다. ●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완성된 학생들의 작품으로 교실 환경을 꾸미면 교육적 효과가 높다. ● 악기 연주하기, 그림 그리기, 관찰하기, 종이접기, 음식 만들기, 운동하기 등 교사의 관심 분야나 특기를 활용하여 지도한다. 참고문헌 ?교육부(2015), 초등학교 교사용 지도서 통합교과 1-1, 지학사 ?교육부(2015), 초등학교 교사용 지도서 통합교과 2-1, 지학사 ?하브루타수업연구회(2015), 질문이 있는 교실 : 초등 편, 경향BP ?이상우(2015), 살아 있는 협동학습 2, 시그마프레스
광양보건대학교 교직원과 지역 유지 다수가 참석한 가운데 29일 오전 11시 등용관에서 제4대 이성웅 총장 취임식이 있었다. 이 신임 총장은 취임사에서 총장이라는 막중한 소명을 받아 누적된 재정 운영 부실로 위기를 맞고 있다면서, 학교 구성원 모두가 심기일전하여 위기를 기회로, 절망을 희망으로, 시련과 역경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이를 극복하겠다는 결의를 다짐하였다. 이성웅 총장은 대학 경영 전략 발표에서 국가 사회적 배경을 바탕으로 대학의 현실 및 발전 가능성으로 100세시대를 맞아 보건 의료 인력 수요 증대 및 해외 취업 기회 활성화를 기대하면서 다양성을 바탕으로 세계로, 미래로 나가는 대학상을 제시하였다. 이 총장은 광양 출신으로 2002년부터 연속 3기 12년 동안 광양시장을 역임하였다.
시 감상 하얀 봄 / 최일화 입춘도 엊그제 지나고 옷수선집 유리창엔 어린 봄의 웃음소리 완행버스를 타고 몇 조각 남아 있을 고향 햇살이나 쬐고 올까. 바다가 보이는 들판으로 가 옛날의 오솔길을 한동안 걷다 올까. 솔개 날개깃에 봄이 실려 왔는데 토끼풀 망태 속에 봄이 담겨 왔는데 봄은 이제 소래갯벌 갯고랑 오리 물질에 떠다니네. 폐선의 깃발에 하얀 봄이 나부끼네. 감상 내가 인천에 정착한지도 37년이 되었다. 인천은 내게 낯선 고장이었다. 33년 교직생활을 인천에서만 했고 인천에서 결혼하고 딸 세 자매를 낳아 출가시켰으니 명실상부하게 인천은 이제 나의 고향이 되었다. 고향엘 가면 고향이 낯설고 서울엘 가면 서울이 낯설다. 고향에 가면 내가 촌놈 같고 서울에 가면 또 촌놈 같다. 인천에 살았어도 내가 도회지 사람이란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나도 모르게 도회지의 생활 습성에 젖었겠지만 마음으로는 여전히 촌사람이라고 여기고 살아왔다. 나의 고향은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앞에는 너른 들판이 펼쳐져 있고 뒤로는 야산이 펼쳐지다가 점점 높은 산이 이어져 병풍처럼 둘러쳐진 고장이다. 멀리 차령산맥이 굽이굽이 흘러 소나기라도 한줄기 지나고 나면 먼 산봉우리가 신비로운 미지의 세계 성곽처럼 보이곤 했다. 나는 저 산꼭대기 그 봉우리 너머엔 무엇이 있을까 궁금해 했다. 긴 산맥은 늘 미지의 세계를 펼쳐놓곤 했다. 나의 집은 큰집 옆에 지어진 작은 집이었다. 담장도 없는 흙벽돌로 지은 초라한 집이었다. 대궐 같은 큰집에서 열다섯 살 까지 살다가 처음으로 가져본 나의 오두막집이었다. 이 집에서 나는 토끼를 기르고 돼지를 기르고 친구에게 비둘기 한 쌍을 얻어다가 길렀다. 토끼에게 먹이를 주는 것은 전적으로 나의 몫이었다. 비가 올 때를 대비하서 미리 먹이를 준비해 놓아야 했고 겨울 양식을 위해서 콩잎, 아카시아 잎, 무 잎사귀를 미리 말려 저장해 두어야 했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입춘이 지나면서 날은 점점 따뜻해지고 2월 중순이 되면 나는 벌써 토끼 망태를 둘러메고 들녘으로 나갔다. 들녘 양지쪽엔 벌써 파란 풀이 솟아나 있었다. 어느 곳엔 새파랗게 올라온 곳도 있다. 나는 이른 봄의 싱싱한 풀을 뜯어 망태에 담아 돌아오곤 했다. 토끼장 문을 열고 한 움큼 넣어주면 토끼는 진수성찬을 맞은 듯 맛있게 먹곤 했다. 벌써 까마득한 옛날 일이다. 요새 내가 제일 자주 나가는 곳은 소래습지생태공원이다. 여기 저기 염전과 소금창고가 아직 남아 있을 때, 염부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소금을 만들 때부터 나는 소래갯벌을 찾곤 했다. 염전을 지나 갯고랑을 따라 소래포구까지 가곤 했는데 갯고랑엔 늘 오리들이 있었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새봄을 맞이하여 힘차게 자맥질하는 오리들을 보면 완연한 봄기운이 느껴지곤 했다. 갯고랑에 정박한 고깃배엔 빨강, 노랑, 파랑, 흰빛의 깃발이 갯바람에 나부꼈다. 오늘이 입춘, 햇빛은 맑고 바람은 한결 부드럽다. 머지않아 봄은 만물에 생기를 불어넣으며 남풍에 화신을 싣고 우리 곁으로 다가올 것이다.
