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개교 예정인 한국외국어대 부속 용인외고의 지역할당제가 30일 채택됐으나 경기도교육청과 학교 공동설립자인 외대, 용인시가 지역할당 인원을 제외한 나머지 70% 선발 문제를 두고 다시 갈등을 빚고 있다.
용인외고 모집지역에 대한 고시 권한을 가진 윤옥기 경기도교육감은 30일 신입생 중 30%를 용인 소재 중학교 출신자로 선발하는 지역할당제를 승인했으나 나머지 70%는 경기도 학생으로 뽑자는 새로운 제안을 했다.
그러나 한국외대와 용인시는 도교육청의 이같은 제안에 크게 반발, 당초 계획대로 나머지 70%의 학생을 전국단위로 모집하는 입시요강안을 1일 도교육청에 제출했다.
도교육청은 나머지 70%를 전국 학생을 대상으로 모집할 경우 용인 지역 학생보다 상대적으로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하는 도내 다른 지역 학생과 학부모의 반발이 예상된다며 개교 첫해에만 신입생 모집을 경기도 내로 제한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용인외고 개교 다음 해인 2006년부터는 수원외고와 성남외고가 문을 열기 때문에 용인외고가 전국단위 모집을 하더라도 도내 다른 지역 학생들의 반발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도교육청의 설명이다.
도교육청은 또 지역할당 혜택을 받은 용인지역 학생과 아무 혜택 없이 전국적인 경쟁을 뚫고 입학한 학생 간의 학력 차이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어 수업 운영에도 문제가 있을 것이라며 경기도 단위 모집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용인외고 공동설립자인 한국외대와 용인시는 전국의 우수 학생을 유치, 세계적 명문을 만들겠다는 전제 하에 학교 설립 계획을 세웠다며 경기도 단위 모집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지난 봄부터 전국 단위로 학생을 모집한다고 홍보해왔고 전국순회 입시설명회까지 치른 상태여서 이제와서 모집지역을 경기도로 제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입장이다.
외대 관계자는 "우리대학 부속 외고가 생긴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전국 각지로부터 엄청난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당초 홍보한 대로 지역할당 인원을 제외한 나머지를 전국단위로 뽑은 뒤 차후 문제점이 있으면 그 때 모집 지역에 대한 논의를 다시 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은 내달 1∼3일 특목고 입시를 치르고 그로부터 30일 전까지 각 특목고의 신입생 모집요강이 발표되도록 하고 있으나 모집지역이 결정되지 않은 용인외고의 경우 30일 입시요강이 발표된 다른 특목고와 달리 1일에도 입시요강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외대, 용인시와 도교육청은 용인외고의 지역할당제 채택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으며 도교육청은 30일 이 학교 신입생의 30%를 용인 소재 중학교 출신으로 선발하는 지역할당제를 승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