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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김영란법, 빈대잡으려다 초가삼간 전소 우려돼

그동안 설왕설래하던 이른바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산통 속에 국회에서 통과됐다. 김영란법은 지난 2012년 8월16일 당시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의 주도로 성안해 국회에 제출된 지 929일 만에 공식적으로 법제화됐다. 동법은 법제처 심의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공포되면 1년6개월 간의 유예 기간을 거쳐 내년 10월부터 시행된다. 우여곡절 속에  통과된 이법은 후폭풍도 거셀 전망이다.  
 
국민들은 공직 사회의 청렴 문화 조성과 조직 문화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김영란법의 제정 취지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하지만 이법의 입법 취지를 벗어난 법의 사각지대가 없는지 냉철한 숙고와 성찰이 필요한 때이다. 물론 부정·부패 척결 취지 이해하나 교육계 부작용과 교원자존감과 사기 저하 우려되는 것이다. 
 
특히 법조인들이 주장하는 학교현장의 부작용과 과잉입법 및 위헌가능성에 대해 치밀한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악법도 법‘이라지만, 혹시 이법이 부분적으로라도 악법이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위헌적 요소가 충분하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법의 제정 취지를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교육자들의 자정(自淨) 능력을 도외시하는 이와 같은 입법된 점에 대해서 자성해야 할 것이다. 자율적 청정이 바람직한데, 타율적 정정으로 강제된 입법 현실에 대해서 깊은 반성과 대오각성이 필요한 것이다. 
 
사실 누가 뭐래도 가장 청정하고 청렴한 직업 집단이 교원들이다. 그러므로 청정하게 참된 교육에만 전념하는 절대다수의 전국의 교육자는 ‘김영란 법’ 제정 여하와 크게 상관이 없다. 그동안 쉼 없이 심진대사적인 자정 능력을 발휘해 온 집단이 교육자와 소속 단체들이다. 
 
하지만, 이법의 제정에 즈음하여 교육자들이 걱정하는 것은 현재 사기가 떨어져 있는 교원, 교육자들이 더욱 더 폄훼되거나 매도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교육자들이 사회적으로 교육계를 부정의 온상으로 인식되는 계기가 되고 가뜩이나 저하된 교원사기가 더 위축될 개연성이 없지 않은 것이다. 특히 교육자들은 오래 전부터또한 각 시도교육청 차원에서 금품, 향응 수수 등의 방지에 관련된 이법과 유사한 내용조례 등을 제정하여 엄격히 시행하고 있는데, 이법이 적용되면 이른바 과잉입법으로 흐를 우려가 있는 것이다.
 
더불어 공적영역인 교육을 담당하고 있지만, 사립학교 교직원을 공직자 개념으로 포함시킴에 따른 위헌 가능성 상존 등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이법이 규정하고 있는 부정청탁 금지 내용을 보면 인․허가, 면허 등 처리 위반, 채용‧승진 등 인사개입, 계약체결 과정 개입, 일감 몰아주기, 과태료 감경‧면제 등 대부분 교육자들이 직‧간접적으로 권한을 행사할 수 없는 주체임에도 불구하고 교육자들을 포함한 것은 헌법상의 과잉금지 원칙에도 위배 가능성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법이 시행되기도 전에 위헌 소지가 있어서 헌법재판소에 가야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현재 교육계와 교육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사기진작과 권한, 자율성은 확대인데, 이법은 취지는 좋지만, 교원에 대한 책임과 처벌만 강화하는 등 방향을 잘못 잡아 반대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따라서 부정과 부패를 척결한다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역기능으로 인해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우를 범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특히 직무관련성 여하와 금품수수 정도 등에 따라 김영란법 적용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법 내용을 잘 몰라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되지 않도록 구체적 사례를 학교 현장과 교원에 제시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공적 영역을 담당한다는 이유로 사립학교 교직원들을 포함하는 등 저인망식 포함이 훗날 재 발목을 잡지 않을까 걱정도 되는 게 사실이다. 이법은 금품을 100만원 넘게 받은 공직자·교원·언론인 처벌 규정으로 '기념비적' 입법이라고 자평하지만, 직무관련성·대가성 무관의 경우, 가족은 배우자만 적용하고 신고 의무 부여, '인정상' 예외규정 막판 포함, 시민단체·전문직 제외 문제"  등도 짚어봐야 할 것이다. 이법이 발효되면 가존 간 송사 등 법의 역기능이 빈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기우가 아닐 개연성이 아주 높다.
 
이른바 김영란법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라는 본래 취지를 잃고 사회적으로 교육계를 부정의 온상으로 인식, 교원사기 위축하지 않기를 기대한다. 교육계 부조리 척결은 교육자들의 자정 기능에 맡겨야 한다. 교육계 스스로의 자정운동이 규제나 처벌보다 효과도 크고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다. 
 
아무쪼록 이법이 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를 방지하고 일소하기 위한 취지를 망각하고 외재적 처벌에만 치중하여 본래 입법 취지가 퇴색되지 않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기왕에 입법이 되었으니, 법 제정의 정신에 걸맞게 우리 사회의 청렴과 청정 문화 조성의 촉매제이자 견인차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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