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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석교사제가 성공하려면

칠판에 캐릭터를 그려놓고 ‘꼬물이 선생님’, ‘국어 시간♡!’, ‘사랑합니다’ 등의 낙서가 되어 있다. “꼬물이가 뭐니?” 하자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임 속 캐릭터란다. 재미있어하는 교사의 표정을 보고 “까르르〜?소리를 내며 웃는 녀석들. 이렇게 한바탕 함께 웃고, 오늘도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며 즐거운 수업을 시작한다.

교사가 제일 행복한 시간은 교실 안에서 학생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며 활력 넘치는 수업을 전개할 때다.

교사란, 배움의 과정에서 학생을 이끌어주거나 도움을 주는 사람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교육에 첫발을 디딘 신규교사나 교육에 일생을 바치고 정년을 맞이하는 교사나 모두 교사 일생의 최고점은 교육현장에서 ‘잘 가르치는 교사’의 모습을 담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교육에서 교사의 최고 도달점은 ‘잘 가르치는 교사’가 아니라 ‘학교를 잘 경영하는 관리자’다. 그래서 잘 가르치는 교사들이 교실에서 학생들과 더불어 교사의 일생을 보내려 하지 않고 교실을 떠나 ‘가르치는 자’가 아닌 ‘관리자’로서의 길로 나서고 있다.
 
이러한 교육 현장의 풍토로 인해 교실 속 학생들은 유능한 교사를 잃어버리고, 학교에는 잘 가르치는 교사를 인정해 주거나 그 길을 지원해 주는 아무런 체제가 없어 교실은 닫힌 채 안일(安逸)에 묻혀 버리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 현장을 염려한 많은 선각자들이 잘 가르치는 교사가 우대를 받아, 평생을 가르치는 즐거움으로 교사 생애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는 ‘수석교사제’를 제시해 왔다.
 
수석교사제는 30여 년간 꾸준히 논의되다가 2008년부터 3년 간의 시범운영과 여러 공청회를 거쳐 드디어 법제화의 마지막 길목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거쳐 법제화되는 수석교사제가 우리 교육현장에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들을 다음과 같이 제안하려고 한다.

먼저 교원자격단계를 관리직(교감 → 교장)과 교수직(선임교사 → 수석교사)의 2트랙으로 구분하되 수석교사의 위상을 현 관리직 단계에 맞출 것이 아니라, 학교현장에서 최고의 예우를 할 수 있도록 해야 교사들이 관리직보다는 가르치는 교사로 남고자 하는 희망을 갖고, 학생들과 평생을 같이하는 바람직한 교직 풍토가 조성될 것이다.

시범 운영 시 많은 논의가 된 부분이 바로 수석교사 역할에 관한 것이었는데 ‘수석교사는 교장의 교사에 대한 교수 · 연구활동 지도 · 지원하는 업무를 수행하며, 학생을 교육한다’는 항목을 초 · 중등교육법에 개설할 필요가 있다. 수석교사가 교사들에 대한 지도 · 지원하는 권한이 없으면 수석교사 활동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어 그저 관리자 자리만 하나를 더 신설해 놓는 부정적 결과를 가져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석교사의 최소 경력은 20년 이상이 돼야 한다. 수석교사는 관리자와 달리 교육경력으로 쌓인 노하우를 가지고 수업지도 외에도 갈등 조정, 학교 교육활동의 통합적인 지도 · 지원을 하며 교사 간에 존중과 존경을 받는 위치이므로 수석교사협의회와 학계, 정계에서도 20년은 되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수석교사 자격 연수는 수석교사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차차 240시간 내지 340시간으로 늘일 필요가 있으며(교과부 안 180시간) 수업시수는 수석교사들 간에 형평성과 업무 수행도를 고려해 초 · 중등 공히 10시간으로 평균 시간을 정하고 2시간 범위 내에서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석교사 수당은 최고 수준인 40만 원에 맞추어야 수석교사 위상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한꺼번에 너무 많은 숫자를 선발하다 보면 수석교사 자질에 걸맞은 인적자원을 확보하기 어려우므로 연차적으로 500명씩 늘리면서 선발해 수석교사의 질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수석교사를 단위학교에만 배치하기 보다는 시 · 군의 지역 교육청과 시 · 도교육청 또는 국가 단위 기관에도 배치해 수석교사 활동을 통합하고, 가르치고 연구하는 기능을 담당하게 해 국가의 교육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학교가 행복해지려면 교실이 행복해져야 하고, 행복한 교실이란 유능한 교사가 학생들과 소통, 공감하면서 즐거운 학문의 길을 걸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르치는 길이 천직이라 여기고, 교단에서 교사의 생애를 멋지게 마무리할 수 있는 희망의 길목인 수석교사 제도가 속히 법제화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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