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이야기> 깜찍한 거짓말
"선생님, 혜진이 오줌쌌나 봐요." 혜진이의 걸상은 진한 나무색으로 변해있었고 걸상 밑은 흥건하게 젖어 있었다. "공부시간과 쉬는 시간에 할 일은 다르다"면서 오늘따라 심하게 했던 것이 후회가 됐다. 나 자신이 부끄러워 반 아이들에게 "선생님도 어렸을 때 그런 적 있는데…. 괜찮아, 흉보면 안돼. 누구나 실수할 수 있잖아." 아이들이 여기저기서 자기의 실수담을 자랑까지 한 덕분에 위기는 넘어갔지만 혜진 엄마께 어떻게 얘기해야 할지 걱정이 태산이었다. "엄마한테 전화 걸어 새 옷 가져오라고 할까?" 혜진이의 입장을 이해해주는 척 물었으나 혜진이는 "엄마 집에 안계세요"하며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하는 수 없이 교실에 있던 수건을 깔아주고 마침 긴 외투가 있길래 겉에 입혀 전혀 표시 나지 않게 해서 다른 친구와 함께 집으로 보냈다. 근 후 저녁을 먹고 망설이다 9시가 좀 지나서 전화를 걸었다. "혜진 어머니, 선생이랍시고 애도 하나 제대로 못 보살피고 미안하군요." 깜짝 놀란 혜진 엄마, "무슨 말씀이세요, 선생님. 애 맡겨놓고 한번 찾아뵙지도 못하고 청소도 한번 못해드렸는데…. 학교에서 무슨 일 있었어요?" "오늘 혜진이 아무 일 없었나요?" "학교에서 돌아오자
- 김명자 대구성당초 교사
- 2003-09-04 1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