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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올림픽 방송 와중에 SBS 드라마 스페셜 ‘원티드’가 막을 내렸다. ‘올림픽 방송 와중’이라 말한 것은 결방을 겪어서다. 16부작 ‘원티드’는 8월 10일과 11일 두 차례 전파를 타지 못했다. 그러니까 1주 늦은 8월 18일 마지막 회 방송을 마친 것이다. 물론 올림픽으로 인해 결방된 드라마가 ‘원티드’뿐만은 아니다. 거의 모든 드라마들이 줄줄이 사탕격으로 결방을 겪어야 했다. SBS 주말드라마 ‘끝에서 두 번째 사랑’은 올림픽 직전 기세좋게 시작하더니 3회차 방송이 결방되기도 했다. 올림픽 시청률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방송사 적자를 피할 수 없게 되었다는데 애먼 드라마 시청자들만 뭔가 피해를 당한 느낌이다. ‘원티드’ 결방이 뭔가 피해로 연결되는 것은 그 장르적 특성 때문이다. ‘원티드’는 공중파 방송에서 보기 드문 스릴러 드라마를 표방한다. 톱배우 정혜인(김아중)이 은퇴를 선언한 날 아들이 납치된다. 범인은 아들을 살리려면 자신의 미션에 따라 생방송 리얼리티쇼를 하라고 협박한다. 그것도 시청률 20%가 되게 해야 한다. 펼쳐질 내용이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이라든가 손에 땀을 나게하는 긴장감 등으로 지켜보게 되는 스릴러 드라마인데 결방으로 인해 그 맥이 끊긴 셈이라 할까. 드라마는 처음엔 아동 유괴사건을 통한 방송의 민낯 드러내기쯤이 짐작될 뿐이다. 시청률 또는 상업성에 목매는 황색 저널리즘의 추악한 치부에 대한 자성과 고발도 함께다. 그러나 드라마는 유괴범이 드러나면서부터 미처 예측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급반전한다. 사회적 현안으로 급부상한 가습기 살균제 참사 사건의 실체가 그것이다. 일단 해당프로 책임피디 최준구(이문식)가 범인으로 드러나는 건 허를 찌른 충격이다. 그 동기가 까발려지는 순간 충격은 두 배로 배가된다. 8년 전 최준구 아내는 임신한 채 죽었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죽음이다.그것을 세상에 알리기 위한 고육책이 혜인의 아들 납치와 생방송이다. 너무 극단적 선택이긴 할망정 최준구의 범행은 성공한다. 현실적 여러 모습들을 까발리고 있어서다. 정의구현이나 진실 알리기에는 법보다 방송이 낫다는 설정도 그 중 하나다. 특히 신동욱(엄태웅)에 의해 진실 밝히기가 방송의 본령임을 애써 환기하고 있다. 최준구의 범행이 ‘뭘 해도 안 되는 것이 세상임을 알리기 위한 지난한 몸짓’이라 할 때 보는 이들의 가슴을 짠하게 한다. 최근 정부가 밝힌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는 258명이다. 그중 113명은 이미 죽었다. 대표적 가해 회사인 옥시는 1, 2등급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배상안을 확정, 발표했다. 가령 영⋅유아와 어린이 피해자에 대한 배상 총액은 위자료, 치료비 등을 합해 최대 10억 원 하는 식이다. ‘원티드’가 빛을 발하는 지점이다. 드라마엔 대기업의 극악무도함과 뻔뻔함, 피해자들의 아주 약한 시위 정도만 나오지만, ‘원티드’의 사회고발은 의미심장하다. 시청자 게시판에 “이런 드라마가 나오다니, 방송사와 작가, 피디한테 고맙다”는 의견이 많은 것도 그래서가 아닐까. 아쉬운 건 5% 안팎의 낮은 시청률이다. 너무 등장인물이 많은데다가 복잡하게 얽혀 계속 지켜봐도 얼른 이해 안 되는 전개가 그 지점에서 지적될 수 있다. 형사(지현우)의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파트너 이영관(신재하)이 기업의 용역깡패들에게 너무 어이없이 당하는 등 좀 아쉬운 점도 있다. 권총을 꺼내 공포탄이라도 쏘며 대응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해서다. 작가와 연출자 모두에게 해당되겠는데 정혜인의 대사중 “이 자리를 빌어서” 같은 오류도 아쉬운 점이다. ‘빌어서’는 ‘빌려서’가 맞는 표현이다. 걸그룹 시크릿의 전효성(박보연 역)의 존재감도 조연의 한 사람이라 그런지 확 눈에 띄는 것은 아닌 걸로 다가온다.
한국교총은 23일 정부가 발표한 학교급식 개선대책에 대해 “학교에 대한 감독을 중심으로 한 대책은 한계가 있다”며 “식재료 생산·유통 등에 대한 정부, 시도교육청, 지자체의 관리감독 시스템부터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는 이날 서울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제6회 법질서·안전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학교급식 전용 사이트 개설을 통한 학교급식 정보 공개‧공유 △학교급식 비리 실시간 감시체계 구축(입찰비리관제시스템) △식재료 위생 상태 실시간 확인 위한 검수 애플리케이션 개발‧보급 등을 골자로 한 ‘학교급식 개선방안’을 내놨다. 이에 대해 교총은 성명을 내고 “그간 ‘농약급식’, ‘고름급식’ 사태에서 보듯 친환경농수산물 등에 대한 국가 또는 지자체의 부실 인증·검수 과정이 더 큰 문제였다”며 “학교 관리감독만 강화하는 것은 책임 떠넘기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학교 내에서 이뤄지는 식자재 위생 관리와 적정한 계약은 당연히 학교에서 해야 할 일”이라면서도 “납품된 식자재의 원산지, 등급, 친환경 여부 등은 학교가 이를 인증해준 정부와 지자체를 전적으로 믿고 구매하는 것이므로 학교에만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정책의 우선순위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대책에는 영양교사 업무경감 대책이나 학교급식시설 개선 지원 등 근원적인 지원책이 미비하다”며 “학교급식시스템 개선을 위한 재원 확충 및 전문 인력 보강, 영양교사 업무부담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교권침해 가중처벌에 공감” 학교에 노무사 지원 확대 요청 하윤수 교총회장과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교권침해 가중처벌 법제화와 교권보호 강화를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하 회장은 23일 서울교육청을 방문해 조 교육감과 가진 간담회에서 “교육에 좌우가 없고 조교육감께서도 그런 교육철학을 견지하려는 것으로 안다”며 “그런 측면에서 서울 교육현안 등 여러 교육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하 회장은 ‘숙제 없는 학교’, ‘초등학교 객관식 시험문제 폐지’ 등에 대한 문제도 교육감이 어느 한쪽을 지지하는 의견을 내는 것보다 현장 교원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신충하게 접근해 줄 것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조 교육감은 “비판하실 것은 비판해 주시면서 협력할 부분은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교총이 추진하는 교권보호, 가중처벌 법제화 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면서 “교권보호는 교총과 교육청의 공통분모로 가장 협치해야 할 사항”이라고 공감했다. 또한 “교육청 차원에서 변호사를 두고 교권보호에 나서고 있는데 이를 좀 더 발전시켜 법률 지원과 교원 고충 지원 시스템을 강화하는 데도 협력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초등 숙제 금지에 대해서는 “숙제를 없애자고 말한 부분은 다소 오해가 있다”며 “교사가 교육적으로 내 주는 숙제는 허용하고 사교육 유발 숙제나 학부모 숙제는 보완하겠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하 회장은 조 교육감의 답변에 “가중처벌 법제화는 이번 정기국회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며 “교단이 안정되고 교원들이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함께 자리한 진만성 교총 수석부회장은 최근 학교가 겪고 있는 교육공무직과의 갈등 해소를 위해 교육청 차원의 노무사 지원 확대를 요청했다. 진 수석부회장은 “갈수록 첨예해지는 공무직과의 대립으로 여러 학교가 예산 편성까지 해 직접 노무사의 도움을 받아 대응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며 “2명뿐인 교육청 노무사로는 현장 지원이 불충분한 만큼 이를 확대하고 교장에 힘을 실어주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조 교육감은 “공무직과 관련한 현장 고충을 잘 알았다”며 “개선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이날 간담회에서는 최근 서울 초·중·고 교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교육지원팀’ 문제와 ‘교장공모 시행 및 혁신학교 신청 시 교원 의견 배제’ 등에 대한 개선 요청도 제기됐다. 특히 서울교육청이 내년부터 전면 실시하려는 교육지원팀은 △행정업무만 하는 교육지원팀에 지원하는 교사 부족 △수업교사와 행정교사 간 위화감 조성 △교육지원팀 교사에 대한 평가 불이익 등의 문제로 폐지 요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선종복 서울교총 수석부회장은 “서울교총과 별도의 현안협의가 필요하다”고 요청했고, 조 교육감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변했다.
