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대통령 자문기구인 새교육공동체위원회가 자립형사립고의 설립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전인적인 교육으로 다양한 인재를 길러낸다는 것이다. 이것은 명문과 학벌주의로 점철된 우리 사회를 인성과 능력이 인정받는 사회로 바꾸겠다는 의지의 일종이다. 그러나 취지는 좋지만 두 가지 이유에서 시기상조라고 본다. 우선 대학의 선발자율권이 보장돼 있지 않다. 그리고 명문학교 지상주의가 아직도 팽배해 있다. 이런 상태에서 자립형사립고는 엘리트 교육과 명문입학생 배출소로 전락할 위험성이 크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교육부도 2003년까지 연기한다고 밝힌바 있다. 자립형사립고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립형사립고가 명문대학을 가기 위한 통로로 이용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무시험전형과 함께 대학의 선발자율권이 동시에 보장돼야 한다. 각 대학이 다양한 전형방법으로 신입생을 뽑을 수 있을 때 자립형사립고의 올바른 운영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명문지상주의와 학벌위주의 사회풍토 전환이 전제돼야 한다.
2001년에 토익토플 우수자 입학제를 실시하는 대학은 서울의 유명대학을 포함해 72개교에 이른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지금 학원가에는 몰려드는 고교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고 한다. 토익토플 특기자 입학제도는 문제가 많다. 우선 토익토플 시험이 말하기, 쓰기 등 표현력보다는 듣고 읽는 독해력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본래 영어교육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고교 교육을 파행으로 몰고갈 위험성이 있다. 다음으로 토플과 토익의 내용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토익은 직장인과 비즈니스 맨의 영어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시험이므로 고교생과는 거리가 멀다. 또 토플은 미국 대학과 대학원 입학을 위한 시험이므로 미국의 사회문화만을 대변하고 있어 자칫 문화 사대주의를 조장할 개연성이 농후하다. 그 뿐만 아니다. 현재 이들 시험으로 매년 100억원 이상의 국부가 유출되고 있는 실정에서 토익, 토플 특기 입학제는 엄청난 국부 유출을 부채질할 것이다. 더구나 이들 외국어 특기자의 45.5%가 학사경고, 휴학, 자퇴를 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사실은 우려를 더한다. 따라서 토익토플 우수자 입학제도는 실시하지 말아야 한다. 정말 외국어 우수자를 뽑고자 한다면 자체적인 학력 경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