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문학상 소설 당선작> 1999, 학교, 겨울
힘을 제압하는 것은 속도. -한 이온음료 TV 광고 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도로는 양재동에서 가락시장까지 이어지는 양재 대로다. 그 길은 편도 4차선의 널찍한, 그래서인지 잘 막히지도 않는 쌔끈한 도로다. 게다가 음주 단속하는 짭새도 보이지 않는다. 나와 친구는 일주일에 몇 번씩 새벽 1시에서 3시 사이 이 길을 X나 달린다. 지금은 새벽 1시 30분. 나는 오늘도 이 길을 달리기 위해 나왔다. 오늘은 아주 특별한 날이다. 후, 후, 오늘은 바로, 내 오토바이가 생긴 날이기 때문이다. 방학 내내 중국 집에서 스쿠터를 몰며 꼰대 몰래 철가방 알바를 한 대가다. 내 다이어리에 스크랩되어있는 정말 죽여주는 가와사키나 야마하는 아니지만 이래봬도 125씨씨짜리 경주용이다. 무늬만 경주용이라고 대석이 새낀 씹었지만 뒤 안장을 파이프로 용접해서 멋지게 올리고 바퀴에 번쩍거리는 야광 후레쉬에, 앞좌석에는 커다란 스피커까지 달아논 내 타이지를(타이지는 내 오토바이의 이름이다. 내가 X나게 좋아하는 엑스제펜 멤버중의 이름을 땄다) 보고 부러워 죽겠다는 표정을 감추지는 못했다. 물론 소음기는 떼어버렸다. 아파트 전체를 울리는 그드등, 그드등 거리는 오토바이의 엔진 소리는 타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