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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9월과 10월, 국립극장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이 남산의 가을을 물들인다.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은 해외 각국을 대표하는 공연단체들의 작품을 국내에 소개하는 국립극장의 간판 행사다. 관객들에게 세계적인 공연예술의 흐름을 보여주고, 각 나라의 공연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목표로 2007년 첫 막을 올린 이후, 지난 4년 동안 한국을 포함한 25개국이 참여해 30여 편의 해외 걸작들을 선보여왔다.
올해는 총 7개국의 해외 공식 초청작, 국립극장 전속단체 공연을 비롯한 국가브랜드공연 <화선 김홍도> 외 15여 편의 국내 우수작과 다양한 부대행사가 계획되어 있다. 특히 올해는 페스티벌 5주년을 맞아 일반 관객들과 행사 참가자 그리고 페스티벌 관계자들 모두가 어울릴 수 있는 축제의 장을 준비하고 있다.

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해외 초청작
2011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의 주제는 ‘400년에 걸친 풍자와 해학의 세계적인 걸작’이다. 17세기부터 21세기에 걸쳐 시대상을 풍자하며 해학미를 표현하고 있는 작품들로 구성해 이전과는 다른 색깔을 보여주고자 한다. 프랑스의 코메디 프랑세즈가 20여 년 만에 내한하고, 체코 프라하국립극장은 자국을 대표하는 연극을 선보인다. 불가리아의 민속 무용과 중국 랴오닝 발레단의 모던 발레, 인도 레이지시어터의 현대 연극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국내에 소개된다.

체코 프라하국립극장 <마크로풀로스의 비밀>
<마크로풀로스의 비밀>은 체코에서 자주 무대에 오르는 연극 중 하나다. 이 작품은 체코인들의 정신적 지주이자 유명 극작가인 카롤 차페크(Karol Capek)가 1922년에 발표한 동명 희극을 원작으로 한다. 오는 9월 국립극장을 찾는 <마크로풀로스의 비밀>은 세계적 연출 거장 로버트 윌슨의 버전으로 2010년 11월 체코 프라하국립극장에서 초연한 후 첫 세계투어에 나서는 것이다.
<마크로풀로스의 비밀>은 불가사의한 오페라 디바 ‘에밀리아 마르티’가 먼 과거로부터 20세기의 세상으로 넘어와 전형적인 현대인들로 가득 찬 중부유럽의 한 공화국에 살게 되면서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그녀의 비밀이 3백 년 동안 이어져 온 한 귀족 집안의 재산상속 관련 분쟁 사건과 연결되며 파헤쳐지는 과정을 흥미롭게 그리고 있다.
이전의 연출가들과는 다른 시각을 가졌다고 평가받는 로버트 윌슨 버전의 <마크로풀로스의 비밀>은 차페크 원작이 지니는 전통적 개념과 윌슨의 해석적 언어가 충돌을 일으킨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원작은 음악과 장치, 조명이라는 무대언어를 통해 연출의 여러 요소로서 관객들에게 전달된다. 윌슨의 연출에는 체코와 유럽의 감성뿐만 아니라 또 다른 문화적 기반에서 영감을 얻은 연극적 요소가 녹아 있다. 체코의 예술인들과 국민들은 로버트 윌슨의 연출을 통해 자신의 고국을 대표하는 예술 작품의 전혀 다른 가능성을 발견하고 즐거워했다. 이제는 이러한 에너지가 한국의 관객들에게 전해질 차례다.

중국 랴오닝발레단 <마지막 황제>
중국 랴오닝발레단의 <마지막 황제>는 중국의 마지막 황제 ‘푸이’ 황제의 인생을 소재로 하는 우아하고 세련된 발레 작품이다. 이탈리아 출신의 안무가 이반 카발라리가 안무를 맡아 유럽 스타일의 모던 발레로 표현했다. 제3회 댄스드라마 투어공연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제4회 중국 댄스 로터스 시상식에서의 동메달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이 있는 작품이다.
1906년 중국 황제시대, 금단의 도시 자금성에서 태어난 푸이는 겨우 3세의 나이에 제12대 황제로 등극한다. 그러나 재위 4년 만에 퇴위하고 일본이 세운 만주국의 황제 노릇 등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질곡의 인생사를 보냈다. 이러한 그의 우여곡절 많은 인생은 1987년 전기 영화 <마지막 황제>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당시 베르톨루치가 이 영화의 감독을 맡았으며, 푸이 역의 존 론을 포함해 조안 첸, 피터 오툴 등이 출연했다.
안무가 이반 카발라리는 관객과 평단 모두에게 큰 호평을 받았던 이 작품을 발레로 각색하며 마지막 황제의 인간적 모습을 춤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그는 무엇보다 황제 푸이의 인간적 면모와 그의 인생에서 중요했던 사람들에게 극작법의 초점을 맞추었다. “춤을 통해 황제를 자유롭게 하고 싶었다”는 안무가 이반 카발라리의 말에서 연출의 방향을 확인해볼 수 있다.
1980년에 창단된 중국 랴오닝발레단은 중국을 대표하는 발레단 중 하나로 중국 특색을 지닌 발레 브랜드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세계적인 발레 작품을 공연하는 데도 힘쓰고 있으며, 이를 통해 중국식 발레 예술을 창조해내고 있는 단체다.

인도 레이지시어터 <푸네 하이웨이>
연극 <푸네 하이웨이>는 인도 레이지시어터와 런던 로열코트극장이 함께한 극작 워크숍 및 페스티벌 ‘Writer’s Bloc’에서 탄생했다. 뭄바이와 푸네를 잇는 고속도로 근처의 허름한 호텔 방을 배경으로 친구의 죽음을 목격하고 곤경에 처한 세 친구가 어떻게 우정을 지켜나가는지 탐색하는 블랙코미디다. 당신은 과연 당신의 친구를 얼마나 잘 아는지, 또한 심각한 위기상황에서 그들에게 얼마나 의존할 수 있는지가 작품을 관통하는 가장 큰 주제다.
<푸네 하이웨이>는 대도시가 직면한 다양한 동시대 이슈를 다루고 있는 최근 인도 현대연극의 경향을 잘 보여주고 있다. 단순하게 보면 긴박한 상황을 겪는 세 친구의 이야기지만, 더 넓은 시각에서 보면 소비 중심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욕심, 불신, 배신이 위기 속에서 얼마나 극대화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작품의 연출가 라훌 다 쿤하(Rahul Da Cunha)는 “과연 현대인들은 끊임없는 위기 속에서 자신의 생존만을 생각하는 더욱 무자비한 존재가 되어버린 것인가”라는 질문을 공유하고 싶었다고 전하고 있다.
이 작품은 2004년 4월 인도에서 초연된 후 지금까지 독일과 말레이시아, 벨기에, 미국, 영국 등 세계 각지에서 공연되었다. 군더더기 없는 대본, 거침없는 대사로 호평 받은 <푸네 하이웨이>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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