하윤수 교총회장은 9월 28일부터 시행되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환 법률’(김영란법)과 관련해 "현장 교원 대부분이 구체적 내용을 잘 모른다"며 "선의의 피해를 막기 위해 교육당국은 관련 연수와 매뉴얼을 속히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회장은 23일 서울시교육청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교총이 18∼21일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1554명에게 실시한 ‘김영란법·교권보호법 시행 교원인식조사’(95% 신뢰수준에 ±1.08%) 결과를 발표하며 이 같이 밝혔다. 교총 설문 결과에 따르면 김영란법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은 13%에 그쳐 대다수 교원들은 구체적 내용을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김영란법 관련 연수를 받거나 연수계획을 안내 받은 적이 있다는 교원은 9.8%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해 교원들은 가장 필요한 연수 내용으로 ‘구체적인 적용 예시’를 꼽았다. 하 회장은 "시행이 한 달도 안 남았다는 점에서 혼란이 우려된다"며 "교육부와 교육청은 구체적인 적용 예시와 행동수칙을 마련해 하루 빨리 현장에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교육부와의 교섭에서도 이 부분을 강력히 요구할 계획이다. 찜통교실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학교와 관련해서는 교육용 전기료의 획기적 인하를 촉구했다. 하 회장은 "세계 11위의 경제대국, 복지예산 100조원 시대를 말하면서 찜통교실, 냉장고교실조차 해소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각 정당에 건의서를 전달하고 교문위원장을 만나 협조를 요청하는 등 대국회 활동을 적극 전개해 전기료가 인하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언론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지를 호소했다. 교총은 전기사업법 등을 개정해 과도한 기본요금 부과체계를 개선하고 나아가 교육용 전기료 단가를 농사용 수준으로 인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교육용 전기료의 기본요금은 1년 중 순간 최대전력 사용 15분간의 ‘피크전력치’를 기준으로 부과되고 있다. 이 때문에 1kwh당 실제 판매단가는 교육용이 129.1원에 달해 산업용(106.8원)은 물론 주택용(125.1원)보다도 비싸 불합리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교총은 ‘1년간 월평균 사용량’을 기준으로 개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비아세안국가 최초로 한국이 주최하는 제32회 한·아세안교육자대회(ACT+1)의 의미를 설명하고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협조도 요청했다. ‘인성 및 세계시민교육을 통한 양질의 교육 확대’를 주제로 9월 18일∼20일 서울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10개국 전 회원국 교원단체 대표와 국내 정·관·교육계 인사 등 700여명이 참여해 교육 교류에 나서게 된다. 특히 하 회장은 교권침해 가중처벌 법제화와 교원성과상여금 차등 지급 전면 개선에 대한 이해를 당부했다. 하 회장은 "교사의 교육활동 보호는 학생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폭행·협박 등의 교권침해에 대해서는 공무집행방해죄 및 업무방해죄로 가중처벌하도록 법원 양형 기준표 개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학생이 아닌 제3자의 폭언·폭행 등 교권침해 시, 관할청의 고발과 절차적 지원 등 법적 조치를 의무화하는 교권보호법 개정활동도 이번 정기국회에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 교원들은 교권보호법의 실효성을 위해 개선할 부분으로 ‘가중처벌 법제화’(42.5%)와 "피해 교원에 대한 법적 지원조치 명확화"(27.0%)를 우선 순위로 들었다. 하 회장은 교원성과상여금에 대해서는 "객관화·계량화가 불가능한 수업, 교육활동을 일률적 잣대로 평가해 차등 폭만 확대하면서 교단의 갈등만 높아지고 있다"며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과 공무원보수 등의 업무지침을 개선해 지급 기준·방식을 부처 자율로 결정하고 실질적인 보상기제가 되도록 방향 전환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단기 개선과제로 8월 퇴직교원 성과급 지급 대상 포함, 보건·영양·사서 등 비교과교사에 대한 차별적 성과기준 보완 등을 제시했다.
90% ‘김영란법 연수 미실시’ 56% ‘교권보호법에 대해 몰라’ ‘김영란법’(정식명칭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현직 교사 10명 중 9명은 이에 대처할 만한 연수를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달 4일부터 시행·적용된 ‘교권보호법’(정식명칭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 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에 대해선 절반 이상이 모르고 있었다. 한국교총이 18일부터 21일까지 4일 간 전국 유·초·중·고 교사 및 대학 교수 1554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설문조사(95% 신뢰수준에 오차 1.08%)한 결과 김영란법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나?’는 질문에 ‘매우 잘 알고 있다’고 답한 교원은 13.08%에 불과했다. ‘대체로 알고 있는 편이다’가 69.8%였지만, ‘잘 모르는 편이다’거나 ‘거의 모른다’는 교원도 20%에 달했다. ‘이와 관련 교육부 또는 시·도교육청 소관 연수를 받았거나, 향수 연수계획을 안내받은 적이 있나?’ 질문에 90.2%가 ‘없다’고 답했다. 이달 초 시행한 교권보호법에 대해서는 절반 이상인 56.0% 교원들이 ‘모르고 있었다’고 답해 이에 대한 시·도교육청의 홍보가 미흡한 것으로도 나왔다. 이에 따라 교육부 및 시·도교육청은 학교현장에 법에 대한 홍보 및 안내를 조속히 실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설문에서 교원들은 김영란법과 교권보호법 정착을 위해 구체적이고 실효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김영란법과 관련된 연수에서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 교원들이 복수응답한 결과에서는 ‘교직생활에서의 구체적인 적용 예시’가 74.3%로 가장 많았고, ‘김영란법 시행에 따라 주의해야 할 부분에 대한 대상별, 업무영역별 주의사항’이 49%로엿다. 김영란법 시행에 따라 가장 유의해야 하고, 가장 제약을 받을 대상에 대해 60%가 ‘학부모’를 꼽았다. ‘학교와 계약한 협력업체 관계자’라고 응답한 교원이 15.3%로 뒤를 이었으나 그 차이는 컸다. 김영란법 안착을 위해 가장 필요한 학교문화의 변화에 대해서 교원들은 ‘스스로 정직하게 생활하면 시행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28.6%)고 가장 많이 답했다. 이어 ‘금품 안주고 안 받기 생활화’가 23.9%로 비슷한 응답률을 보였다. ‘개인부담 문화 정착’ 및 ‘논란이 우려되거나 불필요한 행사 또는 자리 불참’이 12.5%로 같은 비율을 차지하며 그 뒤를 이었다. 교권보호법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 가장 개선돼야 할 대책에 대해서는 ‘교권침해 가해자에 대한 가중처벌 법제화’가 42.5%로 가장 많았고, ‘피해자인 교원에 대한 법적 지원조치(고소·고발 등 실질적 법률행위의 지원, 가해자 접근금지 및 신변보호 요청 등) 명확화’는 27.0%의 응답율을 보였다. 이어 가해자가 학생일 경우 대응규정(특별교육, 심리치료, 강제전학, 학급교체)의 실효성 강화(19.9%), ‘피해자인 교원에 대한 행정적 지원조치(전보, 휴직 등) 보완’(5.0%), ‘가해학생 학부모에 대한 상담의무화 제도 마련’(4.0%) 순으로 나타났다.
인생의 최고 학교는 가정이다. 가정의 역할이 급격한 사회 변화 속에서 너무 많이 달라졌다. 현대 가정은 아이들을 손 쉽게 돈을 통하여 교육을 시키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는 결코 좋은 방향은 아닌 것 같다. 한 언론사의 조사에 의하면 부자들은 매일 30분 이상씩 책을 읽는다는 대답이 88%에 달했으나 가난한 사람들은 2%에 불과했다.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는 대답도 부자는 86%였으나 가난한 사람들은 26%에 그쳤다. 또 부자들은 매일 해야 할 일을 메모해둔다는 대답이 86%였다. 반면 가난한 사람들은 9%만이 해야 할 일을 기록했다. 부자들은 TV를 하루에 1시간 미만으로 본다는 대답이 60%가 넘었으나 가난한 사람들은 20% 남짓만이 하루 TV 시청 시간이 1시간 미만이었다. 부자들은 또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본다는 대답이 5% 남짓이었으나 가난한 사람들은 75%가 넘었다. 부자들은 출근 3시간 이상 전에 일어난다는 대답이 44%로 절반 가량이었으나 가난한 사람들은 3%에 그쳤다. 일주일에 4번 이상 운동한다는 대답도 부자들이 76%로 가난한 사람들 23%보다 훨씬 많았다. 부자들은 63%가 출퇴근하는 자동차 안에서 오디오북을 들었으나 가난한 사람들은 5%만이 그랬다. 목표 설정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부자들은 67%가 목표를 글로 적어두는데 비해 가난한 사람들은 17%만 목표를 기록했다. 부자들은 80%가 구체적인 목표 달성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가난한 사람들은 이 비율이 12%로 낮았다. 부자들은 86%가 평생을 통해 교육을 받으며 자기계발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으나 가난한 사람들은 5%만이 평생교육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부자들은 84%가 좋은 습관이 좋은 기회를 만든다고 생각했으나 가난한 사람들은 이 비율이 4%에 불과했다. 부자들은 76%가 나쁜 습관이 인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으나 가난한 사람들은 9%만 그렇다고 대답해 나쁜 습관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을 보였다. 자녀 교육법도 달랐다. 자녀에게 성공하는 습관을 가르친다는 대답이 부자들은 74%였으나 가난한 사람들은 1%였다. 자녀에게 한달에 10시간 이상 봉사활동을 시킨다는 대답이 부자들은 70%였으나 가난한 사람들은 3%였다. 자녀들이 매달 2권 이상의 비문학 서적을 읽도록 격려한다는 대답이 부자들은 63%였으나 가난한 사람들은 3%였다. 부자들의 공통된 습관, 일찍 일어나고 매일 책을 읽고 TV를 멀리하고 할 일을 메모해두고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좋은 습관은 키우고 나쁜 습관은 버리려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것을 따라 한다고 반드시 성공하고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부자들과 가난한 사람들 사이에 이처럼 뚜렷하게 습관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은 부자 되는 습관이 부자가 될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부자가 되는 습관들은 곰곰히 살펴보면 부자가 되는데 확실히 도움이 된다. 일찍 일어나면 하루를 잘 준비하게 되고 할 일을 적어두면 할 일을 깜박하고 못하는 사태를 방지할 수 있다. 비문학 서적을 읽으면 경제, 사회, 과학 등에 대한 식견을 넓힐 수 있고 TV를 덜 보면 시간을 절약하고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워 적어두면 그만큼 목표를 거듭 상기하면서 달성하고자 하는 의욕을 다질 수 있다. 자녀에게 봉사활동을 시키는 것도 결국 봉사활동을 통해 사회를 배우고 체험하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경쟁이 치열해진 사회에서 성공하려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가치가 되는 일을 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체감하게 해주는 것이다. 부자 되는 습관, 3개월만 시도해 보고 인생이 어떻게 바뀌는지 경험해 보는 것은 어떨까.
