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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내한공연 두 배로 즐기기

[김은아 공연칼럼니스트] ‘오리지널 팀 내한공연’. 아직 한국에서 공연되지 않은 최신작인 경우를 제외하면, 이 문구는 별다른 감흥을 불러 일으키지 못했다. 작품이 탄생한 본고장의 배우와 제작진이 만드는 퍼포먼스인 만큼 작품 본연의 감성을 더 잘 구현할 수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 배우들과 창작진의 기량은 어디에 내놓아도 부족하지 않을 만큼 발전했고, 한국어로 번안한 가사를 포함한 각색이 오히려 관객의 마음에 더 와닿는 경우가 많았다. 오리지널 팀 내한공연이 라이선스 공연보다 높은 수준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2020년 10월, 즉 코로나 시대에 맞이하는 내한공연은 좀 다르게 느껴진다. 바다 건너 물 건너, 거기에 2주간의 자가격리 기간을 거쳐, 이렇게 구구절절 기나긴 사연 끝에 도착한 이 작품들을, 환영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더욱이 두 편 모두 대사보다는 퍼포먼스에 방점이 찍혀있다. 다른 언어쯤은 감동을 느끼는 데에 아무런 장벽이 되지 않는다는 소리다. 부디, 두 공연 모두 계획대로 관객과 만날 수 있기를 바라본다.

 

 

‘고양이스러운’ 역동적인 안무

뮤지컬 <캣츠> 내한공연

 

<거실의 사자>라는 책을 통해 고양이를 예찬한 작가 애비게일 터커는 이렇게 말한다. “고양이는 지구 전체를 발치에 무릎 꿇린 조그만 정복자”라고. 이렇듯 사랑스러운 고양이의 매력을 일찌감치 발견한 작곡가가 있다. <오페라의 유령>을 탄생시킨 뮤지컬계의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 그는 거장다운 날카로운 눈썰미와 통찰력으로, 40년 후에도 인간들이 고양이라면 꼼짝 못 할 것을 내다보고 뮤지컬 <캣츠>를 완성해냈다. 
 

작품은 40년간 전 세계 30개국, 300개 도시에서 공연되며 총 8000만 명의 관객이 관람했을 정도로 대성공을 거두었다. 주인공도, 등장인물도 모두 고양이인 뮤지컬이 이토록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천재적인 상상력과 작곡 실력 덕분이다. 그는 명곡 ‘Memory’를 비롯해 때로는 경쾌하고 때로는 드라마틱한 음악을 완성해냈다. 발레리나 출신의 오리지널 안무가 질리언 린은 남다른 관찰력으로 ‘고양이스러운’ 움직임이 더해진 역동적인 안무를 더했다. 덕분에 올리비에상, 토니상, 드라마데스크상, 그래미상 등 저 세계 유수의 상을 휩쓴 것은 물론, 여전히 ‘현역’으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공연 내내 다양한 캐릭터의 고양이들이 객석을 뛰어다니며 관객에게 인사를 건넨다. 거리 두기가 필요한 것 아니냐고? 걱정 마시길. 배우들이 모두 캐릭터 분장을 입힌 ‘메이크업 마스크’를 쓰고 있다. 코로나19 시대에도 ‘쇼 머스트 고 온’ 하기 위한 예술가들의 눈물겨운 고민의 결과다. 

 

9월 9일~12월 6일 | 샤롯데씨어터

 

 

빅토르 위고의 대서사시가 무대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내한공연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무대로 옮긴 프랑스 뮤지컬. 읽은 사람이 많지 않아서 그런 것일까, 고전일수록 줄거리가 단순하게 요약되곤 한다. 그렇지만 <노트르담 드 파리>를 등 굽은 콰지모도가 에스메랄다를 사랑하는 이야기로 설명하는 것은 <레미제라블>을 ‘장발장이 빵을 훔친 이야기’라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 빅토르 위고는 노트르담 대성당을 배경으로, 콰지모도와 에스메랄다는 물론, 뒤틀린 욕망으로 끝내 파멸하는 사제, 소외된 이방인과 집시 등 다양한 인간군상을 통해 15세기 파리를 그려냈다. 

 

뮤지컬은 춤과 노래로 이 대서사시를 무대 위에 구현한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안무. <노트르담 드 파리>는 뮤지컬에 처음으로 현대무용과 아크로바틱, 브레이크 댄스를 접목한 공연으로, 댄서 20여 명의 격렬한 안무가 텅 빈 무대를 가득 채운다. 맨몸으로 세트에 매달려 공중을 오가는 퍼포먼스는 웬만한 서커스 못지않게 아찔하다. 작품에서 춤은 주제와 줄거리를 설명하는 또 하나의 도구인 셈이다. 
 

때로는 샹송 같고, 때로는 세련된 팝 같은 넘버도 중독적이다. 또한 무엇보다 국민 뮤지컬 넘버 ‘지금 이 순간(지킬 앤 하이드)’의 자리를 위협하는 ‘대성당들의 시대’가 바로 <노트르담 드 파리>의 첫 곡이다(아마 커튼콜 때 앙코르곡으로 한 번 더 불러줄 것이다). 
 

이번 내한공연은 2018년에 프랑스 초연(1998년) 2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새로운 버전이다. 의상, 안무, 조명 등을 새롭게 업그레이드해 더욱 완성도를 높였다고 하니 기대해 볼 만 하다. 1998년에 작품의 첫 무대에 섰던 다니엘 라부아가 오랜만에 <노트르담 드 파리> 무대로 돌아와 대주교 프롤로 역을 맡는다. 

 

11월 10일~2021년 1월 17일 |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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