퇴임식을 찾아 온 39년 전 제자를 보며 필자는 지난 2월 하순, 교직 39년을 마감하는 명예퇴임식을 하였다. 경기도 교육계에서 초등교사를 출발으로 중학교 교사, 장학사, 교감, 교장, 도교육청 장학관, 교육지원청 과장을 역임하고 일선학교 원로교사로서 퇴임을 하였다. 5년의 정년을 앞두고 있었지만 여러 가지 사정이 있어 퇴임을 자청한 것이다. 이 퇴임식장에 뜻 깊은 손님이 방문하였다. 과연 이 사람은 누구일까? 김전일, 바로 39년 전 초임학교 제자인 것이다. 1977년 대지초교에서 담임을 하였던 학생이다. 지금은 나이 49세로 어엿한 사업가이다. 다른 제자들은 직장이 있어 함께 오지 못하였다고 사정을 전한다. 이 제자. 학교 측의 배려로 필자와 함께 나란히 앉았다. 제자는 퇴임식에서 좌석만 지키지 않고 퇴임식의 주요 장면을 스마트폰에 담는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기록 사진을 남긴 것이다. 왜? 바로 스승에게 전해주려는 것이다. 퇴임식장에 나 것만도 고마운데 알아서 움직이니 이보다 더 고마울 데가 어디 있는가? 과연 내 제자 답다! 퇴임식이 끝나고 학교 친목회에서 준비한 저녁 식사를 함께 하자고 하니 사양한다. 사업 상 일을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대신 작은 선물을 전해준다. 퇴임식장에서 전해 준 화환은 최○○, 백화점 상품권은 재작년 결혼한 공무원인 이○○ 이라고 출처를 밝힌다. 본인이 하고 있는 건강식품도 건네준다. 제자의 결혼식은 바로 재작년 일이다. 교직생활 30년이 넘도록 제자 주례 한 번 보지 못한 것을 알고 있는 제자다. 초등학교에서는 6학년, 중고등학교에서는 졸업학년인 3학년을 담임하면서 인생의 멘토가 되어야 하는데 필자는 그러하질 못하였다. 초등학교에서는 6학년 담임을 단 2회, 중학교에서도 2회밖에 하지 못하였다. 야간대학에 다니고 학교신문을 매월 제작하다 보니까 학년 배정이 그렇게 된 것이다. 그 사정을 알고 있는 제자가 친구의 만혼을 맞아 스승의 체면을 살려준 것이다. 이 제자들과의 인연도 깊다. 6학급의 시골학교에서 3년간 담임을 하였다. 3학년부터 5학년까지 중임을 하였다. 교육대학을 갓 졸업하고 세상물정을 모르는 철부지 교사였는데 이들이 올바른 교사의 길을 안내해 준 것이다. 때로는 무리한 요구도 들어주고 학부모들의 사랑과 정성으로 철이 들도록 하였던 것이다. 초임교에서 3년간 근무하면서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교직 30년. 이들은 그대로 넘어가지 않았다. 초임지의 인근 식당에서 세 명의 제자가 동부인하여 우리 부부에게 큰 절을 올린다. 커다란 축하 꽃바구니도 전달한다. 부족한 스승에 훌륭한 제자들을 만났다. 이 뿐 아니다. 필자가 제6회 한국교육대상을 수상하였을 때도 이들을 맞았다. EBS ‘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 주인공으로 촐연했을 때에도 이들과 초임지를 찾았고 함께 출연했다. 김전일 제자의 학창시절 모습은 어떠했을까? 한마디로 언행이 올바른 모범생이었다. 학급 반장을 도맡아 하고 친구들에게는 리더였다. 하루는 필자가 출근은 하였는데 몸 상태가 안 좋아 수업을 할 수 없게 되자 2km 떨어진 약방으로 달려가 용돈으로 약을 사온 적도 있었다. 전일이 할머니께서는 따끈한 찐고구마, 김이 모락모락 나는 삶은 옥수수를 교직원에게 제공하여 따듯한 시골인심을 알려주셨다. 스승은 가르침의 보람을 먹고 산다. 교육이 즐거웠기에 초임지에서 여자배구부를 창단하고 여름철 토요일 오후에는 제자들과 천렵을 나갔었다. 조를 편성해 천렵국을 끓여 먹었던 것이다. 이들이 출전한 용인군 체육대회에서는 영예의 입장상을 받았다. 학교 인근 야산에 산불을 발견하고는 공부하다 말고 산불진화도 했었다. 가을 운동회 때에는 마을 대항으로 하여 온 동네 축제를 만들었다. 남교사가 적어 3일에 한 번 숙직을 했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임했다. 제자들이 있기에 스승은 행복하다. 나의 가르침으로 학생들이 훌륭하게 성장한다면 이보다 더 보람 있는 일은 없을 것이다. 만약 보수나 사회적 지위만을 생각하고 교직에 임하였다면 진작 교직을 떠났을지도 모를 일이다. 교직만큼 위대한 직업도 없다. 날마다 위대한 인물을 키우는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부교원인 필자는 아내에게 말한다. “여보! 의사는 아픈 사람을 상대하고 검사는 범인들을 상대하고 변호사는 억울한 사람을 대하지. 우리들은꿈과 희망이 창창한 푸른 새싹을 상대하니 얼마나 좋아! 제자들을 대하며 항상 젊게 살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직업이 있을까?"
