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 없는 후버 가족의 로드무비 후버 가족은 자타가 공인하는 인생 낙오자들이다. 한 번도 성공다운 성공을 맛보지 못했으면서 ‘9단계 성공비법’을 강의하고 다닐 뿐만 아니라 가족에게 끊임없이 성공을 강요하는 아버지, 마약문제로 양로원에서 쫓겨난 채 손자에게 하루라도 젊었을 때 더 많은 섹스를 권유하는 괴짜 할아버지, 최고의 지성을 자칭하면서도 제자인 대학원생 연인에게 버림받아 수시로 자살을 시도하는 게이 삼촌, 격무에 시달리며 이런 가족들까지 책임져야 하는 지친 엄마, 이 모든 가족들이 끔찍하게 싫어 공군사관학교에 갈 때까지 침묵을 맹세한 오빠,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인대회에 나갈 꿈에 부푼 올챙이배를 가진 막내 올리브가 바로 후버 패밀리다. 세상에 가족만큼 사랑과 증오라는 극단적인 감정이 뒤엉켜 있는 집단이 또 어디에 있을까? 누구보다 많은 시·공간을 함께 공유하고 있는 친밀함을 이유로 서로 간의 다름이라는 차이를 존중하지 않고 끊임없는 강요와 간섭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가족관계는 사람에 따라 차가운 익명의 사회보다 참기 힘든 고통이 되기도 한다. 평안한 안식처로서의 가정이 지옥이 되어버린 것은 가족 구성원 각자가 서로의 삶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살펴볼 수
덴마크의 외진 시골 마을에 청교도적인 신앙의 목사와 그의 딸들인 ‘마르티나’와 ‘필리파’ 자매가 살고 있었다. 세속을 멀리하고 다만 구제와 말씀 그리고 예배 모임만을 삶의 전부로 알았던 자매의 아버지는 신앙을 이유로 딸들의 사랑이나 결혼을 허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가르침에 자발적으로 순종했던 자매는 오히려 이를 기쁨으로 받아들인다. 여성으로서의 삶이 전해주는 일체의 즐거움이나 기쁨도 경험해 보지 못한 채, 평생을 신에 대한 헌신과 이웃에 대한 봉사 속에 살아온 두 여인의 일상에 어느 날 작은 파문이 일어난다. 1871년 비바람이 몰아치던 어느 밤, 초라한 몰골의 지쳐 쓰러질 것 같은 한 프랑스 여인이 그들을 방문한 것이다. ‘바베트’라는 이름의 그녀는 필리파가 젊은 시절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랑의 감정을 느꼈던 오페라 가수 ‘아킬’의 편지를 가지고 있었다. 내용인즉 프랑스에서 내전이 일어나 남편과 자식을 잃은 여인이니, 부디 그녀를 받아들여 달라는 것이었다. 모든 재정을 봉사하는 일에 써야 했던 자매는 바베트를 요리사로 고용할 여력이 없었지만, 아무런 조건 없이 다만 머물기를 간청하는 그녀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한다. 인간은 결국 이기적 욕망의 노예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