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엄마, 왜 내가 다문화야?”
최근 초등생 자녀를 둔 다문화가정 어머니의 얘기를 듣고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하루는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가 몹시 짜증을 내면서 “엄마. 왜 내가 다문화야? 나는 00인데, 왜 나한테 이름을 안 부르고 다문화라고 하는 거야! 아이들이 나를 이상하게 생각하잖아!”라며 계속 울고 떼를 쓰더라는 것이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선생님이 “오늘 수업 후에 조사할 것이 있으니 다문화 애들 잠깐 남아있어”라고 말한 것 때문이었다. 그 어머니는 아이를 다독이고 위로해야 하는데 정말 무슨 말로 위로해야 좋을지 몰라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런 일이 있고나서 그 아이는 장난기가 많은 친구들로부터 가끔씩 다문화라는 호칭으로 놀림을 받았단다. 상황은 비슷하지만 아이를 배려한 경우도 있다. 담임선생님이 쉬는 시간을 이용해 다문화가정 아이를 불러 관련 자료에 나와 있는 것을 상담한 사례다. 격려와 지지를 해 주면서 다른 친구들에게 왜 선생님이 그 아이를 불렀는지 눈치 채지 못하게 했다. 이 선생님은 자연스럽게 상담을 하며 아이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왔다. 지난 4월, 5월 두 달간 평택대학교 다문화교육관에서는 28회에 걸쳐 836명을 대상으로 다문화 인식개
- 김범수 평택대 교수, 다문화가족센터 소장
- 2009-08-31 14: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