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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인구 감소가 불러온 위기 최근 몇 달 동안 교육대학교의 위기를 다루는 언론보도가 쏟아졌다. 수시 입시가 끝나고 나서는 ‘교대 1차 합격한 수능 9등급…초등교사 인기는 옛말?’과 같은 기사가, 정시 입시 후에는 ‘교육대학 정시모집…13곳 중 11곳 사실상 미달’과 같은 보도가 줄을 이었다. 이러한 언론보도는 현재 직면한 위기에 대한 우려와 함께 대책을 촉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조회수 경쟁을 하는 언론환경으로 인해서 많은 기사가 자극적인 제목과 내용으로 과장된 보도를 하여 보도의 원래 취지와 관계없이 구성원의 불안감을 조성하고, 향후 입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위험성을 초래하였다. ‘사실상 미달’이라는 제목을 뽑은 수십 편의 보도내용이 대표적이다. 교육대학교는 원래 정시 경쟁률이 크게 높지 않았다. 초등교사를 희망하는, 강한 의지를 지닌 수험생들만 소신 지원하기 때문이다. 지난 5년 동안 정시 경쟁률이 모두 3 대 1 이하였지만, 한 번도 실제 미달사태가 발생한 적이 없다. 그런데도 대부분 언론이 이 점을 자세히 언급하지 않고 ‘사실상 미달’이라고 보도하는 것은 유감스럽다. 글머리에 이 점을 언급하는 것은 초등교원 양성대학이 위기가 아니라고 항변하려는 것이 아니다. 질 높은 교사양성교육의 중요성을 진지한 관심으로, 더 나은 양성체제를 만드는 생산적 계기로 만들어내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기 때문이다. 교대·초등교육과의 경쟁률 저하를 교직의 인기 하락으로 바로 연결하거나, 혹은 문제의 해법을 종합대학교에 흡수 통합하는 것에서 찾으려는 보도는 위기의 본질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것이다. 「헌법」이 보장한 초등교원 양성 교육대학교의 위기는 근본적으로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촉발되었다. 흥미로운 점은 임용 경쟁률 저하 등 초등교원수급과 관련된 위기가 100년 만의 위기라는 점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그동안 안정적으로 예비 교원양성과 수급 관리가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 공급 부족으로 임시교원양성소를 운영했던 초기를 제외하고, 오랫동안 초등교원 양성의 수요와 공급은 일정한 범위에서 잘 관리되었다. 많게는 수십 대 일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중등교원 양성과 비교하면 이 점은 극명하다. 교원수급 관점에서 보면 중등교원 양성체제는 저출산 현상이 생기기 오래전부터 이미 만성적 위기상태였다. 과잉공급이 워낙 구조화되어 있어서 개선도 쉽지 않고 심지어 위기로 인식조차 되지 않고 있었던 셈이다. 이러한 수급 관리 실패로 중등교원 양성체제는 21세기에 필요한 양질의 교사를 양성하기 위한 제도 개혁이 쉽지 않은 상태이다. 이에 비해 초등교원 양성대학들은 우수한 고등학교 졸업자를 유치하여 안정적으로 교사를 길러내는 목적형 양성체제를 유지·발전시켜 왔다. 그러면 우리나라에서 초등교원과 중등교원 양성체제는 왜 다른 길을 걸어왔을까? 초등교원 양성이 비교적 단일한 목적형 체제를 유지해 온 연원은 무엇일까? 필자는 그 중요한 이유가 건국 이후 현재까지 초등교육의 헌법상 지위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제헌헌법」을 보면 제16조에 ‘모든 국민은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 적어도 초등교육은 의무적이며 무상으로 한다’라고 되어 있다. 초등교육이 무상의무교육이라고 규정하고 이를 모든 국민의 균등하게 교육받을 기본권과 관련짓고 있다. 이것은 현행 「헌법」에도 계승되고 있다. 현행 「헌법」은 제31조 1항에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명시하고, 2항에 ‘모든 국민은 그 보호하는 자녀에게 적어도 초등교육과 법률이 정하는 교육을 받게 할 의무를 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현행 「헌법」에서도 초등교육은 헌법상의 유일한 의무교육이다. 다른 학교급의 교육은 법률에 따라서 의무교육의 지위를 얻게 되어 있다. 초등교육은 헌법상 의무교육이었기 때문에 국가가 공적 책임을 지고 관리해왔다. 당연히 초등교원 양성도 그 연장선에서 국가의 강한 공적 책무성 하에 관리되었다. 정부 입장에서 보면 어렵고 성가신 일이지만, 초등교원 양성대학을 목적형으로 유지하고 양성 정원을 탄력적으로 조정해 온 것이다. 일부에서는 이런 국가 관리형 양성체제가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고 비판한다. 그러나 핀란드·싱가포르 등 공교육 개혁을 선도하는 우수한 나라들은 대부분 중앙정부 혹은 지방정부 차원에서 통일된 교사 전문성 기준을 정하고 정원뿐 아니라 교원양성의 질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교육의 지방분권 전통이 강한 미국의 학자도 “미국은 중앙정부가 국가 차원에서 교사의 질을 관리하지 않는 비전형적(atypica)l 사례”라고 언급하고 있다. 현장 연구능력을 지닌 석사 수준 교원양성의 필요성 100년 만의 위기를 맞은 교육대학교의 개혁 방향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 먼저 기본적인 원칙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 경제적 효율성도 무시할 수 없고,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정원 조정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런 조치가 질 높은 교원양성이라는 본질적인 목적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이와 관련하여 전국교원양성대학교 총장협의회는 지난 1월 18일 역사상 처음으로 교수총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하고, 초등교원 양성대학 특화모델인 ‘학-석 연계 5년제’와 ‘6년제’ 안을 바람직한 개혁방안으로 제안하였다. 이 안은 이주호 교육부장관의 소위 ‘교전원’ 방안에 대한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응답의 성격을 지닌다. 이주호 장관은 대학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협력하는 가운데 좋은 모델을 찾아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총장협의회는 학부를 없애고 대학원에서 교사를 양성하는 방안은 초등교원 양성 모델로는 적합하지 않음을 주장하였다. 전 과목을 담당하는 초등교원의 특성상 일반 대학을 졸업하고 교육전문대학원에서 2년을 수학하는 4+2 체제로는 필요한 교육과정을 다 수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예컨대 현재 청주교육대학교는 총 135학점 중 85학점(교육실습 4학점)이 교육학 관련 과목이다. 여기에 6개월에서 1년 정도 교육실습을 하는 해외 우수사례를 반영한다면 최소 3년의 대학원 과정이 필요한데 이는 현실적인 모델이 아니다. ‘학부 4년+대학원 1~2년’이 초등교원 양성의 가능한 대안 모델이다. 그런데 현재까지 ‘학부 없는 교전원’안이든, 총장협의회의 ‘학-석사 연계 5~6년제(안)’이든 여론의 큰 지지를 얻지는 못한 것 같다. 몇 가지 원인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교육부가 충분한 여론 수렴 없이 개혁을 급하게 진행되는 데 대한 우려가 크다. 이전의 개혁 시도가 여러 번 좌절되었던 것처럼 이번에도 변죽만 울리다 지나갈 것이라는 냉소주의도 존재한다. 교대 재학생들의 경우, 시범 시행 시에 해당 학생들에게는 임용 혜택을 주겠다는 내용에 대해서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런 점에 더하여 필자는 학부 4년이면 교원자격을 얻는 데 충분하며, 수학 기간 연장을 통한 석사 수준의 양성체제 변화는 불필요하다는 사회적 통념이 개혁의 가장 큰 장벽으로 보인다. 이는 일반 시민뿐 아니라 교사들도 광범위하게 공유하는 생각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서 교사의 역할과 전문성에 대한 우리 사회의 눈높이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초등교원 양성대학은 1960년대 초에 2년제 대학, 1980년대 초에 4년제 대학으로 승격되었다. 그런데 핀란드는 이미 1970년대 말부터 대대적인 개혁을 통해서 석사 수준의 교사를 양성하기 시작했다. 핀란드는 그 후 40년 동안 꾸준한 개혁을 통해서 높은 수준의 교사 전문성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공교육 성공모델을 만들었다. 미국의 국립연구소에서 간행된 저서는 현재 교육양성의 세계적 추세를 다음과 같이 진술하고 있다. 핀란드는 1978~1979년까지 석사학위 과정을 설치하여 수십 년 전부터 교육개혁 노력을 시작했다. 당시 세계의 많은 다른 나라는 심지어 오늘날까지도 모든 교사에게 학사학위를 요구하지 않았는데, 핀란드는 모든 교사에게 석사학위를 요구했던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이다. 많은 선도적 국가들은 이제 이 방향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이러한 방향 전환에는 19세기 산업화시대 공장모델에 기반하여 설계되었던 공교육제도를 위해 마련된 교원양성시스템에서 21세기의 연구능력을 지닌 전문가 양성 모델로 바뀌어야 한다는 패러다임 전환이 자리하고 있다. 세계적인 추세를 고려하면 우리나라도 40년 동안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는 교원양성체제를 전문적 연구능력을 지닌 석사 수준으로 승격할 필요가 있다. 개혁 시도가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는 것이 더 정확한 진단이 아닐까 한다. 교원양성체제 개편 논의가 성공적 열매를 맺으려면 오랜만에 논의가 시작된 교원양성체제 개편이 이해집단의 기득권을 넘고 여론의 지지를 얻어 성공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첫째, 교원양성체제 개편에 대한 공동의 비전을 우리 사회가 공유하는 것이 첫 출발이다. 캐나다의 교육학자 키천과 페트라르카는 세계의 교사교육을 이론지향·성찰지향·실천지향으로 나누고, 세 가지 모두를 균형 있게 교육하는 대표적인 모범사례로 핀란드를 예시한 바가 있다. 문화적 힘과 국격을 고려할 때 한국의 교사교육도 개혁에 성공해서 세계를 선도하는 모범사례가 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서 우리 공교육이 한 사람도 놓치지 않고 모든 학생이 최대로 성장하도록 교육할 뿐 아니라 우리 교사 문화와 교사 전문성이 세계의 본보기가 되는 담대한 비전이 필요하다. 둘째, 일관된 방향을 지닌 점진적인 개혁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비전을 구체화하는 체계적인 계획과 실행 로드맵이 있어야 하며, 광범위한 소통을 통한 합의와 갈등관리도 필요하다. 그리고 제도가 정착되려면 국회 입법을 통한 안정적인 제도화가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위해 여야는 당리당략을 넘어서서 초당적인 합의를 이루어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개혁 성공을 위해서는 정원 관리정책도 매우 중요하다. 정원 관리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으나, 우수한 교원양성체제 유지를 위해 정원 관리는 본질적으로 중요한 수단이다. 예컨대 법학전문대학원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원인을 한 가지만 뽑으라면 여러 가지 정치적인 이유로 원래 의도했던 정원 설정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해외사례를 보면, 미국 교사교육 개혁의 성공사례 중 하나인 웨스트버지니아 주립대학의 경우 의대 모델을 적용한 5년제 석사과정으로 양성체제를 개편하면서 개혁 초기에 250명의 입학생 수를 120명으로 줄여서 운영하였다. 매우 어려운 이 결정은 양보다 교사양성의 수월성을 확보하기 위한 결단이었다. 학령인구 감소의 시대에 우리 정부도 기존의 정책에서 탈피하여 교사양성의 질과 수월성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정원 관리정책과 재정적 지원을 과감히 늘려야 한다. 임용률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어야 우수한 인력이 초등교원을 희망하는 현재의 장점을 살리면서 필요한 개혁을 순조롭게 추진할 수 있다. 이런 모든 개혁이 성공을 거두어 우리 공교육이 21세기 환경에 맞는 새로운 모델로 거듭나고 세계가 부러워하는 성공사례가 되기를 뜨겁게 소망해 본다.
알파고가 출현하여 세상을 한번 흔들었다. 그리고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변화로 AI·드론·로봇·무인자동차·빅데이터가 회자되더니, 드디어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챗봇(Chatbot)의 하나인 챗GPT가 등장하였다. 챗GPT로 인공지능의 효력을 직접 경험하면서 놀라움과 불안 그리고 조심스러움이 섞여 있다. 실제 OPEN AI의 챗GPT가 2022년 11월 30일 공개된 이후 5일 만에 사용자 수 100만 명, 40일 만에 천만을, 그리고 3월 현재 1억 5천만 명을 넘어섰다. 이런 현상에 비추어 챗GPT가 교육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 인간 이상의 학문적 역량을 갖출 것으로 판단되는 챗GPT가 학교현장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나아가 교육과정, 교수·학습, 교육평가 그리고 학제, 입학제도, 초·중등학교와 대학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따라 새교육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을 지낸 성태제 이화여대 명예교수에게 챗GPT가 우리 교육에 미치는 영향과 변화의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성 명예교수는 “AI의 등장으로 학습자를 교수자가 의도한 대로 끌고 가는 시대는 지났다”며 “이제는 그들이 찾아가게 도와주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챗GPT와 교육의 변화를 주제로 언급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챗GPT가 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해 보면 첫째, 교육과정의 변화이다. 정형화된 교육과정은 없어지고, 교과목 간의 칸막이도 없어져 융합적인 교육으로 발전하게 된다. 현재의 중등 교육과정도 초등 교육과정과 유사하게 융합적인 교육으로 변화된다면 학제도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 나아가 개인화 교육과정으로 개인의 흥미와 적성, 그리고 관심과 진로에 따라 개인화 교육과정(individualized curriculum)이 만들어지게 될 것이다. 둘째, 교수와 학습의 변화이다. 앞으로는 교수(instruction)의 기능과 교수법은 약화되고 정보검색 방법에 대한 기술이 발전할 것이고, 탐색한 정보를 선택하고 비교·분석·평가·종합하여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따라서 수집된 정보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자기이해학습(self-awareness learning)이 강화될 것이다. 이에 따라 개인교수와 개인학습이 더 발전될 것이다. 셋째, 교육평가의 변화이다. 상대비교평가에 의존하는 많은 평가방법이 개인을 존중하는 평가방법으로 전환될 것이다. 절대평가도 활용될 것이나 이보다는 개인 중심의 능력참조평가와 성장참조평가가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능력참조평가란 남과 비교하는 것이 아니고 절대적인 준거와 비교하는 것도 아닌, 학생이 자기 능력을 고려하여 능력에 비추어 ‘최선을 다했느냐’에 관심을 두는 평가이다. 이와 더불어 ‘얼마나 성장하고 발전하였느냐’와 성장가능성에 관심을 두는 성장참조평가도 활발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평가결과는 학습자가 얼마나 이해하고 인식하느냐에 따라 개인의 성장발달에 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학습자의 정신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지필검사는 컴퓨터화검사로 거의 대체될 것이고, 개인의 능력과 수준에 맞는 문제가 제시되는 컴퓨터를 이용한 개인능력적응검사,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잘못 이해하고 답한 내용에 대하여 즉석에서 교정학습이 실시되는 지적능력을 갖춘 컴퓨터화검사가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 넷째, 학생선발 방법의 변화이다. 수능과 내신, 교육활동실적으로 대학에서 신입생을 선발하는 정형화된 선발방법에서 유연한 선발방법으로 변화될 것이다. 수능점수에 의존한 대학의 정시모집보다는 개인을 존중하는 능력참조ㆍ성장참조평가를 하는 개인의 포트폴리오와 수행평가에 의한 학생 선발제도로 변화될 가능성이 높다. 또 학생부에 의한 수시전형 방법보다는 지원하는 학생이 해당 대학에 입학하여 얼마나 자기 능력을 펼치고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주안점을 두는 평가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고비용이고, 비효율이며, 고등정신능력 발달을 저해하는 선다형의 수능시험은 소멸되면서 매우 다양한 형태의 전형방법이 고안될 것이다. 대학들은 학과·전공·계열·정원의 고정개념에서 벗어나 해당 대학이 양성할 인재가 될 잠재능력을 지닌 학생들을 선발하는 제도를 수립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학교의 변화이다. 학교는 교육의 목적만을 위하여 지어진 건축물이라 정의한다. 인터넷이나 방송강의가 활성화되면서 건물은 필요 없게 되었다. 대표적 예가 미네르바대학이며, 국내에도 다양한 사이버대학들이 있다. 인구 감소로 인한 농산어촌 초등학교들은 학생이 없어 자연적으로 폐교되고 있으며, 수도권을 제외한 대학들마저도 학생 모집이 어렵다고 한다. 정보통신과학의 발달과 인구 감소는 유형적인 학교를 사라지게 하고 있다. 챗봇이 활성화되면 학교가 필요 없게 될 가능성이 높으니 지역이 꼭 중요한 것은 아니다. 글로컬(Glocal)대학이란 명칭도 오래가지 못할 것이며, 대학은 분명 글로벌라이즈한 건물 없는 대학이 될 것이다. 교육과정의 변화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학생들의 학력과 경력은 그들이 결정한 개인화 교육과정에 의하여 자기이해학습을 전개할 것이기에 고등학교에서 문과와 이과는 의미가 없을 것이다. 대학의 교양·선택·필수과목도 의미가 없어질 것이고, 이수학점제도 역시 필요 없게 될 것이다. 그들이 원하는 만큼, 필요한 만큼 강의를 수강할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대학은 융합교과나 주제에 따라 강의나 학습자료를 제공하여야 할 것이고, 초등학생부터 학년에 구애받지 않고 이런 강의를 수강할 수 있게 되는 기회가 확산될 것이다. 만약 대학이나 어떤 기관에서 제작한 교육내용이 챗GPT를 통해서 얻는 지식보다 유용하지 않을 경우는 그런 강의들도 사라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여섯째, 교사(수)의 임무와 역할 변화이다. 챗봇이 제공하는 지식이나 기술보다 수준 높은 내용을 제공하지 못하는 교사나 교수는 어려움에 처할 것이다. 미래의 교수자는 챗봇이 제공하는 지식보다 많은 내용을 알아야 하지만, 그러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학습자가 원하는 내용의 정보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려주고, 그 내용들이 어떠한지에 대한 조언을 해주는 역할이 중요하게 된다. 아울러 가르치는 것보다는 정보를 제공하고 선택하는 데 도움을 주는 역할이 커지고, 교육자(educater)보다는 안내자(guider) 혹은 조정자(moderater)가 될 것이다. 나아가서 챗GPT가 많은 정보를 가지고 다양한 정보들을 비교·분석하고 종합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른다면 앞에서 설명한 역할을 챗봇이 하게 될 것이고, chatboter라는 용어가 등장할 수 있다. 챗GPT의 답변을 과제물로 제출한 학습자를 평가할 때, 평가자는 복사 수준에서 과제물을 작성한 것인지, 틀린 내용을 제출한 것인지, 독창적인 내용이 있는지를 파악하여야 한다. 이런 일들이 어렵기 때문에 과제물을 작성할 때 챗GPT 혹은 챗봇을 사용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고, 학습자들이 그런 지시를 꼭 따른다고 볼 수도 없다. 그러므로 교수자는 챗봇이 할 수 없는 창의적인 생각이나 일들을 하여야 하기 때문에 많은 노력이 필요함은 물론, 뛰어난 능력을 가져야 한다. 그러므로 그런 교수자들의 능력에 맞는 사회·경제적 보상이 따라야 할 것이며, 미래를 준비하는 다른 차원의 교사양성계획을 수립하여야 할 것이다. 일곱째, 교육의 정의에 대한 변화이다. 한자로 교육은 어른이 막대기를 들고 아이들이 본받도록 하며 기른다는 의미이다. Education은 잠재된 능력을 밖으로 꺼낸다는 뜻이고, pedagogy는 어린이에게 방향을 제시한다는 의미다. 그런 뜻에서 교육은 선생님이나 부모가 이끌어 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다만 AI의 등장으로 학습자를 교수자가 의도한 대로 끌고 가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그들이 찾아가게 도와주는 게 교육이란 생각이다. 그에 걸맞은 단어가 무엇일지 궁리할 일이다. 지금까지 교육개혁이나 교육혁신이란 말을 너무 자주 들어왔다. 교육을 혁신한다고 요란을 떨어봐야 세상은 더 앞에 가 있었던 게 지난 과거의 우리나라 교육혁신 혹은 교육개혁이었다. 계획을 수립하다 보면 교육환경이 변했고, 이를 학부모나 학습자가 먼저 인지하였으며, 과학기술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도망을 간 형편이었다. 혁신한다는 주체들이 인지하는 변화의 현상이나 미래사회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다면 그릇된 방향으로 교육이 전개된다. 앞으로 교육의 변화는 먼 미래를 내다보면서 그 방향으로 흘러가도록 단계적으로 물길을 내주는 역할을 하여야 한다. 둑으로 막아서도 안 되고, 물길을 되돌려서도 안 되며, 저 아래 이상한 곳에 저수지를 파놓고 물이 고이게 해서도 안 된다. 세상의 변화를 알고 자연의 이치를 따르면서 앞에서 언급한 교육의 변화를 고려하여 교육을 발전시키기를 바란다.
