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가면 질병에 따라 여러 검사를 받게 된다. 그 중 X-Ray, MRI, CT, 초음파 등 영상의학과와 관련된 검사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일상적인 대화 중에도 자주 거론되곤 한다. 하지만 정작 이러한 검사들이 어떤 원리로 무엇을 검사하는지 아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래서 광고를 봐도 어떤 병원이 좋은지 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고 이런저런 검사를 받으라고 하면 간혹 과잉진료는 아닌지 막연한 의심을 품게 되기도 한다.
자기력을 이용한 MRI MRI(Margnetic Resonance Imaging, 자기공명영상)는 자력에 의해 발생하는 자기장을 이용해 2차원 및 3차원 영상을 구현하는 것으로, 인체의 횡단면과 종단면을 볼 수 있는 장비다. MRI 장비는 자기장을 형성시킬 수 있는 커다란 전자석과 같고, 그 안에 사람이 들어가면 몸 속 수소분자들이 자기장에 반응해 영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종전에는 2차원적인 이미지를 얻는 데 그쳤지만, 기술의 발달로 현재는 2차원뿐만 아니라 3차원의 이미지를 계산, 구현함으로써 좀 더 정확한 진단이 가능해졌다. MRI 검사는 뇌졸중 및 유방암, 간암, 난소암, 자궁경부암 등과 같이 연부조직의 암을 발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근육, 연골, 인대, 혈관 및 신경 등에 대해서도 높은 해상도의 영상을 제공한다. MRI는 자기장을 형성하는 자석의 세기에 따라 얻을 수 있는 영상의 해상도가 달라진다. 이러한 자기장의 세기를 말하는 단위가 바로 테슬라이다. 최신장비일수록 자기장의 세기, 즉 테슬라가 높으며, 이 테슬라가 높을수록 고해상도의 영상을 얻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1.5T와 3.0T MRI가 있는데, 3.0T가 기존 기기보다 높은 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다.
방사선을 이용한 CT CT(Computerized Tomography)는 X-ray를 이용해 짧은 시간에 인체 단면을 촬영할 수 있는 장비로 뼈의 미세골절이나 석회화된 병변 등을 MRI보다 민감하게 찾아낸다는 장점이 있다. 촬영하는 시간이 MRI에 비해 짧고 움직이는 장기의 촬영에도 유리하다. 하지만 촬영할 때 조영제를 투여해야 하므로 약물에 과민성을 갖고 있다면 CT 촬영은 위험할 수 있다. X선을 이용한 컴퓨터 단층촬영으로 실시간 영상을 얻을 수도 있으며, 64채널의 CT는 0.5㎜이하의 두께로 다양한 영상을 찍어 기존에 불가능했던 뇌 관류, 심장혈관, 폐 볼륨 등의 촬영이 가능하다. 또한 3차원 그래픽을 통해 관상동맥의 이상 유무를 살피고 심장혈관을 정밀하게 검사할 뿐만 아니라 심장 근육의 이상 유무도 판별할 수 있는 영상을 제공한다. 또한 대장 내시경이나 기관지 내시경과 같은 영상을 얻을 수도 있다.
암을 찾아내는 PET-CT 현대인들의 가장 큰 적인 암을 가장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장비가 바로 PET-CT다. PET-CT는 양전자단층촬영술, 즉 PET(Positron Emission Tomography)와 앞서 말한 CT를 접목해 만든 진단기기로 CT의 해부학적 영상 위에 병변의 위치를 파악하는 양전자 단층촬영 결과를 더한 자료로 진단하는 의료기기다. 우선 PET 검사는 방사성 의약품을 혈관에 주사한 후 전신에서 방출되는 양전자를 이용, 염증부위나 암세포를 찾아낼 수 있다. 여기에 CT를 통한 전신 스캔 이미지를 합성, 이상이 있는 부위를 정확하게 포착하는 것이 바로 PET-CT의 주된 원리다. PET-CT 검사는 암의 조기발견이 가능하고, 전이 여부나 병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검사로 암뿐만 아니라 간질, 치매 등을 진단할 수 있다. 다른 검사보다 비용이 많이 들지만, 질병의 정확한 진단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단, 당뇨병이 있는 경우 당 조절이 필요하므로 담당 의사와 상의 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검사 전 병력 숨기지 말아야 환자가 어떤 검사를 받는지의 여부는 얼마나 질병을 찾고 진단할 수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또한 영상의학과는 의료기기에 의한 결과를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질병 유무를 판독하게 되는데, 이 역시 전문적이고 경험이 필요하다. 첨단장비와 축적된 노하우가 만나 환자의 질병을 밝혀내는 것이다. 또한 의료기기에 따라 주의해야 할 점이 있으므로 검사 전에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병력을 숨기지 않아야 한다. <도움말 고려대 안산병원 영상의학과 정환훈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