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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이 선생님, 광복 70년을 맞이하면서 되돌아보는 역사

이 선생님, 선생님은 공대 출신으로 일본에서 국비장학생으로 공부를 하면서 일본인과 만나고 생활하는 가운데 다양한 현실을 경험하였을 것 입니다. 올해 8월은 한국에서는 광복 70년, 일본에는 종전 70년의 달이지요. 두 나라 모두 역사적 의미가 크지만 경제적, 사회적 분위기는 대조적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일본은 과거 고도 성장의 거품 경제가 무너진 1990년대 초반부터 장기 저성장과 디플레이션으로 ‘잃어버린 20년’을 보냈으나 요즈음  일본은 경제 부활 조짐과 함께 활력이 느껴진다고 합니다. 물론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는 예측은 어려운 것이지만요. 

올해 1분기 일본 경제는 전(前)분기 대비 1.0% 성장해 0.8%에 그친 한국을 2년 만에 앞질렀습니다. 엔화 약세와 ‘제조업의 부활’로 기업 실적이 호전되면서 대졸 취업률은 무려 97%에 이르고, 여성 취업은 195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답니다. 아베노믹스로 국가신용등급 하락과 재정 적자 증가 등의 부작용이 생겼고, 앞으로 발표될 일본의 2분기 성장률은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경기 회복의 큰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한국 경제는 활기를 잃으면서 ‘대한민국호’의 앞날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날로 커지고 있네요. 조금은 걱정이 되는군요.

이러한 시점에서 되돌아 봐야 할 역사는 대한제국의 재조명입니다. 지금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테마전시장에 가면, ‘대한제국, 근대국가를 꿈꾸다’ 전시회를 볼 수 있어요. 일부 관람객이 안중근 의사가 순국 직전인 1910년 뤼순감옥에서 쓴 단지(斷指) 유묵(遺墨)을 보면서 "이게 여기 왜…"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 낙관 대신 무명지가 잘린 왼손을 먹물로 찍고 그 위에 쓴 ‘대한국인 안중근’이라는 글씨가 선명합니다.

대한제국과 안중근의 관계로, 이는 얼핏 관련이 없어 보이는 조합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안 의사는 거사 직후 심문에서 “군인이 적장을 죽이는 건 당연하다”며 자신이 ‘대한제국 의군 참모중장’ 신분임을 강조했습니다. 안 의사를 단순한 테러리스트로 규정하려는 일본 측 시도에 대한 정면 대응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올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망국책임론’에 밀려 한동안 폄훼된 대한제국을 재조명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번 전시에서 대한제국의 근대화 시도를 보여 주는 당시 화폐와 서양식 병원인 대한의원 개원 칙서, 궁내부 현판 등 관련 유물 110점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시간이 되시면 보시는 것이 역사 이해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근대화에 대한 고종의 의지를 반영하여 1910년 건립한 덕수궁 석조전은 ‘대한제국 역사관’으로 복원돼 최근 문을 연 서양식 건축입니다. 석조전은 일제강점기 미술관으로 바뀌어 내부가 심하게 훼손됐지만, 설계도와 사진 고증을 거쳐 원형을 되찾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태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임진왜란 당시 의주로 피란을 떠난 선조가 돌아와 덕수궁을 임시 거처로 썼다”며 “고종이 아관파천 직후 경복궁을 버리고 덕수궁으로 환궁한 것은 선조의 고초를 되새기며 항일 의지를 내세운 것”이라고 설명하더군요.

하지만 대한제국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아직도 ‘뜨거운 감자’입니다. 무엇보다 대한제국 위정자들이 망국의 역사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주장이 만만치 않습니다. 한시준 단국대 교수는 “대한제국을 자랑스럽게 여기기보다는 왜 망했는지를 규명하고 반성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역사학계는 ‘내재적 발전론’과 ‘식민지 근대화론’으로 갈려 대한제국에 대해 상반된 시각을 내놓고 있습니다. 조선 후기 사회가 자체적인 근대화 동력을 갖췄다고 보는 내재적 발전론은 고종과 대한제국을 긍정적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2004년 양측이 치열한 지상 논쟁을 벌일 당시 이 명예교수는 “대한제국의 근대화 사업은 일제의 침략으로 미완에 그쳤지만 근대화에 대한 열망을 확인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반면 이영훈 서울대 교수를 비롯한 식민지 근대화론자들은 조선 후기를 소농(小農) 사회로 규정하고, 부농과 빈농의 발생과 같은 근대화 움직임이 전혀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대한제국의 근대화 노력도 처음부터 명확한 한계를 노정하고 있었다는 것이지요.

이 시대 대한제국을 둘러싼 주변 열강들은 한결같이 한반도를 자신들의 손아귀에 넣으려 하였습니다. 그래서 아관파천, 민비시해 등 치욕적인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지금 우리가 처한 주변국과의 경쟁은 총칼로 싸우는 전쟁이 아니요, 경제전쟁이며, 외교전쟁이기도 합니다. 아직도 전쟁이 끝나지 않은 한반도는 국가의 장래를 누가 책임지고 이끌어 갈 것인가를 묻고 있습니다. 중국과 일본의 패권경쟁으로 동북아 정세는 더큰 격랑을 예고하고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글로벌 무대에서는 기업만이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도, 지도자도 경쟁을 하는 엄연한 현실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같은 급박한 국제정세와 안보 환경 속에서 한국에 필요한 것은 냉철한 현실 인식 위에 돌파구를 찾는 적극적 외교정책이 요구됩니다. 이 일을 잘 감당할 정치가들을 기르는 것이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한 중대한 과제입니다. 그리고 극일을 이루려면 경제력은 물론이요, 외교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한데 단지 자신만의 안정이나 안일만을 위하여 공부하는 청년들이 많다는 것에 조금은 염려스럽다는 느낌을 갖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런지요. 선생님께서도 역사의식을 가지고 연구에 몰두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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