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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교육에서 평가가 중요한 이유

요즈음 TV에 보도되는 세상의 일들을 보면 참 한심하기 그지 없다. 어떤 현상에 대한 사실(fact)과 진실(truth)의 공방이다. 서로가 자신이 옳다는 것이다. 그래서 갈등이 벌어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그런데 나중에는 누군가가 거짓임이 드러난다. 이같은 배경에는 그만큼 인간은 자기 잘못을 감추려는 본능 때문이라 생각한다.

모든 기자들은 자신의 시각에서 현장의 문제들을 기사화 할 것이다. 또한 이 세상의 발전을 위하여 가려진 진실을 밝히고 싶어할 것이다. 진실을 포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진실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는 소신이 있기 때문에 이 세상은 진보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보도는 보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자면 한 행인이 태양이 뜨겁게 내리쬐는 날 지나가는 길목에 값비싼 외제차가 놓여 있어 궁금증이 났다. 그래서 자동차 안을 들여다 보니 어린 아이가 누워 있는 것이다. 이를 본 순간 차에 탄 아이를 이대로 방치하면 질식사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스친 것이다. 그래서 그냥 지나치려 했지만 그렇수 없어 차량으로 돌아와 유리창문을 부수고 아이를 꺼내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러자 다른 사람이 지나가다 이 현상을 보고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이에 경찰은 바로 도착하여 행인이 외제차를 부순 이유로 경찰서에 연행을 하여 조사를 한 것이다. 이같은 경우 아이를 구하기 위한 행인은 차량 파괴범으로 몰려 고초를 겪게 되었다.

이처럼 세상의 일들은 얽히고 설켜 돌아가고 있다. 이에 대하여 조지프 핼리넌은 '우리가 일상의 사건을 구성하는 과정은 밤하늘의 별을 별자리를 중심으로 구성하는 것과 유사하다'라고 ‘우리는 왜 실수를 하는가’라는 책에서 밝히고 있다. 어린 시절 도시에 살던 사람이 시골에 놀러갔다가 새까만 밤하늘에 깨알같이 박힌 별들을 보고 경외감을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도시 촌놈’이다 보니 그렇게 많은 별을 볼 기회가 없었기에 빨려 들어갈 것 같은 검은 하늘에 박힌 수많은 별들이 쏟아내는 빛은 일종의 두려움을 느끼게 되었다.

별자리를 만들어 낸 사람들도 아마 비슷한 경험을 했을 것이다. 머리 위에 떠 있는 수많은 별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서, 어떻게 보면 두려웠기 때문에 별자리를 만들고 얽힌 이야기도 지어냈을 것이다. 이처럼 인간은 정리되지 않고 통제 불가능한 상황보다는 정리되고 통제된 상황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별을 모양과 이름을 붙인 별자리로 해석하듯 우리는 매일매일 홍수처럼 쏟아지는 정보들을 나름대로의 편집과정을 거쳐 자신이 갖고 있는 가치관에 의하여 받아들인다. 뭔가를 읽거나 들을 때도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정보는 쉽게 버리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정보는 과장되게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한 인간의 머리 속에 편집 과정에서는 생략·과장·축소 등 왜곡 현상이 수없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런 왜곡 과정은 자신도 모르게 일어나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도 사실처럼 전달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왜곡된 내용이 말하는 사람의 기억 속에 한번 자리 잡으면 과장이나 축소됐어도 ‘사실’로 기억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사실이 아닌데 사실이라고 믿을 때가 많다. 이런 현상을 이번 학교 소개를 나가면서 더욱 절감하였다. 사회생활에서 듣게 되는 갖은 ‘헛소문’들이 이런 과정을 거쳐 만들어질 것이다.

우리가 매일 살아가는 현실에서 오늘 하루, 한 주간 내가 전달한 정보 중 과연 몇 퍼센트가 생략·과장·축소되지 않은 ‘사실 그대로’일까. 어디선가 어떤 이들은 나에 대해 얼마나 많은 왜곡된 정보를 주고받고 있을까. 인간에게는 잘 되는 것을 시기하여 만들어낸 정보도 있을 수 있고, 못되는 것을 더욱 나쁘게, 그리고 좋은 것도 그 사람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으면 싸잡아 나쁘게 평가하는 성향이 다분히 존재한다.

교육은 하나의 정보 전달 과정을 밟고 있다. 정보 전달자는 항상 자신이 발신한 내용을 내가 의도한대로 수신자가 어느 정도 받아들이고 있는가 확인이 필요하다. 이 과정이 바로 학교에서 수행되는 수업이다. 아무리 많은 것을 전달하여도 수신자가 그것을 제대로 받지 않으면 유용한 지식이 될 수 없다.

아무리 많이 가르쳐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이는 헛수고에 불과한 것이다. 이처럼 헛수고를 하면서 자신이 가르치는 책임을 다했다고 이야기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정보의 수용자 탓을 하기 전에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어 수용되었는가를 판단하는 것이 평가이다. 그래서 교육과정에서 평가는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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