“‘소희들’은 반복되어야만 하는 걸까요?” 한 편의 영화를 만든다는 건 참 힘든 일이다. 한때 ‘감독의 예술’로 여겨졌던 영화는 복합예술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끊임없는 협업을 요구했고, OTT(Over The Top, 개방된 인터넷을 통해 방송·프로그램·영화 등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확장하면서 자본의 영향력은 한층 강력해졌다. 그런 면에서 정주리 감독(사진)은 운이 ‘억세게’ 좋은 편이다. 첫 데뷔작 도희야(2016)로 제67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공식 초청받았고, 8년 만의 복귀작 다음 소희(2023)는 한국 영화 최초로 제75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으로 선정되어, 영화 상영 후 7분간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다. 도대체 어떤 영화를 만들었기에, 예술영화의 본고장이자 영화의 탄생지인 프랑스에서 그렇게 환대받았던 것일까? 2017년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안타깝게도 다음 소희 줄거리를 들여다보면, 그들의 환대가 그리 기쁘게 느껴지지만은 않는다. 다음 소희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2017년 1월, 전주에서 대기업 통신회사 콜센터로 현장실습을 나갔던 한 고등학생이 5개월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며, 콜센터 노동자의 극심한 감정노동의 실태와 열악한 업무환경이 드러났고, 많은 이들이 분노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우리는 제주도의 생수공장에서, 여수의 요트업체에서, 그 밖의 수많은 일터에서 또 다른 어린 이름들의 죽음을 목도해야 했다. 정 감독은 전주에서 일어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다음 소희에서 당찬 열여덟 살 고등학생 소희(김시은)가 현장실습을 나가면서 겪게 되는 사건과, 이를 조사하던 형사 유진(배두나)이 같은 공간, 다른 시간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강렬하게 그려냈다. 영화형식을 어떻게 취할 것인가가 그에게는 가장 큰 고민이었다. 상업영화라면 응당 소희의 시신이 발견되는 장면으로 시작해, 형사가 죽음의 이유를 추적하며 플래시백(현재 시제로 진행하는 영화에서 과거의 추억이나 회상을 묘사하는 기법) 형식으로 보여주면 된다. 하지만 정 감독은 정공법을 택했다. 2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을 둘로 나눴다. 1부에서는 소희가 고등학생에서 콜센터로 현장실습을 나가고, 이후 일련의 고통스러운 사건을 겪으며 결국 무너져 내리는 이야기를 다뤘다. 2부에서는 소희의 죽음 이후 형사 유진이 콜센터·학교·교육청을 찾아가 책임을 묻지만, 더 큰 암담함으로 무력함을 느끼는 과정을 현실적으로 그렸다. 영화를 이렇게 구성한 이유에 대해 정 감독은 이렇게 설명했다. “소희의 죽음에 대해서는 어떠한 미스터리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과연 어떻게 죽었는지를 찾아가는 형식이 된다면 100% 실패할 거라 판단했습니다. 우리가 똑똑히 지켜봤는데, 이 아이가 어떤 아이였고 어떤 일을 하다가 어떻게 죽었는지 완벽하게 본 다음, 죽음에 아무런 여지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소희의 죽음을 들여다보면 또 다를 거라고 생각했어요. 저한테는 더 비참했던 것이 한 아이가 그렇게 죽은 것도 너무나 비극적인데, 죽음 이후에 벌어진 일들이 더 참담했어요. 그리고 이 일들이 반복된다는 사실도요. 왜 그렇게 된 건지 알아보고 싶었고, 처음에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었던 이유도 거기에 있었어요.” ‘수치’공화국·착취사회 민낯 드러내 다음 소희가 주목하는 첫 번째 키워드는 ‘경쟁’이다. 대한민국이 경쟁사회라는 점은 영화 곳곳에서 확인된다. 콜센터 벽에 붙은 인터넷 해지 방어율, 학교와 교육지원청의 취업률 그래프와 수치들은 그 자체로 위압감을 준다. 마치 거부할 수 없는 근거인 것처럼. 하지만 정 감독은 여기에 의문을 제기한다. “취업률이 높으면 좋은 거고, 실업률이 낮으면 좋은 거라고 우리가 은연중에 받아들여 왔죠. 그런데 실업률이 떨어지면 좋은 거긴 하지만, 과연 아이들이 어떤 곳에서 어떤 일을 하는 건지 헤아려볼 생각은 했나요? 사실 그런 수치들이나 수량화되어서 보이는 그래프들을 보면 아무런 느낌이 없잖아요? 그런데 마치 이 수치와 그래프들이 큰 것을 대변해 주는 것처럼 당연시하고 있고요. 저 역시도 아무 비판 없이 그런 것들을 받아들이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번째 키워드는 ‘착취사회’이다. 현장실습생에게 정당한 보수를 지급하지 않는 콜센터도 하청에 하청을 거듭한 업체일 뿐이고, 학교는 학생의 취업을 위해 교사가 영업을 ‘뛰어야’ 하는 장소로 전락한 모습이 영화에서 아프게 그려진다. 정 감독은 영화를 준비하며 ○○특성화고로 이름을 바꾼 학교들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조사했다. 다는 그렇지 않겠지만, 또 정 감독이 마치 탐사보도 기자처럼 취재하지는 못했지만, 알아볼수록 느낌이 ‘싸했다’는 정 감독의 말이다. “어쩌면 우리 모두 거대한 시스템의 톱니바퀴” 영화에서 소희의 죽음에 눈물을 흘리는 이들은 친구들뿐이다. 콜센터 팀장과 교육지원청 장학사들은 소희의 죽음에 대해 형사에게 이렇게 말한다. “적당히 하시죠.” “원래 문제가 많았던 애예요.” “아이 하나 죽은 거 갖고 뭘 그러세요?” “오히려 우리가 더 손해를 입었어요.” “다음엔 교육부 찾아가시렵니까?” 대사 하나하나에서 서글픔이 몰려온다. 정 감독은 “영화를 만들고 나니까 책임이라는 말을 감히 떠올리게 된 거지만, 사실 하나하나 들어가서 보면 다 선량한 개인들이에요. 그리고 실제로 정말 그분들이 일부러 책임지지 않으려는 거 같지도 않아요. 그냥 그 상황에서 본인은 본인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했고, 핑계를 댄다거나 변명을 늘어놓는다기보다는 자기 입장을 드러내는 거라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쉽게 비난할 수도 없다고 생각해요. 다 어떤 거대한 조직, 시스템에 충실한 톱니바퀴들로 살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고 했다. 더 이상 ‘다음’ 소희를 만나지 않는 세상이 오기를… 2월 8일 개봉한 다음 소희는 느리지만 묵묵하게 10만 관객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3월 10일 기준 누적 관객 9만 7천명). 해외 영화제 초청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너무나도 한국적인 상황으로 영화를 만들었기에 국내 관객만 이해해줘도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해외 관객 특히 젊은 층에서 호응이 크다. 다음 소희 마지막 장면에서 형사 유진은 소희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전화했던 남자친구 태준을 찾아간다. 현장실습 나간 공장에서 쫓겨나 택배일을 하는 태준의 모습을 보며 유진은 이 아이가 ‘다음’ 소희일 거라고 직감한다. 영화의 제목이 탄생한 순간이다. 대부분의 특성화고에서는 교사들이 헌신적으로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 아이 한 아이가 모두 자신의 꿈을 찾아갈 수 있도록, 그리하여 사회에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교사라는 직분을 하루하루 사명감으로 수행한다. 그래서 다음 소희를 보고 현장실습생의 비극적인 측면에만 주목한다면 영화의 한 부분만 본 것이다. 정 감독은 오히려 이번 영화를 통해 특성화고가 현재 마주한 문제들과 더불어, 현장실습을 나가는 학생들의 취업에 지금보다는 다른 결의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학교폭력 사건이 우리 사회를 강타했다. 3월 개학하자마자 터진 정순신 전 국가수사본부장 아들의 학교폭력 사건은 대학입시제도까지 흔들 정도로 강력한 위력을 발휘한다. 지금 대한민국 곳곳에서는 부모가 돈 있고 '빽' 있으면 다 해결되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자조적 목소리들이 들끓고 있다. 즉각 윤석열 대통령이 교육부에 학교폭력 근절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실효성있는 보완대책을 내놓겠다고 했다. 나날이 지능화되고 흉포화 해지는 학교폭력 관련 대응체계를 점검·보완하는 것은 정부 당국의 당연한 책무다. 현행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 제정, 시행된 것은 지난 2004년, 지난 20여 년 교육현장에 많은 영향을 미친 것이 사실이지만 그만큼 허점과 역기능을 초래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호는 풀리지 않는 영원한 숙제처럼 여겨지는 학교폭력에 대한 교육계의 다양한 시각과 반성, 그리고 대안을 모색하는 특집으로 구성했다. 정순신 변호사 아들 사태로 촉발된 학교폭력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 우리 사회와 교육계에 던져준 시사점은 무엇인지 조명해 본다. 이어 교육현장에서 본 학교폭력의 예방 및 대응조치를 다시 한번 점검해 본다. 학교폭력법을 중심으로 법적 허점은 없었는지, 구조적 한계는 무엇인지 짚어본다. 또 해외 각국에서는 학교폭력 사건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다양한 사례들을 살펴보면서 우리 실정에 맞는 바람직은 대응 방안은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아울러 학교폭력을 저지른 학생에 대한 응보적 조치도 중요하지만 이와 함께 피해자 구제와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교육적 회복을 위해 교육계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고민해 보는 장을 마련했다. - 편집부 피해학생의 보호, 가해학생의 선도·교육 및 피해학생과 가해학생 간의 분쟁조정을 통하여 학생의 인권을 보호하고 학생을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육성함을 목적으로 하는 「학교폭력예방법」이 2004년 1월에 제정되었다. 그간 27차례의 관련법 개정이 이뤄졌지만, 학교폭력은 수그러지지 않고 피해학생과 학부모의 고통도 지속되고 있다. 2021년 초에도 ‘학교폭력 미투’가 봇물 터지듯 터져 나와 정부와 교육계가 대책 마련에 힘을 모은 적이 있다(박남기, 2021.03). 그러나 학교현장에 따르면 그 이후로 별다른 변화는 없었다. 대면수업으로 전환되면서 학교폭력은 오히려 급증했고, ‘학폭미투’ 또한 이어지고 있다. 우리 사회는 학생이 학생을 대상으로 행사하는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학생을 선도하며, 적응을 돕기 위해 20년 가까이 노력해왔다. 그동안의 노력과 성과, 문제점을 면밀히 분석하여 대책을 마련한다면 학교폭력 문제를 더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학폭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금까지의 특징과 원인, 각 대책의 실효성 및 한계를 분석해야 한다. 나아가 과거 데이터를 토대로 미래 추세를 예측하고 그에 부합하는 대응책을 마련하는 선제적인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이미 제시된 학교폭력 개념 정의의 문제, 학교 역할의 한계와 문제, 피해학생 보호조치 및 관련 제도의 문제, 그리고 「학교폭력예방법」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정부와 교육청의 의지와 관련 예산 및 조직과 인력 문제 등에 대한 범사회적 해결 노력도 필요하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을 위한 범사회적 한시 기구 설치 정순신 아들 사태를 계기로 학교폭력 해결을 위한 정책창이 열렸다. 이 기회를 활용해 교육부(교육청)·전문가·학교·학부모·학생만이 아니라 이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고 노하우를 축적해온 시민단체, 피해학생 전담지원기관, 학교폭력 문제를 전담해온 변호사, 치료기관들이 머리를 맞대고서 대책을 마련하길 기대한다. 일회성의 자문위원회가 아니라 2년 기한의 정기적 회의를 개최하는 학교폭력대책위원회였으면 한다.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직속 위원회이면 더 좋겠으나 장관 직속 위원회여도 좋다. 아니면 국가교육위원회 소속으로 해도 좋을 듯싶다. 이러한 논의를 진행할 때 과거와 달리 이제는 학생들을 논의의 핵심 주체로 참여시켜야 한다. 당사자인 학생들이 그 누구보다 학교폭력의 원인과 효과적인 대책을 가장 잘 알고 절실하게 임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자신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자신들이 분석 및 해결 주체가 되도록 할 때 민주시민으로서의 역량도 자연스럽게 길러지게 될 것이다. 학폭 추세를 반영한 대응책 마련 학교폭력 추세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추세 변화에 맞춘 대처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서울의 경우 2012년 대비 폭행·상해피해는 60.9% 감소했지만, 정서·언어적폭력은 2배 이상 늘었다. 성폭력은 2012년 42건에서 2022년 473건으로 급증(11배, 1,026%)했다. 학교폭력 발생 장소는 학교 안에서 밖으로 바뀌어 10년 전에는 교내(57.3%)가 주를 이룬 반면, 2022년엔 교외 폭력(57.6%)이 크게 늘었다(이상명, 2023.03.05.). 박애리와 김유나(2023)의 연구에 따르면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한 대학생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자살을 생각할 가능성이 1.92배, 자살을 시도할 가능성이 2.55배 높았다. 통계치를 상세히 소개하는 이유는 학교폭력 관련 연구 결과와 추세 데이터를 바탕으로 AI 예측 시스템을 만들어 5년 뒤의 추세를 예측하면서 한발 앞선 대응책을 마련해야만 예방효과가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학교폭력 대책이 예방에 초점을 둔다면서도 늘 발생한 사건 처리에만 급급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예측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탓도 있다. 학교의 역할 재정립 「학교폭력예방법」은 가해자에 대한 교육적 차원에서 처벌보다는 선도 및 교육을 목적으로 기존의 민·형사상 절차가 아닌 특별한 절차를 마련한 것이다. 따라서 가해자에 대한 처리는 1) 학교가 감당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2) 물리적으로 학교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 한정시킬 필요가 있다. 나머지는 교육청 혹은 일반 사법기관 차원에서 처리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현재도 「학교폭력예방법」 제13조의2(학교의 장의 자체해결)에 의거하여 경미한 사안은 자체 해결하도록 하고 있으나, 아직도 학교현장에서는 학교폭력 사건 처리 관련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리고 학교의 처리에 대한 피해학생과 학부모의 불만도 늘고 있다. 학교와 교사가 수사 능력이나 권한 등을 가지고 있지도 않으면서 그러한 역할을 수행하는 중에 오히려 문제가 커지기도 한다. 차제에 학교폭력의 개념 범위, 학교(교사)의 역할 범위, 그리고 학교가 그러한 역할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지원인력 및 예산 확보 등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피해학생 지원전담기관 제도 운영 내실화 기존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이유를 분석하여,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그중의 하나가 학교폭력 피해학생 전담지원기관 제도이다. 교육부(2020: 6-7)의 학교폭력피해학생 지원 길잡이에 보면 피해학생 지원이란 ‘피해학생 및 보호자에게 신속한 맞춤형 상담·교육·보호·치료와 유관기관 연계 등 지원을 통해 단순한 사안 해결에서 나아가 심리·정서적·신체적·정신적 어려움을 해결하고 위기상황을 극복하여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포괄적으로 정의되어 있다. 피해학생 전담지원기관은 ‘피해 초기부터 학생을 신속하게 보호하고 추수 관리까지 체계적인 맞춤형 보호 및 지원’부터 시작해서 ‘피해학생에게 필요한 개별 맞춤형교육을 통한 학교 및 일상으로의 복귀 준비 및 지원’까지 하도록 되어 있다. 그렇지만 이렇게 모든 지원을 해주는 기관은 실재하지 않는다. 경기도 수원교육지원청의 지역교육청 전담기관 지정계획 공고를 보면 피해학생 지원전담기관의 역할은 상담·심리치료, 치유 프로그램 운영, 정기적인 사후 모니터링 등 지원, 일시적인 쉼터 기능 제공, 치유캠프 운영 등이다(경기도교육감, 2023). 피해학생 상담기능을 담당하는 데 그치는 수준이다. 학교폭력 피해자가 되면 학교에 유선·구두·서면으로 접수하게 되는데, 그 이후부터의 절차를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기관은 없다. 피해 접수를 해도 피해자 권리를 위한 안내문(진행 절차,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피해기관 전담기관 목록, 법률지원서비스 가능기관 등)조차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다. 지역교육청의 담당장학사가 있지만, 거기에서도 학부모가 기대하는 지원서비스를 제공하지는 않는다. 도움을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시기에 무엇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허둥대는 과정에서 학부모의 분노와 불신은 증폭된다. 심의위원회에 제출할 피해 증거 수집 책임도 피해자에게 있다. 가령 학원에서 폭력을 당했을 경우 학원 CCTV 증거를 확보해야 하는데, 피해학생 부모는 학교가 해주기를 바라지만, 학교는 물리적으로 이를 하기에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 결국 피해자가 되면 초기단계부터 변호사에게 의뢰하여 필요한 안내를 받고, 증거 조사를 의뢰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형편이 어려운 부모는 포기하게 된다. 