가을을 알리는 처서가 내일인데도 살인적인 더위는 식을 줄 모른다. 연일 34-5도를 오르내리는 폭염특보는 숨을 멋게할 정도로 온 나라가 찜통으로 106년만의 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이런 더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학교는 금주부터 개학을 했다. 아침부터 푹푹 찌는 열기는 창문을 열어도 소용이 없다. 전기요금 폭탄에 아침부터 에어컨을 틀수도 없는 상황이다. 일기예보에 의하면 폭염은 금주 말이 되어서야 서서히 물러날 기미다. 여름방학이 끝나 개학인데도 날씨는 한 여름 못지 않게 여전히 무덥다. 방학을 다시 할 수도 연장할 수도 없는 현실이 더 난감할 뿐이다. 폭염에 대한 교육청의 지시나 대책은 아직 없다. 우리 학교만이 아니라 많은 학교가 오늘부터 개학을 한 것인데, 답답하다. 이러할 때 교육청의 도움이 절실한 것이다. 교육청은 현장지원 중심의 정책을 편다고 강조하면서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다. 폭염 속 수업은 당장 학부모의 민원이 나올께 뻔하다. 당장 실외는 수업은 못한다 하더라도 교실수업만이라도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니 더 어렵고 막막하다. 이같은 비상상황에서는 교육청의 지침이나 대책이 절싷하다. 그것도 발바빠르게 말이다. '폭염특보제 발령에 따른 조치상황 조사 보고'가 고작 오늘 관련공문이다. 특보에 따라 휴업을 할 것인가 아니면 단축수업을 하는가에 대한 조사다. 이것으론 폭염의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 폭염은 천제지변과 같은 재해다. 그래서 수업일수나 시수를 10% 줄일 수 있다. 단축수업이나 휴업은 부족한 수업일수나 시수에 대해 반드시 보충수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적으로는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래서 교육법 시행령의 융통성을 발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번 상황은 지난 메르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 때도 모든 권한을 학교장에 미루어 힘들었다. 폭염대책에 대해 암침부터 부장선생님들과 협의를 했다. 금주만이라도 단축수업보다는 아침시간을 앞당기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다소 시원할 때 수업을 하자는 것이다. 9시 등교보다 8시 40분부터 첫 수업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이다. 학교운영위원장과 어머니회장과도 사전 협의를 마치고 안내장과 문자를 발송했다. 정말 비상상황에 내린 궁여지책이다. 그러나 문제는 에어컨 사용시간이다. 현행 전기요금 누진제를 대비하여 최고전력 제어장치를 달아 순환적으로 운용되기에 학생들이 어느 정도는 더위를 견뎌야 한다. 사실 요즘과 같은 더위는 어른도 참기 어렵다. 모두가 이 고통을 함게 이겨야 하기에 더 걱정이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교육용 전기요금 누진제에 대한 논의도 정치권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지만 아직 구체적인 완화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참에 교육용 전기요금 전반에 걸쳐 완화책이 하루바삐 해결되었으며 한다. 그래야 학생들의 학습의욕도 다시 살아 수 있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우리의 교육정책은 후순로 밀렸다 흐지부지 사라자곤 하지만, 이번엔 확실히 바꾸어지길 기대한다. 그래야 교육 선진국다운 교육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날씨는 아직도 여전히 폭염이다. 이 폭염을 잘 넘겨야 시원한 바람을 맞이할 수 있고 시원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다. 올해는 유달리 더운 해였다. 작년에는 선풍기를 틀지 않고 살았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다고 하는 얼마나 더운지 알 수가 있다. 스리랑카의 관광객이 우리나라에 와서 이렇게 말했다. “한국이 왜 이리 더운지? 겨울이 언제 오는지” 묻더라는 것이다. 아마 스리랑카는 우리보다 여름의 온도가 10도 정도는 낮은 모양이다. 아무튼 견디기 힘든 여름을 잘 견뎌내는 선생님이 대단하다 싶다. 이제 방학도 끝나가고 있다. 2학기가 다가오면 일부이겠지만 새로 부임해서 오는 초임선생님도 계실 것이고 일부 이동하는 선생님도 계실 것이다. 임용고사에 합격해서 교육감의 사령장을 받고 학교에 부임하면 그 기분은 하늘을 날아갈 듯 좋은 것이다. 그 행복은, 그 기쁨은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부임을 하기 전에 여러 가지 다짐을 할 것이다. 그 중의 하나가 복장은 누구보다 단정하게 할 것이라고, 누구보다 일찍 출근할 것이라고, 누구보다 교재연구를 많이 하겠노라고, 누구보다 열심히 가르치겠노라고, 누구보다 학생들을 사랑하게 학생들에게 모든 것을 바치겠노라고 다짐하면서 부임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정말 아름다운 다짐이고 마음가짐이다. 다들 좋은 생각이다. 목민심서에 보면 목민관이 제배(除拜 : 사령(辭令)을 받으면서)를 하면서 다짐을 한 것을 볼 수가 있다. 임관 발령을 받아 처음에 재물을 함부로 나누어 주거나 써서는 안 되겠노라고, 저보(邸報)를 처음 내려보낼 때 그 폐단을 줄일 수 있는 것은 줄여야 하겠노라고, 부임할 때 여비를 국비로 받고서도 또 백성들에게 돈을 거두지 않겠노라고 다짐하며 부임한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마음가짐인가? 초임 발령을 받고 학교에 가서 나는 이런 것 해보겠노라고 하는 것 중의 하나가 학교의 물건을 사적인 물건처럼 함부로 쓰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것도 좋다. 전기도, 종이도, 물도, 학교의 모든 물건도 나의 것인 양 사용하지 않겠다고 하는 마음을 가지면 모든 것이 낭비로부터 멀어지게 된다. 또 하나 교무회의에서 전달되는 내용은 하나도 빠짐없이 메모해서 학생들에게 있는 그대로 전달하겠노라고, 뺄 것 빼고, 넣을 것 넣고 하지 않겠노라고 다짐하는 것도 좋은 마음의 자세다. 학교의 방침에 잘 따르는 선생님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고 효율성이 떨어지는 교무회의라는 생각이 들면 위계질서에 따라 바르게, 효율적으로 운영되도록 하기 위해 건의하겠노라고 다짐하는 선생님도 정말 좋은 선생님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학부모님으로부터 오해를 살 만한 행동은 자제하겠노라고, 아무리 어려운 일을 당하고 난감할 때가 생겨도 참고 견디겠노라고 다짐하는 것도 참 좋은 생각이라는 생각이 든다. 첫 부임을 하면 천국 같은 학교생활이 이루어지리라고 생각하면 큰코 다친다. 요즘은 많은 학부모님이 시어머니가 되고 시아버지가 된다. 엄청 스트레스를 받는다. 엊그제 신문을 보니 서울 모 지역의 일부 학부모가 바지를 입으면 치마를 입으라, 치마를 입으면 바지를 입으라고 하면서 간섭한다고 하니 정말 교직의 생활은 험난하기 짝이 없다. 이때 지혜로운 선생님은 지혜롭게 행동하며 잘 참고 견디는 것이다. 첫 부임을 앞두고 있는 선생님들은 제배(除拜 : 사령(辭令)을 받으면서)의 선생님이 되면 좋겠다. 경륜이 많은 선생님들께서도 첫 부임의 때를 생각하면서 제배(除拜)의 선생님이 되면 좋을 것 같다.