최근 제21회 신곡문학상과 제27회 전북문학상 시상식이 있었다. 신곡문학상은 고(故) 라대곤 소설가 겸 수필가가 쾌척한 재원을 기반으로 벌써 21회째 시상식을 치른 제법 유서깊은 전국 규모의 문학상이다. 전북문학상은 전북문인협회가 수여하는 도 단위 문학상이다. 회장 임기와 상관없이 전북문학상운영위원장이 추대되었다는 기쁜 소식도 들려온다. 아무리 다다익선이라지만, 사실은 ‘상의 홍수시대’라 할 만큼 각종 상이 넘쳐난다. 그것들을 보며 문득 “상이라는 것은 받을만한 사람에게 주어졌을 때 의미와 가치가 있는 것이지, 그렇지 않을 경우 쓰레기 배급에 지나지 않는다”는 ‘명언’이 떠오른다. 이는 오래 전 SBS연기대상에서 이병헌의 대상 수상을 두고 드라마작가 김수현이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내던진 말이다. 자신이 극본을 쓴 TV드라마 ‘완전한 사랑’에서 열연한 김희애가 대상을 받지 못하자 터뜨린 ‘울분’ 성격의 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문학상은 어떠한가? 출판사 주관의 문학상이 상업성 시비에 휘말린 건 오래 전 일이지만, 일단 TV 연기대상이나 각종 영화상보다는 자유로워 보인다. 특히 지방에서 시상하는 문학상의 경우 독자나 판매부수를 염두에 둔 문학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그로 인한 문제가 커 보인다. 도내 자치단체와 문학단체, 독지가나 문인 유족들이 제정⋅시상하는 여러 문학상의 수상자 명단을 보면 대부분 받을만한 사람이 상을 받았다고 공감되지만,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어서다. 방송사 연기대상이 공헌도나 시청률 따위가 아닌 연기력으로 평가받아야 하듯 문학상도 필력 내지 저술활동이 수상의 첫째이자 마지막 기준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무엇보다도 작가는 작품(집)으로 그 활동을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문학상 시상이 꼭 그런 것만은 아님을 부인할 수 없다. 거기에 더해 저술활동은 차치하고 ‘문인의 도리’조차 다하지 못하는 인사의 수상까지 더러 있어 아연실색을 경험하기도 한다. 작품공모로 수상자를 정하는 경우 그런 인상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될 정도이다. 대개의 경우 투명하고 정확한 심사 기준이 언론 등을 통해 공개되지 않는 것도 문제이다. 예컨대 ‘찾아서 주는 상’을 표방한 문학상의 경우 심사위원들이 예비 수상자들의 작품활동을 시시콜콜 꿰뚫고 있으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를테면 알음알음 개인적 친분을 통해 ‘그들만의 잣대’로 당해년도(또는 그 몇 년 전) 빼어난 공적의 수상자를 제한적으로 ‘재단하는’ 가능성에 노출되어 있는 셈이다. 그러니까 제도적으로 공정성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결코 나이순이나 막걸릿잔 수로 정해지는 문학상 수상이 되어선 안된다. 무릇 상은 누구나 박수를 쳐줄 수 있는 사람이 받아야 한다. 그래야 수상자로서도 티없이 기쁘고 내심 감격에 겨워 할 수 있다. 주최측 스스로 권위를 떨어뜨리는 문학상은 과연 없는지, 미미한 상금 액수에다가 그나마 일정액을 주최측에 희사하기까지 하는 ‘같잖은’ 상들이 너무 넘쳐나는 건 아닌지 되돌아보게 된다.
급변하는 시대에 생존 전략으로 배움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가이다. 문제는 배움에 대한 열정이 남아 있는가? 세상이 좋아졌다는 증거가 직장인도 서울대 강의를 들을 수 있고, 남학생도 여대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형 온라인 무료 공개강좌 ‘K-무크(MOOC, www.kmooc.kr)’에선 이 모든 것이 가능하다. 지난해 10월 14일 서비스를 시작한 K-무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 따르면 올 2월 15일 현재 총 56만8000여 명이 방문했고, 이 가운데 6만2000여 명이 수강 신청해 강의를 듣고 있다. 인기 요인은 누구나(Massive), 무료로(Open), 인터넷(Online)을 통해 우수한 대학의 강의(Course)를 수강할 수 있다는 ‘무크(MOOC)’라는 이름의 뜻에서 찾을 수 있다. 무크는 해외에선 이미 몇 년 전부터 유행했다. 에덱스(edX), 코르세라(Coursera), 유다시티(Udacity) 등 온라인 공개 사이트에서 하버드, 스탠퍼드, MIT, 프린스턴 등 미국 일류 대학들의 실제 수업 강의를 무료로 제공하면서부터다. 뉴욕타임스는 2012년 무크를 교육계의 가장 혁명적인 사건으로 꼽으며 “무크가 대중을 위한 아이비리그를 열었다”고 평가했다. K-무크는 정부와 국내 대학이 협력해 선보이는 한국형 무크다. K-무크 누리집(www.kmooc.kr)에는 현재 서울대를 비롯한 10개 대학의 27개 강좌가 개설돼 있다. 교육부는 강좌 수를 올해 80여 개까지 늘린 뒤 2017년 300개, 2018년 500개 이상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현재까지 가장 많은 수강생이 들은 강좌는 서울대의 ‘경제학 들어가기’라고 한다. 국내 미시경제학의 대가로 알려진 이준구 교수가 진행하는 이 강의는 서울대 안에서도 명강의로 알려져 있다. 강의는 고용과 물가 등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등 경제학의 기초를 설명하는 것이 중심을 이룬다. 두 번째로 호응도가 높은 강의로는 성균관대 박영택 교수의 ‘창의적 발상’이 꼽혔다. 박 교수는 창의적이라 평가되는 수천 건의 사례를 직접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창의적 사고의 패턴을 설명한다. 이 패턴을 익히면 누구나 창의적 사고를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강의는 주부, 중고생들도 쉽게 들을 수 있다. 이 밖에도 한국과학기술원(KAIST) 김기응·오혜연 교수의 ‘인공지능 및 기계학습’은 영화 ‘아이언맨’의 인공지능 개인비서 ‘자비스’가 현실화될 수 있을지 등을 이야기하는 식으로 대중의 눈높이에 맞췄고, 이화여대 류철균 교수의 ‘영화 스토리텔링의 이해’는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이 카우보이 동성애자를 통해 양면적인 남성성을 어떻게 묘사하는지 등 수강생들의 토론을 이끌어내는 흥미로운 주제를 다뤄 인기를 끌고 있다. 한편 수강생은 각 강좌가 정한 일정 기준(퀴즈, 과제 등 평가 점수)을 충족하면 대학 명의의 이수증도 받을 수 있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은 “대학에선 무크를 활용해 온라인으로 사전 학습한 뒤 오프라인 수업에서는 팀 프로젝트, 토론식 수업 등을 진행하는 ‘플립드 러닝(Flipped Learning : 역진행 수업방식)’을 활성화할 수 있고, 고등학생 등은 동아리 교재나 진로 탐색 교재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누리소통망(SNS), 인터넷 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교수와 다른 지역 거주인, 외국인, 직장인 등이 광범위한 학문 공동체를 구성해 의견을 나누는 소통 채널로 발전시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강의의 장점은 아무 때나 수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사업상 시간 때문에 직접 대학에 가는 기회를 잡지 못한 사람들에게 권장할 만하다. 현재 수강생도 10대부터 50대까지 수강생들의 연령대가 다양하다는 점이다. 이는 배움에는 연령이 따로 없다는 것을 읽을 수 있다.