이러한 제반 실정을 감안할 때 현재 가장 필요한 것은 학교폭력 신고 이후 필요한 제반 절차와 정보를 제공하고, 피해 입증 자료수집 등 피해자가 원하는 행정적 절차를 대행해주는 기관이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피해학생 지원전담기관이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교육청은 공모할 때 상담기능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결과 전국 303개의 지원전담기관은 대부분이 위(WEE)센터·상담센터·정신과병원 등으로 이뤄져 있다. 학교폭력 피해신고 직후부터 학교장 종결 시, 혹은 심의회 결정 시까지 필요로 하는 제반 역할을 지원 또는 대행해주는 기관(조직)을 별도로 만들거나, 광역교육청 단위에서 최소한 몇 개 이상은 그러한 서비스를 할 수 있는 피해학생 지원전담기관을 지정한다면, 피해학생과 학부모의 고통이 줄어들고, 소송으로 직행하는 사례도 줄어들게 될 것이다. 교육청이 그러한 역할에 대해 소극적인 이유가 만일 예산 때문이라면 차제에 그 필요성을 부각시켜 필요한 예산과 지원인력 혹은 외부 전담기관을 대폭 확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다른 하나는 관련 예산문제이다. 최근 3년간 학교폭력 피해학생 보호 및 회복·치유를 위한 특교 예산을 보면 303개 기관에 2021년 40억 원, 2022년 21.5억 원, 그리고 2023년은 29.4억 원이 책정되었다. 이 예산으로 실효성 있는 지원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필요한 예산을 제대로 책정하여 집행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초·중등교육 예산이 남아돈다는데 왜 학교폭력예방 및 치유에 쓸 예산과 인력은 마련하지 못할까? 피해학생 회복 지원시스템 보완 최근 자료에 따르면 학폭 피해자의 절반 정도(54%)만 심리상담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박진성, 2023). 제도상으로는 학교폭력 피해를 입었을 경우 심리상담 및 조언, 일시보호, 치료 및 치료를 위한 요양 등을 받을 수 있고, 이러한 도움을 받은 경우에는 본인이 사전에 경비를 지출한 후에 치료비를 청구할 수 있다(「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 및 동법 시행규칙).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리상담 비율이 이렇게 낮은 이유는 지원받기 위해 필요한 청구서 및 영수증 등 서류 마련부터 시작해서 신청까지 모두 당사자가 직접 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제출할 서류는 치료비 청구서와 영수증, 심리상담 조언의 경우 기관장의 의뢰 확인서, 일시보호의 경우 심의의원회 요청서 사본 또는 학교장의 확인서, 치료 및 요양의 경우 의사증명서 등으로 복잡하다. 피해학생 지원단체가 나서서 도와주려고 해도 도와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지원제도 오남용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는 살려두되, 부모가 어려워하는 부분은 최대한 돕는 방향으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보완이 필요한 것은 학교장의 피해학생 긴급보호요청권이다. 학교장은 피해학생이 긴급보호를 요청하는 경우에는 1) 학내외 전문가에 의한 심리상담 및 조언 2) 일시보호 3) 그 밖에 피해학생의 보호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 등을 할 수 있다(「학교폭력예방법」 제16조 제1항). 이 조항에 따르면 ‘피해학생이 긴급보호를 요청하는 경우’여야 하고,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반드시 해야 하는 기속재량이 아니라 학교장의 판단에 따라 조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이 조항을 피해학생이 요청하는 경우가 아니라 ‘피해학생이 반대하지 않는 경우’ 등으로 적용하도록 개정할 필요가 있다. 미성년자인 학교폭력 피해자에 대해서는 ‘피해학생의 반대 의사가 없으면’ 법이 정한 담당관이 피해학생의 치료를 적극적으로 주선할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도 함께 하도록 보완해야 한다. 담당관을 별도로 두기 어렵다면 이를 유관 민관기관에 위탁하는 것도 방법이다. 현재 교육부는 ‘학교폭력 피해학생 전담지원기관’ 선정·운영을 권장하고 있다. 이제는 권장이 아니라 각 교육청이 반드시 선정·운영하도록 규정할 때가 되었다. 결론 인간에 내재된 폭력성 때문에 인간사회의 범죄를 모두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마찬가지로 학교폭력을 없애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 사건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와 가해자의 회복을 지원하는 것 등은 가능하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이 문제에 관심을 갖는 지금이 학교폭력을 근본적으로 줄일 뿐만 아니라,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이 행복한 시민으로 평생을 살아가도록 도울 수 있는 최적의 시기이다. 또다시 들끓다가 기억에서 사라지는 일이 반복되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
저는 학교폭력 업무를 8년째 맡고 있습니다. 2016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맡아왔으니까 아마 초등학교에서는 저보다 학교폭력 업무를 오랫동안 연속적으로 맡으신 선생님도 드물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 이야기를 듣는 선생님들께서는 여러 가지 반응을 보이십니다. 먼저 들려온 말은 “우와 어떻게 이걸 8년이나 하셨어요?”입니다. 자신은 이렇게 못한다고 합니다. 심지어 “장학사 되려고 그래?”라고 묻는 분도 계십니다. 이처럼 선생님들 사이에서 학교폭력 업무는 모두가 하고 싶지 않아 합니다. 이 때문에 학교폭력 승진 가산점제도가 생기기도 합니다. 도대체 왜 이런 것일까요. 업무를 모르는 자와 벗어나려는 자 우선 업무를 모르는 상태에서 ‘교원의 지나친 책임감 부여에 따른 기피현상’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A 교사는 학교에 새로 전입 왔습니다. “우리 학교에는 순한 애들밖에 없어요. 힘든 일 있으면 언제든 말씀하세요”라는 교감선생님의 한마디가 왠지 불안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업무분장에서 A 교사에게 학교폭력 업무가 배정됩니다. 교감선생님은 A교사의 원망스러운 눈빛 속에 먼저 이야기를 꺼냅니다. “우리 학교는 학교폭력 사안이 터진 적이 별로 없고, 순둥이들밖에 없어 별 고생을 안 할 거야”라고 이야기합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A 교사는 2월에 생활교육담당대상교사 집합연수에 갑니다. 시·도교육청 교육정보원, 혹은 대형 세미나실에 도착하면 등록부에 서명을 합니다. 그러면 장학사는 A 교사에게 책 두어 권을 줍니다. 하나는 각 계 전달사항이고, 또 하나는 2023년 학교폭력 사안처리 가이드북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붙습니다. 얼마 전에 「학교폭력예방법」 시행령이 개정되어 추가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합니다. 연수를 듣습니다. 교육청 변호사가 나와서 즉시분리 등 내용을 설명합니다. 다른 건 기억이 안 나는데, 업무를 처리하다보면 민원 대상이 되거나 심하면 고소당하기도 한다는 부분은 기억납니다. 그러면서 위로도 합니다. 학교폭력 업무를 하다 궁금한 점 있으면 언제든지 교육지원청에 상담을 하면 최선을 다해 도와주겠다고 합니다. 힘내시라고 말하며 연수는 마무리가 됩니다. 다음날, 학교에 출근한 A 교사는 학교폭력 사안처리 가이드북을 읽다가, 이해 안 되는 구석이 있어 교육지원청 학교폭력 담당 장학사에게 하소연해봅니다. 교육지원청에서는 “조만간 현장 컨설팅을 갈 테니 ○○서류를 언제까지 구비하시고…”라고 합니다. 괜히 부른 것 같습니다. 현장 컨설팅 준비라는 업무가 추가되었습니다. 복잡한 업무를 일반교사에게 무작정 떠넘기는 것은, 교사에게 엄청난 부담을 안겨줍니다. 학교폭력 처분결과를 문제 삼는 변호사들은 학교폭력 절차상의 문제를 근거 삼아 학교폭력 처분 자체를 무효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학교폭력 업무를 담당하는 교사들은 행동 하나하나가 꼬투리 잡히지 않을까 고민하고 걱정합니다. 이번에 문제가 되었던 정순신 변호사 아들 사건도, 당시 고등학교에서 생활기록부에 강제전학 사실을 기입을 했는지, 했다면 언제 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거셌습니다. 문제는 생활기록부 기입 시기가 아니라 학생이 다른 친구를 괴롭혀서 강제전학에 이르게 한 부분이 그 시작인데, 생활기록부에 기입했는지에 대해서 성토하고,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한 교사에 대한 질타가 이어집니다. 이미 본질이 사라졌습니다. 교사들은 되도록 ‘학교폭력 업무’를 피하려고 합니다. 일선 학교에서 학교폭력 업무는 신규교사·전입교사, 심하면 기간제교사, 혹은 상담교사와 같은 비교과교사의 업무가 되기도 합니다. 학교폭력 업무를 억지로 맡은 교사는 1년간 울면서 일 합니다. 일부 선생님은 잘 모른다고 잡아떼며 회피하려는 경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권한은 없고, 책임은 크고, 고소도 당하고 시·도교육청 내부지침상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만, 학교폭력 사안이 발생하게 되면 세 가지의 시간제한을 알아야 합니다. 첫 번째는 48시간 이내에 교육지원청 또는 교육청 보고입니다. 두 번째는 같은 학교 학생인 경우 최대 72시간 즉시분리를 시행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14일 이내에 전담기구를 개최해야 합니다. 지나치게 복잡합니다. 새 학기에 교실청소만 해도 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 판국에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72시간 동안 즉시분리를 해야 하고, Wee클래스나 기타 학생을 돌볼 공간이 부족한 학교는 사안처리시까지 학교에 오지 말라는 학교장 긴급조치를 해야 합니다. 그뿐인가요. 가해학생 측은 자기도 피해를 입었다며 쌍방으로 신고합니다.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상대에게 기분이 나쁜 적이 있었다며 그걸 밝혀 달라고 합니다. 차라리 이야기라도 통하면 다행입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특수학생의 경우 증언능력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습니다. 그땐 학부모의 보호자 의견서에 의존해야 하는데, 보호자 의견서에서는 사실에 대한 이야기는 없고, 자신의 주장만 가득 쓰여 있습니다. 학교 내에서 일어난 일이면 증인이라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학교 밖에서 벌어진 일이면 CCTV조차 확보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학교 밖에서 일어난 일도 학교폭력으로 처리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법률이 그렇거든요.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2조 (정의)의 제1항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학교폭력’이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폭행, 감금, 협박·약취, 유인, 명예훼손, 모욕, 공갈, 강요·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 따돌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정보 등에 의하여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학교 내외’입니다. 법률의 취지는 학생의 학교폭력을 지나치지 말고 제대로 처리하라는 것이겠으나, 학원에서 누구누구가 자신을 째려봤다, 태권도장에서 자기 자녀와 어울리지 않았다. 아파트 놀이터 벽에 자기 자녀 욕이 쓰여 있는데 분명히 누구누구가 한 것 같다… 등등, 뚜렷한 증거도 없이 막무가내로 피해를 호소합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너무나도 명확한 온라인 사기죄마저도 「형사소송법」상 ‘3월 이내에 수사가 완료하여야 한다’라고 하며 시간을 3달 이상 줍니다. 이마저도 단순 훈시규정에 불과하여 실제로는 어떠한 행정적 절차 없이 직권상 6개월 이상 소모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학교폭력 사안은 신고와 동시에 72시간 동안 즉시분리를 해야 하고, 14일 이내에 조사를 끝내야 하고, 만약 14일을 초과할 것 같으면 내부결재 등을 통해서 기간 연장을 위한 별도의 행정적 절차가 필요합니다. 단순한 아이들 다툼에 ‘왜 싸웠니. 아 그렇구나’하는 조사가 아닙니다. 학교폭력 사안처리를 시작하게 되는 순간,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의 사안조사 자료는 엄청나게 늘어납니다. 게다가 조사를 강요할 권한도 없으며, 수업 중 조사를 요청하면 ‘수업권 침해, 학습권 침해’ 등을 이유로 항의전화가 오기도 합니다. 항의전화만 하면 다행입니다. 일부 학부모들은 사안 조사차 상담을 진행하는 학교폭력 담당교사와 담임교사를 향해 아동학대 신고 등을 합니다. 그것을 방어하기 위해서 학교폭력 담당교사와 담임교사는 자신의 모든 발화를 녹음하거나, 증거가 될 사진을 찍어 둡니다. 그리고 교권보호 보험을 알아보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면 교육관의 변화가 일어나기도 하고, 교사의 정체성에 혼란이 오며, 그에 따른 소진을 경험합니다. 학부모가 더 이상 학생교육의 상담자이자 동반자가 아니라, 자신을 아동학대로 신고하는 대상으로 보이는 것이죠. 인터넷 여론은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학교에서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그냥 묻으려 한다고 의심합니다. 그런데 실상은 다릅니다. ‘학교폭력 사안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다’, ‘원하지도 않았는데 학교폭력전담기구를 억지로 열어서 우리 아이의 마음에 상처를 입혔다’며 담임교사와 교감·교장에 대해 징계를 요구합니다. 심하면 학교폭력 사안조사로 인해 우리 아이가 정서적 학대를 당했다며 학교폭력 담당교사와 담임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하는 경우도 있고요. 정서아동학대의 경우 신고 즉시 직위해제 대상이기 때문에 선생님은 어떠한 대응도 할 수 없습니다. 학교폭력 업무 담당교사가 직위해제가 되면 또 다른 누군가가 학교폭력 업무를 담당하여야 합니다. 이 상태에서 학생에게 선제적인 학교폭력예방교육과 학교폭력사안처리의 엄중성을 바라는 것은 너무 큰 욕심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나, 학교폭력을 주제로 하고 있는 영화에서 교사는 무기력하거나, 심지어 유력자를 위해 사건을 은폐하고, 피해자인 주인공을 괴롭히는 역할로 그려집니다. 드라마 속 내용이 현실이 되지 않으려면 업무를 처리하는 교사를 당당하고 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힘이 없는 정의는 무능하다고 블레즈 파스칼이 자신의 저서 팡세에서 말한 것처럼, 교육현장은 학교폭력 업무를 처리하는 담당교사를 두텁게 보호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다음과 같은 부분을 제언하고자 합니다. 첫째, 학교폭력 담당교사에 대한 보호 및 환경의 제공입니다. 현행 법률 및 시행령, 사안처리 가이드북을 보면 학교폭력 업무를 담당하는 교사의 ‘엄밀한 조사’, ‘사안에 대한 이해와 신속한 처리’를 주문하고 있습니다. 사법경찰관리와 같은 공무집행의 권한을 부여하지 못한다면 그 한계는 분명하겠으나, 최소한의 보호제도와 환경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우선 학교별 학교폭력 전담교사제를 제안하고 싶습니다. 보건교사·영양교사·상담교사처럼 학교폭력 사안처리 및 어울림 프로그램상 학교폭력예방교육만 담당하는 교사 말이죠. 학교폭력 업무를 담당하는 선생님의 업무 소진 스트레스 중 가장 큰 비중으로서 사안조사의 과중함,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교사가 일반 수업이 아닌, 순수하게 학교폭력 업무만 처리할 수 있다면 수업 중 사안조사, SPO와 협조한 외부 사안조사도 가능할 것이며, 업무의 연속성을 통한 전문성 연찬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학교폭력 업무를 담당하는 교사를 위한 별도의 교원배상책임배상보험을 가입하여야 합니다. 현행 17개 시·도교육청에서는 전 교직원을 위한 교원배상책임배상보험이 가입되어 있으나, 법률비용이 후불 정산으로 시행됩니다. 따라서 무혐의로 사안이 종료가 될 경우에만 변호사 비용이 보조가 되는 단점이 있습니다. 학교폭력 업무를 담당하는 교사의 교원배상책임보험은 법률비용의 선지원, 또한 변호사 비용의 폭넓은 인정이 요구되는 것입니다. 사실 승진가산점은 별다른 유인책이 되지 못합니다. 우선 아동학대 고소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적극적인 업무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입니다. 두 번째는 학교폭력 학생에 대한 생활기록부 기입 방법의 개혁이 필요합니다. 생활기록부 기입이 과연 효용성이 있는지에 대한 논란은 둘째 치고, 생활기록부의 기입을 ‘막기 위하여’ 학교폭력 가해학생 및 보호자가 민원을 제기하고, 심하면 아동학대로 선생님을 신고하는 방법 등으로 절차를 지연시키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7·8·9호, 즉 학급교체·강제전학·퇴학에 한정해서는 학교폭력 처분 결과에 대해 행정공동이용망과 같은 국가 내부망을 신설하여, 여기에 즉시 기록하여야 한다고 제안하고 싶습니다. 교육지원청 심의위원회에서 조치 즉시 기입하고, 추후 불복절차에 따라서 경정, 혹은 삭제가 가능하도록 한다면 생활기록부 기입에 따른 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 현재 생활기록부에서는 조치결과 접수 이후 기입을 하여야 한다고 하지만, 그 즉시 기입의 기한이 없기 때문에 학부모의 겁박과 민원 등을 우려하는 학교에서는 기입을 하지 못하고 내버려 두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심의위원회에서 별도로 국가행정내부망 기입을 하고, 이후 대학 혹은 공공의 이익을 증명하는 기관 등이 당사자 조회를 신청한다면 해당 민원인에 대해 ‘7·8·9호에 해당하는 학교폭력 사실이 있음/없음’으로 개인정보를 침해하지 아니한 한도에서 회신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생기부 기재를 미루기 위한 집행정지와 시간 끌기 소송을 조기에 차단할 수 있을것으로 생각됩니다.
