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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를 묻는다

정원을 품은 도시 순천은 순천사랑아카데미를 개최하고 있다. 벌써 249회째를 맞이한다. 이번 강좌는 10일 오후 4시부터 연향도서관 콘서트홀 연에서 오마이뉴스 오연호 기자를 강사로 초청,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를 주제로 열었다.

최근 UN이 발표한 세계행복보고서에서 2년 연속 덴마크가 행복지수 1위를, 대한민국은 41위에 머물렀다. 6가지 키워드인 자유, 안정, 평등, 신뢰, 이웃, 환경으로 살펴보는 행복의 비결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를 중심으로 두 나라에는 무슨 차이가 있기에 사람들의 행복 수준이 다른가를 중심으로 풀어나갔다.

강사는 그들이 생각하는 행복한 삶, 행복한 사회의 비결을 묻고자 덴마크 사회를 1년 6개월에 걸쳐 심층 취재한 내용으로 취재를 통해 밝혀낸 비밀을 6개의 키워드로 나열하고 사례와 분석, 시원한 통찰로 설명하였다. 이 여섯 개의 가치는 학교와 일터, 사회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덴마크도 온 국민이 무기력과 절망, 불신에 빠져 있던 시절이 있었다. 1864년 독일에 패해 국토의 3분의 1, 인구의 5분의 2를 잃었을 때 그들도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희망의 씨앗을 뿌렸고 오늘날 그 열매를 누리고 있다. 150년 전 그들의 선조들은 '깨어있는 시민'을 양성해야 한다는 철학을 가졌다. 참교육 인생학교를 만들어 어떤 인생을 살지, 어떤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가를 묻고 해답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개인인 ‘나’의 행복과 함께 ‘우리’의 행복을 가꿔나간 것이다.

대한민국은 ‘잘 살아 보세’를 외치며 경제 대국으로 성장해 당당히 OECD 회원국이 되었다. 지금도 우리는 치열하게 공부하고 쓰러질 때까지 일하며, 더 나은 삶을 향해 달리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이 세 가지 질문에 무엇이라 답할 수 있을까. 늘 행복을 좇지만 행복보다는 더 많은 불행과 마주하며 살고 있는 현실이라는 지적이다. ‘행복한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단번에 대답하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행복사회란 어떤 모습일까. 행복사회는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그런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를 우리가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는 즐거운 학교, 자유로운 일터, 신뢰의 공동체가 숨 쉬는 행복한 사회이다. 행복한 사회의 뿌리는 가정이지만 한없이 가정에 머물 수는 없다. 사회생활을 하기 위하여 행복한 인생의 출발은 학교교육에서부터 시작되고 행복한 학교에서 행복한 인생이 시작된다. 일반 공립학교는 운영방식이 조금씩 다르지만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를 학생 스스로 찾는 방법을 가르치는 곳이다. 그리고 개인의 성적이나 발전보다는 협동을 중시한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와 교장 중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학교운영의 주인이 된다는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9년제인 공립초중학교는 7학년까지 점수를 매기는 시험이 없다. 시험은 8학년 때부터 시작되는데 그것도 등수는 매기지 않는다고 한다. 단지 학생들의 진로를 조언하는데 참고만 한다. 모든 학생들에게 자신감과 안정감을 주어 아침 등굣길 발걸음은 가볍기 마련이다. 학교에 가면 더불어, 함께 즐거움이 있고 자존감이 성장하는 곳이니 학교가는 것이 즐거울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학교의 경우 학교가 자신을 사랑하지도 않은데 하루 종일 붙잡고 있는 현실이다. 그런가 하면 우리 나라 학생 대부분은 자기 자신이 사는 것이 아니라 엄마가 살고 있는 현실이다.

덴마크 교사들은 자기 주도적 학습이 학생뿐 아니라 자신들에게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교사도 여유를 가지고 스스로 계속 배워야 학생들을 즐겁게 잘 가르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행복사회는 거저 얻어지지 않는다. 행복한 학교도 마찬가지다.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복지와 행복의 나라 덴마크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는다. 사회든 개인이든 안정이 되면 안주하기 쉽고 새로운 시도를 게을리할 법도 한데 이 나라는 그렇지 않다. 전통의 가치를 유지하되 끊임없이 혁신을 시도하는 것이다. 예전과 똑같이 하면 진보할 수 없다. 그래서 계속 도전하는 것이다. 교사는 도우미일 뿐 각자의 길은 학생 스스로가 찾아가도록 안내하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다.

덴마크 교육을 들여다 보면서 우리 교육이 무엇이 잘 못되었는가를 찾아야 한다. 덴마크는 우리에게 다른 길이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덴마크가 완벽한 사회는 아니다. 그러나 현재 지구상에서 인간이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행복한 사회중의 하나임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에게도 내일이 온다. 그러나 그 내일은 오늘을 사는 우리가 만들어 간다. 지금 우리사회가 어떤 씨앗을 뿌리느냐에 달려 있다. 그렇다면 어디서부터 시작할 것인가? 출발은 나부터이다. 그리고 우리 가족 안에서 회사에서, 동네와 지역에서 그동안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여야 한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좀 더 행복한 우리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강사 오연호 기자는 전남 곡성 산골에서 1964년 태어났다. 중학교 때 김유정의 농촌소설을 읽고 우리 동네 이야기도 소설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뛰었다. 소설가가 되려고 연세대학교 국문과에 입학했으나 소설보다 더 급한 일이 있음을 깨달았다. 4학년 때 쓴 독재 정권 비판 유인물이 너무 참신해서 중앙 일간지 사회면 머리기사로 보도됐고, 수배자로 쫓기다가 감옥에서 사계절을 보냈다. 그는 월간지 <말>에서 1988년부터 12년을 일했다. 공무원 초봉의 절반도 안되는 박봉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내 가슴이 명령하는 기사를 쓸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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