할머니들/ 최일화 마을버스가 지나가는 정류장 의자에 전깃줄에 앉아 있는 참새들처럼 날개를 접고 앉아 있는 할머니들. 바람이 불 때마다 깃털을 날리며 한 곳을 바라보는 참새들처럼 버스가 섰다가 떠날 때마다 출입문 쪽을 일제히 바라보는 할머니들. 틀니를 빼놓고 나와 앉아 있는 합죽이 할머니도 있다. 날개를 다친 참새처럼 할머니 하나는 지팡이를 짚고 앉아 있다. 할아버지 하나가 조금 떨어진 곳에 강남에서 온 제비처럼 앉아 있다. 감상 나는 할아버지 할머니 사랑이 각별하다. 할아버지 할머니 슬하에서 대가족을 이루고 살았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 늘 가슴에서 떠나지 않는다. 초등학교 6년을 매일 같이 할아버지 할머니께 “할아버지 학교에 다녀오겠습니다. 할머니 학교에 다녀오겠습니다.” 인사를 하고 등교를 했고 학교에 다녀와서도 인사를 했다. 인사를 하지 않으면 무엇인가 빼먹은 것 같아서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인사를 드리곤 했다. 그런 할아버지가 6학년 2학기 때 추석을 일주일 앞두고 돌아가셨다. 나는 대청마루가 꺼질듯이 꽝꽝 발을 구르며 울부짖었다. 할머니는 내가 스물여덟 살 때 돌아가셨다. 내가 늦게 입대하여 제대를 하던 해였다. 그때는 할머니 친구 분들이 빈소를 찾았을 때 눈물이 났을 뿐 할아버지 때처럼 울부짖지는 않았다. 이제 내가 노년에 접어들었지만 지금도 길을 가다가 할머니들을 보면 나의 할머니가 떠오른다. 할머니는 무척 인자하셨다. 그런데 큰어머니와 어머니의 말씀을 들어보면 할머니도 엄하실 때는 무척 엄하셨다고 한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고향에 두고 객지에 나가 살면서 다른 여자를 하나 데리고 왔을 때 할머니가 얼마나 무섭게 역정을 내셨는지 아주 무서우셨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며느리들도 엄하게 다스리셨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 손자손녀들에게는 한없이 다정한 할머니일 뿐이었다. 나에겐 그런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셨다. 그래서 평생 아버지가 이중살림을 차리고 살았지만 할아버지 할머니의 든든한 울타리 안에서 무럭무럭 꿈을 키울 수가 있었다. 나의 할머니 얘기를 하다 보니 내가 만났던 독거노인 할머니들 얘기를 잊을 뻔 했다. 재작년 봄과 가을에 걸쳐 나는 독거노인들을 찾아다니며 생활 실태를 파악하고 혹시 있을지도 모를 노인자살을 예방하기 위한 캠페인 활동을 한 일이 있다. 공무원연금공단의 사업의 일환이었다. 그 때 만난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생활 실상을 접하고 나는 마음이 무척 아팠다. 인천이 고향인 분들도 여러분 있었지만 경상도, 전라도, 강원도, 충청도 등 전국 각지에 고향을 둔 노인들이 인천의 쪽방에서 독거생활을 하고 계셨다. 결혼을 하지 않은 분도 있고 북한에서 넘어 온 새터민 주민들도 있었다. 자녀가 없는 분도 있었지만 대부분 자녀가 있었고 어떤 90대 할머니는 아들딸 11남매를 두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할머니는 내게 5남매라고 하셨는데 마침 찾아온 할머니를 돌보는 교회 신자라는 분에게서 그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던 적이 있다. 인천에 사는 막내딸이 가끔 들를 뿐 혼자 사신다는 것이었다. 젊어서 은행지점장을 한 명문대 출신 할아버지도 있었고 벽돌 공장을 운영하던 사장님 출신 할아버지도 쪽방에서 혼자 생활하고 계셨다. 나는 부평구와 남동구 쪽에서 실태조사 봉사활동을 했다. 이 봉사활동을 한 이후로 나는 길에서나 성당에서나 노인들을 보면 예사로 보이지가 않는다. 많은 노인분들이 혼자 사실 거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다가구 주택이나 연립주택, 임대아파트 근처를 지나가다 보면 그곳 반지하방에 독거노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것을 알기 때문에 예전과는 다른 마음으로 길을 가곤 한다. 그분들에게 천 원 한 장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나는 안다. 우리 사회의 화려한 겉모습 뒤에는 저런 음지가 존재한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에서 노인자살률이 제일 높다고 한다. 전국 시도 중에서 인천의 노인자살률이 4위라고 하는데 3일에 2명꼴이란다. 놀라운 수치다. 급격한 노인 증가율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부모자식간의 윤리의 실종도 원인일 것이고 자녀들의 살림살이가 넉넉지 못한 까닭이기도 할 것이다. 국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시민 개개인도 이런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시를 한 편 소개하려다가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비화하고 말았다. 한번은 시내버스를 타고 주공만수4단지 아파트를 가로질러 가다가 버스정류장에 할머니들이 나란히 앉아 있는 걸 봤다. 흔한 풍경이기도 하지만 그날따라 재미있기도 하고 아주 이색적으로 보였다. 그래서 핸드폰을 꺼내 메모를 한 것이 바로 위에 적은 시다. 이 할머니들이 앉아 있던 아파트 단지가 중류층의 서민들이 사는 아파트단지이니 혼자 사는 할머니들은 아닐 것이다. 버스를 타고 가다 본 한 풍경의 묘사이니 그냥 재미있게 읽으면 된다. 많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건강하게 노후를 보내시기를 기원한다.최일화/ 시인