동유럽 7개국 여행기(중) 여행하면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출발 전 기대와 희망을 갖고 전문도서 탐독하기, 현지에서의 처음 맛보는 새로운 체험의 기쁨. 귀국 후 잔잔히 밀려오는 아름다운 추억 등을 떠올린다. 그런데 실제는 그게 아니다. 귀국 후 시차 적응에 시달린다. 13일간의 생활에서 다시 현실로 돌아오려니 신체리듬이 깨지는 것이다. 귀국 후 4시 기상이 이어지고 몸이 찌뿌둥하다. 그러나 여행 후 의무감도 있다. 명색이 리포터인데 여행 후기를 정리해야 한다. 또 그래야 여행이 마무리 된다. 아직도 정리 안 된 여행 가방은 거실에 펼쳐져 있는데 몸은 편히 누을 곳을 찾는다. 함께 여행했던 아내와 누님도 생활리듬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필자의 경우, 10일 이상 해외여행은 무리라고 보았다. 이제 12박 13일간 여행했던 동유럽 7개국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베스트 5를 꼽아보고자 한다. 각국에서 베스트 1을 한 개씩 뽑아도 되지만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다 보면 그래도 인상적인 것이 있다. 관광학도의 입장에서 그것을 뽑아 보려는 것이다. 성당이나 왕궁은 여러 곳을 보아서 그런지, 전문성이 없어서 그런지 머리에 콱 박히는 것이 없다. 첫째, 크로아티아의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이다. 이곳은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문화유산이며 16개의 호수와 계곡, 수많은 폭포의 향연이 펼쳐지는 자연관광지역이다. 공원 입구에 도착하니 매표소에 늘어선 줄이 100여 미터 이상이다. 세계적인 관광지임을 실감난다. 인솔자도 우리 팀이 대열레서 이탈되지않게 붙어 달라고 당부한다. 입구에 들어서니 멀리서 떨어지는 여러 개의 폭포수 줄기가 우리를 맞아 준다. 또 녹색과 에머랄드빛 호수도 바라다 보인다. 이곳이 석회암 지역이기에 이런 독특한 색깔을 띄는 것이다. 아직도 이곳이 기억에 남는 것은 호수에서 유유히 헤엄치는 송어도 그렇지만 하얀 물거품을 내며 흐르는 계곡물 소리다. 지금도 내 발밑을 ‘콸콸콸콸’ 힘찬 소리를 내며 내려간다. 관광자원은 시각과 청각이 합쳐질 때 기억이 오래 간다. 둘째, 슬로베니아 블레드 호수와 섬이다. 이곳은 중세시대 오스트리아, 헝가리 왕족들의 휴양지이다. 우선 호수가 오염이 되지 않아 맑다. 주위에 오염원이 전혀 없다. 이 섬에 가려면 플레트나라는 배를 타야 한다. 섬을 한 바퀴 돌아보는데 걸어서 20분이면 족하다. 성모 승천교회에서 소원을 빌며 타종을 할 수도 있다. 섬에서 브레드 성을 보며 기넘사진을 찍는다. 브레드 성(城)에 올라가서는 섬을 배경으로 촬영을 한다. 그러니까 깨끗한 호수와 섬, 호수 주위에 역사적인 성이 있으면 대표적인 자연관광자원이 된다는 이야기다. 셋째, 이탈리아 물의 도시인 베네치아의 수 많은 인파다. ‘베네치아’라는 말은 ‘올 테면 와 보라’ ‘계속해서 오라’는 뜻이라고 한다. 현지 가이드 고은경(45) 말에 의하면 하루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7만 명 정도라고 한다. 가장 커다란 광장인 성 마르코 광장과 성당에 그려진 모자이크 그림, 탄식의 다리, 카사노바의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모두가 유료 화장실이고 물건값은 비싸고 주요 건물은 대부분이 매장이다. 관광객 유치는 성공했지만 적정 인원 수를 초과한 관광객이 어느 정도 구매력을 발휘할 지 의문이 든다. 이곳에서 우리 가족은 곤돌라라는 배에 승선하여 베네치아 수로를 이용하여 탐방을 하였다. 이 배는 가격이 1억 5천만 원이고 제작기간만 6개월이 소요된다고 한다. 뱃사공 곤돌리에는 아무나 할 수 없고 대를 이어하는데 연봉이 1억이라는데 입이 벌어진다. 이들은 독특한 줄무늬의 티셔츠를 착용하고 있는데 관광객의 질문에 간단한 답변도 해 준다. 베네치아 수로의 깊이를 물으니 4미터라고 알려 준다. 이 곳에서 수상택시 3대를 이용해 단체 승선도 해 보았다. 넷째, 크루즈를 타고 둘러보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야경이다. 약 1시간 정도를 유람하는데 현지가이드가 부다 지역과 페스트 지역을 나누어서 죄우 야경을 설명한다. 규모 세계 2위인 국회의사당을 비롯해 왕궁, 자유 여신상, 엘리자벳 다리 등 주요 건물을 설명해 준다. 이것들은 그 다음날 낮에 실제 답사 기회를 가졌다. 야경만 잘 활용해도 관광객을 모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다섯째, 크로아티아 해안도시 스플릿에 있는 로마유적이다.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세계유산목록에 있는 이 유적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있었다. 로마 유적 중 보존상태가 가장 뛰어난 상태라고는 하는데 로마 유적에 현대인들이 상가(商街)를 이어서 짓고 호텔과 살림집을 함께 지은 것이다. 상식적으로는 고대 유적을 보존하고 복구를 해야 하는데 아직 국민들의 의식이 거기엔 못 미치고 있다. 해변에 야자수가있어 풍광이 좋고 로마시대 대성당 등 유적이 많아 관광객들은 몰려들고 있는데 유적 보전을 생각하니 안타까움만 더해간다.
삼복 더위 지나가니 여름도 다 지나간 느낌이다. 아침 저녁 공기가 훨씬 다르다. 새벽에는 얇은 이불이라도 덮어야 될 것 같다. 열대야는 거의 사라진 것 같다. 그렇다고 여름이 다 간 것은 아니다. 아직도 폭염은 계속될 것 같다. 그럴수록 건강에 유의해야 할 것 같다. 우리 선생님들은 나름대로 학교생활에서 지친 나머지 푹 방에서 쉬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을 수도 있겠고 해외바람이라도, 아니면 국내 바다나 산, 들로 찾아 휴가를 다녀왔을 것이다. 어느 정도 완전 방전된 에너지가 완전 충전으로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으리라 본다. 모든 선생님들이 자연, 산과 나무 그리고 새, 구름, 바람 등과 접하며 방학을 잘 보냈을 것이다. 그 중 나무로 인해 휴가를, 여름철을 잘 보낸 것 같다. 그 중 나무가 휴가를 보내며 휴식을 취하는데 많은 혜택을 주었다. 정말 고맙다. 산을 오를 때 나무를 기대며 숨을 고르기도 하고 다시 올라간다. 기댈 언덕이 있는 이는 행복하다. 특히 자연 중 나무에 기댈 수 있는 이는 더욱 행복하다. 그러면서 나무에 대한 감사를 모르면서는 사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정현종 시인의 ‘나무에 깃들여’라는 시를 조금 전 접했다. “나무들은/난 그대로 그냥 집 한 채/새들이나 벌레들만이 거기/깃들인다고 사람들은 생각하면서/까맣게 모른다 자기들이 실은/얼마나 나무에 깃들여 사는지를!” 이 시를 읽고 정말 고마움을 모르고, 감사의 마음을 잊은 채 나무를 무심코 바라보기만 했던 터라 부끄럽기도 하다. 여름을 이기게 해준 나무는 우리 모두에게 혜택을 주고 있다. 온난화현상을 막아주고 건강에 해로운 이산화탄소는 다 받아들이고 사람에게 이로운 산소를 마음껏 품어낸다. 이것 또한 당연한 것으로만 여기고 살아오지 않았는지 반성해 볼 일이다. 나무가 없었다면 작은 숲은 이룰 수 없다. 작은 숲이 모여 큰 숲을 이룰 수가 없다면 홍수의 피해도 많이 입었을 것이고 새들이나 벌레들의 안식처도 사라지게 될 것이며 사막과 같은, 광야와 같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으니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나무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도록 지도해야 할 것이고, 나무가 주는 유익을 기억해서 우리들의 어디서 어떻게 살아도 남에게 유익을 주는 弘益人間의 정신을 갖게 해 주어야 할 것이다. 어제는 집 주위의 한 그루 나무가 연분홍꽃을 피워 너무 보기 좋았다. 사진 한 컷을 하면서 봄을 알리는 매화, 봄의 벚꽃이 생각하게 되었다. 지글지글 끓는 가마솥과 같은 날씨 속에서도 꽃을 피우는 고마운 나무가 있다니! 참 고마웠다. 메마를 감성을 회복시켜주는 듯했다. 환경이 열악해도, 음지에서도 보랏빛꽃을 피우는 맥문동을 보면서 이들도 정말 자신의 할 일을 다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환경이 중요한 게 아니라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도 생각하게 되었다. 휴가의 休자도 사람인변에 나목 목자로 ‘사람이 나무에 기대어 쉰다는 뜻이라고 하니 나무에 기대에 쉬듯이 자연의 품에 안겨서 남은 방학을 마무리하면서 준비해야 할 것을 하나하나 챙겨보아야 할 것이다. 준비 없는 시작은 실수의 연발이 될 수밖에 없다. 준비가 있어야 진보가 있을 수 있다. 가르칠 준비, 교재에 대한 연구, 학생들의 면면을 보살피는 준비, 각 교실과 특별교실, 학교식당, 강당 등 하나하나 준비해야 할 것이다. 부서지고 망가진 것 고치고 바꿀 것 바꾸고 학생들이 새로운 마음으로 새 출발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만드는 준비도 함께 해나가야 할 것이다. 비행기가 오랜 거리를 비행하고 나서 공항에 도착하면 잠시간 쉼을 없는다. 과열된 엔지를 식힌다. 기름통에 기름을 주유한다. 각종 기기들을 점검한다. 이런 준비가 다른 사고 없는 새 출발을 예고한다. 특히 리듬이 깨져 있을 텐데 생활 리듬 회복을 위한 준비가 꼭 필요하다. 준비하는 선생님이길...
