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 선생님 기를 살려야 교육이 산다
교직을 떠나온 지 올해로 벌써 5년차. 학교의 일이 까마득하고 내가 저 울타리 안에서 살았던가, 꿈만 같다. 생각해 보면 그것은 나의 인생이 아닌 것 같고 남의 인생인 것만 같다. 그런 입장에서 나는 마치 두 사람의 삶을 거푸 사는 게 아니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교직을 돌아볼 때 보람 있었다, 좋았다는 생각보다는 그저 후회스럽고 부끄럽다. 인간에게 망각의 은혜가 있어서 그렇지 그 많은 날들의 잘못과 뉘우침을 기록하고 쌓아놓는다면 나의 책은 한 권의 참회록으로 모자라지 싶다. 참 ‘선생님 노릇’ 하기가 힘들었다. 교직은 사람을 다루는 직업. 그것도 어리고 순정한 어린 사람들을 다루는 직업이라 무한 책임이 따른다. 이리 해도 잘한 일이 못되고 저리 해도 잘한 일이 못된다. 지금도 가끔 옛날 제자들을 만나면 얼굴이 화끈거린다. 숙제하지 않았다고 학교에 낼 돈을 가져오지 않았다고 닦달하고 야단 친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지금 세상 같았으면 대번에 교직 아웃이 선언됐을 것이고 심하면 감옥에라도 갔을 일이다. 그런데도 교직생활을 잘 마무리하고 정년퇴임을 하게 된 것은 오로지 행운이라는 생각도 든다. 더러 교직에 남아 있는 후배교원들은 날더러 참 좋은 시절 잘
- 나태주 공주문화원장·시인
- 2012-05-10 1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