학교폭력에 대해 국가·사회적 노력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이유는 무엇일까? 학교폭력 문제해결을 어렵게 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학교폭력이 해결되지 않는 이유 첫째, 발생한 피해와 상처의 회복이 부재한 것이 원인이다. 연구에 의하면 ‘가해자의 44%가 피해경험이 있고, 피해자의 54%가 가해경험1’이 있다. 가해학생들을 만나보면, 그들도 따돌림이나 배제·혐오 등 다양한 폭력 피해경험이 있다. 이로 인한 피해가 회복되지 않은 채 방치되면 새로운 폭력을 낳게 된다. 아물지 않은 상처와 트라우마는 다시 자기 자신과 공동체를 향하는 부메랑이 될 수밖에 없다. 둘째, 구조적 접근의 부재가 원인이다. ‘폭력’은 가시적으로 보이는 직접적 폭력(구타·욕설·혐오 발언·테러·강간)과 눈에 보이지 않는 문화적·구조적 폭력(폭력을 정당화하는 전통·신념, 차별·선입견, 부정부패와 사회불평등, 빈곤)이 있다. 문화적·구조적 폭력은 직접적 폭력의 근본 원인이 된다. 문화적·구조적 폭력이 해소되지 않은 한, 학교폭력 문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다. 지금의 학교폭력을 양산하고 있는 것은 아동·청소년 개인들이 아니다. 아동·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을 방해하고 있는 폭력적인 문화와 불평등한 사회구조다. 학교폭력 문제해결 과정에서 구조적 문제를 다루지 않는 한 어떤 변화도 가져올 수 없다. 셋째, 창의적 접근의 부재가 원인이다. 양자물리학자 데이비드 봄은 ‘문제는 사고 자체가 아니라 사고의 과정’임을 강조하면서, ‘과정의 문제’를 놓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아인슈타인은 “제정신이 아님이란 유사한 일을 반복하면서도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문제해결 방법이 작동되지 않는다면, 다른 측면에서 접근해 봐야 한다. 그러나 2004년 「학교폭력대책에 관한 법」 공포 이후로 학교폭력은 일관되게 엄벌주의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학교폭력이 사회적 이슈가 될 때마다 ‘가해자 처벌 강화’ 여론이 형성되고, 정부와 교육부는 이에 반응하여 더 강한 엄벌정책을 발표해왔다. ‘과정의 문제’를 인지하지 못한 채, 유사한 정책만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폭력은 창의력과 유연성을 발휘하여 협력해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학교폭력의 교육적 해법 무엇보다 학교폭력의 모든 해결과정은 아동·청소년의 성장을 돕는 교육적 접근이어야 한다. 그러면 학교폭력의 교육적 접근은 무엇인가? 첫째, 성장지향적 접근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그동안 학생을 ‘통제가 필요한 미성숙한 존재’로 보고 통제대상으로 여겼다. 더불어 교육의 주된 관심은 ‘미성숙한 학생의 부정적 행동을 어떻게 억제할 것인가’였다. 그러나 학생들의 미성숙함이란 존재론적 결과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생물학적 발달단계로서의 과정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학생에 대한 교육적 관점은, ‘학생들은 발달과 성장의 과정에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열린 존재’가 되어야 한다. 더불어 바람직한 교육은 학생들의 성장과 존재를 단정 짓지 않고, 그들의 내적 강점과 잠재력을 발견하고 계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학교폭력의 해법은 잘못을 한 학생으로 하여금 자신의 행동이 타인과 공동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자각하게 하고, 행동의 책임을 지게 하는 성장지향적 접근이 되어야 한다. 둘째, 회복적 정의에 기반한 접근이다. 회복적 정의는 처벌에 초점을 맞춘 전통적인 응보적 접근의 한계를 보완하고, 피해회복에 방점을 둔 접근이다. 회복적 정의는 잘못을 규칙 위반에 한정하지 않고, 존엄과 관계의 침해가 발생하는 것이 문제라고 본다. 문제가 발생하면 제일 먼저 어떤 피해가 발생했는지에 집중하고, 피해회복을 위한 책임 있는 구체적 실천에 주목한다. 피해회복의 과정에는 개인 당사자와 공동체가 참여해야 한다. 이는 모든 문제는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공동체(문화적·구조적) 차원의 문제라는 인식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회복적 정의에 기반한 접근은, 침해된 존엄과 관계, 피해와 책임, 공동체와 정의의 회복을 의미한다. 회복적 정의는 대화를 통해 만들어 가는 과정이며, 구체적인 프로그램으로 회복적 대화모임(서클)이 있다. 회복적 대화모임과 실천사례 ● 첫째, 회복적 대화모임 회복적 대화모임은 ‘공동체가 겪고 있는 갈등에 대해 서로를 비난·공격하거나 회피하는 방식이 아닌, 오히려 갈등을 환영하고 지원하고 직면하여 성장과 배움의 기회로 삼기 위한 것’이다. 회복적 대화모임의 과정은 ‘사전 모임 → 본 모임 → 사후 모임’으로 진행된다. 사전 모임이란 진행자와 당사자 간의 1대1 대화모임이다. 발생한 사실과 갈등의 핵심내용을 확인하면서 당사자의 입장을 충분히 듣는 시간이다. 대화 말미에 본 모임의 참여 동의를 확인한다. 본 모임은 회복적 대화모임에 참여하기로 동의한 사람들의 대화모임이다. 회복적 질문을 통해 피해로 인한 고통과 책임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나눈다. 대화 말미에 책임과 재발방지 및 예방을 위한 약속을 합의한다. 사후 모임은 본 모임 이후 일정한 모니터링 시간을 가진 뒤에 다시 만나는 것으로 대화모임 이후의 상호복지를 확인하는 시간이다. ● 둘째, 회복적 대화모임의 실천사례 A(중1. 남)와 B(중2. 남)는 우연히 거리에서 시비가 붙었다. C(고1. 남)가 A와 B의 싸움을 부추기면서 B가 A에게 일방적 폭력을 가했고, 그 일로 A는 코뼈가 부러졌다. A의 부모가 B·C를 경찰에 신고했고, 이후로 B와 C는 보호처분을 받게 되었다. A는 B·C에게 사과받기를 원했고, 자신을 왜 때렸는지 이유를 알고 싶다고 했다. 법원의 도움을 받아 A는 1대1로 B와 C를 각각 회복적 대화모임에서 만나게 되었다. 대화모임 중에 A는 코뼈가 부러졌던 고통과 후유증, 그리고 두려움에 대해 이야기했다. B는 지나가던 A가 자신에 대해 뭐라고 하는 것에 자존심이 상했고, 싸우고 싶지 않았지만 약해 보이고 싶지 않아서 때렸다고 했다. 그리고 B는 A의 고통에 대해 처음 듣게 되었는데, 그 말을 듣기 전에는 억울한 마음이 있었지만, 지금은 자기 행동이 후회스럽고 미안하다며 사과했다. C와의 대화모임에서 C는 어린 동생들에게 싸우도록 부추긴 자기 행동이 후회스럽고, 그 일로 크게 다친 A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A는 B와 C의 진심어린 사과로 마음이 홀가분해졌다고 했다. 그리고 회복적 대화모임에 참여해준 B와 C에게 오히려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후 A는 학교생활에 잘 적응했고, 학년말에 어려움을 극복한 학생으로 장학증서를 받기까지 했다. 회복적 대화모임이 열리기까지 쉽지 않았다. 부모들과 많은 대화가 있었고, 아이들의 성장과 회복을 위해 사과와 용서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마음이 모아져서 가능했다. 부모의 이해와 지지 속에서 학생들이 용기를 내기까지 또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자책과 후회, 두려움을 안전한 공간에 내놓으면서 사과와 용서의 시간을 가졌고, 아이들은 자신의 상처를 조금씩 돌보며 회복해 나갔다. 마무리 앞에서 언급했듯이, 학교폭력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최종적으로 학생 개인과 공동체의 피해회복에 방점을 두어야 한다. 정부는 2012년 학교폭력근절대책을 발표하면서 학교폭력 조치결과를 생활기록부에 기록하게 하는 강력한 엄벌정책을 발표했고, 그로 인해 단기간의 학교폭력감소 효과를 보았지만, 오히려 후유증으로 학교는 법적 쟁송의 장이 되어 버렸다. 학교는 교육기관으로서 교육적 해결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일부 교사단체에서 지속적으로 학교폭력문제의 회복적 접근을 주장해왔고, 2019년 교육부는 다소 정책의 변화를 발표했다. 그것이 ‘학교장 자체 해결제’와 ‘관계회복 프로그램’이었고, 이로 인해 회복적 대화모임을 진행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게 되었다. 이후 2022년 학교폭력의 교육적 대응 강화를 위해 시·도교육청별 ‘관계회복 현장지원단’ 구축 정책이 발표되었다. 이러한 정책변화는 학교폭력의 회복적 접근을 가능하게 하는 반가운 소식들이다. 하지만 현재 「학교폭력대책법」은 큰 틀에서 기존의 형사사법적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학교폭력이 사회적 이슈가 될 때마다 가해자 처벌 강화의 여론에 밀려서 교육부는 엄벌정책으로 돌아가는 것을 반복하고 있다. 교육부는 교육적 소신을 가지고 학교폭력에 대한 회복적 관점의 필요성과 가치를 사회적으로 공유하고 설득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독자: 에세이를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저자: 에세이는 ‘유혹의 글쓰기’입니다. 독자에게 저자를 궁금하게 하거나 글을 궁금하게 하면 됩니다. 하지만 ‘많이 읽고 많이 쓴다.’ 이것은 글쓰기에서 거의 절대적인 진리가 아닐 까 생각합니다. 여기에도 분명히 팁은 있습니다. 그 가운데 중요한 하나는 ‘구체적으로 쓸 것’입니다. 독자: 어릴 때부터 내 꿈은 작가였습니다. 그런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요? 저자: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하여 제가 생각한 76가지의 작은 팁들을 제시하였습니다. 글은 누구나 쓸 수 있습니다. 다만 술술 넘어가는 글, 매력적인 글은 조금 공을 들여야 합니다. 필자는 책을 읽고 사색에 잠기기를 좋아한다. 내향적인 성격 탓으로 변변한 잡기(雜技) 하나 없이 놀 줄 모르는 어른이 되었다. 당연히 직장에서의 스트레스가 크고 이를 극복하고자 다양한 지혜를 찾았다. 그중 하나의 수단이자 삶의 애환을 치유하고 지친 영혼을 달래기 위해서 미친 듯이 독서에 몰입했다. ‘하루라도 글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친다’라는 말의 주인공이 된 것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왜 읽기만 할까? 나도 글을 쓰면 안 될까? 라는 생각이 스멀스멀 가슴에 자리 잡게 되었다, 그래서 글쓰기에 관한 책을 이것저것 읽다가 우연히 발견한 이 책 『에세이를 써보고 싶으세요?』를 읽게 되었다. 이전의 글쓰기 책과는 달리 이 책은 글을 잘 쓰기 위해서 많이 읽고, 많이 써보는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면서도 이 책의 독자가 그런 기본기는 이미 갖추었다고 생각하고 기본기 습득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다만 글을 쓰는 사람이거나, 에세이를 쓰고 싶은 사람에게 필요한 책의 역할을 충실하게 한다. 즉, 글감이 떠오르지 않거나 마음잡고 앉았는데 글이 써지지 않을 때, 글을 쓸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 좀 더 매력적인 글을 쓰고 싶을 때 등에 도움이 되는 핵심 사항을 제시한다. 글쓰기 초보자에게는 다소 아쉽지만 이미 에세이를 써본 사람이거나, 자의로 글을 쓰려고 노력해본 사람이라면 여기에 제시된 76가지의 작은 팁들을 매우 유용하게 활용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필자도 그중의 한 명이라고 생각하며 이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필자는 출판사 편집자들이 발간한 책을 심심찮게 접했다. 다른 작가의 책을 만드는 일을 하다 어느 순간 스스로 작가의 이름을 걸고 책을 낸 사람의 글을 좋아하게 되었다. 글을 많이 다뤘던 이들이라 글이 매력적이다. 편집자의 업무가 구체적으로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편집자들은 다양한 책을 누구보다 빨리 접하고, 실컷 읽을 수 있기에 책에 대한 내공이 매우 튼튼하다고 생각하였다. 바로 이 책의 저자 김은경 작가는 출판사에서 에세이 전문 편집자로 9년간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에세이를 써보고 싶으세요?』를 출간하여 군더더기 없이 알짜 내용만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편집자로서의 실력도 검증된 전문가의 조언이라 더 믿음이 간다. 편집자가 바라보는 글쓰기에 대한 노하우가 아낌없이 들어있다. 작가는 소제목 하나에 두 페이지를 넘지 않는 짧은 조언들을 했지만 충분히 공감이 간다. 작가의 눈에는 일상이 모두 글의 재료다. 이따금씩 작가들이 글감이 떠오르지 않아 막히는 writer’s block으로 고심하는 것에 비하면 참으로 작가로서 축복을 받았다는 느낌이다. 저자는 글을 쓰는 자세로 특별히 언급하기를 “꾸준히 글을 쓰기 위해서는 '나는 쓰는 사람'이라는 태도를 항상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처음부터 대단한 글을 써보겠다는 생각으로 글을 쓴다면 어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어요. 매일 조금씩 일정한 시간 동안 글을 쓰는 습관을 들인다면 계속해서 글을 쓸 수 있을 거예요. 짧은 글이어도 괜찮아요. 이런 글들이 하나둘 모여 한 권의 책이 되기도 하죠. 일상에서 겪는 다양한 일들도 항상 기록하는 게 좋아요. 무심코 적어놨던 글들이 좋은 아이템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말은 필자에게 정말 마음이 와 닿았다. 그녀는 또 실패하고 아픈 경험도 글감으로 건져내고, 글을 쓰며 치유가 된다고 말한다. 책을 읽으면서 손이 근질거렸다. 작가의 말대로 실제로 키보드를 두드리며 어떤 글제라도 가지고 글을 쓰고 싶었다. 저자는 “민들레씨를 불어라”라고 스스로 만들어 낸 작가론을 펼친다. 어떤 일이든 민들레씨를 불듯이 가볍게 시도해보면 생각지 못한 결과를 얻게 될 거라는 뜻이다. 작가는 현재 부천의 한 독립서점에서 에세이 쓰기와 교정·교열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소규모로 진행하는 워크숍은 수강생에게 꽤 인기가 좋다고 한다. 이 책은 부천의 작은 책방 ‘오키로미터’에서 진행한 ‘에세이 쓰기 워크숍’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책에는 워크숍 수강생들이 특히 도움이 되었다고 전해 온 에세이 쓰기에 관한 조언 중 엄선된 76개의 조언이 담겨 있다. 작가는 자신의 책이 정답이 될 수는 없지만, 글을 쓰고 싶지만 도전하지 못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용기를 심어주고, 어떤 내용을 다뤄야 할지 모르는 사람에게는 방향을 잡아주는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람은 성장을 추구하는 유일한 동물이다. 그런데 성장은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가? 다른 방도가 없다. 자신이 말하고 쓰는 것으로 밖에 확인이 불가능하다. 어제보다 오늘, 생각이 깊어지고 말과 글쓰는 실력이 발전한다는 것을 스스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거 우리는 학교에서 글쓰기를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그저 열심히 문제를 풀고 정답을 찾는 공부만 한 까닭이다. 그래서 누구나 글을 쓰고 싶어 하지만 제대로 된 한 편의 글을 끝까지 써내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글이란 누구나 쓸 수 있고 조금만 써 버릇하면 처음보다 확실히 나은 글을 쓸 수 있다는 것 또한 명백한 사실이다. “일단 쓰기 시작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든 당신은 안 쓴 것보다는 나은 지점에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 글은 쓸수록 어렵지만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는 고독한 과정을 통해 여러 번의 퇴고를 거치며, 만족스러울 때까지 수정이 계속되면 보다 나은 지점에 가 있을 것이다. 다행인 것은 세계적인 작가인 헤밍웨이도 처음에 쓴 글은 쓰레기에 불과했다고 고백했다. 그 말에 큰 힘을 얻어 필자는 오늘도 누가 뭐라 해도 자신만의 글을 쓰면서 그 속에서 스스로 행복을 느낀다. 누가 이 행복을 빼앗아 갈 것인가? 본인이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평생 읽고 쓰는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필자의 인생삼락(人生三樂)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글을 쓴다, 둘째, 또 글을 쓴다, 셋째, 인정을 받는다. 완성된 글에 칭찬을 듣거나 응모용 글이 채택되면 그것으로 보상이 된다. 순수한 아마추어지만 그 맛에 글쓰기를 계속한다. 필자는 오늘도 글을 쓴다. 지금은 만인 저작시대이니까. 그러나 이 책의 작가가 말한 것처럼 괜찮은 에세이를 써보고 싶다는 소망이 꿈틀거리는 한 인정받고 싶다.
-글 싣는 순서 상 한국어 학습인구 증가 하 월드 브랜드 ‘코리아’ 우뚝 4년 만에 학급 3.5배 늘고 학생 수 3배 가까이 증가 대학 경쟁률은 20~30대1 정규 교원 진입 확대 시급 교육한류 열풍이 아시아를 넘어 유럽까지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이 매년 늘고 있다. 전 세계 학생이 몰려드는 파리국제대학촌에서는 한국관이 교육한류 전진기지 역할을 하는 중이다. 한국전쟁 때 한국의 교육 발전을 도왔던 유네스코 본부는 반세기 지난 현재 한국의 높은 기여에 감사를 표하고 있다. 프랑스 현지에서 살펴본 ‘K에듀’의 현주소를 2회에 걸쳐 알아본다. 편집자 주 프랑스에서 한국어의 인기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한국어반을 운영하는 프랑스 초·중·고교는 2018년 17곳에서 지난해 60곳으로 3.5배 증가했다. 학생 수도 631명에서 1800명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한국어능력시험(TOPIK) 응시자도 292명에서 780명으로 확대됐다. 윤강우 주프랑스 한국어교육원장은 지난달 27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파리를 방문한 교육부 관계자와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일본어 채택 학교는 70곳 정도다. 프랑스 내에서 한국어가 일본어를 추월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대학에서 한국어 관련 전공의 인기 또한 고공비행 중이다. 보통의 경쟁률이 20대1이고, 높은 곳은 30대1까지 올라가기도 한다. 이는 교육부가 지난 30여 년 동안 힘써온 결과다. 교육부는 1999년부터 해외 한국어교육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때부터 뿌려온 씨앗이 최근 열매를 맺고 있는 셈이다. 프랑스는 외국어 교육에 있어 언어보다 해당 국가의 역사·문화 등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는 정책에 따라 언어와 문화를 함께 가르치는 ‘아틀리에 수업(방과 후 문화·예술 수업)’의 우선 개설을 권장하고 있다. 이에 맞춰 주프랑스 한국교육원은 프랑스 초·중등학교에 정규 한국어 수업뿐 아니라 아틀리에 수업 개설 및 지원을 통해 한국어교육의 저변을 넓히는 중이다. 특히 아틀리에 수업 개설 학교 중 향후 정규 과목으로 전환 가능성이 높은 학교에 예산 지원을 하고 있다. 한국어 인기 열풍에 ‘K컬처’도 힘을 보탰다. ‘K팝’의 선두 주자인 ‘BTS’와 ‘블랙핑크’, 전 세계를 강타한 드라마 ‘오징어게임’, 아카데미시상식 작품상에 빛나는 영화 ‘기생충’ 등 해외에서 맹위를 떨치면서 기폭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윤 원장은 “한류열풍이 프랑스를 제대로 강타하고 있다. 프랑스인들에게 한국의 문화뿐 아니라 음식까지 인기가 매우 높다”며 “그 열풍이 한국어교육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한국어 인기에 비해 프랑스의 정책적 지원은 아쉽다. 아직 프랑스 내 정규 교원 임용시험에 한국어 과목이 없다. 대부분 한국어 교사는 시간 강사로 근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윤 원장은 “공립학교의 경우 새로운 교원을 뽑으려면 그만큼의 교원 수를 줄여야 하는 문제가 따른다”고 설명했다. 한국어 전공 학생들의 진로 또한 풀어야 할 과제다. 교육부 관계자는 “프랑스 내에서 취업 등이 힘든 만큼 한국 유학이나 한국 취업 등으로 이어져야 장기적으로 한국어교육 활성화에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컬처의 힘… 프랑스 학생 마음에 한글이 ‘쏙쏙’ 클로드모네高 한국어 교육 참관 학생들 한국말로 ‘묻고 답하기’ 일부 ‘한국학’ 전공 이어지기도 “안녕하세요. 한국에서 오셨죠?” 지난달 27일 프랑스 파리 13구에 위치한 공립 클로드모네 고등학교 입구에서 우연히 마주친 학생들이 한국 교육부 관계자와 취재진을 알아보고 먼저 한국말 인사를 건넸다. 프랑스에서 한국어의 인기, 그리고 한국어를 정규과정으로 운영하는 학교에서 학생들의 습득 정도를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이 학교는 총 7개의 제2외국어를 정규 운영 중으로, 전교생 약 1000명 중 5% 정도인 47명이 한국어를 채택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중학교(4년제) 2학년부터 고교 3학년까지 제2외국어를 의무적으로 배워야 한다. 학교 도서관에 들어서자 다양한 한글책들을 활용한 전시물부터 눈길을 끌었다. ‘청소년 문학 페스티벌’ 차원에서 꾸며본 것이란다. K컬처의 인기로 프랑스 학생들에게 한국의 관심은 높은 편이라는 게 학교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국어와 문화를 함께 가르치는 ‘아틀리에 수업’ 장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클로드모네고는 한국어 수업이 있는 날이면 주변의 10개 학교 학생들과 연합수업을 갖기도 한다. 교실 문을 열자 한국어를 따라 하는 20여 명의 학생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경복궁에 가 봤어요.” “한강에 가본 적 있어요.” 조윤정 한국어 교사의 지도로 ‘경험에 대해 묻고 답하기’ 수업 중이었다. 조 교사는 경복궁과 베르사유 궁전, 남산타워와 에펠탑, 한강과 센강, 부산과 마르세유 등 서로의 연관성이 높은 사진들을 함께 놓고 이해를 도왔다. 조 교사가 학생에게 한국어로 질문하면 답하고, 학생끼리 서로 물어보고 답하는 도중 실제 한국을 다녀왔다는 학생이 나오자 부러움으로 가득한 탄성이 터지기도 했다. 수업 후 기자간담회에서 조 교사는 나날이 한국어교육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그 인기를 몸소 체험하고 있다. 그는 “첫 학급을 맡은 이후 매년 학생이 2배 가까이 늘었다”면서 “학생뿐 아니라 일반인 사이에서도 관심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BTS’, ‘블랙핑크’ 등 ‘K팝’에서 생긴 흥미가 ‘한국어 공부’로 이어지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3학년생인 리자 타르 양은 중2 때 K팝, 한복 등에 관심이 생겨 제2외국어를 한국어로 정했다. 최근에는 한국 여행도 다녀왔다. 타르 양은 “한국에 다시 가고 싶다”며 “소중한 친구 1명을 얻었는데, 꼭 다시 가서 좋은 친구들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이만 엔보고 졸업생은 클로드모네고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현재 한국학(파리시테대)을 전공하고 있다. 엔보고 씨는 “한국어를 하고 한국 문화에 대해 잘 아는 것이 대학 진학에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파리(프랑스)=한병규 기자
실업계고에서 교사 생활을 하던 어느 날,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던 학생 8명이 찾아왔다. 아내와 딸, 세 식구가 사는 10평짜리 아파트에서 함께 지내고 싶다고. 아이들과의 생활은 힘들고 고됐지만, 이때의 경험은 그를 진짜 선생님이 돼야겠다고 마음먹게 했다. 이후 학교 부적응 학생들을 위한 ‘공동학습장’을 만들었다. 10년 동안 707명이 이곳을 거쳐 갔다. Wee 프로젝트 사업의 모델인 ‘금란교실’, Wee 스쿨의 모델인 ‘용연학교’ 등도 만들었다. 2015년에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학교 안전사고 신속대응팀 부르미를 도입해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다. 그렇게 30여 년을 주목받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고 안전한 학교를 만드는 데 매진했다. 박주정 광주 진남중 교장 이야기다. 박 교장은 “처음부터 교사가 되고 싶었던 건 아니었다”고 했다. 실업계고로 첫 발령을 받았는데, 교사가 하는 일이라고는 학생들이 교실에 뱉은 침을 밀걸레로 닦고, 출석을 확인하는 것뿐이었다. 동료 교사들도 무관심이 최고라는, 조언 아닌 조언을 건넸다. 자괴감에 괴로워하던 박 교장은 사표를 냈지만, 취업의 길이 열리지 않아 다시 시험을 치렀다. 그런데 또 그만둔 학교로 발령이 났다. Q. 교사 시절부터 학교 부적응 학생들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다시 학교로 돌아갔을 땐 힘들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초년 교직 생활은 월급 받고 생계를 유지하는 일이 전부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던 8명이 집으로 찾아왔어요. 놀러 왔다고요. 그러곤 여름방학 때까지만 함께 살고 싶다는 거예요. 세 식구가 사는 10평 아파트에서요. 가족의 원망을 들었지만, 함께 살기로 했어요. 그런데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기말고사에서 전교생 650명 중에 1등부터 7등이 우리 집에서 나온 거예요. 대학에 가겠다면서 알바로 번 돈으로 학원까지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깨달았어요.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교육하면 변한다는 걸요. 신이 났어요.” Q. 공동학습장을 만들었다고요 “집이 콩나물시루였어요.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더 넓은 곳으로 이사할 형편도 못 됐죠. 그렇다고 아이들을 내쫓을 수는 없잖아요. 대출받고 전세금을 보태서 저렴하면서 넓은 곳으로 이사하기로 했어요. 학교에서 10㎞ 떨어진 외곽에 창고를 임대했고, 10년 동안 707명이 살다 갔죠. 무엇보다 고마운 건, 10년간 사고가 없었다는 거예요. 이 아이들은 지금도 각자의 자리에서 훌륭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Q. 전문직으로 일할 때는 학교 부적응 학생들을 위한 제도적인 지원에 나섰는데요 “2004년 장학사로 처음 만든 프로그램이 ‘금란교실’입니다. 전국 최초의 부적응 학생을 위한 단기 위탁 교육프로그램이에요. 일주일 동안 체험학습, 적성교육, 상담, 인성교육 등 활동을 하고 교육 기간이 끝난 후에도 상담을 진행했습니다. 금란교실의 성과는 좋았지만, 단기 과정이라서 중도 탈락을 예방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어요.” 당시 광주지역 중도 탈락 학생 수는 2000여 명이나 됐다. 그중 중학생은 600~700명 정도였다. 박 교장은 대안학교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교육청의 지원을 받을 수 없었다. 금란교실 운영에 도움을 주고 있는 교사 100명과 모금 활동 끝에 폐교를 임대하고 2008년 9월, 학교 부적응 중학생의 학업중단 예방을 위한 장기위탁 학교 ‘용연학교’를 열었다. 2009년에는 교육부의 지원을 받아 고등학생을 위한 대안학교 ‘돈보스코학교’를 유치했다. Q. 학교 안전사고 신속대응팀 ‘부르미’를 만든 배경은 무엇입니까 “교육청 과장 시절, 장학사의 통화 내용을 듣게 됐습니다. 중학생 두 명이 싸웠고, 한 명이 옥상에서 뛰어내려 중태에 빠진 상황이었어요. 당장 아이부터 살리는 게 먼저인데, 학교로부터 상황을 보고받고 있는 모습에 ‘아, 이건 아니다’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학교에 문제가 발생하면 무조건 달려가서 해결부터 하자고 했어요. ‘24시간 연중무휴, 30분 안에 도착한다’, ‘필요하면 전문단체와 공조해 해결한다’. 전국적으로 ‘부르미’가 도입되면 좋겠습니다. 교사들이 마음 놓고 수업만 할 수 있게요.” Q. 학폭 관련 이슈로 연일 떠들썩합니다 “학폭 해결방안을 100명에게 물으면 100명의 생각이 다 달라요. 모두 자기 입장에서 이야기하기 때문입니다. 사법기관에선 법률적인 부분, 피해 학생 학부모는 엄벌주의, 가해 학생 학부모는 선도…. 그 속에서 공통분모를 찾아야 합니다. 원인은 알 수 있어요. 인간미, 배려가 없다는 것, 오직 나밖에 없다는 거예요. 학폭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리 사회가 함께해야 합니다.” Q. 교사들의 고충도 만만치 않습니다 “학폭과 교권, 인권은 맞물려있어요. 교사에게 학생을 지도할 권한을 줘야 해요. 조금만 나무라면 소송을 하는데, 어떤 교사가 지도하고 싶겠어요. 학생들은 다시 잘 지내는데, 학부모가 소송을 겁니다. 인식을 바꾸려면 학폭을 교육적으로 해결한 사례를 많이 알려야 해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이 아니라 회복과 성장에 주목한 드라마나 영화 같은 걸로요. ” Q. 공교육이 인정받고 교사가 스승으로 존경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콩나물 교육’을 강조합니다. 콩을 물에 불려서 따뜻한 곳에 두고 계속 물을 줘야 싹이 틉니다. 그런데 이 싹이 잘 안 나와요. 온도와 습도를 맞추고 정성과 사랑을 줘야 합니다. 교육은 기다림이에요. 당장 눈에 안 보인다고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 게 아니에요. 학부모님들께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리 선생님들이 열심히 애쓰고 있다고, 선생님을 믿지 못하면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학교를 믿어달라고요.”