20년 이상 피운 담배를 끊은 지 십 년이 지났다. 그래서일까? 그 이후, 매년 건강 검진을 받을 때마다 모든 항목이 정상수치이다. 운동이라고는 말 그대로 숨쉬기 운동만 하는 내가 이렇게까지 건강하다는 사실에 놀라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건강에 이상 징후가 생기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년 전의 일이다. 갑자기 체중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심지어 퇴근하면 바로 쓰려져 자는 일이 많아졌다. 처음에는 일시적인 현상이라 생각하여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해 건강 검진 결과, 검사 항목의 모든 수치가 정상인보다 높게 나와 건강에 빨간 불이 켜졌다. 그리고 2차 검진 대상자로 분류되어 정밀검사를 받아보라는 의사 소견서를 받았다. 특히 혈당수치가 높아 당뇨가 의심된다는 말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검진 결과지를 들고 정밀검사를 위해 종합병원을 찾아갔다. 문제는 과로와 스트레스였다. 그리고 당뇨는 이미 많이 진행되어 약을 먹어야 한다는 의사의 진단이 나왔다. 우선 가장 좋은 해결책으로 의사는 꾸준한 운동을 추천해 주었으며 가능한 스트레스를 받지 말 것을 조언하였다. 운동과 스트레스? 평소 운동 그 자체를 좋아하지 않고 웬만한 일에 스트레스를 잘 받는 내가 의사의 조언을 잘 따를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그러나 이제 건강에 신경을 쓸 나이인 만큼 의사의 말을 그냥 무시할 수만은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나름대로 운동계획을 잘 세워 실천해 보려고 하였으나 매번 작심삼일(作心三日)이었다. 사소한 일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노력했으나 워낙 예민한 성격이라 쉽지 않았다. 아내가 헬스장에 다닐 것을 여러 번 권유했으나 시간이 없다며 방학 때 한다며 미뤘다. 그러나 그것 또한 지켜진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최근 들어, 혈당 수치가 떨어지지 않아 걱정하는 내게 아내가 제안했다. 그건 바로 운동이었다. 당뇨에는 운동만큼 좋은 것이 없다며 저녁을 먹고 난 뒤, 동네 초등학교 운동장 20바퀴를 함께 뛸 것을 아내는 제안했다. 그리고 며칠 운동을 한 뒤, 효과가 없으면 하지 않아도 된다며 나를 설득시켰다. 이 무더위에 운동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어 처음에는 완강하게 거절했다.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따라나서기는 했지만 그다지 마음이 내키지는 않았다. 사실 이곳에 산 지 여러 해가 지났지만,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졸업한 이래로 이곳 초등학교에 와 본 지도 오래된 것 같았다. 그 사이에 학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새로 지어진 체육관에 운동장은 잔디가 깔려 있었고 트랙 또한 말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운동장에는 열대야에도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었다. 간단한 스트레칭을 한 뒤, 천천히 운동장을 뛰기 시작했다. 날씨가 워낙 더워 계속해서 뛰는 것은 무리였다. 몇 바퀴 돌지 않아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었고 이마에서는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그래서 걷고 뛰기를 반복했다. 운동한 지 약 15분쯤 지났을까? 아내는 무리하지 말라며 쉬엄쉬엄할 것을 주문했다. 평소 운동을 좋아하지 않은 내게 행여 무슨 일이 생길까 걱정이 된 모양이었다. 그래도 이왕 시작한 운동인 만큼 아내에게 이런 일로 부담을 주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내 아내와 약속한 운동장 20바퀴를 돌았다. 그런데 지치고 힘들었지만, 기분은 그 이상이었다. 이제야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것 같았다. 마지막 몸풀기를 한 뒤 집으로 돌아가려는 순간,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남·여학생 여럿이 스마트 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운동장 쪽으로 걸어왔다. 내심 열대야를 피하고자 이곳을 찾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은 운동장 중앙 계단에 앉아 깔깔거리며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뒤, 2명의 남학생이 담배를 입에 물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노래를 부르는 것이었다. 심지어 두 남·여학생은 주위 사람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스킨십까지 하는 낯 뜨거운 장면을 연출하였다. 아이들의 이런 행동에 그 누구 하나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아이들이 모여 있는 그 자리를 피하기까지 했다. 하물며 하던 운동을 멈추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아마도 그건, 괜한 일에 나서 학생들로부터 봉변을 당하고 싶지 않은 마음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 아이들의 무질서한 행동으로 학교가 타락 장소로 전락하고 있다는 사실에 교사로서 화가 났다. 그래서 다가가서 일침(一針)을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에게 다가가려고 하자, 옆에 있던 아내가 내 팔을 잡아당겼다. 이와 같은 학생들의 불량행동을 보고 내가 그냥 지나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아내는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아내는 이런 일로 내가 스트레스를 받아 시작한 운동을 그만둘까 걱정이 되었던 모양이었다. 아내는 자신이 직접 해결하겠다며 나를 뒤로 밀치며 아이들 있는 쪽으로 다가갔다. 아내가 너무 자신 있어 하기에 아내의 말을 믿어보기로 하였다. 그리고 돌발 상황을 대비해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고 아이들이 있는 쪽을 계속해서 응시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조금 전까지만 해도 시끄러웠던 소리가 잠잠해졌고 담뱃불 또한 보이지가 않았다. 아이들은 하나둘씩 그 자리를 떠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떠나는 아이마다 아내에게 고개를 숙이는 모습이 어슴푸레 비춰졌다. 아이들을 해체시키고 난 뒤, 돌아온 아내는 마치 큰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온 개선 여장군처럼 보였다. 그런데 그 아이들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에 대한 내 질문에 아내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웃기만 하였다. 대답 대신 아내는 앞으로 내가 꾸준히 운동을 열심히 한다면 자연스럽게 그 답을 알게 될 거라며 여지를 남겼다. 그 이후, 아내로부터 답을 듣지 못했다. 그리고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중요한 것은 남편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특히 운동을 싫어하는 남편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일도 마다치 않는 아내의 진심 어린 마음을 알게 되었다.
순천동산여중(교장 조창영)는 8월 18일 오후부터 일본 후쿠오카시립 하코자키중학교 2학년 4명을 맞이하여 3박 4일 동안 가정 홈스테이와 1일 학교체험 학습, 순천지역 관광을 통하여 한국문화를 체험하는 한일간 국제교류활동을 실시하였다. 글로벌화 시대를 맞이하여 미래를 살아갈 학생들에게 한일 상호간 이웃 나라의 중요함과 상호이해를 통한 평화의 세계를 만들기 위하여 '상호 존중과 배려'하는 자세를 갖도록 하기 위하여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올해는 두 번째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이 교류는 일본에서는 하코자키중학교 교구의 주민이 주체가 되고 한국에서는 순천동산여중이 주체가 되어 지역간의 교류를 도모하고 장차 학생은 물론 학부모에 이르는 교류까지 고려하고 있다. 이같은 교류는 전 후쿠오카한국교육원장을 역임한 전 순천동산여중 김광섭 교장의 노력으로 성사된 것이다. 19일(금) 오전 9시 전교생이 모여 일본에서 온 학생들을 환영하는 행사를 가졌으며, 이번 교류에 참가한 중학생 4명은 4차례의 사전학습을 통하여 배운 서툰 한국어로 자기소개를 하여 참여한 중학생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학생들은 의사소통이 어려운 가운데 6교시까지 교실에서 함께 수업에 참여하면서 타인과 소통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이며, 남을 이해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가를 몸으로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인솔한 니무무라 카즈아키(53세)교장은 30년 전 대학생 시절 한국을 처음 방문하였고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다. 이번 방문을 통하여 " 한국인의 따뜻한 마음과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는 것에 감동을 받았다"면서, 지금 시작하는 교류가 10년, 20년 후 성인이 되었을 때 매우 중요한 것이 될 것으로 믿는다" 면서, 조창영 교장의 안내를 받아 아랫장 야시장에서 김치, 파전 등 한국 전통 요리를 맛보고 "일본에서 먹은 김치와는 맛이 완전히 다르고, 한국인의 활동에서 활기를 느낀다"고 방문 소감을 밝혔다. 한편, 20일 일본 방문단은 순천만습지와 낙안읍성에서 한국의 자연과 문화를 체험하였으며, 뿌리깊은나무박물관에서는 한국의 의상을 입어보고 신기함을 나타냈으며, 오후에는 시내 상가에서 쇼핑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내년 1월에는 하코자키중학교를 방문하여 홈스테이와 학교체험 학습을 할 예정이다. 조창영 교장은 "미래사회는 지구촌이 하나의 삶의 무대가 될 것이므로 세계 여러 지역에 많은 친구들을 사귀는 것이 중요한 자원이 될 것"이라면서 본교 학생들도 지금부터라도 세계 학생들과 소통하기 위하여 노력하여 줄 것을 당부하였다.
