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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치유·관계회복 초점 둔 학폭대책 마련 계기돼야”

교총 연예계·스포츠계 ‘학폭미투’ 입장

한때 가십거리 여기면 또 다른 미투 반복될 뿐
평생 트라우마…처분‧처벌만으로는 상처 그대로
종결 및 심의 때, 사과-용서-화해 과정 있도록
제도 점검하고, 법적·정책적 보완과 지원 나서야 
조기‧반복 예방교육, 갈등 중재 교원연수 내실화
“가정, 지역사회 교육적 협력 방안도 모색 필요”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최근 연예계와 스포츠계를 중심으로 ‘학폭미투’가 잇따르면서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폭로되는 학폭 사건이 대부분 아주 오래전 일이고, 그만큼 피해자가 오랜 고통을 겪었다는 점에서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한국교총은 “학창시절의 상처가 성인이 될 때까지 아물지 않는 트라우마로 남아있다는 점에서 기성세대로서, 교원단체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학폭의 심각성과 근절해야 할 이유를 사회 전체가 다시 한번 인식하고 근본대책을 모색하는 일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하윤수(전 부산교대 총장) 회장은 “유명인을 대상으로 한 학폭미투를 한때의 가십거리로만 삼는다면 또 다른 고통과 미투는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며 “학폭 발생 시점과 지점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성찰하고, 학폭 예방과 가‧피해 학생의 진정한 관계회복에 초점을 둔 대책 마련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곳곳서 폭로되는 학폭 사건은 오랜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된 후에 제기되고 있다는 점에서 ‘애들 때는 다 그렇지’ 가벼이 넘길 일이 아니다”라며 “분명한 처분‧처벌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상처와 앙금이 그대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진정 어린 사과와 용서, 치유와 관계회복의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2020년 학폭 실태조사 결과,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수업 증가로 학생 간 사이버폭력이 급증하는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언택트 시대, 달라진 학폭에 걸맞은 예방, 치유, 회복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현재의 학폭과 미래의 학폭미투를 예방하는 진정한 백신”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교총은 “학교에만 맡겨서는 한계가 있으며 가정, 사회 모두의 교육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무엇보다 학교는 학폭 예방교육을 적극 실시하고, 가정이 함께 협력하도록 학부모교육도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해 “학교 현장에서는 학폭 예방을 위한 어울림프로그램이 잘 적용되지 않고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있다”며 “실태를 파악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학폭 상황에서 교사가 갈등조정 역량을 가질 수 있도록 예비, 현직 연수도 내실화해야 한다”며 “교‧사대 교육과정과 신규 교사 연수, 1정 자격연수 등에 반영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교사 생활지도권의 강화와 보호가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교총은 “갈등 조정과 중재를 꼬투리 삼아 민원을 제기하고 책임만 묻는다면 교사는 회복적 생활지도보다 사안 처리에만 급급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종결이 가능한 경미한 학폭 사안이든, 교육청 학폭위로 넘어가는 중대 사안이든 처분‧처벌과 함께 관계회복 과정이 있는 학폭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며 “학폭 사안처리 전, 중, 후 때 갈등조정과 추수 지도가 잘 이뤄지도록 교육당국은 제도를 점검하고 보완‧지원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해 푸른나무재단이 수행한 ‘2019 전국학교폭력실태조사연구’에서 학폭 피해자에게 ‘학폭 피해 후, 가장 필요한 것’을 물은 결과, 가장 많은 43.5%가 ‘가해학생이 사과하고 다시 사이좋게 지낸다’에 답했다. 학폭 가해자에게도 ‘학폭 가해 후, 가장 필요한 것’을 물었더니 67.7%가 ‘피해학생에게 사과하고 다시 사이좋게 지낸다’에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의 이해와 협력도 당부했다. 교총은 “관계회복보다 처벌 위주로 가려는 경향과 심지어 변호사까지 동원하는 대응방식으로 인해 진정 학생들의 상처는 치유되지 못한 채 끝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또 “학원, 지역사회 등 학교 밖에서 일어난 것도 다 학폭이고, 결국 학교로 넘어와 처리하는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학폭이 일어난 지역사회에서 미온적인 모습을 보여 피해자 측이 격앙된 상태로 학교로 넘어올 때는 처벌을 전제로 한 학폭위 개최를 요구하는 게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교총은 “학폭이 일어난 지역사회의 각 관리 책임자가 적극적인 중재와 가‧피해 학부모 간의 노력 이후 학교로 넘어온다면 처벌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는 대폭 줄어들 것”이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피해학생에 대한 치유와 회복이 바로바로 지원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에 전문기관과 인력, 프로그램을 확충하는 등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하 회장은 “현행 학교폭력예방법에 의해 중앙과 지역에는 학교폭력대책위원회가 구성돼 있지만 여전히 학폭이 만연하고 사이버폭력이 급증하는 등 위원회가 제 기능을 다하고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학폭 근절과 학폭미투 방지를 위해 정부와 교육부는 당장 무엇을 할 것인지 의지를 밝히고 근본대책 마련에 즉각 나서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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