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교원문학상> 동화 가작- 돼지불고기
"야! 오늘 점심 끝내주겠는데……" "메뉴가 뭔데?" "너 오늘 메뉴가 뭔지 급식소에 적힌 것도 안 봤냐?" "넌 그런 것만 보고 다니냐? 배고프면 아무거나 먹는 거지." 점심 시간이면 항상 곱빼기로 먹는 영재는 급식 메뉴에 관해서는 줄줄이 꿰고 있었다. 하긴 오늘은 3교시부터 급식소에서 맛있는 냄새가 솔솔 바람을 타고 활짝 열어놓은 교실창을 널름거리고 있었다. "오늘 불고기야! 돼지 불고기!" '아, 그 냄새였구나.' 하고 생각하는 순간, "진영재. 일어 서." 선생님의 날카로운 목소리에 아이들의 눈이 영재에게 모였다.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냐?" "예. 돼지 불고깁니다." 영재에게 모인 눈동자가 휘둥그레졌다. "어디 불고기 파티라도 벌어졌냐? 갑자기 불고기 타령이게?" "아닙니다. 오늘 점심 메뉴에 돼지 불고기가 나오는 날이거든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교실을 한바탕 흔들어 놓았다. "영재야, 먹는 것 생각하는 시간에 공부를 해서 이름값 좀 하자. 그러다가 둔재 되면 어떡하니?" 다시 교실에 웃음 폭탄이 터졌다. "좋아요. 점심 시간이 거의 되었으니 아직 못 푼 문제는 숙제로 해오기로 하고, 손 씻고 복도에 모이도록 하세요. 돼지
- 김찬영 경기김포 운양초 교사
- 2002-02-25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