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현재를 살면서 미래를 그리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오늘이 끝나면 내일은 자연스럽게 다가 온다. 직장에서 오늘 하루 일과를 마치면 무슨 일인가를 머릿속에 그리게 된다.
한 청년 회사원은 오늘 오후 9시 여자 친구를 만나 프러포즈를 할 계획이다. 여자친구는 성질이 불같아서 약속 시간에 1분이라도 늦으면 크게 화를 낼 것이기에 마음이 조급해진다. 그런데 이날 오전 사장님 호출이 떨어졌다. 저녁에 일이 생길 것 같으니 대기하라는 지시였다. 만약 그 일이 벌어진다면 회사에서 8시에야 출발할 수 있다. 일이 생기지 않는다면 7시에 출발할 수 있다. 약속 장소까지 걸리는 시간은 대략 1시간. 길이 잘 뚫린다면 30분 안에 갈 수 있지만 막히면 2시간 넘게 걸릴 수도 있다. 차를 놔두고 갈 수는 없다. 프러포즈 후 여자친구를 태우고 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 회사원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고민이 많다.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당장 1시간 후 벌어질 일도 알 수 없는데 1년 후, 10년 후 일을 어떻게 그려낼 수 있을까. 하지만 기업의 많은 활동은 불확실한 일을 최대한 현실적으로 예측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올해 시장 수요가 어떤 추세를 그리며 움직일지, 소비자 기호는 어떻게 달라질지, 거시경제 변수들은 어떻게 출렁일지를 점치고 그에 맞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불확실성 앞에서 우리는 어떤 미래를 그리고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전략가의 시나리오’의 저자 유정식은 불확실성을 정복할 수도, 무시할 수도, 회피할 수도 없다며 상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하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능성을 시나리오로 만들어 그에 맞게 대응 전략을 짜는 ‘시나리오 플래닝’ 기법을 소개했다. 시나리오 플래닝은 총 여섯 단계다. 먼저 문제를 정의하고 의사결정을 위한 판단 기준을 설정하며 의사결정 요소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을 찾는다. 그 다음은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를 찾고 각각에 적합한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이다. 단계별로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면 수없이 많은 변수들을 정리하며 시나리오를 세워볼 수 있다. 도처에 만연한 불확실성 때문에 전략 수립에 애를 먹고 있다면 참고할 만하다.
우리 학생들도 오늘을 열심히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래를 그리면서 살아갈 계획을 세워보면서 여러 변수를 분석하는 능력을 길러 나간다면 큰 실패는 없을 것이라 믿는다.