최근 모 변호사 아들 사건으로 학교폭력 대책을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더 글로리라는 드라마가 인기를 끌며 조명된 것이 현실과 오버랩되면서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탓이다. 정부는 가해자에게 엄벌을, 피해자는 회복적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하지만 이것이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 이에 따라 본고에서는 미국과 교육선진국으로 알려진 핀란드에서 실시되는 학교폭력 프로그램이 어떠한지를 고찰해 시사점을 얻고자 한다. 이러한 해외사례를 살펴보는 것은 외국의 정책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이 아닌 외국의 사례를 통해 우리의 현실에 맞게 조정하여 시행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또한 각국의 사례들에서 보편성을 추출하고, 교육학적 본질에 접근한 해결방식을 찾아 나가기 위함이다. 미국과 핀란드의 학교폭력 대응정책 ● 미국 먼저 미국의 학교폭력 대응정책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미국질병통제센터(CDC)에 의하면, 학교폭력을 ‘심각한 상해, 사회적·정서적·학업적 문제를 초래하는 의도적·반복적인 학생-학생 간 권력 남용 혹은 괴롭힘’으로 정의한다. 이러한 괴롭힘은 학교 내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언어·행동·신체적 접촉, 사이버공간에서의 괴롭힘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미국은 총기가 허용되는 국가로 학교폭력에 총기가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전제한다. 미국의 위기대응정책은 총기 난사 사건과 같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여 학교폭력 대응에도 이와 같은 관점으로 적용된다. 총기가 사용되었을 경우, 대규모의 끔찍한 피해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학교폭력을 방지하고, 발생 시 대처하는 프로그램은 우리나라와 차이가 있다. 1994년, 미국의 청소년 범죄율이 상승 추세에서 감소 추세로 변화되었다. 이는 청소년 범죄를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와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대처한 결과이다(정재준, 2012; 박영욱, 2013). 청소년 범죄 등과 같은 상황으로 학교 내에서 긴급 상황이나 위기가 발생할 때를 대비해 미국 정부에서는 Guide for Developing High-Quality School Emergency Operations Plans(양질의 학교 비상대책 수립을 위한 지침)이라는 가이드라인을 발간한다. 이는 완화(mitigation)와 예방(prevention), 준비(preparedness), 대응(response), 회복(recovery)의 4단계를 기반으로 한다. 미국 교육부는 ‘Readiness and Emergency Management for Schools(REMS: 학교를 위한 준비 및 비상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학교폭력 대응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자료를 제공하고 국립정신건강연구원((National Institute of Mental Health)에서도 학교폭력 대응에 대한 자료를 제공한다. 실제로 미국은 학교폭력과 관련하여 무관용의 원칙(Zero Tolerance Policy)을 적용하여 엄중히 다스린다. 뉴욕시의 학교폭력예방 프로그램인 ‘Respect for All’은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여 학교 내 괴롭힘과 차별을 예방하고 대처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졌다. 죄질이 좋지 않을 경우, 청소년이라도 엄격히 처벌한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학교폭력 대응에 대한 방안으로 미국의 무관용 원칙을 언급하였다. 미국의 사례에서 기술된 무관용 원칙이란 사소한 위법행위라 할지라도 죄질이 나쁠 경우 엄격하게 처벌한다는 사법 원칙으로 관용을 베풀지 않는 원칙 혹은 정책을 의미한다(WIKIPEDIA, 2023). 이는 깨진 유리창 이론(Broken Windows Theory)에서 파생된 것으로, 깨진 유리창은 ‘법질서의 부재’를 비유적으로 상징하는 표현이다. 즉 사소한 경범죄부터 관용 없이 법으로 조치해야 사회 전체로 범죄가 확산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박영욱, 2013). ● 핀란드 핀란드에서는 교육부·학교·지방자치단체·학부모 등 모든 구성원의 참여를 통해 실행되며, 학교폭력 대응 프로그램인 키바코울루(KiVaKoulu)를 실시한다. 키바코울루는 ‘학교폭력에 맞서는 학교’라는 의미로 종합학교를 대상으로 한다. 이는 가해자와 피해자뿐 아니라 방관자에게까지 초점을 맞춘다. 방관자들의 행동에 따라 타인을 괴롭히고자 하는 동기가 약화될 수 있기에 방관자들의 개입을 촉진하는 전략을 병행하여 운영한다(김병찬, 2012). 이 프로그램은 운영되는 동안 상당한 성과를 가져왔다. 실제로 KiVa 프로그램을 시행한 학교에서는 학교폭력 증가율이 감소하였으며, 학교폭력예방 및 대응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에 비해 학교폭력을 저지르는 경우가 적게 나타났다(Salmivalli, C. etc, 2013). 또한 KiVa 프로그램을 시행한 학교에서 학생들이 학교폭력예방 및 대응에 대한 자신감이 향상되었으며, 학교폭력 경험률이 감소하였다(Whiteley, H. etc, 2022). 이와 더불어 교사와 학부모의 참여를 강화하여 교사는 학생들의 행동 변화를 감지하고, 학부모와의 소통을 통해 문제를 조기에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또한 인권교육을 강화하여 학생들이 서로를 존중하고 상호작용하는 능력과 문제해결능력의 향상을 꾀한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미국에서는 무관용 원칙이 대응체계의 일반원칙이다. 가해학생에 대해 규정된 조치가 예외 없이 집행되면서 실제로 학교폭력의 감소 효과를 가져온 결과가 있다(Payne, A. A., Welch, K., 2015).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미국처럼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다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사법적인 강압적 통제는 근본적 원인을 개선하고 방지하는 대책이 아니라는 교육학자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핀란드는 미국의 사례와는 다소 다른 대응정책임을 알 수 있었다. 키바코울루 프로그램은 학교폭력이 발생한 이후, 시행되는 가해자에 대한 교화와 처벌의 접근으로 해결되는 것이다. 학교에서는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교사로 조직화된 팀에서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전문적 팀은 가해학생과 지속적인 대화를 해나가며 반복적이고 집중적으로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렇게 시행된 키바코울루 프로그램은 실제 초등학교애서 학교폭력을 감소시키는 긍정적 성과를 가져왔음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김병찬, 2012). 맺으며 이 글에서는 미국과 핀란드의 학교폭력 대응사례에 대해 살펴보았다. 학교폭력은 여러 나라에서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예방과 대응책 마련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점차 저연령화되고, 교묘해지는 학교폭력은 피해자에게 지울 수 없는 아픔과 상처를 준다. 특히 피해학생과 가해학생 간의 분쟁조정이 이루어질 때, 학교폭력사안을 해결하고 조정하는 과정에서 피해학생에게 2차 가해 등의 현상도 나타나게 된다. 신체적·물리적 폭력뿐 아니라 언어적 폭력 또한 정서적 트라우마를 남기고 성인이 되어서의 사회생활과 일상에 후유증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SNS와 같은 온라인상에서 교묘히 벌어지는 폭력도 반드시 살펴야 할 것이다. 법률적 차원의 접근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학생에 대한 인성교육과 가해 및 피해 학부모에게 필요한 맞춤형교육이다. 교사나 학부모가 학생과 자녀에 대한 상황을 인지하게 되면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할지에 대한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줄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에 맞는 프로그램과 제도의 도입을 통해 학교폭력예방과 대응에 대한 새로운 방안이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교사] 나는 왜 소년범을 변호했을까 (김광민 지음, 인물과사상사 펴냄, 236쪽, 1만6,000원) ‘우리 사회에서 낙인찍힌 그들을 위한 변론’이라는 부제를 달았다. 자칫 가해자들을 옹호하는 것처럼 보일 위험을 무릅쓰고 이 책을 쓴 것은 사건의 원인을 알아야 범죄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만난 소년들은 하나같이 ‘경제적 어려움’과 ‘돌봄의 공백’ 문제를 떠안고 있었다. 환경만 탓할 수는 없지만, 폭력이 일상화된 소년들의 순응만 강요하는 게 옳은지 깊이 생각해볼 것을 요구한다. 인생 설계자의 공식 (하워드 H. 화이트 지음, 김미정 번역, 한국경제신문 펴냄, 276쪽, 1만7,000원) NBA가 주목한 대학 농구 선수였다가 부상으로 은퇴한 뒤에도 절망하지 않고, 글로벌 브랜드 ‘나이키 조던’의 부사장이 된 필자가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 전설적 농구 스타 마이클 조던이 단 한 번의 결정적 슛을 던지기 위해 수백만 번의 연습을 했듯 올바른 방향으로 지속해서 노력하면 누구에게나 최고의 순간이 찾아옴을 강조한다. 인생 보드게임 (박윤미·정인건 지음, 나무의마음 펴냄, 432쪽, 2만7,800원) 국내외 교사들에게 추천받은 150여 종의 보드게임 중 재미와 교육적 효과가 높았던 보드게임을 엄선했다. 52개의 보드게임을 전략적 사고, 수리력, 순발력과 집중력, 공간지각능력, 언어와 어휘력, 추리력과 상상력, 퀴즈와 상식, 행운 8개 영역으로 범주화해 소개한다. 저자는 보드게임이 남녀노소 모두에게 유익하지만, 특히 4~10세 아이와 함께하기를 추천한다. 초일이 (임미현 지음, 이야기꽃 펴냄, 340쪽, 1만7,500원) 초등 1학년 생활이 궁금한 사람들을 위해 1학년 담임교사가 만화로 그려낸 학교생활 이야기다. 일기 쓰듯 아이들과 교사의 소소한 일상을 그려냈다. ‘담쌤의 깨알팁’ 꼭지에서는 ‘편리한 실내화’, ‘알러지 있는 아이의 급식’, ‘배변 실수 걱정’, ‘방과 후 프로그램’, ‘입학 전 한글 떼기’ 등 부모들이 궁금해 할 여러 문제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청소년] 상징으로 보는 세상 (김낭예 지음, 창비교육 펴냄, 228쪽, 1만5,000원) 우리 일상 속 31가지 대상이 상징하는 바를 다루는 청소년 교양서. 토르의 망치부터 유혹과 혁신을 뜻하는 사과까지 여러 상징이 생긴 이유와 의미 등을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다양한 종교·신화·철학·세계사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게 구성했다. 여러 문화의 거리가 좁혀진 현대 사회를 좀 더 선명하게 이해하도록 이끈다. 청소년을 위한 해시태그 한국 독립운동사 (조한성 지음, 생각학교 펴냄, 280쪽, 1만4,000원) 1905년 외교권 박탈부터 1945년 해방까지, 약 40년의 한국 독립운동사를 소개한다. 교과과정과의 연계성을 높여 학습에 도움 받고 싶은 청소년과 교과서를 보완할 부교재가 필요했던 교사까지 활용할 수 있게 했다. 각 독립단체들이 만들어진 과정과 독립운동가들은 그런 활동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등을 상세히 담았다. [어린이] 용과 함께 (하나가타 미쓰루 지음, 김남주 번역, 신은정 그림, 마루비 펴냄, 108쪽, 1만3,000원) 스스로 어른인 척 세상을 시니컬하게 바라보는 중1 주인공과 갑작스런 엄마의 죽음 후 용과 함께 살고 있다고 믿게 된 동생, 일에만 몰두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가족의 참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동화다. 가족붕괴로 그 가치를 잃었을 때 그 구성원들, 특히 어린이에게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는지를 진지하게 보여준다. 웃는 얼굴 쿼카 (수수아 글·그림, 작가정신 펴냄, 40쪽, 1만3,000원) 우리에게 ‘웃는 얼굴’로 알려진 귀여운 동물 쿼카는 사실 멸종 위기종이다. ‘웃는 표정’이라는 것도 사실 인간의 관점일 뿐.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에서 구조돼 다시 자연의 품속으로 돌아가는 작은 동물 이야기를 통해 쿼카를 비롯한 지구상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여러 동물들이 진짜 행복한 웃음을 짓게 할 방법을 생각하게 한다.
