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때때로 '돈이 없어도 행복하다' 라는 느낌의 말을 들었을 것이다. 그야말로 얌전한 도덕 선생님이 가르쳐준 교육이다. 과연 그럴까? 사람은 늘 돈이 없어도 걱정이고, 반대로 돈이 너무 많아도 신경쓸 것이 많다. 비록 돈이 행복을 결정지을 수는 없다고 믿지만, 우리에게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말은 조금은 진부하게 들리는 것 같다. 그냥 필요할 때 쓰고, 먹고, 결혼을 할 때면 집도 장만해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런 기본 삶의 질조차 이뤄지지 못한다면, 행복보다도 한숨이 먼저 나올 것이다.
문제는 우리의 학교 시스템이 아이들을 피고용인, 즉 조직의 직원이 되도록 집중하여 교육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교사와 학부모들이 “학교에 다녀야 자신에게 좋은 직업, 고임금 일자리를 잡을 수 있다.”라고 계속해서 말하는 것이다. 혹시 “학교에 가서 좋은 직업,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하는 법을 배우라.”라고 말하는 교사나 학부모를 본 적이 있는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사업가에게 필요한 일련의 기술과 피고용인에게 필요한 기술 사이에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 대부분의 학교는 사업가가 되는 데 필요한 기술을 가르치지 않는다. 이보다 어떻게 좋은 회사에 입사할 것인가에만 관심이 집중돼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과거에는 입시전쟁을 치르고 나면 대학에서 잠시 숨 돌릴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입시 전쟁이 끝나는 순간 취업 준비에 매진해도 취업이 어렵다. 유명대학 졸업해도 백수가 되는 시대이다. 게다가 오늘날 고등 교육을 받은 수많은 학생들이 학자금 융자라는 부채를 떠안은 채 교문을 나선다. 그런데 취업난의 연속이다. 학자금 융자는 모든 부채 가운데 최악의 빚이라 할 수 있다. 결코 탕감이나 면제를 허용치 않는 빚이기 때문이다. 주택 융자금이나 신용카드 부채와 같은 유형의 빚은 채무자가 파산을 신청하면 변제 능력을 넘어서는 부분은 모두 지워진다. 하지만 학자금 융자는 그렇지 않다. 평생을 따라다닌다는 얘기다. 심지어 채무자가 사망해도 부모가 대신 갚아야 한다. 부모의 보증으로 대출이 이뤄진 경우가 많기에 하는 얘기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 가운데 하나는 ‘부자 교육의 밤’을 가족 행사로 정례화하는 일이다.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실제로 발생하는 돈 문제를 놓고 토론하는 시간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각자(혹은 가족)의 문제와 난관에 대해 솔직히 털어놓고 그 원인이 무엇이며 어떤 해결책이 가능할지 서로 의견을 교환하는 게 바람직한 방법이다. 우리의 가정을 돈에 관한 싸움의 장이 아닌 토론의 장으로 만드는 데 시간을 투자하라. 결코 아깝지 않은 투자가 될 것이다. 최근에 서민갑부의 모습을 보면 대안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