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논술형 평가 확대 정책에는 디테일이 없다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학생들에게 좋은 기회를 빼앗는 것 아니냐’ ‘어른들이 채점하기 편하려고 아이들을 망가뜨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은 명쾌하다. 문제의 원인을 축소하고, 진단을 쉽게 내리며, 해결책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교사가 수학여행을 기피하는 이유는 ‘책임 회피’이고, 교육자로서 그런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구더기가 무서워도 장을 담가야 한다’는 논리다. 교사와 교육을 바라보는 협소한 시각은 이번에도 여전하다. 객관식 시험을 치는 이유는 교사들의 ‘편리함’ 때문이니, 아이들을 괴롭히는 입시 체제를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그 단순함에 있다. 현상을 둘러싼 복잡다단한 실타래가 어떻게 엮였는지 들여다보지 않는다. 변화와 개혁을 강조하는 영리한 정치가의 화법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유능한 정책가로서의 세밀함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문제는 형식이 아닐지도 모른다 교육당국은 서·논술형 시험을 도입해야 하는 이유로 AI 시대로의 변화를 내세운다. 주어진 질문에 정확한 정답을 내놓는 일은 AI가 대신할 수 있으니, 정답 맞히기식 교육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대신 인간에게는 ‘질문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 김형성 한국과학영재학교 교사
- 2026-09-08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