어쩌면 아이들에게도 ‘4월은 잔인한 달’일 수 있다. 4월은 새로운 또래집단의 파악이 끝나고 서서히 아이들의 성격이 드러나는 시기이며, 학생끼리 또는 교사와 학생사이에서 하나둘 갈등문제가 불거져 나오기 시작하는 때이다. 그래서 집단에서 밀리느냐, 주도권을 잡느냐, 관계를 유지하며 지내느냐, 외톨이가 되느냐의 윤곽이 나타나고, 2박3일 동안 숙식을 함께해야하는 체험활동·수학여행 등이 끝나면 학급의 또래관계는 확연히 드러난다. ‘관계성 검사’는 학기 초에 실시하면 좋은 그림검사이다. 간단한 도형으로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의 인간관계를 그림으로 나타내기 때문에 또래관계(대인관계) 성향을 파악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특히 담임교사를 힘들게 하는 ‘일진놀이 유형’, 즉 교실분위기를 주도하는 학생이 누구인지, 학교폭력 가해·피해 가능성이 있는 학생, 친구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 있는 학생, 친구에게 과도하게 의존할 가능성이 있는 학생, 또래는 물론 가족에게까지 소외되어 고립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는 학생 등을 짐작할 수 있어 최악의 상황을 예방할 수도 있다. ‘관계성 그림검사’ 실시방법[PART VIEW] ‘관계성 검사’의 최대 장점은 쉽고, 빠르고, 정확하다는 것이다. △와 ○만으로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의 인간관계를 나타낼 수 있어 그림에 다소 거부감이 있거나 방어가 심한 학생에게도 간단히 실시해 볼 수 있다. 관계성 그림검사는 다양한 형태가 있는데, 이번 호에서 소개하는 검사는 심리극의 창시자인 제이콥 모레노(Jacob Moreno)가 제안한 소셜 아톰(Social Atom)이다. 실시방법은 다음과 같다. - 준비물: A4 용지, 연필(볼펜도 상관없음. 크레파스, 색연필, 사인펜 등 모든 필기구 가능) - 실시방법 ① A4 용지와 필기구를 제시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유도한다. ② 다음의 지시문에 따라 그림을 그리게 한다. “내가 여자면 종이에 나를 ○로 그리세요. 남자면 △로 그려주세요.” ※ 주의해야 할 점 - “동그라미(세모) 안에다 그려요, 밖에다 그려요” 등 학생들의 다양한 질문에 “정해진 건 없어요. 그냥 마음대로 그리고 싶은 대로, 그리고 싶은 곳에, 그리고 싶은 크기로 그리면 됩니다”라고 답한다. ③ 자기를 표현하는 ○와 △를 다 그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음의 지시문을 제시한 후 그림을 그리게 한다. “자, 지금부터는 당신의 머릿속에서 인물들을 떠올려 보세요. 그리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가족·친척·친구·지인·선배·후배·선생님 등 나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그려 넣으세요. 남자는 △로, 여자는 ○로 표현합니다. 이름은 본명을 써도 되고 이니셜, 별칭 등을 써도 됩니다.” ※ 참고사항 - “나와 심리적으로 가깝다고 생각되면 가깝고 크게, 심리적으로 멀다고 생각되면 멀고 작게 그려보세요”라고 지시를 내릴 수도 있다. 장단점이 있는데, 필자는 지시를 내리지 않는다. 특별한 말을 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똑같은 크기가 아닌 크고 작은 크기로 다양하게 표현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런 지시사항이 아이들의 심리를 흔들어 놓을 수도 있다. ④ 모든 학생이 그림을 완성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음의 지시문을 제시하여 그림에 표시하도록 합니다. “모두 그렸다면, 이제 그린 순서를 표시해봅시다. 제일 처음 그린 ○(혹은 △), 즉 나를 제외하고 종이에 그린 순서대로 숫자를 적어주세요.” 세모와 동그라미가 주는 의미 ○는 여자, △는 남자이다. 어떤 아이는 종이 중앙에 아주 큰 동그라미(세모)로 자신을 표현하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아주 작게 그려 넣기도 한다. 자신을 어느 위치에 얼마만한 크기로 그리는지를 통해 자아강도를 파악할 수 있다. 처음 그려진 △와 ○를 중심으로 그려지는 다양한 크기의 △와 ○는 가족·친구·지인들이다. 분포되어 있는 형태·숫자·거리 등으로 또래관계 및 대인관계를 맺는 유형과 특징을 유추해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아이들은 그림 1처럼 종이 중앙에 자신을 표시하며, 부모·형제·자매를 포함하여 10~15개 정도의 △와 ○를 그린다. 이름을 적지 않아도 된다고 해도 아이들은 무의식적으로 부모의 명칭을 표시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수많은 동그라미와 세모 속에 친구만 있을 뿐 가족을 찾을 수 없다면, 가족관계에서 안정감을 느끼지 못해 또래집단 속에서 삶의 즐거움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가족관계와 또래관계의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면, 문제행동(늦은 귀가, 학교생활 소홀, 가족갈등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가족이 어디에, 어떤 크기로 위치하는지 확인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림 2처럼 나 안에 △와 ○를 그려 넣기도 하고, 그림 3처럼 선에 걸쳐져 있기도 하다. 물론 그림 1·2·3이 한꺼번에 혼재하는 경우도 흔하다. 간혹 자신을 중심으로 일렬종대로 배치하거나, 자신과 △와 ○를 선으로 이어 놓는 경우도 있다. ‘관계성 그림검사’의 기본적인 해석지침은 다음과 같으며, 자세한 내용은 실제 사례와 함께 살펴보자. - 나를 중심으로 위쪽에 있으면 나에게 영향을 주는 사람 - 나를 중심으로 아래쪽에 있으면 나에게 영향을 받는 사람 - 나 안에 있으면 의존도가 높거나 동일시할 가능성 - 그린 순서와 거리는 나와 가까운 정도 실제 사례로 알아보기 ● 건강한 관계 그림 (1)·(2)·(3)·(4)의 관계도는 다른 모양을 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건강한 관계로 본다. 가족구성원이 순위 안에 들어있거나, 나를 중심으로 위쪽 혹은 같은 라인에 위치한다. 차이점이 있다면 (1)은 나를 중심으로 둘러싸여 있고, (2)는 나의 위치가 중앙에 위치하지 않으며, (3)은 나 안에 배치되어 있다. (4)는 나의 크기가 (1)· (2)·(3)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다. 나의 크기는 자신감·자아존중감·성격과 연결 지어 볼 수 있다. 그림 (1)·(3)와 그림 (2)·(4)의 친구 숫자가 차이 나는 것을 보아도 유추가 가능하다. 나와의 거리는 친밀도와 관련 있다. 그림 (4)에서 나는 현아·예지·혜미보다 은지·동준·주원과 더 친할 수 있다. 그림 (3)처럼 나 안에 △와 ○가 그려져 있는 경우는 의존적 성향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가족이 최우선 순위로 표시되었고, 친구의 수도 적절하다. 밖에 그려지는 것보다 의존적 성향이 있을 수 있지만 일상생활에서 크게 위축되어 있거나, 뭔가를 결정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면 문제될 것은 없다. 하지만 그림 (5)처럼 가족구성원이 없는 상태에서 나를 꽉 채운 동그라미가 있고, 그 안에 또 다른 ○와 △가 있다면 의존성 혹은 과도한 집착, 상대방을 지배하고자 하는 욕구 등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 일렬종대로 친구를 늘어놓은 관계도 그림 (6)·(7)은 담임교사들이 눈여겨봐야 할 요주의 인물이다. (6)을 보면 커다란 나 밑에 가족들이 있고, 친구들은 그리기가 귀찮았는지 한꺼번에 ‘친구들’이라고 적었다. 긍정적으로 평가하자면 리더쉽이 있는 학생, 부정적으로 작용하면 교실분위기를 주도하는 아이들의 유형이다. 특히 (7)처럼 가족은 보이지 않고 친구들만 일렬종대로 배치한 경우 센 척하며, 교사와 힘겨루기를 하고, 수업분위기를 엉망으로 만든다. 이런 학생이 학급 주도권을 잡으면 담임교사는 일 년 동안 마음고생을 한다. 덩치 큰 고등학교 남학생이라면 무섭기까지 하다. 여학생도 마찬가지이다. 눈을 부릅뜨며 큰소리로 악을 쓰며 달려들면 순간적으로 ‘얼음’이 된다. 학교현장에서 근무하는 선생님들이라면 모두 수긍할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꽤 무섭다는 것을. 그래서 섣불리 건드리는 것은 위험하다. 학기 초 관계도 검사에서 그림 (6)·(7)을 발견하면, 전략을 짜야한다. 발 빠르게 먼저 움직여야 한다.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다면 가장 좋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적어도 ‘적’이 되지는 말아야 한다. 감정적으로 대하지 말고, 상황은 이해하되 원칙과 공정에 초점을 두고 일관성 있게 지도해야 한다. 또한 이런 학생들은 자기중심적 경향이 두드러지기 때문에 또래관계 역시 왜곡된 경우가 많다. 학급 내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아이는 없는지 세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 관계도에 친구가 너무 적거나 많을 경우 관계도에 가족도 친구도 없이 고양이나 강아지만 그려 넣는 경우도 있다. 그림 한 장으로 외로움과 우울감이 그대로 전해진다. 학교적응력이 부족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며,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학교폭력은 담임교사가 관심을 갖고 강조하는 만큼 줄어든다. 만약 그림 (6)·(7)과 그림 (8)·(9)가 동시에 발견된다면 학급에서 학교폭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세심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반대로 너무 많게 그려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여러 명이 표시되어 있지만, 구체적이지 않다. 마치 ‘저도 친구가 있어요’라고 애쓰고 있는 듯 보인다. 진짜가 아닌 쇼윈도, 즉 (8)·(9)와 마찬가지로 외로움을 느끼고 있을 수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10)·(11)은 친구들과 관계맺음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친구들에게 자신을 맞추고, 희생하며, 끌려 다닐 수 있다. 혼자 남겨지는 것보다 그렇게라도 관계를 맺고 싶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림 (8)·(9)보다 우울감이 더 클 수 있다. ● 단 1명만 그려져 있는 관계도 (12)처럼 단 1명만 그려져 있다면, 만약 이성친구라면, 게다가 여학생이라면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다른 곳에서 받지 못했던 정서적 위로와 관심을 1명의 이성친구에게 느낄 수 있기 때문에 가스라이팅과 데이트폭력을 당하더라도 사랑으로 착각해 빠져나오지 못하기도 한다. 임신과 출산으로 학교생활을 유지하지 못하거나 삶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지기도 한다. 동성친구라도 마찬가지이다. 친구와 갈등이 생겨 사이가 멀어진다면 세상이 무너지는 것과 같은 타격이 올 수 있다. 학교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자퇴를 하거나,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다. 협소한 또래관계가 의심되는 경우 위클래스나 지역상담센터와 연계하여 사회성훈련을 받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음영이 표시된 관계도 그림 (13)처럼 음영이 들어간 경우도 간혹 나온다. 그림검사에서 음영은 부정적 의미로 본다. (13)의 그림에서 음영은 △, 즉 남자이다. 작게 표시된 그림크기와 그렸다 지운 첫 번째 ○, 즉 나의 크기와 위치로 자아강도가 높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어릴 때’라는 추가 설명도 유의미하다. 학대가 있었거나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지, 이로 인해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은지 반드시 상담을 거쳐야 할 학생이다.
경제적 곤란, 기초학력 부진, 심리 정서 위기, 아동학대, 학교폭력 등 복합적 어려움을 가진 고위기 학생을 조기에 발굴해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체계가 구축된다.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은 고위기 학생 해소를 위한 맞춤통합지원 체계 구축을 위해 올해 19개 시범교육지원청, 96개 선도학교를 운영한다고 6일 밝혔다. 학생맞춤통합지원은 위기 학생발굴부터 신청, 접수, 진단, 지원, 관리를 개인별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체계다. 기존에 시행되던 교육복지 차원에서 진행된 지원의 경우 개별 사업이나 정책별로 독립돼 학교나 교육청에서 학생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파악하거나 맞춤형 지원이 어려웠다. 지자체나 민간기관과 협력하기도 쉽지 않았다. 교육부는 지난 1~2월시범교육지원청 운영을 희망하는 교육지원청 교육장, 과장, 담당자들과 2023년 선도학교의 학교장, 교감, 담당교사, 교육복지사 등을 대상으로 문제해결형 사례 체험과 학생 중심 통합지원 우수 사례 공유 등 역량 강화 연수를 진행했다. 시범교육지원청과 선도학교에게 3년간 전문 자문단을 지원한다. 시범교육지원청은 학교로부터 보고된 고위기 학생을 여러 협력 체계를 통해직접 돕는 한편, 학교가 조기 발굴 및 예방 등의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한다. 선도학교에서는 ‘학생 맞춤 통합지원팀(가칭)’을 구성해 학생들을 관찰하면서 조기에 위기 학생을 찾아내고 돕는 체계를 갖춘다. 서울방화초의 경우 교장이 총괄을 맡고기초학력, 다문화, 탈북, 상담, 보건, 교육복지, 진로, 영양, 담임교사 등이 통합지원팀으로 구성됐다. 회의 구성원은 학생 사안 및 여건에 따라 다르게 운영된다. 교육부는 현장 적합성과 수용성이 높은 운영 모델들이 나오면 현장에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학교와 교사, 지역사회의 모든 자원을 연계해 통합 지원을 할수 있도록 법적 근거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제 학교급식 파업은 매년 실시하는 학교의 연중행사처럼 익숙해지고 있다. 매년 교육청 임금협상과 더불어 복리후생 및 처우개선 등이 지속해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학교 급식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급식조리원·조리사·영양사는 정규직 공무원과 급여에서 차이가 난다며 매년 파업을 벌인다. 알다시피 현재 학교현장에는 교무실에서 근무하는 일반교사와 행정실에서 근무하는 행정직 공무원 외에도 행정실무사·과학실험실습 보조원·사서실무사·돌봄전담사·방과후학교 도우미 등 너무나 다양한 사람들이 근무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교사와 행정직 공무원은 어려운 공무원 시험제도를 통해 임용되었지만, 다른 일반 행정실무사와 나머지 보조원들은 대부분 학교 자체 채용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지금은 9급 공무원 급여와도 크게 뒤지지 않을 만큼 복리후생 및 처우개선이 이루어졌다.그 결과 지금은 비록 비정규직이라고 부르지만, 실제로는 무기계약직으로서 대우는 준공무원 수준에 이른다. 주요 선진국은 학교급식 파업 시 대체근로 허용 그렇다면 학교급식과 관련하여 해외 선진국들은 파업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한번 살펴보자.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독일·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은 필수 공익사업제도를 운용하지 않는 대신 모든 산업 분야에서 파업 시 대체근로를 전면적으로 허용하고 있다(표 1 참조). 특히 미국은 파업이 발생하면 신규인력을 채용, 즉시 대체인력으로 공백을 최소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반면 일본은 판례에 따라 학교에서 파업 강행 시 법원에서는 대부분 학교 측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학생들의 기본적인 학습권과 교육권을 보호하기 위해서 대체근로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노동조합법」이 개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정부와 교육부에서는 학교를 필수 공익사업장으로 지정하고, 정부와 국회는 대체근로가 상시 가능하도록 「노동조합법」 개정이 시급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아직 우리나라는 노동자의 권리만 중요하게 생각할 뿐 사용자인 학생들의 교육적인 피해는 거의 신경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사회적 인식개선도 필요하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는 지난 10년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에서 임금근로자 1,000명당 파업에 의한 근로 손실일수가 가장 높아서 사회·경제적인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대체 근로제도가 법률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아이들을 볼모로 매년 총파업 매년 되풀이되는 학교급식 파업문제를 바라보는 교육청과 자녀를 둔 학부모의 시선은 곱지않다. 하지만 아이들을 볼모로 부정적인 여론에도 불구하고 매년 총파업을 시행하고 있다. 그 결과 학교급식 종사자들의 파업기간에 학교현장은 어쩔 수 없이 단축수업을 실시하거나 부실한 빵과 주스, 개인 도시락으로 대체 급식을 시행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학교 밖에서 주문한 단체도시락은 학교 안으로 들어올 수 없게 되어 있다. 때문에 일부 학교에서는 담임교사의 묵인 아래 단체 도시락을 맞추는 일도 있다. 문제는 모든 학생이 도시락을 먹으면 크게 상관이 없지만, 일부 학생은 도시락을 못 먹기 때문에 서로 간에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비교육적인 학교급식 파업을 학기 중에는 실시하지 않도록 적극 요청하고 싶다. 왜냐하면 아이들이 등교하지 않는 방학도 있고, 주말과 공휴일도 있는데 굳이 학기 중에 파업을 강행한다는 것은 아이들을 볼모로 파업을 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학교급식을 필수 공익사업으로 지정 필요 그러면 학교급식 파업문제를 어떻게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선할 수 있을까? 매년 지속되는 급식 파업을 막기 위해서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을 즉시 개정하여 학교급식을 필수 공익사업으로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학교급식이 공공시설인 수도·철도·전기·가스·병원·석유 등과 함께 필수 공익사업으로 개정되면 급식 대체인력을 즉시 투입하고, 최소인력만 남기고 파업을 실행할 수 있기에 가장 현실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학교급식을 필수 공익사업장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는 법 개정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물론 노동자의 파업에 대한 권리는 법으로 보장되어 있어서 파업권을 문제 삼을 수는 없지만, 이에 견주어 학생들의 학습·돌봄·급식 등의 권리도 보호되어야 한다. 따라서 지금처럼 계속해서 학생을 희생양으로 삼아 급식 대란을 일으키고, 학부모에게까지 큰 혼란과 갈등을 부추기는 파업행위는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된다. 계속되는 학교급식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와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노동조합법」을 즉시 개정하여 학교가 필수 공익사업장으로 지정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지성과 인성이 조화로운 창의적·협력적·능동적 인재육성을 교육목표로 지난 2005년 개교한 서울불암고등학교(교장 한홍렬).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경영마인드와 뛰어난 교사진, 우수한 교육시설을 갖춘 명문 고등학교로 우뚝 자리매김했다. 무엇보다 학생·교사·학부모 등 교육공동체의 만족도가 높은 학교로 정평이 나있다. 자율·책임·배려가 있는 생활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세상과 소통하는 불암고는 2018년부터 고교학점제 대비 수업 및 학교경영 혁신방안 연구학교로 지정돼 6년째 운영 중이다. 2022년부터는 학생들의 창의력을 바탕으로 상상하고, 만들고, 공유하는 메이커교육 모델학교도 겸하고 있다. 고교학점제가 궁금하다면 불암고로 고교학점제 연구학교로 지정된 불암고는 ‘공교육의 새 지평, 명문 불암’의 비전 아래 3단계 교육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1단계는 수준 높은 정규수업, 2단계는 사교육 절감 효과가 있는 방과후학교, 3단계는 학생 자기주도성 신장이 그것이다. 이뿐 아니다. 2014년 ‘전국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 2016년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우수학교’, ‘서울 독서교육 대상’을 표창 받았으며, 2017년 ‘서울진로교육 대상 우수학교’, ‘서울과학교육 대상 우수학교’로 선정되는 등 체계적인 교육활동을 인정받았다. 2017년부터 4년간 축적된 ‘연합형 선택 교육과정’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2021년부터는 공유캠퍼스 교육과정 주관 ‘생명과학실험’과목을 운영하며,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의 주요 정책들을 선도하는 학교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단위학교에서 개설하기 어려운 전문교과를 인근 3개 고등학교와 공유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기틀을 마련하는 성과를 올렸다. 학생의 끼를 찾고 꿈을 키우는 맞춤형 진학지도 불암고는 학생 맞춤형 진로·진학지도를 위해 ‘불암in’을 운영하고 있다. 객관적인 데이터와 정보를 학생·학부모·교사가 실시간으로 공유하면서 학생들의 진로포트폴리오를 누적관리하는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이다. 또 맞춤형 진로체험활동 및 진로시간 운영으로 진로·진학교육을 강화하고 미래 4차산업을 주도할 창의·융합형(STEAM) 인재양성을 위한 코딩 및 메이커교육이 활발한 학교다. 아울러 협력적 독서교육과 연계한 토론·논술교육을 수행하여 학생주도성을 실천하는 자기주도학습 능력 신장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학생의 잠재력과 발전가능성을 지원하는 고3 맞춤식 진학지도 프로그램으로는 인문논술반, 수리논술반, 적성기초반, 인문·사회·과학기술독해력 증진반, 수능모의·기출문제풀이반 등이 있다. 특히 고3 아침자율학습과 방학 중 ‘불암전환기교실’을 운영하여 학생 각자가 학습계획서 수립 후 자기주도적 학습이 되도록 지도하고 있다. 수능을 앞둔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수능 시뮬레이션을 실시하는 등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이뿐 아니라 개인별 맞춤식 면접지도, 모의면접 실시, 온택트 비대면 면접, 제시문 면접, 팀별 토의 면접, 서류 기반 면접 등 개인별 맞춤형 진학상담도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내실 있고 충실한 교육활동 정평 불암고는 각계 명사 초청특강으로 학생들의 소양을 높이고, 활발한 독서활동으로 토론역량을 강화하는 등 내실 있는 교육활동을 선보이고 있다. 먼저 미래융합·창의 인재육성 STEAM 톺아보기 인문학·자연과학 특강인 학교로 찾아오는 명사 특강과 인문소양·창의탐구 프로젝트 운영으로 탐구발표대회와 토론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 논문작성 워크숍을 운영하며 독서인(讀書人)으로 불리는 탄탄한 독서토론·논술교육도 눈길을 끈다. 구체적으로 1학년은 도서관 활용 집중 독서, 2학년은 창의적 글쓰기, 3학년은 논술수업을 진행하며 전교생이 논문검색 DBpia 사이트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불암고는 정규동아리(48개)·자율동아리(10개)를 운영하고, 학교활동과 관련된 다양한 봉사활동과 굿프렌즈(통합학급 학생 생활도우미) 등을 통한 인성함양을 실천하고 있다. 실력과 인성 갖춘 명문 고등학교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학교경영은 불암고가 왜 짧은 기간에 명문으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를 잘 설명해 준다. 이 학교는 교육공동체가 함께 만들어 가는 생활지도를 위해 학칙 개정 공청회, 학생회장단과 학교장 간 간담회 등이 수시로 열린다. 구성원들이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 가는 규정을 제정, 참여형 해솔자치법정과 같은 민주적 절차에 따른 선도활동을 진행하며 민주시민의 기본소양을 학습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생활평점제를 시행하여 철저한 근태관리로 자기관리 및 공존의 가치를 존중하는 문화 속에 휴대전화, 흡연, 지각·결석 없는 3無 운동이 정착되는 등 전인적 발달을 돕는 면학 분위기가 잘 조성돼 있다. 불암고는 또 메이커교육 선도학교로서 학생들의 창의력 신장에도 힘을 쏟는다. 창의·융합형(STEAM) 인재를 기르는 미래형 스마트교실로 불암 MAKE 교실을 운영하고, 코딩을 위한 아두이노, 3D 프린터 등을 활용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실시간 온라인수업 및 실시간 학생 수업 참여 가능 시스템을 구축, 교실 및 모든 특별실에 무선 AP 상시 접속이 이뤄지고 스마트기기를 이용한 수업도 가능하다. 전체 학생에게 Google Work Space 계정을 부여하여 수업자료 공유 등에 활용하며, STEAM 수업이 가능한 다공간인 도서관·다산1~3실·꿈담카페·한마루실·빛나래실 등 용도와 모형이 다양하게 구성된 것도 불암고의 자랑이다. 김지혜 연구부장은 “AI 연계형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수업공간을 마련하고, 다양한 AI 장치와 물품들을 구비하여 상시 관련 활동이 가능하도록 개방해 학교 내 공간에서 AI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불암고는 또 학생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지원하는 자기주도학습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최고 시설의 자율학습실과 학생의 학습성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자율학습실, 그리고 오픈형 꿈담카페를 학년별 각 층에 배치하여 자율적인 토의·토론을 가능케 한다. 학생 누구나 자유롭게 학습하며, 공정하게 교육받을 수 있는 권리가 숨 쉬는 불암고, 2023년 봄날의 모습이다.