얼마전 알파고가 이세돌을 4 대1로 기세 좋게 꺾었을 때, 우리는 놀라움을 넘어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인공지능(AI)이 몰고 올 대변화에 공포심마저 느꼈다. 누구는 ‘알파고’의 존재를 인간의 1000년 역사를 단번에 허무는 ‘괴물’이라고까지 표현했다. 실제로 이미 AI는 의료, 자동차 분야를 넘어 법조계와 언론의 영역에서까지 인간 대신, 인간보다 수천 배는 빠르고 정확하고 편리한 존재로 확산되고 있다. 인간의 절대영역이라고 생각했던 바둑의 세계에도 거침없이 들어왔고, 인간의 마지막 영역인 감성과 창조 능력에까지 도전해 가고 있다.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과 과제를 던진 AI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포켓몬고가 나타났다. 포켓몬고가 만들어낸, 실제 현실에 가상적인 사물이나 정보를 합성해 마치 현실에 존재하는 사물처럼 보이게 만드는 증강현실(AR)에 사람들은 열광하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만 정식 출시됐지만 하루 수천만 명이 포켓몬고에 매달리는 상황이다. 포켓몬고에 열중한 나머지 각종 사고가 일어나자 급기야 일본 닌텐도사가 특별 주의사항을 발표했다. 올림픽 기간 중 판매를 시작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관광객과 선수들이 길거리에서 포켓몬고에 열중하면서 스마트폰을 강탈당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지도를 제공하지 않아 출시되지 못한 우리나라에서도 속초 등 일부 지역에서 해당 애플리케이션이 실행되면서 인파가 몰리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포켓몬고가 활용한 증강현실이 사람들을 다른 차원의 문화 세상으로 이끌고 있다. 나아가 증강현실이 도로의 신호등이나 표지판도 필요 없는 세상을 만들지도 모른다. 당장 포켓몬고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기존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알고리즘의 특성상 포켓몬을 얻기 위해 사람들은 이제 가만히 앉아서 스마트폰만 조작하지 않는다. 실제 현장을 가야 하고 좀 더 희귀하고 강력한 포켓몬을 얻기 위해서는 더 먼 곳으로 이동을 하게 된다. 그러므로 관광과 건강으로 이어진다. 포켓몬 같은 익숙하고 인기 있는 캐릭터를 활용한 애플리케이션이 더 많이 나오고 그것이 다양한 현장과 결합한다면 이는 단순한 흥미 차원을 넘어 관광과 건강 증진, 나아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의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이미 그런 조짐이 보인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인공지능도, 증강현실의 포켓몬고도 그 기반은 컴퓨터이고, 출발은 게임이라는 사실이다. 사회적으로 보면 게임은 다른 문화나 오락과 상이한 측면이 있다. 모든 문화가 산업과 결합하면 거의 무조건으로 긍정적인 효과와 이익을 낸다. 그러나 게임은 그것이 크든 작든 마이너스 효과를 동시에 안고 있다. ‘중독성’ 때문이다. 그래서 게임을 이야기할 때마다 산업성과 부작용은 서로를 과장하고 서로 충돌한다. 게임의 개발과 생산을 강조하는 산업은 게임이 가진 경제성, 경제적 파급 효과, 시장의 규모, 콘텐츠의 활용성 등에 초점을 맞춘다. 당연히 기본적으로는 어떤 규제에도 반대한다. 반면 게임의 부작용과 피해를 강조하는 교육계와 가정에서는 과몰입에 따른 병리현상을 먼저 걱정한다. 그러니 소비에 대한 규제도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규제의 당위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통계를 내고, 그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얼마인지 이야기한다.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심야게임을 금지하는 ‘셧다운제’도 그래서 나왔다. 여기에는 게임은 ‘도박’과 비슷하고, 인간은 그것에 가장 유혹당하기 쉬우며, 한번 빠지면 좀처럼 빠져나오기 어렵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실제 게임에 이 같은 속성이 있는 것도 사실이며, 게임이 도박과 결합하는 사례도 있다. 어쩌면 이 둘 사이에서 게임은 본래의 가치나 역할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바로 ‘문화로서의 게임’이다. 알파고와 포켓몬고에서 보듯 이제 게임은 단순한, 잘못하면 과몰입에 빠지는 오락의 차원을 넘어섰다. 게임이야말로 21세기 디지털 세대의 가장 익숙한 문화와 여가의 양식이며, 창의적 상상력과 기술로 영역 확장 가능성이 무한한 미래이다. 게임은 인간의 사고를 확장하고 활동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현실과 게임이 하나로 결합해 새로운 현실을 창조한다. 이를 아날로그 세대라고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인식을 바꾸고 게임을 문화 양식으로 접근할 때, 이분법이 아닌 게임 문화의 공감대가 만들어지고, 새로운 게임 생태계도 조성될 수 있을 것이다. 게임산업의 발전이 오로지 경제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융성과 연결되고, 게임을 즐기는 것이야말로 ‘문화가 있는 삶’이 된다. 그렇게만 된다면 게임은 인문과 예술과 기술이 자유롭게 만나고, 서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다양한 문화로 나아갈 것이다. 놀이는 인간의 본능이다. 또 놀이만큼 인간을 아름답고 열정적으로 만드는 것도 없다. 문화와 예술도 놀이에서 시작됐다. 그 놀이가 감각적이고 자극적인 쾌락만을 추구하지 않는다면, 인류의 공동선과 소중한 가치를 담고 있다면 공자의 말처럼 그것을 즐기면서 배우고 익히고 행하는 것이야말로 최고가 아닌가. 알파고와 포켓몬고가 이미 그것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공자도 아무리 좋은 것이라고 해도 지나친 것은 모자람만 못하다고 했다.
요즘 대졸자의 취업난이 어느 때보다 어렵다. 그래서 3포가 아니라 7포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사상 최악의 청년실업은 우리 사회를 더욱 암울케 하고 있다. 정부나 국회는 청년 일자리 창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그 실효성은 없다. 정말 답답하다. 일이 있어야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 기를 수 있다. 생계가 보장이 안 되니 무슨 희망과 꿈이 있는가? 이러한 답답함과 막막함을 이기지 못하고 목숨까지 스스로 끊은 사람도 있다. 문제의 근원은 모든 학교나 학생들이 대학입학으로 집중되어 있는 데 문제가 크다. 물론 교육 수요자인 학부모의 요구도 문제이지만 국가차원의 인력배치를 위한 교육제도 개혁이 필요하다. 먼저 대부분의 선진국을 보면, 우리나라처럼 대학 진학률이 높지 않다. 그만큼 대학 졸업자에 대한 매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대졸자와 고졸자의 임금이나 승진의 차는 엄청나다. 그래서 좋은 대학에 가야 좋은 직장을 얻을 수 있고, 좋은 배우자와 결혼할 수도 있다. 한 마디로 대학이 곧 인생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인이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목을 매는 것이다. 얼마 전 교육부 관료의 “민중은 개 · 돼지와 같다”는 망언으로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 지식인까지 그렇게 인식하고 있으니 말이다. 정말 잘못된 우리의 교육제도다. 이젠 손을 봐야 한다. 전체적인 틀을 고쳐야 한다. 그래야 모두가 평등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 교육부는 조기 취업을 위한 특성화 고등학교를 실무중심 교육으로 개혁안을 내놓아 관심이 높다. 소위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는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 학교다. 학생들은 2학년 때부터 일주일에 3일은 학교, 2일은 기업에서 교육을 받으며 이론과 현장실무를 배우는 방식이다. 현장교육을 통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능력 있는 인재를 채용할 수 있어서 좋을 뿐 아니라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을 다시 가르쳐 하는 연수 비 까지 줄일 수 있다. 또한 학교는 졸업생들의 취업난에 도움이 된다.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는 지난해 9개교, 503명의 학생이 참여했던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는 현재 전국 60개교, 2674명의 학생으로 확대됐다. 정부는 내년에는 참여 규모를 200개교, 7000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우리는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좋은 직장을 얻고 당당히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외국인들의 모습이 부러울 때가 많다. 굳이 대학진학을 고집하지 않은 이유를 알 수 있다. 그래야 교육에서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 원하는 진정한 진로교육이고 이러한 사회적 기반을 하루빨리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법률 근거 미흡해 훈방조치 태반 ‘자식 이기주의’ 풍토 바로잡아야 교육계만으론 장기적 교육성과 한계 지역사회 하나로 묶기 위해 노력 인성은 공동체 유지시키는 원동력 ‘인문교육’과 접목한 인성교육 추진 교육은 교사의 열정·헌신으로 완성 밝은 미래 위해 사명감 가져주길 "심각한 교권침해에 대해서는 엄격한 처벌 기준을 마련해 학교에서는 결코 폭력이 용인될 수 없다는 공감대를 이루는 게 중요합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학부모들의 자식 이기주의와 경쟁 위주의 입시교육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사회환경을 바꿔야 합니다." 우동기(64·사진) 대구시교육감은 18일 본지와의 서면인터뷰에서 교권침해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이 같은 소신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그는 자녀 연령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학부모 교육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내 아이만’이 아닌 ‘우리 아이들’을 위한 교육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가져야 학교 교육에 대한 협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우 교육감은 우리 교육의 미래를 희망적으로 내다봤다. 대구 교육의 침체기를 극복하고 올해 교육청 평가 5년 연속 1위를 성취하는 과정에서 교원의 우수성과 열정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는 현장교사들에게 "교육의 완성은 결국 선생님들의 열정과 헌신에 의해 이뤄진다"며 "밝은 미래를 위한 교육의 맨 앞에 서 있다는 것을 항상 생각해달라"고 당부했다. ―시·도교육청 평가에서 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비결이 있나. "지난 2009년에는 꼴찌 수준이었는데 점점 순위가 올라 2012년부터 계속 1위를 하고 있다. 사실 교육계만의 노력으로는 장기적인 성과를 거두기 힘들다. 그래서 처음부터 교육을 중심으로 지역사회를 하나로 묶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5년 연속 1위는 대구교육계와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낸 것이다. 그래서 더 자랑스럽고 감사하다. 처음에는 참 힘들었다. 행정시스템을 완전히 뜯어고치고, 의기소침해있던 교직원의 분위기를 되살리는 한편, 바닥으로 떨어져있던 교육에 대한 지역의 신뢰도 얻어야 했다. 당연히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고 거부감도 심했다. 설득하는 데 애를 많이 먹었다." ―올해 역점 추진사업은 무엇인가. "역점 사업은 3가지다. 첫째는 인문소양교육을 통한 실천중심 인성교육이다. 학생들의 정서적인 감화를 높여 실천으로 잘 연결되도록 하려는 의도다. 대구의 대표 인문교육 정책인 ‘인문도서 100권 읽고, 100번 토론하며, 1권 쓰기’를 인성교육과 연결하고 인성 연극, 드라마를 도입하는 등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방법을 계획하고 있다. 둘째는 협력학습 중심의 교실수업 개선이다. 협력학습을 통해 학생들이 자존감을 갖고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수업이 되도록 바꾸는 것에 역점을 두고 있다. 셋째는 학부모들의 자녀교육 역량 강화다. 가정의 교육기능 회복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전국 최초로 학부모 역량 계발 교육과정과 자녀교육서를 개발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성교육을 특히 강조하고 있는데. "인성이 당장의 대학입시나 경제적 효과 창출에 기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적 안목에서 보면 공동체를 존재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그래서 교육은 ‘인성’에 주목해야 한다. 요즈음 학생들에게 필요한 인성역량은 회복탄력성이다. 회복탄력성은 시련과 실패를 발판 삼아 더 높이 튀어 오르는 마음의 근육 같은 것을 말한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대부분 회복탄력성도 높기 때문에 우리 학생들을 긍정적인 어른으로 성장시켜야 한다. 인성교육을 실천하는 학교문화 조성을 위해 권역별 컨설팅과 교원 연수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매년 100인의 전문가를 양성해 컨설팅 인력풀을 구축하는 ‘인성교육 전문가 100인 양성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특색사업으로 인문교육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역점 활동은 무엇이고 어떤 성과를 거두고 있나 "2014년부터 초·중등 12년 동안 인문학 관련 책 100권을 읽고, 100번 토론하며, 1권의 책을 쓰는 ‘100-100-1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를 기초로 인문 관련 동아리 운영, 인문정신 수업방법 및 자료 개발, ‘토론 어울마당 및 학생 책쓰기 축제’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왔다. 2014년 9월에는 교육부 요청으로 대구교육연수원에 인문소양교육지원센터를 개소하고 우리 교육청의 인문교육 정책을 전국의 교사, 학생들과 공유하고 있다. 