산악회는 낯모르는 사람들이 모여 산행으로 심신을 단련하고 회원간의 친목을 도모하는 비영리 모임이라 안전이 먼저다. 그래서 시산제를 제일 중요하게 여긴다. 시산제(始山祭)는 매년 신정과 구정이 지난 음력 1월 15일경 한적한 산을 찾아서 회원들의 무사산행을 기원하는 산신제다. 대보름 다음날이던 2월 23일, 청주행복산악회원들이 정월 대보름 달맞이 명소인 월류봉(충북 영동군 황간면)으로 시산제 산행을 다녀왔다. 아침 7시 용암동 집 옆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중간에 몇 번 정차하며 회원들을 태우고 남쪽으로 향한다. 가까운 거리라 경부고속도로 금강휴게소까지 들르며 여유를 부리는 차안에서 달콤 회장님의 건강 잘 챙기라는 인사, 석진 산대장님의 시산제와 산행안내가 이어졌다. 8시 55분경 황간IC에서 3.5㎞ 거리의 월류봉에 도착했다. 여러 번 다녀간 곳이지만 시산제 날이라 느낌이 새롭다. 시산제를 준비하는 시간에 월류봉 주변을 둘러봤다. 월류봉(月留峯)은 황간면 원촌리 초강천 물가에 있는 한천팔경의 제1경으로 달밤의 정경이 아름다워 달이 머물다 간다는 봉우리이다. 왠지 밝은 불빛보다 은은하게 비치는 달빛에 정이 가는 세상이다. 달님이 쉬어가는 아름다운 밤경치를 보려면 음력으로 보름쯤에 찾아야 한다. 월류봉 주변의 풍경은 보는 방향에 따라 모습을 달리한다. 깎아 세운 듯 똑바로 서있는 높은 절벽, 절벽 위에 날아갈 듯 앉아있는 정자, 정자 밑 층암절벽을 휘감아 도는 맑은 물이 한 폭의 산수화를 만든다. 여름철에는 계곡물에 발을 담그거나 냇가에 놓인 뜀 돌을 건너 절벽 위의 월류정에 오를 수 있어 좋다. 월류봉 앞에 돼지머리가 놓인 고사상이 근사하게 차려졌다. 고사상 앞에서 축문을 읽고, 선서를 하고, 술을 올리며 시산제가 진행된다. 십시일반이라고 돼지 입에 회원들의 정성이 담긴 돈 봉투를 꽂아 산악회 기금도 마련한다. 엎드려 큰절을 하던 서서 기도를 하던 자기 방식대로 예를 갖추면서 경건한 마음으로 안전을 기원하고 소망을 빈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고사상의 돼지는 돈 봉투를 잔뜩 물고 있어야 폼이 난다. 신에게 소원을 빌기 위하여 종이를 태워 공중으로 올리는 소지를 마치고 음식을 골고루 나눠먹으면서 시간제가 끝났다. 차를 타고 노근리사건 역사의 현장인 쌍굴다리를 지나쳐 우천리로 갔다. 노근리사건은 1950년 7월 26일부터 29일까지 남쪽으로 향하던 피난민들이 미군의 무차별 총격을 받아 300여 명의 희생자가 생긴 대량학살 사건이다. 경부고속도로가 바라보이는 우천리 길가에 월류봉 등산로 이정표가 서있다. 안내도에서 보듯 월류봉은 고만고만한 높이의 봉우리들이 올망졸망 모여 있다. 10시경 우천리에서 가장 높은 5봉(높이 404m)을 향해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은 늘 처음에 힘이 드는데 이 구간 1.2㎞ 거리는 계속 오르막이 이어진다. 5봉부터 1봉까지 1㎞ 거리는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며 4봉·3봉·2봉을 거친다. 발아래로 S자를 만든 초강천과 백화산이 한눈에 들어오지만 흐린 날씨가 조망을 가린다.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2봉을 지나 1봉으로 가면 물줄기가 만든 한반도지형이 내려다보인다. 월류봉은 거리가 짧고 산길이 평탄해 등산 싫어하는 사람들도 부담 없이 산행할 수 있는 곳이다. 해발 365m를 알리는 월류봉(1봉) 표석과 한반도지형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고 800m 거리의 에넥스공장 주차장으로 간다. 11시 45분경 도착해 늦게 하산한 일행들과 차를 타고 다시 월류봉으로 갔다. 월류봉이 바라보이는 식당에서 닭백숙으로 점심을 먹으며 ‘위하여’를 외친 만큼 얼굴이 붉어졌다. 편을 나눠 윷놀이를 하는 사이 한천정사와 송우암유허비를 카메라에 담았다. 한천정사(충북문화재자료 제28호)는 우암 송시열이 이곳에서 은거생활을 하며 학문연구와 지방교육의 일익을 담당했던 팔작지붕 기와집이다. 월류봉의 수려한 풍경과 달리 한천정사는 관리가 허술하고 초라하다. 한천정사 앞 물가에 1875년 후손과 유림들이 건립한 송우암 유허비(충청북도기념물 제46호)가 목조 비각 안에 서있다. 월류봉을 출발하여 옥천휴게소에 잠깐 들른 관광버스가 경부고속도로가 앞을 가로막기 전에는 옥천의 생활중심지였던 구읍의 육영수여사 생가에 도착했다. 옥천 구읍은 영화촬영지를 옮겨놓은 듯 시골의 정경을 오롯이 담아낸 곳으로 정지용 생가를 중심으로 가까운 거리에 볼거리가 많다. 일행들이 생가를 구경하는 사이 홀로 정지용 생가와 옥주사마소, 옥천향교와 교동리 비석군을 둘러봤다. 인생살이 똑같으면 재미없다. 가끔은 활력소가 되는 특별한 날도 있어야 한다. 구읍에서 청주로 가는 사이 1년에 한번뿐인 특별이벤트를 열자 여러 명의 회원들이 그동안 갈고닦은 끼와 솜씨를 보여주며 모두를 즐겁게 했다. 인생살이는 정답이 없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 함께 하는 인생이 아름답다. 직접 반죽하고 손으로 밀어 주인장의 손맛이 느껴지는 분평동의 청주엄마손칼국수(043-283-5953)에서 저녁을 먹으며 술잔을 높이 들고 ‘인생은 산과 함께, 산행은 행복과 함께’를 크게 외쳤다. 산행지가 가깝다보니 하루에 여러 가지 행사가 이뤄졌지만 예정보다 빠른 6시 10분경 집에 도착했다.