지난 호에 이어서 교육활동 침해와 관련한 질문과 답변을 더 준비했다. 다음은 실제 교육활동 침해피해를 당한 교원들이 교육청으로 자주 질의해온 내용이다. 사례 1 _ 지시 불이행, 수업방해와 교육활동 침해행위 수업 중 잠자는 학생을 깨워 수업에 참여하도록 하였다. 그랬더니 이후, 마치 반항하듯 옆 학생과 크게 떠들거나 심지어 자리에서 일어나 교실을 돌아다니는 행동을 한다. 이런 방해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에 지장이 크지만 그렇다고 직접 공격하는 행위를 하는 것은 아니다. 영악하게 선은 지킨다고나 할까? 그래서 교육활동 침해에 대해 알아보았는데, 상해나 폭행 같은 범죄에 해당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특별히 다른 내용에 포함되지도 않는 것 같아 학교에 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요청하기 부담스럽다. 학생의 이런 행동도 교육활동 침해에 해당하는지 궁금하다.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이하 ‘교원지위법’)」에서는 교육활동 침해행위를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제15조(교육활동 침해행위에 대한 조치) ① (전략) 학교의 장은 소속 학교의 학생 또는 그 보호자 등이 교육활동 중인 교원에 대하여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이하 ‘교육활동 침해행위’라 한다)를 한 사실을 알게 된 경우에는 즉시 교육활동 침해행위로 피해를 입은 교원의 치유와 교권 회복에 필요한 조치(이하 ‘보호조치’라 한다)를 하여야 한다. 1. 「형법」 제2편 제25장(상해와 폭행의 죄), 제30장(협박의 죄), 제33장(명예에 관한 죄) 또는 제42장(손괴의 죄)에 해당하는 범죄행위 2.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 제1항에 따른 성폭력 범죄행위 3.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7 제1항에 따른 불법정보 유통 행위 4. 그 밖에 교육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행위로서 교육활동을 부당하게 간섭하거나 제한하는 행위 위와 같은 내용만 보면 교육활동 침해행위는 마치 「형법」에서 ‘범죄’로 규정하여 처벌하는 행위로 이해되기 쉽다. 그에 반하여 일선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의 행동은 이런 범죄에 이르는 수준으로 심각하지는 않지만, 교원의 지시를 무시하고 반항하거나 혹은 교묘하게 화나게 하는 방법으로 수업을 방해하는 정도가 많다. 따라서 이런 내용만으로는 ‘사례❶’과 같은 행동이 교육활동 침해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피해교원들은 자연스럽게 위 내용 중 ‘그 밖에 교육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행위’가 무엇인지 살펴보게 된다. 「교원지위법」에서 말하는 교육부장관의 고시는 「교육활동 침해행위 및 조치 기준에 관한 고시」인데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교육활동 침해행위 및 조치 기준에 관한 고시」 제2조(교원의 교육활동 침해행위) 교원의 교육활동(원격수업을 포함한다)을 부당하게 간섭하거나 제한하는 행위는 다음 각 호와 같다. 1. 「형법」 제8장(공무방해에 관한 죄) 또는 제34장 제314조(업무방해)에 해당하는 범죄행위로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방해하는 행위 2. 교육활동 중인 교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3.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에 대해 반복적으로 부당하게 간섭하는 행위 4. 교육활동 중인 교원의 영상·화상·음성 등을 촬영·녹화·녹음·합성하여 무단으로 배포하는 행위 5. 그 밖에 학교장이 「교육공무원법」 제43조 제1항에 위반한다고 판단하는 행위 먼저 위 고시의 내용을 살펴보면, ‘공무집행방해죄’, ‘업무방해죄’를 포함하고 있어 반갑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침해학생의 행동이 교원의 업무인 수업을 방해하는 행위니까 이러한 범죄에 해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긴다. 그런데 막상 구체적으로 법을 살펴보면, 공무집행방해죄는 상대방이 폭행이나 협박이라는 수단을 써야 성립하고, 업무방해죄는 상대방의 행동이 사람의 자유로운 의사를 제압하는 정도의 압박이 있을 것을 요구한다. 즉 공무집행방해죄나 업무방해죄는 학교에서 발생하는 학생의 수업방해를 처리하는 데 적합한 내용은 아닌 것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은 ‘사례❶’과 같은 경우, 학생의 지시 불복이나 수업 방해행위를 ‘그 밖에 학교장이 「교육공무원법」 제43조 제1항에 위반한다고 판단하는 행위’라는 부분을 통해 해결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의 지시 불이행이나 수업 방해행위가 교육활동 침해는 아니라고 판단한 사례도 있었고, 심지어 교원의 무능으로 학생들이 따르지 않는 것일 뿐이라며 교원에게 좌절감을 느끼게 하는 일도 있었다. 또한 다수의 피해교원은 이러한 규정의 모호함 때문에 애초에 학교교권보호위원회 개최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도 많았다. 정말 다행히도 향후 이러한 문제는 해결될 전망이다. 교총의 노력으로 교육부가 「교육활동 침해행위 및 조치 기준에 관한 고시」의 개정을 행정예고하였다. 이에 따르면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에 불응하여 의도적으로 교육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를 교육활동 침해행위로 명확하게 규정하였음이 확인된다. 이제 ‘사례❶’과 같은 학생의 행동은 교육활동 침해라는 사실이 명백해졌다. 부디 이렇게 개정된 규정이 교원들의 원활한 수업진행과 학생들의 수업권 보장을 위해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사례 2_ 침해학생에 대한 조치가 너무 가벼울 때, 교사는 불복할 수 있을까? 교육활동 침해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그런데 침해학생에게 결정된 조치는 고작 사회봉사였다. 침해학생의 담임교사는 더 이상 해당 학생을 계속하여 지도할 용기가 없어서 학급교체 조치가 내려지기를 바랐는데, 학교교권보호위원회에서 내린 침해학생에 대한 조치는 지나치게 가벼워 너무 실망스럽다. 결정된 침해학생에 대한 조치가 보다 높은 조치로 변경되기를 원하는데, 불복할 방법이 없을까. 침해학생이 자신에게 내려진 조치가 지나치게 중하다고 생각된다면 전학과 퇴학처분의 경우 시·도학생징계조정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또한 전학과 퇴학을 포함한 그 외 다른 조치들에 대해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사립학교의 경우에는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그렇다면 반대로 교육활동 침해학생이 받은 조치가 지나치게 가볍다면 피해교원이 불복할 방법이 있을까? 이에 대하여 교육부의 교육활동 보호 매뉴얼(2022.1.)에서는 다음과 같은 QA를 수록하여 설명하고 있다. Q. 교원이 학교교권보호위원회의 심의·의결한 사항에 수긍하지 못하는 경우, 불복하여 재심 신청을 할 수 있나요? A. 학교교권보호위원회에서 ‘교육활동 침해 사안이 아님’으로 판단하여 교원이 수긍하지 못하는 경우, 국·공립학교의 교원은 행정심판을, 사립학교 교원은 민사소송을 청구하여 이의제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학교교권보호위원회에서 교육활동 침해행위로 판단하여 심의·의결한 학생에 대한 조치에 관하여 피해교원이 더 가중한 조치를 요구할 수 있는 이의제기 절차는 별도로 마련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위와 같은 매뉴얼의 설명은 사실상 피해교원이 침해학생이 받은 조치에 대해 불복할 방법이 없다고 되어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교육활동 침해학생에게 내리는 조치는 「교원지위법」에 따라 학교장에게 주어진 권한, 즉 공권력의 행사이다. 이러한 공권력의 행사를 ‘처분’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우리 법은 이렇게 내려진 처분에 대해 이의(행정소송·행정심판)를 제기할 수 있는 사람을 ‘법률상 이익’이 있는 자로 한정하고 있다(「행정소송법」 제12조, 「행정심판법」 제13조). 그렇다면 누가 ‘법률상 이익’이 인정되는 자일까? 가장 확실한 사람은 처분의 당사자인 침해학생 본인이다. 조치로 인해 받는 불이익은 침해학생 본인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피해교원은 처분받은 직접적인 당사자가 아니기에 이러한 ‘법률상 이익’이 인정될 것인지가 불명확하다. 현재까지 이에 대한 판례는 없는 것으로 보이고, 그렇기에 교육부의 매뉴얼에서도 별도의 절차가 마련되어 있지는 않다고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법원에서 말하는 ‘법률상 이익’이 있는 자는 처분의 근거법규 및 관련법규에 의해 보호되는 개별적·직접적·구체적 이익이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쉽게 말하면 내려진 처분과 관련한 법령이 무엇인지, 개별적인 상황이 어떤지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뜻이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침해학생에 대한 조치를 내리는 근거가 교원에 대한 예우와 처우의 개선과 교육활동에 대한 보호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교원지위법」에 있는 점, 유사한 구조인 학교폭력 관련 절차에서 피해학생도 가해학생이 받은 조치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인정하는 점, 판례의 경향들 역시 점차 ‘법률상 이익’이 있는 자의 범위를 넓혀가는 추세라는 점들을 고려하면 필자로서도 조심스러운 부분은 있으나 ‘사례❷’와 같은 경우에도 공립학교는 행정소송이나 행정심판, 사립학교는 민사소송의 제기가 가능하고 그 과정에서 ‘법률상 이익’이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피해교원이 넘어야 할 현실적 문제 하지만 피해교원은 이러한 법적인 문제를 넘어서 이보다 더 중요한 현실적인 문제를 하나 더 마주쳐야 한다. 침해학생에게 내리는 조치는 학교교권보호위원회가 결정하지만, 종국적으로는 학교장이 내리는 처분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행정소송·행정심판의 상대방(피고·피청구인)은 학교장이 된다. 만약 사립학교의 교원이라면 민사소송의 상대방(피고)이 학교의 재단이 될 것이다. 이는 교원이 자신이 소속된 기관을 상대로 법적인 다툼을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앞으로도 학교에 소속되어 일해야 하는 교원이 이런 결정을 할 수 있을까? 때문에 ‘사례❷’와 같이 침해학생의 조치에 대해 피해교원이 이의를 제기하기는 매우 어렵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또 전문적이고 신뢰성을 주는 교권보호위원회 운영을 위해서라도 장기적으로는 현재의 학교폭력 심의제도와 유사하게 교권보호위원회 운영을 교육지원청으로 이관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상 살펴보았듯이 교육활동 보호와 관련한 법령은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사회적 관심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된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병욱 의원(국민의힘)은 지난달 29일 대학법인의 경영 효율화를 위해 의사 결정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사립학교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현행법은 대학법인이 기본재산을 처분하거나 자금 차입 등을 하려면 교육부의 허가를 받도록 하되, 경미한 사항의 경우에는 교육부에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또 대학법인이 정관을 변경하려면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교육부 장관에게 보고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학법인이 학교경영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수시로 기본재산을 처분, 정관변경을 할 때마다 교육부가 사전 검토를 하고 있다. 정량적‧절차적 요건만 갖추면 승인 등이 이루어져야 하는 경미한 사안의 경우에도 교육부 장관의 신고 수리를 받거나 사전 판단을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대학법인의 신고 및 보고 사항에 대해 교육부가 사전 검토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학교의 자율적인 의사 결정이 지연된다는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김 의원은 대학법인의 기본재산 처분 등과 관련한 경미한 사항에 대한 신고 수리와 정관변경 보고 접수 등을 '한국사학진흥재단법'에 따른 한국사학진흥재단에 위탁하는 내용의 조항을 신설했다.또 “개정안을 통해 대학법인의 의사 결정이 신속하게 이루어져 학교경영의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계는 지금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이다. 코로나19는 우리 사회 곳곳뿐만 아니라 학교 수업현장도 많은 것을 바꾸어 놨다. 대면등교를 전면적으로 실시하는 지금도 학생들의 디지털 리터러시와 미래역량을 기르기 위한 온라인·오프라인 블렌디드(blended) 수업에 대한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서울특별시교육청에서 계획한 국제공동수업도 그 일환이다. 국제공동수업은 통번역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진행되는 수업이다. 사람의 음성을 인식해서 텍스트로 변환하고, 변환된 텍스트를 번역한 뒤 상대국 화면에 상대국 언어자막으로 송출한다. 우리 학교 학생들이 우리나라 언어로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면, 해외 학생의 화면에는 자국어 자막이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것이다. 지난해 우리 반 학생들과 새롭게 시도하게 된 수업이 바로 싱가포르 난치아우초등학교(Nan Chiau Primary School)와의 국제공동수업이었다. 싱가포르 담임선생님과의 만남 싱가포르 난치아우초등학교 학생들과의 국제공동수업을 진행하기 위하여 가장 먼저 한 일은 상대 학교 3학년 담임인 Yvonne Loh 선생님과의 연락이었다. 왓츠앱(WhatsApp)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Loh 선생님과 서로 인사를 나누고, 어떻게 수업을 진행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함께 짜보았다. 각각 3학년·4학년 학생들이어서 오랜 시간 온라인수업을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게다가 난치아우초등학교는 수업 차시가 1시간 단위로 구성된 데에다 우리나라의 교과수업과 유사하게 교실 이동수업도 있어 함께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국제공동수업을 수월하게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은 국제교류에 대한 강한 의지와 서로가 상대 학교의 상황에 맞추고자 하는 배려와 존중 덕분이었다. 우리는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수시로 소통하며 40분 한 차시씩 몇 회차 수업을 진행할 것인지, 회차별 수업내용을 어떻게 구성할지, 그리고 학생들에게는 어떤 사전 자료조사를 과제로 제시할지 등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이견을 조율하였다. 그렇게 우리는 3~4차시의 수업을 결정하였고, 한 달에 한 번씩 화요일 10시 30분에 온라인 화상 프로그램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본래의 국제공동수업은 통번역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상대국 언어로 말하는 것이지만, 우리 학교나 싱가포르 학교 모두 다른 나라 사람들과 영어로 말하는 것에 자신감과 흥미를 느끼고, 영어 의사소통능력을 기르고자 했기에 통번역 프로그램을 활용하지 않고 영어를 사용하기로 하였다. 대신 쉬운 영어를 선택하고, 미리 패들렛이나 학습지 등을 활용하여 학생들이 참고하여 말할 수 있도록 철저한 사전 준비를 하기로 하였다. On 화면으로 만나는 싱가포르 [PART VIEW] ● 첫 차시 _ 추석 명절(Mid-Autumn Festival) 소개하기 9월 13일 싱가포르 난치아우초등학교와의 첫 만남. 우리 반 학생들은 이미 수업하기 며칠 전부터 다른 나라 학생들과 함께 수업한다는 것에, 그리고 영어로 의사소통한다는 것에 잔뜩 설레는 모습이었다. 교실에 태블릿PC 23대가 준비되자 설레는 마음을 안고 각자 준비해온 이어폰을 꽂으며 온라인 화상 프로그램에 접속하였다. 싱가포르 난치아우초등학교 학생 25명과 우리 반 학생들 23명이 한 화면에 담기자 모두가 Hello, Hi!를 외치며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우리 학교 학생들뿐만이 아니라 싱가포르 학생들도 교실에 앉아 다른 나라 학생들을 만나는 것에 잔뜩 기대한 모습이었다. 야단법석인 소개가 끝나고, 각 나라의 추석 명절 소개를 이어 나갔다. 첫 수업에서는 담임선생님들이 추석 명절(싱가포르의 중양절, Mid-Autumn Festival)을 소개하기로 하였다. 때마침 추석 연휴가 막 지난 터여서 더욱 흥미를 갖고 서로의 문화를 배울 수 있는 수업주제라고 생각했다. Loh 선생님과 나는 간단히 PPT를 활용하여 추석 명절의 대표 음식·세시풍속·의상 등을 다양한 사진자료·영상과 함께 소개하였다. 같은 아시아권 국가임에도 서로 너무도 달랐던 추석 명절을 각국 학생들 모두 흥미를 보이며 열심히 참여하였다. 무엇보다 담임선생님들이 학생들의 언어 수준에 맞추어 간결하고 쉬운 영어표현을 사용하였기에 모두가 집중하여 들을 수 있었다. ● 두 번째, 소모임으로 만나다 _ 좋아하는 음식 소개하기 두 번째 수업부터는 학생들이 소모임으로 만나 영어로 자유롭게 의사소통하는 시간이었다. Loh 선생님과 나는 미리 학생들의 명단을 받아 다섯 모둠씩 나누어 짝을 지었고, 좋아하는 음식을 유창하게 소개할 수 있도록 학습지를 준비하였다. 3~4학년 때 배운 영어표현을 활용하여 충분히 학습지를 완성할 수 있지만, 몇몇 학생들은 학교 원어민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학습지를 완성해보고, 영어 말하기도 함께 연습해보았다. 그리고 수업 전, 미리 모둠별로 학습지 내용을 사진과 함께 올리게 하였다. 수업 당일, 이제는 선생님 없이 자기들 스스로가 수업을 이끌어 간다는 것에 두렵기도 설레기도 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모둠을 구성할 때, 영어 말하기 능력이 우수한 친구들을 고루 배치하여 서로 도와가며 말할 수 있게 하였고, 더욱이 패들렛에 말할 내용을 미리 준비한 덕분에 대부분 학생이 자신 있게 좋아하는 한국 음식을 유창하게 말할 수 있었다. 싱가포르 학생들도 김치·비빔밥 외의 다양한 한국 음식을 사진과 함께 배우고, 또래의 설명을 들으며 재미있게 수업에 참여하였다. 우리 반 학생들의 소개가 끝난 후에는 싱가포르 학생들이 자신들이 준비한 패들렛을 보며 좋아하는 싱가포르 음식을 보여주었다. 그중 몇몇은 싱가포르에서 먹어본 한국 음식을 소개하기도 하였다. 우리 반 학생들은 상당히 적극적이었다. 서로 아는 음식이 나올 때마다 먹어봤다던가, 맛이 어떠냐는 등 질문을 하기도 했고, 접속 등의 문제로 대화가 끊기면 “Who's next? Can you tell me your favorite food?” 등을 말하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어 나갔다. 두 번째 음식 소개 수업이 끝난 뒤, 난치아우초등학교 학생들이 소개한 싱가포르 음식을 교실에서 만들어보기로 하였다. 여러 가지 음식들이 있겠지만, 요리 도구 없이 간단하게 체험해볼 수 있도록 카야잼 토스트를 만들어 차와 함께 마시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 모두에게 카야잼 1병을 나누어주고, 곡물 식빵에 발라 카야잼 토스트를 맛보면서 싱가포르의 ‘애프터눈 티(afternoon tea)’ 문화를 소개하였다. 그리고 싱가포르 대표적 차 브랜드의 녹차를 함께 마시면서 칠리크랩을 비롯한 다양한 싱가포르 음식 문화를 함께 알아보았다. 싱가포르의 코코넛 커리 국수인 ‘락사’는 학교에서 조리하기가 어려워 락사 페이스트와 코코넛 밀크를 학생들에게 나누어주고, 주말 동안 가족과 함께 만들어 먹어보게 하였다. 그리고 완성된 음식은 패들렛에 인증샷을 찍고, 먹어본 소감을 서로 나누어보게 하였다. 싱가포르 학생들에게 여러 가지 음식을 소개받은 뒤, 교실에서 또는 가정에서 직접 만들어보면서 싱가포르 문화에 더욱 흥미를 갖고 수업에도 즐겁게 참여할 수 있었다. ● 세 번째 수업 _ 서울과 싱가포르의 관광지 소개하기 마지막 수업은 서울과 싱가포르 각 도시의 관광지를 소개하는 시간이었다. 역시 미리 학습지를 준비하여 학생들이 배운 표현을 활용하여 말할 수 있도록 도왔고, 완성된 학습지는 패들렛에 사진과 함께 올리게 하였다. 특히 우리 반 학급 특색 수업인 생태전환교육과 연계하여 아름다운 자연과 공존하는 서울의 모습을 소개하기도 하였다. 창덕궁·남산타워·한강공원과 같이 한국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장소를 보여주기도 하고, 남대문시장과 같이 한국의 다양한 길거리 음식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을 소개하기도 하였다. 마지막 수업인 만큼 우리 반 학생들이 올린 패들렛 내용도 꽤나 알찬 모습이었다. 학습지에 적힌 안내 표현 외에도 자기가 알고 있는 다양한 표현을 활용하여 좋아하는 서울의 장소나 추천하는 관광지를 유창하게 소개하고 있었다. 자연과 공존하는 서울의 아름다운 모습과 남대문·DDP 등의 다양한 서울의 모습에 학생들뿐만이 아니라 난치아우초등학교 선생님들도 열심히 듣는 모습이었다. 한국 여행을 갈 때, 참고하겠다고 너스레를 떠는 학생들도 있었고, 뉴스나 유튜브 영상 등에서 본 장소가 나오면 아는 체하기도 하였다. 영상에서 볼 때보다 서울과 싱가포르가 한층 더 가까워지는 모습이었다. 미래에도 계속! 쭈욱 이어지는 국제공동수업 마지막 수업 후, Loh 선생님과 나는 그간의 수업에 대한 소감을 간단히 나누었다. 난치아우초등학교 방학이 우리나라보다 일찍 시작했기 때문에, 11월에 세 번째 수업을 마지막 수업으로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우리는 방학 동안, 같은모둠에서 활동한 친구와 서로 편지를 주고받기로 약속하였다. 학생들이 국제공동수업을 통해 영어 의사소통에 점차 유창해지고 발전해가는 모습을 확연히 관찰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Loh 선생님과 나는 올해도 기회가 닿는다면 다시 학급을 연결하여 공동수업을 하기로 하였다. 통번역 프로그램을 활용하지 않아 모국어만큼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할 수 없었겠지만, 영어로 다른 나라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영어의 필요성을 깨닫고 세계시민으로서도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의미 깊은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우리 반 학생들도 소감문에서 서울을 대표하여 싱가포르 학생들을 만나는 것에 상당한 자부심을 느꼈고, 영어로 한국 음식이나 서울의 자랑거리를 소개하면서 영어학습의 자신감도 얻을 수 있었다고 답했다. 우리 반 학생들이 다양한 체험을 해보길 바라며 시작했던 국제공동수업. 처음엔 영어로 수업한다는 것에 교사인 나도, 학생들도 약간의 부담을 안고 시작했을 것이다. 그러나 상대국인 싱가포르의 Loh 선생님과 함께 적극 협력하고 소통하면서 학습지나 사전 과제를 충실히 준비하였고, 이에 모든 학생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수업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뿐만이 아니라 교사인 나 또한 세계시민으로 한층 더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On 화면에서 만나는 국제공동수업! 무한히 넓은 온라인 세상, 드넓은 세계무대만큼 모두의 역량이 더욱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값진 시간이었다.