인문교육은 인간이 중심이 되어 나는 누구이고, 무엇을 할 것이며, 어떻게 살 것이냐는 질문 속에서 인간의 성장을 돕는 데 의미가 있다." ― 학부모교육을 강조하는 이유는. "학생들의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부모의 변화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부모의 가치관이 바로 서지 않으면 좋은 교육정책을 아무리 쏟아 내도 실현되기 어렵다. 우리가 무언가를 ‘제대로’ 해보려 할 때 교육부터 열심히 받듯이 좋은 부모, 지혜로운 학부모가 되는 데도 교육이 필요하다. 2012년 2학기부터 모든 학교를 ‘학교평생학습관’으로 지정하고 학부모교육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교육과정과 교과서, 500여명의 강사까지 대구의 학부모교육 인프라는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내 아이만’을 위하는 교육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을 위한 교육이 답이다. 학부모들의 업그레이드 된 자녀교육 역량이 학교교육 활동에 대한 적극적 참여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대구시교육청은 기본과정과 심화과정으로 구성된 학부모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각 과정은 자녀의 학교급에 따라 총 8단계로 이뤄져 있다. 또한 학교에 못 오는 학부모를 위한 ‘찾아가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전국적인 명사나 학부모교육 강사의 강연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TBC 제3교실’로 검색하면 시청할 수 있다. ―갈수록 교권침해가 심각하다. 교육청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대구의 교권침해 건수는 2012년을 기점으로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학생과 학부모의 교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이유도 있지만 교권보호 종합대책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변호사, 상담사, 퇴직교원, 전문직으로 구성된 ‘교권119’를 운영 중이며, 에듀힐링 연수를 확대하고, 매년 교권보호 사례집과 리플릿을 제작·배부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교육부의 교원치유지원센터 시범 운영 공모에 선정돼 ‘에듀힐링센터-휴(休)’를 구축했다. 상담교수 인력풀을 구성해 어디서나 전문가에게 상담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교원 사기 진작을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학교 현장의 미담 사례를 발굴해 ‘아름다운 선생님’ 인증패를 수여하고, 매년 스승의 날에는 교사들에게 경력 주기별 공로증서를 준다. 또한 대구교총회장배 교원체육대회 등 행사도 지원하고 있다." ―교총은 교권보호법을 개정해 처벌을 강화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학부모들이 ‘내 자식’만을 기준으로 학교를 평가하는 한 교사 폭행 사건은 끊임없이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폭행 등의 심각한 교권침해 사안에 대한 엄격한 처벌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는 법률적 근거가 미흡해 단순한 훈방 조치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엄격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 사회 전반적으로 학교 안에서의 폭력은 용서하지 않는다는 공감대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 장기적으로는 꾸준한 홍보를 통해 학부모들의 ‘자식 이기주의’와 경쟁 위주의 입시교육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사회 환경을 바꿔 나가야 한다." ―지방교육재정 악화로 학교살림에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해법이 무엇이라고 보나. "최근 경기 침체로 세수가 감소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교부액이 줄었다. 그러나 누리과정비, 교육급여 등 교육복지비와 학생안전사업 등 재정수요는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재정효율화를 통한 예산절감, 정책사업 우선순위 조정, 학교용지일반회계부담금 미상환액의 전입금 확충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지방교육재정이 근본적으로 안정되기 위해서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비율 상향 조정 등 국가 재정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현장 교원들에게 하고 싶은 격려나 당부의 말씀은? "먼저 대구의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기존의 관행을 벗어나 새로운 시스템과 정책을 시도할 때, 현장 선생님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전국의 선생님들께도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교육은 불확실한 미래 사회에 주도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사명이 있다. 시·도교육청들이 저마다 노력하고 있지만, 결국 교육의 완성은 교실에서 선생님들의 열정과 헌신에 의해 이루어진다. 나는 대구교육이 침체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선생님들의 우수성과 열정을 경험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 교육은 분명히 희망적이다. 밝은 미래를 위한 교육의 맨 앞에 선생님들이 서 있다는 것을 항상 생각했으면 좋겠다."
폭염 속에 개학한 학교들이 찜통교실에 몸살을 앓고 있다. 전기료 폭탄을 맞을까봐 교실마다 층마다 에어컨을 번갈아 돌리는가 하면 점심시간에는 아예 가동을 멈추는 등 고육책을 동원하고 있다. 30도를 넘나드는 교실에서 교사, 학생들의 수업이 제대로 될 리 없고 무기력증, 두통 등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찜통교실 문제는 불합리한 교육용 전기요금체계에 기인한다. 현행 교육용 전기요금은 1년 중 전력 사용이 가장 많은 날 하루의 사용량을 기준으로 기본요금을 매긴다. 이 때문에 연간 사용량이 고른 산업용보다 교육용 전기료가 17%나 비싸고 심지어 누진제가 적용되는 주택용보다도 높다. 그래서 많은 학교들은 최대전력관리장치를 설치해 기준 이상의 전력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통제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기본요금이 더 높아져 전기료 폭탄을 면하기 어려워서다. 일부 학교는 교실마다 에어컨 당번까지 정해 스위치 단속까지 한다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땀을 줄줄 흘리는 학생들에게 절약만 강조하는 꼴이다. 여름만 문제가 아니다. 이런 요금체계로는 다가올 겨울 ‘냉장고교실’ 또한 재연될 게 뻔하다. 지난 4월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르면 2014년 찜통교실을 운영한 학교가 2910개교, 냉장고교실은 4685개교에 달했다. 교육용 전기료 부과체계를 근본적으로 수술해야 한다. 우선 과도한 기본요금 부과방식부터 개선해야 한다. 또한 교육의 공공성을 감안하면 산업용 이하, 농사용 전기요금 수준으로 단가도 낮춰야 한다. 전기사업법 개정 등에 정부와 국회가 함께 나서야 할 이유다. 세계 11위 경제대국, 복지예산 100조원의 대한민국에 찜통·냉장고 교실은 부끄러운 민낯이다. 가장 기본적인 수업 환경조차 제공하지 못하면서 무상 교육복지를 외치는 건 모순이다. 이번에야말로 학교의 과도한 전기료 부담을 해소하는 특단의 인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교육부가 자유학기제와 2015 개정교육과정의 현장 착근을 위해 교원 양성과정 개선계획을 17일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자유학기제의 질적 변화를 담보하는 교실 수업 및 평가방식의 개선과 새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한 시스템 구축에 초점이 있다. 현행 교육과정은 크게 교과학습과 창의적체험활동(창체)으로 이뤄진다. 교과학습의 설계도인 교육과정의 변화와 창체의 실효성을 감안한 자유학기제의 도입은 이를 현장에서 추진해야 할 교사의 자질과 능력의 변화를 요구한다. 또한 새 교육과정은 학생참여 중심 수업과 과정중심 평가 시스템의 정착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지식정보 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을 갖춘 인재 육성에 방점을 두고 있다. 그런 면에서 양성과정의 교직과목과 교과교육과목에 다양한 수업 실현, 과정중심 평가방법, 진로교육, 융합교육, 창의적 체험활동 등을 확대·신설한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다. 예비교사들이 자유학기제를 접할 수 있도록 수업지원단을 구성하고 교육봉사활동 시간을 확보한 것도 현실적인 조치로 보여진다. 다만 예비교원 양성시스템의 정착은 결국 교원 임용시험 제도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이번 계획에 구체적인 임용시험 개선방안이 빠진 것은 실효성에 의문을 낳게 한다. 또한 교육부가 교원양성 시스템을 선도하는 대학에 예산을 지원해 조기 정착에 나서겠다는 것도 현장의 우려를 사고 있다. 논란이 끊이지 않는 대학 재정지원사업의 전철을 밟거나 자칫 예산을 받기 위한 문서상의 변화에 그칠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교수진 확보와 충분한 연수 등 준비가 필요하다는 대학 측의 요구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시스템의 변화는 공문이나 계획서 시달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교원양성기관과의 충분한 공감대 형성과 내실화를 위한 지원에 달려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현 정부의 교육정책 중 ‘선취업, 후진학’ 제도가 있다. 이를 통해 고교 취업을 활성화하고 평생교육에 물꼬를 트려는 취지다. 그 일환의 사업 중 하나가 바로 최근 갈등을 빚고 있는 평생교육단과대학 신설이다. 배움의 기회를 얻지 못하고 사회생활을 먼저 시작한 이들에게 평생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이 사업을 놓고 대학 사회에서 찬반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재직자 전형 홀대하는 주요 대학들 사실 세계적인 명문대학들은 선취업, 후진학 학생을 위한 평생교육에 일찌감치 앞장선 상태다. 그러나 서울대, 이화여대 등 국내 주요 대학은 현재 마련돼 있는 재직자 특별전형(정원 외 선발)제도조차 활용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이는 전문계고를 졸업한 뒤 직장을 다니다 직무능력 향상 등을 위해 대학에 진학하려는 이들에게 기회균형이란 취지에서 2009년 도입됐다. 문제는 상위권 대학일수록 이 제도를 활용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다. 교육부가 최근 2017학년도 대학별 재직자 전형 모집 인원을 조사한 결과, 서울 지역 주요대학 34곳 중 서울대, 연세대, 성균관대, 서강대, 이화여대 등 9곳은 재직자 전형 인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SKY’ 대학 중에서는 고려대가 유일하게 10명을 뽑기로 해 체면을 유지했다. 서울대는 학부 정원이 3136명으로 묶여 있어 정원 외 입학을 늘리려고 안간힘을 쓰면서도 재직자 전형으로는 제도 시행 이후 단 한 명도 뽑지 않았다. 이화여대도 지금까지 재직자 전형으로 선발한 인원이 없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이 평생단과대학 신설이었지만 논란만 불러일으키고 말았다. 전문가들은 주요 대학이 기득권을 버리고 100세 시대에 맞게 평생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노르웨이는 대학 신입생 중 25세 미만 비율이 노르웨이는 38%에 불과한 데 비해 한국은 89%(2013∼2015년)에 달한다. 55∼64세의 고등교육 이수율 기준으로도 한국은 17%에 불과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이다. 사실상 평생교육 후진국임을 보여주는 수치다. 세상은 급변하고 있다. 그것도 단순히 순서적 개념의 4차 산업혁명이 아니다. 변화들이 한꺼번에 들이닥치는 ‘다중 변화의 시대’가 될 거란 전망이다. 기업도 개인도 극도의 불확실성에 직면할 게 뻔하다. 유연한 교육, 유연한 재교육 말고 다른 방도가 없다. 그래서 교육에서 혁명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 대학이 평생교육의 문호를 여는 것은 세계적 추세다. 하버드대와 옥스퍼드대도 익스텐션스쿨과 해리스맨체스터대라는 평생교육 성인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유연한 교육체제로 미래사회 대비를 세계는 이미 교육의 질적 수월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기회의 평등을 드라마틱하게 확대시키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학위’의 치맛자락만 부여잡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대학의 권위는 ‘학위’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교육의 질’에서 나와야 한다. 평생교육 서비스는 대학의 본교육과 담장을 쌓고 차별하는 방식이 아니라 대학 교육의 모든 것을 공개하고 공유하는 것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규 입학생뿐만 아니라 졸업생, 고교생, 직장인, 은퇴자 등 다양한 비정규학생들이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도록 체제가 구축돼야 한다.
