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시골 창평중학교에서 근무하던 때다. "우리 학교도 금년부터 특수학급 인가를 받았으니 선생님이 맡아 주십시오." 평소 과묵하신 교장선생님께서 교장실로 부르시더니 신신당부를 하셨다. 특수학교인 광주 선명학교를 찾아가 그곳 교감 선생님으로부터 여러 조언을 듣고 왔지만 그저 생소하기만 했다. 특수학급 학생 중에 환태라는 아이는 우리말로 하나 둘 셋이란 개념은 잘 알면서도 1, 2, 3이란 수개념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항상 밝은 표정에 심성이 곱고 매우 착했다. 하루는 아이들에게 수개념과 돈계산법을 익혀주기 위해 학교 인근 장터를 찾아가 2천원씩 주며 먹고 싶거나 갖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사도록 했다. 두 시간쯤 후, 거의가 생활용품이나 장난감을 사왔는데 환태만은 달랐다. 먹음직스러운 핫도그를 두 개 사와 "선생님, 이것?"하며 한 개를 선뜻 건넨다. 어느날 "환태야, 너는 커서 무엇이 되고 싶니?"하고 물었더니 머리만 긁적거리다 씩 웃는다. "저, 저는 핫도그 장사가 되고 싶어요." 너무나 뜻밖의 대답이었다. 다른 애들은 의사니 과학자니 간호사니 좀 거리감 있는 대답들을 곧잘 하는데 생각 외로 너무나 작은 소망이었기 때문이다. 환태와 졸업할 때까지
제7차 교육과정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수준별 수업과 창의적 재량활동이다. 특히 창의적 재량활동은 후기 산업 사회인 지식 기반 사회에서 필수적인 활동이다. 그런데 창의적 재량활동은 국가가 교육과정과 교과서, 교사 지도서를 연구 개발해 학교에 보급하지 않고 단위 학교와 교사가 활동할 경험을 구성해 지도하도록 돼 있다. 한마디로 재량권을 보장해 준 것이다. 그런데 재량권을 충분히 살리려면 모둠 학습 교실, 종합교과 교실, 특별교실, 다목적 교실 등 학생의 선택을 다양하게 수용할 수 있는 공간 확보가 우선적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 외에도 창의적 재량활동을 가로막는 조건들이 교육현장에 산재해 있다. 첫째, 창의적 재량활동을 지도할 전문적인 교사가 없다. 창의적 재량활동은 범 교과나 자기주도적 학습을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교사를 요구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수업 시수가 적은 교사가 담당하는 경우가 많아 책무성이 떨어지고 학생들은 진정한 학습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성을 지닌 교사의 확보가 매우 시급하다. 둘째, 담당 교사의 지도력 신장을 위한 다양한 연수 기회가 매우 부족하다. 제7차 교육과정이 시행되면서 도입된 창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