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지금이 외양간을 고쳐야 할 때
중국 성어에 ‘망양보뢰’(忘羊補牢)라는 말이 있다. ‘양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뜻으로, 우리나라 속담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와 비슷하나 그 의미는 사뭇 다르다. 우리는 보통 이 말을 이미 실패한 뒤에 뉘우쳐도 소용이 없다는 뜻으로 이해하기 쉬우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이 말은 중국 전국시대 말기에 초나라 장신(莊辛)이라는 사람과 양왕(襄王) 간에 일어났던 일화에서 생겨났다. 장신이 양왕의 실정을 비판하면서 떠나버리자 양왕은 자신의 잘못을 깨우친 후 다시 그를 불러 대책을 물었다. 그러자 장신은 "세상 사람들이 ‘토끼를 발견하고 사냥개를 돌아봐도 아직 늦지 않았으며, 양을 잃고 외양간을 고쳐도 아직 늦지 않았다’고들 합니다"라고 대답한 데서 유래한 것이다. 지금이라도 준비하여 현재의 난관을 극복하고 보다 나은 미래를 대비하는 자세를 강조한 것이다. 우리는 지금 ‘대한민국 학교의 하이킥!’이라는 막장 드라마를 보고 있는 듯하다. 같은 반 학생의 돈을 빼앗고 때리는 일은 이제 세간의 관심을 끌지도 못할 평범한 일상이 되고 있다. ‘선생님 그림자조차 밟지 않는다’는 말은 이제 먼지만 켜켜이 쌓인 고전 속의 문구로 치부될 뿐이다. 교사가 수업에 집중하지 않는
- 김태훈 공주교대 교수
- 2012-02-09 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