학교에서 부장교사는 관리자와 평교사의 연결고리로서 각종 업무 추진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학부모들이 관리자나 담임교사에게 말하기 어려운 부분을 듣고 의논하는 소통 창구가 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부장교사가 업무 처리를 잘 하고 교육 공동체 간 관계를 원만하게 만들면 학교는 한결 편하고 부드러워진다. 반대로 부장교사가 업무 파악을 잘 못한다거나 심지어 일을 어렵게 만든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관리자, 학생, 교사, 학부모, 그리고 지역사회에까지 미치게 된다. 나보다 우리, 학교를 생각하는 자리 학교의 허리로 중책을 맡고 있는 부장교사들은 그만큼 교직생활이 녹록치 않다. 아침에 먼저 출근하고, 저녁에는 늦게까지 하루 일과를 정리하느라 늦은 퇴근이 잦다. 일과 중에는 관리자와 누구보다 많이 의논을 하고, 크고 작은 협의회에 수시로 참여해야 한다. 퇴근 후나 주말에도 학교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부장교사들은 직원 협의회에서 교사들의 업무 처리와 헌신에 대해 존중하고 배려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도 노력한다. 조직이 원활하게 돌아가기 위해서는 서로 협력하고 힘을 북돋아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장의 무명교사들이 묵묵히 교단을 지키듯 부장교사들도 누가 알아주기를 기대해서 소임을 다하는 것은 아니다. 선배 교사로서 좀 더 학교 전체를 바라보며 문제점을 보완하거나 업무 처리에 솔선하려는 사명감과 자발성의 발로일 뿐이다. 경력 20년이 되다 되니 내 문제보다는 학교 문제, 개인의 문제보다는 우리의 문제를 고민하고 나눔에 앞장서야 함을 절감하기도 한다. 하지만 부장교사로서 이런 경험과 생각을 다른 부장교사에게 강요하거나 후배들에게 무용담처럼 들려주고 싶지는 않다. 단지 나의 부장관(觀)일 뿐, 매뉴얼이 될 필요는 없다. 살다보니 내 자랑을 하거나 남을 깎아내리기보다는 동료, 후배 교사들의 모습을 본받고 칭찬하며 고마워하는 것이 교사로서 성장하고 유대를 강화하는 길임을 깨닫게 됐다. 부장교사는 중견 교사로서 축구경기로 따지면 미드필더라는 생각이다. 가장 많이 뛰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골을 넣으려는 욕심을 앞세워서는 안 된다. 공격수가 득점을 하도록 돕고, 득점이 되면 가장 먼저 달려가 축하를 해주는 자리여야 한다. 실점을 하지 않도록 수비에도 적극 가담해야 하고, 실점이 되면 수비를 위로하고 자신의 실책은 없는 지 반성해야 한다. 학교의 ‘미드필더’로 긍지 살려줘야 그리고 기회가 되면 팀의 승리를 위해 골을 넣되, 그 골은 팀플레이로 만들어 낸 것으로 돌리고 팀의 승리를 동료들과 나눠야 한다. 무명교사처럼 부장교사 역시 맡은 바 책무를 잘 수행한다고 해서 특별히 알아주는 이는 없다. 그저 묵묵히 일하며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교육 구성원을 존중하고, 아이들을 믿고 아끼며 가르치는 순간에서 행복과 보람을 느낄 뿐이다. 무명교사와 더불어 전국의 무명 부장교사들이 학교를 지탱하고 있는 한 우리 교육은 조금씩 발전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길로 나아가리라 믿는다. 갈수록 교단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지만 그럴수록 긍지만큼은 잃지 않도록 뜨거운 격려를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폭염 속 비싼 요금에 제한 냉방, 단축수업 전전긍긍 교총, 각 정당에 인하 촉구…여야 ‘인하’ 모처럼 한목소리 “오늘 개학했는데 내일까지 이틀 연속 단축수업입니다. 학생들이 등교하는 시간에 이미 30도를 찍는 폭염에서 온종일 냉방하기에 예산이 부족하거든요.” 18일 오후 1시 쯤 서울 강남 소재 A고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행정실 직원은 씁쓸한 입맛을 다셨다. 학생들은 단축수업을 하고 교실은 텅 비어 있었다. 대입 준비를 위해 자율학습을 신청한 일부 고3 교실에만 냉방이 정상가동돼 26~28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학생들은 시원한 교실보다 정상수업을 못하는 것에 아쉬움을 보였다. 김 모 군은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시간을 낭비할 수 없어 자습에 남았다”며 “텅 빈 학교에 일부 학생만 남아 자습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일분일초가 아까운 상황이라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행정실 관계자는 “서울 중심지 학교에서 냉방을 제대로 못한다는 게 의외일 수 있지만 대입 준비를 위한 수업보다 월 1000만원까지 부담하는 전기요금 폭탄이 더 두려운 것이 현실”이라면서 “물론 냉방이 잘 이뤄지는 학교들도 있지만 그 곳 역시 기본운영비만으로는 쉽지 않고, 다른 사업을 줄이거나 체육관 주민대여 등 수익을 통해 겨우 할 수 있다”고 털어놨다. 서울 B중은 개학 일을 다음 주로 맞추기 위해 다른 학교보다 방학을 늦게 한 경우다. 전기요금을 걱정 하느니 차라리 더위가 한 풀 꺾인 뒤 개학하는 게 낫다는 교장의 ‘심리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B중 교장은 “거의 매일 폭염경보가 내려지는 상황 속에서 전기요금을 걱정하고, 또 학생들의 건강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생길까 고민하느니 아예 속 편하게 개학을 늦추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며 “하루빨리 교육용 전기요금이 인하돼 쾌적한 환경 속에서 교육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달 중순 속속 개학에 들어간 일선 학교는 냉방으로 인한 전기요금 걱정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학교들은 순차적 냉방, 점심시간 에어컨 가동 중단 등 온갖 고육책을 다 동원하고 있지만 학교운영비 내에서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사정이 이런 데는 전기요금 산정체계 상 교육용 전기료가 산업용, 주택용보다 기본요금이 높게 부과되고 있기 때문이다. 1년 중 최대 전력을 사용한 날을 기준으로 기본요금이 정해지다 보니 상대적으로 매우 불리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실제로 국회 교문위 안민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기준 교육용 전기료 단가는 kW당 129.1원으로 산업용 106.8원보다 21%나 비쌌다. 게다가 교육용 전기요금은 꾸준히 인상돼 최근 7년간 45.6%나 올라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불합리한 요금으로 인한 찜통교실 문제는 16일 국회 교문위 전체회의에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여야 의원들은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교육용 전기요금의 획기적 인하를 거듭 주문했다. 특히 정치권은 한 목소리로 교육용 전기요금 인하를 연일 강조하고 있다. 새누리당과 정부는 전기요금 개편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18일 1차 회의에서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비롯해 산업용, 상업용, 교육용 전기요금 전반에 대해 문제점을 살펴보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주형환 산업통산자원부 장관은 “주무장관 입장에서 많은 국민들이 전기요금 부담 걱정을 안고 있는 것에 매우 송구스럽다”며 전기요금체계 전반에 대해 근본적인 개편을 마련하겠다“고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다. 야권도 전기요금 체계의 전반적인 개혁을 주문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17일 전기요금개선TF를 발족했고, 국민의당은 주택용 전기요금 외에 교육용 전기요금 체계까지 개편할 것을 요청했다. 한국교총은 이미 지난 6월 각 정당에 교육용 전기요금 인하를 건의한 바 있다. 당시 교총은 전기사업법 개정을 통한 교육용 전기요금 인하, 집중 가동기 요금 인하율(15%) 및 인하 기간 확대 등을 요구했다. 교총은 “학교가 가장 더운 곳이어서야 공교육이 살아나기 힘들다”며 “교육용 전기료를 인하해 학교는 가장 덥거나 추운 곳이라는 오명을 벗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