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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생각해보는 한국교육의 방향

‘물음’이 죽으면 호기심이 죽고 호기심이 죽으면 창조적 상상력이 발동되지 않는다. 공부는 물음의 바다에 그물을 던지면서 시작된다. 어른이 될수록 질문이 줄어든다고 한다. 질문보다 지시를 받고 자라면 생각의 감옥에 갇혀서 ‘생각놀이’를 할 수 없는 절름발이 사고를 할 수밖에 없다. 일상에 대한 작은 관심과 천진난만한 물음이 창조적 상상력을 키우는 교육의 시작이다.

2008년의 새 아침은 어김없이 희망에 찬 꿈을 잉태하고 밝아왔다. 세상이 어지럽고 시끄러워도 자연은 자신이 갈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으며, 시간은 엄숙하게 자신의 본분을 다하면서 지나간다. 시간의 흐름과 자연은 하루도 쉬지 않고 자신의 본분을 다하면서 늘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는다. 겨울을 지나 봄이 오고 또 그 봄날은 가지만 봄날이 다시 올 것이라는 희망의 끈이 있기에 힘들고 어려움이 있더라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해 다시 매진할 수 있는 것이다. 새해에는 한국교육에도 부푼 꿈과 희망으로 가득하기를 기대해보면서 평소 생각하는 한국교육에 대한 작은 소망을 몇 가지로 정리해본다.

째, 새해에는 ‘머리’보다 ‘손’을 쓰는 교육에 중점을 두었으면 한다. 물론 머리를 안 쓰고 손만 쓰기는 불가능하다. 체험적 깨달음보다 논리적 이성을 지나치게 강조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역기능에 주목하기 위해서 ‘머리’보다 ‘손’을 강조한 것이다. 아무리 좋은 논리와 사상이라고 할지라도 실천의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관념의 파편으로 머무를 수 있다. 손발이 움직이고 가슴으로 느끼면서 자연스럽게 머리로 정리되는 지식이야말로 그 지식을 창조한 개인은 물론 그 개인이 몸담고 있는 현장을 바꿀 수 있는 살아 숨 쉬는 지식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은 머리 좋은 사람보다 우직한 사람이 바꾸어 나간다고 한다.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사자성어는 어리석은 노인이 산을 움직인다는 말이다. 거창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지도 않으면서 이리저리 머리만 쓰는 사람보다 비록 어리석어 보이지만 작은 실천의 진지한 반복을 통해서 처음에는 불가능했던 일도 묵묵히 변화시키는 사람을 이 시대는 요구하고 있다.

째, ‘직선’의 촉급함에 매몰되는 교육보다 ‘곡선’의 아름다움을 칭송하는 교육을 보다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회변화가 빠르게 이루어지고, 패스트 푸드(Fast Food)가 성행하면서 빠른 것만이 미덕으로 치부되는 세상에서 교육도 빠르게 변화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교육목표가 사전에 결정되고 학습자는 결정된 목표를 향해 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질주하는 방법에 매몰된다면 누구를 위한 속도이며, 그 속도와 효율 속에서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을지를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도로’는 빨리 목적지에 도달하는 결과에 의의를 두고 있지만 ‘길’은 길을 가면서 보고 느끼는 여정을 중시한다. 창조적 상상력은 직선의 촉급함과 효율담론에서 나오지 않고 곡선의 여유로움과 대화 속에서 나온다. 우리 교육은 일 년 내내 동일한 레일을 달리는 기차보다 멋진 바깥 풍광을 감상하면서 자연과의 대화를 하면서 걸어가는 여행의 여유로움에서 희망을 찾을 필요가 있다.

째, ‘마침표(.)’를 강요하기보다는 ‘물음표(?)’를 강조하는 문제제기식 교육에 보다 많은 비중을 둘 필요가 있다. 질문하고 학생들이 대답하기 전에 미리 준비한 정답(正答)을 제시하거나 학생들로 하여금 하나뿐인 답을 찾도록 하는 교육보다 학생들 스스로 질문하는 교육, 작고 보잘 것 없는 일상에도 보다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자신이 직면한 문제 상황을 극복해나가는 현답(賢答) 찾기식 교육에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물음이 죽으면 호기심이 죽고 호기심이 죽으면 창조적 상상력이 발동되지 않는다. 내가 묻지 않으면 평생 동안 남의 물음에 답을 찾는 수동적인 인생을 살 수밖에 없다. 공부는 물음의 바다에 그물을 던지면서 시작된다. 어른이 될수록 질문이 줄어든다고 한다. 질문보다 지시를 받고 자라면 생각의 감옥에 갇혀서 ‘생각놀이’를 할 수 없는 절름발이 사고를 할 수밖에 없다. 일상에 대한 작은 관심과 천진난만한 물음이 창조적 상상력을 키우는 교육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지막으로 ‘나’와 ‘너’를 독립적 개체로 생각하는 이기적인 ‘개인’보다는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 속의 ‘우리’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교육에 보다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너’의 개성이 ‘우리’의 아름다움으로 승화될 수 있는 교육, ‘다름’과 ‘차이’를 ‘틀림’으로 간주하지 않고 오히려 다양성 속에서 시너지와 하모니를 창출할 수 있는 교육에서 한국교육의 미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다양한 개성을 획일화시키는 ‘용광로’보다는 각자의 개성을 존중해주면서도 전체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모자이크’에서 우리 교육의 희망을 찾았으면 한다. 인간(人間)도 사람(人)과 사람 사이(間)를 지칭하며, 인간은 결국 인간관계(人間關係)의 약자라면 모든 것이 다 ‘사이’ 속에 존재하는 ‘관계’ 속에서 피는 꽃이라고 볼 수 있다. 관계의 질이 개선되지 않고 관계 이전의 개체로서의 개인만을 강조할 경우 지나친 경쟁을 유발하게 되며, 그 경쟁은 다시 상생과 공생보다 상쟁을 통해 공멸에 이르는 길로 치달을 수 있음에 경종을 울리는 교육이 되었으면 한다.
모든 문제에 대한 답은 안에 있다고 한다. 안으로 들어가는 문이 좁기 때문에 우선 밖으로 나가보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 교육의 문제와 과제에 대한 열쇠도 선진국의 교육이론과 방법에 있지 않고 우리 교육현실과 현장에서 찾아보는 노력이 중요하다. 우리 교육에 대한 문제의식과 우리 교육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대안도 선진국의 교육이론과 방법,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 하지만 결국 궁극적인 해결의 실마리는 지금 우리가 발을 딛고 서 있는 우리 교육현장에서 찾아보는 데 배전의 노력을 경주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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