부산여행 1박2일 다녀오다 나는 3월이면 방송대 관광학과 신입생이 된다. 공직 퇴임을 앞두고 어제 부산여행을 다녀왔다. 관광학에 문외한이던 나, 이제 새 교과서도 받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도 참석하고 여행 동아리인 ‘바람개비’에도 가입하고. 아무래도 관광을 보는 시각이 조금은 달라졌음이 분명하다. 예비 관광학도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부산 여행,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큰형이 부산에 오래전부터 정착해 살고 있기 때문에 총각 시절에도 몇 차례 다녀 온 적이 있다. 물론 결혼 후에도 부부가 큰형네 집을 방문했다. 그 당시는 여행 목적이 아니고 친척집 방문이다. 그러나 이번엔 여행이 주 목적이다. 그러나 여행 코스엔 큰형과의 만남이 있다. 아내가 스마트폰으로 KTX 예약을 마쳤다. 이젠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관광학을 접하기 전과 달라진 점은 있을까? 제일 먼저 꺼내든 책이 ‘한국지리여행’ 책자. 낙동강 지리여행에 나와 있는 김해․부산편을 펼쳤다. 교재에 나타난 것을 참고로 하기 위해서다. 저자인 지리학과 교수, 여행 전문가가 보는 시각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교재엔 무려 11곳이 소개되어 있었다. 김해 회현리 패총, 수로왕릉, 김해 삼각주, 낙동강 하구 에코센터, 아미산 전망대, 자갈치 시장, 영도다리, 영도 태종대, 동래 온천, 해운대, 오륙도이다. 역시 교과서는 다르다. 나의 머릿속에 있는 것은 자갈치 시장, 영도 다리, 해운대 정도가 고작이다. 교재에 나와 있는 사진을 보면서 설명을 읽었다. 여행지에 대한 사전 공부다. 아내는 두꺼운 책을 가져갈 수 없어 스마트폰으로 촬영을 해 둔다. 우리나라, 교통이 발달해서인지 전국이 1일 생활권이다. 수원역에서 열차가 08시 55분 출발인데 부산에 도착하니 11시 50분이다. 3시간만에 목적지에 도착한 것이다. 그 다음 우리가 찾은 곳은 부산역에 설치되어 있는 ‘관광안내소’이다. 부산에는 무려 16곳의 관광안내소에서 여행객을 안내하고 있다. 담당자는 부산관광지도를 보면서 여행 코스를 표시해 준다. 여기에서 이론과 실제가 어떻게 다른지 알려준다. 안내소에서 추천한 1지역은 남포동 일대의 국제시장과 자갈치 시장, 태종대, 감천문화마을이다. 2지역은 부산박물관과, 유엔 기념공원, 이기대 도시자연공원, 광안리 해수욕장, 해운대이다. 3지역은 범어사, 금정산성, 동래온천이다. 교재와 안내소에서 추천한 곳을 모두 갈 수는 없다. 최종 선택은 여행자의 몫이다. 우리가 가려고 하는 목적지가 정해졌다. 이제는 어떻게 그 곳을 찾아갈 것인가? 택시, 버스, 도보, 시티투어 등이 있다. 고려할 요건으로는 우리의 계획, 교통비용, 소요시간, 목적 달성 등이다. 결국 여러 조건을 만족 시킨 시티 투어가 결정 되었다. 레드라인, 블루라인, 그린라인의 세 종류가 있는데 성인은 1일 요금이 1만 5천원이다. KTX 이용 승객은 20% 할인이다. 라인별 정류장을 살펴본다. 레드라인 12곳, 블루라인 7곳, 그린라인 3곳인데 환승장소가 3곳 있다. 환승장소에서는 라인을 갈아 탈 수 있다. 티켓 한 장으로 하루 종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즉, 여행지에서 개인 사정에 맞게 시간을 보낼 수 있고 투어 시간에 맞추어 버스에 승차하면 되는 것이다. 여행의 실속을 추구하는 경제성에 강점을 두었다고 보았다. 시티투어 모든 곳을 다 여행할 수는 없다. 몇 개만 집중 선택해야 한다. 우리는 부산역에서 레드라인을 탑승하면서 광안리 해수욕장, 동백섬, 해운대 해수욕장을 둘러보았다. 이후 블루라인으로 환승하여 용궁사를 방문하고 다시 남포동에서 하차 하여 자갈치시장을 둘려보고 야간 국제시장 일대를 살펴보았다. 시티투어의 아쉬운 점은 버스에서 화면으로 모니터 안내가 되지만 문화관광해설사의 직접 해설을 들을 수 없다는 것이다. 제2일차 송정해수욕장 인근에서 큰형을 만났다. 회덮밥으로 점심을 하고 형제간 오랜 만에 대화를 나누었다. 말이 형제이지 나이 차이가 많이 나고 오랜 세월 떨어져 살아 마음 속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없었다. 70대 중반 나이 큰형의 살아 온 인생의 단편을 이해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태종대로 정해졌다. 사전 계획은 동래온천이었으나 큰형의 추천으로 변경된 것이다. 여행은 이렇게 상황에 따라 변하는 재미도 있는 것이다. 이번 여행의 아쉬운 점도 있다. 부산 여행의 속맛을 느끼려면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 등을 맛보아야 하는데 수박겉핥기가 된 느낌이다. 시티 투어 2층 버스의 낭만도 있지만 태종대의 전망대, 영도 등대, 암석 절벽, 바닷가 석양 모습 등은 잔잔한 잔상으로 남아있다. 부산 토속음식 대신 여행 체력을 보충하는 50년 전통의 남포삼계탕도 기억에 남는다. 이번 부산 여행은 지리여행 교과서, 여행 안내소, 시티투어, 현지인들의 추천 등을 종합한 이론과 실제 체험여행이다.
