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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열대 꽃’만 알면 휴가 가서 나도 꽃박사

외국에 나가면 이국적인 느낌으로 가슴이 설렌다. 사람·음식과 함께 꽃들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동남아나 홍콩, 괌·사이판, 하와이 등 아열대·열대 지방에 가면 꽃들이 대개 원색으로 화려한데, 어딜 가든 흔히 보이는 꽃들은 비슷비슷하다. 이 꽃들 이름이 궁금한 적이 있는가? 1월호에서는 아열대·열대 지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들을 소개한다.


정밀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국립 수목원의 열대식물자원연구센터 도움으로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플루메리아(Plumeria),부겐빌레아(Bugainvillea), 봉황목, 하와이무궁화, 바나바(Banaba), 황금카시아, 협죽도(夾竹桃), 알라만다(Allamanda), 익소라(Ixora), 란타나(Lantana)’를 ‘10대 열대 꽃’으로 정해 봤다. 아주 흔한 꽃들이므로 해외여행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포천 국립수목원이나 마곡 서울식물원 등의 온실에 가면 대부분 볼 수 있기에, 이 꽃들을 알고 나면 ‘꽃박사’ 소리를 들을지 모른다.

 

 

천경자 미인도에 등장한 러브하와이
먼저, 열대 지방에서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꽃은 플루메리아(Plumeria)가 아닐까 싶다. 열대 아메리카가 원산인 대표적인 휴양지 꽃이다. 향기가 진하고 꽃잎이 5개로 바람개비 모양이라 금방 알아볼 수 있다. 붉은색, 분홍색, 흰색, 노란색 등 다양한 색깔의 꽃이 있다. 하와이에서 화환을 만드는 데 쓰여 ‘러브 하와이’라고도 부른다. 진위 논란이 뜨거운 천경자의 그림 ‘미인도’에서 여인이 쓰고 있는 화관이 바로 플루메리아로 만든 것이다.

 


부겐빌레아(Bugainvillea)도 더운 지방에 가면 어디서든 볼 수 있는 꽃이다. 대롱 모양의 꽃이 자주색 포에 싸여 있다. 꽃잎처럼 보이는 것은 포(苞)인데, 이게 종이처럼 생겨 ‘종이꽃(Paper flower)’이라고도 한다. 덩굴성 식물이라 흔히 다른 나무나 울타리를 감고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다. 흰색, 빨강색, 분홍색, 노란색 등 다양한 색이 있고, 역시 우리나라 식물원 온실에 가도 흔히 볼 수 있다. 이 꽃을 발견한 프랑스의 항해가 ‘드 부겐빌레’ 이름을 따 명명했다고 한다.


봉황목은 열대 지방에 가면 가로수로 심어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붉은 꽃이 나무 가득 피어 있는 모습이 불이 붙은 듯하다고 ‘불꽃나무(flame tree)’라고 부르는데, 이 이름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가로수로 이 나무를 많이 심어 놓은 사이판에서는 이 꽃이 피는 4월 ‘불꽃나무 축제’가 열립니다. 잎만 보면 우리나라 자귀나무와 많이 닮았다.

 

하와이무궁화는 우리나라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와이에서 많이 심고, 하와이를 대표하는 꽃이라 붙은 이름이다. 속명(屬名)을 따라 ‘히비스커스(Hibiscus)’라고도 부르는데, 말레이시아 국화(國花)이기도 하다. 우리 무궁화도 속명은 히비스커스인데, 꽃술대가 길게 나오면서 수술이 달리고, 그 꽃대에서 암술대가 뚫고 나오는 형태는 비슷하다. 요즘은 우리나라 꽃 행사장에서도 가끔 볼 수 있다.


바나바(Banaba)는 우리나라 배롱나무 비슷하게 생긴 나무다. 열대 지방에 가면 가로수로 심어 놓은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배롱나무보다 꽃이 크면서 보라색인 것이 다르다.


황금카시아도 열대 지방에서 널리 관상수로 쓰는 나무다. 태국의 국화(國花)로 독 라차프륵(Dok Rachapruek)이라고 부른다. 노란 꽃잎이 떨어지는 모습이 마치 하늘에서 황금색 비가 내려오는 것 같다고 해서, 영어로는 골든샤워트리(Golden Shower Tree)라고 한다.

 

 

댓잎같이 생긴 잎을 가진 협죽도

협죽도(夾竹桃)는 우리나라 제주도와 남부 지방에서도 자란다. 댓잎같이 생긴 잎, 복사꽃 같은 붉은 꽃을 가졌다고 붙은 이름이다. 유도화(柳桃花)라고도 부른다. 비교적 아무데서나 잘 자라고 공해에도 강해 남쪽 나라로 가면 가로수로 길게 심어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성석제 소설 중 ‘협죽도 그늘 아래’라는 단편 소설이 있는데, 결혼하자마자 6·25전쟁이 나서 학병으로 입대한 남편을 기다리는 70세 할머니 이야기다. ‘한 여자가 앉아 있다. 가시리로 가는 길목, 협죽도 그늘 아래’라는 문장이 열 번 이상 나오는 애잔한 이야기다.


그런데 최근 이 협죽도가 강한 독성을 갖고 있는 것이 알려지면서 수난을 당했다. 이 나무에 청산가리의 6,000배에 달한다는 '라신'이라는 맹독 성분이 들어 있어서 치명적이라는 것이다. 부산시는 2013년 시청 주변 등에 있는 협죽도 1,000여 그루를 제거했고, 제주도에서도 많이 베어내 눈에 띄게 줄었다. 협죽도에 유독 성분이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베어내야 할 정도로 위험한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독성 때문이라면 베어낼 나무가 한둘이 아니고, 일부러 먹지 않으면 위험하지 않은데 굳이 제거하는 것은 코미디 같은 일이다”라는 것이다.

 

알라만다(Allamanda)도 열대 지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관상수 중 하나다. 깔대기 모양의 노란 꽃이 끝 부분이 5갈래로 갈라져 활짝 핀다. 좋은 향기까지 가졌다.


익소라(Ixora)는 우리나라에서도 실내 식물로 키우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식물이다. 열대 지방에서는 화단 가장자리에 울타리로 심어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가는 꽃통이 길게 나와 끝에서 4갈래로 갈라져 있는 꽃들이 다발처럼 모여 있는 형태다. 붉은색, 분홍색, 노란색, 흰색 등 다양한 색이 있다.


란타나(Lantana)도 열대 지방에서 관상수로 흔히 심어 놓은 것을 볼 수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화분에 심어 기른다. 꽃이 둥글게 모여 피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꽃 색깔이 계속 변하기 때문에 ‘칠변화(七變花)’라고도 부른다.


이번 겨울 더운 지방으로 휴가를 가면 이 꽃들을 한번 찾아보기 바란다. 이밖에 마타피아, 루엘리아(우창꽃), 티보치나, 쿠페아, 글로리오사 등도 자주 보여서 ‘10대 열대 꽃’ 후보에 올렸던 꽃들이다. 여기 소개한 꽃 이름은 책 ‘열대 나무 쉽게 찾기’를 기준으로 했고, 다른 흔히 쓰이는 이름이 있으면 함께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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