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성과급적 연봉제의 ‘갑-을’ 관계
최근에 잇달아 발생한 ‘라면 상무’의 폭행사건과 남양유업의 물량 밀어내기는 대한민국 사회의 ‘갑과 을’의 관계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권위를 지닌 갑의 횡포가 막강하면 을의 힘은 약화돼 갈등이 증폭되기 어렵다. 반대로 갑의 행위가 정당하지 못하면 을의 반란 강도가 높아져 갈등은 증폭되고, 때로는 갑의 힘이 약화되기도 한다. 갑이 꼬리를 내린 대표적 사례가 라면 상무와 남양유업 사건이다. ‘갑의 횡포’에 맞선 ‘을의 반란’에 라면 상무는 대기업 임원직에서 물러났고, 남양유업은 공개 사과를 했다. 국립대 교수는 을 중의 을 취급 국립대 교수도 전형적인 갑을관계에 속해 있다. 갑을관계이지만 갑 중의 갑과 을 중의 을의 관계다. 국립대 교수의 갑 중의 갑은 교육부다. 교육부는 ‘슈퍼 갑’이며, 교육부의 을인 국립대는 또 다시 교수의 갑이다. 권력과 예산을 쥐고 있는 교육부는 을인 국립대를 좌지우지 한다. 교수가 직선으로 뽑아 준 국립대 총장은 갑인 교육부 관료 앞에서 소신 있는 목소리조차도 내기 어려운 현실이다. 국립대 총장이 교육부의 힘없는 을인 상황에서 국립대 교수는 교육부의 을 중의 을이며, 어떻게 보면 갑을 관계에도 끼이지 못하는 ‘병(丙)’일 수도 있다
- 최상한 경상대 행정학과 교수·전국국공립대교수연합회 실행위원장
- 2013-06-20 09: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