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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이야기> 마니산의 눈물


화창한 날씨에 4학년 전체가 강화도로 현장학습을 갔다. 먼저 고인돌을 보고 마니산 아래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에 등산하기 시작했다.

도시 아이들이라 그런지 정상에 다가갈수록 많은 낙오자가 생기기 시작했다. 예닐곱 명의 낙오자를 억지로 끌기도 하고 달래기도 하면서 겨우 정상에 올랐다. 정상에서 확 트인 사방의 바다를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하산을 할 때에도 맨 뒤에서 두 명의 아이와 함께 내려왔다. 승준이는 몸이 좋지 않았고 지훈이는 며칠 전에 다리를 다쳐서 엉금엉금, 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내려오고 있었다. 무수히 많은 계단을 힘들게 내려가는 지훈이를 업고 내려오고 싶었지만 산이 험하고 몸이 좋지 않아 부담스러워 말벗이 되어주며 내려왔다.

중간에 승준이는 컨디션이 회복돼 빨리 내려가고 지훈이와 둘만 남게 됐다. 산을 중간쯤 내려왔을 때, 승연이가 올라와서 “선생님, 몸이 불편하세요?”하고 물었다. “아니”라고 하자 “네에”하고 그냥 달려내려 가다가 저 밑에서 다시 뒤를 돌아본다.

승연이가 왔을 때는 지훈이가 모퉁이 뒤에 있어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승연이는 내 말을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그랬던 것이다. 약수터에서 시원한 생수를 떠서 지훈이와 함께 먹으려 했을 때였다. 승연이로부터 지훈이보다 먼저 물을 두병 받는데 코끝이 찡했다. 교권이 사정없이 추락하는 때에 못난 담임을 생각해주는 어린 승연이를 생각하니 눈물이 흘렀다.

거기서부터는 길이 좋기 때문에 지훈이에게 물병을 쥐어주고는 몇 발자국 앞서서 눈물을 흘리며 걷고 있었다. 젊은 한 쌍의 남녀가 올라오며 나를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봤지만 부끄럽지 않았다.
사실 나는 울보다. 작은 일에도 감동하고 우는….

'그래, 열심히 이해하고 사랑하고 아껴주며 살자.’
나에게는 승연이가 34명이나 더 있고 앞으로도 계속 더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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