최근 교육부와 통계청이 2015년 사교육비 분석 결과 자료를 발표했다. 사교육비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 결과로 국민적 반응이 뜨겁다. 즉 양 기관은 '2015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에 대한 분석 결과' 자료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공교육 정상화와 사교육비 경감이라는 정부 정책에 견주어 국민들의 반향이 높다. 물론 실체적 분석은 잘 했으나 그에 대한 대처, 대책은 부실하다는 비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작년 기준 우리나라의 사교육비 총 규모는 약17조8000억 원으로 나타나 어마어마하다. 2014년(18조2000억 원)과 비교해 4000억원 감소, 초중고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24만4천 원으로 전년비 대비 소폭 상승, 학교급별 명목 사교육비는 초등학교 0.4%p 감소, 중학교는 1.9%p 증가, 고등학교 2.9%p 증가, 선행학습금지법 이후 방과후 학교 참여율이 감소한 중·고교의 경우 사교육비 모두 증가 등이 골자다, 사실 사교육 공화국이라는 좋지 않은 별칭을 갖고 있는 한국에서 공교육을 바로 세우기 위한 최고의 해법은 바로 공교육 바로 세우기와 그에 걸맞은 교사의 열정과 헌신에 있다는 점에서 교사가 학생 교육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 마련 등 선순환적 공교육 강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특히 매년 맹목적으로 사교육비 총액과 비율만 조사하여 공표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방기하는 현행 문서식 행정을 경계한다. 선언적으로 아무리 사교육비 경감을 외쳐도 사교육이 근절되지 않고, 사교육비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우리 교육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정부가 매년 사교육비 조사를 통해 기계적으로 사교육비 실태만을 제시하고 걱정하는 수준을 넘어 학교의 정상적 기능 복원을 위한 정책 방향 설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인식해야 한다. 사교육 및 사교육비 현황 조사 발표에만 몰두할 게 아니라, 그에 대한 작은 대책이 오히려 사교육 근정과 사교육비 경감에 효과적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사교육 근절 및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서는 가정, 학교, 사회의 관심과 일체적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학교에서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위한 인성교육 및 생활지도와 더불어 교사가 열정을 헌신을 통해 학생 교과지도와 진로・직업교육을 하기 위한 제반 환경 마련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사교육 근절을 위해서는 우선 학교 현장의 교사들이 교수학습(수업)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 과중한 행정업무와 교육 외의 부차적 업무 때문에 교사들이 본연의 직무인 수업 등 학생 교육에 전념하기 어려운 게 우리 교육의 현실이다. 특히 학교는 평가기관이 아니라 교육 기관이다. 대학 입시에 모든 것을 걸고 ‘앞으로 나란히!’를 하고 있는 우리나라 초중고교 보통 교육을 바로 세우고 사교육 근절,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에 정책의 주안점을 둬야 한다. 우선, 지속적인 출산율 하향으로 힌한 학생 수 감소추세 등을 고려했을 때, 실제 체감하는 사교육비 감소율은 1.5%에 그치고 있고, 실제 학부모들이 느끼는 체감 사교육비와 격차(gap)가 큰 점을 고려하여 공교육 정상화, 학교의 본질 교육 강화, 사교육비 경감 대책과 정책에 대한 근본적 제고와 우리 교육 현실에 적합한 사교육비 근절 및 사교육비 경감 대책이 마련되고, 이를 학교 현장에서 실행해야 한다. 다음으로, 사교육비 근절과 경감의 초점을 공교육 정상화로 보는 것은 바람직하나, 교육의 주체인 교사의 열정을 불러일으킬 체감적인 방안은 미미하고 여전히 사교육 수요를 학교 내에서 해결하는 정책위주로 문제인식과 대안이 유기적 연대가 부족한 현실이다. 결국 앞으로 사교육 근절과 사교육비 경감의 답은 학교 현장과 교원들에게서 찾아야 한다. 탁상공론으로는 절대로 사교육 근절과 사교육비 경감을 할 수 없다. 따라서 학교에서 창의적인 학교교육과정 편성・운영, 특화된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 운영, 창의적 체험활동과 진로직업교육 활성화, 꿈과 끼를 기르는 다양한 학생 활동 실행 등이 어우러져야 한다. 물론 학원, 교습소 등에 가지 않아도 상급 학교 진학 등에 충분하도록 학교 교육의 내실화도 전제되어야 한다. 아울러, 학교 교육의 주체는 교원, 특히 교사다. 따라서 교원(교사)들이 자금심과 보람을 갖고 열심히 학교 교육, 특히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업무 경감 등이 제도화돼야 한다. 결국 매년 계속되는 정부의 사교육비 현황과 분석 자료는 의도는 좋으나 현실적으로 사교육 근절 및 사교육비 절감에 큰 도움을 쥐 못한다. 정부는 앞으로 학교 현장에서 사교육 근절 및 사교육비 절감의 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학교가 본연의 역할인 공교육 정상화의 중심 기관으로서의 직분에 충실하고, 교원들이 잡무에서 벗어나 오로지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행・재정적 지원을 더욱 확충해야 할 것이다. 특히 사교육 근절 및 사교육비 경감은 선언적 이론이 아니라 실체적 실천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1월은 매우 추운 달이다. 창밖은 쌀쌀하게 느껴진다. 춥기에 눈이 내리기도 한다. 이같은 계절 맛을 제대로 느끼기 위하여 30여년 전 느꼈던 추억을 더듬어 홋카이도를 찾았다. 홋카이도 여행은 눈축제가 끝난 2월 11일부터 19일까지 지인들과 함께 일본을 종주하는 여행이었다. 나뿐 아니라 지인들도 일본을 몸으로 체험하면서 느끼는 것들을 공유하기 위해서이다. 