게임처럼 수업도 재미있을 수 없을까 아이들은 게임을 좋아한다. 밤을 새워서라도 게임을 하려고 한다. 그런 아이들을 보면서 어른들은 게임을 멀리하라고 한다. 특히 선생님들은 게임을 학습의 적이나 라이벌로 생각할 때도 있다. 물론 학습게임을 활용해 수업에 재미를 더하는 선생님들도 계시다. 그런데 게임을 활용하는 수업은 일회성 수업이거나 학습목표와 관련성이 떨어질 때도 있어 교육에 적용할 때 다른 수업방식에 비해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더 많다. ‘게이미피케이션’이라는 말이 사회에서 두루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 아니지만, 아직도 교육과 게임은 물과 기름처럼 제대로 섞이지 않는 느낌이다. 아이들이 게임에서 느끼는 재미를 수업에도 적용할 수 없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싶었다. 게이미피케이션이란?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은 교육 외 분야에서 먼저 주목해 온 개념이다. 게이미피케이션은 ‘게임’에 ‘~化’(~fication)를 붙여 만든 말로 ‘게임화’로 번역하는 것이 가장 적당하다. 이 말은 2010년 1월 미국에서 열린 ‘게이미피케이션 서밋’에서부터 공식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말로 게임이 아닌 것에 게임적 사고와 게임 기법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고 사용자를 몰입시키는 과정을 말한다. 게임을 게임 이외의 분야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다른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는 게임의 특성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율은 저서 하프-리얼에서 게임의 정의에 관한 주요 선행 연구를 비판적으로 통합하여 게임의 여섯 가지 특성을 규명했다. 율이 제안한 게임의 고전적 복합 조건을 ‘클래식 게임 모델(classic game model)’이라 칭한다. 클래식 게임 모델이 말하는 게임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① 게임은 규칙으로 구성된다. ② 게임의 수행과정에는 다양하고 측정 가능한 결과물이 발생한다. ③ 게임의 결과물에는 서로 다른 가치가 부여된다. ④ 게임은 플레이어의 직접적인 참여와 노력을 요구한다. ⑤ 플레이어는 게임 결과물에 대해 심리적 애착을 갖는다. ⑥ 게임은 현실세계에 대해 협상 가능한 결과를 발생시킨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게임의 정의는 고정불변의 것은 아니지만 공통된 요소가 존재한다. 이런 공통된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게이미피케이션의 예는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윈도우즈(Windows)’에 기본적으로 설치돼있는 ‘프리셀(FreeCell)’은 단순히 여가시간을 보내기 위한 목적뿐만 아니라 마우스의 사용법을 숙달시키기 위해 개발된 게임으로 게이미피케이션의 대표 사례이다. 2012년 8월에 덕평휴게소의 남자화장실 소변기에 설치된 ‘강한 남자찾기’라는 게임은 소변기에 장착된 센서로 소변의 양과 세기를 측정해 앞사람과의 스코어를 경쟁하는 게임으로 변기 밖으로 튀어 나가는 소변의 양을 상당량 줄였을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의 방문을 유도하고 있어 마케팅적으로도 성공한 사례이다. 의학적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게임과 개발 실험을 위한 시뮬레이션 게임 등도 게이미피케이션의 사례라고 할 수 있어 게이미피케이션의 발전 가능성은 매우 높다. 기존 보드게임 코드북을 활용한 소설 종탑 아래에서 감상활동 계획하기[PART VIEW] ● 기존 보드게임 ‘코드북’ 이해하기 보드게임 ‘코드북’은 책 속의 문장으로 나만의 코드북을 만드는 게임이다. 플레이어들은 출제자가 기록한 책 속의 문장을 찾게 될 것이고, 단어카드와 코드북을 살펴보며 추리한다. 추리력이 높은 플레이어는 점수를 획득하게 되며, 게임이 종료되면 승리하게 된다. 게임인원은 3~6명, 게임시간은 20분 이상이며, 사용연령은 8세 이상이다. 게임 구성물은 단어카드 40장, 해독카드 36장(숫자카드 6SET), 코드북 워크시트지 1세트, 게임 설명서 1부로 이뤄져 있다. 게임방법은 다음과 같다. ① 모든 플레이어는 각자 책 1권과 필기구를 별도로 준비한다. ② 플레이어는 해독카드 6장씩(1~6 숫자카드 한 장씩)과 워크시트지 1장씩을 나눠 갖는다. ③ 준비한 책의 제목이 가장 긴 플레이어가 출제자가 된다. 출제자는 단어카드 40장을 잘 섞은 후 한쪽에 놓아둔다. ④ 출제자를 포함하여 각자 책에서 마음에 드는 한 문장을 골라 모두가 잘 보일 수 있도록 워크시트지에 기록한다. 단, 3인 플레이 시 출제자를 제외한 나머지 플레이어 중 가장 빨리 기록한 1명은 추가로 한 문장을 더 기록한다. 이 문장들은 코드북이 되며, 임의로 순서를 섞어 번호를 1번부터 차례로 정한다. ⑤ 코드북을 완성한 후 출제자부터 시계방향으로 큰 소리로 읽으며, 모든 플레이어가 볼 수 있도록 가운데에 놓는다. ⑥ 출제자는 단어카드 4장을 뽑아 모든 플레이어가 잘 볼 수 있도록 기록된 워크시트지 주변에 놓는다. ⑦ 출제자는 단어카드에 제시된 단어와 코드북(워크시트지에 적힌 문장들)과의 연결성을 생각한다. 연관이 된다면 단어는 1~3개까지 동시에 말해도 된다. 단, 코드북으로 만들어진 문장들에 쓰인 중복된 단어는 사용할 수 없다. ⑧ 출제자는 단어카드와 코드북 1개 문장과 연결된 것을 선택한 후, 모든 플레이어에게 해당 단어카드의 단어를 크게 말한다. 단, 해당 단어와 연결된 문장이 어떤 것인지는 공개하면 안 된다. ⑨ 모든 플레이어는 출제자가 단어카드와 연결한 코드북의 문장이 어떤 것인지를 찾는다. ⑩ 모든 플레이어는 숫자가 적힌 해독카드 한 장을 선택해서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숫자가 보이지 않도록 자기 앞에 놓는다. ⑪ 모두 동시에 해독카드를 공개하고, 출제자의 해독카드 숫자와 비교하여 각자 다음과 같이 해독점수를 받는다. - 모든 플레이어가 출제자 해독카드와 같을 때, 출제자를 제외한 나머지 플레이어 모두 1점씩 획득 - 출제자의 해독카드와 같은 카드가 1명도 없을 때, 출제자를 제외한 나머지 플레이어 모두 1점씩 획득 - 1명 이상(모두 같을 때는 제외) 플레이어가 출제자 해독카드와 같을 때, 출제자와 해당 플레이어는 모두 2점씩 획득 ⑫ 라운드가 종료되면, 각자 문장을 작성했던 워크시트지 하단에 해독점수를 기록한 후 자기 앞에 놓아둔다. ⑬ 새로운 라운드를 위해 워크시트지를 추가로 나눠 갖는다. 시계방향으로 출제자를 바꿔 가면서 라운드를 계속 진행한다. 게임 종료 누군가 8점 이상(3~4인 플레이), 12점 이상(5~6인 플레이) 이상 해독점수를 획득하면, 게임은 그 즉시 종료된다. 게임 종료 시 가장 점수가 높은 플레이어가 승리한다. ● ‘코드북’ 변형하기 보드게임 ‘코드북’은 게임 자체가 책 읽기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변형은 매우 쉬웠다. 기존 게임에서 ‘① 책 속의 특정 문장을 코드북으로 만드는 과정, ② 차등보상이 주어지는 채점 체계’를 수업에 맞게 변형했다. 특히 기존 게임에서는 각자 다른 책을 가지고 게임에 참여했지만, 변형 게임에서는 동일한 작품으로 게임에 참여했다. 또한 기존 게임은 문장을 먼저 쓴 다음 단어카드 4장 중에서 특정 문장과 관련된 단어카드를 제시함으로써 문장을 맞추어야 한다면, 변형 게임에서는 제시어를 미리 뽑은 뒤 제시어를 추론할 수 있는 문장 3개를 힌트로 제공함으로써 기존 게임과 정반대로 게임이 진행되었다. 기존 게임을 변형해 소설 종탑 아래에서 감상활동에 활용한 게임규칙·게임방법·채점기준표는 다음과 같다. 실제 수업을 위해서 개발한 교구와 학습지는 아래와 같다. 기존 게임에서는 각자 해독카드와 워크시트 등을 가지고 게임에 참여했지만, 변형 게임에서는 인물·사건·배경 중 하나의 분야가 지정되어 있는 제시어 카드 묶음과 플레이어 1인당 제시어 묶음 카드와 분야 카드 3장을 가지고 학습지에 기록하며 진행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었다. 상황에 따라서 변형 및 인쇄가 쉬운 학습지를 기존 게임의 워크시트와 유사하게 활용했으며, 오히려 기존 게임보다 변형 게임이 1인당 가지고 있는 카드의 수는 더 많았다. 학습지의 1페이지는 교사와 함께 활동하는 과정을 기록할 수 있게 하였으며, 2페이지는 학습자들끼리 모둠활동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상세한 설명을 제시했다. 이 수업 자체가 책임 이양 모델로 개발되었기 때문에 초기에 많이 제시되는 교사의 안내가 수업 뒤로 갈수록 점차 소거되는 모습을 학습지에서도 살필 수 있다. 수업 꿀TIP _ 기존 보드게임을 학습게임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➀ 평소에 다양한 보드게임 경험해 보기 수업목표나 학습내용을 다루기에 가장 적합한 보드게임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선생님 스스로가 게임을 즐기고 다양한 게임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➁ 보드게임에서 ‘재미’보다는 ‘특징’ 이해하기 보드게임을 해 보았을 때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재미를 수업에 도입하고자 하기보다는 그 게임 자체의 특징을 이해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스파이폴’의 특징을 ‘추리’, ‘질문 만들기’ 등으로 파악하는 것입니다. ➂ 함께 공부하고 연구할 공동체 만나기 새로운 수업방식을 혼자 탐구하고 실천하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학습게임을 수업에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함께 연구할 선생님들과 교원학습공동체를 구성하여 정기적으로 하나의 게임을 다양한 교과수업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보면 도움이 됩니다. 수업의 목표 이해하기 수업에서 활용한 게임은 소설의 인물·사건·배경과 관련된 제시어를 뽑은 다음, 제시어를 잘 나타낸다고 생각하는 세 개의 문장을 힌트로 제시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갈래의 특정 구성요소의 주체적 감상을 유도하고 타인과 자기 생각 차이를 비교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다. 다만 소설이 속한 서사 갈래의 특징을 이해하거나 지식수준을 정교화하는 데에는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성취기준 달성과 완벽하게 일치하지는 않는다. 수업 대상 교과서 단원의 성취기준과 학습목표는 다음과 같다. • 성취기준: [10국05-02] 갈래의 특성에 따른 형상화 방법을 중심으로 작품을 감상한다. • 이 성취기준은 문학 갈래의 개념과 특징을 이해하고 대표적인 작품을 통해 문학적 형상화의 방법을 이해하며 문학활동을 하도록 하기 위해 설정하였다. 문학의 이론적 갈래인 서정·서사·극·교술의 4분법 체계에 따라 각각의 갈래에서 삶을 형상화하는 데 어떠한 요소들이 주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이해하도록 한다. ● 교수·학습방법 및 유의 사항 갈래의 특성에 따른 형상화 방법을 중심으로 작품을 감상하기를 지도할 때에는 서정·서사·극·교술 갈래의 주요 특징을 알고 대표적인 작품을 통하여 갈래 고유의 특성이 실현되는 양상을 이해하도록 한다. 갈래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 작품에 대한 이해와 감상을 깊게 하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 극 갈래의 특성에 주목하여 영화의 형상화 방법을 파악하고 감상하는 등 문학 갈래와 매체의 변환 등과 연관 지어 지도할 수도 있다. ● 학습과정 및 수업시기 이해하기 2022학년도 1학기에 시도한 국어과 게이미피케이션 수업은 소설 감상 및 강의식 수업이 모두 끝난 이후에 진행되었다. 처음 계획할 때에는 소설 읽기 보조활동으로 운영하고자 하였으나 학습자마다 학습준비 정도가 차이가 나면 활동 운영이 어려워 전체 학습과정이 종료된 이후 가볍게 복습하는 활동으로 계획을 수정하였다. 대략적인 수업 진행과정은 표 1과 같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사례로 보여주는 수업은 갈래의 특성에 따른 형상화 방법을 배워야 하는 성취기준 달성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이미 배운 내용을 토대로 자신의 이해나 감상을 정교화하고 다른 사람과 자신의 문학적 견해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움이 되는 수업이다. 더불어 묵독으로 개별 감상을 하는 대부분의 문학 읽기 수업과 달리 제시어를 가장 잘 나타내는 문장을 찾는 과정에서 전략적 사고를, 다른 사람이 제시한 문장을 종합하여 제시어를 맞추는 과정에서 추론적 사고를, 주어진 문학작품을 자발적으로 읽는 과정에서 자기주도적이고 적극적인 문학감상 태도를 기를 수 있다는 효과가 있었다. 다음 호에서는 소설 종탑 아래에서 감상활동 수업의 실제를 살펴본다.
“선생님,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책 좀 추천해 주세요!” 학교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사서교사라면 아마 매일매일 인사말처럼 듣는 말일 것이다. 매년 학기 초 교과와 연계하여 활용할 수 있거나 학생 발달단계에 맞는 권장도서목록을 작성하여 각 학급에 안내하고 있지만, 학생 개개인의 요구를 반영하여 상황에 적합한 책을 추천하는 일은 5년차인 지금도 늘 어렵기만 하다. 고등학교에 근무했을 때는 학생들이 어느 정도 자신만의 독서습관을 갖추고 있었기에 큰 부담은 없었다. 그런데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지금은 학생들이 이제 막 독서습관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좀 더 조심스럽고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개별적으로 찾아와 책을 추천해 달라는 학생들의 요청을 받으면, 나는 그동안의 독서이력을 가장 먼저 확인한다. 독서이력을 통해 평소 학생의 독서성향이나 관심사, 혹은 독서가 특정 주제에 치우치지는 않았는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독서이력을 바탕으로 간단한 독서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결국 학생이 재미있게 읽었던 책과 비슷한 글감이 포함된 책이나 그동안 한 번도 접해보지 않았던 주제와 형식의 책을 추천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학생 스스로 자신이 읽었던 책 사이의 어떤 관련성을 찾아 독서영역을 확장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상호 텍스트 독서를 활용하여 그러한 방법을 안내해 보기로 결심했다. ‘상호 텍스트’란 내용과 형식면에서 서로 관련성을 가지고 비슷하게 혹은 다르게 쓰인 두 개 이상의 글을 말한다. 수업을 계획했던 시기에 그동안 읽었던 책과 비슷하지만, 다양한 주제의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학생들의 의견이 있었기 때문에, 이야기의 구성요소(인물·사건·배경) 측면에서 서로 관련성이 있지만 내용과 주제가 다른 책들을 선정하고자 했다. 수업준비 및 진행과정 ▶ 교육과정과 연결지어 상호 텍스트 도서 선정하기 작년까지는 매달 학년별로 테마를 정해 독서수업을 진행했다. 4월이었던 이때, 창의적체험활동시간을 활용하여 지구의 날(4.22.)을 테마로 2학년~4학년 대상 4차시 독서수업을 계획했고, 처음 선정한 책이 할머니의 용궁 여행이다. 할머니의 용궁 여행은 주제 측면에서 ‘지구의 날’이라는 테마에 적합하게 환경오염의 심각성과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전달하는 작품이다. 그런데 이 책을 주제가 아닌 이야기의 구성요소(인물·사건·배경) 측면에서 살펴보면 자연스레 익숙한 고전소설이 떠오르게 된다. 바로 토끼전이다. ▶ 상호 텍스트 도서 사이의 관련성 찾기(공통점·차이점 찾기)[PART VIEW] 두 상호 텍스트 도서 사이의 관련성을 찾다 보면 표 3과 같이 인물·사건·배경과 같은 이야기의 구성요소 측면에서 몇 가지 공통점과 차이점을 보인다. 학생들은 독서를 할 때 이 과정에서 이야기의 구성요소를 파악하며 책의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슷한 구성요소를 가진 다른 이야기를 자연스레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독서방법은 앞으로 학생들이 독서를 하면서 책과 책 사이의 관련성을 떠올릴 수 있게 하여 독서영역의 확장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수업을 마치며 수업이 끝난 후 자신이 읽었던 책에서 스스로 구성요소를 뽑아 관련된 책을 찾고 싶다는 학생도 있었고, ‘환경보호’라는 주제에 집중하여 다른 환경문제를 다룬 책을 추천해 달라는 학생도 있었다. 이렇게 상호 텍스트 독서방법은 학생들이 독서를 하면서 책을 구성하는 요소들에 집중할 수 있게 하고, 관련된 여러 독서자료를 통해 책에서 다루는 대상을 명확하게 이해하여 자신의 관점을 설립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또한 학생들이 관련성을 바탕으로 독서영역을 스스로 확장할 수 있는 독서습관을 형성하는 데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본 수업은 학교도서관 환경개선 사업으로 인해 계획과는 달리 2학년과 3학년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진행했기에 조금의 아쉬움이 남았었다. 올해도 같은 주제의 수업을 학년을 달리해서 진행해 볼까 고민하다가 좀 더 실제적인 측면에서 독서방법에 대한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올해는 ‘책열매’ 시스템을 활용하여, 상호 텍스트 독서방법을 통한 학생 독서이력 관리를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구성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학생과의 독서상담 시 이러한 상호 텍스트 독서방법에 대해 조언하고, 학생 스스로 자신의 독서이력을 바탕으로 관련성 있는 책을 찾아 독서영역을 확대할 수 있도록 지도할 계획이다. 상호 텍스트 독서방법의 확대 본 수업에서는 다양한 주제의 독서를 원하는 학생들을 위해 비슷한 구성요소의 주제가 다른 두 독서자료를 활용했다. 그런데 독서이력 관리 프로그램을 계획하며 다양한 상호 텍스트 독서교육 사례를 찾다 보니, 동일한 주제의 관점이나 형식이 다른 독서자료를 통한 상호 텍스트 수업도 진행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애들러와 도렌(Mortimer J, Adler Charles Van Doren)은 독서의 수준을 크게 네 가지로 나누었는데, 이 중 가장 높은 수준의 독서를 ‘신토피칼 독서’라고 한다. 신토피칼 독서는 가장 적극적이고 종합적인 독서전략으로 동일한 주제의 다른 책과 서로 비교하며 읽는 방법을 말한다. 신토피칼 독서는 ‘주제 통합적 독서’라고도 하고, 고등 독서 교육과정에서는 주제 통합적 독서를 상호 텍스트성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독서전략은 단순히 여러 글을 비교·대조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고, 같은 주제의 서로 다른 관점과 형식의 글을 비판적으로 종합하여 자신만의 주제로 재구성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상호 텍스트성을 확대하여 적용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렇게 상호 텍스트 독서방법은 학생들이 독서를 할 때 글을 단순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읽고 있는 글과 다른 글과의 관련성을 끊임없이 파악하게 하고, 스스로 독서영역을 넓혀갈 수 있게 한다. 학생들은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글을 통해 주제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정립하며 책과 밀접하게 상호작용하는 적극적인 독자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교육과정과 연계하여 확대될 수 있는 독서교육으로 학교도서관이 학생들의 적극적이고 종합적인 독서를 지원할 수 있는 곳이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