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이야기> 나를 닮은 아이들
수업을 하다보면 부스럭거리며 장난이 심한 아이, 교묘하게 수업을 방해하는 아이, 밥을 먹는 아이, 잠자는 아이 등 별의별 아이들이 다 있다. 아이들 때리는 것을 체질적으로 싫어하지만 그렇다고 그냥 놔둘 수는 없다. 벌로 화분을 들고 서 있으라고 했다. 어느 날은 한 아이가 들고 있던 화분을 놓아버려 박살이 났다. 왜 그랬냐고 물어보니 웃으면서 너무 무거워 놓쳤다는 것이다. 그리 무거운 화분이 아니었으니 사실은 놓아버린 것이다. 화가 나고 괘씸했지만 자기도 모르게 놓쳤다는 것을 어찌하랴. 느물느물하기가 꼭 나를 닮은 것 같아 속으로 웃을 수밖에. 한번은 수업시간에 소란을 피우는 학생을 복도에 무릎 꿇려 놓았다. "여기 앉아서 교장 선생님이 오시나 잘 살피도록." "오시면 어떻게 해요?" "똑똑, 노크를 해, 이 녀석아." 아이들에게 옛날 얘기를 해주고 있는데 '똑똑' 한다. 얼른 책을 펴들고 수업을 진행하는데 1분, 2분이 지나는데도 소식이 없다. 문을 열고 "교장 선생님도 안 오시는데 왜 노크했어?"하고 물었다. "아까 저리 내려가셨어요." "이 녀석이." 군밤을 살짝 주고 들어왔다. 조금 있으니 다시 '똑똑' 한다. 얼른 책을 펴들었는데 소식이 없다. 밖으
- 이희천 경기 신흥중 교사
- 2003-07-10 1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