일본의 신칸선은 1964년 개통하여 그 역사가 우리보다 훨씬 빠르다. JR패스 1주일권을 사용하였기에 최상급의 노조미는 탈 수 없었지만 조금 낮은 단계인 히카리의 경우도 여행에 그다지 불편은 없었다. 거의 대부분 그린석을 이용하여 쾌적함을 느낄 수 있었다. 홋카이도는 올 3월 26일 신칸선(고속철도)이 본섬에서 이어진다. 이 개통을 앞두고 관광홍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일본의 발전 모습만 눈에 들어온 것이 아니라 한국의 모습이 더 눈에 아른거렸다. 작년은 한일 수교 50주년을 맞이한 해였다. 이를 맞이하여 각종 행사들이 많이 이뤄졌다. 50주년을 맞이하면서 1965년 맺은 한일협정은 굴욕적 협정이라는 비판이 따랐었다. 일본은 3년간 점령했던 필리핀에 ‘전쟁 피해 배상금’ 등으로 8억 달러를 지불했다. 반면 35년간이나 식민 지배를 한 한국에는 ‘경제 원조’ 형식으로 3억 달러의 차관을 포함해 6억 달러를 줬다. 그러나 필리핀은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 직접 참여해 한국과는 국제적 지위가 달랐다. 한국은 그 돈을 종잣돈의 일부로 삼아 ‘한강의 기적’을 이뤘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현 포스코일 것이다. “포항제철(현 포스코)은 조상의 피로 건설된 것이다.” 한국의 철강왕 박태준 전 포철 회장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국내 자본도 없고 해외에서 돈을 빌리기도 어려웠던 1960년대 포철은 대일 청구권 자금의 일부로 세워졌기 때문이다. '산업의 쌀'인 철강을 생산함으로써 한국은 비로소 200년 늦게 산업혁명을 시작할 수 있었다. 한국이 영국, 미국, 일본의 뒤를 이어 제조업 강국이 된 데는 철강산업이 든든한 바탕이 됐다는 평가이다. 필리핀 미얀마 등도 배상금을 받았다. 그러나 이 배상금을 흐지부지 써버리고 경제도약의 기회를 놓친 것과 비교하면 한국은 자부심을 가질 만도 하다. 한편, 일본도 한국의 경제성장을 통해 많은 이익을 봤다. 한국이 수출주도 성장을 하는 동안 일본은 부품과 기계를 우리 나라에 팔아 막대한 무역흑자를 냈다. 50년 동안 한국이 일본에 본 무역적자만 5164억 달러(약 576조 원)에 달한다니 그 숫자가 대단하다. 한국은 경제 규모가 50년 전 30억 달러(국내총생산)에서 1조3000억 달러(2013년)로 400배 가까이 커졌다. 하지만 일본에 비하면 여전히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경제력은 물론 국방력 외교력에서 우리 나라는 아직도 일본을 따라가기에는 갈 길이 멀다. 아베 신조 총리가 집권한 후 일본은 이웃나라에 대해 과거사 왜곡과 퇴행적 행동을 되풀이하고 있다. 국익을 위해 협력할 것은 해야한다. 그러나 식민지의 아픈 과거를 잊을 수는 없다. 요리조리 사죄 안 하고 넘어가려는 일본의 정치인들을 보면서 힘으로 세계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에 앞장서는 일이다. 이 일이 우리 후손들에게도 지속적으로 대물림 되어야 할 것이다. 품격있는 대한민국은 아픈 과거 때문에 가슴만 칠 것이 아니다. 적극적으로 세계평화를 위한 노력을 쉼없이 노력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이제 새롭게 일어나는 4차 산업혁명에서도 우리는 일본에 뒤떨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일본을 보고 한국을 되돌아보는 일은 계속되어야 한다.
한·아세안 교육자들이 오는 9월 18~20일 서울에서 개최되는 제32회 한·아세안교육자대회를 통해 인성·세계시민교육 확대에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아세안 등 각국 교육 지도자들이 참여하는 교육 포럼 개최도 추진하기로 했다. 한국교총과 교육부는 28일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제32회 한·아세안교육자대회 지도자회의를 열고아세안 교원단체 대표들과 서울대회의 일정과 의제 등 세부 사항을 결정했다. 참석 대표들은 먼저 각국의 국경일 등을 고려해 아세안 회원국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9월 18~20일에 대회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또 인성이 미래 사회 인재가 갖춰야 할 핵심 능력이라는 데 뜻을 모으고 ‘인성·세계시민교육을 통한 양질의 교육 확대’를 대회 의제로 설정했다. 지난해 태국에서 열린 한·아세안교육자대회에서 교총이 제안한 ‘인성교육 강화 결의문’이 만장일치로 채택된 데 이어 올해 대회에서도 인성교육이 화두에 오르게 된 것이다. 대회 의제와 관련해 참여국이 진행하는 병행토론에서도 교원의 전문성 제고와 인성교육·교원전문성 증진을 통한 교육의 질 향상을 주제로 논의하기로 했다. 또한인성·세계시민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을 통해 교육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특별 세션을 열기로 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결의문과 함께 교총이 비아세안국 최초로 대회를 개최하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 별도의 ‘서울 선언’도 채택하기로 합의했다. 안양옥 교총회장은 “인성·세계시민교육 강화에 각국 교원·교원단체·정부가 전면에서 협력해야 한다는메시지를 담아 발표했으면 한다”고 제안 취지를 설명했다. 각국 대표들은 한아세안교육자대회를 넘어중국, 대만, 일본 등 비아세안 국가들도 참여하는교육지도자 포럼을마련하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마이크 티루만 싱가포르교원단체 회장은 “한국교총이 비아세안국가의 교육자까지 참여시킨 별도의 세미나를 개최해 인성·세계시민교육에 대해 논의한다면 교육의 질을 더 높일 수 있고 이것이 서울 선언을 마련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안 회장은 "세계시민교육 등 여러 의제에 대해 여러 교원단체 대표들이 정례적으로 모여 발전방안을 논의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지도자들이 동의해 주신다면 적극추진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대회는 한국과 아세안이 교육을 통해 하나가 되는 우호의 장”이라며 “교육의 전문직주의를 세계적으로 확산시키고 미래 교육을 선도하는 새로운 전기가 되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