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기자단> 존경받는 스승상(像)
바야흐로 만추(晩秋)다. 알록달록 물든 단풍아래 수북이 쌓인 낙엽 카펫 위를 마냥 걷고 싶은 계절, 늦가을이 저물어 가고 있다. 얼마 전 수업실기대회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삐 지내던 초등교사인 아내와 낙엽을 밟으며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근처 식당에 외식을 하러 갔다. 담소를 나누는데 갑자기 70세쯤 되는 주인이 우리 대화를 듣고 학교 선생님이냐고 물었다. 그렇다는 대답에 주인장은 요즘의 황폐해진 교육현실을 개탄하며 이내 작고하신 본인의 고교 시절 스승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내용인즉 고교 시절 선생님이 끼친 감화가 너무 커 지금도 매년 기일에 제자 사오십 명이 모여 선생님을 애도한다는 것이었다. 참으로 감동적인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학교현장에서 사제 간의 충돌이 반복되고 있는 요즘의 현실에 씁쓸해하며 그 선생님이 그토록 사후에까지 존경받는 이유를 물으니 주인이 다음과 같이 회고했다. 첫째, 편애를 하지 않았다. 공부 잘하는 학생이나 못하는 학생이나 똑같이 대했다. 늘 능력보다는 인성이 바른 사람이 돼야 한다고 강조할 뿐 공부로 학생을 차별하지 않았다. 둘째, 엄격하셨지만 자애로웠다. 학생들이 잘못했을 때는 엄하게 다뤘지만 평상시에는 정을 흠뻑 베풀어 학
- 김해겸 청덕고 교장·경기교총 조직강화위원장
- 2012-11-08 2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